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기억의 재현·자유로운 다원적 시점 회복

“그의 작품은 무수한 소실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와 허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지고 오늘의 우리에게 마치 그리스의 스핑크스처럼 현대라고 하는 공간에 대한 난해한 수수께기를 던진다”-김승곤 사진평론가불가사의한 기하학적 느낌을 주는 건축물들은 개별성과 구체성이 최대한 소거(消去)돼 있다. 타이틀을 제외한다면 우리는 그 사진에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밖에는 읽어낼 수 없다. 무기질의 건축물은 광각렌즈와 강한 광선에 의해서 극단적으로 심도가 과장되고, 단순화된 면과 형태, 절제된 선들이 예리한 각도를 이루며 위쪽으로 화면을 가로지르고 있다. 포항 갤러리권(관장 라익권)이 올해 첫 초대작가전으로 마련한 전시작가로 사진작가 김정수를 초대했다.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空(공), 間(간)-Exercises for Space(공간탐구)’전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空(공), 間(간)’ 연작이다.서울 종로 피맛골을 비롯해 부산 광복동과 초량의 차이나타운, 대구 서문시장, 통영 중앙시장 등의 좁은 골목길에 늘어선 건물들을 앙각(仰角)으로 촬영한 사진의 일부를 잘라낸 다음, 그 이미지들을 다시 옆으로 이어 붙여서 공간에 대한 기존 인식을 넓혀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도록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들에서 기억의 재현과 동시에 중세 이후 우리의 세계관을 지배해온 원근법적 사고를 해체시키고 자유로운 다원적 시점을 회복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잘려진 시공간을 다시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인위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출현한 불가능한 공간은 보는 사람의 지각을 혼란에 빠트리고, 현실에 대한 안정된 인식체계의 기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그가 차용하는 딥틱(서로 비슷하거나 의미 있는 두 장의 사진을 병치시키는 기법)이나 트립틱(삼면부조) 같은 표현양식에서 분절(分節)된 이미지들은 독립된 요소로서 분할되지 않고 통일된 전체를 만들어낸다. 현실 대상을 단편(facet)으로 분리해 확고한 조형 의지로 재구축한 그의 작품은 우리의 지금까지의 ‘세계를 바라보는’ 안정된 인지의 체계를 교란시킨다. 무수한 소실점을 갖는 그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우리의 시선은 중심을 잃고 방황한다. 다시점에 의한 그의 다면체 구조는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원근법적 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현기증과도 같은 원초적인 감각을 유발시키는 것이다.김승곤 사진평론가는 “그의 작품은 무수한 소실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와 허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지고 오늘의 우리에게 마치 그리스의 스핑크스처럼 현대라고 하는 공간에 대한 난해한 수수께기를 던진다”고 평했다.김정수 작가는 일본 오사카예술대 및 동 대학원에서 각각 사진과 예술학을 전공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1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미국, 중국, 대만 등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도 참여했다. 현재 대구예술대 사진영상미디어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7

신중년 삶 이야기 ‘연극으로’

(재)포항문화재단은 신중년 세대를 위한 ‘2022 경북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지원사업’의 참가자를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모집한다.‘2022 경북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하는 사업으로, 생애전환기를 맞은 신중년 세대에게 삶을 재해석하는 경험 제공을 통해 주체적인 문화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포항문화재단에서는 신중년과 예술가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연극을 제작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중년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연극화 과정을 거치는 1차 교육과 연극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과 장면을 연습하는 2차 교육으로 나뉜다.교육의 결과 만들어지는 창작극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와‘2022 경북문화예술축제’에서 실현하게 된다. 교육 일정은 7월 27일부터 10월 29일까지 16회차로 진행된다. 모집대상은 포항시 및 경북도에 거주하는 신중년 세대(만 50∼69세)다. 지원자격은 새로움과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중년이라면 문화예술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신청 방법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ksm0421@phcf.or.kr) 또는 방문 제출하면 된다. 신청자는 면접을 통해 최종 선정할 예정이며, 선정된 참가자의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윤희정기자

2022-06-26

“갈라진 우리 마음들이 정화되는 시간됐으면”

“사람들이 내 그림을 통해 사고의 폭을 확장할 수 있고, 삶을 살아가는 시각을 새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송상헌(54) 작가는 자신의 작가 인생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화가의 화풍 중에 송 작가는 통속적 방식의 묘사를 넘어서 자신의 감각에 적합한 상징을 탐구한 소재들을 예술의 정신성과 장식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그림을 그린다.그래서 서울 유나이티드 갤러리 초대전 이름도 ‘Integral-부서진 것들’이라고 이름 지었다.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열고 있는 송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은 전시회 이름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흩어지고, 갈라진 우리들의 마음이 정화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린 그림을 출품했다고 설명한다. 송 작가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Integral-부서진 것들’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초대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 의미가 무엇인가.△부서진 것들은 기후 위기, 코로나 창궐, 전쟁과 증오, 미움과 파괴의 한가운데 서 있으며 절대적 가치와 생명의 고귀함이 사라지고 전쟁으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소중한 문화재의 파괴를 보면 갈라지고 부서진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부서진 마음들을 조각모음 하듯 하나씩 붙이고 치유하고 연결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시절이 온다는 믿음을 뜻한다.-Integral은 무슨 말인가.△‘합치다’의 s를 길게 늘어뜨린 적분 기호이다. 즉, 전체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작은 것들이 모여 완전체를 이룬다는 뜻이다.-오늘의 우리에게 Integral은 왜 필요할까.△지금같이 황폐한 사막 한가운데서 물줄기를 찾듯,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기다리듯, 부서지고 작은 존재가치에 대한 탐구를 통해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주변 많은 사람의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고자 하는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대안이기에 이번 전시 Integral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전시회 대중의 반응이 어땠나.△평소 작가가 활동하는 방향을 봐온 대중들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를 처음 본 다른 사람들이 색감으로나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 현재의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를 눈여겨봤다고 전해온다. 작가로서 많은 응원에 보람을 느꼈다.-그림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했나.△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직접 스케치북을 만들어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보이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포항제철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 세상에 지쳐있고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진학에 대한 열망이 점점 사라져 갈 때 마음속 잠자고 있던 열정이 되살아나 슬럼프를 극복하고 난 다음 본격적으로 미술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그렇게 열심히 한 이유가 무엇인가.△항상 “아빠는 부재중”으로 자라온 두 딸과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서 작업에 매진했다.-자신의 그림은 어떤 화풍인가.△오브제를 이용한 콜라주, 공간의 채움과 비움, 색채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한다.-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나.△광목천을 조각내 붙이거나 한지를 조각내 콜라주하여 화면을 구성하고 다른 색으로 여러 번 반복적으로 덧칠한다. 그리고 기존 화면에 만들어진 이미지나 색상을 덮어서 지우거나 흐릿해지거나 일부만 남기거나 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송 작가는 한지를 사용해 콜라주 작업한 작품이 많은데 왜 그런 작품을 하나.△결론적으로는 오래된 습관이다. 조각난 것들을 화면에 붙이거나 광목천을 붙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사포로 여러 번 갈아내거나 다시 덧입히거나 하는 방식으로 화강암의 표면으로 거친 마티에르를 만들어서 표현해 오던 방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사람들이 송 작가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나.△작업에 있어서 만큼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이고, 바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아마도 그림을 그릴 때 고뇌하고 파고드는, 그 지치지 않는 열정을 알아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요즈음은 주로 어떤 것들을 그리고 있나.△지난 작업은 청각의 시각화였다면 요즈음의 작업은 사라져가는 이미지를 조형화하거나 기억된 형상이 부서지고 조각나고 흐릿해지는 이미지를 조형화하여 빛의 시각화를 표현하고자 하고 있다. 즉, 우리의 자개 공예나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이 무한한 생명력을 느끼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의 방향이 있나.△포항의 풍경, 이야기와 역사가 있는 오래된 건축물을 모티브로 한 연작 시리즈를 작품화하여 포항 지역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향수를 느끼게 하고 싶다.-화가로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나.△작가로서 외롭게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6

신라 천년 예술, 과거∼현재∼미래 여행

신라 천년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좀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실감형 체험 전시가 열리고 있다.(재)경주문화재단은 실감 미디어아트 체험전‘The 경주 : The Chronicles of Gyeongju(경주연대기)’상설전시를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스페이스에서 개최하고 있다.‘The 경주 : The Chronicles of Gyeongju(경주연대기)’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 조성’ 사업에 선정돼 실감콘텐츠 체험존을 조성해서 기획한 전시다.전시는 미디어아트를 통해서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한다. 관람객들은 과거 경주 선조들의 예술적 염원이 담긴 ‘예술혼’과 함께 경주 예술의 시간여행을 함께 떠나며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경주 8색(적·홍·황·녹·청·자·금·흑)’과 경주 예술의 탄생을 상징하는 8개의 알이 있는 공간에서는 ‘8개의 알’이 연주하는 경주의 색으로 과거를 경험할 수 있다. 알천미술관 소장품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이머시브(관객참여형) 공간에서는 경주 예술의 현재를 느낄 수 있다. 경주의 미래를 상징하는 키네틱아트 공간에서는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동물에 채색해서 상상의 숲으로 직접 전송할 수 있다.전시에 활용된 알천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미디어아트로 개발된 작품은 구미라, 김남표, 김락현, 김호연, 박대성, 박성표, 서지연, 손수민, 송해용, 안성호, 최한규 등 작가 11명의 작품 12점이다.체험 공간에 등장하는 동물도안은 김남표, 김정자, 김호연, 서지연, 이희재, 조금진 등 작가 6명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삼았다.이번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까지 연장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1

렌즈에 담는 아름다움 ‘포항국제사진제’

(재)포항문화재단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문화도시 포항만의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을 통해 전시하는 포항국제사진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에 개최될 포항국제사진제는 국내 정상급 사진가부터 해외 유명 사진가들이 포항의 아름다움을 직접 사진으로 담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제문화교류를 증진 시키고 환동해 거점도시의 특성을 활용해 인근 국가 및 도시 전시 연계 및 순환 형태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제의 구성으로는 ‘Sustainable City(지속가능한 도시)’라는 주제로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시선으로 본 포항의 모습을 담은 ‘주제전’과 포항의 문화와 시민의 삶, 2000년대 포항의 모습, 영상 및 드론으로 표현한 포항 등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 마지막으로 지역 기반 청소년 스마트폰 사진을 출품받는 ‘청소년전’, 2000년 이전 옛 사진들을 받아서 구성되는 ‘옛 사진전’ 등이 있다.이번 사진전은 새롭게 건립된 포항문화예술팩토리 개관 기념으로 올해 10월부터 포항문화예술팩토리 4층 갤러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도시 포항은 무궁한 아름다움이 잠재되어 있는 도시”라며“이번 사진제를 통해 포항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고 시민들이 지역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세부 일정 및 자세한 공모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포항국제사진제 홈페이지(www.piff.world)를 통해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추가 문의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축제운영팀 사무국(054-289-7852)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

국내 유명화랑과 관객이 직접 만나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하는 새로운 미술거래방식을 개척해 나갈 ‘아트페어 대구 2022(Art Fair International DAEGU 2022)’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대구엑스코 서관 1,2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아트페어는 세계현대미술을 주도하는 국내·외 주요작가 500여 명의 작품 5천여 점을 선보인다. 서울과 경기 등 전국의 대표화랑 100여 곳이 참가해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행사로 각 지역 작가들의 특색 있는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아트페어 대구 2022’는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June, I’m going to art shopping)’라는 슬로건으로 코로나19 엔데믹에 발맞춰 작품으로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고 작품의 해석에 따라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자 한다.참여하는 국내주요화랑에서는 알렉스 카츠, 데이비드 걸스타인, 데미안 허스트, 베르나르 뷔페 등 해외작가와 김창열, 이우환, 최병소, 김동유, 윤병락 등 국내 주요작품들을 선보인다. 최근 국내 블루칩 작가인 김찬주, 정우범, 최성환, 장기영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특히 이번 아트페어 대구에서 눈여겨 볼만한 작가로 ‘맨션나인’을 통해 참가하는 지현정 작가와 이예린 작가다. 길게 땋은 머리, 밧줄, 우물, 기묘한 방 등을 콰슈 기법으로 그려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지현정 작가는 주로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뉴욕 컬렉터와 미술관 디렉터가 뽑은 작가 7인에 선정되기도 했다.지난해 NFT아티스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예린 작가는 디지털아트로 한껏 주목받고 있다. 맨션나인과 신세계에서 아티스트콜라보 스폐셜 에디션 라이브방송에서 미술애호가들에게 굉장한 호응을 이끌어 낸 신예작가다.특별전 부스에는 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 이규경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트페어 대구 조명결 대표는 “미술시장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가상 화폐에 이어 MZ세대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미술시장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공하며, 세계적인 작품과 MZ세대의 다양하고, 신선한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입장료는 일반 1만2천원, 학생 8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 관람 시 현장구매 가능하다. 전시관람 및 자세한 사항은 아트페어 대구 홈페이지(www.artfairdaegu.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석재 서병오 특별전

대구 출신의 근대 한국서화계의 거목 석재 서병오(1862~1936) 문인화가를 현창하는 석재기념사업회는 교남시서화회 결성 100주년을 맞아 그 두 번째 시리즈 ‘Works of metaphor, 석재’ 특별전을 개최한다.오는 25일부터 8월 21일까지 칠곡 가산 수피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천재 서화가 서병오 선생을 오마쥬하는 취지로 ‘은유된 이미지의 작업’으로 기획됐다.김진혁(평면회화), 노창환(입체설치), 방준호(입체설치), 정익현(평면회화, 입체), 정태경(평면회화) 작가 등 5명이 전시회에 초대됐다. 이들 작가들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개성 있는 작업으로 국내외에 활발하게 역량을 펼치는 40대 후반부터 60대 후반의 중진작가들이다.이번 기획전에는 서병오 서화가를 현대적 미술로서 은유하고 환원시킨 평면회화와 입체설치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오랫동안 ‘오리엔탈’시리즈로 미술계에 주목을 받아온 김진혁 작가는 최근에 서병오의 작품을 모티브로 암유시킨 입체작업과 평면작업을 수회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는 동양미술의 본질인 서예의 획과 먹빛을 텍스트로 한 개성 있는 사의적 현대 추상작업 13점을 발표한다.노창환 조각가는 그동안 사회성을 시사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의 ‘구름’시리즈는 자유로운 염원을 담은 작가정신의 조형표현물이다. 대형작업인 ‘유혹’은 욕망이라는 부질없는 현대인의 의식을 꼬집는 상징 언어로 나타내고 있다. 대형 입체작업과 서병오를 현창하는 작업 등 10여점이 전시된다.달성현대미술제 감독을 역임한 방준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돌과 나무를 재료로 한 6m 높이의 대형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동안 ‘바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형상을 휘어지는 나무의 매스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는 연장선상으로 숭고한 작가 의지가 담긴 이야기의 작품 10여점을 설치한다. 현대한국화 정익현 작가는 최근 일본과 미국에서의 개인전을 열어 동양정신이 담긴 추상표현주의의 미술을 선보였다. 작가 내면의 깊은 심연을 찾아 빛과 채색이 만나는 입체와 회화는 동양의 수묵화가 가진 또 다른 현대적 계승과 확장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선보인다.부산 출신으로 대구에서 40여 년간 왕성하게 활동한 정태경 현대미술가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를 이끌면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열정의 작업을 보여주는 신표현주의 작가다. 일격의 문인화 정신과 뉴페인팅의 신구상적 회화의 대표주자로 그동안 30여회의 개인전을 발표해 지역대표작가로 위상을 가졌다.이번 전시에 서병오를 오마쥬한 채색드로잉 20여 점을 발표한다.전시회 개막 날인 25일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5인의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며 100년 전의 석재 서병오 수묵화의 가치가 미래에 가지는 또 다른 현대미술로서의 확장을 발표한다. 전시기간 동안 ‘스토리가 있는 체험미술실기’로 관람객이 직접 석재 서병오의 대나무 그림과 난초 그림 등을 따라 그리고 소품의 병풍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한국 1세대 철 조각 선구자 송영수 展

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18일 로비에서 ‘2022년 중반기 전시 개막식’ 및 ‘제18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중반기 전시는 스틸아트미술관으로서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미술 발전을 위한 전시들로 기획됐다.특히, 추상 철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를 조망하는 ‘송영수: 영원한 인간’은 철 조각의 원류를 살펴보고 그 예술적 가치를 정립하고자 마련됐다. 송영수(1930∼1970)는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철 용접 조각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1세대 추상 조각가로, 이번 전시는 4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송영수의 생애를 따라 그 예술적 자취를 살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이외에도 제17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심윤의 개인전 ‘모두의 심연’과 포항미술의 초석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구상주의 대표작가인 장두건(1918∼2015)의 깊고 풍부한 예술세계를 공유하고자 기획된 교육 체험전 ‘장두건의 정물화’를 선보인다.개막식은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고(故) 송영수 작가의 유가족과 그의 사위 오세훈 서울시장,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손혜경 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한국 1세대 철 용접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 전시를 개최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를 위해 기꺼이 작품을 내어주신 유가족과 개인 소장자 그리고 기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이어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인 심윤과 손혜경 작가에게도 축하를 전하며, 앞으로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중반기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관람 문의는 시립미술관(☎270-4700)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9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과정”

이경진 사진작가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과정입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벅찰 만큼 소중한 일이죠.”이경진(43·포항시 북구 흥해읍) 사진작가. 그녀는 사진작가로 살아온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시대 여성이 가지고 있는 상실과 혼돈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사진 모임 ‘베란다’를 통해 즐겁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자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사진예술 활동으로 풀어간다. 지난 18일 이경진 사진작가를 만나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사진작가가 된 계기는.△사진 작업으로 나 자신과 주변 일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주부이면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사회인이자 사진가다. 사진예술 활동을 통해 일상에서의 상실과 혼돈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활동 중인 사진 모임 ‘베란다 2022’를 소개한다면.△사진을 배우고 싶은 여자 셋과 사진을 가르쳐주고 싶은, 엄마이면서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자 한 명이 모였다. 한달에 한번 사진스터디를 하고 한번은 게스트를 초대해 사진적 소통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모임의 목적은 사진을 통한 내면의 성장이다. 베란다 2022는 거창하지도 않으며, 포부가 방대하지도 않다. 사진예술의 진정한 매력을 일상과 삶에 접목할 뿐이다.-사진을 하게 된 동기는?△대부분의 대한민국 여성들이 그러하듯 결혼 후 가족 위주의 삶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한 과정으로 선택했던 것이 바로 사진과 독서였다. 사진 작업을 진지하게 하면 할수록 독서는 중요한 과정이 되어버린 듯하다. 함께 사진 작업을 하던 친구의 소개로 사진공간 ‘비움’이라는 사진 모임에 들게 되었고, 사진을 찍는 행위에 대한 의미에 관심이 늘었다. 추구하는 사진 작업에도 근접해지는 듯했고 깊이도 깊어져 가는 듯하다.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그 무엇 자체가 항상 긴장하게 하고 노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사진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대부분의 사진 작가들에게 사진의 의미는 유동적일 것이다. 지금 당장 나에게 사진 작업의 의미는 ‘사람이 왜 살아야 하나?’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 상호 간의 이상적인 관계란 어떤 것인가?’라는 인문학적 의미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보이는 것 너머의 의미를 찾아 나 자신과 연결하고 그로 인해 나를 드러내어 표출하는 수단이 사진이다. 나와 다른 그 무엇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나의 내면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신뢰하는 것이 사진이다. 더 나아가 다른 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선한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공동체에 돌려주는 것이 사진이다.-사진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는지.△나의 언어에서 나는 사진적 언어 하나를 더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사진적 언어를 배우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사진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알아차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과정 안에서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충분히 느낀다.-본인이 지향하는 사진 작업은.△일상의 공간과 사물을 주로 작업한다. 공간과 사물을 대하면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대상이 되는 사물은 분명 인간의 어떠한 물리적인 반응이 함께했고, 그 공간은 인간의 심상적 흔적이 함께 묻어 있다. 일상의 공간과 사물은 나의 사유와 만나 수많은 이야기가 되고 때론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카메라를 이용해 만든 그림 같은 사진 작업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카메라를 붓과 물감처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인식하고 사용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대상을 그때그때 촬영하고 디지털 후보정하는 섬세한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심상의 변화를 추상으로 이미지화하거나, 몽환적인 느낌으로 이미지화한다. 내 작품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낯설면서도 익숙하다.-앞으로의 계획은.△내가 속해 있는 사진 모임인 사진공간 ‘비움’을 통해 사진예술의 매력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 그리고 사진 모임 베란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많은 지인이 사진예술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즐거운 인생 여정이 되도록 돕고 싶다. 진행 중인 개인 사진 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방식의 개인전을 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9

‘3㎝ 금박’에 ‘0.04㎜ 붓질’ 신의 솜씨로 그린 꽃과 새

종이처럼 얇게 편 손가락 두 마디 크기 금박에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정도 되는 매우 가느다란 선을 무수히 그어 새 한 쌍과 만개한 꽃들을 표현한 정교하고 섬세한 신라 유물이 공개됐다.육안으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해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문양을 살필 수 있는 이유물은 현대 장인도 쉽게 제작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양에는 서역과 교류 흔적이 있어 금속공예는 물론 회화사와 문화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 공개회를 열어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8세기 신라 ‘화조도’(花鳥圖) 금박 유물을 선보였다.실제로 금박 유물을 살펴보니 문양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100원짜리 동전 크기와 비슷한 유물에는 생채기 같은 선들만 언뜻 비쳤다.문양은 10∼50배로 확대할 수있는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비로소 또렷하게 드러났다.2점으로 구성된 유물 출토 지점은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이다. 한 점은 건물터와 담장터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한 점은 회랑 건물터에서 확인됐다.두 지점 사이 거리는 약 20m이며, 유물들은 발견 당시 원래 형체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다.어창선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처음 수습했을 때는 팥알처럼 작고 진흙이 묻어 있어서 문양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보존처리를 통해 두 유물이 하나의 개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다양한 연구 작업을 거쳐 성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금박 유물은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다. 순도 99.99%의 순금 0.3g이 사용됐다. 그림을 그린 선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인 0.08㎜보다 얇은 0.05㎜ 이하로 조사됐다. 이보다 미세한 그림이 있는 유물은 국내에 없다고 조사단은 강조했다.사다리꼴 단면에 좌우 대칭으로 새 두 마리를 배치했고, 중앙부와 새 주변에는 단화(團華) 문양을 철필(鐵筆·끝부분이 철로 된 펜) 같은 도구로 빼곡하게 새겼다.단화는 꽃을 위에서 본 듯한 문양으로, 상상의 꽃이다.조사단은 “새 문양은 멧비둘기로 짐작된다”며 “단화는 경주 구황동 원지의 금동제 경통장식, 황룡사 서편 절터에서 출토된 금동제 봉황장식 등에도 있는 통일신라시대 장식 문양”이라고 짚었다.조각 기법과 문양을 바탕으로 유물을 ‘선각단화쌍조문금박’(線刻團華雙鳥文金箔)으로 명명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문양에서 서역 문화가 신라화한 양상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신라 금박 유물은 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열리는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전시를 통해 볼 수 있다. 연구소 누리집에 접속하면 온라인으로도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2-06-16

‘차이’의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마지막 유고집

해체주의 철학의 대표자라 할 ‘차이’의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의 마지막 유고집 ‘들뢰즈 다양체(Lettres et Autres Textes)’(갈무리)가 번역·출간됐다.책은 질 들뢰즈 서거 20주년을 기리며 프랑스에서 2015년 출판된 그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유고집이다.이 책에는 동시대를 살아갔던 미셸 푸코,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프랑수아 샤틀레, 클레망 로세 등에게 보낸 편지가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펠릭스 과타리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 편지들은 정치철학서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공동 작업에 대한 대체 불가능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이후의 편지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서 그의 작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준다. 이 책에는 또한 미출간됐거나 지금까지 구하기 힘들었던 들뢰즈의 글들도 포함돼 있다. 들뢰즈 청년기의 글 몇 편, 독특한 그림 몇 점, 그리고 ‘안티 오이디푸스’에 대해 1973년 레이몽 벨루가 들뢰즈, 과타리와 장시간 나눴던 인터뷰가 실려 있다.갈무리 측은 “편지를 보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들뢰즈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다”며 “이 책은 들뢰즈 철학을 시작할 수 있는 훌륭한 진입로가 되어 줄 것”이라고 했다. /윤희정기자

2022-06-16

“文정권의 사학 규제와 간섭, 도를 넘어”

신간 ‘문재인 정권의 사학 죽이기’(글마당)는 현직 사학법인 이사장인 저자 홍택정 씨가 문재인 정부가 172명의 거대 야당을 앞세워 백년대계인 교육을 어떻게 말살하고 있는지 전 국민에게 고발한 책이다. 사립경북법인협의회 회장과 국사문제연구소 이사로 활동 중인 홍 씨는 지금 사학에는 등록금 책정권에서부터 학생 모집권, 교과 편성권, 교사 채용권 등이 사라지고 없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국가가 주도하는 획일적인 교육정책, 평준화라는 이름 아래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이란 헛구호라고 지적한다.홍 씨는 지난 2017년 전국 5천566곳의 중·고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계기로 전교조를 비롯한 민노총, 민변, 정의당, 일부 진보성향의 학부모회 등 전국에서 몰려든 좌파·진보 교육, 시민단체 세력들의 총공격을 받는 신(新)대한민국 역사전쟁 현장에서 당당하게 맞섰던 주인공이다. 그는 마치 거대한 골리앗 앞에 물맷돌을 든 용감한 소년 다윗이었다.그는 △사학의 사명감 △사학의 가치와 현실 △경북형 사립학교 교사임용 공동전형 △개혁의 필요성 △교육정책 제안 △대학입시의 수시·정시전형 적정 선발비율에 대하여 등 5개의 장으로 나눠 사학에 대한 견해를 담아냈다.저자는 정치권과 교육부의 사학에 대한 규제와 간섭이 도를 넘어 사학 말살 정책에 혈안이 됐다고 주장한다. 사학 대표는 한 명도 없는 국가 교육위원회의 신설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 이 나라 초중고 교육의 절반이 사학일진대, 위원으로 참여가 없다는 일방적 주행은 부당함을 넘어선 수준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책에는 ‘학생인권 폐기하자’(조전혁·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회 위원장), ‘대국민 호소문’(박선영·21세기 교육포럼 대표), ‘사립학교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제언’(이경균·사학중앙회 사무총장), 부록 ‘좌파교육감에 점령된 교육의 현주소’(함진홍·창의교육연구회 회장) 등의 글도 실려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6

나의 내면, 즉 자아는 색안경이자 거울상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21세기북스)는 한국 대표 교수진이 참여한 ‘인생명강’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다. 프랑스철학회 부회장, 한국현대정신분석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는 김석 건국대 철학과 교수가 저자로 참여했다.최초의 철학자 탈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를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도대체 왜 현인들은 나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렵다고 말했을까? 나의 내면, 즉 자아는 무의식과 욕구, 욕망, 충동 그리고 나를 둘러싼 주위 환경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주변의 타자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형성된다. 결국 나를 안다는 것은 나 자신과의 관계를 포함해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를 인식하고 그 관계를 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고정관념과 선입견, 편견은 나 자신을 직시하기 힘들게 만든다. 국내 정신분석학계 권위자이자 철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 기인해서 자아를 색안경이자 거울상이라고 말한다.책은 나에 대해 질문하는 생경한 순간을 통해 관계의 문제를 풀어가는 심리 처방을 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6

어른이 되는 순간 맞은 이들의 이야기

‘어른이’라는 말이 있다. 어른이 됐지만 어른스럽지 못한 정서를 지닌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 사회에서 나이도 들고 돈도 벌고 ‘어른 구실’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스스로 어른이 됐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 세대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안겨줬기 때문일 수 있다. 그동안 부모가 너무 많은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스스로 갈등을 마주하고 해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랐든, 우리는 지금부터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그 시작은 ‘실망시킬 용기’다. 신간 ‘어른의 시간’(온워드)에는 여러 사람이 등장한다. 10대에 가장이 된 카일은 어린 동생을 뒤로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학에서 교육받기를 선택했다. 명문대를 다니던 한국인 2세 짐은 치과 의사가 되라는 어머니의 말을 어기고 여러 직업을 거쳐 회사를 경영 중이다. 이슬람교도인 이르샤드 만지는 이슬람의 반유대주의, 성차별에 대한 책을 썼다.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실망시키기’를 무릅쓴다.가까운 사람을 실망시키는 건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내게 기대를 걸고, 그게 실망으로 이어지기 쉽다.이 책의 저자 줄리 리스콧-헤임스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신입생학부 학장을 지내며 수백 명의 20대를 만났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을 포함해 어른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저마다 다른 상황과 문제에 부딪혔지만 공통점이 있다. 안정적인 진로와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주변의 기대와 자기의 욕망 사이에서, 스스로 세워둔 계획과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 사이에서 방황하고 괴로워하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러다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노하우를 배우고, 자기 삶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거듭난다.수백 명의 20대를 만나본 그는 일방적으로 조언을 건네기보다 먼저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그가 상담해준 수많은 학생, 동료, 이웃,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무엇보다 취업, 독립, 결혼, 출산처럼 성인기를 정의하는 전통적인 지표들이 오늘날에는 들어맞지 않으며, 오히려 자립, 열정, 선택한 가족 같은 새로운 개념이 진정한 성인기를 이룬다고 말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을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방법을 배우는 즐거운 과정으로 바라보는 이유다.이 책에는 현명한 직장 생활, 영리한 자산 관리, 상호보완적인 대인관계 등 인생을 살아가며 일찍 알아둘수록 좋은 팁도 빠짐없이 담겨 있다.저자는 상대의 실망이 두려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이 이끄는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원망에 사로잡혀 과거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남의 판단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어린 시절에는 나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고, 그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는다. 생의 마지막에 가까워지면 어떨까? 역시 우리는 우리를 돌봐주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저자는 그사이의 시기가 바로 온전한 어른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이 시간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필요한 팁들이 가득하다.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완벽한지에만 집중하면 도전을 꺼리게 되지만,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면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음 단계를 고민할 수 있다면 관계도 더 잘 맺을 수 있으며, 위기가 찾아왔을 때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외에도 현명한 직장 생활, 영리한 자산 관리, 충만한 관계 등 인생을 살아가며 일찍 알아둘수록 좋은 팁도 빠짐없이 담았다. 이 팁들을 실천하기 시작하면 어른이 되는 것은 가장 복잡하지만, 또한 가장 풍부하고 보람 있고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6-16

추상 철 용접 조각 선구자 ‘송영수 작가’ 조망전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오는 9월 12일까지 1, 3, 4전시실에서 한국 추상 철 용접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1930∼1970) 작가의 조망전 ‘송영수: 영원한 인간’을 열고 있다.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철 조각의 원류를 살펴보고 그 예술적 가치를 정립하고자 추진한 기획 전시회다.‘송영수: 영원한 인간’전은 송영수의 생애를 따라 그 예술적 자취를 살피며 작품을 감상하도록 마련했다. 그가 조각을 시작한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작품부터 1970년 4월 1일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제작했던 주요 작품 40여 점과 그가 항상 손에서 놓지 않았던 스케치북에 남긴 드로잉들을 총망라해 소개한다. 또한 그의 일대기와 작가 노트를 바탕으로 조형 형식의 연구내용을 시기별로 주제를 나눠 전시를 구성했다. 송영수 조각가는 한국 철조 추상 조각의 제1세대로 알려진 조각가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이 나던 1950년 서울대 미대 조형과에 입학, 한국 1세대 현대 조각가인 김종영에게서 조각을 배웠다.송씨는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 철조를 개척한 조각가로 평가된다. 그밖에 테라코타와 목조, 석조에도 관심이 깊었다.추상 조각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했던 시절, 그는 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그는 이들 재료로 새나 여성의 형상을 조형화 해 실존적 고뇌를 표현했다. 주로 철, 스테인리스 스틸 같은 금속 소재를 썼지만 물성을 뛰어넘어 인간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구성하려 했다.송영수는 1957년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로 등극하면서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다. 특히 1960년대 그가 발표한 작품들은 전후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품어내며, 추상 용접 조각의 지평을 열었다. 송영수 조각가.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더불어 조각의 공간 개념을 국내에 알리며 석고, 나무, 동판,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재료와 방식을 거침없이 활용한 작품들도 발표했다.국전 추천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낸 송 작가는 1968년 서울대 전임교수가 됐으나 2년 뒤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송영수 작가의 예술 활동은 20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치 예정이라도 한 듯이 송영수는 치열한 자기 고뇌와 조형적 탐구를 끝없이 이어가며 불멸의 작품들을 남겼다.대표 조형물로는 ‘경부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준 열사 동상’ ‘육군사관학교 화랑천 쌍사자’ 등이 있다.포항시립미술관은 오는 18일 오후 2시 1층 로비에서 송영수 작가의 사위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강덕 포항시장 등 인사를 초청해 ‘송영수: 영원한 인간’전 개막식을 갖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5

경주 ‘낭산’ 문화유산을 만나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재)성림문화재연구원과 함께 15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낭산, 도리천 가는 길’ 특별전을 공동 개최한다.이번 특별전은 신라인들이 각별하게 여긴 경주 ‘낭산’에 대해 소개하고 나아가 낭산에 분포한 다양한 문화유산을 알리며, 이것들이 가지는 의미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는 ‘낭산으로의 초대’(프롤로그), Ⅰ부 ‘신들이 노닐던 세계’, Ⅱ부 ‘왕들이 잠든 세상’, Ⅲ부 ‘소망과 포용의 공간’ ,‘전시를 마치며’(에필로그) 등 5개의 주제로 구성했다.먼저 ‘낭산으로의 초대’(프롤로그)는 경주 분지에서 낭산의 위치와 낭산에 분포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Ⅰ부 ‘신들이 노닐던 세계’에서는 사천왕사와 전(傳) 황복사 등 낭산의 사찰에서 다양한 신장상(神將像·사찰이나 부처를 수호하기 위해 갑옷을 입고 칼이나 창을 들어 무장한 신상)이 만들어진 배경을 소개한다. 토착 신앙의 성지였던 낭산이 신장상의 조성 등을 통해 불교라는 새로운 사상의 공간으로 변하긴 했지만, 신성한 공간이라는 인식과 국가를 지켜준다는 상징성만큼은 변함없이 이어진 배경을 담았다.Ⅱ부 ‘왕들이 잠든 세상’은 진평왕릉과 선덕여왕릉이 낭산 일원에 들어서면서 낭산 일대가 신라 왕들의 영원한 안식처로 자리매김했고, 그 과정에서 왕의 명복을 비는 사찰이 건립됐음을 소개한다. 1942년 전 황복사 삼층석탑에서 수습된 사리 장엄구는 이러한 양상을 잘 보여주는데, 국보로 지정된 금제 불상 2구를 비롯한 사리 장엄구가 세상에 나온 지 80년 만에 처음으로 일괄 전시돼 이번 특별전의 의미를 더한다. Ⅲ부 ‘소망과 포용의 공간’에서는 낭산이 국가와 왕실의 안녕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의 소망을 기원하던 공간으로 성격이 확장됐음을 소개한다.이를 위해 국립경주박물관과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능지탑 발굴품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능지탑의 원형을 짐작케 하는 벽전(7513塼·벽면이나 기단 면을 장식하는 전돌)과 상륜부 장식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한다. 아울러 일제강점기에 낭산 서쪽 자락에서 발견됐다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십일면관음보살상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약사불 좌상이 처음으로 함께 전시되는데, 현실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기도하던 신라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전시를 마치며’(에필로그)에서는 사역(寺域)의 대부분이 발굴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찰의 명칭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전 황복사의 사례를 소개하며, 낭산의 문화유산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최선주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사람들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던 경주 낭산과 그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경주 낭산의 문화유산과 그 역사 속 이야기들이 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5

가창창작스튜디오, 3년 만에 전면 개방

(재)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가창창작스튜디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입주작가의 작업실을 관람객들에게 개방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개최한다.3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오픈 스튜디오는 올해 입주한 10명의 작가들의 상반기 결과전시로 작가의 작업실에서 만나는 작품과 이야기를 선보인다.가창창작스튜디오 전관이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면 개방되며, 1층과 2층의 총 10개의 작업실에서 작가의 작업 과정과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평소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가들과의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또한 ‘촉촉 흑연 방명록’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시민에게는 생소한 매체인 비아르쿠 흑연을 활용한 방문기록을 남겨볼 수 있다.이와함께 2007년 개관 이래 16년차를 맞이하는 가창창작스튜디오의 다양한 사진 및 발간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열여섯번의 여름’도 스페이스 가창 전시실 전관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70명의 입주작가로부터 회신 받은 사진과 문장 등 총 150여개의 기록물로 구성된다. 전시 관람은 별도의 예약 없이 가능하며, 오픈 스튜디오(가창창작스튜디오, 오후 1시~6시)와 아카이브 전시(스페이스 가창, 오전 10시~오후 6시)의 장소 및 관람 시간이 다르므로 방문 전 일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전시 및 입주작가와 관련된 상세정보는 가창창작스튜디오 누리집(www.gcartstudi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5

‘물꽃 피는 바다’로 구룡포 해녀 삶 재조명

포항 구룡포 해녀들의 애환을 그린 창작 마당극이 무대에 오른다.포항향토무형유산원(대표 장임순·사진)은 오는 17일 오후 7시40분 포항 철길숲 오크정원 야외공연장에서 구룡포 해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마당극 ‘물꽃 피는 바다’를 공연한다.이번 공연은 구룡포 해녀들의 척박했던 삶과 애환, 사랑을 담아낸 마당극으로 전통 춤과 노래가 함께하고 마당극 특유의 재치와 해학을 신명나게 표현해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창작마당극 ‘물꽃 피는 바다’는 자식의 학업, 가족의 생계 등 저마다의 이유로 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던 해녀들의 고통, 삶의 보람을 보듬어 주는 내용을 담았다. 총감독은 장임순 대표가 맡았으며 백송희씨가 대본을, 이삼헌씨가 안무, 박지명씨가 작곡을 맡았다. 손영선, 엄말숙, 강영자, 최지연, 권수정, 박병준, 이삼헌씨 등 7명이 연기를 맡아 포항의 소리와 포항의 이야기를 전통 마당극 기법으로 살려 해학적이고 감동 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장임순 포항향토문화유산원 대표는 “해녀는 물질 경험으로부터 축적한 생태환경 지식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서로 협동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를 이어오는 살아있는 지역의 역사다. 이번 창작 마당극 ‘물꽃 피는 바다’초연이 경북 해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룡포 해녀들의 삶과 문화를 재조명함으로써 소멸 위기에 놓인 해녀문화의 보존·전승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 공연을 제작한 포항향토문화유산원은 2019년 포항을 기반으로 지역의 역사와 역사 인물을 사회마당극 공연으로 제작하고, 문화에 소외된 시민을 위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4

인디플러스 포항, 독립·예술영화 명작 앙코르 상영회

포항 유일 독립·예술영화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6월부터 11월까지 ‘텅빈날 프로젝트’를 개최한다. ‘텅빈날 프로젝트’는 인기 독립·예술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앙코르 상영회로, 관객이 직접 투표해서 DIY로 상영 시간표를 완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영화 프로그래밍의 기회를 관객에게 환원하는 것으로, 관객의 주체적인 선택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매년 큰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상영 후보작은 총 20편으로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개봉한 독립·예술영화 중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을 주제의 다양성을 고려해서 선정했으며, 지난 5월 18일부터 13일간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선정된 상영작은 △6월 17일 ‘쁘띠마망’△7월 22일 ‘남매의 여름밤’ △8월 19일 ‘스파이의 아내’ △9월 16일 ‘아이들은 즐겁다’△10월 21일 ‘그린 나이트’△11월 18일 ‘찬실이는 복도 많지’등이다.‘텅빈날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쁘띠마망’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칸영화제 2관왕을 차지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작품이며, 탁월한 연출과 미장센을 중점으로 관람을 추천하는 명작이다. ‘텅빈날 프로젝트’는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 상영하며, 관람료는 3천500원이다. 네이버에서 인디플러스 포항을 검색하거나 디트릭스(www.dtryx.com)에서 수수료 없이 예매할 수 있으며, 인디플러스 포항 방문 발권도 가능하다. 인디플러스 포항에서는 ‘텅빈날 프로젝트’ 외에도 새로운 정기 개봉작을 상영하며, 영화감독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GV 행사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특히 이달 말에는 25일 오후 2시 ‘윤시내가 돌아온다’, 7월 1일 오후 2시 ‘경아의 딸’등 2주 연속 GV 행사가 예정돼 있다. /윤희정기자

2022-06-14

고흐의 ‘그림 속으로 풍덩! 빠지다’

(재)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오는 25일 오후 3시 대구예술발전소 2층 전시실 앞 복도에서 6월 공연프로그램인 (사)디오오케스트라의 ‘고흐에게 보내는 편지 · 그림 속으로 풍덩! 빠지다’를 개최한다. 대구예술발전소는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공간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매월 개최되는 공연프로그램을 발전소 공간 곳곳에서 개최하고 있다.대구예술발전소 2층 전시실 앞 복도에서 펼쳐지는 ‘고흐에게 보내는 편지 - 그림 속으로 풍덩! 빠지다’는 네덜란드 출신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1888)’, ‘귀가 잘린 자화상(1889)’, ‘별이 빛나는 밤(1889)’ 등 7편의 대표작품과 시대적 배경을 실내악 연주 및 배우 정하의 해설로 풀어낸다.빈센트 반 고흐 특유의 화풍을 볼 수 있는 대표 작품들뿐만 아니라, 오페라 ‘카르멘’ 서곡, 드라마 ‘하얀거탑’ OST ‘B Rossette’,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보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곡인 ‘러빙 빈센트’OST ‘Starry Starry Night’ 등 작품을 위해 선별된 다양한 연주곡들이 더해져 관객들의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연주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연주 전담 경력뿐만 아니라 ‘월드 오케스트라 시리즈 연주’, 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등 다양한 활동 경력과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마탄의 사수’로 대상을 수상한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인 (사)디오오케스트라가 맡는다.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2층 복도에서 진행되므로 별도 사전예약 및 객석이 없는 자유 관람형태로 운영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4

맥시조 41집 출간기념회·하계세미나 개최

우리의 전통 정형시 시조를 맥으로 이어가고 있는 맥시조문학회는 지난 11일 포항시 신광면, 청하면 일대에서 ‘맥시조 41집 출간기념회 및 2022년 하계 세미나’를 가졌다. 사진청송, 경주 등지에서 모인 회원 10여 명은 흥해읍에 위치한 포항시농업기술센터 내의 장미원과 식물치유실을 둘러보고, 신광 송화타운에서 맥시조 41집 ‘저토록 환한 웃음’출간기념회와 맥시조 42집 편집계획 등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 김병래 회장은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시대를 반영하는 문학의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창작활동과 시조문학 발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신광 용연저수지 야외 테이블에서 열린 하계세미나는 맥시조 동인지 42집의 발간 일정과 작품 편수, 화보내용 게재, 시조문학 활성화 방안 등의 편집계획을 논의했다. 또한 포항문화재단과 경상북도문화재단의 주제별 공모사업에 ‘맥시조문학회 동인 시비(詩碑) 건립’ 아이템을 응모하는 등 제도적인 접근과 적극적인 기획, 추진으로 시조문학의 지평을 넓혀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한편, 맥시조문학회는 1979년 창립 이후 매년 동인지를 내는 등 회원 모두가 치열한 시정신을 바탕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문학적 소신을 갖고 시조 발전과 시조인구 저변확대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시조문학단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4

“시는 가슴 속 담아뒀던 마음 열게 해줘요”

“시는 마음을 열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시 낭송 치유는 재능이 아니라 시(詩) 자체가 가지고 있는 효과 덕분입니다. 말벗이 되어 얘길 들어주면 벽이 허물어지듯 가슴 속에 담아뒀던 얘기들을 털어놓게 됨으로써 굴레를 벗어 치유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정해란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영덕군지회 여성자립팀 과장은 장애인들의 수호천사로 알려져 있다. 정 과장은 10여 년간 영덕군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하며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고령의 고독사, 우울증, 외로움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고령 여성 장애인들에게 시 낭송을 가르쳐주고 시 낭송을 통해 심리적 자립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줬다. 여성 장애인들의 마음과 영혼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정 과장을 지난 12일 만났다.-여성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고 있는데. 주로 하는 일은 어떤 건가.△여성 장애인들의 사회적 고립은 인적자원을 포함한 사회적 자원동원에 악영향을 미친다. 교육적 욕구가 높아져 가는 시대적 흐름에 맞춘 이용자 욕구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참여자의 자존감 향상은 물론 사회성을 높이고자 문화, 복지, 예술, 고용, 인권문제 등 향후 장애인 여성 복지문제도 동일한 시각으로 접근한다. 자립실현, 인권차별철폐, 교육강화, 사회문화체험 등 다각적인 변화추구를 모색하면서 여성 장애인도 당당한 사회인으로 활동하여 지역 발전에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옹호하고 지지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시 낭송 치유 봉사에 열정을 쏟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시는 사랑이다. 시를 읽으면 성질이 급한 사람도 느긋해지게 만들고 입이 험한 사람도 곱게 만들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효과가 있다. 장애인들은 가슴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고 했다.-그동안 일하면서 힘들거나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한다면.△과정을 통해 성과가 나타났을 때, 즉 결과물이 만들어졌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2021년 전국장애인시낭송대회에서 3명이 출전을 하여 1명이 은상, 2명이 장려상 등 모두 수상한 일은 감동이고 보람이었다. 수상자들은 70대 중반의 고령이지만 심성부터 곱디고운 여인네들이었다. 노년의 자아존중감을 찾고 나로 인하여 주위가 밝아지고 가족이 행복해지고 서로의 믿음이 생기는 것을 볼 때가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장애인 시 낭송 교육은 언제 시작했나.△2019년도에 주 1회 수업으로 시작했다. 시 낭송 교육은 시의 숨결과 시인의 생각을 공감하고 감동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정서를 통한 자아실현과 나를 개발하게 할 목적이었다. 말을 더듬거나 말끝을 흐리는 등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고치고 대중 앞에서 담대한 발표력을 키워 당당함을 통해 살아 숨 쉬고 있는 ‘나’를 되돌아보며 내 속에 잠재돼있는 나를 찾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사회참여의 계기를 통해 함께 소통하고 동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 나비효과를 기대하면서 시 낭송 교육을 시작했다.-교육 이후 장애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소리 예술인 시 낭송은 귀로 듣는 곡조의 문학이며 읽고 낭송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희망을 담는 힐링의 시간이 된다. 참여의 기회를 통해 사회적 욕구 해결, 자신감 회복, 자존감 고취 등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 서로 힘을 불어 넣어주는 시간 속에서 상호신뢰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장편의 시를 외울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자부심으로 도전하는 진취적인 성향도 개인적으로 도드라졌으며, 치매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준 것 같다.-장애인들과 오랜 시간 생활하고 있는데 장애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 것 같나.△장애인복지정책이 물질에 치중돼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 아쉽다.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장애인들은 가족과의 분리와 생계의 어려움, 건강과 고독감 등으로 하루하루 무기력과 외로움으로 살아간다. 그분들의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즐겁고 행복한 노년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복지서비스 체계구축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한비야 님의 난초론 중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성을 들이라는 글이 있다. 난초를 키우는 과정에서 시간과 정성을 들인 만큼 아름다운 꽃을 얻을 수 있듯 좋은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인연이란 그냥 내버려 두어도 저절로 자라는 야생초가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한 포기 난초라고 했다. 나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고, 나의 열정이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노년의 삶에 따뜻한 햇볕이 되었으면 좋겠다. /윤희정기자

2022-06-13

대구미술관, 다티스트 ‘박창서’展

대구미술관은 14일부터 10월 3일까지 2022 다티스트(DArtist) 중견부문에 선정된 박창서(48) 작가의 개인전을 4, 5전시실에서 연다. 다티스트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중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중견작가와 원로작가를 선정해 개인전과 학술행사 및 아카이브 구축을 추진하는 대구미술관의 프로젝트다.박창서는 미술사를 소재로 삼고 미술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구축하는 후기 개념미술 경향의 작품을 시리즈로 선보여왔다. 그의 작업에는 이미지에 앞서 자주 텍스트가 등장한다. 이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예술가의 말을 작품에 소환해 현시대에 다시금 질문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위치-나-제안’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개념미술의 가능성을 대중과 소통한다.제목에서 ‘위치’는 작가가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예술적 인식이다. 작가는 “다양한 문화적, 예술사적, 장소적 맥락들이 마주치는 상황에 나 자신을 위치시키고, 그 인식의 결과물인 예술작품을 관람자에게 제안한다”고 말했다.전시는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등 30여 점의 작품을 기억과 풍경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4전시장을 아우르는 주제이자 장면은 풍경이다. 작품 ‘당신의 기억으로부터(From your Memory), 2022’는 회색 구름 이미지와 언어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은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이러한 구름을 담아내기 위해 물감 대신 아크릴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작업 방식을 선택해 생성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그날그날의 구름을 표현했다.구름 이미지와 텍스트가 공존함으로 인해 거리에 따라서 이미지가 두드러지기도 하고 텍스트가 더 잘 읽히기도 한다. 관람객은 이러한 거리감을 통해 이미지가 언어화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5전시장 주제는 ‘기억’이다. ‘나를 기억해 주세요(Remember me), 2022’는 전시장 중앙에 예배당으로 설치됐다. 예배당 중심에 놓인 스펀지 무덤과 침대에 쓰인 문장, 네온으로 만들어진 ‘Remember me’라는 문구가 시선을 끄는 이 작품은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의 말이나 개념을 가져와 그들을 기억한다.박창서는 계명대 미술대를 졸업하고,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느에서 조형예술학 석사과정을 거쳐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에식스 스튜디오, 유턴 아트스페이스, 주프랑스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지며 개념미술의 확장성과 주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3

경주 솔거미술관 ‘청년작가전’ 막올라

경주 솔거미술관이 청년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청년작가전 ‘Interlinked cause and effect : 유대하는 인과’가 지난 4일 개막해 8월 28일까지 솔거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솔거미술관 기획 1~2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장배 작가와 예술과 산업 분야에서 3D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민균 디자이너의 협업전이다.이번 전시에는 박장배 작가의 회화 15점과 박 작가의 작품을 3D그래픽화 한 김민균 디자이너의 미디어 작품 등이 선보인다.박장배 작가는 불교미술의 전통적인 화법을 수련해 다양한 회화 기법을 자신만의 회화 세계로 구축했다. 전통적인 종교화의 소재를 작가 고유의 조형언어와 감각으로 그려냄으로써 전통 불화를 동시대 예술로 확장한 작품으로 보여준다.대학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김민균 디자이너는 제품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책임디자이너로 근무하며, 제품 디자인 외에도 모션그래픽, 비주얼라이징 등 영역의 제한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이들 두 사람은 그물처럼 얽힌 상호의존적 관계를 의미하는 인과(cause and effect)와 불교 사상의 관점에서 본 ‘회복과 윤회’를 전시의 주제로 선정하고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그 결과, 종교적인 색채를 지녔으며 동시대적 조형 언어가 가미된 박장배 작가의 작품을 김민균 작가가 새로운 캔버스인 3D그래픽으로 구현해 냈다.박장배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불교의 가르침 중에서 집제에 의한 인간의 고통이 깨달음을 얻어 멸제의 영역으로 도달하는 과정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김민균 디자이너는 박장배 작가의 작품에서 생사의 이치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들을 발견하고,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자신의 작업영역으로 끌어들여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류희림 대표는 “솔거미술관이 마련한 청년작가전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작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와 고민으로 완성된 작품을 관람하며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