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플로깅 등 친환경 투어 권장
올해도 어김없이 TV 뉴스에서는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항의 모습을 비추었다. 코로나 이후 최대인원인 120만 명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함께였다.
포항시민 최모(37)씨는 “올해부터 집에서 추석 명절을 지내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일본으로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추석 연휴뿐 아니라 휴가철이면 떠나는 국내외여행은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언젠가부터 흔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연휴와 휴가에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여행은 사실 ‘고비용’이자 ‘고탄소’활동을 의미한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이동거리 1km당 승객 한 명의 탄소 배출량이 비행기는 285g으로 버스(68g)의 4배, 기차(14g)의 20배가 넘는다고 한다. 여행에서 교통이 탄소 배출의 49%를 차지하고 있는데 교통수단의 선택이 저탄소 여행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로의 여행이 탄소중립으로 가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후위기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여행에서도 탄소발자국 줄이기는 당면한 과제임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면 해외여행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항공권을 예매할 때 ‘항공편 탄소 배출량’을 설정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항공편에도 탄소 배출을 설정해 놓고 같은 노선을 다니는 일반적인 항공편보다 이산화탄소 환산량이 18% 더 적게 나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격 차이도 크게 나지 않는다. 그리고 동남아 등의 단거리 해외여행을 자주 가지 않는 것도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다음은 여행지에서의 탄소 줄이기다. 여행지 내에서는 되도록 기차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사와 숙박도 호텔보다는 민박이나 호스텔을 이용하고 레스토랑보다는 현지인이 경영하는 동네 음식점을 찾는다. 식사로 인한 탄소발자국은 약 10%이고, 숙박은 약 6%이다.
그 밖에도 친환경 여행 상품을 이용해 탄소발자국 줄이기를 실천한다. 자전거로 이동하기, 플로깅 투어, 한곳에 오래 머무르기 등을 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즐겁자고 한 여행에 이런 탄소발자국 줄이는 느린 여행이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텀블러, 수저통을 챙겨 ‘레스(less) 웨이스트’에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토록 우아한 제로 웨이스트 여행’의 저자인 신혜정 작가는 여행할 때 일회용품을 안 쓰기 위해 텀블러, 반찬통, 수저통 등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제로’(Zero)웨이스트 에 압박을 받기보다 ‘레스(less)’, 덜 써보자는 정도로 마음을 먹으면 더 오래,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녹색전환연구소 ‘1.5도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북’에 따르면 여가는 집에서 책 한 권 읽는 것과 비교할 때, 하루 골프로 인한 숙박은 22배, 하루 스키는 24배, 국내 여행에서의 숙박은 43배 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여행의 계절 가을 그리고 다가오는 10월 연휴에는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좋지만 기후를 생각해 밀린 드라마나 독서 휴가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