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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성 정치 행정인

▲ 윤희정 문화부장내일은 우리가 살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행정과 살림을 집행하고 감시할 사람을 뽑는 날이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지역의 앞날과 삶이 달라질 수 있다. 후보로 나선 사람들의 소속 정당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후보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도 중요하다.4년 전 6·4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 여성지에 실렸던 특집 기사가 생각난다.‘화제의 여성 당선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는 여성 구청장이 싹쓸이했다는 내용이었다.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며 이름의 마지막 자가 모두 ‘희’ 여서 ‘희자매’ 라는 애칭까지 생겼었다.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행정 전문가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강북구 부구청장과 서울시 행정국장을 지냈다. 2010년 구청장이 된 뒤 성매매 업소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불법·퇴폐 영업과의 전쟁’을 벌였으며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원래 분식점을 하던 전업주부였다. 그러다 37살에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해 12년 만인 2002년 여성 최고령으로 합격한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부산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행정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잠실관광특구, 제2롯데월드타워, 위례신도시, 종합운동장 개발 등 도시 30%의 개발을 진행한 주역이기도 하다. 서초구청장 조은희 당선자는 새누리당의 여성 우선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서초구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 됐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조 당선자는 경향신문과 영남일보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을 지낸 뒤 오세훈 서울시장 때 최초로 여성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이 세 여성 당선자들 중 조 당선자의 소감이 기자의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남성 행정관료가 일하던 자리에 여성 구청장을 찍은 것 자체가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라는 구민들의 메시지라고 본다. 소통과 배려, 통솔력에 더해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기보다는 사람 중심의 열린 행정을 펼치겠다.”주민 불편 하나에 공감하며 꼼꼼하게 주민의 삶을 챙기는 여성구청장이 되겠다는 여성 당선인으로서의 야무진 포부는 그야말로 여성 정치인의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여러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 분야 진출은 매우 저조하며, 양성평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는 아직도 세계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국회의원의 숫자는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51명으로 17%에 불과한데 이는 세계 188개 국 중 87위에 머무는 순위이다.여성의 정치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공공성과 인간성 실현의 궁극적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공공성을 통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사실은 여성문제인 동시에 인간문제로 여성문제가 해결되면 인간문제는 거의 전부 해결되는 성질의 것이다. 의회민주주의에서 여성 대표 없이 여성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사회에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 분야에 여성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처하고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정치 분야 여성리더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여성 행정인은 청렴하고 합리적이다. 대구 중구청 윤순영 구청장은 청렴 합리적 행정인의 좋은 사례다. 윤 청장은 대구 중구를 대한민국 대표 명품 도심관광지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민선 4기 취임 이후 내리 3선 단체장을 하며 근대골목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밀어붙였다. 그에게 ‘골목대장’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들에게 한 표를 던지자. 그러한 리더가 여성이라면 이 사회를 위해서도 우리를 위해서도 금상첨화다. 여자와 남자는 하늘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한 쪽 기둥이 기울면 집이 무너진다.

2018-06-12

충복(忠僕)

▲ 정철화편집부국장아침 출근길마다 인사를 받는다. 시가지 중심도로 길목에서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거리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음을 느낀다. 지난 달 25일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마감되면서 지역별 선거 대진표가 짜였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충성을 다해 주인을 섬기는 머슴이 되겠다”고 읍소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이 ‘머슴’을 자처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머슴론에 대해 “머슴의 역할은 성과를 보고 그때 가서 주인이 정하는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머슴이 역할을 제 맘대로 정하는 건 주권모독”이라고 설명했다.머슴은 농경산업시대에 지주나 부농의 집에 상시 고용돼 농사일이나 허드렛일을 해주고 품삯을 받는 일꾼을 말한다. 머슴이란 단어에는 “주인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며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현대산업사회에서 직업군이 다양화하면서 머슴이란 용어는 거의 사라졌지만, 유독 선거철만 되면 다시 살아난다. 그것도 서로 머슴이 되겠다고 아우성이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 총 9천316명이 등록을 마쳐 평균 2.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북의 경우 도지사 4대 1, 기초단체장 3.6대 1, 광역의원 2.5대 1, 기초의원 2.2대 1을 각각 나타냈다.지방선거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자신의 이력서를 공개하고 앞으로 어떻게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들 가운데 진정한 일꾼을 가려내야 하는 책임과 권한을 갖는다. ‘밝은 눈’으로 출마자를 꼼꼼히 살펴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유권자들이 스스로 선택해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인물을 뽑아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지만, 그 지위에는 항상 권력이 뒤따르게 된다. 후보자들이 선거 기간 동안 ‘충복’이 되겠다고 읍소를 하지만, 실제로는 ‘권력’을 차지하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그래서 지역주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일꾼을 선택하는 일은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비록 옥석을 가리는 선택이 어렵지만,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토대로 청렴성, 도덕성, 리더십, 가치관, 역사의식, 업무능력 등의 다양한 지표를 면밀하게 따져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예로부터 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으로 청렴성을 꼽는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청렴함은 관료들의 본 업무이고 행정업무의 으뜸이고 관료들의 덕의 근본이라고 했다. 권력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사리사욕을 챙기는 부패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법을 어기거나 남으로부터 지탄을 받는 부도덕한 후보도 경계해야 한다. 복잡한 사회갈등을 조정하고 이끌어가는 합리적인 리더십과 탁월한 업무능력, 남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내일처럼 전심전력을 다해 도와줄 수 있는 따뜻한 품성 등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 150번의 선택 상황에 놓이고, 이 가운데 올바른 선택은 겨우 5번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선택의 상황에 놓이지만 올바른 선택보다 실패하는 선택을 할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얘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만큼 선거에 당선된 뒤 주인을 업신여기거나 군림하지 않고 주인을 충성으로 섬기는 충복(忠僕)을 가려내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8-06-06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문제 해결될 수 있나

▲ 김락현경북부 차장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문제가 구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1991년 페놀사건 이후 구미공단 하류 낙동강 수계를 이용하는 대구시민의 식수 오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동안 해묵은 민감 현안이면서도 대구시와 구미시의 대립으로 답보상태만 유지해 왔다.10여 년 간 양 도시의 대립으로 인해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이번 선거로 인해 과연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까.구미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 5명 모두 “구미시민의 뜻을 따르겠다”면서도 반대, 찬성, 중립 등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여당 후보와 제1야당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후보들의 이러한 입장은 그동안 이 문제가 정치적 논리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자유한국당의 경우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문제를 더불어민주당 홍의락(대구 북구 을) 국회의원이 앞장 서 추진하는 것을 두고, 같은 소속당이 아닌 다른 의원의 주장이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고 최근 선거철이 되면서 대구지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취수원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다분히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취수원 이전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새정부 출범 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대구와 구미 지도자들과 만나 막걸리라도 한잔 하면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조속히 논의하겠다”고 말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이 총리가 강정고령보를 방문하기도 했으나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슬그머니 빠지는 듯한 모습이다. 올해 초 극심한 가뭄으로 청도 운문댐의 취수가 어려워지자 지역을 방문한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도 취수원 이전 문제는 지역간 협의를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발뺌했다. 중앙정부라 해도 지역 간 물 분쟁이 대구시와 구미시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사안이기에 섣불리 나서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 해선 안되며, 해결 될 수도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셈이다.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에 대해 대구시와 구미시가 보여 준 ‘무조건 이전’, ‘무조건 반대’는 지역 이기주의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로 양 도시가 얻은 것은 지역 간 불신(不信)과 이기심(利己心) 뿐이었다. 취수원 이전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주는 쪽과 받으려는 쪽은 서로의 고통과 어려움을 인정하고 보듬어야 한다. 또 베푸는 쪽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보상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대구시는 취수원을 이전하면 깨끗한 원수만 공급받는게 아니다. 상수도 보호구역이 풀리면서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 반면 구미시는 상수도 보호구역이 늘어나면서 산업개발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되고, 국가공단에 들어가는 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베푸는 쪽에 대한 보상이 더 절실한 이유다.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는 올해 초 홍의락 의원과 대구시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한 구미국가산업5단지의 불승인이다. 5공단에서 나온 화학물질이 폐수종말처리장을 거쳐 법적기준치 이하로 희석이 되더라도 미량의 유해화학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대구시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건 누가봐도 트집잡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정한 법정 기준치를 대구시가 믿지 못하겠다고 반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다.대구시와 구미시는 경제적으로 서로 벗어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이제 감정싸움은 그만하고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양 도시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시장이 당선되길 기대해 본다.

2018-05-30

시간뿐 아니라 언어도 통일을

▲ 홍성식 특집기획부장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후속 조치가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정치는 물론 경제와 문화 분야까지 각계각층의 교류가 준비 중이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장성급 회담도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남과 북의 시간도 오는 5일부터 ‘통일’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난 날. 회담장에 걸린 시계는 각각 서울과 평양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30분의 차이가 났다. 이를 본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은 같은 땅이며 불과 몇 m를 걸어 남한에 왔는데 시간은 왜 이렇게 다른가" 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돌아가면 바꾸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은 바로 지켜졌다.지난달 30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표준시를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동경시에 맞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경시는 서울의 표준시와 동일하다. 이로써 서울과 평양, 남한과 북한의 ‘시차’는 사라지게 됐다. 작은 부분이지만 하나의 분야에서 통일이 이뤄진 것이다. 70년 이상 계속된 남과 북의 분단이 이질화시킨 건 시간만이 아니다. 풍속과 습관, 전통 계승방식 등도 상당 부분 차이가 있는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특히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에서 남북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만났다. 임 실장이 “남한과 북한 말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데 그래도 알아들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오징어와 낙지는 정 반대”라고 말하자, 김여정 부부장이 웃으며 답했다. “그것부터 통일 해야겠군요.” 실제 북한에선 갑오징어를 ‘오징어’로, 오징어는 ‘낙지’라고 부른다.오징어와 낙지를 부르는 명칭만 달라진 건 아니다.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인 곱등어, 부루, 단고기, 살까기, 돌분, 위생실 등은 어렴풋이 의미는 짐작되지만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북한 사람들은 어떨까. 우리들 입에서 나오는 고딩, 불금, 브런치, 츤데레의 뜻을 알 수 있을까? 남한 젊은 세대의 줄임말과 속어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언어는 존재의 집”이란 진술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통일로 가는 길에서 남과 북의 언어 이질성 극복과 동질성 회복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하다.남북 관계가 ‘꽃 피는 봄날’ 같았던 2005년. 운 좋게도 북한 개성으로 취재를 갈 기회를 얻었다. 남한과 북한의 언어학자 수십 명이 참여해 남북한 통합국어사전이라 할 ‘겨레말 큰사전’을 만드는 편찬회의에 동행한 것이다.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회의에 임했던 그들의 모습에서 ‘남북한 언어통일’을 위한 양측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한 언어학자들은 “남과 북의 사전에 실리지 않은 어휘까지 문헌조사와 현장조사를 통해 남김없이 파악해 사전에 싣겠다”는 열정을 보였고, 북한 언어학자들 또한 “말과 글의 통일은 정신문화의 통일이다. 분열이 야기한 정신적·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길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가시적 성과를 보일 듯했던 ‘겨레말 큰사전’ 편찬 작업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악화된 남북 관계 탓이었다. 남한과 북한 언어학자들의 교류와 회의도 수년간 차일피일 미뤄졌다. 다시 불기 시작한 남북 사이의 훈풍은 ‘겨레말 큰사전’ 완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도종환 문체부장관은 사전 작업 재개를 위한 남북한 언어학자 회의를 북측에 요청했고, 북한 역시 도 장관의 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변함없이 이어져 ‘시간 통일’과 함께 ‘언어 통일’의 고속도로도 시원스레 뚫리길 기대한다. 언어의 통일은 존재의 통합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2018-05-02

권오준을 위한 변명

▲ 김명득편집부국장평소 철강 본원의 경영을 중시해온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근 돌연 사임의사를 밝혔다. 갑작스런 사임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면서도 사임배경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권 회장은 정치권의 외압이 없었다고 부인했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의 수장은 어김없이 물러나는게 이제 관행이 된듯 하다. 정부 지분이 1주도 없는 민간기업 포스코가 마치 공기업인양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권에서도 예외없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포스코 회장 수난사는 지배구조만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권 회장의 퇴진은 보이지 않는 외압과 국세청, 검찰, 경찰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 압박, 일부 언론의 악의적 흠집내기 등이 어우러진 합작품으로 보여진다. 국세청은 조사4국을 동원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고, 그가 하려는 사업마다 제동을 걸었다. 권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리튬 등 희귀자원 해외투자에 대해서도 친여성향의 언론이 거대한 부실투자로 몰아가며 연일 지면을 도배질했다. 자원사업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언론들이 정권과 코드를 맞춰 편파보도를 일삼아 온 것이다. 권 회장이 겪은 수모는 그 뿐이 아니다.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함께 나가는 해외순방에도 그는 동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이사회 결의사항을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공시까지 했는데도 검찰은 권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누구라도 이런 압박을 받게 된다면 손을 들지 않고 견딜수 있겠나 싶다.권 회장도 아마 참을만큼 참았을 것이다. 위기에 처해 있던 포스코를 다시금 제자리에 올려놓은 이 시점을 용퇴하기에 가장 적절한 타이밍으로 본 것이다. 지난 1일 창립 50주년 미래비전선포식에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다함께 전진하자고 외쳤던 그다. 그런 그가 왜 갑자기 자리를 떠나려하는지는 어쩌면 자신만이 알 것이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정권에 맞설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풀어 말하면 정준양 전임 회장처럼 기소와 재판 등 온갖 험한 꼴을 당하는 것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권 회장은 재임기간 준수한 경영실적을 보였다. 전임 회장 시절 방만했던 경영을 대수술했다.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71개사에서 38개사로 덩치를 줄였고, 적자를 기록했던 재무구조도 흑자로 전환시켰다. 1조원 가량이던 유보금도 7조원대로 늘렸고, 분기당 1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부채비율도 67%로 2010년이후 가장 낮게 유지하는 데 앞장 서 왔다.이제는 차기회장에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누가 될지는 오리무중이다. 포스코 내부출신이냐, 외부 ‘캠코더’(문재인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인사인지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내부가 아닌 외부출신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면 포스코는 또다시 경쟁력 약화와 외풍에 흔들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되는 회장 퇴진문제를 개선하려면 외풍을 막아내는 확고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 쉬운 과제가 아니다. 새 회장을 뽑는 ‘CEO승계 카운슬’이 가동에 들어갔다. 새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임과정의 일부를 공개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여론에 권 회장도 사실상 후임자 선임에서 손을 뗐다. 고무적인 일이다.포스코가 흔들리면 국가경제는 물론 철강업계, 지역경제에까지 영향이 일파만파로 미치게 된다. 지역민들도 권 회장의 퇴임을 안타깝게 보고 있다. 포스코가 약속한 1조원의 ‘통큰’지역 투자도 혹여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당당하게 홀로 서는 포스코의 모습을 기대할수록 권오준이 마지막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2018-04-25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께

▲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께.이번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대구 경북 시·도 당사 항의방문은 물론이고 공천관리위원회가 강제로 점거되는 등 불협화음이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공천 이후 경주시장 탈락후보 지지자 100여 명이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실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점령한 후 단식농성을 실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역대 지방선거에서 공관위 회의실이 탈락자 지지자들에게 점령당한 것과 단식농성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심각한 양상입니다.여기에 대구 동구지역은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심각한 내홍에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에 불만을 표시하는 당협 운영위원들이 무더기로 탈당하겠다며 지구당을 항의 방문하고 경북 경산은 신·구 당협이 화합보다는 서로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지역 곳곳이 지뢰밭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홍준표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앉아서 전국의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또 2년 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지방선거 이후 당협위원장을 지역의 좋은 사람에게 이양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집토끼인 대구·경북을 다독이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동남풍을 일으키고 이 기세를 몰아 서울 수도권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 지역 공천 신청자들은 대부분 과거에 비해 당협위원장이 입김이 줄어든 비교적 공정한 공천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무언지는 모르지만, 변화의 조짐이 일 것으로 전망하는 등 희망을 품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홍 대표의 행보를 보면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후 지역에는 거의 내려오지 않았고 대부분 서울에 있는 것에서 집토끼마저도 제대로 다독이지 못하고 산토끼로 만들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지역에 오지도 않는 것은 거론치 않더라도 당협위원장의 당적마저도 대구 북을에 없으며 당협 관리도 인근의 정태옥 의원에게 일임해 버렸습니다. 이에 지역민들은 공당의 수장이 믿음과 신의를 지키지 않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트리며 상당한 실망감을 표현합니다.특히 공천 탈락자들이 당협위원장의 사천이라거나 밀실공천 등등의 불만을 토로하지만, 홍 대표는 최근 “원래 공천은 사천이다”라고 답변해 달래기 보다는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행위로 비칩니다. 심지어 대구 동구청장 공천불만을 표시하는 공천탈락자와 지지자들에게 “해법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법은 보이지 않고 추측만 난무하게 하고 있습니다.해법에 대한 해석도 각양각색으로 나오면서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분위기입니다.그동안 대구·경북지역은 지역의 어른 격인 인사들이 미리 서로의 의견과 정보를 나누며 공천 후유증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지역에는 이런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홍 대표가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대구에 앉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고 했을 때 지역민 대부분은 바로 과거 지역을 화합으로 이끈 어른의 모습을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이 같은 기대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모습은 그 이후 어떤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입니다.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을 아실 것입니다.정치에서 중요한 것이 믿음과 의리이고 이중에서도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공자께서 강조했습니다.

2018-04-18

어린이 화장품시장 급성장 씁쓸

▲ 이곤영 대구취재본부장최근 알고 지내던 초등학교 여선생님이 한 모임에서 “요즘 초등생들 대부분은 화장을 하고 다니는데 장난이 아니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비비크림은 기본이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온갖 화장품과 도구를 들고 다니며 심지어는 마스카라까지 하고 등교하는 아이도 있다며 벌써부터 아이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니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10대 초반에 ‘생얼’도 예쁘기만 한데 화장하는 어린이들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그러나 어른들의 상술에 어린이들이 아무것도 모른채 온갖 화학제품에 빠져든다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다.얼마전 미국에서는 유아용 화장품으로 3살 어린이가 얼굴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한 남성은 동네 마트에 갔다가 딸에게 립스틱과 립글로스, 알록달록한 색깔의 아이섀도로 구성된 어린이용 화장품 세트 장난감을 사줬다. 그는 이 장난감이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 당연히 무해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화장품을 사용한 바로 다음날 어린아이의 눈과 입 등 화장품을 사용했던 부위가 부풀어 오르며 물집이 터지기 시작했다. 또 온몸에 발진이 생겨 가려움을 호소했다. 급하게 병원을 찾아 응급처치를 받은 아이의 부모는 화장품 부작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병원에 입원한 아이는 일주일 지나서야 퇴원할 수 있었다. 유아용 화장품을 썼다가 일주일간 병원 신세를 진 아이 부모는 유아용 화장품을 사용해 발생한 피해를 다른 부모들에게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에 아이의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미국 온라인 경제지가 한국 어린이들의 화장품 사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24%가 화장을 하고 초등 여학생 중 42.7%가 화장품을 써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지난해 어린이용 립스틱 판매량이 549%나 증가했다고 한다. 세계 8위권의 화장품 시장인 한국의 어린 소녀들이 너무 일찍부터 화장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업계가 여성화장품에 이어 남성화장품시장을 공략하더니 이제는 어린이 화장품까지 온갖 상술을 동원해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어린이용 화장품시장이 급성장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린이용 화장품 카테고리를 별도로 추가할지 여부까지 검토에 나섰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어린이(청소년)용 화장품 유해금속 오염실태 및 안전관리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형마트 및 할인점 등에서 유통되고 있는 화장품 중 어린이(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기초와 색조화장품은 일반적으로 만화캐릭터나 도안을 용기, 포장에 표시해 마치 어린이용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도록 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주로 할인마트나 온라인 등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 완구형태의 화장품은 법을 준수하고 있지 않은 실정도 파악됐으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어린이용 화장품 사용 후 부작용 사례는 2011년~2014년까지 총 57건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볼연지, 페이스 파우더, 리퀴드 파운데이션, 메이크업 베이스, 립스틱, 립라이너 등 청소년들은 주로 색조용 화장품 49건에 대한 검출 함량 분석결과 납, 비소, 카드뮴, 안티몬 및 수은은 허용기준에 적합했으나 허용기준이 없는 크롬, 망간, 알루미늄의 검출 함량은 모두 기초화장품 검출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색 혹은 연한 붉은색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알루미늄의 경우 아이섀도, 립스틱 그 외에 페 이스 파우더에서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화장품 사용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화장하는 어린이 및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어 어린이용 색조화장품 유해금속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화장을 못하게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 정책 당국의 어린이용 화장품에 대한 강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8-04-11

개나리 단상(斷想)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바야흐로 봄이다.한차례 꽃샘추위가 지나간 뒤 연일 15~16도를 넘는 영상의 온도가 대지를 덮으면서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하다. 따뜻함이 밀려오면서 며칠전까지 입었던 겨울 외투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얼마전 모질게 추운 겨울날 두꺼운 옷에다 깃을 세운 채 다닌 것을 생각하면 인간의 내면이 참으로 간사하다는 생각이다.계절의 변화에 한치의 오차가 허용되지 않듯 벌써 개나리가 도로변이나 대학, 관공서, 아파트 화단에서 샛노란 꽃을 피우며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개나리 꽃은 언제 보아도 좋다. 화사한 노란 옷으로 단장을 하고 지나가는 길손에게 손짓하고 있다.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일지라도 노란 옷을 입은 개나리에게 무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나리꽃을 보는 순간, 저마다 `이제 봄이 왔구나`, `개나리가 만개했구나`, 혹은 어릴 때 자주 불렀던 동요 `개나리`를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필자도 마찬가지다. 개나리 꽃을 보면 잠시나마 마음이 편하다. 꽃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왔다는 게 뭔가 긍정적인 설렘이 다가오는 것 같다.하지만 또다른 생각도 해본다. 사람들은 개나리가 꽃을 틔우는 불과 며칠만 개나리를 생각하고 인정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꽃을 틔운지 며칠이 지나 꽃이 사그라진 후 무수한 잎이 돋아나면 사람들은 더이상 개나리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 나무가 개나리인지도 잘 모르고 지나친다. 그렇다고 개나리가 우리의 몸에 큰 도움이 되는 약초도 아니기에 개나리의 존재는 여기까지라는 마음이다.개나리에 대한 생각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비해 보면 어떨까.지금의 현실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2명이나 동시에 구속된 것을 비롯,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낙마 이후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 등 하루하루 새로운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도지사를 비롯 교육감,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수백명의 정치인들이 각자 저마다의 자질과 경륜을 내세우고 상대를 넘어뜨리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개나리는 1년 365일 중 꽃을 틔우는 불과 며칠만 사람들에 각인된 후 그 후는 잊혀진 존재로 남는 것이 현 정치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대구경북 등 지역의 경우만 해도 각종 단체장이나 의원 등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수천명이 넘는다.하지만 오는 6·13선거일 이후는 당선의 영광을 거머쥔 극소수의 사람 외에는 모두 잊혀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하지만 굳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각자 나름대로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승리를 하면 좋겠지만 승리의 자리는 한정됐고, 그것을 노리는 경쟁자가 훨씬 많으니 승리의 기쁨보다는 패배의 쓰라림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개나리는 자신의 일생 중 며칠밖에 시선을 끌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신을 사물의 이치에 맞춰주고 있다. 현세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지구상에 필요하지 않는 것들이 없듯이.장자(莊子) 인간세편에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이 나온다.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쓸모가 있다는 말이다. 세속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반대쪽에 진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도가사상에서 나온 말이나 작금의 현실에서 한번 곱씹어 봄직하다. 선거에서 패배한 많은 사람들이 당선된 사람보다 결코 못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최선을 다한 후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사회의 또 다른 보탬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한쪽 귀가 닫히면 또 다른 귀가 열리기 때문이다.

2018-03-29

마거릿 대처와 테레사 메이, 여성총리의 강단

▲ 홍성식 특집기획부장영국 총리 테레사 메이는 재론의 여지없는 패셔니스타(fashionista)다. 회갑을 넘긴 나이임에도 세계 각국의 통치자들이 모인 점잖은 자리에서 빨강과 파랑, 분홍과 노랑이 어지럽게 뒤섞인 화려한 옷차림으로 주목을 받아온 인물.바로 그 테레사 메이가 최근엔 다른 이유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첩자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독극물에 피격 당하자 “테러의 배후엔 러시아가 있다”며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 것이다.이처럼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는 유연해 보이던 메이 총리의 외양과는 판이한 것이라 놀란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영국과 러시아의 대립은 냉전시대부터 이어져온 것이고, 여성총리가 보여준 강단(剛斷) 또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보수당과 노동당으로 갈린 영국의 양당 체제. 그 아래서 테레사 메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구(舊) 러시아연방으로부터 `철의 여인`이란 증오 섞인 별명을 얻은 마거릿 대처다.1979년 집권한 대처는 영국 최초의 보수당 여성 당수, 영국 역사상 최다 임기 총리라는 기록을 세운 입지전적 정치가. 런던에서 식료품가게를 하던 집안의 딸로 태어난 대처는 전공인 화학과는 무관한 법학을 스승도 없이 독학해 20대에 변호사가 됐고, 45세엔 교육부장관의 자리에 앉았다.이름에서 풍기는 느낌과 달리 영국 보수당은 분배를 배제한 성장에만 주력하고, 그 성장에서 얻어진 이익을 지배 권력과 몇몇 자본가가 나눠가지는 형태를 지지하는 수구 정당과는 본질에 있어 다르다. 물론 보수당은 자본주의의 유지·강화를 내세우고, 사회 주류계층을 대변하고 있으나 약자를 위한 사회보장 정책의 수립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고, 진보 정당인 노동당처럼 “주요 산업은 국유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적도 있다.하지만 대처는 영국 보수당의 유화적인 기조와 달리 `냉혹한 보수주의`의 입장을 시종 견지했다.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그의 경제정책은 철저하게 시장중심주의를 지향했다. 생존권 차원에서 진행된 석탄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밀어붙였으며, 사회보장 혜택은 대폭 축소시켰다.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와 `풀 몬티`에는 대처 집권시절 광산·철강노동자의 피폐해진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처가 그의 이름에서 연유한 `대처리즘`에 기반해 영국 총리로 재임한 기간은 호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지지자들은 “향후 지속된 호황의 기틀을 닦고, 고질적인 영국병을 치료했다”고 칭찬을 쏟아내지만 비난의 목소리 또한 높았다. “본질에 가닿지 못한 경제개혁으로 영국의 2차산업을 붕괴시킨 것도 모자라 빈부와 지역간 격차까지 심화시켰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정치적으로는 철저한 반공산주의 노선을 걸었던 대처. `철의 여인`이라는 닉네임에는 우측으로만 질주하는 그에게 혀를 내두르던 러시아 공산당의 한숨과 비난이 포함돼 있었다.어쨌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깔린 그의 영향력은 퇴임한 후로도 오랜 기간 지속됐다. 여성총리 대처의 강단이 한때 지구의 30% 이상을 지배했던 영국의 한 시대를 좌지우지한 것이다.테레사 메이 역시 보수당의 여성총리.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주저 없는 결단을 내려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는 메이의 모습에서 “마거릿 대처의 그림자를 보았다”는 외교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여기서 생기는 호기심 하나.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누구 못지않게 즉물적이고 다혈질이라 평가받는 사람이다. `마초맨` 푸틴은 자신의 나라를 겁박하는 `제2의 강철녀` 메이에게 영국 외교관 맞추방이라는 대응 외에 어떤 반격의 카드를 꺼내놓을까?

2018-03-21

해양 강국

▲ 정철화 편집부국장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가 지난달 21일 포항에 둥지를 마련하고 공식 개청했다. 비록 청사가 만들어지지 않아 포항테크노파크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동해안시대 개막을 알리고 21세기 신해양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데 의미가 크다. 역사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고대 로마는 지중해 해상권을 장악하고 유럽전체를 지배했고, 유럽에 수많은 도시국가를 창조한 그리스도 해양을 바탕으로 중흥을 이뤘다. 우리나라도 역사속에서 가장 번성했던 시기도 해양 강국의 토대에서 비롯했다. 통일신라의 장보고는 한민족 해양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장보고는 군사력과 항해술을 바탕으로 동북아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신라 천년의 화려한 문화융성을 이뤘다.15세기 말 해양으로 진출했던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유럽은 500년 동안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했다. 미국도 강력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헌대사회에 들어서는 한반도 주변국간에 해양 지배권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해양굴기를 선언하며 일본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과 해양영토분쟁을 일으키는 등 해양지배권 강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우리의 이웃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양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른 200해리 경제수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파도에 보일락말락하는 작은 암초에까지 인공시설을 설치하고 자국 영토를 선언하고 있다. 이들 암초를 기점으로 200해리 영해를 그어 자국의 해양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욕심이다. 일본의 이같은 해양영토 확장 정책은 한국과 중국, 러시아, 대만, 필리핀 등과 끊임없이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다.일본의 독도 침탈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치말하게 준비되어 왔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우리나라 연안 바다의 수심을 측정하고 어자원을 세밀하게 조사했다. 일본은 이 자료를 토대로 신한일어업협정 당시 배타적경제수역과 중간수역을 확정하는데 이용했다. 또한 독도를 중간수역에 포함시키는 등 전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독도문제는 일본의 전체적인 해양확장 전략 가운데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욱 집요할 것으로 보인다.해양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식량과 자원안보 기능도 막중하다. 미래 식량난에 대비한 해양어족자원과 해저광물 등 에너지자원은 미래 경제발전의 중요한 토대이다. 해양크루즈를 비롯한 해양관광과 조선산업, 전통 해양산업을 고도화를 통한 신성산업 발굴 등 제4차산업 혁명의 터전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수중로봇, 자율항해 무인선 개발, IoT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항만, 스마트 양식장 등 기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신상장 동력으로 대두해 있다.환동해지역본부는 해양과 수산, 에너지, 원자력, 항만, 독도정책 등의 업무를 관장한다. 특히 독도정책은 국가의 영토를 지켜야하는 매우 막중한 업무이다. 일본의 독도 침탈정책은 독도를 자국령으로 고시해 놓은 시마네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묵인, 방조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맞대응해야 하는 환동해지역본부의 인사와 조직을 허투루 다뤄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해양에 대한 지식과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춘 능력있는 지도자와 인적구성,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독도영유권을 공고히 해야 한다.해양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개발해 해양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해양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어야 한다. 해양산업을 실질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환동해지역본부가 지역과 국가 경제 부흥은 물론 세계 열강과 각축을 벌이는 신해양시대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8-03-07

문화권력과 여성

▲ 윤희정 문화부장문화예술계에서 연일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있어온 성추행의 어두운 역사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문화계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남성들이 우월한 지위로 여성들을 억압하고 비도덕성으로 성추행 갑질을 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여성들이 짓밟히고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던 이번 성추행 파문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에 엄청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 중 한 연출가가 18년 동안 단원들을 돌아가며 상습 성추행 한 사건은 `권력형 성폭력`의 전형이다. `권력`을 쥔 남성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여성들을 어떻게 착취하는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얼마나 공고한지, `관행`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강간 문화`(강간이 사회에서 용인되거나 정상으로 여겨지는 환경)가 얼마나 만연한지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가해자는 한국 연극계에서 `교주`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연극계를 사실상 지배하다시피한 인물이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수컷끼리의 힘겨루기에서 이긴 놈이 암컷을 다 차지하고 시혜 베풀듯 암컷을 나눠주는 동물의 세계가 떠올랐다. 인간사회 문화계에도 그런 동물적 관습이 있는듯하다. 살아보니 인간의 욕망이 참으로 저열하고 그 구현은 더 지저분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는 시민들의 비난도 여러 곳에서 듣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문화계 권력자`들이 관행처럼 해왔던 성추행 사건에 있어서 우리가 욕할 수 있는 부분은 폭력과 비도덕성 아닐까. 이번 성추행 피해를 고발한 여성들은 이들 가해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영향을 받아 새롭게 자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들의 경험을 드러내는 페미니즘이 새로이 구성되고 있다. 이는 성차별과 가난을 극복해내는 여성해방의식의 발로이자 뿌리깊은 남성우월의식 아래에서의 억압적인 상황에 대한 피끓는 절규일 수 있다.하지만 이번에 성폭력 피해자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여성들이 마치 광신도 무리처럼, 마녀사냥 나선 이들처럼 행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성폭력은 이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는 남성들 모두 혹은 남성 여성을 떠난 권력을 가진 사람들 모두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지금 미투는 특정 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조장하고 있다. `이윤택`이나 `고은`만 없으면 성폭력 문제는 사라질 것처럼 특정 개인에 집중하고 있다. 그럴 때 탈선자에게 벌을 줄 수는 있지만 이 문제를 예방할 수는 없다.그동안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는 한국사회에서 남성들은 공격적, 경쟁적 특질을 강조 받고 여성들은 수동성과 의존성을 강요받으며 성장해왔다. 더욱이 남성들은 사회 속에서 성 역할 수행에 있어서 주도적이고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발달시키며 성장해옴에 따라 성폭력의 범주나 개념에 대한 인식들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라 성인이 돼서는 가부장적인 관습에 기댄 인간내면의 쓸모없는 DNA는 화를 불러내고 누군가를 향해 울부짖으며 악행을 반복적으로 행하게 되는 것이다. 여성을 욕망의 해소 대상으로 삼아온 일부 문화권력자들의 악행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잔존물이다.아마 문화권력을 여성이 장악했다면 어땠을까. 이같은 사회문제는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남성이 권력을 차지함으로써 여성의 성까지 지배하려 들었던 것은 아닐까. 이번 기회를 틈타 여성들은 문화권력을 장악하려는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또 우리의 교육이 시험성적 위주로 돼 있고 인성·인품·인격 등 인간됨에는 소홀한 것도 문제다. 국가와 관련 기관이 책임 지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우리 사회가 묵인하고 용납하던 구태는 뿌리뽑고 `이성의 시대`로 나아가자는 여성들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2018-02-28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 고정표인가?

▲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에 대한 애정 표현을 자주 한다.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거나 보수의 본산·심장·성지 등 보수와 관련된 온갖 수식어를 붙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이 달서병 당협위원장으로 나설 정도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적극적이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지역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우파정당을 자연스럽게 지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자신하고 있는 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물론 과거 우파정당 후보는 작대기만 꼽아도 당선된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만큼 대구·경북은 철저히 우파 진영과 그 후보를 지원해 온 것이 사실이다.이번 지방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만 봐도 우파정당 후보는 넘쳐나 치열한 당내 경선을 벌여야 할 정도이다. 집권여당 후보는 오히려 인물난을 겪고 있는 점에 비춰봐도 이 같은 현상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자청해서 대구·경북발전위원장을 맡겠다고 했을 정도이다. 이날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경북도지사는 한국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라는 사족까지 달았다.또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에게 대구취수원 이전 각서를 받겠다고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하지만 예전과 달리 당 대표의 명령에 가까운 지시사항을 듣는 듯하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도 감지되고 있다.특히 대구취수원 각서 요구와 관련해서는 구미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반발하는 양상을 보이며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다.경북도지사 후보 조기 가시화에 대해서도 예비 후보군에 속하는 이들 중 몇몇은 특정인사를 전략 공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을 정도다.여기에 대구·경북에서 우파보다는 좌파를 지지하는 20,30대가 증가하고 전통적인 지지층이었던 60대 이상도 서서히 옅어지며 중도성향을 보이는 가운데 40,50대도 어느 방향인지 가늠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지난 대선에서 확인됐다.심지어 과거 공직생활을 하고 은퇴해 연금을 받는 60대 이상 층들은 이른바 지역에서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는 이들이지만 우파에 대한 지지세보다는 비난대열에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이들의 연금 인상률을 5년간 동결시킨 것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며 이른바 홍 대표의 막말 등을 이유로 우파정당에 대한 지지세를 거둬들이는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이로 인해 대구·경북에는 한국당 홍 대표가 지역에 내려와 발언하면 오히려 당 지지세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안타까움마저 드러내고 있다.심지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인사들간에는 홍 대표의 전략공천 인사를 지목하는 이른바 `홍찜후보` 리스트까지 등장하고 있다.일부 인사는 홍 대표 최측근과 서울에서 회동하고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풍문마저 돌고, 일부는 `나도 그렇다`라는 웃지 못할 이상한 미투(Me Too) 현상까지 엿보이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대구·경북에 나돌았던 `진실한 사람`이라는 단어가 퍼뜩 떠오르는 대목이다.그 진실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통해 여론조사를 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나가는 점을 거론치 않더라도 위험한 발상이라는 사실은 과거가 증명하고 있다. 의도됐든 의도되지 않았든 이미 학습효과를 지닌 대구·경북지역민들로서는 크게 유쾌할 리 만무하다. 역사의 한켠에서 단 한줄도 언급되지 않을 한물간 친박, 진박 논쟁이 대구·경북에 다시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2018-02-21

평창올림픽과 한미동맹

▲ 이곤영 대구본부장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굳건했던 한미동맹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카드로 균열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이후 2월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방문하는 등 40여 일 만에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화해무드로 가고 있다. 북한은 남북 합의 이후 선수단 10여 명과 응원단 230여 명을 비롯해 삼지연 관현악단과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고위급 대표단 등 500명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했다.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했으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금강산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등을 진행했다.10일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담긴 친서를 전달하면서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바야흐로 남북 해빙기가 온 것 같은 분위기이다.하지만 남북의 화해무드가 북한이 의도한대로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있어 마음 한구석은 찜찜하기 그지없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 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다.지난해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남북관계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40여 일 만에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 화해무드가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어 북한의 전략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와 `평양 초청` 메시지를 전하면서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이후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미공조 분열과 북핵 제재 무력화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해무드를 조장하는 북한의 요구에 평양에 가서 합의하고 선언을 하면 우리가 먼저 북한제재를 무너뜨리는 사태가 된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빌미로 핵무기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한 시간을 벌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무드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전 황병서와 최룡해, 김양건이 전격 방한했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남북 교류의 주요 계기가 됐다. 남북 교류가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았으나 이후 관계개선의 계기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마디로 남북 화해무드라는 허상만 기대하다가 실망만 크게 한 셈이 됐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한 북한과 관계개선을 하는 주목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협상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과 화해 무드를 지속하기 위해 한미군사훈련을 지연시키거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북한의 평화공세에 말려들면 더 심각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다. 한미공조를 더욱 돈독하게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2018-02-14

사상 최초 진보 경북도교육감 탄생하나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취재본부장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경북도교육감을 목표로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경북교육청 사상 최초로 진보교육감 후보 탄생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현재 경북도교육감에는 공식적인 출마자가 권전탁, 임종식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장 등 3명이고, 7일 이경희 전 포항교육장이 출마선언을, 임인배 국회의원, 이찬교 전 영덕 축산중 교사도 조만간 선언할 예정이다. 이외 현 경북교육청 김준호 교육정책국장도 출마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고, 또 다른 후보도 몇 명 더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이렇게 선거구도가 형성되면 최소 6~7명에서 많게는 8~9명으로 다자간 구도가 불가피하다. 이들 후보들 중 거의가 소위 보수로 분류되고 진보는 이찬교 후보가 유일하다. 이러한 구도가 끝까지 갈 경우 진보 쪽의 승리가 상당히 유력해 보인다.후보들의 득표력을 살펴보자. 권전탁 이경희 임종식 후보는 전직 경북교육청 최고위간부 출신으로, 기존 교육가족 표의 분열이 예상된다. 안상섭 후보는 지난번 선거 때 총 21.11%를 득표했고, 포항지역에서 3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린만큼 이번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인배 후보는 김천에서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역임한 만큼, 경북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바닥 민심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진보후보인 이찬교 후보를 보자. 그는 36년간 교사로 봉직했고, 전교조 경북지부장 등을 역임했고, 특히 중요한 것은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라는 점이다. 이렇게 다자 구도로 갈 경우 결과 예측이 어렵지 않다. 후보가 난립할 경우 30%의 전후 득표로 무난히 당선되는 시나리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를 한 번 보자. 17개 시도 중 경북과 대구, 울산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진보진영에서 당선됐다.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호남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중 인천(31.8%), 제주(33.2%), 충남(31.5%), 부산(34.6%) 등은 상대적으로 30% 초·중반대의 낮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강원(46.4%)과 충북(44.5%)은 오히려 40% 중반대의 높은 득표율이 나왔다. 이외 서울 39.0%, 경기 36.5%, 세종 38.1%, 경남 39.4% 등의 득표율을 보였다. 10곳의 진보 교육감 당선자 득표율 평균치는 평균 36~37% 정도다.이를 되짚어 분석하면 적어도 득표율면에서는 진보 교육감을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가 지역에 따라 최소 55% 정도에서 최대 70% 가까이 이르렀다.하지만 결국 당선은 진보에서 나왔다. 결론적으로 보수표의 분열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데 이의를 달기 어렵다.현 세태로 가면 당연히 진보후보가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교육감선거는 정당선거와 달리 무정당으로 각각 출마하다보니 정당의 룰이나 경선이 없어 컷오프가 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것이다.보수측에서는 이를 우려해 보수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부산한 움직이다. 좋은 교육감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교추본)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이 결코 쉬워보이지 않는다. 후보들 모두 한결같이 “자신은 교육감에 당선되기 위해서 출마했고, 단일화를 위해서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시간이 갈수록막대한 선거비용이 드는 관계로 이미 쓴 돈을 보전할 방법들이 없는 등 단일화의 길이 험난하기 때문이다.사태가 이렇게 전개되면서 진보쪽에서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보수가 단일화되더라도 2~3명이 맞붙을 경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진보 쪽은 기존 충성심이 강한 27~28%의 고정표에다 민주당 집권 등 어느때보다 승리의 적기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교육감은 보수든 진보든 교육계를 가장 잘 이끌어갈 적임자가 선택돼야 한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지켜볼 뿐이다.

2018-02-07

슈뢰더의 5번째 결혼

▲ 홍성식 특집기획부장예상치 못한 일이다. 일흔셋 독일 사내의 결혼이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직 독일 총리가 5번째 결혼을 한단다. 그 상대는 한국인 여성. 세간의 일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한 번이면 족할 결혼인데…. 그는 부정할 수 없는 바람둥이” 혹은 “나이가 스물여섯 살이나 차이 난다던데 희한한 일”이라며 입방아를 찧고 있다.이처럼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der)와 그의 연인 통역가 김소연 씨. 이쯤 되면 슈뢰더가 대체 어떤 인간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듬직한 풍모와 재기 넘치는 말솜씨로 `친(親) 미디어형 정치인`으로 불린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젊은 시절엔 철저하게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하던 사람이었다.14살에 학교를 그만둬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던 슈뢰더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변호사로 일할 때는 무정부주의를 지향하던 과격 도시게릴라 RAF(독일 적군파)를 변호했을 정도로 급진좌파이기도 했다.이후 그는 1963년 독일 사회민주당(SPD·이하 사민당)에 입당해 좌익이념에 기반한 정치력을 키워나갔고, 1978년에는 사민당 내부 청년조직인 `젊은 사회주의자`의 리더에 올랐다.그가 마르크스주의자에서 온건한 중도좌파로 변신을 꾀한 시기는 독일 통일을 전후한 1990년대 초반. 1998년 총리직을 놓고 헬무트 콜(Helmut Kohl·1930~2017)과 맞붙었을 땐 새로운 형태의 중도노선을 제시하며 `좌파 속의 우파`라는 슬로건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당연지사 사민당 내 정통 마르크스주의자와 좌파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총리 중 가장 급진적인 정책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 달리 슈뢰더는 재임 기간 내내 친기업적 정서를 보이는 등 진보적인 색채를 쉬이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에서 독일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2002년 유럽 전역이 큰 홍수로 공황상태에 빠졌을 때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기도 했다.`부시의 푸들`이라 조롱받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Tony Blair) 총리와는 달리 `9·11사태` 이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단호하게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 것도 반전을 외치던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슈뢰더의 `독립적이고 강단(剛斷)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정치인이 권력욕이 강하다는 것은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나쁜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불우한 과거에 대한 보상심리로 권력욕과 출세욕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은 슈뢰더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내 욕심(?)` 또한 대단했다.총리 재임 시절부터 `세 번 이혼하고 네 번 결혼한 사나이`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에 독일 언론은 우스개 삼아 그를 `아우디 총리`(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아우디는 엠블럼이 4개의 겹친 원이다)라고 불렀다.이번 김소연 씨와의 결혼으로는 `오륜기(五輪旗·지구 위 5개 대륙을 상징하는 원이 그려진 올림픽기) 총리`라는 별명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그러나 슈뢰더는 단호하다. “하늘과 땅 사이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무수하며, 운명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란 말로 5번째 사랑을 변호한 것. 21세기는 결혼과 이혼, 비혼과 독신이란 개인의 선택이 비판받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그러니, “한국의 문화를 배우며 평범한 아저씨로 살고 싶다”는 슈뢰더의 5번째 결혼을 문제 삼을 이유도 없다.사랑한다고, 그래서 결혼하고 싶다는 일흔셋 `젊은` 그의 선택을 우리 중 누가 주제넘게 책망할 수 있을까?

2018-01-31

축구 명가(名家)의 자존심

▲ 김명득 편집부국장포항은 열정적인 축구도시다.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별이 다섯 개 새겨져 있다. K리그를 다섯번 평정했다는 의미고,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명가(名家)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만큼 포항하면 축구고, 축구하면 포항이라고 할 만큼 축구에 울고 웃는 도시가 포항이다. 포항스틸러스가 올해 대폭 바뀐 새로운 선수단을 꾸려 지난 11일 태국 방콕으로 동계훈련을 떠났다. 최근 포항지역 상공인 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최순호 감독은 2년 전 포항 감독에 취임할 때보다 표정이 훨씬 밝아 보였다. 그는 새로 구성된 선수단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던 선수들을 데려오게 돼 올 시즌은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팀 주축 선수들이 많이 떠난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지난 시즌 7위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도 양동현, 손준호, 심동운과 외국인 용병 룰리냐, 무랄랴, 완델손 등이 공수에서 나름대로 제역할을 다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그렇다면 올 시즌은 어떨까. 지난 시즌은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최순호식 축구를 구사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시즌 초반 반짝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위권에 머물었다. 수비의 핵인 김광석의 부상공백이 의외로 컸다는 분석이다. 기분좋게 상승세를 타던 팀이 갑자기 내리막길로 돌아선 것도 김광석의 부상시점과 일치했다. 최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포항의 이번 태국 전지훈련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팀의 주축들이 거의 떠났지만,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될 `알짜` 선수들이 속속 영입됐고, 기존의 김승대, 김광석, 배슬기, 이광혁 등이 버티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최전방 공격수로 영입한 이근호 역시 돌풍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근호는 대학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주 공격수로 맹활약 했다. 측면 공격수로 영입한 송승민과 미드필더 김민혁도 심동운과 손준호가 빠진 공백을 메워줄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 용병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공격수 레오 가말류를 시작으로 제테르손, 채프만까지 알토란 영입에 성공했다. 여기에 경남FC로 임대 이적시킨 정원진도 불러 들였고, 김현솔, 이후권, 하창래를 차례로 품으며 포지션별 영입시스템도 마친 상태다.관건은 이들과 기존 선수와의 조합이다. 수비의 핵인 김광석을 필두로 팀의 주축인 김승대, 이광혁 등과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다. 최 감독도 이번 전지 훈련의 키 포인트를 이 부분에 두고 있다.최 감독은 올해 `근자필성(勤者必成)`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올해도 수비보다는 끊임없는 공격축구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겠다고 한다.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선수단을 이끌 사장이 이번에 바뀌었다. 제9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양흥열 사장은 포스코 외주실장을 거친 합리적인 성품에다 지역 사정에도 밝아 포항구단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는 물론 구단 스태프들도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최 감독은 포항의 레전드다. 누구보다도 포항의 정서를 잘 알고 있고 포항팬들의 절박함도 잘 안다. 그래서 명가의 부활을 누구보다도 학수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머니`의 위력을 앞세운 전북, 수원, 서울, 울산 등의 높은 벽을 어떻게 타개하느냐가 숙제로 남아 있다.이제 더 이상의 퇴보는 안 된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쏟았던 축구사랑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올해는 꼭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길 기대한다.

2018-01-24

사회지도자의 덕목

▲ 정철화 편집부국장지난 연말부터 전국적으로 사랑나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나눔 캠페인이 11월 20일부터 1월 30일까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온도를 높여 세상 곳곳을 따뜻하게 데워지게 하는 사회운동이다. 코흘리개 어린이부터 기업체 대표, 근로자, 정치인 등 각계에서 나눔의 마음들이 하나 둘 모아져 사랑의 온도탑을 데우고 있다. 살림살이는 갈수록 어렵고 세상의 인심은 더욱 각박해져 가지만 그래도 우리사회 곳곳에서 감사와 나눔의 불씨가 살아 있어 살맛나는 세상의 희망을 품게 한다.나눔은 돈의 많고 적음,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가 소중하지만 그 중에서도 누구나 흉내 낼 수 없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폐지를 주우며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기초수급자 할머니의 가난한 기부에서부터 급여를 통째로 사회에 내놓는 샐러리맨, 평생을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떠나는 자산가 등 다양하다. 우리는 그들을 기부왕, 기부천사로 부르며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인간의 본능 중에는 자신의 존재나 특수성을 부각시키고 과시하려는 `지배 욕구`가 있다고 한다. 더 높은 권력, 더 많은 재산을 축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그렇게 획득한 재산과 권력을 타인에게 행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나 사회, 조직에는 더 많은 지위와 권력, 재산을 누리는 이들이 항상 만들어지게 된다. 이들을 흔히 사회 지도층으로 부르며 이들의 지배욕구가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사회적 공익을 위해 발휘되길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다.최근 포항지진과 제천 화재 참사 피해자 돕기 성금을 전달한 이강덕 포항시장의 기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1일 제천 화재 참사 성금으로 12월 급여 중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전액(835만420원)을 전달했다. 지난 11·15 포항지진 때에는 지진피해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비 1억16만원을 성금으로 몰래 내놨다. 2년 전에는 포항시 장학회에 사비 1억2천800만원을 기탁했다. 4년전 포항시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받은 급여를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13년 해양경찰청장을 퇴임하면서 청장으로 재직했던 10개월간의 급여 7천30만원 전액을 해경 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당시 퇴임식을 마친 뒤 운전기사가 자택까지 관용차로 배웅해 주는 것도 사양하고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몰고 청사를 떠난 일담은 아직까지 해양경찰관들에게 아름다운 선배의 표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014년 포항시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관용차 대신 개인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등 사회 지도자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해 가고 있다.역사적으로는 조선조 최고 부자였던 경주 최부잣집이 있다. 300여 년 이어온 최부짓집의 가훈은 벼슬을 하되 진사 이상을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며, 흉년기에 땅을 늘리지 말고,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이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권세를 뽐내고, 큰집과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하며 돈 자랑을 하는 못난 위인들이 득세를 하는 세상이다. 많은 재산을 공동체와 함께하려고 애썼던 최부잣집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으로 오늘날까지 존경을 받고 있다.성경에 기록된 고린도전서(10장 23, 24절)에 이런 구절이 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전국적으로 사랑나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 요즘,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새겨볼 일이다.

2018-01-17

홍준표 대표와 과잉 경호

▲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비공개로 응모했다. 지난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지방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하며 개최된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는 “대구에서 정치하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고 이번에 이루게 됐다”라는 말로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를 부인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 일고 있는 당 대표의 험지 차출에 대한 압박에 “대구에서 오는 21대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고 참신한 인물을 키워 출마시키겠다”라는 말로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홍 대표의 이번 언급은 다분히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한 부담의 표출로 해석되고 오는 지방선거를 대구에서 진두지휘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되기도 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이른바 집토끼에 해당하는 대구·경북을 다독이고 이를 바탕으로 동남풍을 일게 하려는 의도라는 거창한 의미까지 부여하는 이들도 있다.즉 서울과 수도권의 산토끼를 잡기에 앞서 든든한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이라는 집토끼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것으로 야당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수순이라는 이야기다.하지만 홍문표 사무총장은 “아무리 당 대표라도 출마 여부는 대구시민에게 달려있다”고 언급해 출마에 대한 여운을 남기면서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결국 시민들이 원하면 대구에서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대구시민에게 다시 책임을 떠넘긴 셈이 됐다.새로운 정치적 구심점을 찾으려는 대구·경북 자유한국당 당원들이야 반대할 리 만무하다는 점에서 홍 사무총장의 발언은 결국 “대구 시민들이 원하면 대구에서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대구시민을 압박하는 카드가 되는 상황이다. 또 당협위원장 공모 수순을 볼 때도 순수하게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대구에서 정치를 하고 싶었다면 아무리 당 대표라도 비공개로 당협위원장을 신청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그동안 홍 대표의 이미지로는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공모에 응했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그 결과는 당내 김태흠 최고위원과 박민식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홍 대표 험지 출마론`이 다시금 제기되는 등 끊임없이 차출론이 거론되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이들이 지적하는 공통된 의견은 텃밭인 대구에 셀프 공천 입성을 통해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홀로 꽃길을 걷겠다는 판단이며 선당후사를 해야 할 당 대표의 이미지에도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서울과 경기는 가시밭길이고 홍 대표가 도지사를 지냈던 경남을 비롯한 부산지역도 자유한국당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같은 행보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지난 5일 오전 자유한국당 대구 북구지역 광역·기초의원 20명이 가진 홍준표 대표의 대구입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문제가 되고 있다.모 의원이 직접 이들을 소집하고 손수 작성한 결의문을 낭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의 한마디에 자발적인 참여라기보다는 대세에 따르라는 일종의 `어명`으로 들렸을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지역에서는 `또다른 친박`의 등장이라는 냉소적인 견해마저 나오고 있다.한동안 잠잠했던 이른바 `홍사모`와`홍대세` 등이 다시 날뛰기 시작한 데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공감을 얻고 있다.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이들은 홍 대표 경호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귀에 보청기를 끼고 경호 아닌 경호를 하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 과정에서 장우산을 들고 보청기를 낀 상태로 경호하는 장면이 연출돼 경호의 `경` 자도 모르는 기본도 되지 않은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집토끼를 다독이겠다는 자유한국당의 또다른 `친홍`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2018-01-10

대구통합신공항 한 목소리 내야…

▲ 이곤영 대구본부장2018년 무술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다. 특히 올해는 대구·경북으로서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그 중심에 대구통합공항 이전사업이 있다. 그러나 군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놔두어야 한다는 등 대구통합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한계를 넘어 앞으로 100년 미래를 변화시킬 중요한 인프라가 될 이 사업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다. 대구·경북의 글로벌 접근성 확보를 통해 세계와 경쟁을 할 수 있는 발판인 대구통합공항이 빠른 시일 내에 건설되도록 대구·경북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을 위해 국내에 1천600개의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공항 확대정책도 결국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경제권을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항공망을 확보하고 이를 해외로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이처럼 글로벌시대가 되면서 세계 도시들은 도시의 명운을 걸고 앞다퉈 국제교류, 산업기술, 관광 등 인적·물적 자원을 대내외로 연결하는 접점인 허브공항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항공 인프라 없이는 세계시장으로 진출이 어렵고 기업유치, 관광객유치, 인적교류에 불리하다는 것을 이미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인데도 대구·경북의 글로벌 창구는 어떠한가? 유일한 국제공항인 대구공항은 2017년 이용객이 350만을 돌파했다. 이미 7기의 계류장은 포화 상태이다. 2천700m 정도의 활주로는 중형기밖에 취항하지 못한다. 그래서 기껏해야 일본, 중국, 동남아 일부 노선만이 취항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구·경북은 이미 글로벌 도시와의 경쟁에서 한계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영남권신공항 무산으로 대구·경북은 세계와의 경쟁이 사실상 좌절됐다. 이후 대구통합공항 이전 확정으로 그나마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실낱같은 기회를 잡았다. 촛불정국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혼란한 정치상황과 예비후보지를 선정하고도 지역 일각에서 군공항 이전과 대구 민간공항 존치론을 들고 나오는 등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21일 경북도청에서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 등 4개 지자체 단체장이 한 자리에 모여 통합공항 이전 후보지 조기선정을 위한 전문가위원회 구성과 공정한 선정기준과 절차 등을 마련한 뒤 이전 후보지를 최종결정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다.이어 12월 29일 대구시청 별관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 김주수 의성군수와 김영만 군위군수 등 4개 단체장이 모여 대구공항과 군 공항의 통합 이전 후보지 선정을 위한 41명의 전문가 위원회를 올 1월 31일까지 구성키로 했다. 비로소 대구통합공항 이전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하지만 여전히 지자체 간 적지 않은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구시와 군위군은 6월 지방선거와 맞물리면 늦어질 우려가 있다며 설 연휴 전에 선정작업을 마무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경북도와 의성군은 전문가위원회와 산하 소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들며 신중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전문가위원회 구성 이후 통합공항 이전후보지 선정 평가방법과 절차 등을 논의하게 되는 2월 중순이면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 등 6월 지방선거로 인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연관된 통합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작업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대구·경북의 100년 미래가 걸린 이 사업을 더 이상 미적거릴 수 없다. 하루빨리 4개 지자체들이 손을 잡고 국방부의 협력을 끌어내 통합공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구통합공항 이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제대로 된 관문공항,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경제공항으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2018-01-03

경북지사 후보, 새로운 공약이 없다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취재본부장내년 지방선거전에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김관용 지사의 3선으로 무주공산격이 된 경북도지사 자리를 놓고 겨루는 경쟁이 어느 선거보다 뜨겁다.  현재 공식적인 출마의 변을 밝힌 후보만 자유한국당 3선의 이철우·김광림 의원, 재선의 박명재 의원 등 선량 3명에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도 가세한다. 신년 들어서는 김장주 현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 등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후보만 6~7명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까지 가세하면 8~9명 이상이 각자 저마다의 자질과 대세론을 내세우며 격랑속으로 뛰어든다.아직은 공직 신분이라 출사표를 던지지 못한 후보들을 제외한 3명의 중진급 의원들이 이미 출사표를 던지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들 출사표에는 향후 경북 도정의 운영방향과 당선 후 실천할 공약 등이 디테일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들어가 있다.하지만 이들 공약을 자세히 뜯어 보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없다. 하나같이 ‘새롭게 도정을 이끌겠다’는 거창한 말만 있을뿐, 진정 경북을 발전시킬만한 획기적인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경북이 처한 상황은 어떤가. 인구감소로 향후 소멸대상으로 거론되는 시군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등 머리만 크고 하체는 허약해질 대로 허약한 가분수구조다. 이를 깰 비책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이철우 후보는 문화관광 활성화, 환동해 지역본부 제2청사 승격, 미래지향적 경제선도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농업의 첨단화와 청년창농 지원, 이웃사촌 복지도입, 지진방재대책 마련, 글로벌 경북, 감탄할 정도의 도정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김광림 후보는 RD 산업육성, 지진종합대책 마련, 신라왕경 복원, 특성화 성장산업 유치, 원전관리산업 벨트 유치, 미래형 문화관광융복합벨트 조성, 친환경농업 6차산업으로 승화, 백두대간 프로젝트 가속, 통합신공항의 속도감있는 추진 등이다. 박명재 후보는 지진방재연구소 설립, J자형국토개발 전략, 동북아경제권 구축, 제2도청 추진, 지역생존과 활력추진, 4대권역별 신산업기반 육성, ICT와 농생명산업 전진기지 구축, 맞춤형 건강복지사회 구현, 신라왕궁 복원 등 3대 문화권지속 추진 등이다.거의다 현 김관용 지사가 추진해온 내용을 답습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답답함을 가눌 수 없다. 이들 세 후보의 공약 중 새로운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굳이 새롭다면 박명재 후보의 J자형 국토개발이다. 이 내용도 과거 김 지사가 내세운 전(田)자형 도로망 확충을 변형한 것일 뿐이다.일찍이 대학 재학 중 우리나라 최고시험인 고시에 합격하고, 수재들만 모이는 중앙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후보들이지만 궁색하기 짝이 없는 공약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의 공약은 도청 출입기자만 되어도 바로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이다.경북지사 선거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경북과 경북도민을 위한’ 자리다. 경북인이 체감하고,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사실 민선 6기 동안 어느 정도의 공약이 나와 더 이상 정책개발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차기 지사가 되려는 사람은 달라야 한다. 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정책을 끄집어 내 경북인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당장 공약이 힘들면 정책개발팀과 밤을 새워서라도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마른 수건을 짜듯’이라도 해 적어도 새로운 정책개발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노력의 흔적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도지사 후보들은 지금부터라도 밤을 낮삼아 경북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을 개발하고, 당선되면 이를 바로 정책에 적용시켜 경북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경북지사는 그저 ‘갑남을녀’가 아닌 경북민의 대표로서 뭔가 남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2017-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