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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공무원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5-07-21 19:05 게재일 2025-07-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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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됐다. 논문 표절로 제자를 곤경에 빠뜨리고, 자식을 수억 원이 없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특별한 교육을 시킨 자가 ‘보편적 공교육’을 지향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수장 자리에 오른다면 개가 웃었을 것이다. 이진숙은 공교육 일반에 관한 상식조차 없었다.

 

이진숙을 불러 도덕성과 전문성을 검증한 청문회는 한 편의 조악한 코미디였다. 많은 국민이 실소와 한숨 속에서 그걸 지켜봤다. ‘대체 교육장관을 시킬 사람이 저렇게 없냐’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이들도 분명 있었을 터.

 

청문회가 열린 그날. 코미디의 정점은 상식 밖의 쪽지 한 장이 찍었다. 교육부 공무원에 의해 이진숙에게 전달된 거기엔 ‘모르는 내용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곤란한 질문은 즉답을 피하며, 동문서답 하라’ 적혀있었다. 아연실색할 일이다.

 

알다시피 청문회는 국회의원은 호통치고, 공직 후보자는 급조한 변명이나 내놓는 ‘삼류 정치쇼’가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고, 공직 후보자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을 향해 답변하는 자리가 청문회다. 

 

엄정해야 할 그 현장에서 상식 밖의 쪽지를 교육부장관 후보자에게 써서 건넨 공무원은 제정신인가? 국민이 가소로운가? 그가 속이려했던 건 몇 명의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다.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 모두를 기망(欺罔)하려 했다. 작지 않은 죄다. 반드시 작성자를 찾아내 책임을 묻는 후속 조치가 따라야 마땅하다.

 

그리고 하나 더 묻는다. 이진숙과는 또 다른 성격의 잡음을 일으켜 국민적 지탄과 공분을 야기한 강선우를 기어코 여성가족부장관에 앉히려는가? 대통령은.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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