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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문화재단 23일 퓨전국악밴드 날다 공연

(재)포항문화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과 함께 오는 23일 오후 3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문화예술 사회공헌 ‘The Gift(더 기프트)’ 일환으로 퓨전국악밴드 날다의 ‘심청날다’ 공연을 개최한다. ‘더 기프트’는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과 한국메세나협회가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역량있는 예술단체를 발굴·지원하고 지역사회에 문화예술을 통한 힐링을 제공하고자 시작됐다. 이를 통해 지난 3년간 ‘코리아 아트빌리티 체임버’와 국악밴드 ‘AUX(억스)’를 지원해 장애인, 청년 등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단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오프라인 공연이 어렵게 되자 네이버TV 라이브 · 브이라이브(VLIVE)를 통한 온라인 공연, 음반 및 홍보 스토리북 제작 등 맞춤형 후원을 유지해왔다.올해는 최근 국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소리꾼 오단해와 박정수가 ‘더기프트’ 사업의 2기 아티스트로 선정돼 8인조 퓨전국악밴드 날다로 활동한다.‘날다’는 JTBC ‘풍류대장’에 출연해 TOP 10까지 오르며 대중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소리꾼 오단해와 ‘2020 신진국악실험무대’에서 창의적인 무대로 주목받은 소리꾼 박정수로 구성돼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퓨전국악밴드 날다가 무대에 올라 판소리 ‘심청가’의 주요 대목 및 장면들에 펑키한 디스코와 팝, 국악을 결합해 삶의 희로애락을 닮은 새로운 형태의 퓨전 국악극 ‘심청날다’를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전석 무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20

“저의 꽃 작품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 전해지길”

서양화가 이경아.독창적인 화풍으로 꽃을 그리고 있는 여류 서양화가 이경아 작가가 오는 25∼29일 대구은행 본점 1층 DGB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대구를 중심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크기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이 작가는 남다른 심미관,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일찍부터 ‘순수’를 상징하는 꽃을 주제로 작업해 왔다.그녀의 작품세계에는 ‘꽃’의 단순한 외형만 묘사하는게 아니라, 꽃의 형상 뒤에 감춰진 생명의 근원에 초점을 맞추고 이미지를 재해석하며 대상의 심연에 접근하고 있다.이 작가의 ‘꽃’ 그림에는 깊은 사유의 편린이자 미학적 탐구의 결과물이 녹아있으며 오랜시간 내면에 침잠된 무의식의 발로를 상징한다는 평가다.또 이 작가의 작품에는 붓 자국을 최대한 남기지 않는 섬세한 터치로 자연스러운 물체의 질감을 극대화하는 매력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작품을 감상하면 접사 촬영한 사진 같은 정적인 분위기가, 한편으로는 오브제의 보이지 않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어 자연스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이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비롯한 중국문화원갤러리 개관전, 심상전(心像展) 정기전, 수성못 1997 빠리 갤러리 전시회, 아트페어, 온라인 갤러리 등 수차례의 단체전 등을 통해 활발한 전시회를 이어왔다.이경아 화가는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꽃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을 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전시회 기간 동안 작가와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돼 있어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2-07-20

포항 여름밤 재즈로 물든다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황홀한 재즈의 선율이 아름다운 포항의 한여름 밤을 물들인다”포항CBS는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2022 썸머 재즈 콘서트-말로, 송창식을 노래하다’를 개최한다.올해 행사에는 재즈 디바·스캣의 여왕 말로와 기타 속주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박주원, 재즈 보컬 이대원 등 한국 최고의 재즈 연주자들이 출연해 재즈의 아름답고 황홀한 선율을 관객에게 들려준다.말로는 깊은 성음과 감성적인 음색을 통해 한국적 재즈의 새 지평을 연 재즈 보컬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았고, 재즈 명문 버클리 음대를 졸업했다. ‘벚꽃 지다’ ‘지금, 너에게’ ‘말로 싱즈 배호’ ‘송창식 송북’ 등 총 8장의 앨범을 발표했다.이중 지난 2020년 송창식의 곡들을 재즈로 전면 재해석한 더블 앨범 ‘송창식 송북’은 2021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 음반 부문을 수상했다.이번 공연에선 ‘송창식 송북’ 수록곡 외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재즈 스탠더드를 들려줄 계획이다. 특히 BTS의 히트곡 ‘Dynamite’를 재즈로 재해석해 선보일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말로는 최근 한 인터넷 방송에서 ‘Dynamite’를 불러 화제가 된 바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왜불러’, ‘고래사냥’, ‘가나다라’등 ‘송창식 송북’에 수록된 송창식 명곡을 비롯해 ‘I return to music’, ‘Lawns’, ‘Too close for comfort’ ‘러브픽션’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음악적 장관을 선사할 것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7-20

대구문화재단 예술인 멘토링 프로그램 개최

(재)대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승익)은 오는 8월, 9월, 11월 3회에 걸쳐 지역 내 예술분야 종사자들의 역량강화와 예비예술인의 동기부여를 위한 토크 콘서트 형식의 ‘2022 예술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최한다.예술인 멘토링은 각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들을 멘토로 초빙해 풍부한 경험과 실무지식을 공유하며 이를 통해 지역 내 예술분야 종사자들의 예술적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3회차로 운영되며 오는 8월 4일 1회차를 시작으로 9월 1일, 11월 9일 대구예술발전소 수창홀에서 각각 진행된다.1회차 멘토를 맡은 이선철 (주)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이사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최고 전문가로 김덕수패 사물놀이 사무국장, 용인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국내 문화예술 정책 관련 자문과 참여 등으로 많이 알려진 전문가이다. 특히 평창 지역의 폐교를 개조해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문화 기반 청년창업 전략과 사례에 대한 멘토링을 제공한다.2회차 멘토인 백기영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경기문화재단 북부사무소장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시 공공미술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업에 종사하며 겪은 사례를 중심으로, 전시기획 및 시각예술 분야 예술가들에게 현장중심의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멘토링 강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3회차 멘토인 유재헌 (주)유잠스튜디오 대표이사는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빅뱅, 트와이스 등의 월드투어 무대를 디자인했으며 이외에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인천 아시안 게임 개·폐회식 무대를 연출한 최정상급 아트디렉터이다. 참여자들에게 무대디자인과 관련된 풍부한 경험과 실무지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2-07-19

음악극 ‘지혜로운 전래동화 이야기’ 30일 공연

아트그룹 AMuse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전래동화 이야기 공연 ‘지혜로운 전래동화 이야기’가 오는 30일 오후 3시 대구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펼쳐진다.아트그룹 Amuse는 다른 장르의 예술과 만남을 통해 예술을 통합하고 소통을 꾀하고자 모인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공연예술기획,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기획·제작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문화예술강좌와 살롱 콘서트를 진행하며 시민들이 클래식 음악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엔 아트그룹 AMuse의 산하단체 AMuse 앙상블이 출연해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음악극을 선보인다.AMuse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전래동화 이야기’는 오랜 기간 이어진 팬데믹으로 지친 어린이, 가족, 시민들과 함께 즐겁게 음악으로 힐링 되는 시간을 가지고자 기획한 음악극이다.삶의 지혜와 해학이 담겨 있는 전래동화 중 ‘힘센 농부’ ‘나무 그늘을 산 총각’ ‘꼬리가 얼어붙은 호랑이’ 세 편을 간단한 음악극으로 구성했다. 목관악기, 현악기, 타악기가 어우러진 악기 편성으로 다양한 음악의 앙상블을 느끼며 음악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고, 해설과 영상이 함께 어우러져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윤희정기자

2022-07-19

“파랑새와 함께 행복을 찾아 떠나요”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에…. ‘희망과 행복의 대명사’ ‘파랑새’연극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포항시립연극단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제186회 정기공연으로 ‘파랑새’(모리스 마테를링크 작·김세일 연출)를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올린다.벨기에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이 원작인 이 작품은 1908년 러시아 연극계의 거장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가 연극으로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둔 뒤부터 지금까지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만들어져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인간 세상의 빛과 어둠,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진실과 거짓,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행복이란 이름의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틸틸과 미틸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연극이다.이번 공연의 객원 연출인 김세일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인기 연출자다. 침묵극으로 유명한 ‘물의 정거장’(오오타 쇼우고 작)을 부산(2019년)과 후쿠오카(2021년)에서 연출해 각광을 받았으며 오는 10월에는 폴란드에서의 초청공연을 앞두고 있다. 배우의 존재성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극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차원을 겹쳐가는 형태의 연출을 특징으로 한다.김세일 연출은 “포항시립연극단 배우들의 개성이 한껏 도드라진 ‘파랑새’를 선보이고자 한다”며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개성과 매력을 가진 배우들의 연극적 상상과 놀이를 통해서 틸틸과 미틸에 더불어 관객 여러분들을 행복 찾기의 여행길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주인공들이 여행하는 극 속의 세계와 배우들이 극을 만들어 가는 현실의 세계가 교차하는 무대장치를 통해 ‘행복은 일상속 내 곁에 있다’라는 주제를 머리로 이해하는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공연 시간 21·22일 오후 7시, 23·24일 오후 4시. 입장료는 전석 5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장애인·경로 우대는 3천원이다. 입장권 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www.ticketlink.co.kr에서 구매 가능하고 당일 현장예매도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9

대구시립합창단, 희망을 연주한다

대구시립합창단 제158회 정기연주회가 21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민인기 강릉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객원 지휘하는 이번 연주회는 ‘7월에 다시 피는 희망의 꽃’을 주제로, 우리 일상이 피어나는 꽃처럼 다시 제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는 뜻을 담아 희망과 평화 메시지가 있는 곡들을 선보인다.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눠 연주된다.1부에서는 윤학준의 ‘진달래꽃’, 전경숙의 ‘다시 피는 꽃’, 이현철의 ‘산유화’꽃을 주제로 한 3개의 한국 가곡을 연주, 공연의 서막을 알린다. 이어 ‘새로운 시대 다시 시작하는 희망을 위한 평화의 노래’에서 ‘Peace, I give to you’, ‘Dona nobis pacem(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를 들려준다.‘Peace, I give to you’ 곡에서는 대구시립합창단과 테너 색소폰 남현욱, 일렉베이스 윤태원, 드럼 최권호가 함께 하모니를 보이며 곡을 풍성하게 장식한다.이어진 ‘삶의 믿음 그리고 변화’ 무대에서는 김효근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I Believe’, ‘I’ll make the difference’를 연주한다. 대중가요와 팝의 무대로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을 합창으로 듣는 무대이다.2부에서는 ‘현대 한국합창’에서 ‘아리랑’, ‘목도소리’를 들려준다. 이어 ‘오페라 아리아를 합창으로’의 무대로, 이탈리아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과 ‘투란도트’ 중 ‘무제타의 왈츠’, ‘공주는 잠못 이루고’를 연주한다.끝으로 ‘즐거운 합창’을 주제로 ‘걱정말아요 그대’, ‘깊은 밤을 날아서’, ‘말하는대로’,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를 일렉베이스 윤태원과 드럼 최권호와 함께 장식한다. 남자은, 홍선영이 피아노 연주를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9

대구시향 ‘대학생 협주곡의 밤’ 협연자 공모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0월 28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 예정인 ‘제21회 대학생 협주곡의 밤’의 협연자를 공개 모집한다.모집 대상은 대구·경북지역 소재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대학원생이나 휴학생, 2019년 1월 1일 이후 대구시향 ‘대학생 협주곡의 밤’에 출연한 이력이 있는 자는 제외된다. 모집 부문은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피아노 △하프이며, 모든 응시 분야에서 듀엣이나 트리오도 가능하다.올해부터는 실기전형을 심도 있게 평가하기 위해 1차 비디오 전형을 거쳐 2차 실기전형을 한다. 응시자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수 있는 자유곡 1곡의 전 악장을 악장별로 연주하고, 이를 촬영한 동영상 파일과 제출서류를 이메일에 첨부해 오는 8월 1일부터 3일까지 온라인 접수처(dsooffice1964@naver.com)로 보내면 된다. 구비서류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에서 받을 수 있다. 원서접수 후에는 접수 처리 결과가 이메일로 회신 된다.1차 비디오 전형 합격자는 8월 10일 발표할 예정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2차 실기전형은 8월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진행된다. 2차 실기전형 응시 때는 반드시 개인 반주자를 동반해야 한다. 2차 실기전형의 예비 소집 및 전형 시간 등 자세한 일정은 1차 합격자에게 개별 통지할 계획이다. 최종 합격자는 8월 25일 발표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시향으로 문의하거나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2-07-18

시인 이경록의 불꽃 같았던 삶 돌아본다

경주가 낳은 천재 요절 시인 이경록(1948∼1977)을 기리는 문학 특강이 열린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이경록 재조명 문학특강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이경록 시의 재조명’을 주제로 열리는 이날 특강은 정호승 시인과 한숙향 문학박사가 초청돼 짧은 생애, 불꽃처럼 시를 피워 올린 이경록 시인의 문학과 생애를 돌아본다.이경록의 절친이었던 시인 정호승은 ‘경록형을 추억하며’라는 제목으로 그의 시작 태도와 시적 성취·인간됨에 대해, 특히 종생 무렵 성심가톨릭병원에서 곁에서 지켜본 시인으로서의 순결한 자세와 평론가 김현으로부터 한국시단 최고의 신예로 인정을 받던 시절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증언할 예정이다.작품론을 맡은 한숙향 박사는 ‘죽음, 삶을 비추는 거울’을 제목으로 이경록 시에 나타난 죽음의식을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눠 고찰한다. 한 박사에 따르면 그의 시에 나타난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 특히 이경록은 발병이라는 체험과 함께 죽음에 대한 사유가 더욱 깊어지고 구체적인 의미를 띠게 된다. 발병 후 이경록의 시는 죽음을 극복하고 삶의 영원성과 순환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봤다.또 사회적 실존으로서 이경록은 소통 부재의 현실을 ‘식물성 시대’로 규정하고 식물원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단면을 ‘이 식물원을 위하여’ 연작을 통해 보여준다고 해석한다.아울러 이경록이 시는 당대 사회 현실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특징도 가지는데, 특히, ‘발’을 통해 시인은 한 사회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자로서 병든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한 박사는 이경록의 시가 미답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는 치열성과 개성,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현실 비판의식의 미학적 형상화, 시어의 재배치나 문장부호를 활용한 이미지 환기 등은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적인 기법이라 결론짓고 있다. 이경록 첫 시집 표지 사진. 대구의 대표적인 동인지 ‘자유시’ 동인(1976년 4월 창간) 창간 멤버이며, 그의 작품성을 알아본 ‘한국 시 최고 감별사’인 김현 교수로부터 “작품을 쓰는 대로 모두 문학과지성사로 보내달라”는 엽서를 받을 정도로 촉망되던 시인이던 이경록은 1948년 경주시 강동면에서 태어나 경주고 재학 시절부터 각종 문예 현상 공모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197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달팽이’가,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두 개의 방법’이 당선되고 4년 남짓 문학 활동을 하다 1977년 4월 14일 타계했다.사후 ‘이 식물원을 위하여’(흐름사, 1979)와 한자어를 한글로 바꾸고 새로운 시 7편의 더한 ‘그대 나를 위해 쉼표가 되어다오’(고려원, 1992), 미발표 시 16편을 추가한 ‘나는 너와 결혼하겠다’(새미, 2007) 등 세 권의 유고집을 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8

달서구의 여름밤 성악의 향연 펼쳐져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성악가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성악의 향연! 대구성악가협회가 꾸미는 ‘한 여름밤의 뮤직 페스티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대구 달서아트센터는 20~21일, 26~27일 4회에 걸쳐 달서아트센터 와룡홀에서 ‘DSAC Co-Work 프로그램’으로 대구성악가협회와 함께하는 ‘한 여름밤의 뮤직 페스티벌’을 공연한다.DSAC Co-Work 프로그램은 지역 예술인들에게 창작 활동 동기를 부여하고자 지역 예술 단체와 협업해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동 기획 프로젝트이다.대구성악가협회에 소속된 성악가 49명이 출연하는 이번 ‘한 여름밤의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소프라노 주선영, 테너 양요한, 바리톤 이이삭 등 정상급 성악가들의 호소력 있는목소리로 연주하는 영화음악, 한국 가곡, 이탈리아 가곡과 칸초네, 오페라 아리아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퍼토리의 성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페스티벌 첫 날인 20일에는 ‘성악으로 듣는 영화음악’이란 주제로 12명의 성악가가 출연해 ‘파리넬리’의 주제곡인‘울게 하소서’, ‘기생충’의 ‘나의 사랑하는 이여’, ‘미션’의 ‘넬라 판타지아’, ‘웰컴 투 동막골’의 ‘바람이 머무는 날’ 등 영화 OST와 삽입곡으로 유명한 음악들을 선보인다.21일에는 성악가 13명이 출연해 다양한 한국 가곡을 연주한다.‘얼굴’을 시작으로 김효근의 ‘첫사랑’, ‘마중’,‘고풍의상’, ‘그리운 마음’등 가곡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한국 가곡을 들려줄 예정이다.성악의 향연은 26일 이탈리아 가곡과 칸초네의 밤으로 이어진다. 로시니의 ‘약속’·‘초대’, ‘피렌체의 꽃파는 소녀’·‘춤’을 비롯해 쿠르티스의 ‘그대를 사랑해요’·‘나를 잊지말아요’, ‘그대는 왜 울지 않고’, 아르디티의 ‘입맞춤’ 등 이탈리아 가곡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7일 밤은 오페라 아리아로 채워지는데,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부터 오페라 애호가까지 다양한 관객을 만족시키는 구성으로 마련됐다. 베르디의 오페라 ‘팔스타프’, ‘운명의 힘’, ‘라 트라비아타’,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등 오페라 작곡가 8명의 작품 속 아리아와 합창을 연주한다.이번 공연은 달서아트센터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학생할인, 경로할인 등 다양한 할인도 준비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8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청년기획공모전 ‘Z to A’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올해 처음 개최되는 청년기획공모전 ‘Z to A’의 1부 전시 ‘Light Painters’를 오는 23일까지 경북대 북문 인근의 복합문화공간 청문당(靑文堂)에서 연다.전시라는 ‘Z’의 결과에서 ‘A’로 거슬러가며 과정에 대한 탐구에 초점을 두는 ‘Z to A’전은 지역 청년예술가들의 창작활동 고취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한 기획자와 작가의 발전된 작품 소개 등의 목표로 진행된다.이번 전시는 지난 3월 공개모집으로 선정한 3개의 작가팀 중 첫 전시로 기획자이자 작가인 박심정훈과 작가 최하림 두 명이 팀을 이뤄 남인숙 멘토의 컨설팅을 받아 기획했다.빛을 뿌리는 기법인 ‘라이트 페인팅’을 통해 응축된 이미지를 사진으로 보여준다. 박심정훈 작가는 동해안의 담벼락을, 최하림 작가는 초등학교의 동상을 기록한다.두 작가가 기록하는 오브제의 공통점은 점차 무용(無用)한 것으로 인식되는 변화로 인해 생산의 속도보다 사라져가는 속도가 더 빠른 것들이다. 두 작가가 이것들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한밤중에 기록하는 행위는 단순히 기록의 의미를 넘어 점차 산화되고 풍화되면서 부유하게 되는 오브제들을, 빛을 뿌림으로 사각프레임 안으로 거둬들인다.박심정훈 작가의 초기작 ‘담벼락’시리즈는 2014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작가가 처음 담벼락을 촬영한 이유는 2차원의 담벼락이 제공하는 표면 전체에 맞는 초점의 선명함과 거친 표면이 주는 매력이었다. 최하림作 ‘Unname Statue’ 하지만 작가가 작업을 진행하는 시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무용의 의미가 부각되는 담벼락은 점차 사라졌다. 담벼락은 불완전한 상태로 부유하는 이미지인 셈이다.‘존재했음’조차도 의심될 수 있었던, 흔적없이 소멸해가는 것들을 빛을 뿌림으로 인해 모아들이는 셈이다.최하림 작가는 대구 소재 초등학교의 동상을 기록한다.작가가 동상을 기록하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 들었던, 동상이 움직인다는 괴담 때문이었다.작가는 기록을 하며 이 동상들에 어떤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 동상을 통해 투영됐던 당시의 인재상은 교육의 공간이었던 학교의 축소와 더불어 점차 소멸한다.더이상 관리되지 않는 동상들에게 작가는 빛을 뿌림으로 인해 거칠게 갈라진 표면을 부각시킨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7

“포대인의 생생한 숨결 전달하고파”

“‘포항대학교 70년사’ 발간은 ‘오래된 미래’를 들여다보고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임과 동시에 포대인(浦大人)의 자부심을 토대로 ‘지역과 같이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가겠다는 강한 소명 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항대학교 70년사’는 ‘화보사’ 성격이 강합니다. 지난 70년간 달려온 포대인들의 생생한 숨결을 온전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 기인합니다. 독자 입장에서 보고, 느끼고, 다시 펼쳐보고 싶도록 기획했습니다.”2022년 올해는 포항대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창조적 지성인 양성’이라는 건학 이념을 기치로 지역과 함께 지역의 인재를 배출해 온 포항대학교 7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그 의미를 곱씹어 보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포항대학교 70주년 기념사업단 단장 강명수(호텔조리커피제빵과) 교수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우선 70주년 기념사업단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려 달라.△‘포항과 함께한 70년, 포항과 함께할 새로운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기획해서 추진하고 있다. 우선 ‘포항대학교 70년사’ 발간 작업이 주된 임무다. 이와 연계해서 설립자 평보 하태환 선생님을 입체적으로 조명해서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설립자 자서전’을 펴내는 일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에도 주체가 돼, 행사에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학교 이미지 통합 작업과 이미지 홍보에도 관여하고 있다.-8월 하순에 발간 예정인 ‘포항대학교 70년사’는 어떤 의미가 있나?△지역과 상생하면서 지역민과 70년을 동고동락 해온 포대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방안이 될 뿐만 아니라, ‘뿌리 깊은 70년 전통’의 재해석을 매개로 기념행위, 레토릭, 상징물을 생산하면서 집단정체성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종국에는 모두 한마음으로 새로운 미래를 같이 열어가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동안 배출한 수많은 동문이 포항과 동해안 지역 곳곳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는가?△많은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 제1회 졸업생이자 총동문회장인 이석수 선생님을 만나 담소를 나누었다. 포항은 1967년 포항제철소 건립으로 세계적인 철강 산업도시로 성장했는데, 그 역동적인 변화의 한 가운데에 포항대학교가 우뚝 서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포항대학교에 입학해서 몸으로 체득한 것이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는 것인데, 늘 그런 자세로 삶을 경주했다고 강조했다. 후학들도 그런 자세로 자긍심을 가지고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교·포항대학교’를 만들어가길 부탁했다.-‘포항대학교 70년사’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포항 교육계의 거목이자 정계의 거물인 설립자 평보 하태환 선생님의 건학 이념인 ‘창조적 지성인 양성’을 기반으로, 지역이 요구하는 ‘지역 인재를 배출한 70년의 역사’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했다. 아울러 ‘송도 캠퍼스에서 죽천 캠퍼스 이전’으로 ‘제2의 창업’을 일구어낸 하민영 전 총장님의 ‘역사적 흔적과 유산’을 있는 그대로 반영·재현하고자 했다. 나아가서는 ‘포항대학교의 새로운 비전·미래가치 혁신대학’을 제대로 알리고자 노력했다.-개교 70주년을 변곡점으로 포항대학교가 그려 나갈 ‘미래가치 혁신대학의 모습’을 소개해 달라.△지난 70년 동안 쉼 없이 해왔던 것처럼, 미래에도 ‘인성 기반 현장 맞춤형 교육’으로 지역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고등전문직업인 양성’에 매진할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포항의 핵심 신성장 분야인 ‘배터리 산업’의 전문 인력 수요 확대에 부응해 배터리에 특화된 ‘신소재배터리과’를 신설·확대하고 배터리 관련 전문 인력 양성에 더 힘쓸 것이다. 아울러 ‘재난의료·재난지원 전문인 양성대학’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도 펼쳐 나갈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특화형 생애 전주기 직업교육 활성화’와 ‘지역민의 생애 전주기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설 것이다.-70주년 기념사업단 단장이면서 동시에 포항시민이다. 포항시민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나 바람이 있다면?△인재와 자본의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 인구 감소, 지역 청년 인재 유출이 현실로 다가왔다. 간신히 유지되던 포항 인구 50만 명이 얼마 전에 붕괴됐다. ‘지역소멸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이 살아나야만 한다. 지역과 지역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포항대학교가 그와 같은 일에 한발 앞서서 지역과 함께 나아가는데 미력하나마 저의 힘을 보태고 싶다. 그래서 ‘포항대학교의 새로운 70년’이 ‘포항의 새로운 70년’과 중첩됐으면 좋겠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7-17

위기의 문명… 환경 생태학자의 ‘탈성장’ 대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0년 6.8%에서 2020년 -0.9%까지 하락해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10년 내에 0%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 경제가 더 발전하면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자원을 다량 소진했고, 이로 인한 자연 재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공학 교수로서 생태계의 물질순환을 연구한 박지형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는 ‘재난문명’(나남출판)에서 인간의 과도한 경제 활동으로 인해 불평등과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후기 자본주의 산업문명을 ‘재난문명’이라고 칭하고, 재난문명의 원인을 에너지, 물질대사, 탄소라는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자본주의 경제가 추구하는 무한 성장 때문에 “끊어진 순환”이 결국 자연과 인류 모두를 위태롭게 함을 경고했다. 이 책은 경제가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는 인간의 믿음이 자연과 인류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최신 통계와 과학이론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탈성장과 생태사회주의라는 이론적 대안과 지역화폐 제공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등의 현실적 대안을 함께 제시한다.그리고 에너지, 물질대사, 탄소라는 세 가지 주제어를 중심으로 재난문명의 원인을 분석한 후, 탈성장과 생태사회주의를 이론적 대안으로 제시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 또한 탐색한다.이 책에서는 인류세 환경위기의 뿌리인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모순과 대안을 탐색한다. 저자는 경제가 무한히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자연환경과 경제가 모두 타격을 입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전달한다. 또한 한강의 시료를 직접 분석해 한강이 석유기원물질에 의해 오염됐다는 사실을 밝히는 등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이 책은 에너지, 물질대사, 탄소,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이 세 주제를 중심으로 과학이론과 최신 통계를 기반으로 무한 성장의 문제점을 분석한 후 그 대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서술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4

세계적 미술가 강익중 38년 작품 인생 담은 화집

세계적 미술가 강익중(62)의 화집 ‘마음에 담긴 물이 잔잔해야 내가 보인다’(송송책방)가 출간됐다.이 화집에는 강익중이 뉴욕으로 간 1984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주요 작품들의 이미지와 작업하는 모습, 작품 설치하는 현장 등을 담은 사진, 작가 인터뷰, 작업 노트 등 지난 38년 동안 작가의 작품과 삶이 들어있다.1994년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서 백남준과 2인전 ‘멀티플/다이얼로그’를 할 때 사진처럼 역사에 남은 현장을 보여주는 사진도 있고, 작가의 가족 및 지인들과 찍은, 작가 개인의 역사에 의미 있는 사진도 있다. 강익중의 대표적 스타일인 ‘3인치 캔버스’를 처음 그릴 때인 1985년 당시 작업하는 사진도 실려 있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 작품의 연결성 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재배치했다. 강익중 작가의 삶과 작품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셈이다. 따라서 500쪽짜리 이 책에는 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책장을 넘기다보면 배열에 어떤 흐름이 있음을 알게 된다. 3인치 작품 사진에서 여러 명의 인물로, 인물에서 구 형태의 작품들로 이어지다 강물이 돼 흐른다.또한 여러 번 넘기다보면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백남준 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 보이기도 하고, ‘배가 고프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같은 ‘내가 아는 것들’ 전시의 재미난 문구도 눈에 띈다. 먼지 가득한 작업실에서 목재를 자르는 작가도 보이고, 영국 런던 템스강에 띄운 거대하고 아름다운 설치 작품에 감탄하게 된다. 그 가운데 백미는 천진하고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강익중 시 모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4

오리엔트-중동 역사 되살리다

오늘날 ‘역사’라는 개념을 관성적으로 구분하면 누구나 자연스레 ‘서양사’와 ‘동양사’로 나눈다. ‘서양사’는 그리스-로마에서 출발해 중세-대항해시대-르네상스-종교개혁을 거쳐 산업혁명과 근대 문명으로 귀결되면서 ‘세계사(世界史)’라는 이름을 독점했고, 동서양의 균형을 내세우며 인위적으로 육성된 ‘동양사’는 중국사 일변도였다. 나머지 세상은 지역사, 변방사, 비주류 역사로 치부됐으며, 서양사와 동양사는 동전의 양면처럼 엄격히 분리된 채 이어져 오다 근대에 이르러서야 ‘서양이 동양을 개화시키며’ 융합됐다는 식으로 말해져 왔다.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희수(69)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신간 ‘인류 본사’(휴머니스트)에서 이는 속속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이라고 역설한다. ‘오리엔트-중동의 눈으로 본 1만2000년 인류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인류 본사’에서 이 교수는 고대사부터 1만2천 년의 인류 역사를 ‘오리엔트-중동의 눈으로’ 꿰어낸다.이 교수에 따르면 ‘해가 뜨는 곳’이란 의미의 라틴어 ‘오리엔스(Oriens)’에서 유래한 ‘오리엔트(Orient)’는 오늘날 터키 공화국의 영토인 아나톨리아반도를 중심으로 인류 최초의 문명을 발아시킨 역사의 본토였다. 중동(中東)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기반으로 신화·문자·정치·기술 등 인간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온갖 문물을 창조해낸 문명의 요람이었다.나아가 오리엔트-중동은 인간사회가 등장하고부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만2천 년 동안 인류의 진보를 이끌어온 지구상에서 가장 선진적인 중심지였고, 6천400 킬로미터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따라 동양과 서양의 정치·경제·문화를 이어주며 교류 발전을 주도한 문명의 핵심 기지였다.저자는 ‘중양(中洋)’의 눈으로 역사를 다시 읽는 것이야말로 인류문명의 완전판을 탐독하는 획기적 사건이며, 동·서양 이분법이 유발한 역사 왜곡과 인식 단절을 뛰어넘어 잃어버린 인류문명의 뿌리를 되찾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인류 본사’는 아나톨리아반도와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인도아대륙,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반도까지 아우르며 이 일대에서 일어나고 스러졌던 15개 제국과 왕국의 역사를 통해 오리엔트-중동 세계의 1만2천 년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복원해냈다.발굴과 동시에 역사학의 근간을 뒤흔든 아나톨리아 문명을 시작으로 오리엔트 문명의 주요 제국들을 선명히 조명함으로써 ‘척추가 끊어진 채 전해져오던’ 인류사의 뼈대를 바로 세운다.문화인류학자로서 상대주의적이고 현지 중심적인 관점으로 그곳만의 독특한 지리적 환경과 사회문화적 상황 속에서 그려내는 저자의 답사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수천 년 전 유적지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다. 200여 장에 달하는 컬러 사진과 지도 또한 현지의 기운을 한껏 또렷이 전달한다. 생경하기만 했던 오리엔트-중동 문명을 국내에 오롯이 알리기 위해 한평생을 바친 저자의 기념비적 역작으로 손색이 없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4

대구콘서트하우스 ‘예술가곡의 밤’

대구콘서트하우스 특별음악회 ‘예술가곡의 밤’이 오는 19,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진다. ‘예술가곡의 밤’은 대구경북 시인, 작곡가, 성악가 등으로 구성된 대구경북예술가곡협회(구 대구예술가곡회)가 창작 가곡을 선보이는 무대이다.올해 예술가곡의 밤은 꽃, 사랑, 그리움, 이별을 노래하는 가곡을 선보인다. 음악 칼럼니스트 최영애의 진행과 함께 ‘동무생각’(이은상 시, 박태준 곡)과 ‘옛 동산에 올라’(이은상 시, 홍난파 곡)를 색소포니스트 김일수·피아니스트 권주희 연주와 오지현의 시낭송을 시작으로 ‘바우고개’(이홍렬 곡, 이영조 편곡), ‘그 꽃’(박영호 시, 고승익 곡)’, ‘내 사랑이여’(강문숙 시, 임우상 곡), ‘이별의 노래’(박목월 시, 김성태 곡, 유대안 편곡)’, ‘산’(손진은 시, 김정길 곡) 등 아름다운 창작가곡이 이틀간 선보인다. 또한 중국 성악가 왕지용, 왕해광이 특별출연해 ‘내 맘의 강물’(이수인 시·곡), ‘청산에 살리라’(김연준 시·곡)과 함께 중국 가곡 ‘베트남인의 노래’, ‘물 건너편에서’를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소프라노 유소영·김정아·배진형·이정아, 메조소프라노 백민아·손정아, 테너 손정희·신현욱·차경훈, 바리톤 박영국·김승철·노운병·제상철 등 성악가와 김수연, 박은순, 장윤영, 남자은(피아노), 박진규(첼로), 색소폰 김일수 등 연주가, 시낭송가 오지현도 함께한다. ‘대구경북예술가곡협회’는 1992년 성악가 손정희·박영국, 작곡가 임우상·정희치 교수를 비롯해 시인 및 음악가 등이 창단했으며, 올해로 31주년을 맞았다. /윤희정기자

2022-07-13

무한한 가능성 지닌 ‘반주영의 자라나다’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전시공모 선정 작가전인 유리상자-아트스타 2022 Ver.3 ‘반주영-자라나다’를 오는 15일부터 9월 25일까지 연다. ‘유리상자-아트스타’는 전국 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선보이는 봉산문화회관의 대표적 전시 기획 프로그램이다.2022년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세번째 전시인 ‘자라나다’에서는 불투명한 인간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반주영(44)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반 작가는 2004년 대학원 시절 작업실 바닥에 흩어져 있던 붉은 트레이싱 종이 조각들을 주워서 즉흥적으로 붉은 실로 바느질하며 조각들을 이어가기 시작해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작품을 완성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의도 없이 일종의 놀이이자 실험으로 ‘자라나가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이렇게 시작한 ‘Life’작품은 작품 제작 과정에서 연약한 종이 조각들이 서로 꿰매어져 연결되면서 얇고 연약한 종이 조각들이 생각보다 약하지 않고 강하다는 것, 그리고 일종의 힘, 생명력을 지니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 동시에 이 작은 한 조각의 종이가 나, 우리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들은 한없이 약한 존재임과 동시에 강한 존재이기도 하며 그리고 때때로 이런 작은 존재들이 힘을 합치면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커다란 무언가가 될 수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잠재적 존재들이라는 비유를 보여주고 있다.이번 전시도 붉은 트레이싱 종이 조각들을 이용한 작업의 연장선이다. 유리상자 안에 빼곡히 매달린 붉은 트레이싱 종이 조각들은 바느질로 꿰어져 불투명한 미래로 점철된 우리네 삶이 다름 아닌 생명력이 넘치는 삶이라는 완전체의 느낌을 자아낸다.반주영 작가는 “어느 시점에서나 인생의 과정에서 한 지점에 놓여있는 우리들의 삶은 누구에게나 불안정하고 불확실하고 불완전하다. ‘Life’작품은 작고도 거대한 우리들은 미완이기에 아름다우며, 존재함 그 자체로 완전함을 말하고자 한다”고 전했다.윤규홍 평론가는 “‘Life’는 겉으로 현대 미술의 보편적인 조형 탐구를 벌이지만, 그 안엔 공동체의 관계를 표현하는 다층적인 예술이다. 위촉오 시대 장강에서 실현된 연환계처럼, 종잇조각은 서로 연결되어 질긴 대형을 펼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결속은 창작자나 관객 모두에게 생명력의 은유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반주영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 미국 Pratt Institute MFA Painting 석사를 졸업했으며 홍익대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를 수료했다.그동안 서울과 뉴욕에서 6회의 개인전과 서울, 파리, 브뤼셀 등지에서 수차례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아르코 미술관, 가나아트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3

예심국악소리, 전통연희 공연 ‘소리에 춤을 얹다’ 성황

경북도 지정 전문예술단체 예심국악소리(대표 장임순)는 최근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전통연희 공연 ‘2022 소리에 춤을 얹다’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예주문화예술회관 2022 공연장 상주단체 레퍼토리 공연으로 펼쳐진 이날 공연에는 300여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제18회 광주 임방울 판소리 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명남 명창이 영덕의 복사꽃과 상대산의 관어대를 판소리로 직접 작창하고 소리도 선보였다.특히 관어대의 소리는 영덕군민연극단의 박상완 씨가 소리글을 씀으로써 군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호평을 받았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축원의 의미와 복을 기원하는 축원 북춤으로 영덕군민들의 가정에 액운을 몰아주는 기운을 불어넣어주었다.이어 이용덕 명무의 태평무, 젊은소리 쟁이의 반주와 판굿, 예심국악소리 단원들의 진도북춤, 소고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춤을 선보였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이번 공연은 상주단체의 역량 및 자생력을 강화하고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수권을 보장해 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기획된 공연으로 무료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한편, 예심국악소리는 2008년 설립해 2016년 경북도전문예술단체, 2022년 예주문화예술회관 공연장 상주단체로 지정받았으며 그동안 한국의 전통춤의 진수를 지역의 풍류에 담아내 주목받고 있다.정기공연 이외에도 지역의 소리와 이야기로 전통의 전승 뿐 아니라 창작 공연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3

가족과 함께 즐기는 ‘헨젤과 그레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네 번째 시즌 공연으로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22일부터 24일, 28일부터 30일까지 총 6회 공연한다고 12일 밝혔다.‘헨젤과 그레텔’은 독일의 작곡가 훔퍼딩크가 누이동생 베테의 대본에 곡을 붙여 만든 ‘동화오페라’로, 숲속 과자집으로 아이들을 유인해 잡아먹는 마녀와 그를 물리치는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형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엥겔베르트 훔퍼딩크의 환상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유럽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공연되는 레퍼토리로도 유명하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7월 가족오페라라는 공연 취지에 맞게 입장 연령을 6세로 확대해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오페라로 제작하고 있다.매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선보이고 있는 가족오페라들은 전국 투어공연을 포함해 매회 90% 이상의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해 오고 있다.재치 있는 연출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출연진들의 음악성까지 더해져 관객들이 믿고 보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기획 제작한 ‘헨젤과 그레텔’은 개성이 넘치는 관록의 연출가 헨드릭 뮐러, 무대디자이너 페트라 바이케르트가 2019년 선보였던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프로덕션의 무대와 의상을 그대로 재현하되 성악가와 합창단의 신비로운 멜로디를 중점으로 재연출했다.특히, 헨젤과 그레텔을 과자집으로 유인하는 마귀할멈 역을 남자인 테너가 연기하고 동화 속에서 만나던 과자집을 실제로 재현하는 등 극적인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하차투리안 국제콩쿠르와 아르투르 니키쉬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박준성이 지휘를,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출가 이혜영이 재연출을 맡았다. 헨젤 역에 메조 소프라노 정세라와 소프라노 김혜현, 그레텔 역에 소프라노 배혜리, 이주희가 출연한다. 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 마녀 역에는 테너 김성환, 이병룡이 출연, 관객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가족오페라를 온 가족이 함께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매년 특별한 할인정책을 펼쳐오고 있다.3명 단위로 예매하면 30% 할인, 5명 단위로 예매하면 50% 할인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평일 공연은 1+1 티켓 할인 이벤트도 적용할 수 있다.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2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 앙코르

국내외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하는 정상급 성악가들이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대구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푸치니 주요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을 연주한다.달서아트센터는 ‘2017 예술로 문화로 시리즈’의 세 번째로 선보였던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앙코르 공연을 기획, 지역 성악가 8명과 오케스트라를 초청한다. 소극장에서 진행됐던 이전 무대와 다르게 중극장인 청룡홀로 장소를 옮겨 스케일을 키웠다.이날 공연은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 상임 음악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윤이 지휘를 맡았으며, 한국 유일의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인 디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더욱 화려해진 사운드의 푸치니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섬세한 무대 연출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시각적 심미성을 더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최고의 기량을 갖춘 성악가들 또한 공연의 기대감을 높인다.풍부한 성량과 다양한 표현력을 자랑하는 지역 대표 소프라노 이정아와 2016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올해의 성악가상을 수상한 소프라노 배혜리, 깊은 음악성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음색과 테크닉을 자랑하는 국내 정상의 소프라노 이윤경, 정명훈이 선택한 소프라노로 이름을 알리며 한국 대표 리릭 소프라노로 자리 잡은 이명주,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극찬을 받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보이스의 테너 권재희와 국내외 유수의 극장에서 다수 오페라 출연 및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테너 노성훈, 더불어 국내외 수백 회 이상의 오페라 주역을 맡은 대한민국 최정상 테너 이현과 한국인 바리톤 최초로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퍼 극장 솔리스트를 역임한 바리톤 이동환이 출연한다.이번 무대는 푸치니의 주요 오페라 6편을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꾸민다.‘나비부인’ 중 ‘저녁이 온다네’,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잔니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라 보엠’의 ‘그대의 찬손’ 등 푸치니 오페라 중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곡을 엄선해 들려준다.마지막 무대는 출연자 전원이 부르는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장식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2

박대성 화백, 카자흐스탄서 한국화 전시회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이 한국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전시에 이어 카자흐스탄에서 미술관 소장작가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전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번 작품전은 주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원장 이혜란)이 한-카 수교 30주년을 축하하고, 상호문화 교류의 해를 맞아 기획했다.‘THE ETERNAL’이란 제목으로 6월 24일부터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오는 8월 14일까지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23점의 수묵산수화와 함께 박대성 화백의 화첩도 소개됐다.전시 작품은 박대성 화백의 섬세하고도 담대한 붓질과 먹의 농담의 조절을 통해 그려낸 한국의 아름다운 수묵화들이다. 특히 자연경관을 실제로 보는 느낌을 주는 파노라마 형태의 사실적인 작품은 카자흐스탄 국민들과 거주 한국인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박 화백은 카자흐스탄 전시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주독일문화원의 초대로 베를린에서 ‘眞景時代:The Eternal(진경시대:영원한)’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져 한국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연이은 해외전시는 올 하반기 미국과 이탈리아도 예정돼 있으며, 이는 경주솔거미술관이 한국화의 세계화·브랜드화를 위해 소장 작가인 박 화백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솔거미술관 소장 작가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솔거미술관이 한국화 브랜딩의 세계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2

현대미술 거장 뷔렌의 작품 대구서 만난다

세계적 거장 프랑스의 현대미술작가 다니엘 뷔렌의 작품이 대구를 찾아온다.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12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세계적 조형 예술가 다니엘 뷔렌(84) 작가의 개인전을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국내 국공립미술관으로는 최초로 개최하는 뷔렌의 개인전으로, 특별히 그가 직접 제작한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와 대형 설치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 아시아권 최초로 소개된다.1938년 프랑스 블로뉴-빌랑쿠르 출생의 다니엘 뷔렌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국제 미술계에서 찬미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가다.1986년 파리 팔레-루아얄의 안뜰에서 공공미술 작품 ‘두 개의 고원’을 소개하며 다시한번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같은 해 개최된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이후 뉴질랜드에서 리빙 트레저상, 슈투트가르트에서 국제 최우수 아티스트상, 일본에서 프리미엄 임페리얼 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 곳곳에 자신의 ‘인 시튜(In-Situ·현장에서)’ 작품을 남기고 있다.1960년대 초부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자유롭게 다뤘던 뷔렌은 작업 초기에는 원형과 줄무늬를 조합하며 작업의 간결성을 방법론적으로 구축해 나갔다. 이후 1965년부터 폭 8.7cm의 흰색과 유채색으로 구성된 산업용 천을 세로로 교차 배열하는 방식을 시도하면서 이 소재가 가진 수많은 가능성으로부터 회화와 표현방식, 나아가 예술가가 개입하는 사회와 물리적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1967년 길거리를 시작으로 ‘작품을 수용하는 공간’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그는 갤러리, 미술관, 건축물 등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인 시튜’개념을 고안하고, 전시 장소에 맞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것은 지금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티브로 자리 잡는다.뷔렌이 일명 ‘시각적 도구(Outil visuel)’라 부르는 세로 줄무늬는 그의 ‘인 시튜’ 작업이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회화, 조각, 건축물의 사이사이 혹은 특별하거나 복잡한 특정 장치의 내부에 배치된 세로 줄무늬는 그가 작업하는 공간의 중요한 특징을 담담하게 ‘폭로’한다.작품과 공간의 특정한 관계성에 주목하는 뷔렌의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공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먼저,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어미홀에는 그동안 봐왔던 넓고 긴 홀에 흰색과 회색의 방을 조성하고, 그 안에 작가가 지금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단 세번만 공개했던 대형 설치 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 소개된다. 관람객은 최대 6m 높이의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피라미드 또는 아치 형태의 기하학적 모양의 모듈들을 맞닥뜨리며, 놀이터와 같은 거대한 방을 산책하게 된다.이후 1전시실에서는 작가가 직접 감독하고 제작한 6시간30분짜리 다큐멘터리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가 소개된다. 광활한 벽면을 가득 채운 이 영상은 작가가 그동안 걸어왔던 과거의 시간과 여러 에피소드들을 집약적으로 소개한다. 뷔렌의 자서전과 같은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도전적이며, 전위적인 인물이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The Blue Parallelepiped Doubled’, situated work, haut-relief Seoul No.13, 2015. Detailⓒ Daniel Buren-ADAGP Paris, photography: Youngha Jo 끝으로, 흥미로운 필름이 상영되는 어두운 방을 지나면 강렬 채도의 여러 설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뷔렌의 트레이드 마크인 줄무늬 패턴이 곳곳에 숨어있는 이 공간은 대부분 2015년 이후에 제작된 최근작으로 구성된다. 뷔렌은 1990년대부터 작품에 거울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설치 작품 역시 거울이 종종 등장한다. 뷔렌에게 거울이란, 작품이 수용되는 장소를 확대하고 파편화하거나 변형함으로써 그 장소를 변모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특별한 도구다.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그 앞에 서는 순간, 관람객은 작품의 일부분인 거울을 통해 작품과 공간긔 관계 속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하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다니엘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고정된 시각을 유발하는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관람객들이 다니엘 뷔렌의 단호하고 정제된 작품을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해 순수하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