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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반(Nevus)

등록일 2017-02-14 02:01 게재일 2017-02-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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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br /><br />김천대 교수
▲ 김동찬 김천대 교수

김해김씨 성을 가진 남자들에게만 전해지는 비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김해김씨 남자라면 반드시 생식기 주변에 `점`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뒷받침 되는 증거는 없다. 다른 성씨를 가진 남자들과 통계적으로 비교 분석하기에도 쉽지 않은 연구 주제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잡티 없는 깨끗한 피부를 선호한다. 그렇기에 피부에 점이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한류스타 여배우들의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는 아시아권 팬들에게 큰 부러움의 대상이다. 미디어 영향 때문일까? 한국 여성들은 미백에 매우 민감하다. 미백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안과 밖을 두루 챙긴다. 식단 조절에 그치지 않고 의료 기술을 통해 피부 깊숙이 미백 관리와 수분 보충을 한다. 미백 주사, 미백 가루, 먹는 화장품이 있다. 또한 모공 수렴과 미백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물광 주사도 있다.

이런 한국 여성들과는 다르게 폴란드 바르샤바에 사는 율리아나 유세프(Yulianna Yussef)는 종양이 반점으로 나타나는 선천적 색소세포성모반(Congenital Melanocytic Nevus)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중 1% 미만에게만 발병하는 희귀 질환으로, 그녀의 몸에는 수천 개의 반점이 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어릴 때부터 `달마시안`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율리아나는 이러한 주변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짙은 반점이 가득한 피부를 자연스럽게 노출한 일상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고, 그녀의 당당한 모습에 사람들은 환호와 격려를 보냈다.

점은 의학적 용어로 모반(Nevus)이라고 한다. 모반을 일컫는 Nevus는 `선천적인`이란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피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거나 갈색의 반점이다. 표피에서 유래된 모반으로는 표피모반이 있으며 진피와 혈관에서 유래된 모반으로는 표재지방종모반, 불꽃 모반 등이 있다. 피부 부속기관에서 유래된 모반에는 피지선모반, 면포모반 등이 있다.

대륙을 점령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에게만 나타난다는 몽고반점 또한 흥미로운 현상이다. 몽고반점은 태어날 때 등이나 엉덩이에 넓게 나타나는 점이다. 몽고반점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표피로 이동해야 할 멜라닌세포가 표피 아래층인 진피에 머무르면서 생긴다. 진피에 있는 멜라닌세포는 아기의 탄생과 함께 활성도를 잃으면서 멜라닌 생성을 멈추고, 기능을 다한 멜라닌세포는 하나둘씩 사멸하면서 점점 옅어진다. 1~2년이 지나면 세포가 모두 사멸하면서 몽고반점도 없어진다.

점 발생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다. 자외선은 피지를 자극해 여드름 악화나 모공확장 등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된다. 피부 세포에 있는 유전자들 가운데 자외선 자극에 의해 색소 생성이 시작 되는 메커니즘이 있다. 또한 자외선은 표피층 랑게르한스 세포를 파괴해 피부면역은 물론, 몸 면역기능도 함께 저하시킨다. 자외선 뿐만 아니라 색소 침착이 생기는 이유는 유전적인 소인, 체질적인 원인, 피부염증, 자극, 곰팡이 감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병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색소 침착 방지를 위해서 다양한 미백연고와 바이탈이온트법, 로테이션 필링 등의 스킨 케어 방법 등이 이용된다. 겨울철이 되면 피부의 점을 제거하기 위한 레이저 치료를 많이 받는다. 레이저 치료 후 6개월 정도는 자외선 차단과 미백제 사용을 생활화 해야한다. 예쁘고 환한 피부를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매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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