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장수시대

오늘도 어김없이 그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별다른 용건은 없다. 그의 집에서 도서관으로 가는 길목에 내 사무실이 있을 뿐이다. 지난해 연말 퇴직한 그는 요즘 도서관 가는 일을 하루 일과처럼 삼고 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그는 같은 시간에 같은 걸음으로 이 길을 지난다. 나는 자리에 앉은 채 고개만 까딱했다. 그는 여느 때처럼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고, 물 한잔으로 숨을 고른다. 빈 종이컵을 쥔 채 내게 묻는다. 표적치료 보험은 들어 두었느냐고. 마치 안부를 묻듯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이 나이에 또 새로운 보험을 들어야 하느냐고 되묻자, 그는 암이 정복되는 시대라며 말을 이었다. 치료비가 워낙 비싸니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보조기구만 있으면, 관절염으로 걷기 힘든 사람도 산을 오른다지 않는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다며, 누군가는 로봇의 힘을 빌려 다시 걷는 연습을 한다고도 했다. 머지않아 장기 교체도 가능해질 것이고, 어떤 이는 200세 시대를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과장처럼 들리면서도 그렇다고 허황되지는 않았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해 왔고, 앞으로는 더 빠를 것이다. 다만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미래를 더듬어 180세쯤 된 나를 떠올려 본다. 가진 것은 넉넉지 않지만, 그 시대에 맞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혼자서는 외출은커녕 차려진 밥상에 앉는 일조차 남의 손을 빌려야 하는 어머님의 모습이 내가 된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와 굳어가는 손끝, 그리고 말없이 길어지는 하루. 그렇다면 내 아들은 150세나 되었을까. 그 또한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갈지 모른다. 120세가량 되는 손자는 로봇의 도움으로 혼자 생활하고 있을까. 사람보다 많은 기계 속에서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삭막함이 생활화 되었을까. 이미 로봇이 되어가는 90세쯤 되는 증손은 제 삶을 꾸리기에 바빠 제 아비를 돌아볼 겨를이나 있을까. 늦게 결혼해 마흔의 고손이라도 있다면, 그는 180세의 할미인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까. 나는 그의 존재를 알까. 핏줄로 이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서로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각자도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삶이 그려진다. 그때 어머님 얼굴이 떠올랐다.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만 건너는 하루는 창밖을 몇 번이나 바라보고, 벽에 걸린 시계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하루를 밀어내는 눈앞에 잠만이 왔다 갔다 한다. 그 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어머님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장수라는 말이 더는 축복처럼 들리지 않는다. 살아 있음이 아니라, 버텨냄에 가까운 시간들. 누군가에게 기대어 이어가는 하루가 반복된다면, 그 시간을 과연 삶이라 부를 수 있을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아도 좋겠다. 내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날들, 내 손으로 밥을 먹고, 내 의지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날들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보험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에게 말했다. 아프면 그냥 죽을 거라고.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만 오래 살아서 무엇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친구도, 대화할 그 누구도 없이 살아가는 일이 과연 삶일까. 후손들 가운데 누군가에게 닥친 고통을 지켜보며 살아야 한다면, 그 또한 감당할 수 있을까. 지금은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지만, 더 나이 들어 그러하다면 나는 자연에 순응하겠다고 했다. 말로는 쉽게 내뱉었지만, 그 말이 나를 향한 다짐인지 두려움의 다른 이름인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못 믿겠다는 듯 웃었다. “그 말, 나중에 바뀔걸요?” 그럴지도 모른다. 사람 마음이란 그렇게 단단하지 않으니까. 살아야 할 이유보다 버텨야 할 이유가 많아지는 날이 온다면, 나 역시 생각을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늘그막 눈서리 끝에 폭설이 올까 두렵지만, 그래도 나는 오래 사는 일보다 오늘을 느끼며 사는 쪽을 택한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지금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며, 순간의 시간을 살아내는 일. 그 하루가 쌓여 삶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는 도서관으로 향했고, 나는 컴퓨터를 켰다. 각자의 방식으로 또 하루를 살아간다. 올 봄, 벚꽃이 유난히 예쁘다. /윤명희 수필가

2026-04-22

6·3 포항시장선거, 여야를 떠나 공약은 ‘수소환원제철’이어야 한다

2026년 4월 6일 오전 11시, 포항시청 브리핑룸에 두 개의 노동조합이 나란히 섰다. 서로 다른 상급 단체에 속한 포스코노동조합과 현대제철지회였다. 같은 자리에 서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그들이 꺼낸 메시지는 더 이례적이었다. “철강산업이 무너지면 포항이라는 도시의 심장도 멈춘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도시 전체를 향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이들은 철강 위기를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10만 철강 가족의 생존 문제이자, 포항이라는 도시의 존립 문제로 규정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 탄소 규제 강화,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산업을 짓누르는 사중고를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그 말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그들은 지방정부의 전면 대응을 요구했고, 실질적인 지원책과 함께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산업 위기를 놓고 공개적인 정책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장면은 지금 포항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포항에서 철강은 산업이 아니라 삶의 일상이다. 그래서 철강의 흔들림은 곧 도시 전체의 흔들림으로 이어진다. 철강이 약해지면 일자리가 줄고, 일자리가 줄면 청년이 떠나며, 청년이 떠나면 도시의 숨결이 빠르게 식는다. 지방소멸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산업의 약화에서 시작해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금 포항이 서 있는 자리는 그 연쇄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단순한 경기의 등락이 아니다. 산업을 둘러싼 규칙 자체가 바뀌고 있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진입 조건이 되었고, 철강은 가격과 품질만으로 평가되던 시대를 지나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으로 평가받는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그 변화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제 고탄소 철강은 경쟁력 이전에 시장 접근 자체가 제한된다. 전환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구조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 변화 앞에서 포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하나다. 철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철강을 바꾸는 것이다. 그 중심에 수소환원제철이 있다. 석탄 대신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이 방식은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철강이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전환을 가장 현실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포항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산업 생태계와 숙련된 노동력, 항만과 물류, 연구개발 기반이 이미 이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철강의 과거가 포항에 있었다면, 철강의 미래 또한 포항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방향이 곧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수소 산업은 목표는 분명하지만 기반은 취약하다. 청정수소는 아직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았고 가격도 높다. 공급 체계 역시 산업 현장의 요구를 감당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정수소만을 기준으로 산업을 설계하면 출발 단계에서부터 전환이 멈춰 설 수 있다. 산업은 선언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물량과 가격, 그리고 예측 가능한 환경이 갖춰질 때 비로소 움직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이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현실적인 경로다. 초기 단계에서는 일반수소를 기반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가격을 낮추며 산업을 키운 뒤 점진적으로 청정수소로 전환해 가야 한다. 과정을 건너뛴 전환은 없다. 이 단계를 무시하면 수소환원제철은 기술의 이름으로만 남고, 현장은 끝없는 대기 상태에 머물게 된다. 이 문제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소 산업을 바라보고 투자에 나선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존재한다. 설비와 부품, 저장과 운송, 안전 관리와 플랜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지만,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이들 기업이다. 산업 전환이 성공하려면 이 생태계 전체가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 전환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 구조의 가장 약한 고리가 드러나고 있다. 수소 관련 중소기업들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수소 생산과 관련한 혁신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 포항이 수소 산업 특구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현장의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요와 가격을 확보하지 못한 채 버티고 있다. 기업 경영에는 ‘자본의 시간’이 있다. 기술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시장으로 연결되기까지 버틸 자금이 없으면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현금 흐름이 끊기는 순간 기술도 산업도 함께 사라진다. 결국 산업 전환의 성패는 대기업의 투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이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투자하고 생산하고 버틸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이제 시선은 6·3 포항시장선거로 향한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 정치의 경쟁이 아니다. 포항이 철강 도시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전환에 실패한 도시로 남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택의 과정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단순해진다. 후보들의 공약은 이 변화에 답하고 있는가. 수소에너지가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수소환원제철은 더 이상 하나의 정책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것은 포항의 생존 전략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이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그 공약은 현실을 외면한 것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언급이 아니라 내용이다. 수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가격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철강 기업과 중소 협력업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노동 전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중앙정부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필요하다. 공약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 계획이어야 한다. 여기서 더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문제는 특정 정당의 공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철강의 전환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포항의 미래를 좌우하는 이 과제는 여야를 나눌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야를 넘어 공통의 기반 위에서 추진되어야 할 최소한의 합의이자 출발점이다. 따라서 수소환원제철은 특정 후보의 차별화 공약이 아니라, 모든 후보가 반드시 채택해야 할 기본 공약이 되어야 한다. 경쟁은 채택 여부가 아니라 실행 능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누가 더 현실적인 경로를 제시하는가, 누가 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가, 누가 더 빠르게 산업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가의 경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선거가 지역의 미래를 놓고 벌어지는 진짜 선택이 된다. 포항은 한 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도시다. 이제 다시 한 번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과거의 방식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산업 질서를 여는 도시가 될 것인지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철강이 멈추면 도시도 멈춘다. 그러나 철강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면, 포항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약속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약속은 분명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선택 가능한 공약이 아니다. 포항시장에 출마하는 후보라면, 여야를 떠나 누구나 반드시 제시해야 할 공약이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2026-04-22

박용선 국힘 포항시장 후보 “어르신 AI 교통 시스템 구축”

박용선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는 어르신들이 교통카드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승차할 수 있도록 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보행자 속도에 맞춰 신호가 연동되도록 하는 것을 정책을 담은 ‘어르신 AI 교통 시스템 구축’을 공약했다. 대중교통 탑승 구조부터 바꾼다. 시내버스 50대에 얼굴 인식 승차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70세 이상 노인 무임교통카드의 잦은 분실과 충전의 번거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역 버스 업체와 협약을 맺고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AI 횡단보도 시스템은 교차로에 보행 속도 감지 기술을 적용해 고령자의 걸음에 맞춰 횡단 신호를 자동으로 연장한다. 박 후보는 국토교통부 및 경찰청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포항에 유치할 계획이다. 우선 지역 내 주요 교차로 30개소에 AI 횡단보도를 설치한다. 서울과 대전에서 시범 운영 중인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저상버스 도입도 속도를 낸다. 포항 시내버스 184대 중 저상버스는 118대(64%)에 머물러 있는데, 33대의 저상버스를 추가로 투입해 보급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박 후보는 밝혔다. 고령층의 이동 빅데이터를 분석해 어르신 주요 방문 지역을 중심으로 저상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노선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박용선 후보는 “이번 공약을 통해 어르신 교통사고 사망률을 30%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이동의 불편을 덜고 안전을 보장해 포항을 고령 친화 교통체계의 전국적인 모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4-22

TK지방선거 쟁점이 된 ‘2028년 행정통합’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여야 유력 후보 모두 ‘임기 2년 단축’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2028년을 목표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재추진에 나서겠다고 했다. 5~6년간 계속돼 왔던 TK 행정통합 논의가 중앙정치권의 방해와 이 지역 국회의원의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무산됐다는 비판여론이 높은 만큼, 차기 시·도지사가 중심이 돼 기득권을 버리고 TK지역 미래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여야 시·도지사 후보들이 ‘2028년’을 TK통합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는 이 해에 총선이 있어 ‘통합 특별시장’ 선거를 동시에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당선 즉시 ‘행정통합 추진위’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2028년 총선 시점에 통합단체장 선출까지 갈 수 있도록 시간표를 앞당기겠다”면서 이를위해 시장에 당선되면 주민투표가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유력후보인 추경호 의원도 2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선되면 2년 동안 착실히 준비해 2028년 총선 시기에 맞춰 통합특별시장을 다시 뽑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TK통합을 앞장서서 추진했던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역시 ‘2028년 총선 시점’을 통합의 적기로 내세웠다. 그는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대구시장과 긴밀히 협력해 2028년에 실질적인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도 “김부겸 후보의 통합추진 방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 “TK통합 전 마지막 경북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각 후보들의 속마음이 어쨌든, ‘2년 후 TK통합’이 이번 지방선거의 쟁점이 돼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길 기대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쟁점이 주요 의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아마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 유권자들도 누가 통합특별시의 ‘초대 단체장’ 역량을 갖췄는지를 기준으로 지지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2026-04-22

이상기후에 양봉업 근간 흔들, 대책 세워야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후에 양봉업계가 수난을 겪고 있다. 2022년 봄, 국내 양봉업계에는 약 100만 마리의 벌꿀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해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농진청은 이상기후와 해충인 응애류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을 했으나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올 봄도 일교차가 극심한 이상기온이 반복되면서 꿀벌의 폐사가 늘면서 양봉업계가 휘청대고 있다는 소식이다. 봄철 낮 기온이 27도까지 치솟자 때 이르게 벌통 밖으로 나왔던 벌들이 밤사이 기온이 급락하는 바람에 벌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얼어 죽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덕스런 날씨는 꿀벌의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해충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게 된다. 올 봄의 이른 고온현상은 꿀벌응애(진드기)의 번식 시기를 한 달이나 앞당겨 양봉업계가 폐사현상과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알다시피 꿀벌은 농작물 수분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꿀벌 개체 수 감소는 곧 농업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고추, 딸기, 참외, 수박, 토마토 등 시설과채류의 화분매개 의존도가 70% 이상 된다. 꿀벌이 없으면 화분매개가 이뤄지지 않아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하게 되는 것이다. 학계서는 꿀벌의 생태계 보존과 증식의 가치를 약 70조원에 이른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꿀벌이 사라지면서 각종 과채류의 결실이 줄게 되면서 농산물 가격 폭등은 물론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정부나 지자체는 그동안 꿀벌 실종에 대해 개별 양봉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을 주었으나 이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에 강하고 개화 시기가 다양한 밀원 숲을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양봉농가에 대한 실효적인 보상과 기후변화에 강한 꿀벌 품종을 개발하는 것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촌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이다. 벌꿀 실종사태는 단순한 양봉업계의 위기를 넘어 생태계 보존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2026-04-22

[선거 격전지 현장⋯유권자의 선택은]⑥ 대구 달성군수 선거 ‘젊은 도시’ 달성, 군수 선거 양자대결⋯연속성 vs 변화 격돌

‘젊은 도시’로 부상한 달성군의 향후 4년을 이끌 수장을 뽑는 군수 선거가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최재훈 현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김보경 달성군의회 부의장이 맞붙는 구도다. 현재까지 제3 후보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달성군은 산업단지 확충과 일자리 창출, 교통·문화·교육 인프라 개선을 바탕으로 청년층 유입이 이어지며 ‘대구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미래 신산업 거점으로 떠오른 만큼 이를 이끌 리더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최재훈 군수를 단수 공천하며 후보를 조기에 확정했다. 2022년 만 40세의 나이로 당선된 최 군수는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으로 주목받았으며, 지난 4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군정 운영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주요 성과로는 제2국가산업단지 조성 추진,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유치, 도시철도 1호선 연장 및 대구산업선 추진, 교육·보육 인프라 확충 등이 꼽힌다. 최 군수는 “지역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핵심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정책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며 재선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더불어민주당은 김보경 부의장을 단수 공천으로 확정했다. 재선 군의원 출신인 김 부의장은 노동운동과 지역 밀착형 의정활동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청년층과 신도시 유권자를 겨냥한 ‘변화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 부의장은 청년 기회펀드 조성, 공공임대주택 확대, 자격증 응시료 지원 등을 담은 ‘청년 희망 패키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도시철도 1호선 구지 연장과 교통망 확충, 국가정원 조성 등 정주 여건 개선 방안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산업 성장의 성과를 군민 삶과 청년의 기회로 연결하겠다”며 정책 전환 필요성을 부각했다. 이번 선거는 ‘정책 연속성’과 ‘변화’의 대결로 요약된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상 현역 군수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테크노폴리스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30~40대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 대구시장 선거와 맞물린 정치 지형 변화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현안인 제2국가산단 조성, 첨단산업 유치, 대구산업선 건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 교육·문화·복지 정책 등 지역 미래를 좌우할 의제들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시장 선거와 연계된 정치 환경 변화가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책 중심의 경쟁을 통해 공정하고 품격 있는 선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4-22

치매 환자를 욕보이지 마라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이란을 침공한 일부터 그 이후 보여준 행보에 대해 미국 내 인사들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를 치매라느니, 정신병자라느니, 요양원에 보내야 한다느니 하는 식의 비난이 뉴스를 달구고 있다. 실제로 어떤 네티즌은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발언을 날짜별로 정리해서 게시했다. 일부를 인용하면, 3월 3일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다.”, 3월 9일 “우리는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 3월 12일 “우리가 이기긴 했는데, 아직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다.”, 3월 14일 “우리를 도와달라.”, 3월 16일 “사실 우린 어떤 도움도 필요 없다.”, “누가 내 말을 듣는지 테스트해 봤다.”, “나토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주 나쁜 일을 겪게 될 거다.”, 3월 17일 “우리는 나토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등이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둘러싸고도 말이 여러 번 바뀌었으니 누가 봐도 트럼프는 정신없는 사람 같다. 지난 12일에는 자신을 예수처럼 표현한 AI 합성 사진을 올렸다가 보수 기독교계의 뭇매를 맞고 12시간 만에 내리더니 15일에는 눈을 감고 예수 품에 안겨 있는 AI 합성 사진을 올리고 뿌듯해하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런 모습을 보면 트럼프에게 정신 병원에 가라는 비난이 지나친 것 같지는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비난은 지난 9일 중앙의 한 일간지에서 대서특필한 ‘치매설’ 보도다. ‘마가(MAGA)’ 진영의 대표적 보수 논객 알렉스 존스조차 ‘이란 문명을 멸망시키겠다’는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자신을 공격하는 트럼프에게 ‘치매’라고 응수했다는 뉴스다. 어떤 사람의 행보를 비판할 때 비유를 사용하는 것은 직설적인 표현보다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치매라는 비유는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면죄부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염려스럽다. 더 큰 문제는 치매와 치매 환자에 대한 인식을 엄청나게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보여준 트럼프의 행동이 정상적인 판단력이라고 생각하기 어렵고, 오락가락하는 급격한 감정 변화는 비정상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고령으로 현재 79세이니, 치매가 발병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이다. 그러나 백번 양보해도 치매 환자의 특징과 트럼프의 광포함은 공통점은커녕 비슷한 점도 하나 없다. 치매 환자는 길을 잃고 판단력을 잃고 자신조차 잃지만, 트럼프가 가는 길은 명확하고 확실한 이해관계가 있으며 극단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가 얼마나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인지 생각하면, 트럼프를 치매라고 하는 것은 치매 환자를 욕보이는 것이다. 한때 ‘개 같다.’ 등 개를 비하하는 욕설에 개가 얼마나 충직한 동물인데 개를 모욕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개만도 못하다.’는 욕설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물 비유조차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이랴. 정치지도자의 비정상적인 선택을 비판할 때는 비유법보다 직설법이 백배 낫다. /유영희 인문학자

2026-04-22

원인이 없이 지속되는 심한두통

머리가 아프면 대부분은 머릿속의 문제를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두통이 낫지 않거나 극심하면 MRI나 CT를 찍어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검사 결과가 정상이고 머릿속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 실제로 머릿속에 문제가 있으면 뇌졸중이나 뇌종양 같은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라 이상이 있었다면 병원에서 놓치기 힘들어 이렇게 원인 없이 지속적으로 고생을 하지 않는다. 두통의 대부분은 뇌의 문제가 아니라 목의 문제다. 특히 상부경추가 비틀어지거나 주변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경추 기원성 두통이라고 한다. 목뼈 위쪽 특히 2번 경추 주변에는 대후두 신경이라는 중요한 신경이 지나가는데 이 부위가 긴장되거나 눌리면 통증이 머리 뒤쪽만이 아니라 관자놀이 눈 주변 등 머리 전체적으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지만 실제 통증은 분명히 존재하는 이유는 대부분 여기에 있다. 통증의 원인이 머리가 아니라 목이기 때문에 이런 두통은 단순히 진통제를 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일하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등 경추에 무리가 가는 생활을 하는 경우 상부경추에 지속적인 부담이 쌓인다. 여기에 어깨와 흉추까지 함께 굳어 있으면 목 주변의 긴장은 더 심해지고 신경이 압박되는 상태가 반복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두통은 점점 만성화되고 심해진다. 치료는 단순히 아픈 머리를 누르고 침을 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경추와 주변 근육 그리고 어깨 등의 구조를 풀어주는 것이다. 먼저 추나나 마사지로 상부경추의 정렬을 바로잡고 함께 긴장되어 있는 흉추와 어깨까지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목 주변의 부담을 줄이고 신경이 눌리는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대후두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를 사혈이나 침으로 직접 풀어주는 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을 줄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대후두 신경을 하이드로다이섹션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신경 주변을 약침으로 박리하면 빠른 시간에 두통이 사라진다. 두통은 구조 문제뿐 아니라 혈액 순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목과 어깨가 긴장되어 있으면 머리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두통이 더 쉽게 발생하고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된다. 이런 경우에는 목과 어깨 머리 쪽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을 함께 사용하면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도 중요하다. 가장 기본은 목을 앞으로 빼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다. 앉아 있을 때 턱을 살짝 당겨 목을 세우는 자세를 유지하고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도록 중간중간 가볍게 목과 어깨를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무리한 스트레칭보다는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부드럽게 움직여 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특히 어깨를 뒤로 가볍게 젖혀주고 가슴을 펴는 동작은 상부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MRI나 CT 등이 정상인데도 두통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머리에서 찾지 말고 목으로 옮겨볼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두통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찾고 풀어주면 생각보다 빨리 통증은 사라진다. 진통제만 먹고 버티지 말고 경추를 바로 잡고 눌리는 신경을 풀어주면 빠른 시간에 두통을 잡을 수 있으니 참고 살 이유는 없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4-22

작은 마당, 사계절을 품은 소우주

열 평 남짓 작은 마당이 사계절을 품는다. 매일 같은 자리 같은 풍경인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요란하지 않지만 작은 생명들이 꼬물꼬물 쉼 없이 움직인다. 4월이 깊어 봄 한복판에 이르면 작은 이별들이 보인다. 연보랏빛의 고운 자태로 봄을 알리던 깽깽이풀은 금세 꽃잎을 떨어뜨리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할미꽃도 미련 없이 머리를 풀어 헤친다. 화려함은 잠시뿐, 그제야 잎을 내며 생명은 또 다른 시간을 이어간다. 꽃들뿐만이 아니다. 이슬 맺힌 거미줄, 깽깽이 씨앗을 나르는 개미, 배양토를 빚는 지렁이 그리고 바삐 날아다니는 벌 나비까지 작은 마당에서 꼬물거리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서두름도 머뭇거림도 없다. 도심 속 작은 공간에서도 자연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겨울 끝자락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20여 년 전 양지바른 곳에 할미꽃이, 반그늘 자리에는 깽깽이풀이 각 한 포기로 터를 잡았는데 지금은 제법 군락을 이룬다. 스스로 번식하며 자리를 넓혀가는 모습이 때로는 대견하다. 마당 한편을 차지한 수사해당이 벚꽃 못지않은 화려함으로 마당을 환히 밝히는 이 봄, 번식력 강한 국화는 이미 부지런히 잎을 키우며 가을을 준비한다. 긴 여정이 봄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오월이 오면 찔레꽃이 피어난다. 그 은은한 향은 언제나 유년시절을 주저 없이 소환하고, 작약의 단단한 꽃봉오리가 갑자기 툭! 터지듯 피어나는 그 순간은 마주할 때마다 놀랍다. 유월이 되면 마당의 중심은 수국이 차지한다. 토질과 햇빛의 노출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수국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된다. 이렇게 계절은 꽃을 바꾸어 가며 마당을 채운다. 제한된 공간에서도 사계절은 분명하게 흐른다. 춘하추동, 나고 자라고 거두고 감추는 순서를 어기지 않는다. 게으르지도 조급하지도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그러나 햇살이 닿는 자리와 그늘진 자리를 두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이 터를 잡으면 원래 있던 꽃들이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하얀민들레, 초롱꽃, 사랑초, 꿀꽃, 백리향, 기린초까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생명들이 비좁은 마당에서 영역 다툼을 한다. 식물의 삶에서도 약육강식은 존재하고, 그 또한 자연의 질서 속에 스며 있다. 봄꽃과 가을꽃은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르다. 봄꽃은 겨우내 포근한 대지의 품속에서 준비한 꽃봉오리를 아직 찬 기운이 남은 세상 밖으로 밀어 올린다. 그렇게 올라온 꽃이 이내 씨앗을 품기 시작하면 그제야 잎을 낸다. 그래서 봄꽃의 개화는 짧고 강렬하다. 반면 가을꽃은 봄부터 잎을 내고 여름 내내 뜨거운 햇빛을 즐기며 천천히 준비한다. 긴 시간을 들여 꽃봉오리를 키운 뒤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잎을 낸다. 그래서인지 개화 기간이 봄꽃보다 길다. 충분히 준비한 만큼 오래 머문다. 작은 마당에 터 잡은 생명들은 조용하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다. 꽃이 피고 지는 때를 알아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삶. 어쩌면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단단한 삶일지도 모른다. 작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의 이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작은 마당을 ‘소우주’라 부른다. 그리고 오늘도 그 안에서 세상의 시간을 배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22

봄날, 재즈로 물든 무대···'카리나 네뷸라 공연'

지난 11일 대구 서구문화예술회관에서 따스한 봄의 기운과 함께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 ‘JAZZ CIVAS’이 서구 구민들을 찾아왔다. 이번 공연은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닌 네 명의 여성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올라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과 어우러지며 다채로운 재즈의 매력을 선보였다. 재즈를 접해본 적 없던 시민기자에게 이번 공연은 새로운 음악적 관심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첫 무대를 장식한 카리나 네뷸라의 신입 멤버 임채희를 시작으로 김민희, 박라온, 그리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말로까지, 각자의 개성과 색깔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무대가 이어졌다. 임채희의 무대는 재즈의 첫 경험을 신선하게 열어주기에 충분했다. 맑고 깊은 음색으로 곡의 감정을 섬세하게 끌어올리며, 자신만의 색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순히 멜로디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곡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정서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김민희의 무대는 한층 더 성숙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A Weaver of Dreams’와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 두 곡을 통해 잔잔하고 편안한 음색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감쌌다. 특히 두 번째 곡에 앞서 봄에 싹을 틔우는 새싹을 응원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계절의 따뜻한 기운을 무대 위에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또한 그는 “함께 술자리를 즐기던 친구지만 같은 무대는 처음”이라며 임채희를 다시 소개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두 사람은 ‘Just in Time’을 함께 부르며 비슷한 음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악기와 목소리가 하나처럼 어우러지는 순간, 두 사람의 목소리 또한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졌다. 김민희의 소개로 이어진 박라온의 무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천사의 목소리’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맑고 청아한 음색은 가볍고 투명하게 공간을 채우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 무대는 ‘스캣의 여왕’이라 불리는 말로가 장식했다. 김민희는 그녀를 소개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 부문 수상 이력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식어보다도, 실제 무대 위에서 마주한 그녀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힘 있는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몸짓, 그리고 넘치는 자신감으로 채워진 무대는 단숨에 공연장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말로와 박라온의 듀엣 무대 이후, 네 명의 아티스트는 다시 한 무대에 올라 ‘Danny Boy’, ‘Happy’, ‘Spain’을 함께 그리고 번갈아 부르며 서로의 색을 드러내는 동시에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관객들 역시 단순히 공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박수와 몸짓, 그리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재즈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이번 카리나 네뷸라의 공연은 봄날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재즈가 가진 매력을 한껏 전해준 무대였다. 서로 다른 색을 지닌 목소리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이 밤의 기억은,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22

자두밭 소나무 아래

비 내리는 새벽, 자두밭을 둘러보았다. 과수원 안쪽, 지난해 산불을 이겨내고 늠름하게 서 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그 곁에 어머니의 유해를 모셨다. 셋째 아들이 일하는 모습을 언제든 지켜보실 수 있는 자리, 어머님이 기꺼이 마음 두셨을 법한 그곳이 이제 어머님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었다. 요양원에서 조심스럽게 며칠을 보내신 뒤, 4월 8일. 어머님은 체온이 38.5도를 넘어서며 119구급차를 타고 안동병원으로 옮겨지셨다. 응급실에서 어머님은 눈도 뜨지 못한 채 입을 벌리고 호흡기에 의지해 가쁜 숨을 이어가고 계셨다. “어머님.”하고 불러보니, 알아보신 듯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치며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검사 결과가 나오자 병실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뇌혈관은 혈전에 막혀 온몸으로 온기를 보내지 못했고, 신장과 폐마저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의사는 우리를 불러 위급 상황에 대비한 마음의 준비와 연명치료에 관해 설명했다. 어머님은 영양공급을 위해 목 아래에 튜브를 삽입한 채 그날 저녁 중환자실로 옮겨지셨다. 그때부터 면회는 하루 두 사람, 각 5분으로 제한되었다. 그날 밤늦게, 아주버님에게 혈액투석이 시작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4월 10일, 짧은 5분의 면회 시간. 투석 덕분인지 어머님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손을 잡으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다른 한 손으로 얼굴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어머님은 힘겹게 눈을 뜨고 나를 찬찬히 바라보며 무언가 말씀하셨다. 그러나 입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작은 소리는 끝내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머님, 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어머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셨다. 그것이 어머님과 나의 마지막 대화였다. 이어 남편이 5분간 어머님을 만났다.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머님께서 웃는 얼굴로 따뜻하다고 하시는 것 같았다고 했다. 눈을 조금 더 떠보시라 하며 사진도 몇 장 남겼다. 11일에는 큰아가씨가, 12일에는 남편이, 월요일 낮에는 남편과 아주버님이 차례로 면회했다. 비닐 방역복을 입고 손을 잡으며 눈을 마주쳤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어머님은 끝까지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셨다.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남편은 며칠 사이 달라진 어머님의 모습을 다시 사진으로 남겼다. 낮에 면회를 다녀온 그 날 저녁, 위급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병원으로 향하는 사이 어머님은 이미 숨을 거두셨다. 우리는 마지막 모습을 함께하지 못했다. 4월 8일 입원하여 4월 13일 저녁 8시, 어머님은 끝내 말을 멈추셨다. 마지막은 길지 않았으나, 그 안에는 한 생의 시간이 고스란히 압축되어 있었다. 열한 살에 가족을 잃고도 살아낸 시간, 타인의 집에서 견뎌낸 세월,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가정을 이루고 자식들을 키워낸 날들.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셨던 마음까지, 어머님은 마지막까지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계셨다. 어디에 머물 것인지, 누구 곁에 있을 것인지, 병원이 아닌 집, 낯선 침대가 아닌 익숙한 방, 그리고 따뜻한 가족의 손. 그 모든 선택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삶이란 어디에서 끝나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손을 잡고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봄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사과밭은 여전히 손길을 기다리고, 마당의 진달래는 조금씩 꽃잎을 떨군다. 그러나 나의 봄은 이전과 같지 않다. 어머님은 유언대로 화장되어 자두밭이 내려다보이는 산, 큰 소나무 곁에 모셔졌다. 남편이 과수원에서 일할 때면 언제든 아들을 내려다보실 수 있는 자리다. 이제 밤마다 이어지던 모자의 이야기는, 자두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에 섞여 흐를 것이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22

고향 등지는 청년들

자신이 태어나고 유년기와 소년 시절을 보낸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보편적 바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그건 이루기 힘든 꿈에 가깝다. ‘20~30대 청년이 직장을 찾아서 부모 곁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온 것일 터. 지방엔 청년세대가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구체적인 수치 역시 청년들의 ‘지방 이탈-수도권 진입’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어 서글프다. 2023년 12월에 발표된 통계청 고용동향은 수도권 청년 취업자 비중이 51.6%라고 적시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직업을 찾는 청년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고향을 등지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향하고 있는 것. 무사히 수도권에서 직장을 잡았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서울 포함 수도권 지역 전월세와 매년 월급보다 많이 오르는 물가, 여기에 홀로 지내는 외로움까지 떠안아야 하는 게 타향살이다. 경험자들은 잘 알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의 지적처럼 지역 소멸 문제는 일자리 부족과 직결된다. 일할 곳이 없는 도시라면 머물기가 어려운 게 당연지사. 여기에 더해 맞벌이를 하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도 지방이 안고 있는 문제다. 어린이집 등 돌봄기관의 부족은 한국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도, 믿을만한 보육기관도 부족하니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가는 청년들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누구도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6-04-22

봄꽃으로 물든 문경대학교… 캠퍼스가 하나의 정원이 됐다

벚꽃이 머문 자리에 철쭉이 피어났다. 문경대학교 캠퍼스가 봄꽃으로 물들며 한 폭의 정원 같은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산수유 꽃물결이 봄 손님을 맞고, 강의동 주변으로는 진홍빛 철쭉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며 캠퍼스를 생동감으로 채우고 있다. 햇살이 내려앉은 꽃길과 바위 동산 사이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번지고, 산책길을 따라 걷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여유롭다. 봄기운 속 캠퍼스 곳곳은 배움의 공간을 넘어 쉼과 치유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분홍빛 철쭉 군락은 문경대학교 봄 풍경의 백미로 꼽힌다. 강의동 앞을 따라 이어진 철쭉길은 마치 봄의 피날레를 장식하듯 화사한 색채를 펼쳐 보이며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지역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캠퍼스가 지역의 숨은 봄꽃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학생들이 머무는 생활공간이 시민과 함께 누리는 열린 정원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대학 관계자는 “누구나 편히 찾아 봄꽃이 주는 위로를 느끼고 활력을 얻길 바란다”며 “문경대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열린 캠퍼스로 늘 주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경대학교는 연중 캠퍼스를 개방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스쿨버스 무료 운행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문경대학교는 대학알리미 공시 4차 유지취업률 조사에서 85.6%를 기록하며 전국 130개 전문대학 중 4위, 대구·경북권 20개 전문대학 중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봄꽃으로 빛나는 캠퍼스 풍경과 함께 경쟁력 있는 교육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4-22

농식품부, ‘농협법 개정’ 설명회 대구서 개최⋯일부 조합장 “요식행위” 반발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농협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지역농협과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농민단체들은 21일 여의도 집회에 이어 22일 농협대구본부에서 열린 개정법률안 설명회에서도 강하게 항의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3월과 4월 당정 협의를 통해 발표한 농협 개혁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로 이날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농식품부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 전문가, 조합장 및 조합원, 농민단체 등이 참석했다. 농식품부는 개혁안의 핵심으로 △외부 독립 감사위원회 신설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경영 투명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감사 과정에서 다수의 비위 사례가 확인된 만큼, 보다 독립적인 감사 체계를 구축하고 조합원의 의사가 중앙회 운영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현행 간선제에서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해 약 187만 명의 조합원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하지만, 설명회 도중 일부 조합장과 참석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이 오갔다. 한 조합장은 “헌법이 보장한 농협의 자율성을 무시한 채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설명회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리 문제와 직선제 도입이 어떤 연관이 있느냐”며 “이미 법안을 정해놓고 공청회 형식만 갖추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설명회 자체가 형식적이라며 반발하는 일부 조합장들과 설명을 끝까지 들어보자는 일부 회원들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장내 소란이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추진 방식에 대한 우려가 집중됐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개혁은 필요하지만 농민과 현장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문제”라며 “1~2년 이상의 검토 기간과 시범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농협법 개정도 3년 논의를 거쳐 시행됐는데, 이번 개정안은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다”며 “현장의 의견이 실제로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오늘 제기된 의견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권역별 추가 설명회를 통해 계속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22일 대구(영남권)를 시작으로 24일 청주(중부권·호남권), 수원(수도권·강원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 앞서 농협개혁을 요구하는 영남농민참가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비리와 부정부패의 온상 농협개혁 반대하는 농협중앙회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농협 개혁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비리 및 부정 문제와 관련된 강호동 중앙회장의 사퇴 △조합원 중심의 중앙회장 선출권 보장 △농민 중심의 농협 개혁 추진 △농협의 개혁 반대 입장 철회 등을 요구했다. 글·사진/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22

경북선관위 “선거구 변경 예비후보 5월 2일까지 재신고”

경북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선거구 조정에 따른 공직선거법 개정 시행으로 해당 예비후보자는 10일 이내 출마 선거구를 다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구가 변경된 예비후보자는 법 또는 선거구 획정 조례 시행일 이후 10일 이내에 출마할 선거구를 다시 선택해 관할 선관위에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 도의원선거 예비후보자의 재신고 기한은 법 시행일 기준 10일 이내인 5월 2일까지다. 시·군의원선거 예비후보자는 경북도의 선거구 획정 조례 시행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대상은 포항시 제1·2·3·5선거구, 경주시 제1·2·3·4선거구, 경산시 제1·2·3·4선거구다. 기한 내 신고하지 않을 경우 기존 예비후보자 등록은 무효 처리되며, 이미 납부한 기탁금은 반환된다. 경북선관위는 도의회에 법 시행일 후 9일인 5월 1일까지 시·군의회의원 선거구 획정 조례를 의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해당 기한까지 조례가 의결되지 않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규칙으로 선거구를 정하게 된다. 이번 법 개정으로 선거여론조사 실시신고 대상도 확대됐다. 그동안 신고가 면제됐던 방송사와 신문사, 인터넷언론사도 22일부터는 선거여론조사 개시일 2일 전까지 실시신고를 해야 한다. 또 정당과 후보자, 입후보예정자 관련 비하·모욕 금지 행위와 후보자 관련 허위사실 이의제기 대상에는 ‘장애’가 추가됐다. 경북선관위는 선거구 변경에 따른 업무처리 지침을 각 구·시·군 선관위에 전달하고, 예비후보자들에게 변경 사항을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4-22

7년 키운 ‘9cm’ 지키려 손발 묶였는데⋯규제 없는 수입산에 안방 내준 어민들

“9㎝ 대게 한 마리를 잡으려면 바다에서 7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는 그 긴 세월을 참고 법을 지키는데 수입산은 치수 미달도 합법이라니. 조업 나갈수록 빚만 쌓입니다” 지난 21일 오후,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에서 만난 60년 경력의 어부 최주호 씨(78)는 텅 빈 갑판 위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16세에 배를 탄 이래 지금이 가장 힘들다는 최 씨의 호소는 법을 준수하는 어민만 손해를 보는 구조적 ‘역차별’<본지 4월 21일자 1면 보도> 때문이다. 국내 수산자원관리법상 대게는 코끝부터 등딱지 뒤까지 잰 갑장(甲長)이 9㎝ 이상인 수컷만 포획할 수 있다. 대게가 이 크기에 도달하려면 심해에서 7년을 성장해야 한다. 알을 품은 암컷 대게 일명 ‘빵게’ 포획 금지와 더불어 9㎝ 치수 제한은 어민들이 자원 보호를 위해 인내하며 지켜온 마지노선이다. 단 한 마리라도 이 기준에 못 미치면 어민은 즉각 범법자로 몰린다. 하지만, 이 기준은 수입산 대게 앞에서 무력해진다. 일본이나 러시아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 대게는 국내 유통 시 ‘수산자원’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산이라면 포획 자체가 불법인 7~8㎝급 어린 대게와 암컷 대게가 ‘수입 식품’으로 둔갑해 합법적으로 식탁에 오른다. 7년을 기다려 법을 지킨 국산 대게가 규제 없는 수입산의 저가 공세에 밀려 제값을 받지 못하는 배경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울진·영덕·구룡포 연안 어민들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해안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 잡아 올리는 ‘연안대게’는 최상급 박달대게보다 크기는 작아도 단맛이 진하고 부드러워 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대표적 실속형 수산물이다. 박달대게를 찾기 부담스러운 대중 소비층을 지탱하며 연안 어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치수 제한 없이 쏟아지는 저가 수입 대게가 이 시장을 직격했다. 정성윤 구룡포근해자망통발선주협회장은 “연안대게의 주 소비층이 규제 없는 수입산으로 대거 이동했다”며 “가격 경쟁 자체가 안 되니 어민들은 죽을 맛”이라고 성토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연간 국내로 쏟아지는 수입 대게는 약 8000t 규모다. 반면 2025년 7월~2026년 6월 경북 전체에 배정된 TAC 물량은 고작 655t(포항 330t, 영덕 175t 등)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수입산의 무분별한 허용이 국내 불법 포획까지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당 수족관에 수입산 어린 대게들이 합법적으로 깔리다 보니 일부 업자들이 국내산 치수 미달 포획물을 수입산으로 둔갑시켜 파는 ‘세탁 유통’의 통로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씨는 “9㎝ 이하 어린 대게가 수입산과 섞여 있는데 정부가 이걸 방치하는 건 불법을 가르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기형적 규제를 방치해온 정부도 뒤늦게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경북도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해양수산부로부터 지난 21일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 공문을 받았다”며 “그간 보호 자원이 수입되는 순간 ‘식품’으로 분류돼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입법 절차의 시작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원 발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도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22

포항해경, 수중레저 안전관리 ‘키’ 잡았다⋯23일부터 업무 공식 개시

포항해양경찰서가 23일부터 수중레저 안전관리 업무를 공식 개시하며 본격적인 현장 안전 행보에 나선다. 이번 업무 개시는 지난해 4월 22일 공포된 ‘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수중레저법)’ 개정안에 따른 조치다. 1년간의 준비 기간을 마친 해경은 해양수산부로부터 관련 업무를 공식 이관받아 즉각적인 관리 체계에 돌입하게 된다. 앞으로 해경은 △수중레저사업 등록 및 변경 △사업장 안전점검 △수중레저 안전관리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실효성 있는 관리를 위해 수중레저활동 금지구역 지정 등 일부 사무는 시장·군수·구청장과 공동으로 수행하며 빈틈없는 안전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장 행정도 속도를 낸다. 업무 개시 첫날부터 전국 수중레저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사업 등록 및 변경 신고 접수를 시작한다. 특히 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현장 교육 및 홍보 활동을 병행하여 단순 행정을 넘어선 실질적인 안전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해양경찰이 가진 독보적인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중레저를 즐기는 국민 한 분 한 분의 안전을 철저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22

얼음 속에 붙잡힌 시간, 그러나 끝내 사라지는 이미지

인물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조선희 작가의 예술사진 연작을 집약해 선보이는 개인전이 열린다. 대구 사진전문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오는 5월 6일부터 6월 6일까지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 잉여의 시간’이 개최된다. 전시에는 작가가 2020년부터 이어온 연작 ‘FROZEN GAZE’가 소개된다. 이 작업은 작업실 앞에서 마주한 죽은 참새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그 장면에서 떠올린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얼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받아들이지 못한 감정의 상태를 응시한다. ‘Frozen Gaze(얼어붙은 응시)’라는 제목은 순환하지 못한 채 멈춰 있는 감정을 끝까지 바라보려는 시선을 뜻한다. 이번 연작은 언어로 환원되지 않는 감정의 잔여를 이미지의 상태로 드러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전시는 이미지의 생성과 소멸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죽은 새, 얼음, 한지 등 물질을 특정 조건에 놓고, 사라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작업의 핵심은 ‘얼리는 행위’다. 얼음은 단순한 보존 장치가 아니라, 붕괴의 속도를 지연시키며 그 사이의 시간을 드러내는 매개로 기능한다. 얼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기포, 결의 변화는 대상과 결합해 예측하기 어려운 이미지 층위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대상은 정지와 변화를 동시에 내포한 상태로 제시된다. 사진과 영상은 이러한 과정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사진은 소멸로 향하는 과정의 한 순간을 포착하고, 영상은 생성과 해빙의 흐름을 통해 형상이 변화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얼음의 균열과 붕괴는 이미지가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변화의 상태임을 강조한다. 한지 작업에서는 이미지의 변형이 더욱 두드러진다. 인쇄된 이미지는 물과 약품에 의해 번지고 주름지며 형태가 변형된다. 한지는 지지체를 넘어 이미지 변화에 개입하는 물질로 작동하며, 빈티지 액자는 시간의 흔적을 지닌 요소로서 이미지와 시간의 층위를 함께 드러낸다. 조선희는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조건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이미지가 생성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데 주목해왔다. 이번 전시는 보존과 소멸, 고정과 해체가 교차하는 시간의 관계를 다루며, 이미지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제시한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조이수 큐레이터는 “‘Frozen Gaze’는 서사를 전달하기보다 관람자가 이미지 앞에 머무르며 시간과 감각을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희 작가는 1990년대 초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해 인물사진 분야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배우, 예술가, 대중문화 인물 등을 촬영하며 한국 인물사진의 흐름을 형성해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현재 ‘조아조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2

홍성근 울릉군의원 예비후보, ‘해병 정신’ 앞세워 재선 도전

국민의힘 홍성근 울릉군의원 예비후보가 ‘해병대 정신’을 의정활동에 접목해 재선 도전의 닻을 올렸다. 초선 임기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홍 예비후보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부하는 의원, 발로 뛰는 현장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예비후보는 이번 재선 도전의 핵심 골자로 ‘울릉군 맞춤형 여객선 공영제 도입’과 ‘어린이부터 청년세대에 이르기까지 정주기반 여건 개선 및 지원 근거 마련’을 내세웠다. 군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해상 이동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정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안정적인 뱃길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주기반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 근거 마련에 의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홍 예비후보는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주민 권익 보호를 위한 입법 활동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군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울릉군 주민 여객선 우선 승선권 확보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제정했고, 지역 안전망 강화를 위한 ‘울릉군 의용소방대 지원 조례’를 마련했다. 또한, 고질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청정 울릉형 주차환경조성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등 ‘연구하는 의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해병대 출신인 홍 예비후보는 군 복무 시절 몸소 익힌 ‘안되면 되게 하라’는 불굴의 정신을 의정활동의 주된 가치로 삼고 있다. 울릉군애향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내 두꺼운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실현하는 ‘생활 밀착형’ 행보가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는 5분 발언을 통해 주차장 대책 수립과 여객선 공영제 도입을 강력히 제안하고, 인구 감소 대응을 위한 ‘울릉형 청년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등 울릉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홍성근 예비후보는 “지난 4년이 울릉 발전을 위한 씨앗을 뿌리는 시기였다면, 재선 이후에는 그 결실을 군민들께 돌려드리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검증된 추진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활기찬 울릉을 만들겠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4-22

대구 ‘맑은물 공급사업’ 본격화…복류수·강변여과수로 2029년 취수 목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대구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맑은 물 공급사업’ 추진을 위해 타당성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기후부는 22일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상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이달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내년 8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대구의 취수원 이전 논의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이후 본격화됐다. 현재 대구는 전체 수돗물의 약 70%를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으나, 상류 지역에 공장과 축산시설 등 오염원이 밀집해 있어 수질 사고가 반복돼 왔다. 그동안 안동댐 활용이나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방안 등이 검토됐지만, 지자체 간 갈등과 경제성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기후부는 새로운 대안으로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활용한 취수원 다변화 방식을 제시했다. 복류수는 강바닥에 여과층을 설치해 물을 취수하는 방식이며, 강변여과수는 강 주변 지하수를 자연 여과해 확보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을 결합할 경우 하루 최대 60만 t의 용수 확보가 가능해 현재 대구 취수량(약 57만 t)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부는 이번 타당성 조사와 함께 대구 문산 취수장 인근에 복류수 실증 운영 시설을 설치해 실제 수질과 수량 확보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증 시설은 조사 기간 동안 운영되며, 모래와 자갈 등 여재 구성에 따른 정수 효과와 안정성을 집중 점검한다. 아울러 기존 대안으로 검토됐던 안동댐 및 해평취수장 활용 방안과의 기술·경제성 비교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최적의 취수 지점과 취수 가능량, 용수 수요 분석, 관로 노선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마련될 전망이다. 기후부는 2022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이후 약 4년 만에 본격 사업 단계에 들어선 만큼, 이번 조사를 취수원 문제 해결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한 뒤 설계와 공사에 착수하고, 2029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취수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낙동강 하류 산업단지로 인한 수질 사고 가능성과 지하수 감소, 농업용수 영향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기후부는 화학물질 관리 강화와 완충저류시설 확충, 복류·여과 과정 자체의 정화 기능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지영 기후부 물이용정책관은 “대구 시민의 숙원인 맑은 물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시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22

황시혁 “낡은 토건·탁상행정 벗고 ‘수성 공간 혁신’으로 승부”

국민의힘 황시혁 대구 수성구청장 예비후보<사진>가 경쟁 후보들의 공약을 강하게 비판하며 ‘수성 공간 혁신’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황 후보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제시되는 공약 상당수가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이자 세금 낭비형 콘크리트 토건 사업”이라며 비판하며, 빅데이터와 글로벌 표준에 기반한 도시 운영 방식으로 수성구를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범어·만촌 학원가 교통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된 ‘학원 수업 종료 시간 차등제’에 대해 “강남 대치동에서도 학부모 반발로 실패한 정책”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구시대적 발상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만촌 에어포트형 픽업 허브’를 제안했다. 황 후보는 “시간을 나누는 방식이 아닌 공간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선진국 학군에서 활용되는 ‘키스 앤 라이드(Kiss and Ride)’ 시스템을 도입해 교통 흐름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도로 차선을 기능별로 분리해 통과 차량과 학부모 차량의 동선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일부 후보들이 내세운 수성못 대형 수상공연장과 대규모 동물원 조성 공약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토건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성못은 외부 관광지보다 구민 중심의 생활형 휴식 공간”이라며 “대형 시설보다 스마트 모빌리티 도입과 수변 환경 개선을 통해 ‘프리미엄 여가 공간’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는 삼성라이온즈파크 방문객을 활용한 ‘연결형 소비 동선’을 제시했다. 황 후보는 “연간 140만 명 이상이 찾는 야구장 관람객이 경기 후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들안길, 수성못, 알파시티와 연계하는 데이터 기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수성구민의 눈높이는 이미 글로벌 기준에 맞춰져 있지만 기존 정치는 여전히 보여주기식 개발에 머물러 있다”며 “실무형 리더십과 새로운 감각으로 수성구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22

23명 사망 아리셀 대표 항소심, 징역 15년→4년으로 감형

지난해 6월24일 경기도 화성 일차전지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회사 대표 박순관씨가 항소심에 대폭 감형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는 22일 박씨 등의 중대재해처벌등에 관한 법률(산업재해치사)·파견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박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기소된 사건에서 내려진 최고 형량인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항소심은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15년 및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상해를 입어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면서도 “다만 박순관이 아들에게 아리셀 업무 중 상당 부분을 맡긴 이유에는 경영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중처법이나 파견법상 책임을 면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4-22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제3세대 새마을운동’ 공약 발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22일 새마을의 날을 맞아 ‘제3세대 새마을운동’ 공약을 발표했다.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새마을운동 정신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경북을 중심으로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후보는 “새마을운동은 경북에서 시작돼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전국적인 국가운동으로 발전했고, 국민이 함께 땀 흘리며 가난을 이겨내고 나라를 일으킨 힘이었다”며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경북에서 지금 시대에 맞게 새마을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의 발전 단계를 설명하며 “1세대는 생활혁신으로 가난을 극복한 시기, 2세대는 세계와 경험을 공유한 시기였다”며 “3세대는 청년의 창의와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지방소멸, 청년 유출, 저출생, 공동체 약화, 디지털 격차 같은 새로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새마을 정신과 관련, 근면은 “무조건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데이터 활용 능력,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힘”으로 정의했고, 자조는 “지역과 주민이 스스로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이 지역 안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협동은 “삽을 들던 시대에서 벗어나 주민과 청년, 세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 네트워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년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청년 참여 지역혁신 프로젝트 확대, 주민 참여 디지털 소통 기반 마련, AI·데이터 기반 문제 해결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며 “삽과 시멘트가 과거 새마을운동의 상징이었다면, 앞으로는 AI와 데이터가 제3세대 새마을운동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새마을정신을 청년의 도전과 디지털 기술, 살아 있는 공동체와 연결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힘으로 만들겠다”며 “경북도가 제3세대 새마을운동으로 미래세대가 당당히 설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22

경북 사과 주산지 영주서 화상병 차단 총력…개화기 방제 현장 점검

경북 사과 주산지 영주에서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개화기 방제 현장 점검이 진행됐다. 경북농업기술원은 22일 영주시에서 농촌진흥청과 합동으로 개화기 약제 방제 상황을 점검했다. 사과 개화기에 접어들며 화상병 감염 위험이 높아진 데 따라 예측 시스템 기반의 적기 방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2차 방제 핵심 시기를 맞아 이승돈 농촌진흥청장과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이 과수원을 찾아 약제 살포 상황과 농업인 대응 실태를 점검했다. 경북도는 전국 사과 생산량의 약 63%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로, 화상병 확산 시 국가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제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총 153억 원을 투입해 도내 21개 시군에 방제 약제 공급을 마쳤다. 발생 이력이 있는 4개 시군은 5회 정밀 방제를, 미발생 시군은 4회 방제를 추진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방제 체계를 운영 중이다. 사전 대응도 강화했다. 지난 3월 실제 발생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실시했고, 농업인 1만1189명을 대상으로 71회 방제 교육을 진행했다. 문자 안내 약 3만9000건을 발송하는 등 적기 방제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사과·배 재배 전 면적에 대한 정기 예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농업기술원 내 BL2급 현장진단실을 운영해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 진단과 초기 확산 차단에도 나선다. 또 과수화상병 예측 시스템을 통해 꽃 감염 위험 정보를 농가에 문자로 전달하고, 안내를 받은 농가는 24시간 이내 약제를 살포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은 “과수화상병은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개화기 적기 방제와 농작업 도구 소독이 핵심”이라며 “약제를 제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4-22

경북도 2027년 국토교통 현안사업 국비지원 건의

경북도가 2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회의실에서 열린 국토부-지자체 예산협의회에 참석해 국토교통 분야 주요 지역 현안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2027년 국비 지원과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협의회에서 경북도가 중점적으로 건의한 사업은 △무주~성주~대구 간 고속도로 건설 △문경~김천 간 철도 건설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 △구미~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 △대구권광역철도 2단계(김천~구미) 등 5개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12조8107억 원에 달하며 국비 건의액은 1380억 원 규모이다. 먼저 무주~성주~대구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동서 3축 단절 구간을 연결해 대구와 경북 서부권의 교통 접근성을 개선하고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관광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경북도는 조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함께 2027년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20억 원 지원을 요청했다. 문경~김천 간 철도 건설사업은 중부내륙선(이천~문경)과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간 단절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수도권과 중·남부내륙을 잇는 주요 철도망 구축을 위해 국비 300억 원 반영을 건의했다.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환동해권 지역성장의 기반으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의 신속한 통과와 2027년 보상 및 착공을 위한 국비 800억 원 반영을 요청했다. 또한, 대구·경북 신공항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핵심 교통망인 구미~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등을 위한 국비 250억 원을, 대구권광역철도 2단계(김천~구미) 건설사업에는 사업 추진을 위한 국비 10억 원을 각각 건의했다. 황명석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번에 건의한 사업들은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지역균형발전과 대구·경북 신공항 연계 교통망 구축을 위한 중점사업인 만큼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22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