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가 지난달 21일 포항에 둥지를 마련하고 공식 개청했다. 비록 청사가 만들어지지 않아 포항테크노파크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동해안시대 개막을 알리고 21세기 신해양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데 의미가 크다.
역사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고대 로마는 지중해 해상권을 장악하고 유럽전체를 지배했고, 유럽에 수많은 도시국가를 창조한 그리스도 해양을 바탕으로 중흥을 이뤘다. 우리나라도 역사속에서 가장 번성했던 시기도 해양 강국의 토대에서 비롯했다. 통일신라의 장보고는 한민족 해양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장보고는 군사력과 항해술을 바탕으로 동북아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신라 천년의 화려한 문화융성을 이뤘다.
15세기 말 해양으로 진출했던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유럽은 500년 동안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했다. 미국도 강력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
헌대사회에 들어서는 한반도 주변국간에 해양 지배권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해양굴기를 선언하며 일본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과 해양영토분쟁을 일으키는 등 해양지배권 강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이웃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양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른 200해리 경제수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파도에 보일락말락하는 작은 암초에까지 인공시설을 설치하고 자국 영토를 선언하고 있다. 이들 암초를 기점으로 200해리 영해를 그어 자국의 해양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욕심이다. 일본의 이같은 해양영토 확장 정책은 한국과 중국, 러시아, 대만, 필리핀 등과 끊임없이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독도 침탈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치말하게 준비되어 왔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우리나라 연안 바다의 수심을 측정하고 어자원을 세밀하게 조사했다. 일본은 이 자료를 토대로 신한일어업협정 당시 배타적경제수역과 중간수역을 확정하는데 이용했다. 또한 독도를 중간수역에 포함시키는 등 전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독도문제는 일본의 전체적인 해양확장 전략 가운데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욱 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식량과 자원안보 기능도 막중하다. 미래 식량난에 대비한 해양어족자원과 해저광물 등 에너지자원은 미래 경제발전의 중요한 토대이다. 해양크루즈를 비롯한 해양관광과 조선산업, 전통 해양산업을 고도화를 통한 신성산업 발굴 등 제4차산업 혁명의 터전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수중로봇, 자율항해 무인선 개발, IoT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항만, 스마트 양식장 등 기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신상장 동력으로 대두해 있다.
환동해지역본부는 해양과 수산, 에너지, 원자력, 항만, 독도정책 등의 업무를 관장한다. 특히 독도정책은 국가의 영토를 지켜야하는 매우 막중한 업무이다. 일본의 독도 침탈정책은 독도를 자국령으로 고시해 놓은 시마네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묵인, 방조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맞대응해야 하는 환동해지역본부의 인사와 조직을 허투루 다뤄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해양에 대한 지식과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춘 능력있는 지도자와 인적구성,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독도영유권을 공고히 해야 한다.
해양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개발해 해양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해양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어야 한다. 해양산업을 실질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환동해지역본부가 지역과 국가 경제 부흥은 물론 세계 열강과 각축을 벌이는 신해양시대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