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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코로나 시대 詩로 떠나는 남미여행

하재영 시인.포항의 중진 시인 하재영은 ‘시의 호수에 배를 띄워’치열한 작가정신으로 끊임없이 항해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는 큰 문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화두로 시와 면벽 수행하듯 늘 시를 끌어안고 있는 시인으로 많은 체험과 시적 영감, 기교를 활용해 시를 쓰고 있다. 그가 최근 등단 30년 만에 새로운 시집을 펴냈다.‘낯선 여행지의 몸무게’(푸른사상)라는 제목의 이번 시집은 그의 시적 상상력과 창작 과정을 눈여겨 볼만하다. 남아메리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여행하면서 쓴 기행시로 여행지의 수려한 자연 풍경과 사람들 삶의 이야기가 시에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하 시인을 2일 만나 이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지난 2018년 두번 째 시집 이후 세 번째인데요.△문학 활동을 하면서 시집을 내는 일은 개인의 문학 활동뿐만 아니라 문단사에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등단 이후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 권의 시집을 낼 수 있었지만 그 자체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많이 생각했고, 망설이게 했어요. 등단 30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은 극히 적은 편이라 할 수 있죠. 이번 시집은 기존의 시집과 좀 다른 것을 추구했어요. 우리나라 기행시의 영역을 더 넓게 확대했다고 할 수 있죠. 한국 시단에서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처럼 독특하게 남미를 집중적으로 다룬 시는 처음일 거예요.-기행시라…. 휴가철인데 현대인에게 여행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대부분 사람들은 여행을 꿈꿉니다. 바쁜 일상에서 어디론가 떠나는 일은 자신의 모습을, 살아온 과거를 살필 수 있는 기회이면서 미래를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인간만의 특권입니다. 힐링의 시간이죠. 특히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 여행은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라 할 수 있죠.-시의 주된 소재와 마음에 드는 시를 소개한다면.△예술은 새로움과 즐거움이 있어야 해요. 이번 시집은 그야말로 여행할 수 없는 시대에 시집을 넘기면서 남미를 여행하듯,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시집이에요. 남미의 세계적 여행지가 시의 소재가 됐거든요. 먼 거리이기에 여행으로서 쉽지 않은 곳이죠. 작심하고 가야하는 곳인데 땅이 넓다 보니 볼 것 많고, 먹을 것이 많아 느낄 것도 많이 생기죠. 그야말로 오감 이상의 감각이 동원되기에 사색도 덩달아 따라오게 되는 곳이 남미에요. 시집에는 85편의 시가 있는데 여행 출발에서 되돌아오기까지 곳곳의 특색이 시에 담겨 있어요. 예를 든다면 3천m 이상의 고산지역 페루 쿠스코에서 경험하는 고대 문명과 고산증,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의 수려한 경관, 칠레의 산티아고 네루다 생가, 아르헨티나의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 브라질의 예수상 그 모든 것들이 시의 대상이 됐고, 모두가 애착이 가는 것들이에요. 특히 낯선 지명이 주는 생경스러움을 없애기 위해 많은 사진도 보탰어요.하재영 시인의 시집‘낯선 여행지의 몸무게’ 표지.-시 창작 습관이 있으신가요.△칠레의 시인 파불로 네루다란 시인은 ‘시’란 시에서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란 말을 했죠. 이상스럽게도 남미여행은 제게도 시가 그냥 찾아왔다고 할 수 있어요. 일부러 시를 쓰기 위해 많은 여행과 독서와 생각을 했는데 작품 창작과 연결은 잘 안 됐거든요. 그런데 남미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시가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처럼 나를 휘감았고, 그렇기에 이동하면서 메모하고, 머물면서 정리하는 즐거움이 있었기에 시집으로 시를 묶게 됐습니다.-코로나19라는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다.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삶의 방법을 찾은 것은 무엇보다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소위 언택트 사회가 되면서 사람들은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일상화 됐거든요. ‘뉴 모럴’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과 행동양식은 어떤 면에서는 독서의 필요성을 더 중요하게 만들 수 있어요. 특히 시(詩)는 긴 문장, 긴 시간을 짧게 압축한 것이죠. 많은 상상력을 제공하는 시를 이 시대 더 많이 읽어야 할 거예요. 그것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묘안이 될 수 있어요.-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대부분 사람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어요. 그런 것들은 대부분 행복하고는 무관한 것이잖아요. 문학인으로서 그야말로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고, 코로나 시대에 제 작품집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가 많은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남미 여행을 경험하게 하고,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기부여를 해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어요./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02

경주, 8월, 눈내리는 여름밤… ‘이색 바캉스’

(재)경주문화재단이‘2020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민간우수프로그램을 통해 ‘8월에 눈 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2020’을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경주예술의전당 어울마당 무대에 올린다.‘8월에 눈 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2020’은 경주예술의전당의 대표 여름 레퍼토리 공연으로 매해 여름밤에 눈을 내리는 특수 효과를 통해 선보이는 이색 문화바캉스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안심 방역 체계로 운영한다. 좌석간 거리두기를 진행하며 문진표 발열체크를 완료한 관객들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야외 공연으로 전 연령 무료 관람을 통해 경주예술의전당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 예술의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공연이 진행된다.13일 첫 공연은 ‘노름마치 풍 The K-Wind’으로 해외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전통 연희로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어 20일은 2019년 아시테지 올해 우수작으로 선정된 극단 현장의 넌버벌 연극 ‘정크, 클라운’을 선보인다. 고물을 활용한 광대들의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진 넌버벌 공연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 27일은 40인조 국악관현악으로 선보이는 경주시립신라고취대의 ‘한여름 밤의 OST 음악회’다. 한중미 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 등 OST 음악을 박경현 예술감독의 지휘와 국악기의 선율을 통해 ‘8월에 눈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시리즈의 화려한 막을 내린다.‘8월에 눈 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2020’은 전연령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며 우천 시 실내로 장소를 변경하며, 자세한 문의는 경주예술의전당 전화(1588-4925)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02

가치 창조와 가치 착취의 메커니즘으로 본 경제의 속살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영국 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 교수의 ‘가치의 모든 것’(민음사)이 출간됐다. 마리아나 마추카토는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전작 ‘기업가형 국가’에서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의 중요한 역할에 대해 다룬 바 있다. ‘가치의 모든 것’에서도 정부와 공공 영역의 ‘가치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업을 보조하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가치 창조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저자는 중상주의, 중농주의, 고전경제학과 한계효용학파 등 가치 이론의 역사를 살펴보고 국부 측정 이론의 대두, 은행과 금융산업의 발전 및 그 과정에서 초래된 여러 문제를 분석한다.그리고 현대의 금융 위기와 경제 위기의 핵심에 가치보다 가격에 집중하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으로 주당 순이익을 높이고 경영자와 주주에게 가는 몫을 키우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막고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재무성과에 치중하는 기업 행태는 무익하고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기업의 혁신은 그동안 자본주의의 새로운 동력으로 추앙받았으나 일부 기업의 막대한 이윤과 시장 점유율은 그들이 창조하는 가치에 비해 과도한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또한 정부가 지출만 하는 주체가 아니라 투자의 주체이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주체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리스크만 사회화할 것이 아니라 보상도 사회화할 필요가 있음이 분명해진다고 강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30

새로운 세상을 꿈꾼 민초들의 혁명사

‘이이화의 동학농민혁명사’(교유서가·전3권)는 지난 3월 타계한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의 유작이자 50여 년 연구를 집대성한 필생의 역작으로 꼽힌다. 책은 19세기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계기부터 21세기 동학농민혁명이 재평가 받기까지 120여 년이 넘는 질곡의 역사를 기록했다.역사 대중화를 위해 힘썼던 이 선생은 평생에 걸쳐 동학농민혁명 연구에 매진했다. 그 혁명이 한국 근대사를 밝히는 상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19세기를 민란의 시대라 부를 만큼 끊임없이 이어진 민중 봉기는 인간 평등을 추구하고 자주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초들의 저항운동이었다. 이런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이후 3·1혁명,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고 근래의 촛불혁명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에 선생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 혁명의 민족사적 의의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19세기 말 조선을 뜨겁게 달궜던 농민들의 처절한 저항적 민족주의 정신을 전한다. 그러면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재조명한다.선생은 단순히 사료를 바탕으로 동학농민군이 치열하게 싸웠던 현장 답사는 물론, 동학농민군 후손들과 현지인들의 증언을 수집해 철저히 고증했다. 그뿐 아니라 조선 관료들의 기록과 일본의 기록물까지 샅샅이 훑으며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총정리했다. 또한 민초들의 함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200여 장의 자료 사진과 현장 사진도 곁들여 동학농민혁명 전개과정을 한눈에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선생은 동학농민혁명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혁명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역사의 재해석’ 과정까지 담았다.이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됐다. 온갖 적폐와 삼정의 문란으로 농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조선시대 경제의 근간이었던 농민층까지 저항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과정과 그와 관련된 사건을 살펴봤다. 제1권에는 민란이 일어난 19세기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함께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의 전파, 농민과의 결합과정을 담았다. 2권에는 일본이 농민군의 봉기를 빌미로 조선에 진출해 개화 정권을 수립한 뒤 청일전쟁을 일으키고 농민군 섬멸작전에 나선 과정을 실었다. 마지막 3권에서는 전봉준 등 혁명 지도자들이 일본 영사경찰과 권설재판소의 문초를 받고 처형된 과정을 서술하고 그들의 죽음과 항일의병이나 3·1혁명 가담과정과 더불어 1980년대부터 활발히 진행된 역사적 재평가 작업 등을 두루 전한다. 그리고 동학농민군이 직접 작성해 발표하고 전달한 관련 문서들을 모아 말미에 부록으로 정리했다.꾸준하고 왕성한 연구와 집필 활동으로 역사 대중화를 이끈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은 1936년 대구에서 주역 대가인 야산 이달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비록 대학에서 사학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철저한 고증 작업을 바탕으로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역사를 서술해 역사학의 높은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계간지 ‘역사비평’을 펴내는 역사문제연구소 창립에도 관여했다. 제2대 연구소장을 지냈고,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허균의 생각’, ‘한국사 이야기’(전 22권), ‘역사 속의 한국 불교’, ‘한국의 파벌’, ‘전봉준 혁명의 기록’, ‘이이화의 한 권으로 읽는 한국사’등 10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30

“건강이 허락하는 한 수용자 위해 헌신”

“부족한 저에게 이런 귀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수용자들을 위해 계속 헌신하겠습니다”포항 아름다운고백교회 이기학 담임목사가 최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8회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박애상을 수상했다. 이 목사는 2000년부터 경북북부제2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인성교육 전문강사, 법무부 교정기독선교회연합회 지도목사 등을 통해 수용자 교정교화와 사회복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20여 년간 경제적인 도움과 예수님 말씀으로 수용자들을 보듬었던 이 목사를 최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2000년부터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정위원으로 활동교정교화·사회복귀 기여… ‘교정대상’서 박애상 수상“출소자들에게 자연을 통한 삶의 소중함 전하고 싶어”-교정위원으로는 어떻게 활동하게 됐는지.△1999년 청송군에서 목회를 하고 있을 때다. 한 선배 목사님께서 본부장으로 있는 단체에서 주최하는 청송지역에 있는 4개 교정기관 교도관 직원 세미나가 있었다. 세미나를 하기 전 예배시간 중 찬양 순서에서 우연히 찬양을 하게 됐다. 그 자리에 청송 제2교도소 사회복귀과 기독교 담당자 한 분이 예배 후 2교도소에 수용자 성가대가 있는데 가르쳐 줄 수 없냐고 요청이 와서 그때부터 교정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종교를 통한 수용자 교정교화에 앞장서고 수용자 처우 개선과 재사회화 활동에 힘써왔다. 얻은 교훈이 있다면.△교정 사역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게 해 수용자들이 출소 후 바르게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한다. ‘머리가 검은 짐승을 도와주지 말라고’. 그런데 이 말은 정말 무서운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도와주지 않으면 누구를 도와줘야 할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죄인을 구원하여 바르게 살게 하기”위해서다. 사람이 사람을 어떤 한 행동을 보고 정죄하고 그 미래를 판단할 수 있을까? 없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을 보더라도 우리는 알 수가 있다. 사람은 서도 돕는 존재다. 건강한 사람은 연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가정이나 지역, 나라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바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편견으로 정죄를 하거나 그 미래에 대해서 억압을 하지 말고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본다.-만나본 재소자들 가운데 가장 불쌍한 이는 누구인가요.△만나 본 사람들 중에 정말 안타까운 사람들이 종종 있다.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 맡겨져 그곳 형들에게 맞은 뒤 고아원을 뛰쳐나와 살기 위해 절도를 하고 그로 인해 소년원에 있다가 성인이 돼 교도소를 자기 집처럼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을 모른다. 그냥 동물처럼 살아가다 보니 죄가 무엇인지도 인지를 하지 못한다. 돈이 필요해서 절도를 하고, 강도를 하고, 살인을 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불쌍한가? 지금도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이 있다. 가정에서 버림을 받아 가츨해 살다가 결국에는 교도소에 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지 말고 그들에게 사랑의 떡을 주셨으면 좋겠다.-교정 위원으로서의 앞으로 계획 또는 바람이 있다면.△출소자의 사회적응과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농작물 재배 등을 할 수 있는 임야를 구하고자 기도하고 있다. 출소자들에게 자연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알게 스스로 자연에서 식물을 재배하고 생산하게 해 경제활동을 도와주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9

‘대학생협주곡의 밤’ 협연자 모집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0월 29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되는 ‘제20회 대학생 협주곡의 밤’ 협연자를 공개 모집한다. 실기전형을 거쳐 선발되는 부문별 최종 합격자에게는 대구시향과의 협연 기회가 제공된다. 모집 대상은 대구·경북지역 소재 대학의 재학생(휴학생 및 대학원생 제외)으로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피아노, 하프 부문에서 약간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모든 응시 부문은 듀엣 및 트리오가 가능하다. 단, 2017년 1월 1일 이후 대구시향 ‘대학생 협주곡의 밤’에 출연한 이력이 있는 자는 모집 대상에서 제외된다.전 참가자는 반주자를 개별 동반해 교향악단과 협연 가능한 자유곡 1곡(전 악장)을 연주해야 한다. 응시원서 접수 기간은 오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이며,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에서 제출서류를 내려받아 작성 후 이메일(dsooffice1964@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이때 응시원서에는 반드시 최근 3개월 이내에 촬영한 상반신 컬러사진을 사용해야 한다. 응시자에게는 원서접수 확인 이메일이 발송되며, 미수신 시에는 대구시향 사무실로 직접 문의해야 한다.응시자 실기전형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에 걸쳐 현악기(26일), 관악기(27일) 그리고 타악기 및 피아노, 하프(28일) 순으로 진행된다. 전형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대구콘서트하우스 3층 챔버홀에서 이뤄지며, 같은 날 오전 9시 30분에는 대구콘서트하우스 5층 대구시향 연습실에서 응시자 예비소집이 있을 예정이다. 예비소집 시에는 반드시 본인이 응시 순번 추첨에 참여해야 하며, 불참 시 응시포기자로 간주한다. 최종 합격자는 8월 31일 개별통보 및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시향 사무실로 문의하거나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코로나19 확산 등 예기치 못한 변수 발생 시 협연자 모집 일정은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8

음악극으로 감상하는 명작 ‘카르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 음악극 ‘카르멘’공연을 펼친다. 음악극 ‘카르멘’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굳게 닫혀있었던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공연장에서 진행하는 하반기 첫 기획공연이기도 하다.극단 ‘벼랑끝날다’ 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지역 최초로 공연되는 음악극 ‘카르멘’은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을 원작에 충실하게 극화하여 비극적 사랑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주인공 ‘카르멘’과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돈 호세’의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극단의 대표이자 역동적인 피지컬 무브먼트를 활용한 작품들로 사랑받고 있는 연출가 이용주, ‘하바네라’를 제외한 전곡을 작곡한 음악감독 심연주를 비롯해 각종 연극무대에서 사랑받아 온 배우들이 총출동해 높은 완성도를 선사할 예정이다.음악극 ‘카르멘’은 정통 연극과 강렬한 신체연기, 미술, 음악을 융합한 다채로운 볼거리로 제23회 거창국제연극제 대상 및 연출상 수상, 2019 경기문화페스티벌 베스트컬렉션에 선정되는 등 2010년 초연 이후 10여년 간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작품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8

깊고 뜨거운 열정의 세계, 플라멩코

“스페인의 국보로 불리는 플라멩코의 깊고 뜨거운 열정을 느껴보세요”(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7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아르떼 플라멩코 팀을 초청해 전통플라멩코 공연을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0년 지역문화예술회관 문화가 있는 날’사업에 지난해에 이어 선정돼 추진하는 ‘金YOLO(금욜로)’시리즈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아르떼 플라멩코는 스페인에서 전통 플라멩코를 배우고 돌아온 이혜정이 이끄는 팀으로, 원색으로 표현되는 강렬한 이미지의 플라멩코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아르떼 플라멩코는 10년 넘게 한국 플라멩코에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가며 작품의 폭과 깊이를 더해왔다. 현재 리더 이혜정은 국내 최고의 플라멩코 뮤지션 기타리스트 황이현, 퍼커션 설호종, 보컬 김지선과 함께 팀을 이뤄 직접적이고 생동감 있는 무대를 관객에게 전달해 왔다.플라멩코는 노래(깐떼), 춤(바일레), 기타(토께)가 함께 어울러져 만들어내는 종합예술이다. 각각이 슬픔, 기쁨, 비통함 그리고 환희까지의 모든 감정을 가삿말, 몸짓, 선율로 풍부한 상황을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이를 전달한다. 이때 아티스트와 관객이 플라멩코 예술혼의 카타르시스 알마(ALMA)를 느끼게 된다.이번 포항 공연은 박수와 발구름만으로도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플라멩코 기타와 첼로, 타악기와 노래 등 스페인의 자유롭고 열기 넘치는 플라멩코 콘서트를 감상하는 색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의‘金YOLO(금욜로)’시리즈는 기존 매월 마지막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이 매월 마지막 수요일이 포함돼 있는‘문화가 있는 주간’으로 확대 운영됨에 따라 공연에 대한 수요가 많은 금요일을 택해 ‘인생은 한 번뿐이니, 삶을 최대한 즐기면서 살자’는 의미의‘욜로(YOLO·You Only Live Once)에 기반을 둔‘금요일에 이뤄지는 여가생활’로 콘셉트를 잡아 마련하는 무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일정을 연기해 7∼12월까지 엄선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8

온오프라인 융합 사업 ‘포항 예술路 철철’ 선정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2020년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공모사업 관리형 부분에 포항 공공미술 온·오프라인 융합 사업 ‘포항 예술路 철철’이 대구·경북 내 기관 중 유일하게 선정돼 국비 5천만원을 지원 받는다.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된 포항 공공미술 온·오프라인 융합 사업 ‘포항 예술路 철철’은 지난 9년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에서 축적된 170여 개의 철 조형물의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라운드테이블,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작품별 유명 사진작가 작품 촬영 등이 진행된다.‘2020년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지원심의 결과에 따르면, 포항 공공미술 온·오프라인 융합 사업 ‘포항 예술路 철철’사업은 포항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있는 공공미술의 제반 환경과 연관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제안서로 평가받았다. 특히 단순한 장비 설치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공공미술품을 재생하고 동시에 팬데믹 현실에 맞서 온라인 콘텐츠 및 플랫폼과의 병행을 준비하는 제안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뿐만아니라 심사 가중치 50%에 해당하는 ‘추진 예정 사업의 필요성 및 공공성, 사업결과의 예술적 수준’에서 온라인 콘텐츠로서의 전환, 확장가능성, 공공미술작품의 재생 등의 요소에서 프로젝트의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포항문화재단은 포항 공공미술 온·오프라인 융합 사업 ‘포항 예술路 철철’사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스틸아트 작품 기반 앱 플랫폼을 개발한다. 앱 개발 과정에서 포항 시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할 계획이다.‘2020년 아르코 공공예술사업’은 공공예술을 통해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포항문화재단을 포함한 19개의 선정단체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공공기관 중 최초로 선정되었으며 이는 포항 공공예술의 우수성을 재평가받는 계기가 되었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포항 시민들의 일상 속에 스틸아트가 실현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다가오는 9월, ‘2020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개막과 함께 공개되는 포항형 공공미술 앱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7

8월의 저녁,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내가 책을 읽는 동안 /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 바람은 내 어깨 위에 / 자그만 그물 침대 하나를 매답니다 // 마침 내곁을 지나가는 / 시간들이라면 // 누구든지 그 침대에서 / 푹 쉬어갈 수 있지요 // 그 중에 어린 시간 하나는 / 나와 함께 책을 읽다가 // 성급한 마음에 나보다도 먼저 / 책장을 넘기기도 하지요 // 그럴 때 나는 /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 바람이 좋은 저녁이군, 라고 말합니다 / 어떤 어린 시간 하나가 / 내 어깨 위에서 / 깔깔대고 웃다가 눈물 한 방울 / 툭 떨구는 줄도 모르고” - 곽재구의 시 ‘바람이 좋은 저녁’중책은 우리를 꿈꾸게도 하고, 현실을 깨닫게도 한다. 그래서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변하기’도 하고 ‘책을 놓는 순간 방향을 잃고 허둥대기도’ 한다고 했다.포항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은 독서프로그램 ‘한여름밤의 고전낭독회’을 운영한다. 고전과 현대문학을 함께 읽고 싶어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8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청포도다방의 ‘2020 근사한프로젝트’ 일환인 ‘한여름밤의 고전낭독회’는 선별된 책 속의 한 꼭지와 좋은 시를 읽는 시간을 일반인들과 같이 나누고자 마련됐다. 한문학 분야에서 오랜 학식을 쌓아온 신상구 위덕대 교수와 함께 8월의 저녁, 잃어버린 방향을 잡기도 하고 잊고 있었던 ‘나’를 되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8월 7일 공자의 유학을 진성궁리(盡性窮理)의 학문으로 발전시킨 주희의 ‘책을 읽다 느낌이 있어서(觀書有感)’를 시작으로, 14일 김남조 시인의 ‘가난한 이름에게’, 21일 호남 시학의 선구자이자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시인 석천 임억령의 ‘친구에게(示友人)’, 그리고 28일 매월당 김시습의 시 ‘제목을 적지 못한다(無題)’등 총 4권의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작품을 골고루 읽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볼 예정이다. 참여방법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청포도다방 담당자(010-6663-9509)로 문의하면 된다. 입장료 5천원./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7

재난과 인간의 삶 ‘새로운 연대’展

대구미술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모색하는 특별기획전 ‘새로운 연대’ 전을 오는 9월 13일까지 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위기는 개인의 삶을 넘어 생활의 안전, 인간의 존엄, 사회적 연대에 대한 문제까지 제기한다. 평범한 하루가 소중했던 이 시점에 전시는 일상의 가치와 자유, 개인과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조명함으로써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듯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새로운 연대’는 코로나와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좀 더 확장된 차원에서 연대의 의미를 제시한다. 그 출발은 전시의 영문제목 ‘뉴 커뮤니온(New Communion)’ 에서 시작한다. 커뮤니온(Communion)의 어원 Commune을 보면, 일을 서로 함께(com) 나누고(mun),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생각이나 감정을 함께(com) 나누며(mun), 모두가 함께(com) 나누어(mun) 갖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연대가 결속의 차원을 넘어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공감하고, 자연과 교감한다는 의미를 담는다.그런 의미에서 전시 ‘새로운 연대’는 포스트 코로나에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과 환경이 어떻게 공존하고 관계를 이어갈 지에 주목한다.전시에 참여한 12명의 작가들은 동시대 이슈에 발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 신작 410여 점을 선보인다. 장용근, 김안나, 오정향은 사진과 인터뷰, 실시간 데이터와 같은 기록적 성격을 띠는 매체를 바탕으로 코로나의 시간을 보여준다. 장용근은 코로나19의 거점 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몇 차례 오가며 촬영을 했다. 김안나는 실시간 전송되는 대기환경지수 데이터에 화면이 반응하는 ‘라이브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오정향은 코로나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통해 마음의 연결을 시도한다.심윤, 권세진, 이지영은 회화성을 강조한 재현과 형상화를 통해 시대의 모습을 담는다. 심윤은 거대한 화폭에 잠든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 한동안 잊고 지낸 일상 속 휴식의 달콤함을 일깨운다. 권세진은 컴퓨터 보급이 활성화된 90년대 어느 교실의 하루를 먹으로 담아냈다. 코로나로 요즘 학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 현실과 대치되는 풍경이라 흥미롭다. 이지영은 봄꽃 시리즈를 통해 잃어버린 봄의 향기를 관람객에게 선사한다.김영섭, 정재범, 김종희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성에 주목한 설치와 텍스트 작업을 선보인다. 김영섭은 소리 없이 진동하는 열일곱 개의 스피커 오브제와 그 위로 떨어지는 추의 관계를 통해 강한 침묵의 연대를 형상화한다. 정재범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점점 예민해지고 진화하는 인간의 감각에 주목하고, 김종희는 전시장을 가득 채운 텍스트를 통해 읽는 행위 그 자체를 강조한다.김성수, 장미, 황인숙은 동화 같은 따스함과 긍정의 에너지를 통해 희망을 선사한다. 김성수는 사람을 만나기 예전 같지 않은 요즘, ‘사람을 만나다’란 제목의 나무 작업을 선보인다. 장미는 친구에게 보내는 위로담긴 편지처럼 따뜻함을 담은 그림을 선보인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황인숙은 긍정의 에너지와 사랑의 전파를 설치와 영상, 회화로 담았다. /윤희정기자

2020-07-27

‘경주예술의전당 2시의 콘서트’ 재개

(재)경주문화재단이 ‘2020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을 통해 ‘경주예술의전당 2시의 콘서트’를 재개한다. 올해는 8월 12일 듀오비비드 ‘Summer Time Fun(이하 서머타임 펀)!’, 10월 16~17일 ‘쿵짝 두 번째 이야기- 얼쑤!’ 두 작품으로 오후 2시 화랑홀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그 첫 공연인 ‘서머타임 펀!’은 지난 22일부터 먼저 예매를 시작했다.‘서머타임 펀!’은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그의 아내 피아니스트 치하루 아이자와로 구성된 듀오비비드가 여름에 맞춰 더 화려한 선곡으로 준비한 포핸즈(Four Hands) 피아노 콘서트다.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하는 포핸즈는 피아노 한 대가 갖는 균형 잡힌 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그 가능성이 훨씬 무궁무진해지므로 피아노에서의 다양함, 풍성함, 화려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이번 공연은 조지 거슈윈의 ‘서머타임’ 변주곡,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중 ‘여름’,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등 대표적인 여름곡들을 한 대의 피아노로 두 명이 동시에 연주하는 포핸즈 주법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 비에냐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바르톡의 ‘루마니아 춤곡’, 쇼스타코비치의 ‘5개의 소품’이 바이올린 협주로 연주된다.이번 프로그램은 듀오비비드가 단독으로 지난해 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해 평점 5.0 만점을 기록한 바 있는 구성을 바탕으로 한다. 거기에 난도가 높은 바이올린 듀오를 따뜻하고 편안하게 풀어낸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치상, 박미선 부부가 결성한 듀오에센과 함께 비에냐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바르톡의 ‘루마니아 춤곡’, 쇼스타코비치의 ‘5개의 소품’을 협연해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들려준다.또한 연주의 특성을 살려 총 5개의 카메라로 무대에 연주 실황을 중계하고, 서울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의 진행을 맡았던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해설을 더해 더 쉽고 감각적인 클래식 콘서트를 지향한다.2020년 ‘경주예술의전당 2시의 콘서트’는 모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의 문예진흥기금 후원 사업으로 진행돼 객석의 일부를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나눔석으로 제공하기 위해 선착순 신청을 받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이 사업을 통해 총 7개 공연, 1억4천742만원의 국비 지원액을 유치하고, 2천58명의 시민에게 문화나눔티켓으로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올해에도 지난 14~18일 성료한 경주아티스트페스티벌 ‘꿈의 콘서트’를 필두로, 8월 13~27일 ‘8월에 눈 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2020’ 등 총 10개 공연이 예정돼 있다.‘경주예술의전당 2시의 콘서트 - 듀오비비드 Summer Time Fun!’은 온라인 경주예술의전당(www.gjartcenter.kr),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네이버(www.naver.com)에서 예매 가능하다.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라 거리두기 지정좌석제를 운영하며, 마스크 착용 및 발열 확인, 문진표 작성자에 한해 객석 입장이 가능하다. 티켓가격은 전석 1만원이며, 선착순으로 카카오톡채널(구 플러스친구) 쿠폰 할인과 2019 ‘2시의 콘서트’ 티켓 소지자에게 제공되는 마니아 할인 등이 준비돼 있다. 또한, 경주예술의전당 SNS를 통해 기대평을 남기면 선정해 초대권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8월 7일까지 진행 중이다. 공연 관련 자세한 정보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문의 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6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공간”

(구도심의 폐 공간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아트갤러리 빛이 개관 6주년을 맞았다.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길 61에 있는 아트갤러리 빛은 관장인 이나나 문인화가가 비상업적 갤러리, 포항문화의 새로운 소통공간을 표방하며 만든 문화공간이다.아트갤러리 빛이 자리한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는 한때 포항 경제의 중심지였던 명성을 뒤로하고 지금은 텅 빈 상가와 어두운 뒷골목만 남아 있는 곳이다. 이나나 관장은 갤러리를 만든 취지를 “인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빛의 문화로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바쁜 일상으로 침체된 시민들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돼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한다.이 관장은 영남지역의 대표적 문인화가인 죽농 서동균 선생의 아들인 야정 서근섭 전 계명대 교수를 사사했다. 문인화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간결하고 아름다운 생명감 있는 현대적 문인화를 선보여 왔다. 이 관장은 전통문인화의 경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추상적인 문인화법을 모색하는 등 실험정신이 강한 작가로서 왕성한 예술활동과 더불어 계명대, 동국대에서 후학을 지도하면서 예술의 사회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포항예술문화연구소의 15회째 행사였던 지난 ‘2014 국제아트페스티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이 관장은 이 축제의 주제를 ‘예술로 재생되는 구도심, 아트존’으로 정했었다.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에서 빈 상가를 임대해 예술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도로미화작업을 거친 후 폐간판 등에 환경미술을 설치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당시 페스티벌은 또 국악문화융합공연, 스트릿 댄스, 관현악 연주, 상인과 시민이 만드는 패션쇼 등 다양한 거리공연을 유치해 시민의 구도심 유입을 유도하고 예술문화 체험과 함께 상인들의 상업 활동에 활기를 주기도 했다. 신도심 개발과 시 청사 이전 등으로 상권이 몰락하며 문을 닫는 상가들이 속출하고 있는 포항 중앙상가 구도심을 새로운 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켜 옛 전성기의 활기를 부활시키고자 한 취지가 성공했던 것이다. 축제가 끝난 뒤 이 관장은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이 관장은 “그동안 예술은 예술인만을 위한 축제였지 시민들과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아트갤러리 빛은 예술인과 예술인이 화답하고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문화공간을 만들 요량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2015년 4월 국내 처음 영남 문인화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던 문인화가 이나나가 마침내 갤러리 대표로서 자신과 같은 지역 작가들을 지원하는 아트갤러리 빛을 만들기 시작했다. 갤러리를 여는 데는 6개월 정도가 걸렸다.지역 작가, 젊은 작가 초대전을 중심으로 6년 동안 수십 번의 전시를 했다.빈 상가로 장기간 방치돼 있던 중앙상가에 예술인들의 입주를 유도하는 한편, 뒷골목 벽면에 벽화 작업을 하고 인문학 릴레이 작은 콘서트 등 의미있는 기획 행사도 열었다. 현재 아트갤러리 빛에서는 아트갤러리 빛 소장전이 열리고 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회에 대해 “‘우리 지역 스타작가 알아보기 기획초대전’을 열었던 서양화가 박승태, 서양화가 이성민 작가를 비롯해 지역의 중진 서양화가 양군익 작가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음의 문을 열기 어려운 즈음, 기획전시를 열기보다 지역 작가들의 친근한 작품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박승태 작가는 포항 죽도시장 일대 낮의 모습과 포근하고 여운을 주는 밤거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서양화가 이성민 작가의 ‘도약’은 북부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여성 점퍼가 낙하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양군익 작가의 ‘고양이’는 단순히 사육하는 동물이 아닌 인생의 반려자,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해진 반려동물 고양이의 모습이 패러디 돼 있다.“이제 많은 시민에게 아트갤러리 빛의 존재가 알려졌다. 계속해왔지만 청년작가 초대전, 지역 스타작가 알아보기 기획초대전 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인문학 특강과 클래식 앙상블 공연, 전통차 시음 등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갤러리란 공간의 범위를 좀 더 넓혀 볼 생각이다.” 개관 6주년을 맞은 아트갤러리 빛의 미래에 관한 이 관장의 소망은 여전히 뜨겁다. ▲‘아트갤러리 빛 소장전’= 8월 31일까지 포항 아트갤러리 빛.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6

반 고흐 사후, 반 고흐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해바라기 화가’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책은 많다. 국내에 소개된 반 고흐 관련 서적만 검색해봐도 수십 종에 이르고 전문가 혹은 애호가가 아니라면 어떤 책이 필요하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선택이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반 고흐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반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아트북스).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놀라움’ 그 자체다. 그 누구도 이 책의 지은이처럼 반 고흐를 연구하고 특정 작품을 깊이 있게 파고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반 고흐 사후, 제1, 2차세계대전 등 험난한 역사 속에서 작품들이 어떻게 살아남고 팔려나가 현재 우리들 곁으로 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 험난한 여정과 궤적을 반 고흐 전문가 마틴 베일리가 수년에 걸쳐 연구하고 새로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1980년대부터 반 고흐 연구를 시작해 집중적으로 글을 써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다시금 반 고흐라는 예술가의 진면목을 조망하면서 특히 반 고흐의 명작 가운데 해바라기 정물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돋보이는 최고 품질의 작품 이미지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그 어떤 반 고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고화질의 도판은 예술가가 그림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와 기법을 보다 명확하게 살펴보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책은 총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치열하게 예술혼을 불태우며 ‘해바라기 정물화 연작’을 탄생시킨 반 고흐 생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2부는 시대의 불운을 온몸으로 부딪치고 종국에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한 예술가가 남긴 작품이 누구의 손에 의해 어떤 경로로 지금의 장소에 가게 됐는지 그 자취를 추적한다.책은 다시 열다섯 개의 챕터로 나뉜다. 이는 해바라기 정물화 연작 중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꼽히는 노란 배경에 만개한 해바라기를 그린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의 송이 수와 같다. 해바라기 정물화 연작에 사용된 꽃병과 반 고흐가 귀를 훼손한 사건의 전말, 반 고흐에게 캔버스를 팔았다는 어느 노부인과의 만남, 그리고 1914년과 1939년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참혹한 전쟁 속에서 폐기 처분될 뻔한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아 지금의 소장처에서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하는 걸작으로 자리 잡게 되는 과정 등 반 고흐의 삶과 작품 속에 녹아든 이야기가 쏟아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3

극우주의의 회귀… ‘신극우주의의 양상’ 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장 테오도어 아도르노가 1967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극우주의의 부상’을 주제로 한 강연 ‘신극우주의의 양상’(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이 강연록은 오스트리아 매체 자료실에 녹음본의 형태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독일에서도 지난해 처음 출판됐는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아도르노 다시 읽기’ 붐을 일으켰다. 반유대주의 및 파시즘의 원인과 구조를 해명하는 일을 필생의 작업으로 삼았던 이 사상가가, 독일에서 또다시 극우주의 정당이 득세하는 것을 바라보며 펼친 이 강연은, 전 세계적으로 극우주의가 회귀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불러일으킨다.이 강연은 1964년 서독에서 창당된 극우정당 NPD(독일민족민주당)가 1966~67년 주의회에서 의석을 얻으며 부상하는 상황을 마주하며, 신극우주의의 양상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 사회주의학생연합의 제안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그 자신이 유대계로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독일 패망 후에야 고국으로 되돌아왔던 아도르노는 오랜 세월 파시즘 문제와 씨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극우주의의 양상을 분석한다.아도르노는 첫번째로 극우주의를 배태하는 원인이 경제적·사회적 구조 속에 내재해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특정 계층 집단이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극우주의의 불씨는 꺼지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국제정치적 차원과 민족주의의 문제와 관련된다. 아도르노는 당시 냉전 체제하에서 개별 국가들의 주권 및 결정권이 심각하게 제한당하고 있다는 느낌과 일종의 박해망상이 사람들을 극우주의에 넘어가게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셋째는 극우주의를 심리적 차원에서 분석한다. 아도르노는 미국 망명 시절 호르크하이머와 함께 수행했던 대형 프로젝트인 ‘권위주의적 인격’ 연구를 여러 차례 인용하며 파시즘에 쉽게 이끌리는 인간형, 즉 권위주의적 인격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들의 특성을 숙고하고 문제화하는 것이 상황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3

신라 최대 사찰 황룡사 중문·남회랑, 디지털로 부활

신라 최대 사찰 황룡사가 1238년 몽골군의 침략으로 불타 사라진 이후 782년 만에 되살아 났다. 불타 터만 남아있는 신라 최대의 왕실 사찰 황룡사가 증강현실(AR) 디지털 기술로 부활했다. 경주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2일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황룡사 일부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디지털로 복원한 가상의 황룡사를 공개했다.국내에서 실물이 사라진 문화재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 구현한 것은 지난해 5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서울시가 함께 복원했던 서울 서대문(돈의문)이 첫 사례였다. 하지만, 건물 구성 부재를 하나하나 복원해 세부를 자세히 표현하고, 내부에 들어가 살피며 체험할 수 있도록 실제 건축물 크기로, 정확한 위치를 고증하며 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은 황룡사 터가 처음이라고 국립문화재연구소 쪽은 밝혔다.이번에 복원한 부분은 황룡사의 건축물 중 가장 크고 화려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 시기의 중문과 남회랑이다. 황룡사는 남문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중문, 목탑, 금당, 강당이 차례로 자리하고 있는데 중문 양쪽에 남회랑이 이어져 있다.복원한 중문의 크기는 가로 26.4m, 세로 12.6m이고 남회랑의 길이는 중문을 포함해 272.5m이다. 복원된 중문은 2층 규모의 우진각(건물 네 면에 처마가 있는 집) 형태의 건물과 책을 엎어놓은 1층 규모의 맞배지붕 형태 등 두 가지로 구현됐다. 남회랑도 중문의 형태에 맞춰 두 가지로 만들었다.국립문화재연구소는 “과거의 일반적인 기존 디지털 복원물은 복원 건축물 앞에 사람이 있어도 건축물 뒤로 보이는 등 원근감이 무시됐지만, 이번 복원은 체험자와 건축물의 거리를 계산해 원근감을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더 현실감 있다. 실감나는 증강현실 복원을 위해 시간에 따른 그림자를 계산하고 재질을 다양화해 건물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체험하는 것처럼 실제감을 최대한 살려 황룡사를 실제로 거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추후 황룡사지 방문객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24년까지 황룡사 금당을, 이후에는 강당과 목탑을 디지털로 복원할 계획이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0-07-22

포항소망교회, 한국기독교 사적 지정

포항지역 3·1운동의 구심점이 됐던 포항소망교회 예배당(옛 포항제일교회 예배당)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한국기독교 제38호 사적으로 지정됐다. 포항남노회가 사적 지정을 신청한 지 1년 만이다.이 예배당은 6·25 전쟁 당시 유일하게 건물이 파괴되지 않아 미국 ‘타임즈’지에 소개되기도 했다.포항제일교회(현재 포항소망교회 소유)는 1905년 5월 12일 미국 북장로교회 소속 제임스 애드워드 아담스 선교사가 영일군 북면에서 처음 복음을 전한 이 날을 창립일로 지정했다.지금은 포항소망교회로 불리지만 과거 포항제일교회였던 이곳은 1908년 포항시 중앙동 451번지에 초가 3간을 매입해 첫 예배당을 마련했다. 이후 교인의 증가와 영흥학교의 학생 수 증가로 1917년 40평의 예배당을 신축했다.1920년 1대 담임 김병호 목사를 시작으로 청빙하고, 그 후 교인 수가 계속 증가하자 다시 한 번 예배당 신축을 하게 됐다. 그 결과 2대 담임 김영옥 목사가 있는 1928년 9월 ‘예배당 건축 기성회’를 조직해 주일마다 연보하며 계획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30년 3대 담임 권영해 목사가 부임하며, 1933년 지금의 예배당을 완공하고, 그 해 11월 19일 입당 예식을 했다.1933년 지금의 자리로 옮긴 이후 일제시대와 6·25전쟁 등을 겪으며 역사의 현장이 됐다. 포항제일교회는 포항 지역에서 3·1운동의 발상지이자 구심점이 된 곳이다. 당시 교회 송문수 장로와 교인들이 시내를 돌며 만세 운동을 이끌었다.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는 포항 전투로 인해 온 시내가 모두 폐허로 변했지만 유일하게 포항제일교회 종탑과 건물만 자리를 지켜냈다.당시 현장을 찍은 사진은 미국 타임즈 표지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교회 외벽에는 당시 탄환과 포탄의 흔적들이 선명하게 남아있다.포항제일교회는 전쟁 때 인민군 야전병원으로 사용되면서 예배당 내부가 많이 훼손돼 1952년 내부 보수 작업을 하기도 했다.교회는 1964년 10대 담임 황병혁 목사를 청빙했다.안정과 성장기를 맞이한 교회는 협소한 예배당을 증축하기로 결의했다.1966년에는 강대상 공간 뒤를 60여 평 확장했고, 1975년에는 예배당 전면에 종탑을 증축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14대 담임 김광웅 목사 때 포항제일교회가 용흥동으로 이전하기로 결의하며 부지 매입과 건축을 추진했다. 그 결과 포항제일교회는 2003년 구 예배당과 부지를 포항소망교회에 매각하고, 같은 해 10월 26일 용흥동 성전으로 이전했다.이로 인해 옛 포항제일교회 예배당은 현재 포항소망교회 예배당으로 사용되고 있다.총회 역사위원회 전문위원 손산문 목사는 “예배당 건축물이 역사적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는데 교회 측이 건물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어서 총회에 사적 청원을 올렸다”며 “역사위원회에서 역사를 재조사해 사적 지정식을 거행하게 됐다”고 말했다.포항소망교회는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건축물 자체로서의 가치도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항소망교회의 고딕 건축양식은 당시 한국 개신교 예배당 건축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미 2004년 문화재청에서 실시한 ‘근대문화유산목록화 조사보고서’에 등재되기도 했다.포항소망교회 김원주 담임목사는 “앞으로 포항시에서 문화재로 지정을 할 것”이라며 “포항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하나님이 이렇게 살아서 역사하셨다는 것을 현장으로 보여주는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지정하는 한국기독교사적 지정예식이 최근 포항소망교회에서 개최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2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 성경완독운동 참가자 특강 성료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에서 주최한 성경 완독운동 참가자 특강이 최근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교육원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이날 행사는 이동구 교구 총회장의 환영인사와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격려사를 시작으로 교구 성서사도직담당 여한준 신부의 ‘성경은 무엇이며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원로사제인 박성대 신부의 ‘이 성전을 허물어라’ 강의와 성경완독운동 참가자 소감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특히 성경완독운동에 참여중인 참가자 세 명의 소감 발표 시간은 성경완독운동에 동참하면서 새롭게 발견하고 느낀 의미와 현재까지의 완독 중 가장 많이 와닿은 성경구절과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을 소개하고 체험을 발표해 많은 울림을 줬다.한편,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경 완독운동은 오는 10월까지 계속되며 800여 명의 신자가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은 2020 천주교 대구대교구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사목교서 ‘치유의 해, 성체를 공경하며 성령의 은혜로 충만한 삶을 살아갑시다’의 실천사항 중 ‘모든 교구민들이 성경을 읽자’에 따라 시작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2

‘시민 주체 문화도시’ 우리가 만들어요

“우리 동네 내 손으로 행복한 문화마을 만들어 가겠습니다”포항문화재단 시민 커뮤니티 제안사업 및 문화활동공간 공모‘삼세판’의 선정 대상자들이 한 말이다.(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이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 원년을 기점으로 시민중심의 문화도시 정착을 위해 공모한 ‘삼세판’사업이 포항시 5개 생활권역(송라, 장기, 구룡포, 흥해, 중앙권역)의 15곳의 시민 커뮤니티와 문화활동공간을 최종 선정하고 본격 사업추진에 나선다.삼세판 공모사업은 ‘세 명 이상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문화판’이라는 뜻으로 주체적 시민 커뮤니티 발굴과 생활권내 문화거점공간 확충을 위해 3년~5년간 지속되는 연차별 프로젝트로 향후 5년간 신규와 연속사업으로 구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민 커뮤니티란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권 내에서 그 지역만의 문화가치를 생성하고자하는 자발적인 시민 문화활동 모임을 뜻한다. 문화활동공간은 이들 커뮤니티들이 생활권 내에서 일상적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관계형성을 하며 유익한 공동체 형성을 해나가는 공간을 의미하며 동네카페, 동네책방, 아파트 유휴공간, 주민센터 유휴공간 등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가능한 공간이다.삼세판 공모사업 심사는 지난달 중순부터 서류심사와 현장(공간)심사, 원탁(인터뷰) 심사과정을 통해 진행됐다.현장심사와 인터뷰심사 과정에서 전문 심사단이 15개의 문화활동공간을 일일이 찾아 공간의 여건과 시민 커뮤니티와의 활동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과정을 통해 향후 실질적인 활동지원 부분에 대한 내용을 피드백하고 컨설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최근에는 선정된 15개 시민 커뮤니티 그룹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첫 소통의 자리로서 시민 커뮤니티간 활동과 내용, 서울 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의 엄샛별 활동가로부터 서울마을예술창작소의 커뮤니티 활동사례를 듣는 등 ‘문화도시 포항’의 가치를 함께 학습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이번에 선정된 15개 커뮤니티 그룹은 향후 지역기반의 전문가(문화예술단체)와 함께 지역의 인문성에 기반한 문화사업의 추진 파트너로서 포항의 문화도시를 주도하는 시민주체그룹으로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공모과정을 통해 농어촌을 아우르는 주민 커뮤니티와 생활권이 같은 기업 사내 커뮤니티, 십시일반으로 공간을 조성하거나, 문화적 활동으로 도시문제해결을 모색하는 커뮤니티 등 도시 내 지역별로 다양한 시민공동체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인 과정이었다”며 “향후 이들 시민 커뮤니티가 지닌 문화적 에너지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 주도의 문화도시 정착에 중요한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0-07-21

포항예술고, 무료 금요문화교실 ‘인기’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김민규)는 4년째 포항시민들에게 무료‘금요문화교실’을 실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토요일에 실시하던 문화교실 프로그램을 올해는 금요일 저녁으로 시간대를 옮겨 금요일 저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보다 두 달 가량 늦게 시작 됐지만, 그동안 문화생활에 목말라 있던 포항 시민에게 단비와 같은 기회가 되고 있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전체 수강생 및 강사들에게 발열체크, 거리두기 수업, 마스크 착용은 물론 손소독제 비치, 교실소독 등 방역 활동을 강화해 안전한 교육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이 프로그램은 포항시 교육경비 보조금의 지원을 받아 포항시민들에게 무료로 음악, 미술 강좌를 제공함으로써 ‘불금 저녁’의 유혹을 뒤로하고, 저마다 예술수업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며 건전한 문화생활을 갖고자 하는 시민 누구나에게 오픈돼 있다. 그동안 포항예술고에서 실시해 오던 무료문화교실은 입소문을 타 해마다 강좌가 조기에 신청마감이 되면서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우선 모든 프로그램의 수강료가 무료로 진행되고, 수업에 필요한 기본 미술재료 지원 등을 통해 누구나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문화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공 도우미학생의 1:1 수업지원, 개별전공연습실 사용, 전공 실기실 활용 등 포항예술고만이 가진 예술교육 인프라를 시민들을 위해 제공함으로써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크다. 강사진의 구성도 탄탄하다. 음악과의 경우 포항예술고 음악부장을 비롯해 포항예술고 출신 전공자들로 이뤄져 있다. 미술과도 포항예술고 미술과 강사진이 투입돼 강좌를 진행함으로써 강좌의 전문성이 확보돼 수준 높은 강의를 접할 수 있다.‘금요문화교실’음악 강좌는 피아노반, 바이올린반, 플루트반, 성악(가곡) 교실반 등으로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미술 강좌는 학생미술반, 일반 순수미술반 등을 개설해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연말에는 금요문화교실 연주회 및 전시회를 개최해 수업에 참가한 수강생들의 기량을 뽐내고 가족들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수강생들이 스스로 이룬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김현철 프로그램 운영 교사는 “무료 금요문화교실을 통해서 예술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남녀노소, 초보자들 모두 쉽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문화생활로 풍성해진 금요일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1

“코로나19, 지역 작가들과 어려움 나눕니다”

대구미술관은 코로나19로 힘든 대구 전업 작가들의 어려움을 나누고, 미술 창작과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구 작가들을 대상으로 작품 구입 계획을 공고하고 오는 22일까지 접수 받는다.응모 자격은 대한민국 국적의 미술가로서 공고일 기준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대구광역시인 자, 대구광역시 출생인 자, 또는 대구광역시로 본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두고 있었던 기간을 모두 합산해 대구광역시에서 총 3년 이상 거주한 자로 이 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공고일 전날(2020년 7월1일)기준 10년 이내 국·공·사립미술관, 갤러리에서 개인전 또는 단체전을 1회 이상 개최한 실적이 있는 미술인, 예술인복지법에 의거하여 예술인 활동증명을 발급받은 대구광역시 전업미술인, 대구광역시 미술단체 소속 회원이거나 예술인 조합에 가입된 전업미술인 중 한 가지 항목에라도 해당되면 응모 가능하다.대학생은 응모할 수 없으며 결과 발표 후 자격요건 관련 증빙 원본자료를 제출해야 한다.작품 수집 방향은 대구미술사에 기여한 원로 작가의 작품, 대구미술계를 대표할 만한 역량 있는 원로·중진 작가의 작품, 대구미술계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진·청년 작가의 작품으로 대구미술관 작품수집심의위원회를 거쳐 수집한다.공고 및 접수 기간은 지난 2일부터 22일까지 21일간이다.매도 신청 가능한 작품 수는 작가당 1점(500만 원 이하)으로 제한한다.접수는 22일 오후 6시까지 소인분에 한해 등기우편으로 받는다.수집한 작품은 미술관 전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2020-07-20

100년전 프랑스인의 눈에 비친 조선은? ‘다多색色조선: 폴 자쿨레’展

20세기 초 프랑스인의 눈에 비친 조선은 어떤 모습일까.(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프랑스인 화가 폴 자쿨레(1896 ~1960)가 조선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모아 ‘다多색色조선: 폴 자쿨레(Paul Jacoulet)’전을 8월13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폴 자쿨레는 3세 때 가족과 일본으로 이주해 삶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일본의 다색 목판화인 우키요에(浮世繪) 기법을 바탕으로 창작활동을 한 것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이번 전시에서는 동양의 전통기법인 다색판화 기법으로 조선 후기의 모습을 담아낸 20여 점을 선보인다. 한국의 전통 결혼식 현장 작품에서는 신랑에 박수무당의 모자를 입히는 점에서 외국인이 본 한국 문화의 오류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의 눈에 생소했던 고추 말리는 모습 등 서양인의 시선으로 본 20세기 초 한국의 생활상을 보다 넓게 체험할 수 있다.작가는 강렬한 원색의 대비와 장식성을 배제하고, 부드러운 파스텔 조의 색채와 선묘, 단순한 배경처리와 여백을 통해 정적인 화풍을 시도해 한국의 미를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누적관람객수 9만여 명을 기록한 서울미술관 신관 M2의 개관 기념 특별기획전의 포항 순회전이다. 이는 ‘2020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2억6천 여 만원을 (재)포항문화재단과 (주)석파문화원 서울미술관이 매칭해 운영한다.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 프로그램을 지역으로 확산해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시각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포항문화재단은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 지침을 준수하면서 개인 관람 중심, 시간대별 인원 조정 등 방역 조치를 하며 이번 전시를 운영한다. 또한, 안전한 전시 관람을 위해 개인 마스크 미착용자나 최근 2주 이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전시실 출입이 제한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