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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기생바위 기도터 철거 시작⋯‘긴 협의 끝 원상복구 착수’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6-05-06 17:16 게재일 2026-05-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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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팔공산 국립공원 동부사무소의 철거 과정 동행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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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국립공원 팔공산 기슭 기생바위 기도터에 철거 작업하는 모습. /황인무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역점 사업 가운데 중요한 분야가 전국 하천·계곡 내 불법 점용 시설 원상 회복이다.

소수 집단이 점거한 시설을 원래대로 복원하고 최대한 편리하게 만들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이 대통령은 생방송된 국무회의에서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명확한 집행을 요구해 지방자치단체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하천·계곡 내 불법 점용 시설을 전면 재조사한 결과 3만3000여 건의 불법 행위를 확인했다. 지난 한 해 전체 적발 건수(835건) 보다 약 40배 많은 수치다.

이처럼 계곡의 불법 점용을 정상화하는 조치가 6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 기생바위 기도터에서 있었다. 본사 취재진이 팔공산 국립공원 동부사무소의 철거 과정을 정밀 취재했다.

6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국립공원 기슭. 평소라면 계곡 물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만이 가득했을 산길 입구는 낯선 긴장감에 잠겨 있었다. ‘철거 공사 중,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과 함께 출입을 막는 가림막이 길목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곳은 이른바 ‘기생바위 기도터’. 오랜 시간 무속인들이 점유하며 사용해 온 공간이다. 그러나 이날을 기점으로 그 흔적은 하나둘 지워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철거 작업의 출발점이다.

산길을 따라 계곡 안쪽으로 들어서자, 바위 틈마다 꽂힌 촛농 자국, 제단으로 쓰였던 구조물 등 기도터의 모습이 드러났다. 시간이 켜켜이 쌓인 흔적은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질감이 뚜렷해졌다. 녹슨 철제 구조물과 낡은 시설물은 방치된 채 계곡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철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작업자들은 계곡을 따라 흩어지며 구조물 해체와 폐기물 수거에 나섰다. 삽과 곡괭이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인부들은 말없이 손을 움직였다. 임시 집하장에는 촛불함과 철 구조물, 돗자리, 그물망, 녹슨 칼, 라면 봉지와 박스 등 각종 폐기물이 빠르게 쌓여갔다. 한쪽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바람을 타고 번졌다.

이날 현장은 단순한 철거를 넘어선 ‘정리의 시작’에 가까웠다.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에 따르면, 해당 기도터를 둘러싼 갈등은 수개월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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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국립공원 팔공산 기슭 기생바위 기도터에 철거 작업하는 모습. /황인무기자  

지난 3월 초부터 점유자들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초기에는 반발과 시위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달 21일에는 대구·경북 지역 무속인 30여 명이 현장을 찾아 기도터 존속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공원 내 불법 시설물 정비와 생태 복원이라는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요구에 굴복했다가는 대통령의 불호령이 떨어진 판인데 묵인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반복된 설득 끝에 점유자들이 자진 철거에 동의하면서 이날 작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김한진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 과장은 “이달 말까지 철거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후 생태 복원에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곡 생태계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복원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CCTV 기반 무인 계도 시스템과 특별 단속을 병행해 유사 사례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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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산국립공원 팔공산 기슭 기생바위 기도터에 철거 작업하는 모습. /황인무기자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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