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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네트워크’를 필묵에 담다… 경주솔거미술관, 이정 작가전 개최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6-05-25 09:36 게재일 2026-05-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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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신라의 ‘망라’… 필묵으로 우주의 질서 그리다
필묵의 농담과 입체적 조형미를 통해 신라의 네트워크와 우주 질서를 표현한 산고수장 작품.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주솔거미술관이 서예의 전통성과 현대적 조형미를 결합한 지역 중견작가 이정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신라(新羅)’에 담긴 연결과 소통의 의미를 필묵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동양예술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경주솔거미술관이 오는 8월 2일까지 ‘경북중견작가 기획전’의 일환으로 이정 작가 초대전 ‘망라(網羅)’를 개최한다.

‘경북중견작가 기획전’은 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 예술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 프로그램이다.

이정 작가는 전통 서예의 필묵 정신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확장해온 작가다. 

문방사우로 대표되는 필묵 표현을 점·선·면을 넘는 입체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서예의 내재적 에너지를 회화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인 ‘망라(網羅)’는 2000년 전 ‘신라(新羅)’라는 이름 속에 담긴 네트워크 개념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우주 질서 속에서 얽히고 응집되는 기운의 흐름을 필묵의 농담과 공간 구성으로 표현하며, 문자 이전의 무언의 소통과 이심전심의 세계를 담아냈다.

대구에서 방문한 30대 관람객 A씨는 “전통 서예와 현대미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색다른 몰입감을 느꼈다”며 “경주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은 전시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이정 작가는 “세상을 거르는 작은 거름망이자 매개체가 되어 촘촘한 ‘망라’의 세상을 현대적 시각으로 다시 그리고자 했다”며 “문자를 빌려 질서를 표현하지만 그 본질은 문자 이전 시공간 속 무언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공사 사장은 “필묵은 오랜 시간 축적된 기운을 순간적으로 화폭 위에 담아내는 동양예술의 정수”라며 “이정 작가는 서예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가인 만큼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 있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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