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책방수북(포항시 북구 장량로 174번길 6-15 1층)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오늘 초대된 작가의 강연에 대한 기대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이야기들을 음미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건물 사이 작은 공간. 문틈으로 살짝 보이는 책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많은 책들과 서점지기가 어김없이 미소로 반긴다. 잘 차려진 자리에 앉아 작가와 눈을 맞추며 열심히 들을 요량으로 눈과 귀를 반짝인다.
오늘 초대된 시인은 청소년 시집을 낸, 낚시가 인생처럼 되어버린 자칭 낚시인이라 부르는 시인이다. 아니나 다를까 강연은 낚시를 하는 모습이 담긴 TV 영상자료를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시인의 아버지가 즐겼던 낚시는 그 시작이 언제인지도 모를 만큼 시인의 집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낚시를 하는 이유는 변하지 않는 것들을 다시 보았을 때의 반가움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몸으로 체험한 낚시가 자신의 몸속에 각인되었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나아갔으며 그것이 감각으로 남아 책 속에서도 나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조금 더 바깥세상과의 교감하는 체험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또 미혼인 시인의 결혼에 대한 생각도 곁들이며 이야기를 펼쳤다. 낭독과 함께 독자들과 교감하며 유창한 말솜씨로 이어가는 시인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면서 간간이 들리는 웃음소리는 책방을 가득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인 책방수북에서의 즐거운 수다는 언제나처럼 웃음꽃을 피우는 사이 저절로 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문학전문서점인 책방수북은 2022년 12월 문을 열고 포항 양덕에 자리한 지역의 소설가가 주인장으로 있는 동네책방이다. 시와 소설, 수필, 산문, 평전을 판매하고 지역의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는 공간이다. 지역의 작가들을 위해서 출판사 득수를 겸하고 있으며 거기다 지난 5월부터는 문학기반시설 지원사업으로 상주작가도 모시고 작가의 충분한 창작활동을 하는 과정을 응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갤러리 수북을 열고 사진 전시회도 열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다. 책방에서는 음악회도 곁들이고 있고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지역민의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책 속의 한 문장이 삶 속에서 확장되고 펴져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책방수북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을 부르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월 여러 유명 작가들의 강연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한 여름밤의 책 읽기, 평전 읽기, 상주작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으로 소통의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도 공동체 문화가 싹트는 곳으로써 머물고 싶은 곳이다.
포항시민 A씨(58)는 “예전에는 이곳에 살면서 문화가 없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지금은 갤러리도 생기고 조금씩 문화가 있는 골목이 되어가는 것 같다. 책방수북으로 인해 문학의 향기를 뿜어내는 골목이 되고 있어 자주 들르고 싶어졌다. 시민커뮤니티와 문화활동 공간답게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