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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생각하는 속수례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6-05-14 17:36 게재일 2026-05-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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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전통 유교사회에서는 스승을 임금이나 부모님처럼 최고의 존경 대상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을 썼다.

유교의 핵심 가치인 효(孝) 충(忠) 예(禮)란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임금에겐 충성을, 스승에게는 예를 갖춘다는 의미로 군사부일체가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조선시대에는 제자가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할 때 존경의 뜻을 담은 예물을 준비해 갔다. 이때 가르침에 대한 예물로 준비한 한 묶음의 육포를 속수라 하고, 예의를 지키는 절차를 속수례(束脩禮)라 불렀다. 성균관 입학식 등에서 엄격히 지켜져 왔던 그 시대 풍습이다.

“제자가 스승을 찾아 배우고자 감히 뵙기를 청합니다”라고 제자가 말하면 스승은 “내 학식이 부족하여 도움이 적을까 두렵다”는 식으로 대답을 한다. 이런 의식은 왕세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왕세자가 성균관에 나가 속수례를 한 내용이 소개된다.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에 대한 예절을 일깨우는 방법으로 전례의 예법인 속수례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를 벌이는 학교들도 간혹 있다. 스승에 대한 시대적 예우는 옛날 같지 않으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적 의미의 행사여서 한편으로는 마음의 위안이 된다.

스승을 찾아가 속수례라는 절차를 밟던 그 시절 스승의 위상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 현실과는 격세지감이 있다. 특히 상당수 교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교단을 떠난다는 소식은 우리시대 스승의 위기로 보아도 틀리지 않다. 교권 회복을 도울 범국민적 각성이 필요하다. 스승을 임금과 동일시하지는 않더라도 “선생님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인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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