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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힘겨운 서민경제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4-07-16 18:18 게재일 2024-07-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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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br/>  실질소득 줄자 ‘N잡러’들 늘어<br/>  대구·경북지역도 생필품가 ‘쑥’<br/>“점점 더 힘들어” 자영업자 한숨
시민들이 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서민경제가 어렵다. 다음 달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이 예고되어 있고 기름값, 교통비, 전기료까지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가스 요금은 여름을 지나 사용량이 많아지는 겨울철에는 난방비 폭탄으로 서민경제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공공요금의 인상이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경제학 용어에 왝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있다. wage(월급)와 inflation(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월급 대비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처럼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왝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데 서민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물가와 소비’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 물가 누적 환산 상승률이 12.8%, 연간 기준으로 3.8%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환산율이 1.4%였던 2010년대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소비자 물가가 5.1%나 올랐던 2022년의 상황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여전히 서민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물가 현상은 당연히 소비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또 가계의 실질 소득은 1년 전보다 1.6%로 감소했다. 이는 2006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던 여윳돈도 계속 줄고 있다.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지난해 인기였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가계에서는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고금리에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고 고물가로 실질 소득이 줄자 직장인 16.9%는 본업 외에 부업을 1개 이상 하는 ‘N잡러’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의 서민경제도 1년 전과 비교해 더 나빠졌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분기 대구·경북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일자리는 줄고 실업자 수도 10만 명 가까이 늘었다. 반면 소비자 물가는 상승했다. 대구의 소비자 물가는 2.7%, 경북은 3.0%로 상승했고 모든 품목에서 올랐다. 교통이 가장 오름폭이 컸고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음식, 숙박 순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밥상 물가를 중심으로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경제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경북은 도내의 소상공인 사업체가 36만7000개로 경북 전체 기업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종사자는 42만9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5%를 차지하는 등 서민경제의 핵심 주체이지만 전체 소상공인 61.6%가 매출액 1억원 미만으로 고물가가 계속될수록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양덕에서 10년째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54) 씨는 “요즘 날씨가 덥고 습하지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만 에어컨을 최대한 사용하고 대신에 선풍기를 많이 돌리고 있다. 계란값도 많이 오르고 장마철 채소가격도 올라 장사하기 점점 힘들어지는데 최근 배달 수수료와 최저 임금까지 올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박 모(22·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포항에 내려와 방학 동안 알바를 하는데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바쁜 점심시간 2시간 동안만 사람을 구하는 곳이 많아졌다. 예전과는 다르게 서민경제가 안 좋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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