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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K-수출전략품목’ 500개 지정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유망 소비재 분야의 혁신제품을 선발해 글로벌 일류제품으로 육성하는 ‘K-수출전략품목’ 지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류 확산으로 한국 소비재의 해외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K-뷰티·패션·푸드·라이프 등 4대 분야 중소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은 최근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전체 수출기업의 94.9%를 차지했다. 특히 화장품, 패션 등 K-컬처 관련 소비재가 중소기업 상위 5대 수출품목의 75%를 점유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중기부는 기존 수출지원정책을 보완해 민간 마케팅 역량과 정부 지원 수단을 연계한 소비재 특화형 수출전략 체계를 새롭게 도입한다. 이번 사업의 주요 내용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2030년까지 500개 K-수출전략품목을 지정한다. 올해는 약 80개 제품을 선정해 첫 지정을 추진하며, 향후 5년간 매년 유사한 규모로 발굴·지정할 계획이다. 둘째, 민간 선도기업(앵커기업)이 수출 촉진자(부스터) 역할을 맡는다. 올리브영, 무신사, 신세계디에프, 롯데마트 등이 글로벌 유통망 입점 지원과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하며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셋째, 기업별 기술·경영역량 진단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규제 대응, 물류·IP(지식재산권) 보호, 현장 애로 해소 등 부처 간 연계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넷째, K-수출전략품목을 국가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정립한다. 소비자 선호도와 성장성을 종합 반영해 대규모 전시회에 특별관을 설치하는 등 인지도 제고를 추진한다. 이순배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이번 사업은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정부 지원을 고도화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참여기업 모집은 오늘부터 10월 17일까지 진행되며, 신청은 ‘판판대로’(https://fanfandaero.kr)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30

인터넷 없이도 ‘센티미터’ 단위 위치 확인··· G-VRS 시범 서비스 시작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조우석)이 10월 1일부터 새로운 위성 기반 위치정보 서비스인 ‘G-VRS(Gridded-VRS, 격자형 측위보정정보)’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서비스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센티미터(cm) 단위의 정밀한 위치 측정이 가능한 국내 독자 기술이다. 기존 측위보정정보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한 양방향 통신이 필수였기에 산간지역이나 도서·차량 등 인터넷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G-VRS는 UHD, DMB, 위성 등 방송 신호를 통해 단방향으로 위치 보정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터넷과 무관하게 끊김 없는 측위가 가능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번 시범 서비스로 정지측량·자동차 주행·드론 비행 등 다양한 환경에서 기존 서비스와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G-VRS는 우리나라 전역을 20km×20km 격자로 구분해 각 지역별 보정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한다. 사용자가 별도로 자신의 위치를 전송하지 않아도 가장 가까운 격자의 보정정보를 수신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향후 드론 택배 배송, 농업 방제, 자율주행, 정밀지도 제작 등 고정밀 위치정보를 요구하는 미래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민간기업 협의체를 대상으로 현장 시연과 사용자 테스트를 마쳤으며,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올해 안으로 흑산도·거문도·추자도·울릉도 등 도서지역에 위성기준점 4개를 추가 설치해 총 103개 기준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RTS1, RTS2 등 보정정보 서비스에 G-VRS가 더해지면서, 위치보정 사각지대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우석 원장은 “G-VRS는 산업 현장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쉽고 안정적인 고정밀 측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 발전과 국민 편의 증진을 위해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약 300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며, 참여 신청은 10월 1일부터 국토지리정보원 누리집(www.ngii.go.kr)에서 할 수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30

노후자금 6억과 죽은 아내

인간의 행복과 만족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혼자서 죽는 날까지 돈 걱정 없이 사는 삶, 경제적으론 다소 불안정하지만 평생을 함께 해온 아내와 오순도순 늙어가는 것. 앞서 언급된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걸 택할 것인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소개된 사연 하나가 적지 않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사에 의하면 일본에 거주하는 67세 남성 O씨는 가난 탓에 중학생 때부터 식당에서 일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궁핍한 환경이 가져다준 절약하는 태도는 어른이 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O씨는 일생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출퇴근 땐 그 흔한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녔다. 아무리 덥거나 추워도 에어컨과 난방기를 사용하지 않은 건 불문가지. 아내는 O씨를 이해하며 내조했다. 자식들 데리고 나들이도 한 번 가지 않은 팍팍한 삶이었지만. 이런 생활이 수십 년 이어졌고 결국 65세가 된 O씨는 저축과 연금, 퇴직금을 더해 한국 돈으로 6억1000만원의 돈을 모았다. 이른바 제법 ‘넉넉한 노후자금’을 가지게 된 것. 그러나, 돈이 준 행복감은 잠시였다. O씨가 퇴직한 직후 아내가 쓰러졌고 결국 사망했다. O씨는 홀로 남았다. 6억1000만원의 돈이 비어버린 아내의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까? 현재 O씨는 아내가 살았을 때 좋은 곳으로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다고. 참으로 서글픈 만시지탄(晚時之歎)이 아닐 수 없다. 사람살이란 게 어슷비슷하니 한국에도 분명 O씨와 유사한 사례가 있을 터. 초가을 아침. 돈으론 살 수 없는 인간의 행복에 관해 생각해보게 된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9-30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플로우·여수광양항만공사와 LNG 벙커링 사업 본격화

포스코인터내셔널(사장 이계인)이 포스코플로우, 여수광양항만공사와 함께 LNG 벙커링 사업을 본격화한다. 3사는 29일 ‘여수광양항 LNG 벙커링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LNG 추진선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글로벌 해운업계의 탈탄소 흐름에 대응해 여수광양항권 내 선박연료용 LNG 공급 체계를 조기에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3사는 광양 LNG터미널을 중심으로 선박 도입부터 운영까지 전 주기에 걸친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각 기관은 전문 분야에 맞춰 역할을 분담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6년 완공 예정인 광양 LNG 제2터미널의 저장탱크와 벙커링 전용 부두를 활용해 LNG 조달과 공급 서비스를 총괄한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항만 운영기관으로서 안전성 검토와 정책 제도 지원을 맡는다. 포스코플로우는 2027년 인도 예정인 1만2500㎥급 벙커링 전용선의 건조 및 운항을 담당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LNG 추진선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말 354척이던 LNG 추진선은 2027년까지 778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LNG 벙커링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LNG 벙커링은 △선박 간 공급(Ship to Ship) △항만 설비를 통한 공급(Port to Ship) △육상 탱크·트럭 공급(Truck/Terminal to Ship)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수광양항은 연간 6만5000척 입항, 2억1300만t 물동량을 처리하는 국내 핵심 항만으로, 아시아·태평양 항로 중심에 위치해 LNG 벙커링 거점으로서의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일본 주요 해운사를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의 벙커링 수요도 확인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6년 3분기까지 제2터미널 전용 부두를 완공하고, 제1·2터미널을 합쳐 총 133만㎘ 규모의 국내 최대 LNG 저장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7년 5월 전용선을 투입해 동남권 항만에서 본격적인 벙커링 서비스를 시작하고, 글로벌 선사와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LNG 벙커링을 비롯해 개발·생산, 운송·저장, 공급·판매, 탱크 임대, 선박 시운전 등 다양한 연계 사업으로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상표 여수광양항만공사 운영부사장은 “탄소중립 기조 속 LNG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이번 협약은 공공·민간 협력 모델로서 의미가 크다”며 “세 기관의 긴밀한 공조로 LNG 허브항만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민창기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사업본부장은 “탐사부터 공급까지 밸류체인을 갖춘 광양 LNG터미널을 기반으로 안정적 벙커링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30

동맹외교 vs 균형외교

한국외교에서 동맹파와 균형파의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주의 동맹관, 미·중 전략경쟁, 북·러 군사동맹, 북·중·러 결속강화 등 외교환경의 변화가 그 주된 요인이다. 현 정부가 전 정부의 ‘가치 중심 동맹외교’를 비판하고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선언한 명분이기도 하다. 국민여론도 분열되어 있다. 여론조사(리얼미터, 2025년 1월 23일)에 의하면 국민의 55.0%가 균형외교를, 37.3%가 동맹외교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역별로는 TK를 제외한 전 지역, 연령별로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균형외교 지지가 우세하며,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와 중도는 균형외교를, 그리고 보수는 동맹외교를 지지하고 있다. 물론 외교전문성이 없는 일반국민들의 생각이지만 분열된 국론은 외교정책 추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외교노선이 바뀌고 국론이 분열된다면 일관성 있는 외교를 추진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동맹외교 또는 균형외교를 주장하거나 추진할 때는 특히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최고의 국익은 국가안보이며, 현재의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관계이고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관계이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의 비중이 같을 수는 없고 또 같아서도 안 된다. 전쟁과 평화는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외교의 중심을 동맹에서 균형으로 옮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균형외교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비중은 미국 대 중국이 5:5가 아니라 6:4 또는 7:3 정도가 될 수밖에 없다. 둘째, 동맹외교와 균형외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환경에 따라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러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중요하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균형외교도 필요하다. 한미동맹은 우리의 생존이 걸려 있고, 한중관계는 전략적·경제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미·중 패권경쟁이 극심할 때는 동맹의 편에 설 수밖에 없겠지만, 경쟁이 완화되면 균형외교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커진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한반도 주변 4강관계가 경쟁적이기보다는 협력적일 수 있도록 우리의 외교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맹외교 및 균형외교와 함께해야 할 현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는 분명한 철학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실용외교가 동맹의 이완을 초래하거나 기회주의로 비쳐서는 안 된다. 실용외교가 동맹파와 균형파의 갈등을 어정쩡하게 봉합하거나 강대국들의 압력에 원칙 없이 흔들리면 국익을 지킬 수 없다. 실용외교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재의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2025-09-30

추석 현수막 홍수, 정치인 스스로 자제하길

추석을 앞두고 올해도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도로변과 교차로가 ‘정치 현수막’ 몸살을 앓고 있다. 현수막은 각 정당과 국회의원,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예비후보들의 명의가 대부분이다. 특히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이나 예비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내걸어, 하루가 다르게 거리가 현수막으로 도배되고 있다. 포항시를 예로 들면, 북구 육거리와 죽도시장 네거리, 남구 효자네거리를 중심으로 시가지 구석구석이 현수막들로 빼곡히 들어차 교통신호등이 잘 안보일 정도다. 정치권에 따르면, 포항시장 예비후보들의 경우 10여 명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소 100장, 많게는 500장 이상을 거리에 내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각 정당과 국회의원의 현수막까지 무차별적으로 내걸려 그야말로 공해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내건 현수막 내용은 주로 추석 인사 글귀가 많지만, 정당이나 국회의원 현수막은 대부분 정부나 상대 당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당의 정책과 정치 현안을 알리라고 허용해 준 현수막인데 정작 내용이나 문구는 원색적인 비난과 조롱이 주를 이룬다. 정치 발전은커녕 오히려 정치 혐오만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규에는 정당과 국회의원이 가로변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 정당 명칭, 기간 등만 표시하면 단속이 면책된다. 다만,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은 일반 시민이나 소상공인처럼 현수막을 게시하려면 시청의 검인 절차를 밟고 제한된 장소에만 설치해야 한다. 현수막이 지정된 곳이 아닌 도로변 아무 데나 내걸리다 보니 안전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정치 현수막이 시야를 가려 자동차가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도 있었다. 그리고 현수막 재질은 합성섬유여서 재활용이 쉽지 않다. 사용 후에는 결국 소각 처리할 수밖에 없어 엄청난 유해 물질이 배출된다. 시민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만 주는 길거리 현수막 게시를 정치인 스스로 자제해 주길 바란다.

2025-09-30

美·中 정상회담 장소 경주박물관이 적격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기간 중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국립경주박물관 행사장을 활용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 지사는 26일 경주를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으며,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게도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지사는 이같은 내용을 건의하면서 “천년 신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가 되며 만찬장 장소 변경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경주시민의 기대에 보답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정상 만찬장으로 신축되던 경주박물관 내 행사장은 행사 한 달을 앞두고 수용인원 문제를 이유로 경주 라한호텔로 갑자기 장소가 변경됐다. 예산 80억원을 들여 만찬장으로 신축하던 건물은 APEC 참가 기업인의 네트워크 공간으로 활용된 뒤 철거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 예산 낭비 논란에 빠져 있다. 그러나 경주박물관 내 신축건물은 당초 정상 만찬장으로 건립했기에 경호, 접견, 의전 등 국제행사 개최 요건을 잘 갖추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서는 아주 적격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을 근대역사 속의 주요 기억장소 남길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한국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릴 기회를 정부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경주박물관은 8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3000점을 전시 중이다. APEC을 앞두고 사상 최초로 신라 금관이 한자리에 전시될 예정이다. 자랑스런 우리 민족의 문화를 국제적으로 선양할 세기의 기회인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은 외교가에서는 기정화된 사실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국제 통상질서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 가운데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빅 이벤트다. 우리가 장소를 어디로 선정하느냐에 따라 한국은 자연스럽게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 일거삼득의 APEC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부의 현명한 결정이 있길 바란다.

2025-09-30

사색과 검색

뜨겁고 왕성하던 계절은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높푸른 하늘 아래 산과 들은 차츰 가을빛이 짙어지고 몸에 와 닿는 기온도 한결 삽상해졌다. 폭염의 기세가 잦아들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진 바람이 불어 초목들은 저마다 생각에 잠긴 듯 차분하고 내밀해진 모습이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사색하기에 좋은 계절이란 말이기도 하고, 뭔가 깊은 생각에 젖게 하는 계절이라는 뜻이기도 할 터이다. 요즘 같은 정보화시대가 되기 전에는 사색(思索)이란 말에 상당한 깊이와 울림이 있었다. 대부분의 지식을 독서를 통해 습득하던 시절에는 그 과정에 사색 또한 필수였다. 좋은 책들은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사색의 길을 열어주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었다.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고 밤새워 독서를 하면서 사유와 정신의 골격과 근육을 키워간 거였다. 일찍이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숙고(熟考)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 고 했다. 자신의 삶을 깊이 성찰하지 않고 그저 살아가는 것은 진정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삶에 엄격한 철학자의 기준을 따르지는 못할지라도 흘려들을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프랑스 작가 폴 부르제의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궤를 같이 한다. 삶의 방향과 목표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 닥치는 대로 살아가다보면 현재의 환경이나 습관, 상황에 사고가 지배당하게 된다는 것. 즉, 삶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게 되어 자신이 가진 생각과 신념이 무엇인지 정체성을 잃게 된다는 말이다. 사색보다는 검색이 우선인 시대가 되었다. 지금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 삶에 대한 의문이나 문제의 답을 구하는 대신 간편하고 신속하게 인터넷 검색이나 챗GPT 같은 인공지능에 물어서 해결을 한다. 사색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만큼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고력, 집중력, 창의력, 인내력의 증진 같은 이점이 있다. 이에 비해 인터넷 검색은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방대한 최신 정보에 접속할 수 있고 다양한 공감의 비교도 용이하다. 그러나 피상적인 이해에 그치기 쉽고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대로 편향되거나 저질·가짜 정보에 빠지기 쉽고, 사고력 약화라든가 자기성찰의 기회가 감소한다는 단점이 있다. 인터넷 검색이라는 손쉽고 즉각적인 해답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깊이 있고 비판적인 사고력의 저하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알고리즘의 추천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어 여론조작에 휩쓸리기 쉬운 취약성을 가진다. 넘쳐나는 각종 정보를 소비만 하고 창조적인 재구성의 능력을 기르지 못해 지적 체력의 약화와 정신적 성장의 지체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미 상용화된 검색의 기능을 일부러 외면할 필요는 없지만, 아날로그적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사색을 겸비해야 보다 균형 잡힌 지식과 인격,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좌파와 우파로 갈려 내전이라 할 만큼 극단적인 대결상태에 있는 우리나라는, 역사와 시대를 통찰할 사색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2025-09-30

노욕(老慾)과 몰염치(沒廉恥)의 난장

노욕은, 늙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는 것이요, 염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인생의 후반기에도 지나친 욕망으로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염치가 있을 리 없다. ‘노년에 탐욕을 버리지 못한 자는 삶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세네카의 경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노욕의 추함에 대하여 우리는 잘 안다. 노욕하는 자는 필연적으로 추하게 되니 염치는 뒷전이다. 지나친 욕망은 세대와는 무관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노욕에는 ‘물러나지 않음’이라는 상품이 하나 더 추가된다. 노욕이 젊은이의 욕심보다 더 추하게 보이는 이유다. 욕망의 1+1이다. 물러나지 않음은 ‘놓지 않음’과 연결된다. 물러나지 않고 놓으려 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삶이 황혼에 접어든 사실(죽음이 가까워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죽음의 자각’은,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관습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통로’라 보았다. 노년에의 삶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죽음에의 자각이 필요한 이유다. 염치없음은 또 어떤가. 흔히 하는 말로, ‘부끄러운 줄 좀 알아라!’라는 말이다. 순자는 예론(禮論)에서, ‘사람이 염치를 모르면 짐승만도 못하다.’(人而無恥, 不如禽獸)라고 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아무 데나 마구 들이댄다. 쥐뿔 아는 것도 없는 사람들, 체력이 바닥을 기는 사람들, 세상을 제대로 읽을 줄도 모르는 사람들,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한때 잘 나갔다는 이유로 나설 자리 안 나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설쳐댄다. 특히 권력을 탐하려는 노욕은 보편적 도덕법칙이 아니라 타인을 수단으로 대하는 태도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판에서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착각하는 욕망은, 공동체의 미래를 빼앗고 젊은 세대의 자유로운 가능성을 억압한다, 정치적 노욕은 공동체를 사유화하는 일종의 도덕적 배임이자 철학적 자기 한계의 망각이다. 노욕은, 죽음이 두려워 삶에 집착하는 인간이 자신의 유한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정신적 빈곤이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노욕에 설쳐대는 순자의 몰염치들이 득실댄다. 한평생 호의호식하고도 또다시 더 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몰염치의 난장판이다. 이들에게는 후계자는 없다. 관속에 들어갈 때까지 모조리 자신이 하고야 말겠다는 처절한 의지를 불태운다. 후학들을 키울 생각은커녕, 싹트기 전에 잘라버리기 바쁘다. 그 기세가 너무나 맹렬하여 구토가 나고 어지러워 쓰러질 지경이다. 하기야 노욕의 난장판이 어디 여기뿐이겠는가마는. 공자의 지천명(知天命)은, ‘나이가 들면 사욕을 줄이고 자연의 뜻에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참으로 공자님이시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요즘 50은 청춘이니 현대의 지천명은 70 정도로 보면 적당할 듯하다. 70 전후에도 노욕에 휩싸여 몰염치의 난장에서 추어대는 노장들의 칼춤이 볼만하다. 춤추는 자뿐만 아니라, 구경꾼들도 조심해야 된다. 그 무대가 어떤 난장인지, 춤꾼이 몰염치한 인지. 단디 보자. 비싼 관람료 지불하고, 우리의 미래를, 우리의 젊은이들을 망칠 수 있다. 제발 단디 보자. /공봉학 변호사

2025-09-30

미국 정부 또다시 ‘셧다운’ 위기···고용통계 등 주요 지표 발표 차질 우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가 또다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에 직면했다. 현행 예산 효력이 9월 30일(현지시간) 자정 만료를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여야 지도부가 29일 협상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합의에 실패하면 10월 3일 예정된 9월 고용통계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 예산안 놓고 여야 책임 공방 공화당은 새 회계연도(10월 1일~) 시작 이후 11월 21일까지 전년도 수준의 지출을 유지하는 임시예산안을 마련해 지난 19일 하원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은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등 사회복지 확대를 요구하며 상원에서 부결시켰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존 튠은 “민주당이 과도한 재정지출을 고집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폐쇄의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한 안은 수용 불가”라며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가계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양당 모두 ‘상대의 책임’을 내세우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 트럼프·슈머 모두 강경 기조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2018년 말 35일간의 셧다운을 초래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지난 3월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졸속 타결’ 비판을 받은 슈머 원내대표는 “원칙 없는 타협은 없다”며 강경 노선을 유지 중이다. 공무원노조도 “공공서비스 축소는 국민 피해로 직결된다”며 섣부른 합의를 경계하는 서한을 상원에 전달했다. △ 셧다운 시 비핵심 부문 업무 중단 셧다운이 현실화되면 전체 예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사회보장·메디케어 등 의무지출은 유지되지만, 재량지출 중 필수업무를 제외한 부문은 중단된다. 비필수 부서 소속 공무원은 무급휴가에 들어가며, 체불된 급여는 사태 종료 후 지급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8~2019년 셧다운 당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110억달러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GDP의 0.1% 미만으로 직접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행정공백 장기화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고용통계·물가지수 발표 차질 불가피 셧다운이 이어질 경우 노동통계국(BLS) 업무도 전면 중단된다. 이에 따라 10월 3일 발표 예정인 9월 고용통계, 10월 15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지표는 오는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과정에서 핵심 판단 근거로 활용되는 만큼, 통계 공백은 연준(Fed)의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피해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대립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30

조국 “호남서 민주당 독과점 폐해·합당 없다”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일축하며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조 위원장은 29일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독과점 폐해가 정치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전 합당은 없다”고 밝히고 “전국 모든 다인(多人) 선거구에서 기초의원 후보를 내겠다. 청년·여성·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후보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호남선거와 관련해선 “민주당과 반드시 경쟁하겠다”면서도, 서울·경기·부산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에 권력을 넘기지 않도록 1 대 1 구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기업이 독과점하면 불량 상품이 나오듯, 호남에서 단체장과 의회가 한 정당으로만 채워지면서 유착과 부패가 반복돼 왔다”며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의 비호남권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겠다. 그러나 시도지사 선거는 지역 상황에 맞춰 전략적 연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인재 영입과 관련해선 “11월 23일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된다면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당의 색깔과 맞는 인사를 찾겠다”며 “현재 지지율이 2~4% 수준이지만 내년 초까지 반드시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차기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서울시장이냐, 고향 부산시장이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돌지만, 지금은 판단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내년 초 선거기획단을 구성해 전국 후보들의 전력을 점검한 뒤 내년 봄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29

민주, 김정재·이철규 ‘공천 녹취’ 수사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공개된 국민의힘 김정재(포항북)·이철규 의원 간 통화 녹음을 거론하며 공천 관련 수사를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공천 야합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 최고위원은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보도한 지난해 1월 김 의원과 당시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이 의원 간 녹음파일 내용을 언급하며 “김 의원이 당시 공천관리위원이던 이 의원과 통화하면서 ‘웬만하면 단수를 해달라’며 공천 야합을 시도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 의원은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통화내용은) 규정에 따라 공천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수공천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터무니없는 얘기”라면서 김 의원에게 언급한 공천 평가 항목에 대해 “지난해 1월 16일 공관위에서 이미 공개된 자료”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 최고위원은 “웬만하면 단수를 해 달라고 하면서 공천 야합을 시도하고, 또 본인 지역구(포항)에서는 후보들 간에 3억에서 5억 원에 달하는 금전이 오간다는 매우 충격적인 발언이 들어 있다”며 “이 발언의 진위를 따져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들을 알고도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공천 거래를 시도했던 김 의원은 공천 야합에 대해 전 국민에게 소상히 진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공천을 돈 주고 사는 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싫다면 지난 총선 공천에 이런 사례가 또 없었는지 전수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당대표도 “통화 내용은 충분한 범죄 혐의와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계 당국에서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9

관리 허술… 정부 전산망 마비 국민 생활·사이버 보안 큰 위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허술한 관리 행태가 국민 생활과 사이버 보안에 큰 위기를 초래했다”고 직격했다. 장 대표는 29일 인천관광공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정권이 사법 파괴와 입법 독재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에 심각한 구멍이 뚫리고 있다. 우선 화재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신속하게 복구하는 것이 그다음”이라면서 “정부는 화재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현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정부는 관세 협상을 마치고 왔을 때는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고 치켜세우고,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된 협상이라고 그렇게 자랑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145개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 가서 어떤 외교 성과가 있었는지 반드시 국민 앞에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에 앞서 장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동상을 참배했으며, 회의 종료 후에는 인천관광공사 옥상 상상플랫폼으로 이동해 내항 재개발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후 동인천역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9

‘국감 회피용?’ 김현지, 제1부속실장 이동

대통령실이 29일 국정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대통령실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제1부속실장으로, 김남준 제1부속실장은 대변인으로 보직을 이동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이 김현지 비서관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출석 의무가 없는 제1부속실장 자리로 보직을 이동시켜 국정감사 출석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변인을 추가해 대국민 소통을 늘리기로 한 것”이라며 “김남준 제1부속실장을 대변인으로 발령해 강유정 대변인과 함께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인(강유정·김남준) 체제가 됐다. 제1부속실장은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맡는다. 여야가 김 비서관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보직 이동이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비서관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지난 30여 년간 국회 국정감사에 총무비서관이 나오지 않는 전례가 없다”고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김 비서관이 제1부속실장을 맡아 ‘국감 출석 회피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비서관은 “국회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출석하겠다는 것이다. 새 총무비서관은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이동하기로 했으며, 제2부속실장은 당분간 공석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 외에 기존 홍보소통수석 산하 디지털소통비서관을 비서실장 직속으로 바꾸고, 정책홍보비서관실과 국정홍보비서관실을 통합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무수석 산하에는 정무기획비서관실을 신설해 국회 및 정당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비서실장 직속으로 국정기획자문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29

감사원 “국정자원 ‘노후장비’ 관리에 문제”

지난 26일 화재가 발생해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불러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노후장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감사원은 29일 ‘대국민 행정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실태' 감사 결과, 지난 2023년 11월 17일 발생한 국가정보통신망 마비 사태 당시 노후 장비 관리와 장애 대응 부실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2023년 11월 17일 국가정보통신망 마비로 인해 정부24 등 189개 행정정보시스템에 동시다발적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재발 방치책 마련을 위해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대전 국정자원 화재 사고 이후 “2023년에도 큰 피해가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감사원은 안일한 관제 행정이 사고 규모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 당시 새벽 1시 42분쯤 관제시스템에 라우터 모듈 포트 불량을 알리는 이벤트 알림이 발생했지만 국정자원 종합상황실은 알림창을 닫아둬 상황이 제대로 전파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적시에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상황실은 약 7시간이 지난 8시40분이 되어서야 사고를 알게 됐다고 한다. 노후장비 관리가 취약한 점도 지적됐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장비는 사용기간을 기준으로 내용연수를 산정한다. 그렇다 보니 장비를 오래 쓸수록 내용연수가 더 증가하고, 내용연수가 늘어나면 장비 교체 시기도 어려워진다. 당시 사태의 원인이 됐던 라우터 장비의 경우 2008년 에는 내용연수가 6년이었지만, 2022년에는 9년까지 늘어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장비는 내용연수를 채우지 않았는데도 평균 장애 발생률이 100%를 넘는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여러 시스템이 함께 사용하는 공통장비를 우선 교체해야 하지만, 국정자원은 각 부처 소관 개별장비를 우선 교체하고 남은 예산으로 공통장비를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장비에 대한 자체 내용연수와 공통 전산장비 교체 우선순위 기준을 마련하는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국정자원에 통보했으며, ‘주의요구’ 조처를 내렸다. 이번 감사는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실지 감사가 진행됐으며, 같은 해 11월 관계 부처 실·국장이 참석한 마감회의를 거쳐 2025년 8월 29일 최종 확정, 이달 중순 관계 기관에 정식 통보됐다. 하지만 2023년 마비 사태에서 이미 드러난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은 채 이번에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다시 마비되면서, 관리 부실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장은희 기자

2025-09-29

셔틀외교 복원·정착 오늘 韓日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부산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지방 활성화 등에 대해 논의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9일 이 같은 소식을 밝히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답방”이라며 “한 달 만에 두 정상의 만남이 다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일 간 셔틀외교가 복원·정착됐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공통 문제인 인구문제, 지방 활성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 등 미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두고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격변하는 무역질서 속에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양국이 논의의 지평을 확대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상이 양자 회담을 위해 방한하면서 서울 이외의 도시에 방문한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제주를 찾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21년 만이다. 위 실장은 이시바 총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후 80주년 담화’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이시바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가진 생각과 소신은 남다르다고 평가한다”고 답변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난항을 겪는 대미 관세협상이 회담 테이블에 정식 의제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가고, 우리가 뒤에 가고 있기에 일본의 경험이나 생각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적절한지 (양 정상이) 지혜를 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가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두 정상 간 만남은 친교를 나누는 상징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이시바 총리가 퇴임한 후에도 일본 정계의 중진의원으로 계속해서 한일관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며 “정부나 정치 지도자에 관련 없이 계속 긴밀해지고 발전하는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해 양국 지도자가 의견을 같이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정상이 논의하고자 하는 의제는 인구소멸, 지방 활성화 등 정권을 넘어 한일 양측이 공동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며 “정부가 바뀌더라도 문제의식은 같기 때문에 지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29

“청송은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 보게 하는 곳”

청송의 풍경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단아하고, 오래 바라볼수록 깊다. 산은 묵직한 기품으로 사람을 품고, 물은 잔잔한 여운으로 마음을 적신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곳에 서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래 속도가 비로소 되살아난다. 청송은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보게 하는 거울 같은 곳이다. 국내 12번째로 지정(1976년)된 주왕산국립공원, 왕버들과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주산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있는 신성계곡과 백석탄, 무더울수록 얼음이 어는 얼음계곡 등 자연으로 인해 순수해지는 곳. 청송으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병풍바위·시루봉 등 기암괴석 곳곳에 널려 있고 용추폭포·절구폭포 등의 장엄한 계곡 어우러져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고운 단풍 물든 가을 트레킹 코스마다 전국서 몰린 등산객 인산인해 300년 왕버들이 그림자 드리운 채 서 있는 ‘주산지’ 새벽녘이면 현실과 꿈의 경계 희미한 신비의 무대 선물 같은 맑은 공기·여유 함께 즐기는 ‘청송정원’ 붉은 하늘·은빛 억새 어우러진 푸른 산 ‘가을 백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 붙은 주왕산 안개가 물 위를 살며시 스치고, 오래된 나무가 고요히 호흡하는 순간. 청송(靑松)의 아침은 그 이름처럼 푸르고 청아하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돌과 나무, 물과 바람이 어우러져 빚어낸 풍경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작은 존재임을 깨닫는다. 주왕산은 바위의 산이다. 하늘을 찌르듯 솟구친 기암괴석이 골짜기를 감싸고, 그 사이로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왕의 흔적과 바위의 이름은 허공에 메아리처럼 번져나가고, 산을 오르는 발걸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또 다른 장면으로 이어진다. 주방천을 따라 이어지는 협곡은 때로는 위엄 있고, 때로는 정겹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바위를 물들이고, 겨울이면 설화가 계곡을 장식한다. 계절마다 표정이 달라지는 주왕산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한 폭의 동양화와도 같다. 금강송 숲을 체험하는 사람들경북에는 다양한 산이 있다. 그 가운데 주왕산을 첫손에 꼽는 것은 감성적이면서도 순정한 매력이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주왕산은 산세가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하여 석병산이라고도 불렸다.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만큼 병풍바위, 시루봉 등 기암괴석이 널려 있고 용추폭포 절구폭포 등의 계곡이 어우러져 ‘신의 갤러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장엄한 협곡이 어우러진 풍경 때문에 비록 규모는 비교가 안 돼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왕산은 산세만큼 수많은 전설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주왕과 관련이 있다.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던 왕손 주도가 후주천왕을 자칭하며 반기를 들었다가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주도는 이후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는데 이 때문에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신라 태종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이 산에 숨었다가 사후에 주원왕으로 불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왕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역시 단풍이 물든 가을이다. 오색단풍이 옷을 갈아입은 모습은 그야말로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트레킹코스마다 전국에서 온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왕산은 등산 코스로도 매력적이다. 초보자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올라갈수록 다양한 풍광이 펼쳐져 눈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운 수직 바위 절벽 사이로 급수대, 학고대, 시루봉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줄을 선다. 용추협곡을 지나면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낸다. 용연폭포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리지만 용추폭포까지 가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 환상적인 풍경이 일품인 청송의 자랑 주산지 산에서 내려오면 물의 풍경이 기다린다. 주산지다. 300년 넘게 뿌리를 내린 왕버들이 고요한 수면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 채 묵묵히 서 있다.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이곳은 현실과 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신비의 무대가 된다. 물 위에 서 있는 나무들은 말이 없지만, 오히려 침묵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긴 세월을 거쳐도 변치 않는 자연의 인내와 생명의 숨결이 바로 그 속에 담겨 있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1)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지금까지 어떤 가뭄에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됐다. 그냥 보면 평범한 저수지 같지만 왕버들과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물속에 반쯤 잠기고, 가을엔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사진작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촬영 후 더 유명해졌다. 주산지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신성계곡이다. 청송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신성계곡에는 안덕면 신성리에서 고와리까지 맑은 천을 따라 ‘신성계곡 녹색길’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전체 길이 12㎞인 신성계곡 녹색길은 세 가지 코스로 나뉘는데, 이 중 백석탄길로 알려진 3코스는 1, 2코스에 비해 인적이 드물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의 백석탄은 눈부시게 하얀 돌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백석탄 하부에 가면 이암편, 사층리, 생흔 화석 등 수많은 퇴적 구조를 볼 수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 3코스는 안덕면 지소리 반딧불농장에서 고와리 목은재휴게소까지 약 4.7㎞ 거리다. 걷는 내내 1급수 어종인 꺽지와 다슬기가 서식하는 길안천의 맑은 물길을 따라간다. 길안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 청송의 특산물인 사과가 익어가는 과수원길을 지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지질 명소에 이르기까지 청송의 숨은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안덕터미널에서 출발점과 종점 인근을 지나가는 버스는 하루 3대밖에 없어 시간을 잘 맞추는 게 좋다. 청송에서 꼭 만나야 할 곳은 객주문학관이다. 소설가 김주영의 역작 《객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로도 여러 번 제작된 객주는 조선 후기 팔도를 누빈 보부상의 삶과 활약상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객주문학관에서는 김주영의 육필원고와 초판본에서 최신본까지의 다양한 판본을 살펴볼 수 있다. 청송군 주왕산면에는 유명한 얼음골이 있다. 한여름 외부온도가 32도가 넘으면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계곡 징검다리 건너편 약수터 물맛이 일품이다.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도시민들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 자연의 결을 존중해서 만든 청송정원 청송군 파천면에 있는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사람의 발길보다는 바람이 먼저 찾아와 쉬어가는 곳, 이름 속에는 이곳을 찾는 이에게 선물하려는 맑은 공기와 여유가 담겨 있다. 청송정원은 인공의 흔적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결을 존중해 만든 공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의 물결은 마치 호흡하는 생명체처럼 잔잔히 일렁인다. 꽃으로 만발한 봄과 여름의 풍경도 좋지만 청송정원의 절정은 가을이다.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 코스모스가 붉고 분홍빛으로 춤을 춘다. 해 질 무렵, 노을이 들판을 붉게 물들이면 억새는 불빛을 머금은 듯 반짝이고, 코스모스는 마지막 햇살을 붙잡으려 몸을 기울인다. 가을에 가장 많은 사진가들이 몰리는 장소는 억새 전망대다. 나무 데크 위에 서면 억새밭 너머로 주왕산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붉은 하늘과 은빛 억새, 그리고 푸른 산이 어우러진 그 풍경은 말 그대로 청송 가을의 백미다. ‘산소카페’라는 이름은 과장이 아니다. 이곳의 공기는 도시에서 잊고 지낸 청량함을 품고 있다. 깊이 들이마실수록 마음까지 맑아지고, 숨이 가벼워진다. 몸이 먼저 편안해지고 나면, 마음은 저절로 유연해진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풍경을 만나는 일인 동시에, 잊고 있던 나 자신을 되찾는 길이 아닐까. 청송정원은 그 길 위에서 가장 순수한 쉼을 허락한다. 정원의 꽃들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만든 풍경은 겸손하면서도 우아하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고 여린 꽃잎마다 고유의 빛을 품고 있고, 멀리서 바라보면 자연의 거대한 수채화가 펼쳐진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질서와 균형이 그 속에 숨어 있다. 산책로 끝에 서면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마음은 조용히 내려앉는다.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잠시 멈추어 서서, 자연의 속도에 자신을 맡기라고 속삭일 뿐이다. 그 순간, 삶의 소란스러운 결이 차분히 가라앉고, 잊고 있던 단순한 기쁨이 되살아난다. 청송을 찾는 발걸음이 주왕산과 주산지에서 시작되었다면, 청송정원은 그 여정을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쉼표와 같은 곳이다. 산과 물의 웅장한 풍경을 감상한 뒤, 들꽃과 풀향기 속에서 가만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여행은 비로소 완성된다. /글_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사진_한국관광공사 제공

2025-09-29

파브리 셰프와 함께 안동서 ‘먹어볼 결심’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평양옥(백년가게)에서 K-로컬 미식여행 33선(이하 ‘33선’) 원정단 ‘먹어볼 결심’ 출정식을 열고 한국 미식여행 알리기에 나섰다. 33선 원정단에는 ‘흑백요리사’,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한 이탈리아 출신 유명 셰프 ‘파브리(Fabrizio Ferrari)’와 326만 유튜버 ‘조슈아 커비(Joshua Kirby)’뿐만 아니라 한국음식을 요리하는 콘텐츠로 K-푸드를 널리 알린 ‘쿠킴(김정호)’ 등 10명의 인플루언서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10월부터 11월에 걸쳐 각 지역을 대표하는 33선의 식재료와 음식을 선보이는 콘텐츠를 제작해 미식여행 홍보에 앞장선다. 또한, 조슈아 커비를 비롯한 재한 외국인 유튜버 3인은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K-로컬푸드’를 비교하는 콘텐츠 ‘케데헌vs케로푸’를 통해 한국의 미식여행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파브리 셰프와 함께하는 안동 미식여행 이벤트도 열린다. 이번 이벤트는 33선에 이름을 올린 안동찜닭과 안동소주 등을 맛 보고 지역명소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당일여행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누구나 받아볼 수 있는 33선 가이드북의 감상평을 제출한 사람 중 추첨을 통해 22인을 선발한다. ‘여행가는 가을’ 누리집에서 오는 10월 12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한편, 33선은 우리나라 지역의 특색이 담겨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사가 발굴한 음식관광 콘텐츠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인증하는 백년가게(백년소공인)와 접목해 ‘33선 × 백년가게 미식여행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

여행하기 좋은 가을, 기차 타고 떠나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대국민 국내관광 활성화 캠페인 ‘여행가는 가을’을 맞이해 최근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특별 기획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특별 기획 여행상품은 힐링, 레포츠, 예술, 지역축제, 로컬리즘, 미식 등 6개 테마로 만나볼 수 있다. △(힐링) 영월 만경산사 템플스테이와 와인 족욕 당일 여행 △(레포츠) 울진 성류굴 탐험과 요트투어, 포항 내연산 12폭포길 트래킹 △(예술) 경주에서 만나는 미술관 아트투어 △(지역축제) 구미라면축제 △(로컬리즘) 하동&산청 녹차 여행, 대전로컬트립 △(미식) 해남 별미 투어, 순창 장류 미식 여행 등 지역 곳곳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19개의 여행상품이 준비되어 있다.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 기간 중 최대 49%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여행가는 가을 대표 이벤트, 기차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 ‘로컬로 가을여행’도 열린다. 교통, 식사, 체험 등 모든 것을 포함해 1인 3만9000원으로 대한민국의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 부산 등에서 출발하는 당일여행 코스로 10월22·27일 운영한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00%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본인 및 동반인 포함 최대 4인까지 1인 1회만 응모할 수 있다.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특별 기획여행상품과 ‘로컬로 가을여행’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여행가는 가을’ 공식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travelmonth)에서 확인하면 된다. 허소영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마케팅팀장은 “전국이 단풍으로 물들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특색을 담은 여행을 준비했다”라며, “가을의 정취도 즐기고 지역에는 따뜻한 온기도 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

온라인 예약·현장 QR 체크인 병행해야

천년 신라의 숨결이 깃든 경주의 문화유산이 APEC 무대에 오른다. 불국사, 석굴암, 대릉원 같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정상과 대표단, 외신 기자들이 반드시 찾을 명소다. 그러나 수만 명의 발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유산은 단숨에 취약해진다. 경주가 풀어야 할 가장 섬세하고 민감한 과제가 바로 문화재 보존과 관람 동선 관리다. 불국사·석굴암 같은 핵심 유적지 예약제·시간대별 입장 제한 필요 AR 역사체험·야간 한정 투어 등 체험 콘텐츠로 관람객 밀집 분산 군중관리·비상대응·의료체계 등 예행 연습·시뮬레이션 반복만이 돌발상황에 대처, 안전운영 가능 ● 글 싣는 순서 1. 교통· 숙박 문제 마지막 남은 퍼즐 2.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3. 친환경과 안전없이 성공도 없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경주를 세계에 알리자 세계유산 보존·관람 동선 관리, 경주 품격 가르는 분수령 △ 불국사 석굴암 관람객 밀집 분산해야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은 “예약제와 시간대별 입장 제한 없이는 유적 훼손을 피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불국사와 석굴암, 대릉원 같은 핵심 유적지는 온라인 예약과 현장 QR 체크인을 병행해, 관람객 밀집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이미 일부 유적지 예약제를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행사 대비책을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정착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 문화재는 일순간의 실수에도 손상될 수 있다. 행사 기간에는 임시 바리케이드와 관람 우회로, 바닥 보호 매트가 필요하다. 동시에 진동·습도·소음 센서를 통한 모니터링 체계도 가동돼야 한다. 한 보존 전문가는 “행사로 인해 문화재가 손상됐다는 보도가 나오면 경주의 이미지에 치명적”이라며 “사전·사후 모니터링 자료를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분산 콘텐츠, 체류형 관광으로 유도 모든 발길이 불국사와 대릉원으로 몰리지 않도록 주변 체험 콘텐츠도 강화해야 한다. AR·VR 역사 체험, 로컬 푸드존, 야간 한정 투어 같은 프로그램은 관람객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관광학자는 “핵심 유적은 짧고 집중적인 체험, 주변 공간은 느리고 깊은 체류형 체험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긴급 복구 장비와 전문 인력을 상시 대기시켜야 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행사 전 모의 훈련을 실시해, 폭우·과밀·시위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APEC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세계가 경주의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평가하는 자리다. 유산 보존과 관람 동선 관리가 실패하면 천년고도의 품격은 한순간에 흔들린다. 반대로 이를 철저히 지켜낸다면, 경주는 ‘지속 가능한 관광 도시’라는 새로운 위상을 얻을 것이다. △ 군중 관리·비상 대응·의료 체계, 경주 APEC의 최전선 국제 정상회의에서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는 수만 명의 방문객과 언론, 의전 인력으로 들썩일 것이다. 군중 관리, 비상 대응, 의료 체계가 허술하다면 회의 성패는 순식간에 흔들린다. 보문관광단지와 도심 유적지 일대는 행사 기간 인파로 가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군중은 예측 불가다. 반복된 예행연습과 시뮬레이션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특히 VIP 동선과 일반 방문객 동선이 겹치는 순간 혼란이 발생하기 쉽다. 주요 행사장 주변은 구역을 명확히 나누고, 경찰·안전요원을 2배 이상 배치해야 한다. △비상 대응, 다계층 협업이 관건 돌발 상황은 다양하다. 테러 위협, 감염병 발생, 화재·지진 같은 자연재해까지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경찰·소방·군이 동시에 작동하는 다계층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행사 직전 일주일은 24시간 운영되는 ‘통합 상황실’을 가동해, 교통·의료·안전 핫라인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천 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에서는 응급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현장 내 응급 의료 포스트를 설치하고, 인근 종합병원과 긴급 이송 체계를 연계해야 한다. 보건 관계자는 “구급차가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도보형 응급 대응팀을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PEC은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무대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군중 관리와 비상 대응은 눈에 띄지 않아야 성공이다. 철저히 준비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지나가는 것 — 그것이 경주가 지향해야 할 APEC의 안전 시나리오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09-29

건강·맛·영양·듬뿍 ‘영주 농특산물’ 한가위 선물로 딱이네!

청정지역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과 이를 가공한 식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농산물은 생산 과정에서 자연 환경적 요소 등이 중요하지만 이를 키우고 가꾸는 농심 또한 큰 몫을 한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은 환경적 요소에 농심이 더해져 우수 생산물이 생산되는 곳이다. 500년 역사 풍기인삼 약효 탁월 소백산맥 선물 영주사과 당도 ↑ 거세 우량소 사육 한우, 육질 으뜸 아토피•알러지 피부에 좋은 인견 국내산 고구마 활용한 ‘고구마빵’ 영주 産 찹쌀 원료 도너츠도 인기 영주시 농특산물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것은 농가소득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영주시의 특화된 농업정책과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농가들의 기술 접목, 우수제품 생산을 위한 관계기관 및 작목반들의 연구와 노력의 성과가 모인 결과다. 특히 1차 산업에서부터 6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생산된 제품에 대해 국내외 판로 확보와 소비자 신뢰도가 소비로 이어지기까지 유통 관련 지원업무가 적극 뒷받침된 것도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 중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몰이를 하는 품목은 풍기인삼, 영주사과, 영주한우, 영주기능성 쌀, 풍기 인견, 단산 포도, 순흥 기지떡, 고구마 빵, 정 도너츠, 소백산 오정주, 벌꿀, 순흥 복숭아, 영주 계란, 부각, 한과 등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이 있다. □ 풍기 인삼 국내 최초 재배삼의 시배지인 영주 풍기 지역은 500여년의 재배인삼 역사를 통해 품질이 우수한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 소백기슭의 풍부한 유기물과 대륙성 한랭기후와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로서 인삼이 생육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육질이 단단하며 유효 사포닌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풍기인삼의 특성을 살린 인삼가공제품은 20여종으로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 풍기인삼의 특징은 육질이 탄탄하여 중량이 무겁고 약효가 뛰어나고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인삼보다 훨씬 진하며 약탕기에 끊여 재탕, 삼탕을 해도 물렁하게 풀어지지 않는다. 피로를 빨리 회복하고 식욕을 돋구어 주고 적혈구 증가 등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준다. 인삼의 효능은 많은 연구결과 장기적 복용 시 면역력을 높여 체내에서 병 발생에 대한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의학적 효능은 당뇨병, 암, 동맥경화 및 고혈압, 빈혈, 노화방지, 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 한방적 효능으로 신체허약 개선, 강장효과, 간기능강화, 체력증진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 가공식품은 절편삼,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황금홍삼비누, 홍삼벌꿀비누, 홍삼우유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 문의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 054)638-2304 풍기인삼협동조합 054)636-2714 □ 영주사과 영주시는 전국의 사과 생산 중 14.5%를 차지하는 제1의 사과 주산지로서 백두대간의 주맥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분기하는 지역의 소백산 남쪽에 위치한 산지과원에서 생산돼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덕택에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 당도가 높다. 쓰가루 품종은 품질의 우수성이 입증돼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품종이다. 영주사과는 포장단위를 5kg, 10kg와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봉지 사과를 출시하는 등 소비 다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저장시설의 현대화로 연중 질 좋은 사과를 출하하고 있다. 문의 영주농협공판장 054)636-8594 풍기농협공판장 054)636-3209 □ 영주한우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에서 사육된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 수정해 생산된 우량 숫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한우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거 사육하며 비육 후기에는 영주시와 건국대학교 축산대학 정태영 교수팀이 협력해 1996년부터 1997년 2년에 걸쳐 개발한 아마종실을 첨가한 특수사료 급여와 초음파 육질 진단을 해 출하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영주한우는 부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완전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해 사육·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시범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문의 영주축협유통센터, 054)630-6710, 하나로마트 630-6740 횡재먹거리 한우 054)638-0094 □ 풍기인견·고구마빵·찹쌀 도너츠 이 밖에도 식물성 자연섬유로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분들에게 좋은 풍기인견과 전국 최초로 지역에서 생산된 순수 국내산 고구마를 활용해 만든 고구마빵, 영주지역에서 생산된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 등이 있다. □ 단산포도·순흥복숭아 계절 과일로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은 순흥복숭아와 단산 포도가 인기다. 특히 순흥복숭아는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동남아 지역 7, 8개국에서 매년 수입하고 있다. 영주시는 추석을 맞아 농특산물 쇼핑몰 영주장날에서 9월 한 달간 추석맞이 할인전을 진행한다. 이번 할인 기간에는 축산류와 양곡류는 20%, 그 외 품목은 30%까지 할인하고 예산 소진시 행사가 조기 종료 될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믿을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130여개 농가·업체가 입점해 3000여 개 품목 제품을 판매 중이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5-09-29

POEX 2단계 조건 동부초 이전 이강덕 시장, 공청회 열어 설득 추진

속보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2단계 확장의 전제조건인 동부초등학교 이전<본지 9월 9일 자 5면 보도> 등의 매듭을 풀기 위해 직접 주민 설득에 나선다. 29일 포항교육지원청과 2차 간담회를 가진 포항시는 공청회 개최를 강조했다. 이강덕 시장이 직접 나서서 POEX 2단계 확장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청사진 등을 설명하고, 학부모와 주민들을 직접 설득할 예정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특히,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낼 만한 ‘당근책’ 제시와 주민 애로사항 청취, 합리적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포항시는 동부초 이전을 위해 기존에 없던 4번째 부지도 제안했다. 시는 기존에 외부 용역을 통한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환호공원 서측 부지, 현대제철 사옥, 두호공원 등 3곳을 교육지원청에 제안했지만, 교육청은 원거리 통학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동부초 이전과 관련해 포항시교육청이 우려 사항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반대 입장 고수 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제안사항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POEX 2단계 확장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학교 이전을 위한 당위성과 타당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5년간 100억 원을 투입해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마친 동부초는 최신식 교육환경과 기자재 등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상황에서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엄청난 예산 낭비를 초래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유치원을 포함해 270명이 재학할 만큼 규모도 큰 편이어서 폐교 우려가 크지 않은데다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POEX 2단계 확장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보탰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학교 이전이 확정되면 실제 이전까지 5~6년이 소요돼 예산 낭비 논란은 해결할 수 있다”면서 “동부초 이전에 대한 당위성 및 타당성 문제는 연구용역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29

초록우산, 에코프로와 함께 산모 위한 마더박스 144박스 지원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는 에코프로와 함께 2025년 출생 및 출산예정 아동 가정을 대상으로 ‘마더박스’ 144세트를 지원했다. 두 기관은 최근 포항시청에서 포항시 강현규 복지정책과장, 에코프로 이종철 상무,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 박세라 복지사업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마더박스’ 전달식을 갖고 산모와 아기를 위한 나눔의 의미를 함께했다. ‘마더박스’는 신생아 온도습계, 아기띠, 치발기, 손수건 등 신생아 양육에 꼭 필요한 용품으로 구성된 패키지로,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에 지원된 마더박스는 2025년 포항시 관내 출생 및 출산예정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2020년부터 초록우산과 함께 마더박스 사업을 이어오며, 임직원들이 직접 포장에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상생을 실천해왔다. 올해까지 6년동안 1290가구에 약 3억2500만 원 상 당이 지원됐다. 에코프로 이종철 상무는 “저출생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마더박스를 통해 가정 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ESG 경영 실천과 함께 출산· 육아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 박정숙 본부장은 “아이와 산모가 처음 만나는 순간이 더 따뜻하고 안 전할 수 있도록 에코프로의 마음이 담긴 마더박스를 가정에 잘 전달하겠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2025-09-29

“900여 시민 참여 가을 숲길 정취 만끽”

가을 정취 속에서 구민 화합을 다지는 ‘제37회 남구 앞산자락길 걷기 행사’가 28일 약 9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건강과 여가를 함께 즐겼다. 이번 행사는 대구광역시남구체육회(회장 권복만)가 주최·주관하고 대구 남구가 후원했으며, 남구구민체육광장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남구 보건소, (사)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구지부, 남구청 교통과 등에서 마련한 체험 부스에는 구민들이 긴 줄을 이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행사는 내빈 소개 후 조재구 남구청장과 권복만 체육회장의 인사말, 참가자 전원이 함께한 율동(에어로빅)으로 분위기를 돋운 뒤, 타징 퍼포먼스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올해 코스는 예년과 달리 남구구민체육광장에서 출발해 대덕문화전당을 거쳐 앞산 빨래터 공원까지 약 6.2km 구간으로 확장됐다. 참가자들은 2시간가량 이어진 걷기 코스를 따라 가을 숲길의 정취를 만끽했다. 종착지인 앞산 빨래터 공원에서는 오후 5시부터 유명 가수 초청 ‘앞산 숲길 건강 콘서트’가 펼쳐졌으며, TV·세탁기·미니냉장고·무선청소기 등 푸짐한 경품 추첨 행사도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품이 제공됐다. 권혁만(67) 씨는 “평소 자락길을 자주 걷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기념품, 경품까지 얻어 일석삼조였다”며 “벌써 다음 행사가 기다려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산자락길 걷기 행사는 구민들에게 간식과 기념품, 경품을 제공해 해마다 높은 참여도를 보이며 남구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29

툭 던져진 확들로 고요한 사색을 남기다

대구 갤러리 분도(중구 대봉동)에서 한국 동양화의 거장 김호득(75) 화백의 개인전 ‘Hommage to 박동준-김호득’이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고한 패션디자이너 박동준(1951~2019) 선생을 기리며 그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작가들을 초대하는 기획전의 일환이다. 김호득 화백은 수묵화의 전통적 미학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독보적 화풍으로 주목받아왔다. 그의 예술은 단순한 필선의 역동성을 넘어, 생명의 에너지를 공간에 투영하는 ‘기운생동’이 핵심이다. 김 화백은 ‘수묵화의 전통을 혁신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아 왔다. 먹과 한지의 물성을 실험하며 공간 자체를 예술로 변용시키는 그의 설치 작업은 직관과 분석을 결합한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받는다. 2009년 영천 시안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인 ‘먹물 수조 작업’이 대표적인 예다. 천장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한지들이 거대한 먹물 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우면, 극대화된 수직적 깊이에 관람자는 숭고한 몰입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 작업은 이후 금호미술관, 덕수궁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재해석돼 전시되며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2년 제1회 강정대구현대미술제에서는 야외 공간에 설치된 흰 광목천이 도랑을 가로지르며 바람에 나부꼈다. 동양화의 핵심 요소인 ‘여백’을 강조하는 동시에, 강물·흙·바람 등 자연 요소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축적되는 과정을 기록하는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그가 ‘겹’과 ‘사이’ 연작에서 선보이는 사선 필치의 리듬감은 우주적 순환을 닮았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폭포’ 연작의 진화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초기에는 4m가 넘는 화면에 광폭한 필치로 생명의 분출을 표현했으나, 2025년 신작에서는 단순화된 몇 개의 획만으로 폭포의 본질을 포착한다. 광목천 위에 툭 던져진 획들은 오히려 내면의 성찰을 강조하며, 격렬한 에너지 대신 고요한 사색의 흔적을 남긴다.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서울예술고를 거쳐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하며 화업의 길을 걸었다. 제15회 이중섭 미술상, 제4회 김수근문화상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15년 영남대 교수 퇴임 후 경기도 여주로 작업실을 옮긴 이후 수차례 투병과 외로움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은 결과물이 이번 전시에서 빛을 발한다. 고(故) 박동준 선생은 대구 출신의 패션디자이너이자 갤러리 분도의 창립자로, 김호득 화백과도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이번 전시는 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Homage to 박동준’ 기획전의 여섯 번째 행사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9

문정미 씨 ‘포항시 서예대전’ 한문 부문 대상

포항서예가협회(회장 강성태)가 주최한 ‘제33회 전국공모 포항시서예대전’에서 한문 행초서 부문의 문정미(58·포항시 북구 장량동)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씨는 봉래 선생의 시 ‘국도(國島)’를 통해 전통 서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00년대 초 서예를 시작한 후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인성을 겸비한 예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진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전에서는 한글ㆍ한문ㆍ문인화ㆍ서각ㆍ캘리그라피 등의 부문에서총 277점의 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148점이 입상했다. 최우수상에는 김지희씨(한문 행초)가 선정됐으며 우수상에는 이한형씨(한글), 김병찬씨(한문 해서)ㆍ김명지씨(캘리그라피)ㆍ이혜정씨(서각)가 수상했다. 특별상은 김영근씨(한문 행초)에게 돌아갔으며, 삼체상은 이기환씨(한문), 손용옥씨(한문), 김교덕씨(한문), 박수용씨(한문), 최이규씨(한문), 정향숙씨(한글), 최두길씨(문인화), 이민희씨(문인화), 한귀옥(한문ㆍ문인화)씨가 각각 수상했다. 입상 작품은 11월 7일부터 9일까지 포항시북구청 4층 아트팩토리에서 전시되며, 11월 8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제34회 충효학생서예대전 결과 총 125점의 출품작 중에70여 점이 입상했다. 심사결과 대상에는 김은후(포항제철초3), 한동우(두호남부초6), 김소은(항도중2) 학생이 차지했으며, 최우수상에는 백하연(구룡포초1), 정민정(신흥초6), 허하운(상도중2) 학생이 각각 차지했다. 포항서예가협회는 1991년 창립 이래 서예 활동을 통해 문화 소통 활성화와 시민 정서 함양, 서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다. 설날 민속한마당 행사장 등에서 가훈 써주기, 장애인시설 부채작품 제작 등 봉사활동을 펼치며 전통 문화 계승과 글로벌 포항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9

자유민주주의 수호, 시대정신이자 경제부흥의 토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의 근본 가치이자 시대정신이다. 우리 지역 또한 오랜 세월 크고 작은 갈등을 겪어왔으나, 정치적 견해의 차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것이 극단적 대립으로 번질 때 사회 통합이 흔들리고 미래 발전의 기반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오늘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분명하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며, 갈등을 제도적으로 조정하는 삶의 방식이다.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체제를 굳건히 지켜온 국민의 힘이 있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 철강산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포항을 비롯한 지역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의 위기는 곧 일자리와 민생의 위기이며,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건강한 작동을 위협한다. 자유와 민주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적 번영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정치적 갈등을 넘어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공동의 과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은 국민의 삶과 안전, 지역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법치와 공정한 제도가 바로 서고, 든든한 안보와 더불어 경제적 활력이 회복될 때 자유민주주의는 더욱 단단해진다. 이는 선언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실천력과 추진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실현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자유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 위에 서 있다. 우리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켜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닌 시대가 부여한 책무이며,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길과도 직결된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경제 회생, 이 두 과제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공동의 책무다. 그것이 곧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키고 내일의 포항을 열어가는 길이다. /공원식 한국자유총연맹 경북지부 회장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