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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름 바꿔도 이용객 제자리… 포항경주공항 ‘머쓱’

공황 활성화를 위해 야심 차게 진행했던 포항경주공항 명칭 변경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운항 편수를 축소하는 등 ‘김포 노선’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그나마 ‘제주 노선’만이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KTX 및 고속버스와의 경쟁을 피한 동서노선 신설로 활로를 찾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26일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 민간항공사가 취항하는 경북 유일 공항인 포항공항은 경부선 KTX 개통(2010년 신경주역, 2015년 포항역) 등 육상교통의 발달로 이용객이 감소하자 지난해 7월 14일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그러나 명칭 변경 반년이 넘은 현 시점에도 포항경주공항 이용률은 종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이용객 수 자체는 늘었으나 이는 운항 편수 확대에 따른 것일 뿐, 탑승률 자체는 유의미한 변동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특히 김포 노선은 명칭 변경에 앞서 지난해 4월부터 운항편수를 1일 2왕복(4편)으로 늘렸으나 탑승률 저조로 결국 확대 7개월 만이자 공항 명칭 변경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다시 운항편수를 1일 1왕복(2편)으로 줄였다. 해당 노선의 탑승률은 대략 30∼40% 수준으로, 주말을 제외하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포 노선의 2021년 평균 탑승률은 38%, 명칭변경이 이뤄졌던 2022년 평균 탑승률은 35.2%다.제주 노선은 그나마 나은편이다. 2021년 평균 탑승률은 48.3%였으나, 2022년 평균 탑승률은 65.0%로 나름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명칭 변경 효과라기보다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덕분에 제주 여행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 노선에서 가장 탑승률이 높았던 달은 여름 피서철인 6월에 기록한 89.3%였으며, 명칭변경이 이뤄졌던 그다음 달인 7월에 바로 66.9%로 감소했다. 늘어난 탑승률마저도 인근의 대구공항 및 울산공항의 제주노선과 비교하면 10∼15% 정도 낮은 수치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포항시가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김포 노선의 경우, 편수가 ‘많고’, 가격이 ‘싸며’, 접근성마저 ‘좋은’ KTX를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명확해서다.이에 일각에서는 김포노선을 포기하고 동서노선을 마련해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당 노선은 KTX 등의 육상교통으로 이동하기 불편한 곳이라 경쟁력이 있다는 것. 국민의힘 김석기(경주) 국회의원도 앞서 2015년 한국공항공사 사장 재임 시, “국내 항공의 기존 남북 위주 노선에서 벗어나 여수와 광주로 가는 동서 노선을 포항공항에 국내 최초로 신설해 지역화합의 상징으로 삼을 예정”이라며 동서노선의 필요성을 적극 어필한 바 있다.포항시는 이를 두고 고심 중이다. 동서 노선 신설을 위해선 김포 노선을 양보해야 하는데, 김포 노선이 가진 상징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쉽사리 포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포항시 관계자는 “김포 노선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신규로 동서 노선 신설 등 모든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도시의 이미지 부분, 또한 향후 바이오산업 등의 활성화에 따른 물류 공항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쉽게 김포 노선을 포기할 수는 없어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3-02-26

어디를 눌러야… 키오스크 주문 쉽지않네

무인 정보 단말기 키오스크(Kiosk)가 은행, 백화점, 공기관 등 다양한 공공장소에 보급되면서 시각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들의 불편이 가중돼 관련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지난 24일 오전 포항시에 있는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등 5곳의 키오스크를 확인한 결과, 점자나 음성안내 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한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키오스크 위치를 안내하는 점자 블록 한 칸이 설치돼 있었지만 출입문과 떨어진 키오스크 아래에 위치해 접근조차 어려워 보였다.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가 있는 공공기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남구 대잠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정태환 경북시각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장.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그는 음성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기기 앞에서 “이건 주문 못 합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사용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며 주문도 하지 못한 채 화면만 더듬었다.직원의 도움을 받아 겨우 주문을 완료한 정 센터장은 “청각 안내 이어폰이나 아날로그 버튼이 없으면 버튼 위치와 용도를 확인할 수 없어 애초에 접근부터 불가능하다”며 “일반인들의 편의성을 위해 키오스크, 도어락 등 터치 스크린 기술이 발달할수록 디지털 소외계층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키오스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결제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급속도로 증가했다.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 중 키오스크를 사용한다고 한 비율은 지난 2018년 0.9%에서 2021년 4.5%로 크게 뛰었다.키오스크가 현대사회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지만, 기계 제조규제에 관한 법률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디자인, 지원 서비스 등이 회사마다 상이하다보니 시각장애인, 키가 작은 어린이나 휠체어 등 보행기구 사용자, 디지털 기기에 미숙한 노인 등에게는 키오스크가 사회의 장벽 중 하나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정태환 센터장은 “휴대폰처럼 터치 음성지원 서비스가 있다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충분히 주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키오스크가 은행 ATM(현금자동인출기) 같은 범용적인 기기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필수 서비스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11월 25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정보접근성 보장 키오스크 우선구매 제도 시행의 일환으로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웹와치(주), E9C5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 총 3곳을 ‘시험평가기관’으로 지정해 향후 5년간 공공부문 키오스크의 접근성 보장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평가를 수행한다고 밝혔다.앞서 지난해 5월에는 종류와 접근성을 검증하기 위한 세부 기준, 절차 마련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애인·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 및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한 고시’ 개정을 완료한 바 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2-26

의대 우수인재 쏠림 심화… 해결책 없나?

최근 의과대학의 인기가 날로 고공행진하면서 의대가 우수 이공계열 인재들을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반도체학과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음에도, 정작 해당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대거 등록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역시도 ‘의대 쏠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모양새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의대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의과대학 정원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18년째 3천58명으로 동결돼 있다.앞서 정부는 2020년에 의대 정원을 10년에 걸쳐 모두 4천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원점에 재검토하기로 했다.최근 정부 안팎에서 다시 거론되는 의대 증원 논의는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뇌심혈관계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수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그로 인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의사단체와 의정협의를 재개하며 의대 증원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증원 규모와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교육계에서는 의사 수 확충을 위한 의대 증원이 결과적으로 ‘의대 쏠림 현상 완화’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우선 의사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기대 소득 수준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의대 인기도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이는 의대 쏠림 현상이 결국은 다른 이공계 직종과의 소득 수준 격차, 처우 격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둔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대에 가는 통로를 넓히면 오히려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또 국가적 통제가 없으면 지방에서 수도권 병원으로의 의사 쏠림, 필수 의료가 아닌 인기 진료 분야로의 쏠림 또한 여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이공계 인재 유출 완화’를 위해서는 이공계로 진입했을 때 보장되는 심리적, 재정적 보상을 늘리는 확실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오히려 의대 쏠림 현상이 폭발할 수도 있다”며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의대 정원을 늘리면 기회가 상대적으로 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2-26

야산·아파트·농장… 경북 곳곳서 화재 잇따라

주말 간 경북 곳곳에서 산불 등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26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오후 2시 6분쯤 영천시 화남면 죽곡리의 한 야산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119산불특수대응단 26명 등 진압인력 87명과 장비 20대, 헬기 5대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오후 3시 30분 기준 진화율은 70%이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5일 오후 8시 1분쯤에는 포항시 북구 학잠동의 한 21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40여 분만에 불이 꺼졌다. 이 불로 아파트 내부가 반소되는 등 소방서 추산 약 2천6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발화세대 거주자였던 90대 여성 A씨가 연기 흡입으로 의식장애, 60대 남성 B씨가 기도 화상을 입는 등 아파트 주민 6명이 중상을, 또 다른 주민 6명은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소방당국은 1층 가구 주방 후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이날 오후 5시 19분쯤 김천시 조마면에서는 계사 화재가 발생해 4만6천마리 중 4만마리가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1시간 21분 만에 초진 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안동시 길안면과 오전 10시 46분쯤 일직면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2-26

김두종 이장이 사는 ‘행복마을 육동’

경산시 왕재산 자락의 용천리. “경산의 새벽은 용성에서 부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4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 고향을 지키며 가업을 이어가는 자타공인 ‘찐 농사꾼’ 김두종 이장이다. 그는 논농사, 과일농사, 미나리농사 모두에 능한 만능 농사꾼. 요즘은 제철을 맞은 미나리 출하로 분주하다. 삼삼오오 모여 미나리를 다듬는 농장은 노래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취재차 들어선 필자에게 미나리부터 한 대궁 건넸다.“밑둥이 연하면서 똑똑 부러지고, 향이 확 번지는 육동 미나리 품질이 전국 1등이라예”라며 환히 웃는다. 언제 봐도 긍정의 아이콘인 김 이장의 말투와 순박함에서 믿음이 묻어난다. 2007년부터 미나리와 함께한 그는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고집쟁이 농사꾼이다.100% 지하수를 이용해 기생충 등이 없도록 하고, 최고의 향과 식감을 유지하는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자식 돌보듯 수시로 하우스 개폐 시간을 조절한다. 그 때문에 오랜 시간의 외출도 하지 않는다. 이제 ‘김두종표 미나리’는 경산을 넘어 전국에 명성을 떨치고 있다.김 이장은 농업을 천직이라 여겼고, 고향에 살면서 혼자만의 욕심을 챙겨본 적이 없다. 경산에서 최고 오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육동마을을 모두가 잘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성과 중 하나가 ‘육동마을 행복센터’다.“2012년부터 2017년까지 육동권역 종합정비사업으로 구 용강초등학교와 경북학생야영장을 리모델링해 2018년 문을 열었다. 펜션 1동과 방갈로 5동,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식당, 운동장, 사무실 등을 갖췄다.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위탁 관리·운영 중이며 센터 내에서는 육동미나리 관련 제품 등을 판매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는 것이 김 이장의 설명.이어 “아직 소득이 크게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육동마을을 많이 찾아오시면 좋겠습니다. 오시기 전에 행복센터 홈페이지에서의 예약은 필수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김두종 씨는 마을 이장과 영농조합법인 이사직을 맡고 있어 육동마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김 이장의 꿈은 가족과 고향 사람들이 소소한 행복을 이루는 것이다. 육동마을 영농조합원들이 구심점이 된 행복센터에 봄꽃 같은 웃음이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3-02-26

황리단길 ‘갤러리 란’을 찾아가다

황리단길에 무료 관람이 가능한 갤러리가 있다. 그곳에서 김정란 대표를 만났다. 그녀를 처음 본 건 모 협회 단체 전시에서였다. 시종일관 밝은 미소와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조금 늦게 그림을 시작한 서양화가. 이 정도가 그녀에 대한 첫인상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황리단길에서 갤러리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협회 전시나 행사에서 간간히 인사 정도를 나누는 사이었는데 10년이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처음 본 그날과 다름이 없었다.은은한 빛이 나는 사람. 바닷가 조약돌처럼 오래 세월을 통해야 만들어지는 빛. 그녀에겐 그런 빛이 있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인생 2회차를 멋지게 살고 있는 특별함. 궁금해졌다. 그래서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이른 시간임에도 황리단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초인종을 누르자 김 작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따듯한 차를 마시며 일상 담화를 나누듯 이야기를 이어갔다.올해 71세로 부산에서 나고 자란 김 작가는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동국대 의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임하다 정년을 마치고 현재 명예교수 신분. 그런 그녀가 어떻게 서양화가가 되었을까?교육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필요한 도움은 주시되 간섭이나 ‘먼저’가 없는 분이셨다. 맏딸인 김 작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들을 불러 모으시더니 장래를 정해주셨다. 뜻밖이었다. 그 중 김 작가에게는 의사가 되라 하셨다.그렇게 김 작가의 첫 번째 인생진로가 정해졌다. 그녀는 별 거부감 없이 부모님의 뜻을 따라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입학 후 학업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아야 했다. 음악과 글엔 재능이 없었던 터라 그림이 남았다. 학교 앞 입시학원에 등록 후 틈틈이 취미 생활을 즐겼다.그렇게 시작된 취미 생활은 전공 수업도 종종 빼먹을 만큼 재미 있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할 게 늘어나다 보니 취미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다시 그림 생활이 시작 된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교수로 재직 중이던 무렵 지인의 소개로 지역문화센터에 다니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 수업이 사라지고 뜻이 맞는 몇몇 사람들과 다시 시작한 수업에서 뿌리를 내려 지금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다.물 흐르듯 자연스런 흐름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았다면 작가로서의 자신은 없었을 거라 했다. 단, 경험의 중요성은 강조했다. 자신 또한 학창 시절 그림에 대한 경험이 있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정년퇴직 후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마당 있는 집에서의 생활을 꿈꾸던 그녀에게 누군가 말했다. 황남동엔 경주 사람은 없고 왜 외지 사람들만 가득하지? 당시 황남동 땅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었는데 대부분 외지인들이 매입 중이었다. 그 이야기에 자극을 받은 김 작가는 지금 갤러리 란이 위치한 건물을 매입하게 된다.시간이 좀 지났을 무렵 김 작가의 남편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관광객들의 왕래가 많은 좋은 위치에 있는데 이 공간을 사람들과 나누는 건 어떨까? 그냥 두긴 아깝지 않냐는 의견에 갤러리 란이 생겨났다. 실제 갤러리 란은 대부분 초대전이며 대관을 하더라도 전기세 정도의 무료에 가까운 대관료로 운영 중이다. 방문한 날에도 젊은 작가들의 단체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시작하는 작가에게 첫 개인전은 매우 중요하다. 종자씨를 만드는 단계라고 할까. 이후 많은 작가들이 종자씨를 만들어 떠나갔다.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꿈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가능한 꿈인가, 가치가 있는가? 사회적 기준에서 한차례 걸러진다. 이후 삶이라는 좁고 험한 터널을 통과하기에 앞서 함께 갈 수 없는 많은 꿈들이 터널 입구에 버려진다.100세 시대는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며 그 긴 세월 동안 꿈은 어린 시절의 전유물이 아니다. 꿈이 하나일 필요도 없다. 유년 시절의 꿈을 놓쳤는가? 언젠가 우연히 내 옆으로 지나가는 꿈을 다시 만난다면 이번엔 놓치지 말고 꼭 잡을 수 있길 바란다./박선유 시민기자

2023-02-26

봄이 오는 봉화 창마마을

어느새 바람결이 한결 부드러워져 양지쪽의 따사로움이 돌담과 고택이 어우러진 창마마을이 정겹게 다가온다. 마을 뒤쪽엔 갈봉산이 솟아 있고 앞쪽으로는 만석산, 천석산이 둘러싸고 있으며 마을 입구에서부터 울창한 소나무 숲이 형성돼있다. 고색창연한 고택과 정자, 사당이 돌담과 어우러져 마치 조선시대에 온 듯한 풍경이다. 우수가 지나자 산야의 빛깔이 달라졌다. 흙 냄새가 향긋하고 물소리 또랑또랑 하여 귀가 맑아지는 봄 기운 감도는 고택의 돌담길이다.창마마을은 장암정과 망외고택, 노봉정사 등이 있는 봉화 전통마을이다. 돌담 너머로 옛이야기들이 들릴 듯 시간이 멈춰버린 옛 모습 그대로다. 노봉 김정(1670~1737) 선생이 입향조이며 풍산 김씨 집성촌이다.노봉은 1735년 재주목사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어 30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제주민에게 기억되고 있다. 노봉의 죽음을 슬퍼하던 제주민들이 그의 장례에 참석하면서 기념하고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창마마을에 제주 솔씨를 가져와서 뿌린 것게 지금의 창마마을 입구에 송림이 됐다.창마마을엔 세월에 빛바랜 기와지붕의 용머리들이 붓끝으로 그린 듯 돌담 너머 겹겹이 즐비한 고택들이 많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50호인 장암정과 한석봉이 쓴 글씨로 유명한 노봉정사 편액 등이 볼거리다.정원이 잘 가꾸어진 고택들이 많으며 특히 망와고택에서는 한옥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택과 농촌마을의 운치를 그대로 담고 있어 많은 사람이 다녀간다.해방 전만 해도 120여 가구가 넘는 부촌이었으나 현재는 40여 가구 70여 명이 살고 있다. 창마마을의 기와지붕 너머로 다가오는 부드러운 바람 사이로 봄이 오는 기운이 완연하다./류중천 시민기자

2023-02-26

“로고송도 없이 나홀로 선거운동” ‘기울어진 운동장’ 달리는 신인들

“혼자서 선거운동 하려니 막막하네요. 빨리 얼굴을 알려야하는데….”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23일 첫 공식선거 운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6면하지만 로고송을 틀거나 선거운동원을 동원할 수 없이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탓에 대부분 차분한 분위기다. 특히 신인들은 선거운동 제한이 너무 많아 현직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주나 다름없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경북은 178곳의 조합중 단독 입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실시되는 42곳을 제외한 나머지 136곳에서 340명의 후보가 조합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대구는 26곳의 조합중 나홀로 후보 등록한 2곳을 제외한 24곳에서 64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인다.선거운동 방식과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 선거법 탓에 신인들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한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13일로 짧고, 선거운동원이나 선거사무소 없이 후보자 혼자 선거운동을 해야 하기에 신인들은 애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선거운동 방식도 벽보 및 공보, 어깨띠·윗옷·소품 이용, 전화·문자메시지, 공공장소에서 명함 배부 등으로 제한돼 있다. 토론회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도 금지된다. 선거 규정만 놓고 보면 인지도가 높은 현직 조합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다.후보들은 손발을 꽁꽁 묶어 놓은 현행 선거법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모 후보는 “조합원 집은 방문할 수 없어 아파트 단지 앞이나 대형마트 앞 등 조합원들이 많이 살거나 다니는 곳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자도 “명함을 돌리려고 해도 공개된장소에서 조합원만 골라 명함을 줘야 하는데, 조합원을 어떻게 일일이 알아보나”라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려고 해도 조합원 전화번호를 받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조합장 선거에 처음 도전한 한 후보는 “선거운동의 제약이 심하다 보니 자칫 선거법에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에 후보들 모두 조심스러워 한다”라며 “도전자로서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적어 쉽지 않은 선거운동이 될 것 같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포항에서 농협장에 도전한 A씨는 “가정 방문이 안 되기 때문에 주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지만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A씨는 “공정한 선거가 아니다. 조합원들이 출마자들의 면면을 다 알 수 있게 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 등을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비슷한 입장인 B씨도 “현 조합장들은 선거를 눈 앞에 두고도 각종 행사를 다니며 조합원들과 안면을 익히며 사실상 유세를 하고 다닌다. 처음 나선 사람들은 홍보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선관위는 균형잡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게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3-02-23

더 낼까, 돌려받을까… 4월 건보료 정산 관심

“물가가 올라 살림살이가 가뜩이나 팍팍한데 월급 조금 올랐다고 건보료 폭탄을 맞는 건 아니겠죠?”최근 연말정산으로 울고 웃었던 직장인들의 관심이, 이번에는 해마다 4월에 하는 건강보험료 정산으로 쏠리고 있다.지난해 임금이 올라 소득이 늘어난 직장인은 더 내지 않은 건보료를 추가로 내야 하고, 반대로 임금이 깎여 소득이 줄어들면 ‘불행 중 다행’으로 더 많이 낸 건보료를 돌려받는 등 또다시 한차례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23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오는 4월 직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보료 연말정산 작업을 위해 최근 전국의 각 사업장 사용자에게 2022년 근로자에게 지급한 보수(소득)총액과 근무 월수를 적은 ‘보수총액 통보서’를 작성해 3월 10일까지 각 담당 지사로 신고해달라고 안내했다.직장가입자 보험료 연말정산은 전년도 보수총액을 기준으로 우선 부과한 ‘2022년도 보험료’와 ‘2022년도 실제로 받은 보수총액으로 산정한 확정 보험료의 차액’을 2023년 4월분 보험료에 추가 부과 또는 반환하는 절차를 말한다. 정산과정에서 지난해 월급 등이 오르거나 호봉승급, 승진으로 소득이 증가한 직장인은 건보료를 더 내야 하고, 소득이 감소한 직장인은 건보료를 돌려받게 된다.건보공단은 “정산보험료는 작년에 내야 했던 건보료를 다음 연도 4월까지 미뤘다가 나중에 내는 것으로 보험료를 일률적으로 올리는 건보료 인상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며 “소득에 따른 정확한 보험료 부과를 위한 정산은 2000년도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건보료를 정산해야 하고, 또 추가로 정산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마치 보험료가 오른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그렇다 보니 매년 4월이면 ‘건보료 폭탄’ 논란이 벌어지곤 한다.2022년의 경우 2021년도 보수가 줄어든 310만명은 1인당 평균 8만8천원을 돌려받았고, 보수가 늘어난 965만명은 1인당 평균 20만원을 추가로 냈다. 보수를 정확히 신고해 변동이 없었던 284만명은 별도로 정산할 필요가 없었다. 정산보험료는 한꺼번에 추가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고자 5회 분할 납부로 고지되지만, 사용자가 신청하면 일시 납부 또는 10회까지 분할 횟수를 변경해서 낼 수도 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2-23

2025년부터 ‘AI디지털 교과서’로 수업

오는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 교과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교육부는 23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맞춤형 교육을 목표로 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학령인구 감소와 기술 발달로 학생 개인별 맞춤 수업이 요구됨에 따라 앞으로의 학교 교육은 AI 기반의 에듀테크에게, 교사는 학생의 인성,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적 역할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AI 디지털 교과서는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확장 현실(XR), 대화형 인공지능, 음성인식 등 교과 특성에 맞는 기술을 적용해 개발할 계획이다.수학 교과의 경우 AI 튜터링 기능을 적용해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를 접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영어 교과는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듣기뿐 아니라 말하기 연습도 지원한다. 정보 교과는 코딩 교육 체험과 실습을 강화하는 식이다.교육부는 상반기 전국 7개 시·도에서 디지털 선도학교 300곳(교육청별로 약 40개씩)을 뽑아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동·일반선택 과목에 디지털 교과서를, 2026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2027년 중학교 3학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해나갈 방침이다.중학교에서 배우는 정보 교과의 경우 학교마다 편성하는 학년이 다를 수 있어 2025학년도 1학년에 편성하는 학교부터 디지털 교과서를 쓴다.또, 교육부는 디지털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선도교사단도 선발해 지원하고 에듀테크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 우수 사례를 발굴할 예정이다. 선도학교는 정규교과뿐 아니라 늘봄학교(초등)와 방과 후 보충 과정에서도 AI 수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선도교사단은 2023년 400명, 2024년 800명, 2025년 1천500명을 선발할 계획으로, 이들은 동료연수를 통해 교사들의 교수·학습방법 혁신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한국교육개발원(KEDI)을 ‘디지털교육지원센터’로 지정해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는 다양한 학습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교육부 관계자는 “수학·영어·정보 외에 디지털 교과서를 추가로 적용할 과목은 5월 중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2-23

“체감형 치안 확보 안전한 경북 만들자”

경북경찰청은 지난 21일 ‘2023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열고, 경찰의 업무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속도감 있는 업무추진으로 도민이 신뢰하는 안전한 경북 만들기에 나섰다.이날 업무보고회에는 최주원 청장을 비롯해 부장 및 과·담당관, 계장 등이 참석해 ‘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 공동체’라는 비전 아래 △확고한 도민 안전 시스템 구축 △든든하고 따뜻한 민생치안 확립 △공정한 준법질서 구현 △상호 배려하는 조직문화 조정 등 4대 정책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경북형 미래치안 발굴과제 체계적 이행 △핵심역량 숙달을 위한 상시교육훈련 도입 △수사 인력·예산 확보 및 조직구조 개편 △빅데이터 기반, 범죄예방활동 및 공동체치안 활성화 등 올해 경북 경찰이 추진해 나갈 총 80개 과제(핵심 31, 일반 49)들에 대해 논의했다.세부 추진과제들을 보면, 행정안전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찰청 역점 추진 시책인 △미래치안 △교육 대개혁 △수사역량 강화라는 큰틀에서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회복으로 치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과 최대 관할면적, 노인인구율 전국 2위 등 경북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했다.아울러 경북자치경찰위원회, 경북도청 등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방행정과도 연계·융합할 수 있는 과제도 추진한다.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위험을 선제적으로 인지하고 예방·대비·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 ‘경찰 교육훈련 대개혁’의 원년을 맞아 달라진 경북경찰의 모습을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도민 중심 치안정책을 내실있게 추진할 것을 다짐했다.최주원 청장은 “도민의 안전과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로 현장실천 중심의 치안 활동을 추진해 도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23

더 똑똑해진 포항 버스안내기

“버스정보안내가 예전보다 보기도 좋고 더 정확해진 것 같아요”최근 리뉴얼된 포항버스정보시스템(BIS)이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23일 포항시는 최근 버스정보안내기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시인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강화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포항버스정보시스템(BIS)은 부정확한 도착시각 안내 등으로 인해 최근까지도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 2009년 버스정보안내기를 처음 운영한 이후 시스템 환경변화에 따라 일부 기능이 소실되는 등 기능개선 요구 사항이 누적됐다.이에 포항시가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시비 1억8천만 원을 투입해 프로그램 개선사업을 시행했으며, 현재 지역 330여 대의 버스정보안내기가 이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주요 개선 사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착예정시간 예측방식을 고도화해 정확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또한 안내 범위를 기존 15 정거장 전에서 20 정거장 전으로 확대해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 외에도 날씨 및 대기 정보를 추가했고, 도착 예정 버스에 대한 음성안내, 홍보 동영상 표출 기능 등도 신설했다.예산절감 노력도 돋보인다.유강·달전 지역 등 한 승강장에 상·하행 버스가 같이 정차할 경우 한 대의 안내기에서 양방향 버스 모두를 안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LED용 프로그램을 신규 개발해 시인성이 좋고 내구성이 우수하며 비교적 저렴한 소형 LED형 버스정보안내기 10대를 운행 노선이 적은 승강장을 선별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포항시 정정득 대중교통과장은 “앞으로도 시민의 요구 사항을 적극 반영해 버스정보안내기 장비 및 프로그램을 개선해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고, 버스안내기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3-02-23

보이스피싱, 이제는 음성 분석으로 잡는다

세계 최초로 전화사기 검거에 초점을 맞춘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이 개발돼 범죄 수사와 범죄자 검거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행정안전부는 보이스피싱 사기범 검거에 활용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이달 말 음성 감정 등 사기범 수사 과정에 활용한다고 23일 밝혔다.그동안 국내에서는 러시아와 영국에서 개발한 음성분석 모델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수사를 진행했으나 외국어로 학습된 음성분석 모델 특성상, 한국어를 사용하는 범죄자의 동일인 여부를 판별하는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특성상 역할(수사관, 검사 등)을 나눠 그룹별로 활동하고 있어 범죄에 연루된 범죄자들을 군집화하는 기능이 반드시 필요했다.이에 행안부 통합데이터분석센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지난해부터 보이스피싱 범죄자 검거에 초점을 두고 화자(話者) 구분 정확도 개선과 범죄연루자 그룹화가 가능한 모델 개발을 추진, 최신 인공지능학습(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 약 6천여 명으로부터 추출한 100만 개 이상의 외국어와 한국어 음성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이 알고리즘은 한국어의 경우, 약 10만 개 이상의 일반인 음성데이터와 국과수가 보유 중인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범 음성데이터를 함께 사용해 다양한 학습 과정과 성능 검증과정을 반복 시행, 보이스피싱 화자 구분 등에 필요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1차 150명 660여 개, 2차 200명 1만2천여 개의 별도 음성데이터를 사용한 정확도 검증에서 범죄자의 음성을 정확하게 판별해내는 판독률이 약 77% 향상된 것이 확인됐다. 또한, 범죄가담자 그룹화 기능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행안부는 이를 통해 이달 말부터 보이스피싱 사기범 목소리 감정에 활용, 보유 중인 약 1만 개의 보이스피싱범 음성데이터를 분석해 범죄조직 그룹화와 이미 검거된 범죄자의 여죄 추궁 등에 사용하고, 경찰청과도 모델을 공유해 보이스피싱 범죄 초동수사의 속도와 검거율을 높이는데 활용한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2-23

대입 추가모집 온도차 극명 서울, 평균 경쟁률 124.1대1

2023학년도 대학입시 추가모집에서 서울권과 지방의 온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23일 종로학원이 전날 추가모집을 최종 마감한 중앙대와 중앙대 안성캠퍼스, 동국대, 서울과학기술대, 아주대 등 5개 대학의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124.1대 1로 나타났다. 115명 추가 모집에 총 1만4천274명이 지원한 것이다.인문계열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앙대 심리학과로 1명 모집에 468명이 지원했다.서울과기대 행정학과, 경영학과는 각각 307대 1, 중앙대 영어영문학과는 283대 1로 조사됐다.자연계열에서는 중앙대 수학과가 경쟁률이 가장 치열했으며 1명 모집에 248명이 지원했다.이외에는 서울과기대 안경광학과가 221대 1,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195대 1 등으로 집계됐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에서 추가모집 규모가 늘자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통합수능에 따른 문·이과 교차지원 변수와 의학계열 집중 현상 등으로 수도권 추가모집 인원이 지난해의 2배 가량 늘었다.지방의 경우 당일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등 사실상 선착순 모집을 하고 있었다.또 추가모집을 통한 합격생도 등록을 포기해 3차까지 추가모집을 받기도 했다.2023학년도 대학입시 추가모집은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2-23

전문인력·응급센터 늘려 ‘소아과 의료공백’ 메운다

앞으로 아픈 아이를 등에 업고 타 도시로 원정치료를 가는 ‘소아과 의료공백’이 최소화될 전망이다. 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 전공 기피 문제 등으로 소아 의료체계에 대한 위기감이 불거지자 정부가 다시 한번 세부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개선대책을 보고했다.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소아 응급 진료체계 확대와 중증 소아 의료체계 강화 그리고 소아 의료 인력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공정책수가 등을 통한 사후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보건복지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이번 대책의 핵심은 중증·응급 상황에서 소아가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소아 의료체계 전반을 확충하는 것이다.복지부는 현재 10곳인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4곳을 추가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8곳인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는 12곳까지 늘린다.복지부는 올해부터 칠곡경북대학교 병원을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시범 사업의 대상으로 선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또 서울과 인천, 경기 등에 집중적으로 설치된 소아 전문응급의료센터를 미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설치할 방침이다.수도권 병원과 협력 체계를 갖춘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 5곳을 육성해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자들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치료 및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신규 지정 센터에는 초기 시설과 장비 도입을 지원하고 기존 센터에는 시설과 장비의 기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대책에 따라 의료적인 손실은 사후에 보상하는 시범사업을 한다.복지부는 소아과 병·의원이 열지 않는 야간이나 휴일에 아이가 아파도 보호자가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24시간 상담을 해주는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부터 진행한다.앞서 정부는 야간·휴일에 소아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지 않아도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달빛 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이다.이들 병원은 경북과 전남 등을 제외한 전국 34곳의 지역에서 운영 중인데, 최근 진료시간과 일부 지역 공백 문제 등으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이에 정부는 ‘달빛 어린이병원’에 대한 지원을 개선해 더 많은 의료기관이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병의원급 신생아실의 입원 수가도 높인다.현재 만 8세 미만 대상 30%인 소아입원료 연령 가산을 만 1세 미만에 대해서는 50%로 확대한다.입원전담 전문의가 소아를 진료할 경우 소아 연령 가산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할 때 24시간 소아응급 제공, 소아응급 전담전문의 배치, 응급실 수용 소아환자 분담률 등 소아·중증진료와 관련한 지표를 평가하도록 할 계획이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각 과에서 세부적인 구체성을 담기보다 중증응급의료센터가 꼭 필요한데 설치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센터 설립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고 말했다./박형남·이시라기자

2023-02-22

구미시의회 잇단 해외연수 논란

공로연수를 5개월 여 앞둔 구미시의회 사무국장이 시의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기획된 해외연수에 2회 연속 참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22일 구미시의회에 따르면 산업건설위원회는 시의원 11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7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해 6천282만원의 예산으로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5박 6일간 일본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또 기획행정위원회는 시의원 11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6명 등 17명으로 구성해 6천556만9천원의 예산으로 23일부터 3월 1일까지 7일간 호주 시드니로 해외연수를 떠난다.시의회는 의원들의 해외연수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있긴 하지만, 사전에 미리 예정된 계획으로 변경이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오는 7월 1일자 퇴직준비교육대상자로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의회사무국장이 해외연수에 2회 연속 참가하는 것에는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의회사무국장이 해외연수에 2회 연속 참가하면서 발생하는 경비는 총 730여만원으로, 모두 세금이다.특히, 시의원 해외출장경비 예산은 1인당 351만원으로,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이번 호주 연수(경비 1인당 386만원)에서 1인당 32만원을 자부담으로 충당하지만,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자부담으로 초과된 경비를 부담할 경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사무국 자체 경비로 충당했다. 여기에 시의회 의장도 사무국장이 2회 연속 해외연수에 참여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안주찬 의장은 본지 통화에서 “사무국장이 해외연수 2회 모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은 의회운영전문위원(5급)을 보내는게 어떠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이에 당사자인 사무국장은 “의장이 이번 해외연수에 불참하게 되면서 2회 연속 참석하게 됐다”며 “의회운영전문위원과도 이야기를 했으나 당사자가 가지 않겠다고 해 부득이하게 본인이 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의회사무국 내 5급 과장급의 전문위원이 의회운영, 기획행정, 산업건설 등 3명이나 있기 때문이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3-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