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공소 설립 후 61년만<br/> 조환길 대주교 집전 미사<br/>“배교 자책하고 회개한 성소”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지난 25일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로 243번지 8번길 현지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포항 흥해본당 청하공소 최해두 회심 경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경당은 하느님에게 예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봉헌된 집을 말한다. 이날 봉헌식이 거행된 최해두 회심 경당은 신유박해(1801) 때 배교하고 포항 흥해로 유배된 뒤 배교를 처절하게 후회하며 영적 자책과 회개의 심정을 담은 참회록 ‘자책’을 펴낸 뒤 사망한 최해두를 기념해 이름 지어진 곳이다. 308㎡ 규모에 제의방과 고해실, 전시 공간, 다목적실 등을 갖췄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성당에 모셔 순례처로 지정받은 흥해성당이 함께 준비해온 최해두 회심 경당은 앞으로 순례자들이 기도와 미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조환길 대주교는 봉헌식 미사 중 강론에서 “최해두 회심 경당이 최해두의 삶과 신앙을 되새기고 묵상하며 우리 삶을 돌아보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해두 회심 경당은 1962년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 포항 천주교 청하공소가 설립된 이후 61년 만에 새롭게 꾸며진 공간이다. 신유박해 때 체포돼 흥해로 유배된 최해두는 ‘자책’이란 책을 펴내고 죽었으며 그의 아들 최영수(1891∼1841)는 기해·병해박해 순교자로서 경자의 서열에 올라 있다.
포항 천주교 청하공소는 1955년 포항성당(현 죽도성당) 안 베드로 신부(프랑스 외방선교회 소속)와 청하초등학교 교실을 빌려 설립됐다.
이후 1962년 11월 대지 215평, 방 4칸의 기와집을 구매해 공소 축성식을 했으며, 2007년 11월 지금의 공소 자리에 40평의 공소 건물을 신축하고 축성했다. 2009년부터 은퇴 신부인 조정헌 전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주교 대리 신부가 1천500평의 대지를 공원처럼 잘 가꿔 60여 명의 신도와 함께 생활하며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조정헌 전 주교 대리 신부는 “최해두 회심 경당은 최해두의 삶뿐만 아니라 청하 유계리 출신 조선 최초 밀사 김 프란치스코의 활동상을 기념하고, 순교자의 영광과 배교자들의 고뇌와 회심도 우리 교회사의 일부분으로 온전히 자리매김함으로써, 현재의 우리도 다시 자신을 성찰할 수 있게, 하느님께 사랑의 마음으로 안길 수 있는 믿음의 공간 또한 진리와 평화를 마주할 성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