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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통계 그리고 대선

▲ 김동찬 김천대 교수그동안 우리 인류는 미래에 대해서 제한적으로만 예측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빅 데이터(Big Data) 시대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1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시에서는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경찰이 범죄가 발생할 곳을 예측해 미리 현장 인근에 출동했고, 실제 거기서 범죄가 일어난 것이다. 마치 톰 크루즈가 주연을 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과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2012년도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은 `철의 여인`으로 영국 대처 수상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에게 돌아갔다. 작품상은 프랑스 무성영화 `아티스트`가 거머쥐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같은 결과가 사전에 예측되었다는 점이다. 시상식 당일 IBM이 USC, LA타임스와 예상 수상작을 공개한 결과 예측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9억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페이스북에는 하루 1억 건의 메시지와 한달 3억 건의 사진이 게시된다. 페이스북을 통해 좋아하는 이성의 나이, 직업 등의 신변 정보는 물론 생각, 자주 찾는 장소, 좋아하는 색상과 디자인, 갖고 싶어하는 의류, 자동차 브랜드, 최근 구매한 상품, 향후 구매를 원하는 상품, 같은 취향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그룹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페이스북에 `우울하다` `열 받는다` `불안하다`는 담벼락 포스팅이 증가한 후 미국의 실업률이 증가했다. SNS에 부정적으로 언급되는 기업의 주가는 88% 이상 폭락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객에 대한 중요 정보들은 이미 주워 담기 어려울 정도로 넘치고 있다. 빅 데이터 분석에는 통계학을 깊이 전공한 전문가들이 최신 빅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과 컴퓨터 장비를 이용해야 가능하다. 빅 데이터의 특성상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방대하고 비정형 데이터 비중이 높아 처리 복잡도가 높다. 상업적으로 빅 데이터 분석을 하는 과정을 살펴본다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에 처리하는 분석 기술로 비정형 문장들에 내포된 의미를 추출하며 추출된 정보 사이에 가정을 수립하는 텍스트 마이닝, 특정 서비스 및 상품에 대한 사용자의 의견을 판별하는 오피니언 마이닝, 입 소문의 중심인 사용자를 파악하는 소셜 네트워크 분석, 유사성이 높은 대상 집단과 타 군집에 속한 객체간의 상이성을 분석하여 새 사용자 그룹을 도출해내는 군집분석 등이 사용된다.데이터 사이언스의 발달, 특별히 컴퓨터 네트워크와 통신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분석이 가능해졌고, 이런 분석이 새로운 경쟁의 장을 열고 있다는 것이 이런 유행이 번지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각 정당의 후보 진영의 캠프가 글로벌 포털 구글과 국내 포털 네이버 가운데 어떠한 빅 데이터를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대선의 승패 예측이 판이할 게 달라질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와 빅 데이터 분석 결과는 어떤가? 이미 뉴스를 통해 접해 보았겠지만, 기존 전화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와 빅 데이터 분석 결과 사이에는 아주 판이한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 최근 빅 데이터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이번 대선은 빅 데이터를 대선 판도 분석에 잘 활용한 캠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넘쳐나는 뉴스와 후보에 대한 관심도를 모두 취합해서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길은 전화 여론조사가 아닌,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성향이나 정치 인식, 그리고 표심이 나타내는 다양한 빅 테이터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캠프만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고 차기 대통령의 권좌에 앉을 수 있을 것이다.

2017-05-08

책임 의식

▲ 김동찬 김천대 교수지방의 어느 국립대 생명과학과 연구실의 대학원생을 만난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다.오랜만의 만남이라 그간의 안부를 물었더니 요즘 자신의 지도교수 때문에 눈물 흘릴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연구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 교수님으로부터 꾸중을 많이 들어서 그렇냐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의 대답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최근 연구실의 연구비가 소진되어 연로하신 지도 교수님이 연구계획서를 들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을 오가며 심사관들 앞에서 연구과제 평가를 받으러 동분서주하신다고 하였다.또한 연구실 제자들의 학비지원과 생활비 지원을 위해 교수님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시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여 학생들에게 돈을 주시면서도, 늘 넉넉하게 지원하지 못해 오히려 더욱 미안해하시며 용돈 하라며, 봉투를 내미시는 교수님의 지극한 사랑 때문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고 한다.참 아름다운 미담이다. 진심으로 학생들을 사랑하고 제자 교육을 위해 온전히 자신을 희생하는 지도교수의 숭고한 책임 의식에 고개가 숙여졌다.이공계 분야 중에서도 바이오분야 만큼 연구비 및 운영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분야도 없는 것 같다. 연구에 사용되는 시약의 경우 비싼 것은 100mg에 5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단순한 단백질 정량, 유전자 정량을 위한 장비도 분석 장비의 정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수천만~수억 원이 넘는다.박사과정 대학원생 1~2명, 석사과정 대학원생 2~3명 데리고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연간 인건비만 해도 1~2억 원이 훌쩍 넘어간다.바이오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많이 거두고 있는 포스텍이나 카이스트, 그리고 서울대학교에 재직중이신 교수님의 경우 국가로부터 충분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구비에 대한 부담감이 덜할 것이다.하지만 그 이외의 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바이오분야 교수님들은 이러한 연구 자금 압박감 가운데에서도 목표로 하는 세계적 연구결과를 성취하기 위해 오늘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땀 흘리며 뛰어다니고 있다. 그분들의 책임감은 웬만한 기업체의 CEO 못지않다.MB가 오래전 대통령 재직 당시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안철수 당시 카이스트 교수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었다고 한다. “안 교수님도 이리오세요”라고 환담을 건네면서 “아직은, 교수라는 말이 익숙지 않을 거예요…. 뭐, 그래도 요즘은 편하죠? 교수는 원래 별 책임이 없는데 기업인은 책임이 크니까….”라는 식으로, MB 자신의 `대학 교수관`이 담긴 듯한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오래전부터 친기업주의적 성향임을 표방해 온 MB였기에 그의 이러한 발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 대통령의 말은 오해의 소지가 높고 상당히 위험하다.물이 얕은 곳을 향하여 흐르듯, 대통령이 낮은 자리에서 국민 모두를 이해하려는 자세로 나아가야지만 민심을 얻을 수 있다. 대기업 CEO의 책임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삶에 숨겨진 책임감까지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낮아져야 한다.훌륭한 대학교수가 있기 때문에 전문 경영 지식을 갖춘 기업인이 사회에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 시장바닥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가 한푼 두푼 저축한 소중한 돈이 은행에 있기 때문에 그 돈을 기업이 대출받아 큰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부디 기업인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 종사하는 국민의 땀방울을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꼭 선출 되길 바란다.

2017-05-01

자연스러운 사람

▲ 김동찬 김천대 교수자연스러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 뭘까? 이상한 말, 이상한 눈빛, 이상한 행동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면, 남자는 남자다워지고. 여자는 여자다워진다. 우리 집 첫째 딸이 중학교 3학년이다. 아직 중학생 나이인데, 친구들이랑 주말에 놀러 나간다고 차려 입고 나오는 것을 보면, 여대생 같다. 우리 딸의 키가 175cm가 넘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얼굴에 어른 화장을 하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매번 나랑, 딸아이랑 언쟁이 심하다. 아빠인 나의 눈에는 아직 여중생이 여대생처럼 꾸미고 나오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딸에게 매번 잔소리다. 하지만, 우리 딸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그냥 고리타분한 아빠의 지나가는 말일 뿐이다. 아빠는 딸을 이길 수 없다. 100전 100패다. 하지만, 여중생의 여대생 꾸밈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진실이다.영화 `굿 윌 헌팅`에 보면, 지금은 작고한 로빈 윌리엄스가 숀 맥과이어 교수로 나온다. 숀 맥과이어 교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가 있었는데, 상처입고 방황하는 수학 천재 윌이 있다. 숀은 윌의 마음을 열기 위해 애쓴다. 윌은 `자책, 분노, 열등감`에 시달려 자신을 공격한다. 자기 자신이 정말 싫은 것이다. 그런 윌에게 숀 교수가 말한다.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이고 전설적인 대사다. “네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 숀이 들려주고 싶은 말이고, 윌이 듣고 싶은 말이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윌이 스스로를 향한 정죄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윌은 숀의 품에 안겨 운다. 윌의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회복되는 순간이다.기독교의 핵심이 무엇인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정죄함이 없다는 것이다.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해방했다. 해방은 자유이며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에덴 동산으로의 회복이다. 기독교 철학의 중심은 성령 충만함을 받는 것이다. 성령 충만함을 받을 때, 가장 자연스러운 신앙인의 모습을 견지하게 된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라. 성령 충만함을 받으니 베드로는 가장 베드로다워졌다. 요한은 뜨거운 사랑이 살아났으며 사도 바울은 복음의 인파이터 정신이 흘렀다.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살지 않고 참다운 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성령 충만이며 자연스러움의 회복이다.억지로 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움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삶 가운데 자연스러움을 회복할 수 있을까? 2003년 12월 예멘의 침례교 자선 병원에 테러 공격이 있었다. 22년 동안 엄청난 헌신과 사랑으로 예멘을 섬긴 선교사 말사 메이어가 있다. 그의 무한한 희생과 폭발적인 사랑은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예멘에도 충격을 주고있었다. 그런데 그런 착한 영향력을 줬던 사람에게 테러 공격이 가해졌던 것이다. 테러 공격으로 인해 3명의 선교사가 죽고, 1명이 중상 입었다. 말사 메이어 선교사도 그 테러 공격으로 순교했다. 테러리스트 알 카밀에게 물었다. 헌신과 사랑의 선교사에게 테러를 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알 카밀은 “나도 안다. 그 선교사의 사랑과 헌신을! 심지어 나의 어머니도 그의 보살핌으로 살아나게 됐었다. 내가 그 선교사를 죽인 이유는 그 선교사를 죽이지 않고 그냥 놔두면, 그의 사랑 때문에 모든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선교사 말사 메이어 장례식에 예멘 사람 4만명이 왔다. 이슬람 국가에서 기독교 주기도문이 낭송됐고, 찬양곡 `He is the Lord`가 합창됐다. 사랑의 마음이 중심이 된 자연스러움, 때론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막을 수는 없다.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내 삶의 끝날까지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2017-04-24

잘못된 부활절 토끼와 계란 풍습

▲ 김동찬 김천대 교수어제는 기독교가 가장 크게 기념하는 절기 부활절이었다. 각 지역에 있는 대형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서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다.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며 중심이다. 교회에서는 부활절에 삶은 계란을 주고 받는 풍습이 있다. 이 풍습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된 것일까? 부활절의 원래 명칭은 유월절을 뜻하는 히브리 말 `파스카(Pascha)`였다.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이 유대인의 절기인 유월절과 같은 시기에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자연스러운 명칭이었다. 죽음과 부활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새로운 유윌절, 즉 죽음의 노예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이루었다는 뜻이다. 오랜 시간동안 `예수님의 부활절` 및 `부활의 유월절(Paschal Day of the Resurrection)`이라고 기념되었다. 이는 전통 유대인이었던 사도들과 그리스도교 개종자들이 그들의 오래된 전통 절기인 유월절에 대한 새로운 기독교적 의미를 부여해 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부활절을 소중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에서도 바울 사도가 고린도전서 16장 6~9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유월절 양`이라고 기록한 것 또한 이러한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파스카를 앞둔 주간은 특별히 거룩한 주간으로 기념되었다. 부활 주일 전(前) 주일은 종려주일로 정하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여 저녁 때 성도들이 감람산에 올라가 예배를 드리고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행진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며 `호산나`를 불렀다. 목요일에는 `성만찬`과 금요일에는 `성 금요일`을 생각하여 예수님의 고난과 관련된 금식을 했다. 그러므로 부활절은 부활하신 그 날만의 축제가 아니라 고난 주간과 연결되어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난과 부활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하여야 부활의 기쁨이 보다 크게 체험되는 것으로 여겼다.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된 것이 AD 313년이다.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성경 내용과 해석이 달라졌고, 기독교의 기념일에 상업적인 의도와 이교도의 전통이 스며들기도 했다. 바벨론의 신이었던 이쉬타르(Ishtar· 아세라의 변형)를 숭배하는 축제의 전통이 영국에 소개되어 부활절에 끼어들었다는 설이 있다. 또한 고대 종교에서는 하늘의 신 아스타르테(Astarte)를 기념하는 축제일이 있었는데 아스타르테를 숭배하던 방식과 시기가 부활절과 비슷했다고 한다. 아스타르테는 이쉬타르 혹은 이스터(Easter)라고 발음 된다. 부활절을 나타내는 영어 Easter와 독일어의 Ostern은 게르만 신화에 등장하는 봄의 여신 `에오스트레(Eostre)`에서 유래되었고, 게르만 인이 사용했던 봄을 가리키는 달 이름 `에오스트레모나트(Eostremonat)`에서 유래했다. 에오스트레는 봄의 여신이었는데, 겨울이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날개가 얼어 죽어가는 새 한 마리를 토끼로 바꾸어 생명을 살려줬다고 한다. 토끼가 된 이 새는 여전히 알을 낳았고, 이 이야기가 부활절 토끼(Easter Bunny)의 근원이라는 설이다. 그 이후부터 다산의 상징인 토끼와 달걀을 부활절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기독교 풍습이 유럽에 전파될 무렵, 북부 유럽에서는 봄에 `이스트르(Eastre)` 축제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이스트르 축제가 열리는 비슷한 시기에 부활절 파스카를 경축하였던 것이다. 파스카는 순수하게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그 후 기독교인들은 시기적인 유사성과 당시 지역적인 풍습에 강하게 영향을 받아`이스터(Easter)`라고 잘못 부르게 되었다. 부활절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사건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아닌 이교도 축제의 상징 토끼와 계란이 부활절 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반드시 제대로 교육이 되고 바로 잡아야 한다.

2017-04-17

해결책 준비가 먼저다

▲ 김동찬 김천대 교수성형외과 의사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얼굴에 점을 빼기 위한 환자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점을 뺄 때 복점은 그대로 놔둬 달라는 부탁이다. 그 정도는 충분히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원래 없는 손금을 만들어 달라거나 중간에 끊긴 이마 주름을 연결시켜 달라는 환자도 있다고 한다. 철학관이나 무당에게 가서 관상을 보고 온 모양이다. 그 사람이 이야기 해 준대로 자신의 사업, 운명, 애정이 좋아지게 얼굴을 성형해 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 자신의 인생을 관상에 의존하려는 연약한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얼굴에 대해 극도로 자신이 없거나 심지어 사회적인 편견을 받을 만한 혐오스런 인상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성형 수술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 더 나은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고 권장할 만 하다. 하지만 꼬이는 자신의 운명과 실패와 불행의 원인이 얼굴 형태와 신체의 한 부위 때문이라 단정짓고 성형 수술로써 자신의 인생이 새롭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환자들에겐 성형 수술을 권장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성형 수술은 과학에 기초한 미학이다. 자신의 얼굴과 체형에 맞춰 자연스러운 인상을 만드는 것이 성형 수술의 핵심이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줘 자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 성형 수술이 인생의 만족감 회복에 일부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형을 한다고 관상이 바뀌고 운명이 바뀌겠나? 미국 대통령 링컨이 한 유명한 말이 있다. “사람이 나이 마흔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링컨 대통령이 그렇게 잘생긴 얼굴도 아닌데,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만, 하여튼 링컨의 말의 요지는 마음가짐과 생활 태도에 따라서 얼굴에 품위와 인격이 드러나는데, 자신의 삶의 태도에 따라 아름다운 얼굴도, 또는 추한 얼굴도 될 수 있다고 하니 이미지의 아름다움은 결국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오는 것인가 보다. 이스라엘 역사에 두 번째 왕 다윗의 삶을 보자. 다윗은 위기와 어려움에 빠졌을 때 늘 이렇게 고백한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 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 하리요”(시편 27편 1절). 다윗의 이러한 고백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가? 보통 어려움에 빠져서 꼬이는 인생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지금 너무 두렵습니다. 그러니깐, 하나님이 나의 빛, 나의 구원, 내 생명의 능력입니다. 도와주세요.” 그런데 다윗은 이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다. 절대적 문제 해결자 하나님에 대한 고백이 우선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다윗왕은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해결자를 찾았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절대자 하나님을 만났다. “절대적 해결자 하나님이 먼저 있고, 그 다음 다윗왕 자신이 있었다.”밖에 나갈 때 지갑을 챙겨서 나가지 못하면 당황하게된다. 집에 다시 돌아갈까, 주변에 돈을 빌려야 할까, 전화 할까 우왕좌왕한다. 늘 꼬이는 인생은 항상 이런 식의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지갑은 미리 챙겨서 준비하는 거다. 미리 준비하면, 막힘없이 질주하는 인생을 산다. 중요한 것은 미리 찾아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결책이 미리 준비되면 세상이 만만해 보인다. 고난과 어려움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 어떠한 어려움과 난관에도 두려움 없이 태연하다. 상황에 뒤늦게 대응할 게 아니다. 먼저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이 왜 힘들게 느껴지는가? `내 인생`이란 말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걱정을 뒤로하고 해결책을 늘 먼저 준비해두고 거침없이 힘차게 질주하는 전천후 멋진 인생이 되라.

2017-04-10

살구나무 지팡이에 피어난 꽃

▲ 김동찬 김천대 교수살구는 민간요법에서 기침 및 천식 등을 다스리는데 활용되었다. 살구씨에서 뽑아 낸 기름 속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고 하는 성분이 천식에 좋은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보고에 의하면 변비 치료제로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생화학 및 약리학적 입장에서 살구씨의 주요 성분인 아미그달린은 독성 물질이다. 한꺼번에 많이 섭취할 경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미그달린이 체내 소화 과정에서 글루크로니다제란 효소에 의하여 분해되어 시안화수소산(HCN·청산·hydrocyanic acid)을 만들기 때문에 다량 섭취한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 시안화수소산의 화학 구조에 붙어있는 수소(H) 대신 칼륨(K)이 치환된 시안화칼륨(KCN)을 청산가리라고 부른다. 시안화수소산과 시안화칼륨이 물에 녹으면 음이온인 시안이온(CN-)으로 해리된 상태로 존재한다. 이 시안이온이 우리 몸에 있는 효소와 결합하면 생명활동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즉, 시안이온이 청산가리의 독성의 주범이다. 즉, 다량 섭취할 경우 인체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살구씨를 식품으로 가공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한국 식약처는 이와 같은 이유로 살구씨를 식품 품목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실정이다.구약성경에 나오는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는 어린 나이에 예언자로 신의 부름을 받았다. 예언자로 부름 받으면서 최초로 본 환상이 `살구나무` 환상이다. 살구나무는 히브리어로 `샤케드`인데, 동사 `샤카드`는 `깨우다, 지키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살구나무는 이른 봄 맨 먼저 꽃이 핀다. 길고 긴 겨울잠을 깨고 새 봄을 맞는 `선구자`요 `선각자`인 것이다. 예언자는 잠자는 민중의 잠을 깨우고 지키는 `선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이스라엘이라고 이름을 바꾼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 야곱이 애굽 총리(사실 애굽 총리가 자기의 11번째 아들 요셉인지도 모르고)에게 보낸 귀한 선물 목록 가운데도 살구나무가 있었다. “그들의 아비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러할진대 이렇게 하라. 너희는 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그릇에 담아가지고 내려가서 그 사람에게 예물을 삼을지니 곧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향품과 몰약과 비자와 파단행이니라”(구약성경 창세기 43장 11절). 파단행이 바로 살구나무이다. 살구나무는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과일나무였던 것이다.유대인 성막의 금등잔도 살구꽃 형상이었다. “이편 가지에 살구꽃 형상의 잔 셋과 꽃받침과 꽃이 있게 하고, 저편 가지에도 살구꽃 형상의 잔 셋과 꽃받침과 꽃이 있게 하여 등대에서 나온 여섯 가지를 같게 할지며, 등대 줄기에는 살구꽃 형상의 잔 넷과 꽃받침과 꽃이 있게 하고”(구약성경 출애굽기 25장 33-34절). 금등잔 `메노라`가 나타내는 나무 형상은 바로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생명나무를 상징한다.이스라엘 최고의 지도자 모세의 형 아론의 지팡이 또한 살구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당시 지팡이는 이스라엘 족장의 지휘권을 상징했다. 다른 족장들 지팡이와는 다르게 아론의 살구나무 지팡이만이 꽃이 피고 살구 열매를 맺어 하나님께서 아론의 집안을 특별히 구별하고 세운 집안임을 공식적으로 입증하였다.살구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은 생명력을 의미한다. 지루하고 추운 이 끝날 때 맨 먼저 꽃을 피워 봄소식을 전하는 살구나무. 얼어붙은 죽음을 깨고, 싹이 난다. 꽃이 핀다. 열매를 맺는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 살구나무가 주는 메시지는 “소망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믿음을 잃지 말자. 낙심치 말자. 암담하다고 포기하지 말자. 죽은 살구나무 지팡이에도 꽃이 필 수 있다는 그 희망. 그 희망을 단단히 붙잡자.

2017-04-03

참 어른

▲ 김동찬 김천대 교수재미있는 테스트가 있다. (1)“내가 왕년에 ~했을 때”라는 말을 자주 한다. (2)직장 후임자들이 내 말을 들을 때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피한다. (3)“젊을 땐 그런 고생도 해봐야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4)후배가 불평하면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는 말을 종종 한다. (5)대화할 때 “네 말도 맞아, 그러나~”라는 식의 전제를 단다. (6)“나는 꼰대가 아니다”라는 말을 입 밖에 자주 낸다. (7)“요즘 젊은 애들은”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8)후배에게 조언을 한 뒤엔 좋은 선배가 된 듯한 뿌듯함을 느낀다. (9)“일단 묻지 말고 그냥 하라”고 일을 시키곤 한다. (10)후배가 친근하게 다가오면 `얘 버릇없네`라는 생각이 속으로 든다. (11)노래방 분위기는 젊은 애들이 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12)후배가 업무 시간에 쉬는 건 이해하지 못하지만 야근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13)내 제안을 후배가 반대하면 못마땅하다. (14) 나이가 어린 사람에겐 처음부터 쉽게 반말을 한다. (15)“솔직하게 말해보라”고 해놓고 막상 후배가 솔직하게 말하면 기분이 상한다. 만일 위에 나열한 항목들 가운데 5개 이상이 자신에게 해당이 된다면 `꼰대`가 될 위험이 있다. 9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많은 후배들이 뒤에서 당신을 이미 꼰대라고 부르고 있을 수 있다. 12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꼰대 중에 꼰대이므로 진심으로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국어사전에 보면 꼰대를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라고 기록되어 있다. 나이 많은 `기성세대`이면서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는 사람이다. 꼰대 어원을 두고 여러가지 설(說)이 있다. 주름 자글자글한 `번데기`의 지역 방언인 `꼰데기`에서 유래했다는 설, 프랑스어 `콩테(comte·백작)`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일제 강점기에 백작 지위를 받은 친일파들이 스스로를 콩테라고 불렀다. 이들을 비꼬는 뜻으로 꼰대란 말이 생겼다. 싫다는 데도 술을 강요하는 대학 선배는 `젊은 꼰대`이고, 자녀의 일상생활 모든 것을 관리하는 헬리콥터 맘은 `엄마 꼰대`이다.일본의 우치다 다쓰루 교수가 쓴 `어른 없는 사회`라는 책에 보면 `길거리의 빈 깡통 줍기`로 어른과 아이를 분류한다.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빈 깡통을 줍는 일은 누구의 의무도 아니지만 이를 `모두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줍는 사람이 어른이라는 것이다. 사회 구조가 치열한 경쟁 지향적 교육 시스템으로 변화가 되면서, `공동체`보다 `개인`만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어른이 아닌 이기적인 아이, 즉 꼰대로 남아있다. 어른이 되지 못한 꼰대들이 입으로는 민주적, 합리적을 외치면서 언행 불일치가 심하다. 이미 100세 시대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고령화 사회이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미성숙한 노인 꼰대들의 사회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어른으로 대접 받기를 동경하면서도 스스로는 어른이 되기를 유보하는 꼰대가 늘어나는 현상은 사회적인 화합과 배려가 상실될 수 밖에 없다. 심각한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어른은 자신이 먼저 변하고 성장하며 삶의 진수를 제시한다. 먼저 실천한다.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스런 생명현상이며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외모에 집중하여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려는 싸움은 항상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결코 세월의 흐름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젊어지려 하지 말고, 어른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싸움하라.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되면, 가치가 생긴다. 주변으로부터 진심의 존경이 온다. 절망에 빠진 후배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구원의 능력자가 된다. 후배들에게 어른으로서 삶의 거울이 되자.

2017-03-27

정의와 공정

▲ 김동찬 김천대 교수로봇 다리 세진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양정숙씨는 한쪽 팔과 다리 장애를 입은 세진이를 입양한다. 가슴으로 세진이를 낳은 엄마 양정숙은 헌신적으로 양육한다. 세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돕는다. 어느날 세진이가 수영을 하고 싶다 한다. 폐타이어 매달고 달리는 체력 훈련을 시킨다. 얼핏보면 아동 학대같이 보인다. 하지만 엄마 양정숙은 세진이가 강인함 속에 해내게 만든다. 세진이가 또 새로운 도전, 승마를 원한다. 집 팔아서 승마 시킨다. 물론 혹독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해낸다. 정의를 이룬 것이다.헬렌 켈러는 하버드 박사가 된다. 7살 되기 전 헬렌 켈러는 망나니였다. 소리 지르고 물건 부수는 모난 아이였다. 그러한 그녀를 하버드 박사로 만든 스승 앤 설리번은 용납만 한 게 아니다. 매를 들었다. 헬렌 켈러가 갇힌 세계에서 벗어나도록 강한 훈육으로 이기게 만들었다. 과거 앤 설리번도 정신 병동에 있던 시절이 있었다. 말도 안하고 폐쇄적 삶을 살았었다. 앤 설리번 또한 정신병동의 끈질긴 노 간호사의 사랑으로 세상 속에 나와 치유 받았다. 앤 설리번은 `상처입은 치유자`의 모습으로 똑같이 헬렌 켈러를 일으켜 세운 것이다. 값싼 동정이 정의도 아니고 공정함도 아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값싼 감상주의로 공정을 깨지 말아야 한다. 약함에 머물게 하는 것이 정의는 아니다. 가난한 자를 동정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가 없게 해야 한다. 자립의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정의다. 세진 엄마와 앤 설리번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과 정의가 뭔지를 알 수 있다. 상황에 관계없이 공정해야 한다. `악인, 다수, 가난한 자` 앞에서도 언제나 공정해야 한다.정의와 공정을 파괴하는 경우는, 첫째 악인의 편에 서는 경우이다. 악인 편에 서는 이유는 뭔가? 자기 이익 때문이다. 이익 없이 악인 편에 설 사람은 없다. 특히 뇌물은 밝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한다.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한다. `김영란 법`의 취지가 뭔가? 부정 청탁이다. 부정 청탁이 통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돈이 목표가 되면, 선과 악은 의미가 없어지거나 약해진다. 그러다 무너진다.두 번째로 다수의 힘에 밀리면 정의와 공정을 망각한다.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착각에 빠지면 소수를 지지하다가는 왕따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게 된다. 50% 이상이 가진 견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못한다. 공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민심이 천심이라며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다수를 따라 악할 수 있다. 다수가 정답이 아니다.20세기는 프로이트의 시대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리비도가 뭔가? 한마디로 성욕이다. 자기가 느낀대로 마음껏 살라는 뜻이다. 억압 때문에 모든 병과 부작용이 나왔다는 말이다. 프로이트는 처제와 불륜을 저질렀다. 그걸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 생각된다. 물론 마음은 편했을 거다. 눌림은 사라졌을 것이다. 근데 그게 정당한 것인가? 단지 죄일 뿐이다. 원하는 대로 하는 것, 다수의 길이 진리가 아니다. 진리가 진리다. 정답이 정답이다. 시대 트렌드를 따르지 말라. 오직 섭리의 말씀을 따르라. 이게 진리다.정의와 공정을 위해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가난하니까, 약하니까 편파적으로 돕자는 정서적 오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것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힘과 권력이 정의가 아니듯, 약함과 가난도 정의가 될 수 없다. 옳은 게 옳은 거다. 약자 동정을 빌미로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게 포퓰리즘이다. 포퓰리즘과 선동은 안 된다. 정의와 공정이 자리를 잡은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2017-03-20

어두운 터널의 끝

▲ 김동찬 김천대 교수어떠한 후원도 받지 못하고 자비량으로 머나 먼 외국에 선교를 떠난 선교사가 있었다. 믿음을 가지고 외국 타향살이를 시작했는데, 막상 현실에 부딪히니 돈이 없다. 선교사의 아내는 공사판 음식을 날랐다. 여중생인 큰 딸의 상황은 더 험난하다. 돈이 없으니 외국인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현지 학교에서 외국인이라는 차별을 받으며 공부했다. 그러다보니 매사에 부정적이고, 삐딱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여중생 딸이 한국에서 선교 여행을 온 목사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목사와의 상담 5시간 중 4시간 50분을 그 여중생이 말했다. 아픈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부었다. 상담 내용 중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 국적기 항공사 대만 지사장 딸이 자신의 친구인데, 그 친구가 너무 부럽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선교사의 딸에겐 그것이 무엇보다 큰 아픔이었다. 4시간 50분이 지나 여중생의 말을 듣던 목사에게 말할 기회가 왔다. 목사가 그녀에게 전해준 말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어두운 터널은 반드시 끝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터널 끝에서 하나님이 너를 반드시 만나 주실 것이다. 찬란한 날이 반드시 온다.” 교과서처럼 당연한 목사의 말이었지만, 그 여중생은 한결 후련해지고 희망을 가진 모습으로 한마디의 말을 남기고 떠났다. “지금 저의 인생의 어두운 터널이 끝나는 날, 오늘 이 시간을 기억하겠습니다.” 몇 해 후 그 여중생으로부터 목사에게 짧은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목사님, 인생이 꼭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더군요.” 짧고 쿨 한 안부 인사였다. 그리고 몇 해 후, 목사에게 그 여중생의 소문이 또 들려왔다. 서울 명문 대학 교수가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부와 행복의 법칙`이란 책을 보면, 일본에 순자산 1억엔 이상을 가지고 있는 부자 965명을 조사한 결과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전체 중 18%에 불과하다. 백만장자 5명 중 4명이 제로 상태에서 시작해 돈을 모은 사람이다. 부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자신의 장래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결국 절망하고 자살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가난하고 실패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나는 부자가 될 수 없다`라고 생각해서 부자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가난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나는 수영을 할 수 없어`라고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수심 1m의 강에서도 익사할 수 있다.기독교 선교 역사의 가장 뛰어난 인물 사도 바울은 감옥에 들어가서도, 당장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능력 주시면 나는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라고 했다. 결국 사도 바울은 기독교를 박해한 대제국의 수도 로마에까지 복음을 전했고, 로마를 기독교 국가로 바꾸는 큰 기틀을 만들어냈다. 물론 고난은 힘들다. 세상 일은 늘 뜻 같지 않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게 되고, 환해지는 듯했던 길 또한 다시 어두워지고 갑작스레 넘어져 다칠 수도 있다. 잘난 집 자식들처럼 나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없음이 한없이 야속하고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 운 앞에 가슴을 치게 될지도 모른다. 너무 힘들기에 거기서 끝내버리고 떠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절대 거기에서 끝내면 안 된다. 그 자리를 떠나면 안 된다. 왜? 그렇게 하면, 실패로 끝나기 때문이다. 무조건 더 가야 한다.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끝을 내려면, 승리의 자리에서 끝내야 한다. 어두운 터널이 아무리 길어도 결국에는 그 끝이 있다. 아무리 어려움이 닥쳐도 절망하면 안 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할 수 있다. 반드시 좋은 일이 일어난다.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 희망의 힘을 키우자. 포기하지 말자. 어두운 터널은 반드시 끝난다. 터널 저편에 반드시 빛의 열매가 기다리고 있다.

2017-03-13

칼과 칼집

▲ 김동찬 김천대 교수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교만하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 어떤 사람에게 “당신은 교만합니다”라고 말한다면 그와 평생 원수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교만`이란 말을 누구나 듣기 싫어한다. `교만`이란 무엇인가? 잘난 척하는 것일까? 아니면 거만한 걸음걸이일까? 교만이란, 자신보다 우월하고 위대한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며 그의 조언에 경청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교만한 사람은 다 망했다. 그래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 16:18)”라고 기록되어 있다. 교만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교만`한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 북이스라엘의 역사에 나오는 `오므리`는 비범한 사람이었다. 엘라왕의 암살 후 3장군의 혼란기를 평정했다. 오랜 기간 북이스라엘을 `오므리의 집`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오므리가 다스리던 12년의 기간 동안, 북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커다란 안정과 번영을 누리고 있었고, 그 세력은 지중해와 요단 동편까지 확대된 북이스라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오므리 당시의 북이스라엘은 이러한 정치적 업적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호황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외교적으로도 정략 결혼을 통하여 나라를 안정시켰고, 활발한 무역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이름이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시기였다. 하지만 구약성경 열왕기서에는 오므리를 악한 왕으로 무섭게 책망하고 있다. 신의 뜻을 무시하고 교만했기 때문이다.우리 주변에도 `잘난 사람`이 많다. 이들은 항상 노는 것 같은데 조금 공부해도 장학생이 된다. 조금 운동해도 금메달을 딴다. 조금 일해도 돈이 쏟아져 들어온다. 잘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난 사람의 수준에서 그친 사람은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없다. 이른바 `된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기 자신과 주변사람이 힘들게 된다. 잘난 사람은 예리한 칼과 같다. 이에 반해 된 사람은 칼집이다. 칼 자랑하다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 날카로운 칼은 칼집이 없으면 위험하다. 칼집이 없으면 그 날카로운 칼로 주변 뿐만 아니라 도리어 자신을 벤다. 그렇기 때문에 잘난 사람은 반드시 된 사람이 돼야 한다.칼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칼집부터 준비하려고 노력하라. 그게 복이다. 칼집을 먼저 마련하면 어떠한 날카로운 칼을 소유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날카로운 칼은 칼집 이후 문제다. 칼집 없이 날카로운 칼을 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좋은 차 타고 우울증에 빠진다. 좋은 집에 살면서 무기력증에 빠진다. 많은 월급 받으면서 정신 이상에 걸린다.올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보니 많은 분량이 `자아 실현`(self realization)에 관한 것들이었다. 스티브 잡스, 마윈,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을 모델로 한 것들이다.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self`(자신), 이것이 문제다. 내가 인생을 만들어 간다라는 생각이다. 그러한 태도는 칼집이 아닌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 솔로몬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 솔로몬 정권 초기에게는 칼집이 있었다. 칼집이 준비되었기에 그는 엄청나게 날카로운 칼을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솔로몬은 칼집을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팽겨쳐 버렸다. 그때부터 솔로몬의 날카로운 칼은 주변의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 시작했다.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국가의 재정은 파탄 지경에 이르러 급기야 영토의 일부분을 빼앗기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됐다. 우리의 삶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칼집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자. 그리고 그 칼집을 간직하자. 그것이 지혜의 왕 솔로몬 보다 더욱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비법이다.

2017-03-06

일의 시작

▲ 김동찬 김천대 교수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 일의 시작이 매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일을 하기 위해 결심하고 각오하는데만 2~3시간이 걸린다. 자신의 다짐을 주변에 알린다. 이어서 결단의 커피를 마신다. 벽에 `하면 된다` 결의서를 크게 쓴다. 글씨가 마음에 안들어 몇 번 더 고쳐 쓴다. 결국 벽에 붙이고 만족스런 미소를 날린다. 그런데 갑자기 급 피곤하다. 피곤하니깐 5분만 이라며, 쓰러져 잔다. 눈 떠보면 다음날 아침이다. 한심하다.위의 경우와는 다르게 무엇이든 멋지게 결실을 거두는 사람의 특징은 어떠한 일의 시작이 간결하고 쉽다. 반대로 일을 못하는 사람은 벼르기만 한다. 열등감과 실패감 때문이다. 그것에 억눌려 아예 시도조차 못하게 된다. 뛰어난 사람은 다르다.신약성경에 있는 사도행전 마지막 단어가 `거침없이`라는 단어다. 조건, 상황, 방해에 관계없이 시작한다는 말이다. 사도행전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은 `거침없는 영`이다. 신약성경의 60~70%를 기록한 사도 바울은 모든 일을 그냥 시작했다. 당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사도바울에겐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고비가 여러번 있었다. 심지어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 중에서도 사도 바울에게 시비 거는 사람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했다. 영육 모두가 피곤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절망하거나 지쳐 쓰러지지 않고 다시 시작했다. 매번 그러했지만, 사도 바울은 모든 일의 시작이 아주 쉬웠다. 사도 바울에게 그러한 시작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사도 바울에겐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신에 대한 `믿음의 눈`이 있었다. 연약한 인간의 힘으로 하면 지친다. 계산하면 못 움직인다. 그런데 자신이 믿는 신을 향한 믿음의 눈으로 보니 앞이 훤히 보였다. 할 일, 갈 길이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에겐 시작이 정말 쉬웠다. 연약한 인간인 내가 한다고 하면 잘 해야 하고 결과에 대해서도 내가 책임을 져야하니 모든 일을 분석하고 계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작이 늦고 힘들고 지친다. 그런데 어차피 사도 바울은 `모든 일은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신께서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믿으니 쉬웠다. 인간의 힘이 아닌 자신의 신이 이끌어 주는데 무슨 걱정할 것이 있냐는 것이었다. 그냥 달려가면 되었던 것이다. 기독교를 비롯하여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신의 인도하심을 믿고 그냥 갔다. 심지어 자기 아들을 신께 바치겠다며 칼을 들었던 사람이다. 물론 자신의 아들을 신이 지켜주시리라 믿었기 때문이다.확신과 더불어 에너지 또한 중요하다. 에너지가 없으면 일을 위해 움직이지 못한다. 에너지는 필수다. 수잔 링케라는 독일 무용수가 있다. 독일에서 무용수가 나온다는 것이 의외다. 수잔 링케도 훗날 이렇게 말했다. “독일인은 생각이 많아서 무용에는 적합하지 않다. 무용가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포즈`가 아니라 `에너지의 흐름`이다.” 춤에서 감동받는 것은 에너지 분출이다.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를 봤는가? 그건 연주라기 보다 `에너지 분출`이다. 지치지 않는 힘의 흐름을 느낀다. 에너지가 생기고,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선택하라. 시작을 못하는 인생을 사는가? 주변을 돌아보라.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사용할 에너지를 쓸데없이 잡아 먹는 일에 매달려 있지 않는가? 에너지를 흡수하는 가짜 뉴스와 SNS의 `쓰레기 같은 글`만 보지 않는가? 혹은 자신의 에너지 죽이는 사람들과 교제하고 있지 않는가?쉽게 시작하자. `거침없이` 전진하자.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의 눈을 가지고,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하며 오늘도 힘차게 시작하자. 거침없이 전진하자. 당신의 삶에 당신은 반드시 승리자가 될 것이다.

2017-02-27

가위 혁명

▲ 김동찬 김천대 교수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임미희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베타(β) 단백질을 잘게 쪼갤 수 있는 가위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치매 환자에게서는 해마(Hippocampus)와 같은 기억을 관장하는 뇌 조직에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쌓여 있어 이 물질이 사람의 기억 능력을 감퇴시킨다. 임 교수 연구팀은 코발트(Cobalt)를 결합한 금속 복합체 가위를 이용하면 질병 유발 단백질을 조각조각 잘라내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탈렌, 크리스퍼와 같은 유전자 가위가 기존의 산업의 지형을 새롭게 바꿀 것으로 확신했다. 탈렌과 크리스퍼(CRISPR)는 원하는 DNA를 자르고 새로운 DNA를 삽입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다. 크리스퍼 DNA 가위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87년이다. 일본 오사카대 소우 이시노 박사팀은 대장균의 단백질 유전자를 연구하던 중 특이한 DNA 회문구조(palindrome)서열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단순히 단백질의 서열을 알아내는 걸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이러한 회문구조 서열은 한동안 잊혀졌다. 이후, 여러 세균의 유전체 서열을 살펴보던 과학자들은 한 개의 공통적인 서열을 발견했다. 앞서 발견된 회문구조 서열이였다. 이 구조 사이에 21개 DNA 염기서열이 끼어있다는 것도 추가적으로 찾아냈고 `주기적 간격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구조 반복서열(CRISPR, Clustered Regular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즉, 크리스퍼라는 이름을 붙였다.결국, 21개 크리스퍼 DNA 서열의 정체를 밝혀낸 것은 덴마크의 요구르트 회사인 `다니스코` 연구자들이다. 로돌프 바랭고 박사와 필리피 호바스 박사는 요구르트 발효에 사용되는 대량의 유산균을 배양 할 때 세균 감염을 막는 기술 개발을 담당했다. 유산균을 죽이는 박테리오파지(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애써 키운 유산균이 떼죽음을 당하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떼죽음 당한 유산균 사이에서 살아남은 일부 유산균들의 생존 비법에 궁금증을 품었다. 이 유산균이 다른 유산균을 몰살시킨 바이러스에 내성을 가졌을 것이란 가정하에 지속적인 연구결과 정말로 바이러스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면 항체가 생겨 이후에 그 바이러스에 대해 내성을 갖는 것처럼 바이러스 DNA가 침투하면 바이러스의 DNA를 잘게 잘라 크리스퍼 반복서열 유전자에 붙여 넣어서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바이러스 DNA가 다시 침입하면 이전에 DNA 형태로 기억해둔 정보를 활용해 침입자의 DNA를 싹둑싹둑 잘라버린다. 세포 내에서 확실하게 면역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이젠 이 유전자 가위 혁명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고쳐 쓰는 것이 가능해졌다. 2012년만 해도 전 세계에서 유전자 가위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랩이 수십 개에 불과했지만 4년만에 전 세계 1만여 곳으로 늘었다. 중국 연구진은 인간 배아의 유전자 일부를 유전자 가위로 제거하거나 교정하는 데 성공했고 유럽, 미국 연구진도 경쟁적으로 인간 배아 연구에 착수했다. 이렇듯, 유전자 가위 4차 혁명 기술은 언제 어디서 어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지 모를 정도로 혁신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정치인과 언론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후진적인 정치 게이트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양측의 선동과 거짓이 이 나라 국민들의 사고력을 어둡게 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한 순간에 글로벌 기술 경쟁 시장에서 `싹둑` 잘려나가 버릴 수 있다.

2017-02-20

모반(Nevus)

▲ 김동찬 김천대 교수김해김씨 성을 가진 남자들에게만 전해지는 비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김해김씨 남자라면 반드시 생식기 주변에 `점`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뒷받침 되는 증거는 없다. 다른 성씨를 가진 남자들과 통계적으로 비교 분석하기에도 쉽지 않은 연구 주제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잡티 없는 깨끗한 피부를 선호한다. 그렇기에 피부에 점이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한류스타 여배우들의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는 아시아권 팬들에게 큰 부러움의 대상이다. 미디어 영향 때문일까? 한국 여성들은 미백에 매우 민감하다. 미백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안과 밖을 두루 챙긴다. 식단 조절에 그치지 않고 의료 기술을 통해 피부 깊숙이 미백 관리와 수분 보충을 한다. 미백 주사, 미백 가루, 먹는 화장품이 있다. 또한 모공 수렴과 미백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물광 주사도 있다. 이런 한국 여성들과는 다르게 폴란드 바르샤바에 사는 율리아나 유세프(Yulianna Yussef)는 종양이 반점으로 나타나는 선천적 색소세포성모반(Congenital Melanocytic Nevus)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중 1% 미만에게만 발병하는 희귀 질환으로, 그녀의 몸에는 수천 개의 반점이 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어릴 때부터 `달마시안`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율리아나는 이러한 주변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짙은 반점이 가득한 피부를 자연스럽게 노출한 일상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고, 그녀의 당당한 모습에 사람들은 환호와 격려를 보냈다.점은 의학적 용어로 모반(Nevus)이라고 한다. 모반을 일컫는 Nevus는 `선천적인`이란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피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거나 갈색의 반점이다. 표피에서 유래된 모반으로는 표피모반이 있으며 진피와 혈관에서 유래된 모반으로는 표재지방종모반, 불꽃 모반 등이 있다. 피부 부속기관에서 유래된 모반에는 피지선모반, 면포모반 등이 있다.대륙을 점령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에게만 나타난다는 몽고반점 또한 흥미로운 현상이다. 몽고반점은 태어날 때 등이나 엉덩이에 넓게 나타나는 점이다. 몽고반점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표피로 이동해야 할 멜라닌세포가 표피 아래층인 진피에 머무르면서 생긴다. 진피에 있는 멜라닌세포는 아기의 탄생과 함께 활성도를 잃으면서 멜라닌 생성을 멈추고, 기능을 다한 멜라닌세포는 하나둘씩 사멸하면서 점점 옅어진다. 1~2년이 지나면 세포가 모두 사멸하면서 몽고반점도 없어진다.점 발생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다. 자외선은 피지를 자극해 여드름 악화나 모공확장 등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된다. 피부 세포에 있는 유전자들 가운데 자외선 자극에 의해 색소 생성이 시작 되는 메커니즘이 있다. 또한 자외선은 표피층 랑게르한스 세포를 파괴해 피부면역은 물론, 몸 면역기능도 함께 저하시킨다. 자외선 뿐만 아니라 색소 침착이 생기는 이유는 유전적인 소인, 체질적인 원인, 피부염증, 자극, 곰팡이 감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병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일반적으로 색소 침착 방지를 위해서 다양한 미백연고와 바이탈이온트법, 로테이션 필링 등의 스킨 케어 방법 등이 이용된다. 겨울철이 되면 피부의 점을 제거하기 위한 레이저 치료를 많이 받는다. 레이저 치료 후 6개월 정도는 자외선 차단과 미백제 사용을 생활화 해야한다. 예쁘고 환한 피부를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매우 필요하다.

2017-02-14

BIT 융합의 시대

▲ 김동찬 김천대 교수대한민국을 IT 강국이라고 부른다. 매년 국제 IT 박람회장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우리 대한민국 기업들이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글로벌 IT 기업들이 만들어 갈 우리의 미래 IT 인터넷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가 이뤄질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예견에 따르면 사용자를 위한 인터넷, 콘텐츠와 지식 인터넷, 사물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 등으로 구분이 될 것이며, 모든 이용자의 아이디어와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어디서나 쉽게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게 하며, 지능화 된 사물의 상황 인식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상시적이고 끊김 없는 신뢰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욱 혁신적으로 변화된 우리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 기술의 중심에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이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조만간 1조개 센서 수준으로 기술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광대역 폭을 지닌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 또한 가능해진다. 1조개의 센서가 모든 곳에 꽂히게 되면 결국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 발생률이 더욱 낮아지거나 사라질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누가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톰 크루즈가 주인공으로 나온 미국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상황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큰 숙제로 던져주고 있다. 먼저, 실시간 모니터링이란 의미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인정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년 내에 우리가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개념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차, 주택 뿐만아니라 하루 일과 중 우리가 이용하는 것은 무엇이든 서비스로 이용될 것이다. 어찌보면 개인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자산은 자신의 디지털 아이덴티티(digital identity)밖에 없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해 행동할 때 대두될 수 있는 윤리적 행위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미래 IT 기술의 발전이 또한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 중의 하나가 바이오 분야이다. 특히 바이오 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에 IT 기술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생물학적 실험 데이터를 해석하기 위해 이미 생명과학, 의학, 약학을 포함하는 생명공학기술(BT)과 컴퓨터 정보통신기술(IT)을 근간으로 통계학, 수학, 화학 등의 다양한 학문이 결합한 다학제간 BIT 융합 학문으로 이미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별히 2003년 인간 유전체 지도가 완성되면서 생물학 연구의 관점이 실험테이블에서 진행하는 실험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DNA 염기서열과 유전자 발현 데이터 등의 대용량 데이터가 생산되면서 데이터베이스, 데이터마이닝, 인공지능, 전산 알고리즘 등의 컴퓨터 과학기술이 바이오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빅 데이터로 대변되는 정보의 융합이 향후 바이오 의학의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 개인의 유전체 서열이나 임상기록 정보는 현재 개인 식별에 사용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 지문보다도 훨씬 중요하고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기술의 발전을 위해 일부 정보를 공개하고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규정과 방안의 마련이 시급하며, 정보 보안, 암호화 등 IT 기술적인 측면과 생명윤리에 관련된 법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2017-02-06

메가트렌드

▲ 김동찬 김천대 교수2017년이 시작되었는데, 벌써 한달이 지났다. 시간은 쏜살 같이 빠르다는 말이 피부로 실감이 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퇴보하게 된다. 미친듯이 앞으로 전진하지 않는다면, 빛의 속도로 앞서가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낙오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면밀한 전문 분석을 바탕으로 국가의 미래를 예견하고 향후 10년, 20년 이후의 주변 국가와 세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될까? 미래 예측 분야 전문가들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선 `인구 변화`에서 저개발 국가들에서의 인구 증가, 고령화, 국가 간 인구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천연자원 및 에너지`에서는 물 수요가 2000년~2050년 사이 55%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식량 생산 수율 향상 방안 및 토지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며,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변화와 환경` 부분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엄청난 재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생물학적 다양성 감소에 대비하고 순환형 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 예측했다. `글로벌화`는 글로벌 가치 사슬의 확대로 국가의 상호 연결성이 강화될 것이며, 국제공동연구 및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증가되고, 디지털 플랫폼으로 국가 간 통신 및 거래 비용 절감, 소규모 다국적 기업이 등장하고, 우수 인력들의 국제교류를 통한 지식 전파 및 공유가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경제·일자리·생산성` 분야는 글로벌 경제 성장율이 2010~2020년 사이 3.6% 에서 2.4%로 하락될 것으로 예단했고,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와 개도국으로 이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이 지금보다 더욱 급속도로 발달되고 관련 기술의 융합 중심으로 보았다.`사회` 분야는 가족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와 혁신 수요에 변화가 일어나며, 글로벌 중산층이 출현하고 도시인구가 지금 보다 더욱 급격히 증가되어 지금의 도시공학적 구조를 뛰어넘는 스마트시티가 형성될 것으로 보았다. `부·건강·웰빙`에 있어서는 소득 및 부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스킬에 기반한 기술 변화로 불평등이 심화되나, 지금보다 다양한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고 특히 신규 치료법 및 신약의 개발, 혁신적 헬스케어 시스템 개발 및 실행으로 150세 이상의 수명 연장이 이루어 질 것으로 내다 보았다.특별히 바이오 분야의 미래 전망이 흥미롭다. 향후 각광을 받을 바이오 기술은 △대규모 임상 유전체 정보관리기술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 △역학정보 분석기술 △모바일 인공지능 진단기술 △웨어러블 건강관리기술 △유전자 편집을 통한 질병 치료기술 △순환 종양세포 DNA 탐지기술 △연속식 혈당측정기술 △생체 내 직접교차분화기술 △후성유전학적 발생·분화 조절기술 등이다. 이 중에 가장 가까운 시기에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 중 하나는 `역학 정보분석기술(Infoepidemioloy)이다.이 기술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감염병의 발생과 바이러스 확산을 예측하는 기술로서, 최근 국내 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조류독감 등 감염병 확산을 사전에 예측하여 대비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바일 인공지능 진단 기술로 머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예측된다.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중에도 `모바일 인공지능 진단기술`을 통해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미래는 이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설레이고 기대되지 않는가?

2017-01-31

빅데이터(Big-data) 고지를 선점하라

▲ 김동찬 김천대 교수요즘,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기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눈을 뗄 수 없는 엄청난 콘텐츠들이 스마트폰 화면 앞으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유익한 정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워낙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팩트 체크가 이뤄지지 않은 거짓된 정보들을 교묘하게 편집해 민심을 선동하기 위한 악의적 내용들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막대한 정보의 탄생과 광속에 가까운 정보 공유 현상에는 적잖이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급격한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과 SNS 인터넷망의 확장으로 전세계 구석 곳곳에 개인들이 연결되면서 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많은 정보가 생성되며 저장되고 있다. 실시간 천문학적 정보가 만들어지고 축적되고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막대한 정보량을 분석해 가치있는 결과를 추출하는 기술을 빅데이터라고 한다. 빅데이터는 그 규모만으로도 가치가 크지만, 실제적으로는 방대한 규모의 정보의 홍수 가운데,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의미 있는 분석 자료를 얻어내고 의미있는 결과를 추출해 내는 고도의 기술이다. 최근 개인 정보도 테라바이트 이상으로 저장 용량 증폭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과 기술 발전에 의해 새로 생성된 정보뿐만 아니라 기존에 측정할 수 없었던 데이터들을 분석, 측정될 수 있게 되면서 빅데이터 활용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선두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 사례가 늘고 있으며, 선진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빅데이터 산업 육성 정책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과 유럽, 중국 그리고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육성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행정부 중심의 추진을 시작으로 각 연방정부 기관들의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협업 프로젝트와 연방정부 기관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개발 및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데이터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6개의 연방 정부기관이 참여, 2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여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 (Big Data Research and Development Initiative)를 발표했고, 컴퓨터 및 정보과학 공학부(CISE)는 National Network of Big Data Regional Innovation Hubs (BD 허브)를 설립한 후 약 5백만 달러를 투자해 중서부, 동북부, 남부와 서부 각 지역에 하나씩 전국 4개의 BD 허브를 설립, 각 BD Hubs에서는 데이터 솔루션 관계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하고 소집 및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립보건원(NIH)에서는 생물의학 분야의 디지털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 과학 기술을 육성하는 빅데이터 투 날리지(Big Data to Knowledge·BD2K)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우리나라 역시 빅데이터 육성을 위해 정부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및 K-ICT 전략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산업 육성 정책이 추진 중이며, 지난 12월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통계청이 함께 `민관 합동 빅데이터 TF`가 출범됐다. 물론, 다양한 빅데이터 정책 개발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빅테이터 산업 육성 정책의 통일성과 방향성이 제시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 속도에 발맞추는 것과 동시에 통합적이며 전략적인 육성 정책이 병행된다면 우리나라는 기존의 IT 강국에서 더 나아가, 빅데이터 선진국으로서 더 발빠르게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빅데이터 전쟁터에서 우리나라가 반드시 승리의 고지를 탈환해야 한다.

2017-01-23

무서운 뇌졸중(腦卒中·stroke)

▲ 김동찬 김천대 교수동장군의 기세가 대단하다. 최고 한파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동장군을 무릅쓰고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어르신들이 태극기를 들고 서울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최근 한달간 주최측 추산 누적 400만명의 태극기 애국 집회가 진행됐다고 한다. 하지만 뇌건강을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수백만 태극기 애국 집회의 물결을 볼 때마다 동시에 드는 걱정은 어르신들의 뇌혈관 손상이다. 뇌혈관질환은 기온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뇌혈관질환을 대표하는 증상이 바로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전세계적으로 2초에 한명씩 발병한다고 한다. 특히 의학기술 발달로 인한 수명연장과 실버세대증가로 인해 노년층에서의 뇌졸중 발병률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뇌졸중은 뇌혈류 이상으로 갑자기 유발된 국소적인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뇌졸중은 증상에 대한 설명이고 의학적인 질병으로는 뇌혈관 질환(cerebrovascular accident 혹은 cerebrovascular stroke) 이라고 한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분류되는데 뇌는 몸 전체에서 무게로는 체중의 2%만 차지하지만, 뇌로 가는 혈류량은 심박출량의 15%나 되고, 산소 소모량은 몸 전체 산소 소모량의 20%나 된다. 게다가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을 사용하므로 에너지 공급이 잠시만 중단돼도 쉽게 괴사가 일어난다. 따라서 뇌혈류의 이상은 뇌손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신체적 활동에 비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군이 늘어남에 따라 꼭 노년층 뿐만 아니라,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젊은층에서 발병한 뇌졸중의 경우에는 발병에 대한 의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몇가지 뇌졸중 전조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치명적인 장애를 얻게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서울 대형 병원에서 있었던 사례에서 보면, 38세 이 모씨 역시 명백한 뇌졸중 전조 증상이 보였지만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무심코 간과하다가 뇌졸중 발병을 방지할 수 있는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씨는 병원을 내원하기 전날부터 왼쪽 얼굴과 팔다리에 갑자기 편마비 증세가 나타났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음날 정오 무렵 회사 기숙사에 있던 이 씨의 상태에 이상을 느낀 동료가 응급실로 급하게 이송했으나 중대뇌동맥에 생긴 다발성 뇌경색으로 이미 이 씨의 뇌신경은 심각한 손상을 입은 후였다. 이씨의 주치의는 “처음 전조 증상을 알아챘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았다면 동맥내 혈전용해술, 내막절제술, 문합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는데 이런 경우가 제일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학계에서는 뇌졸중을 예단하기 위한 다양한 바이오마커(Bio-marker)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혈중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이 수치가 낮은 사람들보다 뇌졸중 위험이 32%나 높았다. 또한 VEGF, C-Reactive Protein, TNF receptor 2 등 3가지 생물 표지 수치가 높은 것도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4가지 바이오마커 수치를 측정하면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예측할 수 있다.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한쪽 눈이나 양쪽 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조정을 못하는 경우, 말하고 듣는 것에 문제가 생겨 혼란스러워 지는 경우, 극심한 두통이 생기며 얼굴이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오고 심하게 어지러운 증상 등이 갑자기 생긴다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2017-01-16

화해의 품격 그리고 명분

▲ 김동찬 김천대 교수지난 2016년 9월 20일의 일이다. 인지연 자변(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사무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취지의 글을 썼다. “J 의원의 석사학위논문 90% 가 `복사`로 이뤄진 `복사 표절`이다. 이화여자대학교는 J 의원의 석사학위를 재심사 및 취소하라. 혼탁한 작금의 현실에서 J 의원은 대학의 명예와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직을 지켜달라는 목소리가 우습게 들리는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할 수 없는가? 이런 자가 국민의 대표로서 우리 아이들의 역사 교육 정상화에 앞장서겠다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주장했다.앞서서 2016년 4월 26일, 뱅모(Bangmo)라는 필명을 쓰는 박성현 주필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J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권한다. 사퇴하라. 앞으로 `교육/문화`가 핵심 전선이 된다. J 당선자는 원래 `교육/문화 전선의 공격수 1번`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상대 진영은 J 당선자를 이렇게 공격할 것이다. `J 의원의 석사학위 논문은 복사기 수준의 표절 아닌가? J 당선자는 이미 발톱, 날개, 이빨 다 빠졌다. 교육 문화에 대해 언급해야 할 당사자 본인의 석사학위 논문이 `복사 표절`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J 국회의원 당선자의 용단을 기대한다.”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유명 논객 변희재, 신혜식 등은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많게는 수십만, 적게는 수천명의 팔로워와 페이스북 친구를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작년 4월 총선 이후부터 최근까지 J 의원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문제를 앞서 언급한 인 사무총장과 박 주필 못지 않게 강력하게 비판했던 논객들이다. J 의원의 논문 표절을 옹호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강력하게 비난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신혜식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신의한수` 방송에서는 “정규재가 정규재에게”라는 편집본을 만들어 정 주필의 지난날의 발언을 문제 삼고 심하게 비꼬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이들의 SNS 팬들과 J 의원의 팬들, 정규재 주필의 팬들 모두 이른바 `멘붕`에 빠졌다. 자중지란이 일어난 것이다. 보수진영 결속력의 파괴 그리고 씻을 수 없는 상처가 깊이 남았다. 아직도 그 상처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그런데 J 의원의 석사 학위논문 표절 문제로 엄청나게 싸우고 욕했던 이들이 최근 정규재뉴스 스튜디오에 언제 그랬었냐는 듯, 등장하고 있다. 싸움질 하던 자들이 싸우지 않고 하나가 되는 건 다행이고 보기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난날의 첨예한 갈등이 해소된 것에 대한 과정과 명분, 화해의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전혀 없다. 그들이 비판하던 J 의원은 사과도 없었고 사퇴하지 않고 여전히 국회의원으로 있다. J 의원으로 인한 이들의 상호 투쟁으로 인해 수많은 페이스북 친구들과 SNS 지인들은 싸우고 차단하고 욕하고 결별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팬들이 깊이 상처받았고 갈기갈기 찢긴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분명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냥 어영부영 소리없이 넘어간다면 이것은 명분없는 밀실 화해이고 팬들을 우습게 여기는 처사이다. 적어도 서로를 비방했던 지난날의 행동에 대하여, 그리고 상처받은 팬들에게 아래와 같은 성명서는 발표해야 한다. `(1) 같은 보수진영 논객들끼리의 설전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독자, 시청자, 페친, 트친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2) 이유야 어찌 되었건, 같은 진영에서 서로를 포용하지 못하고 SNS와 인터넷방송에서 서로를 헐뜯은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3) 앞으로는 같은 진영의 논객끼리 예전과 같이 SNS나 인터넷방송에서 서로를 비방하거나 싸우지 않겠습니다. 하나가 되겠습니다.` 만일 이러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들의 주장 또한 신뢰의 명분을 가질 수 없다.

2017-01-09

회춘(回春) 프로젝트

▲ 김동찬 김천대 교수2017년 정유(丁酉)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좋든 싫든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 그만큼 생물학적으로 늙는다는 의미이다. 중국 시황제는 영원히 살기 위해 불로초를 찾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기(史記)에 의하면 기원전 219년에 시황제의 명에 따라 서복이라는 인물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수천 명을 이끌고 동쪽으로 향했다고 한다. 로마 클라우디우스란 황제는 몸이 아플 때 어린 소녀들을 침실로 불러들여 동침해 효험을 보았다. 이때부터 `스네미티즘`이라 하여 어린 소녀의 기를 받아 정력을 회복시키려는 양생법이 유행했다고도 한다. 중세에 프랑스 등지에선 노인들에게 소녀들이 알몸으로 동침 서비스를 해 주는 이른바 `회춘살롱`이 번성했다. 회춘이 젊은 외모를 갖기 위한 것인지, 오래 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력을 되찾기 위한 것인지 그 정의가 다소 애매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회춘 개념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1) 피부와 몸에 일어난 노화 현상을 제거하기 위한 미용 치료, (2) 심장병, 당뇨병 등 수명을 단축하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 (3) 성기능을 회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 (4) 활기차고 또렷하게 살아갈 수 있게 맑고 젊은 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물론,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지난 30년 동안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2년마다 1년씩 연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굳이 특별한 장생이나 회춘법을 찾지 않더라도 급속도로 발달한 현대 의학이 처방해 주는 맞춤 요법을 성실하게 따라가는 것으로도 회춘은 충분하다.미국 칼텍(Caltech)과 UCLA 연구팀은 최근 회춘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을 통해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내용을 살펴보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노화를 유발하는 변이된 mtDNA(미토콘드리아 DNA)를 특이적으로 제거하여, 나이 들수록 우리 몸에 축적되는 세포 손상을 줄이거나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브루스 헤이(Bruce Hay) 박사는 “세포 내 가장 중요한 에너지 생성 기관엔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mtDNA의 돌연변이가 증가하면 할수록, 세포의 조기 노화가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노화되면 돌연변이 mtDNA가 신경과 근육과 같은 주요 조직에 축적되고, 이들 조직의 기능이 상실된다. 따라서 돌연변이 mtDNA의 발생량을 효율적으로 줄 일 수 있다면, 노화를 늦추거나 또는 역전(회춘)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고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국내 최인표, 정해용 박사팀 또한 백혈구 등 혈액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인체 내 조혈줄기세포를 더 젊어지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몸이 노화하면 조혈줄기세포도 함께 늙으며 면역저하·빈혈·암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데, 조혈줄기세포를 `회춘`시켜 이런 장애를 해결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조혈줄기세포의 노화를 조절하는 인자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규명함으로써 해당 세포를 젊게 만드는 기법이다. 특히 연구진은 조혈줄기세포 내에서 노화를 유도하는 단백질 `p38 MAPK` 활성을 억제하는 특수한 화학물질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생쥐의 골수에 이 화학물질을 투여해 조혈줄기세포가 젊어지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 백혈구 감소증을 앓게 한 생쥐에 이 화학물질을 투여하면 조혈줄기세포 기능이 회복되면서 생존 기간이 늘어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지금 이 순간에서 전 세계의 생명과학자들은 새롭게 효능이 높은 회춘법을 개발하기 위해 밤을 잊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969살 생존했다는 `므두셀라`. 그러한 놀라운 생명연장의 꿈이 언젠가는 우리들의 현실이 되는 날이 머지않아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2017-01-02

치매(Dementia)

▲ 김동찬 김천대 교수치매(Dementia)라는 말은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출생 때부터 일반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정신 지체`라고 부르는 반면,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어느 순간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 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발생되는 것을 말한다. 치매 증상이 영향을 주는 인지 기능이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 등이 포함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치매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는 3천500만명이다. 2050년까지 1억1천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치매의 조기 진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치매 원인 질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지만 그 밖에도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퇴행,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들과 정상압 뇌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 매우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알츠하이머 국제 학술대회에서 눈의 상태로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이 발표되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발생하는데, 이 단백질이 망막이나 수정체에도 쌓이는 것을 발견했다. 호주 연방과학기술연구협회 숀 프로스트 박사는 치매 환자 200명의 뇌와 망막을 분석한 결과, 이 중 40명의 뇌와 망막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 양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치매 초기에 발생하는 현상인 후각 기능 이상으로도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치매 초기에는 대뇌 피질이 얇아지고, 측두엽 해마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기억력과 후각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방게레 데버넌드 컬럼비아대 교수의 연구팀도 치매와 후각 기능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같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치매 조기 진단과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일상 생활 가운데 치매 예방에 매우 좋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인도의 대표 음식인 카레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스웨덴 링코핑 대학의 페르 함마스트롬 교수팀에 따르면 인도 노인들의 치매 비율이 동년배의 서구인들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카레를 꾸준히 먹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한 마을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들 중에서 단 1%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카레 재료 중 노란색을 내는 커큐민은 항산화 효과에 좋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커큐민이 알츠하이머병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국내 연구진의 치매 예방 물질에 관한 연구도 매우 활발하다. 강릉 원주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변희국 교수팀이 밝힌 성과에 따르면, 홍어 껍질에서 PEFL 펩타이드를 발견했고, 이것은 치매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고, 뇌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홍어 껍질이 치매 질환을 예방하고 그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 소재는 홍어 껍질에서 발견한 것으로, 독성이나 구토, 위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 걱정이 없는 것이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홍어 껍질은 버려지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100~120세 고령화 시대가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육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을 통해 행복한 실버 시대를 준비하자. 브라보 유어 라이프!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