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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어린이들, 마술·버블 아티스트 스노우 공연보고 감탄 연발

울릉어린이들이 빛과 색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비눗방울 스노우 버블쇼 공연 속으로 흠벅 빠져 들었다. 울릉군 드림스타트는 22일 군민회관에서 자녀 발달 및 양육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과 관내 유아동 가족 287명을 초청해 스노우 버블쇼를 펼쳤다. 이번 공연에선 버블아티스트 버블재이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대표 가족형 공연으로, 울릉군이 도서지역 아동들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공연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안개와 스노우 특수효과가 더해진 버블 퍼포먼스는 관객들에게 마치 겨울 숲속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했으며, 아이들이 초대형 비눗방울 안에 직접 들어가 보는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큰 환호를 이끌어 냈다. 아이들은 색과 빛으로 채워진 비눗방울 속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시간을 가졌다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작은 비눗방울 속에 담긴 빛과 색처럼 오늘의 경험이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따뜻한 기억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아이들과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A씨는 “공연문화를 자주 접하기 어려운 울릉도 어린이들에게 이번 공연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고, 무대에서 펼쳐진 마술과 버블쇼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한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며 특히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요소를 통해 가족 간 유대감 형성에도 의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11-24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55.9%...전주 대비 1.4%p 상승

24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5.9%로 나타났다. 지난주에 비해 1.4%p 상승한 수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25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5.9%였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40.5%로 전주에 비해 0.7%p 하락했다. 지지도 상승 요인에는 중동·아프리카 순방 중 150조원 규모 업무협약 체결 등 경제 외교 성과가, 지지도 하락에는 코스피 3900선 붕괴와 원·달러 환율 급등 등 경제 불안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7.5%, 국민의힘이 34.8%로 각각 집계됐다. 주당은 전주보다 0.8%p, 국민의힘은 0.6%p가 상승했다. 앞서 언급된 두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4.8%,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3.7%였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11-24

유학 전통 잇는 성대한 ‘여든의 잔치’

성균관 유도회 대구본부 성독회(회장 김경원)는 지난 16일 대구향교 대강당에서 '경당(敬堂) 이철하 선생 팔순연’을 전통적 의례 형식으로 성대히 열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생신 축하를 넘어, 오랜 세월 유학 정신을 지켜온 한 선비의 삶을 기리는 자리로 꾸며졌다. 행사에는 손성모 성균관 유도회 대구시본부 회장, 이수목 전임 회장, 이명식이진상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이윤식 성주향교 전교, 이덕기 성산 이씨 영천파 회장 겸 영천향교 전교, 김창진 대구대 명예교수, 동양예악회 박명숙 교수, ‘교남 선비가’를 작사한 장향규 교수 등이 참석했다. 문병달 수필가가 사회를 맡아 조명자 여사가 낭랑한 목소리로 ‘교남 선비가’를 성독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유림 인사 등 25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으며 지역 유림계의 화제를 모았다. 경당 이철하 선생은 지난 10여 년간 전국 성독·경전 암송 대회를 휩쓴 실력자다. 한평생 성독의 길을 걸은 전국이 인정하는 유학자다. 2013년 동양예학회·한국인성예술교육원 공동 주최 성독대회에서 한국인성예술교육원장상을 수상한 이후, 경북청년유도회 주최 제15회 대한민국 경전암송대회 ‘국회의장상’, 성주청년유도회 주최 전국 경전 암송 성독대회 ‘경상북도지사상’, 전국 서당문화한마당에서 성균관유도회 대구본부 대표로 나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해는 진주향교·경남향교전교협의회 주최 전국 한문경전 성독대회 ‘성균관 관장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사)경전소리보존회 주최 전국 성독대회에서 정읍시장상’을 받았다. 특히 주요 전국대회에서 2년 주기로 꾸준히 대상을 거머쥐며 ‘현 시대 가장 뛰어난 유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독을 통해 전통 경전에 담긴 예(禮)와 의(義), 인(仁)의 가르침을 널리 알린 그의 활동은 지역 유림뿐 아니라 전국적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생신을 넘어, 한 선비의 평생 공부와 실천을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배움을 다짐하는 ‘의례적 의미’를 담았다는 점에서 유림의 관심을 모았다. 유학에서는 여든을 ‘예순까지 쌓은 배움을 인생 전체로 펼쳐내는 때’로 보며, 제자들과 공동체가 함께 축하하는 전통이 있다. 여든을 인생을 다시 읽는 나이라 부르기도 한다. 손성모 회장은 축사에서 “경당 선생의 팔순은 유림 사회가 함께 쌓아 온 도학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후학을 이끄는 등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 중 성독반 양재 이갑규 선생의 12명의 제자가 삼정서실에서 갈고닦아 무대에 올라 서경집전(書經集傳)의 일부 구절을 성독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맑고 단정한 음성으로 경문을 낭송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이철하 선생이 걸어온 길이 단순한 개인의 학문이 아니라 전통을 계승한 교육의 결실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양재 이갑규 선생은 20년간 대구향교에서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 중 성독반도 운영하고 있다. 이철하 선생은 감사 인사에서 “선현의 말씀을 읽는 일은 마음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남은 생도 가르침을 잊지 않고 더 널리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번 팔순연은 지역 유림이 한자리에 모여 경당 선생의 학문과 인품을 기리고, 전통 예학의 가치를 새롭게 확인한 자리였다. 시대가 달라져도 선비의 정신을 잇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뜻깊은 문화 잔치로 평가된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11-24

대구펜문학 출판 기념회 열려

문학은 한 지역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며, 동시에 문화적 자존의 근원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대구시 중구 서성로20 매일신문사 11층에서 열린 대구펜문학(회장 정삼일)의 제25집 출판기념회와 제24회 대구펜 문학상, 제5회 대구펜 작가상 시상식은 바로 그 지역 문학의 뿌리와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후원 아래 열린 이날 행사는 낭송가 이현정 시인의 박인환 ‘목마와 숙녀’ 낭송으로 문을 열었고, 정삼일 회장의 인사말을 비롯해 국제펜한국본부 김유조 부이사장과 대구문인협회 안윤하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대구펜문학은 그간 국제문학공동체 속에서 대구 문학의 독자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대구지역위원회가 추구하는 바는 단지 작품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향토의 정서와 풍물을 세계 공동체 속에서 새롭게 조명하며, 지역 문학의 품격을 국제적 감수성과 연결하려는 꾸준한 노력에 있다. 문학을 통한 인권옹호와 자유정신의 실현, 그리고 대구만의 문화적 독창성을 세계에 전하는 일은 곧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이 날 시상식에서 대구펜 문학상의 영예는 김정실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수필집 ‘어디로 갈까’ 중 ‘독거노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평단은 “진솔한 자아 고백 속에 정교한 구성과 자신만의 체험을 은밀한 언어로 형상화했다고 평했다. 김정실 작가는 “혼자 살고 있지만 한 번도 독거노인이라 생각한 적이 없다”는 담백한 소회와 함께 상이 주는 책임을 무겁게 새기며 “독자의 마음에 더 깊이 다가가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문학의 진정성은 화려한 문장이 아닌, 삶을 직시하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수상이었다. 대구펜 작가상은 시집 ‘꽃 울어서 핀다’ 의 손태균 시인에게 수여됐다. 심사위원단은 그의 시 세계를 “사물에 대한 투명한 감응과 경험의 결벽을 은유로 승화한 언어의 미학”이라 평했다. 대표작 ‘못 잊을 은사’와 ‘수석’은 시인의 내면과 생애가 맞닿은 결정체로, 세월의 고통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서정적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손 시인은 “뒤늦게 시를 통해 서러움과 한을 풀어낼 수 있었던 시간들이 오늘의 영광으로 이어졌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는 문학이 인간의 내면을 치유하는 힘임을 웅변하는 대목이었다. 행사의 말미에는 박치명 낭송가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한선향 낭송가의 ‘내 살아가는 길’의 축시, 황인동 시인의 아코디언 연주가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 선율 속에서 문학은 단순한 언어의 예술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명력으로 다시 피어났다. 지역 문학은 각자의 삶과 문화를 담은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힘을 지닌다. 대구펜문학의 이번 출판기념회와 시상식은 그러한 가능성을 실천으로 보여준 뜻깊은 자리였다. 문학이 인간의 존엄과 자유, 그리고 ‘살아 있음’의 감동을 다시 일깨우는 순간, 대구펜 문학은 이미 세계 문학의 한 좌표 위에 서 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11-24

저속 노화시대 새로운 노인의 지평을 열다

대구 수성문화재단 용학도서관이 오는 25일부터 12월 23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지역의 중·장년층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2025 신노인 포럼’을 운영한다.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세대에게 노년은 더 이상 소극적 생애 단계가 아니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 어떻게 활력 있는 후반생을 설계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된 지금, 이번 포럼은 그 물음에 실천적 해답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기획으로 진행된다. 올해 ‘신노인 포럼’이 ‘저속노화’를 핵심 주제로 삼은 것은 시의적절하다. 의학·뇌과학·AI 헬스케어, 슬로우푸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연을 통해 노화를 단순히 ‘늦추는 기술’이 아니라 ‘삶의 질을 가꾸는 지혜’로 바라보게 하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박상철 전남대학교 연구 석좌 교수의 ‘웰에이징, 노화를 디자인하다’를 시작으로, 권순용 교수의 ‘AI 스마트 의료시대’,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기억력의 비밀’, 이덕철 교수의 ‘세포가 보내는 노화의 신호’, 신경원 소장의 ‘식치의 지혜로 만나는 저속노화’로 구성된 강연은 과학적 통찰과 삶의 철학을 함께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신노인 포럼’의 의미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다. 노화를 불가피한 쇠퇴의 과정으로 보던 기존의 관점을 뛰어넘어, 더디게 늙으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디자인하려는 사회 인식의 전환이 그 중심에 있다. 지금 우리의 노년은 선택의 영역에 있다. 빠르게 늙는 사회가 아니라, 지혜롭게 늙는 사회로. 용학도서관의 ‘신노인 포럼’은 그 첫걸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포럼은 단순한 강의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사회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현실 속에서 시민 스스로 자신의 노년을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교육의 장으로 의미가 있다. 용학도서관 관계자가 밝혔듯, 이는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고 주민의 삶의 방향성을 함께 모색하는 진정한 평생교육의 역할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인생 후반부를 풍요와 존엄으로 채우려는 지역 사회적 문화운동이라 할 만하다. 이번 포럼은 50대 이상 지역 주민 120명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수강 신청은 이달 19일부터 마감시까지 용학도서관 홈페이지 또는 도서관을 방문해 가능하다. 빠르게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의 흐름 속에서, 삶의 후반기를 스스로 주도적으로 설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문의 전화 (053)668-1722. /김윤숙 시민기자

2025-11-24

음주운전, 이대로 둘 것인가

한국 사회에서 음주운전은 더 이상 ‘실수’나 ‘한 번의 잘못’으로 간주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외국인이 사망한 사건은 우리 사회가 지닌 음주문화의 문제와 법적 대응의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 특히 한국을 믿고 찾아온 외국인이 가장 위험한 방식으로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은 국제적 위상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이제 우리는 음주운전을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이 아닌, 잠재적 살인행위로 다루는 강한 처벌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윤창호 법을 통해 음주측정 기준은 낮아졌고, 반복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도 무거워졌다. 그러나 현실의 참상은 처벌 강화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일깨운다. 법이 강화되어도 음주 운전자는 끊이지 않고, “걸릴 때만 불운”이라고 생각하는 그릇된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심지어 음주운전 적발 경험이 있음에도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매년 상당수 차지한다. 이번 외국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을 보다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시점에 왔다. 법과 제도는 실제로 억제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가? 나아가 음주운전에 대한 시민 의식은 충분히 성숙해져 있는가? 음주운전은 범죄다. 그리고 범죄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남긴다는 점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처벌 받는다’ 수준의 인식을 넘어, “술을 마시면 절대 운전할 수 없다.”는 확고한 금지 규범이 법과 제도, 문화 차원에서 뿌리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누적 음주 전력자에 대한 가중 처벌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상습 음주운전자는 일반적 위험성을 넘어 사회적 위험 그 자체다. 2회 이상이면 운전면허 영구 취소를 원칙으로 하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 피해 발생 시 실형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다음은 차량에 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이는 선진국에서 이미 검증된 장치로, 음주 측정에 통과하지 못하면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속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 전체의 음주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 술을 권하는 문화, “한 잔쯤은 괜찮다”는 음주문화가 유지되는 한 음주운전은 계속될 것이다. 직장과 조직에서의 회식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한 잔쯤이 절대로 용납되는 사회가 아니어야 한다, 이번 음주 운전자에 의한 외국인 사망 사건은 비극이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은 우리가 같은 사건을 지금까지 수도 없이 반복해 왔다는 사실이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누구의 생명도 음주운전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성숙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관용의 시대를 마감하고, 단호함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음주운전자 처벌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책무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5-11-24

포항 지진 8년, 인재(人災) 규명의 명암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촉발지진은 8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물질적·정신적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49만여 명이 참여한 정신피해 소송은 일부가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해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진 직후 정부는 포항지진을 ‘자연재해’로 발표했지만, 그 판단이 그대로 굳어졌다면 포항은 회복의 길을 잃고 침몰하는 도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때 지열발전소 연관성을 가장 먼저 제기하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포항지진이 인공지진임을 규명한 이는 고려대 이진한 교수와 부산대 김광희 교수였다. 지역에서도 임종백·김홍제 씨 등이 지열발전소 영향으로 유발지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인재 규명을 위해 앞장섰다. 그러나 진실 규명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정부조사단이 2019년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 발표했음에도 일부 기관·학자들은 동일본 대지진 영향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포항지역발전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50여 개 단체가 참여한 ‘포항 11·15 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결성되었고, 나는 공동위원장으로서 5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싸웠다. 이 과정에서 포항 시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계기도 마련되었다. 정치권과 행정의 적극적인 결단도 큰 힘이 되었다. 우리 지역 김정재 국회의원의 특별법 대표 발의, 이강덕 시장의 관련 부서 신설과 전문가 채용 등 시기 적절한 참여가 실질적으로 큰 역할을 하였다. 범대위 활동은 정부 보상 비율을 70%에서 100%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주택 피해 5만여 건과 10만여 가구가 피해구제지원금을 받을 길이 열렸다. 공장·종교시설 등 기존 제도로 보상받지 못하던 시설도 구제 범위에 포함되었으며 지급 한도 규정 역시 철폐되었다. 그 결과 10만여 건 약 4900여억 원 규모의 피해 구제가 정부로부터 이뤄졌다. 만약 포항지진이 인재로 규명되지 않았다면 철강산업 구조 위기까지 겹쳐 포항은 회복 불능의 상황에 빠졌을 수도 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일체가 되어 강력히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시민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포항은 철강 구조 변화, 인구 감소, 도심 공동화 등 새로운 시험대 위에 서 있다. 그러나 포항은 위기 때마다 시민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온 강한 도시라는 점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다. 앞으로의 해법은 명확하다. 기업이 살아야 포항이 산다는 각오로 철강산업의 고도화와 성장동력을 다원화하여야 한다. 첫째, 철강산업을 수소환원제철·SMR·AI 공정과 결합한 미래형 생태계로 재편해야 한다. 둘째, 이차전지·AI·바이오 산업으로 성장축을 확장하고, 셋째, 북방교역의 시대 대비와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정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일자리·주거·교통·문화를 통합한 기반이 갖춰져야 도시의 경쟁력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포항지진 인재 규명은 포항을 살린 첫 결실이었다. 아직 남아 있는 정신피해 문제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져야 한다. 지역이 하나로 힘을 모을 때, 포항은 반드시 다시 도약할 것이다.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 전 포항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2025-11-24

지브라 “아태 소매업체 80% ‘생성형 AI로 손실 줄일 것’···재고 실시간 동기화 최우선”

글로벌 리테일 솔루션 기업 지브라 테크놀로지스가 24일 발표한 ‘제18회 글로벌 구매자 연구(Global Shopper Study)’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APAC) 소매업체 리더의 80%가 생성형 AI가 손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부족과 매장 운영 비효율로 떨어진 소비자 만족도를 회복하기 위해 AI·자동화 기술 도입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지브라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오프라인 매장 만족도는 79%, 아태지역은 75%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온라인 쇼핑 만족도도 각각 73%, 69%로 전년 대비 떨어졌다. 2023년 기록한 최고치(오프라인·온라인 85%, 아태 온라인 81%) 대비 뚜렷한 하향세다. 소비자 불만 요인으로는 △재고 부족(전 세계 68%, 아태 63%) △잠금 진열 상품(전 세계 70%, 아태 67%) △셀프 계산대 부족(전 세계 62%, 아태 56%) 등 매장 운영 효율성과 직결된 항목이 다수였다. 특히 인플레이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태 소비자 74%가 할인·프로모션을 최우선 요소로 꼽았다. 현장 직원의 불편도 여전하다. 아태지역 직원의 85%가 필요한 정보를 제때 받지 못한다고 답했고, 이는 지난해(76%) 대비 9%p 증가했다. 직원 10명 중 8명 이상(아태 84%, 글로벌 87%)은 “적절한 기술이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고객 응대를 개선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86%는 적절한 기술 도입이 작업 속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소비자 불만의 핵심인 재고 문제 해결이 최우선에 놓였다. 아태지역 소매 의사결정권자의 85%가 재고 실시간 동기화를 최대 과제로 지목했다. 향후 5년 내 도입 계획이 가장 많은 기술은 △컴퓨터 비전: 전 세계 57%, 아태 55% △RFID: 전 세계·아태 54% △생성형 AI: 전 세계 51%, 아태 62% 등이었다. 특히 생성형 AI는 아태지역에서 도입 의지가 가장 높았다. 소비자 절반 가까이(아태 47%)는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모두 구매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여전히 재고 부족·위치 확인 어려움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지브라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공동 분석한 또 다른 연구(Impact of Intelligent Operations)에 따르면, 재고 관리 워크플로우를 강화한 소매업체의 매출 성장률·수익성은 최대 1.8%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지역 의사결정권자는 온라인 매출 확대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재고 프로세스 최적화(36%)를 꼽았고, 이는 전년 대비 9%p 상승한 수치다. 매장 내 수익성 결정 요인으로는 △재고 최적화 △자동화를 통한 실시간 재고 가시성 확보 △매장 내 디지털 광고·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확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희정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지사장은 “앞으로 리테일 시장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지능형 워크플로우를 통해 피지털(phygital) 경험을 구현하는 소매업체들”이라며 “소비자는 빠르고 원활하며 개인화된 경험을 기대한다. AI·자동화 기반 운영이 고객 만족도와 매장 효율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11-24

조국, 조국혁신당 새 대표 선출⋯찬성률 98.6%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청주에서 열린 ‘2025 전국당원대회’에서 찬성률 98.6%로 조국혁신당 새 대표에 선출됐다. 조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위해서는 주거권 실현이 최우선”이라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다주택자의 이기심과 투기 세력, 선거 전략, 민간 기업 이해관계가 얽힌 복마전”이라고 규정하며 “청년과 서민이 전·월세에 짓눌리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지공개념 입법화, 행정수도 이전, 감사원·헌재·대법원·대검찰청 등 주요 헌정기관 지방 이전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조 대표는 “부동산 공화국과 ‘강남 불패’ 신화를 해체할 근본적 처방”이라며 보유세 정상화·거래세 완화, ‘토지주택은행’ 설립, 국민 리츠(공공임대 리츠) 도입 등을 제안했다. 전세 사기 대응과 관련해서는 “국가가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의 즉각적인 통과를 촉구했다. 개헌 의제도 전면에 올렸다. 조 대표는 “국회가 더는 개헌을 미룰 명분이 없다.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며 정당 간 국회 개헌연대 구성, 시민사회 참여의 국민 개헌연대 확대,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한 지방분권 개헌 동시투표를 제안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대선 전 개혁 5당이 약속한 정치개혁을 언제까지 미룰 것이냐”며 결선투표제·비례성 확대·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를 즉각 추진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공동선언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개혁 야당들과 원포인트 국회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의 당 운영 방향에 대해 “당원 주권과 국민 주권을 조화시키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팬덤 정치에 의존하지 않고 큰 가치와 책임을 중심에 둔 ‘큰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김영삼, 조봉암·노회찬의 정신을 모두 잇겠다”며 이념적 외연 확장도 선언했다. 조국혁신당 새 지도부는 조 대표를 중심으로 서왕진 원내대표, 신장식·정춘생 최고위원, 지명직 최고위원(추후 임명) 등 5인 체제로 꾸려진다. 이날 첫 최고위에서는 이해민 의원을 사무총장에, 김준형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3

與 의원들 ‘1인 1표제’ 반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추진 중인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맞추는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둘러싸고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23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등가성을 맞추기 위해 관련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이 기존 20대 1 미만에서 1대 1로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당원 주권을 강화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대의원제가 무력화돼 전국정당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윤종군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1인 1표제에 대해서는 지역위원장 영향력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도 동의한다”면서도 “전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 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TK 등 민주당 험지로 통하는 일부 지역위원장들은 지난 10일 진행된 워크숍에서 1인1표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표 가치가 동등할 경우 오히려 민주당 험지나 당내 소수 집단의 의견은 더욱 소외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도 “당원주권 강화는 분명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당원주권 실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는 바로 전국정당의 완성”이라고 했다. 개정안이 가져올 파급효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의원제가 무력화되면 강성 권리당원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정 대표의 핵심 지지층이 당 의사 결정의 중심으로 올라서면서 이번 개정이 사실상 연임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1인1표제 방향에 찬성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헌법에서 보장한 1인1표제는 더 미룰 수 없는 당내 민주주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을 소환해 당 안팎의 반대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4일 당무위, 28일 중앙위를 각각 열어 이번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1-23

장동혁 “항소 포기는 대한민국 포기한 것”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결집하고 지지세를 확산하기 위해 장외 대국민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재명 정권을 향한 민생 레드카드’를 주제로 다음 달 2일까지 전국을 돌면서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25일은 경북 구미, 28일은 대구를 찾는다. 장동혁 대표는 23일 경남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경남 국민대회’에서 “7800억 원 항소 포기는 대한민국을 포기한 것”이라며 “이제 국민께서 레드카드를 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대한민국의 법치는 이미 사망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이재명이 곧 법”이라며 “복수로 시작해서 방탄으로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요하면 법을 없애고, 사람을 바꾸고, 모든 것을 바꿔서 한 사람을 위해 나라까지 팔아먹을 것”이라며 “다시 법대 앞에 서서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이재명이다. 재판이 다시 시작되는 그때까지 함께 싸우자”며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정부와 여당의 경제 대응 실패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은 작년에 환율이 1400원이 됐을 때 ‘대한민국 경제위기가 현실이 됐다’고 했다”며 “매년 200억 달러 대미투자가 현실이 되면 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00원은 시작에 불과한데도 이재명과 민주당은 잘된 관세협상이라고 자화자찬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한편, 장 대표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제안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한 토론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신광교회에서 예배를 보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다만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토론 참여 제안에 아직 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정 대표가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언제든 환영하겠다”면서도 “정 대표가 참여하는 것이 조 대표와 토론의 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1-23

‘동물국회’···그러나 국회는 더 엉망인데

지난주 ‘동물국회’ 사건 선고가 있었다. 사고가 난지 6년 7개월 만이다. 2019년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 벌어진 일이다. 여야 간 물리적 충돌로 ‘동물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피소된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당직자 26명이 모두 유죄판결 받았다. 그러나 의원직을 상실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기대에 차 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정치판을 보면 기대는커녕 민주주의의 숨통이 끊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한국만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가 모범으로 삼아온 미국부터 정치가 정상궤도를 이탈해 폭주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발전한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회의가 생긴다.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속처리법안은 ‘동물국회’를 피하려는 고민의 산물이다. 그런 2019년 사건을 계기로 신사협약은 사실상 죽어버렸다. 국회를 ‘선진화’하겠다는 대화와 타협의 정신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절제도, 타협도, 심지어 대화조차도 없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과 원내부대표였던 송언석·김정재·이만희 의원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집무실 밖으로 못 나오게 감금하고, 민주당의원들이 법안을 의안과에 접수하지 못하게 방해한 혐의다. 이들을 포함해 대부분 피고는 정개특위 회의장과 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국회의원은 국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이상, 일반 형사사건에선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이날 일반 형사사건 혐의로는 모두 금고형 아래인 벌금형이 나왔고, 국회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벌금 400만 원 이하였다. 국회의원직을 유지시켜주면서, 법을 어긴 데 대해서는 엄중히 경고한 것이다. 판결문에는 이런 충고도 담았다. 국회법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만든 규칙이다. 스스로 만든 규칙을 훼손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의원직을 박탈하지 않는 선에서 멈춘 것은 아직도 우리 정치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절망하고, 포기하기에는 우리의 미래, 우리 다음 세대의 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자제’다. 민주주의는 부서지기 쉬운 제도다. 자기가 가진 힘을 모두 쓰게 되면 원래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 다수결이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핵심 의사 결정 방법이다. 하지만, 다수가 횡포를 부리면 민주주의는 정반대인 전체주의의 모습으로 변질된다. 재판부는 이 ‘동물국회’ 사태의 책임이 민주당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수결은 대화와 타협으로 절차적 정당성이 뒷받침될 때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은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다수결로 밀어붙였다.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위가 실제 활동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대화와 타협은 노력조차 해보지 않았다. 민주주의의 기본을 살리려는 시민사회나 소수 야당의 진정성까지 뒷거래로 끌어들이고는, 뒤통수를 쳤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의 이해를 반영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깔고 있는 제도다. 그럼에도 자제를 포기하고, 정치적 이해에 혈안이 돼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국회와 정치가 실종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런 저질 정치판을 만들어놓고도, 경쟁자를 발밑에 깔아뭉개는 승자의 자만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무슨 숭고한 이념가인양 머리 위에 내걸었던 명분조차 깡그리 외면하고, 승리 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게 작금의 정치다.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의 대표성을 침해하고, 권력간 견제 기능을 약화했다고 판결문은 지적했다. 의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입법 독주하면 사회적 합의가 무용해진다. 특정 정치세력의 의지만 국정에 반영된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치다. 다수의 의견만 반영하면, 소수는 살 수 없는 사회가 된다. 민주정치는 다른 의견을 대화와 타협으로 절충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지, 다수가 사회의 모든 재화를 약탈해, 전리품처럼 나눠 갖는 전쟁놀이가 아니다. 가진 자의 절제, 자제가 너무 아쉽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2025-11-23

국힘 地選 경선룰 ‘당심 비중’ 높인다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심’ 비중을 크게 높이기로 하면서 공천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룰을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에서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로 조정하는 안을 최고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선 룰 변경은 당헌·당규 개정 사항이라 최고위를 거쳐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결 절차 등을 진행해야 한다. 기획단은 공천 평가 기준도 개정하기로 했다. ‘당 기여도’, ‘당원 모집 실적’ 등 당 조직 기여도를 공천 지표에 반영하고, 출마 준비 과정의 성실성과 조직 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공직후보자 기초자격 평가(PPAT)를 광역·기초의원에 이어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의무화해 후보자 역량 검증을 강화한다. 예비후보자들은 관련 교육을 이수한 뒤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당 일각에선 경선룰 조정이 예고되자 당 확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실제 일반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은 반면, 책임당원 투표율은 50% 이상으로 높아 현역 단체장에게 유리한 당원 표가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현역 단체장은 컷오프만 통과하면 본경선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TF가 지난 17일 확정한 단체장 평가 체계는 현역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평가에는 정량지표 50%, 여론조사 30%, 개인 PT 면접 20%가 반영된다. PT 면접을 통과한 뒤 계량평가와 여론조사에서 부진할 경우 인지도와 별개로 공천 ‘컷오프’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경선룰 개편에 대해 “중앙당 차원의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취지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자는 데 있다”면서 “민주당처럼 100% 당원투표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비율을 조정하는 수준이며 특정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불리가 갈린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밀실 공천을 줄이고 시스템 공천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선거는 결국 당선 가능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당원표와 여론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 이번 공천룰 개정은 책임당원이 공천의 주도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3

섬에 산다는 것 만으로 국법 어긴 중죄인… 주동자는 극형에

육지에서 살기 힘든 사람들은 가혹한 처벌에도 섬으로 숨어 들어 1893년 바위에 글 새긴 ‘각석문’ 흉년 넘긴 개척민 고난의 삶 웅변 황토를 나라에 상납한 태하마을, 한때 강원도 울도군 군청 소재지 △ 각석문에 기록된 울릉도 역사 현포마을 해담,길 노인의 나물 농장 끝 지점 오르막에 당도하면 순환도로와 이어지는 곳에 전망대가 있다. 현포항, 노인봉, 추산, 대풍감까지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한다. 여기서 태하삼거리까지는 2.68km다. 시멘트 길이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고 내내 바다를 보며 가는 길이니 힘들지 않다. 현포령 고갯길 풍력 발전기 있는 곳이 북면과 서면의 경계다. 고개를 넘으면 내리막이 가파르다. 다행히 차도와 별도로 계단을 만들어 사람이 통행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내리막길의 끝은 삼거리다. 왼쪽은 일주도로, 오른쪽이 태하마을 가는 길이다. 차도 옆 샛길에 태하리 ‘광서명각석문(光緖銘刻石文)’ 안내판이 있다. 바위에 글을 새겼다는 뜻의 각석문은 울릉도 개척기의 기록이다. 1890년과 1893년에 새겨진 글인데 내용은 울릉도 개척기 서경수, 심순택, 이규원, 민종성 등의 공적을 기리는 것이다. 영의정 심순택은 1889년 쥐와 새들 때문에 농사 피해가 큰 울릉도에 양곡 지원을 건의해 조정에서 삼척, 울진, 평해의 환곡 중 300석을 지원토록 했다. 이 양곡 덕분에 울릉도 개척민들은 흉년을 넘기고 살아남았다. 개척기 울릉도 주민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자료다. 태하는 황토기미라고도 한다. 황토가 많이 나서 황토를 나라에 상납했는데 그래서 황토기미란 이름을 얻었다. 태하는 큰 황토기미, 고개 넘어 학포는 작은 황토기미다. 태하 해변에는 황토를 파냈던 흔적이 남아있다. 태하는 울릉도가 공도정책으로 주민 거주가 금지됐다가 공식 거주가 허락된 뒤 강원도 울도군(울릉군)이 처음 신설됐을 때 군청 소재지가 있던 마을이다. 1900년 10월25일 반포된 울도군 설치에 대한 칙령은 “군청의 위치는 태하동으로 정하고 구역은 울릉 전도와 죽도, 석도로 관할해야 할 일”이라 했다. 독도를 그 당시에는 석도(石島)라 했다. 지금은 홀로 독을 써서 홀로 섬이 됐지만 당시에 독도의 이름은 독섬이었다. '그래서 한자도 석도다. 독은 돌의 전라도 지방 말인데 독도란 이름 또한 당시 울릉도, 독도를 누비며 살았던 거문도 등의 전라도 출신 선주민들이 남긴 유산이다. 홀로 섬이 아니라 돌뿐인 바위섬이라 독도라 불렀던 것이다. △ 울릉도 가장 오래된 신당, 성하신당 1883년 공식 입주한 개척민은 16호 54명이었다. 공식 입도 전에 살았던 선주민을 뺀 숫자다. 1896년 9월, 울릉도 도감(島監) 배계주(裵季周)의 보고에 의하면 주민은 277호 1,134명으로 늘었다. 울릉도는 우산국 이후 1500년 만에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했던 것이다. 태하는 조선 초기부터 조정의 관리들이 숨어 사는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드나들던 마을이다. 버스 정류장과 서면사무소 태하 출장소 사이 작은 솔숲에 그 유적이 남아있다. 울릉도의 가장 오래된 신당인 성하 신당이 그것이다. 신당 주변에는 9그루의 소나무가 경비병처럼 신당을 호위하고 서 있다. 선주민들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신당. 넉살 좋은 고양이 한 마리가 신당 안까지 따라와 비벼댄다. 신당 한쪽 귀퉁이에는 약수가 있어 나그네의 갈증을 풀어준다. 조선 시대 초기 국가의 섬에 대한 정책은 섬을 비우는 공도(空島)정책이었다. 어떤 학자들은 독도 영유권 문제에 불리하게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조선이 공도 정책을 시행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근거가 빈약하다. 울릉도, 금오도, 욕지도 등 조선시대 말까지 공식적으로 입도가 금지된 섬들은 말할 것 없고 조선 초기부터 조정은 대부분의 섬에 사람이 사는 것을 금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여타 기록들이 이를 증거 한다. 또 현재 섬에 사는 주민들의 입도조(최초로 섬에 정착한 조상)가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에 정착한 사실이 또한 이를 증명한다. 공도가 없었다면 그 이전 고려나 삼국시대부터 정착한 입도조가 있어야겠지만 아쉽게도 극소수 섬을 제외 하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정 기간 섬의 역사가 단절됐다는 증거다. 우리가 공도 정책을 인정한다 해서 독도 영유권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주민 거주를 금지 시켰을 뿐이지 영토를 포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조정이 거주를 금지시킨 울릉도에 백성들이 기를 쓰고 들어와 살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지킨 명백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왕조사만 역사가 아니다. 백성의 역사가 진짜 역사다. 또 공도정책은 왜구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민 거주를 금지시킨 것이라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섬이 왜구들의 근거지가 되거나 주민들이 왜구와 결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 그 진짜 목적이었다. △ 삼별초의 난 진압후 공도정책 시작 조선 순조 시대(1808년)에 서영보(徐榮輔)·심상규(沈象奎) 등이 왕명에 의해 찬진(撰進)한 책 만기요람에도 울릉도 공도의 목적이 적시되어 있다. 만기요람은 18세기 후반기부터 19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왕조의 재정과 군정에 관한 내용들이 집약된 국가의 공식문서다 “이 섬은 가지도(可之島)로서 본래는 우산국이었는데, 신라 때 쳐서 빼앗았다가 뒤에 그들이 왜인들을 끌어들여 도적질을 할까 두려워서 주민들을 모두 육지로 몰아내고 그 땅을 비워 두었다.” (만기요람. 1808년) 울릉도로 숨어 들어가 산 사람들은 중죄인으로 다스렸다는 기록도 전한다. 공도정책은 섬에 사는 이들 중 주동자는 사형을 시킬 정도로 가혹했다. <형조에서 아뢰기를, “김안(金安)이 수모(首謀)가 되어서 무릉도(茂陵島)로 도망해 들어갔사오니, 율이 마땅히 교형에 처하는 데에 해당하옵고, 그 밖의 종범(從犯)은 모두 경성(鏡城)으로 옮길 것을 청하옵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세종실록 83권, 세종 20년 11월 25일 을사 1번째기사 1438년) > 주동자는 죽임을 당하고 나머지는 경성으로 옮겨 처벌을 받은 것이다. 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던 시절을 울릉도는 지나왔다. 육지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으면 그 머나먼 섬으로 들어가 살았을까. 섬에 사는 것에 대한 처벌이 가혹했지만 그래도 뭍에서 살기 힘든 사람들은 목숨 걸고 섬으로 숨어들었다. 그래서 섬에 사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국법을 어긴 중죄인이 됐다. 조선은 섬을 오래도록 버렸다. 조선의 섬에 대한 정책이 그러하였다. 공도정책의 시작은 고려 말 삼별초의 난 진압 이후부터다. 삼별초는 강화도에서 반란을 일으킨 뒤 진도로 이주해 왕실 종친이었던 왕온을 옹립, 왕으로 삼은 뒤 왕궁을 건설하고 8개월 남짓 삼별초 왕국을 유지했다. 삼별초 왕국에 호응해서 안면도부터 진도, 흑산도, 남해도까지 서남해의 수많은 섬들이 반란에 가담했다. 섬에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토착 해상 세력들이 있었고 이들이 삼별초와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여몽 연합군에 의해 반란은 곧 진압됐다. 이후 고려 정부는 진도와 흑산도, 남해도, 거제도 등의 주민들을 내륙으로 강제 이주 시키는 공도 정책을 감행했다. 대외적인 이유는 왜구의 침략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섬들에서 다시 반란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한 까닭이었다. 왜구와 섬 해상 세력들이 손잡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진도 사람들은 고려 충정왕 때인 1350년에 영암과 해남 등지로 강제 이주당해 디아스포라로 떠돌다 87년만인 조선 세종 19년(1437년)에야 비로소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조선은 그 뒤를 따라 전면 공도 정책을 시행했다. 그렇게 우리 섬의 암흑기가 시작된 것이다. /강제윤(시인,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

2025-11-23

‘포항국제음악제’가 남긴 성과와 숙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5 포항국제음악제’가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 행사를 주관한 포항문화재단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행사 구성과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등 비판도 만만치 않다. 건물 공사 등 사유로 인해 당초 개최 예정지인 포항문화예술회관이 아닌 포항시청 대잠홀 등 시내 여러 공간에서 분산 개최된 것부터 아쉬움을 남겼다는 뒷얘기다. △포항문화재단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 접근성 개선”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공연 성과와 관련해 “포항문화예술회관 공사 관계로 부득이하게 분산 개최를 결정했다”며 “효자아트홀, 대잠홀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을 열어 오히려 접근성이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포항국제음악제는 하겐 콰르텟, 소프라노 황수미와 바리톤 사무엘 윤의 듀오 무대,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포항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황제’ 협연 등 세계적 연주자들이 참여한 메인 콘서트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포항 시민뿐 아니라 전국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공연 시간 편중과 장기 일정에 피로감 호소” 7일간의 일정 중 총 14회의 공연이 진행됐으나, 대부분의 공연이 오전 11시와 저녁 7시에 집중된 점이 논란거리가 됐다. 특히 독주회 2회가 평일 오전에 배치되면서 직장인과 학생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역 주민 A씨는 “낮 공연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일정에 피로감이 쌓였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내악 중심 구성에 대중성 부족···지역 연계 미흡” 이번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총 7회로 구성됐으며 관현악 2회, 실내악 3회, 실내악+독주 1회, 성악 1회로 구성됐다. 당초 ‘실내악 축제’를 내세웠으나, 순수 실내악단 공연 비중은 전체의 약 42.8%에 그쳐 예고와 차이를 보였다.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 대중에게 익숙한 레퍼토리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음악평론가 B 씨는 “일부 해외 유명 연주자를 초청했으나, 말러 등 난해하다고 여겨지든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음악계 관계자들은 축제의 지역 연계 부족을 비판하기도 했다. 포항문화재단 측이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실내악 중심의 축제로 포항 전역에 음악적 울림을 전했다”라고 했다는 자평과는 다른 반응이 나온다. 지역 음악가 C 씨는 “초청된 연주자들이 단순히 ‘그들만의 잔치’에 머물렀다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개막 공연에서 윤한결 작곡가의 창작곡 ‘별신굿’이 세계 초연되며 지역 전통문화를 접목한 시도에 대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난해한 곡들로 연주자 중심의 축제라는 인상을 남겼고 또한 포항 연주자들의 참여가 미미해 지역 연계 측면에서도 부정적 비평을 남겼다.   △“7억여 원 예산 논란···국제적 요소도 미흡” 이번 행사에 투입된 예산은 7억6000만 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에서는 “객원 연주자 초청 비용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앞세워 예산 효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세계적인 현악 사중주단 하겐 콰르텟의 출연이 지역 축제의 정체성과 예산 대비 효과에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음악계 관계자는 “하겐 콰르텟의 공연은 주목받았지만, 다른 국제적 협업이 부재해 ‘글로벌 음악제’로서의 입지가 약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역 음악가 D씨는 포항국제음악제가 실내악 중심으로 기획됐음에도 불구하고 개막공연에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별도로 구성해 운영한 점을 지적했다. D씨는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이미 폐막일인 13일에 공연을 예정하고 있음에도 불필요한 오케스트라를 임시로 조직해 예산을 낭비한 것 아니냐”며 “지역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외부에 의존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 “관객 수요 분석과 예산 투명성 강화해야” 지역 문화예술계는 대안과 관련해 “외부 관객 유치를 위해 저녁 시간대 독창회 확대나 대중적 작곡가의 작품 편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번 음악제는 모든 공연이 무료로 진행되어 객석이 채워지며 지역 문화 활성화의 가능성을 보였으나, 관객 수요 분석과 예산 편성의 합리성 제고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3

“신앙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 모두가 기쁨의 시간 되시길”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라우다떼합창단(단장 박영동)이 24일 오후 7시 30분 포항효자아트홀에서 제18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Exultate Deo!(엑술따떼 데오·하느님을 기쁘게 찬양하라)’로, 대림절을 앞두고 신앙적 기쁨과 사회적 나눔을 음악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2006년 창단된 라우다떼합창단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에 소속된 포항지역 가톨릭 신자들로 이뤄진 남녀 혼성 45명의 합창단이다. 올해 새로 부임한 지휘자 구은희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콘체르토학과 외래교수)의 지휘 아래, 종교 음악부터 클래식, 대중 가곡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관객과 소통한다. 공연은 그레고리오 성가 ‘하늘은 이슬비처럼(Rorate caeli)’으로 문을 연다. 이어 르네상스 시대 팔레스트리나, 바로크 스카를라티, 현대 작곡가 수산토 요하네스의 성악 작품을 엮은 ‘엑술따떼 데오!(Exultate Deo!)’를 통해 시대별 음악적 여정을 선사한다. 슈베르트의 가곡 ‘음악에게(An die Musik)’, ‘세레나데(Ständchen)’, ‘송어(Die Forelle)’ 3곡과 함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로시니의 유쾌한 이중창 ‘두 고양이의 익살스러운 듀엣(Duetto buffo di due gatti)’,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 송(Do-Re-Mi Song)’ 등이 연주되며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특히 이번 공연은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희망의 노래’를 부제로 내걸었다. 포항 지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무대에 올라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아픔과 신앙 속 희망을 음악으로 조명한다. 이와 함께 루멘청소년합창단이 협연해 ‘진달래꽃’, ‘별 캐는 밤’, ‘이른 아침 안개같이’ 등 한국 가곡으로 순수한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최재영 신부(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교구장대리)는 “이번 연주회는 ‘엑술따떼 데오!’라는 기쁨의 노래가 대림절 영성과 어우러지는 자리”라며 “신앙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을 통해 모두가 기쁨의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영동 단장은 “음악은 마음의 다리가 되어 서로 다른 이들을 하나로 잇는다”며 “신앙적 찬미와 사회적 화합을 전하는 무대가 지속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23

중소·자영업자 특례 제도 집중홍보기간 운영

<문> 중소·자영업자 특례 제도 집중홍보는 언제까지 하나요? <답> 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중소·자영업자의 고용·산재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오는 12월 9일까지 ‘중소·자영업자 특례 제도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합니다. <문> 중소·자영업자 고용·산재보험 가입 특례 제도란 무엇인가요? <답>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가입 대상이지만 영세 사업주도 가입할 수 있도록 특례를 둔 것입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본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하고 근로자가 없거나 50인 미만을 고용한 사업주가 대상입니다. 다만 부동산 임대업, 가구내 고용활동, 소규모 공사 등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야 하고, 고용보험 가입 신청일 전 2년 이내에 구직급여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사업주 또는 명의 사업주의 배우자(법률혼에 한함)인 실제 사업주가 가입 특례 대상인데,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는 산재보험 보험가입자로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여야 합니다. 중소기업사업주 가족종사자 산재보험은 중소기업 사업주의 배우자(사실혼 관계 포함)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으로 특례가입대상 사업장 사업주가 행하는 사업장에서 노무 제공을 대가로 보수를 받지 않고, 해당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가입 대상입니다. <문>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및 고용보험료 지원사업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답>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에서 가입 및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근로복지공단 가입지원부(054-288-5190) 또는 콜센터(1588-0075)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11-23

이산가족이 된 화교가 운영해온 74년 역사의 중화요리점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먹는 짜장면은 몇 그릇이나 될까. 여러 자료를 종합해보면, 적게는 150만 그릇에서 많게는 700만 그릇 정도 된다. 이 통계를 보면, 사람들의 입맛이 변했다 해도 짜장면은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이라 할 수 있다. 지역마다 대표적인 중화요리점이 있기 마련인데 포항을 대표하는 곳은 어디일까. 길성관(吉星館)과 부산각(富山閣)을 꼽을 수 있다. 두 곳은 화교인 진가현(1915년생)과 강성모(1922년생)가 1951년 중앙상가 롯데시네마 맞은편에 개업한 동순관(同順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쟁이 한창일 때 화교가 어떻게 포항에서 중화요리점을 개업하게 되었을까. 짜장면 면발처럼 이어지는 기나긴 이야기 타래를 펼쳐본다. 동서지간인 진가현과 강성모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역인 중국 산둥(山東)반도에서 살았다. 진가현은 잡화상에서 서기를 했고 강성모는 장사를 했다.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이 치열한 내전을 벌이던 1948년에 두 사람은 바다를 건너 인천으로 온다. 내전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고 인천행 여객선에 몸을 실은 것이다. 당시 중국에는 두 사람처럼 나라를 떠나는 사람이 꽤 많았다. 아편전쟁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될 때까지 전쟁과 경제적 궁핍을 피해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갔는데 그 수가 1000만 명에 달했다(정성호, 『화교』, 살림, 2003, 6쪽 참조). 두 사람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중화루(中華樓)에서 곁꾼으로 일하게 되었다. 1918년에 문을 연 중화루는 1970년대 후반까지 국내 3대 중화요리점으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중국 산둥 출신 화교 진가현·강성모씨 1948년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건너와 인천 중화루에서 요리 일을 처음 배워 서울 아서원 등서 전문 요리사로 성장 1951년 포항 중앙상가에 동순관 개업 지역 최초 전통 중화요리점으로 화제 1967년 동순관을 매각하고 각자 독립 강성모 ‘길성관’·진가현 ‘부산각’ 운영 세대를 이어 현재까지 전통 맛 이어가 인천, 서울, 대구를 거쳐 포항에 오다 1949년 10월 1일 두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마오쩌둥이 베이징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것이다. 두 사람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졸지에 이산가족이 된 두 사람은 일단 한국에서 삶의 뿌리를 내려야 했다. 중화루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두 사람은 서울 명동의 아서원(雅敍苑)으로 옮겨 정식 직원이 되었다. 지금의 롯데호텔 부지에 있던 아서원은 1907년에 문을 연 국내 대표 중화요리점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졌다. 두 사람은 또다시 전쟁의 화마를 피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자전거를 구해 남쪽으로 페달을 밟았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중화요리점 직원이라는 신분이 피난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식당을 찾아 요리를 해주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계속 남쪽으로 향했다. 대구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많은 화교를 만났다. 당시 화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한국에 정착하는 사람들과 일본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이었다. 한국에 정착한 화교들은 부산에 많이 모였다. 1950년에 부산 화교 자치구가 자치정부로 인정받았고, 영주동, 서면, 황령산 일대에 화교 피난민촌이 형성되었다. 진가현과 강성모는 포항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인이 있을 리 없는 포항으로 온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평양에서 살다가 서울을 거쳐 1948년 가을 포항에 정착한 문인 한흑구가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을 감안할 때 항구도시 포항의 개방적인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일본, 만주 등 각처에서 모인 사람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섞여 살기가 힘들지 않은 것 같았다. 한국 속의 ‘뉴욕’과 같았다고 당시 포항 분위기를 살폈다. - 『영남일보』, 1948년 1월. 1951년 롯데시네마 맞은편에 동순관 개업 두 사람이 포항에 도착하니 항구동에 덕성관(德成館)이라는 중화요리점이 있었다. 덕성관 주인은 포항에 정착한 화교의 원조인 셈인데 지금은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다. 두 사람은 1951년 지금 롯데시네마 맞은편에 동순관을 개업했다.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번듯한 중화요리점이었다. 서울에 있는 화교의 투자를 받아 요리사 두 명, 홀 두 명으로 시작했다. 포항에서 중화요리를 제대로 하는 곳이 드물 때여서 동순관의 개업은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동순관의 단골손님으로 초대 영일군수이자 제2대 국회의원(영일군 갑구)인 최원수, 문인 한흑구가 있다. 최원수 의원은 중국에서 장기간 독립운동을 한 초대 국무총리 이범석과 가까운 사이여서 이 총리와 중화요리를 자주 먹었고 그 덕분에 중화요리에 해박했다. 최원수 의원은 집에서 큰손님을 대접할 때 동순관 요리사를 불렀다. 한흑구도 명절에 동순관의 비싼 중국 술과 과자를 선물로 받을 정도로 ‘우수 고객’이었다. 해병대 장성과 장교들도 동순관에 자주 들렀고, 1960년대에 김종필도 해병대에 온 길에 동순관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에 한국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독신으로 계속 살아가기는 힘들었던 탓이다. 결혼 후 강성모의 장모 명의로 중앙상가 ABC마트 자리에 주택이 딸린 200평 규모의 건물을 매입해 동순관을 그곳으로 옮겼다. 규모가 훨씬 커졌고 종업원도 여덟 명으로 늘어났다. 길성관, 부산각, 중흥관의 역사 1967년 동순관에 큰 변화가 있었다. 동순관을 상호(商號)와 함께 왕금옥이라는 화교에게 매각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것이다. 왕금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순관을 임대했으며, 지금 대도동 종합운동장 맞은편에 있는 동순관이 그 맥을 잇고 있는 셈이다. 강성모는 중앙상가 수협 건너편의 건물을 매입해 길성관을 개업했다. 길성관은 처음에 단층 건물이었는데 1972년에 2층 건물로 신축했다. 잠시 일을 내려놓았던 진가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중화요리점을 운영하게 된다. 진가현의 일가 사람이 옛 아카데미극장 앞에 있던 여관을 사들여 부산각이라는 중화요리점을 개업했는데 장사가 신통치 않자 진가현이 인수한 것이다. 길성관은 강성모의 장남 강봉기(68)가 화성반점(華晟飯店)으로 상호를 바꿔서 운영하다가 동생 강봉곤(66)이 길성관으로 이름을 다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강봉곤의 아들 강태우(32)가 아버지 밑에서 요리 수업을 받고 있으니 3대째 이어지는 셈이다. 부산각은 진가현의 아들이 상도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부산각 간판에 ‘50년’이라 붙어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1953년 중앙상가에 중흥관(中興館)이 문을 연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화교 왕문오가 주인이었는데 고급스러운 실내장식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중흥관은 왕문오의 아들 왕수동이 이어받았고 후일 종합터미널 옆에 태원성(太苑城)으로 상호를 바꿔 2000년 초까지 운영했다. 정리하자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포항에서 계속 운영해온 중화요리점은 길성관과 부산각만 남아 있고, 그 역사는 올해로 74년이 된다. 글 : 김도형(작가) 사 진 : 김 훈(작가)

2025-11-23

“분단 극복과 통일 노하우 공유해달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 인도, 브라질 정상들과 회동을 갖고 협력 의지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게 ‘통일 노하우를 공유해달라’며 분단 극복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독일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은 독일의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이 있다”며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독일을 이뤄냈는지, 그 경험을 배우고 대한민국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혹시 숨겨놓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꼭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양 정상은 에너지와 핵심 광물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관계를 강화해 나아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문화와 경제, 안보, 첨단기술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양국의 관계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했으면 좋겠다”면서 “프랑스 대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양국은 안보·AI·우주·원자력발전·재생에너지·퀀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마크롱 대통령이 방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도 만나 소득분배와 경제발전 정책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실은 “양국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성공담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외교·재무·산업·기술·교육·에너지 등 범정부 차원의 교류·협력과, 기업인 등 민간 부문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강화를 추진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모디 인도 총리의 요청으로 한·인도 정상 간 회동도 이뤄졌다. 모디 총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면서 일정 탓에 자신이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모디 총리는 한국의 뛰어난 조선업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조선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에서 한국과 인도를 포함한 ‘소다자 협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인도를 방문해달라는 초청 의사를 밝혔고, 이 대통령은 인도와 경제·문화·안보 등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증진하고 싶다며 조속히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1-23

대구 FC, 제주 원정서 무승부⋯강등 전쟁 최종전에서 결판

K리그1 꼴찌 대구FC가 제주원정에서 비기며 강등 전쟁이 리그 최종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대구FC는 23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제주SK FC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제주와 대구의 다이렉트 강등 여부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종적으로 판가름 나게 됐다. 이날 경기로 11위 제주와 12위 대구는 각각 승점 1점을 나눠 가졌다. 여전히 승점 3점 차를 유지했다. 제주는 울산 원정에서 비기기만 하면 자력으로 11위로 확정 짓는 유리한 위치에 놓였다. 반면 대구는 홈에서 열리는 최종전인 FC 안양전에서 반드시 승리한 후 제주가 패하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대구는 박대훈, 정치인, 지오바니, 김주공이 전방에서 제주의 골문을 노렸고 김정현, 황재원이 중원에서 발을 맞췄다. 정헌택, 김강산, 우주성, 김현준이 수비 라인을, 한태희가 골키퍼로 나서 골문을 지켰다. 벤치에는 박만호, 홍정운, 이림, 라마스, 이진용, 카를로스, 에드가, 권태영, 정재상이 대기했다. 경기 초반 대구의 공격은 매서웠다. 제주의 강한 전방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빌드업을 이어가며 빠른 템포로 공격 전개를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 한 끗이 부족했다. 선제골을 터뜨린건 제주였다. 전반 28분 유리 조나탄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0대 1로 전반을 마쳤다. 대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치인 대신 에드가를 투입하며 공격 라인에 변화를 줬다. 이후 세트피스를 연달아 만들어내며 공중볼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듯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으로 이어지지 않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끌려가던 대구는 후반 23분 지오바니가 동점 골을 만들었다. 지오바니가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득점하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어 대구는 후반 38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에드가가 헤더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서 반칙이 비디오판독(VAR)에서 적발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대구는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대구의 다음 경기는 오는 30일 오후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 FC 안양과의 홈경기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23

영덕 국제 웰니스 페스타, 행정·회계 부실… ‘10억 혈세 낭비’ 논란

경북도와 영덕군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25 영덕 국제 웰니스 페스타가 행사 목적과 예산 집행 과정에서 심각한 부실을 드러내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의료·치유·관광 중 어떤 목적을 위한 행사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페스타는 법령이 요구하는 기초 절차와 근거 문서 없이 예산이 집행된 사례가 반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영덕군과 행사주최 기관 등에 따르면 이번 페스타에는 도비 5억8000만 원과 군비 4억2000만 원 등 총 1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본지가 확보한 세부 산출내역을 분석한 결과 해외 초청 인사·한의사 숙박비 5000만 원, 만찬·식사비 1억8000만 원, 프랑스 (제1그룹) 및 인도 항공료 3000만 원, 프랑스 (제1그룹) 초청업무 대행비 3800만 원 등 핵심 지출 대부분이 산출 근거 없이 행사계획에 포함됐다. 특히 핵심 예산 6억7000여만 원은 모두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처리됐다. 지방계약법은 협상 계약을 예외적으로 허용하지만 영덕군은 이를 사실상 일반 계약 처럼 광범위하게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행정 전문가는 “협상 계약이라 하더라도 근거 자료와 산출 내역은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며 “자료 미제출은 법 취지를 무너뜨린 중대한 절차 위반”이라고 말했다. 행정 절차와 규정 준수여부도 미흡했다. 외빈 초청비 집행 과정에서 항공권 등급, 실비 원칙, 상한액 규정 등 법적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 영덕군은 기준 적용 근거 문서조차 제출하지 못했다. 초청 인사 숙박비로 책정된 5000만원은 사실상 5성급 호텔 수준으로 편성돼 특혜성 지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주민들은 행사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덕군 주민 A씨(60)는 “웰니스 도시를 표방했지만, 지역에 돌아온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B씨(40)는 “행사 기간 손님 수가 늘지 않았고, 평소와 달라진 점도 없었다”며 지역 상인이 들러리에 불과했음을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집중하며 예산만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회계 관리 부실 문제는 이번 페스타 뿐만 아니라 지난 3년간 반복적으로 제기된 의혹과 웰니스 업무를 전담한 영덕문화관광재단 A본부장 횡령 사건과도 맞닿아 있다. 영덕 웰니스 페스타가 실제로 남긴 것은 주민들의 불신과 수십억 원의 혈세 낭비 뿐이었다. 행정과 회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제도 개선 없이는 ‘웰니스 도시’라는 이름이 결국 혈세 낭비 도시라는 오명으로 이어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11-23

치의학연구원 유치, 대구시 적극 행정 아쉽다

비수도권 자치단체가 겪는 공통의 문제는 인구소멸과 노령화다. 국가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지방의 젊은이조차 좋은 직장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비수도권 대부분 도시들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 경제는 경제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빠져나간 기업과 학생의 빈 공간을 채우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인구가 곧 그 지역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인구를 늘이는 정책에 노심초사하지만 지방도시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역대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했지만 한 번도 지방으로 인구가 되돌아 온 적은 없다.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의 인구는 이미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앞으로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수도권 인구는 더 늘어갈 구조다. 지방정부로서는 답답함 그 자체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런 지방도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국가투자기관을 지역에 유치함으로써 인구 유발효과와 경제적 혜택을 조금이라도 확산시켜보자는 것이다. 국가기관 하나 유치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주는 지역적 효과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부산, 광주, 천안 등이 치의학연구원 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각 지역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유치 논리를 전개하고 있어 최종 향방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대구시는 비수도권 최대 치과산업 도시다. 업체, 종사자 수, 생산액, 부가가치액 등이 비수도권 1위다. 치의학연구원을 수용할 치과산업 인프라가 전국 최고다. 유치의 당위성도 당연히 최고다. 다만 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한 대정부 설득력이 문제다. 대구시 행정이 앞장서야 하다. 대구시가 그간 노력도 했지만 상대 도시보다 전략이나 논리가 월등히 앞섰는지는 되돌아 봐야 한다. 특히 대구시장 부재라는 불리함을 넘고 지역 정치권의 협조를 얻는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구시민 서명운동도 벌여 범시민적 붐업을 일으켜야 한다. 정부의 일정대로 움직이는 수동적 대응에서 벗어나 이제는 적극 행정으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2025-11-23

신성일 기념관, 경북관광의 랜드마크 되길

우리나라 영화계의 큰 별이었던 고(故) 신성일 배우를 기리는 기념관이 ‘별의 도시’인 영천시 괴연동에 개관됐다. 그의 고향은 대구지만 2018년 11월 4일 82세로 별세하기까지 10년간 이곳에 한옥(성일가)을 짓고 말년을 보냈다. 지난 21일 열린 개관행사에는 경북도내 기관단체장과 배우의 유가족, 영화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관 설립은 엄앵란씨 등 고인의 유족들이 2020년 9월 ‘성일가’ 건물과 토지 전체를 영천시에 기부하면서 추진됐다. 신성일의 조카이며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개관식에서 “작은아버님은 이곳에 문화·영화 예술의 성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늘 이야기하셨다”면서 “기념관이 영천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성일의 원래 이름은 강신영이며,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경북중·고교와 건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신성일은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했으며, 이 영화에 같이 출연한 엄앵란과 1964년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 등 507편의 명작영화 주연을 맡았으며, 당대 최고의 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1979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대구 동구에 출마해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1년에는 한나라당 총재특보를 지냈다. 산골마을인 괴연동(9946㎡ 규모)에 자리 잡은 기념관에는 스타로서의 그의 삶을 상징하는 영화작품과 연기 인생을 다룬 영상, 그의 의상과 소품, 유품이 전시돼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만든 미디어아트에서는 관람객이 영화 속 주인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영천시는 이 기념관을 전시·체험·공연·교육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국 영화를 상징하는 그의 기념관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경북과 영천 문화관광의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

2025-11-23

옆집의 환삼덩굴

14년째 옆집이 비어 있다. 청도 화양(華陽)에 이사 온 후 옆집 주인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낡고 허름한 고가(古家)만 덩그러니 남아 사계절 내내 햇빛과 바람과 구름과 비와 눈에 고스란히 온몸을 내맡기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다가 그 집이 서울 누군가에 팔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연히 새로운 주인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그이는 돈 때문에 집을 샀으니까. 그리고 1년 남짓 지난 어느 여름날 느닷없이 인부들이 들이닥쳐 집을 허문다. 땅을 고르고, 쓰레기를 정리하면서 온갖 소음과 먼지를 선사하더니 사라진다. 그들 말로는 누가 고가 철거를 주문했는지, 새집을 지을 요량인지, 하는 어떤 정보도 들은 바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귀신 씻나락 까먹는 허망한 사건이 한여름 벌건 대낮에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 거였다. 그리고 10년 넘는 세월이 스르륵 지나고, 그곳에는 각종 뱀과 이름 모르는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났다. 내가 던진 복숭아씨 하나도 용케 발아되어 크게 성장하여 해마다 유월이면 굵은 열매도 선사하는 기이한 사건도 생겨났다. 그곳의 유일한 지킴이는 감나무 몇 그루뿐! 동네 늙은 아낙이 작년부터 호박을 심어 먹는 것 말고는 옆집은 여전히 휑하게 비어 있다. 그런데 작년부터 반갑지 않은 방문객이 그곳을 찾아들었다. 환삼덩굴이다. 처음에는 몇몇이 얼굴만 빼꼼하게 내밀더니 급기야 올해는 크고 작은 나무들 위까지 세력을 확장하여 장관(壯觀)을 연출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나는 작년부터 그곳을 말끔하게 청소하고, 우후죽순(雨後竹筍) 격으로 울울창창 자라난 대나무 수백 그루를 정리했다. 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온종일 그곳을 말끔하게 갈무리하는 것이 나의 일과 가운데 하나다. 환삼덩굴과 내 칼질에서 살아남은 대나무를 겨냥한 작전이 시작된다. 큰톱과 중간 톱, 전지가위, 삽, 쇠갈퀴로 무장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아직도 쌀쌀한 오전 9시 반부터 일을 시작한다. 환삼덩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회색 먼지가 자욱하게 앞을 가린다. 지독한 녀석이다. 대나무 위로 자라나 나무를 억압하듯 찍어누르는 환삼덩굴의 위세는 나의 오래전 잊힌 분노를 생생하게 일깨운다. 한편으로는 환삼덩굴을 제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나무 밑동을 가지런히 잘라서 정리한다. 거의 세 시간이 지났건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라는데, 일단 후퇴하자!’ 그런 심사로 잠시 휴전에 돌입한다. 다섯 가지 공구로 무장한 나의 맹렬한 진격에 환삼덩굴과 대나무, 우슬(牛膝)과 찔레 등속이 하나둘씩 무너진다. 그 사이 나의 머리와 얼굴, 온몸에는 진땀이 범벅되어 흐른다.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비로소 작업을 마무리한다. 환삼덩굴의 끈질긴 저항과 엉겨드는 끈적거림은 실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인간의 체력과 정신력을 끝까지 시험하는 저 잔악무도한 환삼덩굴! 세상 살면서 환삼덩굴 같은 사람과 연을 맺는다면, 그것은 거의 천형(天刑)처럼 여겨질 터. 어떤 악한(惡漢)이라 해도 환삼덩굴처럼 끈질기고, 메케한 먼지 풀풀 날리며, 끈끈하게 안면몰수(顔面沒收)한다면, 과연 뉘라서 대적할 수 있겠는가?! 제발 영원히 사라져다오, 환삼덩굴아!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5-11-23

한한령과 한일령 사이

2016년 한국이 방어용 무기인 사드 미사일을 국내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을 기화로 중국은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을 내렸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국여행 제한을 비롯해 각종 한류 대중문화 등을 금지시켰고, 한국계 기업, 백화점과 상품까지도 불매하도록 해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겨주었다. 벌써 9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한한령 해제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경주 APEC에서 한중정상 회담이 성공리에 치러지고 나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으나 여전히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는 상태다. 중국은 한국 말고도 2020년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재선 후 대만의 대중문화와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한대령을 내린 바 있다. 또 2021년에는 중국 방송에 홍콩인, 마카오인, 친서방권 외국인의 출연을 제한한 한적령도 내리기도 했다. 중국의 외국 국가 문화에 대한 국민 접촉을 제한하는 명령은 공식적인 법령이나 문서화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공산당의 지령 형태로 시행돼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조치라 평가가 나온다. 최근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인의 일본 여행 자제와 일본 수산물 수입 중단 등의 중국의 보복 조치가 내려졌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중국의 한일령으로 한국이 반사 이익을 얻는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산 화장품 제조사의 주가가 폭등한 것이 한일령 때문이라 한다. 한한령의 한국이 한일령에 반사 이익을 얻는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1-23

대경중기청,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 유공자 정부포상 수여식 개최

중소벤처기업부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대경중기청)은 지난 21일 청사 중회의실에서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유공자 정부포상 수여식’을 열고 지역 전통시장 발전에 기여한 상인과 관계자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이번 정부포상은 대경중기청과 관련 기관이 지역 우수 시장·상인 및 지원기관을 발굴·추천하고 현장 확인과 공개 검증을 거쳐 최종 선정했다. 올해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총 10점이 정부포상 대상자로 확정됐으며, 지난 10월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이미 수여된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을 제외한 5점이 이날 수여식에서 전달됐다. 올해 수상자 중 가장 주목받은 곳은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은 포항 구룡포시장이다. 구룡포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과 ‘디지털전통시장 육성사업’을 연이어 수행하며 대게, 과메기, 오징어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특색 있는 시장 홍보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인근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등 자생력 있는 시장으로 성장해 다른 지역 시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도 전통시장 부문에서는 안동중앙신시장을 비롯해 와룡시장 윤선주 회장, 칠성전자·주방시장 임백호 회장, 죽도시장 박태용 회장 등이 유공 상인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오랜 기간 시장 활성화를 위해 헌신해 왔으며,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며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기환 대경중기청장은 “전통시장은 단순한 거래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정과 신뢰가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이자, 전통문화가 계승되고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무궁무진한 소중한 공간”이라며 “대경중기청은 앞으로도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