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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초심(初心)

우정구 논설위원 마부작침(磨斧作針)은 “도끼를 갈아 침을 만든다”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이 공부에 염증을 느껴 산에서 내려오다 한 할머니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겠다며 열심히 작업하는 광경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다시 산으로 공부하러 갔다는 고사에서 나온 사자성어다.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도끼도 바늘로 만들 수 있다는 뜻과 우리 속담의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것과는 비슷한 의미다.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잊고 행동하는 사람을 나무라는 속담이지만 초심을 잊지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처음에는 어려웠던 일도 반복되는 일상이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매너리즘이 초심을 잃게 하는 중요 이유다. 작심삼일은 초심을 지키기가 힘들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다.“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는 뜻의 시종일관(始終一貫)이나 초지일관(初志一貫)도 초심을 지키라는 뜻이다. 사람이란 대체로 어떤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거나 신분 상승이 되면 교만과 아집에 빠지기 쉽다. 처음의 어려웠던 환경을 잃고 오만방자해지거나 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초심을 지키자”는 말을 교훈으로 삼겠다는 것은 일이 성공하고 나서 달라지는 자기 모습을 경계하겠다는 각오다.공자는 설원(說苑) 정간편에서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 충언은 듣기가 싫지만 행실에 이롭다”는 말을 했다. 지위가 높아지면 주위에서 하는 충언을 잘 듣지 않아 끝내는 낭패를 당하고 만다는 것이다.“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甘呑苦吐)는 말처럼 사람은 쉽고 편한 쪽을 택하는 본성이 있다. 공자는 멈추지 않으면 천천히 가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새 대통령의 초심을 지켜보자. /우정구(논설위원)

2022-03-15

새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5월 출범할 새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은 완화기조다.현행 대출규제 정책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두 가지로 작동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윤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LTV 상한을 기존 20~40%에서 70~80%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LTV는 집값이 9억원 이하일 경우 40%,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0%가 적용되며, 집값이 15억원 이상이면 아예 대출이 금지된다.이 LTV 상한을 70%로 일률 인상하기로 했고,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주택 구매 가구에는 LTV 상한을 80%로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보유 주택 수에 따라 LTV를 차등적용한다. 다만 차주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가리키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여부는 불투명하다.현재 총대출액 2억원을 초과할 경우 은행 대출 원리금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LTV가 완화되더라도 DSR 규제가 현행대로 유지된다면, 대출규제는 여전히 지속된다.DSR 규제는 소득이 높을수록 대출 여력이 생기고,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서울의 경우 소득은 낮지만 자산가격은 비싸, 상환 기간을 최장으로 설정해도 DSR 40%를 지키기 어렵다.지난해 기준 서울 아파트 중간값이 10억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DSR 규제를 무작정 풀면 부실 여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떻든 내집마련을 꿈꾸는 청년이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출규제 완화조치는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3-14

전면개편 앞둔 K방역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K방역이 머지않아 전면개편될 전망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진행된 지난 9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34만2천446명으로 국내 유행 이후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연일 20만∼30만명대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누적 확진자 수는 620만6천291명에 이르렀다.이에 따라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코로나19 방역정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집권 100일 이내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집중된 피해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보고,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과학 기반 사회적 거리두기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했다.또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 설치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 업종 지원 방안 등도 약속했다. 장기적으로는 중증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 자원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고, 대규모 감염병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평소보다 가산된 수가를 적용해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력의 이탈을 막겠다고 약속했다.이에 더해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되는 사망·중증 사례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인과관계 증명에 나서고, 충분한 치료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피해 회복에 대한 국가 책임제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방역 컨트롤타워도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전 세계에 자랑한 K방역이 실상 자영업자 희생시키는 주먹구구식 방역, 거리두기라고 비판했다.어떻든 결과적으로 국민을 고통에 빠뜨린 K방역의 폐해가 하루빨리 시정되길 기대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3-13

메르켈처럼

우정구 논설위원 작년 9월 독일 총리직에서 물러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독일 사상 첫 여성총리이자 최연소 총리, 유럽 최장수 여성총리 등과 더불어 포브스가 선정한 9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등이 그것이다.그러나 그보다 그녀의 사상과 철학을 반영한 메르켈리즘은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권력을 과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포용하면서 힘을 가진 정책을 관철시키는 그의 리더십이다. 엄마 리더십이라고도 부른다. 엄마처럼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부드럽게 소통해 결과를 이끌어 내는 힘이다.그의 소통력은 EU 단합을 이끌었고, 그의 포용력은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게 하는 쉽지않은 일의 원동력이 됐다. 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반대당이 주장하는 탈원전 정책도 과감히 채택하는 유연성도 보여주었다.독일의 한 작가는 “메르켈은 꿈과 비전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는 실현 가능한 것을 생각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생각은 온갖 실용적 가치에 몰두해 있다는 것을 꼬집은 말이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많은 기대와 주문이 몰려있다. 새 대통령이니까 많은 기대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나 투표를 통해 확인된 갈라진 민심을 보니 국정 수습이 쉽지 않아 보여 걱정이다. 가시덤불보다 더 험한 길을 헤쳐가야 할지 모른다.메르켈리즘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주의다.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있다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국익을 선택하는 것이다. 양보와 협력, 협치, 통합, 포용 등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정치적 수단을 동원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메르켈리즘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좋을 것 같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3-10

금강송

우정구 논설위원 소나무는 우리나라 대표 나무다. 전국 산야 어디서나 쉽게 구경할 수 있는 상록 침엽수다. 푸르다하여 솔나무라 부른다. 한자말 송(松)은 목(木)과 공(公)자가 합쳐진 것으로 나무 중 최고 작위를 가졌다는 뜻이다. 소나무에는 금강송, 반송, 황금송, 여복송, 처진소나무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와 소나무숲은 천연기념물로 당국의 특별한 보호도 받는다.충북 보은군에 있는 정이품 소나무(천연기념물 103호)는 수령이 약 600년이다. 조선 세조가 이곳을 지날 때 밑가지를 열어 가마가 지나갈 수 있게 해 정이품 벼슬이 내려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경북에도 청도 운문사의 처진소나무와 예천의 석송령, 영양 만지송, 포항 북송리의 북천수 등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특히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금강송은 소나무의 제왕으로 명성이 자자한 나무다. 곧고 단단한 재질 때문에 궁궐과 천년고찰의 대들보로 주로 사용됐다. 조선 숙종 때는 보호할 가치가 높아 임금의 명으로 산의 출입이 제한되고 벌채도 함부로 못했다. 2008년 화재로 유실된 숭례문을 복원할 때도 금강송이 사용됐다. 금강송은 단단하다고 붙여진 이름이고 속이 노랗다고 하여 황장목(黃腸木)이란 이름도 있다. 또 표피가 붉은색을 띠어 적송이라고도 하며 매끈하게 잘 뻗었다고 하여 미인송이라는 별명도 있다.울진군 소광리 일대 금강송 군락지에는 1천만 그루가 넘는 소중한 소나무가 자생한다. 지난 울진 산불로 이곳이 하마터면 크게 훼손될 위기에 빠졌지만 다행이 큰불로 번지지 않았다. 군락지 보호를 위한 특단 대책이 있어야 한다. 수백년 세월을 이겨온 금강송은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다. 화마로 잃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3-10

퍼펙트스톰 공포

우정구 논설위원 선거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운 가운데 시중 물가 오름세가 천정부지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차량 유지비는 물론 외식비, 소줏값, 커피값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치솟기 시작한 국제 곡물가와 유가 등의 영향으로 국내 물가도 이제 본격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달 소비자 물가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4%대로 올라설 것 같다는 관측도 있다. 국내 소비자 물가는 이미 5개월째 3%대 고공행진중이다.통화량이 팽창하면서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계속 올라 일반대중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을 두고 인플레이션이라 한다.지금 우리의 물가는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단계까지 왔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경기불황 상태에서는 수요가 감소하고 불안 심리가 작용해 물가가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다는 것은 저성장 고물가의 상태란 의미로 우리경제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뜻이다.우크라이나 사태로 OECD국가의 물가도 평균 7% 올라 31년만에 가장 높다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가불안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경제가 초긴장 상태다.기상용어인 퍼펙트스톰은 2008년 미국 글로벌 경제위기 때 경제용어로 사용됐다.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유가와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한데다 물가상승까지 겹쳐 경제가 폭풍급으로 위태로워졌다는 것이다.물가가 오르면 서민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실물자산 가치가 올라가고 돈 가치가 떨어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더 심화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퍼펙트스톰, 이젠 새 대통령이 극복할 중요 과제의 하나가 됐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3-08

양간지풍(襄杆之風)

양간지풍은 ‘강원도 영동지방의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봄철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부는 서풍으로, 고온건조하고 풍속이 빠르다.‘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란 뜻에서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고도 불린다.양간지풍은 왜 생길까. 먼저 봄철에 한반도 남쪽에 이동성 고기압이 위치하고, 북쪽에 저기압이 위치한다. 남고북저의 기압배치에서 강원도 지역에 따뜻한 서풍이 불게된다.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의 차가운 공기 위에 따뜻한 공기가 위치해 연속적인 역전층을 형성한다. 역전층 아래에 위치한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상층의 따뜻한 공기와 태백산맥 사이의 좁은 공간을 압축해 지나면서 풍속이 빨라진다. 결국 태백산맥을 지난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풍속이 더욱 빨라지며, 고도가 낮아지면서 공기덩어리 내부의 기압과 기온이 높아지고, 습도가 낮아진다.태백산맥을 지나고 나서 공기가 고온건조해지는 특성은 푄 현상인 높새바람과 비슷하다. 높새바람은 늦봄과 초여름에 영동지방에서 영서지방으로 부는 동풍으로, 태백산맥을 오르는 동안 수증기가 응결하여 구름을 생성한다. 그러나 양간지풍은 발생과정에서 수증기가 응결하지 않고, 역전층을 유지하며 서풍으로 태백산맥을 넘는다.또한 역전층이 강할수록, 영동지방의 태백산맥 경사가 심할수록, 해풍이 부는 주간보다 육풍이 부는 야간에 풍속이 커진다. 그래서 산불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5년 고성군 산불과 2019년 4월 고성·속초 산불 등이 양간지풍으로 산불이 번진 사례다.이번에 발생한 경북 동해안지역 산불 역시 양간지풍 탓에 산불이 더욱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대자연의 조화를 인간이 막기란 참으로 지난하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3-07

핵 전쟁의 위협

우정구 논설위원 1, 2차 세계대전에 이어 미지에 닥칠 세계 대국간 전쟁을 주목해 제3차 세계대전이라 칭한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지구촌에는 여러 번 3차 대전의 위험이 있었으나 다행히 전쟁에 이르지 못했다.전문가들은 만약 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1, 2차 대전보다는 훨씬 더 격렬하고 파멸적 전쟁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1947년 냉전시대 도래 이래로 다수 국가에 의해 개발된 핵무기 때문이다. 따라서 3차 대전은 지구문명과 인류생명을 파국으로 몰고 갈 지구 궤멸적 전쟁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3차 대전의 핵심은 핵무기다. 2차 대전 때도 핵무기가 등장했지만 주고받지 않고 한쪽의 일방적 사용이란 점에서 핵전쟁이란 표현은 쓰지 않는다.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도발로 세계인의 시선이 우크라이나에 쏠리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핵무기 관련 발언을 하며 “제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해 국제사회 비난을 샀다.지금 세계열강들은 비약적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핵무기뿐 다양한 신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막강한 전력이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핵무기나 신무기의 사용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한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세계가 전면 핵전쟁에 들어가면 50억명 이상이 전쟁 당일 사망하고 나머지도 살아남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지금 세계는 표면적 모습과 달리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한 국면이다. 2차대전의 베테랑인 미국의 브레들리 장군은 “핵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그것이 시작되지 않게 하는 것”이란 말을 했다. 지구촌 사회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3-06

경칩날

주말인 5일은 경칩(驚蟄)이다. 경칩은 24절기 중 우수 다음으로 오는 세 번째 절기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다. 겨울철 한반도에 뻗쳐 있던 대륙성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이때부터 기온이 조금씩 상승해 계절은 봄으로 넘어간다.우리의 옛 조상들은 하늘에서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듣고 놀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열 계(啓)자를 써서 계칩이라고도 불렀다. 입동(立冬)이 벌레가 동면에 들어가는 절기라면 경칩은 그 벌레가 긴 잠에서 깨어나는 시기다.“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속담이 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기운이 완연해진다는 말이다. 옛 사람들은 나무의 물이 차기 시작하는 이때, 나무의 고로쇠 수액을 받아먹기도 하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개구리 알을 먹으며 몸보신 하는 풍속도 있었다. 또 이 시기에 나는 냉이, 달래, 쑥 같은 봄나물을 먹으며 긴 겨울철 부족했던 비타민 등 영양도 보충했다.농사철로 보면 본격적인 영농 준비가 시작되는 때다. 농민들은 농기구를 챙기고, 밭갈이와 보리심기 등으로 흙길에도 나선다. 농사의 본을 보여주는 임금의 선농제 행사도 이 때 이뤄진다. 한햇동안 먹고사는 생업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라 하겠다.두 번의 악몽같은 경칩을 보낸 우리는 이번 경칩에 바라는 꿈이 있다.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하루속히 일상이 정상화됐으면 하는 것이다. 하루 20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 발생을 바라보면 까마득한 먼 날의 일 같지만 땅속에서 생물이 깨어나고 꽃들이 피는 자연섭리처럼 우리의 일상도 반드시 회복될 거라 믿는다. 봄은 희망이다. 경칩이 봄의 시작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3-03

폴리서치

‘폴리서치(politics+research)’는 여론조사업계에서 쓰이는 말로,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여론조사를 함으로써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같은 신조어는 폴리페서(Polife ssor)가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politics)’와 ‘교수’를 뜻하는 ‘프로페서(professor)’의 합성어로 이뤄진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됐다.폴리페서가 대학 교수직을 발판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것처럼 폴리서치도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폴리서치란 용어가 등장한 것이 바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3·9대선 여론조사에서 조사 방식이 다른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바람에 빚어진 논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기존 정례 조사를 ARS(자동응답) 100% 조사로 해왔으나 대선 종반전에 접어든 시점에 별개로 전화면접 100% 조사를 진행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ARS 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보였지만,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KSOI 측은 조사 방법에 따라서 결괏값이 다른 점을 있는 그대로 알려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고 밝혔다.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중요한 건 추세인데, 기존 조사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를 갑자기 발표하는 건 통상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때마침 모 여론조사기관 대표는 SNS에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가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쳐 해당 기관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도 벌어졌다.공정성이 생명인 여론조사기관의 폴리서치는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결코 용납돼선 안 될 범죄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3-02

촌철살인의 선거

선거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대선후보 진영의 입도 거칠어지고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 후보를 제압하기 위한 용어 구사가 불꽃을 튀긴다. 이럴 때 선거용 입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어야 제구실을 한다. 짧은 말 한마디로 상대의 급소를 찔러 유권자의 마음을 뺏어야 하기 때문이다.문 정권을 빗대는 대표적 용어 중 하나가 내로남불이다. 한자말은 아니지만 사자성어 형식을 통해 국민에게 그 뜻이 잘 인식된 용어다. “내가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이젠 이중적 모순된 행동을 꼬집을 때 쓰는 대중 용어가 됐다.대선 후보 간 경쟁에서 진 사람이 잘 쓰는 말 하나 있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이다. “스스로 계급장을 떼고 뛰겠다”는 뜻이다. 경쟁에 져 승복은 했지만 마음의 불편함도 함축한 말이다. 민주당 이낙연과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이 말을 사용했다.중국 전국시대 최강국인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초나라 등 6개국이 동맹을 맺은데서 나온 합종연횡(合從連橫)도 선거철에 자주 등장한다. 선거에 불리한 당이 소수당과 힘을 합치자는 것으로 과거에도 있었고 20대 대선서도 시도되고 있다.속담 중 “오얏나무 밑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마라”는 말도 선거에 잘 등장하는 것 중 하나다. 특히 여당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행사에 참석할 때 야당에서 이를 인용한다.최근 이재명 후보가 “정치 보복은 나중에 몰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야당으로부터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비난을 받았다. “겉으로는 친한척하면서 뒤에서 뒤통수 친다”는 뜻이다. 선거에서 촌철살인은 가늠키 어려울 만큼 위력적이다. 하지만 그 말에는 팩트와 진실이 담겨야 힘이 살아나는 법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3-01

약육강식의 세계

“약한 자의 고기는 강한 자의 먹이”라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자연의 생존법칙을 일깨우는 말이다.“우수한 자는 이기고 미흡한 자는 패한다”는 우승열패(優勝劣敗)와 “성공하면 왕이 되고 실패하면 도적이 된다”는 성왕패구(成王敗寇)라는 말과 비슷하다. 강한 자가 끝까지 남는 것은 일종의 자연 섭리다.다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인지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약한 자가 살아남아 강한 자를 무너뜨리는 일을 자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본래 의미도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아니고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이다.강해서 살아남은 것인지 살아남아서 강한 것인지 어느 것인지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 강한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한다는 데 별반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국가 존망 위기에 몰린 우크라이나 사태가 곧 약육강식의 국제 질서다. 날아 간 이해가 얽히면 어떤 논리나 순리보다 자국의 힘이 우선 작용한다. 국가적 이익에 물러설 나라가 없다는 뜻이다.바람 앞에 등불 같은 우크라이나는 서구 열강과 러시아의 신냉전 분위기 속에 어느 날 갑자기 제물로 남을 운명에 처해 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피난길로 나선 국민들은 일찍이 부국강병하지 못한 자신들의 모습을 자책하고 있을지 모른다.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이 앞에 버티고 있고 언제나 힘으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는 한 한반도 안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먼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평화 타령보다는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지는 반면교사의 정신을 가져야 할 때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2-27

희망 고문

우리나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7만명을 돌파했다. 22일 현재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때 80만명에 이르던 미국은 9만명대로 떨어졌고 영국도 4만1천여명, 일본은 6만명선이다.신규 확진자 폭증으로 연초 2만5천명대에 있던 재택치료자가 이제 50만명을 넘겼고 조만간 100만명도 넘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7천600명을 넘어섰다.그런데도 정부는 “언젠가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자리 잡는다” “계절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자주 던지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도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확산은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이라고 한다.실제로 정부의 말대로 코로나 사태가 종국으로 치닫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갑겠지만 아직은 코로나 유행이 정점을 향해 달리는 과정이라 성급한 언급에 국민의 경계심이 풀릴까 봐 걱정이다.특히 새로운 변이의 출현과 같은 불확실성이 아직은 존재한다. 지금의 섣부른 낙관이 더 큰 재앙이 부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경계심을 늦출 일이 절대 아니다.얼마 전 경기도에서는 재택치료 중이던 7개월 영아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한해 계절독감으로 사망하는 추정자가 3천∼5천명이 된다고 7천여명의 코로나 희생자의 목숨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한명 한명 귀하지 않고 억울하지 않는 목숨이 어디 있나. 무증상·경증이라서 재택치료라는 이름으로 방치되는 일도 안된다.섣부른 낙관론보다 신중한 말한마디가 더 중요한 때다. 프랑스의 한 소설가는 이렇게 말했다. “희망은 모든 악 중 가장 나쁘다. 인간의 고통을 연장시키기 때문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2-24

화제의 청년희망적금

청년희망적금은 정부가 청년들의 목돈마련을 위해 출시한 금융상품이다. 이 적금은 50만원씩 24개월간 적립할 수 있으며 은행에 따라 5~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 신청가능하며 현재 신청이 쇄도해 서버가 마비되는 등 문제로 인해 5부제로 신청을 받고 있다.출생년월에 따라 신청기간이 월~금요일로 배정되어 있다. 즉, 나의 출생년도 끝자리가 1, 6일 경우 월요일 / 2, 7일 경우 화요일 / 3, 8일 경우 수요일 / 4, 9일 경우 목요일 / 5, 0일 경우 금요일이다. 현재 신청이 폭주하고 있으므로 사전에 신청할 은행과 날짜를 확인해 신청할 필요가 있다.청년희망적금은 만기 2년까지 납입하면 시중이자에 저축장려금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상품이란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장려금의 경우 1년차 납입액의 2%, 2년차 납입액의 4%를 지원해준다. 따라서 내가 돈이 부족할 경우 전략적으로 적금을 쌓아가야 한다. 또한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이 없는 매우 좋은 금융상품이어서 청년들로부터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다.청년희망적금 모집이 시작되자 200만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청년희망적금 가입대상 청년들의 아우성이 커지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2주간 모두 가입조치’를 발표했다. 그런데도 적금 가입을 하지 못할까 우려하는 청년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한 모양새다. 소득 조건이 높다거나 부유층 자녀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가입할 수 있는 등 실질적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공정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이 적금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금융상품으로 자리잡도록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뒤따르길 기대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2-23

소줏값 유감

월급 빼고 다 올랐다더니 이번엔 소줏값이 올랐다.하이트 진로가 오늘(23일)부터 소주가격을 출고가 기준 7.9% 인상했다. 다른 소주업체들도 이에 맞춰 곧 가격 인상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애주가들의 심기가 불편하다.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술이다. 한국에서 1년에 36억병 정도(2016년) 소비된다. 1인당 연 87병, 잔수로 따지면 779잔이다. 소주가 서민 술인 이유는 술맛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맛과 향기로 즐기는 술이 아니라 마시고 취하는 것이 목적이다.소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몽골제국이 일본 정벌을 위해 우리나라 개성과 안동 등지에 주둔군을 두면서부터다. 세월로 보면 800년이 흘렀다.소주가 본격적으로 서민 술로 자리 잡은 것은 일본이 주정생산을 시작한 이후로 일제강점기인 1920년 무렵이다. 이 때 우리나라에는 수 천개의 소주공장이 생겨났다고 하니 그때가 주류시장의 대변혁기라 할 수 있다.술은 인류가 만든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천 년에 이르는 동안 술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술은 나라마다 자기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의 포도주나 우리의 막걸리 같은 민속 술 등이 그런 것들이다.술은 사회관계의 윤활유로서 역할도 하고 술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성숙시키다. 그래서 술을 즐겨 찾지만 때로는 술로 인한 사회적 폐단도 적지 않다.직장인들이 한 달에 지불하는 술값이 대략 20만원 안팎 정도라 한다. 이번 출고가 인상으로 시중에서 소주 한 병 가격은 5천원을 후딱 넘을 것 같다. 퇴근 후 술 한잔 하기가 이젠 더 부담스러워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2-22

K방역의 역설

K방역은 코로나 팬데믹에 맞서 확진자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가 취한 방역대책을 가리킨다.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른바 3T(추적·검사·격리)로 대변되는 정책이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확진자 확산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널리 확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K방역을 시행하면서 해외에 비해 감염으로 자연면역을 얻은 경우가 적고, 백신 접종률도 높은 것이 코로나 유행기간을 다른 나라보다 더 길어지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K방역의 역설’이다.실제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벌써 200만 명을 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9만5천362명 늘어 누적 205만8천18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일주일 전인 지난 14일(5만4천615명)과 비교하면 1.7배가 됐고, 2주 전인 7일(3 5천281명)의 2.7배에 달한다.국내 확진자는 첫 확진자 발생 후 1년 10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누적 50만명을 넘어섰는데, 그로부터 약 2달 만인 지난 6일 50만 명이 추가로 늘어 100만 명대가 됐다. 이번에는 보름 만에 100만 명이 더 늘어 200만 명을 넘겼다.문제는 신규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439명)보다 41명 늘어난 480명이다. 이는 지난달 20일(488명)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위중증 환자 증가는 의료체계에 부담을 준다. 사망자수도 늘 수 밖에 없다. 누적 치명률은 0.36%다.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K방역정책 전반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2-21

나라 빚과 대선공약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대선후보 각 진영으로부터 제출받은 후보별 대선공약 이행 비용을 보면 가히 놀랍다.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00조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266조원, 정의당 심상정 후보 175조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01조원 규모다. 과거와 비교하면 더 잘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규모가 각각 178조원, 135조원이었으니 대략 100조가 더 많다.문제는 재원 조달 방법이다. 매니페스토 본부 측은 후보마다 세출예산 절감과 같은 기존 예산을 쥐어짜는 방식으로만 답변했을뿐 구체적 대안 제시는 없었다 했다. 선거를 의식한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이다. 포퓰리즘이란 비판에 변명 여지가 없어 보인다.올해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1천조원을 돌파했다. 올 국가채무 1천68조원을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국가채무액이 사상 처음으로 2천만원을 넘는다. 2010년 29.7%이던 국가채무비율이 올해는 50%를 넘는다.나랏빚 증가속도가 OECD 회원국 중 우리가 가장 빠르다. 코로나를 넘어야 하고 저출산, 고령화 등 국가적 리스크가 산적한데도 후보들은 묻지마식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문재인 정부 5년동안 국가채무가 400조원 늘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보다 약 57조원이 더 늘었다. 이유야 어쨌든 차기 정부의 몫이다.우리나라는 경제 3주체인 기업과 가계, 국가가 모두 1천조원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이른바 트리플 1천조시대라 부른다.대선후보의 공약이 말로 그칠 순 없는 일이다. 무책임한 선심공약에 국민이 현혹돼서도 안되겠지만 후보들의 포퓰리즘 경쟁도 그만해야 한다. 대선공약을 제대로 살피고 올바른 주권행사를 하는 것도 유권자 몫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2-20

군소 후보들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14명. 19대 때보다 1명이 줄었다. 그러나 19대 때는 두 명의 후보가 중도 사퇴하는 바람에 실제적으로는 13명의 후보가 뛰어 이번에 출마한 14명이 모두 완주한다면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선거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19대는 1명의 무소속이 있었지만 20대는 모두 정당 후보다. 여성 후보가 2명 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6명으로 가장 많고 70대도 2명이다. 신자유민주연합의 김경재 후보가 79세로 최고령이며,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41세로 최연소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등 네 명의 후보에게 여론이 집중되는 바람에 군소후보들은 홍보가 잘 안돼 속앓이를 많이 한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에도 얼굴을 알리기 위해 각자 선거 현장으로 뛰어들어 고군분투 중이다.그 가운데는 눈에 익은 후보도 있다. 15대와 17대에 이어 세 번째 출사표를 던진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와 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새로운 물결의 김동영 후보, 친박 지지층 기반의 우리공화당 조원진 후보 등은 국민에게 조금은 낯익은 인물이다.그 밖에 통일한국당의 이경희 후보는 안철수 후보 다음으로 많은 1천499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또 새누리당 옥은호, 노동당 이백윤, 한류연합당 김민찬 등도 열심히 뛰고 있다. 기본소득당 오준호와 조원진, 김재연은 고향이 대구라 눈길이 한번 더 간다.선거는 정당이 크고 작고의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실시된다. 군소후보들이 언젠가 유력후보가 될지도 모른다. 민주주의 정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뛰는 군소정당 후보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우정구(논설위원)

2022-02-17

ESG 경영

ESG 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경영방식을 가리킨다.최근 들어 기업이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한다.기업의 ESG 성과를 활용한 투자 방식은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영국(2000년)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UN도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통해 ESG 이슈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1월 금융위원회가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고 발표했다.최근 한국ESG연구소는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ESG통합 등급을 기존 B에서 C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소는 지주사인 HDC에 대해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의 평가와 연계해 통합 ESG등급을 B+에서 B로 하향했다.바야흐로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사회·윤리적 가치를 신경써야 살아남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2-16

유권자의 시간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막이 드디어 올랐다. 각 정당 대선후보들은 선관위에 등록을 마치고 어제부터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확성기 유세와 현수막 게재, 신문, TV광고 등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합법적 방법이 모두 동원되는 치열한 선거전이 본격화된 것이다.선거는 나의 생각을 잘 반영해 정치를 잘 이끌 대표자를 뽑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 방법의 하나로 선거를 꼽는다. 그래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나를 대신해 정치해 줄 대표를 잘 뽑아야 국가나 지역도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도덕적이지 못한 대표를 뽑게 되면 나라 정치가 엉망이 될지 모른다. 특히 모든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 선거는 더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후보를 잘 결정을 해야 후회가 없다.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에는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 대표자에게 위임된 권력이 특정인이나 정치인, 권력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민주주의를 뜻하는 Democracy는 고대 그리스어 demos(민중)와 kratia(지배)의 합성어다. 곧 민중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는 것이다.민주적 절차를 통해 권력을 잡은 자가 잘못된 정치를 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된다. 잘못된 정책으로 예산이 낭비되면 그 빚을 국민이 갚아야 한다.국민이 가진 권력을 위임할 대통령을 뽑을 날이 이제 20일 정도 남았다. 어떤 후보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공평하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할 것인지 냉철하고 지성적 판단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유권자의 시간이 돌아왔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 후회없는 선거를 하여야 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