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칠십을 고희(古稀)라 부른다.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곡강시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따온 표현이다. 평균 수명이 길지 않던 시대에는 61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벌이며 장수를 축하했다.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어선 지금 세대에서 보면 격세지감이 든다.
공자는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고 학문의 심화된 과정을 술회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살에 섰으며 마흔살에 미혹되지 않았고 쉰살에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살에 귀가 순했고 일흔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랐지만 법도를 넘지 않았다”고 했다(논어 위정편).
공자가 말하는 칠십은 종심(從心)의 경지다. 이 나이가 되면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도 틀리는 일이 없었다는 것인데, 인생의 최고 경지를 두고 한 말이다.
102세의 김형석 교수는 “인생을 되돌릴 수 있다면 60세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65∼75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였고 그 나이가 됐어야 생각이 깊어지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나이를 바라보는 세대관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건강 장수인구가 늘어난 탓이다.
대구시가 70세를 기준으로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키로 하면서 노인 무료승차 연령 상향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자체에 따라 시행 시기와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머지않아 70세가 노인 기준의 대세가 될 전망이다.
칠십 나이까지 사는 사람이 드물어 고희라 불렀던 만 70이 이제는 노인 시작점이 되었으니 60대 노인이란 말은 사라져도 될 것 같다. 본격적인 장수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