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방송ㆍ연예

이승기 복귀작 `집사부일체` 출발 순조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역 후 처음 선택한 예능에 시청자의 눈이 쏠렸다.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5분 첫 방송을 한 SBS TV 예능 `동거동락 인생과외-집사부일체`(이하 집사부일체)의 시청률은 6.5%-10.4%를 기록했다.첫회에서는 이승기의 일상부터 이승기가 다른 멤버들을 만나는 모습, 그리고 괴짜 사부를 만나러 가는 모습까지 이승기에게 집중된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드디어 예능에서 `막내`를 탈출한 이승기와 `새 막내` 육성재의 조합이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집사부일체`보다 먼저 방송한 `런닝맨`은 4.2%-6.8%의 시청률을 보였으며, KBS2TV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6.3%, `1박2일`은 11.1%로 각각 집계됐다. `1박2일`은 10주년 특집을 방송, 배우 조인성이 게스트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MBC TV `미스터리 음악쇼-복면가왕`은 7.3%-10.4%, `오지의 마법사`는 5.3%로 집계됐다.한편, 2017년의 마지막 날 3사가 개최한 시상식 중 가장 재미를 본 것은 KBS였다.KBS 2TV는 전날 오후 9시 20분부터 거의 5시간 동안 `KBS 연기대상`을 방송했으며 시청률은 1부 11.8%, 2부 11.9%를 기록했다. 올해 KBS 드라마가 풍작을 이뤘던 만큼 대상의 주인공을 향한 시청자의 궁금증도 커졌다.MBC TV `가요대제전`은 6.4%, 7.1%, SBS TV `연기대상`은 8.3%, 8.8%로 집계됐다.앞서 구랍 30일 방송한 `MBC 연기대상`은 8.8%, 7.3%, `SBS 연예대상`은 13.1%, 13.8%, 29일 방송한 `KBS 가요대축제`는 6.6%, 6.2%, `MBC 방송연예대상`은 9.9%, 12.1%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2018-01-02

“욕심을 버린 후 음악에 내 얘기를 하기 시작했죠”

올해 음악 팬들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노래가있다. 인디 싱어송라이터 문문(본명 김영신·29)의 `비행운`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이 곡은 올 2~3월께부터 입소문을 타고 각종 차트 100위권에 진입해 순위가 `역주행` 하더니 26일 지니, 올레뮤직 등의 실시간차트 1위를 찍었다.`지구엔 좋은 노래가 참 많아서/ 비집고 들어갈 틈도 하나 없죠`(`문, 문`)라던 그의 서러움을 헤아려준 노래가 나온 셈이다.지난해 7월 데뷔해 아직 대중적으로는 낯선 문문의 음악은 묘한 공감의 힘이 있다. 예쁜 시처럼 보이지만 자전적인 기록이 읽히고, 간결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포근한 음색에는 청춘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포개어져 있다.그는 사람을 피해 도망 다니는 바퀴벌레에 자신을 빗대고(`로치`), 집에 홀로 있던 유년의 모습을 고양이로 의인화하고(`앙고라`), `엄마는 남이었지 불러본 적도없이`(`물감`)라고 가감 없이 고백하며 위로라는 반작용을 끌어낸다.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난 문문은 “제 앨범은 일기장”이라며 “일기에 음만 붙인 것으로 사람들이 제 일기장을 훔쳐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사랑 노래를 하는 뮤지션들은 많지만, 이 얘기는 저만이 할 수 있으니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속을 꺼내 보인 음악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그는 결코 들떠 보이지 않았다.“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는 것 또한 상응할 테니 기분이 막 좋다기보다 불안함이있죠. 지금에 머무르고 싶을 뿐이에요.”예명이 `문문`인 것도 “제 음악에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지구 상에 좋은 노래가 너무 많으니 저는 달에서 노래하겠다는 의미”라며 “음악에 자신감이 없으니 경쟁을 피하겠다는 투정이 섞였다. 유치하지만 달을 보면서 위로를 받곤 했다”고 설명했다.서정적인 멜로디에 얹힌 노랫말의 무거운 정서에는 유년의 결핍과 청년의 고독이 깔렸다. 그의 목에 새겨진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으로 된 세 줄의 타투가 눈에 들어왔다. `내 목에 줄 세 개/ 내가 살아온/ 그때에 느낀 색깔`(`물감`)이란 가사 그대로였다.“저의 30년 인생을 세 가지 색깔로 구분했어요. 어린 시절의 우울감을 파란색, 20대의 느낌과 열정을 빨간색, 30대 이후 굴곡 없이 살고 싶은 바람을 초록색으로 표현했죠. 음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할 때 저를 다잡고자 한 타투예요.”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문문은 3살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 아버지와 살며 전학을 많이 다녔다. 어머니를 본 것은 6~7살 때가 처음으로 그때 이후 몇 번 만났지만 지금은 연락하지 않고 지낸다.집안에 손을 벌리기 싫어 고교 졸업 후 독립한 그는 직업군인의 길을 택했다.강원도 인제에서 부사관 생활을 5년간 했지만 음악을 향한 꿈이 꿈틀대 2012년 12월전역을 하고서 이듬해 여주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해 작곡을 배웠다. 2014년 나이어린 학교 동기, 후배들과 밴드 `저수지의 딸들`을 결성했지만 1년여 활동 끝에 팀이 와해됐고 학교도 자퇴했다.그는 “중학교 때는 SM·YG·JYP 등 대형 기획사 오디션을 보러 다닐 정도로 스타가 되고 싶었고, 한때는 뜨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지만 밴드가 해체된 뒤 자괴감을 느꼈다”며 “모든 욕심을 버리게 됐고, 이때부터 음악에 내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19일 새 앨범 `긴 시`를 발표했다. 앨범 소개에서 그는 긴 시처럼 `한 번에 다 듣기에는 지루할 수 있으니 오래 두고 아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향긋한 유행가이기보다는 지루한 연가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올해 20번의 공연을 열고, 각종 페스티벌에 초대된 그는 “음원으로 저를 아는 분들은 선입견이 있는 듯하다. 제가 그리 진중하고 조용한 사람은 아니다”며 “공연에서 느끼는 리얼한 피드백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7-12-29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 생각한 계기 됐죠”

14년 만에 돌아온 원미경(57)이 안방극장에 강한 울림을 남기고 다시 떠났다.그는 지난 10여년 살아온 미국 버지니아주 집에서 전화를 받았다. tvN 4부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고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 원미경을 최근 인터뷰했다.◇ “연기하면서 시름시름 앓아… 나도 두려웠다”노희경 작가의 동명 작품을 21년 만에 리메이크 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두 자녀와 의사 남편, 치매 시어머니를 둔 중년의 여성 인희가 하루아침에 죽음을 선고받고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는 과정을 조명한 드라마다.“인희랑 제가 같은 나이어서 그런지 연기하면서 인희와 같이 시름시름 앓아갔어요. 막 열심히 달려든 것도 아닌데 살이 너무 빠져서 다들 `어디 아픈 거 아니냐`고 걱정을 많이 했을 정도예요. 연기하는 내내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인희와 같은 상황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촬영 시작부터 끝까지 인희의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사실은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다. `뻔한 신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의 대본은 간결하면서도 깊었고, 원미경이 해석한 인희는 시청자의 명치 끝에 걸린 채 모두의 엄마가 돼 진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리허설하기가 겁날 정도로 배우도 스태프도 많이 울었어요. 리허설하면서 울음이 터질까 봐 배우들이 서로 눈을 제대로 못 맞췄죠. 감정이 너무 오버되면 안되니까 그걸 조절하는 게 힘들었어요. 근데 참 이상하죠? 죽음을 다룬 드라마는 많은데 이 작품은 왜 그리 공감할까요?”배역이 임자를 만난 덕이다. 낙천적이고 착하고 푸근한 인희와 원미경은 하나가 됐다. 특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다정하게 보살피는 인희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게 보이지 않았다. “시어머니 역의 김영옥 선생님과 호흡 맞출 때 저는 시어머니가 왜 그런지 너무 귀여웠어요. 선생님이 `넌 치매 걸린 시엄마가 뭐가 예쁘냐?`며 의아해하셨는데, 저는 진짜 시어머니가 예뻐 보였고 귀여웠어요. 그런 감정과 연기는 우러나오지 않으면 못하잖아요. 가짜로는 못해요. 인희로서는 피할 수 없으니까 받아들인 거라고 봐요. 미움보다는 연민이 많았던 거죠.”하지만 치매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이야기다. “저도 두려웠어요. 저도 20년 후엔 저런 모습이 될지 모르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 모두 미래는 모르니 누구든지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노희경 작가 이름만 듣고 출연… 20년 후엔 치매 시어머니 역 하고파”이 작품은 원미경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그는 지난 10월 두달 일정으로 잠시 귀국했다가 계획에도 없던 이 작품을 한달간 찍었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원작도, 노희경 작가님도 잘 몰랐어요. 그런데 작년에 제가 `가화만사성` 찍을 때 노 작가님의 `디어 마이 프렌드`가 방송되고 있어서 그걸 보게 됐어요.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했고, 그런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굉장히 부러웠어요. 어떻게 저런 작품을 기획하나 싶었고, 기회가 돼서 촬영장에 한번 놀러 갔었어요. 김혜자 선생님, 나문희 선생님을 뵙고 인사했더랬어요. 그런데 이번에 노 작가님 작품을 하자는 거에요. 어떤 작품인지도 모르고 노 작가님이름만 듣고 하겠다고 했어요.(웃음)”1996년 원작에서 나문희가 연기했던 인희와 이번에 원미경이 연기한 인희는 결이 많이 다르다.“출연 결정을 한 후 노 작가님을 만나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는데 작가님이 그때 본 제 모습을 이번 대본에 많이 반영하셨대요. 실제로 원작 대본과 이번 대본의 인희 캐릭터가 다르더라고요. 제 모습에 맞게 바꿔주신 배려가 너무 고마웠죠.”원미경은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제안받았더라면 못한다고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노 작가님 이름만 듣고 한다고 해놓고 나중에 대본을 읽어보니 이 일을 어쩐다싶더라고요. 너무 너무 힘든 신들이 많아서 과연 내가 14년의 공백을 뛰어넘어서 할수 있을까, 겁 없이 덤볐구나 싶었습니다.”하지만 좋은 대본은 원미경의 연기 세포를 깨웠다.“작품이 좋으니 대사나 전개가 무리 없이 녹아들어서 막상 촬영하면서는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작품이 워낙 좋고, 억지스러운 신이 하나도 없으니 대본에 쓰인 대로만 하면 됐어요.”한 발 더 나가 `욕심`도 생겼다.“20년 후에는 제가 치매 시어머니 역을 하고 싶어요. 김영옥 선생님한테 `저도 선생님처럼 예쁘게 나이 들고 싶어요. 20년 후에는 제가 이 역할 할 거예요`라고 했어요.(웃음)” /연합뉴스

2017-12-28

영화 `신과 함께`, 성탄 극장가 휩쓸어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성탄절 연휴 극장가를 휩쓸며 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 함께`는 성탄절인 25일 120만9천376명을 동원했다.전날 126만5천593명에 이어 이틀 연속 120만명을 불러모았다. 누적 관객은 476만3천397명으로, 개봉 일주일째인 이날 중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강철비`도 전날 32만7천964명을 추가하며 총관객 수를 345만9천233명으로 늘렸다.두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하루 극장 관객 수는 24일과 25일 이틀 연속 2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24일에는 206만7천829명이 들어 역대 하루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하루 200만명 이상이 극장을 찾은 것은 `국제시장` `기술자들` 등이 상영된 2014년 12월 25일(205만8천342명), `히말라야`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등이 맞붙은 2015년 12월 25일(202만1천140명)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극장 최대 최성수기인 지난 7~8월에도 하루 최대 관객 수가 170만명대였고, 지난해 성탄절 때는 160만 명대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영화 흥행이 올겨울 시장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여기에 27일에는 영화 `1987`이 가세해 `신과 함께`와 쌍끌이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 시각 현재 실시간 예매율을 보면 `신과 함께`(47.8%)에 이어 `1987`(20.5%)이 2위를 기록 중이다.`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로, 김윤석, 하정우, 김태리, 유해진 등이 출연한다. 장준환 감독의 밀도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호평받고 있다. /연합뉴스

2017-12-27

“젊은층과 소통, 제2의 인생 열렸죠”

▲ `천둥호랑이 창법`으로 SNS에서 화제를 모은 가수 권인하가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누가 붙였는지 포인트를 잘 짚은 별명이다. 천둥 호랑이.`비 오는 날의 수채화`로 유명한 1980년대 인기 가수 권인하(58)가 젊은층에 `천둥 호랑이`라는 재미있는 수식어로 친근한 `아재`가 됐다. 그가 2년여 전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소녀시대 태연의 `만약에`를 부른 영상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에 퍼지면서다. 그가 눈을 질끈 감고 절규하듯 노래하는 창법을 본 누리꾼들이 천둥 치듯 포효하는 호랑이에 빗대며 크게 화제가 됐다.이 영상은 2015년 8월 `스페이스 공감`이 당시 미공개 방송분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으로 26일 현재 조회수가 153만 건을 넘어섰다. 이를 계기로 그가 박효신과 듀엣한 `그것만이 내 세상` 등 과거 영상이 재조명됐고, `모든 노래를 천둥 호랑이화 시켜서 부르는 권인하`란 노래모음 영상까지 등장했다.호응에 힘입어 권인하는 올해 김범수의 `보고싶다`와 멜로망스의 `선물` 등 젊은층에 사랑받는 노래들을 다시 불러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누리꾼의 댓글에답글을 달면서 소통하고 있다. `권인하` 채널 구독자 수는 1만1천명이 넘었다.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인하는 “이런 일로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그는 “천둥 호랑이 창법이란 수식어가 마음에 꼭 든다”며 “어떤 분이 이렇게 멋있는 별명을 붙여줬는지 모르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 수식어 덕에 여러 의미로 제2의 인생이 열렸다”며 “가수로선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첫 문이어서 소중하게 여겨진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60세인데 환갑을 목전에 둔 선물 같다. 올해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유튜브와 SNS에서 만난 젊은 친구들”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만약에`를 부른 영상이 유튜브 150만 뷰를 넘어 놀랐다.△ 유튜브에 앞서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다더라. 지난해 초 아들(27)이 `아빠, 페이스북 어느 페이지에 한번 가보라`고 했다. 당시 이미 영상 조회수가 250만 회가 넘어 놀랐다. 사실 `만약에`를 처음 부른 것은 2015년 4월 MBC TV `복면가왕`이었다. 다른 가수의 곡을 불러야 했는데 아들이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노래를 추천했다.이후 출연한 `스페이스 공감`에서 앙코르곡으로 불렀는데 그 영상을 좋아해 주셨다.SNS에서 `천둥 호랑이 창법`으로 회자한 것은 좀 됐다.- 새로운 별명이 생겼는데.△ 기분이 좋은 것은 나와 세대가 다른 친구들이 친근하게 여기며 호응해줬다는 점이다. 요즘은 행사장이나 공연 가면 `저 아저씨 천둥 호랑이다`라고 얘기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공연하면 관객도 이전보다 젊어진 것 같다.- 진성으로 고음을 시원하게 쏟아내는 창법이 포인트가 됐다.△ 감정을 끌어올린 소리는 울림이 좋다. 그 힘은 바로 압축력이다. 얼마나 소리가 안에서 압축돼 나오느냐가 멀리 가느냐의 문제인데 그런 부분을 캐치해 준 것 같다. 난 성대를 증폭해 진성으로 소리를 낸다. 보통 메탈 쪽에서는 가성을 거칠게 만들어서 샤우팅 비슷하게 소리를 만드는데, 진짜 샤우팅은 성대를 울려 압축된 호흡으로 소리를 올곧게 뻗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가성을 잘 냈는데 거친 소리를 쓰다 보니 가성이 잘 안된다. 가성을 쓰기 어렵지만 오래 노래하면서 노하우가 생겼고 목소리는 다행히 가장 늦게 노화가 오는 부분이다.- `만약에`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던데.△ 조금 더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다. `정말 바보 같아서 사랑한다 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만남 뒤에 기다리는 아픔에 슬픈 나날들이 두려워서 인가봐`란 가사의 애절함을 조금 더 아프게 표현하고 싶었다. 젊은 세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지만, 중년에게도 절절한 감정은 있지 않나. 애절하고 잔잔하게 가다가 뒤에는 파도치듯 몰아치는 구성으로 불렀다. 아마 원곡과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돼 있으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불러?` 한 것 같다. 하하.- 중견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멜로망스의 `선물`까지 커버하며 유튜브에서 친근하게 소통한다.△ 공연 영상을 찍는 지인의 제안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는데, 직장인 초년생인 아들이 옛날 영상만 있으면 재미없으니 채널을 그냥 두지 말라면서 어느 날 공연 준비할 때 연습한 `보고싶다` 영상을 올려놓았더라. 집에선 내 매니저인 아들이 다른 곡을 추천하며 불러보라고도 했다. `선물`을 집에서 부를 때 아들이 옆에서 휴대전화로 찍었다. 원곡이 깨끗한 멜로디 위주의 RB라면 난 어린 시절 레이 찰스나 스티비 원더 등의 솔(Soul)을 좋아해 나만의 스타일로 불렀다. 좀 어설프게 들리더라도. 하하. 그러자 윤종신의 `좋니`를 불러달라는 요청도 오더라.(그는 차에서 혼자 운전하며 `좋니`를 불러봤다면서 쑥스러워하며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게 소통하면서 한창 활동하던 때와 달라진 환경에 느낀 점도 있을텐데.△ 우리 때는 늘 방송할 생각만 했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도 설 수 있는 방송이 몇 개 없다. KBS `열린음악회`와 `콘서트 7080` 정도인데 그마저 파업 때문에 녹화를 못 한다. 우리 또래 가수들이 대중과 소통할 공간이 없어 방황하는데, 유튜브나 SNS를 경험하며 내가 마음껏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록밴드 `우리`의 보컬 출신으로 이광조의 `사랑을 잃어버린 나`(1985)를 작곡하며 데뷔했다.△ 1984년 제대하고서 밴드 `우리`가 신촌블루스의 엄인호 형과 같이 연습을 했다. 이장희 형이 만든 광화문의 스튜디오였는데, 그때 이문세 씨가 엄인호 형에게 곡들 달라고 했는데 형이 마땅한 게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나랑 `우리` 밴드의 건반으로 같이 연습한 이영훈 씨가 이문세 씨에게 곡을 줬는데 이영훈 씨 곡이 낙점돼 프로듀서로 갔다. 1주일 뒤 이광조 형이 곡을 구한다고 해 엄인호 형이 우리에게 또곡을 들려주라 했는데 그때 내 곡을 주게 됐다.- 1987년 솔로 가수로 나서 올해로 30주년이다.△ 그렇게 됐는지 몰랐다. 하지만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 당시 밴드를 유지하려면 밤에 행사 무대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 흩어지게 됐다. 그때 우리가 완벽하진 않아도 프로그레시브 록 스타일의 음악을 하려 했다. 솔로 데뷔를 한 뒤 1989년 강인원, 김현식 씨와 부른 영화 OST 곡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신곡이나 공연 계획은.△ 2014년에 `못난 이 사랑`이란 신곡을 냈는데 녹록치 않았다. 얼마 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행사에서 만난 후배 작곡가 윤일상에게 내년 봄에 낼 곡을 달라고 부탁도 했다.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볼 생각이다. 공연은 지난해 `포효`란 타이틀로 열었는데 내년 `포효 2`를 계획 중이다. 기회가 되면 `만약에`나 `좋니` 같은 후배들의 곡을 음원으로도 내보고 싶다. /연합뉴스

2017-12-27

빅뱅, 5년 연속 日 돔 투어 성료

그룹 빅뱅이 일본에서 해외 아티스트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돔 투어를 열어 총 420만명이 넘는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25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빅뱅은 전날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막을 내린 `빅뱅 재팬 돔 투어 2017`을 통해 69만6천여 명을 모으며 2013년부터 5년연속 돔 투어를 통해 총 420만5천500여 관객을 모았다.4개 도시에서 14회 열린 이번 돔 투어의 대미는 교세라돔이었다. 교세라돔은 2013년 11월 23일 빅뱅이 일본에서 첫 돔 공연을 개최한 곳으로 도쿄돔만큼이나 의미 있는 장소다.지드래곤은 이날 공연에서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그때까지 여러분들 건강하시고 슬퍼하지 마시고, 금방 만날 수 있으니까”라며 “언제나 빅뱅 5명은 여러분들이 행복해졌으면 한다. 그것이 저희 힘의 원천이다. 재회의 날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면, 그 날은 금방 올 거로 생각한다. 저희의 사랑은 변하지 않으니까”라고 인사했다.빅뱅은 이날 `판타스틱 베이비`, `뱅뱅뱅` 등의 히트곡을 선보였으며, 앙코르 무대에서 무빙 스테이지와 이동차를 타고 객석의 팬들이 LED 팔찌로 연출한 `빅뱅 이즈 VIP`란 문구에 감동하기도 했다.YG는 “당분간 일본에서 이들의 무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객석 분위기는 어느때보다 열광적이었다”고 말했다.빅뱅은 오는 30~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열고 한 해를 마무리한다. /연합뉴스

2017-12-26

한국판 판타지 `신과 함께` 극장가 점령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성탄절 연휴 극장가를 휩쓸며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 함께`는 개봉 6일째인 이날 오전 7시 400만명을 돌파했다.이는 1천만명 이상을 동원한 `암살`(2015)과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의 400만명 돌파 기록을 하루 앞당긴 것이다.특히 `신과 함께`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하루에만 125만2천910명을 불러모았다. 올해 최고 흥행 영화인 `택시운전사`의 최다 일일 관객 수(112만3천910명)를 뛰어 넘는 기록이다.이날 오전 실시간 예매율도 57.8%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1, 2편이 동시에 촬영된 `신과 함께`의 편당 제작비는 200억원으로, 지금 추세라면 편당 손익분기점 600만명을 훌쩍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신과 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들이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미스터 고`(2013) 등을 선보인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다.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사후 세계를 수준 높은 비주얼 특수효과로 구현해 그동안 한국영화의 불모지였던 판타지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실제로 관객들 사이에서는 “컴퓨터그래픽 수준이 할리우드 못지않다” 등의 평가가 나온다.동양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원작에 효심과 모성애 등 교훈적이면서 감성적인 내용을 강화해 가족 관객을 끌어들인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눈물샘을 자극하는 설정을 두고 “신파다”, “감동적이다”라는 반응이 엇갈리지만,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지난 14일 개봉한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도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전날 약 36만명을 추가하며 누적 관객 수 313만1천281명을 기록했다.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도 14만8천127명을 동원하며 3위에 올랐다.한국영화들의 흥행에 힘입어 전체 극장 관객도 늘고 있다.전날 하루 관객 수는 206만7천848명으로, 지난해 12월 24일 하루 관객 수(165만9천815)보다 40만8천33명이 더 늘었다.올해 총관객 수는 2억1천77만5천947명으로, 흥행 열기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해 연간 관객 수(2억1천702만6천182명)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동안 50%대를 줄곧 밑돌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50.3%로 뛰어올라 2011년부터 7년 연속 과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2017-12-26

“큰 관심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

“한 명이 아이디어를 하나씩만 내도 12개니, 보여드릴 모습이 무궁무진하죠.”(선우)데뷔 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크래커엔터테인먼트의 대형 신인그룹 더보이즈가 이달 첫 미니앨범 `더 퍼스트`(The First)를 냈다. 한참 들뜬 소년들을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리더 상연(본명 이상연·21)은 “얼떨떨함과 설렘이 공존한다”면서도 “팬들에게 단 하나의 특별한 `소년`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큐(본명 지창민·19)도 “다음엔 어떤 모습일까 더 궁금해지는 소년들이 되고 싶다”고 거들었다.더보이즈는 쇼케이스부터 4천석 티켓이 매진되고, 데뷔 전부터 일본 소니뮤직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는 등 화려한 출발을 했다.“큰 관심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첫 무대 생각만 하면 지금도 울컥해요. 또 팬카페에 올라오는 팬들의 편지를 읽으며 힘을 얻죠.”(주연)뉴(본명 최찬희·19)는 “첫 미니앨범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의 타이틀곡 `소년`뿐만 아니라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시간이 안 지나가`와 `있어`, 팬송 `아임 유어 보이`도 수록됐다”고 소개했다.현재(본명 이재현·20)는 “팬송에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다”며 “순수한 가사가 가득해서 참 좋다”고 말했다. 케빈(본명 문형서·19)은 “앨범 속 그림과 무대의상에 붙는 와펜을 제가 디자인했다”고 자랑했다.이들은 데뷔 전 MBC뮤직 예능 `꽃미남 분식집`에 출연해 데뷔 전 `팬심`도 미리확보하고,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가장 좋았고요. 처음엔 우왕좌왕했는데 갈수록 팀워크가 생겼죠.”(제이콥)“시즌2로 `꽃미남 중식집`에 도전하고 싶습니다.”(에릭)엑소,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보이그룹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더보이즈만의 특별한 매력에 대해서도 물었다.현재는 “12명이나 되지만 정말 서로 매력이 겹치지를 않는다”고, 선우는 “전원 `센터` 그룹”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활(본명 허현준·17)은 “K팝을 세계에 알린동방신기와 방탄소년단을 롤모델로 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신인이지만 멤버 중에는 익숙한 얼굴도 많다. 주학년(18)은 엠넷 `프로듀스101`시즌2, 선우는 `고등래퍼`, 케빈은 `K팝스타6`, 상연과 영훈(본명 김영훈·20)은 각각 에일리와 아이오아이의 뮤직비디오로 먼저 만났다.주학년은 “아직 (`프로듀스101` 시즌2로 데뷔한) 워너원과 무대에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만나면 신기할 것 같다”며 “부담보다는 함께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라고 말했다.`대형그룹` 더보이즈는 팀워크를 다지는 방법도 특별하다. 이들은 매일 `5분 토크`를 하는데, 늘 50분이 된다고. 멤버들은 이 토크에서 탄생한 예비 그룹명으로 원챔프, 더 라스트 보이즈, 굿보이즈 등이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에릭은 “우리는 `영원히 함께하자`는 낯간지러운 말도 잘만 한다”고, 상연은 “신화처럼 장수 그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영훈(본명 김영훈·20)은 이루고 싶은 목표로 음악방송 1위와 잦은 팬사인회를 꼽으며 “저희 색깔을 최대한 많이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각자 힙합,댄스 퍼포먼스, 노래 앙상블 등 유닛활동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더보이즈는 이날 인터뷰에서 각자 그린 자화상도 남겼다. /연합뉴스

2017-12-26

“덕춘은 솔직한 아이 있는 그대로의 맑음 보여주고 싶었죠”

“덕춘은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고 순수한 면도 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사랑스럽게 다가오는 아이라고 느껴졌어요. 솔직함이 매력이고, 있는 그대로 맑음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김향기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망자를 변론하는 저승 삼차사 중 막내인 월직차사 덕춘 역을 맡았다. 바가지 머리를 한 채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덕춘은 이승의 죄를 심판하는 지옥의 살벌함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는 인물이다.김향기는 원작 웹툰의 캐릭터들 가운데 가장 싱크로율 높은 연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향기는 “원작에서도 덕춘이 제 나이의 아이여서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신과함께`에는 김용화 감독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다.“감독님이 보고 싶다고해서 찾아갔는데 마음에 들어하며 좋아해 주셨어요.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고 `함께 도전해보자`고 하셨어요. 시나리오도 안 본 상태였어요. 기뻤죠.”원작 웹툰을 먼저 책으로 읽었다. “대박” 재밌었다. “`주호민 작가님 천재인가`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다가 단행본 8권 분량의 방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로 옮길지 궁금해졌다. 원작의 캐릭터들이 조금씩 바뀌었지만 딱히 비교해서 읽지는 않았고, 시나리오 역시 술술 읽혔다고 김향기는 말했다.하정우·차태현·주지훈 등 `삼촌`들과 11개월간 함께 했다. 배경 대부분이 컴퓨터그래픽으로 나중에 입혀진 탓에 상상력에 기대 연기해야 했다. 김향기는 삼촌들에 대해 “역시 대단하다고 느껴진 때가 많았다”고 떠올렸다.“아무것도 없는데 있는 것처럼 연기하는 게 굉장히 어색하고 연기가 안 나올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하니까 되더라고요. 저 혼자가 아니라 삼촌들이 같이 계시니까 부담을 덜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어요. 하정우 삼촌은 현장에서 많이 웃겨주시는데 촬영 들어가면 확 바뀌는 거예요. 카리스마 있게 멋진 목소리로 변해서 `포스`가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어요.”촬영장엔 온통 남자 어른들뿐이어서 처음엔 긴장도 많이 했다. “점점 하다 보니까 삼촌들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감독님도 유쾌하셔서 즐거웠어요. 친구들이 `근무환경 짱`이라고 하더라고요.”2000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 열여덟인 김향기는 영화 `마음이…`(2006)로 데뷔한 12년차 배우다. 중학교 때는 “나중에 연기를 하면서 다른 공부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대학 진학이 현실로 다가올 나이. 김향기는 “내게 가장 소중한 건 연기”라며 “대학에 가서 졸업도 하고 연기생활을 병행하려면 저와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영화 속 덕춘은 천륜·살인·나태·거짓·불의·배신·폭력 등 일곱 가지 지옥에서 심판받는 망자를 변론한다. 촬영하다 보니 나중에 죽으면 아무래도 천륜지옥에 떨어질 것 같았다. `죄짓지 말고 착하게 살자`는 영화의 교훈은 김향기에게도 통했다.“엄마한테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전에는 사과를 안했어요.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짜증을 내놓고 전보다 마음에 많이 걸렸어요. 이제 엄마한테 사과를 해요. 얼굴 보고는 못 하고 카톡으로요. 화를 안 내면 되는데 꼭 화 내고 뒤늦게 메시지를 보내게 되더라고요.” /연합뉴스

2017-12-22

황정민 “10년만의 무대… 걱정반 기대반”

▲ 배우 황정민이 20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연극 `리차드3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연은 2018년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연합뉴스“`리차드 3세`는 예전부터 셰익스피어 작품을 공연하게 된다면 이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작품이었어요. 셰익스피어 작품을 하게 돼 너무 설레지만 연극을 한 지 10년이 지나서 걱정반 기대반이네요.”2007년 `웃음의 대학` 이후 셰익스피어의 작품 `리차드 3세`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 황정민은 오랜만의 친정 나들이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황정민은 2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연극 `리차드3세`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연극을 처음 시작할 때 선배들이 하는 고전극을 보며 배웠다”고 말문을 열었다.“저도 이제 선배가 된 만큼 좋은 작품을 해서 연극을 좋아하고 예술을 하려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 공부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뭘까 생각했더니 이 작품이 떠오르더라고요. 셰익스피어 작품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설레요. 셰익스피어 작품이 아무나 잘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거든요. 선뜻 용기 내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로 뭉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그가 맡은 리차드 3세는 못생긴 얼굴에 왼팔은 움츠러들고 곱사등을 가진 신체불구자다. 그러나 강한 권력욕과 지배욕으로 자신의 집권에 방해되는 이들을 차례차례 제거하고 마침내 왕위에 오르는 인물이다.황정민은 “리차드 3세는 속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수많은 가면을 쓴 인물”이라면서 “그런 다방면의 모습을 어떻게 관객에게 보여줄까, 몸은 비뚤어졌고 누구보다 정신이 무서운 사람을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1994년 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황정민은 “이번 연극을 통해 배우로서 정확한 딕션과 단어들의 장단음 구분 등 연극배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잘해서 이제 시작하려는 후배들이 보고 저런 식으로 대사와 딕션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이번 공연에는 배우 정웅인과 김여진도 각각 리처드의 맏형인 에드워드 4세와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아 오랜만에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다.3년 만에 무대에 서는 정웅인은 “3년 전에도 매년 연극을 한 편씩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뜻대로 안 됐다”면서 “조선 시대 사극을 하면서 왕 역할을 늘 꿈꿨는데 중세 왕 역할을 맡게 돼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김여진은 “연극으로 1995년 데뷔해 대학로에서 연기하면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하겠다 결심했는데 소원이 이뤄진 날이라 기쁘고 떨리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6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그는 “연극은 내게 밥심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연극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영화나 방송을 하면서 당황할 때가 많았어요. 연극은 대본이 나오면 오랜 기간 연습해 호흡을 맞추고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방송은 그날 나오는 대본을 외워서 연기하잖아요. 방송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연극은 최대치를 끌어내는 체력 단련 같아요. 지금 연극을 할수 있어 저에게는 큰 행운이고 다행이죠.”한 달 가까이 진행되는 공연은 모든 배우가 전 공연을 소화하는 `원캐스트`로 진행된다.황정민은 “예전 선배들이 더블캐스팅을 하게 되면 자기 역할을 공연 기간 체력을 안배하며 하는 것도 배우의 몫인데 왜 더블캐스팅이냐며 자존심 상해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어떻게 보면 더블캐스팅이 좋을 수도 있지만, 예전으로 돌아가서 해보면어떨까 싶어 겁 없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작품은 한아름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그는 “리차드 3세는 악인의 이야기이기도하지만 권력을 향해가는 다양한 군상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등 현대에 곱씹어봐야 할 내용도 많다”면서 “배우들이 인간의 여러 면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셰익스피어 문장의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출은 창극 `메디아`, `더 코러스-오이디푸스` 등을 연출한 서재형 연출이 맡았다. 서 연출과 `메디아`에서 인연을 맺은 소리꾼 정은혜, 뮤지컬 배우 박지연 등도 출연한다. 공연은 내년 2월 6일부터 3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2017-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