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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대륙 달군 `달의 연인` 이틀만에 3억뷰 육박

중국의 이른바 `사드 보복`설로 연예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SBS TV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방송 이틀 만에 중국에서 조회수 3억뷰에 육박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사전제작을 통해 지난 29일 밤 SBS와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優酷)에서 동시 방송을 시작한 `달의 연인`은 1회 조회수가 1억뷰(1억 130만7천557)를 넘어서는 등 3회까지 공개된 31일 현재 누적 조회수가 2억7천만뷰를 기록 중이다.이는 불과 이틀 만에 거둔 성과로, 지금과 같은 속도면 곧 회당 조회수 1억뷰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중국 밀리언셀러 소설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한 `달의 연인`은 지난 2011년에는 중국 후난TV에서 35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성공을 거두는 등 중국에서 유명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리메이크작에 대한 관심도 높다.또 한류스타 이준기가 주연을 맡고, `괜찮아 사랑이야`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김규태 PD가 연출을 맡은 점 등이 작용해 유쿠에서 올초 회당 40만 달러(약 4억4천600만 원)에 이 드라마의 중국 판권을 구매해갔다.방영을 앞두고 중국의 사드 보복설이 제기되면서 `달의 연인`도 변수가 생길까 우려했지만, 방송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되는 콘텐츠라 `무사히` 일정대로 서비스가 시작됐고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달의 연인`은 현대 도시여성인 해수가 우연한 사건으로 시공을 초월해 고려시대로 돌아가 태조 왕건의 넷째 아들 왕소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판타지 사극 드라마다.드라마는 공들여 제작한 예술적인 화면과 무술 장면 등으로 초반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한편, `달의 연인`의 이같은 흥행과 달리 배우 유인나는 뚜렷한 이유 없이 후난TV가 제작 중이던 `상애천사천년 2:달빛 아래의 교환`(相愛穿梭千年)의 여주인공에서 물러나게 돼 연예계가 긴장하고 있다.유인나는 지난달까지 이 드라마의 3분의 2가량을 촬영했지만, 최근 중국 아이돌스타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돌연 교체돼버렸다.이에 대해 연예계는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으로한류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제기돼온 상황에서 유인나가 유탄을 맞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09-01

900회 맞는 `세상에 이런일이` 앞으로도 쭉

“평범한 이웃들의 화끈한 이야기들”수많은 화제의 주인공을 낳았던 SBS TV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900회를맞는다. 1998년 5월 첫 방송 된 이후 18년 3개월 만인 1일 900회 특집방송을 한다.그동안 소개된 사연만 4천230건이며 시청자들이 제작진에게 보내준 제보는 5만5천 건에 달한다.첫 출발을 함께했던 임성훈, 박소현 두 명의 진행자가 한결같이 프로그램을 지켜왔다.두 명의 남녀 MC가 20년 가까이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한국방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임성훈은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900회 녹화를 끝낸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회부터 900회까지 남녀 MC가 변동 없이 진행을 해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 유일무이한 기록은 박소현씨의 공이며, 18년 동안 프로그램을 존폐 위기 없이 진행할 있게 한 제작진의 공”이라고 했다.그는 특히 박소현과의 호흡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다들 남녀 더블 MC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박소현 씨랑 저는 18년 3개월을 같이 하면서 단 한 번도 언쟁을 하거나 목소리를 높여 본 적이 없다”고 했다.그동안 패널 출연자는 개그맨 이성미, 만화가 박광수, 개그맨 박미선, 의사 표진인, 배우 고 김자옥, 아나운서 김민지, 개그맨 변기수로 바뀌었으며, 현재는 아나운서 이윤아가 출연 중이다.`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일이나 특별한 사연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이야기 방식으로 풀어내는 SBS의 대표 교양프로그램이다.저녁 9시 가족 시간대에 평균 11%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연출을 맡은 허강일 PD는 “`세상에 이런일이`가 사랑받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인데 독특하고 별난 소재를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드라마적인 구조에 담아내는 것”이라며 “이 세 가지를 잘 지켜낼 수 있게 기본에 충실한 방송을 해나가겠다”고 했다.`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인지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화제의 사연들이 있었다.1999년 방송된 `누렁이 구조작전`은 올가미에 목이 뚫려 죽음에 내몰린 개 누렁이를 연인원 200명이 동원돼 구조하는 장면과 사람을 극도로 피하던 누렁이가 구조 후에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제작진은 2000년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같은 해 방송된 `부산 원숭이`는 부산에서 발생한 동물원 원숭이 탈출사건을 다뤘다. `신창원 원숭이`라고 불릴 만큼 9개월간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을 벌이며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친 원숭이를 포획하는 과정을 보여줬다.2002년 방송된 `맨발의 기봉이`는 어머니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달리는 지적장애인 기봉씨의 사연을 다뤘는데, 동명의 영화로 제작돼 2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2006년 방송된 `잃어버린 얼굴`은 성형중독에 빠져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여성이 복원 수술을 통해 원래의 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 충격과 감동을 줬다.`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평범한 이웃들이 지닌 비범한 솜씨, 노력, 사연을 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 방송이다.2004년 태어나서 중학생이 될 때까지 머리카락을 한 번도 자르지 않아 방송에 출연했던 정 모군(당시 13세)은, 8년이 지난 2012년 군 입대를 앞두고 150㎝가 넘는 머리카락을 자르게 된 사연으로 다시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그는 “`세상에 이런 일이`와 함께 자라 왔다”고 했다.900회 특집에서는 앞선 방송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던 출연자들이 다시 나와 기상천외한 임무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2016-09-01

윤균상 “달콤한 로맨틱코미디 탐나”

윤균상(29)은 요즘 안방극장에서 가장 활약하는 청춘스타 중 하나다.윤균상은 2014년 겨울 전파를 탄 SBS TV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불우한 청년을 연기했다. `피노키오` 인물 소개란에서 18번째였던 윤균상 자리는 이듬해 여름 방송된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남녀 주인공에 이어 3번째로 바뀌었다.올해 초 `육룡이 나르샤`에서 조선 제일의 무술 실력을 뽐내던 윤균상은 이달 23일 종영한 `닥터스`에서 뛰어난 의술을 펼쳐 보였다.`닥터스`로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윤균상을 30일 오전 서울 이태원의 카페에서 만났다. 1시간 인터뷰 내내 그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인기를 실감 못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웃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당장 인터넷만 봐도 느껴져요.”윤균상이 연기한 정윤도는 좋은 집안 배경에 뛰어난 실력까지 갖춰 앞길이 창창한 신경외과 의사다. 정윤도는 유혜정(박신혜 분)을 마음에 두지만, 결국 홍지홍(김래원)에게 그를 양보한다.윤균상은 “기존 짝사랑이나 삼각관계에서는 사랑을 얻지 못한 사람이 계략을 꾸미거나 방해 공작을 펼치기 마련인데 우리는 `사이다` 같은 인물들의 로맨스 성장극이라는 설명을 들어서 (정윤도를) 멋있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그는 그러나 정윤도의 사랑법에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너무 이상적인 짝사랑이에요. 정윤도는 좋아하는 사람(유혜정)이 사랑하는 남자(홍지홍)까지 응원하는데 저는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정윤도를 깊게 들여다 보면서 이렇게 성숙하고 `쿨`한 사랑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고요.”원래 로맨틱코미디 출연이 두려웠다는 윤균상은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제가 그렇게 아꼈던 정윤도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워서 달콤한 로맨틱코미디가 탐나더라”고 강조했다.그는 진서우 역의 이성경과 열애설이 돌았던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 우리 드라마가 관심을 받는다는 증거여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성경이랑 열애설 이야기를 듣고 막 웃었어요. `우리가 그랬대?` `우리가 (드라마) 살렸어?`라고요. 워낙 성경이가 장난꾸러기에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만난 인물이 저여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서 그렇게들 오해한 것 같아요.”윤균상은 이성경과 로맨틱코미디로 재회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물음에는 “성경이랑은 코미디는 가능할 것 같은데 로맨스는 잘 모르겠다”면서 껄껄 웃었다.윤균상은 지난 2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연기 활동에 매진했다.`피노키오`와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는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윤균상은 50부작인 `육룡이 나르샤`을 만나면서 연기에 눈을 떴다.“처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했어요. 대사에도, 연기에도 얽매이지도 않고요. 제가 주로 호흡을 맞춘 상대가 애드리브와 자유분방한 연기의 고수인 이준혁 선배여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자신감도 얻었어요.”10개월간 무사로 살았던 윤균상은 장르를 바꿔 현대극의 전문직 역할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차갑고 완벽주의자이지만 사랑에 빠졌을 때는 직진 사랑, 순애보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마음에 무척 들어서 덤볐는데 내가 실수한 게 아닌가도 생각했어요. 고생했지만 보람차요.”전문직 연기에 매력을 느꼈다는 그는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로 “매일 재판에 패소하면서도 좌절하지 않는, 정의감에 불타는 젊은 변호사”라는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았다.그는 연기자로서 강점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한참을 망설이던 끝에 `얼굴`을 꼽았다.“제 얼굴에 여러 가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개구쟁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정말 못 되게 보이기도 하고요. 캐릭터 온도 차를 표현하는데 좋고,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연합뉴스

2016-08-31

KBS 2TV `구르미…` 시청률 2배 상승… 월화극 1위

박보검이 `응답의 저주`를 보기좋게 깨부쉈다. 박보검-김유정 주연의 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3회에서 전국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로 올라섰다. 수도권 시청률은 17.2%다.이는 8%대를 기록했던 1~2회 시청률에서 단숨에 2배 뛰어오른 성적이자, 경쟁작과도 큰 격차다.같은 시간 경쟁한 MBC TV `몬스터`는 10%, SBS TV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는 7.4%를 기록했다. KBS 1TV `가요무대`의 시청률은 11.5%로 집계됐다.이날 첫선을 보인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2회 연속 편성해 밤 11시대 방송한 2회는 9.3%를 기록했다.남장여자 내시를 소재로 한 픽션 로맨스 사극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잘생기고 까칠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생계형 남장여자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사랑을 쫓는다. 드라마는 비슷한 콘셉트로 대성공한 `성균관 스캔들`의 성공 공식을 따르면서도 좀 더 어리고 풋풋한 주인공 배우들의 매력을 한껏 살리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응답하라 1988`에서 소심하고 예민한 바둑천재 최택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은 차기작인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최택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또다시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응답하라 1988`의 동료인 혜리와 류준열이 차기작에서 잇따라 실패하며 `응답의 저주`를 깨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이 드라마는 3회에서 홍라온에게 자신의 신분을 감춰왔던 이영이 마지막에 커밍아웃하는 내용을 보여줬다.한편, 한-중 동시 방송을 위해 사전제작된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공들인 무술 장면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연합뉴스

2016-08-31

“진짜 연기 갈구하는 전도연에 깊은 인상”

“드라마를 끝냈는데, 마치 긴 영화를 끝낸 느낌입니다.”유지태(40)는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를 마무리 지은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그는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할 때 느끼는 돈독한 정을 `굿 와이프` 현장에서도 느꼈다.열정과 따뜻함이 넘쳤던 현장의 중심에는 유지태(이태준 역)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 여주인공 김혜경 역의 전도연이 있었다.`굿 와이프`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만난 유지태는 전도연을 `전 선배`라고 칭했다.3살 많은 전도연의 데뷔작은 1990년부터 방영된 MBC TV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이다. 유지태는 그로부터 8년 뒤 개봉한 영화 `바이준`으로 연기를 시작했다.“전 선배와의 첫 촬영 때 1~4회 분량을 모두 한꺼번에 소화했어요. 김혜경이 이태준에게 따귀를 때리는 장면을 비롯해 극적인 장면은 첫날 모조리 찍었죠. 그때 전선배가 문득 `이것이 진짜 감정일까` 라고 자문하더라고요.” 연기 19년 차인 유지태에게 `칸의 여왕`의 이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유지태는 “보통 그 연차가 되면 매너리즘에 빠져서 연기하기 마련인데 항상 진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나뿐 아니라 진짜를 갈구하는 배우가 많다는 생각에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내가 연기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상대 배우가 오롯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전도연의 모습도 울림을 줬다고.“전 선배는 카메라에 자신을 비출 때와 비추지 않을 때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연기해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가 안 돌아도 눈시울을 붉히고 진심을 담아 대사를 소화했어요. 전 선배와 함께 연기했던 남배우들이 그 덕분에 진가를 발휘한 것 같아요.”전도연의 연기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서 `굿 와이프`에 합류했다는 유지태는 “참 좋은 배우”라는 말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유지태는 극 중 살벌하게 대립한 변호사 서중원 역의 윤계상에 대해서는 “외양 자체가 정말 매력적인 `이미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라면서 “여전히 배우려고 하고, 열정을 보이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2016-08-30

EIDF 대상에 `내추럴 디스오더`

▲ 영화 `내추럴 디스오더`의 포스터. /연합뉴스 장애가 있는 한국계 입양인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내추럴 디스오더`가 제13회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EIDF 2016) 대상으로 선정됐다.EIDF 2016는 28일 저녁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사옥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크리스티안 쇤더비 옙센 감독이 연출한 `내추럴 디스오더`는 선천성 뇌성마비를가진 채 덴마크로 입양돼 자라난 27살 청년 야곱 노셀이 자전적 이야기를 연극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았다.EBS는 “이 다큐멘터리는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인식하는 `정상성`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하고 탐구하며 도전하는 야곱의 모습을 통해 `정상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새로운 형식의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에 수여하는 심사위원 특별상은 이맘 하사노프 감독의 `헛간의 마돈나`가 받았다.다큐멘터리 정신상에는 자이네 아키올 감독의 `장미의 땅:쿠르드의 여전사들`이 선정됐다. 이 영화는 시청자와 관객 투표로 결정되는 시청자·관객상도 받았다.주최 측은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프로젝트 장편 부문에는 박환성 감독의 `코끼리 소년의 눈물`, 정형민 감독의 `무스탕 가는 길`, 최상진 감독의 `샤먼로드`, 섹알마문 감독의 `그들은 어떻게 오는가`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중단편 부문에는 김건희 감독의 `당산`과 이태호 감독의 `만조의 바다 위에서`가 선정돼 제작지원금을 받게 된다. 선정작은 내년 EIDF 2017과 `EBS다큐프라임`을 통해 공개된다.2004년 시작돼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EIDF는 30개국에서 출품한 53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대중에 소개했다. /연합뉴스

2016-08-30

“연기가 재밌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김래원(35)은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아는 배우다.어떤 배역을 잘할 수 있고, 어떻게 소화해야 극이 살아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안다는 의미다. 소신이 뚜렷했다.19년의 연기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도 있지만 타고난 감수성에서 비롯된 섬세함이 작용하는 듯했다.“요즘 제 연기의 베이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을 좀 했어요. 근데 그냥 제 식대로 하면 될 거 같아요. 영화 `아저씨`의 역할을 제가 하면 원빈 형처럼 멋있게 할 자신은 없어요. 그렇게 나오지도 않을 거고. 하지만 정서적으로 감동은 더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장점을 잘 살려서 더 리얼하게 만들 수도 있고요. 정통 메디컬드라마를 해도 극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깊으면 제가 그걸 살짝 풀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TV 월화극 `닥터스`를 끝낸 김래원은 자신감 있어 보였다. 26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향후 구상에 관해 얘기했다.“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 요즘 딱 그런, `터널` 같은 영화가 나오잖아요. 그런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저만이 할 수 있는 것, 정말 사실적인데 보는 사람들이 웃을 수도 있고 울 수도 있는 그런 걸 하고 싶어요. 사실 영화를 더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드라마도 할 겁니다.”1997년 MBC 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2003년 MBC TV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를 통해 로맨틱코미디 주인공으로 얼굴을 널리 알렸다.`닥터스`의 주인공인 의사 홍지홍은 그런 그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냈다.김래원은 극 중 과거 제자였던 여주인공과의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로맨스를 세련되게 풀어내 멜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닥터스`는 후반부 시청률 20%를 넘기는 성공을 거뒀다.그는 “로맨틱코미디는 자신 있는 분야고 저만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김래원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강남 1970`에서 친구를 배신하는 조직폭력배, SBS TV 드라마 `펀치`에서는 출세욕에 눈먼 속물 검사 역할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현재는 출연한 영화 `더 프리즌`과 `부활`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그는 “`강남 1970` 같은 센 역할은 가끔 할 것이고 제 베이스는 진정성 있고 인간적인 쪽으로 풀 생각”이라며 “악역도 넘나들 수 있는 연기를 가끔은 하고 싶을 것 같다”고 했다.그는 “저는 열정이 없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가 점점 더 재밌어지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잘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어떤 여자에게 프러포즈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영화도 두 편 찍었고, 할 것도 많고 몇 년 걸리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독신주의냐고 묻자 “아니에요. 제2의 삶에 대한 큰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2016-08-29

한국 `희극계의 대부` 구봉서 영면

코미디언 구봉서는 우리나라 희극계의 대부이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연예계의 거목이었다.그는 배삼룡, 곽규석 등과 콤비를 이뤄 1960~80년대 한국 희극계를 주름잡으며 코미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정치적으로 암울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 웃음으로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위로했다.그는 1926년 의료상을 하는 평양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1945년 대동상고를 졸업한 뒤 태평양악극단 악사로 연예계에 입문했다.평소 취미로 즐기던 아코디언을 들고 길거리를 지나던 중 급히 악사를 구하던 태평양악극단에 의해 길거리 캐스팅 됐다.그는 1940~60년대 연극, 만담, 코미디, 노래가 어우러지는 악극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양석천, 양훈, 김희갑, 서영춘, 배삼룡 등과 함께 전국을 돌며 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1950년대 후반부터는 충무로에 진출해 코믹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애정파도`를 시작으로 `수학여행`, `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가도`, `번지수가 틀렸네요`, `염통에 털난 사나이`, `오부자`, `돌아오지 않는 해병` 등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출세작이 된 `오부자`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막둥이로 나온 구봉서는 `막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1969년 MBC TV 개국과 함께 탄생한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비실이` 배삼룡과 명콤비로 연기를 선보이면서 국민적인 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한번은 `웃으면 복이 와요`의 콩트에서 극중 아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라는 뜻으로 글자수가 72자나 되는 긴 이름을 붙여줬는데, 지금도 회자되는 희대의 유행어가 됐다.`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드셀라 구름위 허리케인에 담벼락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 동양방송(TBC) TV 프로그램 `쇼쇼쇼`에서는 `후라이보이` 곽규석과 콤비를 이뤄새로운 코미디를 선보였는데, 이를 계기로 라면 TV 광고에 등장해 `형님 먼저, 아우먼저`라는 카피를 유행시키기도 했다.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찰리 채플린의 희극 연기를 신봉했던 구봉서는 “코미디는 풍자”라고 믿었다.매를 맞더라도 잘못된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진실이 담긴 코미디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그는 은퇴 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요즘은 풍자 코미디가 부족하다”며 “코미디가 사회를 정화하는 역할을 못 한다면 의미와 역할이 퇴색될 것”이라고 했다.많은 유행어를 낳았던 구봉서는 이에 대한 생각도 남달랐다.몇년 전 한 TV 방송에서 그는 “억압의 시대에 사람들의 억눌린 마음을 대변했기때문에 유행어가 됐다”고 했다.그는 60년 이상 희극인으로 살면서 사회와 연예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구봉서는 은퇴 후 종교 생활에 전념해왔다. 인기가 정점에 있던 1970년대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으며 연예인 선교에 힘쓰며 서울 평창동의 연예인교회(현 예능교회) 설립을 주도했다.그는 향년 90세의 일기로 27일 생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2016-08-29

`터널` 올 최장 기간 극장가 주름 잡아

김성훈 감독의 영화 `터널`이 올해 최장 기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세우며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터널`은 개봉 18일째인 27일 기준 누적관객 602만6천910명으로 집계됐다.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킨 `터널`은 개봉 3일 만에 100만 명을 불러모은 데 이어 6일째 300만 명, 12일째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특히 18일간 박스오피스 1위는 올해 개봉 영화 중 최장 기간 1위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삶을 담은 영화 `귀향`이 올 3월 수립한 17일이었다.상반기 화제작 `검사외전`과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곡성`은 14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공포영화 `라이트 아웃`은 27일 하루 관객 16만4천123명을 추가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했다.`덕혜옹주`는 3위, 할리우드 영화 `고스터버스터즈`와 `스타트렉 비욘드`는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6위는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이 차지했다.지난 25일 개봉한 한국영화 `올레`(채병두 감독)는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최악의 하루`(김종관)와 `범죄의 여왕`(이요섭)은 나란히 11위와 12위를 기록했다.여름 성수기 극장가를 이끈 `부산행`(7위)과 `인천상륙작전`(8위)도 막판 관객몰이 중이다. `부산행`은 현재까지 1천138만2천716명을 동원해 `변호인`(1천137만4천610명)을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1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지난달 27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도 누적관객 691만9천81명을 기록해 700만 돌파를 눈앞에 뒀다. /연합뉴스

2016-08-29

일본군 위안부 다룬 영화 `침묵` 내달 日서 상영

재일동포 2세 박수남(여·81) 감독이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영화로 지난 6월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에서 첫선을 보였던`침묵`이 일본 요코야마(橫浜)에서 상영된다.90분 길이의 `침묵`은 오는 9월 10일 요코하마시 고호쿠(湖北)구 스페이스 얼터에서 특별시사회 형식으로 일본 관람객에게 선보인다고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기관지인 민단신문이 25일 전했다.두 차례 상영과 함께 박 감독과 관객이 만나는 토크쇼도 진행될 계획이다.박 감독은 영화 `아리랑의 노래-오키나와로부터의 증언`(1991년)을 만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할머니들을 돕는 모임`을 구성해 그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1994년부터 4년간 함께 투쟁했다.`침묵`은 바로 이 과정을 영화화한 것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밝힌 위안부 15명이 반세기 만에 침묵을 깨고 일본을 찾아가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의 기록이다.영화는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던 오키나와의 배봉기 할머니로부터 1996년국민기금(아시아 여성기금) 반대 투쟁까지의 이야기와 2014년 박 감독이 한국을 찾아 속리산의 이옥선 할머니를 만나고 인터뷰하는 이야기 등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박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해 원폭 피해, 오키나와 전쟁, 강제노역 문제 등을 영화로 꾸준히 제기해 왔다.원폭 피해를 다룬 `또 하나의 히로시마`(1986년), 태평양전쟁 말기 오키나와 전투에서 겪은 조선인과 원주민의 참상을 담은 `옥쇄의 진실`(2012년) 등이 그것이다. /연합뉴스

2016-08-26

“새 캐릭터 확신에 또 한번 사극 선택”

사극 전문 배우로 정평이 난 한류스타 이준기(34)가 퓨전 사극으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아온다.이준기는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로 온 현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고려 태조 왕건의 넷째 아들 4황자 왕소 역을 맡았다.이준기는 24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달의 연인` 제작발표회에서 “외롭고 인간의 정에 대한 결핍을 안고 살아가던 왕소가 현대에서 고려로 온 해수를 만나 마음을 풀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상당히 공감이 갈 것”이라고 소개했다.왕소는 현대적 감성을 가진 고려 소녀 해수와 애틋한 로맨스를 펼치면서도, 권좌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에서는 냉혹성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인물로 그려진다.얼굴에 난 흉한 상처 때문에 얼굴의 반을 가면으로 가린 왕소는 `개늑대`로 불리며 맨손으로 짐승들을 도륙하는 야수성을 드러내지만, 어머니의 냉대로 번민하는 모습은 상처 입은 야수처럼 연민을 자아낸다.생모인 황후 유씨는 남편인 태조 왕건의 사랑을 독점하기 위해 아들을 인질로 삼는 비정한 여인이다.이준기는 “젊고 아리따운 황자들 사이에 이미 낄 수 있는 나이가 아닌데 운 좋게 마지노선에 턱걸이를 해 고군분투했다”며 “신구의 조화와 화합을 목표로 삼고 젊은 배우들과 선배 배우들이 결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그는 사극 위주의 작품 선택에 대해 “많이 고민되고 부담이 되는 부분이지만 작품이 끝나면 이준기식으로 해석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사극을 좀 배제하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선택을 했다”며 “이번에도 이준기가 왜 이작품을 선택했나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준기는 영화 `왕의 남자`(2005)로 시작해 SBS TV 드라마 `일지매`(2008), MBC`아랑사또전`(2012), KBS `조선총잡이`(2014), MBC `밤을 걷는 선비`(2015) 등 사극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이준기는 천만 관객을 모은 `왕의 남자`에서 조선시대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감우성)의 동료 공길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으며, 중국 등 해외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20부작으로 100% 사전제작된 `달의 연인`은 오는 29일 1, 2편이 연속 방송된다. /연합뉴스

2016-08-26

“중견 여배우 설 자리 많지 않아 안타까워”

▲ 개봉을 앞둔 영화 `범죄의 여왕`의 주연 배우 박지영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있다.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지닌 사람이 그렇고, 주변 사람에게까지 사심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그렇다.25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의 여왕`의 주인공 `양미경`과 그 역을 연기한 배우 박지영이 바로 이런 부류의 사람일 듯하다.개봉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지영은 배우로서의 프로다움과 함께 그 자체로 인간적인 매력을 물씬 뿜어냈다.상기된 표정으로 영화 이야기를 할 때는 데뷔 27년 차의 중견 여배우다운 모습이 느껴지다가도, 자신이 영화 속 `미모 담당`이라며 불쑥불쑥 농담을 꺼낼 때는 푼수 같고 소녀 같은 면모도 드러냈다.그가 주연한 `범죄의 여왕`은 사시 2차를 앞둔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한 달 수도요금 120만 원이 나오자 관리사무소에 따지러 갔다가 범죄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 아줌마 `양미경`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요섭 감독은 박지영과 이야기를 나눠본 뒤 `양미경=박지영`이라며 바로 캐스팅했다 한다.`양미경`은 흔히 뽀글거리는 파마머리와 억척스러움으로 대표되는 다른 영화 속 아줌마와는 사뭇 다르다. 모성애와 정의감이 넘치는 데다, 미모까지 빼어나다. 비록 시골 미용실 원장이지만 아들을 만나러 서울에 갈 때는 `북유럽풍 빈티지` 치마에 빨간 구두를 신는 등 한껏 멋을 낸다.아무리 영화지만 장성한 아들을 둔 아줌마치고는 너무 젊어 보이는 것이 아니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러자 박지영은 “나도 실제로 대학생과 고등학생, 두 딸을 둔 40대 후반의 엄마”라면서 “딸들과 밖에 다니면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고 웃었다.그러면서 “`양미경`은 오로지 제 아들만 생각하고 수도요금 때문에 싸우는 드세고 그악스러운 아줌마가 아니다”면서 “미모에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사랑과 정의감 넘치고, 해야 할 일은 꼭 하는 아줌마”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범죄를 감지하는 `촉이 좋은` 아줌마로 나온다. 박지영은 `촉이 좋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해 사랑과 관심을 가질 때만 가능한 설정이라고 부연했다.박지영은 이번에 공교롭게도 `다작 배우`가 됐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그리고 영화 `범죄의 여왕`까지 일주일 내내 TV와 스크린에서 얼굴을 비치게 된 것이다. `달의 연인`과 `범죄의 여왕`은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방송과 개봉 시기가 우연히 겹친 탓이다.하지만 충무로에서 중견 여배우가 설 자리가 많은 것은 아니다. 박지영은 “관객 대부분이 여자라서 그런지, 제작자들이 여배우들을 쓰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젊은 감독들이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그런 영화에 관객들이 많이 든다면 여배우들에게 기회가 더 많이 올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천생 배우`여서일까. 박지영은 해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면서 까닭 없이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시상식을 보고 있으면 가슴 한쪽이 뜨거워지고 흥분됩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한때 PD였던 남편에게 `나는 언제쯤이면 이런 증상이 없어질까?`라고 묻기도 해요. 그래도 제 나이 60살 정도 되면 그런 상을 탈 날이 오지 않을까요? 호호” /연합뉴스

2016-08-25

“배우로서의 원동력은 연기에 대한 욕심”

“배우라면 비슷한 캐릭터도 다르게 표현해야 합니다. 100가지 역할이 있다면 다 해보고 싶어하는 게 바로 배우거든요.”배우 박근형은 올해 77세로, 경력 57년 차의 배우다. 1959년 데뷔 이후 TV 드라마, 영화, 공연, 연극까지 출연한 작품만 200편이 넘는다.그런 그가 최근 필모그래피에 작품 하나를 더 추가했다. 그가 주연한 영화 `그랜드파더`(이서 감독)다.이달 말 `그랜드파더` 개봉을 앞두고 23일 서울 인사동의 한 호텔에서 박근형을 만났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보여준 그는 60년 가까이 한우물을 팔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배우로서의 끝없는 욕심”을 들었다.그는 “내 또래의 다른 사람이 맡은 배역을 보면서 `나 같으면 그렇게 연기하지 않았을 텐데`라며 자꾸 비교해보고, 도전해보고 싶어진다”고 했다.`연기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박근형이지만 `그랜드파더`에서 주인공 `기광` 역할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기광`은 베트남 참전용사로 고엽제 후유증과 전쟁의 트라우마를 잊으려 술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 어느 날 아들의 자살 소식을 듣고 달려간 장례식장에서 유일한 혈육인 손녀(고보결)를 만난다. 그리고 아들의 심상치 않은 죽음과 손녀, 주변 인물들 사이에 얽힌 사연과 음모를 알게 되면서 직접 엽총과 장도리를 들고 복수에 나선다.박근형은 “한 작품 안에서 이처럼 변화무쌍한 감정을 표현한 건 이 영화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근형은 홀로 사는 노인의 외로움과 아들을 잃은 슬픔, 손녀에 대한 연민 등 조금씩 변해가는 감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많지 않은 대사 대신에 깊은 눈매와 굵은 주름 하나하나에도 내면을 투영했다.그는 “대본을 받았을 때 조직범죄에 맞서 싸우는 상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다”면서 “자기만 살려고 평소 어울려 지내던 이웃에게 엄청난 위해를 가하는, 경쟁 사회 속 우리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이 영화는 리암 니슨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테이큰` 시리즈와 주로 비교된다.박근형은 “`테이큰`은 납치된 딸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활약을 주로 다뤘다면, `그랜드파더`는 한 남자가 하나뿐인 혈육에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굳이 따진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토리노`와 감정상으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랜토리노`(2008년)는 한국전 참전용사인 노인이 이웃집 이민자 가족과의 소통을 통해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 은퇴작이다.총 50회차로 진행된 `그랜드파더`의 촬영 과정은 70대 베테랑 배우에게도 녹록지 않았다. 한여름 불볕더위에 폐쇄된 공간에서 촬영하면서 어지럼증을 느껴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고,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버스 기사인 주인공을 연기하려 버스운전 면허까지 직접 땄다.철저한 프로 근성 때문에 타고난 배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남다른 노력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1940년 전북 정읍의 부잣집 둘째 아들로 태어난 박근형은 어렸을 때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로 유학 와 휘문고를 다녔지만, 고교 때 전국 연극경연대회에 나가 연기의 맛을 안 뒤 진로를 바꿨다. 고교 졸업 후 1년 동안 충무로에서 연기 수업을 받고 당시 처음 개설된 중앙대 연극영화과(1959년)에 진학해 본격적인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물론 그의 연기 인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1969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프리랜서` 선언한 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 마음에 드는 작품만 골라 출연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경제적 여유가 없었고, 30대 후반에 가서야 아이들 학비 정도를 집에 가져다줄 정도가 됐다 한다.박근형은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고, 항상 위태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소속된 곳이 없는 만큼 누군가 불러줄 때를 대비해 항상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이며 철저히 준비를 했다고 한다.그 덕분일까. 70대 후반인 지금까지 불러주는 곳이 많아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박근형은 얼마 전 막을 내린 연극 `아버지`에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 `앙드레` 역을 맡아 40년 만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섰다. 지금은 SBS 아침 드라마 `사랑이 오네요`에도 출연 중이며, 영화 `그랜드 파더`는 이달 31일 극장에 내걸린다. /연합뉴스

201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