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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연구중심의대서 ‘의사 배출’도 병행을”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3-12-03 19:59 게재일 2023-12-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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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정원 확대 공론화 맞춰<br/>포항에 수준 높은 의대병원 설립 <br/>市 ‘목표·방향 전환’ 요구 목소리

포항에 추진중인‘포스텍 연구중심의대’설립 목표와 방향을 일부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달 27일 경북도 및 포스텍과 함께 포항시청 문화동 대잠홀에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 촉구 범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수년전부터 추진해 온 포항지역 의대 유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정부가 제시한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려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지방에서 나타나는 필수 분야 의사 부족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 ‘최대 3953명 증원’이란 숫자를 발표해 놓고 있다.


의대생 증원에 반대하고 나선 대한의사협회 등과 줄 당기기를 하고 있으나 향후 어떤 식으로든지 증원은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의대생 확대가 현실화 되자 지역 일각을 중심으로 그동안 추진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방향을 일부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의 의대생 확대 시책이 제시되지 않았고 의대설립에 대한 의협의 반대가 워낙 심해 우회통로로서 ‘연구중심의대’로 목표를 설정했는데 이제 의대 정원 확대가 공론화 된 만큼 의대와 연구중심 의대를 병합, 추진하는 것이 더 실효적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포스텍 교수들도 맥을 같이 하는 분위기다. 연구중심의대는 의사 배출이 아니라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어서 내부적으로 그간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않았다면서 일반의대와 연구중심 의대 병립이야말로 포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선택해야 할 시책이란 시각이다.


포스텍의 모 교수는 “수도권 인재를 포항으로 영입해 오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교육과 문화, 의료”라면서 포스텍 일반병원이 들어서면 의료부분만큼이라도 어느 정도 해소 가능하게 되어 필요한 인재 스카우트 등을 통해 지역이 한단계 더 도약할 수도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 구상하고 있는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안’을 보면 입학정원 50명, 교육기간 8년, 스마트병원(500병상 규모) 계획이 있는데 앞으로의 확장성을 감안한다면 차제에 입학정원 50명을 의대 25명, 의사과학자 25명씩 분리해 당국과 협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는 시민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포항연구중심의대를 환영하면서도 실제로는 의사과학자보다는 질 높은 의대병원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단순 연구중심 의료 인력과 일반환자를 받지않는 신약바이오를 위한 특화된 실험병원만으로는 연간 수천억원의 의료비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의대와 연구중심의대  병립을 원하는 이유중 하나다.

포항에서 개업중인 모 전문의는 “포스텍에 일반의대와 연구중심의대가 설립된다면 지역 의료체계가 확 달라진다”면서 “인근에 있는 환자들도 굳이 수도권으로 가지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포항이 의료중심도시로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대표도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하려면 최소 1조여원이 필요하고 연간 수백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데 포스텍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일반병원이 병행되면 이런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 가능하지 않을까 여겨진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의대생 확대늘 논의하면서 안동대학교도 의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포스텍에다 한때 의대설립을 추진하다 중단한 한동대까지 함께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고려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라·장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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