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지난해 2월 24일 새벽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에 대한 군사작전을 단행했다.
20만명 가까운 병력을 동원한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곧 쓰러질 것 같았으나 국제사회의 예상을 뒤엎고 전쟁 1년을 버티어 냈다. 서방국가들의 군사지원 힘도 컸지만 국가를 사수하려는 국민들의 단합된 애국심의 결과기도 하다.
1년 동안 양국이 입은 피해는 엄청났다. 양국의 사상자 수가 이미 수십만명에 이르렀고, 민간인 사상자도 2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한다. 키이우경제연구소는 작년 말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의 재건비용으로 1조달러(약 1천220조원)를 예상했고, 우크라이나 국내 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0%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전쟁은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난민 피해를 일으켰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3분의 1인 1천300만명이 피난길에 올랐고 그 중 800만명은 해외로 떠났다고 발표했다.
6·25 전쟁을 경험한 우리는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이 얼마나 큰 지를 잘 안다. 전쟁이 지나간 뒤에 생긴 비극적 상황을 전쟁이 끝난 수십 년 뒤에도 상처로 안고 지낸 기억도 있다.
전쟁 발발 1년에 즈음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5억달러 규모 군사 지원도 약속했다. 양국 간의 연대감을 과시한 방문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지구촌의 기대는 당분간 멀어진 듯한 느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되돌아보면서 지구촌은 전쟁의 위험과 고통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