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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은퇴자들 “다른 재테크 찾자”… 예·적금 해약 발길

저금리시대 고민 해법은 #사례 1= 지난 5월 포항의 한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유모(60)씨는 퇴직금 일부를 은행에 정기예금을 했다. 유씨는 그러나 정기예금 이자로는 생계가 어렵게 되자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유씨는 퇴직금 중 1억원을 모 시중은행에 거치식 정기예금으로 넣어 놓았다.그러나 최근 은행금리가 4.0%까지 떨어지면서 배당받게 되는 이자는 월 33만6천73원 밖에 안된다는 것. 여기에다 이자소득세 15.4%를 제하고 나면 실수령액은 28만2천만원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80여만원을 받고 있지만 보험유지비용과 주택관리비, 병원진료비 등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돈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도 한 달 생활이 빠듯하다. 유씨는 조만간 딸이 결혼하게 되는데 혼수비용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유씨는 “60년 평생을 일에만 매달려 살아왔는데 돈 때문에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이 요즈음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공통된 고민거리”라고 말했다.#사례 2= 3년전 포항철강공단의 한 업체에서 퇴직한 박모(59)씨는 퇴직할 당시 은행에 넣어놓은 9천600만원의 정기예금을 해약하고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 방법을 찾고 있다.금리가 떨어져 한달에 받는 이자가 30만원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은행측은 박씨에게 노후연금공제형 상품을 소개했다. 이 상품을 적용할 경우 월 예상수령액은 배당을 포함해 종신상속형 39만원, 종신형(원금상쇄형) 44만원 수준이다. 정기예금 이자보다는 13만원 정도 많다.박씨는 “요즘 은퇴자들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재테크 정보에 어두워 은행이나 증권사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시중은행의 `제로금리`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은행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시대는 지났다. 은퇴자들은 퇴직금을 채권이나 펀드 등을 이용해 단 얼마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재테크 방법들을 찾고 있다.퇴직금 1억원을 시중은행에 넣어 놓았을 경우 월 이자는 30만원에도 못 미친다.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로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최소 10억원 정도를 넣어놔야 250만원 이상의 월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시중은행의 예·적금은 이제 재테크 상품으로서의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최근 포항지역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에는 은행 예·적금을 해약하고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를 찾으려는 은퇴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대구은행 포항영업부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노후를 여유 있게 보내려면 한 달 동안 최소 244만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는 월 기초 생활비 95만원과 월 외식 3회, 중형아파트 관리비, 기본진료와 정기검진, 문화생활 2회, 월 사회 활동비 11만원, 연 여행비, 차량 2천CC 유지비, 헬스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지난 3일 기준 우리, 외환, SC제일, 신한, 국민 등 7개 은행정기예금 12개월 기준 금리는 3.74~4.25%선. 이는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대구은행 포항영업부 김호원 PB 팀장은 “은퇴자 부부의 생활비를 따져봤을 때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통해 한 달에 200~250만원 정도가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며 “자녀결혼자금과 주택교체자금 등의 중장기 목적과 상속 및 증여, 의료비 비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2011-06-10

인터뷰-김호원 대구은행 포항영업부 PB 팀장

“10만원 펀드라도 시작하라투자 시작하면 투자처 보여” 지난 3일 우리, 외환, SC제일, 신한, 국민 등 7개 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기준)금리가 3.74~4.25% 선까지 떨어졌다. 그야말로 제로금리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은퇴자들은 시중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목돈을 만지기가 힘들어졌다. 대구은행 포항영업부 김호원 PB 팀장을 만나 효율적인 노후 재테크방법에 대해 들어봤다.△효율적인 노후대비란.효율적으로 노후를 대비하기 노후 여가비, 자녀교육비, 자녀 결혼자금, 건강유지비용 등의 추가로 필요한 자금에 대한 계획을 확실히 세워둬야 한다. 특히 노후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녀 결혼자금 등에 대해 이야길 해 본다면 자녀 결혼 시 들어가야 할 비용 등을 유보해두고 노후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흔히 하는 말로 `항아리 단지에 돈을 묻어둔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지출이 예정된 자산은 일찌감치 제외해 두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디에 돈이 쓰일지를, 언제 돈이 쓰일지를 알아야 투자에 대한 세부 계획을 짤 수 있다는 말이다.△노후대비를 위한 재테크 방법은.자산을 분배해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줄 것이 아니라면 꼭 집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쪼들리면서도 주택 소유에 대한 욕심이 있는 은퇴자들이 많다. 돈을 굴려서 소득을 내려면 전세 등으로 옮기는 방법도 나쁘진 않다.또 은행 적금과 예금 등은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노후대책 자금으로 쓰기에는 금리가 너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자산을 100으로 봤을 때 40% 정도를 예금·적금 등의 안전자산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40%를 원금보존형 투자자산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시중 은행에는 대구은행의 리치 지수변동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면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20%는 원금 비보장형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낮은 금리에 만족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은행에서 상담을 받고 싶어도 은행 문턱이 높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높은 금리를 주는 보험·증권사 등을 많이 생각하는데 예·적금을 제외하더라도 다양한 상품들이 시중은행에 있다. 특히 펀드는 10만원부터 시작해서 투자 감각을 길러 성공할 경우 자금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 10만원짜리 적금 펀드도 자세한 금융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주로 투자를 망설이는 고객들은 투자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는 분야에서만 투자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투자를 시작하게 되면 투자할 곳이 보이기 시작한다. 또 은행 문턱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10만원 상당의 펀드라도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금융상담은 적은 금액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2011-06-10

포항 양포항 그곳에 가면…

고즈넉한 동해의 나폴리를 만난다 포항시 장기면은 산딸기와 항구의 앙상블이 도드라진 고장이다. 산딸기 재배를 시작한지 40년.이 세월이 장기면을 산딸기 3대 주산지로 만들어 놓았다.포항시 남쪽 끝자락에 매달려 바다를 지척에 두고 있는 마을.양포항이 시원한 여름 바람 앞에서 한층 더 짙고 푸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영일만 최남단 장기면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천년 동안 동해안을 지켜온 장기읍성이 있고, 대원군척화비 등 필사항전의 유적이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다.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같은 석학들의 유배지이기도 해 자연스레 선비정신도 베였다.지역특산 아귀·문어 조형물배 화장실 이국적 풍경 선사새벽 5시면 위판장 `북새통`달빛 흐르는 밤 그 운치라니…초록구비 마을은 야생화 천지`산딸기축제`도 함께 즐겨포항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40여분을 달리다보면 `대한민국의 나폴리` 양포항을 만나게 된다. 구룡포에서 양포항까지 20km 남짓한 바닷길은 `아름다운 해안이 이런거구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직접 가보지 않고서 상상만으로 그 감흥을 알아 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양포항은 항구와 어촌의 묘미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양포항은 2006년 국토해양부(옛 해양수산부)가 `아름다운 어항 만들기`사업을 추진해 2008년 어촌어항·복합공원이 완공돼 현재는 연간 20만명이 찾는 관광 어항으로 자리잡았다.이 해변공원에는 해변의 특색을 살린 배모양 화장실과 전망대 화장실, 각종 공연·축제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광장, 바다를 주제로한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위치해 관광객들에게는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또 해상요트계류시설과 해변산책로 등 휴식공간도 조성돼 있다.하얀난간과 세갈래 잎사귀의 반딧불이 가로등을 따라 바다를 둘로 나누어 놓은 듯한 산책로 끝에는 등대와 함께 반달모양의 해상공연장이 있다. 바다로 난 길 옆으로는 작지만 각양각색으로 멋을 부린 요트와 보트, 낚시배와 군데군데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이 조화롭다. 아득히 멀리 방파제에는 수십명의 강태공들이 양포항이 바다낚시터로 유명하다고 알려주고 있다. 공연이 없는 해상공연장의 나지막한 계단에 앉아 동해바다를 보고 있으면 일상의 시름이 잊혀지는 듯 하다.양포항은 이웃 감포항처럼 해안선이 움푹 들어간 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항구로써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남북으로 연결된 감포 ~ 구룡포 도로와 양포~포항 도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이 예로부터 동해안 큰 항구로 발달할 수 있게 한 조건이 된 셈이다.지금은 항구가 많이 쇠퇴했지만 한때는 바닷고기가 많이 잡히는 항구로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옛 항구의 모습을 보여주던 양포조선소와 배에 기름을 넣던 기름탱크는 철거됐다. 하지만 지금의 양포항의 새벽도 다른 항들과 마찬가지로 살아 숨쉬는 하나의 유기체다. 365일 매일 새벽 5시면 15개마을 어선과 활어운반 차량이 양포항으로 몰려든다. 포항, 대구, 경주, 울산 등지에서 활어를 사려고 양포항을 찾아온 구매자와 어민, 상인 등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6시에 위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현재 양포항 주위에는 인근 15개 어촌마을 어선 200여척이 조업을 하고 있으며 아귀, 문어, 도다리, 쥐치, 소라, 방어, 삼치 등이 주요 어획종이다. 양포항의 연간 위판액은 100억 원에 이른다.양포항 주변으로 생아귀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즐비하다. 문어와 아귀의 주생산지로 유명한 양포항에는 각지에서 그 생아귀탕 맛을 보러 멀리서 찾아오기도 한다.양포항의 밤바다는 운치의 극치라 해도 좋다. 특히 달이 떠오르는 밤바다는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황홀한 풍광 그 자체다. 칠흑같이 어두운 양포항 밤바다를 비추는 보름달을 보면서 자신의 2세와, 또는 연인과 함께 소원을 빌어 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마을 이름에도 달빛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양포항 서쪽 산 아래에 양월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달이 뜨면 제일 먼저 달빛이 비치는 곳이라 하여 양월(良月)이라 불렀다 한다.양포항 인근에 하늘비가 내려 굽이굽이 산자락과 계곡을 돌아 흐르는 초롱구비 마을이 있다. 산나물과 들꽃들이 철 따라 피고 지고, 산골짜기 가재가 살며,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깃든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울타리로 심겨진 대나무를 가마에서 숯으로 구워내고, 야생화 단지에서 채취한 야생화를 가지고 세상에서 하나 뿐인 `나만의 숯부작`을 만들어 본다. 고운 빛으로 물들인 손수건을 만드는 천연염색 체험도 해보고, 두 사람씩 호흡을 맞춰 디딜방아도 찧어본다. 구수한 시골밥상으로 배를 채우고, 산새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 감나무집, 산약초캐는집, 소키우는집 등 민박집 인심이 이름만큼이나 따뜻하다.장기면사무소 뒤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어느새 앞이 탁 트인 고지가 나오고 성곽이 드러난다. 길 양옆으로 산딸기 밭이 펼쳐져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장기읍성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면 황토 땅에서 느껴지는 푸근함이 있다. 가족과 연인과 손 잡고 다정히 거닐기 좋은 곳이다. 꼭대기에 외로이 서있는 느티나무가 성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좀 아찔한 맛이 있긴 하지만 성 곽 위에서 내려다보는 연두빛 들판과 동해바다의 장관은 일품이다.이번 주말 양포항에 들러 유명한 아귀요리를 먹고 다음 날 아침 동해바다의 일출을 즐기자. 초롱구비 마을에서 모처럼 여유롭고 푸근한 한 때를 보내보자. 천년 역사를 간직한 영일장기읍성을 따라 걸으며 영일만 전경을 가슴에 품어보자. 근처 밭과 언덕엔 온통 산딸기 나무다. `장기 산딸기 문화축제`로 조용하던 마을이 들썩거린다. 돌아가는 길은 웃음 한가득, 추억 한가득이다. 박목월의 `밤에 쓴 인생론`의 양포항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자./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2011-06-10

“정체성 확립 포럼 지역울타리 극복”

경북!정체성을 찾자 (3·끝)국내·외 석학들 3일간 감동의 소통 “지금까지 그 어떤 공개토론회보다 아주 유익하면서도 의미 있는 포럼이었습니다. 특히 유서 깊은 안동을 비롯해 경북지역이 갖고 있는 우수한 역사적·문화적 전통성을 새삼 실감하면서 밀려드는 감동의 물결이 절로 느껴집니다.”세계화 시대를 맞아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한 국제 포럼이 마무리 단계인 지난 5일 이번 포럼의 총평에 대해 야자키 카즈히코 교토포럼 이사장은 `국가라는 벽을 뛰어넘어 영혼의 소통이면서 잔잔한 감동의 파장`이라는 의미로 짧게 표현했다.이날 야자키 이사장은 “교토 등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일본지역에서도 일찌감치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몰두해 왔지만 지역 울타리에 한정된 것에 불과했고, 그것을 뛰어넘는 시도는 지금껏 없었다” 면서 “이번 포럼은 경북을 넘어 한국 공통의 문화유산, 나아가 세계 보편적 문화유산을 추구하고 지향한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그는 또 “이번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포럼에는 지역이나 국가 간의 비교 등 일부 횡적으로 확장한 면도 있다” 면서 “교류도 중요하지만 세대 계승 등 대대로 지속적으로 계승·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지난 3~5일까지 안동시 도산면 국학진흥원에서 3일째 이어진 `경북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국제포럼`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네덜란드 등 한국학 관련학자들이 참석해 객관적 입장에서 5일에도 각 나라가 가진 정신문화와 `동아시아의 공통교양으로서의 예악(禮樂)` 대한 주제 토론회로 이어졌다.이날 이 주제를 두고 고려대학교 아시아문제연구소 신현승 교수가 공개토론회 사회진행을 맡은 가운데 중국에서 사회과학연구원 비엔총다오 교수, 북경대 일본학연구센터 궈리엔요우 교수가 참석했다.또 일본 사가대학 나카오 유카리 교수, 사이타마 대학 권순철 교수,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소속 고토 토모코 교수, 코지마 야스노리 교수 외 다수가 참석했으며, 네덜란드 레이든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보드윈 월라번, 지명숙 교수가 각각 참석했다.국내에서는 김미영 한국국악진흥원 책임연구원을 비롯 박정련, 최재목 영남대 교수, 대구시립국악단 안무담당 채한숙씨 등 다수가 참석해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동아시아 공통교양으로서의 예악(禮樂)에 대한 각국의 의견이날 오전 제일 먼저 동아시아의 `예와 악` 에 대한 제목으로 심포지엄을 기획한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코지마 야스노리 아시아문화연구소장은 `한국 속의 한국이 경북 안동`이라고 지칭하고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 서애 유성룡의 병산서원을 열거하면서 유교의 예악문화가 풍부하게 자란 지역이면서도 선비정신과 풍류도가 꽃핀 지역이라고 높이 평가했다.코지마 교수는 “나라마다 시대마다 섬김의 정도가 같지는 않지만 동아시아문화권의 공통 기반에 있는 예악문화의 역사적 전통을 되돌아보는 것은 각 나라들이 미래를 향해 손잡고 전진하기 위한 큰 초석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이어 `현실과 원칙의 조화를 추구한 퇴계의 예론`을 소개한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책임연구위원(사회학박사)은 `주자가례`를 비롯 고례(古禮)뿐만 아니라 인정(人情)과 시속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취한 퇴계의 예(禮) 수행을 자세히 열거하면서 그의 절충주의·현실주의·개방주의·합리주의 등으로 표현했다.음악과 시를 통한 옛 성현의 덕성과 예에 대한 평가도 제시됐다.`퇴계의 악론(樂論)`이란 주제로 `퇴계전서`에서 음악과 관련한 내용을 정리한 영남대 박정련 교수는 `도산십이곡발문`을 소개하면서 “퇴계의 음악은 인간의 덕을 펼치는 수단으로서의 음악”이라며 “자신의 삶과 예술함, 나와 너 우리, 자연과 우주에 대한 퇴계의 가르침에 오늘날의 예인은 조용히 귀를 기울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박 교수는 자연에 은거, 이름 모를 풀들과 처음 보는 물새들을 세세히 관찰하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깨달은 퇴계의 시(時)구절 일부를 참석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이어 일본 사마타마 대학 권순철 교수의 `다산 정약용의 예학과 조선사회`의 주제 발표가 소개됐다.권 교수는 유학이 왕조사회의 `만학의 학(學)`이었음을 환기시키고 근대학문 개념 및 유학에 차용됨으로서 식민시기에 형성된 조선유학사상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유학재고를 촉구하면서 다산 정약용의 인간론인 경학의 의미와 예학에 대해 논하고, 사회적 의미를 고찰했다.또 영남대학교 철학과 최재목 교수는 지난해 11월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아시아문제연구소와 영남대중국연구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한 심포지엄 발표된 `한국에서 악서와 악론-사상사에서 본 조선의 악론`의 내용을 대폭 수정 보완한 논문을 발표했다.중국 사회과학연구원 비엔 총다오 교수는 `순자(荀子) 의 예악사상 대한 간명한 분석`이란 논제를 통해 `순자·예논`, `순자·악론` 등 주요 원문을 소개했다. 그는 예는 정신문화와 육체문화를 일체화해 외재적 규범제도의 일면과 내재적 도덕순화의 일면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며 공자와 맹자는 후자를 중시, 인학(仁學), 인정이론을 구축하면서 공자 이후 이상적 사회질서의 구축에 관한 예학사상은 후대 유학에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고토 도모코 교수는 `중국 고대의 음식문화와 예학`이란 논제에서 중국의 상례, 제례 등 예와 음식의 관계, 효자의 삼도(三道)-양로와 음식에 대해 조명했다.고토 교수는 “음식을 통해 예를 살펴보면 연령에 따라 몸을 지키고 생명을 보전하는 일 외 죽음의 세계에 대해서도 소통하는 일에 큰 가치를 두는 중국문화의 특색이 나타나 있다”고 했다.또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일본 문화의 변천사례로 일본 사가대학 나카오 유카리 교수가 추가로 발표했다.나카오 교수는 `일본에서의 명악(明樂) 수용`에 대한 발표에서 “일본사에서 명악이 유행한 호레키·메이와(明和)의 시기는 도예, 다도, 음악 등 다방면에서 `중국취미`가 번창했던 시기”라며 “그것은 당시 지식계급이 중화문명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돼 `고금 융통성`이라는 명나라의 음악관이나 미의식을 수용하는 구체적인 표출이었다”고 했다.서양에서 본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네델란드 레이든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보드윈 월라번 교수는 `19세기 조선의 종교, 유교의 헤게모니인가, 종교의 다원주의인가?`를 중점적으로 다뤘고, 같은 대학 지명숙 교수는 `서양이 본 한국` 에 대해 네덜란드 고증 자료를 통해 `하멜표류기`를 구체적인 예로 들어 상세히 조명했다. 지 교수는 “예의 한국 관련 기록에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피상적인 대목이 많다. 네덜란드의 한국 이해는 포괄적인 반면 외형적인 경향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면서도 네덜란드 공문서 및 한국관련 제반 자료는 사료로서, 민속학지로서 가치가 높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했다.마지막으로 대구시립무용단 채한숙 한국무용 안무 담당은 신라, 고려, 조선시대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변천사를 거친 `무애무 연행의 사적(史的) 개괄`의 요약·정리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외 교토포럼 김태창, 엄석인 교수, 이동건 국제 퇴계학 대구경북지부이사장이 참석했다.국가라는 벽을 넘어 3일간 소통하면서 감동의 파장을 남긴 이들은 6일 오전 도산서원 등 유교문화탐방을 끝으로 아쉬움 속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서인교·권광순기자

2011-06-09

창덕궁 내 사대부집 연경당의 사랑채

창덕궁 연경당의 대문인 장락문(長門)을 지나 행랑마당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중문(中門)이 보인다. 그 중 동쪽에 위치한 솟을대문 구조의 장양문으로 들면 바로 사랑마당이 된다. 사랑마당을 향해 중문간에 연접해 있는 행랑채는 광과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양문을 지나 사랑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사랑채인 연경당이 마주 보이고 동쪽으로는 서실인 선향재(善香齋)가 서향을 하고 자리해 있다. 특이하게 사랑채가 안채와 붙어서 연속된 동(棟)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자세히 보면 사랑마당 사이에 나지막한 담장을 둠으로써 남성의 공간인 사랑채와 여성의 공간인 안채를 구분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 사대부집 사랑채와 안채가 앞뒤로 위치한 것과는 다른 배치 방법이다. 사랑채는 좌측에서 2칸 온돌침방, 2칸 온돌 사랑방, 2칸 대청, 1칸 누마루 순으로 구성돼 전형적인 조선시대 상류주택의 평면구성을 하고 있다. 사랑채는 주인양반의 공간으로 항상 문객들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다. 반기는 주인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손님이 되어 사랑채로 들어서 본다.사랑채 동쪽에는 양쪽에 온돌방을 두고 중앙에 대청을 둔 선향재라 부르는 서고(書庫)가 서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선향재는 `좋은 향기가 서린 집`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좋은 향기란 책 향기를 가리키는 것 같다. 사랑마당은 사랑채와 선향재로 적정한 정도로 둘러싼 위요(圍繞)감을 가진 형상을 하고 있다. 또한 선향재는 그 이름답게 책을 읽고 보관하는 곳이므로 건물 앞쪽에 따로 동판으로 지붕을 내어달아 햇빛을 막고 있다. 그리고 이 동판 지붕 가장자리에 정자살로 짜여진 문짝 모양의 차양을 달고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끈을 달아 놓은 것이 아주 특이하다. 천정에는 이 차양을 올리고 내릴 때 쓰는 도르래를 설치해 놓았다. 이 차양은 단순히 햇살을 막아 주는 기능만 가진 것이 아닌 듯하다. 필자의 생각으론 오히려 이것은 하인들이 끈을 오르내리면서 선향재 안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주인을 위해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사랑채의 선향재 뒷동산에는 나지막한 단을 지어 화계(花階)를 만들고 동산 위에는 단청을 하지 않은 농수정(濃繡亭)이라는 정자를 두었는데, 정면 1칸 측면 1칸의 겹처마 네모지붕으로 지붕 꼭대기엔 아름다운 절병통이 꽂혀 있다. 정자 4면의 창은 완자(卍字)무늬의 사분합(四分閤) 들개문으로 하여 모두 들어 올릴 수 있게 하였다.사랑마당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역시 사랑채와 안채를 나눈 담인 것 같다. 이를 `내외담`이라 하는데 이 담을 볼 때 조선시대의 남녀유별이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내외담에 문이 있긴 하지만 손님이나 식객이 집안에 있을 땐 이 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시 양반집의 법도였다고 하니 연경당 사랑채 마당에서 내외담을 따라 들면서 당시의 법도를 상상해 볼 수 있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6-09

경북!정체성을 찾자 (2)

대한민국의 뿌리, 경북의 혼을 찾기 위한 경북도의 노력은 진행형이다. 정체성을 찾기 위한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의 혼은 물론 경북의 혼이 무엇인지, 혼이 있다면 어떻게 찾을 것인지 방법론과 실천방안 모색도 이어졌다. 또 경북의 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 환경에 따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경북 정신문화의 핵심가치로 여겨지는 화랑정신, 호국정신, 새마을 정신 등 재조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지난 4일 제일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유명기(경북대 고교인류학과) 교수는 “문화는 일반적으로 어떤 집단이 역사적으로 구축해 온 독자적 생활양식 및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고체계이며, 문화권은 그런 특정문화가 펼쳐진 지리적 범역이다”고 전제, “과연 경북 문화권이라 이야기할 만큼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독자적 문화가 있는가? 경북 문화는 한국 문화의 전체 맥락에서 어떤 의치를 갖는가, 한국의 다른 지역 문화와 어떤 면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른가?”를 제기했다.박홍식(대구한의대) 교수는 대의정신과 청렴, 강직, 전반적, 인문적 교양을 겸비한 선비정신, 한국 정신의 독자성을 계승한 동학 정신, 구한말 일제 강점기 구국 의병활동의 국난극복 정신,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열거하면서 “새마을 정신은 풍류정신, 선비정신 동학 정신으로 이어진 한국인 정신문화의 DNA가 20세기 주민 자주의식과 만나 탄생한 주민자치운동 정신이다”고 주장했다.따라서 박 교수는 “독자성과 대중성을 갖는 경북의 정신문화를 21세기 `컬처 코드(Culture Code)`로 전환하고 신라 천 년을 이끈 화랑정신을 신천년을 이끌 신청년정신인 `신화랑 정신`으로 재창조해야 한다”고 했다.김규원(경북대) 교수는 대구·경북연구원의 조사보고서를 인용, 경북 정체성의 현주소를 “대구·경북인들은 자신이 사는 대구·경북에 대해 `정체`, `폐쇄적`, `낙후`되어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으며 사회정치적 위상에서 낮다고 인식한 반면 타지역인들은 대구·경북의 위상은 높다고 해 상반된 생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김 교수는 미래전망과 관련, 대구시민들보다 경북도민들이 지역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구 경북인들의 기질은 `정이 많다`와 `보수적`이라고 했다.특히 김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보수성`을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남성은 `권위주의`, 여성은 `체면중시`를 지적했다.김 교수는 “경북 정체성 슬로건 공모결과 `천 년의 두드림(Do Dream) 경북`이 선정된 만큼 경북의 찬란한 천 년의 역사성을 되돌아보며 도민의 꿈과 희망을 힘차게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디지털국학실장은 “한 나라의 정체성은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얀식과 삶을 결정하며 이를 통해 다른 나라와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 존재로서의 `국민성`이 부여된다”며 “이것은 기업은 물론 경북이라는 집단 역시 마찬가지인만큼 경북 정체성이 무엇이지를 확인하고 그것을 통해 `경북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백승대(영남대) 교수는 “지방자치시대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경북지역 주민들은 지역 학교에서 지역화 교육에 경북 정체성 담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경북 지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아이들이라면 앞으로 세계 어디를 가서 살던지 경북 정체성을 잊지 않는 경북의 중요한 자원이 된다” 고 강조했다.백 교수는 “최근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농촌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도시 사람들이 경북지역으로 정착하도록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정주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수 인천학연구원상임위원은 “정체성은 한 지방의 고유성이긴 하지만 다른 문명권에서도 흔쾌히 수용하고 동의할 수 있을 만큼 보편적 가치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며 “인천의 고유성 혹은 도시 정체성은 창조 도시 전략을 추진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인천시의 남구와 연수구는 창조도시 프로젝트를 통한 도시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선언하거나 검토 중에 있는 만큼 도시와 지역의 정체성은 위기의 도시를 재생하는 자원으로 인식됨으로 지자체는 제도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권두현 안동탈춤축제조직위 사무처장은 “경북 전통문화를 세계인과 공유하는 것은 세계인들이 경북 전통문화에 대해 흥미와 재미, 가치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그 가치가 자신의 질을 높이는데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게 하는 일이다”며 “경북 문화가 인류에 중요한 신뢰를 주고 접근성과 친근감,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또 권 사무처장은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경주역사지구와 불국사, 석굴암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나 아직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경북의 전통문화가 지정된 것은 없다”며 “경북 전통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학술적, 사회적 관심 유발은 물론 유네스코 단체, 국제 NGO 조직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경환 한국국학진흥원 연구부장은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해 우선 정체성의 규명과 발굴을 위한 연구작업, 그 성과를 정책 수립과 계승보급을 위한 토대로 확립하는 작업이고 특히 계승발전을 위한 보급과 실천운동의 전개이다”고 강조했다.박 연구부장은 “경북 정체성 확립과 보급을 위해 우선 현행 경북공무원교육원의 교육과정에 경북의 정신적 가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그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적 결단이 중요하다”며 대안을 제시했다.이어 토로에 나선 유생진 야시마대학 교수는 “경북의 정체성을 찾아 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일관된 행동가치로 연계해야 한다”며 ”대구와 경북, 한국과 경북의 중첩성, 중복성의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고 발견된 정체성이 도민들의 자긍심을 지키면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성만 경북 도의원은 “경북과 대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세계와 상통하는 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미국은 독립기념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개천절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남북한 포함해서 경북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방법론을 제시했다.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은 “선비, 동학, 새마을 정신으로 이어진 한반도 정신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 방향, 대상 등 시야를 넓혀 경북 정체성을 찾아 잘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형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북의 정체성이 도대체 무엇인지, 타지역의 정체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체성의 확립은 민속학, 역사학 등 학문적, 일반적으로 접근했다”며 “사상과 현실을 함께 해 학자 간 토론도 중요하지만, 주민, 현장 전문가 등 다양하게 참여시키는 등 내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밖에 객석의 토론으로 내적인 소통의 장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 중요하지만 타지역도 인정하고 나아가 세계화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통의 장 마련과 인재육성이 절실한 것도 제기했다.특히 새마을 운동의 재조명과 여성,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토론 좌장인 남치호 전 안동대 교수는 경북 정체성 확립과 관련, “세계와 한국, 그리고 경북을 함께 소통시킬 수 있는 공간설정, 경북이 가진 전통적인 것과 전·근대적인 시대적 소통, 남·녀(성별) 간 소통,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세대 간 소통, 전문가와 서민과의 소통, 현재의 모습에서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적 소통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2011-06-08

추상의 종이 형상을 時空의 현실로 드러내다

나의 `Draw-Crevice 틈을 그리다`사진는 종이의 집적과 그것을 방해하는 또 다른 종이의 개입이 만들어 내는 사소한 틈의 존재를 이미지 드러내기를 통한 시각화를 시도한다. 종이의 날을 수없이 겹쳐서 만든 화면과 그 사이사이를 높이가 다른 종이를 끼워 넣어 틈을 만든다. 종이날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어진 화면위로는 아래 이미지들을 가리는 동시에 드러내며 이미지의 은유와 왜곡을 만들어 낸다. 틈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들로 작가에게 있어서의 틈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작업을 들여다보면 서로 높이가 다른 종이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끼워 넣어 틈에 대한 추상적 형상을 공간적·시각적 현실로 끄집어낸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틈에 대한 관념적 형태는 그러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와 대면하는데, 그것은 종이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공간일 수도, 그 공간에 채워져 있을 공기일 수도, 높낮이가 다른 종이 사이의 갭(Gap)일 수도, 틈을 재현하기 위해 종이를 쌓는 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틈은 종이와 종이가 만들어내는 틈 사이로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이미지들을 은유하고 보게 만드는 공간의 또 다른 이름으로 기능한다. 사회 속에 살아가는 인간이 온통 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살아가는 공간, 바쁘게 살아야 하는 시간, 여러 이유들로 얽혀져있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모두 틈이란 것을 사이에 두고 비유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틈에 대한 의미를 그 속에서 다시 여러 갈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틈`이란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견 부정적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암흑과도 같은 공간속에서 한줄기 빛이 들어오는 탈출구와 희망으로써의 틈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틈으로 인해 모든 틈새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 본질적인 나를 느끼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다.◆서양화가 강윤정-경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동대학원 졸업-개인전 `올해의 청년작가 초대전` 등 8회, `With Art, With Artist!`(아트팩토리, 파주) 등 단체전 다수

2011-06-08

우리의 마음을 닦는 고진하의 노래

고진하 시인의 새 시집`거룩한 낭비`가 6년 만에 출간됐다. 목회자와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으로 우주와 소통하고 거기 충만해 있는 생명의 흐름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그려낸 64편의 시가 귀하다. 특이하게도`거룩한 낭비` 표제시가 두 편이 나오는데, 모두 하느님이 주인공이다.“적설 30cm, 때아닌/폭설에 갇혀 모처럼 쉬다//그렇게 맥 놓고 쉬는데,/또 난분분 난분분 뜨는/창밖의 잔눈송이들 보며/詩情에 드니 모처럼 시다//오늘따라 낭비를 즐기시는 하느님이 맘에 든다/흰 눈썹을 낭비하고,/흰 섬광의 시를 낭비하는 하느님이 맘에 든다/내리는 족족 쌓이는 족족 공손히 받아 모시는/겨울나무들처럼//나 두 팔 벌려 하느님의 격정을 받아 모 신다/받아 모시니,//시다!”(`거룩한 낭비`전문)문학평론가 유성호는 그의 시를 “이십여 년 전 거칠고 황막한 `빈 들`에서 시작된 고진하의 고독하고도 가난한 시작(詩作)은 자연 사물에 편재적으로 깃들인 신성(神聖)을 찾아가는 형이상학적 탐색 과정으로 심화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시인은 우리에게 결핍된 신성과 생명에 대한 외경을 통해 사물 속에 충일하게 번져 있는 `거룩한 것(the sacred)`의 형상을 노래해 온 것”이라 평하고 있다. 사물과 인간, 하늘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범우주적 언어로 노래하는 고진하의 시들이 더 많은 독자들의 가슴속으로 자리하기를, 그리하여 반생명적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닦고 눈가를 적셔주기를./이종암(시인)

2011-06-08

<14> 뇌성산(城山) 뇌록()을 찾아서 ① 포항시 남구 장기면

신창리 날물치를 지나자 멀리 동악산 아래 고즈넉한 장기면 소재지가 들어온다. 찰방하게 물이 든 논에서 어린 모들이 뿌리를 내리고 산딸기 익어가는 밭마다 초여름 햇살이 쏟아진다. 뇌록()을 찾아가는 길, 옛날 궁궐이나 절의 건축물 단청을 칠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가칠의 재료였다는 뇌록은 도대체 어떤 모습을 지녔을까? 창덕궁, 경희궁, 창경궁등의 내전 공사기록지인 의궤(義軌)마다 장기현의 뇌록을 채굴해 조달하라는 명령이 적혀 있다. 유독 뇌성산의 뇌록이 나라의 명에 의해 진공(進貢)품으로 채굴된 이유는 무엇일까?뇌록이 어찌 생겼습니까? 장기면 충효관에서 만난 금락두(71세) 선생께 여쭌 첫마디였다. 선생은 서랍을 열어 무언가를 꺼냈다. 푸른색과 녹색이 묘하게 섞인 그것은 얼핏 돌멩이 같아 보였으나 아주 고운 흙이 굳어서 생긴 덩어리였다. 장기면 영암리에서 모포리로 넘어가는 높은 고개에서 보이는 모포리(칠전) 뒷산인 뇌성산에서 구했다는 뇌록, 나는 그 자그마한 것의 발자취를 더듬어 긴 여행을 떠난다.장기면 방산이 고향인 선생이 뇌록을 만나게 된 것은 고향 장기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할 80년대 무렵이었다. 당시 경북교육청에서 지역에 있는 자료들을 찾아 공부를 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그는 우연히 들었던 뇌록을 수소문 하던 중 놀랍게도 제자 중에 그것을 아는 녀석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날을 잡아 모포리, 학계리 인근에 사는 남학생들을 데리고 현장 답사에 나섰다. 소 먹이러 산으로 들로 다니던 녀석들이라 길이 따로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산을 오르더니 제법 익숙한 솜씨로 땅을 파고 뒤졌다. 그리고 뇌록을 찾아냈다. 아이들은 그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지 못했으나 어른들로부터 `뇌록` 또는 `매새` 라고 들었으며 뇌록을 채굴하는 곳을 `매사구디이` 혹은 `쉰구디이` 라고 부르고 있었다. 선생은 돌과 돌 사이의 흙 (매:매흙의 준말)이 끼인 것 같은 광물 (새:광석속에 금분이 끼어있는 잔 알갱이)이라는 의미에서 `매새`라 부르게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쉰구디이` 라는 말의 뜻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채굴 장소는 두 군데가 있었는데 우측 편은 깊이가 30~40미터 가량으로 패여 그 아래 조그만 소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 좌편 돌무더기 너머에 있는 또 하나의 터는 반대편 쪽 산 밑으로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엇비스듬 파내린 굴이 보였다. 세월이 흐른 탓에 온통 잔돌로 채워져 있어 깊이를 가늠할 수는 없으나 폭은 약 7~8미터 정도로 넓었다. 파내려가면서 퍼올린 불룩한 흙무더기는 마치 작은 산이 하나 솟은 것 같았다. 그 위에 누군가는 묘를 써 놓았을 정도였다.선생은 정녕 이것이 뇌록이 맞는지도 궁금했고 뇌록을 팠던 구덩이를 가리키는 이름 또한 궁금해 마을로 내려와 이일우씨를 찾아갔다. 그는 뇌록이 맞다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뇌록 채굴 작업의 과정은 들을 수 없었다. 채굴 작업에 종사한 사람들은 마을 사람이 아니었으며 필요할 때만 외부로부터 동원되어 오곤 했다. 어느날, 그것을 파던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문이 수런수런 전해졌다. 궁금한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갔을 때 굴을 파던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시신 또한 볼 수 없었다. 다만 입구에 대나무로 만든 도시락인 초배기만이 50개 놓여 있었는데 적어도 쉰 명은 무너진 구덩이에 갇혀 죽었을 것이라 여기고 그 후로 그 곳을 `쉰구디이`라 부르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는 뇌록지는 명주실을 두 줄로 겹쳐 돌을 매달아 넣으면 서너 꾸러미를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제법 많은 물이 고여 있어 소 먹이던 아이들이 웃통을 벗고 뛰어 들어 헤엄을 치기도 했는데 매우 차가웠으므로 입술이 파랗게 물들어 금방 뛰쳐나오곤 했다. 해방이 되고 나서 장사꾼들이 동네를 찾아와 뇌록을 수소문하며 구하려고 했다. 동네 사람들은 뇌록이 막연히 색칠정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선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뇌록터에 올라가 손으로 괭이로 캐서 모아 놓으면 장사꾼들이 와서 돈을 치르고 사갔다. 마을에 다녀 온 후 선생의 뇌록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으나 기록이나 문헌을 달리 구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세월이 또 흘렀다.1996년 1월24일, 경기대학교 고건축학 전공인 김동욱 교수와 일행 두 명이 물어물어 뇌록을 찾아 왔다. 그들은 문헌을 통해 뇌록이 유일하게 포항의 장기면에 있다는 것을 알았고 확인하기 위해 닿은 것이다. 한겨울의 오후 서너 시는 어둠이 급속히 찾아오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먼 길을 달려 온 그들은 무엇보다 현장이 궁금했으므로 선생과 동행해 뇌성산으로 갔다. 예전보다 길은 더욱 험했다. 방목하는 염소들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 사람의 출입을 금한 그곳은 수북한 염소똥과 잡풀만이 무성했다. 15~20분 쯤 올랐을까? 현장에 닿았을 때 일행들이 놀라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두 눈은 휘둥그레지고 입으론 연신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한 번 그곳을 찾은 뒤 채취한 약간의 뇌록을 들고 그들은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한 통의 편지와 뇌록을 분석해 색깔을 낸 견본을 하나 보내왔다......(前略)서울에 올라온 이후에 뇌성산에서 채취한 약간의 뇌록 시편을 가지고 가루로 빻아 옛날 장인들이 하듯이 아교를 섞어 칠을 해 본 결과 아주 만족할만한 색깔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뇌록가루 약간과 시험적으로 해 본 칠을 재료로 해서 문화체육부 산하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 김동현 실장님을 찾아가 그간의 과정과 뇌성산의 현황이라든가 뇌록의 칠등을 보여준 결과 대단히 큰 관심과 흥미를 보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뇌성산에서 채취한 뇌록이 우리나라 전통건축에 사용하는 단청의 본래 색깔을 만들던 유일한 유적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중략)1996.2.29. 경기대학교 김동욱, 삼성건축 장순용 드림.

2011-06-07

영주는 가장 훌륭한 궁도장 갖춘 국궁 중심지

기계적이며 획일적인 사회 구조에 대해 실증을 느끼며 인간 존엄성, 생각하고 움직이는 원초적인 세계, 과거로의 발길을 돌리는 회기 본능이 최근 일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전통 문화에 대한 갈망과 체험해 보고 싶어하는 욕망이 늘고 있고 그중 하나로 국궁이 인기다. 영주시 궁도협회는 과거로의 여행이 아닌 현대 감각과 과거의 정신적 측면이 한데 어우러진 전통문화 국궁의 계승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내에서 가장 훌륭한 궁도장을 갖추고 우리나라 국궁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궁도의 역사인간은 석기시대부터 생존의 방식으로 창과 도끼, 활을 사용해 사냥 도구로 사용해 왔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중 활은 사냥도구에서 근·현대 전쟁사의 주요 무기로 사용돼 왔고 생활도구에서 전쟁 무기로 발전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상징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활은 무기라는 개념에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증진을 위한 스포츠로 전환됐다.활과 화살은 발명시기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직립원인이 활과 화살을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고고학자들은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우리 역사에 비추어 보면 백성들의 심신단련과 호국정신의 기풍을 진작시키고자 활과 화살을 사용했으며 그 종류도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나지만, 현재까지 전해져 오는 것은 국궁뿐이다.◆궁도 경기방법궁도 경기는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크게 나뉜다.단체전에는 시·도대 표 7명이 출전해 상위 5명의 기록합계로 순위를 정하는 시·도대항전과 사·정 대표 5명이 출전하는 정대항전이 있다.경기 방식 및 진행은 각 대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통 시·도대항전인 경우 각 시·도 대표 1명씩을 1개조로, 정대항전인 경우 같은 사정에서 출전한 5명을 1개조로 한다. 개인전인 경우는 참가신청 순서에 따라 7명을 1개조로 해 대(같이 서서 한 과녁을 향해 쏘는 일 개조)를 편성하고 각 대는 교대로 나와 1순(한 대에서 편성 된 각 선수 가 1발씩 돌아가면서 쏘아 전체가 모두 5발씩 쏘는 것)씩 쏘며, 전체기록 합계로 등위를 결정한다.◆영주 충무정의 연혁1930년대 지방 인사 한복흥 장석주 박명덕, 석귀봉, 김주선 등 5인이 뜻을 같이해 관덕정이란 정명으로 영주교 및 노천사장에 궁도장을 건립했다. 1936년 7월 영주초등학교 뒤편 옛 신사 자라에 사장을 옮겨 약 4년간 이용됐고 6·25동란으로 휴정했다가 수복 후 1953년 봄 원당천에 임시 궁도장을 옮겼다.1955년 1월 영주교 밑으로 다시 옮겼으나 1962년 5월 18일 영주 대수해로 다시 중단됐고 수해복구사업으로 영주 공설운동장이 신설되면서 공설운동장 강변 쪽 부지에 새로운 궁도장을 마련했다.당시 정건물이 없어 궁시 장비를 보관, 관리할 수 있는 궁방이 없어 어려움을 겪다. 1970년도 전국궁도대회에서 우승한데 이어 경북도내 궁도 정대항전에서 우승의 영광을 얻게 되자 정 건립의 필요성을 통감, 정 건립 창건기성회가 발족했다.발기인에는 영주군 체육회장(군수) 김정식, 영주군 경찰서장 송진수, 영주군 번영회장 정현석, 영주군 상공회의소장 김두식, 영주군 궁도회장 양익호가 활동했다.이같은 노력으로 금교성, 양익호, 김운학, 김두식, 남봉석 등 5인과 본정 강창세 사우의 적극적인 섭외로 당시 국회의원 김창근씨의 도움을 받아 1971년 4월 7일 구성산 기슭 서천 강변에 임시 건물을 세우고 충무정 현판식을 가졌다. 1994년 5월 영주에서 처음 개최한 제32회 경북도 도민체육대회에서 본정의 협소로 궁도대회를 치를 수 없게 되자 1993년 김지순 영주시장과 영주시의회 우영구 의장, 전동호, 충무정의 전 회원이 힘을 모아 지금의 영주시 휴천동 1109번지에 부지를 매입해 와가 회의실 34평, 사대 55평을 신축했다. 경북도내에서 가장 우수한 궁도장을 충혼탑 옆에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정을 건립, 1994년 5월 10일 준공과 동시 이전해 지역 궁도 발전의 터전이 됐다.◆충무정의 중요성본 정의 과녁을 홍띠로 한다. 유래는 조선 말엽에 무과에 급제한 인사로써 헌종 때(1848년) 손종책, 당시 직책은 수문장이고 철종 때는 선전관 훈련원 첨정 좌별장, 고종 때는 무과시관 역임한 향사출신이 있다. 또 손상규 선생도 고종 때 부령까지 지낸 장군으로 활약하는 등 유명한 장군이 배출된 곳이다. 장군의 위상을 드높이 기리고자 궁도장의 과녁을 홍띠로 했고 이 또한 자부할만한 선조의 유래라 할 수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1-06-07

“궁도를 대중적 스포츠로 만드는 게 꿈”

윤희구 영주시궁도협회장 영주시궁도협회 윤희구(62) 회장은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인 궁도의 세계화와 현대 스포츠 감각에 맞는 대중적 스포츠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꿈입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궁도는 우리의 전통문화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지키고 전승보존해 야할 정신이기도 합니다.현대 사회에 만연해진 첨단화된 과학 문명 속에 잊혀져 가는 우리의 문화와 정신을 이어가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지요.2009년 영주 궁도협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궁도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현실화시키고자 지난해 궁도 대회 최대 규모인 전국 사두대회 및 정대항궁도대회, 제117회 전국남녀 궁도승단대회, 경북도 여무사 대회 개최에 이어 올해에도 2년 연속 전국 사두대회 및 제121회 전국남녀궁도대회 및 승단대회를 유치시켜 한국 궁도의 중심지로 영주시를 부각시켜 나가고 있다.궁도에 대한 윤 회장의 열정은 남다르다.궁도 경기의 보급 확대로 전 국민의 건강과 체력증진은 물론 궁도를 통한 우리 국민이 하나 되는 결속력과 화합력 강화, 우리 전통 생활문화와 정신문화를 한데 엮어 우리들만이 가질 수 있는 한국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궁도의 역사적 배경을 통해 잊혀져 가는 한국 전통 무예의 전승 보존은 궁도인들 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 작게는 우리 영주시민들의 관심사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윤 회장은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 덧붙인다.이 같은 윤 회장의 노력으로 지난해 경북도민체전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영주시 궁도가 4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얻고 올해는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윤 회장은 옛 조상들은 문·무의 선을 나누었지만 사실상 생활 속에서는 문과 무는 하나였다는 주장이다. 선비, 양반 등은 글을 통해 학문을 연마하면서도 정신력 강화, 체력적 뒷받침을 위해 말 타기, 활쏘기 등을 여가 생활로 한 사실은 부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왕실에서도 문과 무는 함께 이루어졌다 강조한다.특이 국내 유일의 유·불 문화의 고장이며 최초 사액서원이 있는 영주시는 근대 조선 500년 역사를 통해 한국인의 학문적, 정신적 부분의 주춧돌이 돼 오고 있다며 이에 무의 정신을 함께해 병행 발전시켜 나간다면 전통문화의 또 다른 결정체를 낳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특히 많은 무관의 배출로 국가에 충성하고 그 결과의 결정체인 홍티무관 충무정이 있다는 사실은 영주 궁도인 뿐만 아니라 11만 영주시민의 자긍심이며 자랑거리라 강조한다. 영주시 궁도협회는 충무정과 함께 전통 궁도의 기본 정신과 기술을 바탕으로 현대 감각에 맞는 스포츠로 승화시켜나가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김세동기자

2011-06-07

대구 재발견- 달성군 다사

대구시 달성군의 행정구역은 현재 달성군청을 중심으로 크게 현풍지역과 가창, 다사지역으로 나뉘면서 지도 상에는 세 곳이 육지 속의 섬처럼 뚝 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달성군 북부에 있는 다사지역은 금호강을 경계로 달서구에서 계명대와 강창지하철역을 지나 강창교를 넘어서면서 시작되고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지점을 거쳐 고령군 다산면과 달성 하빈면을 경계로 마천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역사적으로 볼 때도 다사지역은 백두대간의 맥이 힘차게 뻗어 나와 팔공산에 이르고 그 마지막 줄기가 다다른 곳으로 산도 풍경도 왠지 모르게 현풍과 가창지역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래서 1611년께 채영걸 선생의 매산초당 팔경을 시작으로 문산 쪽으로 주로 다룬 영벽정팔경(생원 윤종대), 서재를 조명한 서호병 십곡(서호 도서규), 매곡쪽의 학화재 팔경(일암 김용호)을 거쳐 다사팔경이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경치가 뛰어난 곳이 많다.다사 향토지에 수록된 다사팔경에는 선사의 낚시, 마령의 시원한 바람, 낙동강 석양의 뱃놀이, 봉화대 불놀이, 금호강 어부의 피리소리, 방천철교 풍경, 문산 낙동강의 달그림자, 강정의 시원한 버드나무숲 등으로 유학자들 특유의 비유적인 표현들이 감각적으로 다가와 의미를 더해준다.특히 문산 낙동강의 달그림자는 1년에 단 하루인 음력 7월16일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에 속한다.■ 1천년의 역사를 지닌 지명태조 왕건의 유래가 많은 동구에 이어 다사 지역에는 `왕선`이라는 지명이 아직도 이어져 왕건이 견훤을 피해 이곳을 통과했음을 보여준다.사육신을 모신 육신사에는 숙종 친필로 여겨지는 현판이 있을 정도로 역사적인 곳이 다사이며 행정구역이 1천년이상 유지된 전국의 몇 안되는 지명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다사와 관련된 문헌은 삼국사기를 비롯해서 신동국여지승람, 세종지리지, 여지도서, 대구읍지, 해동지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정확한 역사적 고찰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그 대표적인 것이 대구시가 수억원의 용역을 들여 택림문화연구원이 만든 대구유래총람에 역사적인 고찰 부족으로 잘못 서술된 곳이 많아 정확환 정보 전달의 미흡은 물론이고 대구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다사지역의 문화 자산이 묻히고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따라 다사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분구될 경우 달성군이 아니라 `다사구`나 `하빈구`가 돼야 한다고 희망할 정도다.다사향토사연구회 채영수(74) 고문은 “다사지역은 신라때부터 이어져 온 지명으로 일제 강점기인 1914년에 달성군이 되면서 함께 포함됐다” 면서 “원래 현풍지역은 경남 창녕에 가까웠고 대구도호부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다사지역이 대구와 가까웠음을 밝혔다.그래서일까, 다사지역 주민들은 달성군민의 노래에도 불만이 많다.군민의 노래에 비슬산과 낙동강은 나오지만 정작 대구 역사와 자취를 같이해 온 다사의 원줄기 팔공산과 금호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이런 역사적인 사실은 다음카페에 다사향토사연구회에 자세히 기록돼 있고 다사와 관련한 세세한 정보와 문헌 등을 토대로 다사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으며 최근 달성교육지원청 심후섭 교육장도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이 카페에는 그동안 각종 서적들이 역사적 오류를 범한 내용을 지적하고 유물과 역사서를 통해 새로운 고찰을 내놓고 있으며 낙동강의 명칭이 지역에 따라 금강, 동안진, 달천진, 칠곡지, 3차강 등 20여개로 불리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어 이채롭다.또 강정보와 관련해서 고령군측의 `고령보` 주장을 단 한번에 `강정보`로 정확히 지적한 곳도 바로 다사향토사문화연구회일 정도로 역사적인 문제에 상당히 근거를 가지고 접근, 이설을 달 수가 없을 정도다.■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과거 대구와 달성군의 변두리라는 인식이 강했던 다사지역은 죽곡지구의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지난 2008년부터 주거 중심지로 부상했고 지하철로 인해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히며 배후의 성서공단과 성주군 등에서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다.이에 따라 전세의 경우 100% 실수요자 시장이 되고 전세가격 상승세도 이어져 달성군의 9개 읍면중 대부분 지역이 전입보다는 전출이 많은 상황에서 다사지역은 전입이 오히려 많은 곳에 속할 정도다.2011년 4월말현재 다사지역은 1만8천487가구에 5만5천879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점차 인구의 증가세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오는 2012년 세천리 일대에 조성중인 성서5차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주거 중심에서 산업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초등학교 5곳과 중학교 2개교, 고교 1개교 등으로 교육 인프라가 약한 것이 흠이며 이 부분이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하느냐 정체를 하느냐를 결정짓는 갈림길에 서 있다.다사의 이천과 달천 박곡, 문산, 문양, 부곡, 매곡·죽곡리 일부 등이 박정희 대통령시절부터 그린벨트로 묶여 다사지역 전체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중 하나이다. 즉 개발이냐 보전이냐의 해묵은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이필운(48) 공인중개사는 “다사지역의 인구가 밀집된 지역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강창교 이서의 매곡리, 죽곡리 일대와 와룡산 기슭의 서재리 일대이며 대부분 대구에서 옮겨온 사람들”이라며 “교육인프라만 보강된다면 새로운 주거지로 더욱 각광 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드는 일품 강변자연녹지와 생산녹지 등으로 묶여있다 보니 다산 매곡리 연화동의 경우 이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탄생 일갈을 한 아기는 이미 27살이나 됐고 사람보다 집이 더 많은 지역으로 변해 씁쓸한 풍경이 연출될 정도다.하지만 다사의 경우 면 단위중에서 사시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배기일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비롯한 법조인만 무려 3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재의 고장임을 알리고 있다.지하철 강창역에서 걸어서 강창교를 지나 대형 쇼핑몰인 모다 아울렛 뒤쪽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 옆 5km구간은 가을철이면 코스모스 길이 매우 인상적이며 계명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어 아베크 족들에게 권할 만한 꽃길이다.낙동강과 금호강 합류지점인 다사 강정부근에는 매운탕집이 빼곡히 있다. 과거 금호강변에는 수질오염으로 인해 매운탕집이 전혀 없었지만 강정교 공사장 일꾼들이 먹거리를 찾다가 매운탕을 즐겨먹기 시작하자 강창지역에 있는 매운탕 집들이 이곳으로 하나 둘 이전을 해 매운탕 타운을 형성하기 시작했다.또 부곡지역은 가두리 양식으로 키우던 민물고기를 매운탕집에 판매했으나 간디스토마의 영향으로 판로가 막히면서 매운탕집으로 변모한 경우로 오히려 문전성시를 이뤄 성공한 경우에 속하고 부곡의 영향을 받아 문산까지 번져 일대가 매운탕 냄새로 진동하는 원인이 됐다.최원관(47) 다사향토사연구회장은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강정에 있었던 정자 부강정의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뛰어난 경관과 함께 매운탕 집에 즐비한 곳”이라면서“강정보가 완성되고 나면 부곡과 문산일대는 매운탕 일번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06-07

인터뷰- 채영주 다사향토사연구회 고문

“서호 10곡 복원해야”“현풍과 구지, 유가는 경남 창녕에 가깝고 다사는 대구도호부에 속해 1천년이상 역사를 지닌 자랑스런 지명이다”다사지역에서 400여년간 이어온 인천 채(蔡)씨 투암 채몽연(投巖 蔡夢硯 1561~1632)선생의 19대손인 채영주(74)선생은 “일제강점기때 역사가 다른 두 지역이 합쳐지면서 달성군에 속해 지금은 낙동강과 금호강을 중심으로 섬처럼 떨어져 있다”며 다사의 역사부터 설명했다.특히 채 선생은 “다사지역은 팔공산의 맥이 가산을 거쳐 마천산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줄기에 속한다”며 “달성군민의 노래에 비슬산과 낙동강은 언급되지만 팔공산이 빠진 것은 다사의 역사적인 위치를 모르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심히 유감”이라고 거침없이 역사적 고찰을 쏟아냈다.“달성문화원이 잘못 고찰해서 만든 자료를 택림문화원이 그대로 인용, 정확한 정보 전달이 미흡해지는 등 역사적인 문화자산이 묻히고 있다”고 밝힌 채 선생은 “더 묻히기 전에 끄집어내야 다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물론이고 대구의 역사도 정확해 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채영주 선생이 다사의 역사에 매달리는 것도 바로 다사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지역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다사향토연구회와 다음 카페에 다사향토사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는 최원관 회장은 “우리 회에 있는 역사적인 내용은 거의 다 채영주 선생님의 역사적인 고찰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구의 역사인 다사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고 향토에 대한 관심도 끊임이 없다”고 말했다.채선생은 “대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는 `서호 10곡`은 `다사향토지`나 달성군이 직접 만든 `달성군지`에도 공개된 바 없는 자료”라며 “200여 년이 지난 오늘 `와룡산`, `선사`, `관어대`, `동산`, `이락서당` 등 5곳은 그나마 보존돼 있지만 `부강정`, `가지암`, `사수빈`, `은행정` 등 4곳은 흔적도 없다”고 안타까와 했다.이어 채 선생은 “이강서원 1곳은 최근 복원되고 서원 앞까지 임도를 잘 닦아 놓았으나 가로수 수종이 하필이면 의병장을 지낸 그 분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벚나무라 아쉬웠다”면서 “지역사정을 모르는 공무원의 실수로 보아진다”고 말했다.채영주 선생은 “`금호강종합개발계획`에 서호의 십곡 중 복원이 가능한 일부분이라도 반영되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다사의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다사읍지를 발간할 계획을 잡고 있으며 고귀한 문화 유산이 더이상 사장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06-07

경북!정체성을 찾자 (1)

`경북의 魂` 세계속 문화유산 지향 출발선상에 서다 경북도가 세계화 시대를 맞아 국내·외 석학들과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한 국제 포럼을 마련했다. 품격 높은 경북 정체성 확립 방안을 모색하고 세계와 상통하는 문화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 미래 새로운 도약 발판 마련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울타리 속에서 맴돌거나 한정됐던 `경북의 혼(魂)`이 세계 속의 보편적 문화유산으로 지향하는 출발선상에 섰다. 도는 삼국통일의 신라정신·선비정신·호국정신 조국 근대화의 새마을운동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위태롭고 국민이 어려울 때마다 역사발전의 중심에서 자존과 영광을 지켜왔다며 역사 속에 빛나는 경북의 혼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북 정체성 사업은경북도는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지난 3~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경북의 진정한 정신문화를 찾고 세계와 상통하는 `경북 정체성 국제포럼`을 개최했다.이번 포럼은 경북도와 교토포럼이 공동주최하는 국제포럼으로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영국·네덜란드 등 5개국 한국학 관련학자 60여명이 참석해 한국정신문화를 주도해온 경북의 정신을 조명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각 나라가 가진 정신문화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놓고 다양한 연구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경북 정체성 사업은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지방정부 차원의 대외교류가 빈번해 짐에 따라 경북의 실체를 더 선명히 대외에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날 개회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권영세 안동시장,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야자키 카즈히코 교토포럼 이사장 등 지역유림 및 유교학회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국제포럼의 의미권영세 안동시장은 “이번 포럼에는 일본과 중국은 물론 영국과 네덜란드에서까지 세계적 석학들이 다수 참여함으로써 우리 전통사상에 대한 국가 간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확대하는 자리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브랜드의 토대를 놓는 일이다”며 “이번 국제포럼이 경북의 혼을 되살리고, 전 도민의 정체성 확립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또 이삼걸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정보화시대에 경북 정체성 확립의 의미`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정보화·세계화를 맞아 지역도 변화해야 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경북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길”이라며 “경북이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정신문화를 브랜드화 해 세계적인 자체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특히, 기조연설에서 교토포럼의 야자키 카즈히코 이사장은 `오사카(大阪)의 수복서원(樹福書院)이 기대하는 세계와 공공의 행복`이란 주제의 기조발표에서 “퇴계 선생의 `성학십도`와 권오봉 박사의 `이퇴계 가서의 종합적 연구`를 읽고 오늘날의 시대가 요청하는 것은 바로 퇴계학”이라 극찬하면서 “물질이 정신의 우위에 있는 시대에 근대화 문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문명사를 향해 양심이라는 본질적 자기관을 바탕으로 한 판단·행동기준으로 공명하는 사회는 양심과 입지를 좌표축으로 한 주체치가 수직적으로 인간과 사회를 고차원으로 결합할 때 발전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그는 이어 “이번 오사카에서 개교하는 수복서원은 바로 퇴계 선생이 서원 설립에 걸었던 심실 실학의 마음을 현대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퇴계 이황 선생의 뛰어난 학문과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쏟아지는 의견들이날 오후 2시부터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한 자리에서 학자들의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정순우 한국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선비정신과 경북인의 삶`이라는 주제로 선비의 형성과정, `퇴계학파의 형성과정 및 학통문제, 선비정신의 지향과 삶의 철학 등을 다뤘다.정 교수는 “가부장적 선비문화는 극복 지향되어야지만 선비정신을 단순 사상적 입장을 벗어나 미학적 차원, 심리학적 차원, 더 나아가 몸의 문제를 다루는 의학적 차원 등으로 외연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선비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각종 교양서류 발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사업과의 연결 등 대중적 사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또 이정옥 위덕대 교수는 `경북의 정신모델, 신라정신`이라는 주제를 통해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현재 경상도 사람들의 평가나 인식들을 신라인들의 풍류도, 지·덕·체·예를 겸비한 화랑정신과 서양의 기사도, 일본의 무사도를 비교하면서 진정한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알렸다.이 교수는 “국가 간에 국경이 없고, 민족이라는 개념이 세계국가, 세계시민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이 시대에 다시 신라인들의 포용과 국제적 문화마인드를 배워 그 속에서 진정한 유전자(DNA)를 찾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이어 안동대학교 김희곤 교수(안동독립운동기념관장)는 세계적으로 평가될 경북인들이 펼친 독립운동을 열거하면서 경북이 한국독립운동의 발상지임을 강조했다.김 교수는 경북이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인물이 가장 많은 점과 의병항쟁사에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돋보인다는 점, 유림출신 인사들이 주류가 돼 가장 많은 자결 순국자를 배출한 지역인 점을 들어 광복회의 의병 활동과 발전적 통합을 좋은 예로 들었다. 특히 김 교수는 이러한 경북인이 가진 전통성과 혁신성, 통합성의 사례를 계승하고자 역사문화자원으로 재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세계가 배우려는 새마을 운동`을 소개하면서 경북의 역할, 근대화의 정신을 역설한 영남대학교 채영택 교수는 새마을운동의 해외전수와 함께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새마을` 브랜드의 명품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채 교수는 경북의 근대화 자취와 성과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하는 대구~포항~안동~구미~칠곡~청도 등을 아우르는 `근대화 루트`의 개발 필요성도 경북의 정체성 확립과 활용방안의 대안이라고 소개했다.서강대학교 정인재 교수의 `퇴계의 도덕적 인격형성과 도덕적 공동체의 공동구축`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의 `다산 정약용의 관료제 개혁론`의 발표로 이어졌다.또한, 일본 공공철학 공동연구소 마코또 특임연구원은 퇴계학을 계승, 발전시키고 많은 저술을 남긴 조선의 유학자 대산 이상정의 `활물(活物)로서의 이(理)`에 대한 기원과 전개를 중심으로 퇴계의 의해 단서가 제시됐던 이(理)의 주제성·능동성을 크게 강조했다.그는 “퇴계도 이상도 개인만으로 체득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인격공동체를 지향하고 실제로 서원을 세워서 많은 문인을 육성했던 것”이라며 그 맥을 이은 인물 중 `파리장서` 작성에 관여했으며, 국제법과 서양철학을 연구하고 1919년에 파리 강화회의에서 조선독립을 청원한 곽종석을 비롯해 억압적인 구질서의 청산과 평등한 주체로서 거듭나야 할 것을 강조한 동학의 최제우를 들어 각각 나름의 형태로 활물로서 천 리에 기초한 새로운 인격 공동태를 꿈꾼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한편, 이번 포럼은 다양한 지역 정체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안동지역의 명소를 탐방하며 경북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서인교·권광순기자

2011-06-07

장기 산딸기 문화축제… 10~11일 포항 장기면 일원

명나라의 황제 만력제는 반딧불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궁녀들을 태운 배를 연못에 띄우고 황제는 갈대 초롱을 열어서 반딧불이를 날린다. 반딧불이가 날아가 한 궁녀의 부채 위에 앉는다. 그 궁녀가 하룻밤의 영광을 안게 된다. 황제의 정력 충전은 당연지사. 잉어를 죽지 않을 정도로 몽둥이로 패면 눈물을 흘리는데 그 눈물도 받아 먹어봤다. 고기를 주둥이가 긴 병 속에 넣어 여우에게 주면 먹지는 못하고 침만 흘린다. 그 침도 먹어봤다. 효과가 없자 결국에는 밤마다 산딸기를 한 움큼씩 먹었다고 한다. 산딸기가 몸에 좋다고 해서 나온 일화다. 초여름 제철 과일을 꼽아보면 참외, 복숭아, 수박 등 몇 가지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6월의 진정한 제철과일은 산딸기가 아닐까 싶다. 등산이라도 가야, 그것도 운이 좋아야 따 먹을 수 있는 것이 산딸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초여름 제철과일 `산딸기`이미 포항시 장기면의 일대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재배면적을 자랑하는 무공해 산딸기 생산단지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누군가에게 산딸기에 대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산딸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 중 누가 더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산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이 누릴 수 없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산딸기의 상큼한 맛과 향을 음미하면서 산딸기를 좋아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누릴 기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제3회 장기 산딸기 문화축제`가 10~11일 이틀간 포항시 장기면 장기초등학교 운동장과 양포항에서 열리기 때문.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관광객들이 싱싱한 산딸기를 산지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산딸기 막걸리, 산딸기 쨈 등 갖가지 산딸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불꽃 쇼, 락밴드 공연, 작은 음악회, 민요 한마당, 각설이 공연, 사진 전시회, 고구려 대북공연, 멀티댄스, 가수공연, 경기민요 공연, 각설이 공연, 동춘서커스, 다산 정약용 유배 재연, 페이스 페인팅 등을 비롯한해 블루베리와 문어, 젓갈 시식회, 산딸기 담금주 시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산딸기를 비롯 문어, 미역, 블루베리 등 장기지역 특산물 특판장도 운영한다.장기면은 국내 3대 산딸기 생산지 중 하나로 꼽힌다. 해안선을 접하는 준 산간지역에다 면 전체가 남쪽을 향하고 있어 일조량 등 성장 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산딸기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 생산을 하기 때문에 산딸기 고유의 맛과 향을 간직하고 있다.▲장기면 주소득원산딸기는 초여름 장기면의 주소득원이자 장기면의 큰 자랑거리다. 포항시 장기면 일대는 470여 농가가 약 75㏊ 면적에서 산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는 약 600여t을 생산해 47억5천만 원 상당의 소득을 올렸다. 특히 산딸기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다이어트 효과가 있고 여성과 남성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참살이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장기면에서 생산된 산딸기의 75%가량이 대구, 부산 등 대도시로 판매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산딸기는 신장을 튼튼하게 한다. 또 눈을 밝게 하며 성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좋다. 야뇨증, 당뇨병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 최근에 산딸기가 항암성분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암 치료에 약재로도 사용하고 있다. 항암작용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증강 효과도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장기면 산딸기의 기원은 40년 전인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기면장이 산딸기나무를 다른 지방에서 구해와 몇몇 농가에 추천했다. 하지만, 당시 포도를 주로 재배하던 농가 들은 “그깟 산딸기가 무슨 돈이 되겠느냐?”라며 아무도 심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집에서 수확한 산딸기가 죽도시장으로 팔려나가면서 포도와 산딸기의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돈이 된다는 소문에 장기면의 들판은 무서운 속도로 산딸기가 뒤덮이기 시작했던 것이다.요즘 장기 산딸기작목반 470여 농가 회원들은 산딸기 수확으로 들떠 있다. 1일 찾아간 장기산딸기 재배단지에는 빨갛게 익은 산딸기의 자리를 설익은 초록빛의 산딸기가 대신하고 있었다.산딸기 밭을 안내한 정귀영 작목반장은 “이 단지에는 홍딸기와 흑딸기 두 종류가 재배되는데 6월 한 달 동안 수확이 진행된다”며 “홍딸기는 달콤새콤한 맛, 흑딸기는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홍딸기 나무와 흑딸기 나무를 섞어 심어야 수확량이 많아지는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도 음양의 이치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축제가 열리는 11일이면 산딸기 수확이 절정에 달할 것 같다”며 “싱싱한 제철 딸기가 가장 좋지만, 철이 지나면 냉동 산딸기를 우유나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먹으면 그 맛도 일품”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40년 전통의 장기 산딸기가 10여 년 밖에 안된 홍천 산딸기보다 유명하지 못한 것이 속상하다”며 “장기 산딸기의 브랜드화를 위해 산딸기 축제기간 연장, 산딸기 가공식품개발 등 포항시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다산 정양용의 유배지신유박해 때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였던 장기면. 장기에서 그가 남긴 180여 편의 시와 글은 장기의 유적으로 남아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한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다산 정약용이 살아 있다면 장기 산딸기 한 상자라도 보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최대의 실학자는 `여유당집`만 남긴 채 이 땅 어디에도 없다. 문어와 아귀의 주생산지로 유명한 양포항, 1천년 역사의 발자취인 영일장기읍성, 민박집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산서리 초롱구비마을 등이 인근에 있고 있어 축제 기간이 아닌 때에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바다와 산의 절묘한 어울림이 있는 곳, 장기면에서 다음 주말 펼쳐지는 `맛있는 붉은 축제`가 기다려진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2011-06-03

상그릴라를 찾아서 3

상그릴라에 있는 라마교 사원 송찬림사로 향했다. 송찬림사는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을 닮아 작은 포탈라궁이라 부른다. 상그릴라 도시 북쪽의 낮은 산 하나를 넘으면 송찬림사를 볼 수 있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우린 잠시 기다렸다. 주차장 북동쪽 산비탈에 상그릴라란 글씨가 눈에 띈다. 꽤 멀리 있는데 눈에 띌 정도니 엄청 크게 써 놓은 글씨다. 입장권을 끊은 다음 사찰 주차장까지 이동하는 전용 전동 버스로 옮겨탔다. 버스는 돌로 포장된 도로를 더덜더덜 달린다. 고개에 올라서자 정면으로 금동기와의 송찬림사 세 동 건물이 웅장한 성처럼 차창을 가득 채운다. 햇살이 잘 들게 된 건축이다. 송찬림사 주차장에 내렸을 때 커다란 돼지 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아 어슬렁거린다. 이곳은 대부분의 동물들을 방목한다.오체투지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오체투지는 온몸으로 땅에 엎드려 땅과 가장 밀접한 자세를 취하는 몸기도다. 온몸으로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마치 내가 저지른 부정한 짓에 용서를 청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종파는 달리해도 그들의 기도에 내 마음을 살며시 올려본다. 감사하자. 그러면서 그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배에는 앞치마, 무릎에는 두꺼운 천을 덧붙였다. 그리고 손에는 목장갑을 꼈다. 엎드렸다가 일어나 다시 몸의 길이만큼 앞으로 고개를 숙이며 두 손을 모았다가 쭉 편다.경건한 자세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송찬림사로 오르는 계단을 밟는다. 꽤나 가파른 계단이다. 해발 3,500m 되는 곳이라 천천히 걷는다. 계단 옆으로 작은 법당이 있다. 그 법당은 지역별로 돈을 내서 지은 법당이다.송찬림사는 300여 년 된 티벳 사원으로 1679년 달라이 라마 5세 때 창건하였다. 티벳어로 송은 셋의 의미하며, 찬은 부처, 림은 낙원을 의미한다. 운남성에서 가장 큰 라마교 사원으로 티벳 건축 양식에 따라 산의 지형을 잘 이용한 기도처다. 문화혁명기에 부분적으로 파괴된 것을 후에 복구하였다.“이곳 상그릴라에서는 스님이 되는 것이 최고의 영광입니다. 자식을 낳으면 스님이 되길 바라고, 이 사원에 보내는 것이 가문의 영광입니다.”어찌 안 그렇겠는가. 믿음은 그 믿음의 핵심을 알아야 한다. 핵심이란 것은 결국 종교의 가르침대로 따라야 한다. 종교와 정치, 종교와 생활,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생각하는 이곳 장족들에게 송찬림사는 믿음의 중심이 되는 자리다.계단을 오르면 분홍색 계통의 벽이 앞길을 막는다. 곧바로 법당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벽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옮기기 전 아래를 내려본다. 제일 낮은 곳 연못에 흰색의 탑이 있는 작은 섬이 보인다. 그 건너 응달엔 눈이 희끗희끗 쌓여 있다.오체투지 하는 사람들이 사원을 돌면서 계속 이동한다. 자외선 강한 햇살 아래 특유의 상그릴라 건축물이 독특하게 빛난다. 집안으로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수관이 건물 밖으로 길쭉이 빠져나와 있다. 그 또한 물을 잘 활용하기 위한 지혜일 것이다. 지붕은 슬레이트 형태와 나무껍질의 너와지붕이다.숨 가쁘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제일 왼쪽에 있는 법당으로 옮긴다.법당에 들어가기 전 주의할 점 몇 가지를 상기한다. 법당의 문턱을 밟지 말 것, 실내에서 사진 촬영하지 말 것, 모자 벗을 것, 부처님을 가리킬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말고 손 전체로 가리킬 것.모자를 벗어 아예 간이용 배낭에 넣었다. 송찬림사는 세 체로 되어 있다. 판첸 라마를 모신 건물,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모신 건물 이렇게 세 동으로 되어 있다. 가운데 대웅전은 수리중이라 입장할 수 없다. 첫 번째 건물에 들어갔다. 입구에선 스님이 소라로 만든 나발을 북소리 사이에 연주한다. 드리운 커튼을 열고 법당 안에 들어서자 커다란 금동 불상과 그 불상 앞에 판첸 라마 사진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달라이 라마가 아니다.중국에서는 인도 다름살라로 피신한 달라이 라마를 인정하지 않는다. 티벳 독립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는 대를 이어 출현하는데 보통 두 사람을 임명한다. 그 두 사람이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다. 예전에는 달라미 라마와 판첸 라마 두 분의 사진이 놓았는데 오래 전 어느 해부턴가 달라이 라마 사진을 치웠단다.불자들이 법당 안에서 시주를 하고, 스님의 안수를 받는다. 스님이 작은 염주를 선물한다. 불상 앞에는 물 7그릇과 이상한 형태의 꽃 모양이 놓여 있다. 티벳은 쌀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하다. 오래 전, 부처님께 공양할 것이 없어 물을 받쳤는데 그것이 관례가 되었단다. 즉 물로써 마음을 표시한 것이다. 꽃은 치즈와 보리로 만들어 놓았다. 그것 역시 티벳에서만 가능한 불심의 한 예일 것이다. 꽃도 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야크 젖으로 만든 치즈를 둥글둥글하게, 그리고 보릿가루를 물에 이겨 둥글게 만들어 부처님 전에 꽃처럼 장식한 것이다. 티벳 민족의 깊은 불심을 엿보게 하는 공양이다.첫 번째 법당을 나와 공사중인 가운데 건물을 지나 제일 끝 건물에 들어섰다. 마지막에 들른 석가모니불 안의 특징은 기둥이 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이곳 민족의 토착신앙과 맥을 같이 하는 한 형태다. 사원에는 많은 스님들이 보인다. 이곳 스님의 식탁 음식은 우리나라 사찰음식 형태와 많이 다르다. 고기를 먹어도 되고 술을 조금 마셔도 된다. 고산이다 보니 그런 것을 먹지 않고는 수도하기 힘들단다.광장으로 나오자 서편 멀리 하얀 설산이 송찬림사와 같은 높이로 머물고 있다.송찬림사를 벗어나며 송찬림사 가까이 산 정상에 꽂아둔 깃발을 본다. 혹시 저곳이 티벳 민족이 행한다는 천장(天葬)하는 곳이 아닐까? 기사에게 물어보니 그렇단다.이곳 민족들의 장례 풍습은 보통 네 가지로 행해진다고 한다.첫째가 토장(埋葬)으로 악한 생을 산 사람들에게 행하는 장례법이고, 둘째가 천장(=조장)으로 죽은 사람의 육신을 조각조각 내어 독수리나 까마귀의 먹이로 준다는 장례법이다. 이 장례가 가장 고급 장례로 참관할 수 있는 사람은 라마승, 그리고 사자(死者)와 가장 가까운 인척 한두 명이란다. 셋째가 수장으로 라마교의 승려로 살다가 병으로 죽은 사람에게 행하는 장례법이다. 넷째가 탑장으로 병없이 라마승이 죽으면 탑 안에 시신을 안치하는 장례법이다.이 중 가장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이 천장이다. 사람의 시신을 108조각 내어 그것을 새들의 먹이로 준다는 장례법. 죽어서 새들을 통해 하늘나라로 간다는 믿음은 아무래도 천국은 저 푸른 창공에 있다는 확신이 아니면 행할 수 없는 장례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장례법은 경비도 많이 들고, 일반인이 쉽게 참관할 수 없다고 한다.육신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시간 또한 불교 용어로 찰라 아닐까?송찬림사를 벗어나 장족 민가를 찾았다. 나들이 나간 소, 돼지, 닭들의 1층 빈 우리를 보곤 2층 방에 들어가 수유차를 마신다. 장족의 불심을 엿보게 하는 불당이 벽 한쪽에 잘 꾸며져 있다. 그들의 불심 안에 상그릴라는 이상형으로 머문 것 아닐까?계속

2011-06-03

문화게시판

□공연 △세르게이 타라조프 피아노독주회(053-580-6602):3일 오후7시30분 계명아트센터△대구원로음악가회 2011 콘서트(053-664-3122):3일 오후7시 대덕문화전당△아울로스플루트오케스트라 제19회 정기연주회(010-7928-3120):4일 오후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우수진 귀국 오보에 독주회(053-472-9947:3일 오후 7시30분 우봉아트홀△나무꾼의 옷을 훔친 선녀(053-424-8340):12일까지 예술극장□전시△제12회 동아어린이 창작미술공모 입상작품전(053-940-4132):15일까지 동부도서관 전시문화체험관△`빨간 내복을 입은 공룡` 동화원화 전시회(053-620-5531~3):26일까지 남부도서관 2층로비△`톨 페인팅 일러스트 동시와 만나다` 기획전(053-740-5532):12일까지 수성도서관 1층로비△장자크 상페 특별전(053-606-6136):4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김성수전(053-661-3081):5일까지 봉산문화회관△임영균 사진전(053-246-4688):3일까지 시오갤러리△추억의 음악다방전(053-810-1523):12일까지 천마아트센터갤러리△한무창전(053-425-3651):9일까지 구지갤러리△황지선전(053-426-5615):11일까지 갤러리분도△하종국전(053-983-5223):5일까지 갤러리 위△최수환전(053-740-9923):12일까지 대구MBC갤러리M△오정희전(054)975-0300):8일까지 블루닷갤러리△제6회 S.S 회원전(053-606-6114):1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권대임전(053-420-8015):5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서상교전(053-420-8015):5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아트대구 2011(053-257-8900):2~6일 대구엑스코△제6회 먹물회 회원전(053-565-0877):4일까지 푸른방송 혜림별관 갤러리△변미영전(053-422-8999):3~12일 갤러리상△대구아티스트전(053-668-1566):5일까지 수성아트피아△박선영전(053-661-3081):5일까지 봉산문화회관△제37회 표상전(053-606-6114):5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영화(무료)△중앙도서관(오후2시 053-420-2721):위대한 침묵(7일), 된장(14일)△동부도서관(오후2시 토 오후3시 053-940-4132~3):웰컴투 동막골(4일), 집으로(5일), 실미도(7일), 몬스터 주식회사(8일), 선택(9일), 스파이드 맨(11일)△서부도서관(오후3시 053-560-8833):대병소자(4일), 동쪽의 에덴(5일), 7급공무원(7일), 내남자 아내도 좋아(8일), 핸콕(9일), 리커(11일)△남부도서관(오후3시, 토 오후2시 오후5시30분 053-620-5531~3):사과(3일), 천국의 속삭임(4일), 드래곤 길들이기(5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7일), 프로포즈(9일), 울학교 이티(10일), 걸어도 걸어도(11일)△수성도서관(오후2시 053-740-5532):작전(3일), 가족의 탄생(7일), 마르셀의 추억(8일), 덤엔 더머(9일), 굿 윌 헌팅(10일)△북부도서관(오후 2시 053-350-0822):솔트(3일), 동쪽의 에덴(5일), 어떤 방문(7일), 반가운 살인자(8일), 내사랑 내곁에(10일)△두류도서관(오후3시 053-650-0222):파리의 연인들(3일), 동경심판(7일), 마음이(8일), 마강호텔(9일), 못 말리는 결혼(10일)△대봉도서관(오후2시 053-430-7731):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3일), 방가방가(7일), 벅시말론(8일), 스캉 크롤러(9일), 시라노연애조작단(10일)△달성도서관(오후2시 053-611-5966):천국의 우편배달부(4일), 오션월드(5일), 아고르와 귀여운 몬스터 이바(11일)

2011-06-03

우리 아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늘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읽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이것을 본 딸아이가 어린이들이 보는 신문은 없냐고 해서 어린이 신문을 구독해서 읽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째 접어든다. 딸아이는 어린이 신문을 보면서 새로 나온 책 소개를 열심히 본다. 그 중에서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서 본다. 얼마 전에 딸아이가 읽고 싶다고 해서 구입한 책이 바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앤디 앤드루스의 `세상을 바꾼 아이`였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내 딸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은근히 읽어 보라고 종용했을지도 모른다.내용은 등장인물 4명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행한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로 나비효과 이론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미국의 한 농장에서 태어나 자란 노먼 볼로그는 옥수수 밭을 보면서 이 옥수수를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일 방법은 없을까 하고 생각한 끝에 슈퍼 씨앗을 개발하여 굶주린 수많은 사람들을 구했다. 그런데 이 노먼에게 이 슈퍼 씨앗을 개발하도록 한 사람은 헨리 웰리스였고, 헨리에게 식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해준 것은 어린 시절에 만난 조지 워싱턴 카버였다. 그런데 부모를 잃은 조지를 가족으로 받아들여 키운 사람은 모리스 카버였다.그럼 모리스 카버가 부모를 잃은 어린 조지를 데려다 키우지 않았으면 헨리에게 식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해 줄 수 없었을 것이었고, 나아가 노먼은 슈퍼 씨앗을 개발하지도 못했을 것이다./이정희(위덕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2011-06-01

예술은 보는 사람에 따라 새롭게 창조된다

작품 속에서 흰색의 선(線)들은 곧 빛이다. 빛은 생성과 소멸 그리고 해체를 반복하면서 사물의 표면 전체에 머물러 있다. 해체된 빛들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어지기도 하며 특히 명암이나 재질마저도 해체시킨 표면효과는 모호성을 더욱 가중시킨다.결과적으로 차가운 유리 같기도 하고 스테인리스(stainless steel)의 금속성 같기도 한 정물들은 철저한 허구이면서 감상자를 엉뚱한 곳으로 끌어들이게 한다.예술은 주체적인 개물(個物)을 통해 보편적인 표현을 하고자 하는 기술인 동시에 지적 활동이다. 예술가는 보편적인 것을 직관해 그것을 종이·그림물감·돌·소리·기호 따위 물질적 재료에 의해 표현하고, 이것을 관상자(觀賞者)에게 직관시키고자 한다. 예술작품으로부터 관상자가 향수(享受)하는 것은 단순히 관능적 쾌감에서 그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작품을 통해서 미(美)를 추창조(追創造)하는 과정이다. 개성적인 가운데도 보편성이 나타난 예술작품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까닭에서이다.나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2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좀 더 많은 이들이 나의 전시회를 통해 예술의 의미와 깊이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서양화가 최정희-동국대 미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현재 동 대학원 재학-부스개인전 2회-부산국제아트페어(BEXCO, 일본, 2008)-당대 중한우수미술작품전(북경798갤러리, 2010)-제4회 국제아트페어(EXCO, 대구, 2010)-2010 서울모던아트쇼(강남대로 672, 서울)-2010 ASYAAF 선정작가-주소 : 경주시 황성동 521-18(작업실)

2011-06-01

<13> 수백년 숨결이 사는 마을, 덕동(德洞) ②

정자 천정서 우연히 찾은 궤 한짝엔130여년 만에 빛보게 된 유산들이…고문서, 유물 등 덕동민속전시관 만드는데 큰 도움 정월 대보름날, 대동회를 소집한 사람들은 수초군(首草軍)을 선발했다. 수초군은 마을의 규범을 관할하는 사람으로 특히 농사와 관련된 행위 전체를 이끌었고 임기는 1년 이었다. 수초군의 자격에는 신망 있는 사람, 자신의 이익 보다는 공동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심성이 우선이었다. 수초군으로 선정되면 노임을 세세하게 책정했다. 논매는데 얼마, 밭매는데 얼마, 남자와 여자, 또 중노동과 경노동에도 차이를 두었다. 사람의 노동력에 대한 대가만을 책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방목하는 소가 곡식에 피해를 주었을 경우에도 벌금을 매겼으며 녹비채취에 대해서도 결정하였다. 이것을 영(命)친다고 했는데 몇 월 며칠 어디서 어디까지라는 구역을 정했다. 수초군 아래 숫총각을 한 명 두었다. 숫총각은 수초군의 지시를 전하거나 벌금 받으러 가는 것 등 잔심부름을 했다. 그렇게 수초군의 지휘 아래 덕동의 한 해 농사가 시작되었다. 양력 8월15일 무렵,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조석으로 초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면 수초군의 주재 아래 서래치 행사가 열렸다. 서래치는 세서연(洗鋤宴)으로 `호미씻이` 즉 농사를 마치는 날이란 뜻이다. 그 해 어느 집 농사가 제일 잘 되었나를 가늠하는 품평회에는 주로 머슴들이 주인공이었으며 장원을 뽑아 노고를 칭송했다. 농사의 등급이 조정되면 주인댁에 저마다 음식을 분담시켰다. 상(上) 농가는 떡, 중(中) 농가는 술, 하(下) 농가는 감주나, 안주 등을 명하면 흔쾌히 수락하고 장만했다. 수초군은 당일 모인 음식 또한 정성이 깃든 순으로 1, 2, 3등을 평가한 후 사례를 했는데 현금이 아니라 수건이나 담배 등으로 정을 표시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음식을 나눠 먹으며 축제 같은 하루를 보냈다. 정성껏 함께 잘 살자고 의욕을 돋우고 권장하는 목적이었다. 존재감과 연대감의 확인과 더불어 삶의 평안을 기원했던 시절이었다.머슴을 위주로 행해졌던 것이 세서연(洗鋤宴)이었다면 양반들은 종경도 놀이를 즐겼다. 종정도(從政圖), 승경도(陞卿圖)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관직도표`로서 말판에 정1품에서 종9품에 이르는 문무백관의 관직명을 차례로 적어 놓고 윷가치나 윤목(輪木)을 던져 나온 숫자에 따라 말을 놓아 하위직부터 차례로 승진하여 고위 관직에 먼저 오르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이다. 조선시대 양반의 자제나 부녀자들이 남편 또는 자식의 입신출세를 소망하여 연초에 관운을 점치고 승진을 기원하기 위해 널리 행해졌다. 조선시대의 관직은 등급이 많고 칭호와 상호관계가 복잡하여 체계화된 개념을 갖기가 어려웠는데, 이 놀이를 통해 자연스레 관직제도를 익힐 수 있었다. 또한 벼슬을 썼다가도 귀향을 가고 사약을 받고 또 다시 관직에 오르는 등 생의 희로애락을 느껴보는 의미도 컸다.누렇게 바랜 종경도를 펼쳐 바라보는 이동진(81세)씨, 그는 양동마을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고향인 덕동으로 30세 때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집집마다 고서들이 가득했다. 제일 큰 집인 사우당에는 책방이 별도로 있을 정도였다. 상자 가득 고서적을 포개 놓은 모습이 생생하다. 선조들의 흔적을 귀히 여기고 잘 보관하여야 한다는 마음은 있었으나 사는 일에 바빠 미적거리는 사이에 하나 둘 사라진 책들, 그 안에 담긴 무수한 이야기들은 어디로 갔을까?그러나 그의 나이 쉰이 넘어서면서 농기구부터 생활가구까지 옛 물건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선조들이 남긴 유산들을 모아 보존하자는 의견에 흔쾌히 동참했고 남아있던 것들을 기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다리를 놓고 올라간 정자의 천정에서 궤를 하나 발견했다. 그 안에서 나온 보자기를 풀어 보는 순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눈물이 났다. 수백 년 만에 전해진 조상의 선물은 그야말로 타임캡슐이었다. 공서와 세덕사에 대한 명문을 비롯하여 토지 매매 관계,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의 본관은 물론이고 함께 온 노비와 말의 수량, 심지어 식사를 하였는지 잠을 자고 갔는지 까지도 세세히 기록한 천배록(薦拜錄), 삼베에 쪽물을 들인 세덕사 향사 예복과 제복, 한지를 일일이 꼬아서 만든 바랑과 옥수수 등 긁개 까지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130여 년 만에 세상에 나온 물건들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숙종 정묘년에 처음 공사를 시작해 실로 3대에 거쳐서야 완성한 `사의당(四宜堂)`. 훗날 사의당 본체를 세덕사의 문루로 바치고 `우리 가문 학문의 연원`이라는 뜻의 `연연루(淵淵樓)`라 이름을 바꾸었다. 그 후 1871년 전국에 불어 닥친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인해 연연루는 세덕사와 함께 훼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이에 사림(士林)들은 연연루를 지키기 위해 의논에 들어갔다. 그 결과 연연루는 본래 세덕사의 건축물이 아니었는데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다시 본래의 사의당으로 되돌릴 것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온 동민들이 동원되어 하룻밤 사이에 담을 쌓았다. 서원과 독립된 건물로 구분하고 사의당과 용계정의 옛 현판을 달아서 훼철되는 화로부터 보호하려 했던 것이다.주변의 물건들을 보자기에 담아 깊숙이 보관하여 후대에 전한 선조들의 지혜는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 552호로 지정된 포항 덕동 여주 이씨 문중 소장 고문서 67점을 비롯해 목판과 천배록, 호적단자 등 다양한 유물과 유고를 전시한 덕동민속전시관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우정 고택과 애은당 고택, 이원돌 가옥 등 여전히 고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마을 덕동, 세월이 흘러 정월 대보름에 열리던 동제도 여름철에 약식으로 행해지고 수많은 세시 풍습 또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2011년 4월10일 덕동 사람들은 `화수회`에서 `보존회`로 이름을 개명하고 숨어있는 전통과 자연의 매력을 전하고자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수백 년 숨결을 간직한 덕동의 삼기(三奇)와 구곡(九曲)의 물소리 그리고 팔경(八景)의 자태가 들려 줄 이야기가 궁금하다.

2011-05-30

“현풍 연결도로 완공되면 발전 가속화”

인/터/뷰 김재관 달서구의원 “대곡지구는 달서구에서 살기좋은 곳으로 으뜸입니다”김재관 구의원(도원.상인동)은 대곡지구는 대단지 아파트와 수변공원, 청룡산 산필봉, 수목원 등이 인접해 그야말로 자연을 벗삼아 살만한 곳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고 자랑했다.주변에 대건고, 영남고, 효성여고 등이 있어 부모들의 최고 관심사인 학군도 좋아,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등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곧 개발될 예정인 한실들에 보금자리 주택이 들어오면 약 1만5천명 정도가 더 입주하게 됩니다. 그러면 주민 편의시설과 복지시설들이 추가돼 대곡지구만의 시너지효과가 나올 걸로 기대합니다”특히 도원지를 낀 수변공원은 물이 귀한 도심에서 시원한 물, 산세와 어우러져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확 날릴수 있어 복받은 휴식처이자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이외 달성군의 테크노폴리스, 구지공단까지의 산업도로 타당성조사가 끝나, 도로가 건설되면 10분만에 대구 첨단단지로의 접근이 가능해지는 만큼, 대곡지구의 발전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달성군의 최첨단단지는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 핵심지구가 될 것입니다. 이곳과 인접해 있는 달서구는 아직 인프라가 덜 조성된 달성지구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훌륭히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재선 구의원인 김재관 의원은 “달서구 대곡지구에 기반을 둔 것이 자랑스럽다”며 “대곡지구가 더욱 살기좋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구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이창훈기자

2011-05-30

대구 재발견- 달서구 대곡지구

아파트와 자연 어우러진 고품격 전원생활 명소 세월이 흐르면 강산도 변하기 마련이다. 대구 지역도 도심의 팽창과 더불어 상전벽해가 된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주거지역과 아름다운 주위경관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 중의 한 지역이 달서구 대곡지구다.대곡지구는 14년전 1996년부터 개발이 시작돼 행정동으로 현재 대곡동과 도원동으로 나뉘어져 대규모 단지 아파트와 주민들의 쉼터인 월광수변공원, 주변의 관광명소 수목원과 선사시대 유적공원을 품에 안고 지역민의 보금자리로 변모했다.도심 속 월광수변공원, 청룡산, 수목원은 최고의 휴식공간자연마을 한실들·수밭마을, 아쉽게도 개발로 모습 달라져■대곡지구농공상업 복합행정구역인 달서구 대곡지구는 지구단위계획 기반으로 설계돼 도시기반시설이 빼어난 점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진천동 맞은편 70만㎡의 광활한 대지위에 9개단지의 아파트가 2년여의 시차를 두고 지어졌다. 1단지 가람마을을 시작으로 미리샘아파트, 사계절타운, 한실들마을, 별뫼마을, 산새마을, 나래마을 등 순수 한글이름의 아파트가 들어섰다.올 4월 현재 약 1만2천가구에 4만명이 베드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달서구 전체인구 60만명의 15분의 1 인구가 이 지구내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주변에 편의시설 등이 많고 생활하기 편해 주택가격도 시류에 큰 변동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대곡지구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외 한실들마을과 수밭마을 등 비록 명맥만 유지하고 있지만 600년이나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의 자연부락이 있어 번잡한 도심과 조용히 전원생활을 즐기는 삶의 두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주위에는 청룡산과 삼필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물이 귀한 대구에 도원지를 안고 있어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살기좋은 동네로 인식되고 있다. 지구안에는 현대식병원인 보훈병원이 자리잡고 있어 의료편의도 톡톡히 보고 있다.■월광수변공원대구광역시 달서구 도원동 952번지, 약 4만㎡의 면적위에 지난 2000년 4월 조성됐다.월광수변공원내 도원지는 달서구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아름다운 율동분수가 설치되어 있으며 대구지역 최고의 명소중 한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복숭아 나무 외 40종 2만2천그루의 향토수종이 식재돼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 동요 `오빠생각`의 작곡가 고 박태준 흉상, 이설주 시비가 있다. 또한 파고라, 로라스케이트장, 게이트볼장(3면), 농구장, 어린이놀이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27종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일상에 지친 주민들의 재충전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삼필산과 연결하는 스라브교와 못둑간을 연결하도록 산책로(2km)가 조성돼 가족단위 나들이, 노인들의 운동장소 및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특히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혀주는 분수쇼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줘, 여름철엔 공원을 찾는 인파로 교통이 마비될 정도여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한다. 공원 위쪽으로는 등산로가 있어 등산객뿐 아니라, 바람을 쐬러 나온 주민들로 주말이면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공원에서 족구를 하고있는 조원길(45)씨는 “집이 인근이라 자주 찾고있다”며 “주위에 이런 도심속 공원이 있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실들마을과 수밭마을대곡지구에는 아직 미개발로 남아있는 자연부락이 2곳 있다. 한곳은 수변공원 뒤편의 수밭마을로 민가와 상점 등 2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특히 이곳의 할매묵밥집은 산행을 마치고 한잔의 막걸리로 피로를 풀려는 등산객으로 늘 북적인다.수목원 가기전 한실들은 현재 도심속의 농경지로 남아 번잡한 도심의 스트레스를 날리려는 사람들이 즐겨찾는다. 아파트 입구에서 한실들마을의 끝지점까지 약 3km가 넘는 도로 양옆으로는 텃밭을 가꾸는 사람, 늦은 모심기를 하는 농부 등이 곳곳에 눈에 띄여 한적한 농촌마을에 온 듯한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지로 지정되어 곧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LH공사의 자금부족으로 개발이 지연돼 지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곳 끝자락에도 민가와 가게들이 도심속 시골분위기를 연상시키며 다닥다닥 붙어있어 한적한 시골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조만간 개발의 파고에 사라질 전망이다.한실들 끝에는 청룡산과 산필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들어서 있어 주말이면 등산객들로 늘 붐빈다. 한실들입구에서 마을끝자락까지는 인근 동네주민의 산책로나 조깅코스로 인기다.■선사시대유적공원대구는 고인돌의 도시라 할 만큼 고인돌이 많다. 하지만 정작 고인돌을 본 사람은 드물다. 도시개발로 모두 사라지거나 이전되었기 때문. 청동기시대 입석제단이 발굴된 진천동 470번지 일대는 무문토기와 석기까지 대량발굴된 선사유적지로서 선돌과 고인돌, 석관묘 5기를 복원해 보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주민들이 쉴 수 있도록 공원으로 조성돼, 누구나 쉽게 10여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지역의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현장학습 체험장소로 인기가 높다./이창훈기자myway@kbmaeil.com

2011-05-30

<11> (주)대림이엔지

최근 LED 산업은 정부에서 연일 육성 정책을 발표할 정도로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LED는 고효율·친환경성·에너지절감 등의 다양한 장점과 최근 성능 대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조명용으로 활용이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희망의 에너지 태양광을 이용한 LED관련 조명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대림이엔지의 성장비결을 들어봤다.◇㈜대림이엔지는 어떤 회사인가.㈜대림이엔지는 1988년 설립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제품출시를 해왔으며, 그동안 에너지대전, LED엑스포 등 다양한 국제적 규모의 전시회에서 앞선 기술의 LED조명등과 태양광 LED 조명설비를 선보여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최근 대림이엔지는 경북도내 최초로 KS인증과 성능인증을 보유한 LED 가로등과 투광등은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됐으며 가로등, 보안등, 컨버터(SMPS)는 KS인증을 획득했다.이는 회사가 지난 2008년에 광기술 전문 연구소인 한국광기술원에서 고온·고습시험, 충격시험, 수명시험 등 다양한 신뢰성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비롯한 더 나은 제품에 대한 열정으로 이루어낸 성과인 것이다.대림이엔지는 그 동안 지속적인 제품 개발로 기술력에 비해 마케팅이 다소 부족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LED 방폭등, LED 실내용 조명등 등 차별화 되고,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을 계속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올해 대림이엔지는 매출 목표를 2010년 대비 5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50% 이상 매출향상을 위해 연구 개발 및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포스코 등 대기업과의 협력 사업을 수행하면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LED 관련조명 풀 라인업을 구축, LED조명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옥 있다. 특히 LED를 이용한 조명등, 태양에너지의 충전방법 등의 특허를 비롯한 30여개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무총리상, 산업자원부 장관상 등의 각종표창, ISO9000과 14000, 이노비즈, 벤쳐인증, CE와 KC 등 각종인증을 획득해 그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 받고 있다.◇생산제품도 다양△가로등·보안등 및 투광등 = 열방출 능력, 조명 확산각 조절, 정전류 회로 구성 등이 뛰어난 제품으로 내구성, 내열성, 광특성이 우수한 KS인증과 성능인증 그리고,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제품이다.△터널등=터널 내부의 특성에 따라 Warm White, Cool White가 가능하며 글래어 현상이 없는 구조로 운전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돼 있다.△태양광 = 다양한 조형물 형태의 집광판 구성이 가능해 도시경관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며 흐린날에도 충전이 가능해 집광판 및 배터리의 용량을 절감 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이다.△컨버터(SMPS) = KS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역률과 전력효율이 뛰어나고 방진방수가 우수한 제품이다.대림이엔지의 특화된 기술로 개발된 등기구는 설계의 우수성으로 인한 방열효과가 뛰어나 피사면체에 얼룩이지지 않고 균조도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직사광선으로부터 LED소자를 보호하는 등기구물(갓)의 구성 또한 뛰어나다. 특히 LED가로등, 투광등, 보안등, 태양광 가로등까지 모든 제품의 생산시설을 갖춘 회사는 광학 시뮬레이션 구동(특허출원)을 이용해 높이, 거리, 조도, 면적, 색상 등을 원하는 제원으로 제작 가능하는 등 모든 부문을 자체 연구개발, 생산하고 있어 완제품 솔루션 공급이 가능하다.여기에 태양광을 이용한 가로등(보안등)은 충전 효율이 뛰어나고 다양한 디자인과 성능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05-27

“3~4년 내 코스닥시장에 이름 올릴 것”

박동홍 대표이사 인터뷰 - 경영의 애로점은 △모든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것이지만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영역에 너무 깊이 파고들고 있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회사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이들 대기업들이 경제논리에 의한 접근이 아닌 화폐경제와 힘으로만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현실에서 기술개발에서의 우위를 앞세운 우리 중소기업들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자금과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특히 포항의 지리적 특성으로 기술자들 모집과 시장접근성에 애로사항이 많다.- 친환경 에너지 발생기기 특허를 출원했다는데△그렇다. 특허 출원제품(번호 10-2009-0070896)은 `이동물체 부착형 풍력발전기`로 이동 시 맞은편에서 유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고효율의 발전이 가능토록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이동물체에 고정해 사용하는 풍력발전기로 전방에 깔때기 형상의 넓은 유입구를 형성하고 내측에는 원통형상의 유로를 형성한 합성수지 구성물에 전방과 후방에 결합되는 +자형의 축지부와 상기지부 사이에 베어링이 지지되도록 설치, 유입구를 통해 유입되는 공기에 의해 자유 회전할 수 있게 한 회전체와 N극과 S극이 교대로 배치돼 회전체에 설치한 영구자석과 코일내부를 통해 고정 설치 된 정류기를 통해 전력을 만들어 내는 장치이다. 이 제품이 상용화 될 시 CO2감소 등 친환경제품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목표는△LED 시장자체는 매년 20~30% 증가추세다. 다른 분야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본다. LED는 광효율과 수명이 길고 에너지 소비가 높은 타 조명기구보다 전기요금을 비롯한 유지보수비 등 전기의 효율적인 사용과 요금절약 등 장점이 많은 제품이다. 차세대 LED조명기기 개발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3~4년 안에 코스닥시장에 `대림`의 이름을 올리고 싶다. 특히 `대림`이란 브랜드로 조명기기 에너지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싶다./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2011-05-27

상그릴라를 찾아서 2

호도협을 빠져나와 버스에 몸을 싣고 얼마나 잤을까? 잠깐 잔 것 같기도 하고 오랜 시간 잔 것 같기도 하고…. 개운하다. 살며시 눈을 뜨자 버스는 가파른 산길을 지그재그로 힘겹게 오르고 있다. 짧은 거리가 아니다. 유리에 성에가 낀다. 창 밖 날씨가 추운 것 같다. 눈도 내린다. 길 양 옆으로 눈이 쌓였다. 비탈길을 올랐다 싶어 창 밖을 내려보면 아련한 풍경이 눈발 저쪽으로 사라진다. 세속 도시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험난한 산길이다. 길바닥은 눈, 눈, 눈이다. 버스 기사가 긴장을 한다. 얼마쯤 달렸을까. 차는 힘들게 고도를 높이며 오르고 또 오른다. 해발 3천m는 넘었을 것 같다. 거친 고개를 올랐을 때였다. 설원이 펼쳐진다. 긴장을 풀 겸 잠시 쉬자고 했다.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1933년 발간)의 주인공 콘웨이는 납치된 비행기를 타고 상그릴라에 도착했다. 상그릴라. 그 이름을 살며시 불러본다. 불러 보기만 해도 마음 한쪽에 녹색 새순이 돋아 평화로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을 읽은 때는 대학 1학년 때였다. 주인공 콘웨이가 인간 세상과 동떨어진 이상향의 도시에서 체험하게 되는 사건을 모티프로 그린 소설. 그것을 읽으며 후일 상그릴라를 여행하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 책을 여행 전 다시 읽었다. 제임스 힐튼은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지의 탐험가 조셉 록이 쓴 티벳 여행기에서 강한 인상을 받아 그 소설을 썼다고 한다.쉬었던 곳에서 상그릴라 도시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 길 오른쪽 아래로 마을의 지붕들이 흰 눈을 마주보고 있다. 하늘같은 동네에서도 눈은 내리고, 하늘같은 동네에도 눈은 쌓이고 있다.분지형 마을 주변은 밭이다. 하얀 눈이 가옥과 밭을 덮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살 흐르던 먼 곳은 눈이 내리지 않았는지 맨땅이다. 눈이 쌓였음에도 그냥 따사로운 느낌을 준다. 도로는 아스팔트로 쭉 이어져 있다. 이 길 북쪽으로 상그릴라가 있고, 그곳에서 티벳도 갈 수 있다. 남쪽으로는 곤명을 거쳐 베트남, 라오스까지 이어진다. 생각만 해도 까마득한 길이다.출발한 버스는 수평이나 다름없는 아스팔트길을 시속 80km로 달린다. 그간 천천히 달릴 수밖에 없는 속도에 대한 복구를 하기라도 하듯 부지런히 달린다.얼마쯤 달렸을까. 드디어 상그릴라다.늦은 하오, 길게 그림자를 만들던 햇살이 펑퍼짐한 길에 쌓이고 쌓인다.`잃어버린 지평선`과 선을 닿고 있는 내 마음속의 상그릴라는 동화적 요소를 갖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동화적 요소를 보여주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움과 티벳 불교의 색색 타르쵸와 롱다가 야릇한 기분을 갖게 한다. 상그릴라에서 처음 찾은 곳은 세계에서 제일 큰 마니차가 있는 고성 내의`대불사`였다.평균 3천400m의 고산이라 그런지 걸음을 빨리 걸으면 힘겹다. 대불사 광장에서 사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사원 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천천히, 그리고 숨을 길게 들이쉬며 대불사로 오른다. 가파른 계단이다. 불자들에게 있어서 이곳은 가슴 설레는 좋은 기도처 중의 한 곳일 것이다.계단 오른쪽에 세계 최대의 금빛 마니차가 빛난다. 높이가 건물 삼층 높이나 되는 마니차다. 많은 사람들이 사원보다 마니차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난 더 높은 곳의 사원으로 올라간다. 사원을 한 바퀴 돌며 상그릴라 시내를 내려본다. 전날까지 여행했던 곤명, 대리, 여강보다 넓은 편은 아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다. 우리나라 백두산(2,744m) 보다 한참 높은 곳에 있는 상그릴라다. 내려보이는 도시보다 몇 백 미터 높은 산들이 도시 주변을 감싸고 있다. 상그릴라가 소속된 운남성에는 52개 소수 민족이 있다. 그 중 많은 수를 이루고 있는 곤명의 이족, 대리의 백족, 여강의 나시족, 그리고 이곳 장족의 집 형태가 확연하게 다르다. 삶의 환경에 따른 의식주는 당연히 옷과 먹을 것, 그리고 집의 형태를 바꿔 놓았을 것이다.사원 둘레에는 오색 타르쵸가 바람에 펄럭인다. 백색은 순수와 청순, 황색은 중앙을 가리키며 대지와 지혜, 녹색은 물과 희망, 청색은 푸른 하늘과 용감함, 그리고 적색은 믿음과 불을 상징한다. 사원에서 상그릴라 시내를 둘러보고 불상을 모신 경내로 들어간다.금빛 불상이 나를 내려본다.스님은 경전을 읽고 불자들은 불상 앞에서 합장과 절을 하며 예를 표한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다. 그럼에도 경건한 시간이 내 몸을 감싼다. 불자가 아닌 나로서는 간단히 목례만 하고 잠시 머물렀다가 밖으로 향한다. 나오면서 종교는 인간 구원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구원이 없는 종교는 영원성이 없기 때문이다.마니차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돌리기 힘든 대형 마니차다. 보통 대 여섯 명이 돌려야 돌아간다. 불자들이, 아니 관광객들이 마니차를 돌린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세 바퀴만 돌려야 한다. 네 바퀴를 돌려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것 자체가 하나의 믿음으로 마니차를 돌리는 사람은 세 바퀴만 돌린다.마니차를 돌리면 `옴 마니 반메 흠`이란 라마교의 기도를 낭송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단다.`옴 마니 반메 흠`은 “우주(옴)에 가득한 지혜(마니)와 자비(반메)가 지상의 모든 존재(흠)에게 그대로 실현되리라”라는 뜻이다.믿음이란 것은 기도와 형식의 과정에서 완성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경전을 읽을 수 있고, 사고의 유연한 폭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글자도 모르고, 경전도 못 외우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기도. 라마교의 깨달음 깊은 고스님이 제안했을 묘안이 마니차를 돌리는 기도 아니었을까? 참 좋은 기도 방법이다.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또 다른 사람들이 마니차를 돌린다. 낮이면 햇살을 받을 테고, 밤이면 달과 별이 빛을 깔아줄 것이다. 조금 있으면 해는 지고 달이 뜰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는 우리나라에서 남쪽으로 보이던 별자리 오리온자리가 머리 위로 머물 것이다.마니차의 내부는 경전이 소장되어 있다. 밖에는 라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발길을 대불사 아래 상그릴라 고성으로 옮기는 데도 마니차는 계속 돌아간다.막 도착한 사람들이 소원 한 줌 마음에 품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빌며 대형 마니차를 돌리기 때문이다. 계속

2011-05-27

자기 분수에 맞는 정성을 다할때 비로소 빛난다

빈자일등(貧者一燈) 가난한 사람의 정성스러운 등불 하나 이는 곧 가난하지만 성심껏 보시(布施)하는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불교의 경전 중 하나인 `현우경(顯憂經)`의 빈녀난타품(貧女陀品)에 나오는 이야기이다.석가가 사위국(舍衛國)의 한 정사(精舍)에 머무르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 나라의 난타(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부처에게 공양을 바치고 싶었으나 남에게 구걸을 하며 살고 있는 자신의 처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는 하루종일 돌며 구걸을 한 끝에 간신히 1전을 얻게 되었다. 그 돈으로 기름을 사서 부처에게 등불을 바치려고 했으나 기름장수는 그렇게 적은 양은 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난타는 자신의 간절한 심정을 주인에게 털어놓으며 사정을 했다. 난타의 정성에 감동한 주인은 훨신 많은 기름을 주었다. 난타는 기뿐 마음으로 등을 만들어 부처에게 공양했다. 그로써 난타의 등불은 다른 많은 등 사이에서 밝게 빛났다. 그런데 얼마 후 이상한 일이 생겼다. 밤이 지나면서 다른 모든 등불이 꺼져갔는데 난타의 등만은 세찬 바람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채 계속 밝게 타는 것이었다. 석가는 난타의 정성된 마음을 알고 그후 그녀를 비구니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로부터 빈자일등 이라고 하면 가난하지만 정성을 다한 보시를 뜻하게 되었다. 남에게 정성을 바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다만 자기 분수에 맞고 정성이 한껏 들어가 있을 때 그 아름다움은 빛날 자격이 있다. 또한 그런 정성을 제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만이 그 선물은 제 빛을 누린다.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물건 자체에 정신이 팔려버리면 그것은 치사한 거래에 지나지 않는다. 사월 초파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이날 무렵 각지의 절집에는 소담스런 연등들이 가득 걸린다. 각자의 소망을 담은 등들이다. 그러나 과연 그 소망들이란 것에 제 욕심의 악취가 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절에다 혹은 교회에다 엄청난 액수의 보시나 기부를 했다고 해서 그만큼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다. 그들의 등불은 하룻밤을 지내기도 전에 사그라들고 만다. 희뿌연한 새벽의 안개가 들도록 꺼지지 않고 빛나는 등불은 바로 정성이란 이름의 등불이다. 우리는 어떤 등불을 밝혀야 하는지 타인과 자신이 같음을 밝히는 지혜의 등불을 켜자./쌍산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2011-05-25

채움과 비움의 황금비율을 찾기 위한 붓질

작업실 공간은 항상 심장을 뛰게 하고, 긴장감을 준다. 익숙해진 붓질이 내 의지를 떠날 때 자연스런 표현이 화면에 담겨 진다.항아리, 그릇 등 담을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작품을 풀어 간지 몇 년이 지났다.나는 비워진 옛 그릇에서 채움을 보고, 다시 채우기 위해 비워 버리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느껴본다.물질의 채움은 한정된 시간 속에 존재한다.이 시간의 반복이 지속되면서 어느 순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비워진 공간에 가득히 채워져 있는 우리의 삶 이야기를 보게 된다.그 이야기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커다란 행복의 순간까지 고스란히 녹아 채워져 있다. 이런 채움을 내 화면에 쏟아 붓고, 채움과 비움의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오늘도 나의 붓질은 계속된다.♠ 서양화가 장개원- 대구대 회화과 졸업- 개인전 4회- 한·중·일 국제미술 교류전, 영·호남 청년작가 교류전, 구상 회화제, 현대미술 전망전, 남부 watercolor festival, 대구 유망작가 초대전, 대구 수채화 대작전, 대구 수채화 주목작가 초대전, 아트울산 2008, 줌마렐라 바이 아트전, 일송갤러리 개관초대전, 경북. 하남성 교류전, 토끼야·토끼야전, 칸타빌레 개관초대전, AND갤러리 개관5인전- 제37회 경북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제32회 신라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 제8회 대한민국수채화대전 최우수상 수상, 기타 공모전 특·입선 10여차례 수상- 현재 한국미협, 대구수채화협회, 프리즘회원, 경북 청년작가회, 수성구 미술가협회,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초대작가, 경산여성회관 출강

2011-05-25

소리없이 강한 김광규의 詩

우리에게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라는 시로 잘 알려진 김광규 시인의 열 번째 시집이다. 한양대학교 독문학과를 정년하면서 펴낸 시집 `시간의 부드러운 손`(문학과지성사, 2009)이후 4년만이다. 우리의 소시민적 삶과 우리 시대의 부정적 징후들을 포착하여 풍자와 비판적 시선으로 그려낸 그의 시 세계가 아홉 번째 시집부터 조금씩 그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시인의 가족과 자기 삶에 대한 회고와 성찰, 자연에 대한 깊은 응시에서 길어 올린 삶의 예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최근 김광규 시인의 노래는 과거에 비해 좀 더 내면적이고 관조적 성격을 띠고 있다.“복실이가 뒷다리로 일어서서/창틀에 앞발 올려놓고/방 안을 들여다본다/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 보다/오후 늦게 마신 커피 덕분에/밀린 글쓰기에 한동안 골몰하다가/무슨 기척이 있어/밖으로 눈을 돌리니/밤하늘에 높이 떠오른/보름달이 창 안을 들여다본다/모두들 떠나가고/나 홀로 집에 남았지만/혼자서는 아닌 셈이다”(`나 홀로 집에`전문)인용한 시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의 인간의 삶은 혼자서가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자연을 비롯한 주변의 존재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우리가 인식한다면 마감의 시간으로 치닫는 지구의 삶도 다시 생명의 길로 이어갈 것이다. 김광규 시인의 이번 시집을 나는 어느 회사의 광고 문구를 빌려 “소리 없이 강하다”고 평하고 싶다. 자연의 미미한 기척이나 우리 사회의 작고 약한 존재의 삶에 대한 깊은 응시로 삶의 존재적 의미망을 조용히 노래하는 김광규의 시는 참으로 소중하다./이종암(시인)

2011-05-25

<12> 수백년 숨결이 사는 마을, 덕동(德洞) ①

―당나무가 들려주는 동제(洞祭)―동제로 마을 안녕 한마음 기원한 여강 이씨 집성촌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1리에 있는 마을 덕동(德洞)에 들어서니 솔숲 사이로 부는 바람소리가 깊다. 고요하던 호산지당의 물결이 비늘처럼 일어서고 용계천 청아한 물소리에 고택의 문설주가 귀를 연다. 이곳은 경주 양동마을에 사시던 사의당(四宜堂) 이강(1621~1688)공께서 360여년 전에 거처를 정해 세거(世居)하게 된 여강이씨(여주이씨)집성촌이다. 덕(德)이란 `사람이 일상에 있어서 마음을 바르게 쓰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이 마을 사람들의 심성이나 가풍은 분명 그 이름을 향했을 터, 단아한 자태의 침곡산을 배경으로 가꾸어 온 자연과 자손대대 간직한 유물의 향취만으로도 이방인의 마음이 평안해진다. 그곳에서 전시관을 운영하는 이동진(81) 관장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동제(洞祭)를 지내고, 세서연(洗鋤宴)을 치르고, 종경도(從卿圖) 판에 윷목을 던지던 오래 전 사람들과 그들의 삶이 흘러 나왔다. 제사 주관하는 제관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마을대표 자격 금기 지키며 치성으로 드려정월 보름을 이틀 앞두고 깊을 대로 깊어진 겨울 날씨는 매서웠다. 마을 입구 당나무가 가지마다 세찬 바람을 품어 안고 우우 크게 울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당나무 아래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주변을 쓸고 새끼를 꼬아 당나무에 금줄을 두르고 그 갈피에 한지를 말아 끼우고는 빙 둘러 앉았다. “자, 이제부터 금년 동제를 주관할 제관(祭官)을 뽑겠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회의를 주도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근엄하였으므로 모두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첫째, 산후 7일 전에 있는 남자는 안된다. 둘째, 당일 제사를 모시는 사람도 아니 된다. 셋째, 3촌이나 5촌 중 복을 입은 복인(服人) 역시 일반 상주와 같은 행세를 해야 하므로 제외된다. 그 외에도 불길하거나 불결한 것을 모두 피한 사람만이 제관의 대상이다” 나이에 대한 규정은 없었으나 반드시 관자(冠者)라야 했다. 혼인을 기준으로 관자와 동자를 구분했는데 혼전의 동자(童子)는 혹여 나이가 많더라도 아이 취급을 했으므로 제관의 대상조차 될 수 없었다.“여보게, 자네가 올해 제관이 되어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빌어주시게” 어르신은 제관을 공표하고는 그를 일으켜 세워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내렸다. 이에 거부란 없다. 그만큼 엄하게 선발되는 과정이기에 지명 받은 순간부터 그는 개인의 몸이 아니라 마을의 몸이 되는 탓이다.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금하며 궂은일이나 허튼 일에 가담하지 말아야 하며 부인과의 잠자리 역시 삼가 해야 한다. 마을 사람들은 당나무 주변을 시작으로 제관이 된 사람의 집에 이르는 길에 황토를 한 줌씩 뿌리기 시작했다. 4~5m 간격으로 일정한 폭을 유지하며 고불고불한 골목을 따라 뿌린 황토는 “이 집은 당제를 지낼 제관의 집이니 불결한 사람은 부디 이 길을 피해 달라”는 무언의 경고이며 당부의 표시였다. 제관으로 선정된 날 밤, 그는 목욕을 하기 위해 용계천으로 갔다. 얼음이 서걱거리는 물속으로 몸을 담갔다. 놀랍게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행여 마음을 잘못 가다듬어 제사를 지내면 마을에 무슨 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무감과 책임감이 전율로 배어든다.다음날 아침, 제관은 밀짚모자를 푹 눌러 쓰고 안강으로 장을 보러 나섰다. 되도록 상대방에게 얼굴을 안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장터에는 그 말고도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이 두엇 눈에 띈다. 자연부락별로 비슷한 시기에 동제가 열리기 때문에 인근 마을의 제관들 역시 장을 보러 나온 것이다. 제관은 미리 생각해 놓은 상점으로 바로 갔다. 상인은 그가 제사장을 보러왔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이것은 얼마입니까?” 얼굴을 쳐다보지도 보여주지도 않고 물건 값을 부르는 대로 치른다. 제기부터 제사에 쓰이는 고기, 과일, 초, 창호지등 모든 물건들을 동제 때마다 새로 구입하지만 한 푼도 깎지 않아야 한다.동제가 열리기 전날 밤, 제관과 그의 처는 함께 용계천으로 나가 목욕을 했다. 동제는 제관 부부만이 지내기 때문이다. 새벽 한두 시경 닭이 울 무렵을 맞춰 실과, 고기 다 갖추고 한지 위에 떡가루를 넣고 쪄서는 칼로 자르지 않고 통째로 올렸다. 금새끼를 두 번 둘러놓은 당나무의 허리에는 아무 글자도 쓰지 않은 백지를 접어 꽂고 두 자루의 초에 불을 켰다. 그런데 제사를 지내고 돌아서니 놀랍게도 금새끼에 꽂은 종이가 사라진 것이 아닌가. 누군가 가까이 와있었다는 소리다. 그 종이를 가져다 글을 쓰면 글씨가 잘 써진다 해서 빼가는 것이지만 누구도 나쁜 짓이라 여기지 않았다. 간절함이 담긴 것이 지닌 영험함을 오히려 모두가 믿었다. 철상(撤床)할 무렵 닭이 울었다. 시간이 잘 맞은 것이다. 그러나 깨어 있었던 건 제관 부부만이 아니었다. 제를 치르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집에서 제관과 똑같은 마음과 정성으로 그 시간을 보냈다.이튿날, 마을 사람들이 다시 정자에 모였다. 두루마기에 정장을 하고 저마다 제관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넸다. 어른이라 할지라도 젊은 제관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동제에 올린 음식을 나누어 먹었으나 부녀자에게는 주지 않았다. 어른들부터 차례로 음복(飮福)을 하고 나서 제수음식 장을 본 기록을 열어 그 비용을 똑같이 나누어 분담했다. 제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 보다는 마을의 안녕을 모두가 함께 기원하고 그 보살핌 역시 골고루 나누고자 하는 의미가 컸다. 등짐지고 가는 사람도 동제가 열리는 날 그 마을에 머물게 되면 제례를 따르고 의복을 갖추었으며 음복은 물론 동제를 위해 지출된 경비(經費)도 마을 사람들과 똑같이 냈다. 머무는 동안은 그도 마을 사람의 일부로 인정한 탓이다. 그것을 송계 유사는 꼼꼼히 정리하였다. 동제가 끝난 뒤에도 다음 제관이 정해질 때까지 1년 내내 행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행여 나로 인하여 마을에 혹은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마을 사람들 역시 그런 그를 귀히 여겼다. `나` 보다는 `우리`를 소중히 여기던 시절이었다.

2011-05-23

장애인과 비장애인 편견 없는 사회 됐으면…

경북매일과 가온누리봉사단이 주최하고, 경북장애인골프협회가 주관한 `경북 한마음 파크골프대회`가 21일 포항해도근린공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이번 행사는 포항시, 포항시의회, 포항시장애인체육회,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포항시지회가 후원했으며, 경북 전역에서 모인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단 120명이 푸른 필드 위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특히, 포스코 봉사단, 포스위드 봉사단, 해도청년회 등 500여명의 비장애인들도 함께 어울려 장애인 선수들과 호흡하며 파크골프의 매력을 흠뻑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또 이상구 포항시의회 의장, 안상찬 포항시 남구청장, 채옥주·장두욱 경북도의회 의원,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원, 황보주 한나라당 남울릉지구당 사무국장, 장재권 경북지체장애인협회 등 많은 내빈도 직접 시타에 참여하며 장애를 뛰어넘은 스포츠 정신을 몸소 느끼기도 했다.최경환 가온누리봉사단장은 “장애인의 진정한 권리를 위한 노력은 타인이 아닌, 바로 우리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과 재활의지를 확고히 할 때 비로소 꽃 피울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번 행사가 장애인들의 용기와 희망을 기리는 화합의 장이 되는 동시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사회 기풍 조성의 계기가 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진행된 대회에서 △남자개인전 부문 1위 임삼범(포항미소그린)·2위 김상대(영덕대게클럽)·3위 이용섭(포항형산클럽) 선수가 △여자개인전 1위 조화자(포항미소그린)·2위 문분교(포항형산클럽)·3위 김숙자(포항형산클럽) 선수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단체전 부문에서는 포항미소그린이 1위를 포항형산클럽과 경산한우리클럽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이들 수상자에게는 각자 상패와 부상 등이 주어졌으며, 이 밖에도 행운권 추첨을 통해 제주도 2박3일 여행권 등 푸짐한 경품도 지급됐다.행사를 주최한 최윤채 경북매일 대표이사는 “뒤늦게나마 대회를 개최하면서 장애인들의 진정한 인권과 생활환경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비합리적인 편견을 없애고 소외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없애고 똑같은 사회인으로서 생활해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동우기자beat082@kbmaeil.com

201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