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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망하지 않았다"…울릉도 망치는 것은 삼겹살 아닌 왜곡된 프레임

“드디어 울릉도 망했다” 구독자 49만 명을 가진 한 유튜버가 내건 제목이다. 그는 제작 영상에서 바가지요금, 불친절, 삼겹살 논란을 이유로 관광객이 절반 가량 줄어들 것을 예고했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확산됐다. 일부 언론도 “울릉도 이러다가 망한다”는 등 검증없이 잇따라 추측성 기사를 쓰면서 ‘울릉도 몰락’이라는 프레임을 덮어씌웠다. 과연 그럴까. 실제 울릉도의 관광통계를 들여다보면 그와 정반대의 현상이 확인된다. 지난 6월 말 삼겹살 파동이 일었지만 7월 울릉도 관광객은 3만986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6.3% 늘었다. 울릉썬플라워크루즈 운항 중단도 과거의 적자 누적이 원인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이 울릉썬플라워크루즈는 운항을 시작한 이후 올해 가장 많은 관광객을 수송하기까지 했고, 삼겹살 파동 이후 지난 여름 성수기 두 달(7~8월) 동안의 이용객은 지난해보다 19.2%나 증가했다. 이런 수치는 한때 논란이 된 주민의 바가지요금·불친절·비곗덩어리 삼겹살과는 전혀 상관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유트버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울릉을 무차별 폭격해댔다. 마치 울릉 주민들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 들었고, 그로 인해 여객선이 경영난으로 운항을 멈춘 것 처럼 비치게 하려고 온갖 장난질을 했다. 물론 몇해 전 보다 전반적으로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교통’과 ‘환경’이라는 요인으로 발생했다. 세계 최고 속력을 자랑하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기관고장으로 운항을 중단했고, 코로나19 이후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가 결정적이었다. 이런 복합요인을 무시한 채 일부 유튜버와 언론은 ‘울릉도 주민 탓’으로 몰아갔다. 울릉 주민들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울릉도는 지질공원 팸투어, 문화·역사 체험, 해양관광 프로그램 등으로 관광 콘텐츠를 확장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망했다’는 자극적 제목 하나는 그간 쌓아온 울릉군과 주민들의 노력을 송두리째 흔든다. 왜곡된 프레임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극적 콘텐츠가 낙인효과를 키운다. 부정적 이미지가 외부에 각인되면, 다시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관광은 신뢰 산업이다. 울릉도는 ‘망했다’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있다’는게 진실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23

여성가족부, 가정 밖 청소년 주거지원 강화

가정 밖 청소년 등 사회 초년생들의 주거 안정지원 신청방식이 대폭 개선됐다. 여성가족부(장관 원민경)는 23일부터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가정 밖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거지원 대책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는 ‘유스타트(Youth+Start) 3.0 종합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주거 취약 청년들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신청 절차 간소화···온라인 플랫폼 가동 ‘유스타트’는 LH가 임대주택과 생활 지원을 결합해 사회 초년생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9131명에게 임대주택이 공급됐다. 그러나 임대 유형별 자격 요건이 복잡한데다 가정 밖 청소년은 청소년복지시설에서 2년 이상 거주해야 신청할 수 있는 등 이용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LH는 23일부터 ‘유스타트 주거지원 플랫폼’을 가동한다. 온라인 신청 접수 시스템을 통해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원하는 지역의 임대주택을 직접 선택해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여성가족부는 “그동안 절차상의 장벽으로 소외됐던 청년층이 주거지원을 더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령·지침 개정···자격 요건 대폭 완화 지원 자격도 크게 완화됐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지금까지 지자체장이 접수했던 소년소녀가정 전세임대 신청을 LH가 직접 받도록 바꿨다. 국토교통부 역시 건설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무주택 요건’으로 단순화하고, 매입·전세임대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특히 가정 밖 청소년의 경우, 시설 이용 기간과 무관하게 공공임대주택(건설·전세·매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 공공임대주택 예비입주자 지침 개정에 이어, 지난 20일에는 기존주택 전세임대 지침 등 3개 규정이 추가로 손질됐다. 이로써 ‘가정 밖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은 동일한 조건으로 주거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관계부처 협력 지속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공임대주택 신청 요건이 대폭 완화되고 온라인 접수 시스템이 도입돼 청소년들이 보다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협력해 가정 밖 청소년이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은 청소년상담1388(지역번호+1388) 또는 온라인상담(www.1388.go.kr), 문자(1388), 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청소년상담1388), 라인(@cyber1388)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3

“‘독단 운영’ 의회 사무국장 사퇴”VS"왜곡된 주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포항시의회 의원 7명이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일만 의장에게 장재각 사무국장 징계를 촉구했다. 의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해 파행으로 몰았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장 사무국장은 ‘왜곡된 주장’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제325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19일 본회의에 상정된 ‘포항시의회 의원 연구 단체 구성 및 운영 조례’에 대한 일부 개정안이 발단이다. 의원 1인당 500만 원까지만 정책개발비로 편성해 사용할 수 있는데, 개정안은 상한액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의원 1명이 2개의 연구단체에 속한다면 전체 33명에게 편성된 1억6500만원에서 미사용액 예산이 있으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상민·박희정 의원은 의원 각자가 결정하던 예산지출 방식이 전체 예산처럼 바뀌게 되는 만큼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조례심사를 유보하자고 제안했지만, 조례 보류 동의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는 부결됐지만, 표결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전자 투표시스템의 재석 의원은 28명이었지만, 표결 결과 선포 과정에서 재석 의원을 출석 인원 30명으로 발표했다. 전자 투표로 확인되지 않은 2명의 투표 결과를 기권에 포함해 버려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 사무국과 의사팀의 미숙한 회의 진행으로 우왕좌왕하는 것을 언제까지 묵인해야 하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적했다. 장재각 사무국장은 “투표 표결과정은 절차상 오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표결 당시 사무국 의사 팀장이 본의회에 참석한 의원 30명을 직접 확인했고, 이재진 부의장이 진행 방식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원 2명이 이탈을 했다는 것이다. 장 사무국장은 ”2명의 의원은 재석 버튼을 누르지 않고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기권’으로 집계가 됐다"고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내가 막말을 했다는 사실과 다른 말을 지어내고 있다”라면서 “정치적인 사안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는 게 맞다. 내게 왜 불똥이 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23

“대규모 투자로 韓 ‘아태 AI수도’로”···李대통령, 블랙록 CEO 접견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을 접견했다. 양측은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인공지능)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핑크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며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핑크 회장을 한국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번 접견을 계기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은 AI 산업의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고, 한국 내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 내 ‘아태 AI 허브’ 구축에 협력하고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 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을 협의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MOU에는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AI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내용도 명시했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대신 “블랙록은 현재 12조 5천억 달러, 한화로 약 1경 7천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라며 “이 같은 규모의 자산운용사에서 말하는 ‘대규모 투자’란 통상 수십조원 단위의 투자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 안에 적어도 수조원 단위의 ‘파일럿(시범)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 정부와 블랙록 사이의 태스크포스(TF)가 바로 결성될 예정이다. 여기서 실행계획을 논의한 뒤 실제 투자 규모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2025-09-23

尹정부와 ‘정교유착’ 통일교 한학자 총재 구속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한 총재에 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4가지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5시간 가량 이어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대기 중이던 한 총재는 법원의 영장발부 이후 수용동으로 수감됐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세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하다 공범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 16일 구속된 뒤에야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 인멸 우려를 들어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 측은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로 “한국의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를 잘 모른다”고 강조하는 등 혐의 사실을 대체로 부인하면서도 향후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특검팀 손을 들어줬다. 한 총재는 윤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구속기소)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있다. 김 여사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공소장에는 통일교 측이 한 총재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현안을 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총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그와 관련한 다른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는 2022년 2∼3월 자신을 찾아온 권 의원에게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있다. /박형남기자

2025-09-23

日 자민당 총재選 후보 5인 ··· ‘경제·민생 해법’ 쟁점

22일 고시된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본격 개막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사임 표명에 따른 임시 선거로, 자민당은 소속 의원 295표와 당원·당우표 295표를 합산한 590표로 차기 총재를 선출한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고물가, 쌀문제, 미일 관세교섭 등 민생과 경제문제에 대한 정책 대응이 핵심 쟁점이다. 공식 출마를 표명한 입후보자는 모두 지난번 총재선거에서 총재직에 도전한 경험이 사람으로 , 출마표명 입후보자의 나이순으로는 고이즈미 신지로, 고바야시 다카유키, 다카이치 사나에, 하야시 요시마사, 모테기 도시미쓰 5명으로 압축됐다. 입후보자별 주요 정책이 큰 차이를 나타내진 않으나 외국인의 국내 문제에서는 비슷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장관(44) : 총재 선거 공식 출마 선언에서 즉각 경제대책을 마련해 추경예산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소득세제 개편과 가솔린 세율의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2030년까지 국내투자 135조엔, 평균임금 100만엔 증액도 내세웠다. 다만 과거 보수층 반발을 산 부부별성제 도입 법안과 관련한 별도 언급은 없었다. 정책기조는 재정 규율을 지키면서 세수 증대를 활용한 성장 촉진에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장관(50) : 중견·청년층의 대표주자로, 현역 세대를 겨냥한 소득세의 한시적 인하를 공약했다. “일본을 기술 강국으로 되돌리겠다”며 전략산업과 지방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정책기조는 중산층·청년층 세제 지원, 보수적 외교·안보 노선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장관(64) : 보수 성향 강한 정치인으로 이번 총재직 도전은 3번째다. ‘적극적 재정’ 기조를 내세우며 위기관리와 성장투자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가솔린·경유 세율 인하, 소득세 ‘연봉의 벽’ 상향, 감세와 현금지급을 결합한 ‘급부세액공제’ 신설을 약속했다. 정책기조는 전통적 보수층 기반에 여성 리더십 을 부각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4) : 자민당내 정책통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출마에서는 저소득층 맞춤 지원책으로 ‘일본판 유니버설 크레딧’을 제안했다. 임금 인상 기조를 이어가되, 일괄 현금지급은 재검토할 여지를 열어뒀다. 정책기조는 실질임금 플러스 정착, 재정·세제의 현실적 조율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69) : 자민당 내 ‘강경 협상가’로 불린다. 이번 선거에선 수조엔 규모의 생활지원 특별교부금 신설과 제3당과의 연립 추진을 내세웠다.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며 “자민당은 도산 직전”이라며 당의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책기조는 안정적 국회 운영, 외연 확대를 통한 정권 재편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에서는 “물가·민생 대응능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다만 소비세 인하와 전 국민 일괄급부는 누구도 재정 부담과 정책의 실효성 논란으로 공약으로 내세우진 않았다. 신임 총재는 곧바로 국회 총리 지명 선거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여당 다수 구도에서는 일반적으로 자민당총재가 총리를 맡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현재 자민당의 경우 참·중의원 모두 과반 의석이 아닌 여소야대 상황이라 야당의 대응 여부에 따라 총리 선출이 불투명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일본 정치 지형뿐 아니라 한일관계·동북아 외교에도 적잖은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3

정부조직법 개정안 與 주도 행안위 통과

‘검찰청 폐지’와 ‘경제부처 개편’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고,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됐다. 개정안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다. 기획재정부는 2008년 2월 이전의 재정경제부로 환원되며, 예산 기능은 국무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로 이관된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금융 기능(금융정보분석원 포함)을 재경부로 넘기고 금융감독 기능 수행을 위해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된다. 개정안에는 기후환경에너지부 신설,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및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 여성가족부 명칭 변경 및 개편, 과학기술부총리 부활 등이 포함됐다. 회의는 시작부터 격렬한 공방 속에 진행됐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졸속 처리가 아니다”라며, 새 정부의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국정기획위에서 적어도 한 달 반 동안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거친 안”이라며 “정부조직 개편안을 통과시켜 주시면 범정부 TF에서 유예기간 동안 더 다듬어 부작용이 없도록, 국민 피해가 1(하나)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교한 안이 마련돼 시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 강행을 ‘입법 독재’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검찰청 폐지에 대해 “검사 2300명, 검찰청 직원 1만1000명은 어디로 가나. 이런 부실이 어디에 있나”라며 실무적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개정안은 여당 주도로 처리됐고,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25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2

“대구·경북 SOC 사업, 정부가 적극 나서야”

경북 발전을 위한 연속 토론회 ‘미래로 나아가는 경북의 힘’ 시리즈가 지역 사회의 SOC(사회간접자본) 난제 해결을 촉구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2일 열린 세미나에서는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을 비롯한 대규모 SOC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마지막 회차의 주제는 ‘경북 SOC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 및 미래 비전 방향 모색’이었다. 세미나는 국민의힘 소속 경북지역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국민의힘 경북도당과 경북도가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을 비롯해 TK지역 국회의원, 국토교통부·경북도 실무진, 관련 연구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1차 세미나에서는 ‘경북 산업구조 고도화와 신성장 전략’을 주제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2차 세미나는 ‘APEC 성공개최와 경북 관광 활성화’를 주제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3차 세미나에서는 ‘인구 절벽 위기, 경북의 저출생 종합 대책’을 주제로 인구 감소 해법 마련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진 바 있다. 이날 4차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SOC 인프라 확충 없이는 산업 고도화, 저출생 극복, 문화관광 활성화가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으고 정부 주도의 사업 개편 필요성과 함께 교통망 확충, 예타 완화 등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발제는 김근욱 경북연구원 박사가,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윤대식 영남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국토부 신윤근 신공항추진단장, 김현진 철도투자개발과장, 김봉길 도로정책과 사무관, 한국교통연구원 김수현 연구위원, 국토연구원 김종학 선임연구원, 경상북도 최병환 도로철도 과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TK신공항의 추진현황 점검 및 해결 과제 △국토 균형성장 방안 마련 △SOC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완화 등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구자근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예산, 정책 등 모든 면에서 경북 홀대론이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소통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승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2

국힘, TK서 이틀째 장외투쟁 美관세 피해 부각·지지 결집

21일 동대구역 장외집회를 연 국민의힘이 22일에도 대구상공회의소와 경북 경산시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 대구·경북(TK)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보수 심장인 TK에서 장외투쟁을 통해 여권의 ‘실정·독주’ 프레임을 부각하면서도 민생현장을 찾아 서민들의 어려움을 당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2일 경북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열린 ‘중소기업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관세 협상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 대표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 집적된 경산산단은 한미 관세 협상 지연 때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에는 25%, 철강으로 분류되는 일부 품목에는 무려 50%의 관세가 부과돼 업계의 불안이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협상이 성공적이었다고 홍보했지만, 대통령 스스로 ‘합의문에 서명했더라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며 “그 사이 대구·경북 기업들은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제·금융 지원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절실히 호소하는 것은 물류비 절감”이라며 “경산-울산 고속도로 건설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라 자동차부품 산업을 지키기 위한 생존 과제”라고 강조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자동차 부품 산업의 메카인 경산이 전례 없는 위기에 놓였고, 정부가 실패한 협상의 대가를 지역 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지적하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미국과 협상으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지만,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25% 관세를 물고 있다”라면서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경산을 중심으로 한 경북권 자동차 산업 전반이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된 회담을 했다고 국민을 상대로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은 대통령실 담당자와 관련 책임자를 당장 경질하라”고 요구하면서 “그동안 진행한 관세 협상을 낱낱이 국민에게 털어놓고, 상황이 어렵다고 어설픈 반미 선동, 반 트럼프 선동으로 지지율 관리에만 신경 쓰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질책했다.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은 지난달 13일 열린 전국 자동차부품 현장 간담회에서 제기된 업계의 애로사항을 토대로 현재 추진 중인 입법 현황을 보고했다. 임 의원은“당시 간담회에서 융자 채무 보증, 이자 보전, 무역보험 지원, 신용보증 채무 조정 등 다양한 요구가 있었다”라면서 “이와 관련해 취약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은 이미 법제처 심사를 마쳤다. 세금 지원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조지연(경산) 의원이 준비 중인 법인세 세액 공제 법안 등도 발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며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22

관광공사·카카오 ‘가볼만할지도 캠핑편’ 공개

한국관광공사와 카카오모빌리티는 19일, ‘가볼만할지도 캠핑편(이하 ’전국 캠핑 지도‘)’을 선보였다. 전국 캠핑 지도에는 지난 1년간(2024년 7월~2025년 6월) ‘카카오내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은 인기 캠핑장 10곳이 담겼다. △영도 마리노 오토캠핑장(부산 영도구) △인천 송도국제캠핑장(인천 연수구) △노을진캠핑장(인천 서구) △더드림핑 글램핑(경기 남양주) △평화누리캠핑장(경기 파주) △자라섬캠핑장(경기 가평)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강원 강릉) △망상오토캠핑리조트(강원 동해) △고사포야영장(전북 부안) △황매산별쿵캠핑장(경남 합천) 등이다. 캠핑장 예약 방법과 월별 방문 추이 등 캠핑장 정보와 함께 인근 관광지, 맛집 등 다양한 여행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아울러 가족친화 캠핑장 Top5, 캠핑 마니아가 선호하는 캠핑장 Top5 등 흥미로운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도는 국내여행 정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과 카카오 T, 카카오내비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가영 한국관광 공사 국내디지털마케팅팀 팀장은 “캠핑을 즐기기 좋은 가을에 맞춰 보다 유용한 여행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이번 캠핑 지도를 기획했다”라며, “앞으로도 시의적절하고 여행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2

스마트한 ‘축집사’가 다양한 축제 안내해요

문화관광축제 관람객이 보다 쉽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축제 안내를 도와주는 집사 서비스(이하 축집사)가 나왔다. ‘축집사’ 는 지난해 공사가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서비스로, 축제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방문객 집중에 따른 주차난 △주변 도로 혼잡도 증가 △음식(먹거리부스) 결제 시스템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할 예정이다. 먼저 스마트 지도를 통해 축제 부스 위치와 프로그램, 편의시설 등 일자와 시간별로 달라지는 축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한 AI 카메라 분석을 통해 인구 밀집도를 5단계(여유, 보통, 복잡, 혼잡, 위험)로 나눠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기한다. 이는 고정된 시설 위치만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지도와 차별화된 것으로 관람객은 원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제 방문 전에 혼잡도까지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쾌적한 축제 현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 방문객은 사전에 주차혼잡도 정보를 이용해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파악하고 축제 먹거리 부스에서는 모바일을 통해 한 번에 주문, 결제할 수 있다. 아울러 휠체어 대여소, 장애인화장실과 경사로 등 무장애 동선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축집사 서비스를 통해 문화관광축제 관람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지역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는 앞으로도 지역축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2

교통·숙박, 단순 편의 아닌 APEC 품격 좌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하 에이펙 )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 천년 신라의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보고(寶庫)인 경주에 세계 21개국 정상과 대표단, 언론이 몰려든다. 도시는 새로운 기회를 얻지만, 동시에 냉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관광 분야에서 경주가 풀어야 할 숙제는 교통·문화재·숙박·안전·지역경제 다섯 가지다. 회의 개최 40여 일이 남은 상황에서 최종 점검해야할 상황은 무엇인지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VIP·관광객 동선 물리적 분리 사소한 돌발 상황도 일정 차질 병목현상·주차문제 해소 관건 정상과 대표단·참가자들 숙소 “작은 소음·돌발 상황 외교 영향 보안·위생·운영 철저히 관리를”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 세계의 정상과 대표단이 모여드는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회의 기간 동안 ‘최대 혼잡 구간’이 된다. 교통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회의의 품격을 좌우하는 관문이다. △ 회의장까지 1km 병목현상 해소가 관건 서울·부산에서 KTX 신경주역까지는 두 시간 남짓. 포항·울산공항을 통한 하늘길도 열려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마지막 구간이다. 신경주역에서 보문단지까지는 차량으로 25분 안팎. 정상 차량·셔틀버스·일반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 병목은 불가피하다. 교통계획 전문가들은 “행사장 접근로를 일방통행화하고, 우회도로와 임시 주차장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셔틀버스, 디지털 예약제로 혼잡 완화해야 경북도와 경주시는 KTX역과 공항, 시내 주요 거점에서 행사장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간대별 수요 예측 없이는 혼잡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QR코드 기반 ‘실시간 셔틀 예약제’를 도입해 승객 분산을 유도할 것을 제안한다. “수요를 예측하고 분산하면 대기 줄은 줄이고, 안전성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과 대표단 차량이 통과할 순간, 주변 도로는 사실상 폐쇄된다. 행사 관계자는 “VIP 이동 경로와 일반 관광객 동선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며 “예비 경로를 동시에 확보하지 않으면, 사소한 돌발 상황도 회의 일정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언론 취재 차량과 참가자 버스를 위한 별도 대기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행사장 주변은 ‘주차장화’될 수 있다. 보문단지 일대의 주차 공간은 평시에도 부족하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도심 외곽에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고, 셔틀로 연계해야 한다”며 “택시·카셰어링을 활용한 ‘라스트 마일’ 수송 대책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은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정상회의의 품격을 지켜내는 첫 관문이다. ‘마지막 1km’를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느냐가 경주 APEC 성공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 정상단 숙소, ‘프라이버시와 보안’이 핵심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의 또 다른 고민은 숙박이다. 정상단과 대표단, 기자단, 의전 인력, 관광객까지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회의는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리지만, 숙박은 도시 전역의 역량을 시험하게 된다. 정상과 대표단은 보문단지 내 특급호텔에 묶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철저한 보안과 프라이버시다. 호텔 한 채가 사실상 ‘폐쇄 공간’으로 전환돼야 하며, 동선·승강기·출입구 관리까지 3중 체크가 필요하다. 한 의전 전문가는 “정상 숙소는 단순한 호텔이 아니라 외교 공간”이라며 “작은 소음·돌발 상황도 국가 간 외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일반 숙소, 서비스 균등화가 관건 특급호텔이 정상단 숙소로 묶이면, 나머지 방문객은 중소규모 숙소와 민박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서비스 격차가 문제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위생·침구·외국어 안내 같은 기본 서비스가 균등화되지 않으면 도시 전체 이미지에 타격이 간다”고 지적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역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위생 점검과 외국어 안내 매뉴얼을 마련하고, 품질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포항·울산·대구 등 인근 도시의 숙박 자원을 활용하는 ‘분산 전략’도 검토된다. 그러나 이 경우 교통과 연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숙박과 교통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관광학자는 “숙박 예약과 동시에 교통편까지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박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다. 정상단에게는 ‘안전한 외교 공간’, 참가자에게는 ‘쾌적한 체류 공간’이다. 특급호텔의 보안과 민박의 위생, 컨벤션센터의 운영력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경주 APEC의 품격이 지켜질 것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2

봉천사에서 문경새재까지… 천년의 길을 걷다

올해의 여행 테마는 꽃인거 같다. 겨울 동백으로 시작해 벚꽃과 유채꽃이 봄을 장식했다. 여름에는 연꽃과 수국이 지천으로 피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줬다. 단풍의 계절인 이 가을, 경북 문경의 작은 절에 개미취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개미취는 쑥부쟁이나 해국, 구절초와 같은 국화과의 가을꽃이다. 강렬하지는 않지만 청초하고 은은하다. 문경의 가을길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문경새재다. 옛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걷다보면 평온한 가을이 문득 다가와있을 것이다. △ 개미취가 지천에 핀 봉천사의 가을 서정 문경 월방산은 해발 360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경치가 뛰어나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월방산은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다. 고인돌 같은 선사시대 유적을 비롯해 삼국시대에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산신각까지 역사적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월방산 일출은 전국 일출 명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개미취가 지천에 핀 봉천사가 주목받으면서 사진작가는 물론 여행객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월방산 중턱에 있는 봉천사는 차를 타고 가면 10분 정도면 도착하지만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야 제대로 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찰로 올라가는 길목에 독특한 동물 모양의 바위가 보인다. 두꺼비와 호랑이 형상을 한 바위가 많다. 봉천사 입구에는 울퉁불퉁한 너럭바위가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다. 너럭바위를 중심으로 개미취가 지천으로 피었다. 키가 족히 1m를 넘는 꽃이 산 중턱에 군락을 이룬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개미취는 꽃대에 개미가 붙어 있는 것처럼 작은 털이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잎새가 갈라진 모양이 마치 별처럼 아름답다. 개미취의 화사한 풍경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가족과 커플이 찾아왔고, 사진작가들까지 몰리며 봉천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말과 휴일이면 하루 1500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문경시 관계자는 “문경에 많은 관광자원이 있지만 이곳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개미취와 함께 월방산의 숨은 비경이 최근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뜨거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 사찰주변 200년 넘은 소나무만 100그루 개미취꽃 단지는 봉천사 주지인 지정 스님이 직접 조성했다. 개미취꽃이 활짝 피면 사람들이 봉천사를 더 자주 찾을 것이라는 소박한 소망이 결실을 맺어 관광 명소가 됐다. 개미취 때문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봉천사의 주변 풍경도 매혹적이다. 사찰 주변에는 200년 이상 된 소나무만 100그루 넘게 있다. 소나무들이 우뚝 솟은 봉천사 바로 앞 너럭바위에 올라서면 안동 학가산과 의성 비봉산까지 보인다. 덕분에 봉천사는 해돋이가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각광받고 있다. 봉천사 바로 앞에 있는 정자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중기 유학자였던 병암 김현규(1765~1842)가 1832년 세운 병암정(屛巖亭)이다. 김현규는 진사에 급제했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병암점을 세웠다고 한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정자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경북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진남교반 봉천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경북 최고의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진남교반이 있다. 봉천사가 개미취꽃 풍경으로 빛난다면 진남교반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경북 8경 중 제1경으로 알려진 진남교반은 낙동강 지류인 가은천과 조령천이 영강에 합류했다가 돌아나가는 지점에 있다.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이 이어지고 강 위로 철교, 구교, 신교 등 3개의 교량이 나란히 놓여 있다. 문경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산성인 ‘고모산성’.진남교반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으면 고모산성에 오르면 된다. 고모산성은 문경지역에 남아 있는 성곽 중 가장 오래전에 세워졌고 규모도 가장 크다. 성으로 오르는 길은 산책로 같은 느낌이 든다. 고모산성은 천하장사 고모노구와 마고노구가 경쟁하며 하룻밤에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성 안쪽에는 돌고개 주막거리가 있다. 고모산성의 성곽은 여러 차례 증축과 개축을 반복했다. 지금은 옛 성벽 대부분이 허물어지고 남문지와 북문지, 동쪽 성벽의 일부만 남아 있다. 삼국시대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는 우리 군사 한 명 없이도 하루 동안 적의 진격을 막았다고 한다. 주변 산세가 하도 험하고 성이 단단해 왜적이 뚫고 나갈 길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성의 전망대로 가려면 꽤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진남교반이 발치에 놓여 있다. △ 선비들의 발자국과 군사의 비망 쌓인 곳 새재 새재(鳥嶺). 말이 가진 기교 없이도 그 이름만으로 등줄기에 바람이 스친다. ‘새도 한 번에 날아서 넘지 못한다’는 전언은 과장이 아니다. 동래에서 한양으로 이어지던 영남대로의 심장부였고, 임진왜란의 격랑 속에서는 전략적 요충으로 기록된 곳이다. 선비들의 발자국과 군사의 비망(悲網)이 켜켜이 쌓여 있는 길. 문경새재는 그렇게 역사의 무게를 안고 오늘도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제1관문 주흘관은 문경새재의 얼굴이다. 주흘관 앞 석성은 일반적인 원형 성곽과 다르게 계곡을 가로막은 일자형으로 쌓여 있다. 길목을 차단하는 간결한 설계는 이곳이 왜 중요한 통로였는지를 말해준다. 초곡성으로 이어지는 성벽은 길게 뻗어 2㎞가 넘고, 비 오는 날이면 계곡마다 운무가 피어 올라 성벽과 산줄기를 감싸는 풍경은 말로 다 옮기기 어려운 고즈넉함을 만든다. 주흘관을 지나면 곧바로 드라마 세트장으로 알려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나온다. ‘태조 왕건’ 이후 수많은 사극이 촬영된 이곳의 초가와 돌담은 20년의 세월을 품어 진짜 민속마을처럼 보인다. 옛 건물의 빈터를 따라 걷다 보면 조령원 터가 나타난다. 조령원은 옛길에 세운 공립 여관으로, 과객과 상인이 무리를 이루어 길을 넘기 위해 머물던 곳이다. 지금은 한 채의 초가와 돌담이 그 자리를 지키며 달빛여행 같은 프로그램으로 옛 정취를 되살린다. 문경새재 곳곳에는 역사적 흔적이 빼곡하다. 김시습, 이이, 류성룡 같은 이름들이 바위에 새겨져 있고, 교귀정 주변의 선정비는 한 시대의 공덕을 기리는 사람들의 체온을 전한다. 교귀정 앞 용추폭포의 물소리는 길 위 휴식의 배경음이다. 반면 조곡관은 세 관문 중 가장 오래된 문루로, 좁은 길목과 붉은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오히려 더 깊은 정취를 준다. 조곡관 인근에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남아 있는 한글 전용 비석 ‘산불됴심’이 있어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문경새재는 ‘걷기’의 방식으로 그 진가를 보여준다. 제1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왕복 약 13km. 대부분의 방문객은 제1관문 주변이나 제2관문까지만 둘러보고 돌아가지만, 참맛은 하루를 느긋하게 온전히 투자했을 때 열린다. 길은 명칭뿐 아니라 과거 실제 차량이 오르내리던 길이었다. 전 구간이 비포장이지만, 두 대가 조심스럽게 지날 수 있을 만큼 넓다. 그래서 비나 눈에도 길이 완전히 막히지 않아 ‘날씨가 험할 때의 대안 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여행의 작은 즐거움은 사람과 마주치는 지점에서 생긴다. 팔왕휴게소의 즉흥 색소폰 연주, 동화원휴게소의 제철 산나물전과 두부김치, 그리고 막걸리 한 잔이 만들어 내는 소담한 풍경들. 한때 아이들이 다니던 조령국민학교 동화원분교 터를 지나며, 산골 삶의 잔상과 오늘의 휴게소 문화가 섞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문경새재는 도립공원임에도 일부 구간이 사유지와 맞닿아 있어 산행 전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안전사고 우려가 적고 길 잃을 염려가 적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계절별·기상별 유의사항은 체크해야 한다. 또한 한 걸음 한 걸음에서 만나는 비문과 명적(名跡), 관문의 자리와 찻집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품고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읽듯이 걸을 것을 권한다. 천 년을 품은 고갯길을 걸을 때, 우리는 단지 풍경을 본 것이 아니다. 과거의 결단과 실패, 인간의 애환과 소망이 쌓여 있는 시간을 밟았다. 문경새재는 그 시간을 걷는 이에게 말한다. ‘속도를 낮추라. 경치를 훑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라.’ 하루가 충분하다면, 새재는 당신에게 더 오래 기억될 한 줄의 이야기를 남길 것이다. /글 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 최병일 기자/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09-22

전통 정자, 예술로 피어난다… 봉화 ‘누정愛아티스트’ 출범

전통 정자 문화의 중심지인 봉화군에서 예술과 자연, 문화유산이 만나는 특별한 예술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이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는 ‘누정愛아티스트’라는 이름으로, 전통 건축물인 정자(亭子)를 모티브로 현대 예술 창작과 지역 문화의 융합을 시도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봉화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누정(樓亭)이 남아 있는 지역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예술 실험이 가능한 최적의 무대를 제공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양화가 김창한 작가를 첫 초청 작가로 맞이해 정자의 미학과 봉화의 풍경을 현대 회화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담아낸다. 봉화정자문화생활관, 아티스트 레지던시… 전국 최다 누정 보유한 봉화서 시작 서양화가 김창한 참여 내년 봄까지 작품 25점 창작,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 기대 □ 봉화, 누정문화의 심장부 누정(樓亭)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연 속에서 사색하고 풍류를 즐기던 정자 건축물로, 단순한 쉼터를 넘어 당대 지식인의 정신세계와 미의식을 반영하는 상징적 공간이었다. 봉화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3개의 누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량산 자락과 백천계곡, 띠띠미마을 등 수려한 자연 속에 정자들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청암정, 한수정, 몽화각 등 수백 년을 이어온 정자들은 봉화의 정신문화와 자연친화적 삶의 철학을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선현들의 학문과 풍류가 교차하는 역사적 무대가 되었다. 이처럼 봉화에 누정이 유독 많이 남아 있는 이유는 단순한 사족(士族)의 거주 때문이 아니라 청량산과 문수산 등 조화로운 자연환경이 선비들의 풍류와 사색의 공간으로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정자들은 자연과 예술, 철학이 만나는 장소로 기능하며 선현들의 미학과 사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오늘날에도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 예술가를 위한 창작의 쉼터, ‘누정愛아티스트’ 레지던시 ‘누정愛아티스트’는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이 주관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창작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레지던시는 예술가에게는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에는 예술과 문화가 스며들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자리한다. 특히 봉화의 누정이라는 독창적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점은 타 지역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최근 국내외 다양한 도시와 마을에서 레지던시가 예술과 지역이 상생하는 중요한 문화 생태계로 주목받고 있다. ‘누정愛아티스트’ 또한 단순히 창작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가와 지역 주민이 교류하며 서로의 삶과 문화를 나누는 과정을 중시한다. 정자라는 전통적 건축 공간과 현대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영감과 실험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창작은 더욱 풍성해진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가에게는 창작의 쉼터이자 예술을 꽃피우는 인큐베이터로, 지역에는 문화적 자산을 확장하는 동력이 된다. 봉화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정자가 품은 정신적 유산이 예술가의 상상력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콘텐츠와 공동체적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누정愛아티스트’는 예술과 지역 문화가 어우러져 미래지향적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야외 화가 김창한, 봉화의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이번 프로그램의 첫 초청 작가는 야외작업과 생동감 넘치는 풍경화로 정평이 나 있는 중견 서양화가 김창한이다. 김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개인전 54회, 단체전 230여 회를 개최한 중견 화가다. 특히 그는 어린 시절 봉화 외가에서 자라며 봉화와 깊은 인연을 맺었고 부친 또한 봉화 상운면에서 사과 농사를 지어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다. 작품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일본, 호주, 캐나다, 미얀마 등지에서도 전시됐으며, 자연과 고향의 풍경을 서정적인 필치로 표현해왔다. 울산시립미술관, 현대예술관, 롯데호텔, SMS Korea 등 다양한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현재는 전업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와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은 누정갤러리에서 올해 6월에 첫 초대전을 개최한 것을 인연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됐다. 김 작가는 2025년 여름부터 2026년 봄까지 봉화에 총 4회 이상 머물며 봉화의 주요 정자와 자연경관, 마을풍경을 소재로 대형 회화 작품을 포함한 25점 내외를 창작할 예정이다. □ 창작의 쉼터 솔향촌과 전시의 무대 누정갤러리 김창한 작가의 창작활동은 봉화정자문화생활관 내 체류형 숙소인 ‘솔향촌’에서 이루어진다. 솔향촌은 소나무 숲에서 풍겨오는 솔향기를 맡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로 정자와 숲, 마을이 조화를 이루는 조용한 자연 속 공간으로 예술가에게 창작의 몰입을 제공한다. 한편 작품전시는 내년 5월 말부터 약 3주간 봉화정자문화생활관 내 ‘누정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누정갤러리는 2023년 6월에 문을 연 전시공간으로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의 누정오경과 조용한 자연환경이 제공하는 전통미와 현대적 전시 환경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 주민과 함께 만드는 문화와 관광, 예술이 만나는 프로젝트 ‘누정愛아티스트’는 예술가 혼자만의 작업에 머무르지 않는다. 프로그램 기간 동안 김창한 작가는 지역주민과 관람객을 대상으로 오픈스튜디오, 드로잉클래스, 작가와의 대화 등을 운영하며 예술적 체험을 통해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창작과정은 SNS와 유튜브(야외화가 김창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개되어 봉화의 문화유산과 자연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문화·관광·예술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지역 브랜딩 모델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정자라는 전통 공간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은 봉화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새롭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향후 봉화를 사랑하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함께 사진,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9-22

허위신고엔 더 무거운 처벌을

학교나 백화점처럼 다중이 밀집된 곳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허위 신고를 하거나, 특정한 공간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공간에 게재하는 행위는 용서 받기 힘든 범죄다. 이런 악의적 거짓말은 필연적으로 공권력의 낭비를 부른다. 앞서 언급한 허위 신고나 거짓 게시글이 문제가 될 때면 사회 안전과 민생 치안에 집중해야 할 경찰 인력이 적지 않게 동원돼 수색과 검문에 나서야 한다. 아무 소득 없는 헛수고에 국민들의 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반복되는 허위 신고와 인터넷 거짓 게시글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화풀이나 재미로 한 행동이 폐가망신을 부를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하는 것. 최근 여러 사람이 반길만한 판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23년 신림역에서 여성들을 살해하겠다고 허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최모(31)씨에게 ‘4300만원을 정부에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이번 소송은 법무부가 다중 살인사건 대비를 위해 투입된 인적·물적 손해에 대해 최씨의 책임을 물으며 시작됐다. 최씨가 사람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린 후 체포될 때까지 703명의 경찰력이 동원됐다. 낭비된 시간과 인력을 감안하면 4300만원도 큰 배상액이라 보기 어렵다. 이번 사례는 정부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범죄자를 상대로 민사 책임을 물은 소송에서 나온 첫 번째 판결이다. 이제 판례가 생겼으니 향후 열릴 유사 사건에 대한 재판도 이 판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국민은 허위 신고와 악의적 거짓 게시글엔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법원은 이런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9-22

APEC 만찬장 변경, 졸속행정 아닌가

불과 한 달여를 앞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행사의 공식 만찬장이 경주박물관에서 경주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돌연 변경되는 일이 벌어졌다. 21개국 세계 정상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공식 만찬장이 행사 임박해 갑자기 바뀌는 것은 드문 일이라 장소 변경 사유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APEC 준비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경주박물관 내 신축건물 대신 공식 만찬장을 라한호텔에서 진행한다”고 밝히고 “더 많은 인사를 초청할 수 있도록 장소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준비위 측이 행사 규모를 모르고 건물을 신축하지 않았을 터인데 변경 사유가 미심쩍다. 이미 95% 공정을 보이고 있는 박물관 내 부지에 신축하던 만찬장은 APEC CEO 써밋 등 기업인과 정상 간 네트워크 허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80억원 들여 신축한 만찬장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지 못해 예산이 낭비되고, 장소가 변경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면 미리 대처하지 못한 졸속행정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하다. 특히 장소가 박물관에서 호텔로 바뀌면서 역사문화 도시 경주를 세계에 알리려했던 당초 취지가 무색해져 경북도민과 경주시민에게 안긴 실망감도 크다. APEC 준비위가 당초 경주박물관을 만찬장으로 정한 배경에는 경주박물관이 우리나라 문화역사 박물관으로서 대표성이 인정되고 이곳에 세계인의 이목을 모아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를 알려보자는 취지에서다. 경주박물관에는 신라금관과 에밀레종을 비롯해 8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이중 3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국보만 13점, 보물도 30점에 이른다. APEC 공식 만찬장은 21개 정상들이 모이는 APEC 행사의 사실상 꽃이라 불릴만큼 세계인의 이목이 주목되는 곳이다. 2004년 부산의 누리마루 공식 만찬장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유명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경주는 포스트 APEC을 통해 APEC 개최지로서 문화역사 도시 경주를 세계적 관광도시로 키우려 하고 있다. 만찬장 변경으로 그 계획의 일부가 손실을 입었다.

2025-09-22

끝없는 與野대치, 국민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여야가 끊임없이 정면충돌하면서 출구 없는 대치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동대구역 앞에서 ‘야당 탄압·독재 정치 국민 규탄 대회’를 열며 거리로 나섰다. 보수정당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5년 8개월만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이 인민 독재로 달려가고 있다. 방해되면 야당도, 검찰도 죽이겠다고 달려들고 있다”면서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해선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 반헌법적 정치 테러 집단의 수괴”라고 맹비난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 유죄 취지 파기환송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 무효 아니냐”고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추석 전까지 이런 장외 집회를 이어간다고 한다. 25일에는 대전에서, 27일엔 서울에서 최고위 회의와 집회를 열 방침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야당탄압과 독재정부’ 이슈를 최대한 부각시켜 민심을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도 이날 거친 말을 쏟아냈다. 정청래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장외집회를 두고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 ‘투정’”이라며 “국감은 야당의 시간인데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장동혁 대표를 향해서는 “윤석열 내란 수괴 똘마니 주제에 어디다 대고 입으로 오물을 배설하냐”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란세력에 관용은 없다”고 했다. 이처럼 여야가 사생결단식 싸움을 이어가면서 정치는 완전히 실종된 분위기다.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가득한 우리나라 경제여건이나 어려운 민생을 조금이나마 고려한다면 여야가 서로 한발씩 물러나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며칠 전 열려다가 취소한 ‘민생경제협의체’를 가동하면 자연스럽게 협상테이블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금처럼 민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면 결국에는 민심이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저급한 수준의 정치판을 봐야 하는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2025-09-22

추경호 “대구·경북 ATM, 5년 새 25%↑ 사라져”

대구·경북 지역의 은행자동화기기(ATM)가 최근 5년 동안 4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점포 축소에 이어 ATM까지 빠르게 사라지면서 고령층과 농촌 주민들의 금융 불편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구·경북 ATM 설치현황(2020~2025.7.)’에 따르면, 전국 ATM은 2020년 말 3만 3707대에서 올해 7월 말 2만 5987대로 7720대(2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구는 2048대에서 1528대로 25.3% 줄었고, 경북은 1280대에서 930대로 27.3% 감소해 전국 평균보다 더 빠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구 중구는 240대에서 75대로 31.2%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달서구는 463대에서 139대로 30% 줄었고, 북구 26.5%, 서구 23.6%, 동구 23.5% 등 전 지역에서 ATM 축소가 뚜렷했다. 경북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구미시가 264대에서 176대로 33.3% 줄었고, 경주시 31.6%, 경산시 28.7%, 포항시 27.3% 감소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감소율을 보였다. 은행별 현황을 보면, 신한은행이 246대에서 170대로 30.9% 줄었고, 국민은행은 326대에서 227대로 30.3% 감소했다. 아이엠은행은 1549대에서 1123대(-27.5%), 우리은행은 206대에서 152대(-26.1%), 농협은행은 560대에서 427대(-23.7%) 줄었다. 추경호 의원은 “은행 지점 축소 문제와 함께 ATM마저 빠르게 사라지면서 금융 소외가 지역과 계층별로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공동 ATM 운영 확대, 편의점·공공시설 내 설치 지원, 비대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대체 서비스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22

與野 ‘APEC 성공 개최·한반도 평화’ 한뜻

국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위원회가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달 경주에서 열릴 ‘제32차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해당 결의안은 ‘2025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성공이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한반도 평화,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동번영에 기여할 중대한 기회라는 인식에 따라 국회가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외교 성과 창출과 ‘연결·혁신·번영’ 비전 구체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대한민국을 신뢰할 수 있는 투자처 부각, K-컬쳐를 통한 문화 강국 이미지 제고, 경주 등 지역사회와 성과 공유 지원 등의 과제도 포함됐다. 특위는 제안 이유에서 “경주 APEC 회의는 세계 경제 회복,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대응, 포용적 성장이라는 국제사회의 핵심 의제를 다루는 역사적 장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글로벌 선도 국가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은 “여야 간 합의와 외교부 APEC 기획단의 자문을 거쳤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APEC 성공 개최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될 예정이며 특위는 오는 30일 마지막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2

가스 공공기관 3사, 성희롱·폭행에도 솜방망이 처벌⋯성과급까지 지급

가스 공공기관 3사가 직원들의 중대한 비위행위를 사실상 방조하면서 성과급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성희롱·음주운전 등 국민 눈높이에서 용납될 수 없는 범죄성 행위에도 솜방망이 징계와 성과급 보전이 이어져 공공기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민의힘 구자근(구미갑)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직원 A씨는 후배 직원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얼굴을 가격하고, 쓰러진 피해자의 배를 발로 차 뇌진탕을 입혔다. 징계위원회는 정직 처분 요구를 받았음에도 감봉 3개월로 낮춰 처벌했고, A씨는 그해 성과급 1400만 원을 챙겼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도 심각한 사례가 확인됐다. 직원 B씨는 부서 여성 하급자에게 “남자친구와 스킨십 했냐”, “같이 잘래?” 등 성적 언행을 지속했지만, 결과는 ‘견책’이라는 경고 조치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성과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630만 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만취 상태로 64㎞를 운전한 사실이 발각돼 감봉 처분을 받았으나 성과평가 A등급으로 580만 원을 받았다. 한국가스기술공사에서는 직원을 폭행해 골절상을 입히고, 휴무일 업무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차장 D씨가 감사 결과 정직 처분 요구를 받았지만, 실제 징계는 감봉 2개월에 그쳤다. 한 시민은 “전형적인 공기업 특유의 ‘내부 감싸기’ 문화가 아니냐”며 “민간기업이라면 해고에 이를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구자근 의원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사 직원들이 폭행과 성희롱, 음주운전까지 저지르고도 성과급을 챙기는 것은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성과급 지급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하고, 공직기강을 바로잡는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22

‘APEC 성공 개최’ 염원 품고 달린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2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칠곡차량기지에서 ‘대구경북 APEC 열차’ 출발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을 기원하고, 지역 상생 협력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경북 APEC 열차’는 도시철도 3호선 전구간에서 11월 1일까지 상시 운행된다. 열차 외부에는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을 염원하는 홍보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국제행사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대구와 경북은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성장전략’에 공동 대응하며, 3대 분야 18개 전략과제를 추진해왔다. 이번 행사는 문화관광 분야 전략과제인 ‘POST APEC’ 실현을 위한 협력의 일환이다.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최병준 경북도의회 부의장, 배선봉 경북프라이드기업 CEO협회장,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 정치·경제·시민사회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APEC 개최에 대한 기대와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대구·경북이 함께 APEC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이 이미 상생 발전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반드시 성공시켜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신호탄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더 높이게 될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대구·경북 협력의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말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모여 경제 협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국내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APEC 홍보 현판, 현수막, 버스 안내방송 등을 활용해 시민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김락현·피현진기자

2025-09-22

스승을 섬기되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제42회 이형회 작품전 ‘사사무은(事師無隱)’

포스코갤러리 초대 제42회 이형회 작품전’이 오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포스코 포항본사 1, 2층 포스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사무은(事師無隱·스승을 섬기되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을 부제로 정해 이형회를 창설한 한국 서양화 도입기의 거장 고(故) 장두건 화백을 기리는 의미를 담은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초헌 장두건 전’과 함께 열리게 되는 이 전시에는 회원들의 대형 작품이 출품돼 창작 열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형회는 1984년 포항 출신의 대표적 서양화가 장두건 화백이 창립한 미술 단체로, 한국 현대미술의 성장과 궤를 함께해왔다. 장 화백은 생전 98세로 타계할 때까지 회장직을 맡아 이 단체를 이끌며 후배 작가 양성에 힘썼으며, 그의 유작과 유품은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에 기증돼 ‘초헌 장두건관’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다. 또한 포항시는 그의 예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장두건미술상’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이번 전시는 이형회의 42회째 정기 작품전으로, 장두건 화백의 예술적 유산과 현대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 작가는 장두건 선생을 포함해 총 67명으로, 강광식·노희정·고윤·허계 등 원로 작가부터 신진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특히 포항 지역에서는 류영재(전 포항예총회장), 최복룡(전 포항미협 회장), 박수철(지역 원로 작가) 등이 참여해 지역 미술계의 저력을 보여준다. 또한 포항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초헌 장두건 전’으로 정해 같은 기간에 장두건 화백의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전시 개막을 축하해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 46명과 지역 미술인들이 참여하는 전시 축하 행사가 열린다. 첫날인 18일에는 포항역에서 집결해 포스코갤러리로 이동한 뒤 전시장에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하고, 호미곶 관광과 만찬을 통해 회원 간 친목을 다진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선산에 위치한 장두건 화백의 묘소를 참배하며 고인의 뜻을 기리고, 포항시립미술관의 ‘초헌 장두건관’을 방문해 그의 작품을 감상한 후 지역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마무리된다. 권숙자 이형회 회장은 “이번 전시는 포항시민과 포스코 임직원에게 수준 높은 미술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전국의 작가들에게 문화도시 포항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포스코갤러리의 개방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시를 통해 지역민은 일상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으며, 포스코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2

대구서 ‘돈키호테’ 발레 무대 펼쳐진다

희극 발레 ‘돈키호테’가 대구 무대에 오른다.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공연예술유통사업에 선정돼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실연 단체는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을 역임한 고(故) 문병남 예술감독이 주축이 된 M발레단이다. 발레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데 라만차’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바질리오와 키트리아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한 돈키호테의 모험담을 그린다. 원작 소설과 전통적 발레 버전은 주로 두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돈키호테의 역할과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새로운 안무를 통해 약자를 보호하는 정의로운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며, 단순한 몽상가가 아닌 젊은 연인들의 사랑을 지지하고 이끄는 조력자로 재해석해 현대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이번 무대는 세기딜리아, 플라멩코, 판당고 등 스페인풍의 다채로운 춤과 유머러스한 연기를 결합해 희극 발레의 정수를 선사한다. M발레단은 기존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의 3막 구조의 클래식 발레를 속도감 있는 2막 구성으로 재구성하고, 강렬한 무대 연출을 통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M발레단은 2015년 창단 이후 “한국 발레의 정체성 확립”을 목표로 창작 발레와 클래식 작품의 재해석에 주력해왔다. 대표작으로는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오월바람’ 등이 있으며, 국내외 무대에서 한국적 서사와 독창성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 발레계가 오랜 기간 외국 라이선스 작품에 의존해온 현실 속에서, M발레단은 자체 제작 창작 발레와 클래식 작품 재구성을 통해 지역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K-발레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주역은 바질리오 역의 정용재 발레리노와 키트리아 역의 최솔지 발레리나가 맡는다. 두 무용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으로, 학창 시절 시칠리아 국제무용콩쿠르에서 각각 2위에 입상한 실력파다. 2024년 M발레단의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활약했으며, 정용재는 최근 M발레단의 신작 판타지 발레 ‘구미호’에서도 주역으로 참여해 안정된 연기력과 탁월한 테크닉을 입증한 바 있다. 두 무용수는 오랜 협업으로 다져진 환상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뛰어난 신체 조건과 무대 존재감으로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레 ‘돈키호테’는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는 어울아트센터 홈페이지 또는 전화(053-320-5125)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2

이철우 도지사 ‘청렴 톡톡 간담회’ 개최

이철우 지사가 22일 ‘도지사 청렴 톡톡(Talk Talk) 간담회’를 열고, 청렴 문화 확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지사와 간부 공무원, 노조 임원, 일반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청렴 우수부서 시상 △도지사와 함께하는 공감·소통 간담회 △청렴 퍼포먼스 등 청렴을 조직문화의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철우 지사는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이자 도정의 신뢰 기반”이라며 “경북도가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하고, 2025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와 청렴한 조직문화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감·소통 간담회에서는 사회자의 객관식 질문에 참석자들이 리모컨을 통해 실시간으로 응답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도지사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질문은 △조직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리더십 △조직문화 개선 아이디어 △출근 전 가장 큰 고민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등으로, 직원들의 솔직한 생각과 경험이 공유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이 지사는 “출근이 즐거운 도청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소통이 필수”라며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해야 조직 전체가 건강해진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청렴 퍼포먼스에서는 도지사와 노조위원장, 감사관, 청렴 우수부서 간부들이 무대에 올라 ‘청렴 나무’에 청렴 문구가 적힌 9가지 열매를 부착하며 ‘청렴 특별도 경북’을 향한 다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열매에는 ‘투명한 행정’, ‘공정한 인사’, ‘신뢰받는 조직’ 등 조직의 핵심 가치를 담은 문구들이 적혀 있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청렴 우수부서 시상에서는 내·외부 청렴체감도, 업무 만족도, 청렴교육 이수 실적, 부서별 청렴시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건설도시국이 최우수 부서로 선정돼 상장과 상금 300만 원, 청렴현판을 수여받았다. 우수 부서에는 소방본부와 안전행정실, 장려 부서에는 농축산유통국, 어업기술원, 상주소방서가 각각 선정됐다. 한편, 경북도는 간담회와 연계해 오는 26일까지 도청 로비에서 ‘2025 청렴페스타(Play & Clean)’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 청렴 콘텐츠(영상·웹툰) 전시, 청렴 게임 참여 마당, 메타버스 청렴 퀴즈 월드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렴 문화를 쉽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