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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행 6개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위한 개선 대책 필요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가 6개월이 지났다. 첫발은 떼었지만, 아직 시민들에게 낯선 고향사랑기부제는 홍보 제한과 기부금 절차의 불편함,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감소를 겪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개인의 기부를 통한 지방재정의 확충에 있다.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한 많은 출향인이 고향을 돕게 하고 도시에서 지방으로의 기부를 목적으로 한다. 기부는 내가 살고 있는 주소지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연간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또 10만 원 이하는 100% 세액 공제, 10만 원 초과분의 16.5%의 기부자 세액 공제의 혜택이 있으며 기부액의 30%를 그 지역의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고향사랑기부제의 효과에 대한 국회 1분기 조사분석에 따르면 실적을 공개한 140곳의 지방자치단체 중 상위 30곳에 경북지역은 경주(10위)와 영덕(12위), 포항(28위)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영덕은 1인 평균 기부금액 전국 1위다. 이는 중소도시에 비해 대도시의 모금액이 저조하고 출향인이 많은 지역일수록 초기실적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지방정부의 홍보력에 따라 실적 차이가 나는데 홍보의 제한으로 개인을 제외한 향우회, 동창회 등 단체는 홍보가 어려워서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답례품에 있다. 경주의 경우 기부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답례품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경주페이였다. 벌초 대행 서비스도 화제가 됐다. 울진은 홍게를 말린 ‘도래 붉은 포’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항은 지역특산물뿐 아니라 체험과 여행상품을 내세웠는데 포항 흥해 용안의 서핑 강습과 다이빙체험, 요트투어, 핫플레이스를 여행할 수 있는 포항 관광택시 이용의 답례품이 인기다. 이처럼 답례품은 지역의 특산품에 국한되지 않은 다채롭고 지역의 역량과도 직결되는 매력적인 답례품 개발이 중요하다.기부에 있어서는 유일한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에서 할 수 있는데 시스템 접속, 회원가입, 기부금과 기부지역 결정, 답례품 선택, 배송지 입력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간으로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평균적으로 12분이 소요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오직 농협에서 기부가 가능하다. 하지만 답례품은 고향사랑e음에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앞으로 개선이 되어야 할 부분이다.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답례품은 기부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다. 당연히 지역색, 정체성을 드러내야 하고 이를 통해 ‘포항’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다시 오고 싶어지게 되고 포항의 경기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시행 초기라서 제도의 취지라던가 혜택이라던가 하는 부분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직접 전화나 서신 등의 다양한 홍보 방법이 허용된다면 더 활성화가 될 것 같다. 10만 원 기부자가 많은 데 기부금도 상한선을 없애고 전액 세액 공제도 할 수 있다면 기부금 확대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기부금 사용처는 지역의 문화공간 조성이나 취약계층 지원 의견이 많았다. 이를 토대로 사업의 방향이나 선정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향사랑기부제의 한 전문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향사랑기부제의 지속성인데 기부제를 통해 정치나 정부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민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민단체나 주민단체, 기후 문제라던가 동물보호 같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도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지방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1

덕구온천에서 즐기는 행복한 물놀이

울진군 북면에 위치한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으로 유명하다. 인위적으로 땅을 파서 모터로 뽑아낸 온천이 아니라 하루 약 2천t 정도 넉넉한 양이 자연용출되기 때문에 양이 모자라서 일반 지하수를 데워서 섞을 일이 없다.온천수를 투명 용기에 넣고 관찰해보면 시간이 지나면 불순물이 생기는 타 온천과 달리 불순물이 생기지 않는 신비의 청정수이다. 칼륨, 칼슘, 철, 중탄산, 불소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약알칼리성이기에 온천수로는 귀한 수질이다.자연용출 온도는 42.4℃로 신경통, 류마티스성 질환, 근육통, 만성피부염 등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등산으로 인한 뭉친 근육을 풀어주거나 여성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필자도 온천을 이용한 일주일 정도는 피부에 광이 날 정도이다. 대온천장 외에도 스파월드가 있어서 아이들과 물놀이하기도 좋다. 스파월드를 이용할 때는 수영복과 수영 모자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특히 키가 130cm 미만의 아이들은 반드시 구명조끼도 착용해야 하며, 대여도 가능하다.아이들은 미끄럼틀을 즐기고 어른들은 액션 스파를 즐길 수 있을 만큼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밖에는 노천온천이 있어서 자연 경관을 즐기며 심신을 안정시키기 좋다. 온천 주위에 있는 덕구계곡은 조물주가 창조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협곡으로 세계에서 유명한 다리 13개를 축소하여 만들어졌다.각 다리의 특징을 읽으며 옆에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어 산을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탕까지 오르는 길이 평탄하여 1시간 반 정도면 오를 수 있어 남녀노소 많이 찾는다.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원탕까지 올라와 족욕 체험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원탕에서 덕구온천 아래쪽으로 연결된 관에 앉아만 있어도 엉덩이가 따뜻해지면서 온몸에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이 지역은 응봉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산림 식물의 유전자와 종, 산림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산림청에서 보호하고 있다.지방산림청장의 허가 없이는 벌채나 채취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사람들에 의해서 훼손되지 않은 탓인지 물이 너무 깨끗해서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일 정도이다.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 소리의 웅장함과 함께 멋진 경관을 눈에 담고 싶다면 덕구계곡을 방문해보길 바란다./사공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1

모감주 나무 노란 꽃물결 넘실거릴 호미반도

모감주나무가 몇 그루 심겨진 호미곶 대동배2리. 포항시는 2023년부터 호미반도 해안을 따라 지역 향토수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모감주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어 특색있는 가로수 길을 만들려고 한다.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 일원에는 전국 최대 규모로 자생하고 있는 ‘모감주나무와 병아리꽃나무 군락지’가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돼 있다.이 사업을 위해 포항시는 지난 2020년도 ‘경상북도 산림신사업아이디어’ 공모에 선정돼 2021년 ‘모감주나무 군락 후계림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국비 확보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 결과 산림청 지역특화 조림 사업으로 선정돼 연차별 사업계획에 따라 첫해인 2023년도에 6억2천여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사업 대상지는 호미반도 해파랑길 주변과 국도 31호선 주변 임야 38㎞구간 약 190㏊이다. 시는 모감주나무 1만여 그루를 심어 개화 시기인 7~8월 노란 꽃물결이 동해안을 따라 넘실거리는 특별한 경관을 조성하려고 한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입은 도로변 가시권 임야 위주로 피해목 벌채 후 집중 식재해 경관 복구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모감주나무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닳거나 줄어든다는 뜻에서 모감(耗減)이라고 하고,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에 염주나무라고 한다. 노란색 꽃이 하늘에서 아니 나무에서 떨어질 때면 그야말로 황금비를 맞는 기분이다. 그래서 Golden Rain Tree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 군락지가 있다. 꽃이 피기 전에는 그곳이 어디인지 찾기 힘들지만 6월에서 7월에 만개할 때면 멀리서도 황금빛 꽃동네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이 꽃놀이하기에 가장 좋은 시절이다.꽃말은 자유로운 마음, 기다림이다. 모감주의 씨앗이 이런 이름을 낳게 했을 것이다. 초여름의 열매는 피망같이 부풀어 오른다. 공기가 한껏 들어있어 작은 풍선을 나무에 매달은 듯 보인다. 갈색에서 진갈색으로 열매의 껍질은 바짝 말라간다. 그리고 드디어 세 갈래로 갈라진다. 갈라진 한 껍질에는 두서너 개의 씨앗이 붙어 있다. 바람은 씨방을 분리 시킨 뒤 날려 보낸다. 씨방의 형태는 바람을 잘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120미터까지 날아갈 수 있다. 모감주는 이 껍질을 파도에 실어 보내려고 바닷가 근처에 군락지를 이루었다.모감주는 여행에 필요한 도구를 안고 태어났다. 껍질은 어느새 열매를 나르는 돛단배가 된다. 모래톱에 정박도 하지만 잠시뿐이다. 모감주 씨앗이 바다를 건너 육지에 도착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겨울 편서풍을 만나야 하고 다섯 달 이내에 3천500킬로미터를 이동해야 성공한다. 이 모든 조건이 맞아야 꽃을 피운다. 하지만 모감주 씨앗은 이 험난한 모험을 선택했고 성공했기에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 자신의 영토를 넓힐 수 있었다. 군락지의 가지를 잘라 환호동 해맞이공원 여기저기에 또 바닷가 산책로에 노란 꽃등을 내걸었다. 군락지가 확장된 것이다. 꽃이 혼자 애쓰던 일을 포항 사람들이 거들고 나섰다.지금 노란빛의 여행자 모감주의 계절이다. 하지만 포항이 모감주 군락지라는 사실을 포항 사람들도 사실 잘 모른다. 홍보를 위한 방법으로 시민 한 사람이 모감주나무 한 그루 갖기, 모감주 아래서 사진 인증하기 챌린지 같은 참여 프로그램도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사람들이 사진에 진심이고, 그 사진에 꽃 담기를 즐긴다. 파란 해파랑길 따라 노란 꽃이 피어나면 휴대전화를 들이대는 사람으로 북적일 것이다./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11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2023년 1학기 포스텍 문명시민강좌인 ‘Global KoreanⅡ’는 총 6강으로 진행되고 있다.5강으로 최근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 이벤트홀에서 방송인이자 금융인인 마크 테토(TCK인베스트먼트 공동 대표이사·문화외교자문위원)의 강의가 열렸다. 그의 인기만큼 많은 시민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강의장을 꽉 채웠다.2010년 삼성전자에 스카웃되어 한국으로 온 마크 테토가 어떻게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지, 그리고 2015년 ‘평행제’라는 북촌 한옥에 살면서 느낀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소개했다. 한옥에서의 삶은 그의 인생에서 큰 변화를 안겨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의 전통 건축물과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기와, 한옥 문창살과 정원, 백자, 고가구, 그리고 국악 등의 매력에서부터 찾게 된 것은 한국의 여백, 미니멀리즘, 그리고 일보일경, 정(精), 추억, 자연 그대로, 불완전함의 매력까지 그의 관심이 한국사람 그 이상이었다.“한 공간이 한 인간에게 이렇게 영향을 끼칠지 몰랐어요.”한옥에 살면서 그는 한걸음 걸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즉 일보일경(一步一景)을 통해 여백을 알려주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리빙센스 잡지의 ‘마크 테토의 물물기행’ 그리고 ‘마크 테토의 아트스페이스’ 시리즈 연재를 통해 한국의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그는 한국이 가진 여백의 미를 만나게 되었다.그가 찾은 여백의 미(美)란 무엇일까?구본창 작가의 ‘항아리’ 시리즈에서 항아리 안의 여백을 발견하게 되어 아트컬렉션의 시작이 되었고, 설치미술가 지니 서의 작품과 대담에서 전통산수화 속에도 일보일경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박서보 작가의 스트라이프 작업 과정에서는 반복적인 행위 자체가 마음을 비우게 되고 단색화가 마음의 여백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다.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백이란 비어있는 것, 부족한 것이라고 느끼겠지만, 그는 여백을 절제(節制), 불완전함의 매력으로 이야기한다.이제까지 보여준 한국의 아름다움 중에서 자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야시대 토기’라고 하였다. 달항아리보다 가격이 싸지만 그에게 이 토기는 불완전함의 매력을 준다고 한다.우리가 몰랐던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불완전하지만 주변 환경으로 인해 완전하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사람의 매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마크 테토가 자신을 불완전함의 매력으로 표현한 가야시대 토기처럼 꾸며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 그리고 여백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때이다. /서종숙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04

저출산·고령화 시대, 다문화 넘어 ‘이민정책’ 고려할 때

저출산·고령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지금,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그간의 다문화 정책이 이민정책으로 고려되고 있다. 경북은 현재 전체 인구의 24%가 65세 이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각하다. 특히 25세에서 49세 사이 핵심 생산인구의 비율은 앞으로 20년 사이 14% 포인트 줄어들고 경북 경제의 심장인 구미와 경산, 포항이 30%의 비율로 떨어질 전망이다.그 대안으로 이민정책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2022년 12월 기준 국내 총인구의 5%에 가까워지면서 OECD 기준 ‘다문화·다인종 국가’에 편입되기 직전의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 인구수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의 2019년 다문화 인구 동태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부부의 10쌍 중 1쌍은 배우자가 외국인이나 귀화자로 더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고 있다. 2019년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4천700건으로 전체 혼인의 10.3% 정도인데 이 비율이 10%를 넘은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2016년 이후 다문화 혼인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도내 다문화 가정 인구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경북의 다문화 가정 가구는 1만8천58세대 5만7천102명으로 전국 대비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문화 자녀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1만7천432명으로 이중 40%인 6천957명이 초등학생이다. 경북은 올해 다문화 정책 방향을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양성’으로 정하고 이주 여성과 다문화 자녀 미래 인재 육성을 지원한다. 이는 다(多) 민족화와 이민자 유입도 확대해 인구를 늘리고 경북이 지방시대의 선두주자가 되고 자 함이다.경북은 결혼이주여성의 이중언어 능력과 글로벌 환경을 활용해 전문 경영인으로 육성하고자‘글로벌 레이디 양성사업’을 추진해 지난해 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칠곡에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인 한 이주여성은 무역회사의 대표로 식품과 화장품을 베트남에 수출해 연 매출 8억을 달성했다. 포항에서는 결혼이주여성 7명이 글로벌 레이디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판매해 농민과 다문화 가정을 연결해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아직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미래 대한민국 경제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이중언어대회, 자녀 학습지원,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젝트도 실시하고 있다. 이중언어 대회는 올해로 10회를 맞았으며 경북에서 유일하게 추진되고 있다. 도에서는 대학생을 받으면 부모까지 함께 비자를 주고 우수한 인재들은 박사 과정을 받으면 여기에서 바로 이민할 수 있는 정책을 국회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에선 일자리 갈등과 부적응 등 이민정책 실패 사례가 많은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이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먼저다. 우리보다 인구절벽을 먼저 겪은 서유럽, 특히 세계에서 가장 이주민에게 관용적인 나라인 독일의 사례를 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927만여 명의 이주민을 받아들였다. 한 기업에서는 직원의 4분의 1이 이민자들이다. 은퇴로 인한 공백을 이민자를 채용해 교육하고 정직원으로의 채용하고 있다. 친 이민자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는 독일은 어떤 범주에 속하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5년 뒤에 영주권을 취득 자격을 준다.한국에서 20여 년간 거주한 독일의 한 기자는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이제 한국은 외국인 없이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노동력이 사라져 인력난에 시달렸고 그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인이 외국인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인식을 넓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04

메타버스로 미래교육의 날개를 달다

밀레니엄 시대에 사람들은 도토리로 아바타를 꾸미고 방의 인테리어를 바꾸고 배경음악을 구입했다. 우리는 이미 ‘싸이월드’라는 메타버스 공간을 체험했던 것이다. 메타버스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하며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공간에서 현실세계가 구현되는 플랫폼이라 생각하면 된다.매년 그해에 가장 이슈가 되는 키워드가 있는데 올해는 단연 메타버스, 챗GPT 등이 아닐까 싶다. 경북에서는 특히 메타버스 확산으로 창출될 새로운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메타버스의 실체에 대한 이해와 저변 확산에 대해서는 대중들의 체감 온도가 아직은 낮은 편이다.이러한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실생활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교육과 문화를 통하는 방법이다. 안동용상초등학교는 2023학년도 메타버스 선도학교로 선정돼 지난 6월 29일 ‘메타버스로 미래교육의 날개를 달다’를 주제로 ‘너와 내가 만나는 세상, 안동용상 온(On)누리 메타버스 체험행사’를 진행했다.학교 체육관과 각급 교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전교생이 참여해 메타버스 기술 체험을 직접 시연해보는 시간이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방송을 체험해보는 해피 크리에이터, 증강현실을 활용한 색칠놀이, OX 게임, 세계탐험, 인체 VR 체험, 가상현실 체험, 로봇 축구 등 다양한 체험 부스 활동으로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 냈다. 또한 호국보훈의 달 기념식 및 시상식 등 학교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도 메타버스 선도학교답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실시간 진행하기도 했다.류동현 교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포부를 밝혔다.“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완료를 기념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본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과 학부모 교육 방안을 모색하고 적용해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메타버스로 지방시대를 선도해나가는 방법은 반드시 큰 프로젝트와 거대 신산업 중심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이다. 학교나 일상 속에서 체험하는 생활밀착형 메타버스야 말로 지방시대 메타버스 첫걸음을 떼는 것이 아닐까./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04

신라고분정보센터 나들이 어때요?

계절따라 빛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연두색 고분들은 경주 풍경의 상징이다. 최근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 등으로 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오며가며 보이는 능의 외관은 눈에 익지만 내부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최근 신라고분정보센터가 문을 열었다. 시내 중심권이자 황리단길 진입로에 위치해 관람객 및 시민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출입구 좌측 벽 위로 금속판에 시기별, 발굴 장소 등에 관한 정보가 간략히 적혀있다. 식전 애피타이저 같은 느낌. 시각 장애인을 위한 노란색 보도블럭도 설치돼 있다. 우측엔 일렬로 심어진 대나무가 외부와 경계를 만드는 한편 그늘을 만들어 열기도 식혀준다. 전시장 내부는 뜨거운 바깥과 다른 세상처럼 시원하다.전시장은 대략 6군데로 나눠져 있다. 안내데스크를 지나자 탑동 칠초동검 복원품이 보였다. 날카로우면서 강렬한 형태가 당시의 기술력을 감탄케 했다. 그리고 안내데스크 뒤편으로 들어서면 디지털 실감영상실이 있다. 암막 커튼을 열고 들어가니 영상물이 상영 중이다. 신라고분 1천년, 신라인의 삶과 죽음, 천마총 발굴 50주년, 하늘에서 본 고분을 주제로 시간별로 상영된다.벽과 바닥 등 내부 전체가 화면이 되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다음은 인터렉티브 영상체험실로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문양을 체험할 수 있다. 화면에 뜨는 유물들을 손으로 터치하면 관련 영상이 뜬다. 그 중 하나의 유물은 영상이 끝나면 포토존도 등장한다.함께 관람하던 외국인 가족은 서둘러 사진 촬영에 들어갔다. 어느 유물인지는 직접 체험해 보고 찾길 바란다. 다섯 개의 유물을 모두 확인 한 후 밖으로 나오자 신라 고분 엽서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안내데스크에서 받은 엽서의 바코드 부분을 인식시키자 화면에 해당 엽서 이미지가 떴다. 버튼을 돌리자 화면 이동이 가능했다.체험을 마치고 돌아서자 뒤편 전시장 중심부에 고분 형태의 조형물이 보였다. 들어서니 아이들을 위한 작은 책상과 의자가 준비돼 있다. 책상 위엔 신라 고분 모형이 놓여져 조립체험을 할 수 있게 돼있다. 얼핏 보면 귀여워 보이는 모형들이다. 그런데 관 속에 시신을 넣는 단계부터 준비되어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서 조금 놀랐다. 덕분에 태어나 처음으로 무덤을 축조해 보았다.그리고 신라 고분조형물 외부엔 좌석이 비치돼 있는데 함께 비치된 터치패드로 신라 고분의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다시 안내데스크 쪽으로 가서 좌측을 보면 금관총 축조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돌무지 덧널 무덤 금관총의 축소모형 위에 맵핑 영상으로 축조과정과 장례모습을 연출해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엔 신라금관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디자인 할 수 있게 돼있다. 화면에 여러 종류의 금관 부속품들이 뜨면 아바타 인형 옷을 고르듯 하나씩 골라 하나의 금관으로 완성하는 방식. 조립 후 자신의 이름까지 입력하면 화면에 완성된 금관과 이름이 적힌 영상이 등장한다. 체험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놓치면 아쉬운 또 한 가지 이야기가 있다.입구 부분의 천장과 금관 조립 체험을 하던 곳의 구조가 고분 내부의 형태를 차용해 왔다는 점이다. 황남대총 남분 매장주체부의 주곽과 부곽의 두 개의 목곽 구조물을 실크기로 응용 설계했다. 여러모로 관람객을 위한 구경거리 많은 알뜰한 배려가 보이는 전시장이다. 천천히 관람하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관람시간은 월요일에서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현재 별도의 휴관일은 없으며 무료 관람이다. 뜨거운 여름 도심 속 모두의 오아시스가 될 듯하다. /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7-04

“늘어나는 ‘5060 新중년’, 일자리 확대 정책 필요”

우리 사회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2025년이면 내국인 대비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인생 2막을 준비하며 늘어나고 있는 ‘5060 신중년’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위한 일자리가 정책적으로 중요해졌다.신중년은 보통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며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과도기 세대를 말한다. 경북 지역 중장년층은 12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9%(2023년 3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 도내 인구는 2016년을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대신 40세 이상은 순 유입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의 퇴직 시기 또한 평균 49.3세로 빨라지고 있어 일자리 지원정책을 한충 더 확대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그동안 청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은 소외되어 있었다. 이들에게는 이전 일에서 얻은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재취업, 이직, 전직 등에서 특화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교육 수준이 높고 업무수행과 건강에도 문제가 없어 경제활동 지속이 가능하며 일에 대한 의미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또 부모부양과 자녀의 취업 시기가 늦어져 이중부담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의 필요가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 일자리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에서는 89.3%가 현재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한 것으로 나타났다.경북 지역을 살펴보면 제조업의 비중이 47.6%로 다른 지역의 29.6%보다 1.6배 높다. 이에 따른 재취업 지원사업이 경북 서부권을 중심으로 퇴직 기술 인력과 전자산업 고용위기 기업을 매칭해 기업의 기술고도화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한 지원을 먼저 시작했다. 올해는 경북 전역으로 확대해 포항이 속한 동남부권을 중심으로 보면 경기 침체와 이차전지와 미래 차 산업으로의 전환에 따른 퇴직자가 발생하게 될 것인데 이들의 경력과 특화된 기술, 일에서의 노하우를 살려 재취업을 지원한다.특히 포항은 기존 철강산업 중심의 고용형태에서 벗어나 새롭게 급부상 중인 이차전지와 소재산업으로의 사업 다각화와 기술 역량을 강화할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과 파트타임 일자리 지원, 로컬 소셜 스타트업 지원, 생애 설계 프로그램을 비롯해 교육과 일자리 찾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지역 콘텐츠 중심으로 신중년 채용 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포항시에서는 포항형 중장년 취업드림(dream)지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신중년 중소기업 파트타임 지원을 위한 참여업체를 매년 모집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월 70만원, 소상공인은 월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경북도청 경제정책 관계자는 “신중년의 경제활동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고 우리 모두가 나이가 들고 신중년에 속하는 시기가 오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신중년과 함께 일하는 시기가 온다. 이들에겐 자아실현, 사회공헌, 삶의 보람 등 다양한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기 때문에 일자리의 선택을 넓혀 줘야 한다. 일자리를 통해 노후는 물론 경제적, 사회적으로 윤택해지면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인구 유입에도 도움이 된다. 지역의 대학에서의 맞춤형 직업교육프로그램과 신중년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회적이고 단순한 생계형 일자리가 아닌 그간의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7

‘여름꽃’ 능소화… 포항·경산·대구서 만발

차를 타고 달리다 우현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렸다. 옆에 타고 가던 지인이 저게 뭐냐고 묻는다. 포항시 철길숲에 주황빛 탑이 우뚝 섰다. 이맘때 즈음 늘 피는 능소화 기둥이다. 원래 심은 나무는 말라 죽고 그 나무를 휘감아 올라간 능소화의 집이 되었다. 담쟁이덩굴처럼 줄기의 마디에 생기는 흡착 뿌리(흡반)를 건물의 벽이나 다른 물체에 지지하여 타고 오르며 자란다. 가지 끝에서 나팔처럼 벌어진 주황색의 꽃이 여름 내내 핀다.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다. 옛날에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추나무처럼 다른 목본류보다 좀 늦게 싹이 나오는데, 이것이 양반들의 느긋한 모습에 착안해 양반나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이 이름 때문에 평민들은 능소화를 함부로 기르지 못했다고 한다. 만약 기르다가 적발되면 즉시 관아로 끌려가서 매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꽃이 한 번에 흐드러지게 피는 게 아니라 계속 꽃이 지고 나면 또 피고, 또 피기 때문에 개화기간 내내 싱싱하게 핀 꽃을 감상할 수 있다. 꽃은 질 때 꽃송이 그대로 툭 떨어져서 비 온 다음 날 담장 밑이 능소화 빛으로 물든다. 그 또한 아름답다. 꽃의 전설 속 소화처럼.옛날옛날, 복사빛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에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 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 번도 찾아오지를 않았다고 한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발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넘어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갔다.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떴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러지지 않은 채 담장 밑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 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이다.꿀에 독성이 있다. 갓 채취된 꿀은 괜찮은데 48시간 이후부터 독성이 생긴다고 한다. 오래된 꿀을 먹거나 장시간 피부 노출이 되는 건 피해야 한다.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오래된 적산가옥과 주황색 능소화가 어우러져 사진 찍기 명소로 알려졌던 경산 자인 능소화가 지난해 누군가에 의해 절단됐다가 올해 4월 30여 년 된 능소화로 보식 공사를 시행한 나무에 꽃이 피었다. 능소화 앞을 지나던 한 시민은 “꽃을 다시 볼 수 있어 기쁘다. 예전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능소화 절단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김광석 거리에 여름이면 김광석보다 더 인기인 것은 능소화 폭포이다. 대구시 중구 대봉1동 행정복지센터 옆의 건물(경일빌딩) 동쪽 벽을 타고 올라 폭포를 만들어내는 능소화 두 그루가 유명하다. 최근 ‘대봉동 능소화 폭포’라는 이름을 지어 명패까지 달았다. 능소화 폭포 아래서 망중한을 즐길 여름이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7

전통과 젊음이 있는 ‘하양 꿈바우시장’

내게는 장날에 대한 기억이 특별하다.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엄마 손 잡고 빽빽한 시골버스에 끼어 한참을 달리는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하면 백화점보다 더 많은 상품들과 먹을거리가 넘쳐났고 모처럼 만난 지인은 웃음꽃을 피워냈다,이랬던 5일장이 세태에 따라 쇠락해간다는 이야기에 아쉬움 가득하다. 다행히 경산은 아직 하양장(4, 9일)과 자인장(3, 8일)이 열리고 있다. 옛 추억을 되살려 푸짐하고 인심 좋은 하양장을 찾았다.아직도 시골장은 북적거렸다. 물건을 흥정하는데 서너 명이 한 조가 돼 시장을 구석구석 살피는 분들을 보게 됐고, 궁금증에 다가가 무슨 일인지 살펴보니 하양 꿈바우시장상인회장과 관계자들이었다. 꿈바우시장은 공설시장이고 5일장과는 무관함에도 적극적인 상인협회의 행보에 관심이 갔다.경북상인협회 사무국장을 지내고, 꿈바우시장상인회장으로 일하는 이대희(61)씨는 “꿈바우시장은 현대화 1호 시장이다. 디지털 사업으로 연매출 5억원을 올리고 있지만, 교육에 가보니 앞으로는 전통시장의 85%가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길 들었다”고 했다.이에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시장을 구석구석을 살피고, 카카오그룹이 전통시장 중 전국 5개를 선정하는 발굴사업에 경북 대표로 선정돼 온라인을 통한 홍보와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노력 덕분에 하양 꿈바우시장은 경산시민은 물론 전국에서도 이름을 높이고 있다.이 회장은 “시장 안에 정원을 조성하고, 공연장을 만들어 성인과 학생들의 버스킹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꿈바우시장은 대학과 손잡고 하양을 대표하는 상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민향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7

숲이 주는 즐거움에 ‘푹’

지난 휴일. 울진 유아숲체험원 ‘수피조아’는 울진에 거주하는 유아를 둔 가족을 초청해 ‘가족생태문화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산림청 주관으로 수피조아에서 주최했으며 금강소나무숲길 가족탐방로에 열렸다. 4~7세 아이들과 가족 15팀이 참여했고 참가비는 없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점심 식사도 제공해주었다. 필자의 가족도 유치원 알림을 통해 신청해 참가했다. 가족탐방로 입구에 도착하니 예약한 다른 팀들을 만날 수 있었다.금강소나무숲길은 예약에 의해서만 방문할 수 있다. 아카데미 신청자들의 인원 체크 후, 수피조아에서 제공한 물을 들고 숲전문가 다람쥐 선생님의 행사 취지를 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등산만 하는 것에 대한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이벤트도 제안해주었다.다람쥐 선생님은 국수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등 가족탐방로에 서식하고 있는 나무들의 잎을 잘라 설명을 적어놓은 종이를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산을 오르는 재미도 있지만, 본인이 받은 잎과 같은 모양의 나무를 찾아보고 수피를 만져볼 수 있는 재미도 주었다.수피는 나무의 껍질을 의미한다. 이 이벤트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아카데미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의 나무 이름과 특징을 알고 갈 수 있도록 한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사실 필자도 나무와 꽃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데 이번 기회에 국수나무의 잎과 수피의 특징에 대해 알게 되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탐방로를 걷는 내내 다람쥐 선생님은 나무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으며, 민들레 선생님은 잎을 보고 나무의 이름도 알려주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보폭이 좁은데다가 잎까지 찾아보느라 천천히 올라가게 되었다.더운 날씨에 햇빛은 숲에 가려졌지만 땀이 줄줄 흐른다. 한 번씩 바람이 불 때면 시원함이 배가 된다. 숲에서 나는 흙과 피톤치드 향이 머리를 맑게 해주는 듯하다. 1시간쯤 등산하고 나서 이른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다람쥐 선생님은 아이들을 한 명씩 호명하며 나무의 잎을 확인했다.간단한 설명과 함께 나무로 만든 걱정인형을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오후 등산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점점 피곤해한다. 한 명씩 업히고 안기고 하더니 몽키클라이밍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땅에서 보기에는 높이가 아찔해 보이는데 아이들은 씩씩하게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이 행사를 통해 아이들은 숲을 직접 만져보고 뛰어봤고, 어른들은 숲이 주는 고마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사공은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7

울진 평해읍 오면 가을 분위기 ‘물씬’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 8-2라고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달려가자. 월송사거리에서 너른 들로 길을 잡으면 보리와 밀이 누렇게 익어가고, 방금 모내기한 논에 푸른 하늘이 전세를 들어 푸릇푸릇하다. 길 끝에 강이 보이고 둔치에 서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펼쳐진 꽃밭이 우리를 맞이한다.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가 초여름에 가득 폈다. 눈이 환해진다.이른 아침에 찾아갔는데, 우리보다 먼저 온 새들이 노래하느라 색색깔의 코스모스만큼 아름다운 화음이 울려 퍼진다. 가을 코스모스가 키가 큰 것에 비해 6월 코스모스는 키가 낮다. 한들한들 흔들리는 꽃밭에 서서 하늘하늘한 하늘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주차장이 넓어서 좋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장소라 붐비지 않아 우리들만의 공간이라 캠핑 의자 꺼내 차 한 잔 마시며 꽃멍을 때려도 좋다.바로 근처에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이 있다. 모래 언덕 위에 있는 월송정은 우거진 곰솔 숲을 지나면 보인다. 숲 너머로 하얀 모래의 바닷가와 대비를 이룬다. 그래서 어떤 이는 ‘월송’이라는 말을 ‘소나무 너머’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동해 풍경이 일품이다.이 솔숲은 평해 황씨 종중 숲인데 키가 20m도 더 되는 늘씬한 소나무가 천 그루가 넘는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서 풍류를 즐기는 듯한 선비의 모습이다. 하늘로 솟아오른 줄기 형태를 가만히 보면 춤을 추는 듯하다. 나무들을 하나하나 보며 숲속으로 걸어가면서 솔향을 들이마시면 1년은 폐가 신선해진다.숲에서 나와 월송정에 오른다. 관동팔경 중 제일 남쪽에 있는 월송정은 신라 시대 영랑·술랑·남속·안양이라고 하는 네 명의 화랑이 울창한 솔숲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달을 즐겼다고 해서 월송정(月松亭)이라고도 하고, 중국의 월국(越國)에서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 해서 월송정(越松亭)이라고도 한다. 고려 충숙왕 13년(1326년)에 창건되었다가 몇 차례 고쳤으며 현재의 것은 1980년에 만든 것으로 현판은 최규하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나무 계단을 따라 정자에 오르면, 멀지 않은 바다가 푸르게 더 가까이 다가온다. 파도 소리마저 푸르르 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말의 모습이다. 소나무와 누각과 바다의 삼중주는 한참 들어도 좋다. 기둥과 기둥 사일로 풍경이 걸렸다. 자연이 그려 놓은 명작을 감상하다가 우리도 그림의 한 장면으로 스며들어도 좋다.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평해사구습지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빼어난 해안선과 배후습지를 활용하여 만든 생태공원으로 축구장 12개를 합쳐 놓은 규모다. 사구열이 잘 보전되어 사구와 배후습지를 관찰하는 장소로 적합하다.공원 어디든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이곳에는 해안전망대, 기수역 관찰대, 생태 관찰대, 조류관찰대, 사구전망대, 광장, 쉼터 등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고 이 시설들은 탐방객이 사구습지 생태공원 곳곳을 다니며 안전하게 생태탐방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탐방 데크와 탐방로로 이어져 있다. 이곳은 76종류의 식물들과 289종의 야생생물들이 살고 있다. 다만 야생동물이 대부분이다 보니 사람만 보면 숨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걷다 보면 소나무 숲길이 나타나고, 그 숲을 따라가면 바다를 보는 전망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바다에는 작은 섬이 드문드문 앉았고, 갈매기들이 자신들의 터전인 듯 모여 한 방향을 바라본다. 이 모든 풍경이 물 흐르듯 이어진다.세 곳 모두 주차가 편하고 아직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자연 그대로 모습이다. 조용히 힐링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안성맞춤 한 장소로 추천한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0

불법촬영·성매매서 디지털성폭력까지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성범죄’ 예방 절실

최근 여성을 위협하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부산 돌려차기, JMS 사건과 같이 성폭력 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여성을 향한 범죄에 대한 우려가 20년 전보다 훨씬 높아진 가운데 주거침입, 불법촬영, 데이트폭력, 스토킹 범죄가 성희롱, 성매매,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디지털성범죄로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또 여성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혹시나 있을 범죄 발생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이로 인한 성범죄도 꾸준히 늘어나 해마다 30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여성 1인 가구는 2021년 기준 358만여 가구에 이르고, 2016년부터 5년 사이 여성이 피해를 입은 주거침입 범죄는 60% 넘게 증가했다.지난달 대구에서는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원룸에 침입해 성폭행하려다 상해를 가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지인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배달기사가 재판에 넘겨진 사건도 발생했다.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여성폭력통계’에 따르면 여성 10명 가운데 4명은 평생 한번 이상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고 2019년 기준으로 평생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 비율은 38.6%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경찰에 신고, 고소 등을 통해 보고되거나 경찰이 직접 인지하여 형사입건된 성폭력 범죄 사건은 총 3만9천509건으로 전년(2021년) 3만8천629건 대비 2.3%로 증가했다. 2014년부터 성폭력 범죄 중 해마다 가장 높은 비율(지난해 51.3%)을 차지하는 범죄는 강간·강제추행으로 나타났다.디지털성범죄의 피해자도 꾸준히 늘어나 2022년(7천979명)에는 2021년(6천952명) 대비 14.7% 증가했다. 여성 피해자가 6천7명(75.3%)으로 남성의 3배가 넘는다. 연령을 밝히지 않은 피해자(53.3%)를 제외하면 전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3천725명)의 61.85%(2천304명)가 10~20대 여성이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나이 어린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에 접수된 1만2천726건 중 유포 불안이 3천836건(30.1%)으로 가장 많았고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을 하는 한 강사는 “나에 대한 정보를 드러내는 게 곧 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사이라 해도 함부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피해 발생 후에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피해자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강조했다.포항시민 A 씨는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여성 범죄자들을 보면 그 정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성폭력 범죄자들 중 재판에 넘겨진 이는 절반도 안 되는 것 같고 처벌 수위도 낮다. 포항시를 비롯한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여성범죄에 대한 예방활동이 시민들에게 홍보는 물론 안전한 환경 조성에 있어서도 지속적이어야 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해야 여성범죄가 근절에 조금 더 가까워 질 것이라 생각한다” 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0

‘솔뫼마을 시인’ 조영일의 삶과 문학

안동시 용상동에서 동쪽으로, 신선이 고기를 낚았다는 선어대를 지나면 송천동이 나온다. 송천동에는 가장 큰 촌락을 형성하고 있는 솔뫼마을이 있다. 반변천이 마을 앞을 지나는 솔뫼의 명물로는 국립안동대학교, 안동향교, 역동서원, 안동 흥해배씨 임연재종택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솔뫼에서 나고 자라 지난 6월 10일 훌쩍 세상을 떠나버린 조영일 시인이 있다.조영일 시인은 제2회 이호우시조문학상, 경북문학상, 경북문화상, 경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고 한국문협 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경상북도 문인협회장을 역임했다. 그중 이육사문학관 초대관장을 맡아 이육사문학관이 이육사의 민족정신과 문학정신을 길이 전하고 널리 알리는 공간이 되는데 힘을 보태었다.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 및 ‘시조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은 활동 경력에 비해 많은 시집을 내지는 않았다. 문단경력은 40년을 넘겼건만 그는 생전에 “시집을 내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전국의 많은 문인들에게 하루에 3권의 책을 받는다 치면 1년에 천 권 정도의 책을 받게 되는데 “다음 시집이 언제 나오냐는 말을 지겹게 듣게 될 즈음 시집을 한 권씩 내어 인사치레는 할 수 있었다”며 껄껄 웃던 그였다. 1992년 첫 시집 ‘바람 길’ 이후 ‘솔뫼리 사람들’, ‘마른 강’, ‘시간의 무늬’를 거쳐 마지막 시집이 되어버린 다섯 번째 시집 ‘설산’이 2020년 가을에 나왔다.고향에서 삶을 마감한다는 것이 문학인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나와 가족, 이웃과 지인, 자신의 모든 것을 고향 말로 담아내고 고향 말로 그려내고 사랑하는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그렇게 떠난 조영일 시인. 어느 지역 어디 시인으로 불릴 수 있는 문학적 호칭은 사실 아무나 얻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어느새 자연스레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안동 시인, 송천동 시인, 솔뫼리 시인은 그의 문학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호칭이 아닐 수 없다.‘사는 게 무엇인지 무심할 수가 없(조영일 시 ’봄날‘ 중)’는 초여름 그가 고향을 떠났다. 바람 길을 걸어 솔뫼리 사람들을 만나고 마른 강을 건너 시간의 무늬를 엮고는 펄럭이는 설산 속으로 영원히. /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0

“봉화 유록마을로 별 보러 오세요”

봉화군 봉화읍 유록마을에서는 지난 17일 ‘아기사슴 별별 이야기 별밤’ 행사가 열렸다. 별을 주제로 시 낭송과 이야기 마당, 별 관측과 별자리 이야기 등으로 꾸며진 행사였다. 유록마을엔 조선시대 천문학자 괴담 배상열(1760~1789) 선생이 하늘을 관측하던 직방당이라는 연못과 녹동리사가 있다. 해시계와 혼천의(선기옥형)라는 천문 관측기구도 있으며 서계쇄록, 기삼백해 기해제도 등 천문과학 자료도 남아 있다.유록마을은 400년을 이어온 흥해 배씨 집성촌으로 유산서당, 임연재 신도비, 추원사 등도 자리해 있다,배상열 선생은 10세에 천문을 살피고, 15세 혼천의를 제작하고, 21세 이후 성리학에 집중해 천문학과 성리학에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남겼다. 유림에서는 그의 학문과 덕행을 본받고자 녹동리사를 1831년 세웠다.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전국 서원 철폐 시 녹동서당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며, 거기엔 고서 319점과 고문서 241점, 간찰 420여 점이 남아 있다. 직방당은 천체를 관측하던 연못으로 남북에 위치하고 동서로 트여 천체 현상을 관측하기 좋은 장소다.직방당은 삼각법을 이용, 고도를 측정해 전답 면적 계산을 하는데 이용됐다. 또 낮에는 해시계로 시간을 측정하고 밤이면 별자리를 관측한 장소로 전해지고 있다. 직방당은 녹동리사의 남쪽에 위치하고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가로세로 8m이며 석축으로 쌓았다. 혼천의는 조선시대 천체의 위치와 운행을 통해 시간과 절기를 측정하는 관측기구로 일명 선기옥형이라 한다. 십자 받침 바닥면에 ‘기해초을사중이재악수용유미정복당사선수량재경조’라는 23자의 묵서 기록이 있다. 묵서 기록은 다른 혼천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 역사적인 가치가 높다.유록마을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전사한 배인길(1571~15920)의 충렬과 부인 월성 이씨의 절개를 기리는 정려문이 있는 쌍절려 여각도 있다.‘아기별별 유록마을’은 문화유산을 돌아볼 수 있는 청렴의 길, 충렬의 길, 천문의 길을 조성했으며, 보존된 천문기구와 절기 관련 자료를 통해 조상들이 자연을 활용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체험 행사로 아기사슴 별별 이야기 체험, 유록마을 아기사슴 별별 이야기길 투어, 별밤 관측 행사 등을 연중 진행하고 있으며, 행사 참여를 원한다면 ‘유록마을 아기사슴 별별 추진회(010-7277-8789)로 연락하면 된다./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20

청년 떠나는 포항, 일자리 정책 다변화 ‘절실’

일자리를 찾아 점점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포항시의 실전 경험을 제공하는 일자리 창출 등 일자리 정책에도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포항시의 2023년 청년 일자리 정책을 살펴보면 청년 취업 역량 강화 지원, 신성장산업 등 지역 산업 기반 맞춤형 직업훈련, 산·학 협력을 통한 맞춤형 기술 인력 양성, 청년 일자리 체험 제공 등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주요 고용지표에 따르면 포항지역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58.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향상됐으며 경제활동참가율은 0.7% 상승하는 등 기타 고용지표도 지난해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청년고용률을 보면 지난 2021년보다 3.8% 향상된 38.8%로, 코로나 이후 30% 초·중반에 머물던 수치에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포항시가 전입금까지 지원하며 대학생들에게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250여 명의 학생들만 주소를 옮겼다. 이는 실제 대학생 대다수가 지역에 머물기보다는 졸업을 하면 일자리를 찾아 포항을 떠나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대학생 박 모(25) 씨는 “제가 전공이 콘텐츠융합디자인인데 취업은 서울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디자인 업계는 대부분 회사가 서울 쪽에 있기 때문에 포항에서 취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정 모(22) 씨는 “포항은 뭔가 분야가 확실한 일자리 밖에 없는 것 같다. 그 일자리마저 조금 수가 적다고 생각하는데 포항에서는 취업이 쉽지 않아보인다”고 했다.2021년 기준 포항의 청년인구는 7만9천여 명으로 전체의 15.8%를 차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청년을 위한 정책도 취업과 창업 또는 수당 지원 등 미스 매치(불일치) 해소에 편중되어 있다. 예산이 부족하면 중단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1인당 100만 원을 지원하던 포항의 청년복지수단카드 사업은 규모가 줄다 아예 폐지가 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로 청년들에게 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고용시장 대부분이 경력직 위주로 채용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재취업을 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어르신은 청년 일자리에 대해서 “농촌마을회관에 나라에서 월급을 받는 정규직 청년이 있었으면 좋겠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다치면 보건소나 119에 연락도 하고, 혼자 사시는 분들도 방문하고 농한기에는 문화생활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한글 모르는 어르신에게 한글도 가르쳐 주고 친환경 농업, 제철 농산물 판매, 새로운 정보와 공동체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면 마을 회관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농촌에서는 이런 게 필요하다. 또 청년 일자리 정책의 다변화가 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청년들의 일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포항시 일자리 경제과의 한 관계자는 “시에서도 청년들의 취·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우선 기업과 청년들과의 매칭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경북에서는 청년e끌림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23개 시군 청년들의 일자리부터 교육, 문화, 복지 등 카테고리별로 확인할 수 있다. 경북 청년의회의 초대 회장도 포항에서 나왔다. 포항시청년창업LAB, 창의카페, 포항청춘센터청년창업폴랫폼의 청년공간도 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누리집에 있는 담당자에게로 전화하면 된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13

이상기온 피해 ‘직격탄’ 경산 포도농가, 희망은…

경산시 남천면의 샤인머스켓과 머루포도는 품질이 우수해 생과는 물론, 와인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가공식품으로도 만들어진다. 올해 포도농가에 비상등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남천면 현장을 찾았다.과일 작황이 좋지 않다는 건 미리 알고 있었지만 현장은 훨씬 더 심각했다. 비가림이나 노지에서 재배하는 샤인머스켓과 머루포도 모두 남아있는 알맹이가 평년 대비 20~30%에 불과했다.포도밭에는 농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열매를 떨어뜨린 포도나무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밭 한쪽에 망연자실 앉아있는 샤인머스켓 재배 농민을 만날 수 있었다. 표정이 심각했다. 작황에 대해 물었다.“보다시피 올해 농사는 포기 상태죠. 지난해에 비해 정상적인 송이가 20%밖에 안 됩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데, 개화기와 생육기 기상 문제가 가장 크지요. 포도 재배지역은 낮에는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며, 밤에는 온도가 내려가야 하는데…”인터뷰에 응한 농민은 “샤인머스켓, 머루포도 할 것 없이 너무 피해가 커요, 일 년 농사를 망쳤으니 생계가 막막합니다”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갑작스럽게 닥친 재난의 원인은 무얼까? 농민의 말대로 낮에는 한여름처럼 더웠다가 아침저녁으론 급속도로 차가워지는 기상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일 것 같았다. 물론 이런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기에 농민들은 기상 변화에 강한 포도 품종을 선택하거나, 적절한 관리와 재배 기술로 온도 변화에 대비하거나, 포도밭 보호를 위해 보온시설과 토양 관리를 신중하게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산 지역도 하우스 재배 농가는 일정한 온도 유지로 이번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한숨을 쉬던 농민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만약 이번 달에도 일조량이 부족하면 남은 포도까지 낙과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상변화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지도가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농민들의 잘못이 아닌 자연재해가 분명하니 관계 기관에서도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합니다.”이런 사례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기후변화는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과일을 포함한 다양한 식물과 동물의 생태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고, 생산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적절한 조치와 농업 기술의 개발로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근본적인 대책 수립과 환경보호를 위한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남아있는 20~30%의 포도라도 제대로 자라 농민들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민향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13

‘책’으로 마음 치유하는 청보리밭을 닮은 한의사 경주 ‘사랑방 한의원’ 이상우 원장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속 소녀를 살린 건 ‘마음’이었다. 살리고자 했던 화가의 마음, 그리고 살고자 결심한 소녀의 마음. 마음을 치유하는 한의사. 평범하지 않은 이상우 한의사를 만나보았다.그가 경주에 정착한 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주는 그를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특히 분황사 앞 뻥 뚫린 풍경. 어릴 적부터 자연 속에서 어울리기 좋아했기에 논밭이 어우러진 그곳이 좋았다.소년기엔 충남 홍성에 위치한 외가에서 방학을 보냈다. 개구리, 사슴벌레 등 곤충들과 함께였던 시간은 한의대 진학에 앞서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과를 택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전공과목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고 졸업을 1년 앞두고 한의대로 진로를 바꾸게 된다. 한의학을 택한 이유는 원하는 책을 맘껏 읽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인연은 꼬리를 물고 물어 현재 자리 잡고 있는 황오동으로 이주하게 된다. 바쁘게 달리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경주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삶의 모토인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행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사랑방 한의원’. 이름처럼 이곳은 동네 사랑방이 됐다.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환자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다. 이야기 속 등장한 농작물이 한의원 한편을 채웠다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오는 이들의 지역이 다양하다보니 품목도 하늘, 바다, 땅을 가리지 않는다. 주거니 받거니 장터가 되기도 하는 재밌는 곳이다.이곳이 특별한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한약과 함께 ‘책’을 처방해준다. 몸은 약이 치료한다지만 마음은? 그가 선택한 것은 책이었다. 진료 시간 안에 모든 걸 이야기하기에는 시간적 제한이 있다.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게 필요한 책을 소개한다. 그를 지금의 길로 이끌게 만들었던 것이 책이었고 흥미를 갖게 한 것도 스승의 책이었다. 책은 그 글을 쓴 사람과 같았다. 즉 책을 소개한다는 것은 책을 쓴 ‘사람’을 안내하는 것이다.그리고 마음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국의 경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양과 달리 관계주의 성격을 띤다. 관계 유지를 위해 서로의 눈치를 보고 참아내야 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병도 생겨난다. 이를테면 ‘화병’이다. 한, 중, 일 동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많이 발견된다는 ‘화병’. 분노와 억울함이 쌓여 만들어낸 병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마음의 건강 정도에 따라 몸의 치유력도 달라지는 걸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몸을 치료 할 때 ‘마음의 치유’ 또한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한의대에 가서 만난 스승은 흔히 전문직에서 사용되는 ‘사’라는 글자에 대해 설명했다. 판사, 검사는 일 사(事), 그리고 박사는 선비 사(士)를 쓴다. 반면 의사는 스승 사(師)를 사용한다. 모범을 보이라는 뜻이다.그렇기에 늘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7080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였다. 강연 중간중간 쏟아지는 질문들 속에서도 질문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보였다. 그가 말한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 내 대답이 가능할까 싶은 질문에도 곤란한 표정 한번 없이 명쾌한 답이 나왔다. 당연히 질문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마음을 통하게 한다는 건 더운 날 바람길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그는 분황사 청보리밭을 닮아있었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13

“항일순국 ‘산남의진’ 무명 3人 의병의사 넋 기립니다”

(사)최세윤의병대장기념사업회(이사장 이상준)는 지난 6일 제68회 현충일을 맞아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1467-3 산남의진 항일순국 무명삼의사총(無名三義士51A2)에서 일충회 회원 및 지역민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를 지냈다. 산남의진 제2대 정환직 대장은 이곳에서 체포되어 대구형무소로 끌려가던 중 영천 조양각 맞은편에서 총살당하여 순국했다. 정 대장이 체포될 당시 함께 있었던 의병 세 사람도 일제의 도륙으로 희생되었다. 왜군들이 완전히 떠난 후 3일 만에 마을주민들이 심하게 훼손된 주검을 수습하여 3기의 무덤을 만들어 두었으나 광복이 되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다. 마을 청년들이 가시덤불에 방치되다시피 한 무덤을 보살피기 시작했는데, 1995년 도로 확장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당시 청년 손용익옹(88) 외 4인이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3인 합장묘를 만들고 작은 비석도 세우고 벌초를 하는 등 관리를 해오고 있다.마을주민 박두수(83) 옹은 “해마다 관심을 가지고 현충일에 이곳에 와서 참배해주신 최세윤의병대장기념사업회와 일충회에 감사드린다”면서 “무덤을 처음부터 관리해 왔지만 나이가 있으니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을에 관리할 만한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손무호(83) 옹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름도 알 수 없는 이분들의 숭고한 정신과 그 뜨거운 애국심을 본받고, 그 넋을 오래오래 기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한편 최세윤의병대장기념사업회는 앞으로도 추모제를 이어갈 것을 약속하면서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유공자로 포상은 받았으나 후손을 찾지 못해 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박동림 의병(애국장 추서, 포항시 북구 신광면)과 정래의 의병(건국포장 추서,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후손들을 찾기 위해 거리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분에 관해 아시는 분은 꼭 연락해달라고(연락처 010-8577-8292) 부탁했다./이순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13

대구·경북의 미래는 ‘청년 인재’ 정착부터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방에 달려있다. 하지만 지금의 지방은 인구와 경제 등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인구소멸로 인한 일자리 부족, 저출생, 고령화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대구 경북 또한 수도권과의 교육 격차는 물론 진학과 취업으로 청년들의 수도권 이동이 심각하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이 떠난다면 당연히 지역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고 지방대학들은 급속한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은 지 오래다. 지역의 산업단지와 공장들은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외국인 의존도를 높이거나 사업을 접는 경우도 많다.이에 지역의 주력산업 육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인한 청년인구의 유출 방지가 무엇보다 우선이 되어야 한다.통계청 지역 소득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산업구조는 3차 산업의 부가가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서비스업 중심의 특성을 띠고 있고 경북은 농림어업 분야인 1차 산업의 부가가치가 총부가가치에서 가장 높았다.두 번째 산업인 제조업은 지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국 대비 감소 추세로 쇠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구는 지역 내 총생산(GRDP)인 1인당 총소득은 6대 광역시 중 꼴찌이며 1인당 민간 소비는 한 명이 대구 경북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높지 않은데 씀씀이는 타 광역시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 경북의 지역 청년 인재를 정착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자 지역의 대학과 기관들이 협력해 다양한 정책들을 실시하고 있다.첫 번째는 휴스타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대구 경북에 있는 고급인재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청년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산업분야 5개를 선정해 현장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4차 산업연구소, 영남대학교 정보통신연구소, (재)경북 IT융합산업기술원 3개 기관이 협력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ICT산업의 혁신인재 배출과 대구 경북 중점 추진사업인 메타버스 시티 구축지원 사업에 대응해 웹 서비스 프로그래밍, 메타버스 교육, 빅데이터 머신러닝 강좌를 운영한다. 대구가톨릭대학에서 4년간 교육생의 90% 이상이 취업에 성공하면서 ICT지역인재양성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두 번째는 대구 경북지역혁신 플랫폼이다. 2022년 교육부 공모에 선정되어 경북대와 영남대를 비롯한 23개 대학, 14개 지역혁신기관, 200개 기업이 뜻을 모아 함께 출범했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미래차 전환에 대한 수요와 혁신기술에 대한 요구가 많아짐에 따라 미래성장산업 미래차전환 부품사업을 핵심 분야로 선정했는데 경북은 미래차전환부품을 대구는 전자정보기기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한 이 플랫폼은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의 지역 내 정착율을 높이는 선순환 구축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지역의 청년 인재 정착 및 고용에 고심하는 한 교수는 “수도권 인구 집중은 인구뿐만 아니라 경제적 집중도 같이 일어난다. 보통 20대 초반에 좋은 교육의 기회를 위해 수도권으로 가고 20대 후반부터는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 위해 지역을 떠난다. 교수로 있으면서 졸업생들의 진로와 지역발전 이슈가 학생들에게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대구 경북의 미래를 위해 청년 인재 정착을 위한 정책들이 꾸준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06

국악·사생대회서 가요제까지… ‘울진예술제’

울진에서는 매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울진지회 주관으로 울진예술제가 열린다. 올해도 변함없이 12회째를 맞이하여, 6월 1일부터 4일간 연호공원 및 울진문화센터 일대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있었다.1일 저녁 연호공원 야외무대에서의 동아리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일 저녁에는 예술제 개막식 및 축하공연으로 울진 읍내가 떠들썩했다. 3일에는 어린이 사생대회가 있어 아이와 함께 연호공원을 찾았다.유치부 및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사생대회가 열렸다. 참가 신청을 하고 몇 가지 주제 중에 ‘바닷 속 이야기’를 주제로 선택한 아이는 그림에 집중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이와 같이 온 부모님들은 돗자리와 캠핑용품을 챙겨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여유 있는 오후 시간을 보냈다.다양한 먹을거리와 체험 부스가 마련돼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발길을 돌리기도 하였다. 옆에서는 울진금강송 전국국악대회가 열렸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한국인의 정서 때문인지 국악의 울림이 심장을 울릴 만큼 감명 깊었다.곱게 화장을 하고 한복을 차려입은 국악인들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국악을 각색한 밴드의 공연은 참가자들과 관객들을 신명나게 만들었다.울진연호문화센터에서는 4일간 그림, 사진, 서예, 공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였다. 행사 기간 동안 가족 참여행사인 스마트폰 촬영대회도 있었는데, 해당 사진을 담당자에게 보내면 선정해서 상품을 주기도 하였다.마지막 날에는 금강송 가요제가 마련돼 군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주말 내내 풍성한 행사 덕분으로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앞으로도 울진예술제와 같은 문화공연이 더욱 많아져 군민 모두가 이런 축제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사공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06

‘안동 청보리밭 축제’… 초록빛 물결에 반하다

‘2023 안동 청보리밭 축제’가 6월 2일부터 4일까지 도산면 의촌리 시사단 일대에서 3일간 열렸다. 지난 2018년 처음 개최된 이후 2019년에 두 번째로 열리고 이후 ‘코로나19 사태’와 강 수위 변화로 인해 열리지 못하다가 4년 만에 재개됐다.1976년 안동댐이 준공되면서 물에 잠긴 도산면 의촌리에는 낙동강 물이 두 갈래로 흘러 마을이 섬 같이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섬촌마을, 어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의인마을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섬촌 북쪽에 있는 시사단(試士壇)은 정조 때 과거시험이 열리기도 했던 곳으로 강을 두고 도산서원과 마주하고 있다. 청보리밭과 더불어 강 수위가 낮아져 멀리서 바라만 보던 시사단을 직접 방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청보리밭은 약 30만㎡ 즉 축구장 100개 정도의 면적에 조성돼 하늘만큼 푸른 청보리밭의 청아한 풍경이 장관을 이루었다.의촌리 주민들과 안동시,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 등의 노력으로 낙동강 상류 수변 지역에 친환경 경관단지를 조성해 청보리밭 축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축제에는 전국사진촬영대회를 비롯해 포토존, 허수아비 만들기 등 체험과 전시, 먹거리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마을공동체가 축제공간을 조성하고 운영해 자생력 있는 문화공간 창출을 이루고 있는 만큼 해를 거듭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사랑받길 기대해 본다.다만 행사장까지의 길 정비, 이동식 화장실 정비, 힐링 축제에 어울리는 분위기 조성, 도산서원 등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 고온에 야외에서 축제를 즐기는 관광객들을 위한 공용 우산 증정 등 좀 더 세심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더욱 사랑받는 축제가 될 것이다.청보리밭이 주는 운치 하나로도 힐링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는 만큼 기존 축제가 가지는 야시장 같은 떠들썩한 분위기가 아닌 힐링 축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아름다운 축제로 브랜드화 되기를 소망해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06

포항 ‘맨발로(路)’ 30선서 함께 맨발걷기 하실래요

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H와 신체검사에서 혈압과 고지혈증이 걱정할 단계라는 K가 지인의 추천으로 송도 솔밭에 조성된 흙길을 걷는다고 해 동행했다. 한 사람은 처음이라 발바닥에 온 신경이 쏠린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걸은 사람은 처음보다 고통이 훨씬 줄었다고 했다.솔숲에는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았다. 방풍림으로 오래전부터 마을을 지켜온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워서 뜨거운 햇살을, 겨울엔 바람도 막아줘서 숲속을 걸으면 안온해진다. 걷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재미와 운동 효과를 위해 황토 볼을 채워 놓은 코너도 있다. 황토는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물질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조약돌도 크기에 따라 박힌 길을 지나면 지압 효과가 더 있다. 송도 솔숲은 계절 따라 장미, 맥문동, 꽃무릇이 피어서 걷는 이의 발뿐만 아니라 눈도 즐겁게 만드는 곳이다.포항시는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하나로 ‘맨발로(路)’ 30선을 조성 중이다. 소식을 들은 전국의 맨발 걷기 동호인들이 꾸준히 포항을 찾고 있다. 지난달 31일은 장수군청 공무원들이 송도 솔밭 도시숲을 방문했다. 올해 안산시청과 인천시시설관리공단, 경산·경주 맨발 걷기 동호회, 대구 카네기 모임 등 여러 기관·단체에서 송도 솔밭, 해도 도시 숲 등 ‘맨발로’를 다녀갔다. ‘맨발로(路)’는 우리가 사는 곳과 가까운 도시숲, 수변공간 등 자연에 조성된 맨발 걷기가 가능한 산책로를 말한다. 마사토, 황토와 같은 자연소재 포장을 최대한 도입하고, 맨발로 안내판과 걷고 난 뒤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 시설과 먼지 털어주는 기계, 신발장 등 편의·안내시설을 늘려가며 걷기를 즐기려는 시민 모두에게 좋은 쉼터가 되어 준다.맨발로(路)로 선정된 30곳 중에 먼저 맨발로 걷기 좋은 생활권 도시숲으로는 포항시를 관통하는 철길을 숲으로 만든 곳이다. 중간중간, 사이사이에 흙길을 만들어 맨발로 걷도록 했다. 그중에 효자교회에서 유강까지 가는 코스가 인기다. 은목서가 양쪽으로 늘어서서 향기로울 뿐만 아니라 댕그랑 풍경소리까지 더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흙길이다. 또한 아름드리 소나무 숲인 기계서숲, 북천수 길을 자주 걸었고, 인덕산 자연마당 등이 조성되었다고 하니 곧 들러서 걸어보기로 했다. 수변공간 중에는 오어지 둘레길은 몇 번을 걸어도 좋은 곳이었다. 조박지, 천마지 둘레길과 송도해수욕장, 영일대해수욕장 등 물이 함께 있어 경치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그 외에도 장량동 장미거리와 나무은행, 양학생활체육공원, 등 도심 주변의 접근성이 좋은 곳곳에도 맨발로를 만들어 맨발 걷기에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호미곶을 따라 만들어진 해파랑길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해안선 215㎞를 따라 절경이 펼쳐지는 둘레길과 여러 드라마를 통해 전국적인 핫플로 떠오르고 있는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며 걷기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좋다. 다만, 북천수 앞에 길을 만든다고 수십 년 자란 나무를 마구 자르고 공사를 하는 모습은 아쉬운 풍경이다. 자연도 사람도 다 귀한 존재이다.맨발로 걸으면 몸의 염증이 사라지고, 밤에 잠이 잘 온다. 지구에 가까이 닿는다는 의미로 접지라고 하는데 자연적으로 발 마사지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꾸준히 맨발로 흙을 접하면 생리통이 완화된다고 한다. 걸으며 나무에 사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 특히 포항은 파도 소리까지 덤으로 들려주니 스트레스가 사라져 머리가 맑아진다. 면역력을 높여주어 항암효과도 있다. 2023년은 맨발로 30선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스탬프 찍듯 맨발로 걷기에 도전해보기로 하자.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6-06

에어컨 화재 예방, 실외기 점검부터

무더워지는 날씨로 인해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어 여름철 주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에어컨 실외기 화재 위험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는 엘리뇨가 찾아와 지역에 따라 폭염과 홍수, 가뭄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30도가 넘는 날이 잦아질 것이라 예보된 가운데 에어컨과 냉방기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안전한 여름을 나기 위한 에어컨 실외기 점검은 필수다.소방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경북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로 166건의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 8명(부상 8명), 6억8천 만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화재 발생 추이를 보면 2012년 12건 발생 이후 2018년 23건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6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장소별로는 주택이 50건(30%)으로 가장 많았고 공장·창고 등의 산업시설과 음식점·소매점 등의 생활시설에서 각 25건(15.1%)씩 발생했다. 특히, 냉방기기 화재 중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서(64.3%), 선풍기 화재는 단독주택에서(86,4%) 대부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83건(50%), 기계적 요인이 56건(33.7%), 미상 19건(11.4%) 순으로 나타났다.월별로는 무더위가 절정인 8월에 45건(27.1%), 7월 40건(24.1%), 6월 17건(10.2%) 순이며, 시간대 별로는 오후 4~6시 25건(15.1%), 오후 6~8시 24건(14.5%), 낮 12~오후 2시 19건(11.4%)으로 오후에서 저녁 시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냉방기는 오랜 시간 사용하면 몸체 부분에 쌓인 먼지로 트레킹 현상이 생기고, 반복된 진동으로 체결 부위가 느슨해져 접촉 불량이 원인이 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점검과 청소가 중요하다. 또 에어컨 실외기는 야외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쓰레기와 담배꽁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변을 깨끗이 해야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소방청에서 알려주는 예방법은 평소에 에어컨 점검이 중요한데 전선이 낡거나 벗겨지면 전문가를 통해 전선을 교체하고 실외기 소음과 진동이 평소보다 크면 즉시 제조업체의 점검 받기, 통풍이 잘되는 곳에 벽과 10m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하기, 실외기에 먼지가 쌓였다면 닦아주고 주변에 탈 수 있는 물질 치우기 등이다.포항지역에서 20여 년간 에어컨 설치와 수리 업무를 해온 A(54) 씨는 “실외기를 실내에 설치하는 매립 배관 형태의 경우 짐을 쌓아놓거나 갤러리(환기창)를 닫아 놓는 것이 큰 위험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겨울에 갤러리를 닫아 놓는 데 비 맞을까 봐서 더 닫아놓는 분들이 많다. 실외기는 비를 맞아도 괜찮도록 설계되어 있다. 가정집이나 설치 현장을 다니다 보면 10곳 중에 7곳은 짐을 많이 쌓아두는데 보통 전문가 점검 시 가스만 넣으면 되는 줄 알고 짐을 치우지 않을 경우 발화성 물질이 많아 위험할 수 있다. 멀티탭 사용도 위험하다. 스위치형은 특히 선이 얇아 에어컨에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 인버터 방식도 순간 전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실외기에 따로 전선이 들어가 멀티탭에 같이 꽂아 사용하면 똑같다. 여름철 에어컨 화재 예방을 위해 실외기 점검은 필수이고 불의의 사고를 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30

등짐 지고 고개 넘던 보부상의 흔적을 따라 가다

잊혀져가는 조선시대의 봉화 상무사의 문화 유적을 찾아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 회원들이 지난 11일 열두 고갯길(십이령)을 찾았다. 십이령은 봉화-울진간 열두 고갯길을 말한다. 봉화에서 다섯 고개, 울진 일곱 고개를 일컫는 말이다. 봉화 보부상은 봉화와 울진시장의 상권을 관리했던 단체로 1860년대부터 내성행상단으로 활동하다가 1899년에는 봉화 상무사로 활동했다.1866년 보부청을 설치해 전국의 보부상들을 통합했고, 1883년 혜상공국을 설치해 행상 또는 보부상으로 칭하게 되었다. 이는 각 도의 관찰사가 관리했다. 이 시기까지는 봉화의 옛 지명 내성 행상단이었으며, 1899년 중앙에서 상무사로 개칭이 된다. 이때 내성행상단이 봉화 상무사로 봉화 보부상은 봉화군과 울진군 2개 군의 권역 시장을 관할·관리했다.잊혀져 가는 보부상들의 흔적은 충청남도와 경상도 일부 지방에서만 유적이 남아 보존의 가치가 높다. 봉화 보부상의 유적은 십이령 샛재 조령 성황사와 성황사 내 중수기 시재기 등 현판에서 찾을 수 있다.울진 북면 두천리 ‘내성행상접장정한조불망비’와 ‘내성행상반수권재만불망비’가 있으며, 봉화 물야면 오전리 보부상촌과 위령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십이령 샛재 조령 성황사는 봉화 행상이 세운 성황당으로 선대 보부상들의 제소 역할을 했고, 봉화 보부상들이 모이는 장소였다.울진 지역은 봉화로 넘어오는 길목으로 봉화 보부상들이 먹고 잘 수 있는 20여 곳의 주막이 있던 곳이다. 울진에서 미역 생선 등 어물을 구입해 모이는 장소였으며, 이곳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봉화 지역으로 출발하는 기점이기도 했다.조령 성황사 현판에서 보듯 반수 권재만은 1878년 시재기에 이름이 있으며, 1878년 반수로 1919년 이전 현판에 전공사원으로 기록돼 있다. 또한 1903년 공사원 권재만이 강영원에게 발행한 임명장이 남아 있다.봉화 춘양장에서 출발해 울진 흥부장까지 십이령 모래재-살피재-막지고개-곧은재-꼬치비재-한나무재-넓재-저진터재-너삼밭재-샛재-바릿재-쇠치재가 이어졌고, 이 길은 160리를 3박4일 동안 등짐을 지고 걸어야 하는 험난한 고갯길이다.봉화에서 대마·담배·곡물을 울진 해안 지방에 팔고 돌아 올 때는 미역, 소금 생선 등을 구입해 내성장, 장동장, 후평장, 춘양장, 소천장 등에서 판매했다. 십이령을 넘을 때 100여 명, 적을 때는 30여 명이 무리를 지어 다녔고, 십이령 샛재, 두천리, 봉화 소천 자마리, 부내, 곧은재 초입 등에는 주막이 있었다.봉화 분천역 앞 덕달베리(벼랑길)에는 강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쇠말뚝을 심어 잡고 다녔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이번 봉화 상무사 문화유적 답사는 봉화 고유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의 4번째 답사길이었다. /류중천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30

‘자인 한 장군 행렬’의 주인공 김영규씨를 만나다

최근 열린 ‘2023년 파워풀 대구축제’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세대를 넘어 많은 참가자들은 열광에 빠져들었고 축제 분위기는 한층 더 빛을 발했다, 대구의 매력과 다양성을 알리는 기회가 제공됐고, 각종 경연과 퍼레이드도 다양하게 펼쳐졌다.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는 경산시 자인면의 단오제를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지역민과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단오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단오제의 역사와 전통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그들은 전통음악, 무용, ‘한 장군 놀이’ 등의 원형을 보존하고 전수하기 위한 일들을 해왔는데, 이번 파워풀대구축제 거리 퍼레이드에 ‘자인 한 장군 행렬’로 참여해 동상을 수상했다.한 장군 호장행렬에 참여한 인원은 125명. 퍼레이드를 특색 있는 볼거리로 꾸미는 등 많은 정성을 들였다. 그런 노력은 구경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결과로 이어졌고, 더불어 자인단오제의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대구 시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알렸다. 더불어 오는 6월 22일 열리는 ‘2023 경산자인단오제’ 홍보에도 큰 도움을 줬다.이날 호장행렬에서 한 장군역을 맡은 김영규(70)씨를 만났다.그는 “호장행렬은 제게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50년 전인 1969년 17세의 나이로 ‘제10회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에 한 장군 놀이 제관(祭官)으로 출전해 국무총리상을 받았습니다. 자인농업고등학교 시절엔 학교 옆에서 한 장군 묘가 발굴돼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죠. 한 장군 묘를 복원하는 데도 자인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또 김씨는 “자인단오보존회의 호장행렬이 동상을 수상한 것은 기쁜 일이며, 모든 참여자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덧붙였다.김영규씨는 지난 수년간 한 장군역, 자인팔광대 본처 역 등을 수행하며 보존회를 지켜왔고, 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기도 했다.마지막으로 그는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문화의 힘이 지역민의 단합과 화합을 이루고, 보존회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은 경산시의 협력으로 통 큰 발전을 이뤄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문화를 보존하는 일을 개인의 영달보다는 지역과 이웃을 위한 일로 승화시키며 50년 넘는 세월을 자인단오보존회와 함께 살아온 ‘한 장군 김영규’씨의 눈빛에서 지역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나왔다.한편, 오는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에선 자인단오제가 열린다. 제44호 국가무형문화제인 자인단오제가 평범한 지역 축제에 그치지 않고 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격조 높은 행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30

오층석탑이 지키는 마을 탑리리

탑리여중, 탑리역, 탑리교회같이 의성 탑리리는 명찰처럼 탑을 가슴에 달았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탑이 있어서 동네 이름이 탑리리(塔里里)라고 한다. 원래 이름은 탑리였는데, 행정구역 개편으로 탑리동으로 바뀌었다가 1988년에 있던 지명 변경으로 탑리리로 개칭되었다고 한다.탑을 찾아가려고 탑리 오층탑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니 없었다.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이 정확한 이름이다. 탑리여중 운동장에 세를 들었다. 아니 탑이 통일신라 시대부터 그 자리에 있었으니 탑리여중이 세를 든 거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많은 이들이 여중 교문으로 들어가는 실수를 하니, 세월이 멈춘 것 같은 모습의 서울세탁소나 논산칼국수를 찾아가면 높이 솟은 탑의 상륜부가 쑤욱 고개를 내밀어서 찾기 쉽다.의성 탑리리 오층석탑은 응회암과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높이 9.6m의 큰 석탑으로, 통일신라 전기에 만들어진 탑일 것으로 추정되는 아주 오래된 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형태가 상당히 온전하게 전해지고 있다. 소나무가 사방에 한 그루씩 서 있는 폼이 경주 능의 둘레솔 보다는 호위무사들이 경계를 서는 느낌이다. 둘레를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탑의 면면을 찬찬히 살피다 보면 저절로 우러르게 된다. 탑리리 오층석탑은 그 자체도 꽤 높은데다가, 위치도 넓은 평야에 있는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아 더욱 치솟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각 층의 지붕돌은 장대한 편이라 무게감까지도 상당한데, 배흘림 기법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탑이 서 있는 자리에 관해서는 현재 아무런 기록도 전하지 않고 탑 주변에 남아 있는 변변한 유구도 거의 없어서 본래 절터의 이름조차 알 수 없으며, 탑이 위치한 지명을 따서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탑이 있는 동네의 오층 짜리 돌로 만든 탑이라는 뜻이다. 자기 이름을 자기가 붙인 꼴이다.1962년에 국보 제77호로 지정되었다. 한반도 모전석탑 가운데 가장 초기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과는 형태를 달리하는데, 탑신을 벽돌형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붕돌을 층층이 쌓은 형태로 다듬고 짜 맞추어서 처마와 지붕이 층단을 이룬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놨다. 다만 4층과 5층의 지붕돌은 다른 돌들로 짜 맞춘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돌을 깎아 만든 것이다.감실 외에 탑리리 오층석탑의 백미는 탑을 지탱하는 1층 모서리 기둥이다. 윗변이 좁고 아랫변이 넓은 배흘림기둥의 형태고, 2층부터 높이가 급격히 줄어들어서 석탑이 하늘 위로 치맛단을 들어 올린 듯하다. 배흘림기둥은 주로 목조건축에 많이 쓰였기에, 학자들은 탑리리 오층석탑을 벽돌로 만든 전탑의 축조 방법을 따르면서 목조건축 양식이 반영된 석탑이라고 말한다. 즉 초기 목탑의 형태에서 석탑의 형태로 바뀌어 가는 과도기의 형태라서 가치를 높이 인정받았다. 의성군에 있는 유일한 국보다.2012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탑을 보수했다. 보수공사 내용 중 주요한 사실은 일제강점기의 탑 수리에서 탑신에 이름을 새기는 안타까운 일과 광복 이후 보수 시에 기단부 일부를 탑신의 재질이 아닌 화강암을 사용했기에 이번 상층부 해체 보수 시 탑과 재질이 같은 응회암으로 기단 일부를 교체하고 탑의 보수 및 보존공사를 마무리했다. 교체한 석탑 부재들을 보존 처리해서 마당 한쪽에 전시했다. 이 낡고 부서진 돌들이 통일신라 시대의 석공들이 어루만진 탑의 일부였다가 이제는 탑에서 내려와 휴면에 들었다는 사실을 되새기면 세월의 무게가 느껴져 가슴이 뭉클하다. 그 외 의성군에 보물은 관덕리 삼층석탑, 빙산사지 오층석탑 등 7점이 있다. 함께 찾아보면 좋은 여행 코스이다. /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30

갈수록 떨어지는 포항시 재정자립도, 적극적 세원 발굴해야

경북도 내 23개 시군 대부분의 재정자립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포항시의 경우 지난 10년간 재정자립도도 계속 내리막길을 보여 지난 2010년 41.4%였고 2012년 42.6%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2020년부터 20%대로 추락했다. 이에 적극적인 세원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재정자립도란 지방정부가 재정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나 조달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세입만 따지고 세출은 고려하지 않으며 외부 의존 재원인 지방채 수입이 포함되어 있어 정확한 재정자립의 수준을 파악하는 데는 다소 문제점이 있지만 재정자립도가 높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재정자립도와 지역경제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지방정부가 재정자립도를 스스로 확보할 수 있을 때 지역경제는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를 수 있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전국 재정자립도는 45.3%다. 10년 전인 2012년(52.3%)보다 7%나 감소한 수치다. 지역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서울(76.3%), 경기도(61.6%), 인천(52.8%) 등 수도권과 계획도시 세종(56.9%)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 전부 50% 미만으로 조사됐다. 경북(25.6%)은 30%도 못 넘고 전북(23.8%), 전남(24.2%), 강원(24.7%)에 이어 가장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속했다.통상적으로 재정자립도가 50% 이상인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재정자립도 50% 이상은 지자체가 중앙정부로부터 세입 절반 미만을 지원받는 구조라는 의미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30%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그만큼 중앙정부 지원을 많이 받아야 해 지방소멸 위험이 늘어난다.재정자립도가 낮아지면 지자체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지역민 일자리 창출 및 생활 개선에 대한 기대를 저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중앙정부 지원에 의존하게 되어 자율성 제한, 자체 정책 추진능력이 줄어들고 결국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23개 시군이 속한 경북은 지난해 기준으로 2개의 시와 8개의 군이 재정자립도가 10% 미만을 기록했다. 경북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감소 심각지역으로 꼽혔는데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2020년(24.6%), 2021년(19.6%), 2022년(27%), 올해는 25.4%로 조사됐다. 20%대의 재정자립도를 가진 포항은 80% 수준의 국비지원 등이 없으면 살림살이를 해나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1년 기준 인구 50만이 무너지기 전 전국 50만 도시, 경남 김해시(32.90%)와 비교를 해도 10% 이상 차이를 보여주었다. 또 재정자주도(전체세입에서 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의 비율)도 경북도 내 울릉도를 제외하고 22개 시군 가운데서 가장 낮았다.지방자치 전문가는 “지자체의 재정부족은 해마다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감당할만큼 세수구조가 풍족하지 않다”며 “지자체장과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세원 발굴 등 재정자립을 높일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결국은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인구를 늘리는 것이 지방재정을 탄탄히 만드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그러면서 “2000년대 초반 50%가 넘던 재정자립도, 재정자주도가 낮아진 것은 그만큼 세원 발굴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결과이다. 철강도시 포항은 지금이라도 철강산업과 병행할 수 있는 포항시만의 먹거리를 찾아야 재정자립도가 높은 탄탄한 지자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23

형형색색 빛… 여행자 유혹하는 경주 대릉원의 밤

사람들이 잠이 들면 장난감이나 인형들이 살아나 움직인다. 혹은 신비로운 존재가 등장한다. 이 같은 형식의 영화나 이야기는 익숙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다. 지금 경주에는 저녁이 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곳이 있다. 대릉원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하나둘 불이 켜지고 고분은 무대가 된다. 낮 시간 박물관에서 보았던 유물들이 자신이 잠들어있던 고분을 찾아 밤의 야상곡을 연주한다.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이해 준비된 미디어파사드로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 정도로 성황중이다.대형건물 한쪽 벽면에 연출되는 미디어파사드는 이미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으며 사람들에게도 익숙해졌다. 그러나 고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것은 국내 최초이다. 마치 접근 불가 신성구역의 경계가 열린 느낌이 들었다.목련이 피는 때가 되면 줄을 서서 촬영하는 포토존. 무덤 주인은 봄이 지나도 조용할 틈없이 또 한번 잠을 설치게 되었다. 이곳에선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설치 작가인 김희선 씨의 작품 ‘환생(Rebirth)’이 보여지고 있다. 순식간에 두 개의 고분이 두 개의 눈으로 변신한다. 커다란 두 눈이 깜빡거리는 신기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사진 촬영 하느라 여념이 없다.불국사에서 녹음한 법고 사운드가 현장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다음으로 듀오 작가인 뮌(김민선, 최문선)의 ‘도착하는 시간’에서는 색색의 둥근 공들이 능을 가득 채웠다. 단순한 형태의 이미지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어 소리나 내면 감정을 시각적으로 그려내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석 작가의 작품 ‘ENTER’가 등장한다.고분들 위로 하얀 선들이 겹쳐져 마치 다음 차원으로 넘어갈 수 있을 듯한 문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네 번째 ‘30번째 조우’는 전통회화나 고대 동양 신화에서 빌려온 이미지를 독특한 디지털 코드와 혼용해서 실재/가상이 혼재하는 특별한 시공간을 창출하는 이예승 작가의 작품이다.디지털 아트 중 작가와 관람객의 참여로 함께 작품을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아트. 관람객의 참여가 필요한 만큼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릉원 동문 쪽 외벽에 긴 줄을 서서 촬영 중인 관람객을 보니 충분히 성공한 듯하다.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인공지능센터 교수로 재직 중인 정성문 작가의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사진을 촬영하면 저장된 이미지 위로 오버랩 된다. 금관과 신라인면 구슬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사람들은 금관이나 구슬과 합성되어 벽위로 흘러가는 자신들의 얼굴을 보고 꽤나 즐거워하며 실소를 터뜨렸다.빛으로 연결된 길을 따라 천마총으로 넘어가면 임대호, 석정민 작가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내외부에서 각각 출토된 유물들의 형상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출력되고 있다.또 하나 이준·윤지현 작가의 작품도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유물들이 화려한 꽃배경 위로 춤을 추듯 등장한다. ‘유물군무’는 관람객들이 기상측정용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식으로 참여가 이루어진다. 출토된 다양한 유물은 물론 그날의 날씨를 그래픽 한 이미지들이 나타난다.라이트아트 예술가 그룹 TEAM NODE의 작품도 눈여겨 볼만하다. 연꽃 모양으로 설치된 무빙 레이저빔에서 쏘아져 올린 빛은 어두운 대기를 캔버스 삼아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그리고 움직이는 조형물을 말하는 키네틱 아트에 빛과 기술이 더해진 ‘죽엽군을 기억하다’. 신라 제13대 미추왕이 죽어서도 위험에 처한 나라를 구했다는 구국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원형 그림통이 빙빙 돌아가며 그림자 연극 형태로 보여준다. 사운드 효과까지 더해져 몰입도를 더해준다.이 외에도 중간중간 빛과 스모그 효과, 별자리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미디어 아트쇼는 지난 4일 시작돼 6월 4일 종료될 예정. 관람료는 무료이며 시간은 저녁 7시에서 밤 10시까지로 9시 30분에 입장이 마감된다. 산책하기 더 없이 좋은 계절. 신비로운 경주의 밤으로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23

찔레꽃 장미로 피어나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한 구절만 들어봐도 다 아는 국민가요다. 하지만 찔레꽃은 붉게 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5월 산과 들에 하얗게 피는 찔레꽃, 남쪽 나라는 남해안을 가리킨다. 바닷가 모래밭에는 붉게 꽃이 피는 해당화가 잘 자란다. 해당화를 지방에서 찔레라고 불렀다고 한다.찔레꽃은 들장미라고도 한다. 장미과이다. 햇살을 좋아해서 숲 가장자리의 양지바른 돌무더기에 자리를 잡고 영역을 넓힌다. 찔레꽃이 필 무렵은 모내기가 한창인 계절이고 이 시기에는 가뭄이 잘 들곤 한다. 그래서 이때 가뭄을 찔레꽃가뭄이라고 한다. 배고픔과 고통을 예견하는 꽃이어서 꽃잎을 따서 먹으면 배고픔을 잠시나마 잊고, 새순은 아이들이 꺾어서 간식으로 먹었다.하지만 노래 속에 그 꽃을 해당화라고 단정할 수만 없다는 설도 있다. 노래를 부른 백난아의 ‘찔레꽃’은 요즘 2절까지만 불리지만 원래는 3절이 있었다.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꾀꼬리는 중천에서 슬피 울고(중략)’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김영일-김교성 콤비가 북간도 순회공연을 다녀온 뒤 일제 치하에서 고생하다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져 살았던 동포의 애환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음을 뒷받침하는 가사다.바닷가에 피는 해당화가 북간도 산골에도 피었다고 보긴 힘들다. 드물긴 하지만 붉은색 찔레꽃도 존재한다. 한국의 식물명과 분류는 일제강점기에 본격화됐다. 따라서 1942년 무렵 찔레꽃과 해당화, 장미에 대한 분류가 명확했을 리 없다. 가시 달린 꽃은 그냥 찔레꽃으로 통칭했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것은 그 꽃이 장미는 아니었을 거라는 점이다.찔레꽃(학명 Rosa multiflora)은 장미과 꽃이다. 영어명이 야생장미를 뜻하는 ‘wild rose’다. 찔레꽃이라는 말 자체가 ‘가시(찔레) 달린 꽃’을 뜻한다. 우리가 아는 장미는 유럽과 아시아에 피는 이런 찔레꽃을 모아 18세기 말 개량한 꽃이다. 장미과 학명에 들어가는 Rosa는 라틴어로 장미를 뜻한다. 한국적 관점에서는 장미도 찔레꽃 가운데 하나라고 봐야 한다.노랫말처럼 찔레꽃 붉게 피는 영일대 장미원을 찾았다. 붉은 장미뿐만 아니라 노랗게, 분홍빛으로, 또 하얗게 나라별로 무더기 지어 폈다. 5~6월에는 여름 장미, 9~10월에는 가을 장미가 나눠 핀다. 2017년 5월부터 포항시가 본격적으로 조성한 장미원은 장미 터널, 꽃탑, 마차와 같이 장미를 활용한 포토스팟은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힘들 만큼 정성스럽게 조성돼 있다.포항의 시화가 바로 ‘장미’여서 형산강 장미원, 철길 숲 등 포항의 대표 명소에서 장미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한겨울에는 LED 장미를 설치해 사계절형 장미원으로 운영한다. 천만 송이 장미 도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앞으로 포항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파란 바다와 빨간 장미의 싱그러운 조합이 떠오를 것이다. 장미꽃 붉게 피는 동쪽 나라 포항시라는 노래가 떠오를지도 모른다.지난해까지 장미 마차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바다와 영일대 누각이 배경으로 나와서 다른 시의 장미 정원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낭만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풍경을 만날 수 없다. 공사 가림막 때문에 마차만 덩그러니 따로 논다. 또 아쉬운 점은 행사용 천막이 있어서 바다 풍경을 잡아먹었다. 거기에다 정치인의 플래카드가 도로 쪽에 붙어 있어서 화려한 장미가 보이지 않게 만든다. 장미가 만개한 5월부터 6월까지 영일대 주변은 장미와 바다만 보이도록 배려해야 관람객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