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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 부족한 경산시 인사행정

심한식경북부경북 3대 도시로 자리잡은 경산시의 인사행정이 2% 부족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경산시는 지난 27일 인사위원회의 의결과 최영조 시장의 재가를 얻어 4급 승진 5명과 5급 승진 20명 등 승진대상자를 발표했다.인사결정은 전적으로 시장의 고유권한이지만 이번 인사에 대해 나오는 갑론을박을 반박하기에는 경산시의 부족한 면도 없지 않다. 지난 몇 차례의 인사에서 6개월 단명의 4급 승진으로 지역 민심이 들끓자 최 시장은 “앞으로 6개월짜리 국장은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인사에서 2명의 6개월 시한부 국장이 탄생해 최 시장의 말이 무색하다. 승진한 공직자에게는 영광이고 자부심을 주겠지만 행정의 연속성을 고려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감당해야 한다.조직개편도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급의 승진요인을 가져온 기획재정국의 신설도 그렇지만 지역 알림이의 최전선인 홍보담당을 무시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는 틈이 나면 지역을 알리는 기능을 담당하는 홍보의 중요성과 조직 강화를 이야기했으나 이번 조직개편에서 홍보담당을 부시장 직속에서 기획재정국장 아래로 넣어 위상이 한 단계 추락됐다는 지적이다. 홍보담당의 위상을 세워주기보다는 추락시키며 ‘경산시’를 잘 홍보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경산시는 학원도시, 삼성현이 태어난 도시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정작 여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은 경산을 연고로 하거나 필요로 하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포항, 구미, 경주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경주는 시장직속의 공보관을, 포항은 부시장직속의 홍보담당관을, 구미도 홍보업무를 전담하는 홍보담당관을 두고 있다. 그러나 경북 3대 도시라는 경산시는 홍보업무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지자체들은 자신이 가진 강점을 알리고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경산시의 행정 시계는 공직자에게는 실망을, 지역민에게는 의아함을 주며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2019년 경산시의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을 기대하는 것이 헛된 꿈이 아니길 바란다.경산/shs1127@kbmaeil.com

2018-12-30

울릉공항건설 예산 20억 원의 의미

▲ 김두한 기자경북부울릉공항건설 예산 20억 원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울릉도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울릉공항건설 비용이 6천억 원이 넘게 들어가는데 고작 20억원을 편성해 공항을 짓겠다고 하니 울릉군민들이 헷갈리는 것이다.기획재정부가 울릉공항건설 예산을 국회에 단 한푼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국회가 선뜻 20억 원을 반영했다. 무슨 의미일까. 국회가 울릉공항건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고 불쏘시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울릉공항의 건설비가 애초 타당성 용역결과 5천75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울릉공항 기본설계 용역결과 6천300여억 원으로 늘어 기재부가 늘어난 550여억 원에 대해 지난 7월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총 사업비 적정성 재검토를 요청한바 있다.550억 원을 더 들여 울릉공항을 건설해도 애초 목적한 대로 적정한가 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재부가 총 사업비의 적정여부를 검토도 하지 않은 상태인데, 국회가 불쑥 예산을 반영했다고 하니 이상한 것이다.KDI가 적정하다고 기재부에 통보하면 기재부는 총 사업비에 대해 건설교통부와 협의를 진행한 뒤 예산을 편성하는게 순서다.내년 2~3월 협의를 마치고 입찰을 한다 해도 최소 7~8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같은 이유는 울릉공항은 기술제한 입찰이다.따라서 입찰하려는 건설업체가 정부에서 제시한 건설비가 울릉공항건설에 가능한지를 먼저 검토한 뒤 입찰에 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실질적으로 투입될 예산이 없는 것이다.특히 울릉공항 입찰금액은 총액이기 때문에 내년도에 건설회사가 선정된다 해도 당장 건설비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 기간에 순차적으로 지불하게 된다.울릉군민들이 조바심을 갖는 것은 이해하지만 울릉공항의 관건은 예산이 아니라 KDI 총예산 적정성 여부 용역결과다.애초 울릉공항건설 총 예산에 대한 적정성 여부도 KDI가 용역을 맡았다.울릉공항은 바다를 메워 건설하는 만큼 매립석이 건설의 관건인데 애초 울릉도 가두봉을 절개할 경우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하지만 4분의 1수준으로 나머지 4분 3을 육지에서 반입해야 한다.그런데 새로운 기술과 케이슨(시멘트 구조물) 제작으로 추가 경비가 55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나와 총 건설비에 20%가 넘지 않을 전망이다.울릉공항건설은 많은 여야 국회의원도 공감하고 국내 항공활성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또 러시아, 중국, 일본, 북한을 아우르는 안보의 요충지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가 울릉공항건설에 관심을 갖고 있는만큼 울릉도 주민들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kimdh@kbmaeil.com

2018-12-19

최경숙씨 독도 거주 허가해야

▲ 김두한경북부결론부터 말해서 독도 최초 주민인 고 최종덕씨의 딸인 경숙씨의 독도거주 신청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경숙씨는 최초 독도주민으로 독도수호 의지는 물론 독도에 대한 애정과 사랑, 삶에 대한 향수, 독도에서의 탁월한 생활 경험과 능력 등 우리나라에서 독도에 살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 때문이다.독도에 2가구가 살면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라는 실효적 지배를 통한 영토주권수호라는 확실한 근거를 확고하게 마련하게 된다.경북도는 지난 2012년 3월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를 위해 독도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독도 주민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당시 경북도는 현재 독도에 사는 독도리장 김성도·김신열씨 부부 외에 한두 가정의 주민이 더 입주하면, 김씨 부부와 공동어로행위 등 경제활동으로 독도의 실효적 지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경숙씨는 어린 시절과 청년기시절 독도에서 살았고 독도에서 남편을 만나 자녀도 낳았다. 아버지 최종덕씨는 독도에서 고 김성도씨와 해녀 등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도 했다.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 씨는 전복양식기술이 뛰어났다.전복양식과 관련, “한국은 50% 성공, 일본은 80%, 최종덕씨는 100% 성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이처럼 독도생활을 보고 자란 경숙씨가 독도에서 산다면 독도를 좀 더 풍요롭고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도 있다. 경숙씨의 독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진실성이 있어 보인다. 특별한 사심이 없어 보인다는 뜻이다.경숙씨의 아들은 연극배우이고 며느리는 유명 탤런트다. 구태여 독도에서 살지 않아도 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경숙씨는 어린 시절 독도에서 생활하면서 서도와 동도를 수영으로 오가며 독도를 지키는 또래 전경들과 어울렸을 정도로 독도에 대한 추억과 사랑이 깊다.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다. 국가는 국민이 그곳에서 살기를 원하면 협조해줘야 한다.그렇다고 천연기념물보호구역인 독도 거주에 아무에게나 무조건 협조할 수 없다.하지만, 여러 조건을 갖춘 경숙씨만은 반드시 살도록 해야 한다. 경숙씨의 어린 시절 추억, 독도수호, 독도에 살고 싶은 마음에 대해 배려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반드시 경숙씨의 독도 삶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남편도 다수 기계를 다루고, 바다에서 생활할 수 있는 잠수경력(25년), 자격증과 중장비 비롯해 보트운전경력 및 바다 생활에 필요한 자격들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금상첨화다.정부는 경숙씨가 살 수 있는 삶의 공간을 마련, 말로만 부르짖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바란다. 현재 살고 있는 독도주민인 김신열씨 삶에 불편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라는 조건을 맞추는 것이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울릉/kimdh@kbmaeil.com

2018-11-29

칠곡군 공무원의 ‘입방정’

▲ 김재욱 경북부칠곡군이 최근 입법예고한 ‘행정기구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돌연 철회했다.지난달 30일 조직개편을 통해 행정 효율성·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며 ‘정원·행정기구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한 칠곡군이 갑자기 이를 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겉으로는 ‘행정기구 개편 계획 추가 검토’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칠곡군의회의 ‘보이콧’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보다 더 깊은 속사정은 따로 있다. 내부적으로 조용히 진행되고 있던 조직개편안이 일부 군청 직원의 입방정(?)으로 인해 외부에 먼저 알려졌기 때문이다. 확정되지도 않은 사항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소문이 소문을 낳기 시작했고 조직개편안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듣지 못하던 군의회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결국 칠곡군은 행정기구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철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7일 홈페이지에 게시된 개정 조례안 가운데 ‘정원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만 그대로 둔 채 행정기구 개편에 따른 항목을 통째로 삭제한 칠곡군은 내년 상반기쯤 수정 보완된 조례안을 군의회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군의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정조례안을 밀어붙일 경우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행정조직 개편은 조직의 수장이 가지고 있는 행정철학을 반영해 원활한 업무추진을 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인데 칠곡군의 이번 사태로 백선기 군수는 업무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칠곡군민들의 피해로 돌아올 수도 있다.‘입이 방정이다’라는 말이 이번 사태를 불러오게 한 결정적 요인으로 생각된다. 군정을 추진함에 있어 ‘소통’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정해지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의 ‘입방정’은 일을 오히려 그르칠 수 있다.‘소통’과 ‘입방정’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조언하고 싶다.칠곡/kimjw@kbmaeil.com

2018-11-26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구미시

▲ 김락현 경북부구미시가 말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눈 가리고 아웅’이란 말은 얕은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뜻의 속담이다.구미시는 지난 22일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된 구미시 공무원노조 간부 A씨와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내부망 기사 스크랩에서 모두 삭제했다.구미시는 과연 내부망 스크랩에서만 관련 기사를 삭제하면 직원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믿는 걸까. 아니면 음주운전을 한 직원이 노조 간부라서 삭제한 것일까. 이유야 어찌됐든, 구미시의 이러한 행태로는 공직기강이 절대 바로 설 수 없다.더 큰 문제는 구미시의 이런 행태가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구미시는 지난 2017년 11월 7일자 ‘근무시간에 노래 배우러 간 간 큰 공무원’이란 제목의 기사가 지역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에도 해당 공무원에 대해 ‘강력한(?) 구두경고’만 하고 일을 덮었다. 그러자 ‘직무태만 직원에 구두경고만… 철밥통 구미시’란 제목의 후속기사가 이어졌다. 이 당시의 구미시의 대처 방법 역시 내부망 기사 스크랩에서 빼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렇듯 구미시는 직원들의 근무태만, 음주운전, 비리·비위 사실을 세상은 다 알아도 내부에서만 모르면 된다는 식이다.구미시의 ‘눈 가리고 아웅’식의 제식구 감사기 대처로 일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진정 내부직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걸까. 직원 대다수는 사적인 자리에서 “구미시가 ‘눈 가리고 아웅’꼴이 부끄럽다”고 실토한다.한 직원은 “요즘같은 스마트한 세상에 내부망의 기사 스크랩에서 기사를 뺀다고 직원들이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그런 얕은 수를 쓰는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또 다른 직원은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거나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면 직원들이 공유하도록 해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첨령도 꼴찌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직원들의 말대로 구미시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청렴도 꼴찌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구미/kimrh@kbmaeil.com

2018-11-26

경산시의회의 또 다른 갑질

▲ 심한식 경북부‘시민을 위한 의회’를 기치로 내건 경산시의회가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어 안타깝다.경산시의회는 지난 15일부터 제205회 임시회를 개회해 여러 의안을 다루고 있다.그 중에 하나가 2019년도 주요업무 보고 청취의 건이다.주요업무 보고는 2019년에 시행할 사업을 먼저 의원들에게 알려주고 궁금한 사항은 사업의 예산을 심의할 경산시의회 제206회 정례회에서 심의해 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산시의회의 주요업무 보고 자리는 의원들의 갑질 장소로 변했다. 예산심의가 아님에도 예산에 대한 질문과 사족에 가까운 질문들이 쏟아져 보고회 장소에 나온 공직자들을 당혹케 했다.1분이면 끝날 보고내용에 수십분을 허비하는 가 하면 중복된 질문으로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부담감 없는 보고를 위해 의회에 출석했던 공직자들은 마치 죄인이 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필요없이 대기를 하거나 사무실과 의회를 오가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그렇다고 불평과 불만을 표시할 수도 없다. 정확하게 갑과 을의 관계가 환하게 들어나는 곳이 현재 경산시의회다.혹여 반발이라도 하면 불이익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예산심의를 무기로 가진 시의원들이 2019년도 예산심사에서 불이익을 줄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예산에 불이익을 주고 “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느냐“는 추궁도 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설움이나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는 경산시 공무원의 심정이 뭐가 다를까?경산시의회는 제8대 의회를 개원하며 ‘낮아진 문턱, 시민을 위한 의회’를 약속했다. 시민을 위한 의회라는 약속이 진정성이 있다면 잘못된 관행을 수정하고 지적된 사항이라도 수긍할 줄도 알아야 한다.언제까지 고압적인 자세에서 공무원에게 갑질을 할 것인가? 공무원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이전에 진정으로 변화하는 경산시의회를 기대해 본다.경산/shs1127@kbmaeil.com

2018-11-22

경산공설시장 주인은 누군가

▲ 심한식 대구경북부대형마트의 편리성과 효율성, 서비스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공설시장의 현대화에 따른 문제점이 지방의회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과연 ‘경산공설시장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엄정애(정의당) 경산시의원은 지난 15일 경산시의회 제205회 임시회에서 경산공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대해 시정질문을 했다. 주요 내용은 경산공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2017년 국비 예산의 집행 저조로 인해 올해와 내년 국비 예산을 지원받지 못해 전액 시비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또 이러한 문제는 시와 상인회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라며 집행부를 질타했다. 그러나 국비 집행의 저조 이면에는 80% 이상 찬성으로 추진되던 마트형 현대화를 상인회가 반대하며 지구개발로 변경된 이유가 주를 이룬다.시장 아케이드 공사도 애초 30억원 규모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경산공설시장 내 도로와 A지구 전체 아케이드를 12m 높이에 설치하는 것으로 바뀌며 사업금액이 76억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아케이드의 재질문제로 상인회와 경산시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발생했다.과정에 대해 서로 할 말이 많겠지만 경산공설시장이 과연 누구의 소유며 관리를 받고 있는지부터 먼저 생각해야 한다.임차인이 상가 건물에 임대로 들어가면 건물주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자신의 힘으로 상가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보편적 관례다. 하지만 이 관례에서 벗어나 상인이 주인 행세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현재 경산공설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경산공설시장은 오랜 시간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담당했고 호경기 때에는 권리금만 수천에서 억원을 웃돌았다.경산공설시장 현대화에도 국비 76억원과 시비 179억원 등이 투입됐지만 그동안 상인들이 부담한 비용은 없다. 수많은 혜택을 보면서 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일반상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경산공설시장 상인들이 부진한 내수경기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도 다 안다. 결국 경산시가 경산공설시장에 대한 현대화사업을 포기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경산시가 주인의식을 갖고 공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경산/ shs1127@kbmaeil.com

2018-11-19

수험생 울리는 가짜 정보

▲ 이바름 기획취재부전국민적인 관심사였던 수능시험이 치러진 다음날 지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대구의 한 학원이 공개한 배치표를 거론하면서 자기 자녀가 가채점 점수로는 원하는 대학에 가기 어렵게 됐다는 하소연이다. 아직 믿을 수 있는 배치표가 아니라고 답은 했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계속 학부모와 학생은 어떤 심정일까 하는 생각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수많은 대학의 학과별 입학 기준표를 입시생과 학부모에게 한시라도 빨리 제공하려는 성의는 고맙겠지만,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는 점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세 드러난다. 특히 올해는 국어와 영어의 난도가 높아 학원이 짐작했던 점수와는 턱없이 낮은 점수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국어영역의 경우 1등급 컷이 낮게 잡아야 원점수 85점 이상이다. 매해 수능에서 국어영역 90점 이상을 맞은 2등급 수험생들이 수두룩했던 과거의 실례와 비추어봤을 때, 올해 대입은 어느 교사의 말처럼 “최고로 혼란스럽다”는 말이 와닿는다.게다가 정시의 경우 학교마다 영역별 성적반영 비율이 제각각이다. 내신성적도 감안해야 한다. 사슴가죽에 새겨진 가로왈(曰)자처럼 이런 저런 요소에 따라 수많은 변화가 오른 제도인게 입시현실이다. 막상 입학원서를 낼 때가 되면 전문가들이나 학교 진학지도 교사들마저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게 그간의 복잡한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입시사이트에서는 가지원 제도를 이용해 심약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줄이려는 사기성 높은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수많은 학교의 학과를 성적순에 따라 미리 정한 뒤 이를 다음 날 발행할 신문에 제공했다는 것은 누가봐도 엉터리 정보라는게 뻔하다. 그런데도 왜 버젓이 신문에 표가 실리는 것일까? 학원의 이름을 알려 재수생을 확보하려는 장삿속과 무언가 정보를 제공하는척 하는 언론의 위선이 손을 맞잡은 합작품이란게 기자의 생각이다. 기자는 최근에 교육분야를 맡아 시험이 끝나고 많은 수험지도 교사들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여러 차례 하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저런 정보를 제공하는 학원의 역량을 보고는 자신이 초라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그래서 취재원인 진학지도 선생님들에게 이뤄지지도 않은 가채점 결과를 채근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학원의 장삿속을 이해는 하지만 대학입학에 목마를 수험생들에게 아무런 근거도 없는 자료로 전국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행태는 비판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기를 치려면 좀 그럴듯하게라도 하라”고 혼잣말로 되뇌었지만./bareum90@kbmaeil.com

2018-11-19

경주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 황성호 경북부“경주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사람이 바뀌면 경주가 바뀐다는 슬로건으로 당선 됐지만 정작 경주시 공무원들은 시장의 정책에 공감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주 시장은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면서 지난달 18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미래발전자문위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7기 공약사업 실천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주 시장은 확정된 핵심공약사항에 대해 30만 경제문화도시건설, 좋은 일자리 1만개 창출,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 명품교육, 행복하고 안락한 삶,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농어촌, 소통, 공감, 화합의 열린시정 등 6개 분야를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했고 신설 되는 부서에 대한 관련 공무원의 인사발령까지 마쳤다. 하지만 인사발령이 이뤄지고 사무실의 배치가 완료된지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민소통협력관실, 투자유치과, 농림축산해양국장실, 농업유통과, 왕경조성과 등 핵심부서 사무실이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 시홈페이지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홈페이지에는 ‘경주시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 정보를 반영 중이라 제공정보가 다를 수 있다’는 안내 문구만 보일뿐이다. 이러다보니 시청을 찾는 민원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주 시장은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고 30만 경제문화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사랑방 좌담회를 개최하고 아태지역 총회와 동아시아 지방정부회합에도 참가하고 도심재생사업의 선정과 생활SOC사업추진을 위해 국비를 확보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공무원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주 시장은 후보시절 선거 슬로건은 ‘사람이 바뀌면 경주가 바뀐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직제를 개편하고 조례를 개정하거나 제정하는 등 나름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조직의 수장이 바뀐지 벌써 4개월이 지났으나 그동안 경주시 공무원의 조직문화가 바뀌였는지, 아니면 바뀌어 가는 과정에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인사발령이 나고 조직이 변경됐다면 경주시민과 경주시에 투자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즉시 개편사실을 알려야 하는게 공직자의 자세가 아닌가. 조직이 개편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어찌된 영문인지 아직 옛 모습 그대로다.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지 않았는가. 경주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요지경이다. 경주/ hsh@kbmaeil.com

2018-11-08

경찰의 날 주인공은 누구인가

▲ 이바름 기획취재부매년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이다. 건국·구국·호국 경찰로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경찰사를 되새기고, 선진조국 창조의 역군으로서 새로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소개된다. 1948년 처음으로 기념행사를 가진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날이면 일선 경찰서에서는 주로 부서별 등산이나 회식 등 한 해 동안 수고한 경찰관들을 위로하거나 다독이는 단합의 자리가 마련된다. 지방청부터는 말 그대로 ‘행사’ 단위로 규모가 커진다. 외부인사들을 두루 초청하는 기념행사를 갖기도 한다.그런데 올해 경찰의 날 행사는 21일이 아닌 25일에 열린다. 무려 4일이나 미뤄졌다. 그마저도 경북지방경찰청은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무슨 사연이 있을까.경찰 내부망에서는 행사가 연기된 이유를 두고 구성원 간에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본 기념일인 21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행사에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꼽혔다. 한 일선 경찰관은 이를 두고 민갑룡 경찰청장이 친정부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바라기성향이라는 비아냥이다. 경찰의 날 주인공이 돼야 할 경찰이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아쉬움이 표현된 셈이다.경북지방경찰청은 25일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있다. 사전에 일정을 조율했다면 충분히 경찰의 날 행사 개최가 가능했을텐데라는 쑥덕공론이 그치지 않는다.매년 11월 9일 전국 소방서에서 기념식이 열리는 소방의 날이 있다. 이날은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이 한 데 모여 서로 축하하고 격려한다.소방관이 1년에 단 하루 만이라도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올해 경찰의 날과 대비되는 대목이다.경찰은 일본강점기의 순사, 미군정청의 경무부 시절, 이승만 정부 등을 겪으면서 과거 정권과 밀착해 ‘권력의 주구’라는 비판을 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일찌기 없었던 이번 경찰의 날 ‘증발’ 사례를 보고 그 당시를 떠올리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경찰이 지켜야 할 대상은 국가가 아닌 국민인데,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민중의 지팡이가 진정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bareum90@kbmaeil.com

2018-10-25

김정호 의원의 울릉공항 뒷북 국감

▲ 김두한지방부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이 경북도 국정감사에서 울릉공항 공사의 안정성을 문제삼았다.김 의원은 “부산지방항공청의 울릉도 토사 분석 자료를 검토한 결과 기존 계획한 가두봉 절취량의 77%가 사용 부적합으로 나왔다”며 “이로 인해 애초 울릉도에서 확보 가능할 것으로 본 사석 양이 352만㎥에서 80만㎥로 줄었고 필요한 부족분 167만㎥는 육지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김 의원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며 지금에 와서 이 같은 것을 지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울릉공항은 김 의원이 지적한 사석 문제로 건설이 늦어지고 있고 100억 원 가까운 정부예산을 투입해 문제점을 해결, 이제 막바지에 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석 부족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할 시기가 지났다는 점이다. 사석이 부족하지 않았다면 입찰을 마무리하고 이미 공사는 시작됐을 시점이다.울릉공항은 애초 총 사업비가 4천93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턴키방식 입찰을 위해 지난 2014년 4월 9일~2015년 6월 30일까지 울릉공항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 5천755억 원으로 사업비가 증액됐고 곧 바로 입찰에 들어갔다. 당시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실시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용역보고서에는 가두봉 절취 사석량이 총 367만㎥ 규모였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조사에서 가두봉 사석량이 83만㎥로 나와 입찰을 포기했다. 입찰이 유찰되자 정부는 새로운 방식의 입찰을 위해 사업비 69억원(부가세 포함)을 들여 울릉공항 기본설계에 들어가 울릉도에서 석산 개발하는 것보다 육지 반입이 오히려 경비가 적게 들어 반입을 전제로 설계했다. 이번 기본설계 용역결과 애초 5천755억 원보다 약 600억 원이 증액되자 이 사업비의 타당성을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김 의원이 지적한 사석 부족분에 대해 이미 검토가 끝났고 예산을 투입해 다음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 같은 지적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울릉공항은 1만 울릉 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비행기 취항과 동시에 연간 100만 명(왕복 기준)이 넘는 관광객 수용과 러시아, 중국, 일본, 북한을 아우르는 동해안의 안보 요충지로 동해 한가운데에 항공모함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KTX 취항 등으로 위기에 처한 포항, 대구, 무안, 양양, 광주 등 국내 공항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이에 따른 엄청난 고용창출은 물론 국내 항공업계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울릉공항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이미 검토가 끝나고 예산의 효율성 문제를 따지는 시점에서 사석 부적합 및 안정성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뒷북도 그런 뒷북이 없다. 울릉공항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른 시간 내 건설돼야 한다.울릉/kimdh@kbmaeil.com

2018-10-19

기상예보 방송엔 울릉도가 안보이나

▲ 김두한경북부기상예보가 중요한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안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기상예보에 가장 관심이 많고 민감한 곳이 울릉도다. 이번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지난 6일 오전 9시 제주도에 접근해 북동진하면서 울릉도·독도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7일에는 정통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통과할 것으로 예보됐었다.그런데 국영방송인 KBS는 물론 다른 방송사들도 기상예보에 소홀히 했다. 태풍의 진로가 남해에 진입했다가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아예 언급조차 없었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로 접근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제19호 태풍 솔릭이 우리나라에 접근할 당시 중심기압이 980hPa이었고 이번 콩레이도 중심기압이 965hPa로 솔릭과 비슷했다. 솔릭이 접근할 때는 3일 전부터 전 방송들이 태풍진로를 과잉(?)예보하는 등 난리를 쳤지만 이번 콩레이는 제주도에서 북동진하면서 남해 일부와 부산, 울산, 포항, 영덕 등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됐는데도 하루 전까지 기상예보는 그리 심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당시 예보대로라면 울릉도와 독도는 태풍이 통과할 때의 중심기압이 975hPa로 태풍 솔릭과 맞먹는 수준이다.그런데도 기상예보 방송은 솔릭때와 비교하면 너무나 조용했다. 이런 안일한 기상예보 방송 때문에 울릉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번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영덕주민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기상예보에 좀더 신중을 기해 줬으면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을텐데 부정확하고 느슨한 기상예보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진 것이다.이번 뿐만 아니다. 태풍이 한반도를 통과해 울릉도로 북동진할 경우 기상예보는 우리나라를 통과 동해로 빠져 나갔다고 방송한다.하지만 이때 울릉도는 태풍의 중심 영향권에 있다. 육지에서는 한시름 놓고 있을 때 울릉도 군민들은 태풍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다.이번에도 콩레이가 북동진하면서 울릉도·독도를 향해 접근하고 있을 때 기상예보는 태풍이 부산을 지나 우리나라를 벗어났다고 방송했다.지난 6일 오전 각 방송국 기상예보는 태풍이 경남 통영에 상륙해 부산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갔다고 방송했다. 하지만 올릉도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영향권에 들었다.부산을 끝으로 우리나라는 태풍영향권에 벗어났다고 방송했으나 정작 울릉도 주민들은 태풍과 시름할 때다.기상예보 방송을 보면 울릉도는 우리나라가 아니란 느낌이 든다. 오키나와를 통과한 태풍이 서해로 진출할 경우 대부분이 한반도 중간을 통과해 울릉도로 빠져나와 북동진한다. 그러나 기상예보 방송은 육지만 벗어나면 우리나라를 빠져나갔다고들 방송한다. 그래서 울릉도 주민들이 서러운 것이다.국영방송을 비롯 방송 매체들은 기상예보 방송을 하면서 울릉도를 다시한번 생각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울릉/kimdh@kbmaeil.com

2018-10-10

너도밤나무 벌목 이유 뭔가

▲ 김두한경북부산림청이 울릉도 너도밤나무를 벌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울릉도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울릉도에서만 유일하게 자생하는 희귀종 울릉도 너도밤나무는 울릉도 주민들도 매우 아끼는 귀한 나무다. 이번에 산림청이 벌목한 이유를 들어보면 황당하다. 산림청은 남북한 산림협력 사업으로 울릉도 너도밤나무 씨앗을 채취해 북한에 보내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단순히 씨앗을 채취하기 위한 것이라면 굳이 나무까지 벌목할 이유가 있었나 싶다.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너도밤나무가 서식지가 다른 북한에서 자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산림전문가들은 너도밤나무는 울릉도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서식환경이 달라 자생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과거 포항지역 화석에 너도밤나무 잎이 발견되기는 했으나 지금은 찾을 수 없다고 한다.이번에 산림청의 행위를 보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산림청은 우리나라 최고의 산림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다. 그런데 너도밤나무 씨앗을 채취하기 위해 벌목을 했다는 것이다. 너도밤나무는 가을이 되면 밤송이를 닮은 작은 열매가 열리고 익으면 껍질이 네 갈래로 갈라지며 잣처럼 생긴 씨를 드러낸다. 씨앗을 채취하려면 나무를 흔들거나, 가만히 두면 자연적으로 떨어지는데 왜 벌목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시기에 맞춰 씨를 빨리 확보해 북한에 보내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야 멀쩡한 나무를 마구 베내지는 않았을 것이다.울릉도에서는 너도밤나무를 벌목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섬지방인 울릉도에 물을 공급하고 산사태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산림전문가들은 “너도밤나무는 참나무과로 물을 많이 흡수하고 있고 잎이 떨어지면 토양속에 물을 저장하고 뿌리 쪽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했다.일본에도 울릉도 너도밤나무와 비슷한 너도밤나무가 있다. 일본 이즈(伊豆)시 관광정보에는 ‘보수력이 있는 너도밤나무’로 소개되고 있다. 일본에서 너도밤나무의 숲은 ‘초록의 댐’이라 표현될 만큼 보수력이 좋아 수령 100년의 너도밤나무 1개가 함유하고 있는 물의 양이 대략 8t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너도밤나무의 숲은 낙엽이 긴 세월 동안 부엽토가 돼 스펀지처럼 빗물을 천천히 지면으로 스며들게 해 폭우에도 산사태나 토사 붕괴 등을 막아 준다는 것이다. 또 천천히 스며든 물은 풍부한 지하수가 된다고 기록돼 있다. 울릉도에 물이 풍부한 것도 너도밤나무 등의 작용 때문이라는 게 산림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처럼 울릉도주민들이 아끼는 너도밤나무를 산림청이 무분별하게 벌목한 이유가 뭔가. 산림청은 울릉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련자를 산림법대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울릉/kimdh@kbmaeil.com

2018-09-27

갈등 그리고 해결

▲ 황영우기획취재부우리 사회는 다양한 계층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사회는 이러한 이해집단간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는 소통의 장이다.최근 관리비 갈등으로 문제가 커져 일시적인 폐쇄까지 이르렀다 극적으로 영업을 재개한 ‘밸류플러스’가 입점 업체간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이 복합쇼핑상가에는 A, B, C라는 나름 규모가 큰 업체가 자리잡고 그 외엔 영세상인들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규모가 큰 3개 업체가 관리비 납부 방식을 놓고 갈등이 시작됐고 갈등의 골이 점점 커지면서 임금체불과 수도·전기요금 미납 등으로 인한 영업장 임시폐쇄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갈등이 깊어질 경우 복합상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세 입점업체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관리법인의 경영 불투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상인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리더스개발은 밸류플러스의 관리법인으로 관리비 납부 등 제반 운영을 맡고 있다. 이 리더스개발을 두고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관리비를 중간에서 가로챘다든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위 작업(?)을 하고 있다는 등 소문이 나돌고 있다.최근 영업장 일시 폐쇄와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이같은 의구심은 커졌다.리더스개발의 기존 사무실이 최근 각종 논란이 제기된 뒤 갑작스레 철수돼 6층의 한 의류 점포 안에 임시로 자리해 있다.외견으로 봐서는 이곳이 관리법인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이뿐만 아니라 리더스개발은 대표이사가 누구인지 공개도 하지 않았고 외부에 할 얘기가 없다는 말로 모든 정보를 차단했다.들리는 의혹들의 색깔이 짙어지는 모양새다.의혹들이 기정사실화가 된다면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무당국의 철저한 회계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세상인들은 자신들이 납부한 관리비 현황에 대해서 대다수 몰랐다고 했다.답답한 나머지 자신들이 뭉쳐 살길을 찾기 위해 독자적인 관리법인 설립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세무조사가 이뤄져 관리비의 접수 현황, 집행 현황, 자금 규모 등이 명명백백히 공개돼야 ‘불안한 약자’인 영세상인들은 삶의 일터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복합상가들의 관리비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영세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힘있는 자(?)들의 갑질 횡포에 저항할 힘이 없다.사회적 약자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정부 기관의 역할이다./hyw@kbmaeil.com

2018-09-05

경북도의 반쪽짜리 출산대책

▲ 손병현 경북도청본사“공무원만 애 낳고 키우나요?”‘아이 키우기 위한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경북도의 공무원 재택근무제 도입 기사가 나간 날 아침 기사에 대해 대뜸 걸려온 전화의 서두다.경북도는 29일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경북형 재택근무제’를 다음 달부터 시범 운용한다고 밝혔다.경북형 재택근무제는 출산예정 및 출산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5일 근무 기간에 최대 4일을 자택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하루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유연근무제도다.재택근무자는 가정에서 정부 원격근무서비스(GVPN)를 활용해 전자결재 등을 하고 대면보고 등이 필요한 경우 주 1회 사무실에 나와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앞으로는 경북도청 공무원이 자녀를 낳으면 3개월간 출산 휴가뿐 아니라 9개월간 재택근무로 최대 1년간을 마음 놓고 육아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또 본인 선택에 따라 육아휴직을 하면 최장 4년간 아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월급을 받으면서 말이다.대범한 발상이자 나름 참신한 내용이다. 하지만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의 느낌은 사뭇 다른듯했다. 전화를 걸어온 이도 그런 감정이었던 듯하다.그는 “공무원이야 어떻게든 월급이 착착 나오니까 가능하지만 우리같은 회사원이 그러면 당장 눈치가 보이는 것은 물론 잘리고 말텐 데 이런 정책이 과연 민간에 확산될 수 있겠습니까”고 따지듯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공무원)에게만 해당하는 정책으로 일반 시민들은 ‘그림의 떡’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일선 지역의 공무원도 “정부중앙부처와 같은 대민사업을 담당하지 않는 공무원이면 몰라도 시민을 직접 상대하는 우리같은 일선 공무원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며 “누구는 사무실에서 누구는 집에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경북도 공무원은 총 2천432명 중 여성은 675명, 이 가운데 50세 미만 가임기 여성은 593명이다. 현재 기준으로 재택근무제를 신청이 가능한 생후 12개월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은 총 74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3명이 재택근무제를 신청했고, 연말까지 추가로 1명을 더 선정해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아마 산하기관이나 공기업으로도 확산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인들 못하랴는 비상국면이기도 하다.도의 정책이 일부집단인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행하지만 민간으로 확산되고 분위기를 선도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제 등 일반 시민의 눈높이로 볼 때 ‘도청 공무원 참 좋다’라는 원망섞인 느낌만 주는 정책은 반쪽짜리 정책임을 알아야 한다. “공무원만 애 낳고 키우냐”에 대한 질문에 경북도가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로 답할 차례다./why@kbmaeil.com

2018-08-31

단체장, 명분보다 실리 챙겨야

▲ 정안진 경북부민선 7기 출범 3개월째를 맞으며 예천군도 정책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단체장이 새로 바뀌면서 전임 단체장이 추진하던 역점사업들이 재검토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역을 중심으로 예천곤충엑스포, 세계 활 축제, 농산물 축제, 새 청사 신축 이전으로 각종 지역 관변단체 사무실 이용 등 지역의 현안들이 재검토 대상에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업의 재검토 이유도 재정과 타당성 부족, 지역 정서 등 다양하게 나온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도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면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리한 치적 쌓기용 사업 역시 재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 단지 단체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멀쩡하게 운영되던 사업이 축소되고 중단된다면 이는 문제다. 자칫 지역사회에 논란과 갈등을 불러오고 혼란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전임 단체장의 정책에 대한 성과와 효율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승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전시행정은 아닌지, 낭비성은 없는지 등 구체적 결과물을 보고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면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경제성과 주민 편익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정책에는 일관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주민 생활과 밀접하거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사업은 더욱 그렇다.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모든 걸 뒤엎는 급격한 변화는 이제 지양돼야 한다. 자칫 예산 낭비와 혼란, 행정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사업의 시행착오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모두 군민 부담이다. 허투루 새고 있는 예산을 줄이고, 군민 모두에게 유익한 일을 하겠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사업 재검토나 변경 할 때에는 번거롭더라도 다시 한 번 주민의 의견수렴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명분에 매달리다 실리를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도 합당한 일이다. 좋은 것은 수용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단체장의 결단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예천/ajjung@kbmaeil.com

2018-08-27

기상예보와 울릉도 관광

▲ 김두한경북부태풍 예보가 이어지면서 울릉도를 비롯, 동해안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재난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태풍예보는 사전에 충분한 정보가 전달돼야 한다.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태풍예보가 정확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재난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기상당국의 예보는 당연하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예보가 빗나가는데다 지역 구분없이 내보내는 예보방송 과잉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지난 19일부터 기상예보에 들어간 제19호 솔릭(SOULIK)의 예상 진로는 오는 23~24일께 우리나라 남해 및 서해에 영양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기상청도 대한해협을 거쳐 울릉도 남동쪽 30km 부근 해상으로 통과할 것으로 한때 예보했다.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같은 날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를 통해 북진할 것으로 상당히 다른 경로를 제시했다. 공중파 방송을 비롯 종편 등도 6년만에 태풍이 우리나라를 정면으로 관통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최종 경로를 봐야 하겠지만 태풍예보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섬 지역인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주말인 18일 1천306명, 19일엔 1천794명에 그치는 등 지역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육지와 울릉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하루 이동 최대 인원은 4천294명, 여름철 성수기에 여객선이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울릉도는 지금이 관광 최성수기다. 이 같은 방송이 한 번 나가면 관광객이 뚝 끊어져 버린다.제19호 태풍 솔릭이 동해안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도 태풍예보가 관광객과 피서객들의 발걸음을 미리 막아버린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지난 10일 제14호 야기 (YAGI) 발생사실이 방송되기 시작할 때 이같은 조짐이 엿보였다. 15일엔 제15호 리피 (LEEPI) 발생도 방송됐다.야기가 발생한 10일부터 지금까지 여객선 운항은 17일 단 한차례 중단됐다. 태풍 예보방송이 10일부터 계속됐지만 13~14일이 지난 23~24일께 그것도 울릉도 및 동해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서남해도 일부만 영향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K씨(65·울릉읍)는 “태풍예보 방송이 계속되면 동해지방 특히 울릉도 관광객이 뚝 끊어진다는 것을 방송국측이 모를리 없다”며 “최소한 우리나라 서해는 영향권에 들어도 동해와 울릉도는 영향권에 들지 않는다고 정확하게 방송해야 한다”고 말했다.태풍 야기처럼 서해를 통과하는 태풍은 동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기상방송은 구분하지 않고 우리나라 전역을 통틀어 방송해버린다는 점이 울릉주민들의 불만이다.태풍이 동해를 통과할 때도 마찬가지다. 서해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이를 방송해줘야 한다. 태풍예보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이번처럼 관광성수기에 한반도를 뭉뚱그려 예보방송을 해버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간다. 기상예보는 물론 기상방송도 좀 더 세분화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울릉/kimdh@kbmaeil.com

2018-08-21

잘못된 행정,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 강남진 경북부청정지역이자 관광지인 문경시가 한 업체의 방치한 폐기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청정지역이라고 자부하던 문경시에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유는 지난날 문경시가 특정 업체에게 특혜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했기 때문이다.시는 지난 2007년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폐기물재활용 업체를 위해 시 부지를 고의적으로 축소해 맞교환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시는 시유지였던 하내리 산 229-1(8만2천156㎡)와 고요리 414-7(5천900㎡)를 서로 맞교환 하면서 시의회의 승인을 피하기 위해 부지를 각각 1천990㎡와 990㎡로 분할해 맞교환 했다. 나머지 부지도 2010년 6월 공유재산 교환계획을 수립하면서 폐기물재활용 업체 소유의 고요리 2필지에 친환경시범마을 조성을 한다는 명목으로 그해 10월 교환했다. 결국 시 소유의 하내리 일대 전부를 폐기물재활용 업체에 넘겨준 셈이다.이 과정에서 하내리 산 임야가 잡종지로 지목이 변경돼 공시가격이 ㎡당 218원에서 9천320원으로 무려 43배나 뛰어 특혜 의혹은 증폭됐다. 그런 특혜 의혹을 받던 업체가 이번에는 2만6천여t에 달하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방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이 폐기물을 해당 업체가 처리하는게 아니고 문경시가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방치된 폐기물은 무려 2만6천여t으로 처리비용만 무려 36억여원이 소요된다.시가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일은 누가봐도 석연찮은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일은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 지난 2007년 당시 누가 어떤 이유로 특정 업체를 위해 이 토록 무리한 행정을 펼쳤는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 무리한 행정으로 인해 빚어진 환경오염과 막대한 재정적 부담은 고스란히 문경시가 떠안게 됐다. 결국 이 재정적 부담은 문경시민들의 혈세로 충당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반드시 책임소재를 밝혀 내야 하는 것이다. 그냥 엉거주춤 덮으려 해서도 안된다.‘개선광정(改善匡正)’이란 말이 있다. 새롭게 잘못을 고치고 바로 잡는다는 뜻이다. 비슷한 말로 ‘개과천선(改過遷善)’이란 말도 있다. 지난 잘못을 고쳐 착하게 바꾸라는 뜻이다. 이 두개의 고사성어가 지금 문경시에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문경시의 처리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문경/75kangnj@kbmaeil.com

2018-08-17

글로벌 관광마인드가 절실한 울릉

▲ 김두한 지방부울릉도 하면 언뜻 오징어와 호박엿, 그리고 독도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오징어와 호박 엿의 매출은 연간 70억 원도 넘지 못한다. 그런데 관광수입은 35만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간 벌어들이는 수입이 700억 원을 넘는다. 따라서 울릉도는 이제 관광이 먹여 살리고 있다. 오징어와 호박엿에 기대던 시절은 간 것이다. 관광자원개발로 수입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울릉도는 관광인프라 및 인적 서비스 시스템이 매우 열악하다. 다시말해 관광자원은 풍부한데 관광객들에게 대하는 주민들의 서비스 수준이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엉망인 셈이다. 옛날처럼 인정에 이끌려 관광객을 대하던 시절은 지났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만큼 응접 서비스 시스템도 국제수준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 김병수 울릉군수도 새 군정목표로 ‘인문환경’을 강조했다. 인문환경은 바로 울릉주민들의 관광에 대한 눈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견문을 넓혀야 한다.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선진 관광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얘기다. 군의 해당과는 물론 사회 지도층, 현직에 종사하는 관련자, 마을의 대표자인 이장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이 현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와 울릉도에 접목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릉군은 최근 이들의 베트남 관광지 벤치마킹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군이 돌연 취소했다. 베트남이 우리보다 후진국이고 자칫 관광성 외유로 비쳐질 수 있다는 여론때문이다.하지만 베트남의 관광수준은 어쩌면 울릉도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세계적 관광지여서 최고급 호텔은 물론 서비스 수준 등 배울점이 많다. 이런 곳을 가서 잘된 것은 배우고 잘못된 것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선진지 여행을 해보지 않으면 울릉도의 잘못된 것을 알 수 없다. 누구보다도 최일선에서 관광객들과 접해야 하는 이장들의 견학은 그래서 꼭 필요했던 것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보고 배워와야 관광에 대한 마인드를 높이고 서비스 수준도 향상시킬 수 있다.베트남이 비록 우리보다 후진국이라해도 관광인프라와 서비스시스템은 오히려 우리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이번 이장들의 베트남 관광지 견학이 무산돼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이 언제까지 ‘우물안 개구리’로 남아야 되는지….독도를 끼고 있는 울릉도는 이제 세계적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울릉군의 글로벌 관광마인드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울릉/kimdh@kbmaeil.com

2018-08-03

시민과 경찰

▲ 황영우 기획취재부‘민중의 지팡이’이 두 어절이 흔히들 경찰을 표현한다.이는 때로 경찰에게 자부심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그만큼 시민이 경찰에게 의지하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지난달 29일 새벽 4시 30분께 용감한 한 시민이 음주운전자와 때아닌 추격전을 벌였다. 이 추격전은 형산교차로에서 동해면사무소까지 아우르는 약 8㎞ 거리에 40여분 가까이 걸렸고 결국 이 음주운전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하지만 경찰의 느긋한 대응이 빈축을 사고 있다.이날 추격전에서 경찰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추격을 한 나머지 절반도 채 못가 음주운전자를 놓쳐 버렸고 청림동 해병대 북문에서 순찰차 2대가 추격 의지를 잃은 채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음주도주범은 최고 시속 200㎞에 달하는 과속 운전, 면허정지 또는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상태, 전조등마저 끈 채 신호위반과 각종 교통법규를 위반해가며 광란의 질주극을 벌였다. 자칫하면 대형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더욱이 음주운전자가 시민에게 붙잡히는 과정에서 과격하게 저항했다면 추가 피해도 날 수 있었던 상황. 지난 5월 각 경찰서에 배포된 ‘도주차량 추격 가이드라인’에서도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도주차량에는 도로봉쇄와 차량 전방 막기, 충돌을 통한 제지 등 방법이 명시돼 있다.그러나 경찰은 적극성을 띄지 못했다. “차량 번호를 확인해 놓았다”라며 뒷짐을 진 모양새였다는 후문이다.경찰은 “흉악범 등일 경우에만 차량 블로킹을 시도할 수 있다”며 해명을 했지만, 음주운전자의 위험천만한 도주 자체가 시민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명백한 상황이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최근 경찰은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 취임한 민갑룡 경찰청장과 임호선 경찰청 차장 등 경찰 1·2인자 모두 ‘수사권 조정’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경찰은 향후 수사권 확대 등 강력한 권한을 지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경찰이 시민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면 몸집만 키우고 날카로운 이빨은 없는 그저그런 ‘공룡’에 지날지도 모른다. 경찰이 있는 대한민국은 평온하다. 하지만 평온함은 늘 만반의 준비 속에서만 진정 가능하다./hyw@kbmaeil.com

2018-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