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 시작 전부터 주민들 긴 줄 “일찍 나왔는데 116명 대기 중 사람들 많아 오후에 재방문도 지류형 상품권은 없어 아쉬움”
이재명 정부가 내수 진작·민생 안정을 위해 주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 신청 첫날인 21일 대구·경북지역 주민센터와 은행 창구가 북새통을 이뤘다.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주로 주민센터를 찾았는데, 종이로 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아쉬워했다.
포항시 북구 장량동 행정복지센터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수십 명이 몰렸고, 접수대가 마련된 2층 대회의실로 가는 계단에는 번호표를 받으려는 긴 줄이 생겼다.
21~25일에는 시스템 과부하, 주민센터 혼잡 방지를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를 적용했으며, 이날은 끝자리가 1, 6인 이들이 신청할 수 있었다.
이채호씨(54)는 “일찍 나와 번호표를 뽑았는데도 116명이 대기 중“이라면서도 ”좋은 정책이라 생각해 일부러 시간 내서 왔다”며 번호표를 보여줬다. 김숙자(81) 할머니는 “번호표 뽑기 전에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내일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돌아간다”면서 “미리 안 물어봤으면 허탕 칠 뻔했다”며 웃었다.
대구시 중구 남산4동 행정복지센터도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접수 시작 전부터 주민들이 모여들자 공무원들은 순서표를 나눠줬고, 한쪽에서는 신청서 작성에 바빴다. 김종숙 할머니(79)는 “정부가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하니 당장 생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전통시장에서 생필품도 사고 지역 상권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있는 iM뱅크 지점도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철호씨(62)는 “오전에 왔다가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 오후에 다시 방문했다”며 “포항사랑상품권 카드가 있으니 충전해서 쓰려고 한다”고 했다. IM뱅크 관계자는 “평소보다 방문객이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순조롭게 잘 진행했다“고 전했다.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지 않아서다. 60대 부부는 “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쓰려는데, 카드로만 줘서 당황스럽다”라며 “단말기 없이 장사하시는 어르신들도 많은데, 지류형 상품권이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보욱씨(74)는 “카드 형태라 관리가 쉽지 않을 것”며 “11월 30일까지 계획을 잘 세워 사용해야겠다”고 했다. 장량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지류형 상품권은 인쇄·발급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카드 형태로만 준다”며 “기존 지역사랑상품권 카드가 있으면 은행 등에서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약 8주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국민 1인당 기본 15만 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3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는 40만 원을 받는다.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주민은 3만 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은 5만 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단정민·황인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