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여야 정치권이 변화의 물결에 휩싸였다. 정권탈환을 노리는 제1야당 국민의힘은 정당역사상 초유의 30대 당대표를 뽑아 변화의 새물결을 선도하고 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친문(親文)이 아닌 비문(非文)에 해당하는 송영길 대표를 뽑아 내로남불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고 나섰다.여야 정치권의 변화는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자로 나서서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극복하고, 유능한 개혁과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참패를 언급한 뒤 “집값 상승과 조세부담 증가, 정부와 여당 인사의 부동산 관련 내로남불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지난 5월 2일 전당대회를 통해 변화를 선택했다”면서 “정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 결정적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와 소통의 부족 때문”이라면서 “특정 세력에 주눅 들거나 자기검열에 빠지는 순간, 민주당은 민심과 유리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송 대표는 “내로남불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도부는 가슴 아프지만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 했다”면서 “수사기관의 조사도 없었고 혐의가 있어 기소가 된 것도 아니었으나,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 12명 국회의원의 탈당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당 사상 초유의 결단이요, 부동산 부자가 많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국민권익위 조사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게 만들만한, 결기어린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왔다.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1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혁신의 바람을 몰아, 당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면서 민생과 공정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먼저 30대 젊은 당대표의 탄생과 청년들의 입당신청 쇄도 등 최근 당내 변화를 설명한 뒤 “변화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라는 국민의 당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날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했고, 실력이 모자랐으며, 포용도 부족했다”고 반성과 성찰을 강조한 뒤 “그 바탕 위에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을 확장해 나아가겠다”면서 “자유, 책임, 헌신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되살려 가치를 확장하고, 민생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공존과 공정의 토대 위에 세우고, 산업화를 이룩한 세대, 민주화를 쟁취한 세대, 그리고 미래를 주도할 MZ세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수구·꼴통으로 대변되던 정치권이 바야흐로 변화의 물결속에 몸을 던지는 모양새다. 변화의 Change의 g를 c로 바꾸면 Chance가 된다고 했다.하루하루 변화에 깨어 있으면서 당당히 맞서는 여야 정치권의 변화가 내심 기꺼운 하루다.
202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