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제주항공 참사’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할까

제주항공 사고로 179명이 숨져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 사고로 사업주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재법)이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제주항공과 공항 공사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추가로 중재법 상 중대 시민재해에 해당하는지도 내부 검토 중이다. 중재법은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해 예방에 필요한 여러 조치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도 처벌 대상이 된다. 만일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가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면 처벌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중재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뉜다. 이번 사고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4명이 숨져 제주항공은 항공기 운항 주체이자, 사망한 승무원의 고용주라는 측면에서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공항 운영·관리 주체들도 콘크리트 둔덕을 조성·방치해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수사선상에 오른다. 관건은 규정 위반 여부. 참사 여객기는 공항 내 시설인 로컬라이저(LLZ)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아 큰 피해를 입었다. 이 둔덕은 활주로 끝단에 위치했는데,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 내외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국토부 고시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 따르면 방위각 제공시설(LLZ)이 설치되는 지점까지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을 연장하고, 종단 안전 구역 내 물체는 항공기 위험 최소화를 위해 부러지기 쉬운 재질, 최소 중량 및 높이로 설치해야 한다. 콘크리트 둔덕은 종단 안전 구역에 설치하면 안 되는 시설로 해석되지만, 국토부는 ‘LLZ 설치되는 지점까지’는 ‘둔덕 앞단까지’로 볼 여지가 있다며 규정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둔덕 설치 위법성 여부 등도 수사 대상이다. 둔덕 설치와 관련한 위법성이 확인되면 공항 측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둔덕이 처음 설치되고 무안공항이 개항한 시점은 2007년으로,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2023년 둔덕 개량 공사에서 위법성을 알고도 기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두거나 상판을 보강한 사실이 드러나면, 공소시효 이내로 처벌할 수 있다. 고용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한 뒤 중재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해야 중재법 대상이 되는지, 의무 위반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경찰에서 맡기 때문에 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1-05

‘경품행사 물의’제주항공 모기업 애경그룹 유족에 “사죄”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 한 계열사가 국가애도기간에 연말 행사를 열어 비판을 받자 애경그룹 임원들이 지난 4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족에게 사죄했다. 고준 AK홀딩스 대표이사는 이날 대합실 2층에 모인 유족에게 “종무식이 열린 호텔은 외부 기관을 통해 위탁운영 중이나 관리책임은 분명 저희에게, 특히 저에게 있다”며 “그 안에서 이뤄진 경품행사 등 모든 보도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 이사는 “참담한 심정으로 사과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모든 책임은 애경그룹 경영을 관리하는 제가 잘못한 것이고 이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추후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했다. 유족들은 고 대표이사의 사과를 말 없이 지켜보고는 자리를 떠났다. 항의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없었다. 애경그룹의 한 계열사는 참사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4성급 호텔에서 종무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진행된 생일자 이벤트, 럭키 드로(경품뽑기), 떡케이크 커팅 등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열렸으며 참석자는 웃거나 환호 등을 해 빈축을 샀다. 한 참석자는 “국가애도기간에 자축 행사를 한 게 말이 되냐”며 “참사와 관련 없는 회사도 행사를 열지 않는데 당사자인 애경그룹에서 자축 행사를 하니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지적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1-05

무리한 운항 스케줄·공항시설 시스템 미비… 화 키웠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사고로 18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제주항공이 수익성에만 매몰돼 안전은 무시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항공기 자체의 안전 문제와 부족한 점검, 공항시설의 시스템 미비 등이 맞물려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향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도한 운항 시간과 중고 항공기 의존한 제주항공… 정비사 또한 부족 제주항공은 월평균 운항 시간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길어 수익성을 위해 가동률을 과도하게 높였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작년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은 418시간으로 국내 6개 항공사 가운데 가장 길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371시간, 티웨이항공 386시간, 에어부산 340시간보다도 길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은 355시간, 아시아나항공 335시간이었다. 이번 사고 항공기 7C2216편도 최근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항공은 8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항공기 평균 기령(사용 연수)도 가장 높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같은 LCC인 에어부산 9.7년, 진에어 12.7년, 티웨이항공 13년보다 높다. 대한항공(11.4년), 아시아나항공(12.3년)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항공기 중 88%는 중고 항공기로 비용 절감을 위해 도입됐다. 각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은 1시간 안팎으로, 항공업계에서는 정비사들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기체 점검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정비사 또한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비사는 LCC 모두 부족해, LCC들이 중고기기 도입과 빈번한 중단거리 비행을 이어가면서도 정비와 같은 안전 분야에는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 정비사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12개 항공사의 정비사 총 5849명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정비사는 4248명으로 전체의 약 73%를 차지했다. 반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 10사의 정비사는 총 1601명으로, 대형 항공사의 정비사 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LCC의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는 평균 10.6명에 그쳐, 대형 항공사의 대당 정비사 수인 16~18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공항 안전 시설 설치와 관리 개선 필요 이번 항공 참사를 두고 해외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에 설치된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사고를 유발한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착륙을 유도하는 장치다. 충돌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지만 무안공항은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쉽게 부러지는 구조가 아니라서 피해가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가 있는 둔덕을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곳 로컬라이저는 약 4m 높이에 달하며 공항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한 항공 전문가는 “로컬라이저는 고도의 차이가 없을 때 지표면 아래 고정 장치를 박고 설치하는데 무안공항은 활주로와 경사 차이가 있어 흙을 쌓은 것”이라며 “대형 참사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MAS(활주로 이탈 방지 시스템)가 없는 것도 지적됐다. EMAS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더라도 급격히 속도를 줄여 안전하게 멈출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많은 선진국 공항에 설치돼 있다. 국내 공항에는 EMAS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조류 충돌 예방 시스템의 부재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 15개 공항에는 조류 탐지 레이더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류 탐지 레이더는 조류가 비행기와 충돌하기 전에 이를 탐지하고 공항 관계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항공기 전문가는 “현재까지 사고의 최초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기체 이상 발생으로 추정한다”며 “참사 원인을 두고 ‘인재(人災)’가능성도 제기되는만큼 정확한 원인 규명으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2025-01-02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류품 인계 절차 시작

제주항공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사망자의 신원을 모두 확인하고 유류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인계 절차가 시작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낸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79명의 신원이 전원 확인됐다. 수습된 시신의 신원 확인 절차를 완료한 당국은 유가족에게 인도하기 위한 후속절차를 이어간다. 전날까지 76구의 시신이 유족에게 인도될 준비를 마쳤고, 이 가운데 21구는 유족에게 인계했다. 일부는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이날은 60여구가 추가로 유족에게 인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개별적으로 치르는 장례와 희생자 합동 장례 중 선택할 수 있다. 유가족 대표단에 따르면 당국이 사고 현장에 퍼져 있던 희생자들의 물품을 수거해 분류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희생자별로 분류된 유류품은 확인 절차를 거쳐 2일부터 유가족에게 인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휴대전화 등 일부 전자기기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거친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도 이어간다. 데이터 추출이 완료된 조종석 음성기록장치의 변환과 분석 작업을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파악, 파손된 비행기록장치는 미국으로 보내 분석한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시설물과 충돌 후 폭발해 화재가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전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고 꼬리 쪽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1-02

제주항공, “장례절차는 유가족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

제주항공은 181명의 사상자를 낸 자사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장례 절차는 유가족들께서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장래 절차와 보험금 지급에 대해서 탑승자 가족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예우를 다해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선 “영국의 재보험사에서 어제 저녁 우리나라로 입국했으며 오늘 중 보험 처리와 관련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논의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탑승자 가족에게 충분히 설명 드리겠다. 유족들이 요청하는 시점에 보험 처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 항공기의 정기 점검 일자에 대해선 “항공기가 600시간 정도 비행하면 유압 계통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점검하는 절차가 있는데, 마지막 점검일은 12월 20일로 확인됐다”면서 “(이와 별개로) 비행기가 출발하고 도착해서 하는 ‘중간 점검’, 하루 비행이 끝나면 하는 ‘비행 후 점검’ 등 일상적인 점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전날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참사와 관련해 보험금 지급에 신속히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는 30일 신속보상센터를 마련하고, 무안 현지에 인력을 파견해 보험 가입 조회, 청구 절차 안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망보험금은 정액 보상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승객 개인이 해외여행자보험, 생명보험, 상해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중복으로 사망보험금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이번 사고는 공항 착륙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에 여행자보험의 보장 대상에 해당한다. 통상 여행자보험의 사망 보험금은 1억원 수준이고, 개별적으로 보상한도를 더 높여 가입할 수 있다. 사고 피해자들은 단체 여행객을 중심으로 다수가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가 모든 시민을 위해 들고 있는 시민안전보험에서도 ‘대중교통 이용 중 사망·후유장해’로 지자체별로 수천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개인이 가입한 생명보험이 있다면 일반사망보험금이나 상해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여객기가 가입한 항공보험 보상에는 시일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총 10억3651만 달러 규모의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다. 삼성화재가 55% 비중으로 인수했고, KB손해보험(26%), DB손해보험(13%), 메리츠화재(3%), 하나손해보험(3%) 등이 항공보험을 공동으로 인수했다. 항공보험의 99%는 영국 악사XL에 재보험이 가입돼 있다. 항공기 사고 보상 규정인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항공사는 국제 항공편에서 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친 승객에게 최대 17만달러(약 2억3000만원)까지 보상 책임을 진다. 유족은 구체적인 피해액이 산정되기 전이라도 항공사에 신청해 보험금을 선지급받을 수 있다. 상법에 따르면 승객이 사망한 항공기 사고에서 손해배상청구권자가 배상을 청구하면 항공사는 지체 없이 1인당 1만6000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인 약 2700만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12-30

25년전 포항공항서도 활주로 이탈사고 … 방위각지시기 충돌 뒤 멈춰

항공기가 착륙하다가 활주로를 이탈해 방위각지시기(로컬라이저) 안테나와 충돌한 사고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99년 3월 15일 포항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가 그 사례다. 30일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항공기 사고조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여객기 KE1533편은 안개비가 내리던 1999년 3월 15일 김포공항을 출발해 오전 11시 59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경주공항(당시 포항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방위각지시기(로컬라이저) 안테나와 충돌한 뒤 공항 외곽 언덕에 정지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56명 중 19명이 중상, 134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항공기 동체가 일부 파손되고 방위각지시기 안테나 10개와 활주로 철조망 등이 파손됐다. 여객기는 공항에 1차 접근하다가 착륙에 실패하자 2차로 접근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났다. 포항공항의 활주로는 길이 2134m, 폭 45m의 콘크리트 표면이었다. 그날 약한 비가 내려 활주로 표면이 젖어 있었으나 빗물이 고여 있지는 않았다. 여객기는 활주로에 접지한 지 약 29초 후 활주로를 이탈해 약 2초 뒤 방위각지시기가 있는 언덕과 접촉했고 다시 1초 뒤에 정지했다. 보고서에 나온 사고현장 스케치 도면을 보면 여객기가 활주로 끝에서 150m 떨어진 곳의 방위각지시기가 있는 언덕을 지나면서 바퀴가 빠졌고 이후 동체가 파손됐다. 방위각지시기는 약 2m 높이 언덕 위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4월 13일까지 약 한 달간 사고조사를 하고 해당 보고서를 펴냈다. 사고 이후 공항 주변 장애물인 인덕산 높이를 낮추는 공사가 진행됐다. 또 대구공항에선 여객기 동체착륙 사고가 있었다. 1991년 6월 13일 대구공항에서 대한항공 KE376편 여객기가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해당 여객기는 승객 127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출발했고 바퀴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당시 기장은 랜딩기어 작동지시를 하지 않아 여객기 바퀴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관제탑 관계자는 이를 확인하고 6차례나 착륙을 중지하라는 지시를 했지만, 기장은 다른 항공기에 내린 지시로 착각해 그대로 착륙했다. 여객기는 활주로를 600m가량을 미끄러져 가다 가까스로 멈췄다.당시 사망자는 없었다. 대구지법은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 등 3명에게 항공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했었다.

2024-12-30

‘버드 스트라이크’에… 탑승객 177명 사망·2명 실종 ‘대참사’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177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29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말단지점에서 이탈해 공항 외벽에 부딪치며 화재가 났다. 관련기사 2·4면 사고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이다. 오후 5시45분 기준 소방당국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사망 177명, 부상 2명, 실종 2명이 발생했다. 구조 당국은 승무원인 부상자 2명 외에는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망자는 무안공항에 마련된 임시 영안소에 안치돼 있다. 이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은 오전 1시 30분쯤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 30분쯤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 항공기 HL8088은 기령 15년으로 방콕 출발 및 운항 중 항공기로부터 보고된 기술적 문제는 없었다. 예정했던 도착 시간에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지 못한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7분쯤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활동(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1분 후인 8시58분쯤 사고기 기장이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인 ‘메이데이’를 보냈다. 오전 9시쯤 사고기는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인 01번 활주로로 접근하다 메이데이를 보낸 후 반대 방향인 19활주로로 접근했다. 이후 3분 후인 9시3분께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이 활주로에 착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국제공항은 광주와 전남 지역민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인명피해도 이 지역에 집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무안공항 초기 현장대책본부는 광주·무안지점장 중심으로 제주항공 및 조업사 인력 12명이 초동 대응했다. 이후 현장대책본부가 이동해 오후 2시 30분 부 정비본부 정비운영실장 중심으로 현장대책본부 운영 중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무안군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최 부총리는 “모든 관계기관이 협력해 구조와 피해 수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12-29

제주항공, 설립 19년 만에 첫 대형 인명사고

제주항공이 설립 19년 만에 첫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전남 무안공항 사고 여객기를 운영해 온 제주항공은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애경그룹의 합작으로 설립된 저비용 항공사(LCC)로, 운항 횟수와 탑승객 수, 규모 면에서 국내 LCC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2005년 8월 국내·국제선 정기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이듬해 6월 제주-김포 노선에 취항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인천-오사카 간 정기노선으로 국제선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LCC 최초의 국제선 취항을 기록했다. 이후 2015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국내 LCC 중 첫 상장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2023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회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7240억원, 영업이익은 1698억원으로, 매출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대비 25% 증가, 영업이익은 2017년 최대치보다 68% 증가했다. 올해 1월 기준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4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며, 50개 도시, 85개 이상의 노선을 운항 중이다. 지난해에는 1230만명의 탑승객을 운송했다. 또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가 50.37%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이며 국민연금공단이 7.84%로 2대 주주다. 이외에 애경자산관리가 3.22%, 제주특별자치도가 3.18%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국내에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무안공항 사고를 겪으면서 첫 인명 사고를 겪게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7년 승무원을 포함해 79명을 태운 제주발 부산행 항공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있었으나 모두 무사했다. 2013년에는 승무원 포함 탑승객 193명이 탄 제주발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하려다 활주로를 이탈했으나 역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29일 오전 9시 3분 제주항공 7C 2216편이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 사망자 수는 177명이며, 탑승객 181명 중 상당수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및 항공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 사고 직후 웹사이트에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우선 사고 수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은희기자

2024-12-29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괌 추락 이후 최악

전남 무안공항에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역대 항공기 사고를 돌아보면 국내 항공사 중 역대 가장 큰 사고는 대한항공이 1997년 8월 괌 공항에서 착륙 중 언덕에 충돌하면서 228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다. 이번 무안국제공항의 제주항공은 탑승객 181명 중 부상자 2명을 제외한 177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역대 두 번째 큰 사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에서 착륙 중 충돌 사고를 일으켜 중국인 여학생 3명이 사망하고 181명이 부상하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 2015년 일본 히로시마 공항 착륙 중 활주로를 벗어난 사고로 승객 20명이 부상을 당했다. 1993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목포공항 접근 중 전남 해남 야산에 충돌하여 66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한항공 역시 대형 사고를 겪은 바 있다. 1997년 괌 추락 사건 이후 1999년에는 상하이공항 이륙 직후 대한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8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했다. 1994년에도 제주공항 착륙 중 대한항공 항공기가 담에 충돌해 90명이 부상했다. 1989년에는 서울에서 리비아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트리폴리 공항에 착륙하다 추락해 80명이 사망하고 139명이 부상을 입었다. 기체 이상이나 테러로 인한 항공기 사고도 주목할 만하다. 1987년 미얀마 해역 상공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테러로 115명이 사망한 사건은 그 중 하나로, 테러에 의한 항공 사고의 위험성을 부각시켰다. 2011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제주도 해상에 추락해 승무원 2명이 사망했으며, 1999년 대한항공 화물기도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승무원 4명이 숨졌다. 해외에서도 이륙 및 착륙 과정에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23년 7월 11일 파키스탄 북서부의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사우디아항공 소속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297명이 전원 비상 탈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또한 2023년 3월 4일 미국 휴스턴에서 플로리다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보잉 737 여객기가 이륙 후 10분 만에 엔진에서 불이 나 비상 착륙했으며, 3월 7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유나이티드 보잉 777-200 여객기에서 이륙 직후 타이어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8일에도 휴스턴 공항에 착륙한 유나이티드 보잉 737 맥스8 기종이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있었다. 여객기 사고 중 최대 인명피해를 낸 사건은 1977년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에서 발생한 팬암항공과 KLM 항공의 충돌로 582명이 사망한 사고다. 이는 항공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12-29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무안공항 착륙 중 대참사 … 탑승인원 181명중 29일 오후 5시 11분 현재 167명 사망

29일 오전 9시3분쯤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외벽을 충돌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항공기는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속도를 줄이지 못해 외벽과 충돌해 반파됐고, 화염에 휩싸였다. 사고 항공기는 이날 현지 시각 오전 2시 29분쯤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탑승객 승무원 6명과 승객 175명 등 181명을 태우고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후 무안국제공항에 1차 착륙을 시도했으나, 착륙 직전 오른쪽 날개부분 엔진에서 순간 연기가 한차례 뿜어졌고,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했다. 착륙 시 랜딩 기어가 내려가지 않은 탓에 속력을 줄이지 못해 공항 외벽 울타리를 들이받고 폭발했고, 꼬리 부분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이 소실됐다. 소방청은 항공기 사고 43분 만에 소방대원 80명을 투입해 화재 진화에 나섰고, 국토교통부는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무인공항에 항공사고 조사관을 급파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사망자는 62명으로 파악됐고, 동체 대부분이 불에 타 사상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항공기는 2009년 8월 19일에 첫 비행을 한 보잉사 B737-800기종으로 사고 당시 기령은 15년이다. 국토교통부와 소방당국 등은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4-12-29

포항 A대학교 집단 임금체불 전액 청산

포항 소재 A대학교에서 발생한 1억 3000만원 규모의 집단 임금체불 사태가 최근 해결됐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지청장 김진하)은 지난 7월에 발생한 이 사건이 11월에 전액 청산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A대학교가 발주하고 원청인 B사로부터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은 C사에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 등 89명이 수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포항지청은 원청업체를 대상으로 직불처리를 지도하고, C사를 상대로 신속한 수사를 진행해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체불임금이 전액 청산되는 성과를 거뒀다. 김진하 포항지청장은 “A대학교의 집단체불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청산지도로 1억 3000만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이 청산되었다”며 “앞으로로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임금체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금체불 취약 대상 사업장’을 선정해 체불 동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상습·고액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수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업장을 근로감독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여 노동 관련법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12-19

대구 서문시장서 짝퉁명품 판매하던 2명 적발…위조상품 290점 압수

대구 서문시장서 위조상품을 판매하던 업자들이 연이어 적발됐다.  18일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상표경찰)은 지난 2∼3일 서문시장 일대에서 위조상품 단속을 펼쳐 가방과 의류 등 위조상품(일명 짝퉁)을 유통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A씨(49) 등 2명을 입건했다. 상표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적발한 A씨 등이 현장에서 판매·보관하던 해외 유명상표의 짝퉁 가방과 의류 등 정품 시가 13억원 상당의 위조상품 290점을 압수했다. 압수된 물품의 대부분은 L사, C사, H사 등 해외명품 상표를 도용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압수 물품 중 품목별로는 가방이 136점(46.9%)으로 가장 많고, 의류 100점(34.5%), 스카프 5점(1.7%), 모자 4점(1.4%)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상표경찰은 지난 9월에도 서문시장에 대해 일제 단속을 펼쳐 위조상품 판매업자 4명을 입건하고 정품 시가 21억원 상당의 위조상품 1100여점을 압수한 바 있다. 특허청은 대구 서문시장과 부산 국제시장 등 전국 유명 전통시장에 대한 단속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상표경찰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전통시장에서의 위조상품 유통행위는 대외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켜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상습적인 위조상품 유통지역에 대해서는 위조상품이 근절될 때까지 단속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2-18

코오롱생명과학 김천공장 화재…대응 1단계 발령

16일 오후 10시 8분쯤 김천시 어모면 김천1일반산업단지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직원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공장 안에 있던 다른 직원 7명은 자력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소방당국은 119특수대응단과 중앙119구조본부의 압축공기포 차량 등 장비 30대와 소방 인력 71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과 동시에 건물 내외부에 남아있을 인명 수색을 진행할 방침이다. 소방 관계자는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라며 “외부 창고에인화물질이 있다고 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연소 확대를 저지 중”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은 연면적 1만2천317㎡ 규모의 4층 높이 철근콘크리트조 건물로 총 2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화재로 인한 연소는 1개동에서만 진행되고 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김천시는 개령면·어모면·응명동·대광동 주민에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유의하라”고 알렸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인만큼 완전 진화 선언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것으로 소방당국은 내다봤다. 이 공장은 지난 6월 19일에도 화재가 발생해 한때 대응 1단계가 발령된 끝에 13시간 만에 진화됐다. 당시 화재로 147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은 평소 유해화학물질 23개를 포함해 4류·5류 위험물을 다량 취급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은 선박도료용 방오제를 비롯한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나채복기자ncb7737@kbmaeil.com

202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