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숙련기술인을 만나다 ③ 오창석 포항제철소 기술컨설턴트
“도전하지 않으면 결과는 없습니다.”
기술은 단순 개인의 것이 아니다. 최종적으로 타 국가간 경쟁, 동종 회사간 경쟁을 하는 기술력은 생존경쟁에 큰 힘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 정신,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이 필요하다.
세계 최고수준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2019년 ‘포스코 명장’에 선정된 오창석(61·사진) 포항제철소 기술컨설턴트.
오 명장은 제강 연속주조분야 최고기술자로 연주기롤(roll) 직경을 확대해 교체시기를 늘려 원가절감을 이끌어 냈다. 특히 그가 개발한 연주기 몰드 실링재는 조업사고를 제로화 하는 등 조업 경쟁력 향상과 안전 조업현장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오 명장이 숙련기술인이 되기 위한 노하우를 본지에 전했다.
어릴적부터 고향 청송의 ‘이동식 대장간’서
대장장이 손에 다뤄지는 철에 호기심 가져
1983년 포철공고 졸업 후 생산 현장에 투신
특허 개발에 힘쓰며 ‘연주조업기술’에 관심
수십건 특허개발·원가절감 과제 수행 등 성과
포스코명장 선정으로 명예의 전당 영구헌액
작년엔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 수훈하기도
직접 만든 금속관련 도서 대학교재로 사용돼
대학 특강·포스코 산하 법인회사 기술 전수 등
지역사회 재능 봉사·후진 양성에 매진할 터
- 금속재생산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철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졌다. 지난날을 회상해 보면, 농번기가 끝나는 시점 마을 한구석 이동식 대장간(작은 철공소)이 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곳에서 동네 마을 어르신들이 낫, 호미, 도끼 등 농기구들을 가져왔다. 대장장이의 손에 의해 불에 달구어 지고 다듬질 돼 날카롭게 새로운 도구로 개선되는, 변화무상한 철에 대해 호기심을 늘 가지고 있었다. 경북 청송에 있는 부곡초등학교와 진성중학교를 졸업하고 포철공고 금속 분야(제강과)에 입학한 것이 금속재생산을 선택한 큰 계기가 됐다.
-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서.
△고등학교시절 교련복 어깨 와펜(마크)에는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글귀가 있었다. 내 시대의 시대적 사명이라 할까. 늘 마음속엔 대한민국을 우리가 새롭게 더 발전시켜야 된다는 다짐을 했다. 지금부터 41년 전인 1983년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포스코에 입사를 했다. 어린 약관의 나이(20세)로 포스코 생산현장에 근무를 하면서 선배로부터 그 동안의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면서 아직도 개선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음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불합리 업무를 반드시 개선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특허(노하우)개발과 제안 및 개선과제 프로세스를 통해 하나하나 해결을 해 왔다. 2002년 제강부 29주년기념 ‘올해의 연주인’, 2005년 제강부 ‘우수제안 왕’으로 선정됐다.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도 함께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 씨름 선수로도 활동했다고.
△어릴 적 친구들과 만나서 강가에서 물놀이와 씨름을 하면서 놀이를 하는 것이 농촌의 유일한 큰 즐거움이었다. 방학 때면 소를 마을 뒷산에 풀은 뜯어먹도록 하고 우린 숨바꼭질 및 씨름을 하면서 해가 지는지도 모르고, 또 송아지가 집으로 돌아갔는지도 모르고 놀이에 정신이 빠지기도 했다. 소는 농촌의 일꾼이자, 생활을 함께하는 또 다른 가족이다. 가보1호 및 재산증식과 더불어 집안 곳곳에 생활의 훈훈한 온기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를 하면서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몇 달 동안 월급을 모아 송아지 2마리를 선물로 사 드린 적이 있다. 초·중학교 학교별 대항씨름대회가 있으면 선발이 돼 대회 우승을 하면 담임 선생님이 자장면 한 그릇을 사 주는 것이 그 때 당시 유일한 희망이었다. 포철공고에 오면서 고등부 도민체전 선발전에 참여 대표선수로 선발돼 당시 1981~1982년 영일군 대표를 맡았다. 포항시로 통합이 되면서 포항시 대표선수로, 경북도민체전에 고등부 선수로 참여하기도 했다. 포항시 대학부·청년부·장년부씨름왕을 거치면서 포항시씨름협회 전무 및 부회장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 인연으로 현재 포항시씨름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경북도 씨름협회 부회장을 맏아 경북씨름발전에 기여로, 지난 17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로부터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 고향인 청송에 포스코를 더 사랑하는 어르신들이 있다고.
△청송군 진보면 어르신들께서는 대한민국을 선진화로 발전하는데 1등 공신인 포스코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오씨 종친회’ 때 고향을 빛낸 ‘자랑스러운 율리인 1호’로 선정하는데 포스코명장인 나를 첫번째로 선정했다. 포스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아, 고향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 포스코인으로 회사에 오래도록 근무하는 것이 더욱 보람있고 흐뭇함을 느낀다.
- 제강의 연속주조 공정과 흥미는.
△제강 분야 연속주조 공정은 금속을 용해해 연속적으로 주조하는 것이다. 주로 철강 산업에서 사용되며, 이 공정은 용융된 금속을 연속적으로 주형에 주입해 긴 슬래브, 빌렛, 불름 동의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포함한다. 연주 공정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며, 비용을 절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물을 다루는 연속 주조작업은 짧은 공정 내 많은 변화(쇳물→슬라브)들이 있는 공정이라 관심만 가지면 많은 특허 및 노하우를 개발 가능한 공정으로서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오랜 근무기간에도 싫증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어서 기술개발에 관심과 연주공정작업 흥미가 더 있기도 하다.
- 우수제안 1등급 포상금 전액을 기부했다는데.
△연속주조공정 조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해 사내 우수제안 1등급에 채택됐다. 당시 포스코 창립 51년 중 전사 12번째 나온 우수제안이라서 더 감회가 깊다. 1등급 포상금을 더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하고 싶어서 포상금 전액(500만원)을 기부했다. 그 당시 강원도에 큰 산불로 고생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포스코 1%나눔봉사 정신으로 전액 기부를 해 강원도지사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 어떻게 ‘포스코 명예의 전당’에 올랐나.
△처음부터 꼭 명장이 되려고 노력한 건 아니었다. 회사 생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고 오랜 기간 회사 동료 선후배들과 협업을 통해 생사고락을 함께 하면서 원만한 유대관계를 가졌다. 평소 고질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많은 불합리 개선 과제의 성과들이 나타났다. 연주공정의 안전과 품질향상, 제조공정의 생산 원가절감 등 특허(노하우)개발로 인한 연주 조업기술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 같다. 또한 제강, 연속주조공정은 쇳물을 다루는 공정이어서 안전 및 조업사고나 품질사고의 위험이 있다. 작업공정의 개선 및 방법의 개선에는 보수적인 성향이 있어서 개선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개선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설득해서 표준시험 Process를 거쳐 이론적 이해를 돕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 결과 20~30건의 특허 개발을 바탕으로 불합리함을 개선해 우수제안 1, 2등급 선정 포함 약 227건 과제, 32억원/년 원가 절감 과제수행으로 2017·2019년 포항제절소 우수제안 왕 2회를 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 (본부장)사장표창 및 포스코 창립기념 우수사원 표창 등을 받았다. 이로 인한 크고 작은 노력과 그동안 함께한 (포)제강부 및 2연주공장 동료, 직원 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2019년 7월 포스코명장에 선정됐다. ‘포스코 명예의 전당’에 영구 헌액돼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도 받았다고.
△산업현장의 오랜 근무기간 동안 불합리 업무와 설비개선으로 근로자의 복리 증진과 산업발전에 많은 기여를 인정받아 ‘2023년 근로자의 날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서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은 함께 노력해 온 회사 동료 및 선후배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선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된다면 큰 성과와 업적을 올리는데 많은 노력과 협업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 숙련기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본인이 근무하는 회사의 주인라는 마음가짐과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도록 부탁을 드리고 싶다. 본인이 개발하고 연구하는 일들이 더 가치 있게 사용이 될 수 있도록 더 다듬고 관리를 잘해 기술의 고유성(보호)을 지닐 수 있도록 특허 등록 관리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세계최고 철강사인 포스코에 나의 크고, 작은 특허 기술이 적용이 돼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존감이 넘치며 회사 생활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경험과 폭 넓은 지식을 쌓고, 본인 고유의 기술력을 갖추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 목표로 하는 많은 공적이 쌓이면 본인 분야에 명장의 반열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포부는.
△후진 양성을 위해 지역사회에 재능 봉사활동과 불합리 업무개선 및 신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금속재료 분야의 소재 연구과정을 통해 작년 재료공학 박사를 졸업했다. 더 많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한 기술력을 쌓고 훌륭한 후진 양성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오랜 산업현장의 경험들을 후배들에게 자료를 만들어 공유하고 대한민국 산업현장을 더욱 기술 선진화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
제선, 제강, 압연, 금속재료 등 7종류의 금속관련 도서를 만들어 포스코 도서관에 기증했다. 또 기술(전문)대학 교재로 사용을 해 후배들의 기술력향상에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공계 고등학교 및 전문대에 특강을 통해 차세대 대한민국산업을 이끌어 갈 우수인재들이 많이 배출이 될 수 있도록 마인드 교육과 기술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포스코 산하 국내외 법인 회사에도 필요할 시 기술 전수와 지도를 할 예정이다. 미래 꿈나무들이 산업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 젊은 인재들이 오래도록 행복하고 보람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을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만드는데 최대한 뒷받침하겠다.
오창석 포항제철소 금속재생산 포스코명장은
△ 포철공고 졸업
△ 포스코 1983입사~현재 41년 근무 중
△ 우수숙련기술인(금속재료)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금속재료)
△ 포항시 및 경북도 최고 장인(금속재료)
△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 수훈
△ 재료공학 박사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