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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한다

경기도 양평의 작은 동네 문호리에서 시작한 국내 최대 플리마켓(flea market·온갖 중고품을 팔고 사는 만물 시장)인 리버마켓.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이 장을 구경하려고 모여든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문호 강변에서 ‘문호리 리버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정착 지역민들이 중심이 돼 시작했다. 리버마켓은 ‘강을 닮다, 삶을 담다, 꿈에 닿다’를 내세우며 손수 농사를 짓거나 만든 것을 판매한다는 취지가 강하다. 단순히 물건 판매가 목적이 아닌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공감과 소통, 배려와 존중, 정직과 정성의 가치를 내세운다.그렇다 보니 기성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일반 마켓에 비해 노동과 예술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간판만 둘러보아도 재미와 유머를 느낄 수 있으며 마켓 곳곳에 배치된 그림이 있는 테이블과 의자 등 쉴 수 있는 공간 또한 한층 예술적이다. 특히 셀러들이 교대로 직접 차량 진 출입과 주차 안내를 해야 하고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간판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최근 인근 도시에서도 리버마켓을 초청해 함께 지역민 중심으로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4월에는 고령에서 열렸고, 10월에는 울진에서 열린다. 어쩌면 소외된 도시에 장(場)을 열어 생기를 북돋는 방법일 것이다. 이는 안완배 총감독의 리버마켓 운영 철학과 연결된다. 그래서 리버마켓에서는 과수원, 양계장을 운영하는 농부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셀러로 참여한다. 셀러라는 말보다는 작가가 어울린다.작가 중심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플리마켓으로 부스마다 작품을 팔며, 파장을 할 때도 함께 걷고 정리한다. 마지막 난장 토론에서 안완배 총감독의 뼈아픈 피드백에 참여한 셀러들은 더 작가적 마인드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게 된다.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 가야 할 과정인 셈이다.얼마 전 양양 곤지암에서 열린 리버마켓을 보면서 받은 인상은 상생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것, 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세상이 예술을 알아주지 않는 시절에 작가들이 서로 함께 만들어가고 브랜딩한다면 리버마켓처럼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이 온라인에서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는 오히려 직접 한땀 한땀 만든 작품에 손이 가게 된다. 작가의 숨결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런 요소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그곳에 가면, 그날에 가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어쩌면 우리는 그런 애착 공간에 더 끌리게 돼 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장(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오래전 시골마다 열리던 오일장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오일장은 로컬음식을 먹으며 서로 만나고, 안부를 묻고, 함께 나누던 장소다. 우리에겐 그런 곳이 필요하다.‘리버마켓 in 포항’을 기대해본다. 작가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9-13

“300년 전통 여강이씨 집성촌 포항 덕동문화마을서 힐링을”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에 위치한 포항 덕동문화마을은 핵가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은 보기 어려운 300년 전통을 지닌 여강이씨(驪江 李氏 ) 집성촌이다. 마을은 1992년 제 15호 문화마을로 지정돼 ‘덕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을 숲이 보기 좋아 찾았다가 마을의 멋과 전통에 매료되는 곳, 덕동문화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정문부의 손녀사위인 이강이 마을의 시초다.덕동문화마을은 어느 곳으로 발길을 돌려도 아름다운 자연과 고전미를 자랑하는 다양한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덕계서당 (경북도 문화재 자료 제639호)은 서당 건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서당 내에 별묘를 갖춘 몇 안되는 서당이자 가문의 절손으로 인해 새로운 신주를 사당에 들인다는 제천위를 하는 서당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애은당(경북민속자료 제80호), 여연당 고택(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58호), 여강 이씨의 입향조인 이강이 정책했던 곳으로 알려진 사우정 고택 (경북민속자료 제81호)과 같은 문화재 자료부터 명승지로 지정된 덕동 숲과 용계정까지 택귀한 문화재를 품고 있다.마을의 가장 초입에는 포항전통문화체험관이 위치하고 덕동민속전시관, 덕동숲문화마을이 차례로 이어진다. 전통문화체험관은 지역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전통문화의 중요성과 인성교육(서당교육, 한복예절, 다도예절) 과 전통 음식 체험관, 전통 숙박, 야외 전통 놀이 마당의 체험관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키울 수 있는 체험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입구의 솔밭은 울창한 소나무들이 우거져 마을 입구를 둘러싸 보호해주는 형상이다. 이 덕동 숲은 2006년 ‘제 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 (대상)을 수상했다. 200년된 은행나무와 160년된 향나무 등 고목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9-13

오손도손 요리에 영양 UP, 지식도 쑥쑥

“노인 비율이 급증하는 고령화 시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보아 드립니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좋은이웃 재가노인통합센터(센터장 김한나)는 8월 말부터 독거노인들에게 불고기 밀키트와 추석맞이 물품을 제공하고 생활지원사가 함께 요리하며 영양교육을 하고 있다.이 행사는 식사 준비에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 귀찮다고 대충 때우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는 꼭 챙기고 무엇보다 영양적으로 균형 있는 식사를 습관화하도록 하여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독거노인들은 대부분 혼자 집밥을 먹는 편이라 영양적으로 취약하기 쉽다. 노화의 진행으로 신체의 여러 기능은 떨어지고 만성질환에 시달리며 각종 약물에 의존하게 돼 미각이 감퇴하고 소화흡수율도 떨어진다.또한 경제적으로 여유 없는 경우가 많고 거동이 불편하면 마트나 시장 접근도 어렵게 된다.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살면 식재료를 사기 힘들고 배달음식을 받을 수 없어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21.1%가 겪는다는 우울증도 식사를 등한시하는 요인이다.독거노인의 결식률은 노인 부부의 3배이고 식사를 해도 밥과 김치, 국 등으로 단조롭게 먹는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경우보다도 훨씬 못하고 모든 가구 중 최악의 영양섭취를 한다는 연구조사도 있다.흥해와 청하, 송라 지역 노인맞춤돌봄을 담당하는 좋은이웃 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는 돌봄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기 위해서 교육이 중요함을 인지하고 생활지원사들이 장수노트(영양편, 우울예방편, 건강체조편)를 활용해 1:1로 지속적인 교육을 해왔다.이번에는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센터에서 불고기 밀키트 200세트를 직접 만들었다. 생활지원사들은 이 밀키트를 가지고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함께 요리하고 영양만점 식사를 제공하여 돌봄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려서 좋은 반응과 만족한 결과를 얻고 있다.이제 단조로웠던 어르신들의 식단에 과일과 우유, 요구르트 등을 더하거나 육류와 생선을 좀 더 자주 올리게 된다고 하시는 어르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윤정인 시민기자

2022-09-06

KT&G 임직원들 ‘반려 해변’ 정화활동

KTG가 포항시 호미곶 해변 환경보호에 나서사진 주목받고 있다. 호미곶 해변을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반려 해변’ 입양에 정화활동를 나선 것이다. 임직원이 참여해 해변 정화 활동과 해양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등을 펼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KTG는 호미곶 해변을 반려해변을 입양해서 해양생태계 보호 프로젝트 ‘임직원 반려 해변 정화’라는 타이틀로 임직원들이 우선적으로 반려 해변 프로그램에 솔선수범하여 참여하고 있다.지난달 26일 이번 행사에 참석한 황기현 KTG대구본부장은 “반려 해변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기업시민으로서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함께 참여한 직원들도 자부심을 얻고 리프레쉬(refresh)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사소하게 버리는 것들이 어느 순간 인간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매스컴을 통해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으로 전해지고 있다. 많은 인력이 아닌 작은 손길들이 어느 순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최소한의 도리가 될 수 있음을 ‘반려 해변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한편, 반려 해변 프로그램은 1986년 미국 텍사스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수단으로써 개발한 해변 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국내에 적합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서 특정 해변을 기업 또는 단체가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근본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관 주도가 아니라 민간주도로 찾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해양쓰레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에서 2021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2022년 전국으로 ‘반려 해변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9-06

함께 만들고 먹는 음식으로 찾아보는 추석의 의미

며칠 있으면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은 무엇보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의미가 크다.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한 때로 햇곡식으로 떡을 빚고 햇과일을 따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성묘하는 날로 가족끼리 모여 추석 명절 음식을 즐기면서 화기애애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날이기도 하다.한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하는 명절에 먹는 토란국과 식혜, 대표적인 음식 두 가지를 알아본다.△토란국추석 음식은 대표적인 송편을 비롯하여 갈비, 오색전, 잡채, 고사리와 도라지나물, 수정과와 식혜 등이 있다. 대부분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인데 그중 9~10월 추석 즈음해서 먹는 토란국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음식이다. 맑은 국물에 담백한 맛이 일품인 토란국은 추석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다. 토란의 주성분은 수분이 63~85%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은 전분으로 개당 13~19g 정도 들어 있다. 탕, 산적, 찜, 조림, 구이, 장아찌, 엿으로도 먹으며 다시마와 궁합이 잘 맞다.재료 토란 200g, 소고기(양지) 400g, 무 180g, 국간장 1큰술, 물 1600ml, 소금 적당량, 달걀 1개, 다진 마늘 1큰술, 대파1/3대, 토란대(삶은 거) 50g, 감자 75g, 다시마 5g만드는 법1) 깨끗이 껍질을 벗긴 토란과 감자는 납작 썰고 토란대는 한 입 크기로 썬다.2) 껍질을 벗긴 토란을 쌀뜨물에 1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삶는다.3) 소고기는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 후 물 1600ml를 냄비에 붓고 소고기와 다시마 납작하게 썬 무를 넣고 센불에서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무와 다시마는 건져내고 조금 더 끓인다.4) 소고기가 푹 익으면 식혀서 먹기좋게 찢어두고 국물은 면보에 걸러서 냄비에 넣고 끓인다.5) 국물이 끓으면 무와 소고기, 토란, 감자, 토란대를 넣고 5분 정도 센 불에서 끓이다가 국간장을 1큰술 넣고 나머지 간을 소금으로 맞춘다.6) 불은 중약불로 낮추고 다진 마늘과 어슷 썬 파를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 후에 불을 끄면 맛있는 토란국이 완성된다. 식혜 /출처=네이버 △식혜식후에 먹는 식혜는 소화를 돕는 좋은 식품이다. 식후에 먹으면 좋은 달달하고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식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티백 제품이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명절 분위기를 내며 담소를 나누며 마시기에 좋다. 송편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리고 튀김, 전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먹어도 좋은 추석 인기 식품이다.재료 엿기름 400g, 물 3000ml, 설탕 400ml, 멥쌀 2컵, 생강 20g(편), 불린 쌀 2컵만드는 법1) 엿기름은 물 1000ml에 3시간 정도 불린 후, 두 손으로 5분 내외로 엿기름이 하얗게 우러나게 비벼준다.2) 볼에 체를 받치고 삼베 주머니에 엿기름을 부어서 꼭 짜준다. 이렇게 3~4회 정도 해주면 압력밥솥 10인용으로 식혜를 두 번 만들 수 있다.3) 넓은 볼 위에 엿기름 물을 따른 후 침전물이 가라앉도록 2~3시간 정도 둔다. 침전물이 가라앉을 동안 불린 쌀 2컵으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가라앉은 엿기름은 윗물만 사용한다.4) 3의 윗물을 밥솥에 부은 후 밥알을 한번 잘 저어준다. 그리고 보온으로 5~7시간 정도 둔다.5) 4번에서 나온 식혜를 냄비에 부은 후 생강편을 넣고 끓인다. 이 때 설탕은 기호에 맞게 가감해서 넣는다. 밥알 1~2개가 위로 동동 떠오르면 체로 건져 찬물로 씻어서 준비한다.6) 5의 국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춰 5~7분 정도 더 끓여 준 후 불을 끄고 식힌다.7) 차게 식힌 국물을 1인분 대접에 담고 씻어둔 밥알을 적당량 넣고 상에 낸다.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이하는 추석, 가족과 함께하는 음식으로 조금 더 풍성한 추석이 되자./허명화 시민기자

2022-09-06

시인의 삶을 마주할 수 있는 곳

문학점심관에서 만난 김연대 시인.안동시 길안면 대곡리 한실마을에는 ‘김연대 문학점심관’이 있다. 점심은 낮 끼니를 일컫는 말이지만, 불교 용어로 점 ‘點’에 마음 ‘心’이라 하여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님들이 수행 중 마음에 흔들림을 주지 않으려고 공복에 점을 찍듯이 적게 먹어 마음을 점검하는 일을 일컫는다.김연대 시인(81)은 젊은 날 대구에 거주하다 2003년 안동으로 귀향했다. 쉰이 다 되어 등단한 그는 대구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사무기기 사업체를 꾸려오다가 사세가 더 확장될 무렵 홀연히 고향으로 돌아왔다.바쁜 사업을 정리하고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후회 없이 모시고 싶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고향 땅 모교 귀퉁이에 기와집을 짓고 정착해 텃밭을 일구고 시도 쓰고 기록물도 정리하며 자신의 삶을 점검했다. 말년에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소박한 행복을 누리다 돌아가셨다.시인은 마당에서 고개 들어 보이는 맞은편 산 중턱에 부모님 산소를 모셔 매일 안부를 챙기고 있다.이후 그는 부모님의 유품과 함께 자신의 기록물을 오롯이 담아낸 ‘김연대 문학점심관’을 2014년 개관했다.버스도 하루에 한두 번 드나드는 오지마을에 지인과 문인들이 가끔씩 발걸음을 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유품인 나무지게, 괘종시계, 망건, 갓, 호롱불 등과 어머니의 유품인 다듬이돌, 라디오, 가위, 돋보기, 인두 그리고 어머니의 필체가 고스란히 담긴 내방가사까지….사업체를 운영할 때 쓰던 시인의 전동타자기, 고무인, 주산, 통장, 사장, 신분증, 연하장 등등 ‘김연대 문학점심관’은 인간 김연대의 연혁을 담아낸 생활사 박물관이다.“시지부리한 거 모아놨죠, 뭐.”별거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그의 말과는 다르게 ‘시지부리하지 않은’ 기록물은 그의 인생기록관이자 마음의 점을 찍는 쉼표와도 같은 공간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형형한 눈빛을 한 은발의 시인은 어지럼증에 관절염에 이젠 어쩔 수 없이 세월에 지는 노인으로 늙어가지만, 어눌한 구름이라는 뜻의 당호 ‘눌운세(訥雲世)’처럼 천천히 그러나 구름처럼 유유자적 걷고 있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9-04

56년 동안 들려온 경산의 망치소리가 사라진다면…

야장(冶匠)은 금속을 다루며 대장간에서 일하는 장인들을 일컫는 말로 ‘대장장이’라고도 불린다. 지난주 경산에서 2대째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는 안두성(80) 야장을 만났다. 큰 키에 묵직한 망치소리를 내고 있는 안두성 야장은 얼핏 보기엔 청년을 연상시키는데 올해 여든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경산시 삼북동 안성공업사는 2대를 이어 온갖 금속 제품의 생산과 수리를 담당해온 곳이다. 군대를 마친 안 야장은 장남이라는 이유로 24살 나이에 아버지의 대를 이어 대장간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 일을 하며 동생들과 1남2녀 자식들을 뒷바라지했다.젊었을 때는 각종 농기구를 제작해 납품도 많이 했다. 장사가 잘되니 작은 도시였던 경산에도 압량을 제외한 면 단위마다 대장간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변하는 세상과 더불어 지금은 대부분의 대장간이 쇠퇴의 길에 들어섰다.안 야장은 “경운기가 생긴 이후로 대장간이 사라져갔고, 각종 금속기구를 만들던 망치소리도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다행인 건 아버지의 고생을 알고 있는 자녀들이 잘 자라 원만한 가정을 이뤄줬기에 여든이 된 지금까지도 평생 천직인 대장간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작업 현장에서 안두성 야장은 농기구를 들어 보이며 “이것들 하나하나 모두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들겨 직접 만든 겁니다. 근데 이제 내가 나이가 들어 일하는 게 힘에 부치고,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와 헐값에 거래되니 대장간을 유지하지가 갈수록 힘들어요. 내가 문을 닫으면 호미자루 고쳐달라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어디로 갈지...”라며 말끝을 흐렸다.“후계자를 찾으면 될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나야 당연히 후계자를 키우고 싶은데 누가 옵니까? 하루 종일 뜨거운 불 앞에 서있는 일을 요즘 젊은이들은 하려고 하질 않아요. 명장이나 명인 등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자격이 있으면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다는데, 그것도 후계자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고 하네요. 안타깝지만 이제는 대장간 문을 닫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요.”안 야장이 운영하는 안성공업사까지 없어진다면 경산은 물론 인근 도시 어디에서도 이제는 대장간이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다.우리 민족의 뿌리는 농경사회였다. 농사로 온 가족이 먹고살아야 했던 시대에는 호미 한 자루도 얼마나 소중했던가. 무쇠도 녹이는 뜨거운 화로의 불꽃도 세월의 변화 앞에 속수무책인가 싶어 마음이 무척 씁쓸했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9-04

봉화 척곡교회와 명동서숙을 찾다

실개천과 좌우 산굽이를 돌아 차선도 없는 오지 산골로 들어간다. 호젓하고 고요한 산골 풍경에 띄엄띄엄 몇 가구의 집들이 보이고, 언덕배기에 태극기와 교회 종탑이 나란히 서 있으며 그 뒤로 초가와 기와집이 있다. 교회에 태극기와 종탑이 서 있는 이색적인 모습으로 특별한 교회라고 짐작할 수 있다.봉화군 법전면 척곡리 오지 산골에 1907년 세원진 척곡교회다. 민족독립을 위해 군자금을 모금하고 군자금 전달 통로였던 교회다. 봉화 척곡교회는 독립을 위해 앞장서고 명동서숙을 세워 민족교육에 앞장선 역사의 현장이다.명동서숙은 북간도의 명동학교와 같은 이름으로 초기 한국 교회가 애국계몽과 선교의 목적으로 세운 것이다.척곡교회와 명동서숙 학교를 세운 김종숙 목사는 대한제국 탁지부(재무 총괄 관청) 관리였으나, 을사늑약 이후 퇴직하고 처가의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 척곡교회와 명동서숙을 세웠다. 명동서숙 학교를 먼저 열었고 이후 척곡교회를 건립했다.척곡교회 예배당은 한옥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ㅁ자 기와집이다. 왼쪽과 오른쪽에 작은 솟을대문형 출입문이 있다. 남자와 여자의 출입구를 구분했기 때문. 왼쪽문은 독립운동가들이 피신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됐다. 복원된 담장의 구멍은 일본 헌병과 순사를 관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만주 용정, 서간도, 북간도 시베리아를 경유해 독립자금이 전달되기도 했다. 또한 봉화 의병장과 독립투사들이 비밀 회합을 가지는 장소이기도 했다.일제강점기 때는 교회 부지 안에 명동서숙을 지어 독립운동가 자녀와 지역주민 자녀의 교육에 앞장서기도 했다. 교회와 학교를 설립한 김종숙은 토지를 팔아 군자금과 독립지원금을 마련했고, 독립운동에도 힘썼다. 이 때문에 김종숙은 일본 경찰에 끌려가 고초를 겪기도 했고, 김종숙의 처남인 봉화의병장 석태산이 소백산에서 잡혀 처형되는 시련도 있었다.척곡교회와 명동서숙은 오지 산골에서 어렵게 명맥을 유지해 오다 2006년에야 등록문화재가 됐다. 척곡교회에 보관된 기록 5점은 2011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90호로 지정됐다. 1907년부터 1955년까지의 세례명부, 1926년부터 사용된 봉화 척곡면려회 출석부 등이다.독립투사가 활동했고, 독립 군자금의 전달 통로였던 역사적인 장소지만 왠지 소외된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민족의 독립과 후세 교육에 앞장섰던 역사의 현장인 척곡교회에 대한 재조명과 교육장으로의 활용이 절실해 보였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2-09-04

지방 소멸 스톱! 청년들이 머무는 영덕 뚜벅이 마을

지역의 젊은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구 경북은 하루에 45명꼴로 지역을 떠나고 있고 그중 20대 인구의 순 유출이 가장 많다. 청년 인구 유출의 충격적인 현실을 맞아 경상북도에서는 지방소멸 대응기금 140억 원을 투입해 청년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인구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이용하여 청년들이 정착해서 이끌어가는 실험들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중 청년들의 마을 활성화 사업이 또 다른 청년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농어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곳, 바로 영덕 뚜벅이 마을이다.뚜벅이 마을(대표 설동원)은 2021년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영덕군 영해면 게스트하우스에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트레킹 거점 마을이다.대학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했다는 청년은 정부가 추진하는 고령화와 지방소멸 정책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영덕 뚜벅이 마을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건축일을 했던 청년, 간호사로 일했던 청년은 생전 처음 방문한 이곳에 정착했다. 지난 7월에는 정착을 한 청년들이 ‘뚜벅이 장터 축제’도 열어 지역주민과 함께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면서 각종 공연이 펼쳐졌다.정착한 청년들의 대부분은 “걷기를 좋아해 영덕 ‘뚜벅이 마을’에서 운영하는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바다는 물론 산과 들의 자연이 잘 이루어진 곳에 매력을 느껴 정착했다. 여기 오는 청년들도 취향이 비슷해 다들 돈독하다”고 말한다.이처럼 트레킹으로 한 해 평균 2~300명이 방문해 20여 명이 정착하는 쏠쏠한 유입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 프로그램 당 10명 정도 모집을 하는데 평균적으로 경쟁률이 5:1, 6:1이다.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민들과 교류하거나 직접 일을 체험해보면서 낯설던 지역사회와 관계를 형성하고 정착까지 결심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고령화율(22.7%)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북에서 청년 주도 정착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인구 유입 지원 및 관계 인구를 형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뚜벅이 마을 서정길 운영대원은 “영덕군은 대게가 상징적으로 되어 있지만 저희는 블루로드를 이용했다. 지역소멸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영덕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거점 트레킹처럼 트레킹 거점으로 만들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뚜벅이 스테이션은 뚜벅이 마을의 마을회관 역할을 하고 1층 덕스(DUCKS)는 게살 김밥을 판매하는 곳이다. 뚜벅이 마을은 청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광이나 등산처럼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덕과 연계해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정착 방안도 마련해 지속적으로 청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소개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8-30

포항의 마을 숲, 북천수를 아시나요?

아름다운 바다와 해돋이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포항. 하지만 좀 더 색다르고 조용한 산책로를 찾는 이들에게는 소나무 숲인 북천수가 있다. 흥해읍에서 신광면으로 접어드는 북천 변으로 길게 늘어선 숲길은 이를 찾아온 이들에게 그 품을 쉬이 내어준다. 북천 변으로 조성된 북천수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송리에 소재한 마을 안의 소나무 숲이다. 가로로 긴 형태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긴 숲으로도 알려져 있다.역사적으로는 흥해 북천수는 조선 철종 때 만들어진 숲으로 ‘한국지명총람’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흥해읍의 수해와 바람을 막아주고 풍수상으로는 도음산의 맥을 보호하여 흥해의 풍수형국을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또 마을주민에게 건강한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특별한 관리와 보호를 받았다. 오랜 기간 마을 주민들의 신앙적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정월대보름날 숲의 제당에서 동제를 지내고 이날 오후 3시 마을 앞산에서 산제를 지내며 전년도에 묻어둔 간수(소금물) 병에 간수의 상태를 보고 한해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풍습이 있다고 전한다.문화재청에서 우리 선조의 생활과 사상적 숨결이 깃든 마을 숲이 사라지거나 훼손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지역주민을 결속하는 전통문화공간 및 마을 경관 보존의 장소로 보존·활용하기 위하여 ‘마을 숲 문화재 자원조사’를 진행했다. 북천수는 2006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숲은 마을 주민들의 종교적 대상이 되어 온 당산 숲, 마을의 풍수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바보 숲, 휴식을 위한 정자 숲,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방재 숲 등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다.포항사람만 안다는 북천수는 흥해 마산사거리에서 신광면으로 가다 보면 북송리 북천수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입구에서 더 들어가면 빨래터가 나오는데 맨발 걷기를 하고 여기서 발을 씻으면 된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8-30

신광면 ‘광복축구’ 성황리 개최

지난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 포항시 북구 신광면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광복 제77주년을 기념하는 ‘광복축구’가 성황리에 열렸다.신광면 ‘광복축구’는 1947년 8월 15일에 시작되었다. 나무로 골대를 만들고 짚을 엮어 만든 새끼로 골네트를 설치하고, 머리에는 흰색 띠를 두르고, 흰색 바지·저고리를 입고 짚으로 만든 공을 찼다. 한국전쟁으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1954년 광복절, 다시 모여 1979년까지 공차기는 이어졌다. 그러나 1980년과 1981년 극심한 가뭄과 냉해로 개최하지 못했다. 1982년 다시 시작하여 2019년까지 운동장을 뜨겁게 달구었다.코로나19로 인하여 2019년 8월 15일 개최한 후 3년 만에 다시 모였다. 회(會)가 거듭되면서 올해는 제69회 면민친선축구대회·제25회 윷놀이대회·제14회 팔씨름대회로 더욱 풍성해졌다.축구는 토성2리 외 20개 마을에서 출전하여 토성2리와 만석2리가 결승전을 겨루어 토성2리가 우승했다. 윷놀이는 냉수1리 외 21개 마을에서 출전하여 만석2리와 우각1리가 겨루어 우각1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팔씨름은 상읍1리 외 21개 마을에서 출전하여 만석2리가 우승을 거두었다. 시상식을 마친 후 ‘고고장구’로 시작된 신명 난 무대가 이어졌으며 초대가수와 무용단들이 흥을 돋우었다. 노래자랑은 16명의 참가자 중 고운 옷을 차려입고 ‘꽃 타령’을 맛깔스럽게 부른 상읍2리에서 최고상을 받았다.틈틈이 행운권추첨으로 참가자들을 설레게 했다. 행운권 당첨선물은 TV·전동예초기·농약뿌리는 전동분무기·김치냉장고·선풍기들로 다양했다. 실제로 농촌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선물을 받은 사람들도 받지 못한 사람들도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겨운 마당이었다. 빼앗긴 내 땅을, 내 나라를 찾았으니 그날도 오늘처럼 흙을 만지며 통곡하듯 노래 부르고 춤추었으리라. 해마다 광복절이면 타지에 있는 사람들도 고향으로 와서 선조들이 그랬듯이 광복의 기쁨을 나누며 한마당 축제를 펼친다. 무더위와 가뭄이 이어진 가운데 축제장은 신명으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향 어르신들과 이웃의 안부도 묻고, 어릴 적 동무들도 만나 목청껏 소리 지르며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뛰고 응원했다. 연로하신 분들도 보행보조기를 밀고 나와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이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했다.모든 경기에서 승리와 패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4강에 진출하는 마을마다 상품은 돼지 1마리씩 주어진다. 설령 4강에 진출하지 못한 마을일지라도 상품을 받은 마을에서 나누어주니 신광면 전체가 잔치다.다만, 공을 차는 경기장은 먼지 풀풀 나는 흙 운동장이었다. 선수들이 달리면서 넘어질 때마다 먼지가 뽀얗게 일어났다. 수년 전에는 학교운동장에 우레탄이 깔려있었으나 환경문제가 있어 걷어 낸 후, 흙 운동장 그대로라고 한다. 국내에서 광복절 축구를 지금까지 이어오는 곳은 유일할 것이다. 광복,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며 마음껏 공도 차고 지역민들이 축제를 펼칠 수 있는 운동장 건립이 면민들의 숙원이라고 했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민들의 ‘광복축구’는 대대손손 이어지리라 믿는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8-30

‘화합의 소리’ 와촌 옹골찬농악단을 찾아

문헌에 따르면 농악은 농촌에서 농부들이 두레를 짜서 일을 할 때 연행하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마다 고유의 특징을 갖는 형식으로 발달해 왔다고 한다. 경산에도 농악 전통을 이어가는 와촌 옹골찬농악단(단장 전영배)이 있다. 지난 주말 곧 열릴 갓바위축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인 옹골찬농악단을 찾았다.옹골찬농악단 단원은 전영배 단장 외 28명의 하양, 와촌 거주민으로 이뤄졌다. 하양과 와촌은 물론 경산시 각종 행사에 참여해 흥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에 이들은 ‘경산시 행사의 감초’로 불린다. 그들은 갓바위축제, 전국체전, 경상북도 농악대전 등 굵직한 행사와 지신밟기, 풍년기원제, 정월대보름 행사 등 종횡무진 지역을 누비고 있다.열정적인 활동 덕에 2019년 경상북도 농악경진대회에서도 입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들의 단합된 힘과 열정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전 단장은 “회원들은 모두 농사를 짓는 지역민입니다. 학원이나 교습소를 찾아 배울 여건이 안 되지요. 하지만 우리에겐 열정이 있습니다. 내 고향과 이웃의 단합을 위해 힘든 줄 모르고 밤을 새워 연습할 때도 많습니다”라며 “빠르게 가지 못해도 단단하게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겁니다”라며 환히 웃었다. 전 단장의 말에서 애향심과 자긍심이 묻어나왔다.농사일의 고단함을 잊고 농악에 빠진 옹골찬농악단 대원 A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장단에 어른들의 주름진 얼굴이 펴지는 걸 보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힘이 솟아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농악이 풍물놀이인 동시에 봉사활동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느꼈다.전영배 단장은 2019년 설립해 지금까지 농악단을 운영해온 어려움과 소망을 조심스럽게 꺼냈다.전 단장은 “열악한 활동비가 문제입니다. 참여만으로도 고마운데 회비를 걷을 수는 없었습니다.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에서 어르신들이 고생한다며 주는 용돈과 시에서 지원해주는 100만원이 전체 예산입니다.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요”라면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옹골찬농악단은 고향을 지키기 위한 계획이 있습니다. 경산시 청소년들에게 농악의 전통을 계승시키고 도시와 농촌간의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원으로 길러보고 싶습니다”라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분기별로 경로당을 찾아 지역·기업 봉사단체와 연계해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잔치를 열어주고 싶다는 것도 옹골찬농악단이 가진 꿈이다. 지역이 화합하고, 그 화합의 힘이 행복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그들의 하늘빛 꿈이 보기 좋았다.검게 그을린 얼굴에 흐르는 땀이 옷을 적셔도 씩씩한 단장이 이끄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흥겨운 가락과 춤사위를 들려주고 보여준 옹골찬농악단과 만난 시간은 즐거웠다. 오랜만에 우리 가락 속에서 의미 있는 한때를 보냈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8-28

한여름 펼쳐진 탁구인들의 즐거운 잔치

무더위가 한 풀 꺾였는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운동하기 좋은 날씨다. 지난 20일부터 제27회 경북도지사기 생활체육 탁구대회가 영덕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21개 시·군 탁구 동호인과 각 협회이사, 응원단까지 약 700여 명이 참가했다.대회는 일반볼과 라지볼로 나눠 진행됐다. 일반볼은 20대~60대, 라지볼은 60~70대 각 연령별로 남녀 2명씩 참가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잠시 중단되었던 탁구대회가 울진에서 가까운 영덕군에서 열려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장으로 향했다.진행부에서 정해준 경기 일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개인전 준비를 했다. 경북도지사기 탁구대회는 시부와 군부를 분리하여 경기를 진행한다. 일반볼인 경우 시부와 군부가 동시에 진행됐던 예년과 달리 시부 경기 이후 군부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 지나서야 군부 경기가 시작됐다.울진군 선수들은 더위와 기다림에 지쳤지만 최선을 다해 예선 경기를 치뤘다. 결국 개인전은 20대와 60대 경기만 마무리하고 30대~50대 본선 경기는 다음 날로 미뤄졌다. 경북탁구협회의 진행시간 착오로 인하여 울진군 30대 여자 대표 선수는 당일 울진으로 귀가했다가 본선 경기를 위해 다음 날 다시 아이 둘을 데리고 영덕국민체육센터로 향하는 열정을 보였다.본선 결과 일반볼 20대 여자 1위, 30대 여자 1위, 3위, 40대 남자 2위, 3위, 40대 여자 2위, 3위, 50대 남자 1위, 3위, 60대 여자 1위, 라지볼 60대 여자 3위, 70대 남자 3위, 70대 여자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단체전은 일반볼인 경우 남녀 5단식 경기, 라지볼인 경우 남녀 2단식 1복식으로 진행됐다. 라지볼은 첫째 날 남자단체전 3위, 여자단체전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단체전은 상대팀과의 오더싸움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 치열한 오더싸움, 선수들의 우수한 실력과 열정으로 남녀 단체전 모두 1위를 차지했다.결국 울진군은 종합 1위라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은 처음 있는 일이며 대회 3연패까지 달성하는 쾌거를 보였다. 울진군탁구협회 하진석 회장은 “참여해주신 선수단과 직전 회장님, 울진군탁구협회 임원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특히 미뤄진 본선 경기를 위해 아이 둘을 데리고 울진과 영덕을 오간 30대 여자 대표선수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이번 대회로 인해 탁구 실력을 재정비하고 탁구를 즐기는 동호인들끼리 화합해 울진군 탁구가 발전하길 기대한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8-28

금관총 시범 전시회를 다녀오다

경주의 핫한 관광코스인 황리단길 건너편. 동그란 타원형의 건물이 생겼다. 황금의 나라 신라를 보여주는 금관이 최초로 발견된 금관총이다. 금관총은 경주지역 신라 돌무지덧널무덤 중 유일하게 무덤 주인을 알 수 있는 고분이다.지상 1층 규모 575.90㎡ 면적으로 신라 고분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금관총이 지난 16일부터 시범 전시에 들어갔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겼을 땐 문화재도 무사하지 못했다. 금관총 또한 일제에 의해 불과 나흘 만에 유물만 수습되어졌다. 그로 인해 봉분 대부분이 무너졌고 수많은 고고학 정보들이 사라져버렸다.이후 94년 만인 지난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 주도로 재발굴 조사가 이뤄졌고, 7년간의 복원과 정비를 마쳤다.경주시에 따르면 2015년 금관총 재발굴은 신라사 연구에 큰 성과를 안겨주었다. 마립간 시기(356~514) 신라의 정치 구조와 사회 성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돌무지덧널무덤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특이할 점은 고분 축조에 쓰였던 4m가 넘는 목조가구를 실물 크기로 재현하고 축조 기술을 전시관 내부 설계에 반영한 것이다.건물 입구에는 금관총 보존 전시공간을 알리는 점자 안내판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문화재해설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바깥의 여름 햇살과 현대적 외관의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 시간 이동이라도 한 듯 과거 봉분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입구 쪽 모니터로 금관총에 관한 간단한 설명 동영상 감상부터 시작했다. 모니터 앞에 의자가 배치돼 있어 노약자들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구조다. 그리고 옆으로 손잡이가 달린 모니터 같은 낯선 기계가 있다.해설사의 도움으로 증강현실로 구현된 돌무지덧널무덤 축조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화면을 정면으로 맞추면 자동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입구 우측으로 디스플레이 기계들이 놓여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총 4개 국어를 제공해 외국인들도 편하게 감상하고 있었다.3개의 디스플레이 기계는 무덤의 주인으로 알려진 이사지 왕은 누구인가에 대해 4가지 가설과 금관총의 유적, 유물 등에 대해 차례로 알아 볼 수 있게 돼있다.화면 크기와 사용방법, 내용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모니터가 하나 더 있는데 축조과정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다른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관람객의 편의를 제공한 섬세함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8-28

포항 흥해읍 생명수 ‘둠벙’·‘연당’ 관리 허술

여름 땡볕에 반려견과 흥해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곳. 연못인 것 같기도 하고, 샘인 것 같기도 한데 물속에 수많은 물고기가 숨어서 논다. 그 위에 이끼가 적잖이 떠 있어 고여있는 물인 것 같기도 한데, 한쪽에서 물이 샘솟고 있다. 한편에 미나리밭, 다른 한편에선 부들도 보인다. 이곳이 무언가 이야기를 가진 곳일 것 같은데 아무런 표식조차 없다. 뜨거운 날씨에 밭매러 온 어르신에게 물으니 ‘꼬내기 둠벙’이라고 한다. 꼬내기는 고양이를 부르는 경상도 방언인데 왜 ‘꼬내기 둠벙’이라고 지었을까, 궁금하다.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 현상이 심화하면서 둠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태·환경적 가치도 새삼 높이 평가된다. 그런데 여기 ‘꼬내기 둠벙’은 흔히 말하는 ‘웅덩이’나 ‘연당(연못)’보다는 땅에서 자연스럽게 물이 계속 샘솟고 있으니 샘의 의미가 강하다.하지만 흥해에 있는 둠벙 또는 연당을 전하는 기록은 없다.김용수 흥해향토청년회 지도회장에 따르면 흥해는 예전에 바다여서 샘이 많다고 한다. 그 많던 샘 중에서 현재는 연당 또는 벌샘이라고 불리는 곳과 꼬내기 둠벙, 그리고 새말리 참샘 만이 존재한다.벌샘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예전에 해초가 자라서 마을 아낙들이 장에 가서 팔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그런데 아쉬운 점은 생명수 취급받던 둠벙이나 연당이 현재는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 나온다. 그러다 보니 관리가 안 되고 버려지는 지경에 이르렀다.둠벙이나 연당이 가지는 공동체성, 생명성을 새롭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벽과 바닥을 더 파내고 새롭게 정비한다면 이끼가 끼지 않고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환경을 가꿀 수 있을 것 같다.흥해는 지진으로 인한 특별재생사업으로 경제활성화 및 공동체 회복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주민공모사업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주민공동체가 주가 되어 사업을 진행하지만, 지난 3년간 늘 같은 단체들과 주민들만 반복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새롭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자원을 창의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재생’보다는 ‘창생’으로 흥해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흥해 도시재생사업에서 이 부분을 다루면 어떨까 생각한다. 청년이나 중년 세대가 부족하고 어르신들만 거주하다 보니 어르신 맞춤 공공근로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그들이 가진 그곳의 애착 공간으로써 스토리를 만들고, 흥해가 가진 자연환경과 인문 문화자산을 관리한다면 어떨까 제안한다.공간이 주는 힘은 크다. 이미 둠벙과 연당과 샘에는 수많은 사람의 공간이 주는 스토리가 있다. 이러한 공간이 주는 의미를 흥해 지명과 연결하여 멋진 이름을 짓는다면 재생을 넘어 창생의 가치를 가질 것이다.샘솟는 흥해, 그 속에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흥해를 꿈꿔본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8-23

‘수도권 물 폭탄’ 놀란 포항시민들 지역 수방대책 우려

지난 8일 수도권에 115년 만에 물 폭탄이 휩쓸고 지나갔다. 하루 400mm 가까운 강수량을 보였는데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는 언제든지 우리 포항지역에도 나타날 수 있어 포항시에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있는지 우려되고 있다.포항이 속한 영남지방은 8월 말이나 9월 추석을 전후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2020년도 마이삭과 하이선이 있었다)가 빈번하기 때문에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를 반면교사로 삼아 취약지역을 점검하고 수방 대책도 세워야 한다. 포항지역은 북구의 많은 산사태 취약지역(175개소)과 인명피해 우려지역(19개소)은 상습 침수뿐 아니라 지반침하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로 반복적인 침수피해를 겪는 지역은 송도동, 해도동, 상대동, 유강, 효자지구, 죽도동, 용흥동 감실골, 구 포항역 일대, 장성동, 창포동, 우현동, 중앙동 등으로서 집중호우 피해 예방이 가장 필요한 곳이다.이번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는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국지성으로 이동하며 퍼붓는 이런 폭우는 예측이 어려울뿐더러, 짧은 시간에 막심한 피해를 낳는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앞으로도 국지성 집중호우와 같은 기후재난이 더 잦아질 것은 분명하다. 제대로 된 수방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수도권에서처럼 통제 불능의 자연재해 앞에 많은 인명피해 발생은 물론 도시 기능의 마비로 아수라장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수도권의 기습적인 폭우를 본 시민 정모(39) 씨는 “고향 동네가 이번에 물난리가 났다. 친구 집도 피해를 입었는데 이런 폭우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니 무섭다. 여기 포항에서 이런 물 폭탄이 쏟아진다면 어떻게 될지, 제대로 된 방지 대책은 있는지 궁금하다. 작년 8월에도 퇴근하는 길에 집중호우가 와서 우현 사거리 일대가 물이 차서 앞이 안 보인 적이 있었다. 경차가 멈출까 걱정하며 겨우 지나왔던 기억이 있다”며 “안전지대는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갑자기 발생하는 이런 자연재해에 대해 일상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포항시에도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자연재해는 철저한 예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자체에서는 정부의 지침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대비하는 자주 방재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동네의 위험지역은 오랜 기간 살아온 주민들이 가장 잘 안다. 주민센터나 관리사무소, 경로당 등을 통하여 사전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집중호우 같은 자연재해에서 비롯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8-23

최세윤 의병대장 추모식 열려

최세윤 의병대장기념사업회(이사장 이상준)는 최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향교 태화루에서 제3회 최세윤 의병대장 추모식 및 전국한시 지상 백일장 시상식을 거행했다.이날 행사에는 강성미 경북남부보훈지청장, 한상호 북구청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과 시의원, 흥해향교 전교 등 내빈 50여 명이 참석했다.작은 고을 흥해(포항)의 아전이던 최세윤(1867~1916·흥해 곡강 출신)은 1906년 3월부터 1911년 9월까지 약 5년간 활약한 산남의진(山南義陣·문경새재 이남 지역에서 활약한 의진)의 제3대 의병대장이다. 그는 을사오적이 외교권을 일제에 통째로 넘겨주자 항일투쟁에 나섰고 “백성의 주인인 나라를 백성이 나서서 지켜야 한다”는 소박한 깨달음이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영천과 포항을 중심으로 일제에 항거한 산남의진은 초대 정용기 대장이 1907년 9월 포항 죽장면 입암 전투에서 의병 40여 명과 함께 순국했고, 제2대 정환직 대장은 포항 죽장면 상옥리에서 체포되어 대구형무소로 가던 중 영천에서 사살됐다. 이후 제3대 의병대장으로 추대된 최세윤은 1911년 9월 포항 장기면 용동에서 체포돼 대구형무소를 거쳐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산남의진은 영남 일대의 대표적인 의병 진영이고 최세윤을 비롯한 수천 선열들의 희생과 정신은 독립군으로 거듭나 대한민국을 건국하는 초석이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분들의 활약상은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그 정신마저 잊혀질 위기다. 포항에 최세윤을 비롯한 산남의진 의병 추모비 건립이 꼭 필요한 이유다.최세윤 의병대장기념사업회 이상준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조촐하게나마 추모식과 백일장을 개최하는 것은 선열의 업적을 잊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라고 말했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8-23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봉화 우구치계곡

여름 휴가철. 유동인구가 많이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그동안 움츠렸던 활동들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하루 1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처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상당수 피서객은 불안한 마음에 해변에서조차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는 사람 많이 모이는 피서지보다 한적한 계곡에서 조용한 피서를 즐기는 것이 좀 더 안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한적한 계곡을 다녀왔다.녹음이 짙푸르고 장마가 끝나가는 여름. 봉화의 끝이기도, 시작점이기도 한 춘양면 우구치의 산길은 지저귀는 산새들과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한없이 듣기 좋은 피서지다.봉화의 최북단으로 강원도 영월군과 접해있는 우구치는 골 따라 띄엄띄엄 집들이 자리하고 고랭지배추가 주작물인 한적한 오지 산골 마을이다. 백두대간 구룡산 1천345m, 민백산 1천212m, 산동산 1천179m에서 흘러내린 물이 우구치계곡을 만들고 더 내려가면 영월 내리천으로 연결이 되는 곳으로,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이기도 하다.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우구치계곡이기에 아껴두고 숨겨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봉화 백두대간수목원에서 88번 도로를 따라 영월 방면으로 도리기재를 넘으면 깊은 산골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우구치계곡이 도착한다. 붉은 몸에 용비늘 같은 껍데기로 치장한 춘양목이 먼저 반기는 곳이다.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을 닮았다고 하여 우구치라 불리는 이곳은 한때 우리나라 2번째 가는 금광으로 많은 사람이 붐볐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조용하고 소박한 고지대 산골마을이다.도리기재를 넘다보면 좌측에 금정수도라는 터널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광물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폐쇄됐다. 이 고개를 넘으면 호젓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거기엔 군데군데 자리를 잡은 텐트들이 보인다.숲이 품어주는대로, 계곡이 자리를 내어주는 곳에 자리를 잡고 노지 텐트를 치면 온전한 자유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된다.바위 사이를 흐르는 비단 같은 물줄기 아래로는 옥처럼 푸르고 넓은 소가 드리워 경탄을 자아내는 풍경이다. 캠핑카도 보이고, 피라미 잡는 가족들도 보인다. 평화로운 풍경이다.마음 같아서는 한 사나흘 그곳에 자리를 잡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일상의 번잡함을 털어버리고 계곡 속에 묻혀 신선처럼 머물다 가면 어떨까?우구치는 개발되지 않은 숨은 계곡이라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다 보니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한 번 오면 꼭 다시 찾는다는 우구치계곡.바람에 스쳐온 소나무 향이 싱그럽고 옥빛 맑은 계곡물이 시원함을 주는 이곳은 고향마을의 어릴 적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곳일지도 모르겠다.계곡과 숲에서 피서를 즐기면서 가깝게 있는 백두대간수목원과 여름 산타마을을 방문해도 좋다.산 속 맑은 공기, 맑은 물, 바람 소리, 산새들 소리 가득한 우구치계곡에서 코로나19가 주는 피로감을 씻어보면 어떨까. /류중천 시민기자

2022-08-21

치유와 상생의 공간 경산 대부잠수교 정원

경산시 하양읍 대부잠수교 금호강 둔치는 계절 따라, 시간 따라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봄에는 청보리와 유채, 여름은 해바라기와 칸나, 가을엔 코스모스가 피어나고 금호강 정든 물빛 위에 한가로이 노니는 철새들의 모습에서 평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저녁에는 해넘이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천상정원이다.숨 막히는 여름 태양이 강렬할수록 꽃잎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해바라기와 칸나를 보러갔다. 시간을 조금 비껴간 탓에 만개한 모습보다는 씨앗이 알알이 맺혀가는 모습이었지만 그 또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이른 아침인데도 노랗고 빨갛게 피어나는 꽃잎들. 그 사이 금호강 물빛 위로 한가로이 놀고 있는 새들이 이루어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인상적이었다.이곳을 지날 때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르곤 했다. 도심 가까이 있으면서 사계절 어느 때나 삶에 지친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곳. 경산시민에게 가지와 몸통을 모두 내어주고 결국 뿌리까지 내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축복이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이곳은 넓고 편리한 무료 주차장이 준비돼 있고, 푸드트럭도 있어 가족단위의 나들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걷기운동은 물론 자전거 타기도 가능하다.금호강 종주 자전거길(69.7㎞) 중 경산 하양읍 대부잠수교∼대구 수성구 매호천 구간(18.6㎞)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어 경산 시내 방면이나 대구 수성구 방면 시민들은 라이딩을 즐기며 휴식도 가질 수 있다.바삐 살다가 한 번씩 휴식이 필요할 때 봄에는 푸른 청보리밭으로, 여름에는 노란 해바라기와 붉은 칸나로, 다가올 가을에는 코스모스로 손님맞이를 하고 있는 경산시 금호강변을 찾아보면 휴식다운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장관을 이루는 해넘이를 바라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경산시민들에게 선물 같은 이곳이 더 많이 개발돼 치유와 상생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8-21

독립운동의 꽃 ‘안동무궁화’

안동댐 월영교 옆에 자리한 월영공원에는 안동 3·1운동 기념비가 있다. 안동지역에서 펼쳐진 3·1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해 광복 40주년인 1985년 8월 15일 세운 기념비다. 안동 3·1운동은 1919년 안동·예안·도산·임하·풍산장터 등에서 열렸는데 3차 시위에는 안동군민 대부분이 참가할 정도로 안동사람의 나라사랑은 특별했다.그 기념비 옆에는 특별한 꽃이 심겨 있다. 바로 ‘안동무궁화’다. 일제강점기에 유림 선비들이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예안향교에 심었던 희귀 재래종 무궁화의 후계목으로, 1999년 한국 무궁화 품종 명명위원회에서 ‘안동’으로 명명해 ‘안동무궁화’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안동무궁화’는 앙증맞고 신비로운 자태로 인해 ‘애기무궁화’로도 불리며 예안향교에서 그 뿌리가 시작된 터라 ‘예안향교무궁화’로도 불린다.안동무궁화는 일반 무궁화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꽃은 작지만 선명한 단심과 단아한 자태로 선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꽃이다. 보통 무궁화의 크기가 7.5E7AF 정도인데 안동무궁화는 500원 동전 크기 정도다. 또 새벽에 피어나 해가 지면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보통의 무궁화와 달리 안동무궁화는 밤낮으로 4~5일 동안 꽃을 피우는 게 특징이라 한다.독립운동의 혼이 깃든 나라꽃 ‘안동무궁화’를 보존·보급하고자,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3월 1일 순수 민간운동단체인 안동무궁화보존회(회장 민홍기)가 창립됐다. 안동무궁화보존회는 지난 5년간 맥이 끊길 위기의 안동무궁화의 품종 복원 및 보존을 위해 힘써왔고 안동 3·1운동 기념비 외에도 육사 시비가 있는 안동민속박물관 야외에 안동무궁화 동산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 28일에는 ‘독립정신의 표상, 안동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2022 안동무궁화 축전’을 열어 안동무궁화의 위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안동무궁화는 현재 월영공원, 안동민속박물관 야외를 비롯해 예안향교, 병산서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임청각 앞뜰과 와룡초등학교, 안동초등학교 등 심겨 그 단아한 멋을 뽐내고 있다. 절개의 꽃 안동무궁화가 안동을 비롯한 전국 각지로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8-21

교육부 장관 사퇴로 이어진 만 5세 입학, 사회적 합의가 먼저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8일 최근 논란이 된 학제 개편 등의 문제를 안고 35일 만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교육부가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지금의 만 6세(8세)에서 만 5세(7세)로 낮추는 내용의 학제개편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학부모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입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이 2025년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그 대상은 2019년생부터다.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된 이후 76년 만에 바뀌게 되는 학제개편을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학부모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교육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한 반대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2019년 3월생 아이를 둔 직장인 정모(38·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뉴스를 듣고 밤에 잠도 못 잤다. 7살에 아이가 학교엘 가면 교실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아이의 집중력도 오래가지 못하고 초등학교 시간표 맞추기도 직장인 엄마로서 더 난감하다”며 “과도기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최대 1년 차이가 난다. 어렸을 때는 1살 차이가 큰데 입시에서도 불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1학년 담임을 맡은 초등교사 신모(34·여) 씨도 “8살인데도 아직 배변 활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고 또 초등 1학년은 여러 가지로 살펴야 할 것도 많은데, 1년 일찍 입학하면 초등교사는 교사가 아니라 보모가 될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물론 아이들이 과거와는 달리 육체적·지적 성장의 과정이 빨라지고 있어서 취학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식 정보가 빠르게 변하는 평생교육 시대에 초·중·고 학제를 12년에서 10년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생산인구를 늘리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반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38개 회원국 가운데 호주·아일랜드 등 3개국은 5세, 영국은 4~5세에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만 6세에 초등입학을 하고 있어서 전문가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되고 있다.문제는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좌우할 중요한 교육정책이 공론화 과정 없이 급하게 발표되고 교육부 장관 사퇴로 이어져 논란을 일으켰다는데 있다. 국민과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정책은 반드시 집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결국 실패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1일부터 시작한 ‘초등학교 만 5세 입학 연령 하향 관련 교육주체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치열한 내부 전문가의 토론과 교육 수요자의 입장이 최대한 존중되는 학제개편이 추진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8-09

연꽃향 그윽한 대안지의 여름

폭염이 멈출 줄 모르고 연일 기승을 부리며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이럴 때는 대부분은 사람 많은 곳도 피하고 코로나도 피해 진정 휴식할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곳 중 하나가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위치한 대안지다. 시골길을 걷는 기분으로 온전히 나만이 힐링할 수 있는 곳이 되어주고 있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초록의 나무들, 특히 여름에는 연꽃이 만개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진다.대안지는 체육공원과 게이트볼장도 갖추고 있다. 체육공원은 산책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게이트볼장은 체력단련으로서도 인기가 있다.용흥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 모(36) 씨는 “아침 일찍 더위를 피해 산책하기 좋다. 등산로도 잘 이어져 있어 도심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곳이라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요즘에는 연꽃까지 만개해 그 모습에 취하다 보면 저절로 힐링된다”고 말했다.또 하나 더 용흥동 대안지에는 2017년부터 이어져 온 용사랑 음악회도 있다. 대안지 체육공원의 활성화와 용흥동 주민들의 화합과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로 지역주민들의 노래와 공연 등이 펼쳐지고 있다. 용흥동에서는 대안지 주변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환경정화 활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더위와 코로나19로 지치는 요즘 가까운 곳에서 나만의 온전한 힐링 장소를 찾는다면 자연 그대로 휴식이 되는 이곳. 대안지(포항시 북구 용흥동 582-2번지)로 발길을 옮겨보자. /허지은 시민기자

2022-08-09

호미곶 국립등대박물관, ‘체험형’ 시설로 재개관

포항 호미곶에 위치한 국립등대박물관이 1년여 간의 증축 공사를 끝내고 지난 7월 1일 재개관했다.등대 역사 교육은 물론 체험 위주의 박물관 구성에 호미곶등대의 세계등대유산 지정까지 더해 해양 관광과 교육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호미곶등대가 7월 1일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되면서 국립등대박물관의 품격은 더 높아졌다.1908년 세워진 호미곶등대는 높이 26.4m의 흰색으로 우아한 모습이다. 내부는 붉은색 벽돌을 쌓았으며 1층에서 6층까지 천장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외부는 콘크리트와 석회로 마감하여 흰색이며, 입구와 창문은 신고전주의 양식을 띠고 있다. 구조적인 안전성과 건축학적 아름다움, 역사성과 시대적 상징성, 등대의 기능 등 종합적인 평가에서 우수하여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되었다.세계등대유산은 IALA(국제항로표지협회)에서 2018년 인천대회에서 매년 7월 1일 올해의 등대를 선정하기로 결의한 후, 2019년 프랑스 ‘코르두앙등대’를 시작으로 2020년 브라질 ‘산토 안토니오 다 바라등대’, 2021년 호주 ‘케이프 바이런등대’에 이어 네 번째로 호미곶등대를 선정하였다.호미곶등대 옆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은 1985년 2월 항로표지시설과 장비들을 보존·연구하기 위하여 국내 최초로 개관하였다.지난해 5월부터 전시관 증축공사를 시작하여 올해 7월 방문객들이 다양한 자료들을 관람하며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관·체험관·교육관·역사관·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호미곶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관 2층 ‘등대의 시간’에서는 바다의 안전을 지켜온 항로표지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관람할 수 있으며, 등대아카이브에 마련되어 있는 다양한 해양서적과 인문학 자료들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다. 전시관 3층 ‘등대와 과학’에서는 항로표지와 관련된 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으며,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휴식할 수 있는 ‘등대카페’도 인기가 높다.체험관에서는 등대 블록 쌓기, 선박 운항을 체험할 수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하여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하여 항로표지에 관하여 이해할 수 있다. 교육관은 교육공간과 함께 1층 어린이들을 위한 ‘영유아 바다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그 외 역사관과 야외전시장에서 시대별 등대의 모형과 에어사이렌 등 항로표지 장비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8-09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여가문화를

경주시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2022년 경주 청소년어울림마당’이 최근 경주 황성공원 타임캡슐 공원 앞 상설무대에서 열렸다.개막식에서는 청소년어울림마당 선포식과 함께 기타연주, 무용, 방송댄스 등 공연과 만화·애니, 물병 만들기, 즉석사진, 학교폭력예방 활동 등 체험부스가 설치돼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했다.여기에 더해 청소년 환경보호 페스티벌, 8월의 e-스포츠 페스티벌, 오는 10월에는 진로탐색 페스티벌 등 청소년들을 위한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문화 활동을 제공할 예정이다.‘청소년어울림마당’은 문화예술, 스포츠 진로 등을 소재로 한 공연, 경연, 전시, 놀이체험 활동을 경험하고 다양한 문활 활동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 함양과 청소년의 역량을 개발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8월엔 여성가족부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문화연대 하늘호가 주관하는 ‘e-스포츠 페스티벌-리그오브 레전드’가 6일 예선을 거쳐 13일 본선을 치른다.이 페스티벌의 총상금 100만원으로 1등 50만원, 2등 30만원, 3등과 4등에게는 각 10만원씩이 주어진다.경주시는 청소년들이 청소년어울림마당에서 다양한 문화적 감성 함양과 역량을 개발해 소비 지향적이고 물질적 가치에 우선한 놀이문화를 건전하고 유익한 여가문화로 바꿔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박선유 시민기자

2022-08-07

“국학기공과 집밥 요리로 건강 지켜요”

경산시 중방동엔 ‘집밥’을 고집하는 박부열(56)씨의 경동식당이 있다.가득 차려진 반찬 숫자에 놀라 나오는 감탄사에 이어 누구나에게 진한 그리움을 주는 엄마표 음식 맛에 반하게 된다.넉넉히 담은 밥과 반찬은 만족할 때까지 무한리필. 손수 말린 무말랭이로 끓여 식힌 물은 손님들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운영한지 벌써 27년. 맛에 반하고 인심에 반한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밥맛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적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식사만 가능한 식당, 공휴일은 제외다. 그럼에도 붐빈다. 어려운 시기에도 의연히 버텨가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 일을 하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저는 돈보다 손님의 건강이 먼저라고 친정어머니께 배웠습니다. 그걸 실천하기 위해 엄마의 마음으로 만듭니다. 제 밥을 드시는 손님들께 먹으며 힐링하는 시간을 주고 싶어요.”박 대표는 “우리 식당에 오면 엄마가 생각난다는 손님들을 보면서 더욱 좋은 밥상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집니다”라고 덧붙였다. 소신을 지켜가며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박 대표는 식당일 뿐 아니라 일상에서 가장 우선되는 게 ‘이웃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사랑봉사단 회원으로 가입해 환경보호에 앞장섰고, 국학기공에도 입문했다.국학기공은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전통체육 종목이다. 명상과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고, 그것으로 현대인의 건강과 밝은 세상을 이뤄가는 것에 근본 목표를 둔다. 박 대표는 남천강변에서 아침·저녁으로 시민들을 모아 국학기공 에어로빅을 가르친다. 올해로 17년째다.비나 눈이 내리지 않는 한 에너지 넘치는 박 대표가 항상 거기서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을 외치며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야외수업이라 날씨의 영향을 받고, 조명이 어두워 제가 하는 동작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새로운 동작을 가르칠 땐 차량 등을 켜서 수업을 합니다. 남천강변에 밝은 조명을 달아줬으면 하는 게 저와 수강생들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박 대표의 열정을 아는 수강생들은 “운동을 한 후 허리 통증이 사라졌어요”, “답답하지 않은 야외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고 웃을 수 있어 좋아요”라는 말을 전했다. 이런 말이 박 대표에게 보람과 긍지를 준다.공익을 위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한결같다. 내가 먼저가 아닌 우리가 먼저라는 것. 박부열씨는 국학기공 에어로빅 강사뿐 아니라 시민을 위한 또 다른 일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의 외동딸은 자작곡 3집을 낸 새내기 가수 HYEEUN(혜은)이다.딸만큼은 아니지만 노래를 좋아하고 잘하는 박 대표는 딸과 함께 손잡고 시민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어 재능기부 봉사를 하는 게 최근에 생긴 목표다여기에 더해 ‘경동식당 주방장’으로 다져온 음식 솜씨를 젊은이들에게 전수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 박 대표는 결식아동들에게 ‘엄마표 음식’을 제공해주고 싶다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경산의 사랑꾼 박부열씨. 남천강변에서 시민들과 함께 희망과 건강을 찾아가는 박 대표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8-07

아이들과 함께 왕피천공원으로 피서를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를 피해 아이와 함께 물놀이장을 찾았다. 울진군은 왕피천공원 내 주광장에 여름 물놀이장을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운영한다. 오전 10시에 개장을 하는데 30분 전부터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수영복 차림의 빠른 걸음으로 가는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군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도 많았다. 주광장에는 왕피천에 물을 끌어와서 큰 튜브가 있는 대형수영장, 에어슬라이드가 있는 무릎 정도 깊이의 수영장, 영유아들을 위한 발목 깊이의 낮은 수영장, 축구 골대가 있는 게임수영장 등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다.샤워장, 탈의실, 파라솔 등 휴게시설도 설치돼 있으며 군에서 지원을 해서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관광지 바가지요금에 부담을 느끼는데 가까운 곳에 설치된 매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인기다.아이들의 체온 유지를 위해 50분 수영에 10분 휴게시간을 운영하며, 안전요원이 배치돼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관리 중이다. 소방 호수로 뿌리는 물은 비를 맞는듯 하지만 온 몸을 적셔 더위를 날려 시원하기만 하다.진행요원은 진행을 도와줄 아빠 두 분을 섭외하고 왕피천팀과 물놀이팀으로 나눠 아이들의 참여를 돕는다. 물총 서바이벌 게임은 물총으로 축구하기, 판 뒤집고 탑 쌓기, 표적 맞추기 순으로 진행됐다.첫 번째 게임은 수영장에서 두 분의 아빠가 골키퍼를 하며 물총으로 상대방 골에 공을 넣는데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하다. 두 번째 게임은 자신의 팀 색깔의 판을 뒤집어 많은 수의 판으로 탑을 쌓은 팀이 승리한다. 세 번째 게임은 두 분 아버지가 물안경을 쓰고 신문으로 만든 모자를 쓰면 상대편 아이들이 물총을 쏴서 먼저 모자를 떨어뜨리는 팀이 이기는 것이다.어린아이들은 게임을 이해 못해 자기 팀에 물총을 쏘며 크게 웃기도 했다. 진행을 도와준 아빠들에게도 상품이 주어졌다. 빨대로 콜라 빨리 마시기 게임은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를 위해 진행됐다.엄마는 호흡 길게 뱉기, 아빠는 ‘왕피천물놀이’ 중 한 글자씩 말하며 상대방 웃겨서 탈락시키기 사전 경기를 통해 1등을 하면 콜라 한 모금 마셔주기 찬스도 주어졌다. 열띤 응원으로 가족의 사랑이 느껴졌다.죽변도서관에서는 ‘책책빵빵 여름나기’ 찾아가는 이동도서관으로 책도 보고 부채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물놀이장을 찾은 아이들은 폐장하는 시간까지 신이 났다. 좋은 기억을 남긴 즐거운 여름 하루였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8-07

더 미룰 수 없는 포항 최대 숙원 ‘동해안대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동해안대교(영일만대교)는 경북 동해안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지난 10여 년간 지지부진한 동해안대교 건설은 새 정부 들어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사업으로 여겨져 지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해군이 동해안대교의 건설로 군함 통행에 장애가 되고 유사시 교량 붕괴 등이 발생하면 군사작전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포항시는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해군참모총장을 잇달아 면담하고 국방부 담당 부대를 찾는 등 보완책을 찾으며 조속한 추진을 위한 행정력을 모으는 중이다.포항시에 따르면 동해안대교는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30.9km) 구간에 포함된 포항시 남구 동해면~북구 흥해읍을 잇는 총 길이 18km(해상교량 9km, 접속도로 9km)로 총사업비 1조6천189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현재까지는 국가재정부담 등의 이유로 동해안대교는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 구간만 확정된 채 유보된 상태로 있다.동해안대교가 완성되면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서·남해안에 치우친 국가 도로망을 ‘U자형’으로 완성해 동·서가 균형을 갖추게 돼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신북방 정책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고 아시안 하이웨이의 핵심축으로 북방교역을 환동해 중심도시인 포항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경제적인 측면은 2017년 기재부의 사업계획 검토 결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지수가 0.97%로 다른 도로 사업의 4배 이상 우수하게 나왔고, 코로나19와 촉발 지진으로 무너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으로도 효과가 탁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동해안대교는 사업 자체만으로도 다양한 기대 효과를 내는 등 포항시에 가져다줄 장점이 한둘이 아니다. 관광 분야에서는 경북에 ‘동해 유일한 해상교’라는 상징성으로 영일만관광특구 등과 연계해 해양관광도시인 포항의 랜드마크로서 지역을 알릴 수 있다.외국에서도 보면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릿지는 인접해 있는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시드니의 랜드마크 역할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최근에 개통된 방글라데시의 ‘파드마대교’도 남과 북을 연결해 물류 확장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방글라데시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1.3%씩 더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포항시 남구 이동에 사는 장모(42·여) 씨는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영일만대교가 생기면 무엇보다 시간 단축이 돼서 좋을 것 같다. 전국 어딜 가도 해상교량이 있어서 관광산업도 발달하고 지역 간 교통비용도 줄이고 있는데 포항도 대교 건설로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8-02

‘여름 바캉스 10선’ 뽑힌 포항 ‘이가리 닻 전망대’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에 위치한 이가리 닻 전망대는 월포해수욕장과 이가리 간이해수욕장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푸른 해송 군락지와 휘어진 닻이라 불리는 이색적인 닻 전망대는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데크에 올라서서 탁 트인 동해 바다를 마주하면 가슴이 뻥 뚫리고 내려다보는 바다색은 옥빛이라 힐링하기에 충분하다. 전망대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향하고 있고 독도까지 직선거리 약 251m로 국민의 독도 수호 염원을 담고 있다. 또 전망대에서 포스코 월포 수련관 방향으로 400m 거리의 ‘조경대’가 위치해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으로 2년간 머무를 때 자주 와서 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지난 2월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사계절 웰니스 관광 50선’을 선정했다. MZ세대를 겨냥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의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선정한 곳 중에 ‘여름 바캉스 10선’에 영일대해수욕장과 함께 이가리 닻 전망대가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져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고 있다.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는 물론 산책길로도 안성맞춤이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사는 이은미(39) 씨는 “이가리 닻 전망대로 가족과 드라이브를 자주 가기도 하고 타지에 계시는 지인들이 오면 빠지지 않고 가는 곳 중에 하나다. 자연 친화적인 곳이라 좋다”고 말했다.주차비와 입장료는 무료이고 오전 9시부터 이용할 수 있다. 매점도 있어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용 시간 전 일출 관람을 위해 전망대 내부로 입장하는 것은 불가하다.여름 휴가지로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한다면 가까운 곳에서 힐링할 수 있는 이곳, 이가리 닻 전망대에서 흠뻑 빠져보자. /허명화 시민기자

2022-08-02

가족애 듬뿍 연극공연, 김천이 웃다

김천시에서 ‘제20회 김천국제가족연극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8월 7일까지 열흘간 ‘연극, 다시 웃다’라는 주제로 김천문화예술회관과 김천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김천국제가족연극제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이 연극제는 해마다 경연을 통해 우수한 작품을 발굴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초청공연으로 치러지고 있다.지난 2002년 김천국제연극제가 시작된 이래 19년 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여 연극의 저변을 확대해 왔다. ‘가족’과 ‘연극’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전국 최대의 경연축제를 통하여 전국에 있는 연극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여 수준 놓은 전문 연극제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올해 연극제는 유명 연극 작품 초청과 역대 수상작 및 지난 3월 모집한 시민연극단의 공연이 총 15편의 작품으로 총 26회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이번 연극제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작품은 국내 연극계 거장 배우 최종원 등이 출연한 개막작 ‘마술 가게’이다. 이 공연은 1회 공연에서 객석 점유율이 95% (550석)과 2회 공연 73%(423석)을 기록하여 김천의 많은 시민과 가족들이 연극에 대한 높은 관심과 호응을 실감케 했다. 배우 최종원이 연기한 개막작 ‘마술 가게’는 묘한 도둑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마네킹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인간성의 이면을 바라보며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영상과 소품을 이용한 융·복합 공연으로 색다른 장르의 공연예술을 체험할 수 있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타 도시에서도 김천국제가족연극제의 관람을 위해 방문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향이 김천이라는 포항시민 A(37) 씨는 “휴가 때 부모님을 뵈러 김천을 가는데 부모님과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3개 보기로 했다. 유명한 배우의 연기를 접하니 좋고 많이 기대된다”고 말했다.3일은 제17회 대회 은상 수상작인 ‘낱말공장 나라’(오후 1시·3시)를 비롯해 ‘복길 잡화점의 기적’(오후 7시), 4일은 ‘귀여운 여인’(오후 4시·7시) 등 7일까지 공연이 이어지니 아이들과 연극으로 다시 웃을 수 있는 여름방학을 만들면 어떨까?무료 공연 2편을 제외한 관람료는 1만 원이며 인터넷, 전화, 방문 예매가 가능하다./서종숙 시민기자

2022-08-02

“달빛을 따라 노닐다”… 안동 월영야행

달빛을 따라 안동댐 월영교 일대를 거닐며 즐기는 안동 문화재 야행 ‘월영야행’이 열렸다. 월영야행은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안동댐 월영교 일대에서 ‘달빛이 들려주는 안동의 문화재 이야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년 만에 돌아온 축제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청의 후원으로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열리는데 안동은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 주최로 안동의 랜드마크인 안동댐 월영교 일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특히 8가지 테마인 8야(夜) 프로그램을 기획, 달빛 아래 경치를 감상하는 야경(夜景), 달빛 조명거리를 거니는 야로(夜路), 문화 토크 콘서트 야사(夜史), 시민 참여 라디오 야설(夜說), 전시 프로그램 야화(夜畵), 월영장터 야시(夜市), 고택 숙박체험 야숙(夜宿), 푸드트럭과 한옥카페를 즐기는 야식(夜食)으로 진행됐다.안동 문화재를 즐기는 축제인 만큼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과 안동의 한글자료 전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한국의 서원(도산서원, 병산서원) 다큐 상영, 멸종 위기의 무궁화를 복원한 안동무궁화 축전 등은 안동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그 외 고택 야간 공포체험 어드벤처 ‘월하귀성곡’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였지만, 휴가를 맞은 시민과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영락교에서 진행된 ‘월영푸드트럭’이었다.이곳은 월영교와 안동댐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강변뷰’를 보며 닭꼬치, 소떡소떡, 떡볶이 등의 야식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부족한 화장실과 주차시설이 아쉽긴 했지만, 시내와 접근성이 좋은 안동댐에서 시민들은 모처럼 달빛에 노닐며 제대로 된 야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