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5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일상생활 속의 ‘철’이야기이며 국내외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기성문인도 참여 가능하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0월 27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경북매일문학상 담당자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시상 내역은 대상 1명에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10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5명에 각 30만원 등이다. 시상 내역과 입상자 수는 작품 접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입상자 발표는 11월 1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문의(054)289-501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6

‘마음을 연결하다’ 조각보에 실어 보내는 위안

“포항시민이 이번 일월의 빛 조각보 작품을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는 풍요로운 도시로 가꾸어나가시길 희망합니다.”제14회 일월문화제(10월 1일∼17일)의 대표 행사인 ‘일월의 빛’ 프로젝트 기획자로 참여하는 설치미술가 김신윤주(52) 작가의 소감이다.10여 년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해오고 있다. 김신윤주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평범한 시민들이 천과 실을 이용해 각자의 사연과 마음을 바느질로 정성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마음 퀼트’ 퍼포먼스와, 그 작품들을 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하나의 마음 기념비’를 설치한다. 그녀는 미디어, 음악, 무용 등의 공연 퍼포먼스도 하는 다원 예술이자 시민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지난 25일 이번 프로젝트 시연을 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그녀를 만났다.- 포항 일월문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마음 조각보 작업은 2012년 뉴욕에서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One Heart)’을 기획하면서 시작했다. 일월문화제에는 포항문화재단의 초대로 참여하게 됐다.-‘하나의 마음’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이 작업이 주는 효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우리의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함께 고민하면서 예술작품의 형태로 시도해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과정이고 목표다. 주요 컨셉은 ‘연결’이다. ‘자신과의 연결’, ‘타인과의 연결’, 마지막으로 공공장소에 설치하며 ‘사회와의 연결’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컨셉은 본인이 만든 마음 조각보작품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이고, 전체가 이어진 큰 것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라는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이다. 이런 존재적 구도에서 시민들은 작가로 초대되어 하나이자 전체인 작품을 만들게 된다.-‘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내 작품은, 수잔 레이시가 주창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흐름을 잇고 있다. 사회적 이슈 자체를 공공성으로 불러오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인데, 나는 그 공공성으로 사회 구성원 전부를 초대하고 그들이 만든 작품에 ‘하나의 마음 기념비’라는 제목을 붙인다. 강함보다 약함으로, 단단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영원함보다 지금 여기의 강렬함으로, 단일의 화음보다 다양함의 불협이 소란한 기념비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20여 회의 프로젝트를 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굳이 하나를 기억하자면,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서 남으로 행진했던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에 조각보 작업을 기획, 참여했던 경험이다. 분단국가의 냉전 상황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외부의 인식과 그러기에 기꺼이 관여하고 참여하겠다는 여성평화운동가들의 행동하는 용기를 알게 했다.-이번 포항 일월문화제 ‘일월의 빛’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일월의 빛 프로젝트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세상에 새로운 빛을 불러오는 위로와 희망의 마음을 포항시민들이 작품으로 직접 제작하고 설치하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각 직장과 가정 등의 소그룹들이 각각 재료를 전달받아 작업하고 나중에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작업 형식은 시대 상황에 적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시민참여형 공공미술의 한 형식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들이 가감 없이 드러나서 서로 어우러지는, 앞으로 올 사회의 전망을 이번 작업으로 보여줄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9월에 일월의 빛 조각보 퍼포먼스에 180여 명의 포항시민이 참여했다. 각 2×3미터 크기로 마무리된 24개의 일월의 빛 조각보들이 서로 이어져서 10월 1일부터 ‘하나의 마음 일월의 빛 기념비’라는 제목으로 해도도시숲 맨발 산책로의 머리 위쪽에 펼칠 예정이다. 낮에는 해가, 밤에는 달이 그 빛을 투과시켜서 작품을 완성시킬 것이다. 일월의 빛도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부디 많은 포항시민분이 오셔서 시민들이 한 땀 한 땀 손길로 전해주는 위안의 마음을 일월의 빛에 실어 가득 받아가시길 바란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도 있고, 프로젝트를 너무 짧은 시간 동안 급히 진행하느라 홍보와 참여가 부족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포항시민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작업을 만들어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설치미술가 김신윤주 프로필▲광주 출생▲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예술사회학 수료▲주요 프로젝트와 전시-‘Darkness at the Break of Noon’전 / d’Arte 갤러리, 뉴욕(2016)-‘해방70주년기념 일본군위안부의 역사적 진실과 정의전’/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서울(2015) 그외 다수▲주요 수상 및 레지던시-2017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T 국제 레지던시

2021-09-26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는 갔다… 셀프부양 시대 대처법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노후 대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노후 설계 전문가인 강창희씨와 자산운영 연구자인 고재량씨는 공저인 ‘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포레스트북스)에서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선 일찍부터 마인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저자들은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가 평생현역이라는 정체성과 역할 확보라면서 퇴직 후 12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창직의 사례를 들어 일러준다. 이와 함께 저성장, 저금리시대에 금융자산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생애주기별 포트폴리오 짜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3층연금 쌓는 방법과 노후대비 상품으로 활용이 가능한 퇴직연금 등의 활용법도 설명한다.3층 연금이란 1층에 국민연금, 2층에 퇴직연금, 3층에 개인연금을 쌓아 연금을 마련해 두라는 것이다. 선진국은 노후의 주요 수입원으로 60% 이상이 이런 연금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10% 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매달 현금 흐름이 나오는 연금을 준비해 놓지 않고 노후를 대비했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나의 노후를 책임질 사람은 바로 나뿐이다’는 인식의 전환이란다. 나이 들어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자립 능력이다. 돈이 없으면 노후의 5대 리스크(장수, 건강, 자녀, 자산관리, 저금리)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 저자들은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는 이미 갔다면서 자신을 부양하는 셀프부양의 시대에 맞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거듭 역설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자본주의 미국서 부활하는 ‘사회주의’

“세계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나라, 미국에서 사회주의 인기가 높다.”좌파잡지 ‘자코뱅’의 창립자인 바스카 선카라는 ‘미국의 사회주의 선언’(미래를소유한사람들)에서 이제 미국에선 ‘사회주의자’라고 해도 더는 ‘미친놈’으로 취급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전후 매카시즘과 1990년대 공산주의 붕괴역사로부터 자유로워진 젊은이들의 사회주의 호감도가 높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18~34세 미국인 중 58%는 사회주의를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사회주의 선언’은 맑스와 엥겔스의 시대부터 미국의 버니 샌더스, 영국 노동당의 지도자 제레미 코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주의 정치 운동의 역사를 검토하고, 미국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매카시즘 논란 이래 미국에서 ‘사회주의’만큼 불온한 단어는 없었다. 미국에서 사회주의 정치나 운동은 유럽이나 제3세계와 달리 매우 주변적이었다. 100여 년 전 베르너 좀바르트는 ‘왜 미국에는 사회주의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미국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선동에 현혹되기에는 경제의 번영으로 ‘로스트비프와 애플파이’를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답을 찾았다.그의 답은 오랫동안 정확한 것으로 여겨졌다.그런데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면서 세계사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사회주의가 21세기에 들어선 지 20년이 더 지난 시점에 미국에서 부활하고 있다.2018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30세 이하 젊은이들 가운데 35%는 사회주의를 매우 선호했고, 그렇지 않은 비중은 26%에 그쳤다. 최근의 조사에서는 젊은 미국인 중 58%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 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43%, 27%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미국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성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전 하원 의원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그녀의 트위터 팔로워는 자그마치 400만 명에 이른다.이러한 인식 변화의 한 가지 이유는 ‘사회주의가 갖는 이미지’의 변화다.한 조사에 따르면 사회주의에 대해 미국 젊은층의 58%는 덴마크 같은 노르딕 국가로 이해한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층은 소비에트 시스템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했다.서론 격인 제1장에서 저자는 여러 한계가 있음에도 스웨덴에서 실현됐던 ‘사회민주주의’를 앞으로 실현해야 할 ‘민주적 사회주의’에 가장 가까운 현실로 제시한다.제2장에서는 맑스는 20세기의 복지 국가나 일반 노동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사치품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내다보지는 못했지만, 자본주의는 위기에 취약하고 지배와 착취 위에 서 있으며 사회적, 환경적 파괴로 사회 전체적 비합리성을 양산한다고 평가한다.제3장과 제4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사회주의가 가장 활력 있는 시기를 맞이하였으나, 사회주의가 러시아의 가혹한 조건 속에 고립되면서 피로 얼룩진 피투성이의 집단주의로 전락한 사연을 다루고 있다.제5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민주주의가 복지 국가라는 역사적 진보를 이뤄냈음에도 신자유주의의 등장으로 후퇴하게 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제6장에서는 사회주의가 민족 해방 투쟁의 이념으로 기능한 역사를 살피고, 제7장에서는 미국 역사에서 그동안 실체가 가려진 채로 면면히 이어져 온 사회주의 운동의 전통을 소개하고 있다.마지막 제8장~제10장에서는 미국과 영국에서 현재 진행되는 사회주의 운동의 현실을 소개하고, 앞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는 사회민주주의의 성취를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계급투쟁과 결합해 나갈 때 비로소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계급투쟁 사회민주주의’라는 비전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세계적 신경과학자 연구 ‘인간의 신체와 마음’

‘데카르트의 오류’‘스피노자의 뇌’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감정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세계 뇌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77)의 최근작 ‘느끼고 아는 존재’(흐름출판)가 출간됐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인간의 ‘정서’와 ‘느낌’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과 자아 형성에 기여한 역할을 연구했으며, 인간의 마음이 단순히 뇌의 작용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문제임을 고찰해냈다.그는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인간 문명의 발전에 이르는 긴 진화적 과정 동안 느낌과 감정이 생명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의식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다마지오는 인간의 감정과 의식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설명해왔다. 다마지오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 그동안 자신이 의식의 문제에 천착해온 결과를 갈무리하고 최근 연구 성과를 덧붙였다.이 책에는 인간의 신체와 마음의 작용에 대한 다마지오의 통합적 관점이 그 어떤 책보다도 간결하고 포괄적으로 설명돼 있다. 책은 △제1장 존재에 관하여 △제2장 마음과 표상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관하여 △제3장 느낌에 관하여 △제4장 의식과 앎에 관하여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생애를 감싸안는 따스한 희망 담아

대산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한 조해진의 신작 소설 ‘완벽한 생애’(창비)가 출간됐다. 창비 출판사의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열한 번째 작품이다.직장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하고 직장을 그만 둔 윤주, 윤주의 제주 생활 동안 그의 방을 빌리며 한국여행을 하게 된 시징, 꿈을 접고 신념을 작게 쪼개기 위해 제주로 이주한 미정의 이야기가 다정히 주고받는 편지처럼 이어진다.삶에서 잠깐 스쳐갈 뿐인 타인에게 ‘방’을 내어주고 기꺼이 자리를 마련해주며 “필연적으로, 그렇지만 그림자처럼 은근한 방식으로”(발문 최진영) 연결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불완전하게 흔들리는 세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작가의 말)이 돼줄 수도 있겠다는 단단하고 따스한 희망을 품게 하는 소설이다. 조해진은 작가의 말에서 “신념을 따르고 사랑에 진심일수록 상처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또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면서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생애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23

코로나 시대, 잃어버린 희망의 빛을 찾아서

포항시의 대표적 향토문화예술축제인 ‘제14회 일월문화제’가 오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22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과 해도도시숲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격년으로 개최하는 일월문화제는 포항을 대표하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근간인 일월정신을 불, 빛, 철로 승화해 포항시민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종합문화제다.포항시가 주최하고 (재)포항문화재단과 포항문화원,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가 주관하는 ‘제14회 일월문화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공공미술, 학술행사 등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예술 확산과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특히 이번 일월문화제는 ‘일월의 빛, 희망을 비추다’를 주제로 일월정신의 계승 및 현대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축제로 마련된다. 또한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포항의 정체성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일상 회복과 삶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학술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30일 오후 5시 대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은 고취대의 연주와 무형문화재 이수자의 연오랑세오녀 스토리 주제공연 및 ‘포항 12경’에 대한 창작가곡 등 포항 문화예술의 현재를 느껴볼 수 있는 디테일한 연출과 구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공연장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30일 오후 2시 학술세미나 ‘연오세오 길을 찾아’와 10월 18일 오후 4시 ‘동해안별신굿과 P-Culture의 전략’ 학술행사를 비롯해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왕자’를 포항 사투리 버전으로 각색한 낭독극 ‘애린왕자’가 10월 4일 오후 3시에 선보인다.주제공연으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주제로 한 창작 한국무용극 ‘썬앤문 - 해와 달의 이야기’가 10월 9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석고마임 연오랑세오녀’는 10월 2일과 3일 양일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개방된 퍼포먼스로 시민과 만나게 된다.코로나19 시대 접촉을 최소화하며 누릴 수 있는 기획전시도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27일부터 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는 포항의 무형문화재이수자 중 서각, 궁시, 자수, 침선 명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일월 명인열전’이, 30일부터 해도도시숲에서는 김신윤주 작가의 세오녀의 비단을 모티브로 잃어버린 빛(코로나19 시대)을 되찾기 위한 시민들의 마음을 모은 조각보 잇기 설치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월의 빛-ONE HEART PROJECT’전과 일월신화의 빛을 주제로 한 ‘일월 빛의 정원’, 문인화가 이형수 작가의 영일만의 여명을 밝히는 죽도시장 속 시민들의 일상을 그려낸 문인화 전시 ‘일월 숲 갤러리’가 마련된다. 잊혀진 세오녀의 일월안(달과 해의 정기를 보는 눈)을 되찾는 주제로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로 구성된 ‘세오녀의 일월안 전’도 10월 6일부터 포항시립중앙아트홀과 도구해수욕장에서 선보인다. 이외에도 일월문화제의 정통성을 찾아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시내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983년부터 진행된 포항문화원 주관의 일월문화제 대표 프로그램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는 올해 21회를 맞아 29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위치한 일월사당에서 봉행되는 ‘일월신제’는 10월 1일 오전 10시에 거행된다. 또 관내 예술단체의 각종 공연 및 전시도 문화예술회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시내 중앙아트센터 등지에서 펼쳐진다.모든 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른 공연 관람 시 한 칸 건너뛰기 좌석제 및 행사 시 50인 미만 인원 제한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 운영된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희망과 화합, 번영을 기원하고 포항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이 어우러지는 일월문화제를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2

영화가 있는 원작…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책도 읽어보자

읽기 시작해서 그 속에 빠져 밤새 다 읽은 책이 있다. 그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개봉 날에 달려가서 보았다. 아, 실망이다. 늘 그랬다. 섬세한 문장으로 내 머리 속에 살아있던 인물들이 덜 용감하고 덜 매력적이다. 배경 또한 볼품없다. 어떤 컴퓨터그래픽도 인간의 상상력을 채워주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이 별점을 짜게 준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영화를 보고 재밌으면 책을 산다. 지금껏 다 만족이었다. 그중에 이번 추석에 보면 좋을 책과 그 영화를 소개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영화(호소다마모루 감독), SF소설(츠츠이 야스타카 지음)그림 한 점을 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마코토의 타임리프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마코토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동생이 뺏어 먹지 못하도록 자신의 간식을 사수하기 위해, 용돈을 무한 반복해서 받기 위해, 절친 치아키의 고백을 피하기 위해서, 친구를 좋아하는 후배를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사고와 친구의 사고를 막기 위해 사용했다. 정말 소박하고 소소한 일들에 타임리프가 사용되었는 데도 학교에서 요리팀을 바꿔 누군가는 친구의 괴롭힘을 받게 됐고, 고스케는 목숨을 잃을 뻔하고 치아키의 마지막 타임리프로 인해 겨우 살아난다. 그리고 무분별하게 쓴 타임리프 횟수로 인해 치아키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 할뻔 하기도 한다.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다. 하늘의 구름을 기가 막히게 표현해 가을 하늘의 전형을 보는듯하다. 또 일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건널목 신, 기차가 오는 소리를 알리는 땡강땡강 종소리. 교토 여행 중에 어디서나 들리던 소리다. 이런 장면의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삽화를 옆에 두고 읽는 기분이다.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영화(빌 어거스트 감독), 책(파스칼 메르시어 지음)독일, 스위스, 포르투갈 세 나라가 합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감독은 덴마크 사람이며, 책의 저자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자랐고 독일에서 학문을 익혔다. 이 영화 한 편을 위해 참 많은 나라가 애쓴 참이다.기차는 스위스 베른에서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으로 향해 달린다. 오랜 시간 고전 문헌학을 강의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표를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구해준 여인이 포르투갈어를 쓰니 그동안 질색하던 포르투갈어에 대해 궁금해지고 짧은 시간에 그녀가 읽던 책을 해독하기에 이른다.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해서도.몇 해 전, 스페인 여행길에 포르투갈에 하루 머물렀다. 축구 강국이고 한때는 제국으로 세계의 여러 나라를 점령하기도 했던 나라가 그렇게 작은 곳이란 게 의아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골목길과 풍경들이 현실 세계에 그대로 살아 움직였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언젠간 더 시간을 내서 저 골목길을 현지인처럼 걷자고 다짐했다.주인공 그레고리우스도 포르투갈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여인을 만난다. 다들 지루해하던 그를 지루해하지 않는 사람,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는 곳에서 살게 될지…. 영화는 결말을 말해주지 않는다. 책에서 알아보라는 듯.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영화(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책 ‘어긋난 인연’(오쿠노슈지 지음) 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고레에다 희로카즈 지음)아들을 낳아 6년을 키운 어느 날, 산부인과에서 아기가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잔잔하던 일상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6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두 가정이 겪은 25년간의 실화이다.영화는 전화를 받은 날부터 아이를 바꾸는 1년 정도의 시간을 달력을 넘기듯 들려준다. 산부인과에서 바뀌었으니 두 가족과 병원 관계자들이 만나 위로금 협상과 혈육이냐 키운 정이냐도 결정해야 한다. 주말마다 아이들은 진짜 부모와 하루를 보낸다.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강가로 함께 소풍도 간다.한 가정은 도시의 고층 빌딩에 살며 가정보다 일이 중요한 아빠 위주의 구성원이 셋인 가족, 또 다른 집은 시골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며 아이 셋과 할아버지까지 여섯 명이 산다. 아이들과 한방에서 자며 눈을 맞추며 산다. 놀이터에서 두 집이 만나 네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는 시골집 아빠가 멀찍이 떨어져 앉은 도시 집 아빠에게 같이 놀아주라고 했다. 자신은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다 하니, 시골집 아빠의 말이 가슴을 때린다. 아버지 역할도 중요한 일이라고.실화가 ‘어긋난 인연’이란 소설로 쓰여지고, 그 책을 감독이 시나리오로 만들어 영화로 찍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이 실화를 소설로 다시 썼다. 두 소설을 다 읽고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완득이’/영화(이한 감독), 책(김려령 지음)남들보다 키는 작지만 자신에게만은 누구보다 큰 존재인 아버지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되어버린 삼촌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완득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었으니, 바로 담임 ‘똥주’가 없어지는 것!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데다 급기야 옆집 옥탑방에 살면서 밤낮없이 자신을 불러대는 ‘똥주’. 오늘도 완득은 교회를 찾아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입만 열면 막말, 자율학습은 진정한 자율에 맡기는 독특한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똥주’라 불리는 동주. 유독 완득에게 무한한 관심을 갖는 동주.미술 수업시간이 인상 깊다. 미술 선생님께서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느낌을 말해보라고 한다. 수업에 1도 관심 없는 완득이는 늘 그렇듯 맨 뒷자리에서 딴생각에 빠졌다. 선생님이 이름을 불렀고, 완득은 그림 속 여인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고, 주인이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짱돌을 쥐고 던질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여인들의 얼굴이 검게 보인다. 그림은 보는 관객이 완성하는 것이니 완득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 외국인 어머니를 둔 완득의 시선을 잘 표현한 장면이다.원작은 창비 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이다. 고등학생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글귀가 편안하고 재밌다. 가출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유아인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는 느낌이다. 이게 영화를 본 다음 책을 읽을 때 매력이다. 아마 영화를 보고 책을 보는 사람 모두 같은 장면을 머리 위에 말주머니처럼 그리고 있게 된다. 이야기가 재밌는 책을 보면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싶어 검색을 하면 이미 영화화되었거나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가 주는 설렘이다. 좋은 영화가 깊은 책으로 가는 오솔길이다. /김순희(수필가)

2021-09-16

대구국제오페라축제, 17·18일 ‘허왕후’ 공연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두 번째 메인 오페라 ‘허왕후’가 17일과 1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이 제작한 ‘허왕후’는 2천여년 전 가야(가락국)를 건국한 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왕옥의 전설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 지난해 2월 제작에 들어가 지난 4월 김해에서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쳤으며, 공존과 화합, 사랑, 포용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김해 이외 지역에서 선보이는 첫 무대여서 오페라 애호가들의 각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첫 공연 이후 아쉬웠던 점과 관객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보완작업을 통해 더욱 새롭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대구 관객을 만난다.‘허왕후’는 철과 문화의 강국이었던 가야의 김수로왕과 가야의 높은 문화 수준에 감명을 받은 아유타국의 허황옥이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가야사 복원사업과 함께 김해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기획된 창작 오페라인만큼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와 역사를 고증한 화려한 의상으로 극중 역사성을 더했다.이번 공연은 차세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김주원, 연출가 김숙영, 지휘자 이효상 등 최고의 제작진과 함께 하며,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은경이 타이틀 롤 허황옥 역을, 테너 박성규와 정의근이 김수로 역을 맡는 등 유명 성악가가 배역을 맡았다. 김해시립합창단과 김해 최선희 무용단,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등도 함께 한다.공연 예매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전석 1만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5

솔직하고 거침없다… 30대 작가 5인의 유머러스한 상상

대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처음 시도하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주제 기획전 ‘유머랜드주식회사’가 오는 12월 26일까지 대구미술관 4, 5전시실에서 열린다. ‘유머랜드주식회사’ 전시는 유머(humor)가 인간의 창조적 능력이라면, 예술에서도 그 양상을 찾아볼 수 있다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김영규, 이승희, 이준용, 장종완, 최수진 등 30대 작가 5명이 참여해 사회와 예술의 면면을 젊은 감각과 유머로 솔직하고 거침없이 보여준다.회화, 설치, 영상 등 작품 134점은 욕망과 현실의 부조리함, 불합리하고 혼란스러운 사회를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유머러스하게 드러내지만, 블랙 코미디와 같은 묵직한 성찰을 유도하기도 한다.김영규는 인터넷 강의 형식을 차용한 영상작품 ‘미술왕 인강시리즈-연봉 1억 미술작가 되는 법 책 발간’ 등에서 미술, 자본, 개인의 관계에 대해 보여준다.이승희는 사회에서 경험하게 되는 구조적 모순과 관습적 행위를 관찰한 영상작품 ‘우리가 남이가’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의 양면성을 재치있게 보여준다.이준용은 베란다의 화분, 미술을 한다는 것, 사회의 불합리, 불안, 우울, 슬픔 등 실로 다양한 일상의 순간을 수채화 작품에 포착한다.장종완은 따뜻하지만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현대사회의 끝없는 불안함을 화폭에 담아낸다.최수진은 색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 그리기에 대한 거침없는 상상력과 열정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5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형제 경주 무대에

(재)경주문화재단은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임동민, 임동혁 meets 디토오케스트라’를 오는 29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선보인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및 최초 형제 입상자로 주목받으며 리사이틀은 물론 협연, 앨범발매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선보이는 듀오 무대다.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형인 임동민이 1위에, 동생 임동혁은 2위에 나란히 입상했고, 200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1927년 쇼팽 콩쿠르가 시작된 이래 최초의 한국인 입상자이자 최초의 형제 입상자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이번 공연은 젊은 지휘자 이병욱이 이끄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임동민은 협주곡 12번을, 임동혁은 협주곡 20번을 들려주고 모차르트 오페라 ‘가짜 바보’와 ‘돈 조반니’ 서곡이 각각 공연의 1·2부에 이병욱의 지휘로 연주된다.협주곡 12번은 모차르트 자신의 화려한 연주력과 탁월한 작곡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최초의 단조 피아노 협주곡이자, 27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단 두 개뿐인 단조 협주곡 중 하나다.공연 티켓은 경주예술의전당과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전화 1588-49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4

지금, 겸재 정선이 살아 있다면…

(재)포항문화재단이 조선 후기 유행했던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의 진경산수의 화풍을 다양한 형태의 작업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는 기획전을 오는 10월 4일까지 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겸재가 사랑한 산천, 포항 : 新진경(이하 新진경)’ 이란 타이틀을 단 이 기획전은 ‘내연산폭포도’, ‘내연삼용추도’ 등 겸재 정선이 그림으로 남긴 포항 내연산 폭포가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예고됨에 따라 다양한 진경산수의 화풍의 포항지역의 새로운 진경(新眞景)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문화도시 포항의 ‘新진경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것이다.이번 ‘新진경’ 전시는 겸재 정선이 21세기 오늘날을 살았다면 그는 어떤 작업을 했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으며, 이이남, 이한구, 조풍류, 한승협 등 네 명의 작가가 진경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은 ‘신-금강전도’ 작품에서 계절변화를 담은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함께 헬기와 전투기 등 공포감을 주는 전쟁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분단 현실을 내포한 상반된 두 이념과 가치를 보여준다.이한구 작가는 청하 진경을 주제로 내연산과 12폭포를 이미지화해 사진으로 진경시대를 재해석했으며, 조풍류 작가의 작품들은 겸재의 청록산수풍을 연상케 하는 깊고 청명한 푸른 하늘이 돋보인다. 한승협 작가는 붓으로 하나하나 먹을 묻혀 찍어내는 점묘법을 통해 산세를 미점으로 표현했던 진경 회화를 현대적 기법으로 만나볼 수 있다.‘新진경’ 전시는 전시 외에도 동양의 진경시대와 서양의 후기인상파 시대를 조명하는 미술영화 기획전 ‘영화 속 불멸의 화가들’, 겸재 정선과 진경산수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보는 인문학 강연, 전시해설(도슨트) 상시 운영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한편, 이번 전시를 지원하는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전국 방방곡곡 문화적 향유를 누리지 못하는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 향유권 신장 및 문화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4

대구 청년·중진서양화가 모임 ‘자관회 초대전’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가 오는 26일까지 전관에서 대구 청년·중진 서양화가들의 모임인 ‘자관회 초대전’을 연다. 작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소품 특별전’ 코너도 함께 마련된다.자관회(自觀會)는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한다’는 자기관찰 또는 ‘자연을 보며 새로운 조형예술을 개척해 나간다는 자연관조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계명대 서양화과 출신 중견·청년작가로 구성된 미술 단체다. 2006년 창립전 이후 매년 정기전과 특별전을 해오고 있다. 회원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민감하고 섬세한 감성과 선험적 경험에서 오는 독자성을 극대화해나가고 있으며 재현 회화와 극사실, 초현실적 표현양식 등 구상 회화가 갖는 동시대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자연을 대상으로 인상과 느낌을 구상회화로 표현하는 장이규, 한창현, 예진우, 이용학, 도진우 등 대표 작가 19명의 작품 60여 점을 전시한다.20여년간 꾸준하게 푸른 소나무를 그려온 장이규는 색채의 밀도나 명암 등 세분화된 표현이 주는 조형적 미의식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굵은 붓 터치와 경쾌한 붓질의 유화 작품을 통해 감각적 색감과 사실적인 묘사가 주는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4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 개인전 ‘우리 안에 우리 - 세 번째 이야기’

주목받는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32) 작가의 개인전 ‘우리 안에 우리-세 번째 이야기’ 가 14일부터 2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포항문화재단의 2021년 문화도시조성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돼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안효찬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으로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작업을 한 공간에 모두 연출해 보여준다.포항 출신의 안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조소 전공)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2015년부터 대구와 가평, 중국 등지에서 입주형 예술촌인 레지던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인간의 탐욕과 사회 모순을 풍자적 시선으로 담아내는 설치 작업 ‘우리 안에 우리’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번 ‘우리 안에 우리 - 세 번째 이야기’는 처음으로 기존의 작업과 신작을 병행하면서 작가의 예술 세계관을 총망라해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그가 꾸준히 천착해온 주제인 돼지와 공사현장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 10여 점이 선보인다.작품은 돼지라는 형태를 지지대 삼아 무엇인가를 짓고 있는 건설현장, 그리고 그 안에 구성 요소를 담당하는 오브제들이 표현돼 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의 본질과 탐욕과 욕망,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굉장히 모순된 부분들이 많이 있다. 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은유적으로 동물에 빗대어 표현했다. 돼지의 형태와 함께 대칭을 이루고 있는, 짓고 자르고 재단하고 부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은 작가가 바라본, 혹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사회를 보여준다. 두 가지의 요소가 하나의 조각 구조를 이루면서 사회의 또 다른 이면 혹은 모순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안효찬 작가는 “2016년 첫 ‘우리 안에 우리’의 작업은 소조 형식으로 돼지를 만들고 건설현장의 풍경을 연출했다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실제 새끼돼지를 캐스팅해 작품으로 표현한다”며 “여기서 돼지는 단순한 동물의 돼지가 아닌 ‘자연의 희생’으로 표현이 된다.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낳으면 10마리 중 3마리는 바로 죽는다고 한다. 이 죽은 돼지는 바로 땅에 묻히지 않고, 냉동돼 실험용으로 우리에게 유통된다. 이렇게 자연(돼지)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작업 안에 담으며 스스로 반응하는 지점들을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고 설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3

‘영일만 기적’의 영웅들을 소환하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021년 하반기 기획전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전을 14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포항을 상징하는 제철산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지역 정체성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영일만의 기적’이자 ‘신화’를 만들어낸 인물 ‘박태준’과 ‘이름없는 영웅들’을 현재화 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재고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영웅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기적처럼 세운 도시 ‘포항’, 그리고 그 도시의 출발점이자 새 지평을 개척했던 정점에서 개인보다 국가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세대를 오늘의 현장에서 증언하고자 한다.이번 전시에는 강은구, 권민호, 박경근, 이창운, 임봉호, 장민승, 허수빈 7인 작가가 영상 미디어, 설치 작품 8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 2, 3, 4전시실, 초헌 장두건관에서 진행되며 세 개의 갈래로 구성돼 있다.1전시실에서는 삶의 서사를 펼쳐 보인다. 장민승 작가의 ‘입석부근’ 작품을 통해 개인의 내면과 공동체의 연대 즉, 자기 발견을 넘어 삶을 사유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나간다. 2전시실에서는 강은구, 이창운, 권민호 작가가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이 지속되고 있는 도시와 사회를 펼치며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자 산업도시 포항을 증언하는 현장을 통해 개인과 시대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3전시실은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수용하고 순교자적 사명감과 공(公)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인물과 함께했던 존재들을 마주하며 오늘날 영웅의 의미와 주체로서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전시 관람은 온라인 사전 예약 또는 현장접수제로 운영되며 전시실별로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30명으로 제한해 ‘거리두기 관람’을 진행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9-13

포항형 문화안전망 구축시민 릴레이 3차 포럼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창의카페에서 ‘제3차 문화안전망 포럼’을 개최한다.포항시는 법정 문화도시로서 2021년 시민과 함께 고민할 정책 의제로서 ‘문화안전망’을 선정하고, 시민 개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문화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 설계를 위한 시민 릴레이 포럼을 진행 중이다.이번 포럼은 3차로 진행되는 포럼으로 지난 2차 포럼의 주제였던 ‘보편적 문화안전망’에서 더 나아가 포항이라는 도시에 집중해 ‘포항형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포항의 다양한 특성에 맞는 시민 계층에게 필요한 문화적 안전망이 어떻게 설계돼야 하는지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심도 있는 정책 설계와 시행방안에 대해 논의한다.이번 제3차 문화안전망 포럼은 앞선 포럼들과 마찬가지로 총 2부로 운영되며, 1부에서는 포항이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문화적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안전망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과 의미에 대해 발제가 이뤄지며,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전환되는 과정 속에서 포항 법정 문화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안전망 사업의 설계 방향 등에 대해 발제가 이뤄진다.첫 번째 발제로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전환과정에서 문화안전망의 방향’에 대해 양만재 포항사회복지연구소장의 발제가 진행되며, ‘삶의 전환을 위한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문화평론가이자 ‘행복한 인문학’, ‘인문적 인간’ 등 다양한 인문학적 저서를 발간한 고영직 평론가가 두 번째 발제를 진행한다.이어 2부에서는 각 분과별로 시민의 의견을 모아 의제를 도출하고 구체화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3개의 분과로 운영되며, 포항시민의 삶과 문화, 포항형 문화소외지대,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연대를 주제로 운영된다.포항시민의 삶과 문화 분과는 포항의 산업화 과정으로 인해 유입된 근로자 계층 등이 포항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문화적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포항형 문화소외지대 분과는 농어촌지역 주민들 등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을 누릴 기회가 적은 시민들을 중심으로 포항에 필요한 문화적 해결 과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 연대 분과에서는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모색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2

“도자기는 도공의 삶을 담아낸다”

“옛 찻그릇의 복제가 아니라 옛 도공의 심리적 유산, 그리고 제 삶의 경험, 현대인들이 즐기는 차 문화의 의미와 시대적 사유까지도 담아내고자 합니다.”경주 산내면에서 장작가마 서동요를 운영하는 도예가 박종일(60)은 40여 년째 도예작품을 빚으며, 현재 전통 망숭이로 박은 장작가마에서 찻그릇과 조형 작품들을 구워내고 있다.그는 “엄선된 점토와 자연에서 채취한 건강한 재료의 유약을 사용하고, 망숭이 가마의 복사열을 이용하여 소나무 장작만으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번조과정으로 고온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구워내기 때문에 완성된 도자기의 색과 무늬가 깊고 아름다워 오래 두고 보아도 기품이 있다”고 설명했다.장작가마 서동요를 방문한 지난 11일에는 그의 40년 도예 인생을 되돌아보기 위한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전시와 함께 그의 작업실과 차실 등 야외에 설치된 작품들을 해발 500여 미터에 펼쳐진 자연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또 갇힌 공간에서의 짧은 전시회와 달리 9월 한 달간을 기간으로 정하고 매주 화요일 오후에 전시장을 찾는 도자기애호가들과 함께 교류와 공감 기회를 갖는 이색적인 전시회를 기획했다. 그와 나눈 도자기와 도예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한다.-도자기란 무엇인가.△도자기는 1200℃ 이하에서 굽는 도기류 기물과 1250℃ 이상에서 굽는 자기류의 기물들을 합해서 만든 단어다. 도기류는 주로 발효식품이나 곡물 등을 담고 저장했던 옹기나 푸레독, 지붕의 마감재로 사용하는 기와, 중국 이싱에서 생산되는 자사호,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옛 토기 등을 일컫는 단어다. 자기는 고온으로 구워낸 청자, 분장회청사기, 백자, 근래에 생산되는 본차이나와 슈퍼세라믹 등을 말할 수 있다. 굽는 온도에 따라 점토, 제조공정도 조금씩 다르고 용도와 기능도 다르다. 선조들의 삶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문화적 유산이다.-전통 망숭이 장작가마에 굽는 다기 작품이 인기가 많다. 왜 그런가.△장작가마에서 구워진 다기들은 오랜 시간 동안 고온에서 담금질이 되어서 때깔이 맑고 은은하며 오래 보아도 늘 제자리에 있었던 듯이 편안함과 온유함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장시간 불과의 교감을 통하여 재료와 색이 자연의 상태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다. 또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다관은 내면에서의 대류 현상이 더욱 빠르기 때문에 찻잎 사이사이에서의 유체의 이동으로 차의 성품이 가지고 있는 기운과 맛을 모두 얻어내는 작품이다.-흙과 유약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동안 활동을 소개한다면.△지역의 점토와 재료를 이용하여 그 지역의 특징적인 주제를 형상화하는 작업은 보통의 도예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전라도에서는 전라도 옹기토로 옹기 작품을, 경상도에서는 산청토와 백고령토로 사발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점토 생산 공장인 안강 동영산업에서 생산된 백토를 이용하여 생활자기와 절편 미학의 개념을 도입한 개념조형 작품들을 만든다. 중국의 연변대학에서는 당지의 점토를 이용하여 우리 민족의 형상과 만주와 간도로의 초기 이민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풍물들을 제작하였다. 또 중국의 최대 도자기 산지인 경덕진의 도자대학에서는 그 지역의 고백토를 이용하여 산수 자연의 풍광을 입체산수문 찻사발과 항아리 등에 형상화하였으며 해면이라는 소재를 니장과 조합하여 조형 작품을 완성하였다.-즐겨 하는 작품들의 제작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근래에는 다시 안강의 백토와 진사유약을 이용하여 무궁화를 주제로 입체적인 달항아리와 조형성이 돋보이는 나만의 찻사발 등을 빚고 있다. 지역의 점토와 유약의 재료는 다양하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재료 중에서 자기의 의도와 형상에 맞는 점토와 유약으로 뼈와 근육을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옷을 입히기 위해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명작을 탄생시킨다. -다기의 형태 등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몇 년 전에 빚었던 다기류의 작품에는 용, 나비, 새, 꽃, 물고기 등 자연의 이미지를 소재로 만들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형상들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한 도자기나 다관이 아닌 하나쯤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놀고 싶어 할만한 작품들이다. 예를 들면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다해(茶海) 퇴수기가 그렇다. 요즘 저는 당초문을 입체화하면서 다관의 내·외면에 볼륨을 주고 찻물의 대류를 복사시켜 차의 기운을 최대한 우려낼 수 있도록 고안한 다관을 제작한다. 중국 자사호의 위쪽에 더운물을 부어 순환을 극대화하는 원리보다 더 빠른 대류 현상을 원하는 것이다.-지난 40여 년 동안 18번의 국내외 개인전과 200여회 이상의 각종 국내외 전시회를 하셨다.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커다란 발을 꽃의 형태로 조형한 첫 번째 전시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초보자가 아무것도 모르고 만든 작품이었지만 반향은 아주 좋았고 지금까지 이 길을 걷게 되었던 시발점이 되었다. 물론 무유 찻그릇을 처음 전시했던 2004년 ‘기다여행(器茶旅行)·여행자의 편지’는 오늘날 서동요의 기반이 되고 장작가마와 전통적인 작업을 지속하게 만든 원동력이 된 전시회라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보통 첫 번째 전시회의 주제를 끝까지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비하여 저는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삼았고 지금도 새로운 소재와 재료를 찾아 작업하고 있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아름다운 미래의 이상향을 담아낸, 역사 깊은 우리의 도자 문화는 다른 나라와 달리 제작 의도, 장인들의 정신은 물론 도자기의 색감, 여백 등 고유의 DNA가 존재한다. 이러한 정신적 문화와 정서를 갖춘 각 분야 최고의 전문 장인들을 모아 분업화 작업으로 완성된 우리 문화와 특징이 담긴 우리만의 조형성과 상상력을 담아낸 생활 용기와 작품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2

대사상가 다석 류영모의 삶·사상 45개 주제로 엮은 ‘저녁의 참사람’

‘저녁의 참사람’(메디치미디어)은 한국의 정신가치와 삶의 의미를 일깨운 대사상가 다석(多夕) 류영모(1890~1981)의 평전이다. 씨알사상을 주장한 함석헌의 스승인 류영모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했다. 아주경제 논설실장인 저자이상국씨가 신문에 쓴 글을 모아 단행본으로 펴냈다. 책은 하루에 저녁 한 끼만 먹고 살았다는 다석의 삶과 사상을 45개의 소주제를 통해 재조명하고 있다.‘하루 한 끼, 일일 일식’ ‘이승훈의 오산학교와 만나다’ ‘톨스토이와 천로역정’ ‘불경스런 사내, 우치무라 간조’ ‘한글 속에 있는 하느님, 우리 말글의 성자’ ‘없이 계시는 신-몸과 성령’ ‘예수의 길과 다석의 길’ ‘부처·노자·공자가 모두 하느님을 가리키고 있다’ 등 다석 사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서울에서 13형제 중 맏이로 태어난 류영모는 연동교회를 다니며 기독교를 접했고, 평북 정주 오산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북한산 아래에서 은거하며 농사를 짓기도 하고, 광복 이후에는 은평면 자치위원장으로 활동했다.저자는 류영모 사상이 기독교를 본령으로 하면서도 동양 사유체계와 철학적 관점을 결합해 동서가 회통(會通)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이어 신앙의 개별성과 자율성을 부각한 ‘얼나사상’과 죽음을 신과 귀일하는 것으로 이해한 ‘얼삶사상’ 등을 소개하고, 류영모의 주체적 사상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저평가됐다고 강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9

불평등한 복지국가 한국, 근본적 과제를 논하다

복지와 정치·경제를 통합적으로 연구하며 실천적 대안을 모색해온 한국의 대표적 사회복지학자 윤홍식 인하대 교수가 ‘선진국 한국의 다음 과제를 짚는’ 신간 ‘이상한 성공’(한겨레출판)을 출간했다. ‘한국은 왜 불평등한 복지국가가 되었을까?’라는 대(大)질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왜 우리는 성공했으나(부유한 선진국이 되었으나) 불행한가?’ ‘왜 한국의 청년들은 기후위기와 세계평화를 고민할 여유조차 허락받지 못하는가?’ ‘어쩌다 한국의 복지제도는 정규직만을 위한 복지제도가 되었나?’ 등 착잡한 현실을 꼬집는 중대한 질문들을 이어가며 명쾌하게 답한다.윤홍식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지난 100여 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우리의 성공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 덫이 됐다. 지금의 불행은 역설적이게도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성공의 결과다”고 단언한다.책은 한국이 GDP 9위의 선진국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왜 10명 중 6명은 ‘울분에 가득 찬’ 극도로 불안한 나라가 됐는지, 복지지출을 매년 늘리는데도 왜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수년째 벗지 못하는지 등을 경제, 정치, 역사, 사회복지 측면에서 탄탄하게 분석한다.1장 ‘성공의 덫’에서는 한국의 청년들과 다른 신자유주의 국가 청년들의 모습을 비교하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치, 사회, 경제적 현안들을 지적한다. ‘86세대가 불평등의 원흉인가?’라는 팽배한 세대 담론부터 ‘청년의 절반 이상이 계층상승에 대한 기대감조차 갖지 못하게 된 배경’ 등을 부의 세습, 능력주의 관점에서 설명한다.2장 ‘성공, 그 놀라움’에서는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 성취를 이뤘는지를 사회 전방위적 측면에서 다룬다. 해방 후 성장의 역사와 지금의 ‘불평등한 기회, 불공정한 과정, 부정의한 결과’를 대비해 보여주면서 우리를 성찰하게 하는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현재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3장 ‘성공의 이유’에서는 1960년대 농지개혁부터 국가가 주도한 산업화 과정, 국민의 인내와 대기업의 노력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톺아본다. 이 장에선 특별히 ‘한국의 성공 방식과 이면’을 10~20년 단위로 치밀하게 분석했다.4장 ‘성공이 덫이 된 이유’에선 바로 이 성공 방식이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낱낱이 분석한다. ‘열심히 사는데, 왜 우리의 형편은 그대로인지’, ‘복지지출은 매년 증가하는데 왜 불평등은 날로 심해지는지’, ‘어쩌다 정규직만을 위한 복지제도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밝힌다. 마지막으로 5장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선 한국 사회가 성공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가야만 하는 길을 모색한다. ‘소득 간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려면 증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민이 행복한 선진국이 되려면 국가는 무얼 변화시켜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윤홍식 교수는 “국민은 국가의 역할이 다시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성장이 불평등과 빈곤을 완화하는 ‘그런 놀라운 기적’은 이미 1990년대부터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힌다. 그리고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험보다 부동산, 민간금융상품이 더욱 신뢰받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공적 부조’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과 통찰들을 조목조목 설파한다. 핵심은 ‘복지’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입고, 먹고, 몸을 누이는 생존에 직결된 복지만으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음을 구체적 논증으로 피력한다.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돌봄 노동 해소를 통한 노동시장 참여, 실패해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갖가지 실천적 방법들을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마무리한다./윤희정기자

2021-09-09

한강이 소설에 담은 ‘제주 4·3 사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한강(51) 작가가 5년 만에 신작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를 펴냈다. 신작은 1947~1954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제주 4·3 사건을 다룬다. 본래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단편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이은 ‘눈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됐지만 그 자체 완결된 작품으로 나왔다.‘소년이 온다‘, ‘흰’, ‘눈’연작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잡지사 기자 출신 작가 경하를 내세워 제주 4·3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들의 길고 고요한 투쟁 서사를 시적으로 담았다.문학동네 측은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했다. 또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의미에 대해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했다”며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09

경력단절예방 우수사례공모전 시상식 열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 경북광역새일센터는 지난 8일 도내 광역새일센터를 포함한 9개 새일센터와 함께 ‘2021 경력단절예방 우수사례공모전 시상식 및 토크 콘서트 여우야 모이자’를 개최했다.‘여기 우리야! 모이자’는 뜻의 ‘여우야! 모이자’ 토크 콘서트는 여성리더 대표 김명량(지구환경측정(주) 대표), 여성친화기업 대표 이태숙(안동반가 대표), 청년여성 대표 강지연(도란도란 대표), 경단여성 대표(수다여왕 대표), 육아아빠 대표(임대성 경북정책특보) 등 5명의 패널이 참여해 일자리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이날 행사는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동행관 1층 대강당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됐으며, 더많은 경력단절여성들과 소통하고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 경력단절 여성들이 자신의 인생계획을 다시금 정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또한 ‘2021 경력단절예방 우수사례공모전 시상식’에서는 경력단절을 극복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 많은 여성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력단절예방 인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준 수상자 16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이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 기업, 사업 전반에서 관심을 가지고 인식의 변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 만큼 기업의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많은 기업들이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여성의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해 나가야 경력단절이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8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포항, 클래식으로 물든다

세계적 수준의 ‘국내 최정상’ 클래식 연주자들이 오는 11월 포항에 온다.포항문화재단은 클래식 음악축제 ‘2021 포항음악제’를 오는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과 포항시청 대잠홀 등 포항지역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기억의 시작(Beginning of MEMORY)’이라는 주제로 올해 처음 열리는 포항음악제는 엄선된 수준 높은 실내악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기간 동안 10개의 콘서트에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독주, 협연 등 다양한 색깔의 팔레트를 펼쳐낸다.포항의 순수예술 진흥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이번 음악제는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포항시가 문화 예향으로 거듭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시민, 예술가 모두의 성장을 위해 개최하는 대규모 클래식 페스티벌이다. 이번 음악제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권 조성은 물론 고급 예술문화 수요에 부응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자 마련됐다.‘2021 포항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포항 출신의 클래식계 떠오르는 실력파 연주자 첼리스트 박유신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 팬데믹 상황 속에서 많이 지쳤을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음악제를 준비하고 있다. 포항의 새로운 역사로 자리 잡을 포항음악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이번 포항음악제는 국제무대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최정상의 연주자들의 참여로 눈길을 끈다.야냐체크 국제 콩쿠르, 안톤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 2위 수상자이자 2019년부터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음악감독을 맡아 성공적 행사를 이끌고 있는 첼리스트 박유신이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피아니스트 백건우·손민수·일리야 라쉬코프스키·임윤찬이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임지영, 비올리스트 윤진원을 비롯해 주목받는 차세대 비올리스트 이한나·문서현, 세계적인 첼리스트 양성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 소프라노 서선영, 플루티스트 조성현, 하피스트 김지인, 기타리스트 박지형 등이 무대에 오른다.또 대한민국 실내악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노부스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김재영,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도 함께한다. 개막 공연의 지휘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 중 하나인 지휘자 이승원이 맡았고, ‘왜 클래식인가?’라는 주제로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강연도 마련돼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음악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박창준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만한 ‘시작’을 만드는 새 악장을 펼치려고 한다”며 “이번 음악제에서 들려줄 곡들이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는 관객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면서 출연진과 참여 스태프들의 건강 상태 체크 및 공연장 방역 지침을 준수해 안전한 공연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포항음악제의 티켓 오픈은 13일 오후 2시 선 예매, 14일 오후 2시 일반예매로 진행하며 예매처인 티켓링크(1588-7890)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30일까지 예매하면 조기예매 20%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8

묵연회, 수묵담채화전 ‘자연에 머물다’

포항 지역의 수묵화 동호회인 묵연회(회장 박영오) 회원들이 열다섯번째 정기전을 연다.오는 10일까지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제15회 묵연회 회원전에서는 ‘자연에 머물다’를 주제로 박영오 묵연회장을 비롯한 회원 13명의 수묵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강민수 한국화가의 지도로 창작활동을 하는 회원들은 주로 평화로운 풍경, 담백한 자연의 모습을 담아내며 은은한 묵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박영오 회장은 봉화에 소재한 바위산의 기암절벽과 운무의 절경을 표현했다. 임외숙씨는 ‘주왕산 용추폭포’를, 권숙정씨는 ‘제주 용두암’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살렸다.박병숙씨는 진주 촉석루의 겨울 풍경을 그린 ‘겨울 속의 촉석루’를 선보이며 서인숙씨는 ‘절골 계곡의 가을’을, 오순옥씨는 ‘금장대 가는 길’을, 이상호씨는 ‘내연산의 봄’을 각각 전시한다. 박영오 묵연회 회장은 “하늘이 청명해지는 가을 초입, 우리 한국화의 전통을 현대에 잇고 있는 수묵화의 깊은 예술향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한껏 느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묵연회는 한국화의 전통을 잇고 더불어 새로운 화풍을 고민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그림인 먹을 주재료로 하는 수묵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 조선시대 겸재 정선이 그려 잘 알려진 실경수묵산수화를 주로 그리면서 채색이 부가된 실경산수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9-07

오페라의 감동, 치유를 빚다

아시아 유일의 국제적 오페라축제 제18회 ‘2021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치유(Healing)’를 주제로 10일부터 화려한 막을 올린다.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매년 개최해온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행사가 연기된 이후 2년 만에 열리게 됐다.올해 축제는 11월 7일까지 59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뮤직홀과 우리나라의 국립오페라단 등이 제작한 여섯 편의 메인오페라를 비롯한 오페라 갈라 콘서트, 부대행사들로 채워진다.축제는 코로나19로 급변한 환경 속에서 안전하면서도 편안한 일상의 회복 등 우리가 온전히 찾고자 하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특히 올해 축제에서 관객들은 새롭게 세팅된 객석에서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전 객석 리모델링을 진행해 1천602석(기존 1천480석)으로 늘어난 새로운 객석에다 음향효과도 개선돼 보다 쾌적한 관람 시설 환경을 갖춰 오페라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올해의 메인 오페라는 개막작인 푸치니의 ‘토스카’(9월10·11일), 창작오페라 ‘허황후’(9월17·18일), 창작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10월1일), 베르디의 ‘아이다’(10월22·23일),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10월29·30일), 폐막작인 보로딘의 ‘프린스 이고르’(11월6·7일)다.우선 10일 오후 7시30분 첫 무대를 장식하는 개막작 푸치니의 ‘토스카’는 푸치니의 걸작으로서 사랑과 오해, 배신에 얽힌 사건들로 단 하룻밤 사이에 세 남녀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격정적인 스토리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전쟁 시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베리스모(Verismo) 즉 사실주의 오페라 걸작으로 꼽힌다. 여주인공 토스카가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그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의 ‘오묘한 조화’, ‘별은 빛나건만’ 등이 아리아로 잘 알려졌다.축제 사상 처음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이 반주와 합창을 맡는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잡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통해 여러 번 작품세계를 보여 온 연출가 정선영이 합류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김해문화재단이 제작한 창작오페라 ‘허황후’는 지난 4월 김해문화의 전당에서 초연 시 거대한 무대 규모와 화려한 의상에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가야(가락국)를 건국한 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의 신화를 내용으로 한다. 김수로와 허황옥의 만남과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훗날 가야국 건국에 이르기까지를 다룬 작품으로, 당시 발전된 철제기술로 ‘철과 현의 강국’으로 불린 가야의 모습과 전통악기 가야금의 탄생 등을 그려내며 흥미를 높인다. ‘허황옥’ 역은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은경이, ‘김수로’ 역은 테너 정의근과 박성규가 각각 맡게 된다. 반주는 디오오케스트라(지휘 이효상)가, 합창은 김해시립합창단이 참여한다. 또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영남오페라단이 합작한 ‘윤심덕, 사의 찬미’와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오페라 ‘아이다’, 국립오페라단 제작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도 무대에 오른다.끝으로 ‘한-러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17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뮤직홀·크라스노야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 제작의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메인 오페라 공연과 함께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트라비아타’(9월24일)와 ‘마술피리’(9월25일), 50 스타즈 그랜드 오페라 갈라콘서트(10월8일)가 펼쳐지고, 부대행사로 ‘오페라와 미래포럼’(11월1일)과 특강 ‘오페라 오디세이’(9월10일~11월6일) 등이 진행된다.전막 오페라 관람료는 1만~10만 원이다. ‘허황후’는 전석 1만 원이며 ‘프린스 이고르’는 1만~15만 원이다. 예매는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나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7

업사이클로 환경 지켜요 ‘안녕, 지구!’展

지구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을 위해 제정된 ‘자원순환의 날’(9월 6일)을 맞아 마스크 업사이클링, 일회용품 재활용, 환경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 구축과 사회적 책임 실현에 나선 전시회가 눈에 띈다.(재)포항문화재단은 자원순환의 날을 기념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안녕, 지구!’전을 오는 10일까지 꿈틀로에 위치한 문화공간 청포도다방에서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꿈틀로 입주작가 3인의 연합전시로 예술인이 바라보는 환경과 자원에 대해 각자의 활동 장르를 기반으로 환경오염과 폐자원 등 범지구적 환경문제를 작품으로 표현했다.전시에 참여한 업사이클링 작가 하은희를 비롯해 조소와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호, 캔들 아티스트 윤승빈 등 3명의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더 늘어난 쓰레기 발생량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새로운 가치로 탄생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하은희 작가의 ‘태양의 꽃 장미’는 마스크 제조시 발생하는 불량마스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작품으로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 장미의 형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원형의 구에 여러 사람의 형체가 어우러진 허용호 작가의 테라코타 작품 ‘지구를 먹다’는 환경을 다치게 하는 것이 우리라는 것을 잘 알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모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지구를 갉아먹는 모습의 형상으로 점토작업을 했다.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제작 과정의 모습을 영상으로도 담아 선보인다.윤승빈 작가의 캔들 공예품‘무제’는 그간 개인 작품활동 후 남은 왁스와 일회용품 등을 모아 이를 재활용해 제작한 것으로, 자연의 회복에 대한 의미를 전하고자 했다.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안녕, 지구!’ 전시는 물질적 풍요와 과잉에서 벗어나고 손쉽게 버리는 쓰레기가 더 아름답고 유용한 물건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며 “이를 통해 환경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 인지하고 소비를 위한 생산과정과 폐기, 수리 및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자원의 리사이클링과 그 가치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9-06

4대의 하프 선율로 듣는 신화 속 이야기

아름다운 하프의 선율이 풍성하고 우아함을 선사하는 음악회가 마련된다. 앙상블 더 하프가 오는 8일 오후 2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을 찾는다. (재)경주문화재단이 경주예술의전당 대표 레퍼토리사업 ‘2시의 콘서트’의 올해 두 번째 순서로 마련한 이번 공연은 낯설게만 느껴졌던 하프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부드럽고 우아한 선율과 경쾌한 리듬,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마련됐다.앙상블 더 하프는 하프 음악의 보급을 위해 국내 교향악단 단원 및 솔리스트로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연주자들이 뜻을 모아 2014년 만들었다.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하프 수석 윤혜순을 중심으로4명의 하피스트와 1명의 타악기 연주자로 구성돼 있다. 윤혜순 음악감독은 대중과 호흡하며 하프 음악의 보급에 앞장서는 국내 1세대 하피스트다.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의 하프 스승으로 출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별의 노래, 신화 속 하프이야기’를 주제로 우아한 선율과 경쾌한 리듬으로 하프가 가진 매혹적인 음색으로 천상의 하모니를 들려준다.하프의 매력을 살린 편곡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오만과 편견’에 나온 ‘압델라이져 모음곡’ 중 2번·론도, 김연아의 피겨 연기 곡으로 유명한 ‘생상스-죽음의 무도’를 비롯한 고전음악부터 사비카스가 편곡한 레쿠오나 · 말라궤나까지 다채로운 곡들을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