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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빛공해’ 없는 밤하늘 보고 싶으시다면…

시골의 밤하늘은 도시보다 별이 밝게 빛난다. 빛공해가 없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빛공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 빛공해란, 가로등이나 광고, 주거용 조명과 같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생성되는 과도한 인공적인 빛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의미한다.대기가 투명해서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지구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때 엄청 밝게 보이는 빛이 대부분 가로등이라고 한다. 별자리에 관심이 많은 아이와 함께 최근 영양군 수비면에 위치한 ‘반딧불이 천문대’를 찾았다.밤하늘 보호공원은 국제밤하늘협회가 전 세계에서 별빛이 밝은 밤하늘을 선정해 지정하는 공원이다. 2015년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 6번째로 영양군 반딧불이생태공원 일대를 밤하늘보호공원으로 선정하고 실버 등급을 부여했다.밤하늘보호공원 지정등급은 골드, 실버, 브론즈 3등급이 있다. 골드는 오염되지 않는 천연 자연에 가까운 밤하늘로 사막지대, 실버는 빛공해 및 타 인공조명으로부터 영향이 적은 양질의 밤하늘, 브론즈는 그외 필요 신청지대를 의미한다.반딧불이 천문대는 망원경을 이용한 천체관측 및 별자리 교육을 통해 직접 망원경을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일상에 가까이 있는 곤충이야기와 곤충액세서리 만들기와 같은 파브로곤충캠프, 여름밤 가족과 함께 떠나는 1박 2일 반딧불이 탐사 캠프 등이 운영되고 있다.낮에 방문하면 태양을 관측할 수 있는데, 시민기자가 방문한 날은 날씨가 흐려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있어서 망원경을 통해 태양을 관측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과 예쁜 밤하늘을 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보길 추천해본다. /사공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23

경주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경주 시내를 멀리서 바라볼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집들 사이로 우뚝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고분들이다. 지금부터 천년도 더 넘는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과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 한데 어울려 있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감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꽃 구경을 하다 밤이 되면 능을 향해 조명이 켜진다. 낮에 보던 웅장함에 따스한 불빛이 더해 천 년 전 그 신라의 밤거리를 거니는 착각에 빠진다.그 가운데 약 3만8천평의 평지에 23기의 능이 솟아 있는 황남동의 대릉원은 고분군의 조명이 눈에 뜨인다. 경주에서 가장 큰 것이다. 경주 시내 한가운데에 있어 찾기도 무척 쉽다. 큰 나무 없이 잔디가 잘 입혀져 있어 동산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1970년대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공원화하기 전에는 멀리서도 황남대총의 우람하고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으나, 담장을 둘러치고 무덤 앞까지 주차시설을 만들고 무덤 안 길을 닦는 바람에 옛 정취는 사라지고 말았다.대릉원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내부가 공개된 천마총과 이곳에 대릉원이라는 이름을 짓게 한 사연이 있는 미추왕릉, 그리고 그 규모가 경주에 있는 고분 중에서 가장 큰 황남대총 등이다. 남아 있는 23기의 능 말고도 무덤 자리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봉분이 있는 무덤들만 남겨두고 모두 지워버렸다고 한다.대릉원의 각종 고분에서 출토된 대표적 유물들은 모두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천마총 발굴 50년 기념으로 박물관에서 여러 행사를 준비했다. 천마도 실물도 특별 전시실에 전시해놨다. 5월 4∼7월 16일까지 ‘천마, 다시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공개한다. 빛에 약한 그림이라 지금까지 단 세 차례만 공개됐다.발굴 당시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말다래는 두 장이 겹쳐진 채 출토됐다. 위에 있던 한 점은 손상이 심했고, 아래에 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마도는 아래쪽 말다래다. 이번 전시에선 두 점이 교체 전시된다. 아래쪽 말다래는 6월 11일까지, 위쪽 말다래는 6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시된다. 박물관은 두 마리 천마를 번갈아 가며 만날 수 있고 유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그리고 ‘2023년 대릉원 미디어아트 대릉원 녹턴’이라는 제목으로 5월 4~6월 4일까지 밤마다 빛의 향연을 펼친다. 관람 시간은 오후 7시~밤 10시까지며, 오후 9시 30분 입장 마감이다. ‘신라의 혼, 빛의 예술로 밝히다’라는 주제로 테마가 있는 미디어아트가 능을 향해 쏟아진다. 5월 4일부터 대릉원은 무료입장이다. 경주시민 신분증이 있어야 무료였던 것이 모든 관람객으로 확대되었다.사월 초파일 즈음의 경주는 가로등보다 등불이 밝다. 길 곳곳에 색색의 등이 켜져서 모든 곳이 사찰인가 싶을 정도이다. 특히 금장대 야경이 압권이다. 기와 건물 전체에 조명이 밝혀지고 금장대 아래 산이 온통 불빛으로 감쌌다. 그 아래 강을 따라 등의 행렬이 길게 이어져 낮처럼 환하다. 이런 황홀한 풍경이 유유히 흐르는 형산강에 반영되어 지나는 이의 발길을 잡는다. 서서 넋을 잃다가 문득 카메라를 켜게 된다. 찰칵! 눈으로 한 번, 번쩍! 휴대폰으로 또 한 번 추억을 담는다. 5월 내내 경주의 밤을 밝힐 것이다.경주의 또 다른 야경을 꼽자면 교촌마을과 월정교, 동궁과 월지, 공연까지 열리는 봉황대, 경주 읍성 주변, 불국사에 밝혀진 등, 조명따라 색이 바뀌는 첨성대가 사진 명소이다. 이 곳을 편안히 해설사와 함께 보려면 경주 야경 투어버스도 운행한다. 시티투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가능하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16

하회탈 명장이 쓴 하회탈의 모든 것

‘하회탈, 표정의 미학’을 집필한 목공예명장 김완배 씨. 하회탈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된 고려 중엽(추정)에 제작된 나무탈이다. 안동 하회마을의 허도령이 제작했다는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회탈은 상하 좌우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인간의 희로애락이 표현된 제작기법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다양한 계층, 인간군상을 대표하는 14개의 탈로 제작됐으나 3개는 분실되고 현재 10종 11개의 탈이 전해지고 있다. 1964년 국보로 지정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위탁 보관하다가 지난 2017년 12월 27일 고향 안동으로 돌아와 현재는 안동시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하회탈 귀향 5주년을 넘기며 의미 있는 하회탈 연구서적이 나왔다. 국가무형문화재 목조각상 이수자이자 대한민국 목공예명장 김완배씨가 집필한 ‘하회탈, 표정의 미학’(안동시립박물관 발행)이 바로 그것.그간의 하회탈 연구가 학자들에 의한 연구였다면 오랜 세월 하회탈을 직접 깎아온 목공예명장이 전해주는 하회탈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하회탈을 깎는 과정에서 전통적 기법을 찾아가고 탈의 원형에 접근해가면서 받은 느낌과 감동을 기록해서 남겨야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용기를 냈다”며 집필의 계기를 밝혔다. 일과 집필을 병행하다 보니 꼬박 5년의 시간이 흘렀다.“탈 깎는 일에 익숙하지 글 쓰는 일에는 영 서투르지요. 그래도 기존 연구자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었고 그걸 내가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어요.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일하는 중간에도 한 구절 두 구절 생각나는 부분이 있으면 메모해놨다가, 일 마치고 저녁에 집에 가서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를 쳤어요.”그는 ‘하회탈은 밝혀진 사실보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훨씬 많은 신비로운 탈’이며 연구자가 아닌 현장에서 하회탈을 깎아온 장인의 마음으로 하회탈의 실체에 다가서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특히 ‘하회탈의 구성과 성격’, ‘하회탈 제작과정’,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예능탈놀이의 비교’를 통해 기존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돋보인다.하회탈은 각시, 양반, 선비, 이매, 할미, 초랭이, 중, 부네, 백정, 주지탈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사회적 신분과 연결해 표현해낸 것이라 한다. 반세기에 걸쳐 하회탈을 직접 깎아오면서 그 원형에 다가가고자 시행착오를 거듭한 장인의 비밀노트가 공개된 것이다.후일, 어느 학자가 하회탈의 모든 신비를 밝혀주길 바라며 오늘도 작업실에서 그는 양반과 이매, 초랭이를 만나고 있다./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16

청도 읍성, 작약꽃길 걷다가 꽃자리정원으로…

청도군 화양읍 동상리와 서상리 일대에 위치한 청도 읍성은 본래 토성이었다가 1590년 조선 선조 때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이 읍성은 조선 후기 읍성의 구조를 잘 보여주는 성곽으로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훼손되었다가 2005년부터 진행된 복원사업 덕분으로 현재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소중한 청도의 자산으로 변모했다.읍성은 오래전부터 작약 야생화 수련 등이 유명했고, 올해도 5월을 맞아 붉은 작약을 신호탄으로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고 있다. 읍성을 따라 걷다가 출사 나온 어떤 사람의 설명을 듣게 되었다.“저쪽 동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읍성 뒤편에 식재된 붉은 작약을 감상하고 원두막을 따라 태극무늬로 만들어진 해자의 수련과 담담한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런 다음 북문 공북루에 올라 성을 감상하고 정자에서 휴식 후 서문인 무회루까지 걸어보세요. 조선시대 객사인 도주관을 관람하고, 보물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대 석빙고의 우수성을 확인한 뒤엔 향교에 들러 마음을 가다듬으시면 됩니다.”읍성 걷기를 마무리하고 석빙고와 향교 쪽으로 가던 중 정갈한 한옥을 발견했다. 2천 평 정도의 넓은 땅 곳곳에 진귀한 나무와 꽃들, 의미를 지닌 소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찾는 이들을 위한 의자가 놓여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석빙고와 향교로 향하던 중 건물 앞에 놓인 간판을 봤다.‘카페 꽃자리’. 이런! 개인 소유의 카페 정원에 허락도 없이 1시간을 머물다니. 미안함에 카페 안에 들어갔더니 오픈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음에도 주인 이태호(70)씨 부부의 다정한 환대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행운까지 얻었다.이씨는 “제가 이 집을 지은 건 20년 전쯤입니다. 소중한 문화재 읍성과 맞닿은 곳이라 집을 짓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어요. 현대식 건축양식은 읍성과 어울리지 않기에 한옥에 대해 공부를 한 뒤 직접 집을 지었지요. 식물을 좋아해서 하나둘 가꾸다보니 남들이 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정원을 통한 힐링으로 하게 됐네요”라며 웃었다.이곳에선 1년에 5회 음악회가 열린다. 비용은 이태호씨가 부담한다. 청도군민과 읍성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의미 있는 문화행사다. 가족이나 그룹(20명 이하)이 읍성을 찾고 꽃자리에 체험을 요청하면 야생화나 바위솔 심기 등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무료 강의도 해준다. 이씨의 정원은 365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개방형 정원’인 셈이다.이씨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동화에서 읽었던 ‘거인의 정원’이 떠올랐다. 거인의 심술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쳤던 정원이 폐쇄되자 그곳에 봄이 오지 않았고, 춥고 어두운 겨울만 지속된다. 심술쟁이 거인이 마음을 고쳐먹고 정원을 다시 개방하자 아이들이 정원을 찾았고, 다시 새싹이 돋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꽃자리정원 이태호 씨의 염원처럼 한국에도 개방형 정원이 널리 알려져 걸어 잠근 사람들의 마음속 빗장이 열리고,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게 되길 소망해본다. 더불어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청도 읍성 방문과 ‘꽃자리정원 체험’을 권한다. /민향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16

어린이집·유치원 통합시스템 일원화가 먼저

“올해 아이가 다섯 살인데 어린이집에 다니다가 유치원으로 옮겼다. 그동안 어린이집도 좋았지만 교육을 생각했을 때 다양한 방과 후 수업 등 교육 프로그램이나 경제적인 지원 측면에서 어린이집보다 유치원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더 많아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포항시 남구 대잠동에 거주하는 유치원 학부모 A씨)정부는 2025년부터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고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영·유아 중심의 질 높은 새로운 교육 돌봄 체계를 목표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할 예정이다.하지만 두 곳 모두 유아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소관부처가 각각 달라 예산편성과 교육 지원에 있어 격차가 발생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아이에게 돌아가고 있다. 어린이집은 보육에 유치원은 보육보다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는 교사들의 전문성 격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평등한 영유아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인 시스템의 일원화가 먼저인 이유다.교사의 자격을 보면 유치원에서는 2~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자이거나 관련 교직 학점을 취득한 자를 채용하고 어린이집 교사들은 대부분 학점은행제를 통해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자이다. 이런 교사 양성 과정의 차이가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지원 시스템에서는 어린이집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보육료를 산정하며 해마다 광역단체장이 어린이집의 유형 및 지역적 여건을 고려하여 연도별 수납 한정액을 산정·결정한다. 반면 유치원의 교육비는 기본적으로 원장에게 자율권이 있지만 교육청에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인상률이 과도하게 높지 않도록 점검하거나 동결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통제하고 있다.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은 보육료, 인건비, 운영비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인건비를 지원하는 시설에는 영아반 교사 인건비의 80%, 유아반은 30%로 지원하고 있다. 운영비 지원은 영아 1인당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 정원이 차지 않는 어린이집은 교사의 인건비 지급이 어렵다. 반면 유치원에서는 인건비는 교사에 대한 지원으로 교사에게 직접 비용이 지원되고 공립 유치원 교사일 경우 급여 100%가 지원되고 있다.경상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지역 어린이집 1천463곳(6천599학급)에 3만9천226명의 0~5세 영유아가, 유치원 677곳(1천818학급)에 2만9천194명의 3~5세 유아가 다닌다. 각 시설의 정규 교육 돌봄 시간과 보육료, 식비 등에 편차가 있다 보니 맞벌이 부부들은 저마다 출퇴근 시간과 소득 등 여건에 맞는 시설을 찾아 보내기에 바쁘다.도는 현재 지급하는 어린이집 처우 개선비(1인 월 최대 46만원)를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인건비 격차 해소 목적으로 확대하고 국공립 어린이집도 21곳까지 늘린다. 민간어린이집의 법인 전환, 국공립 및 민간어린이집에 회계정보시스템 도입도 할 예정이다.영유아 전문가들은 “진정한 유·보통합은 교사의 자격 기준 등 시스템의 일원화가 먼저이다. 또 지역적 특성에 따라 영유아의 교육 관점이 달라지는 점 등을 고려해 경북형 유·보통합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선정해 유보통합이 긍정적 효과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16

포항시, 여름철 집중호우 철저히 대비해야

포항시는 다가오는 여름철, 집중호우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포항지역에서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태풍으로 인해 시간당 101mm, 4시간 강수량 기준 354.5mm의 폭우가 내렸다. 짧은 시간에 뿌린 양은 기상청에서 4시간 기준으로 205.9mm만 비가 와도 500년 만의 양이라고 평가하는데 포항에서는 약 2배 수준으로 쏟아졌다. 폭우로 인해 근처의 냉천이 범람했고 흙탕물이 포항제철소를 덮쳤다. 이 영향으로 제철소의 핵심인 고로 3기도 멈췄다. 제철소의 모든 고로가 멈춘 것은 1973년 쇳물을 뽑아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6월 준공을 목표로 높이 2m의 차수벽 공사도 서두르고 있다.또 포항시 남구 오천읍 일대 신광천 및 냉천 일대는 많은 피해가 발생했던 곳인데 2012년에도 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근본적인 수해 예방 대책 및 관리가 필요했지만 정부의 정책 변화로 댐 건설이 안타깝게도 지연되었다. 2017년 3월에도 ‘항사댐 댐 희망지 신청’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협의회가 무산되었다. 올해 1월 수자원 공사에서는 포항시와 항사댐 건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냉천·신광천 유역 수자원의 합리적인 이용 개발관리를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해 태풍 및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상반기에 타당성 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댐 건설을 위한 후속 절차도 추진할 예정에 있다.항사댐 건설 사업은 총저수량 476만㎡로 높이 50m, 길이 140m의 홍수조절용 댐으로 건설된다.포항시민 이모(35·포항시 남구 오천읍)씨는 “오천은 항사댐이 필요하다. 매번 태풍 때마다 냉천 휩쓸려가는 거 보고 해야된다 생각하는데 홍수 때 뿐만 아니라 갈수록 가뭄도 심한데 수원 확보 때문이라도 필요하다. 지난해 오어사 상황을 보니 처참해서 할 말이 안 나오는데 댐이 없으면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될 것 같다. 아파트 건설보다 항사댐 건설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2022년 하수도 정비 중점 관리 지역으로 환경부의 평가를 거쳐 포항시의 상습 침수지역인 4곳이 선정되었는데 대송면, 송도동, 연일읍, 철강 공단, 구룡포읍 등은 빗물펌프장은 증설될 예정으로 기존 펌프장 배수 능력을 20~30년 빈도에서 50년 빈도로 상향해 대형 태풍 등 기상이변에 대비할 계획이다. 2024년부터 정비사업을 착공해 2028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에 있다.포항시민 장모(45·포항시 남구 오천읍)씨는 “최근에는 기후변화 때문에 국지성 호우와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해수면 온도가 높고 수증기도 많아진 상태여서 국지성 호우도 자주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여름철 우수기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숙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09

젊은 여성 떠나는 포항, 특단 대책 필요

포항의 젊은 여성들이 떠나고 있어 여성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도시인 포항은 경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구 50만이 무너진 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5년간 1만8천797명의 인구 유출이 있었는데 경북도 내에서 안동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수 관련 통계에서도 노령인구는 늘어나는데 전체 인구는 줄어 젊은 층 인구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포항은 남자 비율이 높은 도시로 20~30대 청년 여성의 인구가 많이 감소해 대책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남자 인구는 25만3천278명이며 여자 인구는 24만6천576명으로 여성인구의 감소세가 수치로 뚜렷하게 뒷받침하고 있다.포항시는 인구 50만명을 유지하기 위해 2021년도에 인구정책 기본 조례를 만들고 주소를 이전한 주민들에게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5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지만 끝내 인구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도시의 유출 인구는 사회 전반적인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일시적인 지원금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젊은 여성인구 유출은 공업도시가 갖는 공통점이자 일자리가 제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넘어가는 시대적 과도기에 겪는 문제점이기도 하다.대학생 A씨(22·포항시 남구 해도동)는 “요즘 인기가 많은 미디어 관련한 영상 제작을 공부하고 있다. 나와 비슷하게 방송인이나 언론인이 되고 싶은 친구들은 ‘큰물에서 놀고 싶다’, ‘포항은 너무 작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서을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주부 강모(36·포항시 남구 대이동)씨는 “제가 일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는 더 그렇다.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나 서비스직이 많아 단기간에 소모적으로 일하고 경력과 계약이 종료되어 지속성이 없는 일이 많다. 이런 일자리가 장기적으로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대도시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결혼 후 포항으로 온 친구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여성 친화도시로 재지정 되었는데 여성을 위한 정책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제조업에 머물러 있고 여성 정책은 주로 보육과 돌봄 제공에 머물러 있다. 이런 정책들은 청년 여성의 이탈을 막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청년 여성 인구의 감소는 인구 소멸과 직결되는 만큼 여성 일자리에 특화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인구 정책 전문가는 “좋은 일자리와 좋은 학교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 정주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인구가 중요하다.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09

의성 고운사의 불두화

절마다 하얀 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은 주먹만한 크기로 가지마다 복스럽고 탐스럽게 달렸다. 무거울 정도로 풍성하게 펴 빗물을 머금어서 가지가 휠 정도이다. 5월에 들며 자주 봄비가 내려 꽃을 피우려고 준비한 불두화에게 영양분을 넣어주는 듯하다. 처음 꽃을 피울 때는 연둣빛이다가 점점 하얀빛으로 변한다. 6월 꽃이 질 무렵엔 누런빛이 되어 떨어진다. 꽃을 오래 볼 수 있어서 좋다.의성 고운사 가까이 가면서부터 가로수가 하얀 불두화이다. 은행나무 가로수 그늘에 키 낮은 불두화가 앉아 잘 어울린다. 가로수 좌측에 최치원 문학관 건물이 있고 그곳에서 시 쓰기 행사가 있다고 플래카드가 걸렸다. 최치원의 호가 ‘고운’이다. 그러니 고운사가 최치원과 깊은 사연으로 엮여있을 것이다. 궁금해하며 다다른 주차장 둘레에도 빙 둘러 몽싯한 꽃들의 향연이다.차를 세우고 절까지 걷기로 한다. 걷기 명상을 하라고 그 옛날 최치원이 걸었던 흙길을 걸어 보라고 안내판이 걸렸다. 키다리 소나무와 아기단풍나무가 길 양옆으로 줄지어 서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덕분에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져 걷기에 더 좋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맨발로 걸으며 최치원의 향기를 느껴보아도 좋겠다.최치원은 12세에 당나라로 유학 갔을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지만, 6두품이라는 신분이라 신라에서 성골 진골과 겨루기는 힘들었을 터이니, 당나라에서 공부하기로 했을 것이다. 유학 6년 만에 당의 빈공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였다.귀국 직후 당에서 쓴 글을 모아 헌강왕에게 바쳤던 ‘계원필경(桂苑筆耕)’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개인 문집으로 꼽히며, ‘삼국사기’에 실려 있는 ‘난랑비서(鸞郎碑序)’는 신라 화랑도의 사상적 기반을 말해주는 자료로 주목받는다. 경주 최씨의 시조로 모셔지고 있다.신라 신문왕 원년(681년)에 의상조사가 창건한 사찰로 창건 당시는 고운사(高雲寺)라 하였으나 200여 년 뒤, 고운(孤雲) 최치원이 이곳에서 수도하면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지은 후 그의 호를 따서 고운사(孤雲寺)라 하였다.백당나무를 개량한 불두화가 연수전 앞에 만발했다. 꽃의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고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발하므로 불두화라고 부르고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무성화이므로 열매를 맺지 않아 그 의미로 절의 정원수로 많이 심다가 탐스런 꽃에 반해 요즘엔 집 정원에도 많이 눈에 뜨인다.꽃 모양이 수국과 비슷해서 많이들 수국이려니 한다. 잎의 모양으로 구분한다. 수국의 잎은 깻잎 모양이고 불두화는 세갈래로 나뉘었다. 한방에서는 팔선화라고 부른다. 잎과 꽃 뿌리는 약재로 쓰이며 상처를 치료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진통의 효능이 좋고 잘 놀라는 사람에게 처방한다. 잎과 꽃과 뿌리를 달여 마시도록 한다.남다른 능력을 지녔으면서 자기 뜻을 다 펼치지 못하고 은둔하며 여생을 보낸 최치원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불두화와 닮았다. 그래서인지 고운사 곳곳에 하얀 꽃 무더기들이 놓여 깊은 골짜기를 환하게 밝힌다.5월의 경북 의성은 고운사와 더불어 볼거리가 다양하다. 조문국 박물관 앞에 조성된 작약꽃밭에서 인생샷을 찍고, 사촌 전통마을의 가로숲에서 힐링도 하고, 빙계계곡에 가서 더위를 식혀봐도 좋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09

봉화 ‘효자각’서 효심을 되새기다

봄 햇살 가득한 들녘을 지나 많은 사연을 실어 나른 철길이 가로지르는 마을 봉화 법전면 엉고개길 아현. 철길 밑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네댓 가구가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 보인다. 속이 빈 느티나무 한그루, 그간 풍상이 오죽했으면 원목은 검게 삭았는데 봄과 함께 소생하여 금홍달의 효행을 후대에 전하려는 듯 안간힘을 다해 견디는 모습이 가상하다. 효자 금홍달이 부모 봉양을 위해 지은 애일당과 물고기를 기르던 연못 주변은 야생화와 철쭉의 도란거림, 바람 소리, 새 소리로 가득했다.봉화군 법전면 풍전2리 엉고개 아현마을, 효자 애일당 금홍달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1808년 순조 8년에 정려비가 내려진 마을이기도 하다. 돌담이 지형 따라 정자 삼면을 감싸고 정면 앞으로 커다란 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이 집의 연못, 연꽃과 돌 하나에도 부모를 모시는 애틋한 마음이 깃들어 있어 고운 향기로 다가온다. 금홍달은 본관이 봉화로 ‘망안가’와 ‘금씨수친곡’이 전해질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던 사람.부친상을 당했을 땐 몸이 쇠약해졌는데도 모친 봉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삼형제가 한 방에서 기거하며 좋은 날과 절기에 음식을 장만해 잔을 올렸으며, 어린애처럼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춰 부모를 기쁘게 했다.모친이 입맛을 잃을까 걱정해 연못을 만들고 물고기를 길러 날마다 구워 드렸고, 나이가 많아지고 병치레가 잦아 침상에 누워 있자 밤낮으로 음식 시중에 잠자리까지 살폈다고 전한다.이어진 철길 너머로 한적한 들녘. 양지 바른 산기슭에 넓게 잔디를 깔고 봄 햇살 한가득 안은 금홍달 효자각 안에는 ‘효자 금홍달 지각(孝子 琴弘達 之閣)’이라 적힌 비문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효’는 인간의 근본이며, 이어가야 할 정신이다. 정려각을 찾은 시간은 오늘을 사는 우리를 돌아보고, 또한, 나를 돌아본 귀한 시간이었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07

‘참봉’ 박효길 씨를 아시나요?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다. 아주 특이한 직업부터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직업군까지. 이번에 소개할 직업은 첫 번째 경우다. 매우 드물고 사극에서나 들어본 참봉. 5월 6일 이도임식을 끝으로 3년간의 참봉 생활을 마친 박효길 전참봉을 만나보았다. 올해는 참봉제도가 도입된 지 300년이 되는 해로 좀 더 특별함을 가진다. 홍살문을 지나 숭덕전에 들어서 시조인 박혁거세 왕의 65대손인 박효길 전참봉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래된 가구와 장식품들에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졌다. 시간이 흘러 낡긴 했지만 정성으로 다룬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파란색 의복을 갖춰 입은 채 마주한 전참봉의 얼굴에선 온화한 미소 속에서 숭덕전을 지키는 이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전 건강보험관리공단(경주-포항-울릉) 지사장을 지낸 그로부터 건네받은 명함에는 참봉 이전 삶을 보여주는 이력이 가득하다.그중 송정문중이란 글자가 보인다. 울산 송정은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가 태어난 곳이다. 송정 문중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함께한 의사의 사업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통 전참봉의 임기는 2년이지만 불가피한 사정에 의해 3년째 봉직 중이다.가장 먼저 한 질문은 어떻게 참봉이 되는 것인가였다. 참봉이 되기 위해서는 종친 사업에서 쌓아온 활동들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 활동들을 토대로 중앙의 상임위원회(신라오릉보전회)에서 토의를 통해 추대된다. 결정된 사항을 경상북도에 알리면 도지사의 임명장이 수여된다. 그리고 통상 2년의 임기 동안 숭덕전에 머무르며 생활하게 된다. 이를 수직봉심이라 하는데 이는 숭덕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2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한 곳에서 머무르며 지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남한 유일의 국전이라는 자긍심으로 지켜왔다.다음으로 일반인에게 생소한 참봉을 역임하게 된 이유를 질문했다.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조부였다. 조부께서 선대 전참봉을 역임하셨다. 그 영향으로 본인 또한 오랜 기간 동안 문중일과 신라오능본존회 경주직할본부 회장 등으로 참여하다보니 어느덧 242대 전참봉이 되었다.그렇다면 그곳에서의 일과는? 전참봉 개인의 일과는 새벽 5시 기상으로 시작된다. 날씨 변화에 상관없이 매일 새벽 5시 일어나 6시부터 능을 돌며 네 번의 절을 하며 살피는 것을 임기 동안 행한다. 절을 할 때 왕은 네 번, 부처는 세 번, 일반 조상은 두 번인데 이는 왕의 위치를 알려주는 대목이다.개인 일정 이외에 숭덕전 행사는 크게 춘분대제와 춘추대제가 있다. 이전에는 청명대제도 있었지만 춘분대제 이후 곧이어 이루어지는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다시 동원되기가 쉽지 않아 지금은 앞의 두 대제만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그리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이 되면 전날 10개의 각 능을 돌보는 10명의 능참봉들이 찾아와 추보원에서 머무른다. 다음날 새벽 3시가 되면 준비를 시작해 숭덕전에 가서 인사를 드린다. 이후 각각 능에 예를 올린 다음 파손된 부위나 변화가 없는지 등을 점검한다. 전참봉은 이들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인 셈이다.끝으로 숭덕전에서 3년의 시간을 보낸 소감을 청했다. 팔십이 넘은 나이에 이곳으로 와서 당시 건강했던 모습으로 다시 나갈 수 있는 것은 이곳에 계신 왕들과 조상들의 은덕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과거가 아닌 지금이라 밝힌 박 참봉. 그에게 숭덕전이 어떤 존재인가를 더 이상의 부연 설명 없이도 알 수 있게 하는 답변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기 마련인데 그의 소감은 이색적이며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07

바윗돌까지도 나라를 지키려는 독도를 다녀오다

경산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들은 민주와 평화통일에 대한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자 지난 1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독도와 울릉도를 방문했다.일행은 첫날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했고, 신라 지증왕 이래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독도 접안에 성공했다. 독도는 3대가 덕을 쌓아야 접안이 가능하다는 풍문이 있을 정도로 가보기 쉽지 않은 곳. 민주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자문위원들의 마음이 하늘에까지 닿았는지 바람 한 점 없는 맑은 독도를 만날 수 있었다.1년 365일 독도를 지키고 있는 독도수비대에 위문품을 전달하고 동도기지를 둘러본 뒤 준비해간 ‘독도는 우리 땅’ ‘역사를 팔아 미래를 살 수 없다’ 등의 깃발 아래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자문단 뿐 아니라 모든 방문객이 함께 부른 애국가가 독도 하늘을 수놓았다.안준욱 자문위원단장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는 못된 짓을 용서할 수 없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독도에서 울릉도까지 200리. 뱃길을 따라 울릉도로 향했다. 독도를 빼앗기면 울릉도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처럼, 울릉도와 독도는 한 몸이 분명하기에 우리에겐 너무나 소중한 곳이라 할 수 있다.도동항에 도착 후 주변을 둘러보던 중 ‘153독도 강치 커피’라고 쓰인 간판을 발견했다. 예사롭지 않은 이름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카페 구석구석에 독도를 사랑하는 상징물들이 전시돼 있었다.카페 이야기가 궁금해 이지향(57)씨에게 인터뷰를 청했다.“울릉도에서 태어났지만 지역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일본이 국정교과서에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했다는 말을 들고 정신을 차렸지요. 누구보다 먼저 내 자리에서 독도를 지킬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2022년 카페를 열어 독도 알리기를 시작했습니다.”상호를 ‘강치’라고 한 것도 독도 주변에 서식했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강치를 알리고자 지은 것이라고 했다. 디저트 빵의 이름도 ‘독도지킴이 빵’으로 지었다. 이씨의 흔들림 없이 고요한 얼굴에서 독도를 지키려는 마음이 단호하게 배어나왔다.하나를 내주면 두 개를 빼앗으려 한다했던가.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의 야욕이 아무리 클지라도 구석구석에 한국인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터다.연수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정병철 부회장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연수에 참여한 20여 명 자문위원들의 심금을 울렸다.“독도경비대에서 5년간 근무했어요. 만감이 교차합니다. AI에게 물어 보세요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말합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바위마다 흰 띠를 둘렀어요. 왜 그럴까요? 그건 바윗돌조차 우리 영토를 지키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란 증거입니다.”바다의 바윗돌조차 머리에 흰 띠를 두르고 결연하게 영토를 지켜내려는 것처럼, 더 이상 빼앗기지 않으려면 민주평화통일을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2박4일의 연수는 고단했지만, 마음 속에 숨겨져 있던 애국심을 다시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이 분명했다. /민향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07

무인 톨게이트, 교통 기능 없는 신용카드 결제 안돼

“무인 톨게이트에서 교통 기능이 없다고 익숙한 신용카드 결제가 안된다니 너무 불편하네요.”최근 고속도로에서도 인력 감축으로 인해 점점 무인화가 이루어지면서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 결제는 안된다며 무인 톨게이트 결제 시스템으로 인한 시민들이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현재 고속도로에서의 통행료 납부 방식은 현금 결제, 하이패스 기능을 갖춘 신용카드 결제, 전국 호환 규격의 교통카드 결제 방식으로 이 가운데 최소한 하나 이상의 방식으로 통행료를 지불할 수 있다.하지만 요금소에서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수는 없다. 결제 승인에 시간이 걸려 요금소 정체 문제가 생기므로 한국도로공사에서 결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후불 교통 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라면 가능한데 일반신용카드 결제 거부로 시민들이 훨씬 더 불편하고 결제 시에 당황스러운 장면을 갑자기 맞닥뜨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 많다.이유는 시민들 대부분이 차량을 소유하고 있어 신용카드에 교통카드 기능 추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 본부에 따르면 남김천, 남성주, 예천, 포항 등 여러 곳에 무인 톨게이트가 고속도로 입·출구에 설치되어 있다. 무인 톨게이트는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리성과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대부분이 무인 톨게이트로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문제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 결제가 계속 거부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한국도로공사 결제 시스템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결제 방식은 교통카드 방식과 달라서 실시간 승인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수납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 교통카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무인 톨게이트 경우 무인수납기 이용에 따른 교통 체증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직원을 호출할 수 있도록 인터폰이 설치되어 있다.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상주하는 직원이 화상통화를 통해 즉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종숙 시민기자

2023-05-02

풍경 속으로 소풍을 가다

봄소풍 가기 좋은 날의 연속이다. 가까이 사는 친구가 딸의 현장체험학습 가는 날이라 도시락을 쌌다며 우리도 소풍을 가자고 연락이 왔다. 봄 경치 좋은 곳이 어딜까요 한다. 새순이 아직은 녹음으로 변하기 전의 연둣빛이 가득한 독락당이 떠올랐다. 포항에서 가까워 포항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은 경주인 안강, 안강읍에는 유명한 문화유산이 두 곳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역사 마을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과 2019년 7월 전국의 9곳 서원이 묶여 ‘한국의 서원’으로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경주 옥산서원이다. 두 곳 중에 조용한 곳으로 가서 도시락을 펼치려고 정한 곳이 옥산서원이다. 옥산서원은 양동마을에서 11km 떨어진 멀지 않은 거리에 서로 이웃하고 있다.옥산서원이 자리한 옥산 2리 마을에는 서원을 비롯해 독락당,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등 소중한 문화유적이 함께 있다. 2019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며 농민들을 격려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옥산서원에서 다리 건너에 자리한 독락당 주차장에 차를 들이니 키 큰 이팝꽃이 자계천을 따라 하얗게 피었다. 계곡을 향해 늘어뜨린 가지에 하얀 쌀밥같은 꽃잎이 고슬고슬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꽃잎이 물 위에 떨어진다. 이 또한 아름다운 한 컷의 풍경이다. 늘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양동마을과 달리 이곳은 언제 와도 고즈넉한 분위기이다.옥산서원에서 독락당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으로 가는 숲길이 가지런하다. 지난해 4월에 조성된 명품 둘레길이다. 개울을 따라 거슬러 오르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산책을 즐기며 거닐기 좋게 야자수 매트와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옥산 2리 마을회관을 출발하여 옥산서원 · 세심대 · 관어대 - 징심대 -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 옥산서원 하마비 · 옥산서원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로 총연장 3.6km이며, 관람 시간 포함하여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길이니 편한 신발을 신고 걷길 추천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이언적 선생이 이름 붙인 옥산 1곡부터 9곡이 계곡을 따라 펼쳐진다.그중 5곡이 점심 도시락을 펼치기에 명당이다. 앞에는 계정이 놓였고 계정을 휘감아 돌아가며 졸졸 물소리를 들려주는 냇물이 봄빛을 잔뜩 비춰 물빛도 연둣빛이다. 참나무 숲에 봄바람이 소소하게 지나고 산새 소리가 포로롱 한 줄 시를 적는다. 인적이 드물어 그 모든 경치가 우리만의 것이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이젠 경치 구경이 더 좋은 계정에 올라 보기로 했다. 5곡에서 내려 독락당 마당에 들어섰다. 제일 먼저 독락당의 백미인 살창을 보아야 한다. 대청에 올라 계곡 쪽으로 난 문을 열면 담장이 보인다. 담장 때문에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 할까 봐 이언적 선생이 담장에 살창을 내어놨다. 이 살창을 통해 계곡의 풍경을 독락당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언적의 재치가 무릎을 치게 한다.감탄하며 사랑채 뒤에 있는 정자로 발길을 옮겼다. 좁은 문 사이로 마당에 모란이 붉게 펴 있다. 가까이 가기도 전에 모란 향이 우리를 맞이한다. 계정 마루에 신발을 벗고 올라 내려다보는 계곡의 풍광도 한 폭의 풍경화를 보듯 수려하다. 독락당은 이름 그대로 홀로 사색하고 즐기며,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 조용히 앉아 차 한 잔을 나눴다. 건너편 5곡에 누군가 계정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있다. 그 자체로 그림이다.조용한 경주를 즐기고 싶다면 안강의 독락당을 방문해 보길 바란다. 이 아름다운 곳이 입장료 무료이며 해설사도 상주하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5월 봄소풍 장소로 강추 한다./김순희 시민기자

2023-05-02

‘포항사랑상품권’ 사용처 줄어 불편

지역(포항)사랑 상품권 사용처가 이번 달부터 연 매출 30억 이상 가맹점은 제외되면서 지역(포항)사랑 상품권을 사용하는 시민들에게도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지역사랑 상품권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역 내에서만 통용되는 유가 정권의 일종으로 정부가 상품권을 구매한 주민에게 10%의 소비보조금을 주는 구조여서 인기가 무척 뜨겁다.포항사랑 상품권도 지류형과 카드형, 모바일 등으로 발행되고 있는데 금액으로는 2017년 1월 처음 발행부터 지난해까지 총 1조6420억원으로 기초자치단체 중 전국 최대 규모다.올해도 카드와 지류 등을 합해 발행액이 3천420억원 예상되며 현재 약 2만1천 개 가맹점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하지만 행정안전부가 개정한 ‘2023년 지역사랑 상품권 지침’을 살펴보면 먼저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를 실질적인 소상공인 중심으로 재편하도록 개정안을 수립했다.이는 그동안 법률상으로 중소기업인 경우에도 지역(포항)사랑 상품권 가맹점 등록이 가능해 대형병원과 대형마트 등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곳에서도 사용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지역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었던 하나로 마트, 대형 식자재·농수산물 도매점 등에서는 쓸 수 없게 된 것이다.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5월부터 ‘연 매출 30억 이하’인 경우에만 가맹점 등록을 허용하고 각 지자체별 여건에 따라 소상공인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 업종도 함께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지역사랑상품권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한정된 재원을 소상공인 지원에 집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지원도 축소해 기존의 10%로 할인율로 구매할 수 있었던 포항사랑상품권도 현재는 7%의 할인율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구체적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여 재난이나 피해지원 등 꼭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고 상향을 허용하도록 했다.포항시민 A(48·포항시 남구 연일읍)씨는 “포항사랑 상품권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품권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상품권이 할인율이 줄어들긴 했지만 10% 할인에 나서면 오픈런을 연상시키듯 아침부터 농협이나 금융기관 앞에서 있는 긴 줄을 보는 건 어렵지 않다. 그리고 판매개시 후 2~3일이면 금융기관에서는 대부분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서도 재래시장 상인들은 포항사랑 상품권 덕분에 얼굴을 펼 수 있었다. 지역사랑 상품권이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이 자주 이용하는 하나로 마트나 농자재를 구입할 때 쓸 수 있었던 상품권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면 불편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포항사랑상품권을 담당하는 포항시 관계자는 “아직은 하나로 마트나 농자재구입과 관련해서 포항사랑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된 것은 없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지침대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포항사랑 상품권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나로 마트 측과도 계속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3-05-02

봄의 끝자락, 대운암 찾아 마음의 짐 내려놓길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 경북 청도군과 경남 밀양시의 경계 지점을 지날 때마다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곳이 있다. 오례산 꼭대기에 홀로 서있는 암자 대운암(大雲庵)이 바로 그곳. 최근 오래도록 간직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높은 곳에 위치한 만큼 초입부터 경사도가 있는 외길. 그러나 도로는 잘 정돈돼 있고 마주치는 차량을 비켜 설 수 있도록 군데군데 공터를 만들어둬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대운암은 1868년 부암선사가 범굴에서 좌선수도 하던 중 현몽을 꾸고 창건했다고 한다. 주법당인 관음전은 2000년에 새로 지은 정면3칸·측면2칸 건물로 내부에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309호인 ‘청도 대운암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이 있다.도착하니 맑은 바람과 따뜻한 햇살 속에 그윽한 눈빛으로 산 아래를 바라보던 다영이(사찰에 살고 있는 개)가 인기척을 느끼고 다가와 종각 쪽으로 나를 안내한다. 종각에서 바라보니 청도천과 밀양강이 굽이쳐 흐르는 근사한 절경이다. 관음전에서 만난 대운사 주지스님은 차를 내주며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다.“이곳은 기운과 전망이 좋아 가슴이 시원해지는 도량입니다. 옛날엔 ‘임금절’이라고 불리기도 했지요 이 지역을 다스리던 임금이 대운암이 있는 오례산에서 제사를 지냈다는데 그것은 이곳이 명당 중에 명당이란 의미라고 봅니다.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아 마음의 짐들이 많은데 오셔서 힐링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주지스님은 강아지를 가리키며 “종일 저렇게 도를 닦는지 미동도 않고 앉아 있는 모습이 수행정진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리 절과 인연 닿아 오시는 모든 분들이 맑고 자비로운 기운으로 모두 여여(與與)해지길 합장합니다”라고 덧붙였다.잘 있으라는 인사를 건네도 지그시 산 아래만 바라보는 강아지 다영이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내려오다가 유천마을 근대거리를 만나는 뜻밖의 행운을 누렸다.청도읍 내호리엔 1970~80년대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약방, 다방, 구멍가게, 극장 등 다양한 근대건물이 자리했다. 거기서 추억의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다양한 벽화도 그려져 있다.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좋을 듯했다. 무엇보다 1912년에 시조시인 이호우와 누이 이영도가 태어난 생가를 볼 수 있어 너무 반가웠다. 옛집은 굳게 잠겨 있어 인기척은 없었지만 뜨락 어디선가 시인이 시를 읊으며 반겨줄 것만 같았다.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뉘 집을 들어서면 반겨 아니 맞으리…시인의 뜨락엔 감나무의 초록 잎이 대운암 다영이의 모습처럼 무심히 피어나고 있었다. 다시 이곳을 방문하는 날에는 스님 이야기처럼 느릿한 시계를 돌리며 여여한 모습으로 청도에서 생산되는 동곡막걸리 따르고 그 잔에 그리움도 띄워보리라 생각했다./민향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30

‘달고나’를 보며 떠올린 어린 시절

얼마 전부터 ‘오징어 게임’이라는 영화 때문에 달고나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아이가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외국 배우들이 달고나를 직접 만드는 영상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경북에서는 ‘달고나’를 ‘뽑기’라고도 부르는데, 지방마다 부르는 단어가 조금씩 차이가 있는 듯하다. 70년대 필자가 어린 시절 연탄불에 위에서 국자에 설탕을 넣고 만들어서 ‘국자’라고 부르기도 하였다.부풀어진 반죽에 하트나 비행기 같은 모양틀을 이용하여 찍은 후 시침핀을 이용해서 틀 모양대로 분리해내면 한 개 더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런 달고나는 설탕을 가열해서 베이킹소다를 넣어 만드는 한국의 사탕으로 저렴한 간식이었다.설탕을 녹일 때 불 조절을 잘못하면 탄 맛이 나거나 시커멓게 변해버린다. 흔히 볼 수 있는 달고나에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고체 설탕을 녹여 액체로 만드는 상태 변화와 베이킹소다라고 불리는 탄산수소나트륨의 열분해 반응이다. 탄산수소나트륨이 열분해 반응을 하게 되면 이산화탄소 기체가 발생하여 부풀게 되는 것이다.요즘은 인터넷에서 달고나 세트를 구매할 수 있어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아이가 달고나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잠시 추억 속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나이가 든 탓인지 이내 단내에 질려버리기도 한다.과거에는 문구점이나 골목길 어귀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관광지에서 직접 만들어서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완제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이런 달고나는 빵이나 커피, 아이스크림에 응용이 되면서 언제든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의 피곤함을 달달함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사공은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30

5월, 권정생의 동화나라로 가볼까요?

안동시 일직면 조탑마을 빌뱅이 언덕 위 권정생 선생의 집에 연일 추모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담담하게 놓여있는 댓돌 위 고무신 한 켤레. 제비꽃 빛깔의 고무신 옆에는 누군가 놓고 간 꽃 한 송이가 화병 대신 장화 속에서 슬프게 고개 내밀고 있었다. 2007년 5월 17일은 ‘다시 태어나 스물다섯 먹은 건강한 사내가 된다면, 스물셋 먹은 여자와 연애도 하고 싶다’며 평범한 삶을 꿈꾸었던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아주 긴 잠에 드신 날이다.신경림 시인이 쓴 옛 편지에 ‘조그마한 풀꽃들을 향해 소리죽여 울고 있는’ 권정생 선생의 생전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아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불쌍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것에 한없는 애정을 쏟으신 선생의 풀꽃처럼 거짓 없는 생애에 경의를 표한다.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 선생은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해방 이듬해 귀국했으나 식구가 흩어지면서 부산에서 재봉틀 상회 점원으로 일했다. 19세에 늑막염과 폐결핵을 앓은 뒤 방광, 신장결핵까지 겹쳐 평생 전신결핵으로 고생하셨다.동생과 가족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떠돌이 방랑생활을 하다가 병이 더욱 심해져 귀향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안동에 홀로 남아 일직교회 종지기로 일한다.1969년 동화 ‘강아지똥’으로 월간 기독교 교육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 지은 책으로 ‘몽실언니’ ‘점득이네’ ‘강아지똥’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등을 남겼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힌 선생의 유언을 받들어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설립되고 일직면 망호리, 일직남부초등학교가 폐교된 자리에 권정생동화나라를 개관하기에 이른다.권정생동화나라에는 선생의 저서를 비롯 유언장, 책상 등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 실내놀이방과 도서관, 강아지똥과 엄마 까투리, 몽실언니 조형물이 설치된 마당에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고 현관 입구에는 선생과 강아지 뺑덕이 입간판이 세워져 정감을 더한다.세상 모든 강아지똥이 민들레로 거듭나는 찬란한 세상을 꿈꾸며, 지구촌 어디선가 아직도 전쟁이 일어나는 세상을 너무나 슬퍼하셨을 선생이 생각나게 하는 5월이 왔다.권정생동화나라의 푸른 잔디를 밟으며 잠시 쉬어가도 좋을 계절이다. 더불어 조탑마을 선생의 생가에 들러 선생의 체취를 느끼고 가도 좋을 것이다.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30

“선거제 개편, 지역 대표성 강화해야”

내년 22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을 두고 논의가 뜨겁다. 경북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집중과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지역소멸로 말미암은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고 풀뿌리 현장 목소리를 담는 선거제도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의의 정당인 국회 의석수는 인구수에 따라 정해진다. 이 때문에 인구 감소가 날로 심화하는 지역, 특히 비수도권 농어촌 국회의원 의석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국적으로 3~4개의 시군을 하나로 묶은 지역은 전국에서 11곳이나 되고 내년에 치러질 22대 총선에서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경북에서는 인구 감소와 인구수 2만3천307명인 군위군이 7월 1일 대구시 편입 등으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조정이 예고된 가운데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배려를 위한 중앙 정치권의 선거제 개편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지난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인구기준일인 올해 1월 31일 자 경북의 지역선거구 13개 가운데 인구 범위 하한 인구수에 미달한 곳은 1곳(군위·청송·의성·영덕)이다. 군위·청송·의성·영덕 인구수 총합은 13만2천297명으로 하한 인구수 13만5천 521명보다 3천224명이나 적다. 경북 정치권에서 영주·봉화·영양·울진에서 울진을 분리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시·군 간의 조정을 통해 하한 인구수를 넘겨 지역선거구를 유지해야 해야 하는데 경북지역 총선에도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지역에서는 인구수의 감소로 시·군의 묶은 지역이 늘어나 의석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의석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내년 2대 총선 선거구를 확정하면 사상 처음 수도권 지역구 의석이 전체 지역구 의석의 절반을 넘게 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역구 의석이 비례 의석수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면 이들이 수도권 이익만 대변하게 돼 망국적 중앙집중 현상을 더욱 심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더욱 공고해 질 수밖에 없다. 각 당이 내놓은 도농복합 선거구제, 권역별·병립형 등 수도권 의석수를 과다 배분하지 않도록 유연한 선거제도 개편을 폭넓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국회 정개특위는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보장하고 거대선거구 출현을 막기 위해 일정 면적 이상에 대해서는 인구범위의 특례기준을 마련한다”고 했다. 지역의 한 정치 관계자는 “인구수에 기대 지역선거구를 나누면 생활권과 무관한 게리맨더링(자기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변경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선거제 개편 논의를 할 때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있고 그 지역의 대표성이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25

선덕여왕둘레길

경주는 역사가 살아있는 동네다. 결혼해 경주에 와서 살게 된 지인이 제일 좋았던 것 중 하나가 학교 이름만 봐도 경주스럽다는 것이다. 계림고, 신라고, 서라벌대, 화랑초, 불국사초, 누가 들어도 경주다운 이름이라 좋았다고 했다. 그중에 특히 선덕이란 이름이 곳곳에 많이 붙었다. 선덕여고, 선덕여왕둘레길처럼.선덕여왕둘레길은 경주시가 정한 10개 둘레길 가운데 하나다. 명활성에서 시작해 진평왕릉을 거쳐 선덕여왕릉으로 향하는 6.1㎞ 길이다. 황복사지삼층석탑과 왕릉을 낀 코스로 신라 천년을 발로 걷는 느낌이다. 구간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곳, 마지막은 너른 논밭을 너머 경주의 가장 큰 매력인 능선을 전망할 수 있어 계절을 감상하기에 딱이다.이 길은 특히 봄에 좋다. 시작 부근이 벚꽃이 이젠 끝인가 싶게 겹벚꽃이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산책길이라서다. 조용히 거닐며 사색하고 싶을 때도 찾아갈 만하다. 교토의 철학자의 길에 비유하는 이유가 길이 물과 함께 흐르기 때문이다. 경주 월성동 보문 숲머리 마을에 있다. 이 길은 ‘숲머리둑방길’이다가 최근 경주시에서 ‘선덕여왕둘레길’로 명명됐다. 조용한 산책로를 따라 날아오르기 직전인 민들레, 곧 피어날 찔레꽃이며 오동나무 등이 농수로 주변에 서식하며 500여 그루 벚나무와 겹벚꽃이 산책러의 곁을 채워주는 곳이다.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절정일 것이다. 경주시는 2018년 10월 숲머리마을 주 신라 제26대 국왕 진평왕 김백정의 능이다. 사적 제180호로 지정되었다. 밑 둘레 약 10m, 높이 약 7m의 원형 토분으로 장식 없이 소박한 모습이다.겉모습은 소박하지만, 유홍준 교수는 진평왕릉을 두고 ‘꼭 보아야 할 경주의 보물 세 가지 중 하나’라고 평했다. 다른 왕릉이 무인상, 문인상, 돌사자, 호석과 돌난간, 능을 감싸는 도래솔 등 화려한 장식을 가졌다면, 진평왕릉은 아담한 숲을 갖고 있다. 구불구불 자란 왕버드나무 아래 벤치가 놓였다. 한참 걸어온 방문객들이 저절로 앉아보게 한다. 4월, 지금이 진평왕릉의 색이 좋을 때다. 무엇보다 방문객이 적어 주차장도 한가해 언제 가도 평안하다. 가족과 나들이할 장소로 추천한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25

포항시 사회복지정책,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 해야

사회가 저출산·고령화가 되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회복지가 중요해졌다. 포항시에서도 여러 가지 사회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사회복지가 조금 더 시민들 가까이서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먼저 포항시의 사회복지 정책을 살펴보면 이렇다.첫째,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 연계로 세대별 공감복지 구현이다. 포항시 출생아 수가 매년 200명 감소하고 있어 어린이집도 2020년 말 377개소에서 2022년 말에는 294개소로 줄어들었다. 이를 위해 정규 운영 시간 이후에도 일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시간제 긴급보육서비스(6개월~만 5세)’를 제공하고 있고 올해 1개소를 추가 설치해 부모의 양육 부담과 보육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구도심 공동화로 인한 학생 수 감소를 겪고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사업’도 실시하고 있으며 2018년에 문을 연 ‘포항시 진로진학지원센터’는 대학입시를 지원하며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경력 단절된 여성들을 위해 여성시간선택제일자리 ‘아이행복도우미’사업은 여성 일자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3개 시군에 확산시켰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서비스로 직장맘SOS사업이 있다. 또 가족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족행복센터, 통합보훈회관 건립 및 보훈영예수당 인상도 실시하고 있다.둘째, 저출생·초고령화 사회 대응과 지속 가능한 공존복지 실현이다.미혼남녀를 위한 커플매칭, 난임부부 지원을 통한 저출산 극복, ‘온종일 돌봄’을 지향하는 다 함께 돌봄 센터는 2019년 도내 최초 1호 점을 설치한 이래, 지금까지 3호점을 개설했고 올해는 7호 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응급안전안심서비스까지 촘촘한 사회안전망과 공동돌봄체계를 강화하고 있다.셋째, 사회적 약자·취약계층 등 모든 시민을 포용하는 사회안전망 강화다. 아픈 근로자도 소득 걱정 없이 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병수당을 전국 최초로 시범으로 시행하고 있다. 1단계 성과와 보완사항을 반영해 올해는 노동취약계층의 소득과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 저소득층 발굴을 강화하고 자활사업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며 저소득층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청년내일계좌를 마련하고 있다.포항시가 나아가고자 하는 사회복지는 모든 세대가 다 함께 누리는 나눔과 공존의 복지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읍면동의 주민들이 주도하는 주민 중심의 마을 복지가 되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으로 마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마을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이루어져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안전망으로써 사회복지가 될 수 있다./서종숙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25

재밌고도 맛있는 ‘황촌 체험기’

지난 화요일, 천둥 번개가 소란스럽던 날 경주시 양정로 황촌을 방문했다. 실내엔 헨젤과 그레텔의 배경이 된 검은 숲에서 찾아온 두 명의 청년 파비앙과 필립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독일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두 사람은 한국어가 능숙했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바깥 날씨와는 상관없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도시재생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황촌에서는 매주 같은 요일별로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행복황촌 블로그(m.blog.naver.com/happyhwangchon)에 프로그램 공고가 올라오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이메일 혹은 방문 접수로 선착순이다. 필자가 방문한 화요일은 ‘행복황촌 다문화 교류 프로그램-세계 음식문화 나눔파티’가 운영되는 날이었다. 경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과 각자의 나라에 대해 이해하고 소통하는 문화교류를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시작은 독일과 이웃한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관계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출발했다. 인접한 국가들로 역사적 관계부터 현재의 상황까지 쉽게 풀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경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집은 독일인데 스위스로 출퇴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면이 바다인 한국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부분이다.오스트리아, 스위스의 유명인들을 소개하면서 퀴즈 시간도 가졌는데 참여자들의 해박한 지식은 놀라울 정도였다. 그 중 단연코 인기는 음식 소개 순서. 우리에겐 돈가스로 익숙한 오스트리아의 슈니첼. 이날 준비된 메뉴이기도 했다. 슈니첼은 감자 샐러드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은데 유럽에는 감자 종류가 다양하다고 한다. 마치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 쌀 종류가 다양한 것처럼 말이다.감자 샐러드에 식초가 들어가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사람의 이름에서 딴 초코케이크인 ‘자허토르테’, 그리고 아펠 슈트루델에 이어 스위스의 치즈, 초콜렛, 아클렛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되었다. 두 청년이 설명을 마치고 요리 준비에 들어간 사이 참여자들을 긴장과 몰입으로 몰아갔던 블록 쌓기가 시작되었다.오스트리아의 친환경 레고인 바이오블로는 밀, 톱밥, 재사용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졌는데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으며 자연적으로 썩는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안정적으로 쌓기 쉬운 10그램에 맞추기 위해 48개의 벌집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다. 끼우는 부분이 없으며 오롯이 쌓아 올리기만 해서 만드는 블록이기 때문에 순간의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다.마치 도미노 게임을 연상케 했다. 이 날은 경주를 상징하는 다보탑을 만들기로 했다. 웃음으로 시작된 블록쌓기는 층이 오라 갈수록 실내는 엄숙함 마저 맴돌았다. 겨우 탑이 완성되었을 무렵 혹시나 놓칠까 다들 기록용 사진부터 남기기 바빴다.분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오늘의 소개 음식인 슈니첼과 감자 샐러드였다. 두 청년은 감자 샐러드 만드는 방법과 한국 내에서 대체 구입 가능한 식재료를 소개했다. 그 쪽 음식은 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담백한 맛의 감자 샐러드는 리필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였다. 이어 일본식 돈가스보다는 한국의 경양식 돈가스를 닮은 원조 음식 슈니첼에 대한 요리 설명과 시식이 이어졌다. 망치로 얇게 고기를 두르려야 한다는 슈니첼은 얇고 바싹한 게 맛이 일품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리필을 요청했다.웃고 즐기느라 준비된 1시간 30분을 조금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체험은 종료되었다. 따로 소개 시간은 없었으나 블록 쌓기와 음식을 나누다 보니 옆 사람과도 이미 알던 지인처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 덕에 혼자 참여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체험이었다. 경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재밌고 맛있는 황촌을 찾아보시길 추천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23

숨어있는 봉화의 부족국가 흔적을 찾아

봉화엔 조선시대 정자와 고택들이 즐비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자를 보유한 봉화엔 조선의 선비문화뿐만 아니라 삼한시대 부족국가가 형성되던 시기의 소라국, 그리고 구리왕의 흔적과 성터가 남아 있다.태백산 구룡산, 문수산 등 고산에서 발원한 물길 운곡천을 따라 부족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가본다.첩첩산중 두메산골에 고대 부족국가의 흔적이 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춘양면 도심리 황터마을 일대로 고산준령이 에워싼 가운데 구리왕이 살았다는 황터마을은 낮은 산기슭 북쪽 숲을 등지고 터를 잡았다. 마을 앞 운곡천이 흐르는 주변으로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으니, 국가를 세울 입지 조건에 적합해 보인다.황터마을은 구리왕이 나라를 세우고 살았던 곳이라 하여 황터라 부르게 되었으며, 1980년대까지 마을 숲에 당집이 있었고, 구리왕의 위패와 구리왕의 기록이 있는 문서, 높이 15cm 길이 20cm의 구리로 만든 말 두 마리가 함께 보존돼 있었다.매년 음력 대보름이면 마을에서 나는 곡식으로 5일간 근신한 제관들이 제사를 지내왔었는데, 구리로 만든 말 두 마리는 분실되었고, 위패와 기록문은 새마을운동의 목적으로 당집을 불태워 소실됐다.그후 황터 주민들이 새로 성황당을 짓고 ‘구리왕위비묘기성황위’ 위패를 모셔 옛 유적을 보존하고 있다. 황터마을 입구 우측 소라리로 넘어가는 재 이름은 성재다. 부족 국가시절에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재에서 가까운 운곡천의 강돌을 운반해 성을 쌓았다고 전해진다.현재는 약 60m 정도의 성 형체가 남아 있으며 일명 장고개라고 하는데 장수가 태어날 장소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침을 뱉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마을 입구에는 부족국가 시대 형태의 고분이 남아 있다. 이 고분은 1970년대에 도굴꾼에 의해 그릇, 숟가락 등이 도굴됐고 두께 50cm 1평 정도의 넓은 바위가 덮고 있다.소라국의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있는데 “구령왕국이 군사 30명을 동원해 소라국을 토벌하다”라는 기록이 전한다. 구령국은 서벽2리 금정골 안 고직령 밑에 있었다고 하며, 소라국은 소라리라는 동명으로 미루어 볼 때, 소라리 아니면 황터에 부족국가가 있어 두 나라가 싸운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된다.황터를 지나는 운곡천 물길은 도심 애당을 거쳐 춘양면 소재지 소로리로 흐르는데 이곳에서도 부족국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지명도 소라국에서 유래한 듯한 소로리로 소라리와 비슷한 지명이다.본소로리의 동쪽 산에는 성터가 남아 있으며 칠성이 표시된 고인돌 2기가 있는데 1기는 마을 안쪽에, 1기는 본소로리로 들어가는 다리 옆 둑길 밑 밭에 있다. 그리고 소로리 동쪽 독산에는 자연석으로 쌓은 무덤으로 바윗돌 3개가 덮인 고분이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되고 있다.정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조성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형태나 역사적 정황을 근거로 삼한시대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작지와 새롭게 들어선 시설 등으로 유물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니, 조사와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23

아이들 환한 웃음 만날 수 있는 삼성현 역사공원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은 경산시 남산면 인흥리에 있는 복합문화공원이다. 원효·설총·일연 등 세 성현의 역사·문화적 업적과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는 한편, 도시 생활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2015년 개장한 이 공원은 7천 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원단지로 무궁화동산, 허브동산, 꽃무릇동산으로 나눠져 있다.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속적인 개발에 힘쓰고 있고 792㎡ 면적의 사계절 레일 썰매장도 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관’도 인상적이다. 이미 아동, 청소년, 장애인, 가족들의 힐링 장소로 자리매김했고, 경산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알려진 명품 랜드마크 중 하나다.특히 미취학 아동과 가족 단위의 방문객에게 인기가 많다. 영유아들을 위한 편백놀이터와 원효의 이야기나라, 설총의 글자나라, 일연의 책나라와 같은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어서다.필자가 찾은 날도 실외 놀이터엔 다양한 종류의 꽃이 활짝 피어있었고, 이야기정원, 미로원, 유아숲체험원, 중앙광장 등엔 소풍 나온 아이들이 가득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분홍색 꽃들 사이로 울려퍼졌다.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은 다양한 문화행사도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유아 및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삼성현 백일장과 미술대회’를 연다. ‘다함께 즐거운 문화예술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정기적으로 체험형 문화공연도 진행 중이다.가정의 달 5월 나들이를 안전하고 빛나게 해줄 장소로 이 공원을 추천하며,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의 우수성과 진면목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안전한 공간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처럼 공원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23

‘아이러브 안동’ 봄날의 빛나는 풍경

곡우가 코앞이다. 건조한 날씨에 전국에서 산불이 일고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 계속되더니 드디어 봄비가 왔다. 과연 곡우는 봄비가 내려 온갖 곡식이 윤택해지는 계절을 알리는 절기가 아니던가.흩뿌리는 반가운 비 소식에 오랜 친구와 밤 나들이를 했다. 안동시내에 인접한 안동댐은 안동관광의 상징이자 안동시민의 휴식처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공간이다. 안동댐 월영공원은 2007년 안동물문화관 개관과 함께 조성되어 바닥분수와 정자, 산책로, 수변데크로 이루어져 있고 근처 월영교와 ‘원이엄마 테마길’은 유명한 관광지다.언제부터였을까, 월영공원 바닥분수에 ‘I LOVE ANDONG’이란 로고가 생겼다. 각 지자체 어느 관광지마다 하나씩은 있는, 흔한 디자인의 흔한 아이디어라고 코웃음 치며 지나가길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 좋은 날, 비 내리는 봄밤, 오랜 친구와 거닌 ‘아이 러브 안동’은 흔하디흔한 도시가 아니고 뻔하디 뻔한 고장이 아니었다.마음만 먹으면 10분 거리의 이곳으로 달려와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거닐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한 시간 거리의 영덕 바다를 보고 올 수 있고, 묵계서원의 홍매도 도산서원의 매화도 병산서원의 배롱도 계절마다 볼 수 있는 곳. 가장 보수적인 도시지만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장. 모르는 사람의 오지랖이 부담스럽지만 매의 눈을 하고 암묵적으로 우리의 안전을 지켜보는 어르신들, 버스에 어르신들이 올라타면 으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아이들이 있는 도시. 이 도시를 사랑하는 봄밤이다. 아이 러브 안동.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16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보게 된다. 미세먼지는 주로 공장이나 자동차 등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황산, 질산염과 같은 유해 물질이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지름이 10㎛보다 작은 먼지를 말한다. 머리카락이 50~70㎛ 정도인 것에 비해 크기가 엄청 작아 코의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폐로 바로 유입된다.미세먼지가 폐포에 흡착되면 폐포를 손상시켜 큰 질병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중국의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지난 14일부터 황사가 유입됐다. 남고북저의 기압배치로 북서풍의 영향을 받아 황사가 유입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 것.15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황사와 미세먼지 유입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황사 발원지가 최근 강수량이 적어 땅이 건조한 상태여서 올해 자주 황사가 발생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미세먼지 농도를 하루 4회 예보하고 있으니, 일상생활 시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요즘 같은 날에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필자는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마스크 착용이 답답하긴 하지만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편이다.그 외에도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고, 창문은 닫아두는 것이 좋다. 최근 강릉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가 컸고, 경북지역 곳곳에도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을 피하기 위해 가방을 꾸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미세먼지가 걷히고 메마른 땅이 촉촉해지도록 많은 단비가 내려주길 기원한다. /사공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16

한·미 청소년 교류…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 넘어 ‘웃음꽃’

최근 대구청소년단체 협의회 주최로 ‘제1회 2023 한국 미국 청소년 국제교류’가 열렸다.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린다 티베쉬를 비롯한 지도자들과 뉴욕 LA 미즐러 3개 지역에서 각 8명씩 24명이 청소년대사가 돼 1박2일간 대구경북지역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미국 학생들은 참석 자격을 얻기 위해 300명이 넘는 신청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했고, 6개월 동안 우리나라에 대한 사전 교육과정도 거쳤다.우리 청소년 참가자들은 대구경북지역 청소년들로 7개 학교에서 추천받은 24명으로 구성됐다.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홍준표 시장과 관계자들의 관심과 후원,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했던 청소년단체협의회(회장 배성원)의 노력이 만들어낸 뜻 깊은 행사 현장을 취재했다.우리측 학생 중 막내인 경산 평산초등학교 구경민 학생은 교류회에 참석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미국에 사는 언니, 오빠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어요. 학원에서 영어를 배웠는데 외국인과의 대화는 처음이라 걱정이 되고 떨리기도 하지만 빨리 만나고 싶어요.”잠시 뒤 미국 학생들이 행사장에 도착해 대면식이 끝나자 바로 대구시 브랜드로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땅땅치킨 체험장’을 찾아 한국음식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한국과 미국 청소년들은 급속도로 친해졌고, 치킨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이랜드로 장소를 옮겼을 때는 어느새 파트너를 정해 놀이기구를 즐겼다. 어둠이 내려앉자 대구 야경투어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둘째 날은 신라 천년고도 경주를 향했다. 신라 문화의 우수성을 살펴본 뒤 왕관 만들기 체험이 시작됐다. 프로그램 진행 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지구온난화에 맞춰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환경정화 캠페인’도 펼쳤다.언어의 장벽이 무너진 자리에 가족 같은 청소년들의 우정이 자리 잡았다. 신라의 문화와 그 문화를 이어받은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알리고 배웠으며 공예체험으로 신라시대 왕관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나만의 왕관을 완성시킨 후 각자 왕관을 쓰자 48명의 여왕과 왕이 탄생한 듯 눈부셨다.쏜살같이 지나간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며 LA에서 온 Jenny Tran은 “한국 친구들을 만나 기쁩니다. 이번 체험은 인상적이고 신났습니다.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함께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세 명의 새로운 친구를 사귄 것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계성고 2학년 김동주 학생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국 친구들과 대화하고 교제하면서 글로벌사회에 필요한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영어는 자신감’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간단한 평가의 시간을 가진 뒤 미국 학생들이 한국 친구들을 위해 6개월간 준비해온 춤과 아리랑 공연이 시작됐다. 외국인이 부르는 노래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했다. 참가자들은 이별의 아쉬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헤어짐의 시간. 꼭 잡은 손과 포옹을 풀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흘리는 순수한 청소년들을 보면서 더 큰 세계 속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민간교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행사를 마친 배성원 회장은 “청소년들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앞으로도 교류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8월 자매도시와의 교류회에도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했다.이번 ‘한미 교류회’는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가 교류 확대로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또한 청소년들의 휴머니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민향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4-16

지방의회 의원들 겸직 논란

지방의회 의원들의 겸직이 논란이다. 비회기 때는 ‘사장님’인 경북도의원은 61명 중 47명으로 75% 이상이 다른 직업이나 직책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고 9명은 두 개 이상을 겸직하고 있다. 한 도의원은 겸직 직책만 10개에 달하고 부동산 운영과 건설 관련 등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의원이 20명이나 된다. 포항시의원도 50%가 의정활동 외에 직업이나 직책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의원들의 겸직으로 인한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겸직 신고를 한 의원들의 업종을 보면 부동산 임대업, 건설, 입시학원, 서비스업, 전문직 등 다양하다.물론 지방의원들에게 겸직을 하지 말라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의 겸직을 둘러싼 논란은 2006년 유급제가 실시된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의원직과 겸직 업무와의 이해충돌 가능성 때문이다.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의원직을 이용해 겸직 업무에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의회 원구성을 할 때 소속 상임위 배정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지방자치법에는 지방의원의 겸직 신고내용을 연 1회 이상 공개하고 특정 겸직 행위가 의원의 의무를 위반한다고 인정될 경우 겸직 사임을 권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문제는 강제성이 없고 겸직 보수 신고에 대한 규정도 전무해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는데 있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시의회에서 시의원 보수 신고는 개인정보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비공개를 하고 있다.지방의원들의 겸직 신고를 의무화하고 겸직 금지 규정을 강화한 것은 의원직을 활용한 이권 개입 등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함이다. 특히 2021년 5월 제정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추구를 금지함으써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며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 누락과 부실기재 허울뿐인 징계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함께 이어진다.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 ‘이해충돌 방지법’이 진통 끝에 마련됐지만 지방의회 의원들 겸직 신고는 사실상 자진 신고로 이뤄지고 신고내용에 대한 검증도 없다. 사적 이익 추구를 강제하기에 한계가 있다. 영리를 위한 겸직이 시민들로부터 비판과 개선 요구를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며 “지방법 개정으로 겸직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이권 개입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원구성을 할 때 교수, 법조인 등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도 구성하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엄격한 잣대에서 겸직 제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의원들은 스스로의 자정 의지와 성실히 법을 준수해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3-04-11

포항시,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 발굴해야

포항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행사 등 사회적 관계를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해 이를 위한 프로그램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포항청소년재단에서 청소년들의 다양한 욕구를 파악하고자 지역 청소년 1천121명을 대상으로 ‘포항시 청소년 욕구조사’ (2022년 5월 18∼6월 19일)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 내용은 청소년들의 소통 및 정보 습득 방법, 청소년 여가 생활·참여활동 실태, 청소년이 희망하는 진로 활동 등의 키워드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 공통적인 응답을 보인 문항이 많았다.첫 번째 ‘소통과 정보 습득의 방법’은 사람 간의 직접 소통을 통한 경우보다 IT 매개체를 사용해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81.4% 이상이었다.두 번째 키워드인 ‘여가생활 및 참여활동’과 관련한 방과 후나 휴일에 하는 여가활동은 스마트폰이 39.4%로 가장 많았고, PC가 14.4%, 운동이 7.8% 순이었다.반면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는 체육 활동이 20.6%로 가장 많은 욕구를 나타냈고, 문화·예능 활동 15.6%, 인생 설계 준비 15% 순으로 여가에 대한 오프라인 활동의 다양한 욕구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음을 결과에서 알 수 있다.2020년 포항시 청소년 정책 제안 공모전 우수 수상작에서도 갈수록 늘어나는 학습량에 비해 여가활동은 점점 줄어들어 여가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제기했다. 청소년들은 교육청이나 지역, 학교 차원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다양한 계층에 있는 청소년들이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원했다. 그리고 이런 여가활동이 자신들의 학교생활은 물론 미래와도 연결되기를 희망하며 정책을 제안해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또 최근에는 경북도내와 포항시에서 점점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 재능을 개발해 미래사회의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해졌다.경북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지난해 4월 기준 전체 초중고 학생 수가 13% 감소한 것에 비해 다문화 가정 학생은 4.5배나 늘어났다. 시군별로 보면 경주시(1천712명) 다음으로 포항시(1천535명)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다문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이 눈에 띄지 않는다.전남교육청에서는 지역국립대학과 연계해 다문화 학생과 학교 밖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을 실시했다. 그동안 낯선 입시용어와 어려웠던 입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포항시에서도 다양한 청소년들의 욕구를 위해 지난해 10월 옛 북구청 부지에 꿈트리센터를 개관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쉼과 놀이가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청소년들의 꿈이 만들어지는 활력 넘치는 복합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포항시민 A씨는 “지역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생겨서 좋다. 지역 사회와도 연결되고 교육감이나 기초단체장이 바뀌어도 꾸준히 이어지는 청소년활동과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종숙 시민기자

2023-04-11

천마도

경주에는 고분이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 중심인 황리단길에 155호라 불렸던 무덤이 있다. 이곳이 ‘천마총’(天馬塚)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그림 한 점 때문이었다. 꼬리를 세우고 하늘을 달리는 듯한 흰색의 천마, 다리 앞뒤에 마치 고리 모양 같은 돌기가 있고, 입은 혀를 내민 듯하다. 흰색의 천마가 동물의 신으로, 죽은 사람을 하늘 세계로 실어 나르는 역할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한다.천마도는 말의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장니에 그려진 그림이다. 장니는 말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가죽 같은 것을 말안장 양쪽에 늘어뜨려 놓은 기구를 말한다. 5∼6세기 신라 시대에 그려진 천마의 모습 및 테두리의 덩굴무늬는 고구려 무용총이나 고분벽화의 무늬와 같은 양식이다. 그러므로 신라 회화가 고구려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그림이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와 달리 고분에 벽화를 그리는 문화가 없었다. 그렇기때문에, 천마도는 몇 안 되는 신라의 회화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작품으로 그 가치가 크다.경주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대부분 찾는 곳이 천마총이다.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이곳을 거쳐 갔다고 해도 될 것이다. 그만큼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고 인기 있는 유적지이다. 그러나 정부가 고려한 발굴 대상은 천마총이 아니었다. 당시 정부가 마련한 종합계획은 경주 고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무덤인 98호분 즉, 황남대총을 발굴한 뒤 이를 복원해 내부를 관광객에게 공개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고고학계에서는 그 정도로 큰 신라 무덤을 발굴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규모도 거대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발굴 조사를 해본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전에 경험을 쌓기 위해 ‘좀 작은 고분’을 선택한 곳이 바로 천마총이었다. 일종의 ‘시험 발굴’인 셈이다. 김정기 당시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실장을 단장으로 꾸린 조사단의 성과는 실로 놀라웠다. 간단한 위령제를 올리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이들은 12월까지 약 8개월간 신라 금관을 비롯해 금제 관모, 금제 허리띠, 팔찌, 유리잔 등 1만1천526점(보고서 기준)의 유물을 찾아냈다. 각종 유적과 유물을 발굴할 때 ‘실측’이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계기도 천마총이라는 게 학계 중론이다. 발굴 이듬해인 1974년 11월 470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펴낸 점도 놀라운 일이다.문화재청은 발굴 50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국립경주박물관, 경상북도, 경주시 등 관계기관 5곳과 협력해 총 12건의 행사를 선보인다. 4월 6일에는 당시 발굴에 참여한 조사원들이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좌담회가 열렸다. 9일에는 KBS ‘역사저널 그날’ 방송 프로그램에서 천마총 발굴 50년 역사를 소개했다. 5월 4일 천마총 발굴 50년을 기념하는 비전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같은 날 국립경주박물관은 ‘천마, 다시 만나다’ 특별전을 열어 천마도 장니 실물을 공개한다. 천마도 장니 실물이 공개되는 것은 2014년 특별전시 이후 약 9년 만이다.이 시기 대릉원 일원을 찾으면 화려한 미디어아트도 볼 수 있다. 9월에는 발굴 50년 기념 학술 포럼이, 10월에는 국제 학술대회가 각각 진행된다. 11월에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돌무지덧널무덤 즉,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을 축조·복원하는 실험을 공개한다. 12월께 ‘천마총 50년사’(가제) 책자도 발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천마총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다 함께 되돌아보고 미래 100년 신라 문화의 가치 확산과 향유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순희 시민기자

202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