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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마트폰 시대 ‘봉화의 정자’ 속으로 떠나는 시간·힐링 여행

초거대 AI가 정보를 대신 요약하고 스마트폰이 하루 종일 감각을 점령하는 시대, 사람들은 점점 ‘생각할 틈’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피로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려는 이들이 늘면서, 자연 속에서 사색과 몰입의 시간을 품어온 봉화의 전통 누정이 새로운 치유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봉화의 누정은 단순히 오래된 목조건축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세상의 소음을 밀어내고 자신을 다스리려 했던 선조들의 삶과 철학, 그리고 자연과 공존하려는 깊은 사유가 오롯이 담겨 있다. 정답을 빠르게 제시하는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정답 없는 풍경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공간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봉화의 누정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 도깨비 장난도 멈추게 한 집중력, 석천정사의 ‘청하동천’ 명승 석천계곡에 자리한 석천정사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전해진다. 옛 선비들이 이곳에서 학문에 정진할 때, 밤마다 도깨비들이 몰려와 괴상한 소리를 내며 공부를 방해했다는 기록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를 끊임없이 유혹하는 ‘스마트폰 알림’과도 닮아 있다. 이에 권두응(1656~1732)은 계곡 입구 바위에 ‘청하동천(靑霞洞天, 신선이 사는 마을)’이라는 글자를 힘차게 새겨 넣었다. 신선의 권위로 도깨비(잡념)를 물리치겠다는 이 단호한 의지는, 디지털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하고 깊은 몰입(Deep Work)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했던 선조들의 ‘디톡스’ 현장이었다. ◇ 거북이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공존, 청암정의 마루방 닭실마을의 청암정에는 효율보다 가치를 우선시했던 인문학적 결정의 순간이 담겨 있다. 1526년 건립 당시, 원래 이곳은 여느 정자처럼 따뜻한 구들을 놓은 ‘방’이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거북 형상의 암반 위에 불을 지피는 것은 거북의 등에 불을 놓는 것과 같다”는 조언을 듣고, 선조들은 과감히 구들을 뜯어내고 차가운 마루방으로 개조했다. 추위를 견디더라도 자연(거북 바위)과의 공존을 선택한 이 일화는, 데이터의 효율성만을 따지는 AI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 존중’과 ‘공감의 가치’를 되묻게 한다. 연못을 조성해 거북에게 물을 내어준 청암정의 풍경은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이 된다. ◇ 과열된 일상을 식히는 보물, 한수정의 ‘찬물 한 그릇’ 춘양면의 보물 한수정(寒水亭)은 그 이름부터가 완벽한 디톡스를 제안한다. ‘찬물처럼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정자’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정보 과부하로 열이 오른 현대인의 뇌를 식혀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단순히 건물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400년 된 느티나무 아래 돌다리를 건너며 와룡연(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과정은 디지털 세상에서 파편화된 자아를 다시 결합하는 정화의 의식과도 같다. 한수정의 T자형 구조가 만들어내는 바람의 길은 인공적인 에어컨 바람에 익숙한 우리에게 자연의 리듬을 되찾아준다. ◇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시간 봉화군 관계자는 “AI가 우리 삶의 편의를 제공한다면, 봉화의 누정은 우리 삶의 의미를 채워주는 곳”이라며, “이번 주말, 스마트폰 전원을 잠시 끄고 도깨비가 사라진 석천계곡과 거북이가 쉬어가는 청암정, 그리고 마음을 씻어내는 한수정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6-05-21

대구지검 포항지청·법사랑 포항협의회, 소외계층 자립 위한 ‘사랑의 손잡기’ 결연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과 범죄예방 포항지역협의회는 지난 20일 포항지청 소회의실에서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장애인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사랑의 손잡기’ 결연식을 개최했다.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한 이 사업은 소외계층에게 전문적인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날 행사에서 포항지청과 범죄예방협의회는 바리스타 자격증 및 헤어국가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4세대를 선정해 교육 수강비 500만 원 상당을 지원하고 결연증서를 전달했다. 행사에는 주혜진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을 비롯해 성기범 형사2부장검사, 이현수 소년전담검사, 서창훈 사무과장과 이복우 범죄예방협의회 회장, 그리고 경북하나센터 및 포항시가족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혜진 지청장은 “5월의 장미처럼 찬 겨울을 이겨내고 활짝 피어나시길 바란다”며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힘을 보태기 위해 마련된 오늘 행사가 여러분의 삶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늘 함께하겠다”고 격려의 뜻을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5-21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삼전 직원 1인당 최고 6억 성과급

삼성전자 노사가 상한 없이 사업 성과의 10.5%를 반도체(DS)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중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임직원은 올해 평균 5억 5000만 원가량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아직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 역시 1억5000만 원 규모의 성과급은 확보하게 됐다. 21일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면서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 합의로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고, 지급률 상한은 따로 두지 않는다. OPI는 기존의 지급 방식을 유지하지만 DS부문 특별성과급은 지급률 한도를 두지 않았다. 또 DS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은 재원의 40%는 3개 사업부(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에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60%는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했다. 특별성과급은 현금이 아닌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고 3분의 1은 1년간,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을 제한했다. 또 적자 사업부는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률로 했다. 적용 시점은 2027년분부터 적용된다. 올해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270조 원을 기준으로 ‘사업 성과’를 영업이익에 대입하면 DS부문 특별성과급 재원은 28조350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DS부문에 속한 7만7000명에게 부문 배정 비율인 40%인 11조3400억 원이 지급된다.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와 공통 조직에 속한 임직원 1인당 1억 4700만 원가량 받게 된다. 사업부 60%는 반도체 3개 사업부의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적자이기에 현재의 실적 상황이라면 60%(17조100억 원)는 모두 메모리 사업부와 연구소와 같은 공통조직에 배정된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결정했기에 2만 8000명 수준인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은 대략 3억 4700만 원가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기존의 지급 방식을 유지하는 OPI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는 연봉 1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5000만 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5억5000만~6억원가량을 받게 된다. 다만, 적자 사업부는 OPI를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적자 사업부는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률로 하되, 적용 시점은 1년을 유예해 2027년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다만, 2026년∼2028년 해마다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2029∼2035년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을 조건으로 한다.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6.2%(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로 결정됐다. 아울러 사내주택 대부 제도, 자녀출산경조금 상향(첫째 100만원·둘째 200만원·셋째 이상 500만원) 등도 합의됐다. 또 상생협력 차원에서 DX(완제품)부문과 CSS사업팀에 대해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고, 협력업체 동반성장 등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운영 계획도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1

경북선수단,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금메달 36개 목표’

경상북도체육회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부산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한다. 경북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산악, 스쿼시, 합기도, e스포츠 등 신설된 4개 종목을 포함해 총 39개 종목에 출전한다. 참가 인원은 선수 835명, 임원 424명 등 총 1259명 규모다. 전국소년체육대회는 미래 한국 체육을 이끌 유망주들이 기량을 겨루는 전국 단위 대회로 경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역 체육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 선수 육성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체육회는 경상북도교육청과 협력해 연초부터 선수 발굴과 경기력 향상에 집중해 왔다. 특히 ‘2026 경상북도소년체육대회’를 통해 우수 선수를 선발하고 체계적인 훈련 지원을 이어왔다. 김점두 회장은 “경북의 체육 꿈나무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경북체육의 미래를 이끌 훌륭한 선수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며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만큼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와 값진 경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선수단은 육상, 수영, 소프트테니스 등 30개 종목에서 금메달 36개를 포함해 총 130개 이상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5-20

“군정농단·예산낭비 의혹”…울진군수 경찰 고발

시민단체인 울진 군정감시단이 손병복 울진군수를 직권남용과 예산 낭비, 특혜 의혹 등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특별감사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감시단은 산불복구 조림 사업과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 전동차 발주, 원자력 수소단지 조성, 골프장 장기계약, 육상골재 관리지침 개정 등 군정 전반에 걸쳐 수백억 원대 예산 낭비와 특혜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울진 군정감시단은 20일 오전 울진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과 규탄대회를 열고 “손병복 군수의 군정 농단과 부패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경찰 고발 사실을 알렸다. 감시단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4년간 울진 군정을 감시해 온 결과 군정 전반에서 각종 특혜와 부실 행정, 예산 낭비 정황이 확인됐다”며 “사법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정부 차원의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이 제기한 핵심 의혹은 산불복구 및 조림 사업,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 사업, 원자력 수소단지 조성, 골프장 사업 계약, 육상골재 관리지침 개정 등 5가지다. 감시단은 산불복구 및 조림 사업과 관련해 “국산 묘목 대신 중국산 황금 회화나무와 호두나무를 들여와 식재했고, 뿌리를 잘라 심으면서 집단 고사가 발생했다”며 약 500억 원 규모의 예산 낭비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산불 피해 복구라는 명분 아래 부실 조림과 관리 부재가 반복됐다”고 했다.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 전동차 사업과 관련해서는 “21억 원 규모 발주 과정에서 보증보험증권 없이 선급금이 지급됐다”며 “이후 업체가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군 재정에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원자력 수소단지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상수원 보호구역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7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했다. 또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서는 “약 2000억 원이 투자된 사업에서 항소를 포기하고 11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며 특혜 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육상골재 관리지침 개정에 대해서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변경해 특정 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감시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특별감사 실시와 관련 사업 재수사 등을 촉구했다. 또 손 군수의 해명과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향후 울진군 전역을 돌며 군민 보고대회와 추가 규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진군 측은 감시단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5-20

김성호 영덕군의원 후보 “위기의 영덕 살릴 경험 있는 일꾼 되겠다”

국민의힘 김성호 영덕군의원 후보(영덕군의회 나선거구)가 2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지금 영덕은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 산불 피해까지 겹친 위기 상황”이라며 “16년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을 다시 살릴 경험 있는 일꾼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군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답을 찾는 정치를 해왔다”며 “군민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장 먼저 달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제5대 영덕군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시작으로 제6·7대 의원, 제9대 후반기 의장을 역임하며 16년간 의정활동을 이어왔다. 김 후보는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현장을 지켜온 시간이 오늘의 경험이 됐다”며 “이제는 그 경험을 지역 발전을 위해 다시 쏟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현재 영덕이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 산불 피해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농어업인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지역경제 회복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발전 방안으로 신규 원전 유치 추진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떠나는 영덕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영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민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영덕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며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군민 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지역 주민과 지지자들이 참석해 김 후보의 본격적인 선거 출발을 응원했다. 김 후보는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지역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끝까지 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5-20

친구와 훔친 차에 탔던 초등학생, 일주일만에 친구와 부친 차 훔쳐 직접 운전

충남 천안에서 초등학생 3명이 차를 훔쳐 달아나다 사고를 낸 지 일주일 만에 천안에서 또 초등학생 2명이 아버지 승용차를 훔쳐 달아났다. 이번에 붙잡힌 초등학생 가운데 한 명은 일주일 전 천안에서 친구가 훔친 차에 함께 탔던 학생으로, 이번에는 직접 차를 몬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오전 8시 15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 아파트에서 “아들이 차를 훔쳐 집을 나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천안동남경찰서가 수배에 나섰고, 이들은 범행 3시간20분 만에 충남 당진에 차를 버리고 도망쳤다가 30분 만에 당진 시내의 한 피시방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훔친 차를 운전한 당사자는 일주일 전 같은 천안에서 차를 훔쳐 달아났던 초등생 3명 중 한 명으로, 당시에는 직접 운전하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우선 이들을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및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은 운전을 한 초등학생은 일주일 만에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른 점을 감안해 긴급동행영장 발부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에도 대전 유성에서 초등학생 4명이 훔친 전기차를 타고 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초등학생이 일주일 만에 차를 또 훔치고 직접 운전까지 한 사건이 발생하자 소년 범죄 재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 또한 높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근본적으로는 실질적인 선도·교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021년 1만1677건에서 2025년 2만1095건으로 약 80% 증가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0

네타냐후에 ‘전범’ 거론하며 이스라엘에 경고장 날린 이 대통령

한국인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고 경고장을 날렸던 이재명 대통령이 국제 구호선단에 한국인이 탑승한 선박을 나포한 이스라엘에 단단히 화가 났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을 나포해 해당 선박에 탑승 중인 한국인 활동가 2명을 구금 중인 이스라엘에 정부가 공식 항의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프랑스·벨기에 등 일부 유럽 국가가 2024년 가자지구 전쟁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결정을 지지한 것을 거론하면서 우리도 관련 검토를 해보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 대통령은 “최소한의 국제 규범이라는 게 있는데 (이스라엘은) 다 어기고 있다”면서 “너무 비인도적이고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자원봉사 하러 가겠다고 하는, 우리 내국인들 포함한 선박들을 나포하거나 폭침시키고 있다고 그런다“라며 외교부에 관련 보고를 요구했다. 특히 ”가자지구로 가는데 이스라엘 영해를 지나는 거냐“라며 이스라엘군의 선박 나포 및 활동가 구금에 국제법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모니터링선을 치고 있다”라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의 보고에 “거길(모니터링선) 침범했다고 체포했단 말이냐. 정확히 말해보시라. 모르시는 거냐, 입장이 난처해서 그러는 거냐. 여기가 이스라엘 정부도 아니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뭇거리던 김 차관을 대신해 위성락 안보실장이 “이스라엘이 가자 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하면서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영해가 아니죠”라며 계속 설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교전국끼리 어떻게 하는 거야 우리가 관여할 바 아닌데, 지원 혹은 자원봉사를 가겠다는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체포하고 감금했다는데 이게 타당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출입 통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는 위 실장은 답변에도 “자기 땅이냐. 이스라엘 영해냐”며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여러 측면을 검토해 따로 보고하겠다는 위 실장의 말에도 “하여튼 원칙대로 하라. 너무 많이 인내했다”며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서도 “ICC에서 어쨌든 전범으로 인정돼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위 실장이 “정확히 전범으로 됐는지 모르겠는데 체포영장은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도 “그럼 전쟁 범죄자”라고 정정했다. 이어 “지금까지야 외교관계나 이런 것을 고려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유럽의 거의 대부분 국가가 자국 내로 들어오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위 실장은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보니까 상당히 많던데”라며 “우리도 판단을 해 보자”고 했고, 위 실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20

국제무대 오른 安東,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경북 안동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안동시를 주목하고 있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문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안동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장소로 소개되면서 또 한 번 세계인의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안동으로서는 국제사회에 안동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됨과 동시에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서 도약할 최고의 찬스가 생긴 것이다. 안동은 유교문화의 원형이 잘 보존된 역사문화도시다.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서원, 병산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4곳을 보유한 정신문화의 수도다. 경주가 고대 신라문화가 숨 쉬는 곳이라면 안동은 조선시대 선비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 중국과 3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문화교류사업인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안동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시 선정했다. 마침 한일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림에 따라 한중일 3국 교류의 대한민국 거점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안동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 많은 역사 유적만으로도 문화관광지로서 훌륭하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알려진 안동 특유의 미식문화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서 주목을 받을 만했다. 한일정상 만찬상에 오른 안동 찜닭의 원형인 ‘전계아’를 비롯해 안동갈비, 안동소주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은 미식문화 콘텐츠로 부족함이 없었다. 또 한일정상이 함께 관람한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쥐불놀이는 하회별신굿탈놀이와 함께 상시 즐길 수 있는 고정 콘텐츠로 정착시켜가자는 여론도 좋은 아이디어다. 경북은 관광지로서 뛰어난 잠재력이 있으나 외국인이 머물고 가는 체류형 관광을 이끌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번 안동에서의 한일정상 회담은 지방도시의 위상과 역할을 재조명하면서 하회마을을 단숨에 글로벌 관광지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안동시는 이번 정상회담이 안동 도시브랜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절호의 기회임을 잘 알고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할 전략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몫이라 했다.

2026-05-20

‘테슬라 유치전’ 대구에서 다시 시작될까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19일 세계적인 전기차업체인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대구 유치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추 후보는 “지금 이대로는 대구 경제의 심장이 힘차게 뛰기 어렵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외에 아시아 제2공장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으니만큼, 당선 즉시 유치전에 뛰어들어 대구를 완성차 20만 대 생산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대구가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인프라와 배터리 순환 경제 기반이 뛰어나고 전문인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추 후보가 가진 국내외 경제인 네트워크와 대구지역 역량을 총동원하면 테슬라 공장 유치는 충분히 가능한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만약 테슬라 자동차 공장이 입주하게 되면 대구의 산업지도는 단숨에 바뀐다. 테슬라 유치전이 처음 시작된 건 지난 2022년 연말이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한국을 아시아 제2공장 건설 후보지로 고려 중이라고 우리 정부에 밝힌 후 전국 17개 시·도 모두가 테슬라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대구는 모듈화된 테슬라 자동차를 생산할 공장 입지(제1 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 추가 확장지, 제2국가산단)와 자율주행 인프라, 전문인력이 대구만큼 잘 갖춰진 도시가 없다면서 유치에 총력을 쏟았었다. 유철균 전 대구경북연구원장은 당시 ‘아시아포럼21(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테슬라 공장을 유치하면 100조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테슬라가 들어오면 ’메이드인 코리아‘ 전체 부가 올라가는 동시에 대구·경북이 단번에 ‘경기도급’으로 잘사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문제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다국적기업 CEO들이 가장 꺼리는 한국의 노사분규다. 민노총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노조는 현재 세계 최악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추 후보는 “해외기업이 국내 투자를 꺼리는 주요 원인인 노사 분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정책관 신설과 노사 협력 기반 투자유치단을 꾸려 ‘노사분규 제로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추 후보가 공약으로 내놓은 ‘테슬라 유치전’이 대구에서 다시 시작되길 기대한다.

2026-05-20

밤하늘은 우주의 역사책이다

늦은 밤, 하늘을 올려다본다. 도시의 불빛이 조금만 덜한 곳으로 가면, 밤하늘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별빛은 고요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시간의 흔적이다. 천문학자 친구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밤하늘은 사실 우주의 역사책이야.’ 얼른 와닿지 않았다. 설명을 듣고는 한동안 멍해졌다. 별빛은 ‘지금’ 모습이 아니라는 것. 빛이 엄청 빠르다지만, 우주 앞에서는 그조차 한없이 느리다. 태양 빛도 지구까지 오는 데에는 8분이 걸린다. 밤하늘의 별들 가운데 어떤 것은 수백 년, 수천 년, 수만 년 전에 출발한 빛이다. 더 먼 은하의 빛은 수백만 년, 수억 년을 날아와 우리 눈에 닿는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를 보고 있는 셈이다. 저 별들은 이미 그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 오래전에 폭발했거나 사라졌는데, 마지막 빛이 아직 우주를 건너오는 중인 게다. 이제는 없는 별을 올려다보며 아름답다고 감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기묘하다. 인간은 늘 현재 속에 산다고 믿지만, 결국은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 위에 서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 젊은 날의 상처, 누군가의 친절, 오래전 들었던 말 한 마디가 우리 안에서 아직도 빛처럼 살아 도착하고 있다. 어떤 이는 세상을 떠났는데도, 남긴 말과 온기가 한참 뒤까지 누군가의 삶 속에 살아남지 않는가. 별빛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남기고 사는가’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돈이나 명함이나 지위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 그러나 한 인간이 남긴 마음의 흔적은 의외로 오래 간다. 누군가를 위로했던 말, 손을 잡아 주었던 순간, 정직하게 살아내려 했던 태도는 먼 우주의 별빛처럼 오래 남아 다른 사람의 가슴에 오래오래 도착한다. 우주를 생각할수록 인간 세상이 조금 우습다. 끝도 없이 넓은 우주 속에서, 지구는 먼지보다 작은 존재다. 작은 지구 위에서 인간들은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속이고 전쟁까지 벌인다. 권력을 두고 다투고, 자기 욕심 때문에 남을 짓밟는다.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우리네 한평생은 잠깐 번쩍였다 사라지는 찰나가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을 낸다. 우리는 ‘지방선거’를 건너고 있다. 곧 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리고, 후보들은 자신을 외치며, 유권자들은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한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과정 가운데 너무 쉽게 흥분하고 너무 쉽게 미워한다. 상대를 향한 조롱과 비난이 넘치고, 눈앞의 유불리만 계산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밤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면 어떨까. 수억 년 시간을 품은 ‘우주의 역사책’ 앞에서, 인간의 권력과 욕망은 얼마나 부질없는가. 자리와 이름이 영원할 것처럼 다투지만, 모두 한순간을 스쳐가는 존재들일 뿐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곁에서 돕는 이들도, 이제 곧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들도 조금 더 넓게 또 길게 보고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 진지한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 우주의 역사책 앞에 겸허해야 한다. 밤하늘은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치는지도 모른다. ‘너희는 그리 거대한 존재가 아니야.’ 오늘 밤도 별들은 소리 없이 빛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5-20

감정보다 정동

지난 5월 8일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정치인 세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순직 공무원 부모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연설하다가, 정청래 대표는 ‘노상원 수첩’에 기재된 연평도 수용소 현장 검증을 거론하며 분노하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개정안 상정에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자 그들을 비난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같은 눈물을 보고도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달랐다. 누군가는 그 눈물에 공감했고, 누군가는 ‘정치적 연출’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의 뒤에 어떤 판단이나 해석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이들의 눈물에 공감하기도 하고 비난했을 것이다. 이렇게 감정은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진화론적으로 보아도 감정은 생각을 뒷받침한다. 맥스 베넷은 ‘지능의 기원’에서 감정은 생존을 위한 방향 감각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약 6억 년 전 좌우대칭동물이 등장하면서 지능이 발달했는데, 그 과정에서 생존에 유리한 것은 ‘좋음’으로, 불리한 것은 ‘나쁨’으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회피할지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결국 방향을 정하는 것은 생각이고, 그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감정인 셈이다. 문제는 자극에 대한 판단이 내 생존에 유리한지 불리한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심지어 착취하는 사람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감정은 모두 진실한 것이라 착각하며 기꺼이 몸을 맡긴다. 그러나 한번 자리잡은 감정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어떤 뉴스를 보고 감정에 압도되어 거칠고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가 지운 적이 여러 번 있다. 물론 미처 지우지 못하고 남은 흔적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내 생각과 다른 오피니언 리더의 견해를 보거나 인플루언서의 행태를 보다가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는 데도 분노에 쉽게 끌려들어갈 때가 많다. 다만, 이런 감정이 일어나기 전에는 정동의 단계를 거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정동이란 어떤 자극에 대해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몸의 동요 상태이다. 화병 같은 예만 보아도 우리는 어떤 강한 부정적인 자극이 오면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몸이 먼저 떨리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험을 한다. 이런 것이 정동이다. 자신의 정동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면, 감정에 휩쓸릴 가능성도 줄어든다. 5월 8일, 세 정치인의 몸에는 어떤 정동이 일어났을까. 이들의 눈물에 공감하는 사람의 몸에는, 그리고 이들의 눈물을 비난하는 사람의 몸에는 어떤 정동이 일어났을까. 남의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그때 나의 정동은 어떤 것이었을까. 우리가 자신의 정동을 조금이라도 더 잘 관찰할 수 있다면, 강한 감정에 휩싸일 가능성도 줄고, 반목과 갈등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요즘처럼 감정이 정치가 되는 시대일수록, 자신의 정동을 관찰하는 능력은 정치인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중요한 교양이 된다. /유영희 인문학자

2026-05-20

숨이 차지 않은데도 답답한 이유

폐도 정상이고 심장도 큰 이상이 없고 산소포화도도 정상인데 가슴은 계속 답답하다. 숨이 끝까지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 들고 자꾸 한숨을 쉬거나 하품을 하게 된다. 가슴이 꽉 막힌 느낌 때문에 불안하고 심한 경우에는 공황장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폐의 문제라기보다는 몸 전체의 긴장 패턴이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데 목은 앞으로 빠지고 어깨는 안으로 말리며 등이 굽는다. 이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갈비뼈 움직임이 줄어들고 흉곽 자체가 굳어버린다. 원래 숨을 들이마실 때는 갈비뼈가 부드럽게 벌어지고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안 좋은 자세로 흉추와 늑골이 굳어 있으면 이 움직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결국 숨을 쉬어도 폐 윗부분만 얕게 쓰게 되고 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목과 어깨가 굳어 있다. 목 옆에 있는 사각근은 흉추 1, 2번에 붙어 호흡 보조근 역할을 하는데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이 근육이 과도하게 굳어버린다. 그러면 숨을 쉴 때마다 목으로 억지로 호흡하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숨이 답답한 환자들을 보면 목과 어깨가 돌처럼 굳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자율신경 실조시 이런 증상이 생기는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과하게 항진되고 몸은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이 굳으며 호흡도 얕고 빠르게 변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몸이 정상적인 호흡 패턴 자체를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숨을 충분히 쉬지 못하니 몸은 더 불안해지고 불안해질수록 호흡은 더 짧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이런 환자들은 단순히 호흡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두통,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만성피로, 불면증 등의 화병 증상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몸 전체의 긴장과 자율신경 균형이 함께 무너져 있는 것이다. 치료는 단순히 가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구조를 같이 봐야 한다. 굽은 흉추와 말린 어깨를 교정하고 경추와 갈비뼈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추나 치료로 굳어 있는 척추와 흉곽의 움직임을 회복시키고 긴장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면 호흡이 훨씬 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초음파를 이용해 목 주변의 긴장된 근육과 흉추의 자율신경을 정확하게 자극하면 환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와 함께 화를 내릴 수 있는 약재들로 구성된 한약을 같이 복용하면 더 빨리 호전 반응이 일어난다. 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자세를 줄이고 중간중간 가슴을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숨을 억지로 크게 쉬려고 하기보다는 배가 천천히 움직이는 복식호흡을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은 몸의 긴장을 낮추는 것이 우선이다. 몸이 편안해져야 호흡도 편안해진다. 목, 갈비뼈, 척추, 횡격막, 자율신경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편안한 호흡이 만들어진다. 검사상 큰 이상이 없는데도 계속 숨이 답답하다면 단순한 폐 질환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긴장과 균형 문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5-20

길등재에서

남자는 울지 않는 법이다 개똥 밟은 듯 쓱쓱 문대고 힘차게 나가야 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혼자 멀리 가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이 완성이 된다 동행은 없다, 둘은 태초부터 귀찮았다 너는 포항으로 가고 나는 감포로 간다 망해산에 올라서는 길등재를 잊고 하산하여 길등재에서는 망해산을 잊는다 바람이 따귀를 때리며 사랑은 그런 것이라 한다 너는 도시로 가고 나는 다시 산으로 간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축복과 저주를 하며, 사랑에 강약(强弱)이 있을 수 없지만 남자는 슬쩍 흐려지는 그런 눈물, 흘리지 않는 법이다. ……. 길등재는 포항 정천리에서 장기면으로 가는 관문 격의 고개로, 정상 부근에서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산행을 시작하면 쉽게 오래 산등성이 길을 걸을 수 있다. 출발부터 먹고 들어간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대체로 선호한다. 생색도 내고 실리도 챙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살이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럴 수 없다. 과정은 생략되지 않는다. 오래 걷고 길게 울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길등재 뿐일까. 삶은 교묘한 장치로 장식되어 있다. 결국, 나의 좌표를 확인하고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몫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오직 사람! /이우근 시인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5-20

어떤 사투리, 세 키

휴대폰 카톡방에 문자 하나가 올라왔다. 수필 동인 중 한 분이 ‘키’라는 단어가 포항사투리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식당에 갔을 때 직원이, “몇 명이세요?”라고 물어봐서 “세 키요.”라고 대답했는데 상대가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자신을 외계인 취급하더라는 이야기였다. 우리 지역에서만 사용하는 언어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질문한 선생님은 포항 토박이였다. 그는 평소에도 무심코 쓰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순간 카톡방 사람들은 모두 익숙한 듯 낯선 말을 붙들고 각자의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단어 하나가 추억 매개체가 되었다. 카톡방 사람들 대부분이 경상도 출신이었기에 사투리에 얽힌 저마다의 기억을 흔들어 깨웠다. 누군가는 본인도 ‘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처음 듣는다며 웃었다. 나도 궁금해서 얼른 검색을 해보았다. 경상도 특히 경북 지역에서 주로 사용했던 말이란다. 예전부터 곡식의 양을 세는 단위를 ‘키’라고 했다. 예를 들어 볏단 한 키, 두 키, 하던 개념이 사람의 묶음 단위로 확장되어 사람 수를 세는 말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었다. 읽는 순간 머릿속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렇구나. 곡식의 단을 묶는 단위가 사람에게 옮겨 붙은 것이었구나.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들판에서 볏단을 세듯 사람도 그렇게 세었던 것이다. 농경문화가 언어와 연결된 대표적인 경우였다. 생각해 보면 참 정겨운 말이었다. ‘세 명’이라 하면 그냥 숫자지만 ‘세 키’라고 하면 왠지 볏단처럼 단단히 묶인 사람들의 무게가 느껴졌다. 밥을 먹으러 온 세 사람이 마치 하나의 단으로 묶여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논과 밭에서 쓰였던 말들이 하나둘 연상되었다. 내 어린 시절 외갓집 마을 경치도 마음속에 한꺼번에 번져왔다. 논두렁 끝에서 어른들이 새참을 먹으라고 이웃을 불렀던 소리, 담장 너머 옆집 할머니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했던 소리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두 키요.” “세 키 왔심더.” 그때는 그 말이 특별한 줄 몰랐다. 사람 수를 세는 말 속에 볏짚 냄새와 들판의 바람이 함께 들어 있었다는 것도. 도시는 숫자로 사람을 세지만 옛말은 사람을 ‘묶음’으로 기억했던 것 같다. ‘한 키’라는 말 속에는 낱낱이 흩어진 개인이 아니라, 서로 기대어 사는 우리네 사람들의 모습이 남아 있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세 명’보다 ‘세 키’가 더 따뜻하게 들린다. 한 덩이 볏단처럼 함께 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진다. ‘키’라는 사투리 덕분에 나는 오래된 단어 하나를 다시 주워든다. 사라져 가는 사투리 하나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오래 묻어 있는 말 한 조각. 언어는 흘러간다. 어떤 말은 남고 어떤 말은 사라진다. “세 키요.”처럼 농경의 냄새를 품은 말은 도시의 문법 속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간다. 어쩌면 우리는 언어 속에 담긴 지역 생활의 풍경과 유대감을 조금씩 떠나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때때로 사투리를 붙들고 싶다. 낡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이 가득 담긴 그 말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사투리에는 지역 사람들의 숨결과 공동체적인 삶의 온도가 함께 스며들어 있기에. /정미영 수필가

2026-05-20

산업전환의 시대, 시민이 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며칠 전, 5월 16일. 정부는 ‘기후시민회의’ 공식 발대식을 열고 국가 단위 상설 기후 공론장의 출범을 선언했다. 이는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에 근거한 것으로, 시민이 기후정책의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정책 형성의 주체로 참여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변화는 단순히 행정기구 하나가 생긴 사건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폭염과 산불, 집중호우와 해수면 상승은 이미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본질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산업과 에너지, 경제와 지역의 구조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이며, 동시에 “누가 그 변화를 결정할 것인가”라는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국의 기후정책은 정부와 전문가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물론 전문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이 배제된 정책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송전망 하나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어느 지역에 둘 것인지, 산업 전환의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는 결국 시민의 삶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기후민주주의’라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프랑스의 기후시민의회, 덴마크의 시민숙의 모델, 독일과 아일랜드의 시민참여형 기후 거버넌스는 모두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기후시민회의 역시 바로 그 흐름 속에 있다. 특히 이번 기후시민회의의 핵심은 ‘상설화’에 있다. 기존의 공론화위원회나 일회성 숙의조사는 특정 사안을 다룬 뒤 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기후시민회의는 국가 단위의 상설 시민 공론장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시민은 따라가는 시대에서, 시민이 정책의 공동 설계자로 참여하는 시대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한국의 산업과 에너지를 이끌어왔던 포항과 경북에서 더욱 중요하다. 포항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중심이다. 동시에 앞으로 수소환원제철과 청정수소 산업,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이 집중될 지역이기도 하다. 경북 동해안 역시 해상풍력과 송전망,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 거대한 전환이 중앙정부와 대기업 중심으로만 추진될 경우, 지역은 ‘희생의 공간’이 될 위험이 크다. 송전망은 지역을 지나가고, 발전 설비는 지역에 들어서며, 산업 구조조정의 충격 역시 지역 주민이 먼저 감당하게 된다. 그런데 결정 과정에서 시민이 배제된다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 포항과 경북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바로 기후민주주의다. 그리고 이 기후민주주의의 핵심은 참여, 숙의, 신뢰.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첫째는 주민참여형 에너지 구조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인프라는 더 이상 중앙집중형 구조만으로 운영될 수 없다. 태양광과 풍력, ESS(에너지저장장치), 그리고 지역 안에서 전기를 직접 생산·저장·공급하는 소규모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는 지역 주민의 삶과 직접 연결된다. 그런데 주민이 부담만 지고 이익에서 배제된다면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주민이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며, 그 결과가 지역 복지와 인프라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에너지 전환은 갈등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포항과 경북은 바로 이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영덕과 울진의 풍력, 포항의 수소 산업, 농촌형 태양광과 지역 ESS를 주민참여형 구조로 연결한다면 지역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지가 아니라 에너지 민주주의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핵심은 분명하다. 에너지는 단순한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참여의 문제라는 점이다. 둘째는 지역형 기후시민회의의 제도화다. 기후정책은 매우 복잡하다. 전기요금과 탄소가격, 철강산업 전환과 원전, 수소경제와 재생에너지, 지역 개발과 환경 문제가 서로 얽혀 있다. 이런 문제를 단순한 찬반 논리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숙의 민주주의다. 기후시민회의는 시민이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서로 토론한 뒤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구조다. 시민은 단순한 여론조사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 형성의 참여자가 된다. 포항과 경북은 발빠르게 ‘지역형 기후시민회의’를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즉, 수소환원제철 전환, 송전망 확대, 해상풍력 입지, 산업단지 전환 문제를 시민들이 직접 토론하고 숙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사회적 합의 없는 전환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후정책은 정권 하나로 끝나는 정책이 아니다. 10년, 20년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시민이 정책의 필요성과 비용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숙의 없는 전환은 결국 불신을 낳는다. 셋째는 정보 공개와 데이터 투명성이다. 기후정책은 신뢰 위에서만 작동한다. 시민이 정부 자료를 믿지 못하고, 기업 설명을 신뢰하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지속되기 어렵다. 포항과 경북에서 추진될 전력망 계획, 수소 인프라 구축, 산업단지 전환, 탄소배출 감축 계획 역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단순한 형식적 공청회로는 부족하다. 시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론을 찾아야 하고 비용과 이익, 위험과 효과가 함께 공개되어야 한다. 정보가 부족하면 불안이 생긴다. 불안은 소문을 만들고, 소문은 갈등을 키운다. 반대로 정보가 공개되고 시민이 충분히 이해하면 정책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포항과 경북은 지금 거대한 전환의 문 앞에 서 있다. 수소환원제철과 재생에너지, 수소경제와 산업 구조 전환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의 삶과 민주주의의 문제다. 이 전환이 성공하려면 중앙정부와 기업의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 사회의 참여와 동의, 그리고 시민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기후민주주의는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 주민이 자신의 삶과 연결된 문제를 이해하고, 토론하고, 결정하며, 그 결과를 함께 책임지는 아주 현실적인 민주주의다. 기후전환은 기술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환을 끝까지 지속시키는 힘은 민주주의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는 지금, 포항과 경북의 지역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2026-05-20

대구대 제14대 총장후보자 선거 결과⋯윤재웅 교수 1위·송건섭 교수 2위

대구대학교 제14대 총장후보자 선거에서 윤재웅 교수(기계자동차공학부)가 1위를 차지했다. 대구대학교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일 실시된 제14대 총장후보자 선거 결선 투표 결과, 기호 7번 윤재웅 교수가 환산 득표수 267.8표(60.6%)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기호 6번 송건섭 교수(공공안전학부)는 174.2표(39.4%)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는 박영준·이정호·김동윤·김시만·우창현·송건섭·윤재웅 교수 등 총 7명이 출마했다. 전체 유권자는 교원 374명과 직원 176명 등 총 550명이며, 직원 투표수는 교원 총수의 24%를 적용해 90표로 환산 반영됐다. 1차 투표에는 전체 유권자의 95.8%인 527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환산 득표수 기준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상위 득표자인 윤재웅 교수와 송건섭 교수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됐다. 1차 투표 결과 윤재웅 교수는 175표(39.4%), 송건섭 교수는 97표(21.7%)를 각각 얻어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실시된 2차 결선 투표에는 교원 352명과 직원 171명 등 총 523명이 참여했으며, 투표율은 95%대를 기록했다. 대구대학교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윤재웅 교수와 송건섭 교수를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회에 제14대 총장 후보자로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회는 추천된 두 후보 가운데 1명을 차기 총장으로 최종 선임하게 된다. 차기 총장으로 선임되면 오는 7월 1일부터 4년간 총장직을 맡게 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20

폭포가 식혀준 마음, 사찰이 채워준 평온

울산에는 자연과 전통, 그리고 쉼이 공존하는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시민기자는 가족과 함께 쌍미륵사와 파래소폭포, 통도사를 방문하며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울산의 명소들을 둘러봤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쌍미륵사는 이름처럼 특별한 유래를 품고 있다. 사찰 뒤편 자연 암벽에서 두 개의 미륵부처 형상이 보인다고 전해져 ‘쌍미륵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한 대웅전과 불상 등 사찰 곳곳이 황금빛으로 꾸며져 있어 ‘황금 사찰’이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화려한 외관 덕분에 방문 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장소다. 실제로 마주한 쌍미륵사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사진에서 화려함과 장엄함보다 자연과 어우러진 고즈넉함과 잔잔한 평온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사찰 입구에서 반겨주는 강아지 ‘가지’였다. 이름을 부르자 달려와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다. 사찰을 둘러보다 ‘신비의 돌’ 앞에 멈췄다. 세 번 절한 뒤 소원을 빌고 돌을 들었을 때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조심스럽게 돌을 들어봤다. 결과보다도 가족이 함께 소원을 나누고 웃었던 순간 자체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다음 목적지인 통도사로 가던 중 이정표에 적힌 ‘파래소폭포’가 눈에 띄어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폭포까지 이어진 숲길 등산로는 예상보다 흥미로웠다. 곳곳에 숲 해설 QR코드가 설치돼 있어 주변 생태와 역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아연동굴에 얽힌 이야기와 파래소폭포의 유래, 숲속 굴참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생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약간의 등산 끝에 마주한 파래소폭포는 시원한 물줄기와 소리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폭포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소리는 복잡했던 생각들을 잠시 멈추게 했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더운 날씨 속에서도 청량함을 느끼게 했다. 폭포에서 얻은 산뜻한 기운과 함께 통도사로 향했다.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신라 선덕여왕 시기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대표적인 사찰인 만큼 많은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사찰 앞마당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시원한 과일맛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인생네컷 촬영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나만의 불상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VR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돼 활기를 더했다. 유독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는 불교 경전에서 신비의 꽃으로 알려진 ‘우담바라’가 보였다. 작고 가느다란 흰색 형태의 우담바라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통도사 입구에서는 사찰을 지키는 사천왕의 근엄한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다. 동방을 수호하는 지국천왕과 남방의 증장천왕, 서방의 광목천왕, 북방의 다문천왕이 각각 위엄 있는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또, 다가오는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형형색색의 등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사찰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등을 달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각자의 소망과 바람을 담아 기도하는 풍경은 사찰 특유의 평온함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잠시의 여유를 만나고 싶다면 울산의 쌍미륵사와 파래소폭포, 통도사를 찾아보길 추천한다. 익숙한 하루 속에서도 잔잔한 쉼과 특별한 추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5-20

월요일마다 고전을 읽는 사람들, 양동마을 ‘곤지서당’

월요일 저녁 7시. 경주 양동마을 문화관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손에는 묵직한 도덕경이 들려있다. ‘곤지서당’ 회원들이다. 최근 ‘고문진보’를 마치고 ‘노자 도덕경’을 읽고 있다. 잔잔한 훈장님의 목소리가 문화관 안에 천천히 울려 퍼진다. 회원들은 설명을 놓치지 않으려고 밑줄을 그어 가며 귀를 기울인다. ‘道’에 대한 이해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회원들은 월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문화관으로 향한다. 이덕환 훈장이 이끄는 곤지서당은 2014년 1월부터 시작됐다. 양동마을 출신인 그는 세무공무원으로 재직 당시, 부산대학교 한문학과에서 석사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마을 어르신으로부터 “논어 강의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것이 인연이 돼 함께 고전을 읽기 시작했다. 이후 경주시 강동면 평생학습원 프로그램에 논어 강의가 개설되며 자연스럽게 강의를 이어갔지만 그곳에는 약간의 수강료 부담이 있었다. 그는 한학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양동마을 문화관에서 무료 강의를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모임이 지금의 곤지서당이다. 오랜 시간 훈장님과 함께 공부해 온 회원들에게 물었다. “쉽지 않은 한학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 어르신은 “조상의 자취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했다”고 말했다. 신문을 보며 혼자 한자를 익히다 훈장님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한학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회원은 “무엇을 이루기 위한 공부라기보다 마음을 닦는 공부”라고 했다.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운 어르신은 몇 안 되는 회원들과 훈장님을 묵묵히 챙기며 서당을 지켜오고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고전공부를 아마 죽을 때까지 하게 될 것 같다”며 웃는다. 경쟁과 성취 중심의 시대에 한학 공부는 느리지만 묵직한 자기 수양의 시간이 되고 있었다. 회원들은 사서삼경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논어’에서는 인간관계를 배우고, ‘중용’에서는 균형 잡힌 삶을 익히고, ‘맹자’는 도덕적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는 것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그러나 달라진 세상에도 경전 속 가르침은 여전히 살아있다.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적 책임까지 돌아보게 만든다. 도(道)를 논하는 ‘도덕경’은 쉽지 않은 책이지만, 훈장님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회원들의 손이 책 위를 노닌다. 가까운 곳에 훈장님이 있고 함께 공부할 벗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큰 행운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회원들은 고전의 가치가 오늘날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회원이 최근 들은 이야기를 전한다. 유치원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지인이 가정의 달을 맞아 여섯 살 아이들에게 “효가 무엇이냐?”고 묻자, 한 아이가 “엄마, 아빠를 요양병원에 보내는 것”이라고 답해 당황스러웠다는 이야기다. 웃으며 들은 이야기였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효의 의미 또한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밤 9시. 공부를 마치고 문화관을 나서며 곤지서당 회원들은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만큼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월요일 밤마다 양동마을 문화관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이유도 어쩌면 그 근본을 잊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5-20

오래된 시간과 살아가다···아파트속의 사월동 지석묘군

대구 수성구 사월동 일대에는 청동기시대의 흔적인 지석묘군이 남아 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와 도로, 상가와 지하철역이 들어선 도심이지만, 오래전 이곳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던 생활 공간이었다. 사월동과 욱수동, 신매동 주변에서는 개발 과정에서 여러 기의 고인돌과 석관묘, 토기 조각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지금 남아 있는 사월동 지석묘군은 도시 개발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용케 살아남은 시간의 흔적이다. 우리 아파트 안에도 그 고인돌 4기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사 온 뒤 몇 년 동안 그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 산책할 때면 늘 아파트 뒷문으로 나가 신매지를 돌거나 욱수천 산책길을 걸었다. 직장에 다니며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대부분의 이동은 자동차 안에서 이뤄졌고, 단지 안을 천천히 걸어볼 일도 많지 않았다. 매일 지나치는 공간이면서도 나는 그곳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도서관 강좌에서 진행한 도심 유적 답사에 참여한 일이 있었다. 답사지 설명 속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을 때 조금 놀랐다. ‘사월동 지석묘군’이라는 그 유적이 바로 내가 사는 아파트 안에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답사 날, 사람들과 함께 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늘 지나던 길인데도 처음 보는 장소 같았다. 아파트 한편 작은 공간에 거대한 돌 하나와 규모가 작은 돌 세 개가 놓여 있었다. 보호 울타리와 안내판이 없었다면 그냥 오래된 조경석쯤으로 생각하고 지나쳤을 그 돌들이 수천 년 전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남긴 무덤이었다.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지석묘군 앞을 그저 무심히 지나쳤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끔 걸음을 멈추고 고인돌 앞에 서게 되는데, 그럴 때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택배 차량이 오가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곳에 선사시대의 시간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 밤이면 수백 개의 아파트 창문에 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휴대전화 화면을 내려다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 곁에서 고인돌은 소리 없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같은 방식으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청동기시대 사람들도 가족과 함께 먹고살 궁리를 하며 계절을 견디고, 죽은 이를 기억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 역시 더 편리한 집과 빠른 이동 수단 속에 살 뿐, 하루를 버티고 가족을 돌보며 살아간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시간의 속도일 것이다. 청동기시대의 돌은 수천 년을 견디며 남아 있는데, 우리는 너무 빠르게 지나치며 산다. 재건축 이야기가 오가고, 새 아파트와 더 높은 건물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동안에도 돌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다. 새 도시를 세우기 위해 땅을 파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오래된 과거라는 사실도 어쩌면 의미심장하다. 사월동 지석묘군은 거창한 유적지가 아니다. 관광객이 몰려오는 유명 문화재도 아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장 오래된 시간이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가끔 단지 안을 천천히 걷는다. 고인돌 앞을 지날 때면 늘 비슷한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과거 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시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도시가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어떤 시간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남긴 돌무덤 곁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장을 보고, 누군가는 퇴근하고, 누군가는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 수천 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도, 우리는 결국 같은 땅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인지도 모른다. 오늘 외출에서 돌아오다 지석묘군 앞에서 한참을 생각에 잠긴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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