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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의 파격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5-11-11 17:26 게재일 2025-1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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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1000만원을 반납하고 새벽 3시에 일하러 국회에 출근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수많은 정치인을 지켜보아왔지만 우리 국민은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있다면 아마 눈을 의심했을 것이다.

지난달 취임한 일본 첫 여성 총리 다카이치의 파격 행보가 화제를 뿌리고 있다.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면서 그는 “워라밸이라는 말을 버리겠다”고 했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할 것”이라는 말로 정치적 의욕을 과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총리 취임 기자 회견에서 또 한 번 파격적 발언으로 뉴스의 초점이 됐다. 총리와 내각 각료의 급여가 의원의 세비를 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총리 직무수당으로 받는 약 1000만원의 급여를 반납하겠다는 뜻이다. 정치인 스스로가 급여를 깎는 과감한 용기에 정권 지지율이 82%로 고공행진이다.

소수 정당과 손잡고 겨우 총리직에 올라 단명 정권이 될 우려도 제기됐지만 현재 그 자신과 정권 지지율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의 파격은 그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의회에서 사용한 볼펜까지 불티나게 팔리게 한다. 정치인이 잘하면 그것이 팬덤현상으로 가는 것을 보여준 일례다.

월급을 스스로 깎고 새벽 3시에 국회에 나와 일을 하는 정치인에게 국민이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념과 정치적 이익 관계에 매몰돼 싸움만 하는 우리 정치와 비교해 볼 때 신선함 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일찍 한국 정치를 4류라 말했다. 그 4류가 지금도 4류의 티를 벗지 못한 것 아닌가. 다카이치 총리 같은 파격이 우리 정치에서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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