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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신진 등장·세대교체 등 승패 가를 변수 많아 하마평 무성

보수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장세용 구미시장이 당선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또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는 오중기 후보가 34%를 득표하며 선전을 벌였다. 대구지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인해 보수진영이 갈라져 여야4당(한국당 8석, 더불어민주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바른미래당 1석) 구도가 됐다. 실제 한국당이 10석이었으나 조원진(대구 달서병),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해 각각 대한애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하면서 총 8석만 확보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의 21대 총선 관전 포인트는 한국당이 TK지역을 독식할 지, 아니면 정치적 다원주의를 구축, TK가 새로운 열린사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다. 이는 TK가 보수의 텃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TK의 정치적 고립과 맞물려 있어 더욱 관심사다. 시류에 발맞춰 대구, 경북의 정치 세평도 점차 드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요즘 TK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속마음이 편치 않다. 중앙당에서 틈만 나면 뒤흔들고 있어서다. 실제, 중앙당이 인재 영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 판이 뒤집혀질지 아무도 모르는 법. 그래서일까. 지역에서도 신진들의 등장과 세대교체, 현역의원들의 생환 여부 등이 벌써 하마평이다. 경북매일에서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TK지역 중 화제의 지역을 짚어 봤다.고령·성주·칠곡이완영 의원 의원직 상실에“한국당 공천 잡자” 신경전 치열인구 11만 칠곡 민심잡기 ‘관건’일단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 선거구가 주목받는 것은 이완영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돼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현역이 사라졌다는 것은 신진에겐 더없는 ‘빅 찬스’다. 특히 지역적 특색상 이미 한국당 공천을 노리는 후보들이 줄을 서 있다.경찰서장과 재선 기초단체장을 지낸 후 현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항곤 전 성주군수와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이인기 전 의원, 칠곡 출신의 정희용 경북도 경제특별보좌관,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성주 출신의 홍지만 전 의원, 성주 출신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전화식 전 성주 부군수, 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칠곡이 고향인 송필각 전 경북도의회 의장 얘기도 나돈다. 특히 오는 28일 고령에서 특강을 할 예정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의 고향은 고령이다. 후보군들이 넘쳐나면서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가깝다는 친분과시다. 실제 모 인사는 황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다른 인사도 ‘황 대표로부터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받았다’며 ‘황심’을 내세우고 있다. 모두 팩트를 알 수 없다보니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정말 황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냐는 말까지 나온다.고지 달성은 칠곡 민심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있다. 4월 기준으로 칠곡의 인구수는 11만8천명, 성주는 4만4천, 고령은 3만2천명이다. 한국당 중앙당 입장에서 볼 때 이곳은 맞춤형 공천이 가능하다. 현역의원이 없기에 당이 제시하는 정체성과 가이드라인에 맞을 경우 내려꽂기가 가능한 것이다. 지역에서는 미래 정치지도자로 키울 수 있는 청년층의 후보를 희망하는 소리도 자주 들리고 있다.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백선기 칠곡군수도 여지가 남아 있다. 그는 칠곡군수를 3연임, 비교적 지지층이 두텁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세호 전 칠곡군수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장 전 군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3.74%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바 있다. 민주당도 도내 다른 지역보다 이 선거구는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칠곡군수 선거 당시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역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하나의 근거로 들고 있다. 선거를 치러보니 자유한국당을 싫어하는 층들이 예상외로 많더라는 것이다. 실제 칠곡에는 구미에서 직장을 다니는 젊은 층들이 많은데, 이들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상주·군위·의성·청송전·현직 의원, 현 당협위원장 격돌상주시장 재선과 맞물려 ‘이목’청송, 지역구 재편 가능성도 커도내 다른 지역처럼 이 선거구 역시 보수층 지지 경향이 높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의 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가 더 관심사항이다. 일단은 전·현직 의원과 현 당협위원장 간의 대격돌이 주목되는 격전지다. 현역은 3선의 한국당 김재원 의원과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이다. 초선인 임 의원은 얼마 전 상주로 주소를 옮긴 뒤 상주보 철거 문제와 의성 쓰레기 산 등에 관심을 쏟으며 뛰고 있다. 20대 총선에 당선됐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김종태 전 의원 또한 재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두 명의 현역 의원에다 전직 의원이 있지만 현 당협위원장은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다. 이러다보니 현재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 당연히 온갖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이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 때도 매우 시끄러웠다. TK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복잡하고 특이한 지역구도가 혼돈의 바탕이다. 20대 총선에서는 친박계 실세인 김재원 의원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주 후보간에 단일화가 추진되면서 김종태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후 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고, 재선거에서 상주 출신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의성 출신인 김재원 의원이 고지를 탈환했다.그러나 3선의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20대 총선 경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후 당원권이 정지되면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 꿰찼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김 의원이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21대 공천 경쟁이 복잡 미묘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김 의원은 최근 황교안 대표의 측근으로 부각되고 있고, 차기 예결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지역 정가에서는 △김재원 의원의 거취 △황천모 상주시장 재판 △소지역주의 △보수결집 또는 분열 등에 따라 선거판이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항간에는 김 의원이 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을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본인과 무관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실제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김 의원이 거처를 옮긴다면 여기도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 선거구는 내년 총선 선거 때 시장 선거도 같이 실시될 수도 있다. 황천모 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는데,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가 되지 않으면 재선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흐름으로 보아 내년 선거 전에 3심까지의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총선과 시장선거가 맞물리면서 판을 후끈 더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지역의 한 인사는 “내년 총선까지 후보들이 국회의원과 시장을 놓고 합종연횡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역대 어느 때보다 혼탁해지고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후보군 중 일부가 총선이 아닌 상주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거나, 상주시장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김천시장 출마를 위해 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던 최대원 후보가 경선 패배한 뒤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500표차로 떨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여당인 민주당에서는 김영태 지역위원장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서 자랐지만 상주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17년 재보궐선거에서 17.58%의 득표율을 올렸다. 다만, 이 선거구는 현 지역구가 유지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부에서는 청송이 강석호 의원의 지역구인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로 묶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럴 경우 이곳의 선거구는 상주를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 지금의 선거구도가 다시 출렁일 수밖에 없다.포항 북, 포항 남·울릉리턴매치 성사 관심사 포항북김정재·오중기 특별법 날선 공방남울릉엔 3선도전 박명재의원과박승호 전 포항시장 신경전 치열포항북 지역은 리턴매치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지난 총선 당시 한국당 김정재 의원과 무소속 박승호 전 포항시장, 민주당 오중기 지역위원장이 대결을 펼쳤다. 지난 20대 선거 결과를 보면 한국당 김 후보는 43.39%를 득표했고, 박 전 시장은 38.84%, 오 위원장은 12.71%를 받았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최근 주변인사들에게 포항 남·울릉 출마를 시사해, 이번 리턴매치 때는 김 의원과 오 위원장 간의 맞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특히 오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34.32%를 득표한 저력을 바탕으로 한 번 해볼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지난 총선 당시 경쟁을 펼쳤던 박 전 시장이 포항 남·울릉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이상 재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수의 텃밭인 만큼 김 의원은 1차적으로 당내 공천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허명환 강남대 석좌교수,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이상휘 세명대 교수 등이 김 의원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포항남·울릉 지역은 박명재 의원의 3선 성공 여부와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박 의원의 아성을 뛰어넘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승호 전 시장이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이 선거구 출마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두 사람의 지지측은 이미 신경전이 치열하다. 박 전 시장이 한국당 경선에 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현재 무소속이다. 박 전 시장은 포항북구당협에서는 몇 번에 걸쳐 입당 신청을 했지만 복당이 불허됐다. 따라서 한국당 복당을 점치기가 쉽잖다. 입당된다면 박 의원과 공천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지만 복당이 불허될 경우 무소속 신분으로 박 의원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췄던 서장은 전 일본 히로시마총영사도 남·울릉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검찰 출신의 한 인사의 출마설도 나돈다.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포항시장 후보로 나선 허대만 지역위원장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강덕 시장에게 불과 7.6% 차이로 패배할 만큼 나름의 인지도와 지지세를 자랑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19-06-20

TK, 21대 총선 ‘보수 세력 독식 VS 다원주의 구축’ 관심사

21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긴 시간 같기도 하지만 선거판 10개월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출마를 위해 움직이는 인사들의 총성 없는 물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할 수 있다.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앞으로 여야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석수 확대 및 석패율제 등 다양한 변수는 남아 있다. 또 인구 하한선 미달로 지역구 조정이 필요한 지역도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어떤 지역이 어떻게 될지 가늠이 어렵다. 그러나 ‘승자독식 소선구제’의 총선 룰은 바뀌지 않는다. 총선 후보자들은 한 표 차이로 승리만 한다면 21대 여의도에 입성한다. 총선이 10개월 남았음에도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올인하고, 후보자들이 지역에 얼굴을 알리며 인지도 쌓기에 나서는 등 벌써부터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누가 뭐래도 대구·경북(TK) 정치권은 현재 보수 성향이 강하다. 자유당 시절만 하더라도 대구는 야도(野都)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보수의 본산으로 자리 잡혔다. 대구, 경북에서도 경북은 정치성향이 좀 더 독특하다. 경북지역 13석 모두 한국당 의원들이 당선됐을 정도로 한국당 독점구조의 정치지형을 구성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도 현역의원들은 한국당을 지켰다. 영원히 닫혀 있을 것만 같던 경북의 정치 성문.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많이 열렸었다.북구을3선 도전 민주 홍의락 의원 맞서한국당 최소 5명 공천혈투 예고정의당·무소속 후보도 채비대구 북구을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터를 잡고 3선을 노리는 곳이다.한국당은 오는 총선에서 당차원의 전력투구를 해야 할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내 경선에는 김재원 의원, 박준섭 한국당 법률자문위원을 비롯 주성영·서상기 전 의원 및 이범찬 전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 등 최소한 5명이 출마태세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여기에 정의당은 조명래 전 전국위원과 이영재 북구지역 위원장의 출마 거론되고 무소속의 황영헌 전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도 출마태세를 가다듬고 있는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특히 대구시장 3선을 하지 않겠다고 알려진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권 도전에 앞서 이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한때 나돌기도 했지만, 해프닝에 그쳤다.최근에는 권 시장 출마 대신 행정·경제부시장 중 한명이 북구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어 한국당 당내 경선에만 최소한 6명이 도전하는 상황이 될수도 있다.김재원 의원은 북구을로의 지역구 변경설에 극구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북구을 지역 의성향우회 등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꾸준히 퍼지고 있어 진위를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 의성에서 상주로 주소를 옮길 때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 바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안팎의 관측이다.서상기 전 의원의 경우 일부에서 나이 등을 고려해 총선보다는 다른 쪽으로 선회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총선이 가까워져야 당내 경선 참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주성영 전 의원은 북구을에 변호사 사무실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북구을과 고향 지역구 출마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박준섭 변호사는 그동안 북구갑 출마에 이름을 올린 상태이지만, 지역내에서 참신성을 가진 젊은 정치신인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북구을에 도전해도 당내 경쟁 후보는 물론이고 본선에서도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의당의 조명래 전 전국위원과 이영재 위원장은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로 결정되는 인사가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고 반(反)한국당 정서가 강한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외연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무소속의 황영언 씨는 유성걸 전 의원과 함께 한국당 입당이 유보되면서 다시 입당절차를 거치게 되면 당내 도전에 나서고 그렇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수성갑차기 대권주자 김부겸의원 대항한국당 정치 1번지 탈환 사활김병준 비대위원장 차출 등중량감 있는 후보로 빅매치 예고대구정치 1번지인 수성갑 지역 역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지역구로 자유한국당 공략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돌면서 어느 때보다 한국당 측 인사들의 도전바람이 거세어지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장관직을 마치고 곧바로 지역구에 살다시피하면서 주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당 도전자들과의 일전채비를 갖춰가고 있다.한국당 당내 경선참여자로는 정순천 당협 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등을 비롯, 남상석 전 한국당 대구시당 안보위원장과 김현익 변호사, 한국당 복당을 기다리는 김경동 전 바른미래당 수성갑지역위원장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차출설도 꾸준히 나도면서 빅매치로 총선이 치처질 것으로 점쳐지는 지역이다.김 전 위원장은 2개월여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영남대에서 특강을 한데 이어 수성구 지역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가져 수성갑 차출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성주에서 태어나 초·중·고교와 대학을 모두 대구에서 나온 김 전 위원장이 고향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언급했지만, 항상 당을 위해 국민의 원하는대로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한국당 내 험지에 속하는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만일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을 통해 성사될 것으로 지역 정가는 보고 있다.이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부겸 의원에 대적할 만한 인물로는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들로서는 중량감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당 내외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미 출마준비를 해온 한국당 내 경선 인사 중 정순천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그동안 수성갑 당선의 바로미터는 지역민과의 친밀감과 밀착력이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과거처럼 낙하산 인사를 공천하게 되면 필패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이러한 주장에도 당 내외에서는 수성갑은 대구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과 대구·경북지역 판세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하고 한국당 입장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고 여당 후보가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한국당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중·남구초선 강세 전통에 물갈이 기대감10여명 후보군 출마 움직임재선 도전 곽상도 의원 대적한국당서만 5~6명 공략 나설 듯대구 중·남구는 그동안 지역 유권자들이 초선의원만을 배출할 만큼 재선 도전의 무덤으로 유명하다.현재 한국당의 곽상도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당내에는 배영식 전 의원과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임형길 전 홍준표 당 대표 특보, 강연재 홍준표 전 당대표 법무특보 등 5∼6명이 한국당 공천 도전자 그룹으로 알려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과 김현철 전 남구의회 의장 등이 준비중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희국 전 의원과 윤순영 전 중구청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당 경선의 경우 최근 곽 의원이 당내 저격수 역할을 하면서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당협위원장직은 물론이고 당 공천에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성사되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당 경선 참여 예정자들은 당 비대위 시절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판단 아래 당협위원장직과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 중 배영식 전 의원은 황교안 당 대표와 대학 동문인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생애 마지막 총선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지역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3선의 구청장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 지역의 어려운 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어 지역민과의 접촉을 표심으로 연결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역민과 소통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이인선 대경경자청장은 청장 임기를 다 채우고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는데 매진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지난번 총선때 당내 경선에서 지역구를 옮겨야 하는 아픔을 겪은 만큼 이번 도전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는데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도건우 전 대경경자청장은 권영진 시장의 후광을 업고 중·남구에 출마해 권 시장의 시정 행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임형길 전 특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당내 중구청장 경선후보로 나섰던 경험과 홍준표 전 당대표와의 인연 등을 강점으로 참신성을 내세우며 오는 총선에 반드시 출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홍준표 전 당 대표키즈인 강연재 법무특보는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지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어 중·남구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민주당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은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지난 2008년과 지난 2012년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선 경험이 있고 당내 중량감 있는 후보군에 포함돼 있어 항상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이 차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바른미래당에는 김희국 전 의원과 윤순영 전 중구청장도 총선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김희국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의원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윤 전 청장은 최근 사단법인 ‘여성과 도시’ 초대 이사장에 취임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9-06-20

포스코 새 경영이념 ‘기업시민’… 미래 이끌 성장 에너지

“지금 우리는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성장방식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지난해 7월 27일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그룹 스스로가 사회의 일원이 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포스코’를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다. 국내 대기업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지만,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남다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창립 초기부터 이어져온 ‘제철보국’정신을 이어받았다. 단순하게 착한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포스코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왜 기업시민인가위대한 기업은 규모, 경쟁력, 핵심역량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위대한 기업들을 사업(business)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잘 거두면서도 미래를 위해 사회(society)와 사람(people)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사회는 기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토양이고, 사람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 늘 관심 가지고 키워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과거 한때 대마불사의 시대가 있었다. 한마디로 큰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였다. 미국의 글로벌 경제지 포춘지(Fortune)는 1955년부터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순위에 오른 기업들이 계속 머무는 기간이 계속 짧아졌고, 심지어 사라지는 일이 빈번해(1994년 생존기업 160개로 생존 확률 32%)지면서 더 이상 큰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이에 포춘지는 1983년부터 존경받는 기업(The admired companies)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제 글로벌 경쟁의 시대를 넘어 세계 경제는 지금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고, 미래 사회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 지가 중시되고 있다.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최근 국내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 중시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SK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래 기업가치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을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로 정하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포스코는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51년은 한국 경제의 성장에 발맞추고 기여하는데 주력해 왔고, 그 중심에는 제철보국이라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정확히 읽어내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포스코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에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경제적 도전과 사회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미래 50년을 성공으로 이끌 정신과 가치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만 다를 뿐이다. 포스코는 창립 이후, 시대적 요구를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지역과 공생하고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 다양한 공헌활동을 추진해왔다. 남들이 낸 길을 따라 가기 보다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고, 혼자 잘 되기보다는 다 같이 잘되기 위한 길을 선택해 왔다. 포스코에는 바로 이러한 기업의 체질 속에서 이미 시대의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DNA가 자리잡고 있다.□포스코의 기업시민포스코는 지난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이에 따른 경영비전을 ‘위드 포스코(With POSCO), 위아더 포스코(We’re the POSCO)’로 정했다. 지난 50년의 발전 동력이 ‘제철보국’ 이였다면, 미래 50년의 성장 에너지를 ‘기업시민’이라고 정한 것이다.시민이란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과 연대감을 갖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시민이라 함은 기업에 시민이란 인격을 부여하여 기존 경제적 주체로서의 역할에 더하여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포스코는 창립 이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추진해 왔다. 포항과 광양지역의 교육과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고, 제철장학회와 포항공대 설립 등 인재양성에도 꾸준히 매진해 왔다. 또한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봉사단, 포스코1%나눔재단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왔다. 이처럼 다양한 공익 활동을 통해 기업사회공헌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했으나, 그 동안의 국민기업과 같은 표현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동적, 피동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것은 이제 포스코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시민으로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자세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 하는 경영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큰 뜻이 담긴 것이다.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과 역할 확대에 따라, 기업이 기존의 경제주체 역할에 더하여 사회 이슈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활동을 의미한다.따라서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경영비전과 각 부문의 역할은 물론, 인재상, 임직원 자세와도 일관되게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포스코는 향후 그룹의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시민 이념에 부합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며, 임직원들도 일상 업무에서 자연스럽게 기업시민 이념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즉, 기업시민활동이란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평소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업시민 관점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행동 중에서 무엇을 바꿔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며 업무를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기업시민 관련 조직신설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3월 15일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과 기업시민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포스코 그룹의 최고 자문기구로 기업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기업시민위원회는 사외전문가 및 사내외 이사 총 7명으로 구성되며, 경영, 법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 전문가 3인을 기업시민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함으로써, 기업시민 활동이 기존의 사회공헌적 성격을 넘어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포스코 기업시민위원회는 매 분기별로 개최되며, 향후 포스코그룹 기업시민 전략에 대한 자문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트렌드 변화에 대한 제언은 물론 기업시민활동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성과점검 등을 맡아 수행하게 된다.포스코는 앞으로도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기업시민위원회를 통해 자문을 받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올 초에 신설된 기업시민실은 포스코그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 기업시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직원들의 활동 방향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기업시민실은 지난 4월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포항시와 함께 환호공원 명소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환호공원이 전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포스코의 철강재를 이용한 세계적 작가의 철강 조형물을 설치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또 1% 나눔재단을 기부자와 함께하는 활동, 임직원들이 공감하는 사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직원들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재능봉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그 첫 활동으로 지난 1월 지난 한 해 동안 봉사와 나눔 활동에 앞장서 온 포스코와 그룹사, 해외법인, 협력사의 임직원 봉사단 및 외부 파트너기관을 대상으로 2018 기업시민 봉사상을 수여했다. 3월에는 기존 러브레터를 기업시민 러브레터로 개편하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했다.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 기업시민실은 사회적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공헌활동을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선순환 되는 사회공헌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지난 3월, 포항공대 융합문명연구원에는 기업시민연구소(Corporate Citizenship Research Institute)가 마련됐다. 이 곳에서는 기업시민 연구와 사회적 가치 연구, 융합적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술적 연구와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기업시민 연구활동은 학술적 연구 중심으로 수행하며, 기업시민의 개념과 필요성, 역할, 역량, 활동방향 등 개념적인 정의와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6-20

시간이 저장된 그 곳, 쌓인 이야기조차 맛깔스럽다

◇ 제사와 맞이에 가장 중요한 고기쇠고기는 귀했다.쇠고기는 ‘우육(牛肉)’이 아니라, ‘금육(禁肉)’이었다. 쇠고기는 제사 모시고, 손님맞이 하는[奉祭祀接賓客, 봉제사접빈객] 필수음식이었다.제사와 손님맞이가 잦았던 경북 지방에는 쇠고기 문화도 발달했다. 직화로 굽는 불고기와 신선한 상태로 먹는 육회 등이다.영천의 ‘편대장영화식당’은 육회로 널리 알려진 노포다.터미널 바로 옆에 식당이 있다. 외부에서 영천으로, 영천에서 외부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 뜻이다.‘할머니’가 우둔살의 심줄을 일일이 발라낸 후 육회로 냈던 쇠고기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경산시 남산면의 ‘남산식육식당’은 외진 곳에 있다. 경산시 등 인근 주민들이 드나들던 지역 노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경우다. 고기를 손질한 후 남은 자투리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일품이다.호남사람들은 ‘육회’와 ‘육 사시시미’를 구분한다.호남의 육 사시미는 영남의 뭉티기 고기다.살코기가 많고 기름기가 적은 부분의 심줄을 걷어낸 후, 듬성듬성 자른다. 고기 두께가 두꺼우니 뭉티기 고기라고 불렀다.쟁반에 담은 다음, 쟁반을 수직으로 세워도 고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감영(監營)이 있었던 대구에는 쇠고기 소비가 많았다.뭉티기 고기가 대구에서 유행한 이유다. 향촌동의 ‘너구리식당’이 뭉티기 고기의 원조라고 알려져 있다. ‘왕거미식당’도 오래된 뭉티기 고기 노포다.흔히 ‘대구 뭉티기 고기 3대 노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손에 꼽는 집이다. 두 집 모두 실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포장마차 같다.안동 풍산읍의 ‘대구식육식당’, 경주 아화의 ‘서면식육식당’도 외진 곳에 있지만 권할 만한 곳이다. ‘대구식육식당’은 50년을 넘겼다. 두 집 모두 음식량이나 질이 모두 푸근하다.‘대구식육식당’은 쇠고기로는 보기 드물게 ‘근 단위’로 고기를 내놓는다. 불고기 전문점이다. “돼지고깃값으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경주 서면의 ‘서면식육식당’ 역시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집이다. 음식의 질도 수준급. 고기를 살 수도 있다.영덕의 ‘아성식당’이나 성주의 ‘새불고기식당’도 불고기 전문점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불고기판 위에 시금치가 가득하다. 쇠고기 불고기에 당면 등을 사용하는 집은 흔하지만, 시금치를 얹는 경우는 드물다. 얼마쯤 억센 시금치를 얹어서 익힌 불고기에는 시금치의 단맛이 배어든다.쇠고기 흔한 곳에 돼지고기가 빠질 리 없다.예천 용궁의 ‘단골식당’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순대 노포’다. 토렴한 국물 맛이 아주 강하다. 용궁은 인근의 농, 축산물이 모이는 교통의 요지였다.우시장이 가까이 있었고 물산도 풍부했다. 50년 이상 업력을 지닌 ‘단골식당’이 자리한 이유다.역시 노포인 경주 안강의 ‘승진식당’은 묘한 돼지고기 전골이 재미있다. 간장을 넣은 전골 국물인데 정작 형태는 돼지찌개 식이다. 달싹한 맛이 일품. 기름기가 적절하게 있는 부위를 사용한다. 먹고 난 후, 밥을 볶아도 좋다.경남 밀양과 대구는 돼지국밥의 성지다. 밀양과 대구는 대도시였다.대구에는 감영이 있었고, 밀양은 영남루가 있는 대도시였다. ‘고기 문화’는 감영이나 큰 누각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한다. 고기는 향교 등의 제사와 손님맞이의 필수품이었다.대구에는 돼지국밥 골목이 있다. ‘이모식당’은 50년 가까운 업력을 자랑하는 노포. 손님이 주문하면 머리 고기 등을 썰기 시작한다. 막 손질한 고기는 미리 썰어둔 고기와 맛이 다르다.‘성화식당’도 대구의 노포 돼지국밥 맛집이다.신선한 뼈, 고기를 구한 다음, 늦은 밤 피 빼기를 하고 삶는다. 밤새 국물을 곤 후, 다음 날 점심 무렵부터 국밥을 내놓는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부추겉절이도 없다. “고기 맛을 해치기 때문에 부추를 내놓지 않는다”라고 말한다.봉화군 봉성면의 ‘청봉숯불구이’, 김천 지례의 ‘장영선 원조지례삼거리불고기’, 예천 읍내의 ‘동성분식’은 특이한 음식을 내놓는다.‘청봉숯불구이’는 ‘돼지고기+솔잎’이다. 주문을 받은 후, 별도의 공간에서 고기를 굽는다. 굽는 과정에 솔잎의 향을 고기에 더한다. 손님상에 내놓을 때도 고기 접시 아래 솔잎을 깐다. 솔잎의 은은한 향기가 고기에 밴다.인근에 3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집들이 몇몇 더 있다.‘동성분식’은 태평추를 내놓는 집이다. 한적한 골목이다. 메밀묵과 신 김치, 돼지고기를 더한 음식이다. 연탄불 위에 올리고 ‘끓여서’ 먹는다. 김 가루와 고춧가루 정도를 더한 투박한 음식이다. ‘태평추’는 ‘탕평채’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짐작하지만 정확지는 않다.‘장영선 원조지례삼거리불고기’도 업력 50년을 넘겼다.오래전 가정 음식이었던 고추장 돼지 불고기를 내놓는다.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던 ‘지례의 토종 돼지’ 고기를 사용한다. 재래, 토종 돼지는 개체 크기가 작고 살이 찰지다. 골목 전체가 지례 돼지고기 전문점이다. 그중에서도 노포 맛집이다.소, 돼지 이외에 닭도 대중적인 식재료였다.장계향의 ‘음식디미방’에도 백숙 등 닭요리가 있다.안동의 서부시장은 찜닭으로 유명하다. ‘안동찜닭’으로 부른다. 백숙이나 닭볶음탕과는 달리 간장 베이스다. 각종 채소 등을 넣고 전골 형태로 끓인다. 시장 골목 통에 여러 가게가 있다. 그중 ‘원조안동찜닭’이 노포다.◇ 국수, 귀한 제사 음식으로 시작하다국수를 제사에 사용했다고 하면 믿지 않는 이들이 많다.경북 안동에도 이제 국수 제사를 모시는 집은 드물다.음식점은 아니지만, 안동 임동면의 ‘지례예술촌’에서 제사 국수인 ‘메국수(멧국수)’를 본 적이 있다.‘메국수’는 제사에서 밥(메)처럼 사용하는 국수다. 제사의 메국수는 ‘안동 국시’의 시작이다.제사 국수는 사라졌지만 건진국시, 제물국시, 칼국수는 남았다.안동 서후면의 ‘경당종택’은 조선 중기 유학자 경당 장흥효(1564~1633년)의 후손이 살고 있다.‘음식디미방’의 저자 장계향의 친정이다. 경당은, 퇴계 이황(1501~1570년)-학봉 김성일(1538∼1593년)로 이어지는 학통을 물려받았다.지금도 경당종택에서는 경당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를 모시고 있다. 두어 해 전까지는 종부 권순 씨가 국수를 만들었지만, 몸이 아프니 더 국수를 내놓지 않는다. 경당종택에서 ‘종택 스테이’를 하면 다음 날 아침 ‘반가의 아침밥상’을 만날 수 있다.정갈하고, 소박하면서 품위가 있는 밥상이다.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등 나물과 간고등어, 북어보푸라기, 안동고춧가루 식혜 등이 이채롭다. 전문식당은 아니지만, 종부(宗婦)의 밥상은 50년을 넘겼다.업력은 길지 않지만, 안동의 ‘골목안손국수’는 경당종택의 종손이 즐겨 찾는 건진국시, 제물국시 전문점이다.대구 서문시장에는 여느 경북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칼국수, 수제비 골목이 있다. ‘합천할매손칼국수’가 노포 맛집이다.가게 앞 좁은 골목 한쪽에서 홍두깨로 반죽을 밀고, 칼국수를 만든다. 가격도 낮은 편(4천 원)이고 양도 넉넉하다.대구, 경북의 칼국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에 적정한 양의 콩가루를 섞는다. 고명으로 사용하는 채소는 채 썬 애호박과 얼갈이배추 혹은 배추를 사용한다.퍼런 배춧잎이 있으면 대부분 대구, 경북의 칼국수다. ‘합천할매손칼국수’도 마찬가지.경주 배동의 ‘삼릉고향칼국수’는 족 반죽으로 유명한 집이다. 반죽 덩어리 위에 신문지와 비닐 등을 덮고 발로 밟아서 다진다.영주 풍기의 ‘서부냉면’은 외부에서 온 음식이 경북에서 자리 잡았다. 업력은 40년을 훌쩍 넘겼다. 국수가 강세인 곳이다. 북쪽에서 유행했던 평양냉면이 자리 잡았다. 특이한 경우다.한때 ‘한강 이남에서 유일한 평양냉면 전문점’이라는 평을 들었다. 고기와 냉면을 내놓는다.영주 순흥 ‘순흥전통묵집’과 포항 구룡포 ‘까꾸네모리국수’, 예천의 ‘전국을달리는청포집’도 권할 만한 노포 맛집이다.‘순흥전통묵집’은 경북 북부의 묵, 두부 음식을 잘 보여준다. 묵밥은 경북의 음식이다. 육수에 메밀묵과 김 가루, 썬 김치 등을 넣고 비빈다. 모두부 한 접시를 더하면 술과 밥이 모두 가능하다.‘모리국수’는 바닷가 음식이다. 잡어탕을 끓인 후, 국수를 넣어 먹는 바닷가의 서민 음식이다. 미처 팔지 않은 잡어를 대중없이 넣고 끓인다. 구룡포 ‘까꾸네모리국수’가 노포 맛집이다.‘전국을달리는청포집’도 노포 맛집이다. 청포(묵)는 황포묵과 뿌리가 같다. 묵은 메밀, 도토리 등으로 만든다. 청포 혹은 황포묵은 녹두로 빚는다. 녹두 청포묵에 치자 등으로 물을 들이면 황포묵이 된다.청포묵은 메밀, 도토리묵과는 달리 ‘포르스름한 때깔’이 품위가 있다. ‘전국을달리는청포집’에서는 탕평채도 맛볼 수 있다. 계속/황광해(맛칼럼니스트)

2019-06-20

5G 메카, 투자 촉진형 지역·기업 상생 일자리로 ‘제2도약’

구미시에 두가지 변화가 주목을 끈다. 포항의 철강산업과 함께 전자산업의 메카로 지역경제를 견인해온 구미에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5G산업의 정책 추진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과 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그것이다. 구미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되는지를 알아본다.□구미시 5G산업의 중심이 되다지난 4월 3일 국내 통신 3사가 5G 1호 가입자 탄생을 일제히 알리면서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로서 위상을 갖게 됐다. 5G는 방대한 데이터를 아주 빠르게(초고속) 전송하고, 실시간(초저지연)으로 모든 것을 연결(초연결)하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이다. 이러한 미래 신기술의 집약체인 5G의 핵심사업이 이제 구미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구미시는 전 세계 시장에서 5G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5G(5세대 미래이동통신: 5th Generation Mobile Telecommunication) 산업은 흔히 ‘4차 산업혁명의 혈관’으로 비유된다. 미래 신기술에 있어 5G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 신기술인 △대용량 콘텐츠를 초고속 전송을 통한 VR 생방송, 홀로그램 통화 혹은 공연 △실시간 제어를 통한 자율주행자동차, 원격수술용 로봇, 치안·안전·측량용 드론 △수많은 센서와 기기 연결을 통한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이 모두 5G 기반 위에서 실현된다. 이처럼 5G는 기존 이동통신의 단순한 진화를 넘어 혁신적 융합서비스와 첨단 단말·디바이스 등 신산업 창출이 가능하다.구미시는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인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에 최종 선정됐다. 앞서 3월 5G 연구개발사업(핵심부품 개발사업) 국비 90억 확보에 연이은 쾌거이다. 이로써 구미시는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맞춰 5G기반 신산업 육성 및 시장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공공 선도투자’·‘민간투자 확대를 통한 테스트베드 조성 및 산업고도화’라는 ‘5G+전략’ 정부 발표와도 부합하는 것이다.‘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198억(국비 128, 도비 21, 시비 49) 규모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이 사업은 5G 융합제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들에게 ‘개방형 5G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고가의 5G 시험망 장비를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공공의 재원으로 구미시가 선도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지역 및 국내 중소기업들은 구미의 5G 테스트베드를 이용함으로써 비용절감 및 개발기간 단축, 불량률 감소 등 경제적 효과 창출 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거친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주목할 점은 전국적인 5G 원격신호 송출 서비스 지원으로 이용기업이 테스트베드 시설 현장에 직접 오지 않고도 인접 지역에서 시험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그렇다면 5G를 두고 왜 구미가 나섰나. 구미시는 ICT 제조업의 집성지이자, 이동통신기기 및 스마트기기 등 국가 최대의 전자기기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또 이미 구축된 2G∼4G 시험망 모바일 테스트베드가 운영되고 있어, 융합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구미시만의 강점은 5G 융합산업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기업들이 먼저 알고, 구미시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3월 5G 기술의 선두기업인 (주)KT는 구미시와 ‘5G 산업육성 및 실증환경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구현모 (주)KT 사장이 직접 참석해 체결한 업무협약은 △구미 5G 테스트베드를 활용한 시험인증 협력 △5G 융합서비스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실증협력 △5G 체험관 및 기업홍보관 구축 협력 △경북지역 기업 RD 역량강화를 위한 5G 산업생태계 조성 협력 △5G 맞춤형 청년인재 양성 및 스마트캠퍼스 조성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5G 융합디바이스 개발 지원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5G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실증환경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장세용 구미시장은 “5G는 공공·사회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원동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구미시는 5G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혁신성장에 기여하고, 구미시가 5G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광주에 이은 두 번째 지역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LG화학은 구미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5천억 원에서 6천억 원이 우선 투자되고, 1천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이 기대된다. 구미형 일자리가 광주형 일자리와 다른 점은 ‘투자촉진형’이라는 점이다.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투자촉진형’모델이기 때문이다. 광주의 경우처럼 근로자 임금을 낮추지 않으면서, 지자체가 LG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공장부지 제공, 행정절차 간소화 등 최대한의 지원책을 동원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인력확보 지원, 직원 사택 등 주거와 근로자 복지 혜택의 구체적인 당근도 제시했다. 노동계가 대기업 특혜를 문제삼고 있지만, 임금 저하에 따른 노조의 반발이 걸림돌이 될 우려가 비교적 낮다. 또 전기차 배터리는 차세대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수요 전망이 밝고, 사업의 확장 및 지속가능성도 높다. LG 측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구미형 일자리는 투자촉진을 통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모델로, 잘 진행만 된다면 그동안 해외로 나갔던 우리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LG화학이 구미에 배터리 완성품이 아닌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키로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관계 기업들은 LG화학이 배터리 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한다.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며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가량에 달하는 핵심소재다.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한 건 완성품과 소재 간 수직 계열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이 핵심 소재를 확보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배터리 양극재 시장이 1년새 2배 이상 늘어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이다. 앞서 LG화학은 현재 25%인 양극재 내재화 비중을 2021년까지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양극재 내재화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질 전망이다.구미시와 경북도는 지난 7일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구미시는 제안서에서 세금감면, 부지제공, 정주 여건 개선 등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구미시와 LG화학 협상단은 지난 11일부터 2∼3주간 이달 중 조인식을 목표로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이런 와중에 일각에선 LG화학이 배터리 완성품이 아닌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구미시는 구미형 일자리가 이제 시작단계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미시가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는 구미형 일자리는 어떤 것일까. 이는 지난 3월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 새경북포럼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창출방안 토론회에서 장세용 시장의 말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 장 시장은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추진했던 것이 바로 구미형 일자리이다. 전기 자동차, 그와 관련된 배터리 산업 (기업) 몇 군데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미형 일자리 완성은 전기 자동차 완제품 생산이라는 것이다. 구미시는 기업들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만들어 전기 자동차 생산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장세용 구미시장은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 사업 투자는 구미에서 전기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작 단계일 뿐”이라며 “구미에 기업들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만들고, 5G사업과 자동차 사업을 접목한 미래형 전기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하는게 진정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다. 구미시민들과 한마음으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완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6-20

가속기 기반 신약클러스터·차세대 백신산업 ‘풍요로운 미래’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다.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머지 않았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이같이 언급하고서 바이오헬스 분야를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정부는 민간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도록 충분히 뒷받침하겠다”며 “특히 중견·중소·벤처기업이 산업 주역으로 우뚝 서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생산·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국가적 주력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는 포항시가 가속기 기반의 신약 클러스터 조성과 차세대 그린 백신산업 등을 통해 풍요로운 지역의 미래 먹거리가 될 바이오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포항시의 이러한 준비에 맞춰 대내외적 상황 역시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경북도가 지난 6월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사업’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핵심사업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설립에 국비 229억원을 확보한 것.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2019년부터 5년간 총사업비 458억원을 투입해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포항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가속기신약연구소, 비즈니스융복합센터를 건립하고 신약연구중심병원, 첨단임상시험센터, 동물대체시험평가센터를 유치한다는 복안을 바탕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에 한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항 바이오산업은 어떠한 모습을 띠게 될까? 주요 사업들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아본다.□4세대 방사광가속기포항의 바이오산업에 있어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그 가치 또한 높아서 세계에서 오직 5기(미국, 일본, 한국, 독일, 스위스)만 운영 중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선형으로 사용하며, 고휘도의 전자빔 번치를 발생시키는 전자총, 이를 가속시키는 전자가속기, 전자빔 번치가 사행운동을 하면서 방사광을 발생시키는 자석구조의 삽입장치, 방사광을 실험장치까지 유도할 수 있는 빔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삽입장치 전자석은 3세대 방사광에서 사용하는 것과 구조적으로는 동일하나 인출되는 방사광 밝기가 차이난다. 4세대 방사광은 수십 억분의 1초보다 빠른 광원으로 화학촉매 반응, 분자결합 반응, 생체 반응같은 초고속 자연현상 관측이 가능하며, 화학 반응의 경우에도 4세대 방사광을 이용하면 순식간에 발생하는 각 과정을 순간 포착할 수 있다. 또한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 나노 물질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파장이 짧은 X-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4세대 방사광은 크기가 1m의 10억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나노 및 펨토 크기의 물질을 보는 현미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3세대 방사광과 비교해서도 뛰어난 점이 많다. 4세대 방사광은 3세대 방사광과는 다르게 각각의 전자에서 발생한 빛의 파장이 공간적으로 잘 정렬되며, 이러한 우수한 특성의 빛은 단백질과 같은 작은 물질의 구조 해석에 매우 유용하다. 이 외에도 4세대 방사광은 3세대 방사광보다 1억배나 밝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험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여러 번의 노출로 시료가 X-선에 손상되기 전에 정확하고 선명한 결과가 도출 가능한 장점도 있다. 결론적으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세포의 동적(動的) 현상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단백질의 기작을 실시간으로 관측함으로써 생명과학분야 및 신약개발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러하듯 4세대 방사과가속기는 포항시만이 가질 수 있는 큰 장점으로 앞으로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에서 포항을 우위에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위치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지난 2011년부터 4천298억원(국비 4천38억원, 시·도비 260억원)이 투입돼 2015년 말 준공됐다.□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포스텍 바이오분야의 우수한 연구역량과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바이오 벤처, 제약·생명공학 기업유치 및 기반 연구시설 구축 필요성에 따라 마련됐다. 특히 지역 바이오기업들이 포스텍의 우수한 연구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연구소 인근 기업지원시설 구축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2016년부터 추진돼 온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한 마디로 ‘국내외 신약개발 기업체, 연구기관이 입주하는 신약개발 전용 연구센터’다.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인근 연면적 7천926㎡(지하1층, 지상3층)로 신축되며, 약 212억원이 투입된다. 센터는 바이오분야 기업입주시설, 연구시설, 파일럿 플랜트 등으로 구성되며, 이와 함께 원심분리기, 액체질소 보관통 등 17종 45점의 연구장비 역시 마련된다. 올해 2월 기공식을 개최했으며 연말까지 준공할 예정으로 시는 준공 이후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및 국제 신약개발 연구소 유치에 힘쓴다는 계획이다.□세포막단백질연구소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건립되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가속기를 활용한 세포막단백질 구조기능 연구를 수행하는 미래 국가 바이오 신약개발 핵심 인프라다. 즉, 세계적 수준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질환표적 세포막 단백질 구조를 밝히고, 메커니즘 탐구를 통해 구조기반 신약개발의 국가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막단백질 구조 분석이 가능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활용하면 질병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세포막단백질의 구조 규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기존의 대량화합물 스크리닝 방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신약개발이 가능하고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투자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우리나라가 1천500조원의 글로벌 신약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막단백질 구조 규명을 통해 신약개발 연구의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유기적인 공동연구로 막단백질의 주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다.올해 초 사업추진단이 출범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첫사업으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연면적 6천12㎡(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올해 연말 착공식을 가질 계획이다.□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현재 우리나라는 구제역, 돼지열병 등 상재성 가축질병으로 최근 4년간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국가재난형 가축질병으로 인해 해마다 국가 경제 손실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기존 백신(유정란, 동물세포배양) 시스템의 가축전염병 대응에도 한계를 보이며 안전하고 신속대응 가능한 신규 백신생산 플랫폼 개발이 시급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식물백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우리 사회를 지켜줄 10대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인 식물백신은 특정 병원체의 DNA 도입으로 형질전환된 식물세포나 식물체를 이용해 생산하는 백신으로,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해 사용하지 않아 병원체 전파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이러한 식물백신 관련 시설 역시 포항에 들어선다. 포항시에 따르면 국내 식물백신 기업 유치 및 그린바이오 신산업군 조성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거점시설로 활용될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이 오는 2021년까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준공될 예정이다. 시설은 완전 밀폐형 식물재배시설, 우수 동물용의약품 제조기준(KvGMP) 백신생산시설, 전임상 평가용 시설과 효능평가시설, 기업지원시설 등이 구축된다. 준공 이후에는 동물용 백신-인수공통 감염백신-인체백신으로 개발범위를 확대하고 현재 100% 수입하는 구제역, 돼지열병, AI 등 동물용 백신의 자급률을 2020년까지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19-06-20

대구시민, 文정부에 등 돌려… 64.1%가 국정 운영 부정 평가

경북매일은 창간 29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성인남녀 809명, 경북 성인남녀 814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경기 체감, 향후 경기 전망, 총선 투표 정당에 대한 시도민들의 민심을 알아봤다. 또 대구·경북(TK) 지역의 최대 현안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론도 수렴했다. 본지 여론조사 결과 주목할 만한 점은 문재인 정부 및 정부 여당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 올인하면서 TK지역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정가에서는 ‘TK홀대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TK지역에 출마하려는 여당 인사들마저 TK홀대론이 거세다는 데 일정부분 공감하는 눈치다. 지역민들이 느끼는 경기체감 및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TK시도민들은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내년 총선에서 ‘정부 여당 심판론’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를 외면하는 TK민심을 잡기 위해선 극약처방을 내놓아야할 것으로 보인다.대구시민들은 현재 느끼는 경기 체감에 대해 비관적인 답변이 많았다. 이번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집권 전인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정의 생활 형편이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0.8%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나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17.5%에 불과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0.3%였다.지역별로 살펴봐도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앞섰다. 동·북 18.9%, 중·남·수성 14.1%, 서·달서·달성 18.3%만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반면, 동·북 61%, 중·남·수성 60%, 서·달서·달성 61.3%는 ‘어려워졌다’고 답해, 대구 시민 10명 중 6명은 체감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도 살펴보면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50대(76.2%), 60대이상(68.2%), 40대(55.4%), 30대(49.7%), 20대(47.1%) 순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주당 지지자층에선 64.3%가 ‘나아졌다’고 응답했고, ‘어려워졌다’고 응답은 9.5%에 불과했다는 점이다.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도 경제 전망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밝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시민의 52%가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21.9%가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6.1%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놨다. 무응답층은 10%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 지역에서 응답자의 50%이상(동·북 50.2%, 중·남·수성 56.9%, 서·달서·달성 50.1%)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만 19세이상 20대 59%, 30대 49.7%, 40대 46.2%, 50대 57.6%, 60대 이상 48.4%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0대(30.2%)와 40대(23.8%)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을 뿐 만 19세이상 20대(12.6%)·50대(8.2%)·60대 이상(11.1%)은 10% 내외에 불과했다.특히 대구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중 5명 가량이 탈원전 정책에 반대했다. 탈원전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데다 지역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응답한 대구시민은 52.3%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26.4%)’고 응답한 시민보다 2배나 됐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 15.9%, ‘잘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 5.4%였다. 지역별로 구분해보면 중·남·수성 주민들이 57.3%의 반대입장을 나타냈고, 동·북 51.5%, 서구·달서구·달성군 49.4% 순이었다.다만 정당 지지층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당 지지층의 71.5%가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75.5%는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고 답변해 지지정당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62.5%, 만 19세이상 20대 55.1%, 60대 이상 50.9%, 40대 46.4%, 30대 44.5% 순으로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만 19세이상 20대 25.3%, 20대 38.2%, 40대 37.5%, 50대 19.1%, 60대 이상 17.8%가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고 답변했다.이처럼 극심한 경기침체로 시름에 젖고 탈원전 정책, TK지역 홀대에 염증을 느낀 대구민심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잘하고 있다’ 25.7%, ‘잘못하고 있다’ 64.1%였다. 보통 8.1%, 무응답층은 2.1%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지역 전역에서 긍정평가(동·북 26.7%, 중·남·수성 23.3%, 서·달서·달성 26.3%) 보다 부정평가(동·북 64.4%, 중·남·수성 67.1%, 서·달서·달성 61.6%)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연령별로는 긍정평가가 30대 43.7%, 40대 38.1%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대졸 무렵과 결혼 적령기에 IMF 외환위기, 부동산 폭등,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진보 성향이 강해진 30~40대가 견고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 19세이상 20대에서는 23.2%, 보수성향이 강한 50대·60대 이상에서는 각각 15.4%, 15.8%가 긍정평가했다.이같은 부정적 평가는 내년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탄핵, 정권 교체 등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시민들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는 듯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TK홀대 등을 반면교사로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심리도 함께 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내일이 차기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투표와 관련해 다음 중 어느 의견에 더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60%)가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25.3%)보다 무려 24.7% 더 높았다. 무응답층은 14.7%였다.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북 60.6%, 중·남·수성 62.4%, 서·달서·달성 58%가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야당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72.1%로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도 68.1%나 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핵심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와 30대에서도 각각 50.9%, 48.3% 가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당 지지성향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자의 90.7%가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민주당 지지층 89.9%가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해 대조적이었다.한편, 대구시민들이 파악하고 있는 중점 추진분야는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동·북구 주민들은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30.8%), 중·남·수성구 주민들은 지하철 3호선 연장(22.2%), 서·달서구·달성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23.4%) 등을 우선순위 사업으로 꼽았다.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북 주민들은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30.8%), 지하철 3호선 연장(24.6%)이 20%대 이상을 기록했을 뿐 상수원·취수원 이전, 국가물산업클러스트 조성 사업은 한 자리수를 기록했다. 중·남·수성구 주민들은 지하철 3호선 연장(22.2%), 대구통합신공항 이전(18.2%), 국가물산업클러스터조성(17.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달서·달성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23.4%),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 선정(14.9%), 지하철 3호선 연장(13.8%) 등을 언급하면서 달서구와 달성군이 최근 대구 신청사 건립 예정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연령대별로는 만 19세이상 20대의 경우 지하철 3호선 연장(24.4%)을 꼽은 반면에 30대(31.1%), 40대(20.0%), 50대(22.7%), 60대이상(27.4%)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선택해 20대와의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조사 개요△의뢰기관 = 경북매일신문 △조사기관 = 모노리서치 △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 대구지역 거주 만 19세이상 성인남녀 809명(남 524명, 여 285명) △조사기간 = 2019년 6월 15∼18일 △조사방법 = 유·무선전화ARS(유선 426건, 무선 383건) △표본추출방법 = 통신사 무작위 추출 가상번호 DB, 인구비례할당 무작위추출 유선전화 RDD △가중치 보정 = 2019년 5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응답률 = 4.2%/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그래픽 이연흥4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50.9%, 48.3% 가

2019-06-20

도민 52.9% “文정부 탈원전 정책 반대”… 찬성 21.4% 불과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을 잘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경북도민 중 64.1%가 ‘매우 잘 못하고 있는 편(39.3%)’또는 ‘잘못하고 있는 편(24.8%)’이라고 답했다.‘매우 잘하고 있는 편(13.0%)’과 ‘잘하고 있는 편(5.5%)’을 합친 긍정평가 비율은 18.5%에 불과했다. ‘보통’ 15.1%, ‘잘모름·무응답’ 2.3% 순이었다.권역별로 구분해보면 동남권(경주, 경산, 영천, 청도)의 ‘부정평가’가 69.0%로 가장 높았고 내륙권(안동, 영주, 문경, 예천, 상주, 군위, 의성, 청송) 65.7%, 동부권(포항, 울진, 영덕, 봉화, 영양, 울릉) 62.4%, 서남권(구미, 김천, 칠곡, 성주, 고령) 59.5% 순이었다.반면 권역별 ‘긍정평가’는 내륙권이 13.3%로 가장 낮았고 동남권 16.7%, 동부권 21.2%, 서남권 22.0% 순으로 나타났다.지지정당별로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83.8%가 문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2.8%만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75.6%가 긍정평가를, 9.6%가 부정평가를 내렸다.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중 71.9%가 문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봤고 60대 이상 69.4%, 30대 63.0%, 만 19세 이상 20대 55.5%, 40대 52.5% 순으로 부정평가 비율이 높았다. 긍정평가 비율은 반대로 40대가 31.8%로 가장 높았고 30대 24.2%, 만 19세 이상 20대 19.0%, 50대 17.8%, 60대 이상 9.3% 순이었다.체감경기를 묻는 ‘문재인 정부 집권전인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생활형편이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는 ‘다소 어려워졌다(32.6%)’와 ‘매우 어려워졌다(33.1%)’를 합친 부정여론이 65.7%에 달했다. 이는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비율(64.1%)보다도 1.6% 높다. ‘매우 나아졌다(6.4%)’, ‘다소 나아졌다(5.6%)’ 등 긍정여론은 12.0%에 그쳤다. 이외에 ‘비슷하다’ 19.9%, ‘잘모름·무응답’ 2.4% 순이었다.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남권이 경기상황에 대한 ‘부정여론’이 71.1%로 가장 높았고 내륙권 69.6%, 동부권 61.8%, 서남권 61.0% 순이었다. ‘긍정여론’은 서남권 16.6%, 동남권 11.1%, 동부권 10.2%, 내륙권 9.7% 등이었다.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느끼는 경기상황은 특히 심각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87.2%가 현 경기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고, 단 1.3%만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부정적인 의식을 지닌 응답자가 16.6%로 낮은 반면 경기상황이 나아졌다는 응답자 49.2%, 비슷하다는 응답자 30.3% 순으로 나타났다.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74.4%, 60대 이상 71.5%, 40대 58.8%, 만 19세 이상 20대 57.1%, 30대 56.5% 순으로 경기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향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와 비교해 어떠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좋아질 것이다(11.6%)’는 응답자보다 ‘나빠질 것이다(55.6%)’는 응답자가 무려 5배에 달해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비슷할 것이다’ 21.6%, ‘잘모름·무응답’ 11.2% 순이었다.권역별 경기전망은 동남권의 부정여론이 58.0%로 가장 높았다. 동부권 57.4%, 서남권 54.2%, 내륙권 52.8% 순이었다.연령별로는 50대에서 ‘나빠질 것이다(60.9%)’는 응답이 ‘좋아질 것이다(10.6%)’는 응답의 6배에 달했고 60대 이상은 ‘나빠질 것이다’는 응답이 58.3%로 50대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좋아질 것이다’고 응답한 도민이 4.4%에 불과해 격차는 더욱 컸다. 미래세대 주역인 30대(55.8%)와 만 19세 이상 20대(50.3%)도 ‘나빠질 것이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고 40대는 ‘나빠질 것이다’ 48.7%, ‘좋아질 것이다’ 19.5%로 두 항목간 격차가 가장 적었다.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52.9%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21.4%)’고 응답한 비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19.0%, ‘잘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6.7%였다.권역별로 구분해보면 원전이 밀집해 있는 동부권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권역에서 반대 여론이 50%를 넘었다. 동부권은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47.0%,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24.6%로 유일하게 반대가 찬성의 2배를 넘기지 못했다. 서남권 58.2%, 내륙권 53.8%, 동남권 51.9% 순으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지지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68.3%가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답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62.0%는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고 응답해 대조를 이뤘다.연령별로는 50대가 가장 높은 65.5%의 반대 의견을 나타냈고, 30대 56.6%, 만 19세 이상 20대 49.6%, 60대 이상 48.8%, 30대 45.4% 순이었다.‘내일이 차기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후보에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경북도민 중 61.1%가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도민은 3분의 1 수준인 20.9%에 그쳤다.권역별로 살펴보면 내륙권 응답자 중 야당 후보 투표 의사를 밝힌 비율이 69.8%에 달했고, 동남권 62.7%, 동부권 57.2%, 서남권 55.9% 순이었다.지지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87.6%가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고자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79.9%가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바른미래당 지지층 가운데서는 야당 후보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51.0%로 절반을 넘었지만 잘모르겠다는 응답자도 39.0%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의당 지지자들은 56.7%가 야당이 아닌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72.8%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71.0%로 60대 이상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30대(50.0%), 40대(47.5%), 만 19세 이상 20대(47.2%) 등 타 연령층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경북도가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응답한 도민이 40.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북형 일자리 창출’ 20.6%,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15.7%, ‘탈원전 정책 후속정책 수립’ 8.5%, ‘인구소멸 대책’ 7.7%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부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8.2%로 타지역에 비해 높았고 서남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34.5%)와 경북형 일자리창출(28.0%)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했다.내륙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38.3%) 다음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22.1%)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40.1%)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형 일자리창출(16.5%)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16.3%)의 경중을 비슷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경북 성인 남녀 81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조사 개요△의뢰기관 = 경북매일신문 △조사기관 = 모노리서치 △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 경북지역 거주 만 19세이상 성인남녀 814명(남 577명, 여 237명) △조사기간 = 2019년 6월 15∼18일 △조사방법 = 유·무선전화ARS(유선 452건, 무선 362건) △표본추출방법 = 통신사 무작위 추출 가상번호 DB, 인구비례할당 무작위추출 유선전화 RDD △가중치 보정 = 2019년 5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응답률 = 4.4%/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그래픽 이연홍

2019-06-20

“양질 일자리창출 1차년도 초과 달성”

이철우 경북도지사이철우 경북지사가 새롭게 도정을 이끈지도 1년여다.취임 후 구두 대신 운동화로 갈아 신고 경북 23개시군과 중앙부처를 바쁘게 뛰어다니며 역동적으로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사업의 성격상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제 어느 정도 초안을 잡은만큼 속도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도정의 최대화두이자 저출산극복, 투자유치 등과 거의 맞물려 있는 최대 현안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젊은층이 유입되고 이에 따라 결혼과 더불어 인구가 늘어나고 투자유치도 이루어져 도시가 활성화되는 등 모든 어려운 면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일자리창출을 위해 ‘잡(job)아(兒)위원회’를 만들고 “투자유치 20조원 달성,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로 일터 넘치는 부자경북”과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아이 행복한 젊은 경북”을 주축으로 하는 민선7기 도정운영 4개년 계획을 확정했다.6월 현재 4만1천개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1차년도 목표 3만1천개를 초과달성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인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공모에 29개사업(일자리 2천843개)이 선정돼 전국 시도중 최고액인 국비 270억원을 확보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경북형 일자리 모델의 현장 적용을 위해 시·군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다양한 모델사업을 발굴해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사업으로 구미 국가 5단지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하는 ‘구미형 일자리 모델’, 기존 투자기업(에코프로)의 추가투자를 촉진하고 신규투자(포스코케미칼)를 유치해 배터리 파크를 조성하는 ‘포항형 일자리 모델’, 기업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전기 상용차를 생산하는 ‘경주형 일자리 모델’등이 있으며, 추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저출산극복은 국가에서도 하기 힘든 일이다. 도가 너무 무리한 정책을 펼치는 것은 아닌가.△취임 두달 뒤인 지난해 9월 경상북도 저출생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중앙정부도 하기힘든 일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극복하기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어려운 일임은 알지만 중앙정부한테 맡겨놓을수 만은 없다. 경북이 저출생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것은 경북의 경우 매년 젊은층 인구가 6천여명 이상 타 시도로 유츨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인구감소 등으로 소멸위기에 처한 곳이 가장 많은 등 현재 인구감소가 가장 심각하기 때문이다. 5대 분야에 걸쳐 37개 과제 발굴 및 인구감소대응T/F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해 전문가 54명으로 경북도 저출생극복위원회를 출범하고 저출생극복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활동 등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저출생극복과 동시에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의성 안계면에 창업 시 자금을 지원하는 시범마을 일자리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투입돼 일부에서 투자대비 효율성면과 향후 성공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농촌을 살리고 청년인구를 유입하는 사업을 처음으로 시행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일희일비 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는 사업인 만큼, 섣부른 판단보다는 이 모델이 정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포항블루밸리공단을 비롯해 구미5공단 활성화 등 투자유치가 시급한데.△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투자유치로 인한 공단활성화가 필수인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유치 기반조성을 위해 경상북도 기업 및 투자유치촉진 조례를 지난달 개정해 투자기업 보조금 지원한도를 폐지하는 등 기업환경 개선에 나섰다. 취임 후 올해 4월 기준으로 투자유치 목표금액 7조5천억원, 신규고용 9천명에 실적은 61개사 4조6천677억원으로 목표대비 62.2%를 달성했다. 신규고용은 6천843명으로 목표대비 76%다. 이중 순수 도체결 MOU 실적은 16개사, 2조2천519억원(신규고용 3천445명)이다. 현재 장기적인 경기불황에다 기업들의 투자관망 추세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향후 주요 대기업(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앵커기업) 과 이차전지 및 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유치 추진을 비롯, 관광 서비스업 중심의 투자유치를 계획중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9-06-20

“대구 동서균형발전 원동력 마련”

권영진 대구시장권영진 대구시장은 경북매일 창간 29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미래도약의 기반을 구축했던 민선 6기를 바탕으로 민선 7기에는 시민이 가시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시민체감형 결과물을 만들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 맞는 지역산업구조 대전환을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선 7기 1년 성과가 있다면.△시민이 행복한 자랑스러운 대구 건설을 위해 민선7기 지난 1년간 열심히 달려왔다. 민선 6기부터 이어져 온 혁신의 노력과 시민들과 함께 일궈낸 긍정 에너지의 결과로 대구에는 기분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7월 본격 가동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한국물기술인증원을 유치해 대구가 국가 물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됐다. 서대구 고속철도역 공사 착공으로 동서 균형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또 답보상태에 있었던 낙동강 물 문제, 깨끗한 취수원 확보 문제가 국무총리 주재 관련기관 업무협약 체결로 갈등해결 방안의 전기를 마련했다. 대구·경북 재도약의 발판이 될 통합신공항 건설 또한 정부의 연내 최종 이전부지 선정 약속으로 통합신공항 이전이 본궤도에 진입했다.- 4차산업혁명을 대비한 5+1 신성장 산업으로 대구의 경제체질이 바뀌고 있다. 분야별 향후 계획이 있다면?△물산업분야에서는 물산업클러스터 내 세계 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 신흥국 물시장 선점을 통해 2025년까지 세계적인 물기술 10개, 수출 7천억원, 신규 일자리 창출 1만5천개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미래형자동차는 구축된 자율차 실증도로와 실증환경을 바탕으로 생산과 보급을 잇는 전기차 생태계 조성 및 대구 전지역의 자율차 테스트베드화를 통해 신비즈니스 모델창출 등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의료산업분야에서는 국책기관(14개)과 우수 의료기업(129개)이 집적된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집중투자해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유전체 연계 정밀의료, 뇌질환, 줄기세포 등 3대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갈 것이다. 로봇산업은 국내 유일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로봇 혁신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하고, 미래신성장산업과의 접목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대한민국을 선도해 나가는 로봇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에너지산업분야는 2030년까지 대구 필요전력(2.5GW)을 청정에너지로 자체 생산해서 전력에너지 100% 자립, 대구전역을 최첨단 스마트 그리드로 연결하고, 수소콤플렉스 유치를 통해 수소산업도 육성하겠다. 스마트시티분야에서는 수성알파시티에 구축된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세계 최고의 스마트시티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지속 가능한 시민 체감형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을 구축하겠다.- 지역 최대의 현안은 신공항, 취수원, 신청사가 아닐까 한다. 지역의 3대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최종 이전부지를 연내 확정토록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사업이 앞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다. 신청사 문제는 지난 4월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의 발족·활동과 함께 신청사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뜨겁다. 향후 사전조사, 시민의견 수렴 등을 통해 후보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가지고 오는 12월 시민평가단의 공정한 평가를 거쳐 최종입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취수원 문제는 관련기관 업무협약에 이어 환경부에서는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지자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정부용역 2건(낙동강유역통합물관리, 구미국가산단 폐수무방류시스템 적용)을 발주, 낙동강 수질확보를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민선 7기 남은 3년 대구시정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민선 7기 목표는 행복한 대구 공동체 실현이다. 누구든지 마음껏 꿈을 펼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도시, 온정이 넘치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도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시, 시민의 삶 속에 문화와 예술이 녹아 흐르는 즐거운 도시, 250만 시민 모두가 대구의 주인이 되는 참여의 도시를 만들어 시민이 행복한 대구 공동체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앞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 기울여 시민들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이곤영기자@kbmaeil.com

2019-06-20

천년 전 신라시대의 포석정, 현대 한옥과 만나다

“중국과 일본의 전통가옥을 둘러보면 가는 곳곳마다 석재로 조성한 마당 공간 조경이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지요. 이는 프랑스나 영국 등 서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통일신라시대 유물인 경주 포석정(사적 대한민국 사적 1호)을 활용해 한옥에 접목할 수 있는 유상곡수 조경석재를 처음으로 개발한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김태완 대표의 말이다.김 대표는 ‘우리 한옥을 아름답게’라는 슬로건으로 전통 문화사업 창업자답게 한옥 조경에 남다른 애착심을 갖고 있다. 그는 “통일신라시대 석조유물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한때는 정원을 꾸미는 조경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외세의 잦은 침략과 약탈로 조경기술 발달이 정체된 점이 무척 아쉬운 마음에 포석정 유상곡수 조경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포석정을 한옥 조경 소재로 활용“한옥과 마당 조경은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을 아무리 잘 지어 놔도 마당 조경을 제대로 꾸지미 못하면 한옥의 아름다움은 빛을 잃게 되지요.”김 대표는 지난해 안동시 정상동 예미정 안동종가음식체험관 한옥 콘텐츠를 활용해 포석정 유상곡수 상설전시장을 조성했다. 국내 조경업계로부터 눈길을 끈 그는 한옥 조경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지난해 전국 조경업자들을 초청해 유상곡수 경제시공 발표회를 연 후 포석정 설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고안해 낸 유상곡수 조경석재는 20여 토막의 통돌로 제작돼 튼튼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 질감도 문화재 포석정보다 더욱 미려(美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수로 바닥 석재와 벽체 석재를 모두 60여 조각으로 이어 붙여 만든 경주 문화재 포석정과 달리 바닥과 벽체가 한 덩어리인 20여 개의 통돌에 수로 홈을 파서 제작했다. 이 때문에 한옥 마니아들로부터 격찬을 받고 있다.개발된 유상곡수로는 경주 포석정과 똑같은 1대1을 비롯해 1/2, 2/3 등 대·중·소 3가지 크기가 있다. 또 이음새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둥글게 조성된 곡수로를 수평으로 길게 펼 수 있는가 하면 ‘ㄱ’자 또는 ‘ㄴ’, ‘ㄷ’자처럼 모양을 구부릴 수도 있다. 따라서 마당 모양에 따라 유상 곡수로를 자유자재로 설치할 수 있는 등 한옥 조경용 석재로서의 기능성을 다양하게 부가해 두고 있다.특히 곡수로엔 단순히 물만 흐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야간에는 LED를 이용한 무지갯빛 수중조명도 구사할 수 있다. 물이 유입되는 입수구와 나가는 출수구엔 제작자의 이름은 물론 설치의미 및 설치연도도 새길 수 있다.◇ 생활 접목 가능한 전통 문화콘텐츠“석재로 만든 유상곡수는 통일신라 당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도 유행했습니다. 웬만한 집안이면 설치해 둘 정도로 구불구불한 석재 곡수로는 정원을 친수공간으로 꾸미는데 매우 탁월한 소재라는 것을 한·중·일 3국이 공유하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김 대표는 “전복의 모양을 따서 곡수로 형태로 물을 흐르게 한 포석정은 왕궁 등 특정 지배계층의 전유물만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포석정이 설치될 당시는 선덕여왕과 진성여왕 등 여성 왕이 탄생될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최고조에 이른 시대라는 것. 따라서 그는 “포석정이 부족국가 남성 지배계층의 연희를 위한 장소가 아니고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위상을 상징하는 씨족사회 석재 조형물로 특별한 날 의례를 올리는 사당(祠堂)의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래 우리 민족은 여성을 존중해 왔다”며 “여성의 사회적·국가적 가치는 존중의 의미를 넘어 숭배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최근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난 이유는 외세의 침략으로 번번이 무력화된 한반도의 남성이 여성의 권리를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옥 기와지붕 조경소재도 연구개발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의 한옥 조경 소재 개발 사업은 포석정에 그치지 않는다.최근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마당 3층 석탑(경북도 문화재 제 182호)을 비롯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 17호)을 모델로 한 한옥 조경 석재 개발에도 착수한 것이다.김태완 대표는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한옥 조경석재 개발은 수년 전부터 국적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싸구려 조경 석재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전통문화 정체성을 제대로 묘사해 낸 석재가 없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최근 ‘경무기업’이라는 석재 조경공사 시공 전문 업체도 창업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김 대표는 “포석정이 우리나라 여성문화를 상징하는 유일한 석재 조형물이라고 하면 탑과 석등 등은 남성문화 조형물로 이들을 함께 배치하면 음양의 조화로움이 잘 어우러져서 입체적인 석재 조형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경석재는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석재표면에 이끼가 끼고 자연스러운 색감이 나타나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욱 잘 살아난다”고 덧붙였다.한옥마당 석재조경 예찬론자인 그는 또 “중국과 일본의 전통가옥 지붕 조명은 일반화돼 있는데 아직도 한국은 벽체만 조명하고 한옥 멋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붕은 그냥 방치해 두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석정 유상곡수 조경석재 개발에 이어 최근에는 한옥 기와지붕의 아름다운 자태를 밤에도 볼 수 있도록 전통 기와지붕 조명장치를 개발하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편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은 1998년 전통식품을 소재로 한 문화상품 안동간고등어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 영덕∼안동간 고등어길 길놀이 풍물재연, 2002년 임금님 진상품 안동은어를 부각시키기 위한 안동석빙고장빙제 시연 및 낙동강누치잡이 강촌마을 풍물재연, 안동간고등어축제, 전통방패연날리기대회, 안동병산탈춤 복원, 안동종가음식 유통사업 문화 콘텐츠 개발 등 문화산업 창업 소재용 전통문화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해 오고 있다.(시공문의 경무기업 054-854-7200)조상들이 이룩한 찬란한 문화현대 후손들의 창의적 개발 필요“무거운 석재를 소재로 하는 조경공사는 하자 발생 자체가 재공사라는 큰 부담감 때문에 공사 초기부터 무결점·무하자 공사가 필수조건입니다.”안동 예미정 별채에 조성한 포석정 전시장에서 만난 김태완(51)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대표는 유상곡수로 시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김 대표는 “유상곡수로를 깔 위치에 지하 전기 선로와 상하수로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다음으로 기초를 파고 석재 곡수로를 지탱할 콘크리트 기초공사와 함께 급수·배수 설비부터 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수로를 지하에 설치하는 만큼 이물질이 들어가 막힐 우려가 없도록 가능한 한 직선으로 배수로를 설치한다”며 “배수구는 연못이나 집수조에 연결해 곡수로를 흐른 물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고 덧붙였다.본격적인 유상곡수로 설치는 콘크리트 기초 위에 곡수로 통돌을 차례차례 이어가는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곡수로의 수평 유지는 필수다. 물을 토해 내는 거북이돌에 지하수 또는 상수도를 연결해서 구불구불 물이 흐르도록 유상곡수를 연출해 내는 것이 최종 마무리 작업이다.현재 그가 시공한 유상곡수로는 전국 14곳에 이른다. 그는 최근 이 석재 조경물에 LED조명장치를 설치하는 부품 개발사업에도 몰두하고 있다.1천년 전 포석정에 흐르는 물 위를 아름다운 술잔이 떠다녔고, 1천년 후 지금 포석정 유상곡수에 예쁜 유등이 떠다니도록 하고자 기획한 이번 사업에 대한 그의 자세는 진지하다.이를 위해 그는 경주 배동에서 1천년 전 포석정을 놓던 그때 그 석공들처럼 유상곡수로를 만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김 대표는 “뉴밀레니엄이 시작된지 20여 년이 된 이 시점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전통문화를 더욱 새롭게 창달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조상이 이룩한 찬란한 전통문화처럼 우리도 우리의 문화를 창의적으로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6-18

짜릿한 손맛으로 아로새겨진 포르투갈 라고스

불확실성과 우연성, 낯섦과 새로움은 낚시의 매력인 동시에 여행의 기쁨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의 강과 바다에서 즐기는 낚시는 여행을 몇 배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외국 여행지의 숙박업소와 맛집, 관광명소 등은 물론이고 낚시를 포함해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강이나 바다를 낀 여행지에는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는 낚시 투어 상품들이 있다.지난겨울, 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는 라고스(Lagos)에 가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400㎞ 가량 차로 달리면 라고스에 닿는다. 포르투갈 남부에 위치한 휴양지로 북대서양을 끼고 있는데, 총천연색 바다와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그 보석 같은 해안도시에서 이틀을 보내기로 했다. 대서양에서 낚시하는 꿈을 이루고자 ‘트립 어드바이저’를 통해 현지 낚싯배 업체에 선상 낚시 예약을 했다. 라고스에는 낚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러 선사(船社)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페스카마르’와 ‘블루샤크’ 두 팀이 활발하다.두 업체 모두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체험 낚시부터 전문 낚시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어, 돛새치 등 대형 어종 낚시까지 고객의 수준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두었다. 나는 최소 비용으로 대서양의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는 근해 체험 낚시를 선택했다.라고스에서 낚시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여행 자랑 좀 해야겠다. ‘세상의 끝’으로 잘 알려진 호카곶(Cabo Da Roca)의 석양을 볼 땐 시간이 정말 멈춘 것만 같았다. 절벽까지 솟아오른 파도가 야생 백마가 되어 달려드는 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의 장관은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포르투갈 중부 산악지대의 옛 요새마을인 몬산토(Monsanto)에 가 중세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지붕들로 내려앉는 저녁해에 마음을 내어 말렸다. 모로코 마라케시(Marrakech)에서부터 만년설 쌓인 아틀라스 산맥을 지나 뙤약볕이 쏟아지는 사하라 사막을 낙타 타고 이동했다. 사막에서의 밤,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모닥불 피우고 술을 마셨다. 고개를 들면 사막 모래보다 더 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었다. 어둠보다 별이 더 많은 밤을 태어나서 처음 봤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별빛 아니 별비를 카메라로 담을 수 없었다.여행은 삶에서 잃어버린 감동하는 능력, 감동하는 마음을 회복시켜준다. 익숙한 일상의 자리를 떠나 말도 음식도 풍경도 사람도 생경한 곳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될 때의 고립감은 영혼을 위축시킨다. 하지만 조금씩 그들과 동화되어 마침내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부터 ‘나’는 이전의 ‘나’가 아니다.여행의 모든 아름다움들이 처음부터 내게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낯설고 두렵던 이국의 풍경과 사람들이 비로소 내 마음에 들어오게 됐을 때, 세상은 내게 전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곳이 되었다. 낚시도 마찬가지다. 낚시를 할 때면 지루한 일상에서 잃어버린 ‘경이’를 되찾는다. 늘 반복되는 업무, 풍경, 사람, 공간을 벗어나 자연과 만나면 모든 게 다 신기하다.우리 삶은 너무 뻔하다. 일상이라는 것은 보통 예측이 가능하고, 우연함이나 미지의 영역이 없다. 그런데 낚시는, 저 물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세계가 있는지 모르면서 강과 종일 마주보고, 바다와 대화하는 행위다. 그 대화를 통해 자연과 마침내 동화될 때, 낚시꾼은 더 지혜롭고 내면이 풍부한 사람으로 성숙된다.아침 6시, 리스본 ‘셋 리오스(Set Rios)’ 터미널에서 버스에 올랐다. 전날 먹다 남긴 ‘파스테이스 드 벨렘(Pasteis de Belem)’의 유명한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넉넉한 빈 공간에 다리를 쭉 뻗고 한숨 잤다.버스는 포르투갈 최대의 항구도시인 파로(Faro)를 경유해 10시쯤 라고스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오자 남부 이베리아반도의 햇살이 과즙처럼 쏟아졌다. 12월인데도 5월처럼 화사하고 따뜻했다. 항구와 인접한 어느 바(Bar)에 가서 핫도그와 콜라를 먹었다. 휴양지답게 사방을 활짝 열어둔 개방감과 레게풍의 경쾌한 댄스음악이 마음을 들뜨게 했다. 미모의 웨이트리스와 사진도 한 장 찍었다.사람들은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했다. 나는 오전엔 작은 보트를 타고 라고스 앞바다의 해안 동굴과 기암괴석을 탐사하는 보트 투어를 체험했다. 신비한 빛으로 일렁이는 라고스 바다, 이런 항해라면 몇 달쯤 표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생에 신혼여행이 가능하다면 장소는 무조건 라고스라고, 이루어지지 않을 꿈도 잠시 꿔봤다. 헛꿈에서 깨 에메랄드빛 바다 표층을 떼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니 오후에 예정된 선상 낚시가 무척 기대돼 가슴이 쿵쾅거렸다.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네 시간 동안 나만 태우고 출항하는 반나절 독배, 200유로를 지불했으니 독배치고는 무척 저렴한 편이다. 물고기만 잘 잡혀준다면 최고의 가성비를 기대해볼 만하다.선장 루스와 그의 친구 마누엘이 나를 반갑게 맞았다. 둘 다 70세의 노장들, 우리 셋은 영어를 못해 몇 개의 단어와 몸짓으로만 대화했다. 그러나 낚시꾼들에게는 낚시가 만국공용어다. 금방 살가워져서 낚시 이야기로 침을 튀기는 사이 포인트에 도착했다.한국에서 선상 감성돔 낚시에 주로 쓰는 카고낚싯대 비슷한 릴대에 골동품 아니, 둔기 수준인 구형 6000번 릴, 두꺼운 나일론줄에 봉돌을 달아 새우 미끼를 내리는 생미끼 낚시였다. 마누엘이 방법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였다. 루스와 마누엘과 나는 나란히 서서 채비를 내리고 부지런히 고패질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왔다. 레드 스내퍼, 화이트 브림, 옐로우 브림, 그루퍼 등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그런데 마누엘 쪽을 슬쩍 보니 그는 봉돌에 에기 하나를 달아 새우 미끼와 함께 내리는 게 아닌가? 물어보니 대형 갑오징어가 종종 잡힌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에기를 하나 얻어 봉돌에 달았다. 그리고 얼마 후, 큰 입질을 받았다. 엄청난 당길심, 한참을 씨름한 끝에 갑판에 올린 녀석은 초대형 갑오징어였다. 그렇게 큰 갑오징어는 태어나서 처음 봤다. 그 녀석이 마누엘의 얼굴에 먹물을 뿜어 배는 한바탕 폭소의 도가니가 됐다.이후로도 입질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물고기 입질도 좋지만 사람 입질도 좀 하자며 선장 루스가 병맥주를 건넸다. 푸르디푸른 대서양 위에서 낚시를 즐기면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순간을 영원으로, 이곳을 천국으로 바꿔냈다. ‘태양은 가득히’의 알랭 들롱이 된 기분이 들었다. 뙤약볕을 받아내선지, 맥주 한잔의 취기 탓인지, 프랑스 미남이 된 것만 같은 황홀감 때문인지 얼굴이 붉게 익은 나는 저녁보다 먼저 석양의 표정을 지었다.대서양의 태양이 은은한 금빛으로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낚시를 마쳐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왠지 뭉클해져서는 코를 훌쩍거렸다. 라고스 바다에서 낚시한 오후 반나절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임을, 다시 만날 수 없을 시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늙은 선장 루스와 그의 친구 마누엘, 그리고 나 셋이 함께 블루샤크호 후미에 서서 낚싯대를 드리울 때, 선실에 틀어놓은 올드팝 라디오에선 마침 ‘We are the world’가 흘러나오고, 늦은 오후의 해거름은 대서양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내가 운 좋게 잡은 초대형 갑오징어가 마누엘의 얼굴에 먹물을 뿜던 순간, 루스와 나는 정말 웃다가 눈물을 흘릴 만큼 박장대소했는데, 그건 삶에서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완전한 평화이자 완벽한 행복이었다.천진하고 바보 같은 아이들처럼 “컴온 피쉬!” “피쉬, 피쉬!”를 외치며 낚시하던 우리는 저무는 해를 뒤로 한 채 항구로 돌아왔다. 불과 네 시간이었지만 한 편의 긴 모험이 끝난 느낌이었다.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고 헤어질 때,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했으니까. 그렇게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던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여행과 낚시의 가장 아름다운 본질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수십 마리 물고기를 다 가져가라는 걸 극구 사양했다. 허름한 호스텔 공용주방에서 요리하기엔 세 마리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낚시로 잡은 고기 중 붉은 돔 한 마리와 이름 모를 생선 두 마리를 챙겼다.호스텔 관리인에게 잔소리 들을까봐 아예 부두에서 비늘을 치고 내장을 손질했다. 라고스항에서 호스텔은 도보로 10분 거리, 슈퍼마켓에 들러 혹시 고추장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병에 한복 입은 여인이 그려진 ‘코리안 스파이시 소스’가 있어 집어 들었다. 간장도 구입했다. 아쉽게도 와사비는 진열대에 없었다.한 마리는 회를 뜨고 두 마리는 구웠다. ‘코리안 스파이시 소스’는 우리가 흔히 피자에 뿌려 먹는 핫소스와 유사해서 회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간장을 찍은 회 맛을 음미하며, 오렌지나무 정원에서 만찬을 즐겼다.필리핀 출신으로 독일에서 여행사를 다니고 있는 ‘엘리’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온 ‘아일라’와 회 한 점, 와인 한 잔을 나눠 먹었다. 둘 다 필리핀과 네덜란드를 대표할 만한 미인이었다. 두 미녀에게 내 시집을 선물하고 한국어 공부해서 꼭 읽으라고 했다. ‘Orange3’ 호스텔의 오렌지나무 정원은 밤늦도록 향기로웠고, 알 수 없는 이국 언어들이 캄캄한 귓가에 작고 예쁜 물고기들처럼 헤엄쳤다. 멋지기보다는 사랑스러운 저녁이었다.포르투갈과 항공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인천에서 가는 직항 노선은 없다. 파리나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이스탄불 등 유럽의 주요 허브 공항을 경유해야 한다. 리스본까지는 경유 포함 대략 1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리스본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4시간 만에 라고스에 도착한다. 사철 온화한 대서양 휴양지, 꼭 낚시가 아니더라도 요트 투어,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패들링 등 다양한 수상 레저와 함께 문어, 바닷가재, 조개, 갑오징어, 농어 등 맛있는 해산물 요리와 포트와인을 즐길 수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충분하다. 지금 바로 당신이 가방을 싸야 할 이유다.

2019-06-16

민간·중소기업 주도, 단일산업 육성해 자생력 확보 관건

주제발표 1‘포항경제와 지역 철강기업 구조분석’박진혁 한국은행 포항본부 과장박진혁 한국은행 포항본부 과장포항시 경제성장률은 전국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지역 핵심산업인 철강산업은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8년 하반기 이후 다시 생산과 수출 모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이후 철강산업의 전방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업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규제 기조까지 강화된 데 기인하고 있다.포항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철강산업 매출액이 전체의 78.5%를 차지할 만큼 제조업 중에서도 절대적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포항지역 철강기업들이 제철·제강업체 및 가공업체로 구성된 1차 철강제품 제조업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기초소재 공급 및 소재가공 위주의 산업집적화는 잘 이뤄져있지만 최종수요산업까지 이어져 지역 내에서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생태계는 부재한 상황인 것이다. 소재가공 종사업체들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혁신에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포스코 등 안정적인 공급처를 배경으로 단순 임가공에 치중하고 있다.포스코의 경영여건이나 대외여건이 업황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올해 들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유입이 다시 늘어나면서 단순가공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반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지역 대기업 업황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판로 확대 노력 등에 힘입어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역 내에 철강재를 최종수요하는 산업을 육성해 진정한 철강생태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자동차, 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은 제품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품질 철강소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항은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임에도 포항산 철강소재를 이용해 만들어낸 포항산 완제품은 전무하다.만약 지역 내에 철강수요업체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제품기획단계에서부터 기존 철강단지와의 상호연계성이 강화된다면 물류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포항산 고품질 철강이라는 브랜드효과 등을 얻으며 수요업체와 공급업체가 동반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예컨대 압력솥, 프라이팬 등 주방용 금속제품의 경우 외국산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데 ‘메이드 인 포항’마케팅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외에도 국내 타지역의 수요산업과 경합되지 않으면서도 자체 순환적인 철강생태계 조성을 위해 한, 러 경제협력 등을 염두한 쇄빙선, 포항∼울릉간 위그선 제작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발굴, 육성 또한 병행할 필요가 있다.주제발표 2‘포항 주력산업 생태계분석·전략과제’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팀장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팀장경북의 2017년 지역내총생산(GRDP)는 93조6천617억원으로 전년대비 2.3%증가했다. 같은기간 전국 GRDP가 3.2%성장한 것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이같은 현상은 2011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경북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49.5%를 차지하며 그 중에서도 금속가공제품, 섬유제품, 기계 및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포항시도 전체 47.9%가 제조업이며 1차 금속제조업, 금속 가공제품,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의 비중이 매우 높다.대구·경북지역의 주력 제조업은 대기업 의존적인 후방산업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간 459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울산·부산지역의 국내 완성자동차 산업은 대구·경북지역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자리잡고 있는 울산은 경북산업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지역으로 주로 자동차부품과 도소매업의 연관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예를 들어 울산지역에서 자동차 매출액이 100억원이면 대구는 7억1천800만원, 경북은 23억4천9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이같은 배경을 지니고 있는 경북지역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중소·중견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자동차, 조선, 전자 모두 산업용섬유에 대한 수요가 높으므로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섬유산업의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기업입지가 유리한 경북지역은 생산증대, 정주여건이 좋은 대구지역은 소득증대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또한 포스트차이나(Post China) 시장개척 및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ASEAN) 10개국 및 인도시장에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신산업 기반구축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슈퍼이차전지 RBD 기반구축, 스마트 의료기기산업 육성, 경항공기산업 육성 등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포항 철강산업의 경우 구조고도화를 위해 △CPS-AI기반 철강 스마트공장 기술연구원 설립 △철강제조 스마트공정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스마트공장기술 개발지원 및 인증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아울러 포항 신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물류로봇 실증단지 구축 △타이타늄 첨단 신소재 글로벌 거점사업 △다기능성 그래핀소재 RD기반 구축 등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대구·경북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자동차부품 1차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구축이 절실하다.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조선업 구조조정이 지역 철강 업종 등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지역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종합토론 요약13일 열린 ‘포항의 자생적 철강생태계 구축전략’세미나에서는 주제 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국내 철강산업의 미래 방향 등에 대한 종합토론을 요약한다.“3천700억 규모 中企지원 계획”△ 최진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새로운 분야보다는 포항이나 경북에 기반이 있고, 비교우위가 있는 철강에 연관된 분야 위주로 완제품 기업단지를 구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도 타격이 크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다.정부는 포항시 등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생혁신철강생태계 조성사업을 2021년부터 7년간 3천700억원 규모로 기획하고 있다.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3D프린팅, 특수강 같은 이들 기업이 잘할 수 있는 특화된 분야를 지원할 계획이다. 철강 대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다 함께 참여해서 중소중견기업을 도와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이번 사업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포항이나 경북지역 산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철강 관련기업 유치에 최선”△ 정연대 포항시 일자리경제국 국장한국의 경제가 어렵다는데 특히 포항경제가 어렵다. 오늘 주제발표와 관련해 포항은 철강 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과 관련해 철강관련 최종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없다는 데 공감한다.지역 내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 생태가 부족한 것도 인식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완제품 공장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포항시는 우선 블루벨리공단, 영일만산업단지 등에 조선, 자동차 등 철강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투자유치재단을 설립해 집중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격적인 투자유치를 진행하겠다. 현재 시는 영일만산업단지가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 자유특구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신청한 상태다. 7월 말께 지정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로봇산업도 육성해 철강산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방향으로는 포항철강산업단지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현재 1·2산단은 상당히 노후화했다. 기업들도 자체의 투자와 노력으로 양질의 철강을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지역산업 전반적 구조분석 필요”△ 최상민 포스텍 RD 전략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포항이 이처럼 위기를 겪는 것은 산업습성과 기업의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포항시에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를 배치한다던지, 전문가들과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철강기업 구조 분석보다는 산업에 전반에 대한 구조 분석이 필요하다. 데이터 부족도 문제다. 분석을 하려고 해도 데이터가 없다. 다들 철강경기가 어려워 포항이 어렵다고 하지만, 해결책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오늘 주제는 자생력이다. 그런데 현재는 관련한 모든 논의나 사업 등이 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저는 민간이나 기업주도로 산업이 육성돼야 자생이 이뤄지고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생각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기업들이 활동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철강산업의 위기를 단기간 해결하기는 어렵다. 철강산업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현재는 중소중견기업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지하고 있다.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단일산업이 부족한 것과 차별화된 산업 생태계 육성 전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예를 들어 압력밥솥, 자전거 등과 같이 철로 만들어지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이러한 산업을 유치하려고 노력하지만, 배터리안에도 철이 들어간다. 그런 기업을 유치하면 자생적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국방 기업을 유치해도 큰 성과를 보일 수 있다. 탱크, 항공기 등을 만드는 방위산업도 눈여겨봐야 한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6-13

고령군 ‘내 주변부터 더 꼼꼼히…’ 군민 모두에 맞춤 복지서비스 실현

한 나라의 품격과 발전 정도를 알려주는 지표가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각종 경제 지표와 정치적 민주화의 유무가 개별 국가의 선진·후진성을 측정하는 가장 큰 기준이었다.하지만 ‘21세기형 선진국’은 여기에 몇 가지 요소를 더해야 한다. 보편적 인권이 어떤 수준에 있는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얼마나 존재하는가, 예술과 문화로부터 소외된 사람은 없는가 등이 바로 그 측정 요소.위에 언급한 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복지’다. 바로 이 복지의 실현 정도가 국격(國格)을 말해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예술가로서의 천재성과 휴머니즘을 두루 갖춘 20세기 최고의 독일 화가”로 불리는 여성이 있다.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1867~1945)다.농민과 노동자, 행려병자 등을 소재로 판화를 제작했던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은 ‘불행한 어머니’이기도 했다.하지만 콜비츠는 개인적 고통에 무너지지 않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사회운동을 이끌었다. 또한 베를린 거리를 떠도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와 무료 숙소를 운영했다. 따뜻한 휴머니스트였던 의사 남편과 함께였다.후대 사람들이 콜비츠를 높이 평가하는 건 그녀가 ‘빼어난 화가’인 동시에 어려운 시대임에도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며 활동한 ‘복지 전문가’였기 때문이 아닐까.20세기 초반과 달리 이제 ‘복지 실현’의 책무는 개인이 아닌 정부의 몫으로 넘어왔다. ‘지방정부(지자체)’의 역할이 막중하다.그렇다면 ‘선진화된 복지가 실현되는 지방자치단체’를 지향해온 고령군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고령군청을 찾았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시스템에 충실한 복지 실현“오늘날 사회보장의 기본 이념인 맞춤형 복지의 실현을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사회보장협의체의 활성화가 기본이 돼야 하겠죠.”고령군청 복지 담당자가 내놓은 첫마디다. 현재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군 대표협의체와 실무협의체, 읍면별 협의체 구성을 통해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사회복지시설 현장 봉사활동, 거동 불편가구 원격 LED 설치사업, 독거노인 안전 돌보미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협력의 구심점이자 사각지대에 놓인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지역 네트워크 기구”라는 게 담당자의 부연. 복지자원의 발굴과 서비스 제공기관간 연계·협력 방안을 연구하는 것 역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의무다.고령군은 국가유공자를 위한 지원 확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훈 관련 군 조례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난 5월부터 참전유공자에 대한 수당을 인상했고, 지급 대상도 확대했다.참전유공자 명예수당은 이전에 비해 3만 원이 인상된 13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상승분에는 고령군 예산이 투여됐다. 보훈예우수당을 지급받는 대상자의 범위도 넓혔다.“참전유공자의 미망인에게 월 5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보훈수당을 받던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위로금 3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한 고령군은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복지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령군은 3월부터 ‘청년복지 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사업은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복지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연결해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 현재 고령군 사회복지시설 중 이 사업에 참여한 곳은 들꽃마을, 고령지역자활센터, 성요셉재활원, 성요셉요양원, 성요셉직업재활센터, 대창양로원 등 6곳이다.“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안정적 시설 운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 관계자는 “복지 관련 자격증 소지자 발굴을 통해 맞춤형 청년인력 지원도 가능해졌다”며 흐뭇해했다.◆ 복지 사각지대 없애는 ‘대가야 희망플러스’높아진 평균 수명으로 인해 길어진 노후에 대한 걱정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 역시 지자체의 책무 중 하나. 고령군은 노인들의 빈곤 문제와 무관심으로 인한 소외감 등을 걱정스런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후생활의 안전판이 될 ‘노인 일자리사업’에 26억 원을 투입한다. 금전적 대책만이 아니다. 독거노인의 안전 확인 및 말벗이 돼줄 ‘노인 돌봄 기본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현재 726명의 고령군 독거노인들이 이 서비스를 받으며 외로움을 위로받고 있다. 고령군은 “노인들의 취미생활을 조력하고, 건강을 체크해주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장으로 찾아가 복지정책을 실천하는’ 맞춤형복지팀은 고령군의 복지체감도를 향상시키고 있다.이들은 취약가구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했고, 이장·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독거노인생활관리사·수도 검침원 등 평소 주민들과 자주 접하는 이들로 ‘인적 안전망’을 구축해 위험성을 내재한 주민을 보호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발굴된 고위험 가구는 공적 급여와 민간의 연계를 통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동모금회 개인 긴급지원’과 ‘대가야 희망플러스’ 등이 실질적인 사례다. ‘지역형 나눔 캠페인’이라 부를 수 있는 ‘대가야 희망플러스’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령군, 고령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MOU 체결로 만들어졌다.고령군 전용 통장을 개설해 후원자를 모집하고,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지원하는 1구좌 3천원의 정기적 기부를 받는 시스템이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이어져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춘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와 ‘아동·청소년 비전 형성 지원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는 노인성 질환자와 일반 사업장에 취업이 어려운 시각장애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 안마사 자격을 갖춘 시각장애인이 가정을 방문하거나 사업장에 찾은 노인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월 1만6천 원의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주차 편의를 제공하려는 고령군의 노력도 눈에 띈다. 고령군청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내 불법주차를 수시로 단속하고 있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우면 10만 원, 장애인 주차구역의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는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것이 기동단속반의 설명.이외에도 스마트폰 ‘생활불편 신고 앱’을 통한 단속을 병행하고, 장애인 표지 위조와 변조 등도 철저히 가려내 과태료 처분한다는 것이 고령군의 방침이다.말 그대로 ‘희망을 키워가는 저축’인 ‘희망키움통장’도 빼놓으면 안 될 복지 정책.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는 이들에게 근로장려금을 지원하는 희망키움통장 사업은 일을 하면서도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적극적 복지사업의 하나다.희망키움통장 가입자들은 통장을 유지하는 기간인 3년간 4회 이상 교육 이수가 필수다. 최근에도 가입자 40명이 자립역량교육을 이수했다. 자립역량교육은 저소득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저축·보험과 관련된 실용적인 교육으로 구성된다.이처럼 고령군은 다양한 복지 관련 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 중이다. 오는 28일까지는 사회보장급여 수급 자격과 급여액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정기 확인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그렇기에 “앞으로도 혼자서 고통 받고, 어려움을 호소할 친인척이 없는 분들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내 주변부터 꼼꼼하게 살펴 볼 것”이라는 고령군 이원근 주민복지과장의 약속이 믿음직하게 들렸다.복지시설 리모델링·신축 추진 어르신 복지욕구 충족에 최선‘고령화’ 문제는 한국 어느 지자체도 피해갈 수 없다. 그렇기에 고령화 시대에 맞춘 정책의 강화 역시 필수적이다. 고령군은 노인들의 복지 욕구 충족을 위한 시설 신축 및 활성화에 복지 정책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그에 따라 올해는 노인 복지시설 4곳을 전면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한다. 운수면 하법경로당, 성산면 노인회관, 개진면 노인회관, 쌍림면 대곡경로당 등이다.운수면 하법경로당은 신축을 완료해 5월 준공식을 가졌다. 성산면 노인회관은 6억 원의 예산을 들여 1층과 2층을 리모델링하게 된다. 신축한 개진면 노인회관은 7월 준공 예정이다. 쌍림면 대곡경로당 역시 9월이면 완성된다.이와 함께 경로당 환경개선사업과 공기청정기 보급도 추진한다. 고령군 내 12곳 경로당의 노후시설을 보수하고,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선물하자는 차원에서 경로당 203곳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것.여기에 더해 태양광 발전장치 사업을 진행해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전기요금 부담 없이 냉·난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경로당 책임보험 가입과 안전관리용 CCTV 설치, 경로당 운영비 지원 등도 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고령군의 정책이다.이와 관련 고령군청 복지 담당자는 “어르신들이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연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06-13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만난 황금빛 대구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섬세한 감각과 세련된 언어로 사물과 인간의 내면을 포착해온 시인 이병철(35)은 한국 문단에서 유명한 ‘젊은 낚시꾼’이기도 하다. 이병철 시인이 멀고 먼 노르웨이와 포르투갈에서 겪은 독특한 ‘낚시 체험’을 2회로 나눠 싣는다.낯선 이국의 강과 바다에서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는 꿈!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려볼 것이다. 꼭 낚시꾼이 아니더라도 허먼 멜빌의 ‘백경’이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감명 깊게 읽은 독자라면 망망대해에서 낚시하는 상상을 해봤을 테고,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본 사람들은 브래드 피트가 크고 아름다운 무지개송어를 잡는 장면에서 쾌감을 느꼈으리라.해외 원정 낚시는 책과 영화에서만 접하던 상상과 동경의 영역이지만, 이제는 그 미지의 안개가 꽤 걷혔다. 낚시 채널뿐만 아니라 공중파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알래스카, 뉴질랜드, 팔라우, 오키나와 등을 누비며 낚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문 낚시인들 중에는 오대양 육대주 곳곳을 탐험하며 대어와 괴어만을 골라 낚아내는 ‘헌터’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 전문성과 정보를 필요로 한다. 현지 가이드의 도움 없이는 시도하기 어렵고, 대상어종 공략에 적합한 장비를 구비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단순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애호가나 배낭여행객이 인도 히말라야 협곡의 골든마시르라든가 호주 오지 계곡의 머레이코드, 러시아 아무르강 전설의 물고기인 타이멘이나 아마존에 사는 세계 최대의 담수어 피라루크, 남태평양의 자이언트 트레바리 또는 옐로우핀 튜나를 잡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그렇다고 해서 해외 원정 낚시가 이룰 수 없는 꿈인 것은 결코 아니다. 물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물고기가 살고, 그 물고기를 낚는 방법은 보편적인 낚시의 기술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꼭 전문 낚시 여행이 아니더라도 약간의 의지와 부지런함만 있으면 외국 여행지에서 낚시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나의 체험을 바탕으로 외국 여행에서 물고기를 잡는 법을 슬쩍 귀띔해보려 한다. 물론 동남아 선상 체험 낚시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수월하게 이국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겠지만, 보다 이색적인 풍경은 유럽에 있다. 먼저 북극해가 파도치는 북유럽, 노르웨이로 가 보자.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미항(美港)인 베르겐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으나 오슬로에서 기차와 산악열차, 페리, 버스를 차례로 옮겨 타는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피오르드(fjord)를 지나올 수 있다. 빙하가 지반을 침식시켜 생긴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찬 에메랄드빛 협곡, 설산이 커튼처럼 겹친 피오르드를 통과하면서 나는 이 세계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내 종교는 자연이다. 자연이 내 안에 경이와 신비, 감사함을 불러 일으킨다”던 올리버 색스 교수의 말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한 것이다.베르겐에 오기 전, 노르웨이 최북단 도시인 트롬쇠에서 폭설에 덮인 해변에 텐트를 치고 양갈비를 구워 먹으며 느낀 것과는 또 다른 황홀감을 피오르드에서 만끽했다.여행을 앞두고 배낭을 꾸릴 때, 노르웨이에서 캠핑과 낚시를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닌 아웃도어 레저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여행자에게 ‘자연에의 접근권’을 허락한다.자연에의 접근권이란 노르웨이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산과 바다, 강, 호수, 공터 어디서든 야영과 취사, 트래킹을 허용하는 법적 보장을 뜻한다. 덕분에 트롬쇠 해변에 텐트를 치고 모닥불 피워 양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때 온통 흰 눈에 덮여 딴 세상 같은 해변으로 북극해의 파도가 엄숙한 성가처럼 밀려왔다. 어둠마다 얼음이 박혀 바람은 날카롭고, 유리 두드리는 맑은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 하룻밤은 이 세상에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다만 낚시의 경우 강이나 계곡, 또 바다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인 피오르드에서는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현장에서 일일 면허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귀찮은 일이다.반면 바다낚시는 라이센스 없이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베르겐 해안에서 루어 낚시(인조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생선으로 사람들은 흔히 연어를 떠올리지만, 정작 바이킹의 후손들이 가장 사랑하는 물고기는 대구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구를 스테이크나 스튜로 즐기고, 염장하거나 말려서도 먹는다. 어딜 가나 대구 요리가 있고, 대구 상징물을 볼 수 있다. 베르겐의 구시가지에는 나무로 된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있는데, 관광 명소로 사랑받는다.노르웨이에 사는 한 한국인이 인터넷에 “갯바위에서 낚시로 대구를 잡았다”고 올린 글이 나를 부추겼다. 그러나 그 한 문장이 유일한 정보였다. 어떤 장비와 미끼를 사용했는지, 낚시 방법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우리나라 동해에서 겨울철에 주로 이뤄지는 대구 낚시의 경우 배를 타고 나가 수심 100미터권까지 메탈지그(인조 미끼의 일종)를 내리는 방식인데, 나는 대구는 언감생심이고 갯바위 주변의 작은 잡고기들이나 낚을 요량으로 섬진강에서 쓰던 6.6피트짜리 쏘가리 낚싯대와 2000번 소형 스피닝 릴, 그리고 지그헤드와 웜 루어만을 간단히 챙겼다. 차를 몰아 베르겐에서 50km 정도 떨어진 뤼그라(Lygra)로 향했다. 포인트 정보는 물론이고 대구 외에 또 어떤 어종이 사는지, 주된 낚시 방법과 채비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 채, 뤼그라의 륑하이센터(Lyngheisentret) 앞 바다가 조류의 흐름이 원활해 낚시가 잘 되는 곳이라는 첩보만을 어렵게 입수했을 뿐이다.산비탈을 한참 걸어 내려가 해변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갯바위 몇 곳을 지나 낚시할 만한 장소를 정했다. 수심도 꽤 있어 보이고, 곶부리와 홈통이 이어지는 구간이었다. 무엇보다 발판이 편했다. 자리를 잡고 채비를 꺼냈다. 합사 0.8호 낚싯줄에 16파운드 쇼크리더, 4분의1온스 지그헤드와 4인치 그럽 웜. 첫 캐스팅과 함께 노르웨이에서의 낚시가 시작됐다.네댓 시간가량 부지런히 던지고 감기를 반복했다. 바닥을 긁어보기도 하고, 중층, 상층, 표층을 교대로 노려보기도 하고, 단순 리트리브부터 강한 저킹과 트위칭까지 액션을 다양하게 줘보기도 했다. 그러나 입질은 전혀 없었다. ‘그럼 그렇지.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지. 아무리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해도 나 같은 얼치기에게 잡혀줄 덜떨어진 물고기는 없을 거야’ 체념하면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에이, 한 번만 더 던져보고 집어 치우자’ 하고는 홈통 지형 깊은 물골 자리에 채비를 던진 후 바닥을 천천히 긁었다. 입질 없어 부아 치민 속까지 꽉 막히게 하는 답답한 묵직함이 또 느껴졌다. ‘이번에도 바닥에 걸린 모양이군’ 생각하자 이가 갈리는데, 손에 쥔 낚싯대 그립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곧 꾹꾹, 아래로 처박는 움직임이 내 손에 전해졌다.“왔구나, 왔어!” 낯선 이국 바다에 뭐가 사는지도 모르는 나는 어떤 녀석을 만나게 될지 무척 궁금하고 설렜다. 한국에서 짊어 메고 온 쏘가리 낚싯대로 노르웨이 물고기를 걸었다는 사실에 벌써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한참을 저항하며 힘을 쓰던 녀석이 마침내 수면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황금빛 대구였다. 70센티미터짜리 대물!그 순간이야말로 내겐 생의 환희이자 삶의 정수였다. 갯바위 위에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한 마리 잡은 기쁨에 취해 곧장 낚시를 접었다. 한 마리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흥분해선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먼 바다가 아닌 연안 갯바위에서 캐스팅 낚시로 대구를 낚았다. 그것도 쏘가리 전용 로드와 2000번 릴, 지그헤드와 웜을 사용해서 말이다. ‘노르웨이 빅 피쉬’를 들고 다시 산비탈을 걸어올라 차 세워둔 곳에 도착하니 뤼그라의 석양이 금빛 대구처럼 내 쪽으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 운전해서 베르겐으로 가는 차 안은 그야말로 광란의 1인 축제장, 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을 흔들어댔다. 신호에 멈춰 설 때마다 허공에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렸다.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거대한 대구를 공용주방으로 들고 가자 러시아, 영국, 중국, 스웨덴 친구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 낚시로 직접 잡은 것이라고 설명하니 박수를 치고 엄지를 세웠다.세계 각국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뒤로 하고 싱크대를 독차지한 채 대구를 손질했다. 석장 뜨기 한 대구살을 맥주와 통후추, 소금으로 밑간한 다음 올리브유 두른 팬에 구웠다. 레몬이 없어 오렌지즙을 뿌렸다. 대가리와 뼈, 내장은 마늘, 양파, 당근과 푹 끓여 스튜를 만들었다.자연산 대구 요리를 나눠 먹을 영광의 주인공으로 룸메이트인 마이크가 선택됐다. 모친은 러시안, 부친은 이탈리안이며, 이탈리아의 재패니즈 레스토랑에서 요리하는 친구다. 일식집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맛보인다는 게 부담됐지만, 다행히 그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뼈에 붙은 살점까지 쪽쪽 빨아대며 알뜰하게 대구 한 마리를 해치웠다. 여행 온 지 보름 만에 처음 제대로 된, 근사한 저녁을 먹었다며 고마워했다.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고 팔을 걷었다. ‘대박’,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말을 가르쳐줬더니 곧잘 했다.이병철 시인비록 한 마리지만 생애 가장 풍성한 조과였다. 나눠 먹는 기쁨도 누렸다. 밤늦도록 금빛 대구의 손맛이 살과 뼈와 피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룸메이트들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 속으로 환호하며 간신히 눈을 붙였다. 그날 밤에는 꿈도 꾸지 않았다. 이미 꿈을 다 살아버렸기 때문에.노르웨이는 몇 년 사이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깨끗한 대자연 속에서 피오르드 투어와 트래킹 등 레저 활동은 물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인천에서 오슬로까지는 보통 터키 이스탄불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경유해서 가는데, 대한항공이 6월 14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슬로 직항 노선을 연다고 한다.올 여름 노르웨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간단한 루어낚시 채비를 챙겨 떠나보자. 내가 사용한 낚시 장비는 다 합쳐봐야 2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낚싯대로 만끽하는 황금빛 대구와 고등어, 연어의 짜릿한 손맛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최고의 ‘액티비티(activity)’가 될 것이다.

2019-06-09

꽃다운 영혼과 뜨거운 구국혼,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1992년 로브 라이너(Rob Reiner) 감독이 연출한 영화 ‘어 퓨 굿맨(A Few Good Men)’은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의 다양성을 담은 흥미롭고도 감동적인 작품이다.쿠바 관타나모 해병기지에서 가혹행위로 사망한 한 병사를 둘러싼 각종 비밀과 의혹이 군사재판을 통해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을 담은 ‘어 퓨 굿맨’은 자신이 처한 위치와 신념에 따라 ‘애국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할리우드 인기배우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의 젊은 시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여러 평론가들이 지적하듯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톰과 데미가 아닌 관타나모 기지사령관 제셉 대령을 연기한 잭 니콜슨이 쥐고 있다.재판 과정에서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 등 젊은 장교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아무리 국가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폭력과 비합리성이 담겨 있다면 그건 애국이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반면 제셉 대령 역의 잭 니콜슨은 군사법정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한다. 이런 것이다.“조국, 충성, 명예, 희생이란 단어를 너희들은 농담할 때나 사용하지. 하지만, 나와 우리 병사들은 그 단어를 위해 목숨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군인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건 당연명제고, 그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녀야 할 애국심 역시 군인의 기본 중 기본이다.그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위의 형태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른 존재니까. ‘어 퓨 굿맨’은 이런 사실을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똑같은 ‘애국심’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던 ‘장사상륙작전’영화가 현실의 모든 부분을 담아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현실의 어떤 영역은 영화가 보여주는 ‘만들어진 리얼리티’를 훌쩍 뛰어넘는다.대부분이 10대였던 청년 139명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파탄지경에 이른 한국을 구해냈던 1950년 9월 ‘장사상륙작전(長沙上陸作戰)’이 바로 그런 경우다. 아직 이 작전이 생소한 이들을 위해 아래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다.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 초기에 남한 군대는 무기력했다. 지휘부와 군인들은 서울에서부터 남쪽으로 후퇴를 거듭했고, 병력 보충과 물자 보급 등이 원활하지 못했다. 전선은 갈수록 남하했다. 부정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전세(戰勢)를 뒤바꿀 작전이 절실했다. UN군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는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그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북한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이에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가 ‘또 다른 상륙작전’의 장소로 결정됐다. 양동작전(陽動作戰·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해 병력을 기동함으로써 적군을 속이는 작전)이었다.1950년 9월 14일 대부분이 중·고교생이었던 학도병 772명이 LST 문산호를 타고 부산항을 출발한다. 영덕 바다에 이른 그들은 1 5일 새벽 6시 변변치 않은 무기를 든 채 거친 파도를 헤치고 장사리 해변으로 상륙을 시도한다.뭍에 오르기도 전에 적지 않은 병사들이 북한군의 총탄에 전사했다. 하지만, 애국심과 신념으로 무장한 학도병들은 그 어떤 특수부대 못지않게 용감했다.애초에 3일로 예정된 작전이었지만, 병사들이 타고 온 문산호가 좌초되는 바람에 전투는 기약 없이 길어졌다. 총탄과 식량이 모자랐다. 그러나, 학도병들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상륙 목표지였던 ‘200 고지’를 점령했음은 물론이고, 7번 국도를 차단했고, 더불어 북한군의 주요 보급로까지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잘 훈련된 북한 보안부대와의 전투에서도 단 한 명 물러서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악전고투(惡戰苦鬪)를 통해 젊은이의 애국심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물론 이 과정에선 적지 않은 희생이 뒤따랐다. 눈물겨운 죽음이 계속됐고, 포로로 잡힌 병사들도 적지 않았다.미국의 군사전문가들조차 “성공할 확률이 5000분의 1도 되지 않는 무모한 행위”라며 반대했던 ‘장사상륙작전’. 하지만 772명 학도병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았다.오늘날 한국전쟁사(史)는 ‘장사상륙작전’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들었음은 물론, 경주와 부산을 사수하고 서울 수복을 돕는 등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결정적 계기였다”고 기록하고 있다.맥아더 사령관 역시 작전에 참여한 병사들의 영웅적인 행위에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놀라운 사실은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대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것이다. 고작 2주의 군사훈련만을 받은 학도병들이 북한군 정예부대에 밀리지 않고 저항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 작전의 성공은 젊은이들 모두가 한뜻으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처한 조국을 구하겠다는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가졌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영덕군은 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 남정면 장사리에 위령탑과 위패봉안소, 전시교육관과 승리의 광장 등을 만들어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을 조성 중이다.◆ 영화로 부활하는 ‘9.15 장사상륙작전’극적인 요소와 감동의 차원에서 보자면 ‘장사상륙작전’은 ‘어 퓨 굿맨’보다 훨씬 더 강한 영화적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생각이 기자 하나만의 독단이 아님을 증명하듯 현재 ‘장사상륙작전’의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영덕군과 경상북도,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봄 ‘장사리 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협약식에는 영화 ‘친구’와 ‘사랑’으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과 학도병을 연기할 최민호, 김성철 등이 참석했다.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류병추 장사상륙참전기념사업회장의 참석은 이날 협약식이 가진 의미에 무게감을 더해줬다.영화 ‘장사리 9.15’(가제)는 곽경택과 김태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명민과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 등이 출연한다.이 작품 속에선 전체 참전병사 772명 중 600여 명의 학도병들이 훈련 받는 장면, 태풍으로 인해 문산호가 좌초되는 장면, 북한군과의 전투 장면, 승선하지 못한 병사 39명이 포로가 되는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담기게 된다.‘장사상륙작전’을 기억하고, 거기에 담긴 나라 사랑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전승기념공원을 조성한 영덕군은 영화 ‘장사리 9.15’의 제작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호국(護國)과 의병의 고장’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덕으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이와 관련 이희진 영덕군수는 “혁혁한 전과를 올린 장사상륙작전이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며 “곧 선보이게 될 ‘장사리 9.15’를 통해 국민들이 772명 젊은 병사들의 숭고했던 정신을 오래도록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국가를 지켜냈던 139명 장사상륙작전 젊은 전사자들을 위해서라도 ‘장사리 9.15’가 ‘어 퓨 굿맨’을 넘어서는 완성도 있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6.25 한국전쟁의 ‘결정적 한 장면’인 인천상륙작전. 그 작전의 성공은 ‘장사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인천상륙작전은 장사상륙작전에 작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학도병들은 보급로를 차단해 북한군의 후방 활동을 마비시켰고, 적군 2개 연대와 전차 4대를 영덕으로 유인하는 교란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전투를 주도했던 이들이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어린 중·고교생이란 사실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아픔을 동시에 전해준다.현재까지 인천상륙작전은 영화, 드라마, 시와 소설 등의 소재로 많이 사용됐다. 이에 비해 장사상륙작전은 잊혀지고 소외됐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은 말이다.이런 상황에서 영덕군은 장사상륙작전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웹툰(Webtoon) ‘잊혀진 전쟁, 장사상륙작전’(김동연 원작·어랙군 그림) 제작도 그 사업의 일환이었다.완성된 웹툰은 장사리 해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772명 학도병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지난해 웹툰 전문사이트 코미카(www.comica.com)를 통해 20회에 걸쳐 연재된 ‘잊혀진 전쟁, 장사상륙작전’은 젊은 세대들에게 이 작전의 전개 과정에서부터 아직도 생생한 현장성까지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웹툰은 백발의 노인이 된 장사상륙작전 참전용사 윤동준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액자식 구성.이 작품은 LST 문산호에서 해안으로 연결된 로프를 타고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장면, 포탄이 쏟아지는 북한군 진지를 점령하는 전투,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과 뼈아픈 전우의 죽음 등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덧붙여 영덕군 문화관광과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사진제공 영덕군/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6-06

청도 청정 에코 숲 속에서 짜릿한 속도와 스릴을 즐긴다

숲 속을 가로지르는 ‘친환경 루지(LUGE) 레저시설’이 국내 최초로 청도군에 들어선다.루지는 프랑스어로 ‘썰매’를 뜻한다.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 가운데 하나인 루지에 바퀴를 달아 사계절용으로 변형한 무동력 레저 스포츠다. 트랙 경사도는 5%에서 12% 이내로 비교적 완만하지만, 곡선 코스가 반복되는 트랙으로 인해 속도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루지는 출발 지점에서 설명하는 안전요원의 운전 방법(핸들을 밀면 가속·잡아당기면 감속)을 듣고 난 뒤 누구나 손쉽게 운전할 수 있다. 또 손쉬운 속도 조절, 곡선 부분의 안전쿠션, 50㎝ 거리마다 가속방지 시설을 설치해 최대한의 안전과 재미를 더한다.또 사고율은 통계상 1만분의 1로 사고를 겪은 사람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의 경미한 사고를 입었으며, 만약을 대비해 이용자를 위한 보험가입을 통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인증된 체험레저시설이다.지난 1985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루지는 31년간 운영을 통해 안정성 및 흥행성이 입증됐다. 2018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국내 5곳(통영·양산·강화도·홍천·대관령), 해외 5곳(싱가포르 센토사·뉴질랜드 로토루아·뉴질랜드 퀸스타운·캐나다 몽트렘블랑·캐나다 캘거리) 등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또 루지의 경우 빠른 회전율로 많은 인원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번에 청도루지에 투입되는 카트(Cart) 역시 심혈을 기울였다. 청도루지 측은 제품 및 품질과 안전에 관한 종합 시험인증기관인 FITI시험연구원과 KCL의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어 설계디자인, 금형제작, 주행 테스트, 생산, 안전 인증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을 들여 제작했다.수송수단인 리프트는 시간당 1천200여명의 이용객을 수송할 예정이며, 한 리프트에 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산 정산을 찾았을 때 청도소싸움장을 비롯해 청도프로방스, 청도군의 전경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며 장관을 연출했다. 또한 불빛을 이용한 야간개장도 계획돼 있기에 다른 지역의 루지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공이 완료되면 새로운 청도 관광의 메카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본지는 청도군을 눈에 담으며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청도 루지만의 매력과 정보에 대해 취재했다.□ 청도 루지, 9월 개장 목표로 공사 진행청도루지 시행 및 운영사인 ㈜청도루지(회장 김청현)는 총 사업비 140억원을 들여 사람의 손길이 닿은 적이 없는 청정 산악지역에 루지 트랙과 스카이 리프트를 조성 중에 있다.이들은 지난해 8월 청도군으로 부터 용암온천관광지구인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장 인근 산 10만여㎡에 ‘국내 최초 숲 속 친환경 루지 조성’을 위한 사업 및 건축허가를 받았다.이후 루지 썰매(300대)·스카이 리프트(620m·56대) 등 기반 시설과 함께 폭 4m·길이 1.9㎞에 이르는 루지 트랙 조성 설계를 완료했다. 지난 3월 시작된 공사는 현재 공정률 30%이며, 8월쯤 준공해 9월 중순 개장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숲 속 에코 루지로 탄생청도 루지는 타 지역의 루지와 차별화 전략을 시도한다. 바로 ‘친환경’을 사업의 핵심점으로 넣었다. 청도 루지 측은 대상지의 자연을 최소한으로 훼손하며 트랙을 개발하기 위해 2년이라는 장시간의 기획 및 설계기간을 가졌다.또 숲 속 트랙의 장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루지 운영과 동시에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도 준비했다. 이로 인해 자연을 그대로 살린 숲속 트랙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청도 루지를 찾는 관광객들은 청정의 숲 경관을 만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 정상 출발 지점에서 드넓게 펼쳐진 청도의 아름다운 풍경도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또 관광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은 물론 자연을 보존하고 더욱 건강하게 가꾸는 친환경 기능까지 가진 신개념 친환경 관광사업이 될 것이라 업계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야간 종일 이용 가능해전국에는 통영·양산·강화도·홍천·대관령 등 5곳의 루지가 있으며, 경북에서는 최초로 청도군에 루지 시설이 형성된다. 청도 외의 다른 지역의 루지 운영시간은 성수기 및 주말 기준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다.하지만 청도루지 측은 운영시간을 저녁 10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인근에 위치한 365일 빛 축제장인 ‘청도 프로방스’야간 주입장 시간의 영향도 크다.특히, 청도 루지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간에도 즐길 수 있도록 루지트랙에 형형색색의 화려한 LED조명이 가미된 불빛터널, 불빛조명 트랙, 테마형 트랙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청도프로방스의 화려한 조명과 청도 루지의 불빛 트랙이 일대를 환히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할 것으로 기대흔히들 ‘루지’를 대박 관광 사업아이템이라고 부른다. 이는 경남 통영 루지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통영 루지에는 개장 1년 만에 18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이와 함께 통영을 다녀간 관광객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청도군에 따르면 연간 군을 찾는 관광객은 350만~4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찾는 곳은 지역 축제와 청도소싸움장, 와인터널, 청도프로방스, 용암온천 등 이다.청도 루지가 위치한 곳은 위 관광지들의 인근이며, 젊은 층과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청도 루지를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청도루지 측 역시 개장 첫해 연 130만명의 이용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에 서로간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작용해 청도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주변 상권 활성화 및 지역 농특산물 소득 증대, 새로운 관광자원의 도입 역시 기대된다.인터뷰 ‘청도 루지’ 김청현 회장㈜청도루지 김청현(사진·55) 회장은 “무엇보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을 밝히며 청도 루지에 대해 소개했다.김 회장은 “경북에서 처음으로 탄생하는 청도 루지는 국내 최초로 자연을 그대로 살린 ‘에코루지’다. 특히 불빛 속을 가르는 야간루지와 루지트랙에 불빛터널 및 불빛조명, 각종 테마가 접목된 테마형 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현재 공정률은 30%다. 트랙 공사의 경우는 진척이 빨라 35%까지 진행됐고, 수송수단인 리프트의 경우 테마파크 특수장비회사인 스위스 BMF에서 주문 제작된 리프트 1차분이 5월 말 도착해 6월부터 공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며 “오는 9월 중순 개장을 위해 모든 공사 일정을 안전 속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그는 “나의 힘만으로 청도 루지 사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특히 청도군이 청도 루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 과정에는 이승율 청도군수와 문화관광과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경북도 역시 경북 최초 루지 투자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해 도왔다”며 “청도 루지가 완성되면 청도군과 업무협약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오는 9월 청도 루지가 계획대로 대상지에 조성, 운영되기 시작하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주·야간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청도의 레저관광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청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6-02

영덕의 들판 가득 횃불처럼 타올랐던 뜨거운 나라사랑

의병(義兵)이란 ‘국가가 외부의 적으로부터 침탈당해 위기에 처했을 때 통치권자의 명령 없이 스스로 뜻을 세워 외적에 대항해 싸우는 민간인 병사’를 의미한다. 의병이 된다는 것은 하나뿐인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이니 누구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은유와 상징을 통해 인간과 사물을 해석하는 문학가들은 이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심장으로 한 시대를 살아냈던 시인 김남주(1946~1994)는 자신의 시 ‘의병’에서 아래와 같이 노래한다.산맥을 달리는 말과도 같고/보이었다 사라졌다/령(嶺)을 넘는 바람꽃 같기도 하고/시위를 떠난 화살/바위에서 꽂히는 죽창 같기도 하는/당신은/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보이기 시작합니다…(중략)나타났어요 의병들이/무리 지어 동구밖에 나타나/가로질러 들판을 건너/큰 아우성과 함께 능선을 타고/사라졌어요/흰 눈에 덮인 길을 열고…(중략)당신은/한 시대의 유령입니까/타올라 들판 가득 횃불로 살아/삽시에 사그라지고 마는/타고 남은 재입니까…(중략)기우는 달 왕관도/왕관을 떠받드는 문무백관도/글줄이나 알아 오히려 우환인 식자들도/도망치듯 어딘가로 다 사라지고/나라의 그림자마저 보이지 않을 때/당신은 보이기 시작합니다/숲속의 대장간에서 이글대는 숯으로/숯불에 달구어지는 시련의 무기로/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일자무식의 나라사랑으로.◆ 영덕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 개최영덕군은 예로부터 ‘호국(護國) 의병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다.한국의 마지막 왕조 조선이 기울어가던 무렵부터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영덕에선 적지 않은 의병들이 떨쳐 일어나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상황에 있던 나라를 위해 사심 없이 싸웠다. 그들이 보여줬던 대의(大義)와 애국정신은 오늘날까지도 그림자 없이 선명하다.경북의 향토사학자들은 “그 시기 최초의 평민 의병장 신돌석(1878~1908)과 이름 없는 의병들이 보여준 견인불발(堅忍不拔)의 기개와 나라를 되찾고자 한 항쟁의식이 영덕 역사의 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바로 이 영덕에서 ‘2019년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영덕군은 행사의 포커스를 ‘의병장 신돌석’에게 맞추고 “신돌석 장군의 고향 영덕에서 다시 한 번 휘날리는 의로운 깃발을 전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매년 6월 1일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 이날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날(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것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6월 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해 각종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올해는 3.1독립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도탄에 빠진 조국과 백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 분연히 일어섰던 의병들의 고장 영덕.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호국 의병의 고장 영덕에서 ‘제9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을 열기로 결정했다. 6월 1일을 전후해 영덕군에선 기념식을 포함한 다양한 부대 행사와 전시·체험행사가 펼쳐지게 된다.영덕군청은 “이번 행사는 영덕 호국문화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성찰하고, 그 뜻을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신출귀몰’ 평민 출신 의병장 신돌석은…구한말.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의병 항쟁의 역사’를 자신의 온몸으로 써내려간 20대 청년 신돌석은 1878년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에서 태어났다.농민의 아들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부당한 일에 저항하는 태도가 남달랐고, 애국의 기개 또한 높았다고 한다.1905년 치욕적인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된 후 나라의 운명이 위험에 처하자 신돌석은 국권을 빼앗은 일본과 싸울 것을 결의하고, 1906년 영릉의병진(寧陵義兵陣)을 창의한다. 이후 동해안과 태백산맥을 거점으로 일본군과 다수의 전투를 벌였다. 당시 그의 나이 겨우 27세.신돌석은 일본군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신장군실기(申將軍實記)’ 에선 신돌석을 “그 모습이 장대하고 여력이 뛰어나 수십 길의 언덕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고 묘사했고, ‘의병대장신동유사’는 신 장군이 “전신주를 뽑아 일본 공병 5~6명을 무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고대 중국 초나라 호걸 항우의 ‘역발산 기개세(力拔山氣蓋世)’에 방불하는 신돌석의 풍모는 이런 기록으로도 남아있다. 다소 과장이 섞인 풍문일 수도 있겠으나 아래 그대로 옮긴다.“병정 40~50명이 사용하는 총검이 무더기로 세워져 있었는데 그걸 한 손으로 기러기 깃털 다루듯 가볍게 들어 올리자, 적군들 모두가 두려워 감히 일어나 맞서지 못했다.”신돌석은 영덕, 영해, 울진, 삼척, 경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조선의 농산물과 수산물을 약탈하는 일본군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해 그 이름을 높였다. 그러한 활약으로 1907년 경기도 양주에 전국 의병장들이 모였을 때는 교남창의(嶠南倡義) 대장(大將)으로 추대되기에 이른다.호국과 대의명분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했던 신돌석 장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1908년 12월 교활한 밀고자에 의해 살해된다. 불과 30년의 짧은 생애였지만, ‘호국 의병’의 진면목을 보여준 그에게 국가는 건국공로훈장을 추서했다.6월 1일 ‘대한민국 의병의날’최초 ‘평민 의병장’ 신돌석 장군 고향영덕에서 전국 대표로 기념행사 개최군 자체제작 ‘의병과 호국문화’ 영상물뮤지컬·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 진행‘호국의병의 고장’ 자리매김 기대◆ 다양한 의병 관련 행사 준비신돌석을 포함해 오늘날 한국이 있게 한 의병들의 정신을 기리는 ‘제9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은 6월 1일 신돌석 장군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숭모제(崇慕祭)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행사에 앞서 영덕군은 자체 제작한 ‘의병과 호국문화’를 다룬 영상물을 상영할 예정이다. 뮤지컬 ‘의병! 그 위대한 이름이여’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기념식 사회는 역사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맡았다. 서 교수는 SNS를 통해 모집된 ‘영덕군 항일역사 투어단’과 유적지도 찾게 된다.다수의 기관과 단체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군 신돌석함 부대는 잠수함 사진과 독립운동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시하고, 독립기념관과 현충시설 등에선 의병 시(詩) 따라 쓰기, 의병 사진 전시, 의병 그림 그리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영덕군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 홍보 CI 제작 △‘영덕의 의병과 호국역사문화’ 자료집 제작 △‘의병 아리랑’ 공연 △신돌석 장군 관련 물품 전시 △영덕 의병 역사 토크콘서트 △의병의 날 기념 ‘영덕군 항일역사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뜨겁고 숭고했던 의병 정신을 기억하는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영덕 바다에 스러진 또 한명의 의병 ‘벽산 김도현’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엔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영덕을 포함함 경상북도도 마찬가지다. 신돌석 장군과 함께 영덕군과 깊은 인연을 가진 또 한 명의 의병장이 있으니 바로 벽산(碧山) 김도현(1852~1914)이다.영양에서 태어난 그는 영양과 안동 지방에서 의병 봉기를 촉구했고, 영흥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1895년. 명성왕후가 살해되고 단발령이 내려지자 전국의 유생들이 분노한다. 이 의분(義憤)은 의병들이 결집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1896년 2월 봉화군 청량산에서 기병(起兵)한 김도현은 봉화와 영주를 거쳐 안동으로 진격한다.영덕과 영해, 청송과 의성에서도 열악한 무기와 수적 열세에 굴하지 않고 적군에 당당히 맞섰던 의병장 김도현. 하지만 신식 무기를 갖춘 일본군과의 전투는 갈수록 의병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이에 김도현은 산중에 은거하며 왕에게 상소문을 올린다.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변경하는 광무개혁은 부당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한다.1906년에 다시 의병을 모아 전투에 나서고자 했으나 좌절됐고, 이즈음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뜨거운 애국심을 구체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장부 김도현의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1914년 김도현의 아버지까지 세상을 떠났다. 나라 잃은 고통에 부친 상실의 슬픔까지 겹친 것이다.결국 김도현은 “망국의 한이 깃든 이 땅에는 내가 묻힐 곳이 없다”며 바다에 투신한다. 부정할 수 없는 순국(殉國)이었다. 1962년엔 그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다영덕군 영해면 대진리 바닷가에 위치한 도해단(蹈海壇)은 김도현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자리에 세워졌다. 영덕군은 그의 의로운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겠다는 뜻에서 매년 8월 도해단에서 제사를 올리고 있다. 만약 올 여름 영덕을 찾을 계획이라면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벽산 김도현의 ‘쪽빛 충절’도 함께 가슴에 담아보기를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 영덕군

2019-05-30

구미시, 국비확보 전략적 행보… 제2 도약 발판 마련 총력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전국 모든 자치단체가 내년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유독 국비확보에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자치단체가 있다. 바로 구미시다.구미시의 올 상반기 국비확보 성적표는 눈이 부실 정도다. 구미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핵심부품 기술개발 공모사업을 시작으로 중앙부처의 각종 공모사업을 잇따라 따내면서, 올해 1분기 사상 유례없는 821억 원의 성과를 이뤘다.이는 구미시 상반기 역대 외부 예산액 중 최고치다. 시는 올해 중앙부처 공모사업에 적극 대처한 결과 14건 821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지난해 1분기 511억 원과 비교해 31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더 챙긴 셈이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의 국비확보 성과와 노력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구미시의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살펴봤다.□장세용 구미시장, 국비 확보에 총력장세용 구미시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국비확보를 위해 각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취임 전인 지난해 6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스마트 서비스 융합밸리 조성을 위한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그 결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반인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국비 180억 원(2019년 국비예산 4억 원)을 확보했다. 취임 이후에도 장 시장은 시간만 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방문하느라 새벽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국비확보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소관 실무부서들을 일일이 돌면서 자료를 전달하고 관심을 당부했다.지난해 11월 포항에서 열린 한-러 경제포럼 경제인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역 현안을 피력한 장 시장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방문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을 연이어 만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며 중앙부처와 국회의 문턱이 닳도록 뛰고 또 뛰었다.그 결과 구미시는 5G 테스트베드 구축과 전자·IT분야 국방 단종부품 시범사업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며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을 역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장 시장은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 의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특히 지난 22일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미시와 지역 국회의원은 정부예산편성 순기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2019년 상반기 확보한 주요사업구미시는 지난해 지역 정치권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비 3천218억 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신규사업 64건, 계속사업 57건 등 총 121건 3천914억 원의 국비확보를 목표로 신발에 열이 나도록 뛰고 있다.시는 2020년도 국비확보를 위해 부처 예산편성 초기 단계부터 발 빠른 총력전을 전개하고,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국비확보 T/F팀을 조기 가동해 국비 확보를 위한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의 이러한 노력으로 산업, 안전, 문화, 복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비를 확보했다.올해 선정된 국비 주요사업은 △5G 핵심부품 기술개발사업(90억 원) △5G 시험망 테스트베드 구축사업(128억 원)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420억 원) △문화적 도시재생 공모사업(2억5천만 원) △노사상생형 지역일자리컨설팅지원사업(1억3천만 원) △산학연융합촉진센터(6억4천만 원) △잡곡들녁경영체 지원사업(2억5천만 원) △자전거도시 브랜트화 지원사업(2억 원)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기반구축(6억 원) △전통시장 화재알림시설 설치사업(1억2천만 원) 등이다.□생활SOC사업 공모에 선제적 대응최근 정부의 ‘생활SOC 3개년 계획’발표에 따라 구미시는 시민들을 위한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발굴과 예산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정부가 2020년부터 3년간 30조원을 자치단체에 투입하는 이번 계획은 △공공체육 인프라 △생활문화공간 △기초인프라 등 3대 분야(8개 핵심과제)로 추진된다. 구미시에서는 국민체육센터 건립, 가족센터 건립, 로컬푸드통합센터 건립 등 생활밀착형 SOC 중점투자시설 사업 24건을 통해 국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본격 발주되면서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SOC가 접목되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생활 SOC 사업의 생활 개념을 시민의 생활로 확대해 시의 현안사업과 접목시키는 쪽으로 정부 정책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국가 제1산단 공단2동 일대 50만㎡에 진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1공단 도시재생사업)이 공모에 선정될 경우 총사업비 416억 원(국비 250, 시비 160)을 지원받게 되며, 2020년∼2025년까지 6년간 연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또 구미역 후면 선주원남동 일대 16만578㎡에서 추진되는 선주원남동 도시재생 사업은 공모에 선정될 경우 총사업비는 167억 원(국비 100, 시비 67)을 지원받아 2020년∼2023년까지 4년간 추진된다.시는 사업설명회와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 수렴을 거쳤으며, 도시재생대학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민 역량 강화에 힘쓰면서, 다양한 도시재생 전문가의 자문의견 등을 반영해 공모사업 선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국비확보 노력은 계속된다구미시는 구미공단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구미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전방위적인 혁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제, 일자리, 문화, 관광, 복지, 환경 등 시정 전 분야에 걸친 혁신으로 새로운 구미 100년을 계획하고 있다.시는 이를 위해 총 121건의 사업에 국비 3천914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확보한 국비 821억원에 이어 새로운 국비확보를 위해 잠시도 쉴틈 없이 발품을 팔고 있다.구미시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별 주요사업은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생활환경지능형 홈케어가전 혁신지원센터 구축사업(12억 원), 로봇직업혁신센터 구축사업(20억 원), 5G 기반 VR/AR 통합테스트베드 구축사업(20억 원), 전자·IT 분야 국방단종부품 시범사업(6억 원), 도시재생분야에는 구미제1국가산업단지 재생사업(70억 원), 1공단 도시재생사업(117억 원), 금오시장 일원 도시재생사업(45억 원) 등이다.또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구미 국가공단(1∼3공단) 연결교량 건설(10억 원), KTX 구미역 정차 및 북구미IC∼군위JC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 노후상수도 정비사업(109억 원), 여성가족나눔센터 건립사업(50억 원), 학서지 생태공원 조성사업(46억 원), 구미 천생산성 주변 정비사업(5억 원), 구미봉수지 복원정비사업(4억5천만 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시는 국비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중앙부처 세종시 이전 완료에 맞춰 4월 서울사무소를 확대 개편하고, 세종사무소를 새롭게 설치했다. 구미시는 서울사무소와 세종사무소를 통해 정부예산편성 순기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을 펼치고 있다.장세용 구미시장은 “올해는 구미공단 조성 50주년을 맞아 지역경제 활력 회복, 내년도 제101회 전국체전의 차질 없는 준비 등으로 구미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며 “중앙부처 방문 활동과 더불어 지역 국회의원과의 전략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해 주요 현안 사업에 국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5-23

‘기업이 몰리는 김천’ 비결은 사통팔달 교통망과 아낌없는 지원

김천으로 기업과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국 모든 광역단체와 지차체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유독 김천시의 기업유치 성과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지리적 특수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김천은 남한의 정 가운데에 위치한 도시로,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였다. 특히,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KTX김천(구미)역과 경부선 김천역이 자리잡고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다. 여기에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가 만나는 곳에 있어 전국 어디든지 3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이러한 교통 편리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김천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천시의 다양한 지원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기업 유치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김천시의 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김천과 경북의 경제활성화를 모색하고자 한다△교통의 요충지 김천김천시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경유하고, KTX김천(구미)역이 입지해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로, 경상도·충청도·전라도가 마주한 곳에 위치해 전국 어디든지 3시간 안에 이동이 가능한 곳이다.지난 1월 29일 김천시민의 50년 숙원사업이었던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되면서 사업추진에 큰 탄력을 받고 있으며, 김천∼문경간 전철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됐다.이렇듯 교통의 요충지로 손꼽히는 김천에서도 가장 교통이 편리한 어모면·대광동·응명동 일원에 김천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해 경제의 중심인 제조업 공장들이 앞다투어 들어와 있다. 이 곳은 경부고속도로 동김천 IC와 김천시청에서 차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KTX김천(구미)역에서는 10분이면 접근이 가능다. 이처럼 편리한 물류교통은 김천일반산업단지가 가지는 최적의 장점으로,현재 분양 중인 3단계 사업부지에 분양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김천일반산업단지 3단계 분양 순항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2단계 사업은 준공도 하기 전에 모두 조기 분양을 완료한 가운데 3단계 사업이 지난 3월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타 지방자치단체들이 낮은 산업단지 분양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2단계 조기 분양은 김천의 산업단지가 얼마나 경쟁력이 높은 곳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으로 3단지에도 기업들의 분양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특히, 3단계 사업은 최근 제조업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조성원가보다 25%나 저렴한 전국 최저 수준 분양가로 인해 투자기업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낮은 분양가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전체가 경북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돼 다양한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2018년 11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국가혁신클러스터 지구가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신규로 김천 소재 산업단지나 농공단지 및 김천혁신도시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세제혜택, 금융지원, 규제특례, 혁신프로젝트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다.이로 인해 산업단지 투자유치기업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의 보조금액을 최대 10%까지 더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튜닝 관련 업종일 경우 각종 규제 특례, 및 금융·재정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 입주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김천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김천시청 투자유치과(054-420-6233)로 문의하면 된다.△철도 산업의 메카, 김천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29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진행하는 23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고, 그 중 김천시민의 염원이었던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이 핵심사업에 포함돼 사업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김천시는 철도산업 관련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철도기업 유치에 성공하면, 김천시에 소재하는 철도차량 및 관련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지속적인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광역 교통의 요충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김천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발표 전부터 이미 철도 관련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국내 3대 철도 차량 제작업체인 (주)다원시스가 김천일반산업단지가 있는 김천시 어모면에 위치해 있으며, (주)에이치티엘, (주)베스트엔지니어링, (주)은성테크, (주)케이에스엠테크 등 관련 협력업체들도 김천일반산업단지와 그 인근에 모여 있다.또 김천시는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뿐만 아니라, 김천∼문경선 사업,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에 포함돼 있는 김천∼전주선 등 여러 철도 관련 사업의 시종착 지점에 해당된다.철도 관련 기업이 김천시에 입주하면 토지매입비 뿐만 아니라 물류비용 절감에도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기업하기 좋은 도시 김천김천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찾아오는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발로 뛰는 기업유치와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점차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독자적으로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운영해 투자기업에 대한 보조금 및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기반시설 조성 등에 현재까지 225억여 원을 투입했다.올해는 투자유치진흥기금 100억 원을 추가 조성해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 분양 공고와 더불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여기에 기업유치 뿐만 아니라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들 중에서도 자금이나 인력 부족 등으로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시책도 펼치고 있다.428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운전자금은 김천에 사업장을 둔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설 및 4월 수시분으로 290억원 규모의 자금이 지원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수시분으로 중소기업 운전자금이 지원될 당시 김충섭 김천시장은 “지역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중석몰촉(中石沒鏃)의 심정으로 해외수출 지원사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사업, 기술성장 디딤돌 사업 등 김천시가 지역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해외수출 지원사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김 시장의 공약사업에 해당할 만큼 김천시의 기업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뿐만 아니라, 김천시은 김천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최대 10% 우대 지원,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최대 70%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김천시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일자리 친화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일반산단 3단계 부지를 조성 중에 있다.김충섭 시장은 “김천시는 일반산단 3단계 사업부지를 타 시·군에 비해 싼값으로 용지를 공급하면서 준공 전 100% 분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입주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수요조사를 통해 분양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5-19