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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혼돈의 시대, 민중은 왜 교회로 몰려갔나

“어찌 보면 인간은 각자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이 있다는 점에서 평등한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그렇게 아파하고 신음하고, 때로는 자신의 실패와 마주함으로써 성장합니다.”베스트셀러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 작가의 신작 에세이 ‘믿는 인간에 대하여’(흐름출판)가 출간됐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한 명의 신앙인이자 오랜 시간 법학을 공부해온 저자가 유럽의 역사 속에서 드러난 인간의 믿음과 종교에 대해 탐구하고 얻어낸 결과물이며, 불완전한 한 인간으로서 성찰하고 얻은 깨달음을 담은 책이다.저자는 “인간의 유구한 역사에서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법과 정치가 종교와 분리된 것은 불과 몇 세기에 지나지 않았고, 10세기 초반 유럽의 혼란한 시대적 상황에 불안에 떨던 민중은 교회로 몰려와 신의 보호와 자비를 청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역사 속 종교와 인간이 걸어온 흔적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분석한다.저자는 특히 흑사병과 기근 등으로 고통의 시기를 겪었던 중세의 모습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오늘날을 비춰보며, 과거 인류가 중세를 거쳐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렀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라졌으나 그것을 계기로 의학이 어떻게 종교로부터 독립된 학문이 됐고, 역사 속에서 종교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돼왔으며 정치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는지, 그것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살핀다.또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불거졌던 ‘종교의 자유’를 언급하며, 오늘날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종교행사나 각종 집회가 금지되는 중에 몇몇 종교 공동체가 내세운 ‘종교의 자유’는 과연 합당한가 하는 문제를 법학자의 시선으로 짚어낸다.이 책에는 저자가 그리스도교, 이슬람, 유대교의 성지가 모두 모여 있는 종교의 도시 예루살렘에서 한 달 동안 머물렀던 경험도 담겨 있다. 저자는 그곳에서 각자의 종교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분리장벽을 세우고 전쟁도 불사하는 인간의 모습을 마주하며 신의 존재와 신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한다.베드로 회개성당으로 알려진 ‘닭 울음 성당’을 방문한 저자는 스승 예수를 배반한 베드로와 유다가 한 사람은 살고 한 사람은 자결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실패’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생각하고, 구 시가지에 위치한 ‘십자가의 길’ 초입에 새겨진 “오, 길을 지나는 모든 사람이여, 나의 고통과 같은 아픔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 보십시오”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인간으로서 ‘같은 아픔’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밖에도 모든 종교가 천국과 지옥을 말하지만, 그 둘을 가르는 차이는 인간 존재의 태도에 있지 않은가라는 물음이나, 인간의 고통은 신이 아닌 인간 사회가 만들어온 구조적인 문제에서 더 크게 비롯된다는 지적도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 “오늘의 아픔과 절망을 바꿀 수 있는 내일이 있다면 인간은 그 아픔과 고통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라고 적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7

예고 없이 찾아온 ‘늙음’ 앞에서 나를 돌아보다

‘내가 늙어버린 여름’(김영사)은 프랑스 출신의 미국 작가이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를 역임한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이 쓴 노화에 대한 쓸쓸한 에세이다.프랑스에서 태어나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저자는 어릴 적 향유했던 거대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며 이중 문화 문학과 여성 문학, 페미니즘 학자로 미국 유수 대학의 교수로 활동했고 특히 MIT에서 그녀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해 매년 문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에게 상을 수여할 정도로 인정받는 학자였다.그러나 어느 여름 ‘늙음’이라는 거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엄청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일생 고독이나 외로움, 추억을 회상하는 일 따위는 없는 꼿꼿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이 역사적 사건을 계기로 과거 딸로, 아내로, 운동가로, 잘나가던 학자로 살던 여러 가지 나를 만나 그때의 내가 앓았던 결핍마다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저자는 ‘늙음’을 ‘재난’에 비유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회와 관계로부터 배제되는 일상에 분노와 서운함, 자괴감을 느낀다.하지만 이 위기마저도 인생의 유일한 친구인 문학에 기대어 ‘어떻게 나답게 늙음을 돌파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모두가 ‘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집중할 때 몹시 현실적인 태세로 ‘늙은이’가 돼버린 나를 거침없이 폭로하면서 시종일관 시적이고 우아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남부러울 것 없는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한 여성이 통제할 수 없는 변화를 맞닥뜨리고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존재로 자신을 정의하게 되는지 스물두 편의 거침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엿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7

감정, 관계, 집을 잘 파는 능력까지… 체온조절에 달렸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사회심리학자 한스 이저맨은 ‘따뜻한 인간의 탄생’(머스트리드북)에서 인간은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서로에게 의존해왔으며, 이런 사회적 체온 조절 본능은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고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체온 조절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탐색해 감정, 관계, 건강, 언어, 심지어 집을 잘 파는 능력까지 얼마나 많은 것이 주변 온도에 또 체온에 따라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돼 물리적 접촉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인간이라는 종의 본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놀라운 메시지를 던진다.따뜻한 사람은 너그럽고 사교성이 뛰어나며 성품이 훌륭한 사람으로 비치고, 차가운 사람은 인색하고 무정하며 비열한 사람으로 간주한다. 심지어 차가운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인간은 한층 더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이렇게 따뜻함에 인간이 집착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접촉해 온기를 나누며 체온을 조절하는 사회적 체온 조절이 인간의 생존과 번영에 꼭 필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7

구미오페라단, 전국체전 축하무대 오른다

구미오페라단(단장 박영국·사진)이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축하 공연으로 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탁계석 대본·우종억 작곡)을 선보인다.2000년 창단한 구미오페라단은 그동안 경북 지역에서 많은 공연을 개최해 지역민들의 문화적인 욕구 충족과 고급문화 저변 확대에 이바지해 왔다.오는 9일 오후 4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되는 구미오페라단의 ‘메밀꽃 필 무렵’은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창작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2011년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축제에 초청돼 서울예술의전당에서 피날레 작품으로 공연해, 서울예술의전당 개관 이래 현재까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2009년 초연된 오페라는 한국 서정미학의 극치로 평가받는 이효석의 동명의 작품이 원작이다. 아리아, 중창, 합창의 균형적 구성과 극적 갈등과 긴장이 아닌 서정과 탐미(耽美)의 미학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기존 오페라와 차별화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메밀꽃 필 무렵’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온전한 가정을 이루지 못한 상실의 아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애정 결핍 상태다. 소외와 상실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은 현대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이 인물들이 오페라를 통해 오늘의 정서로 다시 부활하기에 무리가 없다.또한 오페라의 구성은 이탈리아 오페라를 본 따 아리아 중심으로 짜여졌지만, 전체적인 흐름에는 토속적인 우리 선율이 가득해 우리 정서에 푹 빠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당시와 서울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출연자들이 다수 출연해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총감독 및 연출 박영국, 허생원 김승철(계명대 교수), 조선달 박찬일, 여인 유소영(경북대 교수), 동이 손정희, 충주댁 권수영, 이씨 이헌영, 김씨 김동우, 박씨 박유준이 출연하며, 지휘 임병욱, 무용 김주엽무용단, 사물놀이아트컴퍼니, 센트로필하모닉, 스칼라합창단 등이 출연한다.이번 공연은 전석 초대이며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한다. /윤희정기자

2021-10-06

포항문화재단, 9일 ‘제4차 문화안전망 포럼’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9일 오전 10시 캐릭터해상공원 내 전국생활문화축제 메인스튜디오에서 문화기획자, 문화평론가 등 문화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문화안전망 포럼’을 개최한다.포항시는 법정 문화도시로서 2021년 시민과 함께 고민할 정책 의제로서 ‘문화안전망’을 선정하고, 시민 개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문화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 설계를 위한 시민 릴레이 포럼을 진행 중이다.이번 포럼은 4차로 진행되는 포럼으로 포항에서 개최하는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와 연계해 ‘동네지식인과 함께 만드는 사회적 여가’를 주제로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관계망 형성, 사회적 가치 탐색으로서의 사회적 여가와 지역의 문화안전망 사례의 의미를 되새기며 확장성을 탐색한다.특히 문화를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 및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문화안전망의 이해와 지역과 사람을 잇는 동네 지식인의 의미와 역할 등에 대해 심도있게 이야기하고 재난시대, 위기 속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며 돌보는 공동체의 방향을 찾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토크쇼 형태로 진행되는 이번 문화안전망 포럼은, 1부에서는 ‘사회적 여가 속 문화안전망’과 관련해 주제발표가 이뤄지며, 주제발표와 연계해 문화안전망과 관련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사례발표가 이뤄진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발제와 사례 내용을 바탕으로 패널들의 자유로운 토크 나눔이 진행되며, 재난시대,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는 돌봄의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이번 포럼은 코로나 상황 등을 반영해 대면 형식의 포럼이 아닌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와 줌(ZOOM)화상을 통해 온라인 포럼의 형태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6

포항예술고, ‘부활’ 김태원 초청 마스터 클래스 진행

“세월이 지나도 공감하는 소울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 밴드를 이끄는 리더는 모든 시간대에 성실해야 합니다.”올해 2학기부터 대구가톨릭대 실용음악과 석좌교수로 강단에 선 인기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교수가 최근 포항예술고 예송관에서 포항예술고 보컬 및 실용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보컬 및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고교생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무대 연주 경험을 제공하고자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가 기획한 행사이다.모두 4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강연에서는 4명의 학생이 각각 무대에 올라 기타, 보컬, 작곡을 연주했다.김 교수는 이들의 연주 평가 및 이에 따른 조언에 나섰고, 무대 연주 후에는 학생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이날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한 학생들은 김 교수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메모하면서 경청하는 등 시종일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이 “보컬이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에게 맞는 곡을 선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또 “금년에 슬럼프를 겪고 있는데 극복과정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나를 사랑해 주는 분들을 위해 노래해야 한다는 이타적인 마음과 순수함을 잃지 않는 마음을 음악가의 소양으로 지녀야 한다”고 하면서 “음악 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은 나중에 음악적 자산이 된다”고 답했다.이번 마스터 클래스 강연에서 리드보컬을 연주한 이나빈(3년) 학생은 “김 교수님의 특강, 마스터 클래스, 자유질문 시간을 통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 음악하는 데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고 강조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5

20일 경주서 1세대 스타 PD 주철환의 ‘예능인문학’ 강연

(재)경주문화재단이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중단 중이던 ‘경주예술의전당 예술특강’을 재개, 오는 20일 오후 2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1세대 스타 PD 주철환의 ‘예능인문학’을 개최한다.이날 강연자로 초청된 주철환 PD는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정의 무대 ’등의 인기 예능 연출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방송대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유명 방송상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OBS 방송국 초대 사장,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와 아주대의 교단에서 후학을 양성한 경험과 저서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 칼럼 ‘주철환의 음악동네’, ‘예능은 패션이다’ 등의 정수를 모두 담아 이번 예능인문학을 준비 중이다.이날 강연에는 경주 어쿠스틱 밴드 하늘호(昊)와 함께하는 콘서트 융합형으로 구성, 인문학이 낯선 시민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예능인문학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 티켓링크에서 거리두기 좌석으로 예매 가능하다. 티켓가는 R석 1만원이며, 선착순으로 카카오톡채널 쿠폰 할인과 예술특강 마니아 할인 등이 있다. 문의 1588-4925.한편, 예술특강은 문화·예술계의 명사를 초빙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강연으로 연간 4회 정도 진행하는 경주예술의전당 레퍼토리 사업으로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상반기 유현준 건축가의 ‘공간으로 읽는 세상’에 이어, 하반기 주철환 PD의 ‘예능인문학’으로 마무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5

일기 쓰듯… 포항의 이야기 캔버스에 담아

포항의 중진 서양화가 서종숙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7일까지 포항 청포도다방 청포도미술관에서 열린다.전시에는 ‘스토리 포항’을 주제로 한 굿즈와 스케치화, 에세이가 선보인다. 포항의 바닷길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는 작가는 포항의 동빈바다길, 송도바다길, 칠포바다길을 마치 일기를 쓰듯이 오랜 기간 하루하루 캔버스와 원고지를 채워왔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 속 이미지와 글은 마치 시간과 중력을 없앤 가상공간처럼 느껴진다.동빈바다길에는 동빈내항과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꿈꾸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어부들, 철공소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기획해 4월에 조성된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로’ 공공미술 설치작업도 담겨 있다. 또 이와 연결된 일상 속 친환경 실천을 위한 리사이클 라이프를 실행하는 좋은환경예술활동가(GOODEA)의 활동도 소개한다.송도바다길은 송도해수욕장 입구에 자리한 평화의 여신상을 1930년대 아이의 모습으로 작가가 그려 이름 붙인 ‘송이’와의 만남으로 송도의 변화과정과 바다와 인간의 따스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하늘바다길칠포는 곤륜산에서 우화등선이 돼보고 3천년 청동기시대로 길을 떠나 칠포리 암각화에 얽힌 이야기를 상상으로 전해준다. 이 이야기는 그녀의 반려견인 루이와 여행하며 나누는 이야기이다.1999년 4회 개인전 이후 22년 만에 5번째 개인전을 갖는 서종숙 작가는 “포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는 한순간 짧게 보는 것보다 깨알 같은 글을 조금씩 읽어 내려가듯 봐 주었으면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언어로 나의 두 번째 고향이자 내가 살고 있는 포항의 이야기를 한뼘 한뼘 채워 나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서종숙 작가는 동국대 서양화과와 대구대 대학원에서 재활과학과 미술치료, 재활심리를 전공했다. 포항과 대구, 김제에서 4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윤희정기자

2021-10-05

일월문화제 기획전시 ‘세오녀의 일월안’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이 ‘제14회 일월문화제’ 일환으로 추진하는 기획전시 권군 작가의 ‘세오녀의 일월안’전을 6일부터 13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연다.‘세오녀의 일월안’전은 지역의 대표적 무형유산인 연오랑세오녀 설화에서 ‘일월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창안하고자 기획됐다. 설화에 따르면 포항은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떠남과 동시에 해와 달의 정기를 잃어버리고, 다시 세오녀가 보낸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니 일월의 정기가 되살아난 장소, 영일현의 공간적 배경인 도시로써, 일월의 정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매개체 ‘세오녀의 비단’처럼 예술활동을 통해 해와 달의 정기를 보는 눈 ‘일월안(日月眼)’을 현대의 포항에서 되찾고자 한다. 권군 작가는 일제 식민지,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친 후 지난한 세월과 마주하며 공업도시로 발전한 포항에서 일월사상의 근간이 되는 지리적·역사적 특징에 대해 연구하고, 포항의 자연과 문화, 여성이 공존할 수 있도록 ‘태양 맞춤 명상(퍼포먼스)’과 회화, 도자기 등 작품활동을 함으로써 오늘날의 일월안을 찾고자 시도한다.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 김남수 안무비평가가 참여하는 렉처 퍼포먼스 ‘햇님달님-보랏빛 비단의 비밀’이 9일 오후 4시 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이번 프로그램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과 강연을 결합한 퍼포먼스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 날 낮 12시 도구해수욕장에서는 권군·신채은 작가가 참여하는 ‘태양 맞춤 퍼포먼스’를 통해 해의 정기를 흡수해 몸의 감각을 되살리고, 잃어버린 달을 느끼는 신체의 움직임을 섬세히 표현한다.권군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슈테델슐레 토비아스 레베르거 클래스를 수료했으며, 두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는 등 서울과 포항을 오가며 활발히 작업하고 있는 청년작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5

“사찰은 신도를 위해서, 신도에 의해서 존재한다”

금호 포항 죽림사 주지 스님“죽림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전통사찰이자 문화재 보유사찰로서 옛 명성을 되찾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아나갈 것입니다.”포항시 북구 탑산길 10번길 14에 위치한 천년고찰 조계종 죽림사. 코로나19 등으로 신도들이 거의 찾지 않는 위기의 사찰을 예전처럼 번듯한 사찰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금호 주지 스님의 부임 소감이다.이춘수 신도회장 등으로 구성된 죽림사 재건축위원회 신도들은 금호 스님이 없는 죽림사를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포항에 죽림사가 있어 불교대학 등 포교가 이뤄질 수 있듯이 죽림사는 금호 스님이 있어야 신도들이 찾아오는 절이 될 수 있다며 스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지난 6월 부임 이후 주련과 일주문 단청 공사를 이미 완료하고 문화재 사찰의 명성을 찾고자 사찰 주변 공사 등을 계획하고 있는 금호 스님을 지난 3일 만났다.-죽림사와의 인연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첫 만남이 어떤가.△중앙종회 의장, 제11교구 본사 불국사 부주지 등 많은 소임이 있어 처음에 올 적에는 부담도 많고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와 보니 죽림사 주지 소임 또한 어느 소임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비록 여러 소임 때문에 시간에 쫓기긴 해도 방임하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할 수 있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죽림사에 온 지 4개월 정도 되셨다. 소감을 간단히 말씀해 주신다면.△여러 사찰에서 소임을 맡아 부임할 때마다 매번 부담스럽고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 죽림사는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옛 고향 집에 수십 년 만에 돌아오면 해야 할 일이 많듯이 죽림사 또한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을 정비하여 옛 명성을 되찾아 이를 보존해야 하고, 포항불교의 도심 포교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포교 활동도 많이 해야 한다는 소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수행하고 포교할 사명이 주어져서 몸은 고달프겠지만 매우 만족하고 있다. 죽림사 신도님들의 불심은 어느 사찰 신도님들보다 깊은 것 같다. 또 저의 염원과 같이 신도님들도 죽림사의 중흥을 누구보다 더 바라고 있어 든든하기도 하다.-취임 후 사찰 재정비 등 특성화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주련은 기둥(柱)마다 시구를 이어서(聯) 걸었다는 뜻이다.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쓰거나, 그 내용을 얇은 판자에 새겨서 걸기도 한다. 주련은 우리의 전통 건축양식과 우리 조상들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사상, 문학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서예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다. 그러나 주련의 글씨가 박락, 탈색되어 서체의 형태가 변모되고 나무는 벌레에 의해 부식돼가는 것을 묵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가 소중한 전통문화에 대한 계승과 보존에 얼마나 무심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죽림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들을 더욱 세심히 관리해 더욱더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간직해야 할 것 같다.-‘시대에 맞는 승려상’으로 평가되고 계시는데.△‘21세기는 불교 문화 시대’라는 말을 듣고 싶다. 불교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창조적 계승을 통해 불교 문화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스며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대인 눈높이에 맞는 기도와 명상법을 보급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불교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현재 코로나 시국이라 ‘코로나 블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불교에서도 해야 할 일이 있지 않겠나. 그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나.△요즘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수천 명이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가 몇 달째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고, 사람들 간의 만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깊고, 서로 간의 마음 간극 또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로 만남을 통해 대화하고, 위로하고 상생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대면 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직접 만나긴 힘들더라도 전화나 SNS 등을 통해 서로서로 관심을 놓지 않고 안부를 전하며 살아야 한다. 종교활동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직접 절에 와서 법문을 듣고 신행 활동,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하는 대면 활동도 금지되고 있긴 하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배려하고 존중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실천이다. 부처님을 의지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듯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한 집안 한 식구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감싸주는 것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이고, 진정한 보살의 행이 아닐까 생각한다.-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사부대중은 각자 직분에 따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출가수행자는 수행자답게 수행과 포교에 전력을 다하고, 재가자는 재가자의 위치에서 신행과 맡은 역할을 다해 시대 상황에 부응하는 불교의 역할을 열어가야 한다. 보름달은 원만한 부처님의 지혜와 복덕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혜와 복덕은 자비에서 나온다. 황벽 선사는 자비에는 연고가 없기에 대자비라는 말씀을 하셨다. 명절 등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 어려운 이웃이 주변에 있지 않나 돌아보는 자비심을 잊지 마시길 당부드린다.-향후 계획을 소개해 주신다면.△사찰의 존재 의의는 신도들이다. 신도를 위해서, 신도에 의해서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찰을 새롭게 정비하면 신도들도 새 마음이 될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부임 첫 사업으로 사찰 재정비 결정을 내리게 됐다. 현재 주변을 잘 정돈하고 여건을 만들었더니 신도들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도 죽림사를 더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죽림사를 활짝 열고 종교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황소의 발걸음으로 정진하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4

인디플러스 포항직장인을 위한 영화 기획전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6일 오후 7시 30분 직장인을 위한 영화 기획전 ‘일 끝나고 뭐해?’를 개최한다.이번 기획전에서 정지영 감독의 장편 영화 ‘은미’ 상영과 더불어 포항 출신 손예원 배우, 정지영 감독, 홍성은 감독이 포항을 찾아 관객들과 영화 관람 후 시네토크도 진행한다.지난 8월 열렸던 ‘일 끝나고 뭐해?’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되는 직장인을 위한 기획전은 반복되는 일상에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자 하는 의미로 기획됐다. 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오는 6일 상영되는 정지영 감독의 장편영화 ‘은미’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 10월 상영작 ‘은미’는 현대 사회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번 아웃(Burnout)이 된 직장인들을 위해 선정한 작품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사람과의 가벼운 만남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지쳤거나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걷고 있는 삶을 사는 직장인들에게 일상의 여유를 갖게 하고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직장인분들이 지친 일상에 활력과 ‘나’를 찾는 기회가 되고, 일반 극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독립영화의 매력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영화 상영 일정과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인디플러스 포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www.indieartcinema.com)에서 수수료 없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0-04

세종은 왜 운동을 멀리했을까 역사적 인물 10인의 질병 추적

우리 역사상 최고의 리더이자 다재다능했던 세종대왕은 왜 운동만은 멀리했을까? 천상의 건축가 가우디는 왜 하필 해골 집을 짓는 데 집착했을까?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어쩌다 도박꾼이 되었을까? 인상파의 거장 모네의 말년 화풍은 왜 추상화처럼 변했을까?정형외과 전문의인 이지환 씨는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부키)에서 그 해답은 이 천재들이 각기 앓았던 질병 속에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사서(史書) 등을 추적해 총 10명의 역사 속 인물의 다양한 질병을 탐구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건축가 가우디, 소설가 도스토옙스키, 작곡가 모차르트, 철학자 니체, 과학자 마리 퀴리, 화가 모네와 로트레크와 프리다 칼로, 가수 밥 말리가 그 주인공이다.이 책에서 저자는 당시 시대상과 의학 수준, 발병 과정, 외관상 병증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역사 문헌과 기록, 사진 자료와 초상화, 국내외 의학 논문을 참고해 마치 한 편의 추리 소설처럼 펼치고 있다. 심지어 저자가 직접 논문을 쓰기도 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강직성 척추염 사례로서 세종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SCIE급 이상 국제 학술지에서 세종을 다룬 첫 논문이기도 하다.△조선 최고의 리더 세종은 왜 운동을 멀리했을까?최고의 성군이자 천재 중 한 명이었던 세종. 하지만 그는 ‘고기를 좋아하고 운동을 싫어해서 결국 비만해진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종의 건강과 관련한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눈병 12번, 허리통증 6번, 무릎 통증 3번, 목마름 증상 2번, 살 빠지는 증상 1번이 언급돼 있다. 나이대별로 분석하면 허리통증은 20대 초반에 발생해 30대 때 심해졌다가 낫기를 반복했다. 눈 통증은 40대부터 악화했다가 역시 좋아지다가 악화하기를 반복했다.그러나 정확히 어떤 병을 앓았는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세종이 피부병이나 임질(현대적 의미로는 방광염)에 걸렸다거나 당뇨 합병증을 앓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천상의 건축가 가우디는 왜 해골 집을 지었을까?가우디는 수많은 해외관광객을 불러들이며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건축가다. 그의 건축물들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건물 곳곳에서 발견되는 뼈와 해골 형상이 그것이다. 평론가들의 혹평과 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그는 해골 집 짓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심한 관절염을 앓았기 때문이다.그는 종종 형의 등에 업히거나 나귀를 타고 등교해야 했을 정도로 관절통이 심했다. 병약으로 친구를 사귀지 못해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냈다. 평생 2겹의 양말과 푹신한 신발을 신고 다닌 것도 그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관절염은 결국 죽음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도박꾼이 된 사연도스토옙스키는 못 말리는 도박꾼이었다. 원고료를 모두 날린 것은 예사였고 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돌아올 경비까지 잃고 쩔쩔매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독일의 비스바덴 쿠어하우스 카지노가 ‘기념할 만한 호구’라며 그의 이름을 딴 홀을 만들고 흉상을 세웠을 정도다.도스토옙스키가 이처럼 유산까지도 다 날릴 만큼 지독하게 도박에 중독된 이유는 간질 발작 환자였기 때문이다. 자기 결혼식 피로연에서 2번이나 발작을 일으킬 정도였던 그는 언제 어디서 발작이 자신을 덮칠지 몰라 평생 전전긍긍했다. 간질 발작 환자는 흥분 신경 전달 물질이 많은데, 흥분 물질이 많으면 도박이 주는 자극에 취약하다. 그래서였을까? 그의 작품에는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많이 등장한다.△실존 철학의 선구자 니체는 어쩌다 정신 병원에 입원했을까?학창 시절 “사원에 숨은 열두 살짜리 예수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니체는 추천사만으로 대학교수에 임용되고, 1년 만에 여러 저작을 집필했으며, “신은 죽었다”고 당당하게 선언할 만큼 자신만만하고 탁월한 철학자였다. 하지만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심한 두통과 불면에 시달렸으며, 나이가 들어서는 성격마저 괴팍하고 폭력적으로 변해 버렸다. 자신의 소변을 마시는 등 기이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1899년 친구의 손에 의해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다음 해 퇴원한 후 그는 누구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고 살아 있는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지낼 뿐이었다. 니체는 결국 1900년 폐렴으로 사망한다. 그의 뇌와 영혼을 파괴한 질병은 무엇일까? 당시 니체는 신경 매독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극심한 두통, 불면증, 발작, 성격 변화를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는 질병은 바로 뇌종양이다. 커다란 종양이 니체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자라면서 뇌와 신경을 압박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1-09-30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와의 인터뷰

소설 ‘연인’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의 인터뷰집 ‘뒤라스의 말’(마음산책)이 출간됐다.뒤라스의 말년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인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와 이뤄진 인터뷰를 토대로 엮은 ‘뒤라스의 말’은 유년시절부터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까지 연대순으로 작가의 삶을 통과하며 그의 작품 활동을 엿볼 수 있다.소설의 선형적인 흐름이나 사건 전개식 구성을 배제하고, 인물의 심리 표출을 극도로 절제하면서도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해온 뒤라스는 때로는 ‘누보로망’ 작가로, 때로는 ‘여성적 글쓰기’의 전범으로 꼽히지만 스스로는 특정 사조에 갇히길 거부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영토를 개척하는 데 충실해왔다. 또한 영화와 연극, 드라마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 영역을 확장해왔기에 현대 문화사에 남긴 족적도 적지 않다.1931년 프랑스로 이주하기 이전 식민지 베트남에서 험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뒤라스는 18년 동안그곳에서 소외감과 고독감을 깊이 느끼게 되고 이는 뒤라쓰 글쓰기의 지속적인 모티브가 된다.책은 칸 영화제 수상작 ‘인디안 송’을 연출하는 등 영화 시나리오 작업 및 연출로도 주목받았고, 2차 세계대전 중 적극 참여했던 레지스탕스 활동, 38세 연하의 연인과의 사랑, 알코올 중독 등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놓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30

근현대 한국불교 선승 ‘백성욱 박사 전집’ 출간… 총 6권 구성

독립운동가이자 근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백성욱 박사(1897~1981)의 깨달음과 그 가르침이 담겨 있는 ‘백성욱 박사 전집’(김영사)이 출간됐다. 김영사가 전 6권으로 출간한 ‘백성욱 박사 전집’은 그의 강의, 강설, 법문, 글과 함께 생전에 그를 만나 교유했거나 가르침을 받은 22명의 회고와 전기 등을 망라했다. 1권 ‘백성욱 박사의 금강경 강화’(강설집)를 시작으로 ‘불법으로 본 인류 문화사 강의’ ‘분별이 반가울 때가 해탈이다’(법문집) ‘백성욱 박사 문집’ ‘금강산 호랑이, 내가 만난 백성욱 박사’ ‘응작여여시관’(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전집은 그의 제자인 김강유 김영사 회장이 고인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을 수소문해 강의와 법문 녹음을 정리하고, 관련 인물 인터뷰와 취재 등을 통해 2년9개월 만에 완성했다.출판사 측에 따르면 백성욱 박사는 3세에 아버지, 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서 12세에 출가한 승려였다. 1920년대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 최초의 독일 철학박사이자 불교학자이기도 했다. 1929년 불교전수학교(동국대 전신) 철학과 강사를 그만두고서 금강산에 입산해 10년을 정진한 수행자였다. 한국전쟁 뒤로는 동국대 총장을 지냈고, 1962년 경기 부천에 ‘백성목장’을 열어 20년 가까이 한국불교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강의했다. 치열하고 극적인 삶을 살았던 그는 태어난 날인 음력 8월 19일 입적했다.김영사 측은 “한 사람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극적인 변화와 기록들, 비범한 통찰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전집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독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지침이 돼줄 것”이라고 일독을 권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포항서 전국 생활문화 소통의 장 열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원장 차재근)과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가 포항 해상공원에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온라인(메타버스 포항)은 10월 4일부터 운영한다.‘전국생활문화축제’는 2014년 첫 개최한 이래 매년 지역의 생활문화를 즐기는 축제로써 올해는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으로 만나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일상 속에서 안전하게 노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다양한 생활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환대의 장으로 꾸며진다.이번 축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전국의 생활문화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메타버스 가상 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퐝퐝’과 온라인 생중계 방송국 채널 ‘생활문화TV 퐝퐝’에서 진행된다.‘메타버스 퐝퐝’은 포항 송림숲을 배경으로 다양한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가상의 축제장으로 운영된다. 특히 ‘메타버스 퐝퐝’에서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활동한 백신 탐사대가 100개의 영상으로 전국의 생활문화를 담은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을 만날 수 있다.또 메타 생활문화센터 포항이 설립되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생활문화 씬’을 투표할 수 있으며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품 응모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 해상공원에 마련된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전국을 연결해 진행되는 온라인 방송 ‘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문화재단과 포항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 곳곳의 다양한 생활문화 현장을 연결하며, 이동형 LED 차량을 통해 포항 곳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를 통해 각자가 그려낸 다양한 생활문화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 일상 속의 문화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메타버스 축제장의 만남을 통해 코로나19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와~ 강치가 돌아왔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재단이 자체 제작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을 초연 이후 2년만에 오는 10월 2일 오후 2시와 10월 3일 오후 2시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올린다.뮤지컬 ‘강치전’은 지역작가 윤주미씨의 원작을 토대로 독도와 독도에 살다가 멸종된 강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평화롭던 독도 바다에 살던 소년 강치 ‘동해’가 돈벌이에 눈이 먼 ‘검은 그림자’ 무리에게 부모를 잃고 세상을 떠돌며 친구들을 만나 다시 동쪽 바다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다.‘강치전’은 포항문화재단이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레퍼토리 제작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돼 포항문화재단과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창작한 작품으로 세련된 연출과 흥미로운 스토리, 감각적인 음악 등으로 지역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경북 동해안지역의 독자성과 역사성, 특이성을 모두 갖춘 독도, 그리고 지금은 멸종된 강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강치전’은 특히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이 아닌, 평화의 섬으로 풀어내며 인간과 자연, 바다생물들의 공생에 대한 주제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이에 2019년 공연에서 5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을 뿐아니라 ‘2020 방방곡곡 문화공감-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난해 경기도 오산과 강원도 원주를 찾아 원정공연을 가졌다. 포항문화재단은 ‘강치전’이 2021년에도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되자 ‘메이드 인 포항’ 뮤지컬 ‘강치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뮤지컬 OST 음원 발표와 유아교육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공연은 소년 강치 ‘동해’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독도를 떠나지만 다시 자기가 살던 동해 바다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화 같은 무대, 국악의 흥겨운 연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신나는 안무로 관객몰이에 나선다.뮤지컬 ‘강치전’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며 백신접종 할인 및 다양한 할인을 마련해 코로나19로 지친 지역민들에게 재미와 희망을 전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동심을 품고 있는 아이들과 마음 깊숙이 아직도 동심을 품고 있는 어른들이 함께 보는 ‘강치전’ 관람을 통해 가족들간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뜻깊고 특별한 추억,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29

대한민국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음악·사랑·삶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 번째 메인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가 오는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한 ‘윤심덕, 사의 찬미’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1897∼1926)의 인간적 이야기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2018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무대로, 윤심덕의 음악과 사랑,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윤심덕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이 오페라는 2018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할 만큼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이번 공연에서는 초연에는 없었던 서곡을 추가해 음악적인 서사를 보완했고, 2막에 사물놀이 장면을 삽입해 이색적이면서도 시끌벅적한 우리네 장터 분위기를 살렸다.작곡가 진영민이 작곡 및 편곡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 정철원이 연출을, 베하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김봉미가 지휘를 맡는다.윤심덕과 그의 연인 김우진 역에 소프라노 이화영(계명대 교수)과 테너 이승묵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가 캐스팅됐으며 바리톤 노운병,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베이스 윤성우, 바리톤 최득규, 테너 문성민 등이 출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9

김영자 명창 초청 강산제 심청가 완창 공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오는 10월 2일 오후 4시 팔공홀에서 기획공연 명인전을 기획, 김영자 명창을 초청해 강산제 심청가 완창공연을 갖는다.대구 출신인 김 명창은 국립창극단에서 창극 주역으로 활동하며 명품연기를 선보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으로 역임하면서 국악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판소리 전승과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2020년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지정된 김영자 명창은 성우향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를, 박봉술 선생애개 적벽가를, 정광수 선생에게 수궁가를 사사했다.이번 무대에서는 3시간 30여 분에 걸쳐 강산제 심청가 완창으로 관객을 만난다. 강산제는 전설적인 소리꾼이자 서편제의 시조로 알려진 박유전 명창이 전남 보성군 강산마을에서 여생을 보내며 창시한 유파다. 서편제의 구성짐과 동편제의 웅장함이 어우러지며, 맺고 끊음이 분명해 절제된 소리가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심청가’는 뛰어난 음악적 형식미는 물론, 불필요한 아니리(사설의 내용을 일상적인 어조로 말하듯이 표현하는 것)를 줄이고 이야기 전개가 탄탄해 많은 명창으로부터 잘 짜인 소리라고 평가받고 있다.고수는 조용수 국립창극단 단원과 김청만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가 전, 후반을 나눠 함께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2021 우수작가’ 이동섭 조각전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2021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이동섭 조각전 ‘숨 고르기·쉬어가기’ 전시를 오는 10월 3일까지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이번 ‘숨 고르기·쉬어가기’전에서는 해돋이, 연오랑세오녀 등 지역성을 반영한 주제를 포함해 연작 시리즈인 ‘토루소’, ‘기다림’을 통해 기계에 예속된 인체와 현대인의 초상을 브론즈, 돌, 흙, 철 등으로 형상화했다.이동섭 작가는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을 반영하며 날카롭고 냉철한 비판을 담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자신만의 조형세계에 담고자 했다.이동섭 작가는 영남대 조소과 졸업 후, 포항예술지원사업, 원도심 테마골목사업, 야외조각전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미술계 콘텐츠 확장에 힘쓰고 있으며 2021 한얼우리그림협회 전국작가교류초대전, 이동섭 조각전(렘트갤러리) 등을 개최하며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한편,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 동반 성장하고자 우수작가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 수준 있는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프로그램으로서 지난 8월 박영희 사진작가를 시작으로, 9월 이동섭(조각), 10월 김기식(회화) 작가에 이어 11월 김익선(회화)까지 선보인 후 올해 총 4번의 전시를 마무리하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그 철길에 깃든 四季

포항의 중진 사진작가 김주영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 ‘그 길, 포항 철길숲’ 전시회가 오는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포항 갤러리엠(m)에서 열린다.(재)포항문화재단의 ‘2021 문화도시조성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돼 개최되는 이번 사진전은 포항시가 폐철도 공원화 사업으로 조성해 이제는 시민들의 최대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변모한 포항 철길숲의 사계절을 담았다.포항 출신의 김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지난 2월 개최한 사진전 ‘어떤 재현’ 전 출품작들은 사진전문잡지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한 닷북 ‘한국사진100’ 시리즈에 8번째 작가로 선정돼 사진집으로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번 ‘그 길, 포항 철길숲’은 작가가 지난해 사계절 내내 방문한 포항 철길숲에 대한 기록이다. 어울누리 길, 활력의 길, 여유가 있는 띠앗길, 추억의 길 등 테마길에서 느꼈던 작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함께 느낄 수 있다. 컬러로 촬영된 사진들은 포항 철길숲이 지닌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한껏 보여준다. 숲의 실제 모습이 사진 속에 진솔하게 담겨 정서적 충만감을 일깨운다. 작품에는 약 100년간 동해남부선을 달리던 기차가 멈추고 소임을 다한 철로가 숲과 공원으로 거듭난 포항 철길숲의 명소들이 담겼다. 숲 산책로를 따라 객차가 길게 연결된 듯 산책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도 담아낸다. 구간마다 잘 닦여진 자전거길과 산책로, 가로등 불을 밝힌 듯 환하게 피어있는 박꽃, 운동기구, 벤치, 정자 등 도시의 풍경과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다양한 색들이 어우러진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김주영 작가는 “사계절 소소한 풍경들의 아름다움은 도심 속 숲공간에서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항 철길숲에는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이어주며 자연과 삶이 공존한다. 소통의 장소, 휴식의 장소가 된 철길숲. 도심속 작은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 이곳에서 상실된 모든 것들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지켜야 함을 깨닫는다. 나는 이 길을 사진에 담으며 우리의 삶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지켜야 할 소중한 일상의 숭고함을 배운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뮤지컬 ‘광화문연가’ 경주 무대에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오는 10월 30일, 31일 오후 3시,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는 ‘소녀’,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을 작곡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은 고(故) 이영훈(1960∼2008) 작곡가의 명곡들과 함께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담아낸 ‘광화문 연가’를 주크박스 뮤지컬로 펼쳐낸다.뮤지컬은 1980~1990년대 정서를 강력하게 환기한다. 주인공 ‘명우’가 임종 1분을 남기고 기억 또는 마음의 빈집에 자리잡은 옛사랑 ‘수아’에 대한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주요 골격이다.명우 역엔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이 캐스팅됐다. 월하 역은 차지연, 김호영이 나눠 연기한다. 수아 역은 전혜선과 리사, 과거 명우 역은 양지원과 황순종, 과거 수아 역은 홍서영과 이채민이 번갈아 맡는다.고 이영훈 작곡가의 주옥 같은 명곡을 토대로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등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2017년 첫 선보인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을 소재로 한 극과 노래가 어우러져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물한다.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1588-49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 공연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공연이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역사를 쓴 아스토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작곡가가 남긴 유산을 전하기 위해 2021-2022시즌 전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이번에 대구를 찾는 것.2019년 첫 내한 이후 2년 만에 한국 투어에 나선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피아졸라 사후 그의 부인인 라우라 에스칼라다 피아졸라가 설립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단의 공식 오리지널 앙상블이다.이번 공연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항구의 겨울’과 ‘항구의 여름’ 비롯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택해 알려진 ‘아디오스 노니노’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또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이번 한국 투어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선보인다. 팬데믹 시대에 걸맞게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과 이응광은 여러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곡을 엄선했고, 최종적으로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와 ‘망각’을 선정했다. 입장권 예매 (053)668-1800, 인터넷예매 www.ssartpia.kr / www.ticketlink.co.kr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메일로 관람하는 기억 ‘텔레마틱 구전’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0월 14일까지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기획전시 ‘Tele-Type-Lighter(텔레-타입-라이터)’를 개최한다.대안공간 298은 지역 예술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은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시 기획전문가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꿈틀로 대안공간 298의 두 번째 기획전시인 ‘Tele-Type-Lighter(텔레-타입-라이터)’는 ‘구전(球電)’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을 현대미술 작업들로 펼쳐 보인다.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 쓰던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방식은 현대에 이르러 오래된 개념처럼 느껴질 수 있다. 현대에서는 핸드폰, 컴퓨터 등의 매체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모두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구전’에 대한 개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전제 속에 ‘텔레마틱 구전’을 주제로 기획됐다.‘텔레마틱(telematic)’은 전자 송수신을 뜻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과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틱스(informatics)’의 합성어로서 ‘구전’과 결합시켜 동시대에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이 연장선에서 ‘텔레-타입-라이터’라는 전시 제목은 ‘전자 송수신이 가능한 타자기(teletypewriter)’를 차용했으며, 래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에서 영감을 받아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라이터(writer)를 라이터(lighter)로 변경했다.이 전시에서는 지역작가 신미정, 김은솔과 외부작가 정재희, 강재원이 함께한다. 신미정 작가의 ‘자신의 경로(Part of my life)’는 속초 아바이 마을 실향민 1세대의 일기장과 그의 실제 목소리를 영상으로 담아 고향에 대한 향수를 전달하고자 했다. ‘밤섬(Bam Island)’은 여의도 개발 계획으로 1968년 사라진 밤섬에 거주했던 밤섬 실향민의 생의 흔적과 주민들의 기억의 궤적을 추적하고 잊혀진 밤섬의 장소성을 다시 일깨우고자 미학적 이미지로 재현했다. 김은솔 작가의 ‘Clip_SUBTITLE’은 재난 관련 뉴스, 특히나 유튜브로 생산되는 텍스트들을 수집해 영상에 재배치한다.정재희, 강재원 작가는 ‘텔레마틱 구전’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을 독특한 설치물을 통해 보여준다. 정재희 작가의 ‘Radio Tower’는 관객이 작품 주위를 돌면 라디오 소리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의도된 설치작품으로 관람객에게 낯선 다감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텔레마틱 구전이 이뤄지기 위한 전제조건인 전자제품을 재맥락화해 일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법과 확장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강재원 작가는 고향을 잃는 것이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텔레마틱한 네트워크에 돌아다니는 정보 역시 그러하다는 생각을 전시장 한가운데 2.5m 크기의 거대한 조각 ‘Untitled 4’로 보여준다. 실향정보를 위한 기념비로, 컴퓨터 렌더링을 통해 철재처럼 표현된 차갑고 단단한 느낌의 텍스처이지만 이는 공기로 지지되면서 새로운 관점의 조각으로 표현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요즘, 미술계의 많은 전시는 웹, 메타버스, VR과 같은 가상전시를 통해 관객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가상공간이 아닌, 개인 전자메일을 통해 전시에 대한 ‘구전 텍스트’를 직접 전송하고 받아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는 전시 역시 ‘이야기’로 구전된다는 기획자의 생각에 바탕을 둔 실험적 접근이며 새로운 방식의 참여형 전시다. ‘구전 텍스트’를 전달하는 필진 김태휘(미술비평), 우정아(미술사학자), 심너울(SF소설가)과 이번 전시의 기획인 김맑음(큐레이터)은 그들의 관점으로 전시 내용을 재해석해 전시기간 중 참여를 신청한 관람객에게 총 5편의 메일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팬데믹 상황으로 전시를 직접 관람하기 어려운 관람객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또한 전시기간 동안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26일과 10월 6일에는 아티스트 토크와 큐레이터 토크가 예정돼 있다. 참여작가와 기획자가 전하는 전시기획과 작품 준비에 대한 전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사전예약을 통해 시민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측은 “나와 관련 없는 소설 속 장면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우리가 어떤 역사를 지나왔는지 그 흔적과 기억을 기록하여 옛 어른들이 들려주는 구전동화처럼 이를 각자의 특색이 묻어나는 작품으로 표현한 전시”라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배운다는 말이 있듯, 변화되는 사회의 모습과 그 흔적에 대한 관심을 키우자는 전시의 의도가 관람객들에게 크게 와닿길 바란다”고 전했다.대안공간 298은 사전예약 없이 현장 방문이 가능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관람 인원을 30인 이내로 제한한다. 구전 텍스트를 받기 위한 메일 신청과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