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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유예린, WTT 유스 컨텐더 2관왕

한국 여자 탁구 기대주 유예린(포스코인터내셔널)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프리슈티나 2025'에서 권혁(대전동산고)과 나란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유예린은 2일(한국시간) 코소보 프리슈티나에서 끝난 대회 19세 이하(U-19) 여자단식 결승에서 인도의 신드렐라 다스에게 3-1(3-11 11-8 11-7 15-13)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탁구 전설'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의 딸로 지난 4월 초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입단한 유예린은 실업 데뷔 후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우승 기쁨을 누렸다. 첫 게임을 내준 유예린은 2, 3게임을 따내 전세를 뒤집은 뒤 듀스 대결을 펼친 4게임도 15-13으로 이기면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유예린은 권혁과 호흡을 맞춘 U-19 혼합복식 결승에서도 일본의 가와카미 류우세이-다케야 미스즈 조에 극적인 3-2(9-11 10-12 11-9 11-7 12-10) 역전승을 낚았다. 유예린-권혁 조는 1, 2게임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공방을 벌인 3게임을 11-9로 이긴 뒤 여세를 몰아 4, 5게임을 모두 잡으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유예린은 우승 후 아버지 유남규 감독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입단 후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 우승이면서 인도 차세대 에이스 선수를 이긴 거라서 지금까지 어떤 대회 우승보다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성인 대회 우승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유남규 감독은 "예린이가 포스코인터내셔널 입단 후 전혜경 감독의 지도를 받아 기술적으로 향상됐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면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2개를 수확한 (신)유빈 언니의 뒤를 이어 한국을 빛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권혁도 U-19 남자단식 결승에서 다닐로 피소(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해 유예린과 동반 2관왕이 됐다. /연합뉴스

2025-06-02

대구 찾은 김문수 “괴물 독재 막아야 한다”

6·3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제주를 시작으로 경부선을 따라 올라가는 국토 종단 유세를 펼쳤다. 전통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부산과 대구를 거쳐 대전과 서울에서 막판 중도층 외연 확장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동선이다. 김 후보는 이날 동대구역 광장 유세에서 “괴물 총통 독재의 출현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보수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자유가 독재를 이기고,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면 대한민국은 사법 장악, 포퓰리즘 경제, 안보 불안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대구·경북 국회의원과 시민, 지지자 등 1만 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김 후보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불발을 사과하며, “저 김문수가 집권하면 국민께서 상상하지 못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 국민적 요구와 시대적 사명에 맞게 국정 운영의 근본부터 바꿔 국민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유세 도중 방탄조끼를 벗어 보이며 “나는 방탄조끼도 없고 방탄유리도 없다. 국민 여러분이 저의 방탄조끼”라며 지지자들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서는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방탄법’을 만들고 있다”며 “대법원장 특검, 대법관 증원 주장 등은 대한민국 사법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자신과 가족의 범죄 혐의를 감추기 위해 언론을 조작하고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재판 중인 측근 이화영 전 부지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본인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이슈와 관련해선 “노란봉투법은 전 세계에 유례없는 악법이다. 불법 파업을 방치하고 기업의 정당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법을 추진하면,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한국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민노총 등 조직된 일부 노동계의 요구만을 반영하는 정책은 전체 근로자의 87%에 대한 배신이다. 경제 기반이 무너지면 청년 실업, 중소기업 붕괴, 자영업 위기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세에는 사회복지사인 김 후보의 딸 김동주 씨도 함께 무대에 올라 아버지에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다짐하라며 질문을 던졌다. 김 후보는 “연금 개혁, 청년 일자리, 육아 지원 등 국민적 요구를 반드시 실현 하겠다”고 답했다. 김동주 씨는 “여러분의 투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정의롭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후보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누구나 땀 흘려 일하면 존중 받아야 한다”며 “공돌이 출신인 저와 공순이 출신 아내를 비하하는 세태야말로 이 시대의 오만이고 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력과 직업, 성별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자유와 공정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6-02

서해의 절해고도 어청도, 그 전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어청도(於靑島)는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섬이다. 군산에서 약 72km 떨어져 있는데, 중국에서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나 중국 산둥반도와는 약 300Km 정도의 거리라 어불성설이다. ㄷ자형으로 움푹 들어간 어청도항구는 태풍 때마다 선박들의 피난처 역할을 한다. ‘어청’이라고 하면 대부분 바다와 연관된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어청도는 ‘물고기 어(魚)’가 아닌 감탄사의 의미인 ‘어조사 어(於)’, 맑을 청(淸)이 아니라 푸를 청(靑)자를 쓴다. 섬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역사적 사료와 전설이 혼재된 구전에 기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청도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오호도’라 부르기도 한다. 진시황이 죽은 후 제나라를 세워 왕 노릇을 하던 전횡 장군이, 한나라 유방에게 쫒겨 부하 500여 명과 돛단배를 타고 서해에서 3개월 동안 표류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개가 자욱하였는데 갑자기 푸른 산 하나가 우뚝 나타났다고 한다. 전횡은 얼마나 반가웠던지 자신도 모르게 “아! 푸르다”라고 외쳤고, 그 감탄사가 그대로 섬 이름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어청도에는 전횡 장군의 사당인 ‘치동묘’가 있고 초상화가 모셔져 있다. ‘치동’은 제나라 도읍지인 임치(臨淄)의 동쪽이라는 뜻이다. 어청도로 가기 위해서는 군산 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한다. ‘어청카훼리호’는 하루에 한 번 운항하지만, 4월에서 9월까지는 주말에 2회로 증편 운항한다. 오전 9시, 군산항을 출발하면서부터 좌측으로 많은 섬들이 점점이 흩뿌려진다. 얼마 전 지면을 통해 소개한 고군산군도의 주옥같은 섬 들이다. 횡경도, 방축도, 명도, 보동도, 말도 등이 확연하게 구분되면서 이어진다. 군산항을 출발한 지 40 여분이면 승선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측 바다로 향한다. 비경으로 일컬어지는 십이동파도의 절경이 한동안 펼쳐져서다. 십이동파도는 군산 외항 서쪽 38km 떨어진 군도로 12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1960년대까지 주민들이 살았으나 지금은 무인도다. 평화롭던 이 섬에 간첩선이 들이닥쳐 모자가 살고 있던 집에 침입해 아들을 납치하려고 하자, 어머니가 아들을 놓아두면 자신이 대신 가겠다고 자청했다. 그 이후 북으로 끌려간 어머니는 소식이 끊겨버렸다고 한다. 배가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면 멀리 전방으로 어청도와 외연도가 서서히 다가선다. 두 섬은 같은 행정구역에 묶일 법도 하지만, 어청도는 전북 군산시, 외연도는 충남 보령군에 속해진다. 조선 말엽까지만 해도 어청도도 충남 보령군 오천면에 속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전북 옥구군, 1989년에 군산시로 편입되었다. 어청카훼리호 뱃머리 앞쪽에는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어 두 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군산항에서 어청도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소요 된다. 어청도항은 동과 서에 긴 방파제를 따로 쌓아 높은 파도의 접근을 막았는데, 빙 둘러싼 봉우리와 능선들이 항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서쪽에서부터 당산과 공치산, 안산과 검산봉, 독우산과 돗대등 등이 마치 부챗살처럼 펼쳐진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전방으로 신흥상회가 보인다. 어청도 승선 매표소 겸 섬을 일주하는 트레킹 시작점으로, 우측 뒤편으로 어청도 최고봉 당산과 석산 오름길 계단이 이어진다. 섬에 도착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먼저 숙소부터 찾는다. 그리곤 점심을 해결한다. 아무리 해기를 마음껏 들이켰다고는 하나, 그것으로 배를 채울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여유 있는 오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배가 든든해야 한다. 탐방의 목적에 따라 코스가 정해진다. 섬 트레킹을 할 것인가, 아니면 여행을 즐길 것인가다. 여행코스는 단순하다. 마을 안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르면서 ‘치동묘’와 ‘어청초등학교 사랑나무’를 살펴보고, 팔각정이 있는 고갯마루에서 ‘붉은색 하트 조형물’과 ‘헨리 아펜젤러 목사’의 추모 비석을 살펴볼 수 있다. 아펜젤러 목사는 배재학당을 세우고 정동교회, 중앙교회 등을 설립한 인물이다. 한국어 성경 번역을 위해 목포에서 개최되는 회의에 참석하려다 어청도 서북 바다에서 선박 사고로 순직했다. 당시 함께 배를 탔던 생존자에 의하면, 목숨을 잃는 그 순간까지도 동료와 정신여학교 학생을 구하는 데 앞장섰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하였다. 어청도 여행의 백미는 “어청도 등대”다. 1912년 일본의 정략적인 목적에 의하여 건설되었는데 군산항 및 서해안의 남북 항로를 통하는 모든 선박이 이용하는 등대다. 해안 절벽 위에 높이 14m의 콘크리트 건물로 지었는데, 그 불빛이 약 37km 떨어진 곳까지 비춘다. 삼각형 돌출지붕과 이를 장식한 꽃봉우리, 상부로 갈수록 좁아 드는 단면 처리 등이 주변 바다의 풍광과 잘 어울린다. 특히 해가 질 때 등대 주변의 해송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은 절대 잊혀 지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이라고 한다. 트레킹 위주의 일정이라면 신흥상회 우측 뒤편의 데크계단을 오르면 된다. 어청도 최고봉은 공산, 해발이라야 지리산 천왕봉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173m 남짓이다. 노약자도 오를 수 있는 동네 뒷산 정도의 수준이다. 중간 지점인 팔각정은 길이 네 갈래다. 좌측은 어청도 등대, 우측은 마을, 그리고 직진 방향은 계속 이어 가야 할 능선 길이다. 팔각정에서 어청도 등대까지는 약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공치산을 넘어 계속 이어지는 능선은 어청도 트레킹의 백미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전망이 좋은 길인데 좌측으로는 외연열도가, 우측으로는 어청도항과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공치산에서 목넘 쉼터로 내려서는 길에는 한반도 지형이 펼쳐져 눈 호강을 하게 된다. 페이스에 따라 독우산 까지 연결이 가능하지만, 목넘 쉼터까지 되돌아와야 한다. 전체 트레킹에 소요 되는 시간은 약 세 시간 정도다. 어청도를 탐방하려면 숙식이 가장 중요하다. 민박을 겸하는 식당이 있지만, 사전에 예약해서 다녀올 것을 권한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자라면 특히 더하다. 어느 집이든 음식 맛이 비슷할 것 같지만, 아름 민박식당의 백반은 필자가 섬 여행 중에 먹어본 음식으로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반찬의 종류가 무려 11가지에 달한다. 어청도에서 군산항으로 돌아오는 배편이 이전까지는 하루에 한 번(오후 1시)이었지만, 4월부터 주말엔 두 번으로 증편됐다. 1박2일을 적극 추천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당일 여행과 트레킹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어청도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명품 섬이자 멋진 여행지다. /지홍석 수필가

2025-06-02

24시간 재난 대응 TF 가동… 골든타임 확보 총력

포항시가 예측 불가능한 재난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전담조직을 운영하며 ‘골든타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지난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도시안전주택국 안전총괄과 내에 ‘재난상황TF’(팀장 1명, 팀원 3명)를 신설하고, 24시간 재난상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전담팀은 야간과 주말을 포함한 3교대 근무를 통해 재난 발생 시 즉시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초동 대응을 지원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위해 상시 긴장감을 유지하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의성·청송·영덕 등지에서 산불이 확산되던 당시에도 전담팀은 상시 보고 체제를 유지하며, 사소한 의심 신고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위험 징후를 신속히 전파해 지역 내 산불 확산을 막고 실질적인 피해 예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찰·소방·군부대 등과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매일 정기적으로 교신을 이어가고 있으며, 구청과 읍면동에도 단말기를 확대 보급해 긴급 상황 발생 시 기관 간 신속한 정보 공유가 가능하도록 했다. 매달 영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한 상황 대응 훈련, 태풍 및 극한 강우를 대비한 ‘안전한국훈련’ 등 반복 훈련을 통해 대응 역량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이 24시간 상황 관리를 전담하는 포항시 모델은 임기제나 시간선택제 인력 위주로 운영되는 타 지자체에 비해 전문성과 책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지난 4월과 5월에는 예천군, 영덕군 등 도내 여러 시군에서 포항시의 재난 대응 체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강덕 시장은 “정확한 상황 파악과 빠른 초동 조치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핵심”이라며 “더 철저한 재난 대응 체계를 갖춰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도시 포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6-02

남구 이동 뒷골지 옹벽 기우뚱 자전거·보행로 전면 통행금지

포항시 남구 이동 278번지 일원에 설치된 보강토 옹벽이 준공 15년 만에 기울어져 시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관계 당국은 긴급 조치를 시행하고, 오는 8월 추경으로 예산이 확보되면 보강공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당 옹벽은 2010년 완공돼 이동 뒷골지(새골지) 저수지 옆 비탈면을 지지하고 있는 구조물이다. 정기점검 대상은 아니었지만 지난 3월 용역 업체가 점검 대상에 포함시켜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업체의 점검 결과, 옹벽 상단부는 약 3~6도 기울어졌고, 최대 20cm까지 전방으로 밀려난 상태였다. 이에 남구청은 도로법 제7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옹벽 상부 옆 자전거도로 및 보행로 약 150m 구간에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고 통행을 전면 금지·제한했다. 남구청은 “옹벽 상단 일부가 밀려 있지만, 구조적 배부름(팽창)은 없으며, 내부에 앵커(고정장치)가 설치돼 있어 급작스러운 붕괴 위험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변형 여부를 감시하며 단계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에 옹벽 보강을 위한 실시설계를 완료했고, 5월부터는 현장에 변위계 4대를 설치해 변형 진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향후 관계 부서 간 최종 협의를 마무리한 뒤, 7~8월 중 약 3억 2000만 원 규모의 보강 공사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해 8월 착공을 목표로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보강공사는 압성토 공법을 적용해 옹벽 전면에 삼각형 형태로 흙을 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옹벽 앞쪽에 흙을 쌓아 무게로 받쳐줌으로써, 더 이상 기울어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구조다. 당국은 이 공사를 통해 옹벽의 영구적인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뒷골지 저수지는 전체를 매립하지 않고 약 3분의 1만 부분 매립하며, 기초부에는 굵은 골재(쇄석, CSO-70)를 사용해 지반 안정성을 높인다. 총 성토량은 약 8270㎥로 25톤 덤프트럭 기준 약 490대 분량이다. 인근 주민 박모(54) 씨는 “보행로 곳곳에 균열이 보이고 틈새마다 잡초가 자라고 있는 걸 보면, 오래전부터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언제 무너질지 몰라 지날 때마다 불안하다. 하루라도 빨리 공사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수지를 전체 매립하는 것이 구조에 힘을 더 실어주고 향후 위험 요소도 줄일 수 있어 가장 안전해 보이는데, 일부만 메우는 방식은 솔직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남구청 관계자는 “계측기를 통해 옹벽 상태를 계속 확인 중이며, 필요 시 추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보강공사에 착수해 시민 불안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6-02

5060의 2030 사랑

‘자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자식 사랑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온전하게 소유한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식의 실패이므로, 모든 부모의 자식 사랑은 불완전하다.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결국은 자식을 망치는 왜곡된 사랑으로 나타나는 것을 수없이 보아 왔지 않은가. 자식은 활의 시위를 떠나가는 화살과 같은 존재이다. 활이 할 일은, 자식이라는 화살이 멀리 똑바로 나아가도록 최대한 자신을 휘어지게 하는 것이다. 시위를 떠난 화살이 어디로 갈지, 얼마나 갈지, 활은 알 수도, 간섭할 수도 없다. 태어났지만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함께 있지만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생명 자체가 재생을 염원하는 그 염원의 아들이자 딸이다. 부모는 자식이 지은 생각이라는 집속으로도 결코 들어갈 수 없다. 충고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 우리들의 소중한 자식들인 2030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때는 귀엽고 순한 유치원생이었고, 중·고등을 지나 대학입시를 향해 달렸던 아이들이 지금은 취업난, 주거난, 관계의 단절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세월동안 2030들은 사이버공간에서 다시 탄생하였고, 그곳이 그들의 현실이 되었다. 5060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며, 그들은 5060의 세계로 초대받는 것조차 꺼려한다. 이해하지 못하므로 대화는 단절되었다. 누가 누구를 이해하여야 하는지조차도 애매해졌다. 세대 차이가 아닌, 공유영역조차 없는 세대 단절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의 다른 인류들이 되었다. 밥상머리에서는 침묵이 흐르고, 5060들은 2030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그들의 상당수는 페미와 잰더 갈등 속에서 공정이라는 단어의 개념조차 의심한다, 생명이 염원하는 따뜻한 체온의 교감을 멀리하고, 사이버공간의 차가운 위로를 선호한다. 부모와 자식이 갈라지고, 남녀가 갈라지고, 정치적으로 분열되었다. 활의 시위를 떠난 화살들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얼마나 멀리 가버렸는지 5060들은 알지 못한다. 오호 통재라!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곳에 있는지 모른다. 그들을 어떻게 사랑하여야 하는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사라졌고, 단절되었다. 무엇이 되어야 하며, 무엇을 이루어야 하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래서 남은 것이 무엇인가. 누군가 이기면 누가 져야 되며, 누군가 살아남으면 누군가 죽어야 되지 않은가. 이제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 서로를 알아야 하고, 이해하여야 하며,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생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세계를 긍정하고, 사랑하여야만 한다. 무엇이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 하였는지에 대하여 깊이 사유하여야 한다. 2030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누군가의 자식이다. 보라, 그들의 인생을. 어떤가. 잘 된 인생. 못 된 인생. 그런 저런 인생. 전부 다르지 않은가. 부모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하여 자식의 실패를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 2030이 공정이라는 단어를 의심하였듯, 5060은 실패라는 단어를 의심하자. 세상엔 성공한 인생. 실패한 인생 따위는 없다. 다만 ‘그런 인생’이 있었을 뿐이다. 자식의 실패조차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사랑의 대화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 /공봉학 변호사

2025-06-02

2025 조기 장미 대선 유감

오월 절반을 방송국 장미 담장에 붙인 제21대 대선 벽보 곁을 걸어 출퇴근했다. 나라의 두 번째 조기 대선 벽보다. 처음엔 속으로, ‘벽보가 붙었구나’하고 생각하며 지나쳤다. 얼마간 지나다니다가 어느 날, ‘벽보가 장미 담장에 붙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맞아. 불행히도 우리는 두 번째 조기 ‘장미 대선’을 치르는 거다.”라는 속말이 나왔다. 웹에서 장미의 꽃말을 찾았다. ‘사랑, 순수, 감탄, 우정 열정, 신비, 풍요, 기적, 재탄생’ 등 많은 꽃말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 장미 대선은 2017년 5월 9일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탄핵으로 임기를 못 채우고 퇴진하여 치러진 불행한 대선이었다. 언론과 정치권은 왜 이를 ‘장미 대선’으로 불렀을까. 2025 올해 조기 대선도 사전투표가 5월 29, 30일에 있었고, 당일 투표는 장미 피어있을 6월 3일이니 역시 ‘장미 대선’으로 불러도 좋겠다. 장미 대선은 공교롭게 두 번 다 우파 대통령 탄핵이 그 원인이었다. 또, 탄핵의 요인은 모두 여당 국회의원들의 내부 분열에 있었다. 여론에 휘말려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에게 어떻게 탄핵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단 말인가. 나라와 국민의 복리(福利)보다는 자기 정치적 이득을 앞세운 결과라는 게 범인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암튼, 진행 중인 두 번째 장미 대선에서 큰 선택의 분수령에 서게 된 국민 각자다. 나라와 나, 우리 가정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장미 대선은 정부나 정권 교체를 넘어 나라의 방향과 그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 고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 나와 너, 우리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주권행사의 선거이다. 어제와 오늘 이틀간의 사전투표에서 중차대한 세 문제와 관리 부실의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 한데, 지상파나 종편 방송, 주류 신문 등의 보도는 관리 부실의 지엽적 문제만 주로 다루고 핵심 세 사안은 거의 외면하고 있다. 세 사안은 첫째,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사전투표자 수가 부풀려져 부정선거 방지대 등 선거 감시 요원들의 계수 수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과 둘째, 용인 수지 성복동 사전투표소에서 회송용 봉투에 이미 1번 후보를 기표한 투표지 한 장이 들어 있는 사실을 발견자가 경찰에 신고한 사건과 셋째, 내한해 활동하고 있는 ‘국제공정선거연합(NVEIA)'과 '국제선거감시단(IEMT)’의 활동과 성명발표 등이다. 5월 29일 발표된 ‘국제공정선거연합 선거감시단 성명서’는 한국 선관위의 고발 조치, 정치적 중립성 의문, 사전투표관리관 도장 미날인, 자유롭고 공개적 비판과 논쟁 불수용의 5요소를 지적했고, 선거 기간의 정치적·법적 조치 전반에 대한 종합적 국제 보고서를 작성,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2025 조기 장미 대선도, 사전투표자 뻥튀기 같은 부정선거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일 사실이면, 이는 나라의 미래가 ‘일당의 괴물 독재’에 빠진다는 징표다. 하지만, 먹구름 아래서도 좋은 꽃말의 장미가 피어나는 하늘의 섭리를 믿고, 당일 투표에 꼭 나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후보를 뽑겠다. /강길수 수필가

2025-06-02

물안개 너머 고요한 시간의 풍경 화순 세량지

◇ 자연의 품과도 같은 수묵화 풍경 화순의 세량지 여름의 햇살은 유난히 사려 깊다. 먼 길을 달려온 바람조차 조심스레 숨을 죽이는 아침, 고요히 펼쳐진 물 위로 나뭇잎이 떨구는 그림자 하나까지 섬세하다. 화순의 작은 저수지 세량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1969년 조성된 이곳은, 이름난 호수들에 비해 크지 않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한 장의 사진, 한순간의 찰나가 이 평범한 저수지를 세상에 알렸다. CNN이 꼽은 ‘한국의 꼭 가봐야 할 50곳’에 이름을 올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세량지가 있는 마을의 이름은 세량리다. 세량리는 1395년 남양 홍씨가 최초 입향하면서 샘이 있는 마을이란 이름으로 ‘새암골’로 불리게 됐다. 새암골은 세월이 흐르면서 세양동이 됐다가 1914년 일제 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때 세량리로 바뀌었다. 세량리에 있는 조그마한 저수지는 세량지 혹은 세량제로 불리게 됐다. 세량지를 둘러싼 흙을 다져 만든 둑은 고작 50m 남짓이지만, 새벽 무렵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연분홍 벚꽃이 피는 늦봄에는 전국의 사진가들이 해마다 이 시기를 벼르며 삼각대를 세우며 새벽을 지새운다. 하지만 세량지는 단지 ‘사진 찍는 장소’로 기억될 수 없는 곳이다. 벚꽃이 사라진 자리에 초록의 무늬가 번지기 시작하면, 이 작은 저수지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초여름 세량지는 조용한 사색의 공간이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삼나무와 호숫가에 뿌리를 내린 버드나무, 꽃잎을 떨군 채 초록으로 돌아선 벚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수채화보다도 더 화사하다. 호수 한가운데 있는 연보라 오동나무 꽃 한 그루는 나지막이 계절의 감정을 덧입힌다. 세량지는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곳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의외로 소박하고 친근하다. 자연이 천천히 보여주는 풍경, 그 안에서 머물게 하는 고요함. 우리는 가끔, 그런 조용한 위로가 필요하다. 세량지는 그런 위로를 건네는 곳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가라앉는 공간. 그곳이 바로 세량지다 세량지 주변을 한 바퀴 도는 800m 둘레길은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통로다. 흙길을 걷다 보면 노란 들꽃이 웃고, 산그늘 아래 시원한 쉼터가 반긴다.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도, 노년의 발걸음으로도 부담 없이 닿는 길. 사는 게 벅차게 느껴질 때, 그저 걷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길이다. 둘레길이 짧아서 아쉽다면, 세량지 오른편 능선을 따라 ‘벚꽃누리길’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총 4㎞인 이 트레킹 코스는 사랑 나무로 불리는 연리지를 품고 있다. 두 나무가 가지를 나눈 채 한 몸처럼 서 있는 모습은 계절이 흘러도 변치 않는 정다움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주민들은 이 길을 따라 매일 아침을 걷고, 저녁이면 하루를 내려놓는다. 세량지 입구 생태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연못과 분수대, 정자,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심은 해바라기밭은 여름날 오후를 고스란히 붙잡아 두는 장치다. 바람에 일렁이는 노란 물결은 절정의 여름을 찬란하게 노래한다. 세량지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소아르갤러리는 잠시 멈추어가기 좋은 곳이다. 전시장과 카페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청년 작가의 실험적인 기획전부터 중견 작가의 묵직한 초대전까지 다채로운 예술의 언어가 흐른다. 마치 숲속 온실처럼 향긋한 공간에서 그림을 보고, 정원과 함께 쉬는 시간은 여행의 밀도를 더해준다. 또 하나의 보너스는 능주역이다. 이 작은 역은, 1930년에 개업한 이후 90년 가까운 시간을 품고 있다. 지금은 열차에서 표를 사야 하지만, 플랫폼에 남은 방송의 흔적과 배우들의 손글씨 안내판은 작은 정거장에 담긴 소박한 낭만을 느끼게 한다. 세량지와 함께 화순8경에 속하는 운주사도 꼭 가볼만한 곳이다. 운주사는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한 절집이다. 비록 1000기의 불상과 탑이 다 남아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수십 기의 석불과 석탑이 언덕마다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눈을 맞댄 석불, 발우를 형상화한 원형 석탑, 미완의 와불까지. 이곳은 보는 이로 하여금 종교적 경외심 너머의 독특한 미학을 느끼게 한다. △ 전국의 호수 명소 3選 ◇ 안동호의 고즈넉한 풍경과 예끼마을의 감성 안동은 전통문화와 역사의 고장이지만, 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을 따라 여행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예끼마을은 안동호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로,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안동호 때문에 수몰된 예안면 사람들이 이주한 곳이다. 마을에 갤러리와 카페, 음식점이 들어서고 선성현문화단지와 선성현한옥체험관이 조성돼 체류형 관광단지로 손색없다. 안동호의 비경을 간직한 선성수상길은 산책 삼아 걷기 좋다. 안동호 끝자락에는 월영교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로, 원이 엄마의 애절한 마음을 간직한 미투리를 형상화해 만들었다. 호수 위 월영교의 반영과 일몰, 야경까지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지례예술촌은 임하호의 풍경을 머금은 곳이다. 대문과 행랑채 창문으로 바라보는 임하호 풍경 덕분에 ‘인생 사진’ 명소가 됐다. 월영교 주변에 다양한 벽화와 트릭 아트 등으로 꾸민 신세동벽화마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만휴정(경북문화재자료 173호), 경상북도의 독립운동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도 함께 만나볼 안동의 명소다. 최근 화마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었지만 자연의 풍경만은 여전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주는 것이 안동을 다시 정상화시킬 수 있는 응원이자 후원이 될 것이다. ◇ 고즈넉한 호수 풍경이 매력적인 강원 화진포의 풍경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고성은 고즈넉한 호수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가장 유명한 화진포(강원기념물 10호)는 갈대가 우거지고, 호수 둘레를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길도 잘 닦여 있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드라이브하기 좋다. 화진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석호로, 길이 10km에 이르는 산책로도 잘 정비됐다. 호수에서 길목 하나 넘어서면 백사장이 드넓은 화진포해수욕장이다. 이승만별장과 화진포의성(김일성별장)이 이곳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짐작게 해준다. 화진포 남쪽에 있는 송지호도 고즈넉한 호수 풍경이 매력적이다. 호수를 따라 송지호산소길이 조성돼 걷기 좋다. 호수 건너편 송지호해수욕장은 최근 서핑 명소로 떠오르고, 오토캠핑장이 있어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캠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송지호에서 내려오면 화진포, 송지호와 함께 고성8경에 드는 천학정과 청간정을 차례로 만난다. 천학정은 기암괴석과 해안 절벽 위에 있다. 청간정(강원유형문화재 32호)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으로 꼽았다. 아이와 함께라면 아야진해수욕장으로 가자. 활처럼 부드럽게 휜 백사장 북쪽에 갯바위 지대가 펼쳐지고, 속이 훤히 보이는 물빛이 환상적이다. ◇ 호수에 잠겨 있는 나무가 이색적인 예산 느린호수길 예산의 느린호수길은 독보적이다. 전국적으로 호수와 강, 바다에 놓인 덱 로드가 적지 않지만, 느린호수길처럼 긴 길은 거의 없다. 길이가 무려 7km. 예당호 둘레가 40km쯤 되니, 1/5 넘게 느린호수길이 놓였다. 느린호수길은 수문에서 예당호출렁다리를 거쳐 예당호중앙생태공원까지 이어진다. 호수에 사는 동식물을 관찰하며 느릿느릿 걷기에 제격이다. 특히 호수에 잠겨 사는 나무 사이를 지날 때는 열대지방의 맹그로브숲을 만나는 것 같아 이색적이다. 느린호수길을 걷다 보면 어죽을 파는 여러 식당을 만난다. 어죽은 예당호에 사는 붕어와 동자개(빠가사리), 메기 등을 넣어 국물 맛이 깊다. 토종 민물고기로 어죽을 쑤는 곳은 드물기 때문에 꼭 맛봐야 한다. 예당호 옆 봉수산 꼭대기에는 예산 임존성(사적 90호)이 자리한다. 백제 부흥군이 나당 연합군에 맞서 최후까지 격전을 벌인 당당한 역사가 깃든 곳이다. 임존성에서 드넓은 예당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봉수산 중턱에는 봉수산자연휴양림과 봉수산수목원이 있다. 예당호를 바라보며 하룻밤 묵고, 수목원에서 숲길을 산책하기 좋다. 예산황새공원은 아이들과 함께 귀한 황새(천연기념물 199호)를 만날 수 있는 자연 학습지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2025-06-02

본투표에서는 부정의 ‘ㅂ’자도 안나오게 해야

6·3 대선 본투표가 오늘 오전 6시부터 전국에서 시작됐다. 득표율 차이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결과는 오늘 자정 전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초박빙이었던 20대 대선 때는 다음날 오전 2시에 유력후보가 결정됐고, 19대 대선 때는 오후 10시 쯤 당선유력 결과가 나왔다. 각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까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유세전을 벌였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마무리 유세를 하며 “투표로 계엄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권자들에게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를 상기시키는 데 유세 초점을 둔 것이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30%대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날 부산역을 시작으로 동대구역, 대전역, 서울역 유세를 거쳐 서울시청 광장에서 마무리 유세를 했다. 김 후보는 유세 때마다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선 이재명 후보의 당선만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인 TK지역에서 김 후보가 80% 득표를 기록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대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했다. 이번 대선에서 그의 목표는 보수 진영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TK에서 깜짝 놀랄만한 성적을 기록해야 한다. 이 후보는 두 자릿수 이상 득표는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늘 치러지는 본선거가 부정 논란 없이 끝나려면 선관위의 공정한 선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치러진 사전선거에서는 투표용지가 투표소 밖으로 반출되는가 하면, 투표함에서 작년 총선 투표지가 발견되고, 투표 사무원이 대리·중복 투표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대법관)이 “선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문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 엄정한 법적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선관위의 투표관리를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선관위는 유권자들이 부정 의혹으로 투표 결과에 불복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선거관리에 한치의 빈틈도 없도록 해야 한다.

2025-06-02

불심(佛心)은 중생심(衆生心)

세상의 논란, 소용돌이의 한 귀퉁이에 서 있어 마음 편할 수 없는 나날이다. 지난 31일, 토요일, 서울대학교 신양학술정보관에서 설악무산(雪嶽霧山) 스님을 추모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헤아려보니 벌써 어언 7년. 2018년 5월 26일 원적에 드셨다. 세수 87세요, 승납 60세이셨다. 그때 최동호 선생님, 권성훈 시인과 함께 마지막 누워계신 곳으로 갔을 때, 병풍 뒤 유리관 안에 계신 스님께서 눈을 반짝 뜨시고, 너 왔느냐, 하셨다. 유리관에 맺힌 이슬이 마침 스님의 감으신 눈에 맺힌 것이다. 다시 살아나셔, 한 말씀, 제대로 살라, 하시는 듯했다. 사제이신 홍사성, 김병무 선생이 엮으신 ‘무산 스님의 방할’, 생전의 스님 언행과 법문을 담은 책이 있다. 이를 보면, 무산은, 대승불교의 정신은 불심(佛心), 부처님의 마음은, “중생심(衆生心)”, 중생의 마음에 있다 하시며, 스님들이 좋은 곳에 앉아 덕담만 하면 어찌 부처님이 되겠느냐, 저자거리에 시장바닥에 나가보라 하셨다. 불경에 전하는 화두(話頭), 1700 공안(公案)에 속지 말라시며 뜰 앞에 있는 나무가 잣나무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떻겠느냐고도 하셨다. 옛날 중국 조주 스님의 문답에, 어느 스님이,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오신 까닭을 물으니, 스님 답하시기를,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뜰 앞의 잣나무라 하셨다는 것이다. 불법의 이치를 묻는 스님에게 그 실상(實相)을 보라 하셨다는 것인데, 그야 내가 제대로 알 리 없다. 무산은 화두에 묻히지 않도록 안거(安居) 수행을 끝내고 산문을 나서는 스님들께 해제 법문에서 그렇게 이르셨다는 것이다. 세속 세상, 보통 사람들, 서민들 살아가는 곳에 나아가, 수행에서 얻은 것이 참 깨달음인지 아닌지, 제대로 얻은 것인지 아닌지, 제대로 한 번 자문해 보라, 하셨다는 것이다. 시비인(是非人)이 되지 말고 무사인(無事人), 일상 자체를 수행으로 여기는, 애써 구하려 하지 않는, 생각을 내려놓고 볼 줄 아는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도 경계하시기를 그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세상이 어지럽고, 그 혼탁한 가운데 불의가 정의가 되고, 권력이 저항으로 둔갑하는 마당에, 옳고 그름을 가려 그 세상이 언제까지, 어디까지 그렇겠느냐고 매서운 추위의 겨우내, 시절 좋은 봄에도, 세월 가는 줄 몰랐었다. 시비(是非)에 묻혀, 저 숲속의 마르고 구부러진 나무 되기를 꺼리고 세속 세상에 나와 싸우려 하기를 거듭했다. 사제 되신 분께 그분의 사유에서 무엇을 얻어야 하느냐 여쭈니, 수행해서, 참선해서 부처님 되신 후에, 중생을 구하려 하는 불교에서, 부처처럼 살아가야 부처가 되는 도리로, 중생 속에서 부처의 삶을 살아야 부처가 될 수 있음을, 그래서 화두 수행이 공허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수행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이루신 것이라 한다. 중생들의 삶이, 내게 제대로 비추이도록, 나 또한 중생의 하나임을 잊지 않도록 마음 거울을 닦아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하리라 생각한다. ‘세상 마음’이 투명해지도록. /방민호 서울대 교수·국문과

2025-06-02

축구가 뭐길래

일단 지난 1일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나라 외신 보도를 요약한 걸 읽어보자. ‘...(전략) 군중이 폭력사태를 일으켜 적어도 2명이 목숨을 잃고 200명 가까운 사람이 다쳤다. 뿐 아니다. 소요를 진압하던 경찰관이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건도 일어났다. 프랑스 내무부는 그날 밤 파리에서 491명, 다른 지역을 합하면 559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유럽에 전쟁이 일어났냐고? 아니다. 놀랍게도 프랑스 축구팀인 생제르맹(PSG)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축하(?)하는 사람들이 일으킨 소동이란다. 이걸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축구에 이겨서 좋다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불이 붙은 폭죽을 쏘고, 위험한 물건을 마구잡이로 던지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했다니 대체 ‘축구가 뭐고, 우승이 뭐길래’란 혼잣말이 절로 나온다. 그날 밤. 10대 소년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경적을 울리며 과속하는 자동차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프랑스 경찰은 흥분한 군중을 진압하기 위해 물대포까지 동원했다고. 이게 무슨 난리인지. 비단 프랑스 축구팬만의 문제는 아니다. ‘훌리건(hooligan)’이라 불리며 걸핏하면 경기장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영국 축구팬,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축구선수를 총으로 쏜 콜롬비아 축구팬은 또 어떤가? 한국 역시 예전엔 축구나 야구 등 프로 스포츠 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력사태가 드물지 않았다. 축구는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이 있는 스포츠의 하나일 뿐이다. 맞붙는 두 팀은 ‘전쟁’이 아닌 ‘경기’를 할 뿐이고. 그러니, 팬들도 제발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그냥 축구는 축구만으로 즐기시길.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6-02

美 철강관세 기습 인상…포항경제는 설상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등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관세까지 올리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수출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며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올 3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해온 미국이 두 배로 관세를 올리면서 우리와 경쟁국인 일본과 협력관계를 구축하자 국내 업계는 사실상 이중고에 빠졌다는 평가다. 미국의 25% 관세에도 국내 철강업계가 그동안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미국기업의 고부가가치 철강생산 경쟁력이 낮았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강관, 특수강 등에 관세가 붙어도 미국기업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수출확대 전략을 검토해 오던 중이었다. 이번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기술전수 등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을 잠식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공교롭게도 포항 소재 철강업체의 상당수가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강관업체여서 포항경제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아 걱정이다. 특히 미국 현지에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업체들은 이번 50% 관세는 수출봉쇄나 다름없다고 하며 기업의 생존 문제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발 관세 폭탄 속에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가 이어져 아시아와 유럽시장에서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흔들고 있다. 이래저래 국내 철강업계의 고민은 날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철강산업 중심의 포항경제도 걱정이다. 포항은 철강산업과 더불어 수년 전부터 대기업의 이차전지산업 투자가 늘면서 두 산업이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철강 수출이 부진에 빠지고 이차전지 사업도 전기차 시장 수요둔화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 대기업들의 사업 부진은 협력기업의 일감이 줄고 물류, 서비스업 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바닥 경제도 자연 악화된다. 포항경제가 궁지에 몰렸다고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철강산업 위기에 대응할 정부의 특단 대책이 절실하다.

2025-06-02

구내식당 관리하려면 박사 학위 따라?...황당한 구인광고

“학생들 먹는 요리 만드는데 박사 학위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네. 대체 무슨 학위를 따오라는 이야기인지...” 다소 황당해 보이는 구인광고 하나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한 대학이 구내식당을 관리할 사람을 모집하면서 ‘박사학위 필수’라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2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지방 명문대학인 난징에 위치한 동남대학교가 지난달 하순 구내식당 매니저를 구한다는 채용 공고를 내면서 조건의 하나로 박사 학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고학력에 좋은 스펙을 가지고도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한국이나 중국이나 적지 않은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그런 상황을 반영하듯 중국 네티즌은 “대체 언제부터 구내식당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박사 학위가 필요했었나”라는 비난을 쏟아냈고,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 또한 “구내식당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왜 요리 자격증이 아닌 박사 학위를 요구하냐”고 의아해했다. 동남대학 측은 “음식 개발과 준비는 물론 계약자 관리와 식품 안전 감독, 행정 서류 처리 등의 업무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박사 학위 요구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 달린 인터넷 댓글은 “이해가 어려운 처사” “박사 학위 가지고 거길 왜 가냐”는 등의 비판 의견이 여전히 많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6-02

검찰, 석포제련소 임직원에 실형 구형

검찰이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성욱) 심리로 열린 이강인(74) 전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 등 임직원 7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각 1∼5년을 2일 구형했다. 또 ㈜영풍에 대해서는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대표이사 등은 중금속을 낙동강에 유출한 혐의(환경 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심 공판 과정에 카드뮴 유출 사실을 근거로 업무상과실의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검찰은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공소사실과 관련해 원인이나 (환경오염) 경로에 대해 입증하지 못한 채 결과만 가지고 막연히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과실 책임을 추가하고 있다”며 “검찰과 환경 당국은 석포제련소의 시설구조와 물 흐름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다”고 했다. 박영민 전 대표이사는 “50년 된 기관차(석포제련소 공장)를 더 잘 짓도록 여러 활동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도 어떤 (환경조사) 기준치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저희를 개별적으로 형사 고발하고 기소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볼 수 없어도 고의로 카드뮴 유출을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피고인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02

경북도, 관광진흥기금 융자 2차 지원, 산불 피해지역 회복 박차

경상북도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들어 두 번째 ‘관광진흥 기금 융자 사업’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도내 일부 지역이 큰 피해를 봤고, 이로 인한 관광객 감소 등 관광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2차 융자 사업은 침체한 관광 현장의 회복을 지원하고, 관광을 통한 지역사회 활력 제고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도는 지난 2월 1차 융자 사업을 통해 총 6개 관광사업체에 대해 총 19억 원의 융자를 확정한 바 있다. 2차 사업은 호텔 등 관광시설의 신축, 개보수를 위한 시설자금 융자와 인건비, 사무실 임차료 등 운영자금 융자를 함께한다. 총 지원 규모는 약 59억 원이며, 여행업, 관광숙박업 등 관광진흥법에 따른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지원한다. 시설자금은 0.8%의 저금리로 최대 20억 원까지 지원하며, 상환기간은 업종 관계없이 12년(5년 거치 7년 원금 균등 분할 상환)이다. 운영자금은 인건비, 사무실 임차료 등 영업비용을 최대 2억 원까지, 금리는 시설자금과 동일한 0.8%다. 상환기간은 5년(2년 거치 3년 원금 분할 상환)이다. 초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5개 시군 소재 관광사업체는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자금 신청은 이번달 20일까지 사업장 소재 시군 관광 부서를 통해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최종 지원 대상자는 경상북도 관광진흥기금운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7월 초 확정될 예정이다. 김병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산불 피해지역의 조속한 회복과 지역사회 관광 재도약을 위해 지역 관광업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6-02

가뭄에 지역 물 공급 운문댐 저수율 ‘뚝’

청도 운문댐이 가뭄으로 저수량이 줄어들어 대구 경북지역 용수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환경부는 대구와 경북 경산·영천·청도 등에 물을 공급하는 운문댐 가뭄대응단계가 ‘주의’ 단계로 올라 물 비축 대책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용수댐 가뭄단계는 ‘정상-관심-주의-심각’으로 나뉜다. 운문댐 유역에는 올해 들어 지난 1일 기준 누적 강수량이 232.4㎜를 기록해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의 78.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여파로 올해 연초 저수율이 60%를 넘겼던 운문댐은 2일 기준 저수율이 39.2%로 떨어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운문댐 가뭄단계가 ‘관심’이 된 이후 댐에 유입되는 물은 하루평균 23만t인 반면 댐에서 나가는 용수량은 하루평균 38만4000t으로 저수량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하천유지용수(하루 최대 7만8000t)와 농업용수(하루 최대 2만t) 공급량을 줄이고, 운문댐에서 공급하는 대구 생활·공업용수(하루 22만8000t) 중 최대 10만7000t을 낙동강 물로 공급, 댐에 물을 비축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의 86.6%인 265.5㎜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 예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전국 14개 용수댐 중 운문댐과 함께 낙동강 유역에 있는 영천댐의 가뭄단계가 지난 2월 19일부터 ‘주의’ 단계가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댐 가뭄 상황에 진입한 낙동강 권역 영천댐, 운문댐의 용수 비축을 위해 선제 대응하고 있다”면서 “저수량과 용수 공급 현황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해 댐 용수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개의 다목적댐 중에는 보령댐의 가뭄단계가 ‘관심’이다. 다목적댐 가뭄단계는 ‘정상-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뉜다. /심한식기자 sha1127@kbmaeil.com

2025-06-02

[투데이 핫 클릭!] 지하철에 불 질러놓고도 “안 죽었잖아”...인면수심

무언가 억울해서 그걸 분풀이하거나 세상에 알리려고 어떤 행위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불특정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라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자신의 이혼 소송 과정과 결과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성이 다중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불을 질렀다. 명백한 범죄다. 그럼에도 불이 난 지하철에 탑승했던 승객이 “당신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항의하자 대뜸 “안 죽었잖아”라고 대꾸했다니, 이건 인면수심(人面獸心) 아닌가. 지난달 31일 60대 원모씨는 오전 8시 43분경 서울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달리던 지하철 안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질렀다. 방화범 원씨를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손에 많은 양의 그을음이 묻어 있는 걸 의심의 눈길로 유심히 관찰했기에 가능했다. 경찰에 잡힌 원씨는 방화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열차가 여의나루역을 출발한 직후 유리병에 담긴 3리터 가량의 휘발유를 옷가지에 뿌리고 가스 점화기로 불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의하면 그는 유서를 준비하지 않았고, 그을음 묻은 손 외에는 본인의 피해가 크지 않기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의 악몽이 아직도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나다니...”라고 놀라며 “다수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방화범에겐 동정이나 용서가 필요 없다”는 말로 일벌백계를 요구했다. 반면,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예기치 못한 방화에 침착하게 대응한 지하철 관계자와 승객들에겐 칭찬과 위로의 의견을 전했다. 원씨의 방화로 모두 23명이 경상을 입었고, 129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재산 피해도 컸다. 지하철 1량이 소실됐고, 지하철 2량은 그을음 피해가 생겼다. 피해액은 3억3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서울교통공사 향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했다. 방화범 원씨를 조사한 경찰은 CCTV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현주건조물 방화, 공용건조물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6-02

가스공사, 서부발전과 800만t 규모 천연가스 매매계약 체결

한국가스공사는 2일 서울 중구 LNG비지니스허브에서 한국서부발전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과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계약으로 서부발전은 2025년부터 2036년까지 구미·김포·공주 천연가스 발전소에 연간 75만 t, 전체 약 800만 t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게 된다. 가스공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바탕으로, 이번에 우리나라 최고의 발전 공기업을 개별요금제 고객으로 새롭게 유치하게 된 것이다. 개별요금제는 가스공사 설비 이용률과 이용 효율을 높여 가스 요금 인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20년 도입됐다. 가스공사는 지금까지 연간 약 300만 t의 누적 계약 물량을 달성했으며, 앞으로도 개별요금제 공급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가스공사와 서부발전은 천연가스 공급 및 에너지 인프라 건설 분야 협업을 추진해 약 20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함으로써 지난해 11월 열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중복투자 방지 및 재정 효율화 공로를 인정받아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초 양사는 경북 칠곡 북삼-군위 구간에 각각 천연가스 배관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중복 구간을 공동 구축하기로 협의해 배관 노선을 줄이고 설비 규모도 최적화했다. 아울러 배관 운영은 가스공사가 통합 관리해 건설 투자비, 설비 운영 유지보수비 등 예산을 대폭 절감함으로써 가스·전기 요금 인상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이번 계약은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망을 구축하고 양사의 설비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개별요금제 공급을 더욱 확대하고 에너지 공기업 간 적극적인 협업으로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6-02

대구 ‘군위 삼장군 단오축제’, 세대 아우른 전통문화 축제로 성황리 마무리

대구 군위군의 대표 향토축제인 ‘제7회 삼장군 단오축제’가 지난 5월 31일(음력 5월 5일) 효령면 고지바위권역 일원에서 1500여명의 지역민과 외지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축제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김유신, 소정방, 이무 장군을 기리기 위한 행사로, 1300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행사로 진행됐다. 축제는 지역 예술 동아리와 초청 가수의 무대로 시작됐으며, ‘군위의 1300년’을 주제로 한 공연에서는 지역 역사와 군민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한 ‘삼장군을 찾아라!’ 프로그램에서는 제기차기, 팔씨름, OX 퀴즈 등을 통해 남성·여성·어린이 등 3명이 오늘의 삼장군으로 선발되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또한 대구시티투어 관광객 80명과 외지인 등이 함께한 비빔밥 나눔 행사는 군위의 따뜻한 인심을 전하는 자리가 되었고, 모내기 체험, 민속놀이, 수리취떡·창포샴푸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도 가족 단위 관람객의 큰 관심을 끌었다. 삼장군 스탬프 투어는 포토존과 향사 장소를 연계해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군위의 역사 문화를 접하도록 했으며, 같은 날 인근 제동서원에서는 삼장군에 대한 향사가 봉행돼 전통의 의미를 더했다. 대구에서 온 한 관람객(77세. 여)은 “뜻깊은 행사를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정성껏 대접받은 음식도 인상 깊었고, 군위가 대구시로 편입된 것이 실감 났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이번 축제가 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되새기고, 군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따뜻한 화합의 장이 되었다”며, “특히 군부대 이전이 확정된 뜻깊은 해에 열린 축제인 만큼, 지역 발전의 희망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6-02

대구시교육청, 이주배경학생 통합지원 협의체 워크숍 개최

대구시교육청이 2일 라온제나 호텔에서 ‘2025 이주배경학생 통합지원 협의체 워크숍’을 개최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전체 학생 수는 감소 추세지만, 최근 3년간 이주배경학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2022년 6380명(2.3%)에서 2024년 7246명(2.7%)로 늘었으며, 중·고 학생은 1834명(28%)에서 2363명(32%)으로 증가해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체계적 지원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기존 지원 사업이 기관별로 이루어지는 데 따른 대상자 누락, 특정 학생 중복 지원, 특정 영역 집중 지원 등을 방지하고, 학교-교육청-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헤 이주배경학생들에게 통합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을 제공하고자 이번 협의체 워크숍을 마련했다. 워크숍은 시교육청 이주배경학생 지원사업에 대한 안내, 경기교육청 한경은 장학관의‘이주배경학생 성장지원을 위한 지역 연계 방안’강연, 기관별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맞춤형 성장 지원 사업 소개, 지역기관 연계 진로·진학 통합 지원 사례 공유, 질의·응답 등 교류의 시간의 순서로 진행됐다. 대구남동초 최수정 교감은 “학교 현장에서 이주배경학생을 마주할 때, 언어 뿐만 아니라 정서와 진로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오늘 워크숍을 통해 지역의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족센터 관계자는 “센터에서 이주배경학생 부모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학교와 더 유기적인 정보 교류가 필요하다고 느껴왔다”면서 “오늘 협의체 워크숍을 계기로 기관 간 협력이 체계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이주배경학생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구성원으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02

‘2026 수능’ 6월 모의평가 4일 113개 시험장서 시행

대구미래교육연구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주관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오는 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총 113개 시험장에서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시험장은 고등학교 87교, 학원 시험장 25곳, 미래교육연구원이다. 이번 모의평가는 평가원에서 출제하며 올해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수험생들이 오는 11월 13일 시행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자신의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올해 대구 지역 전체 응시자 수는 2만1836명으로 작년보다 1702명이 증가했다. 재학생 응시자는 1만747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821명이 늘어났으며, 재수생과 검정고시생 등은 작년보다 119명이 감소한 4366명으로 집계됐다. 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6개 영역에서 실시된다. 1교시 국어 영역은 공통과목을 응시한 뒤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중 한 과목을, 2교시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을 응시한 뒤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게 된다. 4교시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계열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응시할 수 있으며, 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 외 1과목을 선택해 최대 2과목에 응시할 수 있다. 단, 4교시 한국사 답안지와 탐구 영역 답안지를 각각 배부하고 회수하는 부분과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하며, 한국사에 미응시한 경우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검정 고시생과 다른 시·도의 졸업생은 대구미래교육연구원에서, 재수생은 출신 학교 또는 25개의 학원 시험장 중 1곳을 선택해 시험을 치른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원 시험장에 감독관을 파견해 모의평가 문답지 운송, 문제지 보안 등 시험 운영 전반을 관리한다. 안병규 원장은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해 자신의 학업 성취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므로, 수험생 모두가 진지하게 임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6월 모의평가 시행일에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고1·2 전국연합학력평가도 동시에 시행된다. 평가의 경우 대구 지역에서는 1학년 1만5939명(74교), 2학년 1만6362명(75교) 등 3만2301명이 응시한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