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나잠어업

등록일 2023-01-31 20:04 게재일 2023-02-01 19면
스크랩버튼
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나잠(裸潛)이란 옷을 벗고 잠수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어업을 붙이면 특별한 산소호흡 장치없이 바닷속에 들어가 패류와 해초류 등을 캐내는 일을 하는 업종을 말한다. 이른바 해녀(海女)의 수중 활동이 그것이다.

해녀는 한국과 일본에만 분포하는 여성 특유의 어업 활동이다. 우리나라 해녀들은 과거부터 역량이 뛰어나 일제 강점기에는 물질을 잘하는 출가해녀들이 일본과 대련,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진출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각 해안지방과 여러 섬 등에 아직도 이들이 흩어져 활동을 하나 그 숫자 대부분이 제주도에 몰려 있다. 전국적으로 한 때 2만명이 넘는 해녀들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있다. 맨몸으로 잠수하는 나잠업의 역사는 거슬러가면 매우 오래됐다. 인류의 등장과 함께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으나 삼국지 한조(韓條)에 의하면 마한시대에도 이미 잠수어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나잠업에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종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농업 웅도지만 경북은 제주도 다음으로 해녀가 많다. 경북도 조사에 의하면 1천300여 명의 해녀가 아직도 동해안 중심으로 수중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종사자의 64%가 40년 이상 나잠어업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나 고령화 등으로 그 수는 앞으로 갈수록 줄 것이 예상된다.

2016년 유네스코는 제주해녀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나잠업이 수천년의 세월이 흘러 현대에까지 이어져 온 인류문화적 가치를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다.

경북의 나잠어업도 해녀 수의 감소와 더불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노령화와 소득 감소, 시대흐름 등으로 불가피한 현상이나 아쉬움이 남는 문화유산의 퇴조라 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팔면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