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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후보자부터 법을 지키자

등록일 2021-11-16 20:20 게재일 2021-11-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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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식 경북부
심한식 경북부

경산시가지가 플래카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능생을 응원하는 것부터 주택조합의 홍보용, 시정을 비판하거나 공공기관이 게시한 플래카드 등 다양하다.

플래카드는 적은 비용에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운전자의 시선을 교란해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 전국의 지자체들은 플래카드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등장한 시가지를 뒤덮은 수능생 응원 플래카드는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출마예상자들이 게시한 것이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이 많다.

매년 수능시험이 치러졌지만 잠잠하다 선거를 위한 여론조사 등이 맞물리며 게시된 정치인들의 수능 응원 플래카드는 순수한 의도라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플래카드가 원활한 통행과 운전자의 시선 확보를 위해 조성한 교통섬에 게시되거나 경산시가 지난 2013년 12월 조례로 지정한 플래카드 없는 거리에도 게시된 것은 큰 문제다.

경산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 거리를 만들 목적으로 시청 네거리에서 오거리 구간을 플래카드 없는 구간으로 지정했지만 1년 중 대부분 플래카드가 게시되고 있어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산시는 현재 85곳의 플래카드 게시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능 응원 플래카드는 교통섬의 나무와 나무를, 시가지의 전신주와 전신주, 교량의 난간 등을 이용해 도시미관을 헤치며 후보 예상자의 이름을 펄럭이고 있다.

경산시는 공익 플래카드는 플래카드 게시대가 아닌 장소에도 게시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적용하고 있지만, 과연 올해 등장한 입후보 예정자들의 수능 응원 플래카드가 공익과 불법을 묻는다면 대다수 시민이 불법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법을 지키라며 불법을 동원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통용되는 시대가 되었다.

경산시의 시정을 이끌며 법을 지켜야 할 공직 후보자들이 앞장서서 스스럼없이 불법 플래카드를 게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후 약방문이겠지만 경산시도 법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법의 권위, 시민의식을 높이자. 장래의 공직 후보자들이 모범으로 삼는 선배로 남는 것이 권력을 잡기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져보자.

경산/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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