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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스며든 천연기념물 ‘독도’... 국가 관리체계 구멍 뚫렸다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4-15 09:17 게재일 2026-04-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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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발전기 인근 저장탱크·배관 노후화 ‘심각’
토양 ‘기름 침투’ 심각... 기관 간 ‘네 탓’ 공방에 초기 대응 실기
환경단체·전문가 “유출 경위 철저 조사 및 전면 실태 점검” 촉구
경북 경찰 “저장탱크 결함 아닌 작업 중 실수” 해명
유류 저장탱크 관리 소홀 논란이 제기된 독도경비대 시설 전경. 경북경찰청은 단순 작업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현장에서는 낡은 시설 방치에 따른 관리 공백 지적이 거세다. /독자 제공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천연기념물 제336호인 독도가 유류 유출로 인한 토양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설 관리와 보고를 책임진 관계 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혼선을 빚어 국가 자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15일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독도 동도에 있는 독도경비대 발전기용 유류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돼 인근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기름 저장탱크 외벽 전반에 녹이 핀 상태로 부식이 진행되고, 연결 배관 역시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출된 기름은 경비대 본관 뒤편까지 흘러내렸고, 일부 구간에서는 오염 물질이 토양 깊숙이 침투해 유출이 상당 기간 지속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독도경비대 유류 저장시설 주변 토양 오염 실태. 어지럽게 널려진 배관과 전선 사이로 기름이 침투해 검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경북경찰청의 “단순 작업 실수” 해명과 달리, 현장은 장기간 지속된 부실 관리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독자 제공

사후 관리 및 보고 체계 역시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관리 주체인 경북경찰청은 초기 유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 뒤늦게 사실 확인에 나서는 등 허점을 보였다. 관리 보고 체계를 둘러싼 관계 기관 간의 ‘엇박자’는 더 심각했다. 경북도는 국가유산청에 보고할 예산 구조 등을 이유로 유산청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국가유산청은 관리 주체인 울릉군과 경북도가 현황을 파악해 먼저 보고해야 한다면서 맞서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묶인 배선 시설과 그 아래로 번진 검은 기름 자국. 국가적 자산인 독도의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독자 제공

현장 인력에서 울릉군, 경북도, 국가유산청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구조가 오히려 책임 회피의 수단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경북경찰청 경비과 관계자는 전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름 저장탱크와 배관의 노후나 결함으로 인한 유출이 아니라, 경비대원이 기계 오일 교환 등 관련 수작업을 하던 중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환경청과 협의해 오염 토양을 제거하고 바닥에 부직포를 덮는 등 보호 조치를 작업 중이다”며 “향후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붉은 녹이 전면을 뒤덮은 채 방치된 독도경비대 발전기용 유류 저장탱크.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심각한 부식 상태가 그동안의 관리 소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독자 제공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독도의 지형적 특성상 토양층이 얕아 오염 물질이 빗물을 타고 해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 환경 단체는 “독도는 제한된 생태계를 가진 만큼 소량의 기름 유출로도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며 “기관 간 책임 공방을 멈추고 유출 경위에 대한 관계 기관의 합동 조사와 함께 저장 시설 전면에 대한 긴급 점검 및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국가 차원의 보호를 받는 독도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환경 오염을 넘어 정부의 독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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