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회가 지난 21일 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각종 안건을 의결하고 30일간의 의사일정을 마무리 했다.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이번 회기에서 안동시의회는 2021년도 행정사무감사,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2021년도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처리했다.
여기까지는 모든 기초의회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늘 해오던 일이다. 그런데 안동시의회는 이런 당연한 일 외에 타 기초의회에서 하지 않고, 해야될 필요도 없고, 해서는 안될 일도 하고 있다. 바로 동료 의원에게 장난을 치는 일이다. 그것도 회기 중에.
시의회 한 의원은 이날 정례회를 폐회하는 자리에서 단상에 올라 연설하는 동료 시의원을 향해 여러 가지 행동으로 웃기기 시작하는 등 장난을 쳤다. 조례안에 대한 심사보고에 나선 시의원은 이 같은 장난에 웃음이 터졌고, 연신 손수건으로 식은땀을 닦는 등 곤란해 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은 이 같은 모습을 제지하지 않고, 함께 웃으며 때로는 장난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당시 본회의장엔 시의원들 외 시장과 부시장, 시청 집행부 공무원을 비롯해 방청객 30여 명이 있었고, 이런 모습은 인터넷과 시청·시의회 사내 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됐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이번에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0월 열린 제229회 임시회에서도 위의 상황과 같은 상황이 연출된 적이 있었다.
방송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의원들의 행동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초등학생들도 학급회의 등 시간에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하는데 시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초등학생들만도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대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혀를 차기도 했다.
안동시의회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2항에는 의원의로서 품위 유지를 지적하고 있으며, 4항에는 시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5항에는 시민의 명예를 고양시키기 위해 항상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6항에는 의원 상호 간 예의와 인격을 존중한다고 적고 있다.
의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장난이 스스로 시의회 윤리강령을 모두 어기는 일이고 나아가 의원들 스스로 명예를 갉아 먹는 일이다.
기초의회 의원들은 시민을 대리해 자치단체를 감시·견제하는 등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아주 중요하고 막중한 의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이다. 결코 가벼운 3류 개그맨이 되려해서는 안된다. 특히 그 자리가 회기 중인 본회의장이라면 더욱더 무거운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안동/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