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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간에 대한 단상

올림픽 경기가 한창인 요즘 오심 논란 때문에 분노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예선전 실격 선언 해프닝으로 경기 흐름을 놓쳐버린 수영의 박태환, 힘 있는 자의 어필 한 번으로 승리를 번복당한 유도의 조준호, 짧은 일초의 시간이 멈춰버려 눈물바다가 된 펜싱의 신아람.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인간이야말로 참으로 치졸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아람 선수의 펜싱 경기 오심 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굳어졌다. 일찍이 시간을 가지고 장난을 친 이는 따로 있었다.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그의 유명한 그림 `기억의 고집`에서 시간을 지배하려는 예술가적 욕망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앙상한 올리브 나무에 널린, 축 늘어져 흐물거리는 시계. 단단한 금속성 물체의 유연한 흐트러짐을 통해 정확하고 빈틈없이 맞물리는 세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예술 용어 중에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이 있다. 익숙하고 상식적인 것을 전혀 다른 것으로 조합해 이미지의 전복을 꾀하는 것인데 달리의 그림에서 녹아내리는 시계 이미지는 그 좋은 예이다. 난해한 형식 속에 시간을 휘거나 연장하고픈 내면적 욕구는 일상적이고 맹목적인 습성을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좋은 시도이다. 예술로서 그 가치는 충분하다.하지만 스포츠는 지극히 상식적인 분야이다. 나아가 인간의 복잡미묘한 예술적 감흥에서 현실 감각을 찾게 하는 매개물이 되어주기도 한다. 오죽하면 경기 결과를 측정할 때 천 단위 초까지 쪼개가며 정확성을 도모하려 하겠는가. 소중한 일초의 시간을 명징하게 다스리는 것도 스포츠 정신에 포함된다. 시간을 지배하려는 장난은 스포츠 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포츠는 모호함이 용인되는 예술이 아니라 명쾌한 실존의 방식이다./김살로메(소설가)

2012-08-06

올림픽 정신은 어디에

올림픽을 지켜보는 마음이 개운치 않다. 수영, 유도, 펜싱에 이르기까지 유독 우리나라 선수들과 관련된 오심이 뉴스를 장식한다. 각종 스포츠 경기 때마다 오심 논란은 있어왔으나 이번 올림픽만큼 심한 적은 없었다. 해프닝을 가장한 견제, 이해할 수 없는 결정 번복, 초유의 시간 끌기 등 심판들의 다양하고도 몰염치한 행태를 보면서 과연 올림픽 정신이 살아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 물신주의로 변해가고 있는 올림픽을 확인하는 일은 씁쓸하기만 하다. 아시다시피 올림픽의 표어는`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 남작이 이 말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을 당시엔 그 어떤 정치적 목적도 국가적 차원의 욕심도 없었다. `올림픽은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라는 그야말로 순수한 덕목의 올림픽 정신이 있었을 뿐이다. 한마디로 페어플레이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이 올림픽 좌우명은 이제 올림픽 선서에서나 남아 있게 되었다.언제부턴가 스포츠도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올림픽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국력 과시와 경제적 암투의 장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크게 봐서 그 누구도 올림픽에 참가하는 데 그 의의를 둔다고 말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명예와 부를 안겨주는 개인적 영광 때문에 4년간의 정열을 바치는 건 그래도 애교로 봐줄 만하다. 그 도가 지나쳐 또 다른 이익을 바라는 단체나 국가의 목소리가 스포츠 정신보다 우위를 점할 때 그 순수성은 사라지고 만다.늦지 않았다. 아직 레이스는 반 이상 남았다. 더 이상 스포츠 외적인 것으로 휘둘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참가자와 참관자 모두 순수하게 게임 자체에 매혹당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올림픽 정신다운 것이 아니겠는가./김살로메(소설가)

2012-08-03

내 슬픔을 지는 자

인디언 속담에서는 친구를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정의한다. 우정에 관한 경구 중에 이토록 가슴을 저미는 말이 있을까. 흔히 친구가 슬플 때 위로하는 건 쉬워도 기쁠 때 느꺼이 웃어주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인간 속성 상 동정하기는 쉬워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내 슬픔을 등에 져줄` 정도라면 동정과 인정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참된 우정이 아닐까. 연예계 잘 나가는 걸 그룹 한 팀이 왕따 사건에 휘말렸다. 당사자들 간의 불만이 SNS를 통해 흘러나오는가 싶더니 급기야 기획사 측에서는 왕따 대상이 된 한 명을 방출하기에 이르렀다. 휴머니즘적 접근보다 경제 논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기획사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변명할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가 제공해주는 여러 사실을 진실로 캐는 데 일가견이 있는 네티즌들이 두고 볼 리 없다. 기존 멤버들의 안티 카페를 개설해 왕따 당한 당사자 구명 운동에 나섰다. 며칠 만에 몇 십만 회원이 모였다니 유래 없는 일이다.세상은 다변화되고 빨라졌다. 이제 우정마저 그 도도한 물결에 휩싸여 허울로만 남는 지경이 되었다. 오직 앞서야 한다는 강박으로 우정도 친구도 뒷전인 채 물질의 노예가 되기를 부추김 당한다. 더 나은 미래, 더 좋은 생활이라는 미명하에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관계를 세상은 요구한다. 그 심한 예가 연예계라 할 수 있는데 어린 연예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해온 기획자들은 인성이나 가치관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덕목은 안중에도 없어 뵌다.왕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건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 역시 또 다른 피해자가 되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왕따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언제나 상황의 논리와 관련이 있다. 왕따의 배경이 되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생각해볼 문제이다. 길지 않은 인생,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김살로메(소설가)

2012-08-02

폭염 나기

▲ 김살로메(소설가) 무더위가 한창이다. 잇달아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데 우리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재해 현황 지도를 보면 온통 진보라색을 띄고 있다. 이는 폭염주의보를 넘어 폭염경보에 해당된다. 이런 현상이 적어도 8월 중순까지는 계속될 터이다. 불쾌지수와 싸우고 열대야를 견딜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데, 신문사로부터 기고 요청이 들어왔다. 흔쾌히 응했지만 한편으론 긴장감으로 서늘해진다. 부담감과 설렘으로 이 칼럼을 시작하는 걸 나만의 피서법으로 삼는다. 부끄럽지 않은 여름나기가 되도록 내 오감을 한껏 열어, 두루 세상 읽기에 나서본다.시사와 화젯거리에서 풍속과 이웃까지 내 마음결이 닿는 것이면 어떤 것이라도 찾아 나설 것이다. 열중하는 집단의 목소리도 살피겠지만 절절한 개별자의 소통 의지도 놓치고 싶지 않다. 멀리 보는 담대함과 가까이서 살피는 섬세함이 함께 하는 글이 되도록 할 것이다. 거기엔 눈치 볼 시류도, 따를 유행도 없다. 다만 본질적이고 유의미한 생각거리를 독자들과 호흡하고 싶을 뿐이다. 이 짧은 지면이 가끔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고 때론 차가워진 심장을 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열대야가 지속될수록 책임감으로 손끝은 예민해진다. 내게 이보다 더한 피서가 어디 있으랴. 더러 넘치거나 모자랄 내 글이 새로운 지면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약력 경북대 불어불문학과 졸업2004 영남일보 신춘문예 소설`폭설`당선포항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문화관광부 `파견 작가`활동공저 소설집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목록`(북스토리)

2012-08-01

카드뮴 공포

`카드뮴`이란 금속성 물질의 명칭은 그리스어인 `카드메이아`에서 유래된 말로 주기율표 제 2B족에 속하는 금속원소 (원소기호 cd)이다. 1817년 독일의 한 화학자에 의해서 시판중인 탄산아연 속에서 발견된 것이라 한다. 화학적으로 말하자면 카드뮴은 금속 광택이 나는 청색을 띤 은백색의 부드러운 금속으로 가열하면 산화물이 된다고 한다. 지난해 국민의 건강을 연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낙지 머리에서 기준치를 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어 낙지의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염려가 커진 적이 있다. 몸이 둥글고 몸빛은 회색이나 주위의 빛에 따라 색이 바뀌는 여덟 개의 발이 달린 연체동물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위험한 것이 있으면 먹물을 품고 도망가는 어류로 장어(章魚)라 부른다. 건강은 물론이요 우리의 생명에 까지 위험도가 높다는 낙지에 관한 시비가 전문가에 따라 그 견해가 달라 시식가들만 어리둥절해 겁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매일 두 세 마리씩 낙지를 먹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검역원이 있는가 하면 그러나 카드뮴이 체내에 쌓이면 단백뇨(단백질 성분이 많은 소변)가 나타나며 혈압이 오르고 신장이 망가지게 된다고 의학전문의가 말한다. 이상의 전문가들의 소견을 종합하면 소량섭취는 허용이 되고 과다섭취는 몸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먹는 일반인은 낙지에 관한 두려움을 떨치고 괜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좋긴 좋은데 매일 먹지 말고 많이 먹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비브리오 세균처럼 공포에 질린 소비자 보다 상인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고 한다. 낙지나 문어를 가끔 먹는 사람은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자주 먹는 사람은 머리(내장)에 카드뮴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머리를 버리면 값은 어떻게 매길런지. /손경호(수필가)

2012-07-31

발본색원한다

어느 나라이든 비슷한 현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통치자가 바뀌거나 사법부의 수장과 경찰의 총수가 새자리에 앉을 때 마다 하나 같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어떠한 부조리도 발본색원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대성일갈한다. 그때마다 국민들은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나라의 정체성이 정도(正道)로 가고, 치안이 안전하며 질서있는 사회, 공정한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발본색원이란`폐단의 근원을 아주 뽑아서 없애 버리는 것`을 뜻한다. 언제나 우리 정치는 약한 자, 빈한 자가 올바른 처우를 받지 못하고, 유전(有錢)은 이기고, 무전(無錢)은 피해를 보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돈없고 가난하고 무지한 시골사람도 잘 사는 세상을 모두가 기대하고 있지만 이제는 중산층도 무너지고 있다. 부조리를 아주 없애겠다는 의지만 강하지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과의 관계가 공사(公私)로 구분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농경사회 이후 마을 단위로 씨족사회를 이루며 살아왔기에 눈에 보이지 않은 집단형성이 분명하다. 그래서 지연·혈연·학연 등의 인맥으로 살아온 정이 크게 작용한다. 위의 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은`맥`을 못춘다. 우리 말에 법망(法網)이란 말도 있다. 범죄자에 대한 법률의 제재를 물고기에 대한 그물에, 거미에 대한 거미줄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사회적 부조리의 거미줄에 걸린 사람은 누구이며, 몇이나 되는가. 거미줄에 걸린것은 힘없는 하루살이나 잠자리, 파리, 모기가 걸리지 힘센 독수리나 참새는 걸리지 않는다. 언제나 약자나 가난한 자만 피해보고, 능력있고 돈있는 힘센 자는 걸리지 않는다. 뿌리뽑는다고 장담하지만 언제나 가지 치기에 급급하다.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은 그 뿌리가 땅속(인간관계)에 깊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진실로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한다. /손경호(수필가)

2012-07-30

어느 누렁이의 일생

모 일간지 신문에 농가의 최고 재산이요, 식구나 다름 없는 한 황소에 관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누렁이의 일생은 파란만장했다. 전남 강진의 한 농촌마을에 기르던 서른 한 살 배기 한우가 그 주인공이다. 24년간 주인과 동고동락을 하면서 새끼 16마리를 낳아 4남매의 교육비를 보탰고, 주인과 함께 농사일을 거들었다. 사람으로 치면 80세 이상의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한 누렁이를 주인은 집 근처 따뜻한 양지 밭에 묻어 주었다. 동민들과 같이 장례를 치르고, 군민들은 누렁이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덤 앞에 비석까지 세울 계획이라 한다. 평생 멍에를 맨 채 밭을 갈고, 짐을 나르고, 새끼를 낳아 살림에 보탬이 됐던 누렁이는 제 할일을 다하고 생을 마감했다. 소의 죽음에 이처럼 유별난 감정을 표시하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우리나라에 구제역의 만연으로 300만 이상의 소와 돼지가 매몰됐다. 가슴 아픈 일이었다. 몇 년씩 정성으로 기른 어미소와 함께 송아지까지 생매장해야 했던 농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어떻게 풀어줘야 할 지 답답하기만 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 우리에게 애절한 사연을 주고 간 누렁이 농가의 소박한 이야기는 동물로 태어난 생명체의 목숨이 존귀하다는 진리와 교훈을 일깨워 주고 갔다. 주인에게 비록 아픈 상처만 남기고 갔지만 전염병으로 스러진 수많은 가축들의 생명도 너무 고귀한 것이었다.불가에서는 “살생하지 말라”고 했다. 생명이 있는 존재는 모두 고귀하기 때문이다. 비록 약육강식이라는 진리 앞에 약자가 희생을 당하지만 이 땅에 태어난 생명체는 저마다 사명이 주어진 상태에서 살아간다. 특히 가축은 인간에게 자신을 고스란히 바치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존재들이다./손경호(수필가)

2012-07-27

종이학을 접어 보내며

십장생(十長생)은 장생불사(長生不死)한다는 열 가지 사물, 즉 해·산·물·돌·구름·소나무·불로초·거북·학·사슴을 말한다. 그 중 학은 흰빛의 화려함을 나타내는, 냇가에 서식하는 두루미다. 일본이 지진과 쓰나미로 절망과 공황에 빠져 있을 때 그 누구보다 용기를 갖고 현장에 가 생존자 구출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준 구조대원들의 모습에 일본인들이 감사와 감동을 잊지못해 정성껏 접은 종이학 125마리가 한국 외통부로 전달됐다고 한다. 한국 구조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 일본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는 것이다.일본 전설에 어떤 마음씨 착한 노총각이 덫에 걸린 학을 구해 줬더니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 아내가 됐다는 이야기에서 `은혜를 갚는 학`이란 아이디어를 얻어 동네 아줌마들이 정성껏 접은 종이학이었다. 이들이 보낸 종이학과 편지는 지진 한 달 후 서울 외교통산부에 도착한 것이란다. 외통부는 일본에서 구조활동에 참가한 119구조대원 105명과 외통부 인도지원과 직원 2명을 초청해 종이학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현해탄을 건너온, 천사가 보낸듯한 종이학 125마리는 양국의 우정을 잇는 큰 선물로 받아들여 진다. 학은 모습처럼 희고 순결하며 깨끗해 숭고한 지조를 가진 선비에 비유되곤 한다. 학은 새 중의 신선이라고 한다. 모습을 보면 속세의 어지러움을 잊게 하고, 그 소리를 들으면 아름다운 음악보다 더 신비롭다. 달 밝은 밤이면 홀로 노송 가지에 앉아 잠을 자는 등 격이 높고, 고고한 자태이다. 종이학은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이 정성들여 접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애정의 표시요, 프로포즈였다. 존경하는 분들에게 바치는 감사의 마음이었다.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결한 학의 품위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종이학엔 생명이 있어 보인다./손경호(수필가)

2012-07-26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10월3일 개천절은 우리나라 건국 기념일로, 국경일로 경건하게 보내는 날이다. 개천절을 기념하는 개천절 노래가사 중에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샘)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는 노랫말이 있다.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요, 백의민족이며, 언어가 같고, 역사와 문화가 같은 세계 유일의 나라이다. 932회나 되는 외세의 침략에도 나라를 지켜온 민족으로, 6·25라는 한국전쟁에서 다시 일어섰으며, `동방의 등불`이란 칭호를 갖고 있다. 전쟁 후 50년이 지나자 그동안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뀔 만큼 경제가 부흥하고, 나라의 국방력도 튼튼해 졌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147개 신생국 중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 였던 대한민국은 최단 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정치를 이룩한 자랑스런 국가로 발전했다. 특히 국민소득이 70달러를 넘지 못했고, 문맹률도 77%였던 나라가 1963년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고, 2011년 12월 수출 5천156억 달러, 수입 4천860억 달러로 무역규모 1조16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에 이어 9번째로 1조 달러 달성 국가가 됐다.그러나 북한을 추종하고 찬양하는 종북파들은 나라의 발전을 폄훼하고, 주한미군철수, 국가보안법철폐, 북한식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면서 나라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다. 그들은 나라의 정체성인 태극기와 애국가를 무시하고, 애국선열에 대해 묵념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국론을 분열시키며, 나의 조국을 부정하는 일도 서슴없이 행사한다.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면 사회가 혼란스럽고 단결하기가 힘이 든다. 안전에서 파멸로 나아가기를 갈망하는 몇몇 분열자의 책동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 매고 단합하고 단결해야 할 시기에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손경호(수필가)

2012-07-25

탕음식을 즐기는 민족

우리나라는 국토의 삼면(三面)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래서 날씨가 추운 겨울에서부터 여름에 다다를 때까지 탕(湯)종류의 음식을 즐겨 먹는다. 바닷고기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대구탕, 아귀탕, 그리고 복어탕이다. 이 중에 값으로 따지면 복어탕이 비싸고 귀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복어탕은 복어의 종류에 따라 값과 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참복, 밀복, 까치복 등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복어요리는 전문적인 자격증을 갖추지 않고서는 요리를 할 수 없다. 복어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어 자칫하면 생명에 위험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균은 고온에 끓이면 소멸되지만 복어독은 아무리 높은 온도로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어 미식가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즐긴다. 한마디로 복어탕은 먹고 죽어도 좋을 음식으로, 묘미가 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복어알에 들어있는 독은 적게 먹으면 입술 주위나 혀가 마비되고, 구토를 일으키지만 일정량을 넘으면 치명적이다. 그런 위험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복어탕을 선호할까? 아마도 그것은 복어요리의 맛에 매혹되기 때문이다. 많은 복어 애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복어는 생선이지만 맛이 쫄깃하고 담백해 탕의 국물맛이 기막히다는 것이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시원한 맛이 천하일품이라는 것.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해산물에도 복어가 반드시 낀다. 게와 성게, 그리고 복어다. 나라를 위태롭게 할 정도로 미인이란 뜻의 고사성어로 `경국지색`이란 말이 있는 데, 복어는 이 말과 연관이 있다. 기가 막히게 맛있지만 자칫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는 음식이니 나라를 망칠 수도 있는 미인에 비유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어요리가 더더욱 일품요리로 대접받는 것일 지도 모른다.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는 것일게다./손경호(수필가)

2012-07-24

어느 집배원의 순직

지난해 여름, 경기도 용인의 어느 시골마을에서 집배원 두 사람이 무릎까지 차오르는 흙탕물 속을 더듬거리며 걷고 있었다.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이 길을 삼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앞서 가던 20대 후반 차선우 우편집배원이 발을 헛디디며 급류에 휘말렸다. 그는 움켜쥐고 있던 우편물 8통을 동료에게 건넸다. 그중에는 한 기업이 외국 업체와 맺은 중요한 계약서도 있었다고 한다. 동료가 미처 손 쓸 새도 없이 그의 몸이 배수구로 빨려 들어갔다. 집배원은 3일 뒤 한강 청담대교 남단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순직한 지 5개월 만에 그의 죽음이 정당한 보상을 받게 됐다. 지식경제부 산하 충청지방우정청은 차선우 집배원을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할 뜻을 밝혔다. 집배원이 국립묘지에 묻히는 것은 1884년 우정총국이 설립된 지 127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정부는 고인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 조성한 추모공원에도 추모비가 세워졌다. 한 동료 집배원은 “마지막까지 국민의 재산인 우편물을 지키려 했던 그의 투철한 사명감이 죽어서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며 “우리 집배원들이 짊어지고 있는 수많은 삶의 애환들을 품고 하늘에서 동료들을 지켜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것이 공무원의 사명이요, 의무다. 잠시 머리 숙여 명복을 빌고 싶다. 29세 젊은 나이의 공무원 자세가 많은 공무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요즘 일부 공무원들의 부정으로 공직사회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국민들은 목에 힘을 주고 거드름 피우는 일부 공무원의 고자세 태도에도 너무 많이 실망해 왔다. 다산 정약용의 공무원 지침서인`목민심서`에서 공직자로서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을 수 십번 들었을테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겸손한 자세로 시민을 섬기고 봉사하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져보자./손경호(수필가)

2012-07-23

공(公)교육의 후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총규모가 2010년 보다 3.6% 줄었다고 발표했다. 방과후 학교와 EBS 강의 참여 학생들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2009년 교과부는 `사교육과의 전쟁`에서 심야 학원교습 금지를 발표한 이후 현재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 줄이기에 올인을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신입생 선발권한을 거의 박탈했다. 수능시험문제도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쉽게 출제하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변별력을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EBS 프로그램이나 방송했고, 공교육은 더욱 황폐해 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사교육을 통해 학교와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을 가볍게 해줌으로써 공교육을 후퇴시켰다는 여론과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교육의 먼 미래를 바라보면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성을 주고, 학부모에게는 다양한 학교선택권을 부여해 공교육의 책무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 10년간 50억달러를 기부했던 빌 게이츠재단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교사`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모든 지원은 공교육 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사교육에 밀리는 공교육의 효과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기준으로 한 교육평가와 성과급의 연계가 필요하다. 교원평가의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이 지금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눈치만 보다 법제화를 외면한 꼴이 된 국회 역시 공교육을 후퇴시킨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은 못 잡고 공교육만 옛날보다 못한 꼴이 됐으니 교육을 아는 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이것저것 묘안이라고 내놓아 혼란만 일으키지 말고 공교육이 경쟁력임을 명심하면 된다. /손경호(수필가)

2012-07-20

씨족마을의 표본

1995년 처음으로 석굴암·불국사, 그리고 해인사 장경판전과 서울 종묘가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2010년 7월에는 안동의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이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1972년 채택한`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인류가 공동 보존하고 후세에 전수해야 할 탁월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유산을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890여건의 세계유산이 선정돼 있다. 한국의 역사마을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화(WHC)는 “가옥과 정자(亭子)와 정사(精舍-학문과 휴식의 공간) 그리고 서원 등 전통 건축물의 조화와 배치방법 및 주거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학술적·문화적 성과물, 공동체놀이, 세시풍습 및 전통 관혼상제 등이 전승되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양동마을은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가 모인 씨족마을로, 학식과 덕망이 높은 인물들을 배출해 조선시대 명망이 높았던 곳이다. 작은 골짜기가 여럿 나란히 놓인 물자(物字)형 지형에 자리잡은 풍수 길지(吉地)다. 씨족마을이란 장자 상속을 기반으로 같은 성씨의 혈연집단이 대(代)를 이어 모여 사는 유교문화 특유의 마을을 말한다. 주변의 옥산서원·단구서원·동강서원이 근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동 하회마을은 외부의 사람이 정착한 마을이라면 양동마을은 처가에 입향한 마을이다. 이후 수백년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양반마을인 두 마을 문중 간에 빈번하게 혼인이 이뤄지기도 했다. 경주 손씨, 여가 이씨, 하회는 풍산 유씨가 서로 사돈관계를 맺는 일이 많아 두 마을은 더욱 돈독해 졌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외가도 경주 손씨다. 양동마을에는 향단과 독락당·관가정·무첨당 등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있다. 600년된 씨족마을로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임이 입증된 유적지, 앞으로의 관리가 큰 걱정이다./손경호(수필가)

2012-07-19

구멍 가게

우리 말에 `구멍 가게`란 말이 있다. 조그맣게 차린 가게를 말하며, 흔히들 동네가게라고도 한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도 직선거리로 100m 안팎에 4개나 있다. 앞의 이름만 다르지 슈퍼니 마트니 상회니 하면서 구매자만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지 물건 사러가면 다 똑같은 가게다. 구멍가게는 저녁 늦게 귀가하면서 사거리 골목 어귀에 환한 불을 밝혀서 동네가 훤하고, 필요한 것을 이것저것 고를수 있어 여간 편리하지 않다. 적은 액수의 물건을 부담없이 살 수 있어 주민들마다 애용하는 빈도가 적지 않았다. 동네가게는 이런 여러가지 순기능적 역할을 할 수 있어 반드시 존재해야 하며, 소비자는 소액으로 멀리까지 가지 않고 수월해서 지킴이 역할을 하는 구멍가게에 깊은 정을 느끼고 있다. 동네가게로 지역을 지키는 역할을 하며, 경영자도 거기서 나온 수입으로 생계에 보탬이 되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그러나 최근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구멍가게운영이 빈사상태에 처해 있다. 시가지 요소요소에 대형 가게가 생겨 영세민 쪽에서는 죽느니 사느니 생난리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기업형 슈퍼가 큰 돈을 버는 동안 구멍 가게는 거의 폐업위기에 몰려 영세민들의 한숨과 탄식이 늘고 있는 것. 서로 살기 어렵고 경쟁하기도 힘든 세상인데, 같은 업종이 조밀하게 난립해 저마다 생존이 어렵다며 서로 울상이다. 조금만 액수가 크면 대형가게에서 사서 한꺼번에 오래 쓸 물건을 사는 통에 동네가게들은 더욱 더 그 명맥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대형가게와 구멍 가게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딱한 사정에 시민들도 안타깝게 바라본다. 홈플러스니 익스프레스니 해서 빈익빈, 부익부 상황에서 서민층을 살리려는 정부의 정책은 갈 길을 잃고 있어 소비자도 당황스럽다. 정부는 구멍가게를 살리는 정책을 추진, 서민층 돕기운동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손경호(수필가)

2012-07-18

우물속에서 본 하늘

우물 속에서 쳐다 본 하늘의 넓이는 얼마나 될까. 아마 바늘구멍만치 작아보일 것이다. 얼마전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왔다. 아시아에 있는 두 땅이지만 수 십 년 전만 해도 홍콩은 영국이, 마카오는 포르투갈이 지배했던 곳이다. 남미의 넓은 땅 전체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통치해 온 국가들이다. 위도상으로 우리나라 하고는 정반대의 나라 브라질은 면적상으로 볼 때 그 크기가 엄청나다. 브라질은 포르투갈 태생의 스페인 항해사 마젤란이 발견됐고, 그는 인류 최초의 세계일주 항해의 지휘자였다. 필리핀 군도와 괌을 거쳐 태평양을 횡단한 주인공이다. 그보다 앞서 이탈리아 출신의 탐험가 콜럼버스는 스페인 여왕 이사벨라 여왕의 후원으로 1492년에 신대륙 탐험에 기치를 올렸으며 지금의 서인도 제도의 북부에 있는 영(英) 연방의 독립국 바하마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은 지구는 네모진 땅이라서 바다 멀리 나가면 떨어져 죽는다고 생각하고 겁을 냈다. 지구는 크고 세상은 넓다. 우물안 개구리는 우물밖 하늘을 어떻게 보았을까? 한국이란 땅은 1988년 세계 축구월드컵대회를 개최할 때까지만 해도 다른 나라사람들이 한국의 존재자체를 모를 정도였다. 필자도 대회전 태극부채를 갖고 다니면서 유럽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렸으나 모르는 사람이 거의 전부였다. 한국의 역사와 한국전쟁은 알아도 도대체 한국이란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한국을 모르는 세계인이 드물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민족, 한국전쟁 이후 경제대국을 이룬 나라, 스포츠의 강국이요, 휴대폰, 자동차 그리고 선박을 잘 만드는 나라, 근면하고 인정많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대한민국은 세계인들이 반드시 한 번은 찾고 싶은 나라의 대열에 끼고 있다. 우물속 하늘같은 나라가 모든 분야에 세계 10위권에 든 `동방의 등불` 코리아, 최고의 민족이다./손경호(수필가)

2012-07-17

녹색환경으로

자연환경을 깨끗이 하고 쾌적한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 인간의 욕망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주변이 공기의 오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인간의 꿈이었다. 이제 그러한 염려에서 해방되려는 정부의 방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거창한 개발이나 토목공사로 우리의 주거문화가 크게 달라지길 희망하기 보다는 4대강 살리기는 강의 원래 모습을 되찾아 주는 게 급선무다. 낙동강만 해도 그렇다. 강에 퇴적토가 쌓이지 않았던 1930년대만 해도 부산에서 상주까지 내륙 깊숙이 배가 다녔으며, 수량이 풍부해서 강유역이 기름진 평야가 되어 곡식 재배에 큰 소득을 이뤘다. 강을 살리자는 정부의 의지는 퇴적토를 청소하고, 우리의 강을 치료해 많은 물을 확보하고 생명과 희망이 돌아오게 하는 우리강 제 모습 찾기 공사일게다. 홍수와 가뭄으로 신음하는 강을 살리는 것이고, 넉넉한 강물로 인해 주변 생태계도 풍요로워진다. 공사에는 환경과 자연을 생각해서 보호하는 친환경 공법을 적극 채택하길 바란다. 아울러 현대자동차에서 세계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전기자동차인 `블루온`이 나왔다. 녹색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국내 업계의 관심이 높고, 기술개발이 폭넓게 이뤄졌다고 한다. 일본의 자동차보다 좀 늦었지만 제품의 평가는 자동차의 나라 미국도 충격을 받을만큼 우리 차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G20 정상들이 고민하고 있는 현실에서 무공해 전기자동차의 출시는 획기적이며, 블루온의 국산화 비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 전기자동차 수출이 시작되면 세계 `빅4`로 올라서며 우리의 생산기술이 일본을 능히 앞지르는 것이다. 우리는 옛부터 금수강산이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 선조들의 덕분으로 우리는 치산치수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맑은 물, 상쾌한 공기,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세계문화유산도 존재하고 있다./손경호(수필가)

2012-07-16

감자전이 생각나는 계절

원말은 변하기 전의 본디의 말로, 감자의 원말은 감저이다. 가지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여름에 흰빛 또는 자줏빛 꽃이 피고, 땅속줄기의 일부가 덩이 모양을 이룬 것을 말하며, 녹말이 풍부한 식용식물이다. 한 때는 마령서라 했으며, 고구마와 더불어 영양가 많은 대용식이나 반찬 만드는데 많이 쓰이는 식탁의 필수품이다. 어릴 때 생각이 많이 난다. 더운 여름이면 나무 바람 시원한 대청마루에 앉아 어머니가 쪄준 감자, 그리고 밥할 때 밥위에서 찐 감자의 구수한 감자 냄새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긴긴 해 속이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는 감자 맛은 천하일품이고, 저녁에 군불 땔 때 구워먹는 감자도 언제나 맛이 있다. 요즘은 요리의 하나로 감자전을 부쳐 떡처럼 기름에 튀겨 먹는다. 보리를 수확할 철이 좀 지나면 햇감자라 하여 토실토실하고 쫀득거리는 투박한 감자의 맛이 훌륭하다. 감자는 맛도 좋지만 감자를 주식으로 하는 민족은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원산지는 남미다. 그런데 요즘 감자를 이용한 먹거리가 생겨 눈길을 끈다. 젊은층이 좋아하는 감자스넥과 감자칩이 있고, 노년층이 즐기는 감자떡, 감자전이 인기다. 감자전은 다이어트식, 장수식품으로 탄수화물이 주성분이지만 비타민, 칼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식물성 기름에 익혀 소화도 빠르고 영양가가 높아서 환자식이나 건강식으로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감자는 비타민C가 사과의 5배이며, 인삼에 있는 사포닌 성분도 있다. 강판에 갈아 체에 받쳐 남는 감자전분을 반죽에 사용한다. 식용유를 두른 뒤 청·홍고추나 부추, 미나리, 그리고 파를 약간 썰어 넣기도 한다. 감자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지방과 당의 흡수를 억제시킨다.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추어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냥 삶거나 쪄서 먹는 것 보다 감자전은 고소한 맛이 특이해서 좋다. /손경호(수필가)

2012-07-13

자랑할 것이 있다면

세상에는 자랑할 것도 많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그동안 잠복해 있던 자랑거리가 쏟아져 나온다. 학력을 자랑하고, 경력을 자랑하며, 심지어는 지역을 들먹이며 자기가 최고임을 알린다. 자랑은 자기와 관계되는 사물을 남에게 드러내어 칭찬하는 것을 말한다. 좀 지나치면 뽐내는 것이고, 자기 과시로 비치기 십상이다. 어떤 일을 행사함에 있어서 각계각층의 전문인들도 많고, 경험자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자기만이 최고이고, 자기만이 능력을 갖춘 자임을 드러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많은 후보자들이 제각기 자랑함으로써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혼란만 안겨준다. 자랑은 진중한 것에 싸여 있을 때 가장 성공한다. 사상가 밀란은 “하등 확고한 권리도 없이 그 누구의 고통 또는 환희의 원인을 만들어 준다는 것, 그것은 우리들의 자랑에 있어서 가장 달콤한 음식이 아니겠는가?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충족된 자랑이다”라고 했다. 철학자 니체도 “인간은 자랑을 갖고 이미 살 수 없을 때는 자랑스럽게 죽어야 한다”고 했다.자랑하는 사람을 골탕먹이기로 유명한 해학가이자 `톰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 마크 튀인이 어느날 백만장자의 초대를 받았다. 주인은 손님에게 아주 훌륭한 식사를 대접했다. 그러나 식사가 나올때 마다 주인은 식사의 가격을 손님에게 매번 이야기 해주었다. 마침내 디저트로 포도가 나왔을 때 주인은 손님들에게 “이 포도는 알맹이 하나가 돈으로 치면 1달러가 넘는다”고 했다. 저쪽에서 마크 트웨인이 큰 소리로 외쳤다. “참, 그 포도는 맛도 뛰어나고 모양도 훌륭합니다. 저 100달러 만큼 더 보내어 주십시오” 남이 하는 자랑은 듣기 좋고 칭찬할 만한 것인데, 자기가 하니 자화자찬이 돼버린다. 자랑을 한곳에 모으자. 나의 사랑하는 조국, 부모, 그리고 매일 만나는 친구를 자랑하자./손경호(수필가)

2012-07-12

악어의 눈물

위선(僞善)이란 말은 `겉으로만 착한 체함`을 일컫는 말로, 거짓과 가면을 표현하는 말이다. 파스칼의 `팡세`에서 “인간은 천사도 아니거니와 짐승도 아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인간은 천사처럼 행동하려고 하면서 짐승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나 남에게 있어서나 위장과 허위와 위선 뿐이다”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와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그럴 듯하게 보이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소유물로서 자기의 것이 될 듯한 표정은 없는가 하고 눈을 크게 뜬다. 자기의 정신과는 별다른 정신을 찾아 돌아다닌다. 닥치는 대로 가지가지 말투를 쓰고 태도를 지어서 자기의 것이 되지나 않을까 하고 고심참담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몇몇 사람에게 어울리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말투와 태도를 널리 포괄하는 척도가 없다는 것도, 흉내 내기에 좋은 말투나 태도가 없다는 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위선은 약하디 약한 정책이나 지략에 지나지 않는다.국회의 어느 당이 `감세정책`에 대한 당론을 두고 혼선이 생기자 `악어의 눈물, 이중 플레이`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강하게 비판한 일이 있었다. 여기서 `악어의 눈물`이란 위정자들의 풍속어로, 정치가들 사이에 서로 빗대어 쓰는 말이다. 악어가 먹이를 씹으면서 먹히는 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린다는 얘기에서 전래된 말로, 패배한 정적 앞에서 흘리는 위선의 눈물을 가리킬 때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이중성이 다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범해진 최초의 죄가 위선이라고 한다. 자기 방기(放棄)도 위선이다. 위선은 항상 잔인한 것이다./손경호(수필가)

2012-07-11

무엇을 남길 것인가

정보기술산업(IT)의 귀재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자 마자 그의 전기(傳記)가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는 게 아니라 본인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책이라 더욱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는 조그마한 자동차 차고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된 애플을 만들고, 일에 대한 열정과 완벽주의로 정보기술업계의 혁명가가 된 인물이다. 그의 자서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그가 최후에 스스로 세상에 남기고자 한 것이 `한 권의 책`이라는 것은 뜻밖의 결말이다. 전기 `스티브 잡스`는 2004년부터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에게 잡스 본인이 직접 요구해서 만든 것이다. 사생활이 베일에 가려진 인물로 유명한 그가 스스로 책을 써 달라고 했을때 작가인 아이작슨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그가 가야할 길이 아직 더 많이 남았다고 그의 부탁을 매번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한부 생명을 예상했던 잡스는 결국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켜 40여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전기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이룬 책이다. 전기를 남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지만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 권의 전기를 집필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인생관은 주제가 되고 인생경험은 스토리가 되어 천차만별한 전기의 세상이 펼쳐진다. 인생은 고달프고 험난하지만 한평생 그것을 헤쳐나온 인생전사의 회고담은 그것 자체로 이미 한 권의 책이 돼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들의 풍요로운 경험은 인류에게 지혜를 전달하는 이야기 보따리로 전환된다. 신화, 전설, 설화, 전기를 비롯해 숱한 이야기 속에도 그런 요소가 듬뿍 담겨 있다. 모든 사람은 전기의 주인공이다. 그 주인공의 살아온 모습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는다./손경호(수필가)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