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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뇌졸중(腦卒中·stroke)

등록일 2017-01-16 02:01 게재일 2017-01-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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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br /><br />김천대 교수
▲ 김동찬 김천대 교수

동장군의 기세가 대단하다. 최고 한파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동장군을 무릅쓰고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어르신들이 태극기를 들고 서울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최근 한달간 주최측 추산 누적 400만명의 태극기 애국 집회가 진행됐다고 한다. 하지만 뇌건강을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수백만 태극기 애국 집회의 물결을 볼 때마다 동시에 드는 걱정은 어르신들의 뇌혈관 손상이다. 뇌혈관질환은 기온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뇌혈관질환을 대표하는 증상이 바로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전세계적으로 2초에 한명씩 발병한다고 한다. 특히 의학기술 발달로 인한 수명연장과 실버세대증가로 인해 노년층에서의 뇌졸중 발병률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뇌졸중은 뇌혈류 이상으로 갑자기 유발된 국소적인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뇌졸중은 증상에 대한 설명이고 의학적인 질병으로는 뇌혈관 질환(cerebrovascular accident 혹은 cerebrovascular stroke) 이라고 한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분류되는데 뇌는 몸 전체에서 무게로는 체중의 2%만 차지하지만, 뇌로 가는 혈류량은 심박출량의 15%나 되고, 산소 소모량은 몸 전체 산소 소모량의 20%나 된다. 게다가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을 사용하므로 에너지 공급이 잠시만 중단돼도 쉽게 괴사가 일어난다. 따라서 뇌혈류의 이상은 뇌손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체적 활동에 비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군이 늘어남에 따라 꼭 노년층 뿐만 아니라,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젊은층에서 발병한 뇌졸중의 경우에는 발병에 대한 의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몇가지 뇌졸중 전조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치명적인 장애를 얻게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서울 대형 병원에서 있었던 사례에서 보면, 38세 이 모씨 역시 명백한 뇌졸중 전조 증상이 보였지만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무심코 간과하다가 뇌졸중 발병을 방지할 수 있는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씨는 병원을 내원하기 전날부터 왼쪽 얼굴과 팔다리에 갑자기 편마비 증세가 나타났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음날 정오 무렵 회사 기숙사에 있던 이 씨의 상태에 이상을 느낀 동료가 응급실로 급하게 이송했으나 중대뇌동맥에 생긴 다발성 뇌경색으로 이미 이 씨의 뇌신경은 심각한 손상을 입은 후였다. 이씨의 주치의는 “처음 전조 증상을 알아챘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았다면 동맥내 혈전용해술, 내막절제술, 문합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는데 이런 경우가 제일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계에서는 뇌졸중을 예단하기 위한 다양한 바이오마커(Bio-marker)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혈중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이 수치가 낮은 사람들보다 뇌졸중 위험이 32%나 높았다. 또한 VEGF, C-Reactive Protein, TNF receptor 2 등 3가지 생물 표지 수치가 높은 것도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4가지 바이오마커 수치를 측정하면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예측할 수 있다.

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한쪽 눈이나 양쪽 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조정을 못하는 경우, 말하고 듣는 것에 문제가 생겨 혼란스러워 지는 경우, 극심한 두통이 생기며 얼굴이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오고 심하게 어지러운 증상 등이 갑자기 생긴다면 뇌졸중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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