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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막은 ‘대한민국 국민’ 노벨평화상 후보됐다

국제 정치학계의 거두들이 12·3 비상계엄을 저지한 대한민국 국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19일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세계정치학회(IPA) 전·현직 회장 4명이 지난달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한국의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추천인은 지난해 7월 서울서 열린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 수석조직위원장이었던 김 교수를 비롯해, 세계정치학회장을 지낸 파블로 오나테 스페인 발렌시아 대학 정치학 교수, 유럽정치학회 회장을 지낸 데이비드 파렐 아일랜드 더블린 대학 정치학 교수, 남미정치학회 현직 회장인 아줄 아구이알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학교수 등 4명이다. 이들은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한 시민의 노력을 ‘빛의 혁명‘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헌법적 위기를 내전이나 탄압 없이 비폭력적 시민 참여로 극복해낸 글로벌 모범 사례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빛의 혁명’은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글로벌 석학들이 이를 추천한 것은 민주주의 수호 의지가 글로벌 모델이 됐다는 취지다. 노벨평화상 추천을 김 교수에게 처음 제안한 이성훈 성공회대 시민평화대학원 및 아시아비정부기구학(MAINS) 대학원 겸임교수는 “처음에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 특정 단체나 대통령을 (수상대상자로) 언급하기도 했으나, 오해를 피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빛의 혁명’ 참가 시민 전체를 추천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김의영 교수는 ‘빛의 혁명’의 개요와 역사적 배경, 국제적 의의를 설명한 30여쪽의 영문 설명자료도 작성해 노벨위원회에 제출했다. 설명자료에는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부터 2026년 초까지 불법적인 비상권한 행사로 촉발된 심각한 헌법적 위기에 직면했으나, 법치와 시민 참여, 절제된 비폭력에 기반해 내전이나 대규모 탄압, 국제적 갈등 확산 없이 헌법 질서가 복구됐다고 강조돼 있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민주주의 후퇴의 시기에 한국이 6개월 만에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을 전 세계가 놀랍게 지켜봤다. 그 중심에는 소위 민주주의 복원력이란 우리 국민의 힘이 있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엑스(X·옛 트위터)에 “인류사의 모범이 될 위대한 대한 국민의 나라, 대한민국이었기에 가능했다“며 “대한민국은 합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올렸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2-19

군민 생활 밀착형 소통, 칠곡군 문자알림서비스 주목

“문자 한통으로 중요한 생활정보 안내 받아요~.” 칠곡군은 군민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군정 문자알림서비스’를 운영하며, 이 서비스가 군민들의 일상에서 중요한 소통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인 군민은 약 1만5000명에 달하며, 문자 한 통으로 재난, 행사, 복지 등 다양한 군정 소식을 제공받고 있다. 정보가 공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때 챙기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 가끔 있었다. 특히, 인터넷 검색이나 SNS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종종 혜택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칠곡군은 문자알림서비스를 도입하여, 주요 재난·재해, 교통 통제 안내, 문화 행사 일정, 복지 지원 정보 등을 군민들에게 손쉽게 전달하고 있다. 문자알림서비스는 군민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정보만을 선정해 보내며, 군청 홈페이지나 게시판을 찾아보지 않아도 휴대폰으로 필요한 정보를 즉시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유용하다. 예를 들어, 대상포진 예방접종 안내 문자가 발송된 후, 군청에는 접종 관련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이를 통해, 이전에는 놓쳤던 정보들이 문자 하나로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SNS나 언론 홍보만으로는 모든 군민에게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다”며, “문자 서비스는 직접적으로 군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민들은 문자 수신을 위해 무료로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절차는 간단하다. 칠곡군 홈페이지나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신청할 수 있으며, 서비스 이용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칠곡군은 앞으로도 생활밀착형 소통 방식을 통해 군민과의 거리를 좁히고, 정보 격차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한 통의 문자로 군민과 행정을 이어주는 칠곡군의 문자알림서비스는 군민들의 생활 속 중요한 정보 전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2026-02-19

대구시향, 2·28민주화운동 기념 특별연주회 ‘기억과 울림’ 개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대구시민주간 및 2·28민주화운동 66주년을 기념해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특별연주회 ‘기억과 울림’을 개최한다. 대구시민주간은 국채보상운동기념일(2월 21일)부터 2·28민주화운동기념일(2월 28일)까지 이어지는 기간으로, 대구의 역사와 시민정신을 되새기며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대구 2·28민주화운동은 1960년 2월 28일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와 독재 체제에 반대해 대구 지역 학생들이 주도한 민주화 운동으로, 이후 전국으로 확산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이번 공연은 시민주간의 취지에 맞춰, 문화공연을 통해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현대적 가치를 차분히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구시향 부지휘자 박혜산의 지휘 아래 소프라노 이채영, 테너 최호업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1부에서는 오페라 서곡과 아리아, 한국 가곡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희망,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며, 2부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9번’을 통해 역사적 현실을 음악으로 재조명한다. 공연은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서곡으로 시작한다.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 곡은 운명과 선택의 갈림길에 선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강렬한 관현악으로 표현한다. 긴장감 넘치는 선율은 역사적 기억을 마주하는 오늘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이끌어낸다. 이어지는 성악 무대에서는 테너 최호업이 윤학준의 ‘마중’을 통해 기다림과 그리움을 담백하게 노래하며, 레하르의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으로 사랑과 헌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소프라노 이채영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사랑스러운 그 이름’으로 순수함을, 한태수의 가곡 ‘아름다운 나라’로는 일상의 풍경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1부의 마지막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로 장식된다. 이채영과 최호업의 화려한 듀엣은 경쾌한 리듬으로 객석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전반부를 마무리한다. 휴식 후 2부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9번’이 연주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5년 작곡된 이 곡은 당초 소련 승리를 기념하는 대규모 작품으로 계획됐으나, 최종적으로는 간결한 신고전주의적 색채 속에 작곡가의 내면을 드러낸다. 경쾌한 유머와 서늘한 긴장감이 교차하며, 전쟁 이후 예술가가 겪은 복합적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박혜산 부지휘자는 “2·28민주운동과 국채보상운동은 대구 시민의 자부심이자 역사”라며 “이번 공연이 시민들과 함께 소중한 과거를 돌아보고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19

봉화군, 전기자동차 302대 보급…“무공해차 전환 가속화”

봉화군이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내연기관 차량의 무공해차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군은 올해 관련 예산과 지원 물량을 크게 늘려 군민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친환경 교통체계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약 17억 원을 투입해 승용·화물·버스 등 110대의 전기차를 보급했다. 특히 농가와 소상공인 수요가 높은 전기화물차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내연기관 대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사업 규모를 한층 확대했다. 총 3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302대(승용 170대, 화물 100대, 이륜 30대, 버스 2대)를 보급한다. 수요 증가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 개정에 따라 ‘전환지원금 100만 원’을 신설했다. 최초 출고 후 3년 이상 경과한 내연기관 차량(하이브리드 제외)을 폐차하거나 판매 후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족 간 증여·매매 차량은 제외해 부정 수급을 차단한다. 군은 이를 통해 노후 차량의 실질적 교체를 유도할 계획이다. 농촌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전기화물차 물량을 100대로 확대해 근거리 이동과 농작물 운반에 활용하도록 하고, 전기이륜차 보급도 병행한다. 고유가 상황 속 연료비 절감과 소음·매연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충전 인프라도 확충한다. 올해 급속 27기, 완속 10기 등 총 37기를 추가 설치해 공공기관과 읍·면 지역, 주거 밀집 지역 중심으로 접근성을 높인다. 사업 공고는 군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신청은 2월 12일부터 접수한다. 박현국 군수는 “전기차 보급 확대는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과제”라며 “군민이 체감하는 친환경 교통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6-02-19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강한 리더십 요구가 지지로⋯성과로 평가받겠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2일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경북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대구의 국채보상운동은 누가 대신 해결해주기를 기다린 운동이 아니었다. 우리 문제를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시민의 결단이었다”며 “그 정신이 대한민국을 움직였고, 그 정신이 산업화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결단과 추진력으로 대한민국의 대동맥을 건설했던 리더십이 지금 대구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일문일답. -대구시장 출마 결심의 핵심 동기는. △출마의 가장 큰 동기는 대구의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이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가 장기간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정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청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산업은 고도화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학창 시절 대구에서 성장하며 이 도시의 자부심과 에너지를 체감한 세대다. 그런데 지금의 대구는 과거의 위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구가 변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출마로 이어졌다. 이것은 개인적 정치 행보라기보다 도시의 방향을 다시 세우겠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선택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며 통합지자체장 출마 계획은. △행정통합은 원칙적으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다. 다만 통합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통합 이후 재정 구조, 권한 배분, 산업 전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통합이 선언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시너지로 이어져야 한다. 통합지자체장 출마 여부는 개인적 의지보다 시민과 도민의 선택, 그리고 통합 이후 지역 발전 전략에 달려 있다. 저는 특정 직위를 목표로 움직이기보다 대구·경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합이 된다면 그에 걸맞은 준비와 전략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와 경북은 이미 생활권과 산업권을 공유하고 있다. 통합 여부와 관계없이 공동 산업벨트 구축, 연구개발 협력, 광역 교통망 연계가 필요하다. 방위산업과 에너지, 로봇 산업을 연계해 광역 단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각 지역의 강점을 결합해 중복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TK통합 특별법과 TK신공항 특례 제외에 대한 입장은. △TK통합 특별법은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역의 핵심 현안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분명 아쉬움이 있다. 특히 TK신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물류·산업·방위산업과 직결된 전략 자산이다. 특례에서 제외된 부분은 국회와 협의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법은 한 번 제정됐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재정·행정 지원을 확보하고, 실질적 추진 동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정치적 공방보다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현재 대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청년 유출과 산업 구조의 정체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장기적으로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구의 평균 연령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대구에는 후방 제조 기반은 있지만, 이를 끌어올릴 앵커 기업이 부족하다. 결국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AI, 데이터, 로봇,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집적화해 ‘대구형 산업혁명’을 추진하겠다. 세계 흐름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AI다. 대구는 로봇 테스트베드와 정밀부품 산업 기반이 있다. 문제는 AI와의 접목과 고부가가치화인데 납품 구조를 넘어 연구·실증·소비가 지역 안에서 이뤄지는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앵커 기업 유치도 그 맥락에서 추진하겠다. 동시에 주거·문화·교육 환경을 개선해 청년이 정착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와 정주 여건을 동시에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 전환과 청년 정책을 병행해야 대구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국과 세계에서 유학 오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시민들이 변화와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경제 전문가나 정치적인 경륜을 따졌다면 저를 선택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저를 압도적으로 지지를 해준 이유는 관료나 정치인 출신 등이 아닌 기존 정치 경로와는 다른 배경을 가진 후보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계신 것으로 해석한다. 최근 국민의힘이 책임 당원 수가 많아졌다. 이는 그동안은 공천 과정이든 당 내에 있어서 결정 과정이든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심이 ‘적극적으로 정책 결정이든 후보 결정이든 관여하겠다’라는 뜻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오랜 기간 경제 지표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은 다른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론조사는 과정일 뿐 결과가 아니다. 본선에서는 정책의 구체성과 실행 계획이 더 중요하다. 저는 지지율에 안주하지 않고 산업 전략, 재정 운용, 청년 정책 등 구체적 비전으로 평가받겠다. -현역 국회의원들과의 경쟁에서 자신만의 강점은. △대전 MBC 대표이사도 3년 가까이했고, 방통위원장 경험도 있고, MBC 본사에서 기획본부장, 보도본부장 등 경영진 경험이 있다. 특히 기획본부장으로 있을 때 MBC 본사도 매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공공기관장과 기업 경영을 통해 예산·인사·전략을 총괄한 경험은 행정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지자체장도 비전과 방향성을 가지고 이끈다는 점에서 경영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저의 이력이 위기 상황에서 결단과 추진력을 보여온 점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또 기존 정치 경력 중심의 이력과는 다른 배경에서 도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차별성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또 한 명의 정치인이 아니라 성과를 내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자체장이 된다면 필요한 분야에는 전문 행정 인력을 배치해 팀으로 성과를 내겠다. -야당 정부 상황에서 예산 확보와 협력 방안은. △과거를 보면 미래가 조금 예측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구가 지방자치 30년 이래 민선 8번 선거를 치렀다. 지금까지 정부와 같은 당일 때가 더 많았다. 과거 같은 진영 정부에서도 성과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았다. 결과는 1인당 GRDP 꼴찌 아닌가. 진영을 넘어 시민 이익을 우선하겠다.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고,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 결국 리더십과 전략의 문제다. 수갑을 찼던 상황에서도 1% 미만의 확률을 뚫고 나왔고, 전쟁 현장에서도 살아 돌아왔다. 대구를 꼴찌에서 탈출시키라는 미션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대구 발전을 위한 실용적 접근을 하겠다. -현재 전국에서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없었다. 여성 후보로서의 도전 의미는. △저의 이력을 보면 대한민국의 여성 최초 종군 기자, MBC 여성 최초 보도본부장, 여성 최초 기획본부장, 여성 최초 워싱턴 특파원, 여성 최초 워싱턴 지사장, 여성 최초 지역사 사장, 방통위원장도 위원장은 여성 최초다. 광역단체장 역시 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자리가 돼야 한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보면 일본에서 처음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우익 성향으로 평가받는 다카이치 총리는 아주 강한 리더십을 보이면서 의회 의석을 3분의 2 이상 얻었다. 이번 도전이 또 다른 여성 리더십의 길을 넓히고 유리천장을 깨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성별이 아니라 실력과 결과로 증명하겠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주요 약력 △남도초, 구남여중(현 구남중), 신명여고(현 신명고) 졸업 △경북대 영어교육 학사, 한국외대 동시통역대학원 한영동시통역학·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국제공공정책학·서강대 언론학 석사 △문화방송 보도국 입사 △대전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 △사단법인 하얀코끼리 고문 △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향대학 객원강의교수 △(재)성곡언론문화재단 비상임 이사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국민캠프 조직본부 시민사회총괄본부 대변인 △제11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글·사진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9

포항시,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최대 300만 원 지원

포항시가 고물가 시대에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실속 있는 스몰웨딩 문화 확산을 위해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지원사업을 지난해 대비 대폭 확대해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기존 5쌍에서 10쌍으로 두 배 늘었고, 한 쌍당 지원금도 최대 3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에는 5쌍에게 150만 원씩 지원했다. 재원 규모와 지원 단가가 모두 확대되면서 청년 예비부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효과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 대상은 만 19세부터 39세 이하의 도내 6개월 이상 연속 거주자 중 현재 포항시에 거주하는 (예비)신혼 부부다. 양가 합산 하객 100명 이하의 소규모 예식을 진행하면 예식장 대관료를 비롯해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일명 ‘스드메’), 식비, 촬영비 등 실제 결혼식에 드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대형 예식장이 아닌 카페, 교회, 성당, 포항의 관광명소 등 다양한 공간을 예식 장소로 활용하는 부부를 지원함으로써 획일화된 결혼식 문화에서 벗어난 개성 있고 의미 있는 결혼식 정착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청 자격 및 제출서류 등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여성가족과 저출생대책팀으로 하면 된다. 이원한 여성가족과장은 “이번 사업이 청년들의 결혼 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실속 있고 개성 있는 작은 결혼식 문화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2-19

北김여정 “정동영 재발 방지 의지 높이 평가...재발시 끔찍한 사태 직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9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한 한국측의 무인기 도발 행위에 대해 공식 인정하고 다시 한번 유감과 함께 재발 방지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렇게 말하고 “스스로를 위태롭게 만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재삼 강조하지만 그 주체가 누구이든, 어떤 수단으로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에 대한 침해행위가 재발할 때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위협이 아니라 분명한 경고”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주권침해도발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 조치를 강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 자체의 보존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군사지도부는 한국과 잇닿아있는 공화국 남부 국경 전반에 대한 경계강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을 갖고 무인기 사건의 재발방지책으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포함하여 기존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3일에도 정동영 장관의 무인기 침투에 대한 유감표명에 대해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하면서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9

尹 ‘내란 우두머리’ 오늘 1심 선고...지귀연 재판부 내란 인정 여부 관심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19일 나온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417호 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연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군·경 수뇌부 7명도 함께 선고받는다. 선고 공판은 생중계된다. 윤 전 대통령이 불출석하면 선고가 미뤄진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날 쟁점은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하느냐 여부와 형량. 앞서 한덕수 전 총리, 이상민 전 장관의 1심 선고를 맡은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헌 문란 목적으로 한 폭동, 즉 내란”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혐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한 뒤 12·3 비상계엄의 내란죄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내려질 형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란특검팀은 “내란은 헌법이 설계한 민주적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범죄”라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하려 했다“며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 내란 범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 추궁은 헌정질서 수호와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비상계엄 사태가 사회 전반에 갈등과 국론 분열을 초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진지한 성찰이나 책임인식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뿐이다. 특검은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에 대해선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조 전 청장에겐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19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메달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메달을 드디어 목에 걸었다. 최민정·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로 팀을 이룬 한국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4초107), 캐나다(4분4초314)를 제치고 우승했다.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던 최민정은 통산 6번째 메달을 목에 걸며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이 공유한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기록(6개) 타이를 이뤘다. 또한 쇼트트랙 전이경(4개)과 더불어 한국 선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쇼트트랙 여자 계주 종목은 이전까지 역대 8차례 열린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낼 정도로 한국대표팀의 강세 종목이었다. 하지만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고, 이번에는 이탈리아·캐나다·네덜란드 등 동계종목 강세국들의 도전이 만만찮아 금메달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걱정도 많이 있었다. 이번 금메달은 그런 우려를 보기좋게 날려버린 쾌거였다.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에서는 대회 4번째 메달이지만 금메달은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 15일 준결승에서 캐나다, 중국, 일본을 제치고 조 1위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경쟁한 한국 대표팀은 1번 주자 최민정이 선두를 꿰차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한국은 레이스 중반 강력한 우승 후보인 네덜란드가 이탈하며 3위로 선두권을 추격하다가 막판 최민정이 역전을 주도하고 김길리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 선두를 지켜낸 뒤 환호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9

여자 컬링, 19일 캐나다 꺾으면 준결승 진출…18일 스웨덴에 8-3 승리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18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예선에서 1위를 달리던 스웨덴을 8-3으로 대파하면서 준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전날 ‘세계랭킹 1위’ 스위스와의 대회 라운드로빈 7차전에서는 아깝게 5-7로 패한 한국은 전날 4강 진출을 확정한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승리를 거뒀다.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구성된 세계랭킹 3위 이날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세계랭킹 4위)과 라운드 로빈 8차전에서 7엔드 만에 8-3으로 대승했다. 5승 3패를 기록한 한국은 19일 캐나다와 예선 마지막 경기서 승리하면 상위 4개 팀이 붙는 준결승에 진출한다. 이번 대회 컬링 여자부에선 10개 팀이 한 차례씩 맞붙는 라운드로빈을 치러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전에서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후공으로 시작한 1엔드에서 김민지의 정교한 샷으로 하우스 안에 스톤 3개를 모은 뒤 김은지가 마지막 스톤으로 스웨덴의 2번 스톤을 밀어내며 대거 3점을 선취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선공이던 2엔드에서도 1점을 추가했다. 스웨덴의 스킵 안나 하셀보리가 마지막 드로에 실패하면서 한국이 1점을 챙겼다. 4-0으로 벌어지자 스웨덴은 흔들렸다. 하셀보리는 3엔드에서 7번째 스톤으로 버튼 안에 있던 한국의 2개 스톤을 더블 테이크로 처리하려 했으나 조준이 빗나가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2득점에 성공, 6-0으로 달아났다. 대표팀은 전의를 상실한 스웨덴을 상대로 4엔드에서도 2득점에 성공, 8-0으로 격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국은 선공인 5엔드를 1실점으로 막은 뒤 후공을 잡은 6엔드에서 전략상 1실점하면서 8-2가 됐다. 7엔드에선 센터 가드 작전을 펼친 스웨덴을 상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가드 스톤을 밀어내면서 득점 기회를 엿봤고, 1실점으로 엔드를 마무리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8

첫 TK통합단체장 선출 가시화에 분주한 정치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며 6·3 지방선거 첫 TK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해졌다. 처음 치르는 광역 선거인데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촉박할 것으로 보여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TK행정통합 특별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을 흔들림 없이 처리하겠다”며 24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달 안에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11일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이달 말까지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행정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내 TK행정통합이 통과되면 대구와 경북도를 통할하는 1명의 단체장이 사상 처음으로 배출된다. TK지역에는 이미 여러 출마자들이 나선 상태다. 대구시장에는 국민의힘에서만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추경호(대구 달성)·유영하(대구 달서갑)·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의원을 비롯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경북도지사 역시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지사,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전 포항시장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실제 통합 단체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선거 지역은 배로 넓어진다. 오랜 기간 현재의 행정 구역 상태로 선거를 치러온 만큼 각 후보들의 인지도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타 지역을 넘어가면 누군지 잘 모른다”며 “선거 시기도 촉박해 인지도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통합 단체장 선거가 통합 대상인 대구와 경북 간 대결 구도로 짜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유권자 수가 더 많은 경북 지역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각 지역별 이해 관계에 따라 표심이 갈릴 수도 있다. 이런 변수를 감안할 경우 인지도와 지역 내 조직력을 갖춘 인사가 당내 경선에서 상당히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특성을 고려할 때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이른바 여론 형성 주도층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면서 “시간은 촉박하고, 선거 지역은 배로 넓어진 만큼 유권자를 많이 만나는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전망했다. TK통합단체장 선거가 가시화되면서 정부 여당에서는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 여부에 관심에 쏠린다. 지역 정가에서는 중량급 후보가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 뚜렷한 인사는 없지만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선거 등판설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8

“중도 확장이냐 지지층 결집이냐”… 尹 1심 앞둔 장동혁의 선택은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또 한 번 시험대에 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는 것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그간 국민의힘은 내란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최소화하며 사실상 침묵 기조를 지켜왔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이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지도부가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에 착수한 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서 변곡점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SBS 인터뷰를 통해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 결과가 나온다면 대표로서 그에 대한 입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후에 낼 메시지 내용과 형식, 수위와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중도 외연 확장에 대한 부분은 메시지에 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고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는 19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장 대표 메시지에 명시적인 ‘절연’ 단어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계기로 불거진 당내 갈등도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3일 친한계 배현진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러한 ‘내우외환’의 위기를 선거 체제 조기 전환과 고강도 인적 쇄신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이번 선고와 별개로 조만간 1차 영입 인재 15명을 공개하며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거는 한편, 내달 1일에는 새 당명을 발표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8

李 대통령-장동혁 다주택자 규제 놓고 충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모친의 집. 장 대표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충남 보령시 웅천읍의 단독주택으로 2022년 촬영됐다. /장동혁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설 연휴 동안 다주택자 규제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연일 부동산 메시지를 쏟아내는 이 대통령을 향해 장 대표는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한 이 대통령은 ‘선거 브로커’냐”고 비판했고, 이 대통령은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이라고 맞대응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며 “이 경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날 장 대표가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이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의 기사를 함께 공유했다. 이는 주택 6채를 보유하고 있는 장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장동혁 주택 6채’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각각의 책임으로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의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 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진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를 부담이 되도록 만들거나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도록 특혜를 줘 투기를 조장했다면 이야말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도 “왜곡된 주장이 많아 사족을 하나 붙이겠다”며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것은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 역시 장 대표가 노모의 시골집을 언급하며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재반박 성격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인구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고향 집과 노모의 거처를 지키는 지방 서민들은 투기꾼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온몸으로 받치고 있는 애국자들”이라며 “명절이라 95세 노모가 살고 계신 시골집에 왔다. (다주택을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고 적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8

사법개혁 3법 대치 전운…與 처리 추진에 국힘 필버 맞대응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앞줄 왼쪽)가 지난 4일 국회 의장실에서 향후 일정을 논의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마친 정치권에 ‘사법개혁’을 둘러싼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휴 직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관련 법안들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 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면서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상임위 연계 투쟁 등 총력 저지 방침을 세우며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2월 임시국회 입법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 본회의는 오는 24∼26일 사이에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유력한 상정 안건은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다. 판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 헌재의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재판소원제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수를 늘리는 ‘대법관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포함된다. 이들 법안은 이미 본회의에 부의돼 있다. 세부적인 처리 순서와 방식은 22일 의총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당내 및 당정 간 이견 조율이 필요해서다. 실제 법왜곡죄의 경우 당내 일각에서 ‘위헌성 소지를 제거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강경론이 맞서고 있다. 공소청법 역시 수장의 명칭을 두고 정부(검찰총장)와 당(공소청장)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을 ‘사법 파괴 악법’이자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법’으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12일 여당의 법사위 단독 처리에 반발해 청와대 오찬과 본회의를 보이콧한 국민의힘은 다가올 본회의에서 전면적인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대미투자특별법’을 고리로 한 연계 투쟁 전략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투자특별법 특위를 구성했으나, 지난 12일 첫 회의부터 파행된 바 있다. 특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는 만큼, 회의 소집 및 안건 상정 권한을 지렛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8

첫 TK통합단체장 선출 가시화에 분주한 정치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며 6·3 지방선거 첫 TK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해졌다. 처음 치르는 광역 선거인데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촉박할 것으로 보여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TK행정통합 특별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을 흔들림 없이 처리하겠다”며 24일 열릴 본회의에서의 처리를 예고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들 역시 이재명 정부의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달 안에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11일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이달 말까지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행정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사실상의 기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었다. 이달 내 TK행정통합이 통과되면 대구와 경북도를 통할하는 1명의 단체장이 사상 처음으로 배출된다. 현재까지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자들의 이합집산도 불가피하다. 대구광역시장에는 국민의힘에서만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추경호(대구 달성)·유영하(대구 달서갑)·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의원을 비롯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경북도지사에는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전 포항시장이 뛰고 있다. 이들 중 TK행정통합이 성사되면 누가 유리할지도 관심사다. 지역 정가는 통합 단체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선거 지역이 기존보다 2배 이상 넓어짐에 따라 우선은 각 후보들의 인지도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후보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밝힌 A 후보는 “자기 출마지역이면 몰라도 타 지역을 넘어가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며 “선거 시기도 촉박해 인지도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고 실정을 밝혔다. 통합 단체장 선거가 통합 대상인 대구와 경북 간 대결 구도로 짜여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럴 경우 일단은 유권자 수가 더 많은 경북 지역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경북은 각 지역별 이해 관계에 따라 표심이 갈릴 수도 있어 아직 예단은 이르다. 특히 당내 조직을 누가 선점할지는 큰 변수다. 지역정서 상 국민의힘 공천이 사실상의 이번 선거 종점이라는 면에서 당원 지지 확보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 할 수 있다. 경북의 한 의원은 “행정통합이 되면 구역이 너무 넓어 개인 혼자서 선거 운동을 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때는 현역 의원을 자기 진영에 끌어 넣는 것이 가장 확실한 표 확보”라고 진단했다. 중앙당의 흐름도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잇따라 젊은 층의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의 당 지지율 상 젊은층이 수도권 등에서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TK에서 혁신공천을 통해 바람을 일으키고 그 여파를 서울시장 등으로 밀어올린다는 계획도 그럴듯하게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이는 계획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당원 주권 시대를 주창하는 마당에 중앙에서 찍어 눌러 TK통합 단체장을 만든다는 구상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초대 TK통합단체장에 오르기 위해서는 TK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관건은 현역 의원 확보고, 그 다음은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이른바 여론 형성 주도층의 표심을 잡는 것”이라고 전망한 뒤 “시간은 촉박하고, 선거 지역은 배로 넓어진 만큼 후보자들도 지금부터 표 계산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TK통합단체장 선거가 가시화되면서 정부 여당에서는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 여부에 관심에 쏠린다. 현재 뚜렷한 인사는 없지만 김부겸 전 총리의 선거 등판설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8

TK 설 민심 “먹고살기 힘들다”⋯경제난·여권 내홍에 ‘이중 불안’

설 연휴 기간 지역구 곳곳을 누빈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밝힌 설 민심은 “지역의 현재도, 미래도 불안하다”는 목소리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경제 침체와 정치권 갈등, 행정통합 논란까지 굵직한 현안이 명절 밥상에 함께 올랐다는 분석이다. TK 의원들은 18일 “이번 설 민심의 핵심은 경제와 정치에 대한 복합적 불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체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 갈등이 더해지며 지역 분위기 전반이 가라앉아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화두는 단연 생계 문제였다. 상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명절 특수가 사라졌다”, “빈 점포가 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고, 건설 경기 침체와 청년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경제가 너무 안 좋다는 걱정을 가장 많이 들었다. 건설 경기는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물가 상승에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구자근(경북 구미갑) 의원은 “자동차·철강 등 지역 주력 산업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한 비판 역시 적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 양상에 대해 “지겹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승수(대구 북을) 의원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고,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당내 분열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임종득(경북 영주·영양·봉화) 의원은 “여당 독주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리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있었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 구도 속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 요구와 비판이 교차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론은 기대보다 신중론이 우세했다는 평가다. 추경호 의원은 “통합이 곧바로 경기 개선으로 이어질지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했고, 이인선 의원은 “타 지역 사례와 비교해 실질적 이익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다. 행정통합 반대 여론이 큰 경북 북부에 지역구를 둔 임종득 의원은 “경북도청 이전 이후 이제 정착 단계인데 다시 대구 중심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며 “중앙 권한이 지방 배분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전혀 안 됐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공략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은 “당 내분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고 밝혔고, 구자근 의원은 “대구·경북마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인선 의원은 “지역에 남아 책임 있게 일할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8

TK행정통합 특별법, 행안위서 빠진 특례 조항, 국회 통과전 포함될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행정통합의 입법화는 이처럼 속도를 내고 있지만, 지역 발전의 실질적 동력이 될 핵심 특례 상당수가 소관 상임위 심사에서 반영안돼 향후 보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주요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TK 통합 특별법을 포함해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3개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일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4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이 함께 상정·처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법안의 ‘내용’이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TK 특별법안에는 △TK신공항 건설 국비 지원 의무화 △낙후지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거점 국립의대 신설 등 지역이 요구해 온 주요 특례들이 삭제되거나 일부 완화된 형태로 조정된 상태다. 통합의 상징성은 확보했지만, 실질적 재정·권한 특례는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군 공항 이전 지원’ 조항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군 공항 이전 지원’ 조항이지만, 광주·전남안에는 국가의 정책·재정 지원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반면 TK안은 통합 특별시의 자체 재원 보조와 요청 권한 중심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은 입법 절차에서 실질적인 보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가 주된 권한인 만큼, 예산이 수반되는 특례를 새로 신설하거나 대폭 수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야 간 정치적 합의가 전제될 경우 일부 조정 여지는 있지만, 물리적 시간과 대치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전면적 수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예견된 국면이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한 민주당의 속도전은 일정 부분 예상 가능했던 만큼, 상임위 단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수정 요구와 정치적 협상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의석 구조상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통과 이전 단계에서 최대한 특례를 반영하려는 TK정치권의 전략적 대응이 더 필요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법사위 단계에서는 조문 추가나 대폭 수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임위 심사 단계가 사실상 마지막 실질 협상 국면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는 우선 법안을 통과시킨 뒤 미반영된 특례를 후속 개정으로 보완하는 ‘선(先)통합 후(後)보완’ 방식이 거론된다. 특별법 역시 시행 이후 개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 환경과 여론, 정부 재정 기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추가 개정 또한 여소야대 국면과 여야 협상력에 좌우될 수밖에 없어, 단기간 내 전면적인 보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일단 대구시와 경북도는 국회 본회의 최종 의결 직전까지 특례 추가 반영을 위해 대국회 설득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법안 통과 이후 법률 개정과 정부 후속 협의를 통해 미반영된 특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병행하기로 했다. 경북도의회도 설 연휴 기간동안 의장단·상임위원장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도의회는 18일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특별법안의 심사 결과를 공유하고, 본회의 의결 전까지의 대응 전략과 향후 보완 입법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8

다카이치 총리 압도적 지지 속에 총리 재선출...집권 2기 돌입

일본 첫 여성 총리이자 집권 자민당 총재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8일 중의원(하원) 총리 지명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다시 총리로 선출됐다. 집권 2기, 105대 총리에 취임한 그는 군사력 강화와 무기 수출 확대 등 매파 정책을 빠르고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 전체 465표 가운데 354표를 얻는 압도적 득표를 했다. 자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 발의 정족수(310석·전체 의석 3분의 2)를 넘는 316석을 챙긴 만큼 이날 다카이치 총리의 연임은 사실상 예약된 상황이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총리를 중의원과 참의원(상원) 국회의원 투표로 선출한다. 여소야대 구도인 참의원(상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반에 1표가 모자란 123표를 얻었고 최대 야당 중도개혁 연합 오가와 대표가 58표로 2위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와 오가와 대표를 대상으로 치른 참의원 결선투표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과반을 겨우 넘는 125표를 획득해 승리했다. 오가와 대표는 65표를 받았다. 총리 지명선거는 참의원과 중의원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뜻을 따르게 돼 있어 앞서 실시된 중의원 투표 결과 다카이치의 총리 재선출은 확정된 상태였다. 재선출 절차를 마친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제2차 내각을 출범시킨다. 다만 각료는 교체하지 않고 모두 유임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 유신회와 연정도 이어갈 방침이다. 유신회는 내각에 참가하지 않는 이른바 ‘각외(閣外) 협력‘ 형태로 자민당과 공조 체제를 구축해 왔다. ‘강한 일본‘을 주창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내 거대 여당 탄생을 계기로 유신회와 함께 보수적 안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책임 있는 적극재정‘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 실현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방위력 강화와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을 위한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무기 수출 규정 대폭 완화, 정보 수집 기능 강화, 국기 훼손죄 제정 등에 의욕을 나타내 왔다. 나아가 1946년 공포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해 실질적 군대인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열어 새 내각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을 설명한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8

추억을 먹으러 가다

친구들과 포항 중앙상가 투어를 했다. 동지여중 시절, 학교에서 걸어 나오면 수다 몇 마디 조잘거리다 보면 바로 시내였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명승원’이 있었고, 몇 걸음 더 가면 밀크쉐이크 맛집인 시민제과였다. 튀김만두에 쫄면으로 허전한 배를 채운 후에 제과점으로 달려가 밀크쉐이크로 입가심을 했었다. 옆 테이블에는 같은 학교 친구들이 깔깔대며 방과 후를 즐겁게 보냈었다. 함께 간 J는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포항으로 직장을 정한 후 제일교회에 다녀서 시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 시절은 걸어서 갔던 시내에 지금은 차를 타고 가니 주차장이 필요하다. 육거리 가까이 공영주차장 타워가 있어서 그곳에 두고 우체국까지 걸었다. 늘 약속 장소는 우체국 앞이니까. 오늘도 그랬다. 우체국 건물이 오래전 모습이 아닌 새 옷을 입고 반짝이는 모습으로 얌전하게 우리를 맞았다. 마치 친구네 삼촌이 사업에 성공하여 고향을 지키며 놀러 온 우리에게 오랜만이라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다섯 명이 우체국에서 만나 첫 코스로 명승원만두(054-232-5658)로 향했다. 우체국 앞에 있다가 지금은 죽도시장 쪽으로 좀 더 옮겨 앉았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가게 안이 꽉 찼다. 자리를 마련해줘서 앉으니, 메뉴가 써진 계산서와 볼펜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가게가 자리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데 명승원은 종이와 볼펜이라 아주 매력적이다. 군만두 하나, 비빔만두 하나, 쫄면 하나, 찐만두까지 네 개를 시키니, S가 양이 부족하지 않냐고 물었다. 오늘 우리는 4차까지 가야 하니 배를 다 채우면 안 되니 일단 여기까지! 계산서가 그대로이듯 만두 맛은 예전 그 맛이었다. 첫 군만두는 간장에 콕, 두 번째는 쫄면에 말아 호로록, 단무지는 찐만두와 환상의 호흡을, 비빔만두는 끝맛을 깔끔하게 만들었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며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족이라고 했다. 사장님과 딸, 며느리, 주말엔 아이들 돌봐야 하면 여동생이 빈자리를 채운다고 했다. 2차는 ‘시민제과(0507-1302-2330)’다. 1949년에 ‘시민옥’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후 3대째 이어오는 가게다. 그사이 어떤 빵이 생겼나 쟁반과 집게를 들고 한 바퀴 돌며 살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정구지퐝’이 제일 눈에 들어와서 쟁반에 올리고, 포항마들렌과 오래 사랑받는 찹쌀떡, 늘 먹었던 ‘사라다빵’까지 올리니 한가득이다. 밀크쉐이크도 주문해서 2층에 앉아 추억을 꺼냈다. 빙수 먹으며 미팅했던 이곳 바로 맞은편 시민극장에서 영화 봤던, 포항 백화점으로 무궁화 백화점으로 옷 사러 다닌, 맞은편 금강제화에서 구두티켓으로 명절맞이 새 구두를 샀던 기억까지 소환하다 보니 커피가 간절했다. 큰길 건너편 아라비카로 향했다. 신호등 앞에 서니 그 시절에는 조흥은행이 있던 곳에 신한은행이 있었다. 그 너머에 아라비카가 있다. 각자 좋아하는 커피와 음료수를 주문하며 20대에 아라비카와의 추억을 나누었다. 그사이 오후 햇살이 기울어 어두워지니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초원통닭(054-247-3313)’이 우릴 기다렸다. 걸어서 가며 보니 화려하던 거리가 썰렁해져 많이 아쉬운 마음이었다. 초원 통닭의 여러 메뉴를 골고루 시켰다. 마리 째 튀긴 영계 통닭에는 마늘 소스를 뿌려 달라고 하고, 안주(按酒)인 닭똥집은 튀겨서 파와 당근을 넣은 무침을 올려주어서 상큼했다. 대표 메뉴인 삼계탕은 맑고 깔끔했다. 치킨무와 깍두기, 무와 고추를 절인 장아찌가 입맛을 돋우었다. 저녁 시간 내내 배달하는 스쿠터 기사들이 드나들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오래 한자리를 지켜주어서 고마웠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6-02-18

2026 대구마라톤, 국제 축제로 승화시켜 가야

22일 열리는 2026년 대구마라톤은 올해 국내에서 개최될 세계육상연맹 인증 첫 마라톤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라톤대회다. 2001년 1회 대회 시작 이래 매년 대회 규모가 성장하면서 2011년 세계육상대회 개최를 계기로 국제적 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2023년 대회부터 세계육상연맹 인증의 골드라벨 대회로 승격하였으며, 국내 4대 마라톤대회로 손꼽히는 등 국제육상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행사다. 작년 9월 2026 대구마라톤 마스터즈 풀코스 참가자를 접수한 결과, 하루만에 총 1만6000여 명이 신쳥을 해오는 기염을 토했다. 전년 81일에 걸쳐 모집한 풀코스 참가자 1만3000명을 하루 만에 넘어선 숫자였다. 이는 대구마라톤에 대한 전국 마라토너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 하겠다. 현대의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시민이 늘어나 스포츠가 도시의 힘이 되고 도시를 변화시킨다. 국가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높인다. 영국 맨체스터는 세계 축구 팬들의 성지로 통한다. 축구 경기를 보러 세계에서 연간 1200만명이 찾는다. 경기가 열리면 지역관광과 숙박업 등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도시의 글로벌 인지도가 더 높아진다. 마라톤은 개인적으로는 건강 유지와 자신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이면서 사회적 연결성이 높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한다. 장시간에 진행되면서 도시의 훌륭한 경관을 세계에 알리는 경기로서 적합하다. 대구마라톤은 이제 세계 메이저대회 반열에 들고자 한다. 아직은 세계 신기록이 나오지 않았지만 신기록 달성을 목표로 좋은 선수를 유치하는 전략 등 과제도 적지 않다. 그 무엇보다 마라톤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열기가 뒷받침돼야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시민의 참여와 열기를 모으기 위한 문화관광축제로서 분위기 조성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22일 열리는 대구마라톤의 성공은 대구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젊고 역동적인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알리는 좋은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2026-02-18

국힘, ‘청년중심‘공천 성과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층 공천확대에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최근 ‘청년 의무 공천제’를 언급하면서 “국회의원 지역구마다 청년 1인, 여성 1인 공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최대한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당 인재영입위원회도 “인재영입의 기조는 청년과 미래”라며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인재영입위는 조만간 청년중심의 공천대상자들을 발표할 계획이다. 장동혁 대표도 이달 초 국회 대표연설에서 선거권 나이를 현행 18세에서 16세로 낮추자고 제안했었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인재를 대거 발굴해 공천하겠다는 생각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치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청년을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에 집중 공천하면 낡은 당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더 크다. 당 내분 격화로 지지율이 바닥인 상태에서 정치신인들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갤럽이 설연휴 직전(10∼12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 민주당 44%, 국민의힘 22%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것은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우위를 차지한 지역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보수텃밭’인 대구·경북마저 민주당과 동률(32%)을 이뤘다. 청년층 지지율도 민주당에 완패했다. 20대는 민주 26%·국민의힘 18%였고, 30대는 민주 36%·국민의힘 2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사실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청년신인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전략은 당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에 적합하다. 후보 인지도가 다소 낮더라도 집권당 프리미엄으로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경우, 정치신인이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낮은 당 지지율을 극복하고 본선에서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든다.

2026-02-18

넘어지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새해 벽두, 우리는 멋진 장면을 목격했다.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두 번씩이나 추락 후 끝내 일어선 한 선수가 결국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7미터 높이의 빙벽을 타고 올라 공중회전을 거듭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위험하다. 작은 실수 하나로 경기는 물론 선수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추락은 실수를 넘어 ‘끝’처럼 보였다. 선수는 끝이라 여겨진 지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우리는 메달의 색깔과 개수에 반응한다. 결과 뒤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새벽 훈련, 실패 반복, 부모의 희생, 부상과 재활, 낙담과 희열. 특히 대한민국 선수들의 현실은 넉넉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충분하지 않은 지원과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국제 무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의 감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시 일어난다. 넘어짐을 핑계로 삼지 않고, 오히려 추락을 발판으로 삼는다. 추락은 부상을 불렀다. 누구도 기권을 비난하지 않았을 추락이었다. 선수는 통증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한 선수의 용기를 넘어, 우리가 오랫동안 공유해 온 한 가닥 기질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어려움 앞에서 체념하지 않는 끈기, 상황을 변명으로 삼기보다 한 번 더 시도하는 태도, 끝까지 가보려는 고집과 집념. 대한민국은 숱한 굴곡과 곡절을 통과하며 그런 힘을 축적해 왔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성향, 그것이 스포츠 현장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여기서 멈춰,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 헌신을 박수로만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극적인 장면에 환호하고 눈물을 나누지만, 정작 선수들이 겪는 구조적 어려움과 훈련 환경의 한계에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는가. 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투지를 ‘한국인의 미덕’으로만 칭송하는 사이, 그것이 반복적으로 개인의 희생 위에 세워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감동은 값지지만, 감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엄마!’를 외치며 무너져 내리던 장면이 깊게 남는다. 개인의 승리뿐 아니라, 함께 버틴 시간의 승리였다. 가족의 헌신과 지도자의 인내, 보이지 않는 땀방울이 한순간에 폭풍처럼 터져 나왔다. 눈물에서 과정을 읽어야 한다. 과정이 있었기에 결과가 더욱 빛났음을 확인해야 한다.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하프파이프를 마주한다. 넘어짐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다시 일어설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동시에 질문해야 한다. 선수 개인의 집념에만 기대는 시스템으로 충분한가. 그들의 도전이 더 이상 ‘기적’으로 불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 수는 없을까. 아픈 무릎으로도 가장 높은 자리에 도달했던 장면을 기억해야 한다. 선수의 투지가 개인의 희생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2026년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새해에도 어렵고 힘든 시간을 만날 터이다. 누군가는 포기하고 돌아서겠지만, 우리는 기어이 이겨내는 결기를 다져야 한다. 개인이 지난한 과정을 감내하려면 사회적 고조가 상생과 협력을 지지해야 한다. 건강하게 올라서는 새해를 당겨와야 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2-18

우리는 ‘SDGs’라는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바뤽 스피노자(1632-1677)의 명언으로 널리 알려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나는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철학으로, 현재 전 세계 147개국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숭고한 문장은, 오늘날 기후 위기와 인류 멸망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복합 위기)’ 시대에 가장 강력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이다. 과거엔 “지구 종말” 또는“인류 멸망”이라는 단어는 종교적 예언이나 공상과학 영화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기후변화, AI의 급속한 발전, 세계경제 환경의 불안정 등 수많은 불확실성에 둘러쌓인 2026년 현재, 우리는 이 단어가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실존적 경고임을 목격하고 있다. 지구 가열화(Global Warming을 넘어선 Boiling)는 ‘임계점(Tipping Point)‘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의 붕괴와 극심한 불평등은 사회적 회복 탄력성을 갉아먹고 있다. 째깍거리는 지구의 시계가 가르키는 ‘종말’은 이제 은유가 아닌 현실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과학자가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경고해 왔다. 이러한 경고와 절망적인 지표들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력감에 빠지거나‘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어차피 끝날 지구라면, 지금의 노력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절망적 상황에 낙담하여 모든 의욕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지구 종말의 위기 속에서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그 결연한 의지를 다시 소환해야 한다. 희망이 사라진 절망적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는 ‘적극적 대처(Active Coping)’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시절 스피노자가 말한 사과나무가 내세에 대한 희망이나 개인의 도덕적 완결성이었다면, 21세기 인류가 심어야 할 사과나무는 바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이다. UN(국제연합)에서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종료하고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인류와 국가가 실천해야 할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합의하였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빈곤종식,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등)와 지구 환경문제(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물, 생물다양성 등), 경제·사회문제(기술, 주거, 노사, 고용, 생산 소비, 사회구조, 법, 대내외 경제)를 2030년까지 17가지 주요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이행하는 국제사회 최대의 공동목표이며, 2015년 제70차 UN총회 및 UN지속가능개발 정상회의에서 193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는 인류라는 종(種)이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어떻게 하면 공멸하지 않고 번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최후의 실천방침이자 생존 매뉴얼이다. SDGs는 단순히 ‘우리 모두 더불어 착하게 살자‘는 캠페인이 아니라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가중되는 복합위기 앞에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UN 회원국 모두가 합의한 희망의 상징이다. 환경적 사과나무 (목표 13, 14, 15)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해양과 육상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실천의 표상이며, 사회적 사과나무 (목표 1, 5, 10)는 빈곤을 퇴치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통해 사회적 붕괴를 막는 지지대이다. 또한 경제적 사과나무 (목표 8, 9, 12)는 순환경제와 책임 있는 소비를 통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풍요를 누리는 지혜이다. 종말적 지구의 위기 앞에서 SDGs를 실천하는 것만으로 당장 내일의 온도를 바꾸지 못할 수도 있고, 공동체가 무너진 세상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할 지적, 경제적 동력조차 사라질 것이며,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단기적 이익을 쫓는 시장의 논리로는 ‘종말‘이 예견된 상황에서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지도 모른다. 이 같은 이유로 ‘내일’이라는 희망의 나무를 오늘 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모레’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나무 심기를 포기하는 순간, 종말은 확정된 미래가 되지만 반대로 우리가 SDGs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그 행위 자체가 위기의 속도를 늦추고 새로운 가능성의 창을 열게 될 것이다. 사과나무 한 그루가 숲이 되고, 그 숲이 미세 기후를 조절하듯, 개별 기업과 국가의 SDGs 이행은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변수가 될지 모른다. 우리 모두 오늘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더 나은 가치를 지향해야만 한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현세대의 미래세대에 대한 마지막 책무이다. 이제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고전적 문구는 “SDGs를 달성하겠다”를 넘어 “ESG경영을 실천하겠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 “소외된 이웃과 연대하겠다”는 현대적 실천으로 구체화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 심는 ‘사과나무’가 되어야 한다. 설령 내일 지구가 멈춘다 해도, 오늘 우리가 심은 이 나무들의 뿌리는 인류가 추구했던 지속가능한 지구와 세계를 지키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그 나무들이 모여 결국 지구의 종말을 저지하는 거대한 방풍림이 될 것이다. /서득수 지속가능ESG연구소장

2026-02-18

욕바가지

진료를 받고 약까지 챙겼다. 바람이 차다. 목도리를 여미고 잰걸음으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이 듦을 확인한 탓일까. 요즘은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마음이 가볍지 않다. 주차장에 들어서자 내 차 앞을 가로질러 화물차 한 대가 서 있다. 앞 유리에 붙은 전화번호를 찾아 눌렀다. 두어 번 신호가 가자, 곧바로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밝다. 잠시 뒤, 화물차 주인이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그는 연신 고개를 꾸벅이며 미안하다는 손짓을 했다. 차를 몰고 나가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다. 같이 고개를 숙이며 내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차에 올라 약봉지를 조수석에 두려는 순간, 누군가 차창을 툭툭 두드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을 내렸다. “야! **, 이 땅이 니 꺼가?” 창문이 다 내려가기도 전에 욕이 먼저 들이닥쳤다. 반말에다 날 선 욕설에 순간 멍해졌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남자가 허리에 손을 얹고 서 있다. 그의 얼굴에는 이미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왜 이 사람은 나에게 이렇게 화를 내지? 병원 건물 벽에 붙은 주차장 화살표를 보고 들어왔고, 빈 공간에 차를 세웠고, 주차 선도 어기지 않았는데. 기억을 빠르게 더듬어 보아도 내 잘못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남자는 다짜고짜 어디 갔다 왔느냐고 물었다. 병원이라고 하자, 그의 입은 더 거칠어졌다.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이 쉼 없이 쏟아져 나왔다. 앞뒤 없이 퍼붓는 욕설 사이사이에 요지가 보였다. 이 곳은 자기 땅인데 왜 마음대로 주차하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그 땅이 개인 소유라는 표시가 없었다. 주차금지 팻말도, 안내문도, 경고 문구조차 없었다. 그저 병원 옆에 비워진 공간일 뿐이었다. 그런 곳에 잠시 차를 세웠다는 이유로, 나는 마치 큰 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욕바가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다시 돌아보니 병원 주차장은 조금 더 안쪽에 있는 게 보였다. 얼른 고개부터 숙였다. “죄송합니다. 몰라서 그랬어요. 다음부터는 주차 안 할게요.” 나의 사과는 그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는커녕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 조심하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했을 일을, 그는 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잡스런 말들로 나를 깎아내렸다. 사과를 하면 할수록 그의 말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공격했다. ‘여기가 당신 땅이라는 표시가 어디 있느냐’고, ‘그렇게 욕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느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욕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대꾸 한마디 하지 못했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는데, 눈만 끔뻑이며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천천히 차창을 올렸다. 그의 목소리는 유리창 밖에서 둔탁하게 찌그러졌다. 요동치는 가슴을 부여잡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참아. 참는 거야. 아니, 참을 일도 아니야. 너는 준다고 다 받니? 뭐든 받지 않으면 결국 그건 준 사람 몫이 되는 거지.’ 시동을 걸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최대한 침착한 손놀림으로 차를 움직였다. 지금 네가 뱉은 욕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너에게 선물로 되돌려 줄게. 나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사이드미러 너머로 그는 여전히 손짓을 해대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내내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은 손이 자꾸만 떨렸다. 입에서는 ‘허, 참’이라는 말이 연신 새어 나왔다. 분노도 억울함도 아닌, 뭐라 이름 붙이기 힘든 감정이었다. 어딘가에 이 기분을 풀어놓고 싶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욕바가지를 그대로 되돌려주고 왔다고 하자, 그녀는 잘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다 조용히 한마디 덧붙였다. “얘, 밖에서 새는 바가지가, 안에서는 안 샐까?” 순간, 얼굴도 모르는 그 남자의 가족들이 떠올랐다. 나는 다시 안 보면 그만이지만, 욕바가지 속에 사는 그의 가족들은 매번 휘청거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입이 언젠가 가족의 앞날에 걸림돌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해 봤을까.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현관문을 열자, 아무 말 없이 나를 받아주는 이 공간이 고맙다. 조금 전, 내가 받지 않기로 한 욕 중에 하나라도 우리 집 안으로 따라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는 조용히 목도리를 풀었다. /윤명희 수필가

2026-02-18

미풍양속이 사라진다고요?

몇 년 전 결혼한 딸을 설 연휴 전날 만났다. 올해부터 시가에서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시부모님을 뵈러 남편 고향에 가기는 하지만, 차례가 없어져서 올해부터 시가 방문 일정이 하루 줄었다고 한다. 차례를 주관하는 시가의 큰집에서 결정한 일이라는데, 그 집이 유난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렇게 차례나 심지어 제사까지 지내지 않거나 간소화하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본래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한밤중에 조상을 추모하는 의례이고, 차례는 명절이나 특정한 날 아침에 지내는 의례지만, 요즘에는 구분하지 않고 모두 제사라고 하기도 한다. 어떤 용어를 쓰느냐 하는 것보다 그 의례를 지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명절에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내는 모습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오랜 기간 외국 생활하는 지인이 명절마다 SNS에 올리는 차례상을 보면 감탄을 넘어 감동에 젖어 든다. 문제는 그런 정성이 우러나오려면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어른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집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설이나 추석에 민족이 대이동 하던 일은 우리 학창 시절만큼 뉴스거리는 아니다. 애써 가족이 모였어도 의미 없는 웃음과 상투적인 대화만 오가기 쉽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너무 오랜만에 만나 그럴 것이다. 그래도 60~70대 중 응답자의 35%가 넘는 사람은 명절이 추모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해진 예법대로 유교 의례를 수행하지 못한다 해도 유교 사상이 우리 문화 유전자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세대가 내려갈수록 이 비율은 한없이 낮아진다. 2월 15일자 뉴스를 보니, 국민 3명 중 2명이 설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대신 가까운 해외나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명절이 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2030이 응답자의 50%가 넘는다. 명절이 추모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60~70대는 35%지만 20대는 10%도 안 된다고 한다. 명절이면 부정적인 뉘앙스로 세대 격차에 대한 통계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유교에서는 후손이 차례나 제사를 지내면 음식을 흠향한다고 한다. 조상신이라는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조상신이 와서 흠향하고 간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이렇게 명절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는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조상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문화 유전자에 유교 사상이 남아있다고 해도 그것을 실천할 여건이나 믿음이 없으면 명절 문화도 바뀌어 갈 수밖에 없다. 돌아가신 부모나 조부모를 기리기 위해 조상신의 흠향을 믿고 전통 의례를 수행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가정마다 혹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조선시대조차도 ‘가가례’라고 해서 집집마다 예가 달랐다. 박제된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후손들의 화목과도 거리가 멀다. 전통 의례를 미풍양속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이 사라진다고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 행복한 의미 있는 의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유영희 인문학자

2026-02-18

어지럼은 자율신경 문제일 수 있다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흔한 증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지러우면 빈혈이거나 잠이 부족해서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하지만 임상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한 빈혈이나 피로가 원인인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상당수가 자율신경 불균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우리 몸에는 심장 박동, 혈압, 호흡, 소화, 체온 조절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절되는 시스템이 있다. 이를 담당하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이다. 자율신경은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스트레스가 많거나 수면이 부족하거나 몸이 과도하게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과항진 된다.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불안정해지며 뇌로 가는 혈류 역시 미세하게 흔들리게 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어지럼증이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어지럼증이 일반적인 검사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검사, MRI, CT를 해도 특별한 이상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분명 어지럽고 일상생활이 불편한데 검사 결과는 정상이니 답답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환자들이 내 몸 어디가 잘못된 건가라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검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검사 방식이 구조적 이상을 보는 데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 문제 즉 자율신경의 불균형은 영상검사나 일반 혈액검사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임상에서 어지럼증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공통된 패턴이 보인다. 잠을 깊이 못 자거나 스트레스 과다, 그리고 목과 어깨가 심하게 뭉쳐 있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자율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몸은 계속 긴장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손발 냉감, 두통, 소화불량 등이 동반된다. 이럴 때 한의학적으로 하는 접근은 환자의 증상과 신체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한의학은 지엽적인 문제보다 자율신경의 균형 자체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초음파 가이딩 약침 치료를 활용해 자율신경과 밀접하게 연결된 부위 예를 들어 성상신경절 주변이나 미주신경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침 치료를 넘어 자율신경의 과도한 긴장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더해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춘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어지럼증의 재발을 줄이고 전반적인 컨디션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물론 모든 어지럼증이 자율신경 문제인 것은 아니다. 갑작스럽게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증은 이석증일 가능성이 있고 한쪽 팔 저림이나 발음 이상이 동반된다면 뇌혈관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심한 빈혈, 부정맥, 저혈압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처음 겪는 심한 어지럼증이나 점점 악화되는 증상은 반드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해서 신경성이다 말로 끝내기에는 어지럼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어지럼증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몸이 미리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잠이 부족한 현대인일수록 그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