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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해양도시 포항의 정체성… 30일부터 ‘포항학아카데미’ 개최

‘2022 포항학아카데미’ 첫 강좌를 알리는 포스터. /포항지역학연구회 제공포항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시민 강좌 ‘포항학아카데미’가 오는 30일부터 포항시민들과의 두 번째 만남의 자리를 가진다.포항지역학연구회와 포럼 오늘이 공동주최하는 ‘포항학아카데미’는 포항지역의 향토사학과 문화, 문학 등을 발굴해 포항의 정체성을 살리는 한편 지역의 문화와 역사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하고 있다.‘2022 포항학아카데미’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문화와 역사분야로 인정받은 전문가들 특별강의를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30일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특강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모두 9명의 전문가와 식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강의를 맡은 강사진은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지형학자 민석규, 김남일 환동해지역본부장, 이상모 경북도 동해안정책자문관, 박요섭 해양로봇실증센터 박사, 김윤배 울릉도 독도 해양연구기지 대장, 안경모 한동대학교 교수, 김수희 독도재단 교육홍보부장,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 등이다.이번 ‘2022 포항학아카데미’는 해양과 인접한 포항의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지리, 문화, 역사, 민속 등의 다양한 방면을 둘러보고 ‘해양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다.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는 “포항이 뿌리 깊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임을 시민들에게 상기시킨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해양도시 포항’의 과거와 현재를 탐구하고 나아가서는 미래 포항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포항지역학연구회는 포항지역의 향토사학자, 의사, 언론인 등 각 분야에 종사하는 포항의 역사와 문화 등 인문학을 연구하는 모임으로 2018년 창립 이후 ‘포항지역학 총서’ 발간과 지역발전 세미나, 시민 강좌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4-24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라” ‘좋은 어른’에게 듣는 인생 조언

인생을 살다 보면 문득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을 맞을 때가 있다. 그런 막막한 순간, 나보다 앞서 인생을 산 ‘좋은 어른’에게 조언을 얻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난다’(인플루엔셜)는 책상 위에 10년 뒤 달력을 놓고 사는 미래학자, TV를 거꾸로 놓고 보는 괴짜 교수, 한국 벤처 1세대의 아버지,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 등 화려한 수식어로 불리지만, 그 스스로는 ‘꿈을 키워주는 사람’이라 칭하는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현실의 장벽 앞에 힘겨워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마련한 인생 문법이다.저자 이광형 총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 시절 한국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대거 배출해 벤처 창업의 대부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인공지능과 바이오정보, 미래학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미래를 향한 자신만의 꿈을 하나씩 실현해왔다.무수한 제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한편, 본인의 삶을 통해 꿈이 가진 힘을 증명해 온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밤하늘의 별은 모두 저만의 독특한 빛이 있다. 우리도 그렇다. 남과 비교하거나 경쟁에 휩쓸리지 말고 나만의 꿈을 찾아라. 나는 나만의 고유한 색을 찾을 때 가장 빛난다.”저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에 온 마음을 다해 뛰어들 때, 비로소 우리는 밤하늘의 별처럼 유일무이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12개의 주제로 인생철학을 풀어내며 젊은이는 물론 장년층에게도 유용한 지침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21

노교수가 말하는 ‘물질의 시대’ 행복은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른 다음에는 더 이상 행복이 커지지 않는다”는 ‘이스털린 역설’의 주인공, 행복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97·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1974년 발표와 동시에 경제학의 방향을 바꾼 그의 이론은 ‘소득과 행복’의 관계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된다.이번에 출간된 ‘지적 행복론’(윌북)은 그 후에도 50년간 지속된 그의 연구를 쉽고 명쾌한 언어로 풀어 쓴 책이다. 최근 몇 년간 학교에서 진행한 행복경제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내면의 행복에 관한 질문들에 대해 그 해답을 촘촘하면서도 다정하게 들려준다.그의 관심은 언제나 개인과 행복, 부와 행복, 사회와 행복, 국가와 행복의 관계를 경제학의 언어로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좀 더 많이 벌면 더 행복해질까?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 더 행복할까? 어떤 정책을 약속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문득문득 우리의 내면에서 떠오르는 행복에 관한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평생 행복경제학에 투신해온 97세의 석학이 들려주는 촘촘하고도 다정한 대답으로 가득한 책이다. 직접 강의를 열고 학생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쓰여 있어 경제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술술 읽을 수 있다.복지 정책부터 환경오염, 종교, 자원봉사, 정치체제에 이르기까지 행복에 영향을 끼치는 영역들을 두루 살피고, 현실적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면서 함께 ‘행복의 진짜 모습’을 찾아나가는 방식의 책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행복’이라는 인간의 감정이 경제학의 프레임 속에서 더욱더 구체성 있게 드러난다.“소득을 높이는 것과 다르게 건강을 증진하는 것은 윈-윈 상황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소득을 높이려고 한다면 준거 기준도 함께 높아지기에 어느 누구도 예전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을 겁니다. 이에 반해 운동을 해서 건강을 증진하고 과거의 개인적 경험에 바탕을 둔 준거 기준이 변치 않는다면 모두가 예전보다 더 행복해지겠지요.”이 책은 행복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거쳐 ‘행복혁명’이라는 개념도 새롭게 제시한다.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산업혁명, 인구혁명에 이어 행복혁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얘기다. 개인은 건강과 가정생활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국가는 복지 정책을 펼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세상을 향해 내놓는 진단이자 고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21

에너지 패러다임 이끄는 국가 미래 ‘부와 힘’ 지형도 바꾼다

‘왜 지금 전 세계의 자본과 인력이 에너지에 몰려드는가?’19세기 석탄, 20세기 석유…. 인류, 산업, 투자의 역사가 뒤바뀐 결정적 순간 뒤에는 늘 에너지가 있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에너지는 단순히 산업의 주요 요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펀더멘털적(기초요건적) 요소이자 국제관계를 좌우하는 ‘숨은 권력’으로 존재해왔다.2050 탄소중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의 움직임으로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대전환의 순간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의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인간 활동이 탄소를 내뿜고 있고 점점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경제 활동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비즈니스북스)는 석유·가스 개발과 에너지 산업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최고의 두 전문가가 펴낸 책으로, 앞으로 30년간 펼쳐질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설명하며 달라질 미래 경제 패권 시나리오를 전망한다.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지낸 양수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와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최지웅 씨는 석유·가스 분야를 비롯해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현장에서 바라본 석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분석한다.제1부는 석유의 탄생, 현재, 미래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고갈된다’고 경고해온 석유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한다. 영국의 메이저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통계에 따르면 남아 있는 석유의 양은 2020년 기준 약 50년분이다. 이 잔존량의 의미는 과거와 다르다. 탈탄소의 시대, 이제 더 이상 석유 산업에 자본과 인력이 몰리지 않는다. 또 새롭게 개발될 수 있는 탐사 대상도 찾기 어려워졌다. 매년 감소 중인 석유 개발 투자가 일으킬 석유 수급의 불균형이 세계 패권 구조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설명한다.제2부에서는 ‘검은 황금’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에서는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재생에너지와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물질인 수소를 다룬다. 고갈의 염려가 없고 탄소 배출이 없는 이 에너지원들의 현실과 가능성을 살펴보고 왜 아직 상용화가 쉽지 않은지, 특히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이유와 재생에너지 확대와 시장 선점에 성공한 다른 주요국들의 움직임 속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던진다.제3부 탄소중립이 바꿀 미래의 패권 지도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으로 요구되는 탄소중립의 올바른 경로와 그 과정에서 나타날 산업 구조의 변화를 살펴본다.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유럽 국가들이 취하는 탄소세 등의 행정적 방침이 한국 경제와 기업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이루는 한국의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심도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전 세계적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미래의 부와 힘의 주인이 결정될 것이다. 과거 석유가 인류, 산업, 투자의 역사를 뒤바꿨듯 새로운 에너지원이 전혀 다른 세상,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열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21

현대 한국화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려

현대 한국화를 대표하는 수묵화가 박대성(77·사진) 화백의 해외 순회 전시가 지난달 25일부터 독일 베를린 주독일 한국문화원과 6월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 등 4개국 5곳에서 열린다.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은 미술관 소장작가인 박대성 화백 해외 순회전을 해외 진출 프로젝트의 첫 발걸음으로 시작했다.지난해 11월 한국화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화 브랜딩을 위한 학술대회’를 열고 소장 작가인 박대성 화백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데 따른 것이다.첫 전시인 독일 베를린 주독일 한국문화원에서는‘진경시대:영원한’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하고 있다. 박 화백은 진경산수화를 재해석한 작품 24점을 공개했다. 진경산수화는 한국 산천을 직접 보고 소재로 그린 산수화를 가리킨다. 박 화백은 6월에는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 7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9월에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센터와 다트머스대학교 후드미술관, 10월에는 이탈리아 로마 한국문화원 등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내년에는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 메리 워싱턴대학교 등에서도 작품을 선보인다.1945년 청도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제도권 교육 대신 독학으로 한국화를 익혀 독창적 화풍을 개척해 호평을 받고 있다. 1979년 중앙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겸재 정선부터 이상범, 변관식의 진경산수화 명맥을 이으면서도 과감하고 다채로운 시도로 한국 수묵화의 현대화를 이뤘다. 2015년에는 작품 830점을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솔거미술관 건립 기초를 마련했다.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솔거미술관이 한국화 브랜딩의 세계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며 “한국화가 독립적인 예술분야로 자리잡고, 경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20

포항문화재단 합창단‘Bella Famiglia’ 참여자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재단이 운영하는 대잠홀과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청년예술단체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의 ‘2022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퍼블릭 프로그램으로 온 세대 합창단 ‘Bella Famiglia’에 참여할 시민들을 오는 29일까지 모집한다.‘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은 경북문화재단 주최, 경북도에서 후원하고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대표적인 예술협력 사업이다.온 세대 합창단 Bella Famiglia 모집대상은 포항지역 내 세대 간 공감대와 하모니를 원하는 2명 이상의 그룹으로 온 가족, 부부, 남매, 자매, 형제, 친구, 직장동료 등 모든 세대(유아부터 노년까지)가 참여 가능하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40명의 시민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2022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퍼블릭 프로그램 온 세대 합창단 Bella Famiglia은 편견과 왜곡으로 공감이 결여된 세대 간 연결을 위해 삶의 균형과 공감의 매개체인 음악예술을 활용해 세대연결을 지향한다.개인의 잠재능력을 이용해 자아성취의 욕구를 충족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깨진 삶의 균형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교육 종료 후 발표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기간은 오는 5월 2일부터 8월 13일까지이며, 기간 내 매주 월요일 대잠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은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20

강성위 ‘한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시’ 출간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한시로 옮겨 시를 이해하는 색다른 관점을 선보이는 ‘한시(漢詩)로 만나는 한국 현대시’(푸른사상)가 출간됐다. 한문학자이며 한시인이기도 한 강성위 씨가 지은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 4부까지는 김소월, 윤동주로부터 오늘날 활동하고 있는 정호승, 안도현 등의 현역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인들의 작품 총 64편을 수록했다. 우리말로 된 시를 한시로 옮기고, 주석을 달아 시어와 구절을 이해하게 하고, 한역시를 다시 한글로 직역해 그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고,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설이 담긴 한역 노트까지 곁들인 이 책은 한국시를 읽고 감상하는데 있어 이제까지 없었던 전혀 새로운 뜻깊은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5부에는 저자의 자작시와 자작 한시가 실려 있다.한국 현대시를 한시로 옮기는 일은 두 언어 사이의 표현방식 차이 때문에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시를 창작하고 번역해온 저자의 경험, 그리고 한시와 현대시 양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맹문재 교수(안양대학교 국문학과)는 “한국 현대시를 한시(漢詩)로 옮긴 작업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학계나 시단에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강성위 시인은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학문이 깊으며, 이 세계를 끌어안는 자세가 진지하고도 넓다”고 평했다.푸른사상 출판사 측은 “이색적이고 의미있는 이 책의 출간으로 한시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사람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고, 근·현대에 이르는 한국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가 한시로 번역, 소개되면서 한국 현대시가 중국 등 동양문화권으로 전파할 수 있는 ‘한국시의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한문학자이며 시인이기도 한 저자 강성위 씨는 한시 창작과 번역을 지도하는 작은 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대학 출강과 생활한시를 창작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3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비롯 창작 한시집으로 ‘술다리(酒橋)’ ‘감비약 처방전’ 등이 있다. 현재 월간 ‘우리詩’와 한경닷컴 ‘The Pen’에 ‘한시공방(漢詩工房)’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20

포항문화재단, ‘상상력극장 삼양동화’ 공연

(재)포항문화재단은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키즈 페스타 in POHANG’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오는 30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상상력극장 삼양동화’를 공연한다.‘상상력극장 삼양동화’는 ‘헨젤과 새엄마’, ‘거울을 깬 왕비’ 편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2018년 팟캐스트 뮤지컬과 낭독공연으로 시작됐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기존의 고전동화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의 원작을 뒤집은 스토리로 동화 속 불편한 부분을 현대적 관점으로 바꾼 동화 뮤지컬이다. 2022 서울아시테지 겨울축제 대표공연 초청 및 제30회 서울어린이연극상 단체부문 관객인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상상력극장 삼양동화’는 3명의 배우가 내레이션과 여러 역할을 나눠 연기함으로써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입체적인 낭독형식으로 진행되는 색다른 공연으로 기존 고전 동화 속 편견과 고정관념을 뺀 이야기 전개로 아동이 세상에 맞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헨젤과 새엄마’ 편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악독한 새엄마가 아닌 아이를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어둠 숲으로 뛰어드는 헌신적인 새엄마로, ‘거울을 깬 왕비’ 편에서는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인식을 깨고 수동적인 백설공주가 아닌 새엄마를 찾아가 제안을 하는 적극적인 캐릭터로 관객과 만난다.‘상상력극장 삼양동화’ 티켓은 전석 1만5천원으로 포항시민은 특별할인된 전석 1만원으로 예매 가능하다. 그 외 10∼50%의 다양한 할인이 제공되며 예매는 티켓링크 홈페이지(www.ticketlink.co.kr)와 전화 1588-7890로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9

‘울진 화마’의 상처 사진으로 만난다

손진국·이정철·강철행·최흥태·안성용·권기철…. 포항의 중진 사진작가들의 모임인 ‘공간너머’ 사진가들이 지난달 발생한 국내 최장 시간의 산불로 기록되는 울진산불의 현장을 담은 사진전 ‘화상(火傷)’전을 열고 있다.오는 25일까지 갤러리 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 19 2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화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울진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마을의 상처를 기록하고 기억함으로써 울진 주민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길을 사유해보자는 취지로 마련했다.이번 사진전에는 공간너머 회원들이 울진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울진군 화동리, 소곡리 마을 일대를 일주일간 모니터링하며 기록한 사진 100여 점을 테마별로 전시하며 아직도 생생한 산불의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울진산불은 지난 3월 4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다.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시작된 산불은 건조한 날씨에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겹치면서 급속히 번져갔다. 산림 2만 923ha(울진 1만 8천463ha, 삼척 2천460ha)를 태우고 213시간 43분(약 9일) 만에야 진화된 울진산불은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산불로 주택 351채, 창고 318개, 비닐하우스 63개, 축사 16개 등 총 748개 시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울진에서만 219세대 33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진가들의 렌즈에 비친 풍경은 참담하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집들이 불에 타 검게 탄 시멘트벽들만 남아 주민들의 허탈한 심정을 아프게 새긴 비명(碑銘)처럼 서 있다.평생을 살아온 집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돼 피난처에서 몸을 피하고 있는 노부부가 집터 앞에 망연자실해 주저앉은 모습은 대형 산불이 남기고 간 참담한 주민들의 상처를 대변한다. 마을을 함께 지키며 수십 년, 수백 년 동네 사람들과 같이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아나온 나무들도 불 속에서 검게 타버리고 생명을 잃어버린 채 서 있다.산짐승과 새와 벌레들의 보금자리이며 꽃과 나비와 사람들의 휴식처이며 또한 생업의 현장이기도 한 산과 나무들이 뜨거운 불길 속에서 타들어 가는 시간을 멈추려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았다.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손진국 사진가는 “마을의 울타리가 되어주던 푸르렀던 대밭의 대나무들이 불에 탄 채 동네의 오래된 길을 막고 있었지만, 우리들의 눈에는 희망을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검은 땅에서 숨을 쉬며 돋아나오는 새순을 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9

오감으로 느끼는 미래형 도서관 온다

“가상세계의 도서관을 통해 새로운 도서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포항시립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미디어 창작공간 및 실감형 체험관 조성 지원’ 공모사업에 포은중앙, 대잠, 연일 등 3개 도서관이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메타버스 활용의 현주소인 ‘실감형 체험관 조성’에 선정된 포은중앙도서관은 실제 책 위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고서(古書)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북’과 첨단 기술이 적용된 고지도를 고해상도 이미지로 대형 스크린에 자세하게 보여주고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인터렉티브 지도’ 콘텐츠를 구현해 책을 오감으로 느끼는 미래형 도서관의 청사진을 보여줄 예정이다.‘미디어 창작공간 조성’으로 선정된 대잠·연일도서관은 공유 스튜디오 및 촬영장비 지원환경 조성으로 시민들의 창작역량을 강화하고 도서관이 지식의 놀이터로서 시민들이 재미있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앞서 포은중앙도서관은 지난해 ‘스마트 K-도서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1층 로비에 21㎡ 규모의 공유 스튜디오를 조성해 운영 중에 있으며, 도서관이 문헌소장과 기록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작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포은중앙도서관의 특성화 주제인 ‘만화’ 콘텐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웹툰창작체험관 조성 및 운영사업’ 수행기관으로 8년 연속 선정돼 웹툰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화상수업플랫폼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Second Life, Second Library(가상현실 플랫폼, 가상현실 도서관)’시대를 대비한 도서관 서비스의 확장 및 고도화를 통해 계속해서 성장·발전하는 도서관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도서관이 지식정보를 소비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8

대구 달서아트센터 ‘최석민 무용단 우리 춤 한마당’ 개최

‘DSAC 2022 로컬 아티스트 프로젝트 - 최석민무용단의 해설이 있는 신명나는 우리 춤 한마당’이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대구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다.DSAC(Dalseo Smiling Arts Center) 로컬 아티스트 프로젝트는 대구지역 우수예술단체를 발굴,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하는 달서아트센터의 지역 예술인 지원 프로그램이다. 올해 초 예술단체 공연공모를 통해 선정된 8팀의 공연과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 ‘가곡열전’ 등 브랜드 콘서트를 포함, 총 10건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대구·경북에서 활발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문 무용 단체인 최석민 무용단은 2007년 창단해 전통·창작무용 공연뿐 아니라 공연 및 창작 작업에서 안무, 연출, 기획 등을 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8호 ‘수건춤’을 비롯해서 ‘선비춤(임이조류)’, ‘달구벌검무(정소산류)’, 진도북춤 등 우수성과 보존가치를 인정받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무용과 ‘품바’, ‘희망의 등불을 밝히며’, ‘꽃잎 흩날리며’ 등의 창작무용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우리의 멋과 흥, 신명이 담겨진 다양한 우리 전통춤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한국 전통무용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의 소중함을 전달하며 춤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8

“문화마을 만들기 함께해요”

“우리 동네 내 손으로 행복한 문화마을 만들어 갑니다.”(재)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2022년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시민커뮤니티·문화활동공간 ‘삼.세.판’(이하 ‘삼세판’) 3기를 모집한다.삼세판은 ‘삼삼오오 모여 세상을 바꾸는 문화판’의 줄임말로 시민 스스로가 주체적 문화활동을 통해 나와 도시의 변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의미로 현재 총 24개팀의 시민커뮤니티가 삼세판 거점을 중심으로 포항시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삼세판은 시민중심의 문화도시 정착을 위해 각자가 살고 있는 시점과 공간에서 시민 자발적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를 발굴해 이들이 사회적 의제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보다 나은 삶의 가치실현을 위한 다양한 시민활동에 대한 지원사업이다.무엇보다 그동안 도시 중심으로 추진해온 문화거점 사업을 농어촌, 공단지역으로까지 확대해 주민 접근성이 높은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언제든 갈 수 있는 생활권) 문화거점 조성을 확대해 시민의 문화접근성을 높이고 포용의 문화를 실천하는데 목적이 있다.‘시민커뮤니티’란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권 내에서 그 지역만의 문화가치를 생성하고, 확산하고자 하는 자발적 시민모임을 뜻하며, ‘문화활동공간’은 이 커뮤니티들이 생활권내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거점으로 동네카페 및 책방, 아파트 유휴공간, 주민센터 유휴공간 등 일상적으로 이용·공유 가능한 공간이면 된다.삼세판에 선정될 경우 시민커뮤니티가 활동할 문화활동공간의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받게 된다.지원자격은 생활권이 같은 3명 이상의 시민모둠이며, 동네 문화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과 문화활동공간 운영 계획을 오는 5월 9일까지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 후 각 공간에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지원규모는 1곳당 최소 100만원∼최대 500만원으로 신규공간 10개팀 내외를 지원할 예정이다.자세한 공모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포항문화재단 정책기획팀(054-289-7902)으로 문의하면 된다.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관 중심의 문화공간사업에서 나아가 시민 생활권으로 문화거점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자발적 문화자치활동을 지원해 향후 2024년까지 총 33개소의 시민커뮤니티 문화활동간을 조성·지원해 시민이 일상적 삶을 변화시키는 문화안전망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8

경북 선비문화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내달 4일부터 운영하는 경북 선비문화 아카데미 수강생 25명을 18일부터 선착순 모집한다. 경북 선비 문화 아카데미는 한국정신문화의 근간인 선비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시민들에게 바람직한 가치관 확립과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양 프로그램이다.한국국학진흥원 박경환 연구위원의 ‘선비와 기록문화’ 강의를 시작으로 총 11회에 걸쳐 진행되며, 영남 선현들의 사상 및 문화·교육, 충효·예절, 교양과 지역의 정체성 등을 담고 있는 다양한 수업이 준비돼 있다.이번 아카데미는 오는 5월 4일부터 6월 15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오후 2~4시 포항문화원(포항시 북구 새천년대로 909)에서 진행되며, 참가신청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http://pohang.kccf.or.kr)에서 신청서 양식을 다운받아 문화원 방문 혹은 E-mail(pohang4711@kccf.or.kr)로 접수하면 된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원 사무국(054-242-4711)으로 문의하면 된다.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옛 선현들의 올바른 정신문화 함양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포항문화원에서는 앞으로도 지역의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해 한층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7

“정신 허기진 시대, 차 한잔이 약이죠”

내연산 기슭 천년고찰 보경사를 향하는 길목. 포근한 차향이 산사를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따사롭게 채운다. 꽃향기와 각종 약재의 냄새가 오묘하게 어우러지고, 달그락거리는 다기 소리가 봄이 오는 소리를 일깨운다.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460에 위치한 양지방 찻집은 20여 년 전 문을 열었다. 내연산과 보경사를 찾는 이들이 잠시 쉬며 차를 마시는 아담한 곳이다. 20평 남짓한 찻집으로 들어서면 대표 이순임(63) 씨가 오랜 시간 동안 가꾸고 꾸며온 100여 점의 다기와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서 소박함이 느껴진다. 마치 숲속에 마련된 작은 별장에 들어선 기분이다.톨스토이는 ‘차는 영혼의 깊은 곳에 있는 잠재력을 깨운다’고 말했다. ‘차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맛있는 물을 함께 나눈다’는 일념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에 집중하며 자신과의 온전한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이순임 양지방 찻집 대표를 지난 16일 만났다.보경사 향한 길목 자리한 지 22년, 숲속 별장 같은 찻집 만들어맛있는 차 위해 재료 하나하나 직접 손질 ‘티소믈리에’ 자격증도“누구라도 차 한잔 청해온다면 기꺼이 함께 울고 웃고 싶어요”-‘양지방’이라는 상호는 누가 지었는가.△지인들이 상호는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짓는 게 아니라고 해서 2003년 5월 철학관에서 2~3일 걸려 여러 가지 상호를 지어 주셨지만, 그중에 좋은 지혜를 얻어가는 방이란 뜻의 양지방(良智房)이 마음에 들었다. 그게 아니라도 음지·양지 할 때 따뜻한 느낌도 들어서 내가 직접 골랐다.-양지방 찻집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하나뿐인 아들이 대학 진학을 한 다음 군입대를 하고 나니 갑자기 텅 비어버린 마음을 추스를 방법이 없었다. 나 자신을 찾겠다고, 가장 좋아하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찾은 답이 차였다. 오래전부터 대추차를 잘 끓였다. 너무 비싼 가겟세가 부담되어서 내 집에서 해 보자고 주택가에서 ‘대추차가 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집’이란 큰 간판을 걸고 시작했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주택가에서 장사한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지금 이곳 양지방으로 옮겨왔는데, 벌써 22년째다.-어떤 종류의 차를 팔고 있는가.△전통찻집으로 문을 열었으니 일단 대추차가 기본이다. 건 오미자를 문경에서 직접 사 와서 12시간 이상을 우려서 걸러 냉차로, 온차로 내놓는다. 이른 봄 솔잎과 솔순을 따다가 며칠을 흐르는 물에 씻어 큰 항아리에 숙성 발효를 시킨 다음에 이 또한 냉·온으로 제공한다. 남편 쉬는 날 깊은 산골 차량이 별로 안 다니는 곳을 찾아 솔잎을 따다가 엑기스를 만들어 둔 것을 8~9년이 넘은 지금까지 손님에게 내놓는다. 처음에는 병에 담아 팔기도 했으나 지금은 재선충 때문에 만들어 팔지는 못하고 가게 손님에게만 내놓고 있다.-그동안 애로점은 없었는지.△전통찻집이 쉬우리라고 생각하여 가볍게 달려드는 분들이 많은데 말리고 싶다. 재료를 인스턴트로 구입해서 한다면 몰라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손을 거쳐서 해야 하는 일들이라, 한두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 입맛 맞추기가 그리 쉽지 않다. 철 따라 해놓아야 할 것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가장 좋아하는 중국차 녹차 황차 홍차 우롱차 흑차 보이차 등 차 종류만 수백여 가지다. 자격증도 따고, 어떤 차를 어떻게 우리면 더 맛나게 더 향기롭게 우릴 수 있을까 하고 서울까지 수업받으러도 다녔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양지방 찻집을 운영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또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차 생활 한지가 어언 사십여 년이 되었고, 찻집이라고 열어놓고 지금 이 자리에서만 22년째다. 지금 이 시대가 배고픈 시대는 아니다. 정신이 고픈 시대라서 누구라도 찾아와 차 한잔 청해온다면 기꺼이 함께 울고 웃으며 맞이하고 싶다.-티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지고 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티소믈리에는 어떤 자격증인가.△녹차는 녹차답게 홍차는 홍차답게 각 차 마다의 특성을 잘 살려 좀 더 향기롭게 좀 더 맛있게 어떤 다구에 어떤 차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며, 물 온도를 높여야 할지 낮추어야 할지를 맞출 줄 아는 전문자격증을 말한다. 차를 마시는 사람 마다의 개성도 중요하지만, 체질에도 맞게 차를 권하는 것도 티소믈리에가 해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찻집 주인이 왜 한복을 안 입고 있느냐는 손님들이 가끔 있다. 물론 의복은 그 사람을 표현하는 목적이 있지만, 차를 맛나게 우리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단정한 모습으로 정성을 다해 차를 우리면 된다고 생각한다.-관광객을 상대하는 찻집인데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관광지라고 한번 휙 다녀가는 분도 있지만, 한국은 일일생활권이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든지 오갈 수 있다. ‘일상생활 속 차문화’를 추구하며 한자리에 이십여 년 있다 보니 그때 그 주인 맞나요 하고 찾아오는 분이 꽤 늘었다.-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양지방 찻집만의 정겨운 이미지를 한층 높여 보경사를 찾는 많은 사람이 우리 찻집을 들러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입덧 심했던 임산부, 하늘나라로 가신 요양원 어르신들, 그 자제분들…. 참 많은 사연이 깃든 곳이다. 그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울고 웃던 옛일을 추억하는 일이 내가 찻집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사는 날까지 이렇게 살다가 갈 수 있기를 욕심내어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7

트라우마 지우는 특수 청소부의 삶

“당신의 고통을 존중합니다.”죽은 쥐, 널브러진 파편, 두려움과 함께 사는 동물 조련사, 우발적인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을 거둔 젊은 여성, 40년 동안 쌓아 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잠을 자는 70대 여성, 거실에서 조용히 피를 흘리며 죽어 간 버스 운전기사….‘트라우마 클리너’(열린책들)는 특수 청소 서비스 전문 회사를 운영하는 트라우마 생존자 샌드라 팽커스트의 삶과 내면을 다룬 에세이다. 호주의 논픽션 작가 세라 크래스너스타인은 샌드라가 산 자와 죽은 자의 집에 질서를 찾아주는 과정과 지금껏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한 그녀의 특별한 삶을 담아냈다.작가는 4년 동안 샌드라를 따라 20여 곳의 현장을 방문하고 취재하며 그녀의 삶을 온전히 되살려냈다.트라우마 클리닝 혹은 특수 청소 일은 뭔가 음울하고 괴짜 취향의 일처럼 보이지만, 실은 다른 직업만큼이나 전문성을 요한다. 무엇보다 샌드라는 탁월한 공감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집에 스며들어 있는 악취를 없애고, 괴상한 포르노물과 사진과 편지를 버리고, 비누와 칫솔에 붙은 그들의 DNA까지 없애지만 사람을 지우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반려동물로 삼은 죽은 쥐를 내다 버릴까 예민해진 고객을 안심시키고, 40년 동안 치우지 않은 집의 주인과 수다를 떨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오래된 청구서를 정리한다. 침구, 텔레비전, 가구 등 물려받을 유족이 없어 남아 있는 물건은 따로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한 곳에 무료로 설치해 주기도 한다.냉대와 따돌림, 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샌드라의 삶은 언뜻 평범해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 여러 가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는 면에서, 그리고 내면의 욕구를 인지하고 자기다운 삶을 찾아 나간다. 작가는 샌드라의 삶을 취재하며 활기찬 그녀의 모습 이면에, 힘든 일을 티 내지 않는 문제,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문제, 누군가에게 정착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문제 등을 발견한다. 하지만 샌드라는 타고난 확신과 놀라운 회복력으로 자신의 삶을 가꿔 나갔다. 그녀는 침묵을 두려워하고 소음이 있어야 잠들 수 있지만, 그녀의 집에는 꽃이 가득하고 아늑한 소파와 향기 좋은 비누가 있다. 트라우마는 그녀의 기억 속을 배회하지만, 새로운 기억과 계획으로 삶을 채워 나가고 있는 것이다.작가는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함께 지워 버린 샌드라의 삶을 복원하고 마음 깊숙한 곳까지 꿰뚫어 봄으로써 샌드라와 독자 사이에 인간적 유대 관계를 맺어 준다. 작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들키고 싶어 하지 않지만,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연민 넘치는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샌드라의 활기찬 모습 이면에는 부모에게 학대받고 성소수자로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 아픔이 있었다. 저자는 샌드라의 청소 현장과 그 자신이 갖가지 트라우마의 생존자인 샌드라의 인생역정을 번갈아 조명한 뒤 이렇게 말한다.“트라우마의 반대가 트라우마의 부재는 아니다. 트라우마의 반대는 질서와 균형이다. 그것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중략) 빛이 가득 들어오는 그 집에서도 샌드라의 과거 최악의 기억들은 여전히 이 구석 저 구석을 배회한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은 이제 대부분 공간을 메우고 있는 좋은 기억과 새로운 계획, 살아온 삶과 살고 있는 삶에 자리를 내주지 않을 수가 없다.”세라 크래스너스타인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2018년 빅토리아 문학상, 논픽션 부문 빅토리아 프리미어 문학상, 오스트레일리아 출판산업상ABIA ‘올해의 일반 논픽션 상’, 도비(Dobbie 문학상), NSW 프리미어 문학상 ‘더글러스 스튜어트 상’(공동 수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오스트레일리아 국립전기상, 영국 웰컴 문학상 등에서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4

가치관 변화,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금융은 자본주의의 꽃이자 핵심으로도 불리지만, 탐욕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며 불평등을 심화해나가는 시스템이자 업계라는 사실이 거의 상식으로 통용된다.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 전쟁과 식량 위기 등으로 세계가 막다른 길을 향해가고 있다는 전망이 인류 위에 그림자처럼 드리운 지금, 정치-경제-금융적 가치관의 실질적인 변화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캐나다 중앙은행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를 지내는 등 세계 금융 핵심부에서 활동해 온 마크 카니는 ‘초가치’(윌북)에서 금융의 역사를 되짚으며 ‘공정한 금융’의 가능성을 탐색한다.마크 카니는 금융 시장에서 왜곡돼온 가치에 대한 인식을 짚고, 어떻게 하면 이 거대한 세계적 위기의 시대에 세계적 차원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금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긴급하고도 대담한 통찰과 제언을 내놓는다.세계 금융의 핵심부에서 활동해온 마크 카니는 2013년 비영국인 최초의 영국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2020년까지 브렉시트 이후의 혼란을 성공적으로 수습한 유능한 경제 리더이자,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있었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에는 과감한 판단과 정책적 결정으로 캐나다를 G7 가운데 위기에서 가장 먼저 탈출시킨 강력한 리더십으로 찬사를 받은 주인공이다.그에 따르면 시장경제는 외부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사회적 가치에 균열이 생기면 시장경제도 흔들리게 된다. 그는 자본주의 속성상 시장 가치 영역이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즉 인간 가치를 위협한다고 본다.따라서 ‘부의 유토피아이자 인간성의 디스토피아’를 극복하려면 시장의 ‘가치’와 사회적 ‘가치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우리는 시장이 제대로 잘 작동하도록 사회적 자본을 재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개인과 기업은 시장 시스템을 위해서 연대감과 책임감을 회복해야 한다. 한층 더 폭넓게 말하면, 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하고 ‘초(超)가치’를 지향함으로써 우리는 번영의 여러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4

다양한 커리어 6인, 일하는 진짜 ‘나’를 찾다

우리는 일을 한다. 생계를 위해서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어떤 것이 먼저이든 간에 어쨌든 우리는 일을 한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자꾸만 놓치는 물음이 있다. 바로 일하는 마음이다. 일의 성과를 인정받는 것만큼이나 일하는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일하는 마음과 앓는 마음’(이봄)은 일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진짜 나를 알아가는 삶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이 책은 다양한 일의 모습,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진실된 이야기와 솔직한 마음들을 전한다.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작가들이 참여했다. 회사원에서 프리랜서가 된 삽화가이자 에세이스트 임진아, 7년차 용접공이자 사회와 노동에 대한 글을 쓰는 천현우, 퇴사와 함께 쓴 책으로 주목을 받은 뒤 그림을 그리고 글 쓰는 일을 하게 된 하완, 청소부, 작가, 강연가 등 다양한 일을 하는 ‘N잡러’ 김예지, 자연의 비밀을 품고 있는 작은 생물들을 연구하는 과학자 김준, MZ세대가 열광하는 패션 브랜드 ‘THE MUSEUM VISITOR’를 이끄는 박문수가 그 주인공이다.각자 활동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불안과 뿌듯함을 오가는 여섯 명의 일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긍정적인 마음 속에 일의 의미를 찾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4

‘아트스탁’ 상장 작가 오프라인 초대전

경주 라우갤러리(관장 송휘)가 오는 30일까지 미술품 거래 플랫폼 아트스탁 상장작가 12인 초대전을 열고 있다.아트스탁은 회화, 조각, 서예, 공예 등 각종 미술품을 온라인에서 분할 공모를 개시해 여러 명이 공동으로 구매, 소유할 수 있는 ‘아트테크’라는 새로운 투자 방식의 온라인 미술품 거래소다. 미술품 거래의 대중화를 통해 신진작가들의 잠재력 있는 작품들을 필두로 미술 시장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미술 시장 전반의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아트스탁의 목표다.아트스탁 상장작가들은 1년여에 걸쳐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2만여명의 작가 가운데 각 지역 별 선정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작품성과 작품 수량을 직접 검증해 예비 선정 작가를 엄선한다. 이후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석·박사급 전문 심사위원 16명의 최종 심사를 거쳤다. 이번 전시에는 아트스탁 상장 작가 중 포항, 경주, 대구, 광주 익산 등 지역작가 김결수, 김완, 김인철, 박구환, 손봉채, 손파, 박주경, 예진영, 이우림, 이정철, 임동훈, 장이규, 표인부 등 12명의 작품 12점을 선보인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에 참가한 손파·김완 작가,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을 수상한 손봉채 작가, 제28회 금복문화상 수상자 장이규 작가, 익산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표인부 작가, 회화와 판화, 평면 작업을 두루 하고 있는 김결수 작가, 자연과 우리의 삶,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게 하는 포항의 예진영 작가, 우리나라 최고의 목판화가인 박구환 작가 등의 최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이번 전시는 아트시장에 관심이 많아도 작품을 구매하기 어려웠던 소규모 투자자들을 위한 혁신적 미술품 투자방식으로 알려져 있었던 아트스탁 상장 지역작가들의 작품들을 오프라인인 갤러리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3

생활문화활동 지원사업 ‘포동포동’ 참여 공모

(재)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 2022 포항 생활문화 활동 지원사업 ‘포동포동’에 참여할 시민을 오는 5월 4일까지 모집한다.‘포동포동’은 시민들의 일상이 문화로 풍성해진다는 의미와 ‘포항 동호회가 포항의 문화를 움직인다(움직일 動)’라는 의미를 담았다.이번 사업은 ‘배움형’과 ‘활동가형’의 두 가지 유형으로 진행된다.‘배움형’은 생활문화동호회를 대상으로 동호회의 역량 강화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강사를 지원하는 활동이며,‘활동가형’은 시민을 대상으로 선발해 생활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소통하는 생활문화활동가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심사를 통해 배움형은 약 20개 단체를, 활동가형은 8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배움형에 지원할 수 있는 단체는 4인 이상으로 구성된 포항시에 활동 기반을 둔 생활문화동호회이며, 사업 지원 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할 전문강사를 미리 매칭해 신청해야 한다. 활동가형은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고 1년 이상 관련 경험을 보유한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한다.사업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5월 4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yjh0805@phcf.or.kr)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생활문화교육팀(289-7874)으로 하면 된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이번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위로받길 바란다”며“생활문화로서 포항 시민들의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3

‘젊은 거장’ 박재홍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박재홍. /달서아트센터 제공세계적 권위의 ‘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23)이 대구를 찾는다.(재)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 2022년 기획공연 DSAC 시그니처 두번째 무대인 ‘박재홍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다.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최근 20년 동안 7명의 피아니스트에게만 우승 타이틀을 줬을 만큼 까다로운 경연 대회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페루치오 부조니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창설된 대회로 리즈, 쇼팽, 부조니, 차이콥스키, 퀸엘리자베스와 함께 세계 ‘콩쿠르 빅5’에 꼽힌다.박재홍은 2021년 제63회 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부조니 작품 최고연주상, 실내악 최고 연주상, 알리체 타타로니 재단상, 기량 발전상 등)과 함께 우승을 거머줬다.또한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2015)와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2016)에서 우승한 그는 루빈스타인, 에틀링겐, 힐튼 헤드 외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도 상위 입상했다.그는 만 15세에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끝낸 이후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럴드지로부터 “엄청난 기량을 가진 성숙한 예술가”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뉴욕 프릭 컬렉션에서의 데뷔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네덜란드의 운하 페스티벌과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초대로 암스테르담과 위트레흐트에서 데뷔 독주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이탈리아, 폴란드,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연주회를 이어왔다. 건반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그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이자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얻고 있다.1부에서는 그가 ‘언젠가는 꼭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던 화려한 기교와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이는 로베르트 슈만의 ‘아라베스크’와 ‘피아노 소나타 1번’을 들려준다. 이어 2부에는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3번’과 세자르 프랑크의 ‘전주곡, 코랄과 푸가’ 등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심도 있는 피아노 연주곡들로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3

“부처님 자비와 광명 함께하길”

포항불교사암연합회(회장 덕화 스님)는 11일 오후 6시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기 위한 봉축탑 점등식을 봉행하고 코로나19 극복과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염원했다.점등식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기 위해 연등 행렬과 함께 대규모로 진행돼 왔으나,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간소하게 진행됐다.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으로 시작된 법요식에서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덕화 스님(문수사 주지)은 봉행사를 통해 “2년 여 동안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점등식을 준비했다”면서 “봉축탑의 환한 불빛처럼 시민 모두에게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이강덕 포항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정경원 행정안전국장은 봉축사를 통해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밝히는 봉축탑처럼 부처님의 무량하신 자비가 온 누리에 가득하고, 더불어 코로나19로 힘든 시민들이 소중한 일상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항불교사암연합회는 이날 위덕대 학생들에게 장학금 200만원을 전달해 부처님오신 날의 의미를 더했다. /윤희정기자

2022-04-12

인디플러스 포항, 17일부터 여성·장애인 주제 기획전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장애인’과 ‘여성’을 주제로 한 기획전 ‘지금, 아직 여기’를 개최한다. 오는 17일 여성의 연대와 현실적인 삶을 다룬 3편의 여성 영화를 상영하며, 이어서 장애인의 날인 20일에 ‘장애’를 주제로 한 3편의 영화 상영과 영화 ‘복지식당’의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인디플러스 포항이 포스텍 총여학생회와 공동 기획해 17일 상영하는 여성영화 기획전은 화해와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페러렐 마더스’, 42회 청룡영화상 수상작 ‘세자매’, 배우 겸 감독인 문소리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여배우는 오늘도’를 상영한다.이어 5월 28일, 10월 15일은 감독과 여성계 인사, 포스텍 총여학생회가 무비토크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장애인의 날인 20일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뮤직 드라마 ‘코다’와 후천적 장애인인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복지식당’, 베니스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등 3편의 영화를 연속 상영한다. 영화 ‘복지식당’을 연출한 장애인, 비장애인 감독 두 명은 영화 상영 후 포항시민과 GV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2

아태평화교류협회 ‘평화친구’ 제6호 출간

아태평화교류협회(대표 안부수)가 지난 2020년 12월 독자들의 마음에 ‘평화 텃밭’이 되겠다는 취지로 창간한 계간지 ‘평화친구’ 제6호가 올해 봄호로 최근 출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생명과 다름없는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강력히 일깨우는 가운데 발간된 이번 호는 책을 여는 권두에 베트남전쟁 기간(1964∼1975)에 청춘의 십여 년을 전장에 바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전후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가 돼 전쟁의 참상을 탁월하게 그려낸 바오닌(71)과 반레(1951∼2020)의 대화를 ‘평화친구의 영혼’ 코너에 실었다.이번 호 ‘평화친구’는 ‘간첩 누명을 극복하고 하나의 코리아를 향해 그 길 없는 길을 걸어간 평화운동가 구말모 선생’ 추모특집에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구말모 약전(略傳), 안부수 대표의 추도사, 구말모의 이산편지, 재심 청구 대법원 무죄 판결에 대한 소회,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들어간 재일한국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이대환 작가의 에세이 ‘동해의 슬픔’ 등으로 짜였다.이번 호로 6회째 맞은 안부수 대표의 기획연재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발굴과 조국 봉환의 현장을 가다’는 일본 오사카 지역과 필리핀의 유골 발굴 현장을 다루고 있다.이밖에도 정태헌 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장의 평화 제언 ‘환경보존을 위한 남북 축산자원 교류협력 방안’, 1930년대 미국 유학의 심회를 담은 수필가 한흑구 선생의 시편, ‘내 안의 평화’를 위한 김용국 시인의 시와 산문 등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새봄을 맞은 독자들의 마음에 ‘평화 텃밭’을 가꿔줄 글들을 담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2-04-12

빈 의자 앉아 ‘툭’ 마음의 잔해 털어내다

30여 년간 자연 재료와 빛, 음향, 사진, 기계장치 등을 사용한 설치작업을 꾸준히 해온 설치미술가 김승영 작가의 개인전 ‘Reflections’전이 오는 5월 7일까지 대구 갤러리분도에서 열린다.명료한 미술 언어로 새로운 사유의 길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자연을 작품 공간 안에 품는 작가로 알려진 김 작가는 일상과 타자,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경계에 관심을 두고 기억, 삶, 소통, 치유 등 인간의 감정과 삶을 담아낸 작품으로 많은 사람에게 성찰, 위로의 메시지와 함께 깊은 감명을 주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의 삶 속에 만연한 불안, 상실, 고립, 두려움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주제로 한 설치와 영상, 사운드, 조각 작품 5점을 선보인다. 김승영作. 무너진 붉은 파벽돌, 이끼, 위에 놓인 슬픈 부처상 ‘슬픔’(Sadness)은 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을 재해석해 제작한 작품이다. 아름다움이 빼어난 반가사유상의 미학을 그 표면 효과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게 재현해 냈다.설치작품 ‘쓰다’는 관객참여를 유도하는 프로젝트형 작업이다. 관객이 아무도 없는 텅 빈 전시 공간에 덩그렇게 놓인 의자에 앉아 책상에 놓은 종이 위에 자신이 비워내고 싶은 마음의 잔해들을 적은 후 구겨서 옆에 둔 쓰레기통이나 바닥에 버린다. 관람자는 잠시 자기에게 집중해 저마다의 속말을 쓰거나 그냥 앉아 머무르면서 스스로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갤러리 분도 측은 “김승영의 ‘Reflections’ 전시는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유의 방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고 전했다.국내 중진 작가 가운데 몇 안 되는 서정적 실험주의 작가로 꼽을 수 있는 작가 김승영은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의 굵직한 국제전에 참여한 바 있으며, 사비나 미술관(서울)을 비롯한 CEAAC(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아르코 미술관(서울), 현대미술관(필라델피아)에서 개인전과 그룹전 등을 가졌다. 미국 MoMA PS1(뉴욕) 레지던스와 나카츠 빌리지 홀(오이타, 일본)에서 Picnic on the Ocean: Documentation of a Korean-Japanese Project라는 퍼포먼스 아트를 시연했다.전혁림미술상, 동아미술대상, 모란조각대상전 우수상, 공산미술제 우수상, 매일미술대전 우수상, 경인미술대전 최우수상(1992)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경기도박물관, 성보박물관 등에 작품에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