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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서울 ‘K-투어 페스티벌’ 통해 관광명소 홍보

영천시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되는 ‘K-투어 페스티벌 in 서울-경북 WOW(와) 보이소!’ 행사에 참가해 영천관광 9경을 홍보했다. 2025년 ‘경북 방문의 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열린 이번 행사에서 영천시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수도권 관광객에게 영천의 관광명소를 소개했다. 영천시는 ‘아름다운 밤하늘’을 주제로, 특별한 관광 포토 부스를 설치해 행사에 참여했다. 포토 부스에는 영천의 9경을 담은 사진과 다채로운 영상 콘텐츠가 전시로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보현산천문대와 보현산댐출렁다리의 야경을 중심으로, 영천의 아름다운 밤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울러 행사 기간 동안 전국 제일의 포도 생산지인 영천의 ‘샤인머스켓 빵’을 비롯해 경북 22개 지자체의 대표 먹거리를 홍보했다. 또 지역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매 프로그램, 경북에서 활동하는 버스킹 밴드, K-POP 댄스팀의 특별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수도권 시민들에게 영천을 경북의 대표 관광 도시로 마케팅할 예정이며, 행사에서 영천의 매력이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천시는 타 지자체와 차별화되는 ‘별’, ‘한약’, ‘승마’ 3종의 자원을 중심으로 관광 상품을 브랜딩해, 지역 고유의 매력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06-23

김창한 작가, 봉화 누정갤러리서 개인전 ‘고향의 봄’ 개최… 자연과 고향의 정서 담아

봉화군은 오는 24일 오후 3시 ‘봉화정자문화생활관’에서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내달 15일까지 누정갤러리에서 김창한 작가의 개인전 ‘고향의 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 작가가 사계절을 주제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변화무쌍한 풍경을 섬세한 감성으로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고향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서정적인 정취가 작품 전반에 깃들어 있어 지역 주민은 물론 미술 애호가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창한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54회, 단체전 230여 회에 참여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일관된 미적 세계와 더불어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인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김 작가가 직접 정자문화생활관에서 창작 활동을 펼치는 모습도 공개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작가와 교감하며 창작의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된다. 김찬우 봉화군 체육시설사업소장은 “누정갤러리를 통해 외부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소개함으로써, 지역 미술문화의 저변 확대와 예술적 교류가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향의 봄’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자연과 일상에 대한 따뜻한 성찰을 전하는 감성적 예술 공간으로, 관람객들에게 잔잔한 울림과 여운을 전할 전망이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6-23

의성군, 지역상품 전문 판매자 양성교육 개강

의성군은 지난 18일 의성군 정보화교육장(의성읍 홍술로 99)에서 ‘지역상품 전문판매자 양성교육(이커머스 과정)’을 개강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관내 농업인과 창업가들의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 실무 역량을 강화하여 새로운 소득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은 사전 신청한 20명을 대상으로 6월 18일부터 7월 2일까지 매주 수요일, 총 3회에 걸쳐 운영된다. 주요 내용은 △스마트스토어 시장 분석 △초보자를 위한 상품 등록 방법 등 온라인 판매 역량 강화를 위한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성군은 해당 과정을 2024년부터 운영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1명의 수강생이 참여해 온라인 스토어 개설, 수익률 향상, 네이버 셀러 등급 ‘파워’ 달성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한편, 군은 오는 7월부터 △실시간 온라인 판매 교육 △쇼핑 트렌드의 변화 △AI를 활용한 홈쇼핑 교육 등 온라인 판매를 넘어 다양한 판매 경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라이브커머스 과정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김주수 군수는 “이번 교육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판로 확대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의성군 농특산물의 인지도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길기자 bglee311@kbmaeil.com

2025-06-23

김천시, 관광택시 이용 후기 이벤트 참여 경로 확대

김천시가 ‘2025 경북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택시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김천관광택시 이용 후기 이벤트를 보다 원활히 운영하고자, 기존의 네이버 블로그 후기 작성 방식에 더해 ‘네이버폼’을 통한 참여 경로를 추가로 개설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12월 31일 까지 진행되며, 김천관광택시를 이용한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벤트는 당초 네이버 블로그에 이용 후기를 작성하고 게시글 링크를 제출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됐으나, 블로그 시스템상 영수증 사진 첨부에 불편함이 있다는 이용자 의견을 반영하여 네이버폼을 통한 간편 참여 방식이 추가로 새롭게 도입되었다. 참여자는 관광택시 이용 후, 네이버폼에 접속하여 영수증 사진을 첨부하고 간단한 설문조사 및 이용 후기를 작성하면 된다. 설문에 응답한 모든 참여자에게는 김천시에서 준비한 기념품이 100% 제공될 예정이다. 박미정 관광진흥과장은 “기존 블로그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네이버폼 참여 방식을 추가해 더 많은 관광객이 불편 없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수집된 후기는 관광택시 서비스 품질 향상과 향후 관광정책 개선의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5-06-23

안동시 ‘2025 왔니껴 안동장터’ 참가자 추가 모집

안동시가 오는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25 왔니껴안동장터’에 참여할 참가자를 추가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추가 모집은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18일까지 실시한 1차 모집을 통해 약 50개 업체를 선정한 데 이어, 더 많은 지역 생산자와 업체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다. 접수 기간은 6월 23일부터 7월 11일까지다. 참가 자격은 안동시에 주소를 둔 생산자 단체, 농·임·축·수산물 제조 및 가공업체, 특산품 및 공예품 제조 업체 등이며, 참가 희망자는 시청 누리집 공고문을 참고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은 이메일 또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한 방문 접수로 가능하다. ‘왔니껴 안동장터’는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안동 농축특산물 직거래 행사이다. 당시 불과 3일간 약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며 대성황을 이뤘다. 안동 사과 12t이 완판됐고 안동한우, 찜닭, 간고등어 등 주요 특산물 부스마다 긴 줄이 이어졌다. 참가업체의 판매 실적 뿐 아니라 방문객 만족도도 높았다. 탈놀이 댄스단과 하회별신굿 공연 등 문화공연을 통해 안동의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렸다. 올해 장터는 행사 기간을 작년보다 하루 늘려 4일간 진행되며, 농특산물 판매 부스를 추가로 확대 운영한다. 안동의 대표 민속놀이인 차전놀이 시연을 비롯해 안동 건진국수 만들기 체험, 탈놀이 댄스단 공연, 관광 홍보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로 서울시민과 관광객에게 안동의 매력을 선보인다. 조정철 안동시농촌경제진흥과장은 “‘왔니껴 안동장터’는 안동 농산물과 특산품을 수도권 소비자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지역 생산자와 업체들의 판로 확대와 소득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23

산불 상처 딛고 청년 희망 설계 안동시 남후농공단지 재도약

지난 3월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안동 남후농공단지가 석 달여 만에 다시 한 번 ‘산업의 심장’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23일 안동시에 따르면 남후농공단지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하는 ‘2025년 산업단지 환경조성사업(3차 공모)’에 최종 선정돼 단순 복구를 넘어 청년이 꿈꾸는 산업단지로의 재탄생을 예고했다. 이번 공모는 농공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고 청년들이 일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안동시는 복지·문화·편의시설의 집적화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공모 선정 분야는 ‘아름다운 거리 조성 플러스’와 ‘노후 공장 청년 친화 리뉴얼 사업’ 등 두 가지이다. 총 사업비 28억6000만 원 규모의 ‘아름다운 거리 조성 플러스’ 사업은 산불로 뒤덮였던 거리 풍경을 새로운 도시디자인 개념으로 재편한다. 특히 녹지 가로수부터 근로자를 위한 휴게 공간,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까지 일하는 사람뿐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열린 거리가 될 전망이다. 또 6억 원이 투입되는 ‘노후공장 청년친화 리뉴얼 사업’은 농공단지 내 중소기업 10개소를 선정 근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사무 공간의 에너지 효율 개선, 공장 외관 리모델링, 복지시설 확보 등이 주요 과제로 장기적으로는 지역 청년 고용 확대와 기업 정주율 상승이라는 효과도 기대된다. 안재홍 투자유치과장은 “산불로 인해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번 사업은 적시에 이루어진 전환점”이라며 “청년과 기업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6-23

“울릉도에 이런 곳이…감탄 또 감탄” 개그맨 김준호, 김지민과 결혼 앞두고 신혼여행 리허설

SBS인기프로그램 미우새(미운 우리새끼) 22일 9시 방송에 인기 개그맨 방송인 김준호의 울릉도 신혼여행지 코스 탐방기가 최초 공개됐다. 이날 SBS ‘미우새’에서는 7월 결혼을 앞둔 김준호가 최진혁, 윤현민과 함께 신혼여행 후보지인 울릉도 투어에 나섰다. 예비 신부 김지민과 국내로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라는 김준호는 최진혁과 윤현민에게 ‘여심 판정단’으로 신혼여행 리허설에 동행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준호는 하와이·제주도는 가고 싶을 때 가면 되지만 울릉도는 하늘이 허락해야 가야 갈 수 있는 신비의 섬이라 신혼 여행지로서의 의미가 최고라고 말했다. 김준호 신혼여행 리허설 선발대는 후포에서 오전 8시10분 출발하는 크루즈에 승선하는 것으로 여정을 알렸다. 배에 오른 이들은 여객선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것에 놀랐고 VIP 호화 침실과 선상에서 취향대로 골라 먹는 식당, 선상 노래방을 소개받고 감탄을 자아냈다. 울릉도에 도착한 이들은 먼저 럭셔리 스포츠카를 이용해 신혼여행을 안내해줄 아는 형님 집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에메랄드 빛 해안을 달리고 관음도 연륙교 등 울릉도의 아름다운 관광지가 다양하게 방영됐다. 해안 도로를 달리며 동해바다를 바라 본 최진혁은 “엄마 모시고 와야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찾는 아는 형님은 산꼭대기에서 염소 농장을 하고 있었다. 김준호 등은 그곳까지 걸어서 올라 갔다. 윤현민과 최진혁은 다소 힘들어 했다. “이 정도는 이혼 사유다” “언제까지 걸어야 하냐”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도착지의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모습에 스튜디오의 지민 모친과 MC들 역시 “울릉도에 저런 게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진짜 가보고 싶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산꼭대기 염소농장에 도착한 이들은 흑염소가 아침에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는 말에 신혼여행의 길조라며 즐거워했다. 산꼭대기에서 울릉도 3대 진미 독도 새우와 싱싱한 오징어찜, 오징어 먹물, 새우, 오징어 라면을 먹은 이들은 “올해 들어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만 본 느낌에 대해 윤현민은 신혼여행지로 최고라고 했지만 최진혁은 세모라고 평가했다. 김준호는 그러나 숙소에 가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신혼여행 숙소로 향했다. 김준호의 예측은 적중했다. 올해 5월 오픈한 세계 최고의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가 운영하는 새로 지은 리조트 숙소에 도착한 이들은 주변 풍경에 넋을 잃었다. 특히 숙소에 들어서자 바다를 옮겨 놓은 듯 물결 치는 화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산고로쇠를 3컵 들이킨 최진혁은 곧바로 조금 전 신혼여행지로서는 세모라고 한 평가를 철회하고 특 동그라미라며 극찬했다. 울릉도 용출소로 채워진 인피니티 풀장 아래 동해바다 본 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준호는 허니문 베이비다고 소리쳤다. 리조트에서 끊임없는 이벤트가 가능할 것 같다고도 했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약소 육회, 홍합, 독도새우 등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각종 재료를 통한 맛있는 음식도 최고급이었다. 선발대는 크루즈와 스포츠카 탑승은 물론, 초호화 숙소까지 울릉도 풀코스를 준비한 김준호의 ‘큰 손’ 스케일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준호는 “재벌도 이곳에는 못 간다”라며 지인 찬스로 운좋게 예약했다고 털어놨다. 김준호가 김지민과 이곳에서 보낼 그들만의 신혼여행은 추후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2025-06-23

울릉도는 세계적 식물보고(寶庫), 산불나면 큰 손실…철저한 지도 필요

울릉도는 세계적 식물 보고(寶庫)다. 지난 2008년부터 3년 동안 울릉도 실물 표본을 채집한 적이 있는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울릉에는 선모시대, 섬꼬리풀, 섬광대수엽, 섬국수나무, 섬양지꽃 등 전 세계에서 울릉도서만 자라는 특산 식물 28종과 실사리, 난장이이끼, 분홍바늘꽃, 나도생강 등 희귀식물 50종, 그리고 자생식물 46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중 ‘울릉도 특산 식물’은 28종은 대부분이 개체 수 100개 미만의 멸종위기여서 보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했다. 섬벚나무만 해도 그렇다. 울릉도의 독특한 화산섬 생태계에서 진화한 고유종으로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고유 나무로 생태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하지만 지금 멸종위기다. 관광 개발, 불법 채취, 기후변화 등의 위협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 약 700~1000그루에 그치고 있다. 환경부가 급한 나머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과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해 보존에 나서고 있다. 울릉에서는 식물 이름 앞에 섬(島)자가 붙은 식물은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일단 판단한다. 다행이라면 울릉도가 육지와는 130km 이상 떨어져 식물이 교잡(交雜) 되지 않아 울릉도 자생식물이 해마다 늘어난다는 점이다. 정부도 이를 눈여겨 보고 있다. 특히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개체 수가 수십 개에 불과한 선모시대, 섬꼬리풀 등의 종자를 수집·증식해 올해부터 복원에 나는 등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울릉군도 인공증식 기술로 증식 재배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큰바늘꽃(Epilobium hirsutum) 200개체를 울릉도 봉래폭포 인근에 이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울릉도에는 벌써 두건의 산불이 발생,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서면에서 일어난 이 산불은 각각 1.5ha와 400㎡를 태웠다. 만약 이곳이 개체 수가 소수인 식물의 서식지였다면 세계적 희귀식물이 사라졌을 수 있다. 알다시피 산불이 나면 남는 건 잿더미뿐이다. 특히 울릉도의 산은 거의 절벽 수준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밧줄을 이용해 접근해 화재를 진압해야 해 산불끄기도 어렵다. 대형산불이라도 발생하면 육지에서 헬기가 와야 해 피해면적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순간의 실수로 세계적으로 귀중한 희귀수목이 사라지는 것을 특별히 유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울릉도 산불은 대부분 실화였다. 이번 산불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당국의 철저한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2025-06-23

농식품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첫 지정 추진…지역 주도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본격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역 중심의 그린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산업성·정책 연계성 등을 두루 평가해 올해 안에 첫 지구를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23일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따라, 관련 지구 지정 계획을 확정하고 8월까지 각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조성계획을 신청받는다고 밝혔다. 신청은 시·도 단위로 진행되며 복수 시군구 또는 타 광역단체 간 연계도 가능하다. 이번에 추진되는 육성지구는 기획부터 연구개발, 실증, 사업화, 인력 양성에 이르는 산업 전 주기를 한 지역 내에서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구성된다. 산·학·연 협력 구조와 기업 입주 인프라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바이오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의 제품화 과정을 집중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식품부는 접수된 지자체 계획에 대해 산업성, 추진역량, 정책 연계성,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구 지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조성계획에는 실현할 수 있는 협력 구조와 재정투입 계획, 운영방안뿐 아니라 해당 지역 산업과의 연계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며, 지자체의 정책 연계 의지 또한 주요 심사 항목으로 꼽힌다. 지정된 지구에는 인프라 사업 공모 참여 자격이 부여되며, 기업지원 사업 가점, 부지 특례 등 다양한 정책 인센티브가 연계된다. 특히 향후 벤처캠퍼스, 바이오파운드리 등 전략시설 유치 시에도 육성지구가 우선 고려될 예정이다. 김민호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실 그린바이오산업팀장은 “광역 지자체는 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업과 대학, 시·군 등과 긴밀히 협의해 현장의 수요와 지역 여건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라며 “정부도 개별 단위 사업 중심 지원을 넘어, 지역이 주도하는 산업 공간 전략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6-23

경주, 세계와의 새로운 연결을 시작하다

오는 10월 말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주 무대가 된다. 한반도 역사의 중심이었던 경주는 이제 국제외교의 중심지로 도약할 전환점에 서 있다. 세계 21개국의 정상과 경제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경주의 위상과 미래 비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경주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시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국가적 관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편집자 주> 亞太 주요국 정상•언론•경제 대표 등 2만 여 명 방문 “첫인상이 도시이미지 좌우한다” 환경정비 총력전 황룡사9층목탑 디지털 콘텐츠•첨성대 라이트업 등 신라 문화 현대적으로 해석한 다양한 콘텐츠 마련 보문단지 일원 ‘국제행사 복합지구 지정’ 함께 추진 일회성 아닌 지속가능한 관광도시 도약 기회로 삼아 □ 국제도시 경주, 세계 외교의 심장으로 경주시는 2021년 7월, 전국 최초로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지난해 6월, 외교부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공모한 개최지 모집에 응모했고, 인천과 제주 등 경쟁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같은 해 7월,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이로써 경주는 천년 고도의 위상을 넘어 국제회의 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APEC 주요 회의는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주시는 이를 계기로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유엔 기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 유치를 위한 기반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정상회의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정상과 장관급 인사, 언론, 경제계 대표단 등 약 2만 여 명이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관광, 숙박, 교통, 치안, 의료 등 도시 전반에 걸친 인프라 정비와 종합적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 11월 28일, 국회는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경주시 명칭이 명시된 최초의 특별법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및 인력 지원, 행사 기반시설 확충, 기념우표·기념주화 발행 등을 법적으로 뒷받침한다. 아울러 중앙 정부 차원의 준비위원회 설치도 명문화됐으며, 이 법률은 2026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효력을 가진다. □ 도시 전역이 변신 중… 환대와 품격으로 경주시는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기반시설 정비에 총 336억 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부로부터 135억 원의 국비를 추가 확보했다. 현재 보문관광단지, 경주역, 경주IC 등 주요 진입로와 회의 동선을 중심으로 도로 포장, 교통섬 정비, 가드레일 교체, 가로등 개선 등 도로환경 정비가 한창이다. 불국사, 경주IC 방면 등 5개 주요 노선에는 총 247억 원이 투입되며, 이 가운데 보문관광단지에는 110억 원을 들여 음악분수광장과 산책로 정비, 미디어파사드 설치, 야간 경관조명 강화 등 품격 있는 경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주요 진입로 주변의 노후 주택 및 담장 정비도 함께 추진된다. 울산·포항·경주IC 방면 도로변 노후 건축물과 담장 25곳에는 경주의 전통미와 현대적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023년 12월, 노선별 사전 조사를 마친 바 있다. 경주시는 “첫인상이 도시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인식 아래, 전 세계에서 찾는 정상급 손님들을 맞이할 도시 품격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렇듯 경주시는 도시 환경과 이미지 또한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경쟁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 신라 천년의 문화로 여는 세계의 관문 경주시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황룡사 9층 목탑 디지털 복원 콘텐츠, 동궁과 월지 미디어파사드 쇼, 첨성대 라이트업, 신라복 체험, 국악 공연 등 신라 천년의 역사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상 배우자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코스와 유적지 탐방 프로그램도 기획됐다. 보문호 둘레길 산책, 월정교 야경, 대릉원 별빛투어 등을 통해 경주의 고즈넉한 정취를 각국에 소개할 방침이다. 관광 앱 ‘경주로ON’을 활용한 스탬프 투어, 경품 이벤트, 지역 상생 마켓도 함께 운영돼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한 대형 문화행사도 진행된다. 외교부는 지난 5월, 공연 연출가 양정웅 씨를 문화공연 총감독으로 위촉했으며, 신라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개폐회식 공연과 정상 배우자 초청 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다. 한국방송공사(KBS)는 주관방송사로 선정돼 중계와 미디어 대응을 맡으며, 국내외 언론 취재를 위한 전용 미디어 인프라도 구축된다. 이로써 경주는 단순한 개최지를 넘어,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를 발신하는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되는 리허설과 예행연습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행사에 대한 공감대와 자긍심을 함께 키워가고 있다. 아울러 경주시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APEC 클린데이’로 지정하고, 민관이 함께하는 손님맞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웃는 얼굴로 인사하기, 내 집 앞 정돈하기, 꽃 화분 놓기 등 ‘시민과 함께하는 10대 실천과제’를 추진하며 환대와 품격이 살아있는 도시 분위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APEC 그 이후를 준비하는 경주 경주시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도시 전환의 결정적 기회로 삼고 있다. 시는 보문관광단지 일원을 국제행사 복합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향후 유엔 기후총회, 글로벌 문화포럼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전담 기구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감포항, 양남 주상절리, 문무대왕릉 등 해양·자연 관광자원과 황리단길, 교촌마을, 월성, 대릉원 등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한 ‘글로벌 관광벨트’ 조성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주는 내·외국인이 고루 찾는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이자, 친환경 스마트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한 고급 숙박시설 확충, 복합 쇼핑몰 개발, 대중교통 정비, 통합 관광플랫폼 구축 등 도시 전반의 경쟁력 제고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세계와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역사적인 계기”라며 “천년 고도의 품격과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이를 토대로 다음 1,000년을 준비하는 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경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경주는 이제, 세계를 향한 힘찬 도약을 시작한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5-06-22

“AI·메타버스 활용, 전통과 혁신 어우러진 한국적 콘텐츠 활짝”

오는 10월 말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문화행사 예술감독으로 양정웅(57) 감독이 위촉됐다. 세계 21개국이 참여하는 주요 국제행사 문화행사의 지휘봉을 잡은 양정웅 감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만찬 문화공연을 진행하면서 전통문화에 IT기술을 접목해 한국문화를 알려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본지는 일간지 최초로 양정웅 감독과 이번 APEC의 문화 예술 행사의 방향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라의 미소’로 알려진 얼굴무늬 수막새 인물 캐릭터 활용 삼릉 숲 비롯한 천년고도 자연환경도 공연에 포함 시킬 예정 정상만찬 전후 과정 ‘빛의 여정 컨셉’ 다양한 장르 음악 계획 경주박물관 효율적 활용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K-문화 부각 양정웅 예술감독은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인 이번 행사 참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한국의 전통춤, 음악, 그림 등에서 나타나는 정중동의 철학을 공연에 담아내는 문화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주의 독특한 문화 자산 중에서도 ‘신라의 미소’로 잘 알려진 경주의 유명한 보물 ‘얼굴무늬 수막새’의 문양을 인물 캐릭터와 영상에 담아내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또한 신라의 삼릉 숲을 비롯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로 정상 만찬을 꼽으며, 만찬 전후의 과정 전체에 ‘빛의 여정’이라는 큰 주제를 붙여 하나의 컨셉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내용. -경주와 인연이 깊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인연이 있나? △아버지가 경주 태생이고 본적도 현재 경주시 황오동이다. 어릴 적 방학 때면 할머니 집에 놀러온 추억이 있다. 이런 인연이 있는 터에 경주에서 열리는 큰 국제행사의 감독을 맡게 되어 더욱 뜻깊다.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무대 연출 역량의 밑바탕은 무엇인가? 배우 데뷔는 언제 했으며, 연극 출연은 얼마나 되나? △부모님이 모두 문인이셨고, 나도 영화 연출과 연극배우 겸 연출을 목표로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인문학적 기반을 다졌다. 영화배우는 1986년 고3 때, 연극배우는 1988년에 데뷔했다. 이후 극단 ‘여행자’를 창단하고 연극 무대에 섰다. 연극 출연은 많지 않고 주로 연출가로 활동했다. 내가 대표로 있는 극단 여행자는 2006년 한국 연극 최초로 세계 최정상의 무대인 영국 런던 바비컨센터 초청으로 ‘한여름밤의 꿈’을 공연했고 2005년에는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연출 기법은 어떻게 익혔나? 연극 ‘페르귄트’, ‘파우스트’ 외에도 뮤지컬, 오페라,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도 활약했는데. △유학 대신 현장에서 일찍 데뷔해 독학과 공연을 통해 익혔다. 공연을 하루 두세 편씩 보며, 전 세계의 희곡과 대본을 탐독했다. 극단 ‘여행자’를 통해 외국 극단과 협력하며 스페인, 인도, 일본에서 공연했다. 스페인에서는 약 1년간 머물렀고 인도에서는 인도 국립극장에서 현지 아티스트들과 협력해 ‘박코스의 여신들’ 작품에 출연했다. 일본에서는 효고 지방과 나고야 등지에서 약 6개월간 공연했다. -2018 평창 올림픽 등 과거 주요 행사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동시대의 보편적 가치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APEC 만찬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개최국으로서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올해 정상회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혁신·번영’이다. 이 주제 중에 ‘혁신’ 부분에 AI, ICT, 메타버스 등을 포함시켜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문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행사다. 경주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이번 문화 예술 행사에 어떻게 접목하고 구현할 계획인가? △신라 경주는 천년 고도이자 세계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문화와 예술을 누렸던 곳이다. 신라 시대의 전통적이고 문화적인 요소들을 공연에 많이 담아내려고 한다. 예를 들어, 신라 토기에 나타난 수막새 미소 이미지를 인물 캐릭터나 영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신라의 삼릉 숲과 같은 자연환경도 공연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삼릉 숲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삼릉 숲을 포함한 자연환경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를 연출할 것이다. 정상회의 만찬장인 국립경주박물관의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한국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문화를 표현하려고 한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경주박물관의 제한된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작지만 알차고 디테일한 한국의 문화를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회의 만찬 공연의 주제는 무엇인가? △만찬 공연의 가제는 ‘빛의 여정’이다. 약 150명의 인원이 참여할 예정이며, 전통 악기와 현대 밴드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에서 IT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나? △AI(인공지능)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문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APEC 주제인 지속 가능성과 혁신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준비 기간이 짧은데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경주박물관의 공연 장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콤팩트하다’. 이곳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한국의 문화를 잘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콤팩트하다’는 말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경제적이고 압축적으로 구성된다는 의미다. 국립경주박물관 옥외 전시장에 만찬장을 짓고 있으며, 이 작은 공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공연 장소에 비해 경주박물관의 특징은 무엇인가? △다른 나라들은 넓은 야외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우리는 만찬장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알차고 디테일한 문화를 표현하려고 한다. 한국의 K-콘텐츠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이 특징이기 때문에, 이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2018 평창올림픽 등 과거 주요 행사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동시대의 보편적 가치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APEC 만찬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준비 과정에서 미흡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직 준비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아쉬운 점은 없지만, 준비 과정에서 여러 도전이 발생할 수 있다. 평창 올림픽 당시 야외에서 바람이 부는 어려움 속에서도 드론 쇼를 성공적으로 만든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미흡한 점을 강점으로 전환하는 연출법을 시도할 계획이다. -무대 연출가에서 컨벤션 예술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동안 어떠한 역량을 연마했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한·아프리카 만찬 공연 총감독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 행사 예술 감독을 맡았다. 한국의 전통 예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K-pop과 K-콘텐츠를 통해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 문화행사를 기획해 왔는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나 영역이 있는지? △APEC 경주 행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큰 행사로,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사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통해 어린 시절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의 목표는 한국 문화 예술의 브랜드화와 가치를 더 많은 대중에게, 특히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K-pop, K-무비, K-드라마는 이미 많이 알고 있지만, 공연 예술 분야는 아직 더 발전할 여지가 크다. 나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그 시발점이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많은 공연 예술가들의 작품이 K-공연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이를 통해 한국 문화 예술의 아름다움을 더 널리 전파하고 싶다. -이번 행사가 한국의 외교와 경제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나? △한국의 문화 예술을 통해 APEC 회원국 간의 경제적, 외교적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며 외교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6-22

TK 위기 돌파, 경북매일이 앞장서겠습니다

경북매일신문이 오늘(23일) 창간 35주년을 맞았다. 1990년 6월 23일 ‘맑고 정직한 신문’을 사시(社是)로 대구·경북(TK)의 새 아침을 연 지 서른 다섯 돌 되는 날, 본지 임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한결 같은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 덕분이다. TK지역은 현재 자칫 갈 길을 잃을 정도로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6·3대선을 거치며 ‘보수의 산실’인 이 지역의 정치지형이 급변한 게 최대의 리스크다. 정치적 소외를 의미하는 ‘TK자민련’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된다. 설상가상 홍준표 대구시장의 사퇴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입원으로 이 지역은 지금 광역단체장 리더십 실종 상태에 처해있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타 시·도 단체장들이 이재명 정부와의 소통창구를 열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그저 부럽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TK신공항 관련 정책세미나는 이 지역의 정치적 입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대구 국회의원 12명 전원과 의성이 지역구인 박형수 의원이 공동 주최했지만, 집권여당 인사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 의원 외에는 경북지역 국민의힘 의원들도 보이지 않자, 김승수 의원(대구북구)이 “섭섭하다”고 했을 정도다. 만약 홍 시장이나 이 지사가 있었더라면 행사장이 이렇게 ‘TK만의 리그’ 신세가 되도록 했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TK신공항 건설사업 외에도 이 지역의 현안은 산적해 있다. TK 행정통합, 대구 취수원 이전, 대구 도심 군부대 이전, 포항의 철강 및 이차전지 위기, 영일만 대교 건설, 경주 APEC 성공개최 등은 이재명 정부의 협조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이런 현안뿐 아니라 TK지역은 오래전부터 인구와 일자리 감소로 경제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TK지역의 미래는 이제 지역민이 얼마나 힘을 모으느냐에 달렸다. 특히 여야 정치권과 대구시·경북도의 협력이 절실하다. 경북매일신문 또한 앞으로 모든 역량을 결집해 지역의 중차대한 과제들을 시도민들과 함께 하나하나 풀어나가기 위해 앞장서 일조를 할 것이다. 창간 당시의 초심을 생각하며 지역발전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것을 다짐한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을 당부드린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simct12@kbmaeil.com

2025-06-22

[창간 35 특집] 온전히 연결된 동해선, 남은 문제는 ‘관광 인프라’ 만들기

지난 시절 철도는 물류 운송의 동맥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세상과 시대가 달라졌다. 운송 수단과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이제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는 보고 싶은 관광지, 즐기고 싶은 여행지를 잇는 역할에 더 큰 방점이 찍히고 있다. 지난 1월. 부산-울산-경북-강원을 잇는 동해선(東海線)이 완전 개통됐다. 향후 이 철로가 지나는 도시에 적지 않은 관광객이 찾아들 터. 본지는 울산매일, 강원도민일보와 함께 ‘동해선 K관광의 미래-로컬 매력을 잇다’라는 주제 아래 많은 것이 바뀌게 될 동해안 철도여행 트렌드를 취재·분석·예측해 보도할 예정이다. 오늘 게재된 기사는 그 기획연재의 프롤로그 격이다. / 편집자 주 1900년 대 초반 일본 ‘식민지 수탈’ 목적으로 건설 해방 후 일부 구간만 북부선·남부선 나눠 운영하다 올해 포항~삼척 18개 역 잇는 ‘중부선 166.3㎞’ 개통 첫달에만 18만명 이용… 울진·영덕 관광시장 ‘단비’ 전문가·상인들 “완전 개통된다면 지역경제 큰 호재” 동해선 철도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이전, 그러니까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해선의 역사엔 유구함과 동시에 슬픔이 촘촘하게 서려있다. 사실 1900년대 초반엔 동해선을 포함한 한국 철도 대부분이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수탈 수월성’을 목적으로 건설됐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는 학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동해선의 역사와 역할, 구체적 건설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는 각종 문헌과 자료를 종합한 ‘위키백과’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동해선은 초창기엔 사립철도였던 조선철도 경동선이라는 이름으로 1910년대부터 일부 구간이 운영에 들어갔다. 1920년대 조선총독부의 간선철도 부설안에 포함되면서 동해선 구간 공사가 시작됐으나, 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하면서 동해선 전체 노선 중 일부 구간만이 동해북부선과 동해남부선으로 나눠 운영됐다....(중략) 1945년 해방 이후 동해선을 이으려는 노력은 계속됐고, 그 결과 1970년대 부산진역과 포항역을 잇는 동해남부선이 개통됐다. 2000년대엔 단절된 동해선 북한 구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마침내 2016년에는 동해선 광역전철이 개통됐고, 2021년엔 태화강역까지 동해선 광역전철이 연장됐다. 연이어 2018년엔 부분적으로 영덕역까지 이어졌으며, 2025년 1월 1일 마침내 영덕역-삼척역 노선이 개통됐다.” 지난 1월 이후 완전 개통된 동해선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포항을 출발해 영덕, 후포, 고래불, 울진 등 18개 역을 거쳐 삼척에 가닿는 166.3㎞의 동해중부선 철길 위로 개통 첫 달에만 18만 명의 이용객들이 몰렸다. 기차는 1일 8편 운행이 정해져 있는데, 하루에 6천 명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타려했다. 그러니 주말엔 기차 예매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상황까지 발행했다. “운행 열차를 증편하라”는 이용객들의 요구가 이어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문가·상인 입 모아 “동해선 개통, 지역 관광산업에 긍정 영향” 동해선 철길이 지나는 울진과 영덕은 지난 3월 대폭 늘어난 봄맞이 관광객의 숫자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미친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울진군과 영덕군은 공히 대게가 맛있기로 유명한 지역. 그곳에서 20년 이상 식당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동해선 철도 연결이 아들보다 더 큰 효자 노릇을 했다”며 웃었다. 두루뭉술한 상인의 말만이 아니다. 전문가 역시 동해선 개통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를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아래는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 부연구위원 김경택의 논문 ‘동해선 교통의 영향과 교통 정책’의 일부다. “2025년 1월 1일 동해선 포항-삼척 구간이 정식으로 개통되면서, 부전역, 울산역, 동대구역 등에서 포항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강릉까지 철도여행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에 개통한 동해선 구간 중 포항-영덕 구간은 2018년 1월에 이미 개통됐으나, 무궁화 열차의 폐차와 동해선 전철화사업 지연으로 잠시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이번에 전철화 사업이 끝나면서 이제 ITX-마음과 누리로 열차를 통해 기차 안에서 동해안을 바라보는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해선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6045명, 개통 이후 한 달 동안 누적 이용객은 18만 명을 달성했다. 실제 관광객들이 집중되는 기간(금~일) 동안 부전역과 동대구역에서 강릉역으로 가는 누리로와 ITX-마음은 열차 매진으로 인해 표가 부족한 실정이다.” ▲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본지가 위치한 포항시의 관광산업 관계자와 지역 상인들도 동해선 철도 완전 개통이 가져올 경제적 긍정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포항은 경상북도 동해안 최대 도시인 동시에 적지 않은 관광 명소를 지녔지만, 외지인들의 인식 속에선 아직 ‘회색빛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까닭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푸른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페이스 워크의 위용과 내연산 푸른 숲의 맑은 공기, 비학산 자연휴양림이 선물하는 편안함을 느껴보며 포항의 진면목을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바로 그게 ‘문화와 관광을 매개로 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가닿는 길이다. 바로 그 길을 동해선 개통이 탄탄하게 닦았다고 표현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앞서 철도를 통한 여행이 보편화된 나라다. 일본 역시 우리처럼 급격한 지역 소멸과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다. 일본 철도는 이러한 난제를 푸는데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벤치마킹의 대상과 반면교사(反面敎師)해야 할 것들을 두루 살폈다. 오는 7월 첫 주부터 이어질 연재기사를 통해 동해선의 미래를 그려보고, K관광의 성공 열쇠를 찾아가려 한다. 독자들의 애정 어린 질책과 성원을 기대한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6-22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호미곶

포항의 ‘핫 플레이스’, 호미곶에 관해서 떠도는 풍문 중에 고산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 때 이곳을 일곱 번이나 답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교통수단이 발달한 지금도 일곱 차례나 답사하기는 쉽지 않은데, 순전히 발품을 팔아 다녀야 했던 당시에 일곱 번이나 이곳에 왔다고? 사이버 공간 곳곳에 기정사실처럼 설명하고 있는 기사 하나를 예로 들면 이렇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는 호미곶과 죽변 두 곳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동해로 튀어나왔는지를 재려고 죽변과 장기 사이를 일곱 차례나 오갔다고 한다. 그 결과가 대동여지도에 정확히 반영되어 호미곶이 더 튀어 나오게 그려졌음은 물론이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 때 포항 호미곶과 울진 죽변 중 어느 곳이 동쪽으로 더 튀어나왔는지를 알아보려고 죽변과 장기 사이를 무려 일곱 번이나 왕래했으며, 호미곶이 더 튀어나왔음을 확인하고는 지도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죽변에서 호미곶까지 거리가 얼마인데 일곱 번이나? 그리고 수백 리 떨어진 두 곳 중 어디가 더 튀어나왔는지를 어떻게 측정하지? 등등의 의문이 들지만 ‘의지의 한국인’ 김정호라는 사람 앞에서 의심은 묻히고 만다. 사실처럼 떠도는 이 이야기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1967년에 발간된 포항의 향토사학자 박일천의 ‘일월향지(日月鄕誌)’에 처음 언급되었다. 이 책 ‘김정호와 대동여지도’라는 꼭지에 적힌 내용은 이렇다. “김정호는 조선 철종 때의 사람으로 자는 호는 고산자(古山子)이고 예산인이며 출생과 사망은 상세하지 않다. 어릴 때부터 뜻을 세워 힘써 공부하여 천문지리에 통달하고 여러 차례 잡학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신분이 미천하여 급제하지 못하였다. 후에 느낀 바가 있어 응시를 포기하고 독학으로 공부한 지리학을 후진에게 가르치고 편의를 제공하고자 순조 말년 5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청구선표도(靑丘線表圖)라는 우리나라 지리원도(地理原圖)를 제작하여 나라에 바치니 순조가 표창하였다. 후에 30여 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답사하며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것이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와 대동지지(大東地志) 전 23권 15책인데, 이를 천하에 공포하니 사계가 극찬하였다. 대원군 섭정시에 쇄국정책을 시행하자 이 저술이 국가기밀을 누설한 것이라 하며 판각을 압수하여 불태우고 김정호를 체포하여 투옥하니 옥사하였다. 김정호의 유적을 살펴보면, 죽변갑(竹邊岬)과 장기갑(長鬐岬)에서 여러 날 체류하며 죽변갑과 장기갑 중에서 어느 갑이 더 돌출하였는가 살피면서 장기 죽변 사이를 7회나 걸어서 오고갔다 한다.“ ‘일월향지’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장기갑(현 호미곶)과 죽변 중 어디가 동해 쪽으로 더 튀어나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장기와 죽변 사이를 일곱 번이나 답사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일월향지’의 저자 박일천은 어디에 근거하여 자신의 책에다 이렇게 썼을까? 대동여지도를 제작할 때 있었던 김정호의 활약상은 육당 최남선이 처음 꺼냈다. 최남선은 1925년 동아일보에 ‘고산자를 회(懷)함’이라는 글에서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김정호가 전국을 답사했으며, 백두산을 일곱 번이나 올랐고, 수십 년을 떠돌아다녔다고 적었다. 아마도 최남선은 김정호 개인의 노력을 부각시키려고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했던 듯한데, 이후 이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어린이잡지를 통해 더 극적인 내용으로 각색되었고, 이것이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초등학교 교과서인 조선어독본에 실리면서 김정호에 대한 상식으로 굳어졌다. 그 과정에서 대동여지도를 본 대원군이 나라의 비밀을 누설한다며 지도판을 압수하고 김정호 부녀를 옥에 가둬 죽게 했다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김정호의 이야기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 때의 과정은 최한기가 쓴 ‘청구도제’, 신헌이 쓴 ‘대동방여도서’에 “오랜 세월 동안 자료를 찾고 수집·열람하였다,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증거로 삼고 여러 지도를 서로 대조하며 여러 지리지 등을 참고하였다.”는 등의 기록에 전하는데, 어디에도 직접 답사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당연히 몇몇 부족한 곳은 직접 답사를 했겠지만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했던 김정호가 전 국토를 답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960년대말 포항의 향토사학자 박일천은 최남선이 퍼뜨려 교과서에까지 실린 김정호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일월향지’에다 적었다. 다만 여기서는 ‘백두산 일곱 번 등정설’이 ‘장기갑 일곱 번 답사설’로 바뀌었으며, 장기갑과 죽변갑 중 어디가 더 튀어나왔는지를 확인할 목적으로 장기와 죽변 사이를 일곱 번이나 답사했다는 자신의 상상력까지 보태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그게 확대·재생산 과정을 거쳐 사실처럼 인식됐고, 조선 중엽 격암 남사고가 이곳을 호미등이라 함으로써 오늘날 호미곶으로 부르는 단초가 됐다는 설과 함께 호미곶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역사를 기술할 때 아무리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라도 합리적인 의심을 해 봐야 하고,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 왜곡이라는 우를 범하게 되고, 이를 바로 잡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

2025-06-22

뇌혈관 전문병원들, 의정 갈등 속 의료전달체계 중추적 역할

보건복지부는 2005년부터 두차례 전문병원 시범 사업을 진행한 후 2011년부터 전문병원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이 제도는 특정 진료 과목이나 특정 질환에 대한 난도 높은 의료 행위를 하는 병원을 3년마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의 질을 향상하고, 환자들에게는 더 나은 치료와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보건복지부 전문병원 중 뇌혈관 전문병원은 최근 1년간 의료계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2024년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의료계의 큰 혼란이 일어났고, 그 영향으로 여러 병원에서 전공의 집단사직이 발생하며 수술과 진료에 큰 차질이 생겼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국 4곳의 뇌혈관 전문병원들은 어려운 시기에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에스포항병원, 명지성모병원, 대구굿모닝병원, 청주효성병원 등 전국 4곳 뇌혈관 전문병원은 각 병원 소재지 지역은 물론 그 이상의 권역에서 발생하는 환자까지 도맡았다. 이들 병원은 지난 1년간 발생한 뇌혈관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공백을 메웠고, 보건복지부가 내세운 전문병원 역할과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전문병원이 의료 이용 격차 해소와 대형 병원 쏠림 완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현실적인 문제점도 함께 나타났다.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마련한 미디어아카데미 강연에서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필수 의료 공백이 심화하고, 대형 병원에 환자들이 집중되는 현상이 악화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문병원의 활용이 적절히 돼야 하지만 현행 정부 정책, 규정 및 평가에서는 의료 수요 흐름과 분야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리한 기준들이 너무 안타깝다”며 이를 다시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환자들을 최종 치료할 수 있는 뇌혈관 전문병원이 주변에 있지만, 응급 119 후송 규정은 행정적인 구획과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라는 현실 반영이 되지 않은 문제가 드러났다. 이때문에 환자들이 거리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는 혈전 등으로 뇌세포가 죽는 뇌경색으로 연간 60만 명이 병원을 찾는다. 이들 중 골든타임 내 병원에 찾은 뇌경색 환자는 26.2%(22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은 119 후송 규정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초래한다. 뇌졸중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과거에 비해 크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환자 후송 규정이 현재의 의료 환경에 맞지 않게 설계된 바람에 환자들은 적기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인 초고령화 진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속에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신속한 치료가 중요한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119 후송 규정이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규정 뿐만 아니라 전문병원은 실제 평가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의 질 평가 지원금은 뇌졸중 치료에 특화된 뇌혈관 전문병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 지표로 돼 있다는게 중론이다. 신생아 중환자실 유무, 결핵 검사 실시율 등 뇌혈관 질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무의미한 항목들로 평가받고 있어 전문병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에 견줘도 손색이 없는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해 의료전달체계에서 중요한 해결책이 됐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지원 정책으로 전문병원은 늘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고 왔다. 뇌혈관 질환 치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전문병원의 의료진들은 사실상 ‘사람 살리는 의사’라는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다. 에스포항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뇌혈관 전문병원들이 의료공백 사태를 빚은 지난 1년간 실시한 전체 뇌혈관 수술 및 시술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뇌혈관 전문병원의 전체 수술 환자 증가율은 의정 갈등 전인 2023년 대비 2024년도 36.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에스포항병원의 경우 2023년도 688건에서 2024년도 928건으로 34.9% 증가했고, 대구굿모닝병원은 2023년 682건에서 2024년 981건으로 43.8% 늘어났다. 또 명지성모병원은 2023년 552건에서 2024년 774건으로 40.2%, 청주 효성병원은 같은기간 453건에서 567건으로 25.2%의 수술 증가세를 각각 보였다. 의정 갈등이 본격화한 2024년 4월 이후의 수술 통계에서는 무려 43.3%의 수술 및 시술 환자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큰 증가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러한 수술 통계는 전국 4곳의 뇌혈관 전문병원들이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수용하고 진단하고 치료했는지, 현행 의료전달체계에서 얼마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에스포항병원도 지난 1년간 지역 내 뇌졸중 환자들과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병원 소재지인 포항 뿐 아니라 경주, 영덕, 울진, 울산 등 환동해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 160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치료할 정도로 많은 환자가 에스포항병원을 찾았다. 경북 이외에 대구, 마산, 창원 등 다른 지역의 환자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결과는 병원의 치료 성과와 수술 실력, 전문병원의 사명감에 대한 환자들의 긍정적인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이는 환자들이 비록 먼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전문병원을 선택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현실적으로 여러 제도적 어려움이 있지만, 뇌혈관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버금가는 치료 서비스와 진료 성과를 유지하며 의료 질을 향상시키려는 병원운영의 방향성은 변함없다. 환자들은 적시에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병원의 치료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환자 이송 지침과 제도적 불합리성을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생명을 지키고 누구나 어디서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시스템 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6-22

“정비인으로서의 책임감과 개선 의지, 설비를 더욱 견고하게”

미국의 관세 장벽, 중국의 과잉공급 등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는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다음 100년을 이끌어갈 젊은 인재들이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창간 기념으로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들을 조명하는 ‘STEEL THE NEXT’ 시리즈를 준비해 월 2회 주기로 모두 1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FM 파트 근무, 열연공정의 마지막 단계 제품 두께·표면 품질 결정짓는 중요 역할 냉천 범람때 포스코 단 100일 만에 복구 위기 상황 발휘되는 대응력과 협업 특별 “내가 한 일이 의미 있는 변화 만들때 보람 전문성을 갖춘 정비인으로 성장하고파” - 자기소개를 해달라 △포스코 압연설비1부 열연정비섹션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근형 사원이다. 2022년 7월에 포스코에 입사해서 이제 3년 차인 저근속 사원으로,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중이다. 아직은 회사에서 새내기지만, 미래를 책임질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포항에서 자라며 포스코는 언제나 내게 가까운 존재였다. 어릴 적 학교에서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을 견학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거대한 설비와 코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며, 언젠가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이후 울산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에서 학업을 마치고, 전기와 전자 분야의 지식을 쌓았다. 이렇게 쌓은 전공지식은 현재 포스코의 첨단 설비와 시스템을 이해하고,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 꿈꿨던 바로 그 열연공장에서 근무하게 되어 더욱 큰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포스코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포스코가 단순히 철강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넘어 혁신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이었다. 이러한 매력에 이끌려 포스코에 입사하게 되었고, 현재는 열연정비섹션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실무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큰 도전에 나서고, 회사와 함께 ‘내일’을 만드는 철강인이 되고자 한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열연정비섹션’과 맡고 있는 업무에 관해서 소개를 해달라. △스테인리스 냄비처럼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부터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는 고층 건축물까지,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열연 제품은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이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 팀은 열연공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노후 부품을 교체하는 등 설비 상태를 항상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나는 그중에서도 2열연 FM(Finishing Mill) 전기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FM 파트는 열연공정의 마지막 단계로, 제품의 두께와 표면 품질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FM 전기 파트에서는 설비의 전기적 시스템을 관리하고, 자동화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정기적인 점검과 예방 정비를 통해 설비의 신뢰성을 높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원인을 파악해 조치하고 있다. 또한, 설비 효율 향상과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Roll의 속도 패턴을 조정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실제로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공정의 효율성도 한층 높아졌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설비 운영을 최적화하고, 에너지 절감과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 -정비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비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비의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작은 이상 신호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세심한 관리와 빠른 조치가 쌓여 설비의 안정성을 높이고, 예기치 않은 고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정비는 단순히 고장난 부분을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설비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탐구하여 현장에 적용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정비인으로서의 책임감과 개선 의지는 설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제품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는 곧 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장 곳곳을 세심하게 살피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며 발전하는 정비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입사 이후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공유해달라. △입사 이후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은 2022년이었다. 8월, 신입사원으로 부서 배치를 받자마자 냉천 범람으로 인해 열연공장이 침수되는 상황을 겪게 되었다. 이로 인해 공장 내 여러 설비의 모터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신속한 복구를 위해 전 직원이 총력을 다해 대응해야 했다. 나는 당시 정비 업무의 핵심인 FM 파트의 모터 교체 업무를 맡게 되었다.짧은 기간 동안 수백 대에 달하는 모터를 교체하면서 각 설비의 위치와 특성을 빠르게 파악해야 했고, 인입 및 인출 절차를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한, 작업 과정에서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설비 관리에 대한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정비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한층 더 깊이 새길 수 있었다. 특히 공장 설비가 침수된 위기 상황이었지만,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모터를 직접 수리하고 교체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재난 상황이었지만, 그 경험 덕분에 현장에서 실질적인 정비 기술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이 경험이 앞으로 정비인으로서 성장하는 데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의 조직문화는 어떤 점에서 특별하다고 느끼는지? 정비업무 특성상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텐데, 팀원들과 어떻게 협력하며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앞서 경험한 냉천 범람 사태처럼, 나는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위기 상황에서 발휘되는 강한 대응력과 협업 정신이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당시 포스코는 단 100일 만에 복구를 완료하고 정상 가동에 성공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단 한 건의 인사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포스코가 안전과 협업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정비 업무의 특성상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나 역시 주로 운전부서와 협력하여, 그들이 제공하는 설비 이상 정보를 바탕으로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설비의 이상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또한 운전부서에서는 점검 통로와 안전시설물 개선을 통해 우리의 점검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처럼 제철소에서는 각 부서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상생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비 업무는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팀원들과의 협력에서는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고 각자의 역할을 넘어 유연하게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팀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각자의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이처럼 팀원 간의 긴밀한 협력은 정비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엔지니어로서 언제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경험이 있었는지? △엔지니어로서 가장 큰 의미를 느꼈던 순간은 Cobble Pusher Drive(압연 공정에서 불량 소재를 라인 밖으로 밀어내는 장치의 구동부를 의미한다) 설비 이중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을 때였다. 이 프로젝트는 설비 장애 복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기존의 단일 시스템에서는 설비에 오작동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복구하거나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해당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수리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반적인 역할을 맡아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특히, 이중화 시스템의 설계와 구현 단계에서는 동료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맡은 역할이 팀과 회사 전체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깊이 깨달았다. 또한,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문제 해결 능력의 중요성도 실감하였다. 무엇보다, 내가 한 일이 실제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면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인지? △포항제철소에서 2열연 합리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설계, 도면 수정, 신호 점검, 시운전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설계 단계에서는 시스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기술적 요구사항을 꼼꼼히 반영하며 최적의 방안을 찾는 데 집중했다. 도면 수정 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설비를 정리하고, 기존 설계의 오류를 바로잡아 시스템이 더 명확하고 안전해지도록 했다. 신호 점검 단계에서는 각종 센서와 장치가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 신호가 정확하게 전달되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며 시스템의 안정적인 작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시운전 단계에서는 설계한 시스템이 실제로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해결했는데, 여러 단계를 거쳐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마무리되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 특히 팀원들과 힘을 합쳐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20년에 한 번 있는 합리화 작업을 직접 해냈다는 점이 나에겐 큰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로서, 앞으로 어떤 변화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지? △포항제철소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로서, 기술적 혁신과 조직 문화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철강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급 과잉, 그리고 탈탄소 흐름에 따른 수출 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강 생산 공정의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저탄소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의 구현은 생산성과 품질을 한층 높일 수 있으며, 이러한 기술적 혁신이 포스코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 문화를 함께 만들어간다면, 포스코는 현재의 도전을 극복하고, 철강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여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의 포부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의 포부는 전문성을 갖춘 정비인으로 성장하여 회사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설비 관리와 안전 관리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더욱 심화시켜, 효율적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팀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롤모델이 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인정받는 포스코 명장이 되어 개인의 성장을 넘어 조직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6-22

[창간 35 특집] “새 옷 입는 대구시청, 역사와 문화적 가치 품은 건축물로”

대구 지자체 3곳이 지역 발전을 위해 헌 옷을 벗고, 새 옷을 입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구시청, 수성구청, 남구청.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노후화된 시설과 공간 부족 등이다. 또 주차 역시 문제가 커 많은 민원이 제기됐기에, 주민은 새로운 청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3곳 신청사에 들어갈 예상 비용은 약 8450억 원이다. 규모가 크다 보니, 각 지자체는 신중을 기해 하나씩 매듭을 풀고 있다. 본지는 창간 특집을 통해 현재 이들이 어디까지 발걸음을 옮겼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국제적 감각 갖춘 건축물 기대 ‘대구시청’ 대구시는 옛 두류정수장 일원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달 대구의 미래 행정 중심지 설계를 위해 신청사 건립사업 설계 공모를 공고하고 건축설계안을 접수하기 시작하며 건립에 물꼬를 텄다. 앞서 신청사 건립은 오랜 기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문제를 포함, 건립 재원 확보의 어려움과 건설 방식을 놓고 발생한 갈등 등으로 한동안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신청사 건립을 두고 북구와 달서구의 마찰도 있었다. 당시 북구 측은 신청사 설계 공모 시점을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달서구 측은 “대구시가 시민과의 약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가 시청 신청사 건립을 둘러싼 구청 간 대립 양상에 ‘시민 주도의 숙의 과정’을 강조하며 논란을 일축했고, 건립 일정은 다시금 진행됐다. 무엇보다도 대구시는 이번 신청사 건립에 약 4500여억 원이 투입되는 만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은 물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대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랜드마크 건축물이라는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대상부지는 옛 두류정수장 터로 대지면적 7만2023㎡, 연면적 11만6954㎡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예정 설계비는 142억 원이다. 특히 대구시는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는 만큼 국내외 우수 건축가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집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당선작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월 중 최종 발표된다. 2026년 9월까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같은 해 말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신청사 건물 터를 제외한 약 7만3000㎡의 부지는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명품 공원으로 조성된다. 주변 도로의 확장도 병행해 시민들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함께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신청사를 품게 된 달서구의 경우 신청사 부지 인근 두류공원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바꾸는 사업을 추진 중이기에 신청사 일대가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신청사는 시민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공간으로 대구의 미래를 대표할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명소화 위해 랜드마크적 디자인 선보일 ‘수성구청’ 옛 학교 건물에 빽빽이 앉아 업무를 보는 공무원의 모습, 민원을 보러 왔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 30분째 수성구청을 돌고 있는 주민. 현재 수성구청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수성구청은 청사 공간이 부족해 5개 부서 100여 명이 외부에서 근무한다. 현 청사 면적은 청사 기준(1만4061㎡)의 77%에 불과하며, 직원 1인당 공간 면적(6.6㎡) 또한 전국평균(9.67㎡)과 법적 기준(7.2㎡)에 크게 미달하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청사 노후로 인해 유지보수 예산이 10여년 간 60여억 원이 소요됐다. 주차면 수가 133면인 수성구청에 행정 차량이 123대이기에 수용에도 역부족인 대체로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수성구는 오랜 기간 숙원을 풀기 위해 신청사 건립을 준비했다. 구체적인 얘기가 나온 것은 건립 예정지가 확정·발표되면서다. 수성구는 지난 2023년 4개 후보지(범어공원, 연호GB, 법원 후적지, 현청사) 중 범어공원으로 신청사 예정지를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고, 올 하반기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수성구는 내년까지 국제공모 및 실시를 설계하고,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준공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나빠진 부동산 경기로 인해 자금 확보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청 현 부지 매각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신청사는 범어공원 일원 지하 2층·지상 9~10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2848억 원으로 추산된다.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사업비는 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수성구는 이 비용을 현 청사 부지 매각 대금으로 충당할 생각이다. 부지 규모 가치는 2000억 원 후반에서 3000억 원대 초반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부대 양여방식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기관을 통한 간접 개발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수성구는 신청사 건립에 독특한 철학을 입힐 계획이다. 지역 역사성·상징성을 담은 인문학적 디자인을 건축에 입혀 독창적이고 창의적은 건물을 건축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도시 명소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기후변화 시대에 지속 가능한 공공건축 비전을 제시하고, 스마트 업무공간 및 이용자 친화적인 공간 역시 조성한다. 아울러 미래 확정성 및 수요 응답형 공공청사를 만들 계획이며, 자연과의 순응도 높은 디자인 및 재료를 써 신청사 건립에 투자할 방침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2029년까지 신청사가 준공될 수 있도록 타당성 조사 및 투자심사, 설계 공모 및 실시설계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신청사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용성에 지역 역사와 미래 담다 ‘남구청’ 현 남구청 청사는 1971년 건립 후 1981년부터 남구청사로 활용됐다. 그러나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 공간 부족, 주차난 등을 겪으며 주민 불편을 초래했다. 남구는 주민을 위해 청사 밖 별관 등에 부서를 옮기며 분산해 업무를 추진했지만, 불편함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결국 남구는 스스로 기금을 마련하며 신청사를 짓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남구는 기존 1212억 원의 신청사 건립 기금에 예산 300억 원을 추가 적립했고, 이자 수입 약 91억 원을 더해 약 1604억 원을 모았다. 남구가 계획한 총사업비는 1116억 원 규모다. 남구는 2019년부터 모아온 신청사 적립 기금 1500억 원을 이번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남구는 부지 선정도 신중히 했다. 주한미군 부대 캠프 조지 터가 반환될 경우 남구 신청사, 남부소방서, 제2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서는 ‘행정복합타운’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캠프 조지 반환을 무기한 기다릴 수 없다고 보고 새로운 건립지를 물색했다. 이후 현 청사와 강당골 공영주차장 부지를 후보지로 두고 적정성 검토, 전문가 토론 및 의견 청취, 주민 여론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넓은 부지 면적과 토지 적합성, 앞산과 연계한 지리적 상징성 및 확장성 등에 경쟁력을 보인 강당골 공영주차장 부지를 선택했다. 또 다른 후보지인 현 청사 터(6501㎡)와 다르게 건물 철거 절차와 임시 청사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가 선정되자 남구의 행보는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5월 남구는 신청사 건립을 위한 건축 기본 계획안을 마련해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를 마무리했다. 남구에 따르면 신청사는 봉덕동 강당골 공영주차장 내 2만8349㎡ 터에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된다. 또 지하 주차장을 조성해 346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며, 남구의회는 신청사 건물 2개 층을 사용하게 된다. 신청사 오는 2027년 12월 착공해 2029년 신청사 준공이 목표이다. 입주는 2030년 예정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사업 초기 단계다 보니 설계가 일부 변경될 수도 있지만 실용성과 남구의 역사, 미래를 담아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며 “지역의 역사와 미래를 함께 담은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신청사 건립과 더불어 후적지 개발 방안 마련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6-22

[창간 35 특집] 세계적 철강도시서 ‘글로벌 국제회의 플랫폼 포항’으로

포항시가 글로벌 마이스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포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시그니처 국제회의 ‘세계녹색성장포럼(WGGF)’가 지난 달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의 신성장엔진으로 육성중인 마이스산업의 허브가 될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도 차질없이 건립되고 있는 것. 지난 반세기 포항은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탄소 배출량이 많고 대내외적 위기에 취약한 단일 산업구조라는 한계가 있어 최근 산업구조 다변화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 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지난달 포항형 마이스 신호탄 ‘WGGF’ 성공 개최 POEX 연계 ‘녹색전환 시그니처 국제 행사’로 각인 2500개 도시 참여 ‘2027 ICLEI 세계총회’ 유치 신청 이재명 대통령 공약 ‘COP33’ 유치전도 본격 돌입 이강덕 시장 “글로벌 아젠다 주도할 도시 자리매김 그 결과 글로벌 스탠더드(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신산업인 ‘이차전지‧수소‧바이오’ 분야의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대규모 기업 투자에 유치에 성공하고,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3관왕 등에 선정되는 등 차별화된 신산업 육성 역량도 인정받았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녹색도시 비전인 ‘그린웨이 프로젝트’도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녹색도시 조성의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웨이의 일환으로 미세먼지차단 도시숲, 둘레길, 맨발로 등의 조성사업을 시행해 76만㎡에 달하는 녹지공간을 확보했다. 그린웨이의 성과는 국내는 물론 국제 녹색도시 평가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그간 글로벌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거듭나려는 포항시의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제 포항은 글로벌 ‘마이스(MICE)’ 도시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만의 ‘우수한 산업 역량’과 ‘녹색도시 전환’이라는 비전과 정체성을 든든한 토대로 삼았다. 마이스는 관광, 숙박 등 연관 산업 발전과 여성‧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창출까지 도모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굴뚝없는 황금산업’으로 미래 성장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포항에는 포스코와 에코프로 같은 글로벌 기업, 포스텍과 한동대 등 세계 수준의 첨단 인재 양성기관, 포항가속기연구소와 아태이론물리센터 같은 세계적 연구기관이 밀집해 마이스산업이 급성장할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포항형 마이스산업의 신호탄’이자 ‘국제회의 플랫폼 도시 도약’의 이정표가 될 세계녹색성장포럼(World Green Growth Forum‧WGGF)’이 지난 달 ‘라한호텔 포항’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미래를 위한 녹색 전환, 도전 속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기후 위기의 해법을 찾는 공유의 장으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며 포항이 글로벌 녹색 전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럼에는 당초 예상보다 두 배가 넘는 국내외 환경·산업·도시 분야 전문가와 국제기구 관계자 60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녹색성장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WGGF의 성공적인 개최는 지방도시도 글로벌 아젠다를 주도하고, 국제 정책협력의 한 축으로 충분히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계적인 수준의 국제 행사를 유치하고 발굴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WGGF는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K-컨벤션 공모사업’에서 ‘지역 시그니처 국제회의’ 분야에 선정돼 국비를 확보하고,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 국제회의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포항시는 WGGF를 2027년 개관 예정인 POEX와 연계해 녹색성장 아젠다를 주도하는 국제포럼으로 규모와 위상을 더욱 확대하고 정례화 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과 같이 포항을 세계적인 녹색전환의 메카로 각인시킬 시그니처 국제행사로 육성할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빈틈없이 준비해 왔으며 WGGF의 성공 개최를 디딤돌 삼아 국제규모 행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개최에 대비해 중앙부처, 국제기구 등과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는 등 육성에 한층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또 2015년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ICLEI)에 가입한 이후 다양한 연구와 실천에 참여해 왔다. 포항시는 ‘ICLEI 2027 세계총회 유치’를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ICLEI 세계총회는 2500개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지속가능성 국제회의이다. 따라서 세계총회 유치는 ‘포항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 도시 전략에서 국제적 기준을 충족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달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의 유엔글로벌혁신허브(UGIH)가 주관하는 시스테믹혁신워크숍(S.I.W.)이 포항 영일대 일원에서 열린다. 철강, 이차전지, 에너지 분야 전문가 등이 폭넓게 참여해 도시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과 산업전환 로드맵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어 8월에는 포항 포스코국제관에서 저탄소 철강 워크숍이 개최된다. 이 행사는 포항시와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포스코가 공동 주최하며, 산업통상자원부 국제박람회, APEC 에너지장관회의 등과 연계해 세계 60여 개국 정·재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저탄소 철강 분야의 글로벌 지식이 공유되고, 정책 결정자와 산업 리더가 산업 탈탄소화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국제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포항시는 야심차게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시는 이미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준비를 바탕으로 COP33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COP33 유치를 국가적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포항시의 유치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COP 총회는 전 세계가 모여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외교회의이다. 개최 도시에는 뛰어난 국제적 위상 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외교적·환경적 효과가 뒤따른다. 약 5만 명이 2주간 참가하고 100여 개 기관이 전시 및 부대행사를 운영해 고용과 생산 유발 효과 또한 상당하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작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에 대표단을 파견해 각국 정부, 국제기구, 글로벌 민간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오는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COP30에서도 포항의 선도적 기후대응 사례와 전략을 국제사회에 홍보하며 유치 기반을 더욱 다질 계획이다. 포항시는 앞으로 지역 전략 산업은 물론 기후변화 등 다양한 아젠다를 논의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할 국제 포럼과 비즈니스 행사들을 끊임없이 발굴‧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은 지금 산업과 환경, 지역과 세계 등을 두루 연결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전환해나갈 중요한 시기에 서 있다”면서 “포항만의 준비된 역량과 잠재력을 모두 활용해 글로벌 마이스 중심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6-22

‘르브렁 형제’ 꺾고… 탁구 임종훈-안재현, WTT 류블랴나 금메달

한국 남자탁구 '환상 콤비'인 임종훈-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 조가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 2025'에서 '르브렁 형제'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임종훈-안재현 조는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프랑스의 펠릭스 르브렁-알렉시스 르브렁 조를 3-0(11-9 11-9 12-10)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이로써 임종훈-안재현 조는 작년 10월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32년 만에 우승하고 올해 3월 WTT 스타 컨덴더 첸나이를 제패한 데 이어 세 번째로 복식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4강에서 홍콩의 웡춘팅-챈 볼드윈 조를 풀게임 접전 끝에 3-2로 따돌리고 결승에 오른 임종훈-안재현 조는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르브렁 형제를 만나 초반에는 고전했다. 하지만 임종훈이 안정적인 수비로 득점 기회를 만들면 안재현이 파워풀한 공격으로 점수를 쌓아 첫 게임을 공방 끝에 11-9로 가져와 기선을 잡았다. 왼손 임종훈과 오른손 안재현의 환상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2게임도 11-9로 따낸 임종훈-안재현 조는 듀스 접전을 펼친 3게임마저 12-10으로 승리하며 3-0 완승으로 우승을 완성했다. 임종훈은 지난주 WTT 컨텐더 스코피에서 파트너를 바꿔 같은 팀 후배 오준성과 호흡을 맞춰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대회도 제패해 최강 복식 파트너임을 입증했다. 임종훈은 또 여자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과 손발을 맞춘 혼합복식에서도 결승에 진출해 이번 대회 2관왕을 노린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결승에서 브라질의 우고 칼데라노-브루노 다카하시 조와 우승을 다툰다. /연합뉴스

2025-06-22

군위군, SMR 기반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논의⋯ 미래에너지 포럼 개최

대구 군위군이 차세대 에너지 확보를 위한 ‘군위 미래에너지 포럼’을 지난 19일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했다. 대구시와 군위군이 공동 주최하고 군위포럼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포럼은 ‘군위 신도시 조성을 위한 SMR(소형모듈원자로) 기반 에너지 자립도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진열 군수, 최규종 군의회 의장, 사공정한 군위포럼 대표, 에너지 전문가와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현재 군위군은 첨단 산단, 스카이시티, 통합 신공항 등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에너지 수요 대응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부에서는 손태영 한국수력원자력 부장, 박태철 I-SMR기술개발사업단 실장,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센터장이 SMR 기술과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손 부장은 “SMR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수단이며, 30% 정도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부 패널토론에서는 경북대 이수출 교수의 진행으로 정범진 전 원자력학회장, 이정익 KAIST 교수 등이 참여해 ‘에너지 자립도시 실현을 위한 SMR 도입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번 포럼은 주민들의 질의응답과 참여를 통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지역 에너지 정책을 함께 설계하고 의견을 나누는 실질적인 소통의 장으로 마무리됐다. 김진열 군수는 “에너지가 곧 국력인 시대, 자립도시 조성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열쇠”라며 “앞으로도 군민과 함께 군위 미래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군위군은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제안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