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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역사문화관광 활성화 ‘포항의 길 스토리텔링 용역’ 보고서 나오다

포스텍 노승욱 교수(인문사회학부)가 포항이 가진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다양한 가치와 가능성을 담아 최근 펴낸 ‘포항의 길 스토리텔링 용역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포항시청의 의뢰를 받아 포스텍 산학협력단을 통해 수행됐다.이 보고서의 차별성은 포항과 연관된 역사적 인물인 겸재 정선(鄭敾), 포은 정몽주(鄭夢周), 다산 정약용(丁若鏞), 우암 송시열(宋時烈), 이육사(李陸史), 박목월(朴木月), 원효(元曉), 석곡 이규준(李圭晙)을 주제로 포항에 산재한 여러 관광지를 상호적으로 연결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길 스토리텔링(road storytelling)’은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관광 아이템이 과거 행적의 소개에 머물고 있는 점을 극복하고, ‘과거-현재-미래’의 연속적 관점에서 새로운 존재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새롭게 개발된 ‘포항의 길’은 평소 관광객들의 방문 기회가 적은 관광지들도 ‘로드 스토리텔링’에 의해 서로 연계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게 하고 있다. 포항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 8인을 통해 새롭게 기획된 ‘포항의 길’은 별자리처럼 묶여져서 의미 있는 선으로 연결되고 있다.포항은 땅과 바다, 하늘이 모두 길을 통해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노 교수는 ‘곤륜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통해 ‘포항의 하늘길’이, ‘포항 운하’를 통해 ‘포항의 바다길’이 땅과 산의 길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천혜의 관광자원과 항공, KTX, 버스 등 사통팔달로 포항은 다른 지역과 연결되어 있지만, 포항역(KTX역사)은 포항 관광에 관심을 일으키는 자극제도 없고 무인도처럼 동떨어져 있다고 노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도보 여행자, 자전거 여행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를 제안한다.노승욱 교수는 “포항은 철강도시의 신화와 스토리는 많이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일군 역사적·문화적인 스토리에 대한 관심과 개발은 미흡하다. 산업은 언젠가 쇠퇴할 수 있으나 역사와 문화는 영원히 존속된다. 따라서 포항을 역사와 문화, 예술로 채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노 교수는 “포항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 8명을 선정해서 그들이 포항과 맺고 있는 인연의 흔적을 새로운 관점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8인의 역사문화콘텐츠는 포항의 정신적 문화유산이면서도 동시에 관광산업자원이다. 포스트코로나시대의 관광객은 전인격적인 가치 체험을 원하고 있다. 8명의 역사적 인물을 찾아서 떠난 여행에서 관광객들은 뜻밖의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보고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8개의 길이 새롭게 만들어지면 도로표지판, 스토리보드, 표지석, 지도 등과 8개의 길 이름을 딴 카페와 식당 등이 새롭게 만들어지게 된다. 언어 경관이 바뀌면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가 바뀐다. 이것이 문화도시 포항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힘이다”라며 ‘포항의 길’이 나가야 할 바를 전한다.‘포항의 길 스토리텔링’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 차별화된 인문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포항만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8개의 길’을 실질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1개의 길’을 시범적으로 조성해보면 어떨까? 창의적 행정의 힘을 믿어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11-29

고대로의 시간여행, 포항 기계면 고인돌 마을

경북 동해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포항은 전국적으로 철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굵게 그려진다.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와 대표 먹거리인 물회, 과메기도 유명하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미지가 바로 ‘고인돌의 도시’라는 거다. 신라 시대의 유물(냉수리 신라비, 중성리 신라비)보다 더 오래전,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양식인 고인돌이 서해안의 화순과 고창과 더불어 동해안에서는 영일만 일대를 중심으로 많은 수가 분포하고 있다. 기계면을 포함하여 흥해(92), 동해(33), 구룡포(23), 호미곶(15) 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그중 포항 기계면(성계리, 문성리, 인비리, 내단리)은 총 114기의 고인돌이 있으며 포항 전체 고인돌 중에 약 1/3을 차지하고 있어 고인돌 유적지 1번이라 할 수 있다.고인돌의 구조는 받침돌과 덮개돌로 되어 있다. 형식에 따라 북방식·남방식으로 구분된다. 북방식은 주로 북쪽에서 주로 북쪽에서 많이 발견된다. 4개 혹은 2개의 굄돌을 세운 뒤 평평한 덮개돌을 얹은 모양이 마치 탁자 모양을 하고 있어서 ‘탁자식’이라고도 하다. 남방식은 몇 개의 밑돌을 놓고 덮개돌을 얹는다. 마치 바둑판과 같아 ‘바둑판식’이라고도 부른다. 개석식은 받침돌 없이 덮개돌을 얹은 형식이다. ‘무지석식’이라고도 한다.기계면 성계리는 칠성동과 화계동이 합쳐진 것인데 ‘고인돌이 별처럼 내려앉은 마을’이라 동네와 어울리는 이름이다. 고인돌은 책에서 보던 익숙한 고인돌이 아니라서 낯설기도 하지만 굄돌이 짧은 남방식 고인돌로 타 지역보다 그 규모가 크다. 가장 큰 것이 높이 4.8m이고 둘레 15m 무게는 200t에 달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인돌로 추정된다. 고인돌 발굴 당시 청동 유물과 돌칼이 발견되어 청동기 시대 지배층의 무덤으로 밝혀졌다.마을회관에 주차를 하고 입구로 들어서면 고인돌이 있는 위치를 알리는 벽화를 마주한다. 벽화에서 보듯이 마을이 크지 않아 쭉 둘러보면 된다.마을에는 고인돌이 모두 7기가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마을에 있는 고인돌이 모두 이름이 있고 마을 주민들이 태어나기 전에도 있던 집 담벼락이나 마당 안에 있던 고인돌과 일상생활이 어우러져 있다는 사실이다. 매년 고인돌 문화축제도 열리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멈추어진 상태다.직장인 박 모(41·포항시 북구 용흥동) 씨는 “역사책에서나 본 고인돌이 다른 지역에나 있는 줄 알았지 포항에 이렇게 많다니 신기하고 신비롭다. 가까운 곳에 이런 과거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니 이제는 근처에 가면 꼭 찾아가봐야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1-29

장애인과 봉사단의 아름다운 동행

경산시엔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는 민간 봉사단체가 있다. 2009년 1월에 설립해 현재까지 경산 구석구석 그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인 행복나누기가족봉사단이 바로 그 단체다.전통방식의 문화가 점점 사라져가는 세태에 올해는 물가 상승으로 경제까지 어려워지자 김장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든데, 행복나누기가족봉사단은 재료 구입과 다듬고 절이는 과정, 버무리기까지 직접 진행해 김치를 담근다.민간 봉사단체는 관변단체와 달리 경제적인 부분부터 장소 찾기와 대상자 선정 등에 어려움이 많다. 이들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활동이 많이 위축됐지만, 그렇다고 나눔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간릴레이와 소외된 이웃을 위한 선한 영향력 캠페인을 주도하는 등 지역사회에 나눔문화 확산에 힘써온 이들은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에도 적극 공감하고 있다. 김장 담그기 현장에서 경산시 시각장애인협회 최계순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행복나누기가족봉사단은 정말 좋은 분들이죠. 장애인을 가족처럼 챙겨줍니다. 집에서 만든 것처럼 정성 들인 김장을 해마다 나눠주거든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수시로 반찬도 챙겨주셨어요. 그걸 잘 알기에 저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오늘 나왔습니다.”그날의 김장 담그기는 장애인와 비장애인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동행이었다. 봉사단은 왜 이런 어려운 과정을 14년이나 지속해온 것일까?“경제적 문제와 민간 봉사단의 활동 공간 부족으로 힘듭니다. 배추 천 포기를 다듬고 절이려면 장소가 큰 문제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사찰, 근처 사무실, 심지어 타 지역까지 가서도 김장은 계속됐습니다. 절임배추를 사면 지금보다 쉽겠지만, 힘들게 재료를 구입하고 직접 만들어 나누는 보람이 그 힘겨움을 이겨내게 합니다.”봉사단 회원들의 이야기는 종교인처럼 엄숙하고 결연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귀하게 만들어진 김장이 누구를 만나러 가게 되는지 물었다. “미리 추천 받은 시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지역의 소외계층, 독거어르신, 드림스타트 아동 등을 찾아갑니다. 무언가가 꼭 필요한 우리의 이웃들에게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기쁨이 어떤 것보다 큽니다”라며 환하게 웃는 그들.누가 시키지 않아도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김장 담그기를 해내온 그들이기에 ‘사랑은 나눔이 첫걸음이다’라는 현수막 문구에도 감동이 담겨 있었다.‘진짜 맛있는 행복 나누기표 김치’가 꼭 필요한 곳으로 배달돼 많은 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시작하길 바란다. 또한, 행복나누기가족봉사단이 내년에도 15번째 김장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11-27

홍도의 묘비는 어디로 갔을까?

얼마 전 인터넷에 이슈가 됐던 기사가 있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누군가 문화재를 몰래 가져다 놓은 사건이다. 해당 기사엔 무슨 사정인지 추정하는 댓글들이 올라왔지만 내막은 당사자만이 알 것이다. 그걸 보면서 떠오르는 이가 있었다. 바로 조선시대 기생 홍도다. 그녀의 잃어버린 묘비도 이렇게 돌아올 수 있을까?1778년생 명기 홍도. 홍도는 정조 임금이 내린 별호다. 100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기생 최계옥. 시(詩), 서(書), 예(藝)에 뛰어나며 절세가인이었던 여인. 가선대부를 지낸 최명동과 경주의 세습 기생의 사이에서 태어났다.그녀는 재주가 영특하고 옛 글에 밝았으며 미색이 뛰어났다. 경주 부윤의 추천으로 상의원(尙衣院)에 들어가 독보적인 가무(歌舞)로 명성을 떨쳤다.정조의 장인 박상공이 그를 좋아해 외부(外婦)로 삼자, 정조가 그에게 ‘홍도(紅桃)’라는 별호를 내렸다. 홍도는 박상공과 생활하며 고적한 심사를 시로 읊었고, 상공이 죽은 뒤 3년 상을 치르고 경주로 돌아왔다. 경주 악부(樂府)의 종사(宗師)가 된 홍도는 악사와 기생들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치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병을 얻자 모든 재산을 친척들에게 나눠주라는 유서를 남기고 죽으니, 때는 순조 22년(1822)이고 그녀의 나이 45세였다.32세에 경주에 내려와 45세 숨지기 전까지 후진 양성에 힘쓴 홍도는 훌륭한 스승이었다. 사후 30년이 지나 교방의 악공과 제자들에 의해 그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묘비가 세워졌다. 그런데 그 비가 사라지고 무연고 납골당에 안치됐다. 그 자리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애써 찾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담 쪽에 묘가 있었다는 표지판만 세워져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지역 문화예술인들에 의해 그녀를 기리는 홍도기념사업회가 생겨났다.납골당에 있던 유골은 건천읍에 위치한 추모공원에 봉안됐다. 그리고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의 그녀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추모비 건립운동을 전개해 금장대 일원에 추모비가 세워졌다. 또한 이후엔 ‘홍도추모예술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천재적 예인, 가난한 이들을 품은 의인, 후학을 아낀 스승. 최고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사람 홍도 최계옥.그가 조선시대 문인이었더라도 그렇게 허망하게 묘가 사라졌을까? 씁쓸한 의문이 들었다. 또한 역사와 문화보다 ‘돈’을 위한 개발이 먼저인 오늘날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다./박선유 시민기자

2022-11-27

돌아온 붕어빵의 계절

겨울의 초입이지만 날씨와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 수능의 계절이면 언제나 언 손을 호호 불며 교문 앞에서 응원하던 학부모,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올해는 달랐다. 또 다른 풍경은 시장통 입구나 골목길에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손님을 유혹하던 붕어빵이 사라진 것이다. 예전엔 한 골목만 돌아도 보이던 붕어빵 포장마차가 이젠 일부러 찾아야 겨우 하나 보일 정도다. 붕어빵은 잉어빵, 도미빵 등의 아류작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 있는 국민 겨울 간식이다. 땔감으로 드럼통에 불을 지펴 구워내던 군고구마, 한입에 쏙 들어가는 국화빵, 마가린에 자글자글 구워내는 호떡, 영원한 스테디셀러 어묵과 함께 겨울을 책임지던 간식이었다. 추운 겨울, 밖에서 힘들게 주전자 들고 밀가루 내리고 단팥 속을 넣고 빵틀을 돌리는 수고로움에 비해 수입이 적은 고된 일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원재료 값 상승으로 길거리의 주황색 포장마차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붕어빵 장사도 예전처럼 밀가루 반죽이며 재료를 본인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상사에서 공급을 해주고 일종의 프랜차이즈처럼 운영된다고 한다. 황금잉어빵, 용궁잉어빵은 그런 이유에서 나온 이름이다.호두빵, 땅콩빵, 계란빵, 바나나빵…. 수많은 빵이 나와도 주황색 천막 걷고 들어서면 어묵과 함께 메인 자리를 차지했던 겨울철 시그니처 메뉴 추억의 붕어빵. 옛날엔 가끔 어느 회사의 재무제표와 병원의 진료기록, 학교 안내장 등의 이면지가 봉투로 만들어져 놀랐던 기억도 있다.최근엔 디저트 카페에서 오븐으로 구워낸 미니 붕어빵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단팥과 슈크림에 입천장을 데어도 즐거웠던 ‘노천 먹방’에 비할 바가 아니다. 추억의 붕어빵을 먹을 때, 구워놓은 빵이 없고 줄 선 손님이 많더라도 재촉하지 말자. 붕어틀을 돌리는 꼬챙이가 바빠져 너무 이르게 꺼내게 된다면 ‘겉바속촉’의 맛이 제대로 나오지 못할 수가 있으니까.그 추억의 맛은 이제 3개 2천원 시대를 맞았다. 예쁜 색깔 뽐내는 마카롱 하나에 2천원이 넘는데 실로 추위와 고군분투하여 나온 착한 가격의 진솔한 맛이 아닐 수 없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11-27

조선 상류 주택을 엿보다, 청송 송소고택

부불삼대(富不三代)라는 말이 있다. 부자가 3대를 넘기 힘들다는 뜻인데 부자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말이 무색하게 조선시대 경상북도에는 만석의 부를 9대나 누린 부자가 있다. 경주 최부잣집과 쌍벽을 이루는 청송의 심부자가 그렇다. 청송 송소고택(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 250호)은 청송군 청송읍 덕천마을에 위치한 청송 심씨 집성촌이다. 조선 영조 때 만석꾼이었던 심처대의 7대손인 송소 심호택이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리에 옮겨 와 지은 집으로 모두 7동 99칸의 전통 한옥으로 9대간 만석의 부를 지녔던 집이다. 민가로서 최대 규모로 지은 고택은 우리나라의 강릉 선교장, 보은 선병국 가옥과 함께 3대 99칸 집으로 손꼽힌다.청송 심씨는 세종대왕의 왕비인 소헌왕후를 비롯하여 조선 시대 4명의 왕비와 13명의 정승과 4명의 부마까지 배출한 가문이다. 9대에 걸쳐 만석꾼이었던 청송 심씨는 광복 이전까지만 해도 ‘청송에서 대구까지 가려면 심부자 땅을 밟지 않고는 못 간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다.예전이나 지금이나 청송군은 산이 높고 논은 많지 않은 깊고 깊은 산골인데 외진 곳에 만석꾼이 살았다는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아 더 많은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고택 이곳저곳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이유다.송소고택의 시작은 솟을대문부터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먼저 마주치는 것은 헛담이다. 안채 내부가 바로 보이지 않도록 하게 하는 배려인데 헛담을 기준으로 해서 사랑채와 안채로 가는 손님의 발길이 달라진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었는데 사랑채로 가려면 헛담과 나무와 꽃이 자라는 정원을 지나가야하고 사랑채 대청마루에서는 솟을대문을 통해 들어오는 이를 정확히 알 수 없도록 했다. 이런 건물의 배치는 경북의 북부 민가 양식으로 건물에 독립된 마당이 있으며 사람 공간, 생활공간, 작업 공간으로 구분이 되어 있어 조선시대 상류 주택의 특징을 비교적 잘 보여준다. 특히 대가족제도 하에서 4대 이상의 제사를 모실 수 있는 별묘 등은 민속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고택의 크기는 담으로 둘러친 대지만 7천603㎡(2천300평)에 이른다.송소고택이 조금 더 매력적인 건 현재도 사람이 살면서 정갈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제라도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은 고택은 천천히 들러보며 숙박 체험도 가능하고 문화해설사의 설명도 곁들일 수 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11-22

금리 올리는 생보사, 6%대 상품 곧 나온다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예금은 5~6%대, 적금은 10%대까지 이율을 받을 수 있는 상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 줄줄이 금리를 올리자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보험사들도 금리 인상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자산가들이 올해 안에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한 저축성 보험 상품에 출시될 거라고 여기고 있어서 고금리 특판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올 8월에는 연 금리 4%대 확정형 저축성보험이 연이어 출시된 데 이어 지난달 24일 IBK연금보험이 연 5.3%상품을 선보이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저축성보험 금리 5% 시대’가 열렸다.직장인 장 모(38·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최근 이율, 금리가 좋아지면서 저축성 보험을 살펴보고 있다. 일시금으로 5년만 넣어놓으면 무려 6% 가까운 확정금리를 획득할 수 있어 목돈 운영하기에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 시점에서, 목돈 만들기에 유리한 재테크 수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살펴본 상품은 중도에 해약해도 원금에 대한 리스크가 없다고 하니 목돈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번 달 들어선 ABL생명(5.4%), 한화생명(5.7%), 교보생명(5.8%) 등이 잇따라 금리를 더 올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25일부터는 푸본현대생명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이율을 끌어올린 연 금리 5.9% 고정금리를 적용한 저축성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어서 조만간 연 6%를 넘는 저축성보험까지 나올 전망이다.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적금과 비슷하지만, 사망보장과 같은 보험 상품의 특성이 합쳐진 상품이다. 만기 전에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그간 쌓인 적립금에 추가 보상을 얹어서 돌려준다.저축성 보험은 가입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있어 과세 부분에서도 유리하다. 이런 장점이 있어 올해 저축성 보험 수요는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은행 예금과 적금은 통상적으로 만기 때 이자에 대한 소득에 대해 15%의 세금을 부과한다.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저축성보험 신계약 누적 금액은 17조4천555억 원으로 지난해 신계약 누적 금액인 37조8천10억 원의 46%를 기록했다. 지난 9~10월 연 4% 이상의 저축성보험을 대부분 소진한 걸 감안했을 때 올해 신계약 누적 금액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전문가에 따르면 “저축성보험은 금리뿐 아니라 제도 변화와 판매채널 환경 등 다양하지만 올해 하반기 경우 시중 금리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신계약 누적 금액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 가운데 내년 초까지 연 6%가 넘는 저축성보험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11-22

포항의 길과 함께하는 펫투어

‘포항의 길과 함께하는 펫투어’모습. 반려인구 1천500만시대를 맞아 포항소재 문화기획사인 (주)문화밥에서는 반려견과 이색 추억을 남기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반려견동반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포항의 길과 함께하는 펫투어’라는 제목의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7일까지 포항에서 처음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포항의 길과 함께하는 펫투어’는 지난달 (주)펫츠고트래블의 이태규 대표와 전문동물행동교정사의 이론과 실제 투어 과정을 통해 배출된 ‘문화밥 펫가이더’가 함께 여행코스를 만들고 진행한 포항만의 반려견동반여행이다. 포항 북구에서 남구까지 코스를 잡아 포항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어있는 아름다운 포항의 길을 따라 반려견가족과 반려견이 함께하는 여행이다.KB금융지주 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604만 반려동물 가구 중 80.7%는 강아지를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아지와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에 문화밥은 강아지와 함께하는 반려견동반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이번 프로그램은 청동기시대 문화자산인 칠포리 암각화의 스토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부제인 ‘함바와 함께하는 반려견동반여행’을 보면 ‘청동기시대에도 반려견이 있었다’는 전제를 통해 인간과 반려견과 관계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다. 칠포리 곤륜산에 그려진 검파형, 성혈, 윷판의 바위 그림과 그 시대 ‘청동이’ 아이와 반려견 ‘함바’의 스토리텔러가 펫가이더와 함께 반려견가족들에게 포항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고 여행을 한다. 단순히 포항을 여행하기보다 스토리가 있는 반려견 동반여행인 것이다. 여행 중에 반려견동반 카페에서의 쉼과 포항의 산, 숲, 바다를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트레킹은 포항만이 가진 자연환경의 특혜이다.이번 여행투어로 개발된 반려견동반여행 코스는, 1코스는 칠포에서 시작하여 죽천, 해파랑길을 따라 여남 스카이워크로 트레킹하며 넓게 펼쳐진 포항의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다시 동빈에서 시작하여 송도솔숲에서 숲멍을 하며 반려견과 명상으로 교감을 한다. 송도계류장에서 요트를 타고 포항의 바다에서 포항을 바라보며 포항만의 풍광을 즐기게 된다. 2코스는 하선대에서 해파랑길을 따라 트레킹으로 시작하며 송도 솔숲으로 이어진다.여행에 참여한 반려견가족들은 “포항에 이런 곳들이 있었는지 몰랐다. 그동안 가족여행을 가다보면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없어 애견호텔에 맡겨야 가능했는데 가족과 같은 강아지와 함께 여행을 하니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문화밥 측은 여행투어 참여자들의 소감을 바탕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하여 포항의 아름다움을 반려견과 함께 교감하며 치유해가는 반려견동반여행을 만들고 있다.문화밥 관계자는 “반려가족들이 가진 다양한 수요 욕구와 포항의 아름다운 자연과 해양환경이 어우러진다면 관광객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펫코노미 사업의 활성화로 포항경제에 기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11-22

새로운 꿈을 향해 뛰는 경산 경동한과

전국에서 맛과 생산량 최고를 자랑하는 경산대추와 백년초, 쑥, 호박 등 천연재료에서 추출한 색소와 산화를 더디게 하는 질 좋은 옥수수기름을 재료로 18년째 한과를 만드는 경동한과를 찾았다.아담하고 정갈한 사업장에서 잉꼬부부로 소문난 석상호·유옥영씨를 만났다. 부부의 손끝에선 순수 국내산 재료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드는 고운 빛깔의 한과가 탄생되고 있었다.석상호(59) 대표는 “IMF 시절에 건설업을 했는데 힘들게 고전했죠. 그러던 중에 아내의 이모가 우리 부부에게 이 일을 권해 한과집을 인수했습니다. 겁 없이 선택했지만 어려움이 많았죠”라며 말문을 열었다.“거대한 한과시장에 저 같은 병아리가 살 길은 차별화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난관 극복을 위해 노력하던 중 어릴 때 할머니가 해주시던 한과 맛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부터 전통 그대로 할머니 손맛을 닮아가기 위한 노력을 했지요.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질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했습니다. 그 결과 경동한과가 조금씩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지요”라고 지난 18년간의 이야기를 전하며 석 대표가 눈가를 붉혔다.경동한과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체국쇼핑공급업체중앙회의 추천을 받은 회원사가 되기까지는 석 대표를 응원하며 함께한 부인 유옥영 씨의 도움이 컸다.“천연재료를 이용해 색을 내는 과정은 어렵습니다. 원하는대로 색이 나오지 않아 제품을 버려야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길고 멀었던 과정을 인내하며 재료 하나하나의 선택에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사업 목표를 돈에만 두지 않고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남편의 가치관을 존중하며 열심히 함께하고 있습니다”라는 게 유옥영 씨의 설명이다.전통이 사라져가는 세태에 우리 것을 지키려는 부부의 모습에선 숙연함까지 배어나왔다. 그런 부부에게 언젠가부터 새로운 꿈이 싹트기 시작했다.“한과를 만들어 유치원이나 학생들 급식에 납품해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구요. 나트륨, 방부제, 화공약품을 첨가하지 않은 자연식품 한과는 건강식품이기도 하잖습니까. 단체 급식뿐 아니라 커피와 곁들이기, 후식용 등 필요한 곳을 찾고 상품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더불어 아동, 청소년, 성인들의 한과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싶습니다.”석 대표는 향후 농산물 생산자, 유통 전문가 등과 함께 협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는 구상이기에 주목된다.사업의 규모가 크지 않아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해 늘 아쉽다는 부부는 “열심히 노력해 제대로 돈벌이가 되면 우리가 만든 한과를 저소득층과 장애인분들에게 나눠 드릴 계획“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런 계획을 전하는 유옥영 씨의 말에서는 인심이 각박해진 싸늘한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인정이 느껴졌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석 대표 부부를 응원하고 싶어진다.이번 겨울 간식으로는 한 입 베물면 바사삭 부서지며 입안으로 고소함과 달콤함이 가득 퍼지는 경동한과를 선택해보면 어떨까?/민향심 시민기자

2022-11-20

봉화가 배출한 조선 3대 기녀 ‘설죽’의 재조명

조선시대 여종으로 태어나 기녀로 살았던 설죽(雪竹)은 1550~1600년대 봉화 유곡에서 나고 자랐고, 167수의 한시를 남겼다. 황진이, 허난설헌, 매창과 견줄만한 여류시인으로 평가 받는다. 경북 봉화 닭실마을의 안동 권씨 석천 권래(權萊)의 시청비 였다가 석전 성로(成輅)의 비첩으로 10여 년 살았고 전라도 등지에서 기녀를 했다. 설죽의 이름은 얼현(孼玄)이고 자호는 취죽, 설창, 월련, 취선 등이다.설죽은 어깨너머로 문장과 한시 기법을 터득하고 천부적 문학 역량과 감수성으로 많은 한시를 남겼다. 재주와 미모를 겸비한 호방한 성격이었다. 명산대천에 노닐며 시대적 아픔과 서러움, 아쉬움이 담긴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 아래는 그중 하나다.적막한 서호의 초당문 닫혔고주인 잃은 봄 누각 벽도향만 흩날리네푸른 산 어디에 호걸스런 뼈를 묻으셨나요무심한 강물만 말없이 흘러가네요.또한, 설죽은 풍류의 여인으로 살면서도 고향의 향수와 혈육을 그리워하는 시를 여럿 남기기도 했다. 고향 봉화 유곡은 미천한 신분인 자신에게 재주를 아껴 키워준 고마운 분들이 있고, 부모형제가 살고 있는 땅이기에 향수의 시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설죽은 당대 여류시인들이 남긴 작품이 황진이 한시 8편, 매창이 남긴 한시가 58편임에 비해 적은 분량이 아닌 167수의 한시를 남겼다.석전과의 연정으로 시작해 다양한 인물, 문인들과 폭넓은 교우를 하며 시를 지었다. 그녀의 시에는 당대를 살던 여인들의 섬세한 내면의 아픔과 서러움, 애환의 정서가 담겨 있다.기녀의 삶을 한탄하는 속내를 드러내며 “주렴과 등불 긴 밤을 짝했고, 화로의 남은 연기 향기처럼 피어오르네, 평생 한스럽긴 청루객에게 몸 맡겨, 울며 지내는 제 가슴만 타요”라고 생애가 슬픈 여인의 아픔을 표현했다.설죽은 희귀본능에 따라 어머니 품속 같고 꿈에도 그리던 봉화 유곡 닭실마을로 만년에 돌아왔다. 한양, 전라도, 충청도 등지에서 객지생활을 끝내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조용히 생을 마쳤다고 한다.봉화가 배출한 걸출한 여류시인 설죽을 기리기 위해 ‘설죽예술제’가 지난달 18일 열렸다. 시문학 세미나, 설죽 시낭송회, 설죽 시집 출간 등 문화사업도 진행됐다. 황진이, 매창과 더불어 조선의 3대 기녀 시인 설죽에 관한 연구와 스토리텔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봉화의 문화콘텐츠로 탄생하길 기대한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11-20

“울진 ‘왕피천’으로 핑크뮬리 보러오세요”

쌀쌀한 바람이 불고 아침에 서리가 생기는 것을 보니 겨울로 들어서는 문턱에 서 있는 듯하다. 계절이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긴 하겠지만, 봄이면 벚꽃, 여름에는 백합, 가을에는 국화, 겨울에는 동백꽃이 생각난다. 최근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로 분홍억새라고 불리는 핑크뮬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 꽃이삭이 쥐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고 하며, 울진 왕피천공원에서도 9~11월경 분홍색의 꽃이 피어 쌀쌀한 날씨에도 관광객이 많이 붐빈다.핑크뮬리에 대해 잘 몰랐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의 말을 듣고 몇 년 전부터 이맘때면 매년 찾는 곳이 되었다. 올해도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왔다. 11월이 되니 분홍색이 많이 옅어졌다.2014년 제주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며, 가을이면 제주도나 거제도에서도 지역별 축제가 많이 열린다. 핑크뮬리는 미국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평야에서 자생하는 벼과의 여러살이 풀로 조경용으로 많이 재배되는 외래 식물이다. 모래와 자갈이 많은 억척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꽃말은 ‘고백’이며 다른 꽃들에 비해 몽환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2019년 12월 국립생태원 위해성평가위원회는 핑크뮬리를 2급 위해성 식물로 판단했다. 위해성은 3개 등급으로 나눠지는데 1급 생물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수입, 유통, 재배 등이 금지되며 대표적으로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돼지풀 등이 있다. 돼지풀은 다른 식물들을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생물에게 위해를 가하게 된다.2급 생물은 당장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위해를 줄 수 있는 생물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3급은 위해도가 낮아서 관리대상이 아닌 생물이다. 2급 위해성 식물로 판단된 이후에는 환경부에서 각 지자체에 식재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이렇게 예쁘게만 느껴졌던 핑크뮬리가 생태계를 파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미관상 보기 좋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토종 생물을 위협하지 않는 그런 생물이 공원에 많이 식재되었으면 좋겠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11-20

‘0.1%라도 더 받자’ 발품, 손품 파는 금리 노마드족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재테크 지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각광 받았던 주식과 코인 등 리스크 높은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대신 은행권의 예금과 적금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높은 금리의 상품을 적극 찾아나서는 이용자. 금리 노마드족이 늘고 있다.이런 현상은 지난 3일 미국의 FOMC가 자이언트 스텝(0.75%로 인상하는 것)을 밟자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온라인에서는 사이트가 일시 접속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금리 노마드’현상이 더욱 도드라졌다.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예금과 적금 상품 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에서도 금리경쟁이 이루어지면서 5%가 넘는 예금 금리를 내놓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비대면 가입으로 1금융권 최초로 연 5%대 금리를 달성했다. 고금리 특판 가입을 위해 이용자들도 발품은 물론 손품까지도 팔고 있다. 얼마 전 4.5%일 때 정기예금 가입을 했다는 박 모 (49·포항시 남구 지곡동) 씨는 “사람들이 모이면 은행 금리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언제까지 오를지 몰라서 지켜만 보고 있다가 은행에서 금리가 6% 대가 나오길래 얼마 전 가입한 예금을 해약하고 새로 가입하려고 은행을 낮 12시쯤 방문했는데 대기인원이 93명이었다. 번호표도 안 뽑아줘서 내일 아침 갈 예정이다. 최근 금리가 오른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친정어머니와 함께 높은 이율의 은행을 알아봤다는 손 모(33·포항시 북구 용흥동) 씨는 “정기예금을 알아보고 있다가 새마을금고 5% 넘은 이자보다 수협에서 8월에 적금 통장(6.6%)을 개설해서 입출금을 만들었더니 우대예금금리를 적용받아 6.7%로 개설했는데 오른 금리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같은 새마을금고라도 지점마다 0.1%씩 차이가 나는 데 여러 곳에서 발품 손품을 팔아 비교해보고 나머지는 다음에 더 오르면 분산 투자할 걸 생각하며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사는 조모(37) 씨는 “만기 적금이 3개월 남았는데 내년 초에도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은행 관계자의 말에 해약하지 않고 만기까지 기다리고 있다. 한동안은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 같고 은행들간의 금리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요즘은 아무리 발품, 손품을 팔아서라도 금리 오를 때 은행에 넣어두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추가로 우대이율도 챙겨 받을 수 있는지도 가입 전 꼼꼼히 확인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11-15

감성 피어나는 영천 별별미술마을

갑갑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북적이지 않고 가볍게 산책하듯 조용한 마음의 여행지를 찾는다면 자연이 살아있는 시골 마을 어디쯤일 것이다. 그곳이 감성 터지는 예술마을이라면 감동도 정취도 두 배가 된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영천 별별미술마을 (가래실마을,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은 자연과 예술, 인간과 예술의 경계가 없다. 지난 2011년 문화관광부에서 전국 유일의 행복마을로 선정되어 평범한 시골 마을이 다채로운 작품들로 새로운 지역의 정체성도 가지게 된 마을이다. 버스 정류장과 담벼락, 마을 저수지, 버려진 폐가, 낡은 정미소 등 무심히 지나친 곳곳에 수준 높은 예술 작품들이 숨겨져 있는데 다른 지역이 벽화가 주류를 이룬다면 별별미술마을은 대부분 설치미술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현대조각 작품들과 벽화길이 옛 주택과 조화를 이뤄 찾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마을 입구 앙증맞은 조각상 ‘별을 든 아이’, ‘달 위에 걸터앉은 소녀’ 조각상을 보면 꿈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 아이들의 동심을 느낄 수 있다. ‘소통의 꽃’은 영천의 환경과 어울리는 자연을 주제로 해 풀의 형태를 가지게 했고 더불어 놀이의 성격을 가지게 해 친근함을 높였다.‘위대한 손’은 마을의 역사를 지켜온 어르신들의 손을 스스로에게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후손들에게는 귀감이 될 역사의 기록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작가가 만든 작품이다. 스스로 마을 주민들이 작품에 참여하다보니 마을을 가꾸는데도 적극적이다. ‘우리 동네 박물관’은 수명이 다해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을 통해 작은 마을사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안동 권씨, 평산 신씨, 영천 이씨 등의 집성촌의 흔적과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농촌 일상으로 이루어진 동네의 생로병사도 알 수 있다. 또 마을에는 가죽공예, 한복 염색, 목공, 제과제빵의 합동 공예촌도 운영되고 있다. 마을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둘러보고 나면 별별미술마을 옆에 있는 시안미술관도 보인다. 이 곳은 어르신의 학창 시절의 추억이 가득했던 화산동부초등학교였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폐교 되었다가 2004년 영천 최초의 미술관으로 다시 탄생했다.영천을 처음 방문했다는 직장인 김준성 (37·포항시 북구 창포동) 씨는 “ 처음 와 본 곳인데도 생각이 정리되는 평온한 느낌이다. 누군든지 포근한 고향의 향기를 느낄 수 있고 어느 여행지보다 감성이 피어나는 시골 동네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11-15

누구나 슬퍼할 시간이 필요하다

뭉크作 ‘절규’ 카오스, 혼돈, 재난, 참사, 고통….아직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로 공동체는 여전히 와해 중이다. 덧붙여 포항은 지진으로 인해 마음의 회복이 안 된 상태에 코로나로 2차적인 심리적 가해를 입다가 힌남노 태풍 피해로 또 한 번 예기치 않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 등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구나 재난이라는 트라우마에 노출되어 있다.트라우마에 종속되어 갈 것인가? 아니면 극복할 것인가? 모든 사람이 극복하고 싶을 것이다. 극복을 위해서는 집단적, 사회적인 재난대처 매뉴얼과 개인적인 자기 치유 방안이 필요하다. 집단 재난대처 매뉴얼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가의 문제점도 떠안고 있다.황산(뉴스트리 칼럼니스트, 지식큐레이터)은 sns에서 ‘모리스 블랑쇼’의 재난의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재난은 다른 말로 바깥의 경험이라고 한다. 나의 바깥으로 내던져서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없는 그런 상태다. 바깥의 경험은 추방당함의 경험이다. 삶으로부터 추방되고, 세계로부터 추방되고, 경계선 바깥으로 내던져서 자기 존재의 바닥을 잃어버린 자가 되는 경험을 말한다.’재난은 사람을, 작가를 글쓰기로 몰아간다고 그는 말한다. 이는 내면의 감정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이처럼 재난은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없는 상태인 공황장애로 나타나며, 이는 트라우마로 인한 대표적인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발현이다.‘카오스(재난, 고통)가 네 안에서 말하도록 내버려 두라’블랑쇼는 동요에 자신을 내맡기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상반된 부분이 있다. 예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에게 “괜찮아! 이미 지난 일이야. 잊어버리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라며 애도할 시간을 배제하고 한시라도 빨리 감정을 억누르라고 요구한다. 애도의 시간이 필요한데도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기를 바란다.오랫동안 트라우마를 연구한 피터 레빈 박사는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선천적인 지혜는 이미 우리 자신 안에 내재돼 있다”며 자가 치유로 신체 기반 치료법을 말한다. 글로든 그림이든 나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이라는 얘기다. 이는 예술이 주는 자기치유력과 연관된다.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반복적인 텍스트가 나온다. 그 텍스트 안에는 빅 트라우마(Big Trauma)가 있기 전 나도 모르는 스몰 트라우마(small trauma)가 보일 것이다. 그 스몰 트라우마들을 방치한 것이 쌓이고 쌓여 빅 트라우마가 되는 것이다.두통을 호소하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심장이 너무 빨라져서 숨을 쉬기 힘들다거나, 또한 잠을 자지 못하여 불면증을 경험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몸의 반응은 나를 돌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함을 알리는 신호다.뭉크의 그림 ‘절규’에서 보이는 죽음의 그림자는 두려움과 삶에 대한 절규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을 통해 보았던 그의 트라우마를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명화를 통해서도 내가 가진 죽음의 문제와 세상의 두려움을 은유적으로 직시하며 치유해 갈 수 있다. 그림이나 예술이 가진 치유성을 경험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이다.고대 철학자인 세네카는 “우리는 죽는 날까지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동시에 죽는 법도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매일매일이 삶과 죽음의 연속이라는 표현과도 상통한다.위에서 말한 두 가지 방법으로 현대사회에서 경험하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자기 치유 방법으로 경험해보길 바란다.또한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가진 슬픔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회가 죽음에 대해, 상실에 대해, 슬픔에 대해 애도할 시간이 필요하다. 누구나 슬퍼할 시간이 필요하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11-15

낙동강 물길공원의 늦가을 인사

입동(立冬)이 지났다. 소설(小雪)이 멀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낮 햇볕이 따사로운 소춘(小春)이다. 그럼에도 노오란 은행잎과 짙붉던 단풍은 가을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 찰랑찰랑 바람에 흔들리더니 싸락눈처럼 후두둑 떨어져버렸다.안동에서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안동댐 낙강물길공원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숲길과 정원을 조성해 탐방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힐링공간을 제공하고자 만들었다. 안동 시내와 접근성이 높아 최근 들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휴식공간이다.낙강물길공원은 원래 ‘비밀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몇 해 전만 해도 몇몇 사람만 알았던 숨겨진 명소였기에 또 비밀을 간직한 듯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더욱 그렇게 불렸다.예비 신혼부부가 웨딩촬영을 오고 돗자리에 도시락을 들고 오는 가족과 공놀이를 하며 뛰어노는 아이들, 커피를 들고 데이트하는 연인과 조깅하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가까이에 월영교, 안동민속박물관 등이 있어 안동댐 일대를 관광하는 사람들이 꼭 들리는 코스가 되었다.주차장 가까이에는 1976년 준공된 안동댐 수력발전소에 실제로 사용되다 수력현대화 사업으로 제 쓰임을 다하고 교체된 ‘수력발전소 수차’가 조형물로 재탄생되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올법한 비주얼은 ‘비밀의 숲’ 이미지에 더욱 어울려 보인다.연잎이 겹겹이 쌓인 연못과 메타세콰이어의 울창한 풍경에 압도당할지도 모른다. 늦가을의 정취가 더해져 아늑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낙강물길공원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특유의 고즈넉한 기운을 간직한 곳이다.가을이 가도 발길이 머물 아름다운 곳이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11-13

천마총 발굴과 남시진 선생

여름내 파랗던 천마총 담장의 나무들은 이제 낙엽이 되어 겨울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담장 안은 평일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여기 천마총과 인연이 깊은 한 사람이 있다. 경주 문화재 발굴의 역사인 남시진 선생이다. 선생이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명감보다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서였다. 1970년 대는 다들 경제적 빈곤으로 살아내는 것이 최우선이었던 시절. 건축학도였던 그에게 발굴일은 적성에 맞았고 그것이 그의 인생이 되었다. 그리고 일선에서 물러난 뒤 ‘나의 문화유산 이야기’라는 책에 그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아냈다.발굴에 대한 장비라던가 지식이 현저히 부족했던 초기부터 전성기까지 수많은 일들을 겪었을 테니 기억에 남는 현장을 말씀해달라 부탁했다.천마총 발굴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방문 직전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인부 한 명이 부상을 입게 된다. 작은 부상이었으나 당시 정권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천만다행으로 부랴부랴 사고를 수습한 뒤 대통령의 방문이 이루어졌지만 그때의 긴박감은 지금껏 잊을 수 없다고 한다.그리고 왕의 잠을 깨워서였을까? 눈으로 보지 못했다면 믿지 못했을 일이 일어났다. 발굴을 한창 진행 중이던 111일째 되던 날 금관총의 금관과 비슷한 금관이 나왔다. 왕의 무덤을 건드려서 주변 일대에 가뭄이 심하다는 눈총을 받고 있던 때였다.그 순간 갑자기 맑았던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했고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다들 말없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그리고 금관을 씻어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치고 밤하늘엔 달이 떠올랐다.나라의 관심이 쏠린 발굴작업이었던 만큼 언론의 관심도 쏠렸다. 하지만 당시 언론통제가 심했던 시절이라 발굴 관련 사항은 기밀에 붙여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발굴 다음날이면 신문에 떡하니 관련 내용이 기사로 올라와 있었다. 8명의 조사원 중 가장 먼저 의심을 받은 건 유일한 경주사람이었던 남 선생이었다.그로 인해 조사 작업에서 하루 제외 되었는데 다음날 또다시 신문에 발굴 정보가 올라왔고 덕분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엉뚱한 곳에서 진범이 발각되었지만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되었다.곡괭이와 삽으로 시작되었던 문화재 발굴 역사의 산증인. 이제 일선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해도 충분할 듯한데 그는 후배들과 시민들에게 남은 인생도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간 쌓아온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문화재 발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경험이라 강조하며 특히 목수와 석공의 의견은 꼭 수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현장은 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문화재와 함께 한 일생에 한 치의 후회도 없다는 말에서 그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가 보였다. 그리고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 보이는 소년의 얼굴, 순수함이 남아있었다./박선유 시민기자

2022-11-13

영남대에서 마지막 가을을 느껴볼까요?

때론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렸던 시간을 각양각색의 단풍으로 피워내는 가을. 그중 하나인 메타세콰이어 잎은 초겨울까지 큰 바위처럼 듬직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그런 이유에서인지 메타세콰이어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산을 기준으로 멀리는 담양, 가까이는 영천, 대구 등에 군락지가 있다.오늘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경산의 영남대학교 교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지하철2호선 영남대역이 정문과 바로 연결돼 있고 시내·시외버스 이용이 가능해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영남대학교에는 메타세콰이어가 군데군데 있고 군락을 이룬 길은 두 곳이다. 정문에서 보면 길 양옆으로 울창하게 서 있는 메타세콰이어가 보이는데 사범대와 이희건기념관 사이에 있어 찾기도 쉽다.또 하나는 중앙도서관 앞에서부터 우두커니 서 있는 6.5m의 거대한 동상까지인데, 그 동상은 뾰족뾰족한 머리카락에 시원하게 뻗은 긴 팔다리, 고개를 떨군 채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서있는 모습이다. 오묘한 수직적 상승감을 자아내는 나무들과 조화를 이룬다.학생들 사이에선 ‘별05’라는 동상 작품명보다 ‘홍만이(최홍만 선수)’, ‘(키 큰)어린왕자’ 등의 애칭으로 불린다. 2006년 설치돼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켰을 ‘홍만이’. 그는 코로나19 시절 내내 마스크를 쓰고 학생들과 함께 했다.이 작품은 이 대학 김승국 교수가 제작했다. 키 6.5m, 어깨 넓이 1.8m인 청동상은 메타세콰이어, 도서관과 아름답게 어우러져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매년 관광객이 늘어가는 추세다그 길을 지나면 자연과학대학과 생활과학대학이 있는데 근처에 거울 연못이 있다. 여름에는 빅토리아연. 어리연 등 여러 종류의 연꽃이 버드나무 가지와 어울려 사랑 받는 곳이다. 이맘때면 봄과 여름의 이야기들을 내려놓고 거울처럼 반짝이는 맑은 얼굴의 물빛을 만들어 파란 하늘을 가득 담아내고 있다. 연못 주위는 동화 속 정원을 걷는 듯 황홀하다거울 연못 뒤쪽엔 ‘러브 로드’가 있다. 이 숲길은 빛깔 곱기로 유명한 벚나무 단풍이 아름답다. 한 남학생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러브 로드 유래요? 커플이 되려면 반드시 이 길을 함께 걸어야 한다는 사연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4년 내내 남자친구랑만 걸었네요. 그거 참 하하…“연신 활짝 웃으며 답변하는 젊은이의 경쾌한 너스레가 정겹다. 이 가을 짝이 필요한 분들에게 영남대 러브 로드를 추천한다.러브 로드 위쪽엔 영남대 민속촌이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 선 장승을 지나면 서원, 정자, 옛집과 우물, 전통놀이마당, 서당, 고분군 등 안동댐 건설 수몰지역과 경주, 칠곡에서 이전해 복원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구계서원(龜溪書院)과 쌍송정 뜰의 소나무, 56칸의 전형적인 안동 양반집, ㅁ자형의 의인정사, 볏짚으로 지붕을 덮은 까치구멍집, 화산서당, 경주 맞배집 등을 그대로 재현시킨 모습이 정겹다.민속촌 숲에는 산책로가 잘 가꿔져있다. 코스마다 마지막 단풍이 절정이다. 부드러운 흙길에 낙엽의 푹신함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힐링의 장소’가 있다는 건 경산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까./민향심 시민기자

2022-11-13

바다 따라 걷는 힐링 여행, 감포 깍지길

철썩이는 파도와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또 걷다 보면 바다와 친구가 된다. 동해안의 예쁜 풍경들은 이름도 예쁜 경주시 감포읍 감포 깍지길에서 더 낭만적인 기분이 되어준다. 바다와 나란히 깍지를 끼고 걷는 길이자 연인과 깍지를 끼고 걷는 길인 깍지길은 1~8구간의 산책로로 이루어진 해안 탐방로다. 감포 깍지길 중 바다가 펼쳐진 코스인 사룡굴, 감포항, 송대말등대, 용굴과 해국길, 나정고운모래해변 등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인기있는 1코스는 걷기 편하도록 깔끔하게 구성된 트레킹 코스로 역사와 문화, 재미난 볼거리가 있는 가장 긴 코스(총 길이 17.7㎞)다. 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이 길은 민간인들에게 공개된 지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전까지는 군사지역으로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었다가 2010년경부터 공개되어 민간인들이 이 예쁜 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다.1코스의 사룡굴은 신비로운 해식동굴이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문처럼 생긴 사룡굴은 용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해식동굴인 사룡굴은 동서남북으로 용이 살았던 전설이 내려오고 있어서 사룡굴이라 불렀고 이 용굴은 용들이 지나다니면서 경주, 감포를 지켜줬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 용굴 사이로 보면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일출명소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사룡굴은 시기와 상관없이 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두 번째는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감포항이다. 감포의 특산물인 참가자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자 깍지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가자미 덕장의 풍경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곳이기도 하다. 또 이 가자미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도 감포에서 맛볼 수 있다.1코스의 또 다른 매력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하얀 등대인 송대말등대다. 등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송대말등대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더 멋지다. 100년 전 감포항이 개항을 하면서 선박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암초에 걸리는 선박사고로 인해 생기게 된 송대말등대는 등간, 무인등대, 유인등대를 거쳐 지금은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등대 앞에는 일제강점기에 인공수족관으로 지어졌다가 지금은 물놀이 명소가 된 바다수영장도 있다. 그리고 송대말등대에서는 빛 체험전시관도 운영 중이다.감포 깍지길 청년 해설사 허용규 씨는 “친구, 연인, 가족이 걸으면서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나만 알고 싶은 둘레길이 깍지길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가을이 사라지기 전에 깍지길을 걸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1-08

7%로 오른 물가 공포, 외식도 겁난다

10월 소비자 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고물가에 대한 충격도 커지고 있다. 외식물가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는데 통계청이 조사하는 모든 외식 품목의 물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 손모(45·포항시 북구 환호동) 씨는 “평소에 자주 먹는 외식가격이 지난주보다 10%로 가까이 올랐다. 외식하는 횟수를 줄여야 할 것 같은데 들었다 놨다 장보기도 고민이다. 떡볶이 한 그릇도 부담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하소연했다.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5.7% 올랐다.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6.3%)를 기록한 뒤 8월 5.7%, 9월 5.6%로 둔화하다가 석 달 만에 오름폭이 다시 커진 것이다.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와 수도, 가스 요금도 불안 요소다. 지난달은 전기·가스·수도가 23.1% 올라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물가 상승은 내년 1분기까지도 5%대의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이 같은 물가 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외식물가다. 외식물가는 이 기간 8.9% 증가했다. 지난달 9.0%로 이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 5.7% 중 1.13%포인트는 외식물가가 오른 영향으로 분석됐다.품목별로 보면 통계청이 조사하는 39개 외식 품목의 물가가 모두 올랐는데 가장 상승 폭이 큰 것은 짜장면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13.2%나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상위권을 기록한 품목 대다수는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품목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곡물 가격이 요동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 외식 메뉴인 치킨과 삼겹살이 10%나 넘는 가격 상승 폭을 기록했다.겨울이면 아이들과 붕어빵을 자주 사 먹는다는 주부 임모(39·포항시 남구 상도동) 씨는 “붕어빵 가격이 엄청 올랐다. 작년 만해도 3개에 1천원이었는데 3개 2천원이라니.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할 판이다. 김밥 한 줄에 2천200원도 착한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밀가루 가격이 많이 오른 탓도 있겠지만 길거리 음식의 추억이 있는데 이제는 서민 간식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포항시 북구 양덕동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모(45)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도 있고 해서 이번 달부터 가격을 전체적으로 올렸다. 점심에는 조금 더 싼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것을 10% 인상했다. 고객들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지만 몇몇 고객들은 오른 가격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관계부처 장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정부는 제일 먼저 물가 관리를 통해서 실질임금의 하락을 방지하고 서민 생활의 안정을 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서민 생활 안정에 총력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1-08

마음 지치고 힘들 때, 꽃의 위로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우리는 무언가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여행을 한다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데 꽃의 위로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직접 자연을 느끼며 꽃의 색감과 향기에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꽃꽂이를 한다면 더 좋다. 크고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가까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들이나 정원에서 꽃을 따다 내 안의 작은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자연스러운 꽃꽂이를 집안에 들여보는 디자인을 제안한다.지속 가능한 친환경 플라워 디자인 하나쿠바리(꽃과 고정이라는 뜻으로 순수한 자연 소재를 이용한 꽃꽂이) 기법을 추천한다. 우선, 집에 있는 그릇을 이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똑같은 크기의 그릇 두 개를 준비한다. 두 개를 겹쳐서 그릇과 그릇 사이에 돌 몇 개를 넣어 틈을 만들어낸 후 물을 넣고 그릇 틈 사이에 꽃을 꽂으면 완성된다. 공간을 다 채울 필요는 없다. 여백을 느끼는 디자인으로 해도 무관하다. 그릇 안에는 물을 넣어 작은 꽃잎 동동 띄우면 꽃잎의 작은 움직임을 보며 유니크함을 즐길 수도 있다. △동백잎을 모아 모아집 주변 가까이에 동백나뭇잎 몇 개와 칵테일 글라스나 와인잔 그리고 꽃 한 두송이만 있으면 꽃꽂이 완성. 동백잎 잎을 겹쳐서 와인잔에 끼워 잎과 잎 사이에 꽃을 넣으면 플로랄폼이 없어도 꽃을 고정할 수 있는 기법인 친환경 플라워 디자인으로 완성하면 끝. 마음의 감동은 결코 큰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작고 사소한 곳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꽃이 주는 생명력에서 우리는 힘을 얻는다. 살아있는 시간이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감사한 시간. 꽃을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나뭇가지를 모아 모아집에 물이 조금 고일 수 있는 평평한 접시와 나뭇가지로 꽃꽂이를 해보자. 우선, 나뭇가지로 여러개를 모아 모아 묶어준다. 그 묶은 사이 틈새 사이에 꽃을 꽂으면 꽃꽂이 완성이다. 들에 있는 갈대와 코스모스, 강아지풀을 넣으면 더욱 자연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이 그릇 저 그릇에서 피어나는 꽃 한송이로 집안을 화사하게 가을이 집 안 곳곳에 느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많은 시민들이 자연과 소통하며 자신의 손으로 만든 꽃을 바라보면서 마음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윤정미 시민기자

2022-11-08

단풍 절정 속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올해는 유난히 형형색색으로 단풍이 물들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곳곳에 단풍 명소들이 많겠지만 오늘은 단풍과 함께 힐링까지 가능한 경산의 단풍 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반곡지에서 삼성산 임도, 동의한방촌을 거쳐 아늑한 카페로 마무리 하는 코스다.반곡지는 ‘구르미 그린 달빛’ ‘아스달 연대기’ 등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 그만큼 경치가 좋은 곳이며 사계절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경치가 더욱 아름다워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시골마을 저수지에 불과했지만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명소로 급부상했다. 주변 단풍을 보며 ‘인생사진’까지 찍는 경험이 가능하다.반곡지를 지나 상대온천 팻말을 따라 올라가면 원효, 설총, 일연 세 사람의 성현을 의미하는 삼성산이 나온다. 그 산엔 산불 예방용으로 만든 간이도로인 임도가 있다.삼성산 임도는 접근성이 좋아 단풍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남산면 상대온천에 주차를 하고 마을길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온천욕을 즐기는 경우도 흔하다. 흙을 밟을 수 있는 코스로 가파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산악자전거를 타러오는 라이더들이 즐겨 찾기도 한다.다정하게 손을 잡은 부부를 만나 임도를 걷는 느낌을 물었다.“우리는 이곳에 자주 옵니다. 나이를 먹으니 무릎이 아파 험한 산을 오르기보다는 이곳처럼 흙을 밟을 수 있는 부드러운 길이 좋아요. 접근성이 좋고, 운동을 마친 뒤엔 온천욕까지 즐길 수 있으니 신이 내린 장소입니다.”좀 더 걷다보니 휴식용 의자가 놓여있는 곳에 라이딩 나온 20대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들은 임도를 이렇게 말했다.“안전한 라이딩 코스죠. 코로나19 사태가 왔을 때 갈 곳을 찾다가 우연히 왔는데 너무 좋았어요. 특히 봄 벚꽃과 가을 단풍은 전국 최고인 듯합니다. 처음 오신 분들도 표지판이 잘 돼있어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며 경산시의 배려를 칭찬합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화장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덧붙여 정보 하나. 11월 13일엔 제2회 삼성산 단풍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참가를 원하는 이들은 신청이 필요하다.임도 트레킹 후 즐겨 찾는 곳으로는 상대온천이 있다. 지하 500m 맥반석 암반지층에서 솟아나는 온천수가 유명하다. 상대온천의 온천수에는 약 50여 종의 미네랄이 함유돼 있고, 맥반석 암반층에서 용출되기에 약알칼리성이다.오늘 소개하는 마지막 코스는 동의한방촌. 건강과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한방테마공원으로 약선 웰빙뷔페엔 건강한 식사가 준비돼 있고, 한방진료 및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방문자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준다.족욕 전후 발 마사지도 가능하며 약차, 한방화장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원 스톱 한방 융복합 검진과 치료가 가능하며, 웰빙·웰니스 강좌도 들을 수 있다.유난히 아름다운 2022년 단풍. 이번 주를 넘기면 또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힐링까지 할 수 있는 ‘경산시 삼성산 힐링 코스’를 추천한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11-06

금강송 숲길에서 느낀 행복

내 고장 울진은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으며, ‘소나무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금강소나무로 유명하다. 금강소나무는 금강송이라고 부르며 속이 황갈색을 띠고 있다. 금강산 및 울진, 봉화, 영덕 등 영동 지방에서 곧은 줄기로 자라고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금강송은 결이 곧고 단단해 예로부터 왕실의 건축용으로 많이 사용됐다. 잡귀를 물리치고 액운을 막는 행운목으로 걸어놓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나무가 내어놓는 살균 물질인 피톤치드는 말초혈관을 단련시키고 심폐 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소나무는 공기 중에 많은 피톤치드를 배출해 산림욕 효과가 크다고 한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산림 생태계가 잘 보전된 울진 금강소나무숲을 찾았다.예약제를 통해 방문자를 제한하고 가이드의 인솔 하에 구간별로 소나무와 관련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예약은 ‘숲나들e 홈페이지’에서 숲길-금강소나무숲길을 신청하면 된다. 점심은 지역주민들이 준비한 음식을 이용하도록 해 자연에서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다.금강소나무 숲길체험은 자연을 보전하면서 지역주민에게 사회, 경제적 도움이 되도록 운영되고 있었다. 타 지역에서 오신 분들도 많았고, 인근 학교에서 체험활동을 온 학생들도 있었다. 총 7개의 구간이 있으며 아이와 함께 걷기 위해 비교적 완만한 가족탐방로를 선택했다.가족탐방로는 산림수련관, 오백년 소나무, 미인송을 거쳐 다시 산림수련관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약5.3km정도다. 얼마가지 않아 1959년 육종림으로 지정된 후 지속적인 관리로 보호수인 530년 된 오백년 소나무를 볼 수 있었다.아래쪽에서 봤을 때 엄청 웅장해 보였는데 위쪽에서 내려다보니 소나무의 강인함에 기가 눌렸다. 그래서 금강송군락지의 상징목이라고 하나보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는 하나의 눈에 2개의 잎이 난다는 사실과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나무가 곧게 뻗어 잘생겨서 이름 붙여진 미인송과 못난이송도 볼 수 있었다. 탐방로의 가장 위쪽인 관망대에서는 내려오는 길이 미끄러워 위험해 보이긴 했지만, 사방에 펼쳐진 소나무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금강소나무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11-06

‘명품 단풍’과 소리의 조화… 백천 단풍 길

계곡과 단풍이 어우러진 흙길에 낙엽이 쌓이고 따스한 햇살이 사선으로 비치는 백천 단풍 길을 걸었다.태백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백천계곡. 문수봉과 청옥산 조록바위봉 까지 10여km의 백천계곡은 수려하고 아름다운 단풍, 맑은 물로 유명하다. 세계적 희귀어종 열목어의 서식지이기도 한 이곳은 봉화 8경중 4경에 지정된 계곡이다.백천계곡 주차장까지는 대략 2km로 단풍으로 어우러진 계곡과 숲속에 묻힌 길은 매혹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제3회 ‘백천 단풍소리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단풍길 트래킹, 문화공연 등 축제도 열렸다현불사가 있는 백천계곡 주차장에 도착해 포장도로를 따라 가면 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부터 대략 3km 정도의 단풍과 계곡이 어우러진 산책로가 있고, 그 뒤로는 무쇠봉과 문수봉에 이르는 등산코스가 이어진다.산책로를 따라 띄엄띄엄 6가구 집마다 투망집, 사과부자집, 나무다리집 등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팻말을 살펴보는 것도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태백산국립공원으로 편입돼 있지만 덜 알려진 탓에 손때가 묻지 않은 원시적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절경의 계곡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롯이 나와 자연의 교감이 느껴진다.가파르지 않고 손을 잡고 걸을 수 있을 만큼의 계곡 길은 편안함을 주고, 걷다보니 중간 중간 쉬어 갈 수 있는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햇빛을 한가득 머금은 단풍잎들이 빨강, 노랑, 갈색 물감을 뚝뚝 떨어뜨리고 사람들은 가을을 붙잡을 요량으로 연신 카메라에 단풍길 여정을 담는다. 계곡 따라 가파르지 않은 단풍 길은 원시 자연 그대로를 간직해 이 길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빼곡히 서 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살랑살랑 흔들리는 형형색색 단풍들. ‘이래서 봉화 8경중 4경에 선정됐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열목어가 살아가는 계곡은 제멋대로 박힌 바위덩어리들이 자연스러운 균형감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맑은 물줄기가 작은 벼랑을 만나 소를 드리워 절경을 만드니 경탄이 아니 나올 수 없다.사각사각 낙엽을 밝으며 걷는 흙길. 지루해지지 않는 발길은 평온하다. “이것이 백천 단풍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11-06

전통이 살아있는 영덕 괴시마을을 찾아서

빼곡히 들어선 기와지붕에 멋들어진 한옥, 긴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품은 담벼락과 골목과 마을 오른쪽 끝 지점의 마을이 생성된 역사와 같아 보이는 수령이 450년이 넘은 큰 왕버들 나무까지 꼭 민속촌에 온 느낌이 든다.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에 위치한 괴시마을은 시간을 수백 년 전 조선시대로 시간을 되돌려놓는다. 처음 함창 김씨가 터를 잡은 마을은 1630년경부터 영양 남씨의 집성촌이 되었고 단일문중의 문화와 역사를 계승하고 지금껏 삶의 편리함 대신 옛것들을 소중히 보존해 와 마을 전체가 전통이 살아있는 대표적인 반촌(班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은 현재에도 대부분 실제 거주를 하고 있고 운치있는 전통 가옥들은 조선 시대 건축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어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아 2021년에는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인정을 받았다. 이를 통해서 조선후기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의 건축문화가 태백산을 넘어 동해안까지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 되어 주고 있다. 경북에서 하회마을, 양동마을, 무섬마을, 한개마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지정되었다.괴시마을은 고려말의 대학자이자 삼은(이색, 정몽주, 길재) 중 한 사람인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이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다. 목은 이색과 영덕 괴시리 마을의 인연은 그의 부친인 가정 이곡 (1298~1351)이 학문 교류를 위해 영해를 찾아오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곳에는 3대에 걸쳐 문하시중을 배출한 영해 박씨의 박세통, 박홍무 등을 비롯해 영해부사로 온 윤신걸, 사록으로 온 우탁, 백문보 등 많은 유학자들이 있었다. 영해에 온 가정 이곡은 영해 향교의 대현인 김택의 사위가 되었고 이색을 괴시리마을 무가정에서 낳았다. 마을 뒤쪽 언덕을 오르면 목은 이색의 생가터인 무가정이 있는데 건물은 사라지고 터를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생가터 옆에는 작지만 목은 이색의 일대기와 그의 저서가 전시된 기념관이 이 있다.괴시는 회나무가 많은 마을이라는 뜻인데 원래는 마을 이름이 늪이 많다 하여 호리촌이었으나 원나라에 유학을 다녀온 목은 이색이 그의 벗인 구양현의 고향 괴시와 비슷하다 하여 고쳐 불렀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1-01

킹달러 시대, 나의 재테크 방법은

최근 경제는 고환율로 강달러를 넘어서 킹달러(달러의 강세 현상을 이르는 말)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달러 강세 압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연말에는 환율 저항선인 1천500원대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달은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 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자본 흐름의 결과물인 환율 시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내년에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을 가지고 있는 조모(42·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뉴스를 보니 연말에 환율이 1천600선까지 간다는 말도 들려와서 깜짝 놀랐다. 미국 주식은 그나마 환율 때문에 방어되고 있기는 한데 다른 것들은 현금을 들고 있는 게 나은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고 말했다.달러 강세의 원인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큰 이유는 과도한 통화 팽창이다. 미국이 소비자 물가 오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인데 이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다른 나라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돈이 금리가 올라가는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에 의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제 물가가 의미 있게 잡히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쯤으로 보고 있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투자방식도 기존의 방식이 아닌 변화가 필요해졌다. 주식과 채권 외에 주목할 만한 투자처로 ‘외화’가 떠오르고 있다. 외화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첫 번째가 외화예금이다. 외화예금은 달러 통장이라고도 불린다. 은행에 원화 대신 달러를 넣어두는 것인데 금리는 낮아도 수익에 세금을 떼지 않아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두 번째는 해외주식 직접 구매하기가 있다. 해외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것도 일종의 외화 투자다. 해외주식시장이 열릴 때 해당 국가 통화로 환전해 주식 종목을 구매하고 시세차익(손)과 환차익(손)을 동시에 볼 수 있고 달러나 외화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세 번째로는 달러RP다. RP는 환매조건부채권을 말한다. 증권사가 나중에 되사는 조건으로 파는 채권인데 달러RP는 달러로 표시된 국공채, 우량 회사채에 돈을 투자한 후 수익이 발생하면 돌려준다. 단기적으로 자금을 묶어두기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년 2분기 정도가 지나야 위험자산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돈이 풀릴 것으로 예측한다. 달러 강세는 각국의 코로나로 인해 생긴 비용이다. 내년 실물경기도 약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빚 많은 신흥국에 투자는 보수적일 필요가 있다. 환율 시장이 진정되는 시점인 내년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도 변동성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자산에서 중장기적인 환율변동이 낮은 미국 안전 성장주를 반드시 보유하기를 추천하고, 한국 주식을 미국 주식 정도의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도 올바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11-01

유기견을 다시 반려견으로

1인 가구와 핵가족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의 증가로 ‘펫코노미(반려동물산업)’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반려동물 1천500만 시대 우리나라 인구의 30%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하지만,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전체 가구 중 15%인 312만9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런 펫코노미로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사업이 성행하는 데 반해 실제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의 변화는 선진국화되지 못하고 있다. 동물보호 역사를 가진 나라는 영국(200년), 독일(200년)이 대표적이다. ‘No kill’ 정책을 펴는 독일은 약 90%의 입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1972년 개정된 독일 동물보호법 제1조 제1항에는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합리적 이유 없이 동물을 해할 권리가 인간에게 없다’고 돼 있다. 독일 민법 제90a조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형 펫페어를 가보면 반려 가족들이 늘고 관련 산업이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만, 포항에서 반려견과 함께 카페나 식당을 출입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이처럼 반려견에 대한 인식은 펫코노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 먼저 개선되고 선호되어야 할 부분은 일상생활에서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일이다.반려견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려견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강아지 수명은 15~20년 정도로 자신이 좋아서 분양받았거나 구매한 강아지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강아지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기견은 증가하는 추세다. 유기견 감소를 위한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유기견이 발견되면 일단 구조하여 유기동물 보호소로 보내지는데, 열흘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처리를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기견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다. 그중 해외로 입양되는 유기견 수가 적지 않아서 우리나라는 유기견 수출 1위라는 불명예를 달성하고 있다.유기견 증가의 으뜸 원인은 견주의 책임감 부족이다. 두 번째는 강아지를 잃어버린 경우이고, 세 번째는 무분별한 번식이다.우리나라의 동물보호 상황은 어떨까? 그동안 동물보호법은 국민의 향상된 동물보호 인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동물 학대 범죄를 제대로 예방, 처벌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최근까지 논란이 된 포항 폐양식장 고양이 학대 사건, 한동대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등을 보면 잔인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4년 전 포항 남구에 있는 개 농장의 폐해가 언론화된 적이 있었다. 그때 갇혔던 개들을 현재까지 보호하고 있는 분이 있다. 그림을 가르치는 김주희 미술강사가 주인공이다. 현재 100여 마리가 넘는 꽃 같은 유기견들이 김 강사의 보호 아래 포항꽃농장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으나, 혼자의 힘으로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실정이다. 유기견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보내지면 대부분 안락사를 당하기 때문에 김 강사가 이 유기견들을 놓지 못하고 혼자 감당하는 상황이다.알음알이로 주변에서 후원해주는 비용에 의존해 그 많은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 더 힘겹다고 한다. 왜 입양을 시키지 않고 데리고 있느냐는 의심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려견 선호 경향은 소형견이 대부분이다 보니 중형견이나 대형견은 입양이 쉽지 않다. 포항꽃농장에 있는 대다수 대형견들은 외면받는 실정이다.반려동물을 펫숍에서 입양하기 전에 유기견 입양을 먼저 고려해보면 어떨까?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없도록 동물보호법이 강화된다면 유기견 수출 1위라는 불명예를 지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임 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반려견을 키우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더 이상 버려지는 생명이 없어질 것이다.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그 누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해서는 안 되는 똑같은 신의 창조물이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11-01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40대 가장’

어느 날부터 소문이 돌았다. ‘희망제조기’ ‘불사조’ ‘긍정의 신’이라 불리는 경산 청년에 관한 이야기였다. 3가지 별칭이 예사롭지 않아 경산시 진량읍 4차사업단지에 위치한 회사 DMS를 찾았다. 거기서 소문의 주인공 최경호(41)씨를 만났다.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에서 공부한 최씨는 졸업 후 대구 성서공단의 ‘모토닉’이란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기업 자동차 회사와 협력업체의 중간 역할에 한계를 느껴 이직했고, 이후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30대 초반의 그는 큰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고, 치료를 반복하며 보낸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이 황폐화됐다. 그러나, 천성이 긍정적인 그는 알바로 시작한 DMS에 정직원으로 입사 후 결혼을 하고, 현재는 두 아이의 아빠가 돼 인생 제2막을 준비 중이다.5축가공, 3축가공, 정밀주조, 3D프린터, 플라스틱 사출 등 모든 시제품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엠에스에서 일하며 타 업체의 개발대응을 주된 업무로 맡아 진행하다가 아이디어뱅크였던 그의 본성이 다시 살아났다.그는 음주운전방지 키홀더, 층간소음으로 인한 세대간 직접출동 방지 시스템, 택배원을 위한 작업 보조 기계 등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제품도 만들어 봤지만 제품화하지는 못했다.그러던 중 그의 노력에 관심을 가진 디엠에스에서 ‘이물질 분리형 대추 흡입수확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시제품을 만들게 됐다.경산대추는 품질이 우수하고 수확량 또한 전국 1위다. 그러나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 또한 정확히 볼 수 있었다. 현재 사용하는 대추 수확기계는 대추를 털어주는 용도로 보급돼 사용 중이지만, 땅에 떨어진 대추를 수거하는 작업은 많은 노동력이 투입돼야 한다. 이물질을 대추와 분리해 수거하려면 별도의 장비 및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최씨가 개발 중인 선별기계는 대추와 이물질을 동시에 흡입해 버릴 것은 버리고 깨끗한 대추만 상자에 적재할 수 있다.그가 제품화시킨 ‘이물질 분리형 대추 흡입수확기’는 경산 대추축제에서도 전시됐고, 거기서 시민들을 상대로 장단점을 체크했다. 지금은 무결점 완제품에 도전 중이다.“제 아이디어의 발상은 생활의 불편함에서 시작됩니다. 제품 생산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최씨.그는 자신의 꿈이 실용화될지는 미지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대에 발맞춰 SNS를 이용해 제품의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접수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고난을 겪고도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당당한 아버지가 된 최경호 씨. 가장이 되면서 더욱 단단해진 최씨는 고향 경산에서 오늘도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10-30

일상 속 ‘아나바다’ 행복안동 벼룩시장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행복안동 벼룩시장이 지난 4월 9일 개장해 매주 열리고 있다. 안동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는 행복안동 벼룩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벚꽂길에서 펼쳐진다. 안동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사전 접수를 하면 운영 부스가 주어진다. 사전 접수를 놓친 시민은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각 가정에서 쓰지 않는 의류, 도서, 장난감 등을 내놓고 각자의 솜씨를 뽐낸 수공예품, 소품 등을 판매할 수 있다.가족 단위의 참가자들도 많이 보였는데 아이들은 저학년 때 갖고 놀던 장난감, 동화책, 문구용품을 천 원 단위의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또래들과 흥정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판매한 금액으로 다른 부스에 가서 쇼핑을 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몇 번 입지 않지만 꼭 필요한 유치원생의 한복, 뽀로로와 타요버스, 곰인형, 포켓몬 카드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명절 때 선물로 받은 식용유, 스팸, 참치캔 등도 주인을 찾아갔다.여행용 캐리어, 화분, 마스크 등은 나오자마자 매진되고, 혹 팔다가 남은 물품은 현장에서 바로 기증해 필요한 이웃에게 전해진다. 최근 온라인 중고마켓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것저것 현장에서 보는 재미를 더하는 오프라인 벼룩시장의 즐거움도 무척 크다.돗자리나 테이블, 옷걸이 등 부스 운영에 필요한 물품은 각자 지참해야 하고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자율 기부를 받아 자녀들에게 기부의 기쁨까지 누리게 할 수 있다./백소애 시민기자

2022-10-30

문화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난 ‘옛 경주역’

기차가 멈춘 경주역이 묵향으로 가득 찼다. 역 광장에는 입체 작품이, 역 내부에는 족자형태의 작품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문화는 다르지만 ‘먹’이라는 공통점으로 3개국 작가들의 작품이 사람들을 맞이했다. 사용되어진 글자는 다르지만 서로 섞여 있어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았다. 특히 역 외부에는 육면체 형태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작품 내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작품을 감상 할 수 있게 했다.이번 전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민간문화예술단체 교류지원사업 중 하나인 한·중·일 국제서예 교류전이다. 주최는 경주시, 주관은 경주예술재단,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로 서예와 문인화 등 먹을 주제로 준비된 전시행사다.국제 교류전답게 일본 오이타현 서예 작가 5명이 20인의 50점 작품과 함께 27일 경주에 방문했다. 그리고 최근 폐역 안팎에서 오픈 행사를 기념하며 심천 한영구, 덕봉 정수암을 비롯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휘호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참여 작가 및 내빈, 수많은 관람객들로 모처럼 경주역은 사람들로 가득 차 시끌시끌해졌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작가부터 박스 폐지를 활용해 글씨를 써내려가는 일본 작가까지 하나의 퍼포먼스가 행해질 때 마다 사람들은 큰 호응을 보였다.덕봉 정수암 선생의 기합소리가 울리고 영화제 레드카펫을 연상케 하는 대형 흰 천 위로 큰 붓이 지날 때마다 먹이 번져나가며 ‘동아시아의 꿈 서화(書畵)로 피어나다’라는 글자가 적혀졌다. 곧이어 박수갈채가 이어졌다.통역 겸 일본 작가 옆에서 동행한 필자는 작가가 옆에 늘 끼고 있던 박스 폐지의 용도를 알고 무척 놀랐다. 오렌지색의 강렬한 옷을 입은 일본 작가는 폐지를 뜯어낸 뒤 심호흡과 함께 먹으로 선을 그어나갔다.여느 붓 못지않게 강한 느낌은 나타내는 것은 물론 굉장히 세밀한 서체까지 표현해냈다. 주변에 있던 많은 이들이 큰 박수와 감탄사로 응원했다. 그리고 주낙영 경주시장의 수준급 글씨 퍼포먼스는 참여한 작가 및 시민들에게 인기를 모았다.이번 전시는 코로나 이후 첫 국제 교류전이자 가장 가까운 3개국의 평화와 우정을 위한 행사다. 또한 폐역이 된 경주역의 문화플랫폼으로의 시작을 알리는 첫 행사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구 경주역에서 관람할 수 있다. 문화 플랫폼으로 경주역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10-30

옛 선조들의 배움을 느껴보는 흥해향교를 찾아서

향교는 도심 속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문화재다. 향교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지방에서 유학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공립 교육기관으로 지방 관청의 관할하에 두어 학생을 수용하도록 했다. 옛 성현들을 모시고 교육하는 이곳은 신성한 장소를 보호하는 의미로 입구에서부터 홍살문과 하마비를 만난다.조선전기에 창건된 흥해향교는 흥해중학교 지하도가 있는 곳과 연결된 도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 도로에서도 볼 수 있다. 언덕을 가볍게 오르듯 하면 보이는 흥해향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451호로 지정되어 있다.흥해향교는 태조 7년(1398년)에 공자와 여러 성현들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창건되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그대로 지닌 곳이기도 한데 1950년 한국전쟁 때 대성전과 동무(대성전을 기준으로 오른쪽)만 남고 모두 불타 없어져 여러 차례에 걸쳐 수리·복원했다.지금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향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고 내부 중앙에 공자를 비롯한 5성을 모시고 한중 두 나라 현인 20명의 위패를 그 주변에 모셨다)과 동무·서무, 교육기능을 수행하는 강당인 명륜당이 있다. 위치한 곳이 비탈진 곳이라 지대가 높은 곳에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건물을 그 앞의 낮은 지대에 교육과 관리를 위한 건물을 배치하여 건물의 기능에 따라 위계성을 부여하였다.향교에서는 훈도(선생님)는 월급으로 쌀과 콩, 명태나 조기로 받고 학생들도 수업료를 내야했는데 양반가 자제들이 대부분이었다.글 읽는 소리로 가득할 것 같은 흥해향교 주변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이팝나무 자생군락지로 마을 숲을 바퀴 둘러보기에도 좋다. 앞에는 세월이 깊은 듯한 은행나무도 한 그루 있어 가을에도 5월의 이팝나무만큼이나 좋을 것 같다.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사는 주부 김모(45) 씨는“코로나 있기 한참 전에 향교에서 작은 음악회 공연이 있어서 갔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공연하시는 분들께 미안할 정도였다. 그래도 이런 배움이 가득한 곳에서 공연이 이루어져서 마음으로는 기뻤다. 요일마다 논어, 주역, 한시. 서예 등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주차장도 생각보다 넓어 아이들과 함께 옛 사람들이 어떻게 배움을 했는지 나들이 가기에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