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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함께해요! 양성평등 공감콘서트 & 포럼’ 경북 유관기관 전략적 협력 위해 머리 맞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양성평등주간(9월 1~7일)을 맞이해 지난 3일 경북여성가족플라자에서 ‘함께해요! 양성평등 공감콘서트&포럼’을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경상북도의 낮은 성평등 수준 제고를 위해 기업, 대학교수, 연구자, 시민단체, 공무원 등 성평등지수와 관련 있는 유관기관 간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필요성에 의해 마련됐다.제1부 기업과 함께하는 공감콘서트 ‘양성평등 고(高)고(Go)’에는 강성조 경북도 행정부지사, 이규삼 경북도 여성가족행복과장, 기업대표, 대학교수, 도민 등 4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윤태열 남경엔지니어링 대표의 ‘경북의 양성평등한 직장환경 및 문화 사례’, 손민희 (주)서우 대표의 ‘여성 취업 및 경력단절예방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고, 이어 관련 전문가의 토론이 이어졌다. 또, Zoom 화상으로 참여한 기업인, 양성평등활동가, 도민들의 토론과 응원이 있었다.제2부 경상북도 ‘양성평등 쑥!쑥! 포럼’에는 이규삼 경북도 여성가족행복과장,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학교수, 연구자, 공무원, 양성평등활동가 등 성평등지수 관련 유관기관 관계자 5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경북의 성평등 수준 현황을 공유하고, 임연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성평등 수준 제고를 위한 지역사회의 과제’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다.이어 유관기관 및 전문가의 토론과 정책제안이 있었으며, Zoom 화상으로 참여한 양성평등활동가, 시민단체, 도민들의 질의와 응원이 이어졌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번 양성평등주간에 열린 공감콘서트와 포럼을 통해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중지를 모았으며, 제안된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여 경북의 성평등 수준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6

“시민에 힘과 용기 전하는 문화축전 펼 것”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이란 하나의 담론을 형성하고 그것을 통해 시대상을 투영해 볼 수 있는 문화예술계 최대의 행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오는 10일 개막하는 ‘2021년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성악도 출신이면서 탁월한 문화예술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발휘, 지역 공연예술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김 관장은 ‘누락된 의제(37.5 아래)’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많은 시민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 주는 성공적인 문화축전으로 펼칠 것을 다짐하고 있다.개막 준비에 바쁜 김 관장을 지난 3일 만나 이번 비엔날레의 의미와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아시아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 사진축제인 ‘2021년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소감은.△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작년에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1년 연기되어 이번에 열게 되었다. 2018년에 이은 행사이다 보니 엄밀히 말하면 트리엔날레(3년마다 여는 국제 전시)가 되어버렸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특히 왜 해야만 하는가에 많은 고민을 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숙지질 않아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 그러나 ‘문화예술은 지금 같은 시기에 더욱 소중하기 때문에 더 이상 연기, 취소 없이 예정대로 하자’는 대구시정 방침에 더욱 용기를 내어서 준비했다.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비엔날레의 속 깊은 얘기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SNS 등을 통해 함께 공유토록 준비하고 있다.-이번 비엔날레 개최가 갖는 의미와 기대 효과는.△대구가 사진 하나의 장르로 비엔날레를 열어 ‘한국 사진의 메카 대구’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은 한국 사진 1세대 선구자 최계복, 안월산, 구왕삼 같은 분들의 역사와 대구와 전국 많은 사진인들의 희생과 여망이 배경에 있다. 2018년 7회 비엔날레 때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부산·광주 비엔날레와 더불어 우수 등급을 받아 대한민국 3대 비엔날레로 인정받았다. 이번 8회 비엔날레는 이러한 기조를 더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특히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비엔날레로 만들었다. 그리고 진정 시민들을 위로할 따뜻한 손길이 되는 비엔날레로 만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했다.-비엔날레 기간 수만 명 관람객이 대구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번 비엔날레만의 특징과 차별화된 내용을 소개한다면.△먼저 주제전시를 비롯한 주요전시를 코로나 시대 상황을 반영하여 콘셉트를 잡았다. 이를테면 환경, 인류의 미래 그리고 코로나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을 고찰한 전시를 준비했다. 시민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주요전시를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작년 코로나 초기 상황에 전국 최초의 거점 병원으로서 큰 역할을 한 대구동산병원과 인근의 역사성이 큰 청라언덕 일대를 사진으로 뒤덮는 프로그램인 ‘포토월 프로젝트’, 그리고 7회 포트폴리오 리뷰에서 최우수 작가로 선정된 5명의 신예 작가들이 참가하는 ‘인카운터Ⅵ’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동대구역 광장에서 전시된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 하나하나마다 퀄리티를 높여 진정성을 담기 위해 애를 썼다는 말씀을 드린다.-대구시는 지난 2006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그동안 ‘사진 도시’로 발돋움했다. 사진비엔날레 발전상을 소개한다면.△2006년 첫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10개국 6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비교적 조촐하게 치렀다. 올해 8회는 32개국 351명의 작가가 참여할 만큼 외형적 성장이 있었다. 그동안 굉장한 찬사를 받은 해도 있었지만 때로는 운영상의 문제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문제를 개선하고자 2018년 7회 때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추진해 대한민국 3대 비엔날레로 평가받으며 성공적인 체제 전환을 만들어냈다. 그간 사진을 통하여 시민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가 하는 점에서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이번 8회에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홍보와 전시 프로그램 모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코로나 시대 상황으로 인하여 해외 교류사업은 당분간 여의치 않으리라고 생각하여 국내 교류를 통한 장기 계획의 토대를 일부 만들었다. 서울의 유중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비엔날레가 끝남과 동시에 유중재단에서 애프터 비엔날레를 열기로 했다. 또한 장거리 이동을 꺼리는 분들을 위해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규모를 줄인 ‘작은 비엔날레’를 동시에 진행한다.-비엔날레 기간 동안 자매우호도시 사진전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함께 열린다. 전국 사진예술 관계자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번 비엔날레에 담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모든 사진인의 축제인 만큼 특히 전문가 그룹에서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시민체험 프로그램도 정성 들여 준비했다. 많은 시민께서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음악전공 출신이다 보니 전시 쪽은 아는 것이 많이 없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다. 짧은 식견을 내세우기보다는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는다는 위치에 서고자 했다. 저에게 주어진 과제는 비엔날레의 성공적 개최만이 아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대한민국 제작극장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5

‘언제 어디서나 책으로 연결되는 도시’ 포항시립도서관, 온·오프 서비스 다양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천목원)이 ‘독서의 달’을 맞아 시민의 독서문화증진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책으로 연결되는 도서관’이라는 목표로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책과 문화를 전달하며 ‘독서 문화도시 포항’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각 시·도별 도서관은 매년 가을의 초입인 9월을 독서의 달로 지정해 독서 진흥 사업을 추진한다.포항시립도서관에서도 8개의 시립도서관과 40개의 작은도서관, 8개의 스마트도서관 등 지역 곳곳의 도서관 인프라 확충과 각 도서관의 특성을 살려 경북도내 최고의 독서문화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주민을 위한 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포은중앙도서관은 매일 5천여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포항의 중심도서관으로 20만 권의 장서를 비치하고 원북원포항을 주제로 시민의 독서문화를 증대하고 만화축제를 개최해 친근한 책 읽기 문화조성과 시민의 취미와 여가선용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각 분관 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연결해 각종 도서, 문화프로그램, 시민 여가 증진 등 다양한 허브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추진하고 있다.대잠도서관은 14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800여 명의 시민이 찾고 있다. 특히, 문학 특성화 도서관으로써 자료실 내에 특성화 자료 공간인 ‘문학상 수상작’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시민들이 문학작품에 쉽게 접근하고 흥미가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보유장서 9만여 권의 영암도서관은 1987년 개관한 포항에서 가장 오래된 시립도서관으로 노후화 및 내진 보강을 위한 리모델링 후 지난해 3월부터 새롭게 단장해 운영 중이다. 사회복지 특성화 도서관으로 큰글자책 등을 제공하고 찾아가는 실버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노인들의 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동해석곡도서관은 조선말 유학자이자 한의학자였던 석곡 이규준이 남긴 학문과 사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이규준의 저서 등 자료코너를 마련해 재조명하고 있는 석곡 이규준 특성화 도서관으로 철학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하는 등 문화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연일도서관은 다양하고 새로운 독서환경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주민에게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창의 독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일권역 생활밀착형 독서문화서비스를 제공해 독서를 통해 일상의 휴식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천목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도서관이 사람과 책, 문화를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책과 문화행사, 생활정보 등을 제공하며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열망을 만족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5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위험에 대하여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는 말마따나 인공지능 기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미래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엔 어떤 가능성과 한계가 있으며, 인류가 대비해야 할 위험은 무엇일까. 만만치 않은 질문이지만, 꼭 대답을 찾아 나가야 할 인류의 숙제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프시케의숲)에 이름을 올린 필자 25인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준 과학사상가들로, ‘거대한 기술’ 인공지능을 철저히 파헤치기에 합당한 지적 거인들이다. 파괴력 있는 저작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하버드대의 심리학 석학인 스티븐 핑커는 물론, 인공지능의 미래를 여러 매체에서 웅장한 시야로 조망해온 맥스 테그마크, 인류의 인공지능 통제 문제를 줄곧 제기해온 스튜어트 러셀 등이 눈에 띈다. 또한 프랭크 윌첵이나 벤키 라마크리슈난 등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도 명쾌하고 우아한 관점으로 인공지능을 바라본다. 인상 깊은 저작을 통해 한국의 지식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대니얼 데닛, 톰 그리피스 등도 집필에 합류했다.특징적인 것은 이 책이 인공지능 전반을 다룬다는 점이다. 현재 각광받는 ‘딥러닝’ 인공지능은 물론, 앞으로 도래할 ‘초지능’ 인공지능까지 아우른다. 또 오늘날 이만큼 도달하기까지의 여정, 즉 폰 노이만과 클로드 섀넌에서부터 시작되는 초기 역사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짚어나간다.이 책에는 25명이라는 필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관점이 담겨 있다. 섣불리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을 만큼 팽팽한 논의가 펼쳐진다. 단 하나 공통되는 것은 논의의 출발점이다. 엮은이 존 브록만은 일찍이 사이버네틱스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그 위험성을 강력하게 경고한 인물인 ‘노버트 위너’를 화두로 제시했다. 사이버네틱스는 오늘날의 인공지능 개념을 선취했으며, 더욱이 노버트 위너는 마치 핵폭탄을 우려하듯 사이버네틱스의 지배를 두려워했다. 이것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집필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는 것이 이 책의 탄생 배경이다.어떤 필자는 그러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에 동조하고, 어떤 필자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선호하는 인류의 고질적인 습성이라며 그러한 두려움을 일축한다. 또 다수의 필자는 그러한 찬반 구도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매혹적인 인공지능론을 펼쳐나간다. 그렇게 마련된 25개의 조각들로 독자들은 저마다의 모자이크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지식의 지휘자’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엮은이 존 브록만은 집필진을 과학자, 프로그래머, 공학자, 사상가, 예술가 등 다채로운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해 인류가 가진 AI 지식의 전모를 밝히고 그 통섭을 통해 새로운 관점과 영감이 열리길 도모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2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의 마음·사랑·사람 탐구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이기주 작가가 신작 산문집 ‘마음의 주인’(말글터)을 펴냈다.250만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 이기주 작가는 이번엔 ‘마음에 관한 탐색’을 시도한다. 일상을 비집고 들어가 포착한 시간과 공간에서 마음의 본질과 실체를 마주하고 그것을 여백 위에 잔잔한 문장으로 그려냈다.책은 “우리 삶의 많은 문제가 마음을 잃어버리는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라는 화두를 내던지며 시작한다. 마음, 사랑, 생애, 사람이란 주제를 통해 그 답변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다만 이기주 작가는 마음을 향해 떠난 여정에서 딱 떨어지는 정답에 다가가려 애쓰기보다 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자신만의 답을 주워 담았다. 그렇게 끌어모은 마음에 관한 생각을 책 곳곳에 심어놓았다.저자는 “모든 일이 잘될 거야”라는 식으로 함부로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고, “내가 그리 특출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의 흐름과 마음의 상태를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또한 살다 보면 무턱대고 다가가기보다는 관심과 무관심 사이, 그 어디쯤에서 인내심을 갖고, 누군가를 기다려줘야 하는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그는 “어떤 면에서 인생은 내가 그리 특출 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틈틈이 깨닫는 과정인지도 모른다”라든지,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단면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의 흐름과 마음의 상태를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2

화를 내는 것은 본능일까?…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화를 내는 것을 의미하는 ‘분노’(憤怒). 세상에는 수많은 분노의 원인이 존재한다. 그중 어떤 것들은 당장 화를 내야 한다고 외치고, 어떤 것들은 화를 참아야 한다고 말한다. 때로는 화를 내서 욕을 먹고 때로는 화를 안 내서 욕을 먹는다. 이렇게 분노의 가치가 뒤죽박죽 뒤섞인 상황이다 보니 분노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고 또 앞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언제 화를 내는지 안다고 생각하며 다른 이의 분노 역시 알아볼 수 있다고 꽤 확신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진실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우리의 분노 안에는 온갖 의미의 영역이 전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분노란 무엇인가’(타인의사유·원제 ‘Anger’)는 분노를 이야기하는 담론 12가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결의 분노와 이를 대하는 다양한 태도를 소개한다.감정의 역사를 연구해 온 저자 바버라 H. 로젠와인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책에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분노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크게 세 가지 계보 속에서 나눠진다고 설명한다.분노를 피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보는 계보, 때에 따라 악덕과 미덕 사이를 오간다고 보는 계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보는 계보가 있다.이런 세 가지 카테고리에서 세네카,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폴 에크만, 리사 펠드먼 배럿, 마사 누스바움 등 학문을 넘나들며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본다.미얀마 군부와 불교도에 의한 로힝야족 무슬림 탄압이나 최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反)인종차별 캠페인 BLM 운동과 같은 사회적 맥락에서의 분노 개념도 함께 돌아본다.저자는 현재의 분노 담론이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명예가 모욕과 비방을 당했다는 느낌이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한다. 내쫓기고, 무시되고, 경멸받는 명예, 한마디로 ‘디스’되는 명예에 대한 감각이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모두가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옳고, 정의롭다고 믿는다. 저마다 자신의 관심사를, 그리고 분노 해소 방식에 관한 생각을 다른 모든 이에게 주입하고 싶어 한다.하지만 저자는 이럴수록 분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분노가 단지 어떤 하나의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오늘날 존재하는 많은 분노의 가치와 뿌리를 이해할 때 이런 극단적이고 대립적인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2

애린복지재단·포항문인협회 ‘제22회 재생백일장’ 공모전

포항지역의 문화 선각자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재생백일장이 열린다. 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과 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가 ‘제22회 재생백일장’을 연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감염예방과 보다 폭넓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재생백일장은 포항지역 근대문화와 문학의 첫 씨를 뿌리며 일생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문학과 예술발전에 큰 자취를 남긴 고 재생 이명석(1904~1979) 선생의 뜻을 기리고 이어받는 문학행사다.전쟁과 가난에 시달리던 시대에 지역문화가 꽃피워야 지역민의 삶이 아름답고 풍요로워진다며 내일의 희망을 가꾼 이명석 선생의 개척자 정신을 고양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성인들에게 시대에 맞는 참다운 정신과 문화에 대한 안목과 인식을 높이고자 매년 가을에 열어오고 있는 백일장이다.이 재생백일장을 통해 학생들과 시민들은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육성해 한국 문학과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선생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포항시 북구 덕수동 덕수공원에 자리한 재생 이명석 문화공덕비 앞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영덕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대구와 일본에서 공부를 마치고 포항에 정착한 이명석 선생은 가난과 병마로 슬픔과 고통에 시달리는 이웃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6·25 전쟁 후 고아들을 키운 선린애육원의 설립에 앞장섰고, 흥해 한센인촌인 애도원, 성인 문해(文解) 교육기관인 애린공민학교를 설립 운영하며 한평생 어려운 사람들의 선한 벗이 돼 그들을 돌보았다. 이러한 공적으로 ‘인간 상록수상’을 받았고, 이를 내조한 부인도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또한 오늘날의 포항문화원을 설립했으며 포항예총, 시립도서관 등 지역축제의 기초를 놓아 지역사회 문화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재생백일장은 시와 산문부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며 참가 대상은 포항지역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대학 포함)이다. 대상 1명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주어지며 부문별 장원 등에게는 상금과 포항문인협회장상이 주어진다. 각 부문별 제목은 △초등부 지우개, 가족사진 △중등부 소금, 의자 △고등부 들풀, 몸살 △대학·일반부 단추, 골목길이다.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4∼24일까지 포항시 남구 효자로 70(2층) 삼우애드컴 재생백일장 공모전 담당자 앞으로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 입상작 발표는 10월 11일 포항문인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 등을 통해 이뤄진다. /윤희정기자

2021-09-01

초가을 아름다운 밤 ‘꿈 속의 노래’ 선사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180회 정기연주회 ‘꿈속의 노래’ 무대가 2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초가을의 아름다운 밤을 선사할 이번 무대는 포항시향 상임지휘자 임헌정이 지휘하고 유럽에서 폭넓은 음역과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 카리스마를 갖춘 베이스라는 찬사를 받아온 세계적 베이스 전승현 서울대 교수와 호흡을 맞춘다.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 슈만의 작품을 통해 독일 낭만주의적 색채 가득한 무대를 선사할 이번 무대는 베이스 전승현의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이 신성한 전당에서’와 변훈의 ‘명태’로 막을 연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최대 걸작 중 하나이자 최후의 오페라인 ‘마술피리’ 2막의 아리아 ‘이 신성한 전당에서’는 의로운 철학자 자라스트로가 부르는 아리아로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 사상이 드러나는 곡이다. 지혜와 이성과 자연이 삼위일체를 이뤄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절도있는 삶의 길을 가르쳐주는 세계를 노래한다.이어서 슈만의 ‘교향곡 2번’(말러 편곡)이 연주된다. 슈만이 지병인 정신착란증을 앓으며 심적으로 혼란기를 겪던 시절 작곡한 곡으로 전반부는 밝은 분위기를 띈 다장조로 연주된다.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하고 다시금 일어서 광명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 슈만의 분투 과정이 담겼다고 평가받는다. 공연 후반부에는 베이스 전승현이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아리아 ‘그녀는 결코 나를 사랑하지 않았네’와 조두남의 ‘새타령’을 부른다. 마지막 피날레 작품이자 이번 무대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중 ‘트로이메라이(꿈)’는 슈만의 작품 중 제일 유명한 곡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그린 이 곡은 연인 클라라에 대한 그의 사랑이 흘러넘치듯 감미롭고 서정적이다.전승현 베이스는 세계 최정상의 오페라 무대인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 한국 남자 성악가로는 처음 주역으로 진출해 화제가 됐으며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의 종신 베이스 주역 솔리스트를 역임했다. 2011년에는 세계적 활동을 인정받아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예술가들의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궁정 가수) 작위를 받았다. 2002년 한국 남자 성악가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데뷔한 이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의 오페라 무대에 오르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성악가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1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 9월 독서의 달 전면 비대면 행사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9월 독서의 달을 맞이해 다양한 행사를 운영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해 포항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확보할 계획이다.비대면 체험프로그램인 ‘캐릭터 클레이마그넷 만들기’, ‘랜선 가족 퀴즈왕’, ‘랜선에서 찾아요!’와 도서를 2차가공해 공연으로 즐길 수 있는 국악낭독극 ‘행복한 여우’는 온라인플랫폼 리모트미팅으로 진행되며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참여, 신청할 수 있다. 지역작가인 김일광 작가와의 만남을 담은 ‘랜선 작가의 방’은 1일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며 김일광 작가의 ‘귀신고래’를 각색해 영상으로 표현한 ‘랜선극장’또한 1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체험프로그램 외에도 원 북 공모전 당선작, 이수지 작가전 등 1층 로비와 3층 복도에 다양한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각 자료실에서는 대출정지회원에 대한 특별대출을 진행하고 1층 로비에서 과년도 정기간행물을 무료로 배부한다.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및 시립도서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포항시립도서관 사서팀(054-270-4612)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31

피아니스트 양성원의‘냉정과 열정사이’

피아니스트 양성원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피아니스트 양성원의 ‘냉정과 열정사이’ 공연을 개최한다.올해 첫 리사이틀인 이번 무대는 클래식 명MC 장일범의 해설을 통해 일반 관람객들이 피아노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피아니스트 양성원의 ‘냉정과 열정사이’ 무대에서는 쇼팽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의 ‘야상곡(녹턴)’과 베토벤 피아노곡으로 연주자들과 청중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는 ‘비창 소나타’를 선사한다.이어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하는 ‘발트슈타인 소나타’를 연주한다.영성을 담아내는 감동으로 청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양성원은 독일 슈투트가르트국립음대, 뒤셀도르프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오스트리아 국제청소년콩쿠르 1위, 이탈리아 Conservatorio C. Monteverdi di Bolzano Concerto Competition 1위, 프랑스 리옹국제콩쿠르 입상, 쾰른국제음악콩쿠르, 안톤 루빈슈타인국제콩쿠르 본선 진출 등 국내외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해 일찌감치 기량을 떨쳤다.또한 그는 독일 베를린 챔버오케스트라, 중국 하얼빈 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대구시립교향악단 등 국내외 정상급 교향악단들과 협연을 통해 독주자로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있다.지난 4월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단독 리사이틀을 전석 매진으로 호연, 5월 국립합창단 정기연주회 베토벤 걸작들의 향연 ‘코랄 판타지’ 협연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윤희정기자

2021-08-31

‘용이 되지 못한 강철이’ 전설, 뮤지컬로 만나요

구미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연예술단체 예술로가 11∼12일 구미 강동문화복지회관 봉두아트홀에서 탐방체험극 창작 뮤지컬 ‘용이 되지 못한 강철이’(제작감독 황후·연출 이효정)를 선보인다.예술로는 그동안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뮤지컬 작품과 지역의 전설을 다룬 작품을 계속해서 발표해 왔다. 이 작품 역시 구미의 금오산 절벽 아래에 있는 마애보살상 옆 용샘에 얽힌 전설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용이 되기 위해 천년을 기다린 이무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본 아낙네의 비명 때문에 이무기는 용이 되지 못하고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게 되는 슬픈 전설을 각색해 전통의 음악과 몸짓을 극화한 작품이다.2021년 경북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작품은 관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탐방체험극을 표방한다.극의 해설자이자 이끔이인 구미시 마스코트인 거북이 토미의 지역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하며 자연스레 구미설화탐방대가 돼 토미와 함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또한 관객들은 주인공인 아기 용 강철이의 친구가 돼 무대 위에서 구름만들기 체험, 다함께 불러요 뮤지컬 노래, 투호 비석치기 등 전통 놀이, 요괴퀴즈를 직접 체험하면서 오감을 만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황후 제작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설화 속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민들에게 살고 있는 지역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자 제작됐다”고 소개하고 “하늘과 땅 공간을 그림자극으로 표현하고, 상징적 공간으로 오브제를 사용해 표현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010-3644-5899./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31

“샤바샤바 아이샤바~” 어린시절 추억 되살리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놀림을 받았더래요. 샤바샤바 아이샤바 얼마나 울었을까. 샤바샤바 아이샤바 천구백팔십년대.”1980년대 고무줄놀이를 할 수 있는 구조물에서 미로 찾기를 한다. 숨겨진 드로잉 작품을 찾기 하며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 이정민 권군 최현애 신지선 안성석 송호민 피터 등 7명의 작가가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와 숨은그림찾기를 재현하며 그들만의 백신을 찾아냈다. (재)포항문화재단이 오는 9일까지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진행하는 기획전시 ‘샤바샤바 아이샤바’다.이번 전시는 전시 기획전문가(큐레이터)의 기획 아이디어와 관내·외 예술가들의 협업이 낳은 결과물이다. 대다수의 미술계 공모사업이 작가 지원에 편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시 기획전문가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의 활동무대를 마련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역량 있는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시범사업으로 준비됐다. 이정민 작가의 ‘line play’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의 과거와 현재의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경험한 시간의 흐름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고무줄놀이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을 통해 구룡포를 거쳐 포항 전 지역에 전파됐다는 설정은 오래전 한·일 어린이들이 함께 놀이를 즐겼을 당시 상황을 상상하게 한다.권군과 최현애 작가의 ‘이상한 끌개-고무줄놀이’는 고무줄 노래를 포항 사투리로 번역하고 이를 도돌이표처럼 나선형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놀이를 넘어 민족, 신분, 외모, 사는 지역 등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전시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전시장에 들어서면 송호민 작가와 피터 작가가 협업한 작품을 만나게 된다. 꿈틀로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인 피터 작가는 고무줄놀이의 몸짓을 재현할 수 있게 만든 구조물 ‘86년 어느 날’을 선보여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넘고 지나가면서 미로 찾기와 같은 경험을 유도한다. 한편 이 구조물에는 포항 청년 예술가인 송호민 작가의 드로잉 ‘숨은 놀이 찾기’가 숨겨져 있다.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로 떠오르는 놀이도구들을 구조물 속에 그려 넣어 작품 속을 오가며 숨어 있는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급속한 현대화과정 속에서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금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고 추억하게 하는 경험을 통해 예술의 다양한 표현방식과 더불어 현 상황을 치유하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샤바샤바 아이샤바’전 협력큐레이터 한수옥 씨는 고무줄놀이와 포항의 지역문화 리서치를 바탕으로 팩션을 구성했다. 전시장 방문객들이 우리를 옥죄는 차별에서 벗어나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잠시 잊고, 고무줄놀이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처럼 전시를 경험하는 기회를 통해 순수하고 행복했던 마음을 되찾아 주고자 기획했다고 밝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31

손열음 피아니스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손열음사진이 31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과 9월 1일 오후 7시 의성문화회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하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특별상을 받는 등 두각을 드러낸 젊은 뮤지션이다.그는 발레리 게르기예프, 로린 마젤, 제임스 콘론, 정명훈 등의 지휘로 뉴욕 필하모닉, 이스라엘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바르샤바 필하모닉, 도쿄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졌다.음반으로는 2004년 데뷔 때 낸 쇼팽의 에튀드 전곡집, 2008년에는 쇼팽의 녹턴 편곡반, 2009년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의 연주실황을 이듬해 월드와이드로 발매한 음반, 20세기 초반에 쓰인 현대 음악으로 구성된 2016년 ‘모던 타임즈’, 2020년 ‘슈만’, 2021년 7월 카푸스틴 서거 1주기 추모 음반 등이 있다.손열음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음악 영재로 수석 입학했으며, 졸업 후 독일 하노버 국립음악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또한, 2011년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준우승 및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등을 휩쓸어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치며 정상급 피아니스트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뜨거움을 냉정하게 읽어내는 연주자,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또한, 음악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해 5년간 집필한 글을 모은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를 출간했으며, ‘놀면 뭐하니’ 등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이번 리사이틀에서 손열음은 서거 1주기를 맞은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을 추모하며 볼콤, 셰드린, 히르츠 등 작곡가들의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카푸스틴의 음악은 클래식과 재즈, 두 장르의 언어와 기법을 절묘하게 혼합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한 음악임은 물론 수많은 피아니스트가 즐겨 연주하고 있다.음악적 대담함과 잠재력이 담긴 그의 음악은 절대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 현대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희정기자

2021-08-30

일본인이 그린 ‘아름다운 조선’은 어땠을까

일제강점기 아름다운 조선을 그린 일본 미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포항시는 오는 9월 4일부터 22일까지 ‘편견의 타래를 풀다-아름다운 조선을 그린 일본인 화가 작품전’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과메기문화관에서 개최한다.전시회 출품 작품들은 식민지 조선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면서 미술 활동을 했던 일제강점기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야마카와 슈우호오, 후지시마 다케지, 야마구치 호, 하시모토 간세쓰 등의 작품과 조선에서 활동했던 일본인 화가 가토 쇼린, 가타야마 단, 구보타 덴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40점 중 1점은 일본 유형문화재급이며 몇몇 작품은 잡지에 소개된 일본 거장들의 미술품이다. 당시 일본 예술가들이 식민지 조선을 유람하면서 명승지와 풍경, 인물들을 그린 작품들이다.이중 후지시마 다케지는 ‘일본 근대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거장으로 일본 서양화 정착의 장본인이다. 1929년 영친왕이 일본에 가 있을 당시 그에게 그림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토 쇼린은 1918년 한국에 건너와 1945년까지 살며 풍경화, 기행문 화첩, 서민의 생활상 등을 그린 화가다. 전국을 유람하며 조선의 아름다움을 그렸고, 한국 근대미술의 태동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일본에 돌아가서도 한국을 소재로 한 그림만 그렸고, 한일 국교 정상화 이전인 1963년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우리 정부의 초대를 받아 방한하기도 했다.시에 따르면 1910년 한일병탄조약 이후 많은 일본인 미술가가 조선을 방문해 작품을 남겼으나, 1945년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과 6·25 전쟁으로 인해 일본인 미술가의 작품은 점점 사라져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됐다. 또한, 일제강점기 미술사 연구 및 조사마저도 금기시돼 한국의 근대미술은 큰 공백을 가지게 됐다. 그럼에도 일본인 미술 작품에 관심을 놓지 않은 많은 사람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일제강점기 재조선 및 조선을 방문했던 일본인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2015년 일본에서 6개 미술관 공동주최로 순회 전시됐었다.아울러, 부산시립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2018년 3월 16일~7월 29일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20주년 특별전-모던 혼성(1928~1938)’을 개최했고 재조선 일본인 미술가 및 조선을 방문한 일본인 미술가의 작품을 대여받아 전시했다.이 전시회는 포항시가 일제강점기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구룡포에서 일본인 미술가의 특별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민간 예술교류와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돼 전시회를 하게 됐다.포항시 관계자는 “미술품 수집가의 희망에 따라 일제강점기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구룡포 근대 일본인 가옥거리 및 근대역사관 인근에 위치한 과메기문화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미술가의 특별한 작품 전시는 민간 예술교류와 관광활성화에 적극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치적으로 억압을 받았지만 따뜻한 눈으로 조선을 바라본 일본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리운 과거의 시간을 회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회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054)270-2861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30

영남대 소장 서적 3종, 경상북도 문화재 지정

영남대가 소장하고 있는 서적 3종이 경상북도 지정 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된 책은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 천로금강경(川老金剛經),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金剛般若經疏論纂要助顯錄) 등이다.구급간이방은 1489년(성종 20년)에 윤호, 임원준, 허종 등이 임금의 명을 받들어 편찬한 언해본 의학 서적으로, 질병을 127개 부문으로 나누어 그 치료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은 임란 이전에 간행된 목판본으로 인본(印本)의 글씨가 선명하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책이 매우 희귀해 조선시대 국어 및 의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천로금강경은 중국 송나라 임제종의 승려인 천로 도천(川老 道川, 일명 야보(冶父))이 쓴 책으로, 진나라의 고승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한 ‘금강반야바라밀경’에 주석을 달고 송(頌)을 붙인 목판본이다.  13세기 중엽에 간행된 책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전래하고 있는 야보(冶父)의 계통 판본 가운데 간행 시기가 가장 빠른 판본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은 당나라의 종밀(宗密)이 저술한 ‘금강반야경소론찬요’에 대하여 송나라의 혜정(慧定)이 그 요지를 해설한 것이다. 1378년에 간행된 목판본으로 전해져 오는 책이 매우 드문 희귀본으로 자료적 가치가 높은 책이다. 영남대는 이번에 지정된 문화재 외에도 분청사기 상감모란문 매병(粉靑沙器 象嵌牡丹文 梅甁), 보물 제239호와 고산자 김정호(古山子 金正浩)의 청구도(靑邱圖), 보물 제1594-2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脩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보물 제1939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 41(初雕本大方廣佛華嚴經周本卷41), 보물 제1940호 등 4점의 보물을 포함해 다수의 문화재급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1-08-30

“스마트시티 조성, 시민 참여 바탕돼야”

“도시의 스마트화는 도시문제 해결과 시민 삶의 질 향상, 지역 경제성장 등 여러 이유로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제입니다. 스마트시티의 설계가 시민과 사회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했는가에 따라 그 도시의 미래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스마트시티, 블록체인 등을 사용자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는 곽지영 포스텍 산학협력 교수는 최근 경북도 최대 자문기구인 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됐다.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회는 경북도의 핵심정책에 대한 폭넓은 자문과 현장과의 소통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2019년 설립된 자문기관으로서 곽 교수는 2023년 7월까지 경상북도의 정책 제안뿐만 아니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지난 28일 그를 만나 ‘스마트시티 경북’의 미래와 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메가시티(경북)로 도약하기 위해 고견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고 있다.△스마트 기술을 통해 우리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기회를 얻게 되어, 대구·경북 출신의 한사람으로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회 2기 공동위원장을 맡은 소감은.△정책자문위원회는 경북을 보다 새롭게 디자인하려는 민선 7기 전략에 따라 출범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막연히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역할을 맡겨 주셔서 감사하다. 정책자문위원회가 출범한 2019년 1기부터 위원으로 참여했는데,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여러 위원님과 함께 현장 이해에 바탕을 둔 정책을 제안하고 도정에 녹여낼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2년 후 2기 성과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정책 제안뿐 아니라, ‘다양한 위원들의 역량을 모아 경북 차원의 빅 프로젝트를 발굴하는데도 기여한 진일보한 위원회’로 평가받고 싶다.-경북도의 도정 방향 핵심 키워드가 공항·항만 투 포트 전략, 연구중심 혁신, 지방소멸 극복 등으로 제시됐다. 이중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세 가지 모두 경북도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2기 정책자문위원회 역시 도정 전략에 맞추어 전문성을 강화하고 연구중심 혁신 도정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로 재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민의 기대나 전문가의 지식과 통찰에 기반한 연구가 정책 수립에 잘 연계될 수 있는 개방적 혁신 생태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시티 연구를 해오면서 교육-연구-산업-행정이 선순환적 구조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스마트시티란 무엇이며 오늘날 우리 삶에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쉽게 말하면 인공지능, IoT 같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우리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도입 초기에는 스마트시티가 신도시 건설을 위한 새로운 기술의 하나라는 좁은 의미로 인식되었는데 불행히도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 후 도시문제 해결 수단으로서 공공주도로 방향을 급선회했는데, 이번에는 수익모델 부족으로 기업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시행착오를 거친 후 최근에는 스마트시티가 시민참여와 산업 생태계 플랫폼 개념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정부 주도의 스마트도시 조성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PPP (People-Private-Public) 협력 체계가 최근 글로벌 스마트시티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경북의 스마트화를 통해 시민에게 더 안전하고 질 높은 삶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조업, 농축수산업, 소상공업 등 우리 지역의 전통적인 주축 산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그 재료가 되는 첨단 기술이 미래 경북의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경북형 스마트시티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오랜 기간 산업계에 몸담았다가 대학으로 왔는데 어떤 역할에 더 큰 보람을 느끼나.△2016년부터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산학협력교수로 일하기 전 삼성전자에서 책임, 수석, 상무를 거치며 13년간 근무했다. 회사의 일원으로서 미래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일도 즐거웠지만, 우리 지역의 스마트화를 연구하고 학생들과 가까이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지금 좀 더 큰 보람을 느낀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포스텍에 부임하면서 앞으로의 연구는 ‘청년’, ‘중소기업’, ‘지역’의 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는 소망이 있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스마트 기술이 주는 혜택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싶다.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나 사회적 약자, 노년층, 어린이를 위해 스마트 기술이 최우선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한 발짝씩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가고 있어서 여러모로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29

무르익은 연주… 조성진, 대구서 독주회

지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28)이 대구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수성아트피아가 명품시리즈로 마련한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다음달 5일 오후 5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지난해 10월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의 리사이틀 이후 10개월 만에 대구를 다시 찾는 조성진은 이번 공연에서 야나체크와 라벨 등 인상주의 작곡가의 작품과 쇼팽의 스케르초를 들려준다.조성진은 먼저 체코 작곡가 야나체크의 피아노 소나타 ‘1.X.1905’를 연주하며 리사이틀 문을 연다. 1905년 10월 1일 합스부르크의 통치를 받던 체코에서 일어난 비극에 대한 슬픔을 담은 곡이다.두 번째 곡은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다.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력은 물론 고도의 피아노 테크닉을 요하는 난곡으로도 유명한 곡으로 야나체크의 피아노 소나타와 또 다른 느낌의 ‘인상주의’ 작품이다.리사이틀의 피날레를 장식할 작품은 쇼팽의 ‘스케르초’ 전곡(1, 2, 3, 4번)이다. 조성진은 쇼팽 ‘스케르초’를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연주해왔다. 스승인 신수정 교수를 처음 만났던 모차르트홀에서, 음악적 커리어를 이끌어준 지휘자 정명훈을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연주했던 곡이다.조성진은 6세 때 피아노를 시작했으며 11세 때 첫 공개 연주회를 가졌다. 2009년 일본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11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에 입상했다.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계약을 맺었으며, 피셔, 두다멜, 게르기예프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협연하는 등 세계를 누비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053)668-180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29

초상화 속 인물은 왜 웃지 않을까… 대중 눈높이 맞춘 미술 이야기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 안내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미술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고정관념을 환기하며 미술작품을 통한 사유와 감성의 확대를 모색한 책 ‘벌거벗은 미술관’(창비)이 출간됐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미술의 장구한 역사를 인류 문명사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미술사학자이자 ‘인문학의 꽃’으로 불리는 미술사를 대중화하는 데 노력해온 양 교수는 오랫동안 미술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고민해오던 문제들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집요하면서도 자상하게 풀어낸다.‘미술은 왜 끊임없이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속성을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고전미술의 신화화 과정을 파헤치고, 미술관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던 무게감을 초상화의 무표정성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밖에도 박물관과 시민사회의 함수관계, 화려한 미술 속에 담긴 질병의 그림자 등을 통해 인간이 미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축했는가를 살핌으로써 독자들을 미술에 대한 다각적인 성찰로 이끈다. 과거와 현재, 서구와 한국을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설명은 직관적이고도 유려해서 저자의 치열한 문제의식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4개 장으로 구성된 이번 책은 강연을 바탕으로 썼다. 문명과 표정에 앞서 첫 장에서는 고전미술의 허상을 말한다. 석고상 그리기가 미술교육의 기본이 된 역사, 군국주의적이고 남성중심적인 문화 속에서 탄생한 그리스 조각이 서구에서 수천년 동안 아름다움의 기준이 된 과정을 살핀다. 3장과 4장에서는 각각 미술관과 박물관을 둘러싼 격동의 역사, 코로나19 사태와 미술을 다룬다. 각 장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큰 틀에서 미술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만난다. 미술의 역사를 통해 저자는 ‘인간에게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다가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26

전 세계 대표 지성 134인과 사유의 시간을

이 시대와 사회를 만들어낸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경제, 문화, 사회, 정치 등을 우리 외부에 존재하는 현상으로 간주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우리의 ‘생각’, 즉 인식 활동의 소산이다. “우리의 생각이 곧 우리 자신이다.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과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이 이 세상을 형성한다”라는 붓다의 말처럼, 우리의 생각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이 시대와 사회를 만들어냈다.기업가이자 사회활동가인 비카스 샤의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인플루엔셜)은 이 같은 사실에 착안해 금세기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인문들의 생각을 인터뷰해 공유하는 프로젝트 ‘생각 경제학 프로젝트’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책은 정체성을 시작으로 문화, 리더십, 기업가정신, 차별, 갈등, 민주주의까지 총 7개의 대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주제들은 전 영역에 걸쳐 불안정성과 불투명성이 높아진 이 시대에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화두들이다. ‘정체성은 우리를 어떻게 규정하는가’ ‘문화예술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차별과 갈등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날 민주주의는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가’ 등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전 세계 대표 지성 134인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다. 유발 하라리, 조던 피터슨, 제인 구달, 마야 안젤루, 무하마드 유누스, 리처드 브랜슨, 셰릴 샌드버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오른 인물들의 위대한 생각들이 독자들을 깊이 있는 사유의 장으로 안내한다.한 예로 심리학자이자 ‘질서 너머’의 저자 조던 피터슨은 “어떤 인생을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비카스 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만일 이 세상의 문제들, 즉 자신과 가족을 비롯해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라고요. 누구나 주변에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거나 고통을 겪는 사람을 보면 심적으로 동요되기 마련입니다. 인간으로서 피하기 어려운 이러한 도덕적 부담을 덜어낼 유일한 방법은 그 문제에 맞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41쪽(‘살아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중에서)‘사피엔스’를 통해 인류의 정체성과 관련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미래의 인류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장차 인간은 기술을 사용해 신의 영역으로 간주했던 능력들을 습득하게 될 것입니다. 비유법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조만간 인간은 각자 취향대로 생명체를 설계해서 창조하고, 머릿속과 직접 연결된 가상현실을 넘나들고, 수명을 과감히 연장하고, 원하는 대로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개조할 것입니다. (중략) 미래 기술의 혁신적인 잠재력은 우리 몸과 마음을 포함한 호모 사피엔스 자체의 탈바꿈에서 나타날 거예요. 미래의 가장 신기한 기술은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선에 타고 있는 생명체가 될 거란 의미입니다.”-59~60쪽(‘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한가’ 중에서)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대부분은 밥벌이에 치중한 생존 문제에 몰입해 의식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에 널린 갈등과 혐오를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와 같은 삶의 근간을 흔드는 실존적인 질문들을 마주할 때, 잠자던 우리의 의식은 깨어나고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변화한다. “모든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라는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말처럼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은 근본적인 가치가 뿌리째 흔들리는 오늘날, 진정한 인생에 대해 자문해보고 삶의 방향을 재정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26

신라 황복사터 추정 출토 유물 32점 첫 전시 공개

신라 왕실 사찰로 알려진 경주 황복사(皇福寺) 추정 부지에서 발굴조사로 발견된 유물 32점이 공개된다.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10월 24일까지 영남권 수장고인 ‘신라천년보고’에서 2016년 이후 황복사터에서 나온 문화재를 선보이는 기획전 ‘전(傳) 황복사터 출토 신자료’ 특별공개 전시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황복사터 유물은 그동안 발굴 현장에서 한시적으로 공개된 적은 있으나, 전시를 통해 소개되기는 처음이다.신라 왕성인 월성(月城) 동쪽 낭산 인근에 있는 황복사는 신라 고승인 의상대사가 654년에 출가했다는 절로, 의상대사가 허공을 밟고 올라가 탑돌이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하기도 한다.지금은 국보로 지정된 삼층석탑 외에는 건물 흔적이 거의 없다. 1942년 삼층석탑을 해체했을 때 나온 금동사리함 뚜껑에서 ‘죽은 왕의 신위를 모신 종묘의 신성한 영령을 위해 세운 선원가람’을 뜻하는 ‘종묘성령선원가람(宗廟聖靈禪院伽藍)’이라는 글자가 나와 신라 왕실 사찰로 추정돼 왔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성림문화재연구원은 2016년부터 지난 4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황복사터 발굴조사를 했고, 유물 2천700여점을 찾았다.이번에 전시되는 유물은 크게 불교조각, 명문(銘文·비석이나 기물에 새긴 글) 자료, 공예품으로 나뉜다.불교조각 중 금동불입상은 모두 7점이다. 대부분 옷 주름이 U자 혹은 Y자 형태이고,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 왼손은 내린 모습이다. 관음보살로 추정되는 조각상은 왼손에 정병(淨甁·목이 긴 물병)을 들었다. 돌에 새긴 신장상의 주인공은 갑옷을 입은 무장이다. 표현 방식이 입체적이고 사실적이어서 통일신라시대 불교조각의 정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문 자료로는 비석 조각과 글을 적은 나뭇조각인 목간이 나온다. 연못에서 나온 소나무 재질 목간은 적외선 촬영으로 ‘상조사영조사미이십일년’(上早寺迎詔沙?卄一年)이라는 글자가 판독됐다. 다만, ‘조(早)’는 ‘군(軍)’, 두 번째‘조(詔)’는 ‘담(談)’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목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도 “끝부분에 구멍이 있어 승려의 신분을 알려주는 신분증이나 물품 꼬리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공예품은 반구형 금동장식과 불꽃 모양 금동장식, 세 발 청동솥, 청동병과 그릇, 녹유벼루 등이 공개된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1-08-25

“묵묵히 자리 지키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재)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서울을 중심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펼치고 있는 신진예술가 이해련 작가의 ‘Cheer Me More’전을 26일부터 9월 26일까지 셔터룸(포항시 북구 동빈2가 142-3)에서 개최한다. 법정문화도시 조성사업 2차년도 국내외 예술교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지난해 8월 이해련 작가의 첫 개인전 ‘Summer Cheer’의 연장선에 있는 전시다.이 작가는 테크놀로지가 발전하고 점점 편리해지는 사회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상을 입체, 설치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불편함을 유발하는 대상을 흉내내며 과장하거나 반대로 그에 무심한 태도를 취해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작품에 블랙코미디가 가미돼 있다고 할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일상 속에서 곧잘 사용되는 물건 중 하나인 가습기를 주목한 설치작업을 전시한다. 작품은 가습기가 최대치의 편리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보조 장치를 만들고 환경을 조성했다. 일명, 기계의 활동을 응원하는 ‘기계 응원 프로젝트’다.이 작가는 “기계는 본인이 처한 상황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 어떠할지라도 흔들리지 않고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와 의무를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비록 커다란 변화를 주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본인이 할 일을 하는 것이 현재 장기화 된 코로나19의 시간 속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생활을 이어나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이해련 작가는 서교예술실험센터(서울),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서울), Space 55(서울) 등에서 전시를 했으며 문래예술창작촌 지원사업, 서울문화재단 창작준비 지원 RE:SEARCH 등의 기금으로 창작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 담당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관람객을 포함한 이 프로젝트의 모든 참여자가 그리고 주변의 환경에도 본인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우리 모두에게 어떠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고 전했다.이번 전시는 사전관람 예약이 필수이며, 전시 예약은 사이트(https://culturecityph.simplybook.asia/v2/#book/service/1/)를 통해 할 수 있다. 최대 4인이 동시에 관람 가능하며, 30분의 관람 시간이 주어진다. (054)289-790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24

대구·경북 명장들 魂담긴 작품들 한자리에

(사)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지회장 최원희)가 주최하는 ‘제21회 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전’이 오는 2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옛 선조들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계승하고 현대적 기술을 겸비한 명장(名匠)들의 숭고한 장인정신과 인내의 숨결이 담겨 있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대한민국 명장은 각 산업분야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사회공헌 등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장인에게 주어지는 우리나라 숙련기술인의 최고영예다. 명장은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37개 산업분야 및 97개 직종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갖추고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 대통령 명의로 선정된다. 이번 전시는 대경지회 회원 19명이 참여해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명장은 최원희(이용), 최환갑(목재수장), 배용석(도자기), 김정옥(도자기), 천한봉(도자기), 윤만걸(석공예), 권수경(목공예), 김복연(한복), 김태식(양복), 이학천(도자기), 박종병(석공예), 임호순(미용), 이명자(한복), 김완배(목공예), 지상근(생산자동화), 박정열(귀금속), 최옥자(섬유), 남진세(석공예), 이대건(춘란) 명장이다. 대경지회 최원희 회장은 “대구·경북 명장들의 혼이 담긴 명품을 한자리에 모아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한 차원 높은 문화적인 감동을 전달하고, 숙련기술 발전과 기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기술 전승의 장으로 마련됐다”며 “장인의 섬세한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우리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